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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몹쓸 옥시는 잊어, 착한 ‘베구산’이 있어

    몹쓸 옥시는 잊어, 착한 ‘베구산’이 있어

    젖병 살균·청소는 기본…베이킹소다로 아기목욕 아셨나요 베이킹소다·구연산·산소계표백제(과탄산소다), 앞 글자를 따 ‘베구산’의 열기가 뜨겁다. 최근 생활화학용품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던 지난달 19일 이후 한 달 동안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 베이킹소다·구연산 판매는 직전 한 달에 비해 23% 늘었다. 그러나 막상 베구산을 배송받으면 막막한 것도 사실. 잔뜩 배달된 흰 가루를 어디에 얼마나 쓸지 가늠하기 어려워서다. 이때 과감하게 과일 세척, 설거지 개수대, 세탁기의 세제통 등 사방에 베구산을 양껏 뿌린 뒤 물로 헹궈내는 식으로 활용해도 베구산이 지닌 살균·세척력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다. “이런 데에도 베구산이 쓰였어?”라는 생각이 들만큼 폭넓은 베구산 활용법을 베이킹소다 온라인 판매 1위 업체인 레인보우샵의 자문을 얻어 9개월 아기를 키우는 육아맘 A의 가상 사례를 통해 풀어 본다. 9개월 순둥이 아기를 키우는 A의 일상은 생활화학용품과 밀착돼 있다. 새벽 6시 30분, 어김없는 울음소리에 A는 ‘육아 출근’을 한다. 아기를 어르던 남편이 출근한 뒤 아기 이유식과 분유를 준비한다. 이유식 식기는 전날 아기 전용세제로 닦아 말려 뒀고, 젖병도 젖병세정제로 닦아 열소독까지 해뒀다. 아기가 매트 위에서 배밀이를 하고 있어 급한 김에 물티슈로 바닥을 닦아 준다. 잠들었던 아기가 오후 1시쯤 깨면 A씨는 눈코 뜰 새가 없다. 그나마 아기가 토이클리너로 닦은 볼풀에서 놀 때 잠시 주변을 정리한다. 어지러운 바닥을 대충 치운 뒤 살균클리너로 바닥 청소를 한다. 이유식과 분유를 충분히 먹은 아기를 데리고 잠시 외출한 뒤 돌아와 유아 샴푸로 씻긴 뒤 욕조 세척을 위해 욕조클리너를 뿌려뒀다. 저녁 이유식까지 먹인 뒤엔 아기 그릇을 삶으니 아기는 다시 잠을 청한다. 이제 밀린 집안일을 시작할 때다. 얼룩제거제로 남편 와이셔츠 소매를 씻어낸 뒤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넣어 빨래를 돌린 후 실내에 걸어 말렸다. 아기옷은 아기전용세제로 따로 빨았다. 하루 대부분을 아기와 함께 보내기에 성인용 생활화학용품을 거의 쓰지 않는데도 하루 동안 10여 가지의 생활화학용품을 반복해서 쓰는 일상을 베구산으로 대체한다면 어떻게 변할까. 화학용품을 의도적으로 베구산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살펴본다. ●베이킹소다 2큰술 푼 물에 그릇 소독 먼저 유아식기 세척. A는 아기가 잠들면 끓는 물에 식기를 소독했지만 유아 식기 중 숟가락, 포크, 빨대컵, 요구르트 케이스, 바나나케이스와 같은 플라스틱이나 친환경 소재 제품들은 열탕 소독을 할 수 없다. 이때 알칼리성 살균제인 베이킹소다와 산성 살균제인 구연산이 유용하다. ①크고 넓은 통에 미지근한 물과 베이킹소다 2큰술을 넣은 뒤 식기를 5분 동안 담근다. ②식기를 건진 뒤 다시 통에 미지근한 물과 구연산 1큰술을 넣고 5분 동안 담근다. ③흐르는 물에 헹궈 보관한다. 단, 빨대는 전용 솔로 안쪽까지 닦는다. 젖병을 살균할 땐 구연산이 유용하다. ①젖병을 물에 헹궈 젖병의 3분의1까지 구연산을 붓고 뜨거운 물을 가득 채운다. ②식으면 ①을 따라내고, 베이킹소다를 솔에 묻혀 구석구석 닦는다. ③젖병 삶은 냄비에 물을 붓고 베이킹소다를 약간 넣어 씻은 젖병과 젖꼭지를 넣어 삶은 뒤 헹군다. ●전기포트 세척은 구연산 1작은술로 분유탈 때 필수품인 전기 포트, 외출 필수품인 보온병도 비슷한 방법으로 세척할 수 있다. ①전기 포트에 물을 끓인다. 보온병의 경우 팔팔 끓는 물을 붓는다. ②충분히 끓으면 구연산 1작은술을 넣고 30분 정도 둔 뒤 물을 따라내고 한 번 헹군다. 아기가 자주 빠는 애착 인형이나 볼풀, 레고와 같은 장난감 세척에도 베구산을 활용한다. 볼풀 공의 경우 ①전용 세탁망에 공을 3분의2 정도 채운다. ②공 200개를 기준으로 베이킹소다 2큰술과 미지근한 물 1큰술을 섞은 베이킹소다 페이스트를 세탁기 세제 칸에 넣는다. ③세탁기를 울이나 란제리 코스에 맞춰 작동시킨다. ④세탁망째 빨래 건조대에 널어 물기를 뺀 뒤 천 위에 펼쳐 햇볕에 말린다. ●베이킹소다 2컵 푼 물로 레고 씻고 레고는 ①욕조 등 커다란 통에 미지근한 물을 넉넉히 받은 뒤 베이킹소다 1~2컵을 붓고 녹인다. ②레고 블록을 하루 정도 담가둔다. ③물을 뺀 후 샤워기로 씻어내고, 찌든 때는 베이킹소다 가루를 묻힌 칫솔로 문질러 닦는다. ④다시 헹군 뒤 큼직한 수건이나 천 위에 펼쳐 햇볕에 말린다. 이맘때 아기들의 ‘국민 장난감’인 아기체육관이나 점퍼루는 ①아기가 앉거나 눕는 부분과 헝겊 소재는 모두 꺼내 베이킹소다를 녹인 물에 담근다. ②세탁망에 넣어 란제리 코스로 돌린 뒤 햇볕에 바싹 말린다. ③플라스틱 부분은 1% 베이킹소다수에 적신 천으로 닦는다. 아기가 리모컨을 자주 빤다면 ①깨끗한 천에 베이킹소다와 미지근한 물을 1~2대100의 비율로 섞은 베이킹소다수를 뿌려 배터리를 뺀 리모컨 전체를 닦는다. ②면봉을 베이킹소다수에 적셔 버튼 사이를 닦는다. ③마른 수건으로 닦아 물기를 바싹 말린다. ●바닥청소는 물 200㎖+구연산 1작은술 배밀이하는 공간인 바닥과 매트 청소에도 베구산이 쓰인다. 원목 바닥이라면 ①부직포나 청소기로 먼지를 먼저 쓸어낸다. ②물 200㎖에 구연산 1작은술 정도를 스프레이 용기에 넣어 바닥에 뿌려가며 물걸레질을 한다. ③물기를 꼭 짠 천으로 닦은 뒤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마른 걸레로 한 번 더 닦는다. PVC 소재 바닥이거나 매트라면 바닥 먼지 제거 뒤 ①미지근한 물에 구연산과 베이킹소다를 1큰술씩 풀어 걸레에 묻혀 바닥을 닦는다. ②마른 걸레로 한 번 더 닦으면 쾌적함이 오래 유지된다. 목욕할 때 아기가 유아 샴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베이킹소다수 목욕을 시도할 수 있다. ①아기 욕조에 물을 10ℓ 정도 붓고, 베이킹소다 2~3큰술을 넣어 섞는다. ②아기를 담근 뒤 면 수건으로 문지르며 온몸 구석구석을 닦아준다. ③따뜻한 물로 깨끗하게 헹군 뒤 부드러운 수건으로 닦아 준다. ●베이킹소다·산소표백제 20g으로 세탁 아기가 있는 집에서 베구산을 활용하면 성인용과 아기용 구분 없이 한꺼번에 세탁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줄여준다. ①산소계 표백제와 베이킹소다를 세탁 세제 칸에, 구연산을 섬유유연제 칸에 넣는다. 드럼세탁기 기준으로 3~5㎏ 빨래에 산소계표백제와 베이킹소다를 1대1 비율로 섞어 20g을 넣는 정도가 적당하다. ②와이셔츠 찌든 때는 산소계 표백제 페이스트를 발라 비빈 뒤 세탁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fbook 편집부 발행 ‘생활세제’, ‘생활세제 아가야 편’ 참고
  • [외래 생물의 역습] 국내 외래종 2167종, 5년새 2.4배… 멸종동물 40% ‘피해’

    [외래 생물의 역습] 국내 외래종 2167종, 5년새 2.4배… 멸종동물 40% ‘피해’

    고려 말 문익점(1329~1398) 선생이 중국에서 가져온 목화씨는 추위를 이길 수 있는 솜옷을 제공했다. 쌀·감자·옥수수는 배고픔을 덜어준 착한 외래종이다. 그러나 무역과 관광 등 국제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생태계뿐 아니라 건강, 사회 및 경제적 손실 등을 유발하는 ‘반갑지 않은’ 침입외래종이 크게 늘고 있다. 국력이자 미래 자원으로서 생물자원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외래종에 대한 관리가 필요해졌다. 과거 생물자원 손실은 각종 개발에 따른 서식지 파괴와 남획이 주원인이었으나 최근엔 기후변화와 외래생물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멸종동물의 40%는 외래종에 의한 피해라는 분석도 나왔다. ‘외래생물 관리 특별주간’을 맞아 외래종의 위험성과 피해, 효율적인 관리 대책을 3회에 걸쳐 다룬다. 유엔 제정 ‘생물다양성의 날’(5월 22일) 기념식이 열린 지난 19일 전국에서 가시박과 단풍잎돼지풀·큰입배스 등 생태계 교란 외래종 퇴치 행사가 열렸다. 정연만 환경부 차관은 경북 상주 국립생물자원관 인근 낙동강변에서 공무원·시민 등과 함께 가시박 제거에 나섰다. 가시박은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덩굴식물로 1980년대 후반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강한 번식력으로 주변의 풀과 나무까지 뒤덮어 고사시킨다. 덩굴 하나에 수천개의 씨앗이 달려 흙 속에 묻혔다가 수십년 후 발아하는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대표적인 생태계 교란 식물이다. 2014년 기준 국내에 유입된 외래생물은 2167종(동물 1833종, 식물 334종)으로 2009년 894종 대비 2.4배 증가했다. 어류가 887종으로 가장 많고 식물 334종, 파충류 329종, 무척추동물 260종, 포유류 201종이다. 외래종의 국내 유입은 산업적 활용과 자원조성, 애완용뿐 아니라 황소개구리·큰입배스·뉴트리아와 같이 식용으로 들여와 자연생태계로 퍼진 경우다. 무역과 여행객 등을 통해 비의도적으로 반입된 생물도 있다. 양서·파충류와 어류, 포유류는 애완용·식용·가축 등 특정 목적으로 수입된 후 자연으로 유입된 사례라면 식물과 곤충류는 상대적으로 수입물품이나 사람의 이동에 따라 우연히 들어온 게 주류다. 문제의 외래종은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리는 ‘침입외래생물’(IAS)이다. 이들은 생물다양성 감소뿐 아니라 경제 및 건강에도 막대한 피해를 야기한다. 뉴트리아는 논밭에 들어가 농작물을 훼손하고, 꽃매미는 과일에 그을음병을 일으켜 상품성을 떨어뜨린다. 돼지풀의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도깨비가지의 가시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지난해 강원 횡성 저수지에서 발견된 피라냐는 사람을 직접 공격한다. 이 같은 피해 예방 및 제어, 복구와 복원 등에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2013년 유럽집행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외래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연간 1조 유로(약 1337조원)나 된다. 호주는 해마다 1억 달러 이상을 잡초 연구에 지출하고 있다. 환경부는 국내에 유입돼 생태계 균형을 깨고 위협이 되는 외래생물을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1998년 큰입배스·파랑볼우럭·황소개구리 등 3종을 필두로 2012년 꽃매미와 가시상추까지 총 18종(동물 6종)이 지정됐다. 이들은 수입에서 유통까지 관리되고 적극적인 제거 퇴치사업도 이뤄진다. 허가 없이 수입·반입·방사·유통 등을 금지하고 있다. 해로운 외래종들이 반입, 확산되면 퇴치 및 관리에 많은 비용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이에 위해 우려가 높은 생물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 입국을 제한하는 블랙리스트, 위해우려종은 2013년 11월 도입돼 현재 피라냐·레드파쿠 등 55종(동물 25종)에 이른다. 환경부는 2016년까지 100종, 2018년까지 150종으로 확대하는 등 위해생물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민호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외래종으로 이미 생활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어 생태계 유출을 제한하는 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외래종의 현황과 심각성을 알릴 수 있는 국민 참여 모니터링·퇴치 프로그램 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금주령 내린 영조도 송절주만 보면 술술~

    금주령 내린 영조도 송절주만 보면 술술~

    #1. 조선의 영조대왕은 강력한 금주령을 시행했다. 백성의 주식인 쌀을 술 빚는 데 쓰는 것, 관료들이 반주를 하다 폭행으로 비화돼 당파싸움이 심해지는 것이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금주령을 어긴 사람을 최대 사형에 처할 정도로 중죄로 다스렸다. 하지만 정작 영조 자신은 소나무 여린 가지의 마디로 담근 송절주(松節酒)를 즐겨 마셨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영조대왕이 송절차를 즐겨 마셨다’고 기록돼 있지만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화예술학부 교수는 영조가 자주 마셨다는 ‘송절차’가 실제로는 차가 아니라 송절주라고 주장한다. 조선시대 문인 성대중의 ‘청성잡기’에는 ‘영조가 송절차를 내렸는데 취기가 돌았다’고 적힌 대목이 나오고, 암행어사 박문수가 영조에게 술을 적게 마시라고 권유했던 것 역시 영조의 이러한 ‘이중생활’이 사실임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은은한 솔 향기와 함께 쌉쌀하고 새콤한 맛에 뒤끝이 깨끗한 송절주는 관절통과 근육경련, 타박상, 관절과 발의 만성통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 교수는 “영조는 하반신 관절이 약했는데, 여기에 송절주가 효과적이었다”고 전한다. 영조뿐만 아니라 세종대왕은 법주를, 연산군은 녹파주, 숙종은 삼해주, 고종은 이강주를 즐겨 마셨던 것으로 알려졌다. #2. 18세기 프랑스 지성의 토론이 ‘살롱’에서 활발하게 펼쳐졌다면, 조선의 실학은 다산 정약용의 ‘사의재’(四宜齋)에서 꽃피웠다. 사의재는 다산이 전남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 ‘동문매반가’라는 주막집 주인 할머니의 배려로 4년 동안 기거했던 주막의 골방이다. 사의재는 생각·용모·말·행동의 네 가지를 올바르게 하는 이가 거처하는 집이란 뜻이다. 다산은 이 주막에서 세상과 소통하고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경세유표와 애절양 등을 저술했다. 비록 유배지의 누추한 주막 골방에 거처를 마련했지만, 사의재는 다산이 풍류를 즐길 수 있는 희망과 창조의 공간이었던 것이다. ●조선에 온 서양 선교사들, 금주를 제1계명으로 우리 민족은 술을 좋아한다. 희로애락(喜哀). 기쁠 때와 즐거울 때는 물론, 화나고 슬플 때도 술을 마셨다. 얼마나 술을 좋아했으면, 조선을 처음 찾은 서양 선교사들이 성경을 가르치기 전에 술부터 끊으라고 ‘금주’를 제1계명으로 내세웠을 정도다. 아이가 태어나도, 어른이 돌아가셔도 기쁨과 슬픔을 함께한 것은 술이었다. 갑신정변의 뒷얘기를 담은 ‘윤치호 일기’를 보면 김옥균 등 당시 급진 개화파들은 살 떨리는 ‘혁명’의 대사를 앞두고도 술잔을 주고받다 ‘대취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렇게 술을 좋아하다 보니 국내 전통주는 조선시대에 그 종류만 수백 가지에 달할 정도로 번성했다. 하지만 일제 치하에 들어서면서 술이 과세 대상이 되고, 조선총독부가 세금을 더 많이 걷기 위해 양조장을 통폐합하면서 전통주의 명맥도 급격히 끊어졌다. 잊혀져 가는 전통주 문화를 되살리기 위한 행사가 20일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열렸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가 농림축산식품부,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서울시의 후원으로 ‘제9회 전통주와 전통음식의 만남 축제’를 개최했다. 전통주 종류가 가장 다양했던 조선시대 주막을 재현, 각 지역의 다양한 전통주를 소개했다. 조선시대는 전통주가 가장 다양하던 시기다. 집집마다 술을 직접 양조해 마시는 가양주(家釀酒) 문화가 발달했다. 지방과 가문의 명주들도 이때 등장했다. 서울의 춘주, 평양의 벽향주, 김제의 청명주, 충남의 소곡주가 특히 유명했다. 조선시대 후기에 이르러서는 전통주 종류만 600여 가지에 달했다. 현재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전통주는 모두 32가지다. 문배술, 송절주, 안동소주, 진도홍주, 한산 소곡주 등 잘 알려진 술도 있는 반면 대구의 하향주, 경기의 계명주 등 대중에게 생소한 술도 그 종류가 적지 않다. 특히 문화재로 지정된 전통주 명인들은 조선의 전통주를 폄하하고 대대적인 밀주단속을 벌이기도 했던 일제 치하에서도 명맥을 잇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 그런데 그 엄혹한 시대에도 맛으로 일본을 홀린 술이 있었으니, 바로 김천 과하주다. 일본인들이 나서서 합작회사를 만들어 대량생산하고 일본으로 수출까지 했다. 과하주는 조선 초기부터 왕에게 진상됐고, 상류층이 즐기던 접대용 술이었다고 한다. 살짝 맛을 보니 쌀(찹쌀, 멥쌀)과 누룩으로만 술을 빚었다는데 신맛과 단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가운데, 은은한 국화향까지 풍겼다. 송강호 명인은 그 비법을 “보통 술을 만들 때 발효를 돕기 위해 일정하게 온도를 올려주는 것과 달리 과하주는 반대로 술을 천천히 발효시키기 위해 저온을 유지한다”면서 “일반적인 제조법과 반대로 고두밥도 완전히 식혀서 사용하는데, 당질이 모두 알코올로 바뀌지 않고 약간 남아 있을 때 발효를 끝내기 때문에 기분 좋은 단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하주도 일제 말기 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에 군량미 수탈이 심해지면서 생산이 금지되는 고초를 겪었다. 국권을 되찾은 뒤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경제 성장기 식량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정부가 양곡보호 조치(1965년)로 쌀로 술을 빚는 것을 전면 금지했고, 대신 밀가루 막걸리와 희석식 소주가 보급됐다. ●한옥마을서 한국판 소믈리에 ‘주향사’선발대회 한옥마을에서는 ‘주향사’ 선발대회도 열렸다. 주향사는 와인으로 치면 라벨을 보지 않고, 생산연도와 포도 품종을 맞히는 소믈리에와 유사한 직업이다. 8명의 참가자는 무대 위에 둘러앉아 신중한 표정으로 술의 향과 맛을 음미했다. 제공된 술은 감미로운 향과 특유의 감칠맛 때문에 ‘앉은뱅이 술’로 알려진 한산 소곡주였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골똘한 생각에 잠겼던 8명의 주향사 지원자 가운데 정확하게 한산 소곡주를 맞힌 이는 4명이었다. 주향사는 우리 술의 맛을 감별하는 것 외에도 전통주에 맞는 우리 음식을 선별하는 전문가이다. 예를 들어 한산 소곡주에는 술의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는 미나리전을, 신맛이 감도는 과하주에는 고추장 양념 불고기 등을 조합·추천하는 것이다. 또 ‘소폭’(소주+맥주)보다 막걸리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셀프 칵테일 제조법도 갖가지다. 막걸리의 텁텁한 맛을 사이다로 잡아내고, 망고나 오이 등을 갈아 넣어 과일의 맛을 내는 식이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부부를 비롯한 각국의 대사들도 행사장을 찾아 우리 전통주의 맛과 제조과정을 체험하고는 엄지를 추켜세웠다.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은 “우리 술의 맛과 향은 와인이나 사케보다 더 깊고 다채롭다. 백곡, 조곡, 이화누룩 등 20여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누룩 때문”이라면서 “누룩으로 발효시키는 것으로 고두밥만 생각하지만, 고두밥 대신 죽, 백설기, 우엉떡이 들어가기도 한다. 그래서 재료에 따라 제각기 다른 맛과 향을 낸다”고 설명했다. 올 초 정부는 전통주 문화 활성화를 위해 관련 법령을 완화했다. 맥주로 한정한 소규모 주류제조 면허 대상에 탁주, 양주, 청주를 추가했다. 기존에는 양조장의 담금·저장용기가 탁주·약주는 5㎘ 이상, 청주는 12.2㎘ 이상인 경우에만 전통주를 제조할 수 있었다. 이젠 1㎘ 이상 5㎘ 미만 저장용기를 보유하면 소규모 주류제조 면허를 받을 수 있다. 소규모 주류제조 면허를 얻으면 음식점에서 팔거나 병에 담아 외부에 판매할 수 있다. 이날 한옥마을에서는 국세청 직원의 주류면허 취득에 관한 컨설팅, 창업 설명회도 열렸다. 윤 소장은 “이제 우리의 술과 음식으로 식문화를 되살리는 한편 전통주의 상품화도 서둘러야 할 때가 됐다”면서 ”지역별 고유의 술 혹은 집안의 내림술을 발굴해 상품으로 개발하는 일은 한식 세계화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식음료 특집] 입 안서 터지는 상쾌함 살찔 걱정 없는 가벼움

    [식음료 특집] 입 안서 터지는 상쾌함 살찔 걱정 없는 가벼움

    롯데칠성음료의 탄산수 ‘트레비’가 국내 탄산수 시장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2007년 10월 출시된 트레비는 이탈리아 로마의 명물인 트레비 분수에서 이름을 딴 제품이다. 트레비 분수의 물줄기처럼 시원하고 상쾌함을 느낄 수 있는 100% 천연 과일향에 트랜스지방, 칼로리, 당류가 없는 탄산수다. 트레비는 기존 ‘트레비 라임’ 한 종류에서 2012년 11월 레몬향을 넣은 ‘트레비 레몬’, 순수한 탄산수인 ‘트레비 플레인’ 등을 추가했다. 지난해 4월에는 천연 자몽향을 넣어 상큼함을 더한 ‘트레비 자몽’을 선보이며 모두 4종으로 재구성했다. 롯데칠성음료는 4종류의 맛에 280㎖ 병, 355㎖ 캔, 300㎖·500㎖·1.2ℓ 페트 등 모두 5종류 패키지로 만들어 국내 탄산수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트레비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약 120% 증가했다.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지난해 탄산수 브랜드 시장점유율 1위(51.1%)를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매출에서 향을 기준으로 볼 때 라임향과 레몬향은 각각 매출의 36%와 38%를 차지했다. 자몽향은 14%, 무향 제품인 플레인은 12%의 매출 비중을 보였다. 용기 기준으로는 휴대하기 간편하고 여러 번 나눠 마실 수 있는 페트 제품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생활쓰레기 분해 기간 정리...200만년 걸리는 것도

    생활쓰레기 분해 기간 정리...200만년 걸리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버린 비닐봉지나 캔 등의 쓰레기가 자연적으로 썩어 분해되는데까지 짧게는 수십 년에서 길게는 수백 년까지 걸린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는 습관은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다. 최근 영국의 한 공공장소 쓰레기 투기금지 운동단체는 영국 잉글랜드 소유의 왕실 소유 숲인 ‘포레스트 오브 딘’(forest of dean)에서 33년 전 버려진 과자봉지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는 무심코 버린 과자봉지와 같은 쓰레기가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 땅을 오염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이 단체 및 전문가들의 조언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각각의 쓰레기 별로 땅에서 분해되는 기간은 대략 2주에서 길게는 수백 년에 이르기도 한다. 여기에는 땅에서 쉽게 분해된다고 믿는 음식물 쓰레기도 포함돼 있다. ◆1개월 남짓 화장실에서 자주 쓰는 페이퍼 타올이나 티슈, 종이봉투, 신문 등이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한 달이다. 종이봉투의 경우 겉면에 화학 처리가 되어 있다면 이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6주 시리얼 박스와 바나나껍질 등이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특히 바나나 껍질의 경우 날씨가 서늘할 경우 분해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과일 껍질에는 과육을 보호하기 위한 섬유소가 많은데, 이 섬유소가 부패를 더디게 하는 원인이 된다. ◆2~3개월 밀랍으로 코팅한 종이용기, 즉 우유팩이나 과일쥬스 케이스, 판지 등은 그 두께에 따라 분해되는 속도가 다른데, 대략 2~3개월이 걸린다. ◆6개월 티셔츠나 얇은 종이 한 장으로 된 책 등이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만약 옷이 생분해성(박테리아에 의해 무해 물질로 분해되어 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 성분) 물질로 만들어졌고 날씨가 따뜻하다면 더 빨리 분해될 수 도 있다. ◆1년 가벼운 모직으로 만든 옷이나 양말 등이 썩는 데에는 1년이 소요된다. ◆2년 오렌지 껍질과 담배꽁초, 공사장에서 쓰인 합판이 썪는데 걸리는 시간은 2년 정도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담배꽁초가 완전히 분해되는데 10년이 넘게 걸린다는 결과도 있다. 담배에는 600여 가지의 성분이 포함돼 있는데, 이중 일부가 분해를 더디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20년 비닐봉지는 일반적으로 10~20년이 지나야 땅에서 분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성분에 따라 최대 1000년이 걸린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30~40년 스타킹 등 나일론 제품이나 1회용 아기기저귀 등의 제품은 최소 30~40년이 걸리며, 날씨나 토양 상태에 따라 분해되는데 500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특히 위의 제품들은 사용이 용이한 1회용이라는 점에서 사용비율이 매우 높은데, 여기에는 다양한 화학약품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분해가 어렵다. ◆50년 캔이나 자동차 타이어는 분해되는데 50년 가까이 걸리며, 두꺼운 가죽 신발 같은 일부 의류 제품은 80년이 걸리기도 한다. ◆200년 알루미늄 캔은 분해되는데 200년 가까이 걸려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 뿐만 아니라 숲에 사는 동물들이 만지거나 삼켜 목숨을 잃게 하는 ‘위험한 쓰레기’로 알려져 있다. ◆500년 이상 쉽게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생수통은 500년, 유리병은 100~200만년, 폐건전지는 200만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과일이 썩어들어가요”...안성서 과수 화상병 추가 의심 신고

    ‘과일 역병’으로 불리는 과수 화상병(火傷病)이 올해 처음 경기도 안성지역에서 확인된 가운데 이 지역에서 추가의심 신고가 접수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18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안성시에서는 지난 17일 과수농가 2곳에서 ‘가지가 마른 과수 화상병 의심증상을 보인 나무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시료를 채취한 후 방역당국에 분석을 의뢰했다. 이는 앞서 지난 14일 확진 판정을 받은 안성 사과농장에서 직선거리로 각각 1㎞, 4㎞ 떨어진 농장들이다. 시료 분석 결과가 나오는데에는 보통 3~4일 가량이 소요된다. 안성시는 신고가 접수된 농장 내 의심 나무를 베어내고 땅에 묻은 상태다. 과수 화상병은 배·사과나무의 잎과 가지 등을 고사시키는데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기온이 오를 수록 전파속도도 빨라지는데 여름철을 앞두고 과수농가가 방역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일단 확진 판정을 받으면 반경 100m 이내 나무를 모두 베어낸 후 땅에 묻어야 한다. 국내에서는 과수화상병이 지난해 처음으로 안성과 충남 천안, 충북 제천 지역 43개 농가(42.9㏊)에서 발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처음 안성에서 과수 화상병이 발생하자 예방 관찰 활동을 강화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캄보디아서 밀반입한 필로폰 과일상자에 숨겨 판매한 일당 검거

     밀반입한 필로폰을 과일상자에 숨겨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8일 캄보디아에서 필로폰을 몰래 들여와 판매한 한모(35)씨와 김모(41)씨를 구속하고, 이를 투약한 박모씨 등을 34명을 붙잡아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한씨는 인터넷에 올라온 광고글을 통해 ‘토마토’, ‘청풍명월’이라는 인터넷 아이디를 사용하는 캄보디아 거주 한국인 판매책과 접촉해 필로폰을 국내에 들여왔다.  부산에 거주하는 한씨는 실제 단감이 들어있는 과일상자 안쪽에 필로폰을 숨겨 부산 서부고속버스터미널에서 수화물로 서울고속버스터미널로 보냈다. 고속버스 수화물의 경우 배송자 실명을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김씨가 이를 받아 과일박스를 직접 들고 다니며 판매했다. 화장실 변기 주변에 필로폰을 숨겨두고 구입자가 찾아가게 하기도 했다.  경찰은 “한씨 등에게 필로폰 30g(1억원 상당·1000명 동시 투약분)을 압수했으며 추가로 밀반입한 사실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면서 “총책인 토마토와 청풍명월을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과 공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IS, 바그다드에 또 동시다발 폭탄공격…69명 사망(2보)

    IS, 바그다드에 또 동시다발 폭탄공격…69명 사망(2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지도)에서 17일(현지시간)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연쇄 폭탄 공격으로 최소 69명이 숨지고 150명 넘게 다쳤다고 아랍권 위성매체 알아라비야와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라크 당국과 현지 의료 당국에 따르면 이날 바그다드 동북부 샤아브 이슬람 시아파 주거 지역의 한 재래시장에서 강력한 폭탄이 터졌다.  이 폭발 이후 피해자들을 도우려는 주민이 다수 모였을 때 한 남성이 그 중심에서 자폭 조끼를 터뜨렸다.  이러한 연속 폭탄 공격에 적어도 34명이 사망하고 75명 이상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도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샤아브 공격에 이어 바그다드 남부 외곽의 도라 지역에 있는 과일·채소 시장에서도 폭발물이 탑재된 차량이 터져 최소 8명이 목숨을 잃고 22명이 부상했다.  바그다드 동부 시아파 거주지인 사드르의 한 재래시장 역시 이날 자살 차량 폭탄 공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18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다쳤다.  이날 이른 오후 바그다드 동북부 하비비야에서도 식당을 노린 폭탄 공격으로 9명이 죽고 1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온라인에 올린 성명에서 샤아브 시장 폭탄 공격이 “시아파를 겨냥한 우리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바그다드와 그 외곽에서는 지난 11일과 13일에도 IS 소행으로 추정되는 연쇄 폭탄 공격으로 100명 가까이 숨진 바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프렌치와 코리안의 만남…‘봄, 프랑스와인 전주한식을 탐하다’

    프렌치와 코리안의 만남…‘봄, 프랑스와인 전주한식을 탐하다’

    한식이 세계인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각종 나물을 넣은 뒤 밥, 고추장, 달걀프라이, 참기름과 함께 비벼 먹는 비빔밥을 비롯해 발효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김치까지 한국적인 매력을 가진 음식들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이러한 가운데 지난 11일 전주대 대학본관에 위치한 국제한식조리학교에서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봄, 프랑스와인 전주한식을 탐하다’라는 주제로 특별한 행사가 개최됐다. 이 행사에서 런던 노부(NOBU) 수셰프(Sous Chef) 출신이자 와인소믈리에인 장 폴 보레즈는 와인 5종을 선정, 각 와인의 특징과 이와 어울리는 메뉴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G20 정상회담 영부인 오찬 총괄 및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한식조리장을 역임한 이재옥 교수와 조리기능장인 신미경 교수가 이 와인들과 어울리는 한식 메뉴를 준비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프랑스 와인 5종과 한식 10종을 페어링해 눈길을 끌었다. 꿀, 배, 시트러스 향이 느껴지는 ‘라르펜 데 보동’에는 오이선, 두부선, 생선전을 매칭했으며, 짙은 농도가 특징인 ‘레페루쉬’에는 전복과 해삼, 자연산송이, 동충하초를 고아낸 진귀보양탕을 매칭했다. 단맛과 신맛이 조화로운 ‘꼬또 드 레이용’에는 유자주머니와 율란/생란을, 보랏빛이 도는 ‘클로 데 랑그르’는 한우 등심구이와 구운채소를, 잘 익은 흰 과일과 시트러스 향이 나는 ‘부브레 섹’에는 메로 생선구이와 영양부추무침을 곁들였다. 장 폴 보레즈 소믈리에는 “이번 와인 행사를 통해 전주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며 “와인과 한식의 훌륭한 궁합처럼 앞으로도 양국의 전통적인 음식이 잘 어우러지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이영은 원광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이번 국제한식조리학교가 선보인 한식은 전통을 기반으로 프랑스 와인과도 어울리는 새로운 한식”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식문화를 새롭게 이끌어 갈 한식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6일부터 열린 ‘전주 프랑스 위크’에는 ‘봄, 프랑스와인 전주한식을 탐하다’ 외에도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졌다. 12일과 13일에는 각각CMBV(베르사유바로크음악센터) 내한공연과 프랑스 동화여행 및 프랑스 감성교육 강연 등이 진행됐으며, 개막일부터 펼쳐진 ‘사진으로 보는 UN 한국전쟁 프랑스 대대’ 사진전과 ‘한-불 자수교류전’이 여명카메라박물관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드름부터 주름까지…피부에 좋은 천연 성분 5가지

    여드름부터 주름까지…피부에 좋은 천연 성분 5가지

    대부분 여성이 피부 문제를 신속하고 빠르게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하는 것이 시중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이다. 이런 화장품은 화학 성분을 기반으로 해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피부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고 호주의 한 피부 전문가가 밝혔다. 시드니에서 활동하고 있는 피부 전문가 찰리 드 하스는 최근 데일리메일 호주판과의 인터뷰에서 “일반 화장품이 아니라 천연 화장품을 사용하면 미래에 성인 여드름이나 주사(Rosacea·붉어진 얼굴과 혈관 확장이 주 증상), 염증, 피부 건조증, 조기 노화를 예방하는데 훨씬 더 좋다”고 말했다. 다음은 찰리 드 하스가 이 매체에 소개한 피부 문제에 좋은 천연 성분 5가지다. 평소 천연 화장품에 관심이 있었다면 이런 성분이 들어간 것을 사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1. 베타카로틴 주로 당근과 같은 채소에 풍부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당근 외에도 호박이나 멜론 같이 밝은 주황색이나 붉은색의 채소와 과일에서 발견된다. 이런 식품에 함유된 항산화물질들은 얼굴에 건강한 홍조를 띄우는 데 도움이 된다. 드 하스는 “베타카로틴 섭취를 늘리면 보톡스와 같은 시술을 사용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가능한 한 많은 항산화물질을 섭취해 피부 노화를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2. 녹차 추출물 녹차는 장기 손상과 노화 과정을 가속하는 것으로 알려진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물질을 지니고 있다. 드 하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가능한 한 많은 항산화물질을 섭취해 몸을 최고의 상태로 만든 다음 싸우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녹차나 녹차 추출물이 함유된 천연 제품은 화학 성분 기반의 팩이나 안티에이징 크림을 대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전문가는 녹차를 커피로 대체하면 피부에 수분을 보충하고 성인 여드름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3. 감초 피부 발적이나 염증, 주사를 치료하기 위한 자연적 대안으로, 드 하스는 감초 차를 추천한다. 그녀는 “감초에는 진정 효과가 있으며 피부가 제역할을 하게 만들어 성인 여드름을 막는데 도움이 되고 피부 세포에 흡수돼 피부 보호막을 복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천 방법은 감초차나 감초 성분을 피부 관리에 사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4, 비타민B 피부 발적이나 자극, 습진, 피부 건조증은 비타민B의 결핍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드 하스는 말한다. 그녀는 “비타민B가 피부 보호막을 보충하는 필수 영양소이자 스트레스를 막는 비타민”으로 알려졌다”면서 “비타민B3와 B6는 우울증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비타민B를 정제나 액체의 보충제로 섭취하거나 그 성분을 함유한 천연 화장품으로 사용하는 것은 화학 성분이 들어간 보호 크림이나 피부회복 제품, 피부보강 제품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5. 비타민C 비타민C 역시 피부 건강에 중요한 성분이다. 비타민C는 피부의 노화 과정을 늦추고 피부의 처짐이나 칙칙해보임을 완화하는 콜라겐 형성의 기본 물질이다. 드 하스는 “대부분 사람이 콜라겐이 단지 단독으로 피부 세포에 작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비타민C가 콜라겐을 형성하고 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비타민C 보충제나 감귤류, 또는 이 성분이 포함된 얼굴 팩만 써도 값비싼 안티에이징 세럼이나 보톡스, 필러를 대신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매체는 또한 우리가 피해야 할 화장품의 화학 성분도 공개하고 있다. 다음은 이를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다.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와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SLES), 디에탄올아민(DEA), 하이드로퀴논, 프로필렌 글리콜, 포름알데히드, 프탈레이트류.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1층은 상점·2층은 주거… ‘무지개떡 건축’의 탄생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1층은 상점·2층은 주거… ‘무지개떡 건축’의 탄생

    좋은 도시란 무엇인가? 여기에 대해 나는 ‘무지개떡 건축’이 많아야 좋은 도시라고 답하고 싶다. ‘무지개떡 건축’이란 ‘중층 고밀도 주상복합 건축’을 다르게 표현한 것으로, 일단 ‘상가주택’으로 이해해도 큰 문제는 없다. 이런 유형의 건축은 가로를 활성화하여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 그리고 일터와 집이 서로 가까이 있다는 의미인 직주근접(職住近接)을 통해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준다. 나아가 옥상에 마당을 조성하면 도시 안에서도 경관을 즐기며 야외생활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도시건축의 범세계적 기본 유형인 것이 우연이 아니다. 흥미롭게도 한국 도시에서 이러한 유형은 오히려 예외에 속한다. 대부분의 건물들은 단일 용도를 갖는다. 주거면 주거, 상업이면 상업, 업무면 업무, 이런 식이다. 그 결과 한국 도시의 복합 지수는 매우 낮으며 이것은 다음 세대에게 부담을 줄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고민을 할 시점이 되었다. 그간 흥미로운 시도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도시의 미래에 대한 귀중한 교훈을 줄 선례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 ‘무지개떡 건축’의 사례들을 발굴하고 소개하고자 한다. 관련 있는 해외 사례들도 등장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말에 펴낸 ‘무지개떡 건축, 회색 도시의 미래’에서 일부 소개했던 내용을 확장하고 심화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보행자 중심의 도시, 직주근접, 옥상의 재발견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염두에 두고 이 연재를 접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도시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 한국 건축史 최대 실험, 그 시작은 ‘가게’였다 한국 최초의 무지개떡 건축은 무엇이었을까? 이 간단한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는 없다. 당장 조선 시대만 해도 기록이나 유구가 부족한 형편이며, 시간을 거슬러 고려나 삼국시대로 올라가면 상상력으로 채워 넣어야 하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상업이 발달한 지역이라면 상점과 주거가 연결된 유형이 있었을 것이라는 정도는 추측할 수 있다. 즉, 삶의 절실한 필요에 의해서 사는 곳이 곧 일터가 되는 그런 상황 말이다. ‘가내수공업’이라는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집안에 생산을 위한 공간이나 간단한 시설이 들어 있는 경우도 생겼다. 만들어진 물건은 장터에 나가 팔기도 했지만 거리에 면한 집의 한 구석에서 팔기도 했을 텐데, 이것이 가게라는 단어의 한 기원이 되었다. 이런 점에서 주거가 딸린 가게는 가히 무지개떡 건축의 시원적 사례라고 할 만하다. 사실상 이러한 ‘상가주택 1.0’ 유형은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종종 발견된다. 특히 여러 도시의 구도심에 가면 상점이나 식당의 안쪽에 주인의 가족들이 기거하고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만큼 역사가 오래고 생명력이 질긴 유형인 셈이다. 동네가 완전히 재개발된다면 모를까, 이런 집들은 의외로 세상의 변화에도 잘 버틴다. 박지원의 ‘양반전’, 김주영의 ‘객주’ 등 역사소설에서 등장하는 객주의 집, 즉 객주가(家) 또한 이런 관점에서 볼 수 있다. 객주란 일종의 브로커인데 매매를 주선한 수수료를 받을 뿐 아니라 상인에 대한 숙박업, 화물의 보관 및 운반, 심지어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도 제공했던 존재였다. 즉 객주가란 당시의 기준으로는 가히 복합건축의 결정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음식점으로 사용하는 인천 중구 소재 월아천 등이 현존하는 객주가의 하나며, 19세기 말 기산 김준근의 풍속화인 ‘넉넉한 객주’는 당시의 객주가의 모습을 생생히 전하고 있다. 그러나 대체로 상업을 천하게 여기는 분위기에서 그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중세 유럽의 상인주택이나 일본의 마치야(町屋, 혹은 町家) 등 상업이 발달한 나라들에서 흔히 보는 본격적인 다층 상가주택은 아직 찾아볼 수 없었다. 기원전 세워진 로마의 배후 도시인 오스티아의 경우 1층은 상가고 그 위에 주거가 있는 대규모의 상가주택이 보편적인 유형이었는데, 이러한 사례에 비하면 한국은 세계사적 관점에서 상가주택의 발전이 상당히 늦었다. 흥미로운 것은 규모나 형태는 다르더라도 이러한 복합적인 삶의 방식이 서서히 되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듣는 ‘소호’가 그 대표적인 예다. 특히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 등의 보급이 이런 현상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일터에서만 일하지 않는다. 주거는 다시 생산과 작업의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서서히 회복 중이다. 또한 이런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상업 활동이 보편화되고 도시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현상들은 오히려 도시적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진다. 생존의 절박한 필요에서 시작된 직주근접이 오히려 도시적 삶의 매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 2층 한옥, 주거·생산의 공존 ‘소호’로 진화하다 서울 서촌의 옥인동. 지금은 주거와 상업이 혼재된 지역으로 서울의 새로운 관광지가 되었지만 한때 이곳은 장동 김씨와 파평 윤씨라는, 당대 세도가들의 세거지였다. 겸재 정선이 이곳에 살면서 주변 풍광을 그렸을 정도로 도성 안에서도 유난히 아름다운 곳이었다. 옥인동이 그 남쪽의 누상동 및 누하동과 이루는 경계는 계곡을 따라 형성되어 있고 당연히 이를 따라 개울이 흐른다. 지금은 복개되어 그 존재를 알 수 없지만 서울시는 청계천처럼 언젠가 이 물길도 다시 햇빛을 보게 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인왕산 중턱의 수성동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이 개울이 통인시장 서쪽 입구 근처에서 동남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그 근처에 작은 2층 한옥 하나가 서 있다(자세히 보면 두 채지만 한 채는 심하게 변형되어 한옥으로 보이지 않는다). 1층에는 옷과 모자 등을 파는 패션 상점들이 있고 그 오른쪽에 작은 쪽문이 하나 있다. 궁금해서 물어보니 주인이 2층에 기거한다고 한다. 별것 아닌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여기에는 흥미로운 사실 두 가지가 담겨 있다. 우선 2층 한옥의 존재 그 자체다. 2층 한옥은 개화기에 등장한 새로운 유형의 한옥으로서 서울의 경우 20세기 초반에 주로 운종가, 즉 현재의 종로 등 기존의 상업 가로변에 세워진 것이었다. 그러다가 서서히 대상지의 범위를 넓히면서 급기야 도심에서 비교적 떨어져 있는 옥인동 계곡에까지 2층 한옥 상가가 들어선 것이다. 이 건물의 건립 연대가 1940년대라고 하므로 이 과정에 수십년이 걸린 셈이다. 보문동, 삼선교, 북아현동 등 사대문 밖 지역에도 수많은 2층 한옥 상가가 들어섰다. 2층 한옥 상가의 출현은 관점에 따라서는 한국 건축사 최대의 사건 중 하나로 봐도 좋을 듯하다. 그 이전에도 육안상 다층으로 보이는 건물들이 있었으나 주로 궁궐이나 사찰 등 일상적인 용도가 아니었고, 게다가 문루를 제외하고는 내부 공간은 단층으로 구성된 것이 대부분이었다(물론 덕수궁 석어당과 같은 예외는 있다). 일부 민가 건축에 2층으로 볼 수 있는 구조가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부분적인 경우이기 때문에 보통 중층(重層) 구조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로 본격적인 2층 건물이 출현한 것이니 그 의미가 자못 크다. 또 다른 의미는 이것이야말로 의도적으로 계획된 최초의 본격적인 상가건축 유형이라는 것이다(위에서 이야기한 주거가 딸린 가게나 객주가 같은 것은 주거 건축에 있어서의 근본적인 변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가로에 면한 2층 부분은 위아래 모두 상가로 사용되었고, 주거, 즉 살림집 부분은 그 뒤에 따로 전형적인 단층으로 딸려 있었던 점이 흥미롭다. 즉 주거와 상업이 공존하되, 수직적인 방식이 아니라 수평적인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 옥인동 2층 한옥 상가의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2층에 주거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건립 당시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고 후대의 개·보수에 의한 결과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당초 2층 한옥의 2층에는 주거가 들어가지 않았던 것일까? 여기에는 기술적인 이유가 있었다. 바로 온돌 때문이었다. 주거가 들어가려면 온돌이 필수적인데 당시 기술로는 축열층이 수십㎝에 이르는 재래식 구들을 목구조의 2층에 올려놓을 수 없었다. 물론 이후 기술이 발달하여 현재와 같은 온수 혹은 전기 코일 방식 등이 개발되면서 드디어 주거와 상업은 처음으로 수직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다. 옥인동 2층 한옥 상가는 이러한 진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는 사례인 것이다. 이것은 정세건의 건양사에 의해서 주도된 주거용 도시 한옥의 대량 보급 및 진화에 필적하는, 한옥 근대화의 큰 흐름 중 하나다. 지금은 이런 기술이 보편화되어 은평 한옥마을 등 전국 곳곳에서 본격적인 2층 한옥의 시대가 다시 열리고 있다. # 유럽·日선 흔한 상가주택… 도시건축이 가야할 길 그러나 2층 한옥 상가와 1층 살림집의 조합이라는 유형은 곧 그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상업의 밀도가 높아지면 2층으로는 도저히 그 압력을 감당할 수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복잡해지는 도심에서 주거와 상업이 수평적으로 공존하면 주거 공간의 질이 급격히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이 가장 잘 드러난 곳이 바로 인사동, 관훈동, 낙원동, 청진동 등 종로변의 구도심 일대다. 이 일대에 있었던 수많은 2층 한옥 상가는 지금 거의 다 사라지고 없다. 예외적으로 남아 있는 것들도 외관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형되어 있다. 특히 한때 주거 및 상업이 혼재되어 있던 지역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상주인구가 대폭 감소되어 있다. 1990년대 말 학생들과 함께 이 지역을 조사한 경험이 있었는데 특이하게도 이발소, 상점 등 지역 거주민을 상대로 하는 상업 기능이 건물의 3, 4층에 올라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즉, 이미 상주인구가 상당히 감소했으나 그나마 일부는 남아 있던 상황이었으므로 상대적으로 임대비가 싼 상층부로 일반 도시 기능이 올라간 것이었다. 지금은 이마저도 거의 남아 있지 않으며 인사동 일대는 완전히 상업화되어 대낮의 활기와 한밤중의 적막함이 공존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도심 공동화 지역이 되었다. 한때 2층 한옥 상가에 인접하여 살림집으로 사용되던 부분은 살던 사람들이 떠난 이후 마당을 유리로 덮은 한정식 집이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2층이라는 낮은 밀도가 갖는 절대적인 한계, 그리고 주거와 상업 기능의 수평적 공존이 갖는 한계 등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다. 역사에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만약 한국에 5층 정도 규모로 주거와 상업이 수직적으로 공존하는 건축의 유형이 오래전부터 있었다면, 현재 구도심의 풍경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을 것이다. 즉 한국은 근본적으로 밀도와 복합이란 측면에서 유럽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에서 본격적인 경제 성장기를 맞이한 것이다. 이에 부응하는 새로운 건축 유형의 탄생은 전통적인 구법이나 개념으로는 도저히 기대할 수 없었다. 그것은 철과 유리, 그리고 콘크리트라는 신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아마도 한반도 최초였을, 전통적 방식을 응용한 다층 상가건축 실험은 지극히 제한적인 성공만을 거두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갔다. (*2층 한옥 상가에 대한 부분은 문정기가 쓴 서울시립대학교의 석사 논문 참조.) ■ 건축가 황두진은 건축가 황두진은 건축 작업과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으며 현대 건축가지만 한옥 작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주요 작업으로는 ‘춘원당 한방병원 및 박물관’,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 ‘원 앤 원 빌딩’, ‘무카스 파주 사옥’, ‘통인시장 아트 게이트’ 등이 있다. 저서로는 ‘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 ‘건축가 김수근’, ‘한옥이 돌아왔다’ 등이 있고, 최근 ‘무지개떡 건축’을 펴냈다. 건축문화대상, 서울시건축상,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 유네스코 아시아 태평양 문화유산상 등을 수상했다.
  • “물 마시고 예뻐지자” 여성들 여름맞이, 워터 인핸서 음료 인기

    “물 마시고 예뻐지자” 여성들 여름맞이, 워터 인핸서 음료 인기

    기온이 높아지기 시작하는 5월, 여성들은 비키니를 입기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한다. 아이들 역시 소풍, 운동회 등으로 활동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수분 흡수에 가장 신경을 쓴다. 하루 권장량(체중X0.033L)의 물을 마시는 것이 건강을 위해 좋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물을 챙겨 먹기란 쉽지 않다. 이에 음료시장에는 비타민 음료, 워터 인핸서 음료 등 다양한 컨셉을 내세운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뉴트리랩 단백질 워터 ‘프로티니아’의 경우 단백질 음료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시장을 형성했다. 워터멜론향의 스카이그린과 레드베리향의 써니레드 두 가지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리퀴드 워터 인핸서(Liquid Water Enhancer)’는 다양한 맛과 건강 기능성을 함유한 과일 농축액을 물이나 탄산수 등에 타서 나만의 음료를 만들어 마시는 형태의 제품이다. 출시 이후 단 2년 만에 4억 1200만 달러 시장규모로 성장할 정도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국내 시장에도 출시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 우수기업 공동브랜드 하이서울브랜드 기업인 뉴트리바이오텍에서 출시한 워터 인핸서 음료 ‘my:x(믹스)’는 레드자몽, 골드코코넛, 그린애플 등 세 가지 맛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6ml 제품 1개로 약 10잔의 음료를 만들어 먹을 수 있어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무카페인, 무지방에 1회 섭취 칼로리가 5~6kcal로 낮아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은 물론 어린이들의 건강음료로 적합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17년 이상 채식만 먹은 사람, 수명 4년 더 늘어난다”

    [건강을 부탁해] “17년 이상 채식만 먹은 사람, 수명 4년 더 늘어난다”

    오래 살기를 원한다면?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즐겨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최근 미국 최고의 병원으로 꼽히는 메이요 클리닉 연구팀은 최소 17년 이상 채식만 먹은 사람들은 기대수명이 3.6년 더 늘어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사람의 수명과 식생활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이 논문은 채식의 중요성은 물론, 붉은 고기 섭취 습관에 대한 경고를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소시지와 햄, 베이컨 등 가공육과 붉은 고기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놔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이번 메이요 클리닉의 연구도 WHO의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이번 연구는 이미 발표된 관련 논문 6편을 메타분석(유사한 주제의 기존 연구를 종합해 고찰하는 연구방법)해 얻어졌으며 포함된 총 피실험 대상은 150만 명이다. 그 결과를 보면 고기(붉은고기와 가공육) 섭취량이 적은 사람들의 경우 많은 먹는 사람들에 비해 치사율이 25%에서 50%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17년 이상 장기간 채식만 한 사람들의 경우 짧은 기간 채식한 사람들에 비해 수명이 3.6년 더 길었다. 이외에도 계란, 우유 등도 전혀 먹지 않는 완전 채식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 고혈압, 비만, 심혈관계 질환 등으로 인한 치사율이 가장 떨어졌다.   연구를 이끈 브룩실드 롤랑 박사는 "이번 결과는 장기적으로 먹는 음식이 당신에게 해가 되는지 득이 되는지 보여준다"면서 "고기를 줄이고 과일, 야채, 곡물, 견과류 등이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라고 권고했다. 한편 WHO 측은 암을 유발할 수도 있는 고기 섭취를 전적으로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WHO는 "암 유발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가공육을 적당히 섭취해야 한다는는 의미지 당장 중단하라고 권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오렌지·포도에 비만치료 열쇠 있다(연구)

    오렌지·포도에 비만치료 열쇠 있다(연구)

    오렌지와 포도가 비만을 치료할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두 과일에는 또한 당뇨병과 심장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성분이 숨겨져 있었다. 영국 워릭대 연구팀은 적포도 속 ‘트랜스-레스베라트롤’(trans-resveratrol, tRES)과 오렌지 속 ‘헤스페레틴’(hesperetin, HESP)이라는 성분을 결합해 만든 알약에 위와 같은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알약이 미래에 비만과 당뇨병, 심장질환이라는 치명적인 세 가지 질환에 맞설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연구를 이끈 폴 소널리 교수는 “이 약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로운 개발로, 이런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우리 능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당뇨병과 심장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비만이라는 시한폭탄을 완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 화합물이 동시에 투여되면 혈당을 낮추고 인슐린 작용을 개선해 동맥을 건강하게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이 화합물은 설탕이 체내에서 포도당으로 흡수되면서 생성되는 물질인 ‘메칠글리오살’(methylglyoxal, MG)의 치명적인 영향을 중화하는 단백질인 ‘글리오살라제 1’(glyoxalase 1, Glo1)의 수치를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메칠글리오살(MG)은 설탕의 치명적인 영향과 관련한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고열량 식사 결과로 인한 이런 메칠글리오살(MG)의 축적이 증가하는 것은 제2형 당뇨병을 유발하는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 된다. 또한 메칠글리오살(MG)은 혈관을 손상하고 심장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성이 있는 인체의 콜레스테롤 처리 방식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런 메칠글리오살(MG)을 차단하는 것은 과체중이나 비만한 사람들의 건강을 개선하고 당뇨병을 갖고 있으며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큰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연구팀이 약으로 만든 화합물은 일부 과일에서 자연적으로 발견되지만, 실제 건강 개선을 위해 필요한 양과 유형은 과일 섭취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 이런 성분은 비만과 당뇨병, 심장질환 위험이 큰 환자들을 위한 캡슐 형태의 약으로 제공될 수 있다. 실제로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가 25~40 사이에 있으며 나이가 18~80세인 과체중과 비만한 참가자 32명을 대상으로 8주 동안 하루에 한 번 자신들이 개발한 캡슐 약을 먹게 했다. 참가자들은 평소대로 식단과 운동량을 유지했으며 이 과정은 설문을 통해 보고했다. 참가자들의 당 수치 변화가 검사됐고 동맥 건강 상태는 동맥벽의 유연성 검사로 측정됐다. 다른 평가 사항은 혈액 검사로 분석됐다. 그 결과, BMI가 27.5 이상인 고도 비만인 사람들이 이 약을 통해 당수치와 혈관 염증이 감소하고 인슐린 작용과 동맥 기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 위약(플라세보)을 섭취한 그룹에서는 어떤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소널리 교수는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은 서구화된 국가들에서 전염병 수준에 있다”면서 “글리오살라제 1(Glo1)의 부족은 비만과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의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수는 “현재 우리는 상업적 투자자와 파트너를 찾기 위해 당뇨병성 신장 질환을 초기 표적으로 삼아 치료 효과를 입증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신약은 안전하며 현재의 치료와 함께 효과적인 부가적 치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발견의 핵심 단계는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요법으로, 글리오살라제 1(Glo1)의 증가에 주목하고 이후 트랜스-레스베라트롤(trans-resveratrol, tRES)과 헤스페레틴(hesperetin, HESP)을 결합하는 것이었다”면서 “우리의 돌파구는 흥미롭지만 신체 활동과 다이어트, 다른 생활습관 요인과 현재 치료가 주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고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소널리 교수는 이 화합물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과일 섭취가 아닌 약물적 투여만 시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렌지와 포도로 직접 섭취하려면 일반인은 매일 오렌지와 포도로 만든 주스를 10ℓ씩 섭취해야 한다”면서 “이는 설탕을 너무 많이 섭취하게 해 역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핵심은 그런 성분이 과일에서 발견됐다는 것이지 과일을 먹으라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당뇨병 저널’(journal Diabete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新전원일기] 딸기밭에 욕심을 묻었다… 빨갛게 익은 행복을 딴다

    [新전원일기] 딸기밭에 욕심을 묻었다… 빨갛게 익은 행복을 딴다

    어린 시절, 커서 돈을 많이 벌면 딸기를 실컷 사 먹겠다고 결심했다. 유독 남아 선호 사상이 심했던 할머니 때문이었다. 돌아가신 할머니는 딸기를 냉장고 깊숙한 곳에 숨겨 두고 몰래 남동생에게만 간식으로 내어 주셨다. 크게 넉넉하지는 않아도 먹는 것으로 남매를 차별할 형편까지는 아니었는데 왜 그랬을까. 돌이켜 보면 할머니 세대에게는 딸기가 그 정도로 특별하고 귀한 과일로 각인되어 있었던 게 아닐까. 비닐하우스 시설과 재배 기술이 발전하고, 재배 농가도 늘어나면서 딸기는 옛날에 비해 훨씬 더 흔해졌다. 한겨울에도 어렵지 않게 사다 먹을 수 있고, 요즘 같은 봄철에는 대형마트의 과일 코너를 가장 크게 차지하고 있는 품목이 딸기다. 대기업 부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경북 상주시 청리면으로 귀농해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박홍희(45), 곽연미(44)씨 부부가 왜 하필 딸기를 택한 건지 궁금했다. “처음에는 특색 있고 이국적인 작물에 도전해 볼까 알아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런 작물은 재배가 더 어렵고 위험 부담이 컸어요. 딸기는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이 드문 과일이잖아요.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체험 농장까지 계획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매일 아침 ‘우공의 딸기 정원’이라는 로고가 박힌 빨간색 유니폼을 작업복으로 맞춰 입고 딸기밭으로 출근하는 이 부부의 각오는 남다르다. 이곳을 농원이 아닌 딸기 정원이라고 이름 붙인 것도 맛있는 딸기를 키우는 것을 넘어 정원과 같은 깨끗하고 아늑한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단다. 그렇지 않아도 말끔하게 치워진 농원 곳곳이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던 참이었다. 딸기밭이라 그런지 비닐하우스에 들어섰을 때 으레 나게 마련인 쿰쿰한 냄새가 나지 않았다. 여러 농기구나 잡동사니가 곳곳에 널려 있는 보통의 시골 농장과는 달랐다. 딸기 체험을 위해 마련된 테이블은 농부의 작업대라기보다는 마치 카페처럼 아늑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대기업 부장에서 인턴 농부로 재취업 삭막한 도시를 떠나 귀농을 한 후 ‘슬로 라이프’의 가치를 몸소 깨우치게 되었다는 이 부부는 그동안 소위 한국 사회의 ‘엘리트 코스’만을 걸어온 사람이었다. 연세대 신문방송학과에서 캠퍼스 커플로 만난 이들은 LG전자(남편 박씨)와 삼성전자(아내 곽씨)에 각각 입사해 핵심 부서에서 일하며 부장 직함까지 달았다. 부부 모두 재직 중 회사의 지원을 받아 카이스트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밟기도 했다. 조금만 더 달리면, 조금만 손을 멀리 뻗으면 ‘샐러리맨의 꿈’인 임원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사회적인 성공, 더 윤택한 삶에 욕심이 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게 과연 행복한 삶인지, 정말 바라던 삶인지에 대해서 회의가 들었다. 무엇보다 다른 가족, 특히 아이들의 희생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워킹맘’이었던 곽씨는 그런 스트레스가 남편보다 더 컸다. “대기업 업무의 특성상 엄마 역할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어요.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이 집에 아이의 성향조사를 위한 설문지를 들고 왔는데, 제가 아는 게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아이가 누구와 친한지 무엇에 흥미가 있고, 어떤 취미가 있는지…. 주중에 밥 한 끼 같이 먹기도 쉽지 않은 일상이었으니까요.” 임원이 되지 못하고 ‘사오정’이 되는 건 더 끔찍했다. 사십대 후반 혹은 오십대 초반에 짐을 싸서 회사를 떠나야 하는 선배들을 적지 않게 봐 왔다. 치킨집 아니면 편의점 사장. 퇴직 후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그 두 가지밖에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우스개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박 대표가 마흔 살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귀농을 알아보게 된 계기도 여기에 있었다. 실패로 인한 위험 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충분한 준비와 적응 기간을 거쳤다. 귀농 전 3년에 걸쳐 주말마다 전국 곳곳의 귀농 교육을 찾아다녔고, 다양한 작물을 물색했다. 남편이 우선 혼자 시골로 내려가 농사를 지어 보기로 하고, 아내 곽씨는 아이들과 서울에 남아 직장 생활을 계속 이어 나갔다. 농사가 적성에 맞지 않으면 재취업을 하겠다고 가족들과 약속하고 상주에 온 박 대표는 딸기작목반 반장님 댁에서 1년간 ‘인턴 농부’ 생활을 하면서 농사일을 배웠다. 2014년 무급에 가까운 보수로 일하면서 딸기 농사의 1년 사이클을 몸으로 익힌 박씨는 남은 인생을 딸기에 걸어 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난해 ‘우공의 딸기정원’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아내와 함께 딸기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아내의 지지와 두 딸의 이해가 큰 힘이 돼 줬다. “사춘기에 접어든 큰딸이 시골로 전학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걱정이 컸어요. 하지만 이제 아이들도 서울보다는 여기가 더 편하대요. 전교생이 서른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이곳 시골 중학교에서는 왕따나 학교 폭력 같은 문제도 없어서 안심이 됩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의 표정이 한결 밝아진 것이 귀농 후 가장 달라진 점이라며 아내 곽씨가 환하게 웃었다. ■연구·개발·사업보고서 쓰는 엘리트 농부 딸기 농업계에 신입으로 입문한 박 대표는 귀농 후 농사를 짓는 틈틈이 농업학교를 다니면서 딸기 공부에 매진했다. 경북도에서 운영하는 농민사관학교의 수출용 딸기 고설수경재배 과정을 1년간 수료했고, 현재는 심화 과정에 해당하는 농업 마이스터대학에 재학 중이다. 작물에 필요한 물과 양분, 온도를 인공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수경 재배라는 첨단 농법을 활용하는 한편 무농약, 무비대제(과실을 크게 만드는 영양제), 무호르몬제라는 3무(無) 원칙을 고수해 딸기를 재배하려면 거듭된 공부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으려면 두 배 이상의 비용과 노동력이 들어요. 화학 약품 대신 약재나 해조류 추출물 등을 배합한 제제를 농약보다 훨씬 더 자주 작물에 뿌려 주어야 하거든요.” 그렇다고 유기농 딸기가 일반 딸기보다 두 배 이상의 값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유기농을 고집하는 이유는 본인의 두 딸에게도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딸기를 생산하고 싶어서다. 허리 높이의 베드가 길게 늘어져 있는 딸기 비닐하우스에 들어서자 달콤한 냄새가 코를 찌르면서 입 안에 저절로 침이 고였다. 박 대표가 큼직한 딸기 한 알을 그 자리에서 따 먹어 보라고 권했다. 조금 꺼림칙한 표정으로 씻지 않아도 되느냐고 묻자 0.01의 농약도 포함되지 않은 유기농 딸기라며 안심시켰다. “오전 오후로 나누어 하루 총 12팀씩 딸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흙과 작물을 만지고 딸기를 마음껏 따 먹는 공간인데 독한 농약을 칠 수는 없죠.” 품질 좋은 유기농 딸기를 생산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직거래 주문도 점점 늘고 있다. 택배가 어려운 딸기 과육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포장 박스도 개발했다. 달걀처럼 딸기를 한 알 한 알 감싸 스티로폼 박스에 담아 발송하면서부터 밭에서 갓 딴 딸기 모양 그대로 안방까지 전달할 수 있게 됐다. 대기업에서 쌓은 인맥이 딸기 장사에 도움이 되지 않느냐고 묻자, 어느 정도 사업을 궤도에 올리기 전까지는 주변의 지인들에게 알리지 않겠다는 것이 귀농 초기의 결심이었다고 말했다. “인맥으로 파는 것은 한계가 있잖아요. 제 힘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수익을 내지 못하면 오래갈 수 없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판로를 개척하려 노력했습니다.” 인맥보다는 회사에서 갈고닦은 각종 서류 작성 능력이 농사에 더 도움이 된다며 싱긋이 웃는 박 대표 부부. 이들은 매년 회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제출하던 보고서의 형식으로 사업계획서를 만들고 분기별 보고서를 파워포인트 형식으로 작성해 서로 공유한다고 한다. 둘밖에 없는 사업체지만, 앞으로의 목표와 주어진 과제들을 명확히 알 수 있고 수입과 지출에 대해서도 철저히 분석할 수 있어서 더 체계적인 농사가 이뤄진단다. “회사에서 쓰는 예산은 제 돈이 아니잖아요. 수백억원의 수익이 나더라도 제 것이 되지도 않고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제가 몸을 움직여 직접 생산하고, 눈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롭습니다.” ■고연봉 대신 고품질 딸기 생산 농부의 삶 우공의 딸기 정원 연매출은 1억원 수준. 그러나 여러 부대비용을 떼고 나면 순수익은 2000만원가량으로 아직 미미하다고 한다. 부부가 삼성과 LG를 다니며 맞벌이를 계속했더라면 순수하게 통장에 입금되는 연봉만 해도 합쳐서 1억원이 너끈히 넘었을 텐데 미련은 없느냐고 묻자, 적게 벌더라도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자유를 느끼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우문현답’이 돌아온다. “후회는 전혀 없어요. 이왕 시작한 농사이니 최고 품질의 유기농 딸기와 평생 추억으로 간직할 만한 뜻깊은 체험 프로그램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향긋한 딸기 내음을 가득 품은 채 서울로 오는 차 안에서 돌아가신 할머니를 다시 떠올려 보았다. 생각해 보니 할머니가 딸기를 양껏 드시는 모습을 본 기억이 단 한 번도 없다. 할머니에게는 딸기가 아끼고 아껴 아들이나 손자에게 먹이고 싶은 특별한 과일이었던 것이다. 차별이 서운하지만, 그런 할머니의 삶은 더 짠하고 안타깝다. 할머니 영전에 싱싱한 유기농 딸기 한 접시를 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별하는 딸기’가 아니라 ‘차별화된 딸기’ 말이다. 어릴 때 꿈꿨던 부자는 되지 못했지만, 딸기가 그때보다 더 흔해진 덕분에 제철 딸기를 배부르게 먹을 능력 정도는 된다. 하지만 이제 그렇게까지 딸기에 욕심이 나지는 않는다. 조금 먹더라도 건강하고 깨끗한 과일을 먹고 싶다. 무조건 많이 먹는 것도 싫고 살찌지 않을 정도로만 적당하게. 이런 생각을 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프리미엄 딸기 생산을 표방하는 이 부부의 딸기 농장이 앞으로 더 분주해질 것 같다. 최정례 시인은 ‘딸기는 왜 이렇게 향기로운 걸까’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한 바 있다. ‘딸기는 사랑스러워 앞으로도 뒤로도/사랑스러워 딸기는 그런 식으로 교묘하게/이야기를 숨겨 놓고 있는 거지/총총한 씨앗 속에 또다른 이야기를/(중략)/딸기가 맛있다고 하하 웃는/당신 속에 또다른 당신이 숨어 있다.’ 딸기 한 알에도 사연과 감동을 담아 전하고 싶다는 박 대표 부부의 마음이 시인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기를 먹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체험하고 추억을 만들면서 농원 곳곳에 다채로운 이야기를 쌓아 가겠다는 이 부부의 꿈이 새콤달콤하게 익어 가는 중이다. 글쓴이:소설가 김유담 부산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핀 캐리’로 등단
  • 당신이 항상 배고픈 이유 11가지

    당신이 항상 배고픈 이유 11가지

    당신은 항상 배고픔을 느끼나요? 이 때문에 냉장고와 부엌 찬장 문을 괜스레 열어보곤 하나요? 심지어 밥먹은지 얼마 되지 않아 배고픔을 느끼는 이런 패턴이 계속 거듭되고 있지는 않은가요? 만일 당신이 이런 증상을 겪고 있다면 영국 데일리메일이 소개한 당신이 항상 배고픈 이유 11가지를 보고 고쳐보도록 합시다. 아마 당신은 식사 이후 오랫동안 포만감을 느껴 먹는 것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이어트 효과까지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1.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한다 쌀이나 빵, 파스타와 같이 탄수화물을 주로 먹는 많은 사람이 배가 불러 포만감이 유지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흰쌀이나 흰빵, 흰파스타와 같이 ‘정제된 탄수화물’은 그 이름이 말해주듯이 제조공정에서 겉겨가 제거돼 당질 알맹이만 남은 것이다. 이런 정제 곡물이 위장에 도달하면 소화 과정이 매우 짧아 그 속에 있는 당분은 매우 빠르게 혈류로 유입된다. 이때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혈당을 조절하는데 이런 혈당 급상승은 혈당 급하락을 이끌어 곧 당분을 먹고싶은 욕구와 극심한 배고픔으로 이어진다. 그 대신 현미나 통밀빵, 통밀파스타와 같이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이나 호박이나 고구마 같이 탄수화물 흡수가 느린 음식을 먹으면 포만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2. 단백질을 먹지 않는다 단백질은 복잡한 영양소로 소화 과정에서 분해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단백질 섭취는 위에 더 오래 남게 돼 포만감이 오래 유지되는 것이다. 식사나 간식마다 지방 함량이 낮은 좋은 품질의 단백질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닭가슴살이나 달걀, 콩, 두부와 같은 음식이 이에 해당한다. 단백질 함량이 높은 그릭 요거트에 배리류나 견과류 혹은 씨앗을 뿌려 아침으로 먹는 것도 포만감을 유지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3. 지방을 충분히 먹지 않는다 지방이 음식에 관한 보상을 줄이는 뇌 경로에 협력해 포만감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지방 역시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복잡한 영향소라서 분해에 시간이 더 필요하므로 오랫동안 포만감을 유지한다. 몸에 좋은 단일불포화지방산이 많으며 포만감을 유지해주는 아보카도를 샐러드에 올리브유나 달걀 등을 넣고 함께 먹는 것을 권장한다. 4. 식이섬유를 먹지 않는다 식이섬유는 건강한 소화계를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영양소다. 식이섬유는 물에 녹는 수용성 식이섬유와 녹지 않는 불용성 식이섬유로 분류된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물에 녹아 젤 형태가 되는데 이는 소화 흡수 속도를 느리게 들어 포만감을 유지한다. 반면 불용성 식이섬유는 물에 녹지 않아 위장관을 그대로 통과하지만 완화제 효과로 변비를 예방해 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식이섬유를 섭취하려면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하는데 이상적은 섭취량은 식사량의 절반을 채소로 구성하는 것이다. 채소 속 식이섬유와 수분은 포만감을 더 오래 느끼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브로콜리나 녹색 콩에 붉은 양배추나 익힌 토마토, 아스파라거스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최근 개정된 영국 응용영양과 영양치료 협회(BANT)의 웰빙 지침에 따르면, 채소는 하루 7번까지 섭취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간식으로는 작은 한줌의 견과류와 사과 한 알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사과에는 식이섬유는 물론 당분이 있어 소화 속도를 늦춘다. 또한 사과 껍질에는 팩틴이 들어있어 극심한 배고픔을 유발하는 혈당 급상승을 제한한다. 5. 치아씨를 먹지 않는다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유명한 치아씨는 단백질과 오메가3지방산이 많아 식욕 조절에 도움줄 뿐만 아니라 물에 넣으면 그 부피가 10~12배로 불어나 적은 양으로도 쉽게 포만감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이런 포만감은 꽤 오래 간다. 물에 타먹는 것도 좋지만 죽으로 만들어 먹을 수도 있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자. 6. 과일을 너무 많이 먹는다 과일은 원래 당분을 포함한다. 따라서 과일 섭취는 하루 두 차례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과일에는 당분이 많아 식사에 첨가하거나 거를 때 필요한 양을 충족할 수 있다. 따라서 간식을 먹을 때는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함께 먹으면 더 오랫동안 포만감을 유지할 수 있다. 7. 물을 적게 마신다 우리는 많은 음식에서 수분을 보충하는데 탈수 증상이 있을 때 우리 몸은 식욕이 증가하고 이 때문에 배고프다고 느낄 수 있다. 이런 극심한 배고픔은 갈증을 허기로 오해하게 한다. 그러므로 식사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아 배고프다고 느끼면 그 즉시 우선 물 한 잔을 마셔보고 배고픔이 해소되는지 살펴야 한다. 또한 식사를 하지 않는 시간대에도 반드시 수분을 보충해줘야 한다. 신선한 민트나 허브로 만든 차는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커피는 오히려 식욕을 돋군다. 이런 자극 효과는 코르티솔 분비를 유도해 지속해서 혈당 변화를 일으킨다. 사과나 오렌지, 오이와 같이 수분이 많은 과일과 채소를 먹으면 수분을 유지할 수 있다. 8. 너무 빨리 먹는다 삶이 바빠도 식사할 때만큼은 천천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물을 씹는 저작 운동을 통해 허기를 더는 느끼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아몬드와 아보카도, 귀리와 같은 특정 음식은 식욕을 조절하는 장내 호르몬인 콜레시스토키닌의 분비를 촉진해 뇌에서 포만감이 느끼게 해준다. 음식을 먹은 뒤 이런 메시지가 뇌에 도달해 포만감을 느끼기까지는 15~20분이 걸린다. 그러니 음식을 먹을 때는 천천히 먹자. 9. 충분히 먹지 않는다 새로운 건강 식사 방법을 시도하기 시작하면서 식사할 때 음식 섭취를 제한하거나 심지어 완전히 거르는 경우가 있다. 당신의 열정과 의지는 처음 몇 일간 유지돼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지만, 당신은 반드시 극심한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처음보다 더 먹을 수도 있다. 열량 섭취를 제한하지만 허기를 느끼고 싶지 않다면 채소가 포함된 샐러드를 먹도록 하라. 식사에 샐러드를 늘리면 포만감을 더 오래 유지하고 소화도 더 잘 될 것이다. 10. 수면이 부족하다 수면이 부족하면 더 먹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수면 부족은 렙틴과 그렐린의 반응 메커니즘(기전)을 방해해 배고픔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은 증가시키고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렙틴을 줄인다. 또한 잠을 못잔 다음날에는 피로와 무기력을 보상하기 위해 더 먹게 되는 경향이 있다. 하루를 마무리할 때 따뜻한 목욕과 허브차로 피로를 풀고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멀리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하루 동안 자극적인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수면의 질에 영향을 줘 수면 방해로 이어질 수 있으니 자제하는 것이 좋다. 11. 음식에 집착한다 인터넷이나 잡지를 통해 지속해서 요리법과 맛있게 먹는 법을 보고 요리 방송을 시청하고 친구들과 만나서도 음식 관련 대화만 나누게 된다면 음식에 집착하는 것이다. 음식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이 머릿속 대부분을 차지하면 당연히 당신은 배고픔과 식욕에 저항할 수 없고 자기 합리화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음식에 관한 집착에서 벗어나려면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음식과 관련이 없는 산책이나 독서 등 다른 일에 몰두하는 것이 좋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설] 경제 실패 자인하고도 개혁·개방 거부하는 北

    북한은 어제 나흘째 진행된 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 ‘핵보유국 명시’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최고 수위로 모시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결정서를 채택했다. 김일성의 선당(先黨), 김정일의 선군(先軍)에 이어 ‘선핵’(先核) 노선에 기대 3대 세습체제를 이어 가려는 김정은의 의지가 확인된 셈이다. 그는 전날 사업보고에서 핵·경제 병진 노선을 “항구적 전략노선”으로 선언했다. 하지만 이 경우 더욱 강도 높은 국제 제재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면 가뜩이나 피폐한 북한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김정은 정권이 언제까지 핵·경제 병진이란 형용 모순의 구호로 북한 주민들은 물론 자신을 속일 것인지 궁금하다. 김정은도 이번 당대회에서 북한 경제의 실패를 이례적으로 자인했다. 그는 ‘핵 강국’의 지위에 무한한 자부심을 드러낸 것과 달리 경제에 대해선 “한심하다”는 표현까지 썼다. 특히 “선행 부문이 앞서 나가지 못해 나라 경제 발전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경제난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하지만 문제는 당면한 경제난을 인정하면서도 “선군 총대로 날려 버렸다”며 개혁·개방을 한사코 거부하는 자세다. 그가 말한 ‘선행 부문 문제’는 경제발전의 초석인 에너지의 만성적 부족을 뜻하는 것으로, 이는 북한이 문을 걸어 잠그고 핵 개발에만 골몰한 업보가 아닌가. 이러니 빈사 상태의 북한 경제를 살릴 방도가 나올 리 만무하다. 북한 당국은 36년 전 6차 당대회에서 인민 경제의 ‘주체화’와 ‘현대화’를 천명했다. 그때는 결국 실패했을지언정 그럴싸한 구호라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북측이 내놓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2016∼2020) 계획은 ‘속 빈 강정’을 방불케 했다. ‘핵 강국’을 자처하는 북한에 투자할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는 현실이 반영된 까닭이다. 최근 러시아마저 북한산 광물 수입 금지 등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이행 방안을 밝히지 않았나. 북측이 핵에 집착할수록 북한 주민들의 삶은 도탄에 빠져들게 된다. 그런데도 김정은이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회담’을 제안하는 한편 북의 리명수 총참모장은 “명령만 내리면 원수들의 정수리에 핵 뇌성을 터뜨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핵을 내려놓고 동족의 도움을 청할 생각은 않고 이처럼 위장 대화 공세나 펴고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 이는 체제 붕괴 우려 탓에 자력으론 개혁·개방을 할 수 없는 세습 정권의 한계가 드러난 결과일 수 있다. 그렇다면 당분간 더 촘촘한 제재로 북한 정권이 경제를 살리려면 핵을 내려놓고 문을 열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해야 한다.
  • “오랜 채식주의자가 4년 더 산다”

    “오랜 채식주의자가 4년 더 산다”

    오래 살기를 원한다면?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즐겨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최근 미국 최고의 병원으로 꼽히는 메이요 클리닉 연구팀은 최소 17년 이상 채식만 먹은 사람들은 기대수명이 3.6년 더 늘어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사람의 수명과 식생활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이 논문은 채식의 중요성은 물론, 붉은 고기 섭취 습관에 대한 경고를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소시지와 햄, 베이컨 등 가공육과 붉은 고기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놔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이번 메이요 클리닉의 연구도 WHO의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이번 연구는 이미 발표된 관련 논문 6편을 메타분석(유사한 주제의 기존 연구를 종합해 고찰하는 연구방법)해 얻어졌으며 포함된 총 피실험 대상은 150만 명이다. 그 결과를 보면 고기(붉은고기와 가공육) 섭취량이 적은 사람들의 경우 많은 먹는 사람들에 비해 치사율이 25%에서 50%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17년 이상 장기간 채식만 한 사람들의 경우 짧은 기간 채식한 사람들에 비해 수명이 3.6년 더 길었다. 이외에도 계란, 우유 등도 전혀 먹지 않는 완전 채식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 고혈압, 비만, 심혈관계 질환 등으로 인한 치사율이 가장 떨어졌다.   연구를 이끈 브룩실드 롤랑 박사는 "이번 결과는 장기적으로 먹는 음식이 당신에게 해가 되는지 득이 되는지 보여준다"면서 "고기를 줄이고 과일, 야채, 곡물, 견과류 등이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라고 권고했다. 한편 WHO 측은 암을 유발할 수도 있는 고기 섭취를 전적으로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WHO는 "암 유발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가공육을 적당히 섭취해야 한다는는 의미지 당장 중단하라고 권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침마다 꾸벅꾸벅~…졸음을 쫓아내는 7가지 방법

    아침마다 꾸벅꾸벅~…졸음을 쫓아내는 7가지 방법

    수많은 사람들이 아침에 잠을 깨기 위해 커피를 찾는다. 그러나 간혹 커피만으로 충분하지 않거나, 카페인 섭취를 피하고 싶을 경우도 있다. 이럴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4일(현지시간) 과학 정보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AsapSCIENCE’가 아침에 졸음을 쫓아내는 7가지 과학적 방법들을 소개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첫째, 아침에 몸을 빠르게 깨우기 위해서는 빛을 찾아야 한다. 커튼을 열거나 집 밖으로 나가 빛을 쬐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수치가 줄어들어 잠에서 깨는데 도움이 된다. 만약 해 뜨기 전의 시점에 기상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인공 조명을 활용하자. 둘째, 찬 물로 샤워를 하자. 찬 물을 맞으면 각성(alertness)에 관여하는 두뇌 부위가 활성화 된다. 또한 신진대사를 활성화해주기 때문에 활력을 되찾기 쉽다. 셋째, 물을 마시자. 수면 중에 신체는 숨을 쉬고 땀을 흘리면서 수분을 계속 소실한다. 때문에 아침에는 미약한 수준의 탈수를 겪을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약간의 탈수만으로도 의식이 둔해지고 피로감이 상승하며 집중력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기상 후 물을 섭취하면 이런 현상을 막고 또렷한 정신을 쉽게 되찾을 수 있다. 넷째, 연구에 따르면 아침을 먹는 것 또한 정신을 차리는데 도움이 된다. 다만 식단 구성이 중요한데, 설탕보다는 섬유질 및 탄수화물이 많은 식단을 먹어야 맑은 정신이 더 오랜 시간 유지된다. 다섯째, 오렌지 주스를 마시자. 오렌지를 포함한 감귤류 과일에는 플라보노이드라는 성분이 많이 함유돼있다. 플라보노이드는 알츠하이머와 같은 노년기 인지력 저하 현상을 막아주는 등 인지능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아침에 오렌지주스를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의식이 맑고 인지능력이 더 강했다. 여섯째, 활발히 움직이자. 신체 활동량이 많아지면 혈류량이 늘어나 두뇌에 산소공급이 원활해지고 인지력이 빠르게 회복된다. 또한 운동을 하면 학습 및 기억을 관장하는 뇌 부위인 해마가 활성화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마지막 일곱 번째, 음악을 듣자. 음악을 들으면 동공이 확장되고 혈압이 오르는 등 일종의 흥분상태에 빠진다. 여기에 더불어 신체 동작을 제어하는 두뇌 부위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잠을 깨기가 한층 수월해질 것이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커피로는 부족할 때…아침 잠 쉽게 깨는 7가지 방법

    커피로는 부족할 때…아침 잠 쉽게 깨는 7가지 방법

    수많은 사람들이 아침에 잠을 깨기 위해 커피를 찾는다. 그러나 간혹 커피만으로 충분하지 않거나, 카페인 섭취를 피하고 싶을 경우도 있다. 이럴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4일(현지시간) 과학 정보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AsapSCIENCE’가 아침에 졸음을 쫓아내는 7가지 과학적 방법들을 소개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첫째, 아침에 몸을 빠르게 깨우기 위해서는 빛을 찾아야 한다. 커튼을 열거나 집 밖으로 나가 빛을 쬐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수치가 줄어들어 잠에서 깨는데 도움이 된다. 만약 해 뜨기 전의 시점에 기상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인공 조명을 활용하자. 둘째, 찬 물로 샤워를 하자. 찬 물을 맞으면 각성(alertness)에 관여하는 두뇌 부위가 활성화 된다. 또한 신진대사를 활성화해주기 때문에 활력을 되찾기 쉽다. 셋째, 물을 마시자. 수면 중에 신체는 숨을 쉬고 땀을 흘리면서 수분을 계속 소실한다. 때문에 아침에는 미약한 수준의 탈수를 겪을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약간의 탈수만으로도 의식이 둔해지고 피로감이 상승하며 집중력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기상 후 물을 섭취하면 이런 현상을 막고 또렷한 정신을 쉽게 되찾을 수 있다. 넷째, 연구에 따르면 아침을 먹는 것 또한 정신을 차리는데 도움이 된다. 다만 식단 구성이 중요한데, 설탕보다는 섬유질 및 탄수화물이 많은 식단을 먹어야 맑은 정신이 더 오랜 시간 유지된다. 다섯째, 오렌지 주스를 마시자. 오렌지를 포함한 감귤류 과일에는 플라보노이드라는 성분이 많이 함유돼있다. 플라보노이드는 알츠하이머와 같은 노년기 인지력 저하 현상을 막아주는 등 인지능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아침에 오렌지주스를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의식이 맑고 인지능력이 더 강했다. 여섯째, 활발히 움직이자. 신체 활동량이 많아지면 혈류량이 늘어나 두뇌에 산소공급이 원활해지고 인지력이 빠르게 회복된다. 또한 운동을 하면 학습 및 기억을 관장하는 뇌 부위인 해마가 활성화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마지막 일곱 번째, 음악을 듣자. 음악을 들으면 동공이 확장되고 혈압이 오르는 등 일종의 흥분상태에 빠진다. 여기에 더불어 신체 동작을 제어하는 두뇌 부위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잠을 깨기가 한층 수월해질 것이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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