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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면가왕 에헤라디오 준결승 진출, 펜싱맨 정체는 ‘방탄소년단 정국’

    복면가왕 에헤라디오 준결승 진출, 펜싱맨 정체는 ‘방탄소년단 정국’

    복면가왕 펜싱맨과 에헤라디오가 박빙의 대결을 펼친 결과 펜싱맨이 복면을 벗었다. 복면가왕 펜싱맨의 정체는 방탄소년단 정국이었다. 1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서는 28주 만에 탄생한 여성 가왕 ‘불광동 휘발유’에 도전하는 준결승 진출자 4명의 솔로곡 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복면가왕’ 방송에서 펜싱맨은 빅뱅의 ‘IF YOU’를 선곡, 달콤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스튜디오를 가득 채웠다. 에헤라디오는 임재범의 ‘사랑’을 선곡,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깊은 감성을 전달했다. 무대가 끝나고 김흥국은 “이제껏 본 적이 없는 무대다. 조기 퇴근 면허가 있는 사람이라 늦게까지 앉아있던 적이 없는데 이래서 복면가왕이 인기가 있고 사람들이 즐기는 구나를 느꼈다. 펜싱맨 노래를 즐기다가 에헤라디오를 우습게 봤는데 노래 이렇게 잘해도 되는 건가. 내 가슴을 이렇게 후벼 파도 되는 건가. 만약 에헤라디오가 왕좌에 앉는다면 가수협회 회장으로서 초대해서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며 극찬했다. 조장혁은 “오랜만에 참 젖어있는 무대를 봤다. 펜싱맨은 굉장히 크라잉 창법이다. 무심코 던지듯 하나 그 목소리가 사람의 가슴을 후벼판다. 그런 점 때문에 아이돌이라고 볼 수 없다. 아이돌이라면 깜짝 놀랄 사건이다. 빨리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조장혁은 “에헤라디오 님은 조르기 창법이다. 애가 조르듯이 조른다. 집중이 안될 수가 없다. 제가 평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기도 하고 멋진 노래 잘 들었다”고 덧붙였다. 유영석은 “한 명을 뽑아야 하는 게 잔인한 건데, 한편으로는 이러니 양질의 무대를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 펜싱맨은 저음, 중음, 고음 나무랄 데가 없는 분이다. 잘 익은 제철과일의 녹익은 달콤함이 있으면서 아직 풋사과의 싱싱함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말했고 이어 “에헤라디오 님은 여기 있는 역대 가왕들에게 ‘노래는 이렇게 하는 거야’를 보여주셨다. 가왕들이 자극을 받고 저 무대에 다시 서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한 사람이다”고 평가했다. 투표 결과 에헤라디오가 준결승에 진출했고 복면가왕 펜싱맨의 정체는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정국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사진=MBC ‘복면가왕’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대형마트 가서 절대 카트에 담지 말아야할 5가지는?

    대형마트 가서 절대 카트에 담지 말아야할 5가지는?

    주말이면 습관적으로, 혹은 놀이터 삼아 집 근처 대형마트를 가곤 한다. 당장 한주일 동안 먹어야할 것들이며 사야될 이유가 있는 공간이다. 또한 마치 뷔페식당에 온 듯 시식코너를 돌며 이것저것 집어먹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고 있거나 아니면, 나름 신중하게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면 결코 내키는대로 행동해서는 안될 부분이 있다. 뉴질랜드의 매체 NZ헤럴드는 지난 11일(현지시간) 클레어 콜린스 영국 뉴캐슬대학 영양학 교수의 의견을 빌어 '대형마트에 가서 카트에 담지 말아야할 5가지'를 소개했다. 1. 사탕, 젤리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다. 성인의 5분의 1이 충치 등 각종 치과적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어른의 허락 아래 사탕을 빨아먹고 있고, 어른들은 사탕을 먹지 않는다는 자기만족으로 당류가 들어간 껌을 낍고 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사탕과 젤리를 집어드는 그 손을 당장 거둬들여야 한다. 2. 가당 음료수 각종 탄산음료 뿐 아니라 갈증해소에 좋다는 스포츠음료, 에너지드링크, 마치 순수하기 짝이 없을 것 같은 과일주스 등이 모두 가당 음료수들이다. 영양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한 잔 이상의 이러한 음료를 마신 사람들은 한 달에 한 잔 정도로 뜸하게 마시는 사람들보다 제2형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29%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 감자칩 사실 감자칩 뿐 아니라 양파, 옥수수 등 얇게 슬라이스 해서 튀긴 많은 스낵류들이 모두 포함된다. 주전부리가 정 궁금하다면 에어팝(기름으로 튀기지 않은 방식) 팝콘 같은 것을 먹어야 한다. 1+1으로 판매하는 칩들을 마트 카트에 담을 생각일랑 놔두고, 옥수수 낟알을 담은 봉지를 담은 뒤 집에서 직접 에어팝으로 해먹기 바란다. 4. 비스킷 서구사회에서 흔히 차 또는 커피와 함께 곁들이는 비스킷은 또한 칼로리 덩어리다. 섬유소와 영양은 부족한 반면, 고도로 정제된 탄수화물로 이뤄진 것들이다. 달랑 2개의 크림 비스킷이 800kcal다. 더 말해 무엇 하겠나. 5. 가공육 꽤 많은 가정에서 햄, 소세지, 베이컨 등은 바쁜 주중 식단 준비를 구원해주는 것들이다. 설령 저염, 저지방, 건강, 유기농 등등의 딱지를 붙인 채 비싸게 팔고 있을지언정 결국은 가공육의 범주를 벗어날 수는 없다. 대장암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들이다. 아무리 바쁜 주중 아침식단이라도 이러한 가공육을 간편하게 조리하는 대신, 캔에 든 닭가슴살, 참치, 연어 등과 함께 토마토, 버섯, 콩 등을 먹으면 건강관리의 효율성은 물론 시간의 편의성도 보장해줄 수 있을 것이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알쏭달쏭+] 딸기 제철은 여름? 겨울?…건강 원할 때!

    [알쏭달쏭+] 딸기 제철은 여름? 겨울?…건강 원할 때!

    여름이 '딸기의 계절'이라고?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갸우뚱할 명제다. 둘 다 맞을 수 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지금은 틀리고 그때는 맞다'이다. 과거 자연의 섭리가 점지해준 딸기의 제철은 늦봄부터 초여름이었다. 농부의 땀과 기후가 어우러져 3월에서 6월까지 딸기가 시장에 쏟아졌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그랬다. 하지만 비닐하우스 재배가 대세화되며 이제 딸기는 겨울~초봄 사이에 맛볼 수 있는 과일이 됐다. 노지딸기가 거의 없어지며, 여름에는 오히려 쉬 맛볼 수 없는 엄청나게 비싼 몸값이 되고 말았다. 딸기는 달콤한 맛으로 사람들이 찾지만 사실은 맛이 아닌, 건강을 위해 찾아야할 과일이다. 같은 양으로 비교했을 때 오렌지보다 비타민C가 더 많은 것이야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 식물생리활성화물질인 파이토뉴트리언트를 함유하고 있어 건강 증진 효과가 뛰어난다. 의학전문매체인 '히포크라틱 포스트'는 최근 딸기가 갖고 있는 항암효과 및 시력보호 효과를 소개했다. 딸기는 암을 잡는 항산화 안토시아닌과 엘라그산의 보고(寶庫)다.연구 결과에 따르면 엘라그산은 폐, 식도, 자궁,혀, 간 등 신체 여러 부위의 암 발병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라면 흡연의 핵심적 문제점 중 하나인 발암물질의 기능을 감소할 수 있음도 알 수 있다. 또한 딸기가 갖고 있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시력저하 예방이다. 특히 노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근시부터 백내장까지 시력의 저하에는 딸기가 해야할 몫이 크다. 수정체가 산화되는 걸 막고, 눈앞이 혼탁해지는 걸 예방한다. 최근 '안과학저널' 발표에 따르면 채소와 과일 섭취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백내장 등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며, 비타민보충제보다는 음식물을 통한 비타민C 섭취가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임신을 원하는 가임기 여성, 노화를 막고자 하는 이, 다이어트 목적으로 소화기계통 강화를 원하는 이들에게 딸기는 거의 약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사진=Fotolia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강북 ‘복지거점’ 지역사회협의체

    ‘주민의 손으로 복지의 그물을 더욱 촘촘하게.’ 한정된 예산의 복지정책은 아무래도 넓은 사각지대를 갖게 마련이다. 정이 넘치고 사람 냄새 나는 지역을 만들려면 무엇보다 ‘주민’들이 나서야 한다. 강북구는 지역 주민과 기관 등이 나서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 13개가 지역의 등불 역할을 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동 단위로 꾸려진 협의체에서 동네 특성에 맞는 다양한 지원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 지역사회협의체에서는 지난달 3일, 평소 문화생활의 기회를 갖기 힘든 홀몸노인 1000여명과 영화 관람을 했다. CGV 미아점은 이들을 위해 관람료를 60% 할인하고, 팝콘도 제공했다. 대한노인회 강북구지회는 떡을 준비하고, 공동모금회와 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힘을 모았다. 또 미아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행복공감 쾌(快) 보금자리’ 사업을 하고 있다. 홀몸노인이나 기초생활보호대상자, 틈새계층, 차상위계층 등 어려운 주민들에게 방충망을 설치해 주고, 일명 ‘뽁뽁이’도 붙여 주며 전구도 갈아 주는 사업이다. 또 삼각산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어려운 이웃에 음식과 반찬을 나누는 ‘반찬 나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삼각산동의 음식점 3곳, 어린이집 2곳, 개인 자원봉사자 10명이 모여 협약식을 갖고, 식사나 밑반찬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홀몸노인, 장애인 등 21명에게 음식과 반찬을 일주일에 한 번씩 배달한다. 번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도 동 특화사업 ‘건강백세 우리마을’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우선 여름철 제철 과일 꾸러미를 관내 저소득 어르신과 장애인 30기구에 전달했다. 더운 날씨에도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이 과일 꾸러미를 일일이 포장해서 방문해 직접 전달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우리 구와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복지 역량은 전국 최고 수준”이라면서 “앞으로도 복지 현안을 해결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혼술·혼밥족’ 늘며 편의점·패스트푸드↑…술집은 폐점 속출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서 술을 마시는 이른바 ‘혼술족·혼밥족’이 늘면서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반면 술집은 줄어드는 등 생활밀접업종의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11일 국세청의 사업자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30개 생활밀접업종에 종사하는 사업자 수는 약 146만6천921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1% 늘었다. 증가 폭이 가장 큰 업종은 편의점이다. 편의점 사업자 수는 3만2천96명으로 작년보다 11.6% 늘어났다. 패스트푸드점 사업자 수도 3만2천225명으로 3만명을 돌파하며 지난해 5월보다 7.5% 증가했다. 이는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술족과 혼밥족이 증가함에 따라 해당 업종의 관련 매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의 저녁 시간대 매출이 맥주·소주 등 주류와 라면, 도시락, 간편식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또 요식업종에서 결제할 때 나 홀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수년째 크게 상승하고 있다. 세종시는 편의점(34.5%)과 패스트푸드점(36.7%) 사업자 증가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정부청사 이전에 따라 공무원 등 1인 가구 유입이 컸던 영향으로 보인다. 이렇듯 혼자서 끼니와 음주를 해결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해 5월 6만1천243명에 달하던 일반주점 사업자 수는 올해 5월 5만8천149명으로 1년 새 5.1% 줄었다. 일반주점 사업자 수의 감소세는 인천(-8.0%), 경기(-7.6%), 서울(-7.3%) 등 수도권에서 두드러졌다. 혼술족들은 식당이나 술집보다는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신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 5월에는 부동산중개업소(8.4%)도 크게 늘었다. 작년 아파트 등 주택시장 활황으로 부동산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이 밖에 실내장식가게(9.3%), 제과점(5.0%), 과일가게(4.9%), 미용실(4.8%) 등 의 업종 사업자 수가 늘었다. PC방(-6.1%), 식료품가게(-4.7%), 문구점(-3.8%) 등은 감소했다. 연합뉴스
  • [ICT, 농부가 되다] 반도체 만들 듯… 채소 R&D에 사활 건 전자업체들

    [ICT, 농부가 되다] 반도체 만들 듯… 채소 R&D에 사활 건 전자업체들

    국토 면적이 한국의 3분의1(약 3만 3980㎢)에 불과한 대만은 외교적 고립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 속에서도 전자 산업 강국으로 꼽힌다. 특히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을 갖춘 대만 전자 업체들은 2010년대 들어 인공광 조명을 사용한 식물공장을 운영하며 다양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는 중국 본토에 대한 대만의 경제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값싼 중국산 농산품에 대응해 유해성이 적은 고부가가치 청정 작물 생산이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2011년 식물공장산업발전협회가 설립된 이후 대만 업체와 대학은 앞다투어 다양한 스마트팜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131개의 크고 작은 대만 식물공장의 1년 생산량이 2000여t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팡웨이 국립대만대 교수는 지난달 4일 “일본의 경우 191개의 식물공장이 있으나 대만의 국토 면적이 일본의 11분의1이기 때문에 오히려 대만의 밀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린이추엔 대만식물공장협회 부비서장은 “불황을 맞은 LED 업체들이 5년 전부터 이를 활용한 식물공장 건설에 앞다퉈 뛰어들었다”라며 “3년 정도 운영한 다음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사업을 접기 때문에 현재는 3분의1 정도만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1~3일 협회가 타이베이 화보공원에서 주최한 국제 농업창신과기전(박람회)은 스마트팜 관련 회사와 대학 86곳이 일반인과 농업 유통업자를 상대로 다양한 기술과 설비를 홍보하는 경쟁의 장이었다. 지난달 3일 방문한 박람회에서는 대만 공업기술연구원(ITRI)이 사무실이나 가정에서도 다양한 꽃과 식용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개발한 스마트 화분이 눈에 띄었다. ‘지혜신기화원’(슬기로운 기적의 정원)이라고 이름 붙인 60㎝ 길이의 하얀 화분 위로 꽃을 비추는 흰색 LED 등이 달려 있고 화분 안은 물로 가득 차 있었다. 이 화분은 스마트폰 앱과 연동돼 실시간 수분과 영양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청화이언 ITRI 판공실 주임은 “태양 빛과 흙이 없는 서재나 사무실에서도 식물을 마음껏 재배할 수 있도록 LED 조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했다”며 “각각 다른 종류의 식물에 대한 정보를 담은 클라우드 데이터를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화분의 물과 빛을 조절하고 영양제를 살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 다른 쪽에서는 대만 핑둥과기대학 황우장 교수팀이 사탕수수와 땅콩에서 추출한 천연비료에 대해 홍보했다. 황 교수는 “식물공장에서 생산한 채소는 영양 성분이 좋지만 유기농 채소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천연비료를 사용할 경우 식물공장에서 생산한 채소도 유기농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이베이 도심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타오위안현의 유니마이크론(Unimicron)사는 대만 식물공장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잠재력을 보여주는 모델로 꼽힌다. 전자회로기판이 주력 상품인 이 회사는 2013년부터 식물공장을 설립해 12명의 전담 직원은 모두 연구개발과 품질 개량에 주력하고 있다. 330㎡ 규모의 이 회사 식물공장 내부에 들어가니 온통 붉은색과 푸른색의 LED 빛으로 가득했다. 상추 등 작물의 광합성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다. 이 공장은 샐러드용 채소뿐 아니라 아이스플랜트(아프리카산 다육식물), 오이스터 리프(굴 맛이 나는 서양 허브)와 같은 특수 약용작물 등 50종의 작물을 재배한다. 지난해에는 향초에서 추출한 천연 에센스를 이용한 마스크팩을 개발해 올 3월부터 시중에 판매하고 있다. ‘유니프레시’라는 브랜드의 이 마스크팩의 가격은 10팩에 1500대만달러(약 5만 5000원)로 저렴하지 않지만 특유의 미백 효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유니마이크론은 지난해 말부터 이 회사 옥상에 설치한 온실에서 수박의 면역성과 영양분을 강화하기 위해 호박 줄기를 접목시키는 개량형 수박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 밖에 공장 바로 옆에 자체 생산한 채소와 과일을 납품하는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과 제과점을 운영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유니마이크론의 랴오번웨이 식물사업 부문 사장은 “채소 생산량은 매달 1.5t 규모로 식물공장이 전체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지만 현재는 단기적으로 이익을 내기보다 기술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식물공장 생산물이 건강 식품이고 안전한 제품이라는 인식을 대만 사회 저변에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베이 도심에서 남쪽으로 차로 20분 거리의 신베이에 있는 전자부품 업체 어드밴스드 커넥텍(ACON)사도 2013년부터 식물공장 사업을 시작했다. 이 회사 2층의 식물공장은 150㎡의 작은 규모지만 지난해부터 중국 상하이 인근 쿤샨에 이보다 더 큰 규모의 식물공장을 운영하는 등 대륙 진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위생을 위해 출입을 제한한 공장 창문 너머로 흰색 LED 조명을 받은 상추와 깻잎이 수확을 앞두고 있었다. 이 회사는 인터넷을 통해 가족단위 고객의 주문을 받고 청정채소를 판매해 왔다. 황포젠 선임연구원은 “대만 토양의 환경 오염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점에 착안해 보유한 LED 기술의 강점을 그대로 살리고자 사업을 시작했다”라며 “8월부터는 직영점을 개설해 공장에서 생산한 채소와 과일, 차, 기름 등을 직접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CON사는 채소 재배 외에도 인삼, 녹차를 활용한 다양한 차를 만드는 한편 중국에서 들여온 동백씨를 짜서 기름을 추출해 판매한다. 무엇보다 제조 과정을 회사를 방문한 일반 고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를 얻고 있다. 회사 1층에 마련된 동백기름 공장 설비 옆에는 8월부터 운영할 직영점을 개설하기 위한 준비로 시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린이추엔 대만식물공장협회 부비서장은 “대만 스마트팜에는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며 “업체들은 식물 생산으로 다양한 부가가치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타이베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가축 300만 마리 폐사·과일 화상… 폭염에 농심도 탄다

    가축 300만 마리 폐사·과일 화상… 폭염에 농심도 탄다

    닭 106만 마리… 전북 가장 심각 양계농장 산란율도 크게 낮아져포도·사과 당도·상품성 떨어져 재해보험 가입땐 80~90% 보상 연일 계속되는 가마솥더위에 농민들이 울상이다. 애지중지 키우던 가축들이 폐사하고 농작물까지 타들어가서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한 올여름 가축 폐사 피해가 300만 마리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가 지난달 1일 폭염 피해를 조사한 이후 지난 9일까지 한 달여간 폐사한 가축 수는 289만 1545마리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7만 마리가 폐사한 셈이다. 폭염이 오는 15일까지 계속된다는 기상청 예보를 감안하면 330여만 마리가 폐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같은 피해는 정부가 폭염 피해를 집계한 2012년 이후 가장 크다. 폐사한 가축의 97%는 닭이 차지한다. 몸에 깃털이 있는 데다 더위에 약해서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가장 심각하다. 전북지역 가축 폐사 피해는 459건, 110만 9267마리로 전국의 38.2%에 이른다. 가축별로는 닭이 106만 3919마리로 가장 많고 오리 2만 3416마리, 돼지 1932마리, 기타(메추리) 2만 마리 등이다. 전남(50만 44마리), 충남(49만 1392마리), 경기(27만 3401마리), 경북(24만 8207마리) 등도 피해가 크다. 충북은 2012년의 두 배가 넘는 14만 4949마리가 폐사했다. 폐사 피해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농가 대부분이 가축재해보험에 가입해 시가의 80~90%를 보상받을 수 있다. 지자체들은 폐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축사 단열, 지붕에 물뿌리기, 그늘막과 환풍기 설치 등을 당부한다. 하지만 농민들은 공무원들이 실상도 모른 채 ‘탁상공론’ 식으로 농가 지도를 한다고 꼬집는다. 충북양계협회 박재철 회장은 “축사 지붕에 물을 뿌리려고 해도 물이 없어 못 한다”며 “1만ℓ 물탱크를 채워도 10분만 뿌리면 바닥이 난다”고 말했다. 환풍기도 오랜 시간 돌리다가 과열돼 농장에 불이 나 가축들이 타 죽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박 회장은 “농민들이 하늘을 무슨 수로 이기겠느냐”며 “여유 있는 밀도 사육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폭염은 산란율까지 떨어뜨린다. 시설이 현대화해 폐사를 막는 양계농장도 산란율 저하를 피하지 못한다. 시원한 물은 물론 비타민C 등 사료에 각종 영양제를 수시로 투입하지만 찜통더위에 산란율은 5~8% 줄었다. 인기가 좋은 왕란은 줄고 작은 알과 상품 가치가 없는 탈색란이 늘면서 농장의 수익률이 10% 이상 떨어졌다. 강원 춘천에서 양계농장을 하는 박노충씨는 “폭염에 닭이 영양 부족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산란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진다”며 “땀구멍이 없어 부리를 통해 체온을 조절하는 닭은 더위에 약해 내부 온도를 단 1도라도 낮추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농작물 피해도 속출한다. 대표적 사과 산지인 충북 충주와 경북 안동을 비롯해 곳곳의 과수원에서는 일소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사과, 포도 등 과실 표면이나 농작물 잎 등이 강한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서 화상을 입는 것이다. 안동시 임동면 마령리에서 3만 3000㎡ 규모의 문준식(36)씨 사과 과수원은 지난달 말부터 나무에 따라 4∼8% 일소 피해가 발생했다. 일조 피해를 본 열매를 제거하지 않으면 덴 부분이 썩고 병충해가 생기며, 다른 열매와 과수로까지 번져 주의가 요구된다. 충북농업기술원 신현만 과수팀장은 “폭염은 열매 크기를 작게 하고 조직을 약하게도 한다”며 “끈으로 나뭇가지를 고정해 그늘을 만들어 주고 야간에 1시간 정도 미세 살수를 하면 폭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계속되는 열대야도 과일의 당도를 떨어뜨린다. 밤에 과일의 호흡량이 늘기 때문이다. 낮에도 35도 이상 고온이 지속되면 당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보고서도 있다. 제주는 폭염에다 비도 많이 내리지 않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7월 제주의 강수량은 평년의 57.5% 수준에 그쳤다. 암반지역이나 모래가 많은 사질토양 등은 폭염으로 토양 수분장력이 높아 콩이나 참깨 등 일부 농작물에서 잎이 시들고 마르는 위조현상이 발생한다. 제주도는 급수지원 등에 나서기로 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가마솥 더위에 가축 폐사 농작물 피해까지 농민들 을상

    가마솥 더위에 가축 폐사 농작물 피해까지 농민들 을상

    연일 계속되는 가마솥더위에 농민들이 울상이다. 애지중지 키우던 가축들이 폐사하고 농작물까지 타들어가서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한 올여름 가축 폐사 피해가 300만 마리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가 지난달 1일 폭염 피해를 조사한 이후 지난 9일까지 한 달여간 폐사한 가축 수는 289만 1545마리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7만 마리가 폐사한 셈이다. 폭염이 오는 15일까지 계속된다는 기상청 예보를 감안하면 330여만 마리가 폐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같은 피해는 정부가 폭염 피해를 집계한 2012년 이후 가장 크다. 폐사한 가축의 97%는 닭이 차지한다. 몸에 깃털이 있는 데다 더위에 약해서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가장 심각하다. 전북지역 가축 폐사 피해는 459건, 110만 9267마리로 전국의 38.2%에 이른다. 가축별로는 닭이 106만 3919마리로 가장 많고 오리 2만 3416마리, 돼지 1932마리, 기타(메추리) 2만 마리 등이다. 전남(50만 44마리), 충남(49만 1392마리), 경기(27만 3401마리), 경북(24만 8207마리) 등도 피해가 크다. 충북은 2012년의 두 배가 넘는 14만 4949마리가 폐사했다. 폐사 피해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농가 대부분이 가축재해보험에 가입해 시가의 80~90%를 보상받을 수 있다. 지자체들은 폐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축사 단열, 지붕에 물뿌리기, 그늘막과 환풍기 설치 등을 당부한다. 하지만 농민들은 공무원들이 실상도 모른 채 ‘탁상공론’ 식으로 농가 지도를 한다고 꼬집는다. 충북양계협회 박재철 회장은 “축사 지붕에 물을 뿌리려고 해도 물이 없어 못 한다”며 “1만ℓ 물탱크를 채워도 10분만 뿌리면 바닥이 난다”고 말했다. 환풍기도 오랜 시간 돌리다가 과열돼 농장에 불이 나 가축들이 타 죽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박 회장은 “농민들이 하늘을 무슨 수로 이기겠느냐”며 “여유 있는 밀도 사육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폭염은 산란율까지 떨어뜨린다. 시설이 현대화해 폐사를 막는 양계농장도 산란율 저하를 피하지 못한다. 시원한 물은 물론 비타민C 등 사료에 각종 영양제를 수시로 투입하지만 찜통더위에 산란율은 5~8% 줄었다. 인기가 좋은 왕란은 줄고 작은 알과 상품 가치가 없는 탈색란이 늘면서 농장의 수익률이 10% 이상 떨어졌다. 강원 춘천에서 양계농장을 하는 박노충씨는 “폭염에 닭이 영양 부족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산란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진다”며 “땀구멍이 없어 부리를 통해 체온을 조절하는 닭은 더위에 약해 내부 온도를 단 1도라도 낮추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농작물 피해도 속출한다. 대표적 사과 산지인 충북 충주와 경북 안동을 비롯해 곳곳의 과수원에서는 일소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사과, 포도 등 과실 표면이나 농작물 잎 등이 강한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서 화상을 입는 것이다. 안동시 임동면 마령리에서 3만 3000㎡ 규모의 문준식(36)씨 사과 과수원은 지난달 말부터 나무에 따라 4∼8% 일소 피해가 발생했다. 일조 피해를 본 열매를 제거하지 않으면 덴 부분이 썩고 병충해가 생기며, 다른 열매와 과수로까지 번져 주의가 요구된다. 충북농업기술원 신현만 과수팀장은 “폭염은 열매 크기를 작게 하고 조직을 약하게도 한다”며 “끈으로 나뭇가지를 고정해 그늘을 만들어 주고 야간에 1시간 정도 미세 살수를 하면 폭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계속되는 열대야도 과일의 당도를 떨어뜨린다. 밤에 과일의 호흡량이 늘기 때문이다. 낮에도 35도 이상 고온이 지속되면 당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보고서도 있다. 제주는 폭염에다 비도 많이 내리지 않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7월 제주의 강수량은 평년의 57.5% 수준에 그쳤다. 암반지역이나 모래가 많은 사질토양 등은 폭염으로 토양 수분장력이 높아 콩이나 참깨 등 일부 농작물에서 잎이 시들고 마르는 위조현상이 발생한다. 제주도는 급수지원 등에 나서기로 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사진-이승훈 충북 청주시장이 지난 9일 농가를 방문해 폭염피해 예방을 당부하고 있다. 청주시 제공
  • [新전원일기] 암이 선물한 특용작물 세계 실패 속에서 삶을 재배한다

    [新전원일기] 암이 선물한 특용작물 세계 실패 속에서 삶을 재배한다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은 없다? 고대 그리스의 의사이자 의학의 아버지로 알려진 히포크라테스(기원전 460~377년)는 인간의 몸을 하나의 천체로 보았다고 한다. 인간의 몸이 우주라는 말이다. 또한 우주는 스스로 자정하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나 역시 우주의 섭리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별들의 생성과 소멸을 해석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말이 섭리이지 않을까. 그리고 막연한 믿음이지만 우주가 상처를 입으면 스스로 회복할 것이라 믿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몸도 상처를 입으면 스스로 회복하려 하지 않을까. 그 회복을 도와주는 게 음식이라는 게 히포크라테스의 생각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 그게 진실이 아니라 해도 음식을 잘 골라 먹는 일만으로도 질병을 막고 치유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지 않을까. 동양의 사고도 비슷하다. 의식동원(醫食同源). 중국 고대 사람들도 음식을 먹는 것과 병을 치료하는 것은 그 근원이 같다고 생각했다. 약식동원(藥食同源). 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하나라는 말이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한마디로 잘 먹으면 병은 멀리 있다는 말일 것이다. #다믈이라니… ‘다믈’은 ‘옛 땅을 다시 돌이킴’이라는 의미가 담긴 우리나라 고유어다. 쉽게 쓰는 이름이 아닌데 이 이름을 자식 이름으로 가져다 쓴 사람이 있다. 최창학(57)·이윤경(51·여) 다믈농장 대표가 바로 그들이다. 이 부부의 아들 이름이 ‘다믈’인데 그 이름을 가져와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의 이름으로 삼았다. 최 대표는 경기도 평택에서 한때 유명한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었다. 경기도 수능 모의고사 문제 등을 출제했고 언어 영역의 논술 자료를 만들기도 했다. 어느 날 학교 선생님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청주사대를 졸업한 아내 이씨를 만나 한눈에 반해 결혼까지 하게 됐다고 한다. “상견례 다 하고 결혼 자금이라고 통장을 줬는데, 통장 안에 든 돈으로는 무허가 건물 같은 살림집밖에 구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 집에선 무척 반대를 했었어요.” 이씨의 설명이다. 아무렴 딸 가진 부모가 고생길로 들어가는 줄 뻔히 아는데 그 길로 가라고 등 떠밀 사람 없지 않겠는가. 부부는 결혼한 후 아끼고 아껴 2년 만에 집 장만을 한 지독한 자린고비들이었다. 10년이 지나도 집 장만 같은 건 꿈도 꾸기 힘든 요즘에 2년 만이라니 실로 존경할 만한 일이었다. “집 생기고 나서 앞으론 잘 살아갈 거라고 생각했죠. 딸과 아들 낳고 넷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죠. 그런데 2005년, 그러니까 딸애가 열여섯 살이 되고 아들이 열두 살이 되던 해에 유방암 3기라는 판정을 받은 거예요. 이제야 좀 살만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암이 의지가 되어 이씨는 유전력과 가족력도 없었다고 말했다. 너무 열심히 살아온 탓이었을까. 더군다나 검진을 받으러 다니며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었다. “여섯 차례인가 병원을 다녔죠. 병원에서 하나같이 지방이 뭉쳐 있는 거라 괜찮다는 거예요. 그래도 계속 덩어리가 만져지고 느낌이 이상해서 마지막으로 대학병원에 한 번 더 가서 검사를 받아 보자 해서 갔는데 암이었던 거죠.” 그녀는 선고를 받은 후 모든 걸 내려놓았다고 했다. 자신의 짐도 하나둘 정리하기 시작했고 남편과 아이들을 불러 유언도 남겼다고 한다. 요즘은 의술이 더 좋아져서 치료 후 생존율이 높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암은 여전히 죽음과 삶의 경계를 긋는 슬픈 병이다. “아이들에 대한 염려, 남편에 대한 걱정. 도저히 이대로는 갈 수 없었어요. 죄라면 너무 열심히 산 거밖에 없었거든요. 너무 억울하잖아요.” 그래서 담당 의사를 붙들고 살려 달라고 하염없이 울었다고 했다. “그때 남편이 선생님을 그만두게 되었어요. 돈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 보니 남편이 제 병간호를 해야 했거든요.” 부부가 특용작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항암치료가 끝난 후부터였다. 항암치료가 끝난 후 꾸준히 먹어야 하는 약을 처방받았는데, 당시 그 약의 부작용이 자궁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그 약을 어떻게 먹겠는가. 최씨는 아내의 병구완을 위해 암에 좋다는 특용작물이나 몸에 좋은 음식이 있다면 그 작물의 재배지나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9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 그 덕에 아이들에게 소홀했고 생활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과외도 하고 학원도 하고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몸을 이롭게 하는 식품들 찾아다니며 성분은 무엇인지, 어떻게 재배를 하는지, 어떻게 복용하면 좋은지 등 노하우도 생겼다.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씨가 완치 판정을 받은 2013년에 본격적으로 귀농을 결심하고 현재의 자리에 농장을 올렸다. “외국에서 들여오는 작물들이 있어요. 그냥 종자만 가져와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그래 가지고는 재배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농업기술지원센터의 전문가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죠. 그분들에게 배우고 와서 하나둘 종자를 심거나 묘목을 심었죠.” 부부가 몸에 좋은 특용작물을 찾아다닌 9년 가까운 시간이 곧 귀농을 위한 준비였던 셈이다. “처음엔 심어 놓고 실패도 많이 했어요. 그리고 그땐 그냥 우리 식구들 먹는 정도였고요. 집 옥상에서 쉬쉬하며 양봉도 해보고 각 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원에서 하는 귀농 수업도 열심히 들었습니다. 20년간 교사 생활만 해 온 우리가 귀농하고 싶다고 해서 당장 뭔가 이루어질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죠.” 부부 두 사람만의 노동력으로 꾸려 나가기에는 좀 벅찬 규모의 농장이지만 그렇다고 사람 손이 크게 필요하지 않는 시기가 많은데 직원을 쓸 수도 없었다. 그건 우리나라 농장들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지금은 대부분의 농장들이 그렇듯 필요한 작물을 재배할 때 일당제로 사람들을 불러다 쓰곤 한다. 지금은 1만 4850㎡(약 4500평) 규모의 크기에 매출액이 8000만원 정도 된다. 이 돈은 다시 인건비나 종자 비용, 시설비 등 재투자로 들어가는데, 남은 돈은 네 가족 살아가는 데 별 불편함 없는 정도의 벌이라고 한다. 농장 수입의 3분의2가 꿀벌에서 나온다. 꿀벌부터 시작해서 스테비아, 마카, 작두콩 등 수십종의 특용작물과 블루베리, 구스베리 등 베리류 과일이 사시사철 농장을 풍성하게 만든다. #농작물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특용작물은 유행을 타요. 지금은 스테비아에 열광하지만 언제 열기가 식을지 모르죠. 그래서 특용작물 하나에만 올인하면 유행 탈 땐 괜찮지만 어느 순간에 폭삭 주저앉을 수도 있죠. 그래서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사람들은 여러 수입원을 두어야 해요. 그래서 우린 벌꿀을 주 수입원으로 하고 있어요.” 여러 수입원을 두는 대신 1년 내내 바쁘다.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수입원의 다변화를 위한 노력의 하나다. 부부는 체험이 현장에서 끝나지 않도록 모종 심는 방법을 알려 주고 이를 집으로 가져가 가꾸도록 권유한다. 가족 단위의 방문객은 물론 기업에서도 봉사 활동이나 예비 은퇴자를 위한 체험으로 이곳을 찾는다. 입소문을 타면서 방과후 수업을 개발하는 업체의 제안으로 초등학교에 스테비아 모종을 납품하고 함께 교재도 개발했다. 최씨는 앞으로 체계적인 농장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현재 경기농업대학 농업강사과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인근 중학교와 연계해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으로 농장 체험을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가족 단위로 이곳을 찾는 분들을 위해서 ‘농장 카페’를 만들어 볼 생각도 하고 있고요. 아이들부터 은퇴자들까지 농장에서 해 볼 수 있는 게 많아요. 우리 부부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걱정이죠.” 그러나 특용작물은 쌀이나 보리같이 일반 작물에 비해 수요가 극히 적기 때문에 이를 유통하는 판로가 딱히 없는 것이 현실. 부부는 농작물을 평택의 로컬푸드 매장이나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100% 직거래로만 판매하고 있다. 간혹 암 환자 분들이 찾아와 이씨를 만나 위로를 얻어가는 농장이기도 하다. 그처럼 건강을 위해 특용작물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직접 농장을 찾아와 농장의 생산품들을 구입해 가는 덕에 농장이 유명해졌다. 부부는 농장에 가공시설을 갖춰 놓고 특용작물을 말리거나 가루나 즙으로 만들어 포장하는 작업까지 하고 있다. 요즘 부부가 주력하는 상품은 스테비아다. 당도는 설탕의 200~300배에 달하지만 칼로리가 거의 없고 혈당 수치까지 낮춰 준다. 아닌 게 아니라 맛을 보니 너무 달아서 쓸 정도였다. 부부는 전 세계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황에서 스테비아가 슈퍼푸드로 각광받으리라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고 스테비아에 올인하는 건 아니다. “농사를 오래 지은 건 아니지만 농사에는 대박이 없는 거 같아요. 땀 흘린 만큼만 되돌려 받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1년 동안 태풍, 질병, 경기 등 변수가 너무 많아서 수익을 예측할 수 없어요. 특용작물로 귀농하시려는 분들은 기존의 농업인들이 해보지 않은 분야에 도전한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경험이 적은 만큼 여러 가지 작물을 재배해 보면서 조심스럽게 투자해야 해요. 고정 수익을 두고 다른 한편으론 수확기가 다른 여러 작물을 재배하면 1년 내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직장인들이 하루 8시간씩 일하듯 농사꾼들도 1년 내내 열심히 일하면 농사가 돈 안 된다는 말은 나올 수 없을 겁니다.” 부부가 이곳에 처음 정착했을 땐 주변 농가에서 “저 부부는 만날 공부만 한다”, “이상한 것만 가져다 키운다”며 의심 어린 눈길을 보냈다고 한다. “평생 한 가지 작물만 재배해 본 이웃 농민들이 하나둘 특용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같은 작물을 키우다 보면 정보도 교류할 수 있고 판로도 더 넓어질 거예요. 마을 전체가 특용작물의 ‘특화 농촌’이 되는 거죠. 농사 지어 우리만 부자 될 생각은 없어요. 우리 이웃들, 다믈농장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모두 행복하고 건강할 수 있도록 농사를 짓는 거죠.” 다믈은 절망에 빠져 있던 이씨를 다시 삶의 최전선으로 나올 수 있게 만든 것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이름이었다. 글쓴이 소설가 전민식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으로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불의 기억’, ‘13월’, ‘9일의 묘’ 등.
  • 폭염에 실내로 들어가는 시민들…백화점·영화관 매출 ↑

    폭염에 실내로 들어가는 시민들…백화점·영화관 매출 ↑

    계속되는 폭염을 피해 백화점, 마트, 카페, 호텔 등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관련 업체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9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7일까지 롯데백화점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기존점 기준)보다 4.1% 증가했다. 특히, 가전제품 매출이 24.5%로 가장 많이 늘었다. 더위에 식당을 찾아다니기 힘든 사람들이 몰리면서 식당가 매출도 14.1% 급증했다. 이재진 롯데백화점 생활가전부문 바이어는 “에어컨 등 냉방 가전제품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늘면서 전체 가전제품 매출 신장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할인마트인 이마트의 지난달 매출도 작년 7월보다 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이마트에서 많이 판매된 품목을 살펴보면, 여름 대표 과일인 수입 체리와 천도복숭아 매출이 각각 63.5%, 68.6% 늘었으며 에어컨(53.0%) 매출도 크게 상승했다. 이 밖에도 참외(27.4%), 키위(23.8%), 커피음료(18.5%), 냉동 디저트(17.7%) 등 시원한 식품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도심 호텔로 바캉스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면서 수영장이 있는 호텔 패키지 판매도 늘었다.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7일까지 롯데호텔서울의 여름 패키지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증가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폭염에 호텔을 피서지로 선택한 사람들이 많다”며 “수영장이 있고 백화점과 극장 등이 연결돼 있어 고객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6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더 플라자의 여름 패키지 판매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서지로 커피전문점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최근 2주 동안 스타벅스의 아이스커피 판매량은 20%, 수제 탄산음료인 피지오는 14% 각각 직전 주보다 증가했다. 할리스커피도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7일까지 기존점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9.1% 상승했다고 전했다. 한편,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심야 영업을 하는 곳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롯데시네마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9시 이후 영화 입장객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할리스커피는 24시간 운영 매장의 경우 지난달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늘어났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원한 실내를 찾는 사람들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서울 핫 플레이스] 청춘남녀, 미식호강… 마포의 시장은 늘 ‘불금’ [동영상]

    [단독] [서울 핫 플레이스] 청춘남녀, 미식호강… 마포의 시장은 늘 ‘불금’ [동영상]

    서울 마포는 애초 ‘시장통’이었다. 조선시대 수도 한양의 최대 포구였던 마포나루에는 팔도에서 귀한 소금과 쌀 등이 배에 실려 들어왔고 나루터 뒤편으로는 장이 서 호남 인근의 물산들을 실어나른 강경 상인들이 물건을 내다 팔았다. 소금, 새우젓 등을 팔며 큰돈을 만졌던 상인들의 집터 또한 마포에 몰려 있었다. 수백 년 전 상인의 도시였던 마포에는 지금도 매일 장이 선다. 마포의 ‘핫플레이스’로 최근 주목받는 전통시장 얘기다. 이 지역 11개 전통 시장들은 특유의 소박함과 인정(人情)을 지키면서도 청춘남녀까지 매혹할 만한 맛과 편리함을 갖춰 나가고 있다. 대학가와 음식점, 클럽, 옷가게 등이 몰린 홍대·합정 지역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한때 쇠락의 길을 걷다가 환골탈태해 부활한 마포의 주요 전통시장 4곳(망원시장·월드컵시장·공덕시장·아현시장)의 각기 다른 매력을 살펴보자. ■ 10~20대 미각의 천국… 망원·월드컵시장 망원시장은 마포구 내 전통시장 중 최근 가장 주목받는 곳이다. 이 시장 상인회의 김성수 매니저는 “하루 평균 7000여명이 망원시장을 찾는다”면서 “날씨 좋은 주말에는 걷기 어려울 정도”라고 자랑했다. 시장이 조성된 지 30년쯤 됐지만,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지갑을 열기 시작한 건 불과 3년밖에 되지 않았다. 지역 사정에 밝은 오성화 프린지페스티벌 대표는 “망원동은 값싼 다세대 주택이 흔해 청년 예술가들이 모여 살던 공간이었다”면서 “2013년쯤부터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특색 있는 가게 등이 알려지고 망원시장이 자체적 변화를 시도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망원시장은 10~20대 젊은층의 미각을 만족시키는 먹거리로 유명하다. 닭강정과 크로켓, 어묵, 족발, 김밥 등이 별미다. 시장 끄트머리에 있는 ‘원당 수제 고로케’가 대표 맛집 중 한 곳이다. 단팥과 단호박, 채소, 크림치즈 등 모두 8가지 속 재료를 넣는데 1000~1500원의 가격에도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 이 가게의 황인호 대표는 “주말에는 크로켓을 하루 2000~3000개 정도 판다”면서 “수시로 50% 할인 행사 등을 벌여 고객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큐스 닭강정’도 명물이다. 매콤한 맛과 달콤한 맛, 과일, 화이트크림 등 7가지 특제 소스를 듬뿍 바른다. 가격은 컵 크기에 따라 3000~4000원 정도. 또, 3000원대 손칼국수와 자장면을 파는 ‘홍두깨칼국수’ 등 중장년 고객을 붙잡는 음식점도 있다. 김 매니저는 “2013년 3월에는 시장 인근에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생기면서 시장의 존폐를 걱정하기도 했다”면서 “그때부터 상인들이 똘똘 뭉쳐 살길을 찾은 덕에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상인이 손님과 함께 시장을 돌며 장을 봐주고 산 물건을 집까지 배달해주는 ‘장보기 서비스’ 등 참신한 발상은 상인과 마포구가 절박하게 고민한 결과물이다. 인파에 치이는 게 싫다면 한 블록 옆 월드컵시장으로 발길을 옮겨봐도 괜찮다. 월드컵시장 상인회 직원 이정미씨는 “망원시장이 소매 중심이라면 우리 시장은 도매 중심”이라면서 “홍대, 합정동 유명 맛집에 재료를 공급하는 가게들이 모여 있다”고 설명했다. 월드컵시장 도매업자들은 망원동을 찾는 소매 고객이 늘자 이들을 겨냥한 먹거리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참살이축산의 ‘떡갈비’가 대표 메뉴 중 하나다. 돼지고기 앞다리 살과 뒷다리 살, 파와 양파, 갈비 양념 등을 섞어 만드는 떡갈비는 가격(2000원)에 비해 무척 두툼하다. 월드축산물판매장도 수제돈가스(1650원)로 유명하다. 김씨는 “월드컵시장에서 음식을 사 걸어서 10분 거리인 월드컵공원이나 망원한강공원 등에서 데이트를 즐겨도 좋다”면서 “상인회에서 운영하는 카페에서도 커피 1잔만 시키면 전통시장 음식을 함께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 SNS 타고 새롭게 각광받는 전통의 강호… 공덕·아현시장 공덕시장 하면 당장 족발과 전이 떠오른다. 박종석 공덕시장 상인회 대표는 “1990년대 공덕로터리 인근으로 대형 사무용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회식자리로 안성맞춤인 족발·전 가게가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중년층이 좋아할 음식 같지만, 요즘은 오히려 청년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사진을 보고 공덕시장 가게를 많이 찾는다. 시장 안 족발 골목과 전 골목의 어떤 음식점을 들어가도 평균 이상의 맛이 보장되지만 푸짐한 양을 앞세운 마포소문난족발과 예능 출연으로 잘 알려진 청학동부침개 등이 유명하다. 전통의 공덕시장 음식을 맛보려면 서둘러야 한다. 이 시장 터에서는 2020년까지 주상복합시설 준공을 목표로 정비사업을 하고 있는데 당장 내년 5월이면 시장 상인들이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재개발된 아파트 숲에 자리한 아현시장은 접근성을 장점 삼아 인근 고객을 끌고 있다. 다른 시장처럼 조리된 먹거리보다 채소와 생선, 밑반찬, 떡 등을 주로 판다. 유커(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도 자주 찾는 반찬가게인 명진푸드가 대표적인 시장 명물이다. 유명순 상인회장은 “젊은 사람들은 편리함 때문에 마트를 선호하지만 채소 등의 신선도 등은 우리 시장이 더 낫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전통시장 특별구 마포의 노력 ‘불편한 곳’, ‘낡고 위생적이지 못한 곳’. 전통시장 하면 떠오르는 부정적 고정관념들이다. 서울 마포 망원시장 등 일부 시장이 이색 맛집과 참신한 경영 전략 덕에 활력을 되찾았지만 대부분 전통시장은 열악한 시설 탓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마포구가 나섰다. 구는 지역 전통시장 11곳을 모두 개성 넘치는 장소로 꾸미려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전통시장별 특화상품 개발 지원이다. 구는 시장 상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시장 특성에 맞는 사업 아이템들을 찾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작이 망원시장의 ‘식품 키트’다. 볶음밥과 칼국수, 덮밥 등 75가지 음식 1~2인분 정도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재료를 손질해 담은 상품인데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구 관계자는 “망원시장 주변인 망원동과 서교동, 합정동에 1인 가구와 신혼부부가 많이 산다”면서 “이들이 소포장 제품을 선호한다는 점에 주목해 특화상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설·추석 등 시장이 북새통을 이루는 명절에는 떡메치기와 제기차기, 경품행사 등을 시장에서 진행해 밝은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전통시장의 낡고 불편한 시설을 고쳐주는 것도 구의 몫이다. 구는 지역 내 골목형 전통시장 3곳(망원·월드컵·아현시장)의 지붕 설치를 도와 궂은 날씨에도 시민들이 장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미세안개를 뿌리는 양무장치를 망원시장 등에 설치해 여름철 시장 안 열기를 식히고 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경기불황 탓에 전통시장 영업환경이 안 좋아지고 있는데 이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한여름 빙수 프랜차이즈 창업, 과연 유망창업 아이템일까?

    한여름 빙수 프랜차이즈 창업, 과연 유망창업 아이템일까?

    연이은 무더위와 높은 습도로 불쾌지수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기상청에서 예보한 시원한 장맛비는커녕 폭염만 계속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더위를 잊고자 시원한 디저트를 찾는다. 여름철 시원한 디저트라고 하면, 대게 빙수를 떠올린다. 그만큼 빙수는 소비자들의 여름철 수요가 많은 사업아이템이다. 대부분의 예비창업자들은 여름철 대목을 잡기 위해 빙수 프랜차이즈 창업을 하고자 한다. 그러나 한여름 빙수 프랜차이즈 창업을 유망 창업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을까? 창업 전문가들은 이 질문에 “한 계절에 잘 되는 유망 사업아이템 이라고 유망 창업이라 하기는 어렵다.”라고 말을 모았다.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국내 빙수 프랜차이즈는 조금씩 변화를 가져왔다. 팥빙수, 과일빙수, 요거트 빙수, 눈꽃 빙수, 콩가루 빙수, 대패 빙수 등 가짓수도 다양하다. 이처럼 다양한 아이템을 가지고 프랜차이즈 창업 선발주자로 나섰다면, 소비자의 이목을 한 몸에 받는 것은 물론 성공창업은 따 놓은 당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빙수 프랜차이즈 창업은 포화상태다. 눈꽃빙수를 선보인 S빙수 프랜차이즈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하나둘씩 아이템을 베끼기 시작하면서 어딜 가도 똑같은 빙수를 파는 곳이 넘쳐나게 된 것이다. 국외에서도 국내 빙수 프랜차이즈를 베낀 브랜드가 속속히 나타나고 있어 또 하나의 골칫거리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게다가 포화상태로 경쟁력이 떨어졌음에도 빙수 프랜차이즈는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과 위생 문제로 소비자들에게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에 따라 편의점 업계에서 기존의 프랜차이즈 빙수보다 저렴하고 맛 좋은 빙수를 선보이면서 빙수의 경쟁력은 현저히 낮아졌다. 유망창업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건 경쟁력이다. 업종변경이 잦은 현재, 경쟁력 낮은 사업아이템을 유망창업아이템이라 하기에는 큰 무리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빙수라는 아이템이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며 특색을 띄우고는 있지만, 포화상태로 낮아진 경쟁력은 무시할 수가 없다. 계절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어 업종 변경을 고려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창업 전문가들은 유망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계절적 영향을 받지 않고, 독자적인 방법으로 유사 브랜드가 없고 특색 있는 경쟁력을 갖춘 아이템을 선택하라고 한다. 아이템이 넘쳐나는 창업업계에서도 흔치 않은 사업아이템이다. 한국 프랜차이즈 대표 컨설팅 협회측에서는 “사계절 내내 따라할 수 없는 독자적인 경쟁력이 있어야 성공창업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이미 흔한 아이템이 되어버린 빙수, 커피, 아이스크림 등이 아닌 신선하고 다양한 디저트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어야 한다. 대표적은 디저트 유망 프랜차이즈로는 디저트카페 dessert39이 있다.”라고 말했다. dessert39는 자체 제과센터와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어 독자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유망창업이다. 자체적으로 세계 각지의 유명 디저트를 만들어 희소성을 높이고 대형 냉동창고와 물류센터를 통해 가맹점과의 소통을 원활히 한다. 주 아이템인 디저트가 계절적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브랜드 가치가 높게 평가되어지고 있다. 아이템의 한 면만 보고 창업하는 것은 큰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반드시 장점과 단점, 경쟁력을 따져보아야 한다. 경쟁력 없이 성공창업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新전원일기] 대기업 이사, 年매출 1억대 멜론박사 되다

    [新전원일기] 대기업 이사, 年매출 1억대 멜론박사 되다

    “센비키야의 멜론이 먹고 싶소.” 천재 시인 이상(李箱·1910~1937)이 병상에 누워 마지막으로 세상에 남긴 말이라고 한다. 1930년대에 멜론이라니…. 선구적 모더니스트인 이상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센비키야는 1834년 설립된 일본의 고급 과일 전문점으로, 일반 과일 가게보다 3~10배까지 가격이 비싼 대신 최고의 맛과 모양을 자랑하는 과일만을 판매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충남 청양군 청남면 중산리에 위치한 ‘예란 농원’에서 멜론 농사를 짓고 있는 전영태(60)·구미경(54)씨 부부를 만나러 가는 길, 시인 이상의 마지막 말이 떠올랐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이었다. 농원 앞 둑길까지 마중 나온 전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정신이 아찔해졌다. 당대 최고의 천재 시인을 매료시켰던 이국(異國)의 향이 달콤하게 풍겨 오는 동시에 뜨거운 열기가 사우나에 들어섰을 때처럼 훅 하고 얼굴을 덮으면서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바깥의 온도는 32도에 육박했고, 온실 내부의 온도는 그보다 10도 더 높았다. 멜론 농원을 제대로 둘러보기도 전에 등줄기와 겨드랑이에서 땀이 배어나왔다. 열대 과일을 조우하고 있다는 것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여름에는 온실 내부의 온도가 50도 이상까지 올라갑니다. 체력 소모가 크죠. 그래도 햇빛을 받아 멜론 알이 굵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작지만 단단한 몸집, 새까맣게 탄 피부가 인상적인 전 대표는 말수가 적은 편이었지만 튼실하게 여문 멜론 앞에서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예란 농원에서 주로 생산하는 품종은 ‘머스크멜론’으로, 과일에서 사향(麝香)이 난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껍질 표면이 그물로 둘러진 모양이라 해서 시중에서 ‘네트멜론’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2011년 이곳 청남면으로 귀농한 전 대표는 ‘고급스러운 이국의 과일’이라는 멜론의 이미지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한다. “멜론은 일상적으로 먹는 과일이라기보다는 특별한 날에 먹거나 선물하기 좋은 과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요. 대중적이지 않은 고급 과일로 여겨질 수 있지만, 대신에 농사를 잘 지으면 그만큼 비싸게 팔 수 있는 고소득 작물이기도 합니다. 품종이 같은 머스크멜론이라 하더라도 크기, 모양, 맛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에요. 동네 과일 가게에서 1개에 5000원에 팔기도 하고, 백화점에서는 1개 10만원이 넘는 경우도 있죠.” # 깐깐… 고객 냉장고서 떨어질 당도까지 관리 상품성이 높은 멜론은 대체 어떤 멜론일까. 전 대표는 우선 식감을 자극할 정도로 예뻐야 하고 동그란 모양도 중요하다고 답한다. 멜론은 선물용으로 많이 찾는 과일이라 모양에 특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단다. 머스크멜론은 초록색 껍질 표면에 나타난 네트의 모양도 중요하다. 밝은 회색의 네트가 올록볼록 선명하고 두껍게 올라온 멜론을 상품(上品)으로 쳐준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과일의 맛이다. 전국에서 가장 단 멜론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하는 전 대표에게 근거가 있는 자랑이냐고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물었다. 달콤함이란 손으로 만져지거나 눈으로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미감이 아니던가. “보통 14브릭스(Brix·당의 농도를 측정하는 단위) 정도의 멜론이면 시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데, 저는 과일 안쪽 기준으로 16브릭스가 되어야 출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껍질과 가까운 바깥쪽 과육도 12브릭스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기준도 세워 놓았고요.” 깐깐한 품질 관리를 위해 출하가 가까워지면 매일매일 당도를 측정한다. 열매마다 철저하게 당도 표시를 하면서 관리하기 때문에 남다른 맛의 멜론을 출하할 수 있단다. 너무 달아서 거부감을 느끼는 고객은 없느냐는 질문에 “우리 멜론을 한 번 맛본 손님들은 다른 집 멜론은 싱거워서 못 먹겠다고 한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멜론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시원하게 먹는 경우가 많잖아요. 온도가 내려가면 그만큼 단맛이 줄어들거든요. 냉장고 안에서 단맛이 감소되는 것까지 감안해서 당도를 관리하는 겁니다. 그리고 멜론은 아무리 달아도 기분 나쁜 단맛이 아니라 기분 좋은 달콤함을 선사해 주잖아요.” 멜론에 대해 ‘후숙 과일 채소이기 때문에 덜 익은 것을 수확해 익혀 먹는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전 대표에 따르면 완전히 익은 상태에서 수확한 과일을 구입 후 2~3일 정도 상온에 두었다가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출하되는 시점에 16브릭스에 달하는 예란 농원의 멜론이니, 후숙시킨 다음에는 당도가 더 올라간 상태로 고객의 식탁에 오를 것이다. 열대과일은 냉장고에 오래 두면 신맛이 나기 때문에 먹기 직전에 1~2시간 정도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이 가장 맛있게 멜론을 먹는 방법이라고 귀띔까지 해준다. 아직 출하 시기가 아니라 당도가 떨어질 거라며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전 대표가 따 온 멜론 하나를 아내 구씨가 예쁘게 깎아 내놓았다. 맛이 별로 없을 거라는 그의 말과 달리, 특유의 향이 코끝을 휘감으면서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특히 입안에서 살살 녹는 과육의 부드러움이 일품이었다. “충분히 맛있다”는 나의 칭찬에 머리를 갸웃거리며 전 대표는 당도계를 꺼내 과일의 당도를 측정해 보여주었다. 측정 결과는 14브릭스. 시중에서는 괜찮은 상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이겠지만, 본인 기준에는 못 미친다며 맛있는 멜론을 맛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전 대표의 성격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단맛과 함께 부드럽게 입안에서 녹아드는 멜론의 육질도 범상치 않았는데, 출하 직전까지 멜론에 물을 주는 것이 그만의 과육 관리 비법이란다. “다른 멜론 농가에서는 출하 보름 전부터 멜론밭에 물 공급을 끊어요. 가물어야 당도가 높아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멜론은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진 과일이잖아요. 저는 수분 공급이 충분해야만 과육이 부드럽고 영양분을 더 잘 보존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물을 끊지 않는 대신 과일이 터지지 않도록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하죠. 물 때문에 과일이 싱거워지지 않도록 당도 조절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하고요.” 당도가 높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농부의 손에서 풍부한 물을 머금고 자란 예란 농원의 멜론은 도매시장 대신 전국의 미식가들에게 직거래로 판매된다. 실제로 전 대표의 멜론은 일반 농가의 멜론보다 박스당 1만~2만원 더 비싸게 팔린다. 200평짜리 비닐하우스 7동 규모로 따로 직원을 두지 않고 부부 위주로 농사를 지으면서도 1억원 이상의 연매출, 5000만원 수준의 연소득을 자랑하게 된 것은 까다로운 농법을 고수하면서 고급화 전략을 추구한 덕이다. # 행복… 윗선 결재 안 받고 스스로 책임지는 삶 충북 영동에서 나고 자란 전 대표는 광운대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LG그룹에 입사해 이곳에서만 30여년을 일했다. 서울로 올라가 성공하고 싶었던 시골 소년의 꿈은 현실에서 이뤄졌다. LG오티스에서 이사까지 지냈고, 2010년 후배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직했다. 회사에서는 올라갈 수 있는 만큼 올라가 본 셈이었다. 문제는 대기업 임원 자리를 내려놓았을 때 그의 나이가 55세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백세 시대에, 겨우 인생의 절반에 도달한 시점인데 회사에서는 할 일이 없었다. 협력업체에서 스카우트 제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몇 년 더 일한다고 한들 그 이후의 삶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었다. 귀농을 결심한 계기도 여기에 있었다. 고향 땅과 가까운 곳에서 멜론 농사를 지으면서 인생 이모작을 꿈꿔보기로 했다. “퇴직 5년 전부터 귀농을 결심하고 꾸준히 정보들을 수집했어요. 주말이면 전국 곳곳에 땅을 보러 다니기도 하고 저한테 맞는 작물이 무엇일지 알아보는 과정도 거쳤습니다.” ‘타고난 이과 체질’이라 농사에서도 이런저런 실험을 해보는 것을 즐긴다는 전 대표는 윗선의 결재가 필요했던 회사 생활과는 달리, 직접 농원을 운영하면서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삶이 벌이는 적더라도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보느라 큰 수익이 나지 않았어요. 머스크멜론뿐 아니라 양구멜론, 백자멜론 등 다양한 멜론을 수확하느라 효율성도 떨어졌고요. 하지만 손해가 나더라도 제가 책임지면 될 문제이니 마음이 편해요.” 손해가 생기면 부인에게 혼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아내 구씨가 옆에서 싱긋이 웃으며 말한다. “귀농을 결심했을 때에도, 농사짓는 방식에 대해서도 저는 한 번도 불만을 표시해본 적이 없어요. 워낙에 남편이 성실하고 반듯하기 때문이죠. 같이 농사를 짓지만 남편이 저보다 몇 배는 더 고생하는 걸요.” 대기업 임원 사모님에서 농사꾼이 되어 햇볕에 그을리는 일상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사 사모님에서 대표이사 사모님으로 승진한 셈”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전씨 가족은 청양군에서도 성공적인 귀농귀촌 사례로 꼽힌다. 큰딸 예슬씨(29)는 지방공무원직에 합격해 올 봄부터 청양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딸이 수년간 공무원 시험에 낙방하다가 지원 지역을 바꾸면서 한 번에 합격한 것만 보아도 청양과 전 대표 가족 간의 기운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든단다. 두 딸의 아버지인 전 대표는 예전부터 동네에서 소문난 ‘딸 바보’였다고. 예란 농원이라는 농원 이름은 둘째 딸 예란씨(28)의 이름에서 따왔다. ‘예쁘고 맛있게 자란 멜론’이라는 뜻은 딸 이름을 따서 작명부터 하고 나중에 붙인 거라고 한다. 모든 일에 딸들이 우선이라는 딸 바보 아버지는 이제 딸을 돌보는 마음으로, 자식과 손주에게 가장 맛있는 과일을 먹이겠다는 마음으로 멜론을 키운다. # 신뢰… 겉으론 알 수 없는 멜론, 농부가 답 서양 속담에 ‘사람과 멜론을 알기는 매우 어렵다’(Man and melons are hard to know)는 말이 있다. 우리 속담으로 치면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와 같은 말인데, 그만큼 겉으로 봐서는 멜론의 맛이나 품질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두꺼운 껍질에 싸여 눈으로는 좀처럼 그 속을 가늠하기 어려운 멜론, 어쩌면 그래서 그 멜론을 키우는 사람이 더 중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멜론을 알기는 처음 본 사람을 아는 것처럼 어렵지만, 신뢰할 만한 멜론 농부 하나를 알고 지내는 것은 씁쓸한 인생의 달콤함을 배가시키는 방법일 수 있지 않을까. ■글쓴이 소설가 김유담 부산 출생.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핀 캐리’로 등단.
  • [궁합좋은 약과 음식] 고혈압약 먹는다면 매실·바나나 피해야

    고혈압인 50대 A씨는 얼마 전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항산화 성분과 각종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 위주로 식단을 바꿨다. 하지만 몸이 가벼워지기는커녕 피로감과 무력감을 쉽게 느끼고 책상 등에 부딪치는 일이 잦아졌다.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며 고혈압약을 복용할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약과 음식이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건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캅토프릴, 라미프릴 등 앤지오텐신 전환효소 저해제와 발사르탄, 칸데사르탄 등 앤지오텐신Ⅱ수용체 길항제, K+보존성 이뇨제 성분의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칼륨 함량이 많은 매실, 바나나, 오렌지, 녹황색 채소, 저나트륨 소금(칼륨 함유 식염 대용물) 등을 과도하게 섭취해선 안 된다. 고칼륨혈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고칼륨혈증이 발생하면 신경 전달에 장애가 생겨 피로감과 무력감을 느낀다. 심하면 근육이 마비돼 손발이 저리고 다리가 무거워지며 부정맥과 심박수가 증가하는 심계항진이 올 수 있다. 칼륨 보충제를 섭취하면서 이런 과일을 함께 복용해도 체내 칼륨 농도가 짙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반대로 과일, 채소와 궁합이 잘 맞는 심혈관계 의약품도 있다.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등 티아지드계 이뇨제와 스피로노락톤 등 고리 이뇨제는 체내의 무기질과 칼륨, 칼슘과 마그네슘을 체외로 배출시킨다. 그래서 이런 성분의 약을 복용할 때는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어 무기질을 보충하는 게 좋다. 다만 심혈관계 의약품을 복용하면서 알로에를 먹으면 체내 칼륨량이 지나치게 감소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밖에 티아지드계 이뇨제를 복용할 때는 MSG 등 조미료가 많이 든 음식은 되도록 먹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티아지드계 이뇨제가 MSG의 작용을 상승시켜 두통, 어지럼증, 입 주위 마비, 흉통이나 복통이 생길 수 있다. ■도움말 식품의약품안전처
  • 냉장고 속 토마토가 며칠 못가 물러진 건 ‘이것’ 때문

    냉장고 속 토마토가 며칠 못가 물러진 건 ‘이것’ 때문

    슈퍼푸드로 꼽히는 토마토는 영양가와 맛에 비해 보관기간이 비교적 짧다는 단점이 있다. 냉장보관 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표면이 무르기 마련인데. 최근 해외 연구진은 토마토를 무르게 하는 효소를 찾아내고 이를 변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노팅엄대학교와 런던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최근 연구를 통해 토마토의 겉과 속을 무르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유전자 안에 든 효소가 맛이나 영양소 등과 관계없이 토마토를 무르게 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는 것. 연구진은 토마토의 단단함을 이루는 세포벽이 숙성 과정에서 어떻게 물러지는지를 밝히는 과정에서 특정 유전자의 효소인 펙테이트리에이즈(pectate lyase)를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펙테이트리에이즈는 토마토가 숙성되는 과정에서, 과일에 든 다당류의 하나이자,토마토 세포 벽에 있는 펙틴(pectin)을 분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 효소가 든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변형할 경우 토마토가 기존보다 더욱 느린 속도로 물러졌으며, 이에 반해 토마토의 색상이나 산도, 당도, 향 등은 기존의 토마토의 변화 속도와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진은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더욱 영양가 있고 맛이 좋은 새로운 토마토 종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숙성 정도와 상관없이 과일의 연화(軟化)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찾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고 연구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쉽게, 혹은 금방 무르는 토마토의 단점을 개선한 새로운 종자를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더 나아가 무르는 성질이 강한 다른 과일을 재배할 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최고 학술지인 ‘네이쳐 바이오테크널러지’(Nature Biotechn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죽음의 바다 건너 평화의 물살 오륜기 품은 난민 소녀의 미소

    죽음의 바다 건너 평화의 물살 오륜기 품은 난민 소녀의 미소

    그리스 에게해에서 가라앉는 난민 보트를 구했던 ‘난민 소녀’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풀에 뛰어든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수영 선수로 조국을 빛내겠다고 꿈에 부풀었던 유스라 마르디니(18)는 지난해 8월 내전으로 찌든 시리아를 탈출, 20명이 탄 고무보트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에게해를 건너던 도중 배에 구멍이 뚫려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허기지고 목말랐던 마르디니는 어릴 적부터 함께 수영을 배운 언니와 나란히 물에 뛰어들어 보트를 3시간 30분여 끌어 난민 모두가 무사히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당도할 수 있게 했다. 2012년 터키 세계수영선수권 단거리 종목에 시리아 대표로 출전했던 마르디니는 25일 동안 난민들과 함께 1600㎞ 여정을 함께해 독일 베를린에 이르렀다. ●전세계 난민 중 출전 기준 통과한 10명 한 팀 난민촌에 살던 마르디니는 다른 난민 선수 9명과 함께 다음달 6일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회식에 개최국 브라질에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깃발을 들고 입장한다. 이른바 ‘난민올림픽팀’(Refugee Olympic Team·ROT)이다. IOC는 지난해에만 6500만명이나 난민이 발생하고 유럽이 난민 문제로 몸살을 앓자 세계인의 인식을 환기하고자 ROT를 구성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했다. IOC는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수단, 남수단,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의 난민과 망명 신청자 60만명이 머무르는 케냐 카쿠마와 다다압 난민 캠프에서 재능 있는 난민들을 불러모았다. 각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올림픽 출전을 희망하는 난민 선수를 추천받아 43명의 희망자가 모여 몇 개월 동안 훈련을 받았다. IOC는 200만 달러(약 22억원)를 들여 명망 높은 지도자들이 조련하게끔 했다. 난민이라고 모두 출전하는 것도 아니다. 올림픽 출전 기준기록을 통과한 선수는 10명뿐이었다. 이 선수들이 조국이 대표로 선발한 선수들과 리우 하늘 아래 함께 뛰게 됐다. 마르디니는 난민 캠프에 수용되자 곧바로 근처에 수영장이 있는지 알아봤다. 이집트 통역사가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수영장을 소개해 줬다. 코치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훈련하자고 했는데 지난 3월 IOC가 난민대표팀을 만든다는 소식에 “전 세계 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라고 느껴 지원했다. ●마르디니 “폭풍 뒤 오는 평온 알려주고 싶다” ‘얼짱 난민 소녀’로 알려진 마르디니가 올림픽 수영에 출전한다는 소식에 전 유럽은 물론 미국과 일본에서도 인터뷰 요청이 쇄도해 코치가 휴대전화를 던져버릴 지경이 됐다. 또래처럼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깔깔대는 마르디니는 여자 100m 자유형과 100m 접영에 나서는데 떨리거나 압박감 따위는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모두에게 영감을 주고 싶어요. 고통과 폭풍의 시기가 지나면 평온한 날들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기 때문이지요.” 리우올림픽에는 2014년 12월에 205번째 IOC 회원국이 된 코소보와 지난해 8월 가입한 남수단까지 206개국이 나선다. 그런데 난민대표팀 10명 중에는 남수단 출신이 5명으로 가장 많다. 모두 육상 선수다. 시리아와 콩고민주공화국이 2명씩이고 에티오피아 출신이 한 명이다. 남자가 6명, 여자는 4명이다. 종목별로는 육상 6명, 수영과 유도 2명씩이다. 케냐 카쿠마 난민캠프에서 머무르던 안젤리나 나다이 로할리스(21)는 육상 여자 1500m에 출전한다. 초등학생 때 달리기가 좋아 무작정 달렸던 로할리스는 부모 얼굴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어릴 때 난민 신세가 됐다. 그에겐 2010년 세상을 떠난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로 널리 알려진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의 배경이 됐던 남수단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다. 국내 육상 팬들도 잘 아는 케냐 은공 힐스 훈련장에서 세 차례나 케냐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했고 한때 세계기록도 수립했던 테글라 로루페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훈련했다. 로할리스는 “내 소명이 뭔지, 내가 왜 여기 와 훈련하고 있는지 잘 안다”며 “고통을 뚫고 나가게 날 밀어붙이는 것은 결국 가족이다. 인생을 성공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희망하기 때문에 적어도 그들에게 좀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올림픽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남수단 출신 비엘 “젊은이들이 조국 바꿔야” 남자 800m에 출전하는 이에크 푸르 비엘(21)은 “내 나라 남수단을 위해 올림픽에 출전한다. 나와 같은 젊은이들이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여자 800m에는 로즈 나티케 로코녠(23)이 나서는데 난민으로 지낸 시간이 14년째다. 제임스 은양 치엥지에크(28)는 남자 400m에, 파울로 아모툰 로코로(24)는 남자 1500m에 출전한다. 사실 남수단 난민이 2012년 런던올림픽 때 뛴 적이 있다. 구르 마딩 메이커가 중립국 선수 자격으로 오륜기를 내걸고 마라톤 47위를 차지했다. 그는 지난해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난 조국이 없는 남자였다. 내가 수단 대표로 뛰었더라면 난 자유를 위해 죽은 200만명의 명예를 더럽히고 동포들을 외면한 사람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2013년 조국으로 돌아간 그는 이번 대회에 남수단 국기를 달고 뛴다. 그와 함께 달릴 난민대표팀 선수로는 에티오피아에서 탈출해 룩셈부르크에서 택시 운전으로 생계를 꾸리며 꿈을 키워온 요나스 킨데(36)가 있다. 2시간17분대 기록을 갖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으로 2013년 브라질에 망명을 신청한 욜란데 부카사 마비카(28)는 이번 대회 유도 여자 70㎏급에 출전한다. 마비카는 “처음에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그게 가능한 일일까? 난 난민인데’라고 생각했다. 한참 설명을 들었는데도 믿기지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난민 대표들과 달리 마비카는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달을 따내길 원하기 때문에 이제 난 엄청난 훈련을 하고 있다. 이기리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콩고민주공 출신 마비카, 굶주리면서도 유도 마비카와 닮은 점이 참 많은 포폴레 미셍가(24)도 유도 남자 90㎏급으로 리우 매트에 나선다. 둘은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이어진 콩고전쟁에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부카사에서 어린 시절 난민 신세가 됐다. 마비카는 열살 때 부모와 헤어졌다. 학교를 다녀오니 가족이 보이지 않았다. 며칠을 굶고 지내다 생존자들을 수도 킨샤사에 실어 나르는 군용기에 태워졌다. 미셍가는 아홉 살 때 가족과 헤어졌다. 아버지는 일하고 있었고 여동생은 학교에 있었는데 엄마가 살해됐다. 숲으로 달아나 며칠을 숨어지내다 유엔아동보호기금(UNICEF) 활동가에 의해 구조됐다. 그렇게 둘은 킨샤사 난민캠프에서 유도를 통해 삶의 성공 가능성을 엿보았다. 콩고대표팀의 일원으로 아프리카선수권 대회에서 메달도 땄다. 대표팀에서는 이기지 못하면 코치들이 제대로 된 음식 없이 커피와 빵조각만 주고 작은 방에 가뒀다. 그러나 마비카는 “유도만이 좋아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참가차 브라질에 왔다. 그런데 코치가 여권을 들고 달아나버려 먹을 것조차 구할 수 없게 됐다. 미셍가는 “진짜 힘든 시간이었다. 집도 돈도 음식도 없었다. 굶주리면서도 대회에 나갔다”고 말했다. 마비카는 거리를 돌아다니며 아프리카 사람을 찾아 달라고 간청했다. 포르투갈어를 전혀 못해 프랑스어로 말을 건네니 쉽지 않았다. 그렇게 어렵사리 앙골라 출신 난민에게서 기독교 봉사단체를 소개받아 난민이 운영하는 미장원 청소를 해 주며 잠은 가게 맨바닥에서 잤다. 그렇게 먹고사는 데 급급하다 어느 날 다시 유도가 하고 싶어 도장을 찾았다가 난민팀을 꾸린다는 얘기를 들었다. 지금은 브라질 대표팀 감독을 지낸 코치와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미셍가는 “기회가 주어졌다. 승리하기 위해 싸울 것이다. 은메달이 될지 동메달이 될지 모르지만 메달을 따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아니스 “2020년 도쿄올림픽엔 난민팀 없어지길” 마르디니처럼 시리아 출신이며 수영 대표로 국제대회에도 출전했던 라미 아니스(25)는 “2011년 시리아를 떠났을 때 스무 살이었는데 군대에 끌려가고 싶지 않았다. 조국을 떠나겠다고 결심했을 때 2~3개월이면 내전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마르디니와 거의 비슷한 루트로 유럽에 왔다. 터키 이즈미르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에게해를 건너 그리스부터 걷거나 버스와 기차를 타고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독일을 거쳐 벨기에에 이르렀다. 아니스는 “밤에 국경을 넘어야 했기 때문에 밤잠을 설치며 과일과 주스만 마시며 버텼다”고 끔찍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100m 접영에 나서는 아니스는 IOC와의 인터뷰를 통해 난민 신분으로 올림픽을 뛰는 이유를 함축했다. “전 세계에 난민을 대표하고 좋은 인식을 심어 주고 싶다. 그리고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2020년 도쿄올림픽 때는 난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조국을 위해 뛰어야 한다. 시리아 선수는 시리아를, 이라크 선수는 이라크를 대표해야 한다. 전쟁이 끝나 조국으로 돌아가 조국을 위해 뛰는 날이 와야 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시장서 밥·술 먹어도 3만원 넘어” “국회의원 빠져 속 뻔히 보여”

    “시장서 밥·술 먹어도 3만원 넘어” “국회의원 빠져 속 뻔히 보여”

    “이렇게 작은 재래시장에서 밥과 술을 먹어도 한 사람에 3만원 이상 나올 수 있는데 진짜 처벌이야 하겠어요? 높은 사람들 깨끗하게 살라는 취지는 좋은데 별로 지켜질 것 같지는 않아요.” 29일 서울 광진구 자양시장에서 만난 이순녀(60·여)씨는 “이곳에서 15년 전부터 순댓국집을 하고 있는데 늘 청렴이다 뭐다 해서 법 만들어도 서민의 눈으로 볼 때는 별로 바뀌는 게 없었다”며 “정작 법을 만든 국회의원들은 해당이 안 된다니 속이 뻔히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헌법재판소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자 법의 제한을 받게 된 공무원, 교사, 기업, 학계, 언론계 등은 크게 술렁였다. 하지만 재래시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냉담했다. 정권마다 부패방지를 소리 높여 외쳤지만 정작 제대로 작동한 경우는 없었다며 김영란법 역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할 거라고 했다. “어제 뉴스 나오던데 그거 하나 마나 하지. 다 뒤로 받지….” 장을 보던 시민 김모(55)씨에게 김영란법에 대해 묻자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그는 “지금도 공무원이 돈 받으면 안 되는데 권력 갖고 120억원이나 번 검사(진경준 검사장)가 있지 않으냐”며 “뉴스에도 돈 받은 공무원이 툭하면 나오지 않냐”고 전했다. “사실 1인당 3만원까지만 카드로 결제하고 나머지는 현금 결제하면 아무도 모르잖아요. 지금도 영수증 쪼개기로 피해 가는데 기상천외한 편법이 더 나올 겁니다.” 김영란법은 음식은 3만원 이하, 선물은 5만원 이하, 경조사비는 10만원 이하로 기업의 접대비용 한도를 규정하고 있다. 이날 경기 성남 모란시장에서 들은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1년째 민어 음식점을 하는 전모(53)씨는 “애들 힘들게 가르치는 교사한테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잣대를 적용한 것 같다”며 “삼겹살에 소주만 배불리 먹어도 한 사람에 3만원은 거뜬히 나오는데 그것마저 못 하게 하면 점점 정도 사라지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인근에 있던 다른 상인은 “그래도 전통시장 살린다고 명절 때면 고기나 과일 선물을 사가는데, 이젠 우리 시장에도 좋을 건 없다”며 “명절 선물은 10만원까지는 해 줘야 우리도 산다”고 말했다. 아예 법 이름도 모르거나, 취지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경우도 많았다. 모란시장에서 만난 송모(37·여)씨는 “김영란법이라고 듣긴 들었는데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 모르겠다”며 “금품을 주면 안 된다니 일단은 좋은 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朴대통령, 구조조정 지역 울산 경제 활성화

    朴대통령, 구조조정 지역 울산 경제 활성화

    시민들 “힘내세요”… 셀카도 요청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울산을 깜짝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부터 5일간 휴가 중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선글라스와 흰색 블라우스, 검정 치마 차림에 크로스백을 착용하고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을 찾았다. 십리대숲은 박 대통령이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여름 휴가지로 추천한 장소이기도 하다. 당시 박 대통령은 “최근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들이 있는데 올해 휴가 기간 동안 많은 국민이 이 지역들을 방문하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면서 “관계 부처는 거제의 해금강과 울산의 십리대숲을 비롯해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특색 있고 매력적인 관광 휴양지를 적극 발굴해서 알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십리대숲과 대왕암 공원을 둘러보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셀카’(셀프카메라)를 찍자는 시민들의 요청에 다정하게 응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박 대통령에게 “힘내세요”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라는 말들을 건넸다. 박 대통령은 이어 신정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시장에서 떡과 과자, 과일도 잔뜩 샀다. 점심으로는 돼지국밥을 먹었다.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행단과 김기현 울산시장, 새누리당 정갑윤·강길부·이채익·박맹우 의원이 동석했다. 청와대는 “국밥 한 그릇에 돼지 한 마리가 다 들어간 듯 식당 아주머니의 넉넉한 인심이 모두를 기분 좋게 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오후 2시쯤 서울로 돌아왔다. 박 대통령이 여름휴가 때 서울을 떠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2013년 7월 경남 거제 저도를 1박 2일 일정으로 방문했다. 하지만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2015년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해 청와대 밖으로 떠나지 못했다. 당초 박 대통령이 휴가 기간 동안 청와대 내에서 휴식을 취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북 성주 배치 문제로 지역 갈등이 번지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각종 의혹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보니 휴가 중이어도 자리를 비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울산을 찾은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이) 많은 국민이 휴가 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을 찾아 그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울산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김영란법 합헌’ 9월28일 시행] 2만원대 정식… 영수증 쪼개기…金파라치… 영~난리에 법석

    [‘김영란법 합헌’ 9월28일 시행] 2만원대 정식… 영수증 쪼개기…金파라치… 영~난리에 법석

    관가 인근 식당 신메뉴 골몰 초과액 여러 카드로 결제 예상 대기업들 골프 약속 모두 취소 교사에 5만원이하 선물도 가능 헌법재판소가 28일 대한변호사협회·한국기자협회 등이 제기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4개 쟁점에 모두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해당 법은 오는 9월 28일부터 변화없이 시행된다. 김영란법은 적용 대상만 400만명이 넘는데다 선물과 식사 등 국민 개개인의 소소한 일상과 직결된 조항들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시행을 두 달 앞두고 있으나 파급력이 큰 만큼 사회 곳곳에선 벌써부터 김영란법에 대응하고 적응하기 위한 갖가지 움직임들이 벌어지고 있다. 김영란법 위반자 적발을 직업으로 삼는 파파라치도 등장할 것으로 보이고 학부모들은 김영란법으로 오히려 교사에게 5만원 상당의 선물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을까 관심을 보였다. 벌써부터 법을 피하기 위한 각종 꼼수도 등장해 부정부패를 방지하려는 법의 취지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더치페이 문화도 정착 할 듯 직접적인 김영란법 영향권에 든 음식업계가 대표적으로 분주한 업종이다. 각 식당들은 3만원 이하 메뉴를 만들기 위해 고심 중이고 유통업체도 5만원 이하 선물군을 편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8일 경복궁역 인근의 한정식집 사장은 “단골손님들이 3만원 미만 메뉴를 만들라고 권유해서 준비 중인데 소맥 폭탄주 비용을 감안해 2만 5000원선에서 가격을 맞출 것”이라며 “주변 식당들도 2만 4000원짜리 메뉴를 만드는 곳이 꽤 있다”고 말했다. 식사비 3만원, 선물비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등의 상한선을 두고 음식점들이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영란법으로 음식점 수요가 연 3조~4조 20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전국한우협회도 2014년 1조 6000억원이었던 음식점 한우 소비액이 법 시행 이후 최소 6400억원은 줄 것으로 본다. 3만원 이하의 식단을 구성하기 힘든 한우 전문점들은 ‘영수증 쪼개기’ 꼼수를 고민하는 상황이다. 서울 여의도의 한우구이 전문점 사장은 “금액을 카드 여러 개로 나누어 결재하거나 다른 날짜로 나누어 결제하는 방식을 써야 할 것 같다”며 “일부는 현금으로 일부는 카드로 계산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유통 업계는 5만원 미만의 상품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했다. 한우 대신 수입산 소고기, 굴비 대신 수입산 과일 등을 준비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올 추석 명절부터 5만원 이하 선물세트 품목을 30%가량 확대할 것”이라며 “기존에는 20만~30만원대 선물세트가 가장 잘 나갔지만, 5만원 이하 상품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추석이 9월 15일로 법 시행 이전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말도 나온다. ●기업, 로펌 초청해 법안 열공중 ‘김파라치’(김영란법+파파라치)의 등장도 예견된다. 이미 전문학원들이 생겨나는 분위기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법 위반자를 신고한 사람은 최대 20억원의 보상금과 최대 2억원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보상금 액수는 국가가 부당이득을 환수해 수입이 생기거나 비용을 절감했을 때 이 액수의 20%까지다. 특히 시행 초기인 올해 말에는 월수입이 1000만원도 가능하다는 게 학원계의 전언이다. 골프 접대는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4대 그룹 임원들은 오는 9월 28일 이후 골프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 수도권의 한 골프장 관계자는 “아직 예약 상황이 예년과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취소 소동’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펌들은 김영란법 자문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다. 기업들은 법에 대해 연구 중이다. CJ 관계자는 “김영란법의 취지를 설명하고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지 사례집을 만들어 실무자들이 공유한 상태”라며 “법 조항이 애매한 부분이 많아서 우선 올 초 식사 접대 등 대표 케이스를 추려 사례집으로 만들었고 계속 수정 중”이라고 말했다. 법시행 하루 전인 9월 27일에 송년회를 잡거나 와인·양주 등 고급 주류는 미리 구입해 두겠다는 경우도 있었다. ●“부정·불법 청탁 사라질 것으로 기대” 학부모들의 관심은 공무원 행동강령이 김영란법과 통일될지 여부다. 현재 행동강령에서는 ‘스승의 날’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교사에게 선물은 일체 금지다. 하지만 김영란법은 직무 관련성이 없는 경우, 즉 담임교사가 아닌 경우 학부모가 교사에게 5만원 이하의 선물을 할 수 있다. 용산구에 사는 학부모 이모(43)씨는 “요즘은 학년이 끝나면 아이의 평판을 다른 선생님들에게 잘 전해 달라고 담임교사에게 선물을 하는 추세인데 국민권익위에 문의해 보니 김영란법에 따르면 이런 경우는 불법이 아니다”며 “오히려 선물을 주는 법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행동강령과 법을 일치시킬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영란법을 계기로 중장기적으로 부정·불법 청탁이 상당 부분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더치페이’ 문화가 정착되는 한편 금액제한으로 저녁보다 점심을 하는 경우가 많아져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차미경 여성변호사협회 사무총장은 “한국 사회의 관행화된 청탁과 민원 문화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법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김영란법 합헌’ 9월28일 시행] 농민단체 “농축산물,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 재계 “권익위가 구체적 가이드라인 제시해야”

    [‘김영란법 합헌’ 9월28일 시행] 농민단체 “농축산물,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 재계 “권익위가 구체적 가이드라인 제시해야”

    헌법재판소가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한 합헌 결정을 내리자 기업과 관련 업계는 이를 존중한다면서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주문했다. 기업들은 첫 사례로 적발되지 않도록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 직격탄을 맞게 된 농축산 업계는 국회가 수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크게 반발했다. 배수동 농협 품목별전국협의회 회장단 의장은 “축산이나 과일은 전체 수요의 60~70%를 명절 선물로 소진해 왔는데 김영란법이 일괄 적용되면 농촌 경제에는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라며 “농산물 개방과 고령화, 자재값 폭등으로 농민들이 절박한 상황인데 이런 현실을 외면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법 취지는 공감하지만 농촌 현실을 감안해 농산물은 제외할 수 있도록 입법기관인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우 전국경제인연합회 사회본부장은 “이번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혼란을 줄이고 어려운 경제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가 법 적용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경상 대한상의 기업환경조사본부장도 “제도 시행까지 남은 기간 동안 입법 취지의 효과적 달성과 새 제도 도입 충격의 최소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조화시킬 방안을 깊이 고민해 달라”고 밝혔다. A기업 홍보 담당 임원은 “김영란법 시행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최대한 몸을 사리라’고 지시하고 있다”면서 “첫 사례로 적발되면 여론의 뭇매는 물론 두고두고 입방아에 오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편법 발생의 우려도 크다. 한 서울 시내 대형 호텔 관계자는 “호텔 식당에서 (김영란법의 식사 상한액) 3만원으로 가격을 맞추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2004년 접대비 한도 50만원 시행 당시처럼 결제 금액을 나눠 한도액에 맞추는 ‘쪼개기’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LG는 업무 수행 중 일어날 수 있는 사례들을 점검하는 한편 권익위의 김영란법 해설집과 교육자료를 바탕으로 사내교육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처벌 기준이 불명확한 부분이 있어 대관(對官), 홍보 등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헷갈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 내부 부서별 반응도 제각각이다. 공무원 접대가 많은 대관 부서는 “업무가 위축될 수 있다”면서 답답함을 토로한다. 공무원들이 몸을 사리기 시작하면 점점 더 만나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에서 ‘실탄’마저 줄어들면 무슨 수로 공무원을 설득하고 기업 입장을 피력할 수 있겠느냐는 불만이다. B기업의 대관 담당자는 “일부 공무원은 대놓고 ‘선물을 가져오라’고 한다”면서 “접대가 ‘업무’인 우리로서는 차포를 다 떼인 격”이라고 우려했다. 법무팀은 일거리가 많아질 것에 대해 벌써부터 한숨을 내쉰다. 영수증 관리가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C기업의 준법감시 담당 임원은 “일일이 영수증을 관리하려면 인력이 더 필요하다”면서 “수기로 작성하면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 시스템도 새로 구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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