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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스프레소, ‘익스플로레이션즈 2018 컬렉션’ 청담 플래그십에서 선출시

    네스프레소, ‘익스플로레이션즈 2018 컬렉션’ 청담 플래그십에서 선출시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Nespresso)가 네스프레소 커피 전문가들이 선정한 4가지 올해의 가장 진귀한 커피 컬렉션 ‘익스플로레이션즈 2018 컬렉션(Explorations 2018 Collection)’을 10월 4일부터 2주간 청담 플래그십부티크에서 선출시하며, 공식 출시일인 10월 18일부터 네스프레소 전채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컬렉션은 4가지의 커피와 리빌 글라스마일드2잔 그리고 익스플로레이션즈 스토리북으로 구성되어 더욱 특별한 커피 경험이 가능하다. ‘익스플로레이션즈 2018’은 섬에서 재배된 2가지 아일랜드 커피 ‘갈라파고스 산타크루즈(Galapagos Santa Cruz)’, ‘리퍼블리카 도미니카나 바예 델 시바오(RepublicaDominicana Valle Del Cibao)’와 단일농장에서 생산된 커피 ‘인디아 밀레머니(India Mylemoney)’, ‘니카라과 라스마리아스(NICARAGUA LAS MARIAS)’ 2종으로 총 4가지로 구성돼 있으며,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원산지에서 매우 소량만 공급되는 익스클루시브 커피 컬렉션이자 기존에 경험해 보지 못한 진귀한 커피를 네스프레소만의 전문성으로 캡슐에 담아냈다. ‘갈라파고스 산타크루즈’는 일반적인 커피 원산지와는 달리 지대가 낮고, 적도 부근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절묘한 자연 기후로 인해 커피 재배에 적합한 자연 조건을 갖춘 산타크루즈섬에서 생산되며 화산 지대의 토양이 풍부한 영양분을 제공해주어, 쌉싸름한 카카오향과 로스팅향, 달콤한 곡물향과 비스킷향을 지닌 풍성한 바디감의 커피다. ‘리퍼블리카 도미니카나 바예 델 시바오’는 허리케인과 기후 변화가 잦은 카리브해 연안에 있으면서도 산맥 사이 계곡에 위치해 극심한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 섬나라 도미니카공화국의 시바오알투라 지역에서 재배되어 싱그러운 과일향과 견과류향의 미디움로스팅 에스프레소로 은은한 산미와 산뜻한 바디감을 지닌 커피다. ‘니카라과 라스마리아스’는 까다로운 가공 과정인 허니 프로세스와 성숙도 3단계 커피 체리만을 정확히 수확하는 꼼꼼함을 거친 라스마리아스 커피를 사용해 달콤한 곡물향과 과일향 뿐만 아니라 섬세한 산미와 균형 잡힌 부드럽고 달콤한 풍미를 느낄 수 있으며, 니카라과 최초로 열대우림동맹 인증을 받은 니카라과 고산지에 위치한 가족 농장에서 재배된 커피다. ‘인디아 밀레머니’는 적당한 고도와 비옥한 토양, 풍부한 그늘, 계절에 따라 내리는 적절한 비 등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춘 바바부단기리 산맥의 작은 단일 농장에서 재배된 원두로 만들졌으며, 오랜 시간 꼼꼼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최상급 커피를 개별 로스팅함으로써 곡물향과 토스트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커피다. ‘익스플로레이션즈 2018 컬렉션’은 4가지의 커피와 리빌 글라스마일드2잔, 익스플로레이션즈 스토리북으로 구성되어 있다. 리빌 글라스는 300년 역사의 명품 와인 글라스 브랜드 리델(RIEDEL) 사와 함께 제작한 커피 테이스팅 글라스로, 커피의 섬세한 아로마와 복합적인 풍미를 극대화해 준다. 또한 스토리북에는 4가지 커피의 탄생 배경과 원산지의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 더욱 특별한 커피를 경험할 수 있다. 이번컬렉션은 10월 4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청담 네스프레소 플래그십부티크에서만 선출시하며, 공식출시일인 10월 18일부터는 전국 13개 네스프레소부티크와 네스프레소 공식홈페이지, 모바일앱, 네스프레소클럽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피플인 월드] ‘北 개혁개방 아이콘’ 양빈 16년 만에 활동 재개

    [피플인 월드] ‘北 개혁개방 아이콘’ 양빈 16년 만에 활동 재개

    中서 탈세혐의 체포 후 14년간 수감 경제인사와 회동… 신의주 개발 촉각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북한 개혁·개방 아이콘이었던 양빈(楊斌·55) 전 신의주 행정장관이 대만의 유력 인사와 만나 북한 경제개발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빈과일보는 지난 1일 김 위원장의 양아들로 행세했던 양빈이 타이베이의 한 고급식당에서 류타이잉(劉泰英) 전 중화개발금융공사 이사장, 한국 롯데그룹 관계자 등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중국 장쑤성 난징 출신인 양빈은 1990년 유라시아 그룹을 설립해 중국 방직품을 동유럽에 수출하면서 한때 중국 제2의 갑부로 불렸다. 1998년 중국 선양에 네덜란드 마을(화란촌)을 세워 화훼산업을 벌였고 2002년 9월 북한이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공식 지정하면서 초대 행정장관에 임명됐다. 하지만 행정장관 임명 발표 일주일 뒤 양빈은 중국 당국에 탈세 혐의로 체포돼 14년간 수감생활을 하다 2년 전 풀려났다. 북한은 당시 신의주 시내에 대만의 절반에 이르는 132㎢ 면적을 홍콩과 유사한 성격의 특별행정구로 지정하고 네덜란드 국적의 양빈을 홍콩 행정장관과 비슷한 성격의 신의주 행정장관에 임명했다. 양빈은 중국이 신의주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자 남북이 협력한 개성공단을 사례로 들면서 중국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가 14년 동안 수감된 걸 두고 북한 개발 참여가 중국 당국의 분노를 샀다는 등 여러 음모론이 제기됐었다. 이날 양빈과 회동한 류 전 이사장은 “정부가 간섭할 필요 없이 대만처럼 노동자가 부족하고 돈이 갈 길 없는 나라가 북한의 값싼 노동자와 토지를 잘 활용하면 국제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에서 여의치 않은 임업 기지를 신의주로 이전할 수 있으며, 대만 기업들이 중간재를 제공하고 북한의 의료업, 서비스업, 관광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양빈의 활동 재개와 관련해 중국이 이미 북한의 동의를 얻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지난 6월에도 류 전 이사장을 대만에서 만나 신의주 개발 의사를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7월 북·중 접경지대의 신의주 공장 등을 시찰하며 현대화를 강조한 바 있다. 양빈과의 회동에 참석한 셰진허(謝金河) 비즈니스투데이 발행인은 “구체적인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신의주가 아시아에서 가장 ‘뜨거운’ 투자처로 북한의 경제 개방 시 대만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질 곳”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화장 안 한 청초한 여인처럼… 두고 볼수록 빠져드는 핀란드 헬싱키

    화장 안 한 청초한 여인처럼… 두고 볼수록 빠져드는 핀란드 헬싱키

    “핀란드의 갈매기는 덩치가 매우 크다.” 영화 ‘카모메 식당’(일본·2006년)은 이런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영화 속 주인공 사치에 혹은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가 핀란드 헬싱키에서 느낀 첫 번째 강렬한 인상이 이 덩치 큰 갈매기였음을 직접 가보니 실감할 수 있었다. 부산 갈매기보다 육중하고 서울 비둘기보다 사람 무서운 줄 모르는 핀란드 갈매기들은 헬싱키 시청 앞 항구 부근을 종일 어슬렁거린다. 가까이 다가가도 꿈쩍 않다가 손을 뻗을라치면 그제야 저만치 날아가 다시 어기적댄다. 퉁명스러운 표정이지만 왠지 모르게 친근하다. 핀란드 갈매기들이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고 있는 카우파토리(시장광장)에서 헬싱키 여행은 시작된다. 헬싱키 여행자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카우파토리는 날이 밝은 뒤인 오전 8시쯤이면 이미 분주하다. 카우파토리 노천시장의 손님 맞을 채비를 막 끝낸 가게들 사이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아진다. 바다 바로 앞 선창가에 줄지어 있는 간이음식점에서는 핀란드인들의 영양간식인 생선튀김 무이쿠를 맛볼 수 있다. 핀란드의 특산물인 산딸기 등 온갖 종류의 베리류 과일과 야생버섯이 즐비하다. 그 밖에 싱싱한 채소·과일 등이 판매된다. 한편에는 옷이나 관광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늘어서 있다.카우파토리 뒤편으로 길게 뻗은 하늘색 건물은 헬싱키 시청이다. 정면에 휘날리는 국기나 건물 규모에 비해 화려한 멋은 적지만 그런 특징이 헬싱키 전체의 인상을 함축하고 있다. 헬싱키는 1550년 스웨덴의 구스타프 1세가 핀란드만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에스토니아의 탈린을 견제하려고 세운 도시라고 한다. 그러나 본격적인 발전은 하지 못하다 19세기에 러시아에 점령된 뒤 핀란드의 중심 도시가 됐다. 스웨덴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행정 중심을 기존 투르쿠에서 서쪽으로 150㎞ 떨어진 헬싱키로 옮겼기 때문이다.시청 뒤로 접어들면 원로원 광장이 펼쳐지고 순백의 자태를 뽐내는 헬싱키 대성당이 높은 계단 위에서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금빛 십자가와 별 모양 무늬로 장식된 초록색 돔형 지붕을 빼놓고는 전체가 하얀 외벽인 대성당은 19세기에 지어진 신고전주의 양식 건물이다. 유럽의 어느 도시에나 중심에 대성당이 있지만 헬싱키 대성당은 최대한 화려하고 웅장하게 지어진 여느 대성당들과 다르다. 내부 역시 약간의 금으로 장식된 제단 주변을 제외하면 별다른 장식이 없다. 입장객을 압도하는 대신 정갈한 분위기가 감돈다. 바다에서 헬싱키 항구 쪽을 바라보면 헬싱키 대성당과 대비되는 붉은 벽돌 건물이 우스펜스키 성당이다.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가장 큰 러시아정교회 성당인 이곳은 내부 역시 헬싱키 대성당과는 정반대다. 우스펜스키 성당이 있는 언덕 아래 부두에는 요트가 줄지어 정박해 있다. 날씨가 좋다면 그 앞에 줄지어 있는 바와 카페의 테라스 자리에서 청초한 헬싱키의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봐도 좋겠다. 헬싱키 앞바다에 떠 있는 해상 요새 수오멘린나로 가는 여객선도 카우파토리에서 출발한다. 수오멘린나 왕복권이나 다른 섬들을 함께 둘러보는 투어 코스로 다녀올 수도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15분가량 배를 타면 6개의 섬을 연결해 만든 요새가 나타난다. 러시아의 침략을 막기 위해 스웨덴이 쌓은 요새인데 완성된 지 얼마 안 돼 러시아에 함락된다. 1917년 핀란드가 러시아로부터 독립해 처음 나라를 세운 뒤에야 ‘핀란드의 요새’라는 뜻인 수오멘린나로 불리게 된다. 섬 전체를 둘러싼 견고한 성곽과 참호 등 옛 군사 시설을 통해 강대국들 틈에 끼어 험난한 세월을 이어온 핀란드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머리를 비우고 가볍게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헬싱키는 여행객을 단번에 사로잡을 도시는 아니다. 화려한 왕궁도 없고 수백 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적도 드물다. 시내 중심 대로변조차도 차분하게 느껴지는 도시를 걷다 보면 경적을 울리는 대신 옛 돌길을 따라 자박자박 굴러가는 자동차 소리에조차 어느덧 마음이 기운다. 글 사진 헬싱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여행수첩 →핀란드 국영 항공사 핀에어가 인천~헬싱키 구간을 주7회 운항한다. 헬싱키는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에서 한국과 가장 가까운 수도로 동서양을 잇는 관문이다. 산타마을이나 오로라를 보기 위해 북쪽 지방인 라플란드로 가거나 이웃 나라 등 유럽 여행 경유지로 거쳐 갈 때 헬싱키를 둘러봐도 좋다. 바다로는 실야라인 크루즈선이 헬싱키와 스웨덴 스톡홀름, 에스토니아 탈린을 잇는다. →북유럽 디자인에서 핀란드도 빠지지 않는다. 노르웨이에 ‘스토케’, 스웨덴에 ‘이케아’가 있다면 핀란드를 대표하는 디자인 브랜드로는 의류 중심의 ‘마리메코’와 유리제품 전문 ‘이탈라’ 등이 있다. 헬싱키 디자인 구역에 산재한 수많은 디자인숍에서도 단순하고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멋을 지닌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헬싱키 디자인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헬싱키 디자인박물관도 들러 보자. →수오멘린나를 다녀올 생각이라면 1일 교통권을 사는 게 경제적일 수 있다. 수오멘린나 왕복권에 약간의 금액을 추가하면 전차·버스 등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박물관·주요 관광지 등 입장까지 자유로운 ‘헬싱키 카드’도 있다.
  • ‘나혼자산다’ 이시언의 유부초밥 도시락 주인공은 누구?

    ‘나혼자산다’ 이시언의 유부초밥 도시락 주인공은 누구?

    ‘나혼자산다’ 이시언이 유부초밥 도시락에 도전했다. 오는 5일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서는 나홀로 도시락 싸기에 도전한 이시언의 모습이 공개된다. 그동안 이시언은 ‘나 혼자 산다’의 대표 요똥(요리 똥멍청이)으로 남다른 활약을 펼쳐왔다. 수 많은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던 한강 전복죽은 물론 박나래의 요똥 클래스에서 스테이크 소스를 만들며 의도치 않게 선보였던 불쇼까지 요리와는 거리가 먼 모습들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시언은 자신만만하게 도시락 싸기에 도전, 도시락의 꽃이라고 불리는 유부초밥을 만든다. 그는 자기 자신을 “솔직히 유부초밥 전문 요리사 수준이다”라며 자신감을 불태웠다고 해 그의 현란한 유부초밥 실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핸드메이드 도시락의 화룡점정을 찍을 각종 과일에 이어 자연산 송이까지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준비했다고 해 그의 요리실력과 완성된 도시락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한편, MBC ‘나혼자산다’는 오는 5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MBC ‘나혼자산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전남도, 태풍 ‘콩레이’ 북상 농작물 관리 철저 당부

    전남도는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해옴에 따라 벼를 비롯한 농작물과 농업시설물 관리를 철저히 해줄 것을 긴급 당부했다. 3일 도에 따르면 벼의 경우 재배면적 15만 5000㏊ 가운데 이날 현재까지 1만 4000㏊(9%)에서 수확이 완료됐다. 이에 따라 도는 전남지역 콤바인 1만 1000대를 총동원해 황숙기에 접어든 벼를 조기 수확토록 하는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한 조치를 취했다. 과일의 경우 배는 2330㏊ 중 80%, 사과는 357㏊ 중 20%가 수확이 완료된 상태다. 도는 과일 역시 태풍 영향권에 들기 전에 조기에 수확할 수 있도록 농업인 지도에 적극 나섰다. 도 관계자는 “비닐하우스 등 농업시설물에 대해서도 강풍에 날리지 않도록 고정끈을 설치 하는 등 안전 점검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소월과 육사에 함께 취한 남북… 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소월과 육사에 함께 취한 남북… 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수행원, 그리고 기자단을 태운 공군 1호기는 ‘ㄷ’ 자의 서해 직항로 경로를 좌석 앞 모니터에 정확하게 펼쳐 보였다. 나는 비행기의 머리가 항로를 따라 시시각각 순조롭게 순항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서울공항에서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하는 데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2008년 봄에 평양 근교 역포구역에 어린이사과농장을 만들기 위해 다녀온 뒤로 10년 만의 방북이었다.평양 시내로 들어가는 길가에 환영 나온 시민들이 어마어마한 사람의 파도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가도 가도 끝없이 늘어서서 손을 흔들고 깃발을 흔들고 발을 구르고 있었다. 10만명이 넘을 거라고 했다. 남녀가 따로 없었고 노소가 따로 없었다. 버스 안에서 차범근 감독이 유홍준 교수를 보며 말했다. “이상하네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려고 하죠?” 차 감독의 눈자위는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눈물이 나야 정상이지. 울고 싶을 때는 실컷 울어 버려요. 아무 걱정 말고 울어 버려요.” 이렇게 말하면서 유 교수도 눈가를 훔쳤다.서로 대화 한번 나눈 적 없는 남과 북의 시민들이 버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함께 우는 것으로 만남은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는 울어 볼 일이 없는 세상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 밥을 버느라, 통장의 잔고를 늘리느라, 오로지 내 자식 뒷바라지하느라, 비즈니스를 위한 일에 매달리느라 울어 볼 날이 없었다. 고려호텔 2층 뷔페의 메뉴 중 하나로 나온 돌목어식해는 처음 먹어 보는 북쪽 음식이었다. 널리 알려진 가자미식해와 모양과 빛깔은 비슷했으나 식감이 완전히 달랐다. 돌목어는 도루묵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봤다. 북측 접대원에게 물어도 그는 도루묵을 모르고 나는 돌목어를 모르니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걸 입에 넣고 씹으면 비리지 않은 쫄깃한 생선회를 씹는 느낌이 났다.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퀴퀴하고 들척지근한 맛도 없었다. 부드럽고 몰캉한 생선 식해에다 흰 밥을 먹는 것으로 평양 일정은 시작됐다.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하는 김정숙 여사를 수행하는 일이었다. 유홍준 교수, 김형석 작곡가, 차범근·현정화 감독,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박종아 평창아이스하키남북단일팀 주장, 에일리·알리·지코 같은 가수들, 마술사 최현우는 소형버스 14호차를 함께 타고 다녔다. 우리 일행이 옥류아동병원에 도착한 직후 북측의 리설주 여사가 승용차에서 내렸다. 리설주 여사는 병원 관계자들과 30분 가까이 병원 입구에 꼿꼿이 서서 김정숙 여사를 기다렸다. 그녀는 한 번도 의자에 앉지 않았다. 남북 정상회담 일정 내내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깍듯하게 모시듯 환대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아동병원에 도착한 김정숙 여사는 리설주 여사에게 특별수행원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가까이에서 악수하면서 잡은 리설주 여사의 손은 연약하고 따뜻했다. 저녁에 평양대극장에서 ‘2018 평양 수뇌회담 환영공연’이 열렸다. 평양 시민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입장할 때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와 함께 ‘만세’ ‘만세’를 입 모아 외쳤다. 김 위원장이 손짓으로 제지를 해도 그 웅장한 소리는 끝이 없었다. 최고지도자를 향한 그 존경심의 표현은 머리끝이 곤두설 정도로 극적이었다. 공연은 우리도 잘 아는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북쪽 노래와 남쪽의 노래를 섞어 진행됐다. 남쪽 가요 중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아침이슬’ ‘흑산도 아가씨’와 같은 노래들이 들어 있었다. 모두 북한식 편곡과 연주로 우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던져 주었다. 공연에 등장한 배우들의 한복 디자인은 현재 남쪽의 한복 디자인과 거의 비슷했다. 공연의 절정 부분에 한돌이 작사하고 작곡한 ‘홀로아리랑’이 배치됐다. “백두산 두만강에서 배 타고 떠나라/ 한라산 제주에서 배 타고 간다/(…)/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쏟아졌다. 평화와 번영을 향해 가는 길이 순조롭고 반듯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남북을 가로막기도 하고 우리의 운행을 방해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듯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평양은 확실히 변화하고 있었다. 시내를 걸어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밝고 자신감이 넘쳤고, 여성들의 옷차림도 전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어떤 젊은 여성은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휴대폰(손전화)을 계속 들여다보며 거리를 걸어갔다. 저녁 환영만찬이 목란관에서 열렸다. 이 연회의 차림표를 여기 북한 표기대로 적는다. 백설기, 약밥,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생채, 상어날개야자탕, 백화대구찜, 자신소심옥구이, 송이버섯 편구이와 볶음, 흰 쌀밥, 송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록차김정숙 여사는 첫날 환영만찬에서 ‘동무생각’을 불러 왕년의 솜씨를 뽐냈다. 우리 14호차의 안내를 맡은 여성 두 사람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일하는 젊은 엄마들이었다. 탁아소에 아기들을 맡기고 나온 이들 중 한 사람은 조선어문학과를 졸업했다고 한다. 그녀는 소월과 육사의 시를 이야기했다. 나는 이들이 사용하는 핸드폰을 한번 들여다봤다. 뒷면에 ‘평양’이라고 적혀 있는 이 핸드폰의 앱에는 체계관리(설정), 조선대백과사전을 비롯해 류경바둑, 별찌까기와 같은 게임이 들어 있었다. 십여 년 전부터 북한에서 휴대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사용자가 5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평양 방문은 우리에게 휴대폰으로부터 해방된 여행이었다. 혹시나 진동이 울리나 싶어 무의식적으로 양복 안주머니 쪽으로 손이 간다는 분도 있었다. 9월 19일. 방북 이튿날 일정은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점심 때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장에 도착하자 남북 공동선언 합의문이 만들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큰 숙제를 끝낸 듯 표정이 밝아 보였다. 평양을 방문한 수행단보다 남쪽의 국민들이 더 빨리, 더 생생하게 뉴스를 접했을 것이다. 옥류관 오찬으로 나온 음식은 평양냉면뿐만이 아니었다. 잉어달래초장무침, 자라탕, 송이버섯볶음 등이 맛있었다. 나는 냉면을 한 그릇 먹고 나서 반 그릇을 더 먹었다. 평양에서 각 장르의 미술가들이 창작하고 그 창작물을 전시, 판매하는 만수대창작사를 들르는 일은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나는 ‘감자꽃 필 때’라는 제목의 유색판화 한 점을 구입했다. 큰 가격은 아니었지만 그림 값을 깎는 ‘가격투쟁’에는 실패했다. 대동강의 능라도에 있는 5·1경기장은 15만명의 평양 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집단체조와 예술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가슴이 자꾸 두근거렸다. 카드섹션에 참여하는 경기장 반대편 ‘배경대’는 1만 7490명의 중학생들로 구성됐다고 했다. 남과 북의 양 정상들이 경기장에 막 도착했을 때 15만명이 하나의 목소리로 환호하는 소리를 상상해 보라. 대규모 평양 시민들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에 나섰다. 거의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집단체조 ‘아리랑’의 일부와 남북 정상회담을 축하하는 특별공연이 수만 명의 청년학생과 예술가들에 의해 펼쳐졌다. 공연은 북한식 집단주의가 역사적 경험과 만나면서 어떠한 예술적 영향력을 생산하는지 웅장하게 보여 주었다. 평양 방문단이 백두산을 간다는 소식이 들린 것은 19일 밤 9시쯤이었다. 백두산을 간다는 말에 우리는 들뜨기 시작했다. 방한복을 싣고 공군 2호기가 평양국제비행장에 온다는 말도 들렸다. 공군 1호기 조종사는 삼지연비행장의 활주로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미리 떠났다고도 했다. 젊은 가수들이 하나같이 말했다. “대박!” 새벽 1시쯤 잠이 든 나는 4시에 모닝콜을 받았다. 평양 거리는 불을 켠 곳이 별로 없었다. 5시 30분 비행장으로 가는 길은 어두웠다. 비도 추적추적 내렸다. 그때 버스 창문으로 우리를 환송하러 나온 평양 시민들이 보였다. 불빛 하나 없는 거리에서 그들은 손을 흔들면서 연도에 줄지어 서 있었다. 평양에 도착했을 때보다 숫자는 적었지만 환송 열기는 그에 못지않아 보였다. ‘뭉클하다’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일 것이다. 비행장에서는 남쪽에서 급히 공수해 온 방한복이 두 벌씩 지급됐다. 기자도, 그룹 총수도, 노동자도, 학생도, 성직자도, 교수도, 공무원도, 국회의원도 모두 하나같이 점퍼로 중무장을 마쳤다. 백두산으로 가는 비행기까지 따로 수속 과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좌석표도 없었다. 우리에게 배정된 고려항공에 탑승해 빈자리에 앉으면 그만이었다. 마치 수학여행을 가듯이 말이다. 7시 40분 평양에서 한 시간을 날아가 삼지연비행장에 도착했다. 2005년 남북작가대회 때 삼지연에 가본 이후 13년 만이었다. 해발 1300m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삼지연의 공기는 서늘한 가을이었다. 우리는 한두 달 앞당겨 가을 속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어디 보자기에도 싸갈 수 없는 바람이 얼굴을 어루만졌다. 삼지연에서 백두산까지의 길은 32㎞다. 모든 길의 양쪽 갓길에 이끼를 깔아 남과 북의 양 정상을 맞이하려는 노력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갔다. 백두산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난간의 테두리도 대리석으로 새로 단장했고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케이블카)도 운행을 멈추지 않았다. 장군봉 정상까지 SUV 차량으로 올라간 수행원들도 있었고, 두 정상과 함께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를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삭도를 타고 생전 처음 천지 물을 손에 적시는 행운을 누렸다. 꽃은 졌지만 잎이 푸르게 남아 있는 만병초 잎사귀 하나를 따서 수첩에 끼워 넣었다. 두메양귀비는 보이지 않았지만 구절초로 짐작되는 식물의 씨앗을 나는 은밀하게 봉투에 넣었다. 숲에서 발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손가락 길이만 한 가문비나무 어린 새싹을 살짝 뿌리째 뽑아 들었다. 아름드리나무가 내 수첩 속으로 들어왔다. 평양도 백두산도 이제 먼 길이 아니다.
  • 무장헬기 탄 시진핑… 한반도 주도권·對美 무역전쟁 겨눴다

    무장헬기 탄 시진핑… 한반도 주도권·對美 무역전쟁 겨눴다

    “새로운 정세 속 軍역할 중요” 강군 강조 종전선언 논의 등서 中역할 부각 의도 홍콩 언론 “근육질 과시한 푸틴 흉내”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에 이어 군사 갈등까지 커지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무장 헬기에 탑승해 강군 사상을 강조하고 나섰다. 30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고 있는 시 주석은 지난 27일 육군 제79집단군을 시찰하면서 최신형 공격용 헬기인 ‘즈(直)10’ 조종석에 앉아 전투 헬멧을 쓰고 헬기 내 기관총 등의 무기 조준 장치 등을 직접 조작했다. 시 주석은 이날 훈련 상황을 보고받고 주력 무기 장비들을 점검한 뒤 부사단장급 이상 간부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새 시대의 강군 사상을 관철하고 새로운 정세 속에 군사 전략 방침을 잘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전에 대비한 훈련과 전투 준비를 모든 분야에서 전면 보강해 승전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 주석의 이날 행보는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을 앞둔 군 기강 단속 차원이지만 최근 미·중 간 군사 갈등 격화를 의식해 중국의 군사력을 과시한 측면도 강하다. 북부전구 소속의 제79집단군은 주둔지인 랴오닝(遼寧)성을 관할하는 것 외에 한반도 유사시 신속대응군의 임무를 띠는 것으로 알려져 미·중 갈등 격화와 한반도 정세의 전환기 속에서 이번 방문의 의미가 크다. 이는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겠다고 결정할 경우 제일 먼저 행동을 취하는 것이 제79집단군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 시 주석의 제79집단군 방문은 지난주 헤이룽장(黑龍江), 지린(吉林), 랴오닝성 등 동북 지역을 시찰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시 주석의 이런 행보는 북·미 정상회담과 종전선언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중국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임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깔린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전방위로 압박하는 미국에 대해 시 주석이 군사력을 과시하며 결연한 의지를 보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인민일보 등 주요 관영 매체들은 시 주석이 헬기 조종석에 앉아 있는 사진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는 집단지도체제에서 시진핑 일인에게 권력이 집중된 상황에서 강력한 군사 지도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날 군 시찰 도중 “정치에 의한 군대 건설을 견지하고, 개혁으로 군대를 강력하게 만들며, 과학기술을 통해 군대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최고 지도자이자 군 통수권자로서의 위상을 부각시켰다. 이에 대해 홍콩 빈과일보는 시 주석이 무장 헬기에 직접 탑승한 것은 전투기를 조종하거나 근육질 몸매를 과시하는 행동 등으로 지지도를 높이려는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흉내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은 군사적·전략적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미국이 러시아에서 무기를 구매한 중국 군부를 제재하자, 중국은 주중 미국대사를 초치했고 해군 사령관의 방미 계획을 취소했으며, 베이징에서 열 예정이던 중·미 합동참모부 대화를 무기 연기했다. 이어 지난 25일 미 국무부가 F16 전투기를 비롯한 군용기 예비부품을 대만에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하자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국제법을 어기고 중국 주권을 침해했다며 강력히 비난한 바 있다. 3억 3000만 달러(약 3684억원)에 달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제3세대 야간표적 식별장비인 스나이퍼(Sniper) ATP 18기의 판매도 포함돼 있어 대만 F16 전투기의 주야간 지상공격능력이 대폭 향상될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중국은 미국에 맞설 해군력을 갖춘다는 목표 아래 지난 1년간 각종 군함 25척과 해군 병력 1만 명 이상을 증강했다. 또 지난해부터 원양 보급선 1척, 강습상륙함 2척, 미사일 구축함과 호위함 20척 등을 차례로 취역 배치했다. 한편 시 주석은 30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사기념일을 맞아 지도부 전원을 이끌고 인민 영웅들에게 헌화하며 애국심 고취에 나섰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옆 학교는 매점 없앴대… 우리도 문 닫으면 어떡하지”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옆 학교는 매점 없앴대… 우리도 문 닫으면 어떡하지”

    2018년 대한민국의 학교는 둘로 나뉜다. 매점이 있는 학교와 없는 학교다. 기성세대에겐 학창시절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이지만 최근 적지 않은 학교 매점이 문 닫았다. ‘군것질을 막으려고’, ‘위생 문제 때문에’ 등 여러 우려가 배경에 깔려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고3 수험생은 길게는 밤 10시까지 학교에서 보내야 하는 현실이라 매점은 선택이 아닌 필수 시설이라고 말한다. 학생회장 선거 때 ‘매점 부활’ 공약이 등장하기도 한다. 누구 말이 맞을까. 학생과 교사, 학부모, 매점 주인 등의 이야기를 토대로 매점을 둘러싼 학내 갈등의 속내를 들여다봤다.45곳. 지난 6년 새 서울 시내 전체 초·중·고교에서 문 닫은 학교 매점 수다. 2012년 전체 학교 1393곳 중 325곳(23.3%)에 있던 매점은 올해 1360개 학교 중 280곳(20.6%)에만 남았다. 매년 감소세가 계속됐다. “매점의 역할이 예전보다 줄었다고 보거나 그 존재 자체를 불편해 하는 학교장이 적지 않아 외부 운영업체와의 계약이 끝나면 폐지하겠다는 학교도 많다”는 게 현장 이야기다. 학교 매점이 문 닫는 이유는 크게 5가지 정도다. 우선 성장기 학생들의 영양 불균형을 걱정하는 어른들의 시선이 손꼽힌다. “고열량 정크푸드 위주인 매점 음식 탓에 아이들이 건강식인 급식을 남긴다”는 것이다. 4년 전 매점을 없앤 서울 A고의 교감은 “군것질하는 건 버릇인데 굳이 학교에서 나쁜 버릇을 들이게 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매점 음식이 인스턴트 위주이기 때문에 교육당국 입장에서도 급식하는 학교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건 부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학생 감소·운영 입찰 논란도 감소에 한몫 학령인구 감소 탓에 손님이 줄어 매점 매출이 타격을 받은 것도 원인이다. 학내 매점이 앞으로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또 학생들이 빵 봉지를 교정에 무단 투기하는 등 위생 문제, 빵 셔틀(힘센 학생이 다른 학생에 빵 심부름을 강요하는 학교폭력의 한 종류), 매점 운영자 입찰 과정에서의 논란 가능성 등을 차단하려고 매점을 아예 없애버린 학교도 있다. 최근 매점을 폐쇄한 학교 관계자는 “운영하던 매점을 없애려면 학부모, 지역 인사 등이 참여하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의결해야 하는데 학부모들도 매점 폐쇄를 바라는 비율이 높았다”고 말했다. ●매점 측 “생선·채소 반찬 나오면 매출 올라” “아휴~매점 빵 때문에 급식을 안 먹는 게 아니라 급식이 맛없으니 빵을 찾는 거죠.” 지난 28일 서울 강북 B고교의 3평(9.9㎡) 남짓한 지하 매점에서 만난 30대 점원 김인숙(가명)씨는 매점을 없앤 학교의 얘기와는 전혀 다른 현실을 전했다. 매점과 급식 음식의 상관관계를 학교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씨는 “급식이 맛없는 날에는 점심 매출이 20만원 정도 늘어난다”면서 “구이·찜 등 생선 요리나 채소 음식은 학생들이 싫어하는 대표적인 반찬”이라고 귀띔했다. 2년 가까이 매점에서 일하다 보니 급식 식단표를 보면 그날 매점 매출을 대충 예상하고 대비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한다. 김씨는 “농담이 섞인 말이겠지만 어떤 아이들은 ‘매점이 빵을 더 팔려고 학교와 짜고 급식 메뉴를 빈약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한다”고 헛웃음 지었다. 일부 중학교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실시 이후 빠듯한 단가에 맞춰 식단을 짜다 보니 부실한 반찬을 내놔 아이들이 매점을 찾는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교육당국의 설명은 다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측이 급식비를 내는 고등학교의 경우 한끼당 급식 단가가 평균 4715원으로 무상급식을 하는 중학교의 평균 단가 4993원(재학생 500~800명인 학교 기준)보다 낮다”면서 “무상급식 탓에 음식의 질이 떨어졌다는 건 잘못된 해석”이라고 말했다.●“커피 등 카페인 판매 금지는 눈 가리고 아웅” 학생들은 “매점을 찾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바꾸지 않은 채 매점만 없애는 건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불만스러워 한다. 늘 배고플 수밖에 없는 존재인 성장기 학생을 종일 잡아 두는 학교에 간식 파는 곳이 없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B고 교정에서 만난 김윤식(18·가명)군은 “아침에 눈뜨면 세수만 하고 등교하는 터라 아침밥을 먹기 쉽지 않다”면서 “점심 급식 때까지 허기를 참기 어려워 1~2교시가 끝나면 보통 매점을 찾는다”고 말했다. 고교 매점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학생들이 가장 몰리는 영업 시간은 2교시 직후인 오전 10시쯤이다. 또 학내 매점에서 커피 등 카페인을 못 팔게 한 정책 역시 구조적 원인은 외면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정책”이라는 비판도 일부 있다. 지난달 14일부터 시행된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 개정안에 따라 학교에서는 캔커피·커피우유 등 고카페인 함유 제품은 매점은 물론 자판기에서도 팔 수 없다. 또 열량은 높으면서 영양가는 적은 라면 등의 제품도 매점에서 못 판다. 김군은 “학교에서 팔지 않아도 등교할 때 편의점에서 사오면 된다”면서 “하루 10시간 가까이 책상에 앉아 있으려면 카페인을 안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매점을 둘러싼 기성세대와 학생 간 시각차가 뚜렷한 가운데 절충점을 찾으려는 시도도 있다. 협동조합형 매점이 대표적이다. 서울 가재울고에서는 2015년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이 출자해 협동조합 방식으로 매점을 만들었다. 보통 매점 식품의 질이 낮은 건 점주들이 수익을 위해 배가 부르면서 값은 싼 제품들을 들여놓기 때문인데 협동조합 매점은 수익을 목표로 운영하지 않아 유기농 등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이 학교 임명옥 상담복지부장 교사는 “소시지 등 제품은 시중 마트보다 더 싸게 판다”면서 “아이들이 매점 음식 때문에 급식을 안 먹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또 김포외고 등 일부 학교에서는 편의점을 입점시키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는 고열량 식품 대신 과일주스 등을 위주로 파는 ‘건강 매점’을 늘리기 위해 지역 내 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글 사진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감자○칩·나나○·내가 ○스타… 매점계 베스트셀러

    ‘저영양·고열량 딱지’ 라면 대신 냉동 만두 판매 매점 식품은 시대에 따라 변하지만 일종의 공식이 있다. ‘금방 먹고도 배가 든든할 것’, 그리고 ‘가격이 쌀 것’이다. 주머니 사정이 뻔한 학생들이 주고객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중 마트·편의점 등에서는 보기 어려운 제품을 많이 볼 수 있다. 실제 서울신문이 서울 각 학교 매점을 돌며 확인한 결과 주로 500~1500원 사이의 빵과 음료수, 캔디류 등이 많이 팔렸다. 서울 강북의 한 고등학교 매점 점원은 “1500원 넘는 과자 등 유명 브랜드 제품도 진열용으로 가져다 놓기는 하지만 잘 팔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스낵류인 ‘감자○칩’과 ‘나나○’, 빵류인 ‘내가 ○스타’ 등 중소업체 등이 만든 제품이 많다. 또 음료 중에는 500원 안팎의 ‘피○닉’ 등 스테디셀러와 ‘○○○스웨트’ 등 캔 형태의 이온 음료, ‘○○드링크’ 등 저렴한 과일 음료가 잘 나간다. 과거 매점하면 떠올랐던 식품인 라면은 고열량·저영양 음식이라는 딱지가 붙어 요즘은 판매가 어렵다. 대신 김치·고기 등으로 속을 채운 냉동 만두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10분뿐인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매점까지 뛰어와 먹고 다시 교실까지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빨리 먹을 수 있는 식품이어야 잘 팔린다. 이 때문에 일부 매점에서는 냉동 만두를 전자레인지로 미리 데워 놨다가 학생들에게 팔기도 한다. 식중독 위험 등이 있기 때문에 위생당국의 단속 대상이다. 또 아이들은 500원, 1000원 등 잔돈을 남기지 않는 가격의 제품을 선호한다. 다만 요즘 매점에는 체크카드나 버스카드 등으로 싼 제품도 계산할 수 있는 단말기가 모두 설치돼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친구, 찬란한 골목으로 데려다줄게

    친구, 찬란한 골목으로 데려다줄게

    세상의 모든 색을 품은 ‘에티오피아 하라르’ 통째로 오려내 오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골목을 몇 군데 알고 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자리한 모디카는 옛 중세 유럽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다. 새벽이면 이 골목에 성당의 종소리가 가득 울려퍼지고 비둘기가 떼 지어 난다. 페루 쿠스코의 새벽 골목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안개 가득한 잉카시대의 좁은 골목 사이로 페루 전통 옷을 입은 여인들이 걸어다닌다. 붉은 승복을 입은 수도자들로 붐비는 루앙프라방의 골목과 노란색 트램이 댕댕거리며 달리는 포르투갈 리스본의 골목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한때 세상의 모든 골목을 여행해 보겠다는 열망을 품고 쏘다닌 적이 있었다. 아마도 모든 여행자에게 골목은 호기심의 자극제이자 영감의 원천일 것이다.‘오려내 오고 싶은 골목’ 리스트에 최근에 다녀온 에티오피아 하라르가 더해졌다. 에티오피아 동부에 자리한 이 도시는 지금까지 다녀 본 골목 가운데 가장 찬란했고 눈부셨다. 세상의 모든 색을 그 골목에서 만났다. ●소말리아계 인구 비율이 높은 하라르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디레다와까지 비행기로 한 시간, 디레다와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정도를 가면 하라르에 닿는다. 도시에 들어서면서 지금까지 보아 왔던 에티오피아와는 약간 다른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상자 같은 직사각형의 건물들과 화려한 문양의 첨탑, 벽과 처마에 새겨진 섬세한 문양은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작해 곤다르, 랄리벨라, 진카, 아바르민치, 하와사, 짐마, 봉가 등 지금까지 여행했던 에티오피아의 다른 도시에서는 보지 못했던 풍경이었다. 사람들의 생김새도 약간 달랐다. 팔다리가 늘씬한 9등신의 모델 몸매는 여전했지만 이목구비가 더 또렷했다. 눈은 더 깊었고 코는 한층 오똑했다. “하라르는 이슬람 도시야. 주민들도 암하라족 이외에 소말리아계 사람들도 많아.” 에티오피아 여행 내내 함께했던 가이드 데스가 설명해 주었다.●주민 90% 무슬림… 이슬람 ‘제4의 성지’ 주민의 90%가 무슬림인 하라르는 기독교 국가인 에티오피아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10세기에 지어진 3개의 성전을 비롯해 82개의 모스크가 있어 이슬람교의 ‘제4의 성지’로도 여겨진다. 길을 걷는 여성들 대부분은 히잡을 두르고 있고 남자들은 투피(무슬림 남성이 착용하는 모자)를 쓰고 있다. 하라르는 성곽도시로도 불린다. 13세기 하라르의 통치자 누르 이븐 무자히드(?~1567)는 오로모 부족과 기독교 세력으로부터 이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총길이 3334m의 성곽을 건설했다. 16세기에 이르러 완성된 이 성곽의 높이는 약 3.6m에 이른다. ‘주골’이라고 불리는 이 성곽 안에 오직 하라르에서만 볼 수 있는 집들과 골목이 있다. 성곽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5개의 성문을 통과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견고한 이 성곽 때문에 하라르는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도시국가로 발달했고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아프리카와 중동, 인도의 중계무역지로 번성했다. 그리고 1887년 메넬리크 2세 황제에 의해 에티오피아 영토로 통합되고 1902년 아디스아바바와 지부티를 연결하는 철도가 인근 도시인 디레다와를 지나가게 되면서 급격히 쇠퇴하게 된다.●30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주골’ 풍경 이런 표현은 좀 진부하지만 성곽 안으로 들어서면 정말 시간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시계의 태엽을 300년 전쯤으로 되돌린 것 같다. 성문 하나를 지나왔을 뿐인데 나는 나귀를 타고 히잡을 쓴 이슬람 여인이 돌아다니는 푸른색 골목의 한가운데 서 있는 것이다. 카메라를 목에 걸고 나이키 에어맥스를 신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사방을 둘러보고 있는 시간여행자의 정신을 깨우는 것은 가이드 데스의 목소리다. “이봐, 초이. 정신 차려.” 그가 내 옆구리를 툭툭 친다. “일단 시장으로 가 보자구.” “와우.” 시장 입구부터 말문이 막혔다. 붉은색, 초록색, 푸른색, 주황색 등등 화려한 원색의 옷을 입은 여인들이 갖가지 향신료와 야채를 파는 좌판을 펼쳐 놓고 있다. 그 앞을 같은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은 여인들이 지나간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여행지에 가면 그 도시를 반드시 달린다고 하는데, 나는 여행지에 가면 반드시 그곳의 시장에 간다. 그래야만 그 도시를 완결했다는 느낌이 든다. 어쨌든 그렇다. “데스, 사진 찍어도 될까? 이 사람들 사진 찍히는 거 싫어하지 않아?”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며 내가 묻자 데스가 대답했다. “괜찮아. 내가 알기론 전 세계 포토그래퍼들이 이곳에 사진 찍기 위해 온다더군. 뭐 한두 컷 찍는 거야 괜찮지 않을까?”●기꺼이 포즈 취해 준 하라르 사람들 예전엔 숨어서라도 어떻게든 사진을 찍곤 했지만, 이십 년 가까이 여행을 해 온 지금은 억지를 부려 가며 찍지 않는다. ‘못 찍으면 그뿐이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피사체의 마음과 자존심을 상하게 하면서까지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 여행이 다른 이들의 삶을 방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하라르 사람들은 우호적이었다. 카메라를 들고 조용히 그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미소를 지어 주었다. 찍어도 된다는 뜻이었다. 어떤 여인들은 일부러 포즈를 취해 주기도 했고 어떤 아이는 햇빛이 드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주기도 했다. 자, 찍어 봐 하는 눈빛이었다. 나는 그들 앞에서 가만히 셔터를 눌렀다. 시장을 나와 골목을 걸었다. 세상의 여느 골목이 다 그렇듯, 하라르의 골목에서도 아이들이 동양의 여행자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봐 주었다. 초록색으로 칠해진 어느 골목에서는 아이들이 친구들을 데리고 나와 렌즈 앞에서 장난스런 포즈를 취해 주었다. 분홍색으로 칠해진 골목의 어느 구멍가게 앞에서는 졸업식을 마친 소년의 사진을 찍어주고는 초콜릿을 얻어먹기도 했고, 푸른색으로 칠해진 어느 길거리 옷 수선 가게 앞에서는 마을 주민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데스는 몇 발짝 떨어져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다. 세상에는 하라르의 역사를 궁금해하는 인간이 있는가 하면, 골목에서 웃고 떠들며 사진이나 찍으며 여행하는 인간도 있는 법이지.●파란색 택시·흰색 지붕… 이슬람 영향 그래도 취재는 해야지 하는 생각에 몇 가지 질문을 하기도 했다. “데스, 왜 이곳의 택시들은 다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고 지붕만 흰색이지?” 이런 뜬금없는 질문을 받은 데스는 “좋은 질문”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곳의 이슬람 사원과 집들이 파란색과 흰색으로 칠해져 있기 때문이지. 그 색깔에 맞춘다고 택시도 그렇게 칠한 거야.” 하라르는 150년 전까지 이슬람교도가 아닌 외국인에게는 출입이 허용되지 않았다. 이교도가 성곽 안으로 들어오면 도시가 멸망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855년 영국군 장교 리처드 버튼이 이 도시에서 살아나간 최초의 외부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라 커피와 그 외 커피로 구분하는 곳 “이봐 초이, 커피 한 잔 해야지.” 데스가 말했다. 맞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로 알고 있는 ‘에티오피아 하라’가 바로 이곳에서 생산된다. “한국의 커피 전문가들은 풍부한 과일맛과 달콤함, 그리고 거친 흙맛의 조화가 하라만이 갖고 있는 특징이라고 하는데…, 데스 맞아?” 하고 물으니 데스가 대답했다. “그건 모르겠고, 아무튼 맛있어.” 데스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 하라르 사람들은 세상의 커피를 하라와 그 외의 커피로 구분한다고 한다. 그만큼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는 뜻일 것이다. 아 참, 데스에게 한국에서는 하라 원두 100g이 9000~1만원에 팔린다고 하니 “오 마이 갓”을 세 번이나 연발했다. 하지만 하라르 시장에선 상상도 못할 싼값에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린다. 프랑스의 천재 시인 랭보도 이곳 하라르에 왔다. “시인이 되기 위해 가능한 한 방탕하게 살겠다”고 선언했던 그는 동물가죽 무역상으로 이곳에 도착해 무기거래상으로 직업을 바꿔 가며 11년 동안 머물렀다. 그가 판 무기는 1896년 에티오피아가 아드와 전투에서 이탈리아군을 물리치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물론 그의 무역 목록에는 커피도 들어 있었고 자신의 커피 가든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말도 않고, 생각도 하지 않으리. 그러나 끝없는 사랑이 영혼 속에 솟아나리라. 나는 가리라, 멀리, 저 멀리, 보헤미안처럼, 여인을 데려가듯 행복하게, 자연 속으로…”(랭보의 ‘감각’ 중에서) 랭보의 시를 읊조리며 커피를 마시는 하라르의 저녁. 이런 풍경, 이런 경험들이 사실 아무 쓸모가 없을 수도 있다. 결국 희미한 기억이 되었다가 마침내는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행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인생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지금 즐거운 것이 나중에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되겠냐마는 그래도 지금 즐겁지 않으면 또 무슨 소용이 있을까. ‘거기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하고 누군가 물을 때마다 ‘일단 가 보세요. 거기엔 거기만의 즐거움이 있으니까요’ 하고 대답하는 이유다. 글 사진 최갑수 (여행작가)■여행수첩 →에티오피아 항공은 인천~아디스아바바 직항을 주 4회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0시간 30분. 아디스아바바에서 디레다와까지 국내선을 이용한다. →통화는 비르. 1비르는 약 40원. 달러로 바꿔 가서 호텔이나 ATM 기계에서 환전해야 한다. →커피를 좋아한다면 원두를 잔뜩 사오는 것도 좋다. 원두 250g이 3000원 정도. 하라르 시장에서는 더 싸게 살 수 있다. 볶지 않은 생두는 더 싸다. →에티오피아의 전통 음식은 인제라다. 커다란 부침개처럼 생겼는데, 수건처럼 돌돌 말린 인제라를 펼쳐 놓고 조금씩 뜯어 매콤한 고기인 ‘와트’와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주식인 ‘테프’라는 곡식으로 만드는데, 발효를 시키기 때문에 시큼한 맛을 낸다. 세인트 조지, 하베샤 등 로컬 맥주도 맛있다. 에티오피아 식당 어딜 가나 피자와 파스타를 먹을 수 있다. 에티오피아 사람들도 거의 주식처럼 먹는다. 이탈리아와 전쟁을 치르면서 자연스럽게 이탈리아 음식이 전해진 것이다. 하지만 맛은 이탈리아와는 약간 다르다. 한국에서 맛보던 피자와 파스타를 기대하지는 말 것. 에티오피안 스타일 이탈리안 푸드라고 보면 된다.
  • [혁신성장회의] 입국장 면세점 열어 내수 활성화… 담배는 판매 안 해

    [혁신성장회의] 입국장 면세점 열어 내수 활성화… 담배는 판매 안 해

    정부가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국민 편의를 위해서다. 해외 여행 내내 출국할 때 산 면세품을 들고 다니는 불편을 없앤다는 취지다. 여행객의 해외 소비를 국내로 전환해 내수를 활성화하면서 면세점과 연관 산업에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하지만 공항 보안과 세관·검역 기능 약화가 우려돼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이르면 내년 5월 말 인천국제공항에 설치해 6개월간 시범 운영한 뒤 전국 주요 공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행객이 선물로 많이 사는 술과 홍삼, 초콜릿 등이 주요 판매 품목이다. 향수와 화장품은 마약 탐지견 후각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밀봉해 판다. 담배와 과일, 축산가공품 등만 판매를 금지한다. 담배는 사려는 사람이 많아 입국장 혼란과 내수시장 교란이 우려되고 과일과 축산물은 검역 문제가 있어서다. 이 외에는 품목 제한이 없지만 1인당 판매 한도를 현행 휴대품 면세 한도와 같은 600달러로 한정해 명품 가방 등 고가 제품은 사실상 제외된다. 여행객 입장에서는 입국장 면세점에서 1인당 600달러까지 세금이 붙지 않은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지만 구입 한도일 뿐 면세 한도는 아니다. 예를 들어 출국할 때 휴대품 면세 한도에 맞춰 산 600달러어치 면세품을 그대로 들고 돌아와도 입국장 면세점에서 또 구입 한도 600달러를 꽉 채워 쇼핑할 수는 있다. 하지만 세관 검사에서 총 1200달러의 면세품 중 면세 한도를 넘는 600달러어치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한다. 정부는 입국장 면세점 이용자를 별도 통로로 이동시켜 세관·검역 합동 단속을 실시할 방침이다.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하는 주변 국가가 늘어나 관광객 유치 경쟁에서 밀린다는 점도 정부가 도입을 결정한 이유다. 현재 73개국 149개 공항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특히 가까운 일본은 지난해 4월 처음 도입해 4개 공항으로 확대했다. 중국도 2008년 베이징과 상하이 공항에 설치한 뒤 2016년 19개를 추가로 늘렸다. 여전히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하지 않는 나라들도 있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2005년 런던 지하철 테러 이후 안보 문제로 도입을 보류 중이다. 정부도 보안과 세관·검역 기능 약화를 고려해 대책을 내놨다. 입국장 면세점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마약, 금괴 등 불법 물품을 들여오는 행위를 차단할 계획이다.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면 순회감시 직원이 추적해 검사대에 인계한다. 입국장 면세점 운영권은 중소·중견기업에 준다. 매장 면적 20% 이상에서 중소·중견기업 제품만 파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천공항 출국장에 ‘중소기업 명품관’을 만들어 해당 제품을 입국장 면세점에서도 팔도록 추진한다. 입국장 면세점 임대수익은 저소득층 지원 등 공익 목적에 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뉴스 in] 입국장 면세점 내년 5월 문 연다

    [뉴스 in] 입국장 면세점 내년 5월 문 연다

    이르면 내년 5월 말부터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오는 해외 여행객들은 입국장에서 ‘면세 쇼핑’을 할 수 있다. 정부가 27일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입국장 면세점은 인천공항에서 6개월간 시범 운영한 뒤 전국 공항으로 확대한다. 술과 홍삼, 향수, 화장품, 초콜릿 등을 판다. 1인당 미화 600달러까지 살 수 있다. 담배와 과일, 축산가공품 등은 판매 금지다.
  • [핵잼 사이언스] 당신의 힐링을 위한 음식은 ‘지중해식 식단’

    [핵잼 사이언스] 당신의 힐링을 위한 음식은 ‘지중해식 식단’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이라면 당분간 지중해식 식단으로 끼니를 챙기는 것이 좋겠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진이 식습관과 우울증 위험을 다룬 연구 41건을 재분석한 결과, 지중해식 식단이 우울증을 예방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지중해식 식단은 지중해 연안 지역의 식단을 일컫는 것으로 신선한 채소와 과일, 저지방 유제품, 생선 등이 주로 포함된 식단을 말한다. 비만을 억제하고 심장과 혈관 질병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41건의 기존 연구에서 성인 3만 6556명의 식습관과 정신건강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지중해식 식단을 고수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우울증 위험이 최대 33%까지 감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연구진은 기존에 발표된 연구 중 프랑스와 호주, 스페인, 미국, 영국 등지의 성인 3만 290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살핀 결과, 포화지방과 설탕 등이 많이 든 음식을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우울증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같은 결과를 통해 연구진은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항우울제를 처방받기 전에 식습관부터 바꾸는 것이 우울증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식습관이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했다”면서 “의사들은 우울증 때문에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식습관과 관련한 상담도 함께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중해식 식단이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의 원인으로 꼽히는 비만을 예방·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연구를 통해 여러 차례 입증됐다. 스웨덴 연구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은 어린이의 비만을 15%까지 줄여주며, 이탈리아에서는 지중해식 식생활과 멀어지면서 비만이 급증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정신의학저널‘(Journal Molecular Psychiatry)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알쏭달쏭+] 칼로 잘랐더니 보라색으로 변한 오렌지, 원인은?

    [알쏭달쏭+] 칼로 잘랐더니 보라색으로 변한 오렌지, 원인은?

    호주 퀸즐랜드 주(州) 브리즈번에 사는 여성인 네티 모핏은 이달 초 평소처럼 마트에서 오렌지를 사다 몇 조각으로 잘라놓았다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겉보기에는 다른 것들과 차이가 없었던 오렌지가 몇 조각으로 잘라놓은 뒤 짙은 보라색을 띄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두 살 난 아들에게 이 오렌지를 먹였던 모핏은 “마치 누가 잉크를 뿌려놓은 듯 매우 선명한 보라색이었고, 나는 이를 먹은 아들에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까봐 매우 염려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결국 그녀는 퀸즐랜드 당국에 해당 사실을 알렸고, 당국은 박테리아나 전염병 등을 우려해 정밀 조사에 나섰다. 퀸즐랜드 주 정부 소속 법의학 및 과학 서비스(FSS) 부서의 전문가들은 우선 해당 오렌지 및 모핏이 당시 집에서 오렌지를 자르는데 사용한 칼과 칼을 날카롭게 만드는 스틸 막대(칼갈이 도구) 등을 수거했다. 약 한 달 동안 정밀 분석한 결과, 오렌지를 보라색으로 변하게 만든 미스터리가 풀렸다. 원인은 오렌지에 함유된 영양소와 철(iron) 성분이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오렌지에는 과일이나 채소 등의 색깔을 내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포함돼 있는데, 이 성분이 스틸 막대에 의해 날카로워진 칼과 만나면서 색깔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됐다. 화학전문가인 스튜어트 카스웰은 A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실험실에서 ‘보라색 오렌지’의 미스터리를 밝히기 위해 숱한 실험을 했다. 오렌지를 다양한 화학성분에 노출시켰고, 그 결과 오렌지를 자를 때 쓴 칼의 성분과 안토시아닌이 그 원인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자주 쓰는 칼은 표면이 무뎌져 있어 안토시아닌과 반응할 철 성분이 많지 않다. 하지만 스틸 막대에 날카롭게 갈아놓은 칼에는 칼을 가는 과정에서 남은 철 성분이 칼 표면에 아직 많이 남아있어서 안토시아닌이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해 퀸즐랜드 주 정부 측은 “보라색으로 변한 오렌지는 먹어도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Q&A]입국장 면세점, 담배는 안 되고 양주는 된다

    [Q&A]입국장 면세점, 담배는 안 되고 양주는 된다

    정부가 국내 소비를 늘리고 해외여행객을 불편을 줄이고자 국제공항 입국장에 면세점을 도입하기로 했다. 관련 법이 순조롭게 개정된다면 내년 5월 말에서 6월 초면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한 뒤 면세품을 쇼핑할 수 있다. 다만 면세품 구입 한도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600달러다. 또 담배와 과일·축산가공품 등의 판매는 금지된다. 정부는 27일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입국장 면세점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자세한 내용을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풀어본다. Q: 정부가 15년 동안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미뤘다고 하던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2003년부터 입국장에 면세점을 설치하자는 법안들이 국회에 수차례 발의됐지만 통과된 적은 없다. 국민들은 찬성했지만 정부가 부작용을 두려워 했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면세점 쇼핑으로 입국장이 혼잡한 틈을 타 우범 여행자가 잠적해버리거나 마약이나 금괴 등 불법 물품을 주고받는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반입 금지 동식물에 대한 검역, 소독 업무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기내면세점을 운영하는 대형항공사와 출국장에 면세점을 둔 대기업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Q: 정부가 입장을 바꿔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기로 한 이유는. A: 크게 두가지 이유로 볼 수 있다. 첫째, 국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이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국민 1000명의 의견을 조사해본 결과 81.2%가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찬성했다.해외여행객은 지난 10년 동안 매년 7.1% 이상 증가해 지난해 기준 2650만명에 달했다. 그런데 입국장 면세점이 없다보니 출국할 때 면세품을 사서 여행 기간에 계속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이 컸다. 유리로 된 주류, 화장품, 향수 등의 경우 불편이 더했다.입국장 면세점이 생기면 여행을 마친 뒤 쇼핑을 할 수 있다. 또 해외소비를 국내로 전환하는 효과도 생길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입국장에서 주류를 사는 사람이 많아지면 해외 소비가 줄면서 여행수지 적자 폭도 다소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Q: 해외공항들도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나? A: 전세계 88개국에 333개 공항이 있는데 이 가운데 73개국, 149개 공항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의 경쟁 상대인 홍콩 첵랍콕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일본 나리타공항, 중국 베이징 공항 등에는 입국장 면세점이 있다. Q: 입국장 면세점은 언제 어디에 생기나. A: 정부는 우선 인천공항에 우선 도입하고 효과가 크면 김포공항과 대구공항 등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입국장 어디에 면세점을 설치할 것인지는 연구용역을 걸쳐 결정할 예정이다. 입국 후 거치는 입국심사, 검역, 수화물 찾기, 세관 등 동선에 혼잡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입국장 면세점을 만들려면 먼저 관세법과 시행령 등을 개정해야 한다. 이후 내년 3~5월 사업자를 선정하고 사업을 준비해서 내년 5월 말에서 내년 6월 초에 첫 면세점을 열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Q: 입국장 면세점에서 살 수 있는 것과 살 수 없는 것은. A: 담배는 내수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판매하지 않는다. 이건 싱가포르와 홍콩공항도 마찬가지다. 과일·축산가공품 등 검역 대상 품목도 취급하지 않는다. 마약 탐지견의 후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향수 등은 밀봉해서 판매할 수 있다.국민의견 조사에서 높은 구매 의향을 보인 화장품과 향수(62.5%), 패션 및 잡화(45.9%), 주류(45.5%) 등이 주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Q: 입국장 면세점 구매 한도는 얼마인가. A: 1인당 면세품 구매 한도는 600달러 그대로 유지된다. 그러니까 출국장 면세점, 다른 나라 면세점, 입국장 면세점에서 구매한 합계가 600달러를 넘어선 안 된다는 얘기다. Q: 입국장 면세점에서는 중소기업 제품만 판매한다던데? A: 그렇지 않다. 면세점 운영업체를 선정할 때 중소·중견기업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즉 대기업 계열사인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은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할 수 없다.정부는 입국장 면세점 매장 면적의 2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 제품으로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소기업 명품관 등을 설치하겠다는 뜻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현금을 안받아?…포도 한 송이 사려다 거부당한 中 60대 노인

    현금을 안받아?…포도 한 송이 사려다 거부당한 中 60대 노인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가 보편화된 슈퍼마켓에서 한 노년 남성이 현금으로 포도 한 송이를 사려다가 거절당하자 슈퍼마켓 직원과 언쟁을 벌였다. 이로 인해 ‘디지털 경제’에서 뒤처지는 이들을 도와야한다는 요구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지난 23일 중국 동영상 사이트 피어비디오는 중국 헤이룽장성 남동부 지시에 사는 시에(67)씨가 한 슈퍼마켓에서 과일 값을 현금으로 지불하려다가 거부당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계산대 직원들은 시에씨가 낸 현금을 받지 않았고, 휴대폰을 이용해서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로 돈을 지불하라고 말하면서 말다툼이 일어났다.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는 중국의 대표 모바일 직불결제 시스템이다. 시에씨가 “현금을 안 받으면 그냥 가겠다”고 말하자, 직원은 “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해보세요”라고 대답했다. 시에씨가 포도를 들고 문 쪽으로 나서자 경비원들은 그를 막아섰다. 그가 “돈을 지불하지 않고 떠나는 게 잘못이라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수중에 위조지폐도 아닌 진짜 현금을 가지고 있는데 위챗 사용방법을 모른다고 해서 왜 이 늙은이에게 창피를 주는 건가?”라며 항의했다. 이후 한 경비원이 시에씨가 현금으로 계산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지만, 이 영상으로 중국의 노인들이 일상에서 현금을 취급하지 않는 소규모 점포 이용 시 겪는 문제들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불거졌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기사를 읽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디지털시대에 이분들이 방치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라거나 “노인과 아이들이 슈퍼마켓에서 휴대폰이 없으면 돈을 낼 수 없다는 말인가?”라며 애석해했다. 한편 전자결제 서비스 확산과 함께 현금이 불필요한 사회로 나아가자 중국 중앙은행은 이런 결제 서비스 격차를 줄이고자 지난 7월 “위안화는 중국의 법정 화폐이며 위안화 현금 결제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지시를 내렸다. 같은 달 현지 매체 베이징 데일리도 “기술은 사람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편리성을 제공해야한다. ‘현금 없는 사회’가 현금을 아예 없애야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포도의 그림 기록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포도의 그림 기록

    비로소 가을이 되어 여름을 기다리게 만들었던 복숭아 대신 포도의 달콤한 냄새가 공기를 메우는 계절이 되었다.얼마 전 나는 마트에서 재밌는 광경을 목격했다. 무리를 지은 젊은이들이 청과물 매대 앞에서 ‘샤인머스캣’을 찾는 광경이었다. ‘포도’도 ‘거봉’도 아닌 ‘샤인머스캣’을 찾는다니. 직원에게 신품종 과일명을 정확히 대며 분주히 찾는 사람들의 모습이 내게는 낯설면서도 인상 깊게 느껴졌다. 최근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온라인 마켓과 오프라인 시장 등에서 ‘샤인머스캣’이라는 청포도 품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씨가 거의 없고 껍질째 먹을 수 있는 데다 ‘포도 사탕’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높은 당도와 아삭한 식감으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 포도는 다른 포도들에 비해 가격이 월등히 비싼 데도 불구하고 사람들 사이에선 꼭 한 번쯤 먹어 봐야 하는 과일로 여겨진다.이것이 한시적인 유행일지라도, 샤인머스캣 포도가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에서 육성한 품종일지라도, 과일이란 식물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슈거리가 된다는 것, 그리고 소비자들이 품종의 다양성을 인식하고 선택해 소비한다는 건 우리나라 식물 문화의 커다란 발전으로 보인다. 와인 문화의 발달로 역사적으로 포도가 가장 널리 재배되고 이용되어 온 프랑스에선 이미 이런 문화가 널리 자리잡혀 있다. 동네 작은 과일 가게만 들러도 늘 색과 형태가 다른 두세 종의 포도가 벽에 걸린 모습으로 판매되고, 원예 상점 중심엔 다섯 품종 이상의 포도나무 묘목이 서 있다. 묘목 이름표에는 식물세밀화와 함께 이 나무가 커서 어떤 형태의 포도 열매를 생산하는지, 당도와 산도는 몇인지, 어떤 용도로 이용하면 좋은지 등의 정보가 꼼꼼히 적혀 있다. 이것은 사람들이 품종 각각의 특성을 인지하고 소비한다는 증거다. 파리식물원 정원의 한 벽면에는 아름다운 꽃이 피는 화훼식물이 아닌 과수작물인 유럽산 야생 포도가 덩굴로 덮여 관상식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꽃이 피는 봄과 열매가 맺는 여름이 아닌 가을과 겨울이 되어서도 이 나무가 포도나무임을 알 수 있는 건, 포도 덩굴 앞에 서 있는 이름표 때문이다. 이름표에는 이들의 꽃과 열매, 종자가 그려진 식물세밀화가 있고, 이를 통해서 언제든 이 식물의 일 년의 삶을 유추할 수 있다. 물론 프랑스에선 그 문화 역사만큼 포도 식물세밀화도 많이 기록되어 왔다. 피에르 조제프 르두테의 포도 그림 컬렉션이 대표적이다. 르두테는 산과 들의 자생식물이 아닌 인류가 이용하는 원예식물을 그림으로 그려 현대 원예식물 연구와 대중화에 큰 공로를 세운 프랑스의 대표적인 식물화가다. 언젠가 프랑스 파리에서 프랑스인들에게 내 소개를 할 일이 있어 “나는 식물세밀화를 그린다”고 했더니 “아, 조제프 르두테와 같은 일을 하는군요? 그는 훌륭한 식물화가죠”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그는 프랑스의 국화인 장미 컬렉션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는 장미뿐만 아니라 그가 살던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 당시 프랑스에서 재배되던 포도 품종 수십 종을 그림으로 그려 냈다. 그가 그린 포도 중에는 현존하지 않아 우리가 볼 수 없는 종도, 현재 우리가 이용하는 품종의 부모와 같은 원종도 있다. 이 그림들은 연구 기록물로서, 또 복사되어 현대 세계인의 주방에 걸리는 인테리어용 그림으로도 애용된다. 식물세밀화가 인테리어용 그림으로 걸리는 것은 과학 일러스트레이션으로서 본래의 기록 목적에는 어긋나지만 식물의 보존을 위해 널리 이용하고자 유도할 수 있다면, 더구나 프랑스에서 육성한 포도가 세대를 넘어 세계의 사람들에게 소개되는 것을 생각하자면 그리 반감을 살 일은 아닐 것이다.나도 언젠가 포도를 그려야 할 텐데 하던 차에 얼마 전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에서 육성한 신품종 포도를 그리게 되었다. ‘홍주시들리스’. 씨가 없고, 붉은빛이 도는 포도다. 아직 널리 보급이 되지 않아 시장과 마트에서 사 먹을 수는 없지만, 몇 년 내에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림을 그리기 전 육종가로부터 한 가지 부탁을 받았는데 포도의 꽃도 함께 그려 달라는 조언이었다.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우리가 늘 먹는 과일이 식물의 열매이다 보니 꽃 생각은 놓치고 만다. 개화해 수술과 암술이 보이는 꽃의 모습을 그려 그림을 완성했다. 홍주시들리스 외에도 흑보석, 흑구슬, 청수 등 우리나라에서 육성한 신품종 포도는 스무 종이 넘는다. 나는 이들을 하나하나 그려 갈 생각이다. 르두테의 그것처럼, 이 기록도 2010년대 후반 한국에서 육성하고 재배된 포도의 기록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 [건강을 부탁해] 지중해식 식단, 우울증 예방에 효과 (연구)

    [건강을 부탁해] 지중해식 식단, 우울증 예방에 효과 (연구)

    명절 내내 이어진 기름진 음식과 스트레스로 심신이 지친 사람이라면 당분간 지중해식 식단으로 끼니를 챙기는 것이 좋겠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진이 식습관과 우울증 위험을 다룬 연구 41건을 재분석한 결과, 지중해식 식단이 우울증을 예방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지중해식 식단은 지중해 연안 지역의 식단을 일컫는 것으로 신선한 채소와 과일, 저지방 유제품, 생선 등이 주로 포함된 식단을 말한다. 비만을 억제하고 심장과 혈관 질병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41건의 기존 연구에서 성인 3만 6556명의 식습관과 정신건강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지중해식 식단을 고수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우울증 위험이 최대 33%까지 감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연구진은 기존에 발표된 연구 중 프랑스와 호주, 스페인, 미국, 영국 등지의 성인 3만 290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살핀 결과, 포화지방과 설탕 등이 많이 든 음식을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우울증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같은 결과를 통해 연구진은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도 항우울제를 처방받기 전에 식습관부터 바꾸는 것이 우울증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식습관이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했다”면서 “의사들은 우울증 때문에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식습관과 관련한 상담도 함께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중해식 식단이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의 원인으로 꼽히는 비만을 예방·치료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연구를 통해 여러 차례 입증됐다. 스웨덴 연구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은 어린이들의 비만을 15%까지 줄여주며, 이탈리아에서는 지중해식 식생활과 멀어지면서 비만이 급증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정신의학저널(journal Molecular Psychiatry)’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중국 청소년 10% 인터넷 중독 심각…치료 권고

    중국 청소년 10% 인터넷 중독 심각…치료 권고

    중국 청소년 가운데 인터넷에 중독, 치료가 필요한 상태에 이른 이들의 비율이 10%를 넘어섰다. 중국 국가위생위(国家卫健委)·는 지난 3년 사이 중국 청소년의 인터넷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중독 상태에 이른 이들의 수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26일 이 같이 밝혔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올 초 인터넷 중독을 ‘정신질환’의 한 분야로 포함시킨 바 있다. WHO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청소년 인구 중 약 6%에 달하는 이들이 인터넷 중독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문제는 중국 보건위원회가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 국내 거주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자 비율이 10%를 초과, 세계 평균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인터넷 중독자를 조기 발견, 치료할 수 있는 규범을 마련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중국 과학원 ‘루린’ 원사는 “현재 이 분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등 방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인터넷에 중독된 청소년에 대해서는 기존의 불안이나 우울증 등 청소년들이 흔히 겪는 정신 질환과 동일한 수준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중국 청소년의 과체중 비만자가 크게 증가하는 등 사회문제로 부각됐다. 국가위생위는 중국 청소년 가운데 과체중에 해당하는 인구 비율이 무려 16%에 달한다면서 적당량의 식사 조절과 과학적인 운동이 병행돼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6~17세 청소년 가운데 과체중에 해당하는 비율은 9.6%, 비만단계에 접어든 인구가 6.4%에 달했다. 이 가운데 남학생의 비만율이 여학생의 비율보다 높았으며, 도시 거주자가 농촌 거주자보다 비만율이 높게 측정됐다. 또, 청소년의 과체중 문제가 증가하면서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을 앓는 아동의 수도 동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중국질병통제센터의 정강장 소장은 “성장기 청소년의 비만 체중으로 인한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체중을 줄이기 위해 맹목적인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면서 “하루 삼시세끼 식사 시 곡물위주의 식사를 하되, 채소와 과일, 계란 등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한 식품을 즐겨 먹되, 일평균 약 300g에 달하는 우유, 두유 등을 섭취하고 소금이나 설탕 등이 과다하게 포함된 간식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산 판다 ‘신싱’…36번째 생일 맞아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산 판다 ‘신싱’…36번째 생일 맞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판다의 36번째 생일 축하 파티가 열렸다. 2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중국 중경시 충칭동물원의 판다 ‘신싱’(Xin Xing)에 대해 보도했다. 판다 ‘신싱’은 세계에서 현존하는 자이언트 판다로는 최고령으로 올해로 36번째 생일을 맞았다. 이는 인간 나이로는 약 108세에 해당되는 나이다. ‘신싱’은 1982년 야생에서 새끼로 발견돼 지금까지 충칭동물원 보호 아래 무려 114마리의 자손들을 낳은 모든 판다의 할머니 격이다. 지난 16일 충칭동물원 측은 ‘신싱’의 36살을 축하하기 위해 대나무와 과일로 만든 케이크를 그녀에게 선사했다. ‘신싱’보다 오래 산 판다는 지금까지 단 3마리. 지난 1999년 7월 후베이성 동물원의 수컷 판다 두두(Du Du)가 37살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지난 2016년 10월 홍콩 오션파크의 암컷 판다 지아 지아(Jia Jia)는 38살 나이로, 2017년 9월 푸젠성 푸저우 판다 월드의 암컷 판다 ‘바시’(Basi)는 37살로 숨졌다. 충칭동원물 측은 “‘신싱’은 지난 1982년 여름 쓰촨성 바오싱 지역에서 연구원들에 야생 새끼로 발견됐었고 그 이후로부터 충칭동물원에서 살고 있다”며 “그녀가 낳은 새끼는 지금까지 114마리이며 새끼 중 일부는 판다 외교의 일환으로 전 세계 20개국에 보내졌다”고 밝혔다. 이어 동물원 관계자는 “‘신싱’의 정확한 생일을 알지 못해 매년 7월과 9월에 그녀의 생일 파티를 열고 있으며 ‘신싱’은 현재 매우 잘 먹고 건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야생에서의 판다 수명은 평균 약 20년이며 대체로 동물원의 판다들이 야생의 판다들보다 오래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chongqing zoo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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