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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오크향·과즙미 뿜뿜 침샘폭발… 이런 박한 맛을 봤나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오크향·과즙미 뿜뿜 침샘폭발… 이런 박한 맛을 봤나

    침샘을 자극하는 산미와 경쾌한 탄산감이 특징인 술은 무엇일까요? 대부분은 레몬과 복숭아 향이 가득한 샴페인이나 로제 등 스파클링 와인을 떠올릴 겁니다. 하지만 산미와 탄산이 어우러진 맛은 와인의 전유물이 아니랍니다. 맥주에도 신맛이 나는 스타일이 존재합니다. 바로 사워(Sour·신맛) 맥주입니다.우리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신맛이라는 독특한 특징을 가진 사워 맥주는 취향의 세분화와 콘셉트가 점점 중요해지는 소비시장의 트렌드에 따라 식음료계에서도 ‘신맛’이 주목받으면서 최근 몇 년간 맥주업계의 대세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사워 맥주에 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다고 할 만큼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장르이기도 합니다. 사워 맥주는 야생효모를 통해 자연발효하거나 젖산을 넣어 만든 맥주를 뜻합니다. 6개월~3년 오크통 안에서 숙성 시간을 거치는데, 어떤 맥주는 마치 식초처럼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시고, 때로는 지하실 곰팡이 같은 쿰쿰한 맛이 나기도 합니다.●벨기에 ‘람빅’ 야생효모·박테리아로 발효 사워 맥주의 원조는 벨기에와 독일입니다. 벨기에는 현대에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맥주를 빚는 문화가 남아 있는 곳으로 유명한데요. 전통적인 양조방식이란 인위적으로 배양된 효모가 아닌 공기 중에 떠다니거나 오크통에 서식하는 야생효모, 박테리아 등을 이용해 맥주를 자연적으로 발효시키는 것을 뜻합니다. 대표적인 벨기에 사워 맥주인 ‘람빅’(Lambic)이 바로 이 방식으로 만든 맥주입니다. 람빅 맥주를 마시면 신맛과 함께 젖은 가죽, 헛간 냄새 등 특이한 향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람빅 맥주는 숙성 기간에 따라 맛도 달라지기 때문에 연식이 다른 것들을 섞어 마시는데요. 이렇게 블렌딩된 람빅 맥주를 ‘괴즈’라고 부르고, 괴즈는 가장 대중적인 람빅 맥주 스타일입니다. ●와인 같은 에일 ‘플렌더스 레드’ 와인 맥주라는 별명을 가진 ‘플렌더스 레드 에일’도 빼놓을 수 없는 벨기에 사워 맥주입니다. 플렌더스 레드는 벨기에 서부의 플랑드르라는 지역에서 빚는 맥주입니다. 연한 색과 어두운 색의 맥아를 섞기 때문에 적갈색을 띕니다. 플렌더스 레드는 자연발효를 거치는 람빅과 달리 효모와 젖산균을 주입시켜 오크통에서 최장 2년까지 숙성한 뒤 역시 맛의 균형을 위해 연식이 다른 맥주들을 블렌딩시킵니다. 플렌더스 레드는 포도, 자두 등 블랙베리류의 과일 향과 산미, 떫은 맛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레드와인과 비슷한 풍미를 내기 때문에 맥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나 ‘와인 러버’들의 입맛에도 맞아 인기가 높습니다.●독일 ‘베를리너’ 는 청량감… ‘고제’는 짭쪼름 독일의 사워 맥주는 ‘베를리너 바이세’와 ‘고제’가 있습니다. 베를린 전통 지역 맥주인 베를리너 바이세는 말 그대로 과거 베를린 사람들이 즐겨 먹었던 밀맥주입니다. 이 맥주도 젖산균이 들어가 시큼하고 청량해 목넘김이 아주 가볍습니다. 알코올 도수도 3%로 낮아 술이 약한 사람에게 혹은 여름용 갈증해소용으로 제격입니다. 고제는 북부 니더작센주의 고슬라르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밀맥주로 젖산균과 ‘소금’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인데요. 이 소금 때문에 시고 짭잘한 맛이 무척 독특하고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늘 새로운 맛을 갈구하는 크래프트 맥주 팬이라면 열광하지 않을 수 없는 맥주이기도 하죠. 그러나 독일 사워 맥주는 라거 맥주 열풍에 밀려 2차 세계대전 이후 거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합니다. 이 독일 사워 맥주를 부활시킨 곳이 바로 미국입니다. 1980년대 이후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이 성행하면서 미국의 소규모 양조장들은 유럽 전통 맥주 레시피를 되살려 사워 맥주를 대중화시켰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 사워 맥주에 과일, 홉 등을 추가해 ‘아메리칸 와일드에일’이라는 새로운 사워 장르를 개척하는 데 성공합니다. 사워 맥주는 유럽에서 시작됐지만 사워 맥주를 취급하는 양조장은 현재 유럽보다 미국에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김치 유산균 사용해 ‘한국의 맛’ 내기도 한국의 양조장들도 훌륭한 사워 맥주들을 생산합니다. 대중적인 신맛을 잘 살려낸 와일드웨이브브루잉의 ‘설레임’, 김치 유산균을 사용한 핸드앤몰트의 K바이세, 청국장의 미생물을 넣어 발효시킨 아키투브루잉의 도깨비 등이 대표적입니다. 사워 맥주의 매력은 특유의 산미와 가벼움 때문에 음식과의 조화가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샴페인이 가진 장점과 비슷하죠. 또 와인처럼 한 잔만 마셔도 충분히 만족감을 주는 자극적인 맛 때문에 양보단 질을 추구하는 ‘혼술’ 문화에 적합한 술이기도 합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중국, 50m 밖에서 걸음걸이만으로 사람 식별하는 기술 상용화

    중국, 50m 밖에서 걸음걸이만으로 사람 식별하는 기술 상용화

    안면 인식 등 치안·감시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이고 있는 중국이 걸음걸이로 사람을 식별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8일 보도했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중국 정부 연구기관인 중국과학원에 세운 회사 ‘인허수이디’는 사람마다 다른 독특한 걸음걸이로 신원을 식별하는 소프트웨어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보폭이나 걸을 때 두 다리를 벌리는 폭, 신체 특징 등을 분석해 사람을 식별하는 이 소프트웨어는 미국, 일본,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연구하고 있지만, 상용화에 성공한 것은 자신들이 세계 최초라고 이 회사는 내세우고 있다. 인허수이디는 자사 소프트웨어가 50m가량 떨어진 곳에서도 사람의 걸음걸이를 분석,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94%의 정확도로 0.2초 만에 그 사람의 신원을 파악해낸다고 설명하고 있다. 걸음걸이로 사람을 식별하는 소프트웨어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감시카메라에 등을 돌리고 있거나 얼굴을 가리고 있어도 신원 파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국의 치안·감시망이 더욱 촘촘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베이징과 상하이 경찰이 이 소프트웨어를 이미 도입해 범죄 수사 등 치안에 활용하고 있으며, 신장 웨이우얼 자치구에도 도입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 1100만명의 위구르족 이슬람교도가 살고 있는 신장 자치구는 지난해 초부터 중국 정부가 ‘반정부 성향’을 명분으로 위구르인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강제수용소에 구금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곳이다. 또 이 회사 수석 과학자가 홍콩 주재 중국 연락판공실의 부주임이라는 점을 들면서 이 기술이 홍콩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회 통제와 치안의 우선순위를 높이 두고 있는 중국 정부는 2015년 13억 중국인 누구의 얼굴이라도 3초 안에 90%의 정확도로 식별하는 안면 인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각지의 경찰은 수만명이 모인 대형 콘서트장에서도 안면 인식 기술로 범죄 용의자를 식별, 체포한 사례가 여럿 있다. 특히 이러한 기술이 단순 범죄를 넘어 반체제 인사 감시나 소수민족 탄압 등에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빅 브러더’ 사회에 좀 더 가까워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빈과일보는 “안면인식 기술이 중국 전역에 도입된 데 이어 걸음걸이로 사람을 식별하는 기술마저 적용되면서 이제 중국의 민중은 동물원의 우리에 갇혀 사는 동물과 같은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박쥐는 에볼라 숙주가 아니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박쥐는 에볼라 숙주가 아니다?

    특정 지역의 여러 학교 학생들이 급식을 먹은 뒤 집단 설사나 식중독을 일으켜 보건당국에서 역학조사를 실시한다는 뉴스를 간혹 들을 수 있습니다.역학조사는 질병이 발생했을 때 개별 환자에 대한 관찰조사를 바탕으로 통계적 분석을 거쳐 법칙성을 찾아내는 일입니다.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을 경우 환자들의 혈액을 채취하고 먹었던 음식을 수거해 실험실에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검사하고 환자 발생 분포와 빈도, 발생시간 등을 그래프로 만드는 등 전염 경로와 확산 속도를 파악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역학조사의 일반적인 과정입니다. 이런 현대 역학조사를 처음 만들어 낸 것은 19세기 중엽 영국 런던의 뒷골목을 휩쓸던 콜레라 확산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 존 스노(1813~1858) 박사입니다. 그 이후 역학은 공중보건에 중요한 수단이 됐습니다. 역학은 감염자 파악과 그와 접촉한 사람에 대한 시공간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최근 들어 교통수단의 발달로 개인의 활동반경이 커지고 도시가 확대되면서 불특정 다수와 감염자가 접촉할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에볼라 바이러스나 메르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S)처럼 갑자기 나타나 순식간에 확산되는 경우 역학조사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도시발달로 역학 조사 어려워져 영국 글래스고대 수의대 생물다양성연구소, 바이러스연구센터, 모어던연구소 공동연구팀이 인공지능(AI)의 한 분야인 머신러닝(컴퓨터가 스스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을 이용해 에볼라 같은 치명적 바이러스의 원인숙주가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바이러스 전파 원인을 미리 알 수 있다면 그에 대한 사람들의 접촉을 제한하거나 백신 개발 같은 대응책을 발빠르게 마련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됩니다.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처럼 전염병이 발생하기 전에 발병원인을 차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알고리즘 숙주 예측 정확도 72% 연구팀은 우선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고 원인숙주가 비교적 명확하게 알려진 수백 개의 바이러스에 대한 역학 데이터와 게놈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렇게 수집된 바이러스의 RNA 게놈 정보를 바탕으로 영장류, 설치류 등 11개 동물 그룹 중 어느 집단이 바이러스의 숙주가 될 가능성이 높은지 예측할 수 있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만들었습니다. 원인 바이러스와 확산 경로가 알려진 전염병 데이터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테스트한 결과 바이러스의 숙주를 72%의 정확도로 예측했다고 합니다. 또 연구팀은 이번 알고리즘을 이용해 아프리카 남부지역 풍토병이면서 치사율이 높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원인숙주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에볼라 바이러스 원인숙주는 과일박쥐 같은 설치류가 아니라고 합니다. 이번 AI 알고리즘에 따르면 우간다와 코트디부아르에서 발견된 두 종류의 에볼라 바이러스 모두 박쥐가 아닌 영장류에게서 옮겨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답니다. AI가 질병의 원인을 밝혀내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의사 탐정’ 역할까지 하게 된다는 이번 연구 결과를 보고 있노라니 문득 AI가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대신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완전히 사라져 인간 존재의 의미까지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edmondy@seoul.co.kr
  • “냄새 고약한 두리안 2톤 내려라” 여객기 이륙 한 시간 지연

    “냄새 고약한 두리안 2톤 내려라” 여객기 이륙 한 시간 지연

    냄새 고약한 것으로 악명 높은 동남아 과일 두리안의 냄새를 못 견뎌한 승객들이 항의해 인도네시아 여객기에서 2톤 물량을 내리느라고 이륙이 한 시간 남짓 지연됐다. 지난 5일 오전 10시 40분(현지시간) 수마트라섬의 주도인 벵쿨루 공항을 떠나 자카르타로 떠나려던 스리위자야 항공 여객기에서 이런 소동이 벌어졌다. 물론 화물칸에 두리안을 실었지만 냄새는 객실까지 번졌고 승객들은 모두 내리라고 요구했다. 나중에 항공사는 두리안을 화물칸에 실어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레트리 마야 공보 책임자는 “안전 규정에 맞춰 두리안을 포장하고 비행기 내부에 붙박아 운송한 것이어서 위법한 것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두리안은 냄새 때문에 혐오하는 이들이 많다. 이에 따라 일부 나라에서는 운송, 호텔, 비행기 이용을 금지하기도 한다. 승객 아미르 지단은 “비행기에 오를 때 벌써 두리안 냄새를 맡았다. 스튜어디스에게 항의했더니 불만 신고서를 작성하라고 하더라”며 어이없어 했다. 승무원들은 이륙하면 곧 냄새가 사라질 것이라며 승객들을 진정시키려 했다. 아미르는 “다른 승객들을 향해 ‘누가 이런 비행기 타고 싶겠냐’고 소리를 질렀더니 모두가 ‘우리도 아냐’라고 대꾸해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일부 흥분한 승객은 금방이라도 승무원들과 “물리적으로 충돌할 것” 같았다. 벵쿨루 공항은 문제의 여객기에 선적됐던 두리안의 양은 2025㎏이었다며 앞으로는 고객 불편이 없도록 두리안의 포장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일본 쓰키지 시장 ‘쥐들과의 전쟁’ 승자는?‥도요스 이전 1개월

    일본 쓰키지 시장 ‘쥐들과의 전쟁’ 승자는?‥도요스 이전 1개월

    일본 최대의 수산물 집산지이자 관광명소였던 ‘쓰키지 시장’이 지난달 초 인근 도요스 지역으로 이전할 때 가장 걱정됐던 것 중 하나가 기존 쓰키지 시장에 터를 잡고 살던 시궁쥐와 갈색쥐(곰쥐) 등 수천마리의 쥐들이었다. 생선 등 부산물을 배불리 먹으며 잘 살고 있다가 졸지에 집과 먹이를 잃게 된 쥐들이 인근 주택가나 빌딩으로 숨어들거나 하는 사태는 주민들이나 당국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일이기 때문이었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달 6일로 쓰키지 시장 폐쇄 1개월이 지난 가운데 당초 우려했던 상황은 빚어지지 않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그동안 도쿄도청을 비롯한 당국은 쥐들이 거리에 나오는 사태 등을 막기 위해 강력한 박멸 작전을 벌여왔다. 그 결과일까. 쓰키지 시장 내 음식점 등에서서는 “쥐가 이전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안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쓰키지 장외시장의 한 식당 직원은 “당초에는 그렇게들 떠들썩하게 걱정했지만, 시장 이전 이후 쥐를 한 마리도 못봤다”고 말했다. 1935년에 개장해 80년이 넘은 쓰키지 시장은 벽이나 칸막이가 없는 구조여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고 숨을 수 있는 곳도 많아 시궁쥐나 갈색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서식처였다. 당국은 쓰키지 시장 폐장 전에 이곳에 사는 쥐들의 서식 규모를 파악해보려고 했지만 불가능했다. 불안감은 그래서 더 커졌다. 시장이 없어지고 난뒤 수천 마리의 쥐들이 일제히 주변지역으로 쏟아져 나와 사방을 더럽히고 병원균을 옮기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팽배해졌다.도쿄도는 올해 3500만엔(약 3억 5000만원)을 들여 점착시트 4만장, 쥐약 320㎏ 등을 쥐들이 다닐만 한 통로 등에 설치하고 담장 틈새를 메우는 등 여러 대책을 강구해 왔다. 이런 노력을 통해 올 5월부터 9월까지 1771마리를 없앴고, 지난달 6일 폐장 이후에도 2주 동안 1000마리 정도를 제거했다. 쓰키지 시장 근처 단독주택과 아파트 등 약 780가구에 점착시트가 설치됐지만, 폐장 이후 지금까지 붙잡힌 쥐는 10마리 정도에 불과하다. 주변지역으로도 크게 확산되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도쿄도의 위탁을 받아 구제작업을 해온 업체 관계는 “쥐가 주변 지역에 퍼져나간 것도 아닌 것 같아 일단 대규모 외부 확산은 막은 것 아닌가 싶다”고 니혼게이자이에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나오고 있다. 쓰키지 시장의 해체 작업이 이제 겨우 시작 단계여서 쥐 박멸 전쟁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가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NHK는 지난 6일 뉴스에서 “기존 시장의 철거 공사가 본격화되면 어딘가에 모여 있던 쥐들이 한꺼번에 뛰쳐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시장 관계자의 우려를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주부 직업병’ 습진 예방 고무장갑 착용은 필수… 미지근한 물에 씻어요

    ‘주부 직업병’ 습진 예방 고무장갑 착용은 필수… 미지근한 물에 씻어요

    가을철에는 일교차가 심하고 대기가 건조해 피부 트러블이 생기기 쉽다. 특히 빨래, 설거지 등 집안일을 많이 하는 주부들은 습진 위험이 높아진다. 4일 정경은 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에게 ‘주부들의 직업병’으로 불리는 주부습진 예방법에 대해 들었다.Q.주부 습진 원인은. A.물이나 세정제에 자주 접촉하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면 고무, 향료, 금속과 같은 특정 성분 때문에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주부 습진에 걸리면 손가락 끝의 피부가 얇아지고 붉은 반점이 생기며 피부 보호막인 각질층이 벗겨진다. 더 진행되면 피부가 갈라지고 피가 나오기도 하는데 심하면 손목과 손등으로 번지기도 한다. Q.습진을 예방하려면. A.외부물질 접촉을 차단하려면 반드시 고무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고무장갑 안에 수분이 있으면 손에 물을 담그고 있는 것과 똑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습진 증상이 있으면 먼저 면장갑을 착용한 다음 고무장갑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축축한 느낌이 들면 잠시 벗어두거나 통풍을 시켜야 한다. 손이 물에 직접 닿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가을철 부드럽고 촉촉한 손을 유지하기 해서는 보습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손을 씻은 뒤에는 곧바로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보습제나 핸드크림을 넉넉하게 바르고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뜨거운 물을 사용하면 피부의 피지막이 쉽게 벗겨져 세균에 감염되기 쉽다. 가렵고 손이 거칠어지는 느낌도 있다. 그래서 손을 씻을 때에는 가능한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도록 권한다. 마늘, 양파, 고추, 파와 같은 자극적인 채소와 오렌지, 키위 같은 과일은 직접 손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또 습진이 있을 때에는 피부에 자극을 주는 생선이나 날고기를 만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비누는 순한 성분으로 만들어졌거나 지방이 많이 포함된 것을 소량만 사용해야 한다. 손을 씻은 뒤 비눗기가 남지 않도록 잘 헹궈준다. 습진이 생겼을 때는 저자극성 클린저로 손을 씻는 것이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손 피부가 많이 거칠어졌을 때는 보습제를 바른 상태로 위생장갑을 10~20분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주부 습진 초기에 국소스테로이드나 연고제를 바르면 큰 효과를 본다. 다만 방치하면 점점 완치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전문의 진료를 받고 증상을 가라앉혀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흥미진진 견문기] 1000호 넘긴 월간지 ‘시조’… 110년 역사 오롯이

    [흥미진진 견문기] 1000호 넘긴 월간지 ‘시조’… 110년 역사 오롯이

    고층아파트 숲은 ‘청량리588’ 흔적 지워 서울시립대 목조건물 ‘자작마루’ 획기적첫 코스는 회기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시조사’였다. 시조사는 국내 최장수 월간지 ‘시조’를 발간하고 있다. 110년 가까이 발행한 잡지가 통권 1000호를 넘었다. 나무껍질이 종이처럼 하얗고 얇아 쉽게 벗겨지는 자작나무가 이 지역에 많았다는 김은선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서울시립대 안 경농관과 자작마루를 둘러봤다. 내부 천장이 뾰족한 삼각형의 형태를 이룬 높은 목조 건물에서는 따뜻함과 아늑함이 느껴졌다. 1937년 지어진 것으로 그리스 신전을 연상시키는 8각 기둥의 현대적 느낌과 아치형의 출입구가 당시로서는 획기적 양식이었다고 한다.떡전교를 건널 즈음 고가도로 너머로 보이는 최신식 고층 아파트 숲이 과거 ‘청량리 588’ 집창촌이었다.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변해 버렸지만 교통과 교육의 요지로 새롭게 떠오른 청량리의 미래를 실감할 수 있었다. 회기역에서 청량리로 넘어가는 고가길 옆에는 대충 봐도 10개가 넘는 철길이 여러 갈래로 펼쳐져 있었다. 우리네 인생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마다 출발점이 다르고 행선지가 다른 여러 갈래의 철길이 올라가거나 내려가고, 빨리 가거나 돌아가는 길로 좁혀졌다. 제기역에서 다섯 갈래로 통합된다고 했다. 이곳에 자생적으로 시장이 형성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시장은 복잡하고 낡은 건물의 이미지를 벗고 환하고 쾌적한 동선으로 탈바꿈했다. 또한 활기차고 생기 넘치는 훈훈함이 남아 전통시장의 매력을 뽐내기에 충분했다. 빛깔 고운 과일 탑을 지나 각종 건어물 가게 옆으로 전을 지져내는 고소한 기름 냄새가 가득한 골목도 지나쳤다. 알록달록한 추억의 옛날과자점 앞에서는 잠시나마 눈이 행복했다.서울한방진흥센터 보제원에 들렀다. 서울약령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외국인 관광객에게 동양 의술을 경험하게 하고 노약자들에겐 한방치료의 기회를 제공한다. 때마침 한방문화축제가 열리는 중이라 어린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 단위 시민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었다. 간간이 얄궂게 불던 바람은 어느새 사라졌고 맑고 화창한 가을 하늘에서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었다. 기분 좋은 가을 오후가 그렇게 지나고 있었다. 이지현 (책마루연구원)
  • 경남 고성군 열대과일 바나나 시험재배, 내년부터 농가 보급 계획

    경남 고성군 열대과일 바나나 시험재배, 내년부터 농가 보급 계획

    경남 고성군은 30일 열대과일인 바나나 시설재배 경제성 검토를 위해 바나나 시험재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군은 최근 농업기술센터 유리온실안에 바나나 묘목 30그루를 심었다.국내에서 바나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지역농가에 새로운 소득작물로 보급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군은 시험재배를 통해 바나나 생육특성과 시설재배 경제성 및 기술 등을 연구·검토한 뒤 지역농가에 새로운 소득작물로 보급해 정착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이 시험재배용으로 심은 바나나는 내년 9월쯤 수확할 예정이며 예상 수확량은 900㎏ 안팎이다. 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 수입된 바나나는 43만 7380t으로 올해 사과 생산량과 맞먹는다. 군은 수입 바나나는 재배·유통 과정에 농약과 약품처리 등으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없어 국내산 바나나를 찾는 소비자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병한 군 농식품개발담당은 “국내산 바나나는 재배기술 개발로 수입산 바나나 보다 맛이 오히려 좋고 안전성이 우수해 농업분야 새로운 소득작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성군은 백향과와 용과, 파파야 등 열대과수 6종을 시험재배하며 지역 적응성 등을 시험·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은 우리나라 기후 온난화로 아열대 과일이 새로운 농가 소득원으로 주목받고 있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새로운 아열대 작물을 꾸준히 시험·연구재배해 농가의 신소득 작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2018 베스트브랜드 대상] 동서식품 ‘카누’, 고품질 원두 본연의 맛·향 살려

    [2018 베스트브랜드 대상] 동서식품 ‘카누’, 고품질 원두 본연의 맛·향 살려

    ‘카누’는 콜롬비아,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등의 고품질 원두를 다양한 방식으로 로스팅·블렌딩해 제품별로 특색있는 풍미와 향을 느낄 수 있다. ‘카누 다크로스트’는 100% 콜롬비아 원두만을 사용해 깊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다크로스팅으로 볶아 진한 초콜릿 맛과 스모키한 향미를 즐길 수 있다. ‘카누 마일드 로스트’는 프리미엄 급인 마일드 원두 중 콜롬비아·과테말라·코스타리카 원두를 블렌딩해 중남미 마일드 원두 특유의 풍부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미디엄 로스팅으로 만들어 산뜻한 과일 향과 달콤한 와인 향미를 풍긴다. ‘카누 다크로스트 스위트 아메리카노’와 ‘카누 마일드로스트 스위트 아메리카노’는 아메리카노에 시럽을 넣어 마시는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다. ‘브라운 자일로스 슈거’로 달콤함을 냈다. 브라운 자일로스 슈거 안의 ‘자일로스’는 코코넛 열매에서 추출한 천연성분으로, 몸속에서 설탕 분해 효소의 활성을 억제해 체내로 설탕이 흡수되는 것을 줄여준다. ‘카누 라떼’는 커피전문점에서 아메리카노 다음으로 판매율이 높은 점을 고려해 언제 어디서나 부드러운 맛의 라떼를 즐길 수 있도록 선보인 제품이다. 더욱 진한 라떼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위한 ‘카누 더블샷 라떼’와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카누 아이스 라떼’ 등 총 3종이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다 내려놓을게요” 영웅이 된 부자들

    [글로벌 인사이트] “다 내려놓을게요” 영웅이 된 부자들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것은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느냐가 아니라 평화롭고 평온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 돈은 내 것이 아니고 내가 잠시 보관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내 꿈은 행복해지는 것이고, 보통사람이 되는 것입니다.”1980년대 홍콩 누아르 전성 시대를 이끌었던 홍콩 배우 저우룬파(63)가 지난 12일 현지 매체 제인스타스 인터뷰에서 “전 재산인 56억 홍콩달러(약 8100억원)를 기부하겠다”며 이같이 밝히자 중화권이 들썩거렸다. 저우룬파는 한 달 용돈으로 800홍콩달러(약 11만원)를 쓰고 대중교통 버스를 타고 다니며 과거 노키아 휴대전화를 17년 동안 쓰는 등 검소한 생활이 알려지면서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지난 25일 한국에서는 서울 청량리에서 과일 장사를 시작으로 평생 모은 4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고려대에 기부한 김영석(91)씨와 부인 양영애(83)씨의 사연이 화제가 됐다. 김씨 부부도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1시간 거리를 걸어 다니고 20년 된 옷을 입는 등 평생 근검절약이 몸에 밴 삶을 살았기에 감동이 배가됐다. 전 재산을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쓰고 싶다는 양씨는 “평생 구두쇠 소리를 듣던 내가 인재를 기르는 데 보탬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두 사례 모두 당대에 일군 부를 자식에게 그대로 물려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는 자수성가 부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모습이다. 전 세계 유명인 중에서도 이 같은 삶을 지향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미국의 마크 저커버그(34)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015년 페이스북 주식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고, 1조원이 넘는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홍콩 출신 스타 청룽(64)은 2014년 “죽을 때 통장 잔고가 0원이어야 한다”며 전 재산 기부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미국의 빌 게이츠(63)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는 2011년 “세 자녀에게 1000만 달러씩만 물려주고 나머지 재산은 자선 사업에 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김씨 부부는 저우룬파나 저커버그같이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유명인이 아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부와 명성을 모두 얻은 유명인으로서 전 재산을 기부한 인물을 떠올리기 쉽지 않고, 김씨 부부와 같은 무명 독지가의 미담 사례만이 간간이 들리는 게 현실이라는 걸 드러낸다. 오히려 한국의 부자들은 재벌들을 필두로 자녀에게 상속하기 위해 탈세를 일삼으며 부의 대물림에 집착하는 사례가 많다. 상대적으로 척박한 한국의 기부 문화는 사회 저변의 기부에 대한 호응도가 미국이나 홍콩에 비해 낮고 기부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자선구호재단(CAF)이 지난해 9월 발간한 세계기부지수(WGI)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부 참여 지수는 전체 조사 대상국 139개국 가운데 62위이며 국민의 기부 활동 참가율은 34%로 중간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이 5위(참가율 56%), 영국 11위(50%), 홍콩 25위(43%)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중국(138위·14%), 일본(111위·24%) 등 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이할 만한 것은 개도국이며 불교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미얀마(65%)가 오히려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는 경제적 풍요와 기부 문화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준다. 주목할 만한 것은 미국의 기부 문화가 눈에 띄게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 기빙 USA’ 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개인·재단·기업 등이 낸 기부금이 2016년보다 5.2% 늘어난 4100억 달러(약 468조원)로 추산된다. 자선 전문지 ‘크로니클 오브 필랜트로피’는 지난해 상위 10명의 기부금 총액이 102억 달러에 이르러 2016년 43억 달러의 두 배를 웃돌았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게이츠, 저커버그, 델 컴퓨터 CEO 마이클 델(53) 등 정보기술(IT) 업계 거물 3인이 10억 달러 이상의 ‘통 큰 기부’를 해 눈길을 끌었다. 포브스 추산 세계 2위 부호(재산 약 900억 달러)인 게이츠와 아내 멀린다는 지난해 질병 퇴치 및 미국 내 저소득층·소수인종 학생들의 대학 진학을 돕는 학교 프로그램 등을 위해 자신들이 설립한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46억 달러를 기부했다.게이츠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기부한 재산 총액이 500억 달러로 추정되고,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세계에서 가장 큰 민간 자선 재단으로 세계적 빈곤 퇴치, 보건 의료 확대, 교육 기회 제공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저커버그와 그의 부인 프리실라 챈도 지난해 그들이 설립한 ‘챈 저커버그’ 재단을 통해 19억 달러를 기부했고, 델 CEO와 그의 부인 수전도 자신들의 ‘마이클 앤드 수전 델 재단’에 10억 달러를 출연했다. 이 밖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지금까지 275억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계 인사들도 사회 환원에 적극적이다. ‘꽃미남’ 배우의 대명사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44)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재단’을 설립해 세계적인 환경운동가로 활약 중이다. 그가 지금까지 재단을 통해 기부한 금액은 8000만 달러가 넘는다.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2억 3900만 달러를 벌어 ‘가장 돈 잘 버는 남자 영화배우’로 불린 조지 클루니(57)는 자선단체 ‘낫 온 아워 워치’(Not On Our Watch)의 공동 설립자로 수단 다르푸르 인종학살 종식을 위해 수천만 달러를 기부했다.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주인공 마이클 제이 폭스(57) 역시 숨은 기부왕이다. 그는 1991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뒤 파킨슨병 치료법을 찾기 위해 마이클 제이 폭스 재단을 설립하고 모금 활동을 벌였다. 이 재단의 적립금은 4억 5000만 달러(약 5100억원)에 달했다.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지난해 인디애나대학과 공동으로 미국인 16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연 소득 20만 달러 이상인 고소득층의 90%가 기부 활동에 참여했고 평균 기부액은 2만 9269달러로 2015년의 2만 5509달러보다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인 미국인의 기부 참여율이 56%이며 미국인의 평균 기부금액이 2514달러라는 점에서 고소득층이 기부 문화 확산을 견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기부 증가율이 높은 것은 개인 기부금에 대한 소득공제가 총소득의 50%까지 인정되는 등 기부를 유도하는 제도에 힘입었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 조사 결과 고소득층 기부자의 17%만이 세금 공제 혜택에 영향을 받아 기부한다고 밝혔다. 고소득층의 54%는 ‘기부하는 자선 단체의 사명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기부를 실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부금의 불투명한 사용과 기부 관련 단체에 대한 불신이 큰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자수성가한 부호들이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이유에 대해 자녀들이 물려받을 거액의 재산만 믿고 빈둥거리며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빌 게이츠 부부가 세 자녀에게 1000만 달러씩만 상속하겠다고 한 것은 이 같은 액수는 자녀가 무엇이든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기에는 충분치 않은 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자수성가한 인사들에게 이들이 모은 막대한 재산은 개인적 역량보다 사회의 도움을 통해 축적된 부라는 ‘부채 의식’이 강한 동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에너지와 금융산업에서 92억 달러 규모의 재산을 일군 조지 카이저(76) BOK 투자회사 회장은 2010년 전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기로 약속하면서 “내가 모은 엄청난 재산은 우수한 개인적 자질이나 독창성 때문이 아닌 내게 주어진 놀랄 만한 행운 덕분”이라며 “죄책감 때문에 기부를 서약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충북친환경농산물 가공유통센터 4년만에 준공

    충북친환경농산물 가공유통센터 4년만에 준공

    충북 청주시는 충북친환경농산물 가공유통센터가 준공됐다고 27일 밝혔다. 흥덕구 직지대로(지동동)에 위치한 친환경농산물 가공유통센터는 5542㎡ 부지에 건축면적 1990㎡, 지상 3층 규모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채소, 과일 등 친환경농산물을 가공해 유통·판매까지 담당할 수 있는 현대화된 시설이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농산물을 세척, 절단, 포장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2014년 공사가 본격 시작돼 국·도비와 시비 등 총 69억원이 투입됐다. 이 센터에는 총 12명이 근무한다. 시 관계자는 “지역 친환경농산물을 자동화된 설비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학교급식, 대기업 등 대량수요처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특화된 농산물의 유통·가공·판매 시스템 구축으로 지역농업발전을 견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가공유통센터는 청주지역 100여개 농가에서 친환경농산물을 공급받는다. 운영은 보조사업자로 선정된 충북친환경채소클러스터사업단이 맡는다. 이 사업단은 수요처 확보도 담당한다. 시는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 지역전략식품산업육성 공모사업에 선정돼 센터 신축을 추진해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400억 전 재산 기부하는 자수성가 부부

    400억 전 재산 기부하는 자수성가 부부

    과일 장사로 시작해 임대업 등으로 400억원을 모은 자수성가 부부가 고려대에 전 재산을 기부한다.25일 고려대에서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주민 김영석(왼쪽·91)·양영애(오른쪽·83)씨 부부의 기부식이 열렸다. 부부는 이날 시가 200억원 상당의 청량리 소재 토지 5필지, 건물 4동을 기부했다. 이어 남은 200억원 상당의 토지 6필지, 건물 4동의 재산도 마저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원 평강군 출신 실향민인 김씨는 월남 이후 양평에서 머슴살이를 하다 6·25 전쟁 때 국군으로 참전한 국가유공자다. 전쟁 이후 경북 상주에서 상경한 양씨를 만나 결혼한 후 함께 장사를 시작했다. 부부는 1960년대 초 종로5가에서 리어카로 노점 과일 장사를 시작해 한 푼 두 푼 돈을 모았다. 이후 1976년 청량리 상가 건물을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과일 장사로 모은 돈으로 인근 건물을 하나씩 샀다. 특히 임대료를 될 수 있으면 올리지 않는다는 방침으로 건물을 운영했다. 부부는 “인촌 김성수 선생이 거액의 사재를 털어 안암동에 고대 부지를 마련하고 학교를 경영하면서 인재를 키워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육영사업에 재산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또한 “두 아들은 이미 미국에서 자리잡고 있어 좋은 곳에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양씨는 “나같이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사람이 학교에 기부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어려운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힘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시진핑 일가 홍콩 고급주택 8채 사들여… 935억원 재산 은닉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시진핑 일가 홍콩 고급주택 8채 사들여… 935억원 재산 은닉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전·현직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의 가족들이 홍콩에 고급주택을 포함해 다량의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지난 10일 홍콩 빈과일보(果日報)에 따르면 시 주석의 큰누나 치차오차오(齊橋橋)와 이복 생질녀 장옌난(張燕南)은 1990년대부터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별도의 부동산 회사를 세워 홍콩 부동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이들이 투자한 부동산 가운데 가장 비싼 것은 홍콩의 고급주택 지역인 리펄스베이(淺水灣)에 있는 4층짜리 단독주택이다. 2009년 1억 5000만 홍콩달러(약 218억원)에 사들인 이 주택은 홍콩 부동산가격 급등에 힘입어 100%나 치솟아 시가가 3억 홍콩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덕분에 9년 만에 무려 1억 5000만 홍콩달러에 이르는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풍광이 수려하고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 고급주택은 시 주석 일가가 홍콩에 들를 때마다 머무르곤 한다고 빈과일보는 전했다. 시 주석 일가가 여러 부동산 회사의 명의를 사용해 사들인 홍콩의 부동산은 리펄스베이 고급주택을 비롯해 모두 여덟 채에 이른다. 이 여덟 채의 시가를 합치면 모두 6억 4400만 홍콩달러(약 935억원)로 추산된다. 치차오차오와 장옌난 일가는 한때 홍콩에 거주했다가 현재 호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당총서기에 오른 직후인 2012년 11월 블룸버그통신이 치차오차오와 덩자구이(鄧家貴) 부부의 재산이 엄청나다는 폭로가 나오자 반부패를 주도해 온 시 주석은 큰 정치적 부담감을 느꼈다. 이에 시 주석의 어머니 치신(齊心)은 가족회의를 열고 “시 주석과의 관계를 이용해 어떠한 사업 활동이나 불법행위를 저지르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치차오차오 부부는 시 주석이 당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른 2007년부터 막대한 재산을 긁어모았다. 블룸버그는 치차오차오 부부가 희토류와 휴대전화 사업 분야에서 3억 7600만 달러(약 43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4년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폭로한 조세회피자 리스트인 ‘파나마 페이퍼’에는 덩자구이의 이름이 올라 있다. 이후 치차오차오 부부는 시 주석의 권력 가도에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자산을 급하게 처분하기 시작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부동산과 광산을 중심으로 10개 회사에 투자했던 자산을 내다 판 것으로 전해졌다. 빈과일보는 “중국 최고지도자인 시 주석의 월급은 1만 위안(약 164만원)을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영향력이 가족을 위해 가져온 ‘치부(致富) 효과’는 막대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홍콩 부동산 투자는 시 주석 일가에 그치지 않는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의 딸 리첸신(栗潛心)도 2013년 1억 1000만 홍콩달러의 고급주택을 사들여 남편 차이화보(蔡華波)와 함께 살고 있다. 공산당 서열 4위의 왕양(汪洋)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정협) 주석의 딸 왕시사(汪溪沙)도 2010년 3600만 홍콩달러에 이르는 홍콩 주택 2채를 사들였다. 홍콩 거주증을 보유하고 있는 그녀는 2년 뒤 그중 한 채를 처분해 222만 홍콩달러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5촌 조카인 후이스(胡翼時)는 일찍 재테크에 눈 떠 홍콩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홍콩 거주증을 취득한 그는 2009년 홍콩의 고급주택 등을 4640만 홍콩달러에 사들였다. 현재 그 시세가 7600만 홍콩달러에 달해 64%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후이스가 주주로 있는 부동산 회사는 2013년 은행 대출을 받아 홍콩 도심의 호텔을 4억 8800만 홍콩달러에 사들였다가 올해 8억 1000만 홍콩달러에 되팔았다. 5년 만에 무려 3억 2200만 홍콩달러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정규대학을 다니지 않고 상하이시 국제관광직업기술학교를 졸업한 후이스는 2001년 상하이훙이(鴻翼)광고공사를 설립한 뒤 이듬해 양광(陽光)위성방송과 광고계약을 따내 그해 자산을 600여만 위안으로 불려 종잣돈을 마련했다. 단순히 학력만을 놓고 보면 그가 광고업계에 발붙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빈과일보는 지적했다. 자칭린(賈慶林) 전 정협 주석 일가는 홍콩 부동산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 그의 부인 린여우팡(林幼芳)과 딸 자장(賈薔)은 일찍부터 ‘린칭’(林靑)이라는 가명을 사용해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1993년 385만 홍콩달러에 사들인 고급주택을 2001년 되팔아 153만 홍콩달러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10여년이 지난 2016년에도 3778만 홍콩달러를 주고 사들인 주택이 현재 5860만 위안을 호가하고 있어 55%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자칭린 전 정협 주석의 외손녀 리쯔단(李紫丹)은 홍콩 부동산 업계의 ‘큰손’으로 불린다. 2015년 당시 나이 24살이던 그녀는 무려 3억 8700만 홍콩달러짜리 고급주택을 사들였다. 이 주택 구매 당시 담보대출 없이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전해져 홍콩 부동산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낸 장가오리(張高麗) 전 국무원 상무부총리의 딸 장샤오옌(張曉燕)은 홍콩 기업가 리셴이(李賢義) 신이(信義)유리 회장의 아들 리성발(李聖潑)과 결혼한 뒤 남편과 함께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 홍콩과 중국 본토 두 곳에서 사업을 벌인 이 부부와 그 일가는 홍콩에서 무려 20채가 넘는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주택의 평가액이 8억 5700만 홍콩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서민 총리’로 불려 온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의 일가도 예외는 아니다. 뉴욕타임스(NYT)는 2012년 10월 기업 공시와 감독 당국의 기록 등 방대한 자료를 근거로 1992~2012년 20년 동안 그의 어머니, 아들과 딸, 동생, 처남 등의 명의로 등록된 자산이 최소 27억 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원 전 총리가 권력 핵심에 있던 이 기간에 그의 일가 재산이 크게 늘었다며 투자처는 은행과 귀금속, 리조트, 통신회사, 인프라 프로젝트, 부동산 등 다양하게 걸쳐 있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1992년부터 공산당중앙서기처 서기, 국무원 부총리 등을 거쳐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총리로 재직했다. 원 전 총리는 당시 “권력을 이용해 사욕을 채운 적이 없다”는 공개 편지를 보내 NYT의 부정축재 보도를 부인했지만 결국 사위와 아들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 전 총리의 딸 원루춘(溫如春)이 2006~2008년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건에서 컨설팅비로 받은 180만 달러의 입금처가 남편 류춘항(劉春航)의 페이퍼컴퍼니인 풀마크 컨설턴트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영국 케임브리지대 금융학 박사 출신인 류춘항은 중국은행보험업관리감독위원회 통계부 주임과 연구국장으로 재직하며 인민은행장 물망에도 오른 금융계 거물이다. 중국 최고지도부 가족의 홍콩 부동산 투자는 2016년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홍콩에 대한 통제 강화로 ‘홍콩의 중국화’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시사평론가 류샤오(劉紹)는 “중국 공산당이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홍콩의 중국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더는 홍콩 부동산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지 않게 됐다”며 “지금은 투자 방향을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으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쌀쌀해지면 뜨겁게 만나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쌀쌀해지면 뜨겁게 만나

    “날씨야, 아무리 추워봐라 내가 옷 사입나 술 사먹지.”바람이 부쩍 차가워졌습니다. 주당이라면 쌀쌀한 출근길, 외투 단추를 잠그며 위와 같은 생각을 한 번쯤 해본 적 있을 겁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갈증 해소 역할을 한다면, 겨울에 마시는 술은 우리 몸을 따뜻하게 데워줘 추위를 이겨내도록 도와줍니다. 라거 맥주가 전체 맥주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에선 맥주가 ‘여름에 먹는 술’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겨울에 어울리는 맥주는 따로 있답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겨울 맥주’는 스타우트(혹은 포터·Porter)입니다. 스타우트는 볶아서 어두운 색이 된 맥아를 에일 방식으로 만든 흑맥주로 색깔은 석탄처럼 검고 커피, 다크초콜릿, 바닐라 등의 향이 나며 묵직한 바디감이 특징입니다. 탄산은 강하지 않은 편이고요. 서빙 온도는 13도일 때 최상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어 겨울에 제격이지요. 스타우트는 특히 겨울이 제철인 ‘굴’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합니다. 석화 알맹이를 입으로 쏙 빨아들이고 나면 굴 특유의 바다 내음이 밀려오면서 달큰하면서도 짭짤하고 고소한 맛이 입 안에 가득 퍼지는데요. 쌉쌀한 스타우트가 짭짤한 굴맛은 한층 살려주고, 비릿함은 잘 잡아줍니다. ‘스타우트+굴’ 조합의 원조는 영국입니다. 과거 저소득층 영국 노동자들이 겨울철 일을 마친 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굴을 스타우트와 함께 먹었다고 합니다. 아일랜드 서쪽 골웨이에서는 1954년부터 매해 가을 성대한 ‘굴 축제’가 열리는데 이 이벤트의 메인 후원사가 세계적인 스타우트 맥주 회사인 ‘기네스’입니다. 이쪽 지역 사람들이 얼마나 스타우트와 굴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죠. 이후 스타우트와 굴을 함께 먹는 문화는 전 세계로 퍼져 오늘날 ‘겨울 맥주’의 상징이 됐습니다. 미국에서는 ‘오이스터(Oyster·굴) 스타우트’라는 이름의 크래프트 맥주도 나올 정도입니다. 한국에서도 알이 꽉 찬 석화는 겨울철 최고의 술 안주인데요. 익히지 않은 해산물 요리가 비교적 덜 발달한 서양에서도 오래전부터 생굴만큼은 즐겨온 것을 보면 굴이야말로 일찍이 ‘글로벌 주당’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최고의 안주인듯 하네요. 또 다른 겨울 맥주는 발리와인입니다. 직역하면 보리와인이라는 뜻입니다. 양조할 때 포도 등 과일을 넣지 않았음에도 와인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알코올 도수가 와인(12~14%)과 비슷하고, 발효 숙성 과정이 보통 맥주보다 길어 와인 못지않게 복잡하고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발리와인은 ‘스트롱 에일’이라고도 합니다. 발리와인은 1800년대 후반 영국의 양조장들이 맥주의 부패를 막기 위해 많은 양의 맥아를 쓰는 방식으로 알코올 함량을 높여 만든 데서 유래했습니다. 1903년 최초로 발리와인을 상업화한 영국의 배스(Bass) 브루어리는 당시 의학잡지에 “소화불량, 불면증, 빈혈로 고생한다면 발리와인을 마셔보라”는 광고를 냈는데 실제로 ‘겨울철 특효약’으로 인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양조장들은 높은 알코올 도수를 유지하기 위한 맥아 원료값과 세금을 지속적으로 감당하지 못했고, 발리와인을 만드는 양조장도 점차 사라졌습니다.발리와인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미국에서 크래프트맥주가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린 1980년대부터입니다. 1978년 지미 카터 대통령이 불법으로 묶여 있던 자가양조를 전격 허용한 이후 크래프트맥주는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미국의 ‘맥주덕후’들은 창의적인 레시피로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빚었고, 자신이 만든 맥주를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 주면서 크고 작은 양조장으로 성장해갑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영국의 발리와인도 이때 되살아나 오늘날 최고의 ‘겨울 맥주’가 됐죠. 발리와인은 조금만 마셔도 몸이 후끈 달아오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겨울철 몸을 녹여주는 ‘윈터 워머(Winter warmer)’ 용으로 가장 적합합니다. 발리와인은 주로 호박색에서 검은색 가까운 어두운 색을 띠고, 수개월의 숙성 과정을 거치지만 미국과 영국 스타일은 약간 다릅니다. 영국 발리와인은 홉과 맥아 맛의 균형이 잘 잡혀 있고 알코올 함량(8~10%)이 다소 낮은 편입니다. 반면 미국식 발리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더 높고, 더 많은 홉이 들어간 것이 특징입니다. 발리와인의 장점은 구입 후 길게는 몇 년까지 보관해도 무방하다는 겁니다. 바로 마셔도 좋지만, 병 안에서 숙성되면서 더 깊은 풍미와 의외의 맛을 보여줄 수도 있으니 발리와인을 구입할 때는 제조일자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됩니다. 평소 “맥주는 많이 먹어야 취한다”며 맥주를 멀리해왔다면 올 겨울 발리와인에 도전해보세요. 소량의 맥주로도 충분히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겁니다. macduck@seoul.co.kr
  • [길섶에서] 어느 골목 풍경/이순녀 논설위원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사직터널에 이르는 내자동은 조선 시대 관청 내자시(內資寺)에서 유래했다. 내자시는 쌀, 술, 기름, 채소, 과일 등 왕실에 필요한 생필품을 공급하고 연회 등을 관장하는 기관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최상품 식재료가 넘쳐 났던 지역답게 이곳은 오래전부터 고급 한정식 골목으로 유명했다.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위세가 예전만 못하지만 고 김대중 대통령의 단골이었던 ‘신안촌’을 비롯해 유서 깊은 한정식집 10여곳이 여전히 명맥을 이어 가고 있다. 개발의 사나운 손길이 닿지 않아 좁은 골목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이곳에선 웬만큼 길눈이 밝지 않으면 길을 잃고 헤매기 십상이다. 기껏해야 한두 골목 옆일 뿐인데 길고 긴 미로를 지나는 듯하니 무슨 조홧속인지 모를 일이다. 얼마 전 이 골목을 작정하고 탐색하다가 깜짝 놀랐다. 한정식집보다 더 들어간 골목 안쪽에 마치 숨바꼭질하듯 세련된 분위기의 위스키 바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누가 찾아올까 싶을 만큼 외진 곳인데도 인근에 사는 지인은 “밤마다 젊은이와 외국인들이 몰려와 딴 세상이 된다”고 귀띔했다. 깊숙이 숨을수록 더 찾게 만드는 것, 그게 골목의 진짜 매력인지도 모르겠다. coral@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고구마에도 꽃이 있다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고구마에도 꽃이 있다

    영국의 식물학자이자 작가, 일러스트레이터인 마리안 노스는 세계를 탐험하며 곳곳의 식물을 그림으로 기록했고 그의 그림은 영국 런던 큐가든의 마리안 노스 갤러리에 소장되어 상설 전시되고 있다. 그곳에서 동료와 나는 ‘스위트 포테이토’(고구마)라는 제목의 그림을 보았다. 그 그림에는 나팔꽃과 비슷한 보라색의 꽃과 호박이 있을 뿐 우리가 먹는 바로 그 고구마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림을 같이 보던 동료는 “제목은 고구마인데 고구마는 없네”라고 말했다. “이게 고구마 꽃이에요.” 보라색 꽃이 핀 덩굴 식물이 바로 그것이었다. 나야 고구마를 그린 적이 있어 이 그림의 제목이 왜 고구마인지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우리는 줄곧 착각한다. 우리가 보는 것이 전부인 것으로, 내게 익숙한 것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마트와 시장에서 채소를 보고는 어떤 종인지 금방 찾아낼 수 있으면서도, 같은 것을 논과 밭에서 보면 무엇이 무엇인지 까맣게 모른다. 그 채소와 과일은 식물의 일부, 한 기관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늘 먹는 고구마 역시 고구마라는 식물의 뿌리일 뿐이며, 이들도 현화식물이기에 다른 식물들처럼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내가 그리는 식물세밀화는 궁극적으로 식물을 식별하기 위한 그림이고, 식물의 식별을 위해서는 식물의 모든 기관이 한 장의 캔버스에 담겨야 한다. 뿌리로부터 줄기와 잎이 나고 거기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식물의 삶, 일련의 과정이 말이다. 이건 식물세밀화의 커다란 매력이기도 한데, 길가의 잡초라는 무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양민들레와 씀바귀와 냉이라는 다양한 식물종이 존재한다는 사실처럼, 하나의 개체에게도 다양한 형태의 기관이 존재한다는 것을 식물세밀화라는 기록물이 보여준다. 물론 이 모든 기관을 그리려면 꽃이 피는 시기를 기다리고 열매가 맺는 시기를 또 기다리고, 그 시기를 놓치면 또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말이다.지지난달 나는 우리나라에서 육성한 신품종 고구마 한 종을 그렸다. 호감미라는 호박고구마류인데, 뿌리의 단면이 주황색을 띠고 당도가 높으며, 무엇보다 고구마 재배에 문제가 되는 덩굴쪼김병에 강해서 재배가 쉬운 품종이었다. 더구나 기존에 우리가 먹던 고구마 대부분이 일본 품종이기에 의미가 있었다. 그림을 그리기 전 이를 육성한 연구자로부터 고구마의 꽃, 모닝 퍼플과 종자도 꼭 같이 그려달라는 부탁이 있었고 나는 꽃을 그림의 메인으로 그렸다. 고구마는 메꽃과에 속하기 때문에 꽃 역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같은 친척인 나팔꽃과 비슷한 형태다. 흔히 고구마와 감자의 형태가 비슷하고 고구마의 영명도 ‘스위트 포테이토’라 이 둘이 같은 친척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지만, 감자는 가지과로서 둘은 전혀 다른 무리이다. 고구마의 꽃은 하나로 떨어지는 통꽃으로 수술 다섯 개와 암술 한 개로 이루어져 있고 암술머리는 둥글었다. 따뜻한 기후를 좋아해 우리나라에서는 꽃을 10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이들 꽃이 잘 안 핀다고는 하는데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곳곳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다만 도시에서 우리가 이용하는 원예작물은 우리에게 필요한 기관은 진화하고 그렇지 않은 기관은 퇴화하면서 살아간다. 우리에게는 식용을 위한 고구마 뿌리가 필요할 뿐 이들 꽃은 방해가 되는 기관이라 재배 시에는 꽃을 베어내는 일이 많다. 식물이 꽃을 피워내는 데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생장하면서 뿌리에 갈 에너지를 꽃을 피우는 데에 써버리면 안 되기 때문이다. 재배자들에게 이들 꽃은 잡초와 같은 존재다. 반면 정원을 가꾸는 원예가와 조경가에게 이들은 중요한 관상식물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긴 하지만 서양에서는 정원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화훼 식물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뿌리를 먹을 필요가 없으니 뿌리를 중심으로 육성하는 게 아니라, 꽃의 색을 다양하게 하거나 형태를 화려하게 한다. 기존 색도 변이가 크지만 옅은 녹색에서 파란색, 진보라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의 꽃이 있고 꽃잎의 형태도 홑꽃이 아닌 레이스가 여려 겹이 달린 화려한 것도 있다. 이들도 고구마라 뿌리를 먹을 수는 있지만 그다지 맛있지는 않다고 한다.고구마를 연구하고 새로운 품종을 육성하는 연구자들에게도 꽃과 열매, 종자라는 생식기관은 뿌리보다 더 귀한 실험 대상이 되어준다. 나는 앞으로도 고구마의 꽃처럼 생강의 열매, 수박의 꽃, 당근의 종자와 같은 것들을 그리게 될 것이다. 그들을 경험할 생각만으로도 벅차오르는 기분이다.
  • 샐러드·과일 냉장 보관해야…2시간 만에 대장균 2배

    시중에서 판매하는 채소 샐러드, 잘라서 소분한 과일 제품을 상온에서 방치하면 2시간 만에 병원성 대장균이 최대 2배 규모로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이런 제품은 구입 즉시 먹거나 바로 먹기 어려우면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신선편의식품으로 판매되는 샐러드, 절단 과일의 보관온도별 식중독균 수 변화를 조사해 이런 결과가 얻었다고 24일 밝혔다. 식약처는 시중에 유통 중인 샐러드와 절단 과일 제품을 구입해 병원성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을 인위적으로 오염시킨 뒤 보관온도별로 식중독균 수 증가 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37도에서 채소 샐러드와 절단 과일 제품 모두 병원성대장균 수는 1.5~2.2시간, 황색포도상구균 수도 4~7.3시간 안에 2배로 증가했다. 25도에서는 병원성대장균은 3.3~5시간, 황색포도상구균은 10~14.5시간 안에 세균 수가 2배로 늘었다. 반면 4도와 10도로 설정한 냉장 온도에서는 채소 샐러드와 절단 과일 모두 병원성대장균은 4~10일, 황색포도상구균은 2~3일 동안 초기 균수를 유지했다. 식약처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채소 샐러드, 절단 과일 제품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냉장 보관된 신선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구입 후에는 즉시 섭취하고 바로 섭취가 어렵다면 신속하게 냉장 보관해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고소득 미국 4인 가구의 42%, 지난 4년간 매일 끼니로 패스트푸드 먹었다

    고소득 미국 4인 가구의 42%, 지난 4년간 매일 끼니로 패스트푸드 먹었다

    현대인의 화두로 떠오른 건강과 웰빙 열풍에도 지난 4년간 미국인 3명 중 1명 이상은 매일 식사로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나 피자를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값이 싸기 때문에 저소득층이 더 많이 먹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연 소득 11만 2950달러(약 1억 3000만원)가 넘는 고소득 가구의 패스트푸드 섭취율(42%)이 높았다. 재정적 자원 뿐 아니라, 시간·접근성 등이 미국인의 음식물 섭취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23일(현지시간)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국립보건통계센터(NCHS)는 2013~2016년 4인 가구 기준 연 소득, 성별 등에 따른 패스트푸드 섭취율을 조사해 이같이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1만여명으로 식습관에 대한 정보를 취합하기 위해 물리적인 실험과 대면 인터뷰 등을 거쳤다. NCHS는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기관이다. NCHS는 연 소득이 3만 2360달러(약 3700만원)에 그친 저소득 4인 가구의 32%는 매일 패스트푸스를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연 소득이 4분의 1수준인 저소득 가구의 패스트푸드 섭취율이 더 낮게 나타난 것이다. 패스트푸드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 연령은 20~39세로 집계됐다. 저녁 보다는 점심 식사를 패스트푸드로 간단히 한끼를 떼우는 비율이 더 높았다. 10명 중 1명 비율로 CDC에서 권장하는 하루 과일·야채 섭취량을 먹는 것으로 드러났다. 악시오스는 “건강 관련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오늘날 미국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고 뚱뚱하다”고 지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유기농 식품 먹는 사람들, 암 발병 위험 낮다” (연구)

    “유기농 식품 먹는 사람들, 암 발병 위험 낮다” (연구)

    유기농 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암에 걸릴 가능성이 더 낮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연구팀이 자국 성인남녀 약 6만9000명을 대상으로, 섭취 식품에 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암 발병 여부를 추적조사한 관찰 연구에서 위와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미국의학협회 내과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 최신호(22일자)에 발표했다. 우선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24시간 동안 먹은 식품의 종류와 유기농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세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이런 식품은 크게 16종으로 분류됐고, 여기에는 ▲과일 ▲채소 ▲콩제품 ▲유제품 ▲육류·생선 ▲달걀 ▲곡류·콩류 ▲빵·시리얼 ▲곡물가루 ▲식물성기름·조미료 ▲즉석식품 ▲커피·차 ▲와인 ▲쿠키·초콜릿·기타 사탕 ▲기타 식품 ▲식이보충제가 포함됐다. 연구팀은 이들 참가자에게 유기농 식품을 전혀 섭취하지 않으면 0점을, 유기농 식품을 가장 많이 섭취하면 32점을 부여했다. 그 결과 유기농 식품을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의 평균 점수는 0.72점이지만,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의 평균 점수는 19.4점으로 완전히 유기농 식품만을 섭취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설문조사가 끝난 뒤 모든 참가자를 평균 4년 6개월 동안 추적조사했고, 그중 1340건의 암 발병 사례를 확인했다. 가장 흔한 암은 유방암(459건)으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은 전립선암(180건)이었다. 이어 피부암(135건)과 대장암(99건), 그리고 비호지킨 림프종 등 림프종(15건) 순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이 연구에서 유기농 식품을 가장 많이 섭취한 사람들은 가장 적게 섭취한 사람들보다 전반적인 암 위험이 25%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이는 두 집단의 상대적 차이를 나타낸 ‘상대적 위험’(RR·relative risk)을 뜻하지만, 전체 집단에서 유기농 식품을 가장 많이 섭취해 암 위험이 줄어드는 확률 즉 절대적 위험(AR·absolute risk)은 0.6%밖에 되지 않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원(INSERM)의 줄리아 보드리 박사는 “유기농 식품이든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조한 식품이든 전반적으로 채소와 과일이 풍부한 건강한 식단과 함께 높은 신체 활동이 특정 암과 기타 질병을 예방하는 중대한 요인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이런 관찰 연구가 유기농 식품의 섭취가 암을 덜 유발하는 것을 입증할 수는 없지만, 이번 결과는 유기농 식품의 섭취가 암 위험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유기농 식품의 기준은 농약과 합성비료, 유전자변형생물체(GMO)의 사용을 허용하지 않고 가축 항생제 같은 수의 약물의 사용을 제한한 것이다. 기존 몇몇 연구에서는 농업에 쓰이는 화학물질이 특정 암의 발병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는 이런 화학물질이 없는 유기농 식품이 암 위험을 낮추는 데 직접 도움이 되는지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즉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연구팀은 유기농 식품을 가장 많이 먹은 사람들이 기혼자이고 소득과 교육 수준이 높으며 붉은고기와 가공육을 덜 먹고 술을 덜 마시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논문에 첨부된 사설(editorial)을 집필하는 데 참여한 미국 하버드공중보건대학과 브리검여성병원의 호헤 카바호 박사는 “유기농 식품의 섭취에 관해 묻는 것은 행동을 평가하는 것이지 행동의 원인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장벽 탓에 유기농 식품을 먹지 않는 사람은 유기농 식품을 먹지 않기로 한 사람과 같다고 간주한다”면서 “이런 두 부류의 사람은 생물학적 노출이 같은 수준일 수 있지만, 유기농 식품을 섭취하는 동기와 건강 행동 등 여러 측면에서는 다를 수 있어 결과적으로 이는 이 연구에서 관찰되는 암 위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와우! 과학] 아시아 코끼리는 ‘수학 천재’…정답률 66.8% 기록

    [와우! 과학] 아시아 코끼리는 ‘수학 천재’…정답률 66.8% 기록

    아시아 코끼리의 뛰어난 수학적 능력을 증명하는 실험결과가 공개됐다. 일본 하야마에있는 종합연구소대학원대학(SOKENDAI) 소속 연구진은 도쿄 우에노동물원에 서식하는 아시아코끼리 3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에 참여된 코끼리는 각각 15살 된 수컷, 18살 된 암컷, 14살 된 암컷이었으며, 연구진은 이들에게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태블릿을 이용해 수적 개념을 교육시켰다. 우선 첫 번째 트레이닝 과정에서는 사육사와 함께 코를 이용해 터치스크린을 정확하게 터치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했고, 두 번째 과정에서는 터치스크린에 등장하는 ‘시작’ 버튼을 정확히 터치하는 방법을 익히게 했다. 코끼리들은 터치스크린에 ‘시작’ 버튼이 뜬 뒤 30초 안에 이를 정확히 누르면 사육사로부터 보상으로 먹이(과일)를 얻었다. 세 번째 트레이닝 과정에서는 터치스크린에 두 가지 그림을 띄우고, 이중 더 많은 수를 내포하는 그림을 코로 터치하도록 했다. 예컨대 사과 한 개가 있는 그림과 수박 3개가 있는 그림 등을 보여주는 방식이었으며, 코끼리가 더 큰 수가 있는 그림을 알맞게 터치할 경우 ‘딩동댕’과 같은 소리를 들려주고 과일을 보상으로 주었다. 만약 문제를 맞추지 못한 경우에는 ‘땡’과 같은 짧은 소리를 들려주고 5초 동안 검은색으로 변한 화면을 보게 했다. 이 같은 훈련을 반복한 결과 ‘Authai’라는 이름의 14살 암컷 코끼리는 다른 코끼리에 비해 높은 수준의 수적 감각을 보였다. 이 코끼리는 모든 훈련이 끝난 뒤 더 큰 수를 고르는 271차례의 테스트 중 181번을 맞춰 66.8%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특히 이 코끼리는 테스트에 활용된 그림의 종류나 크기, 그림과의 거리 등과 관계없이 정확히 개수만을 세고 수의 크기를 비교하는 능력을 보였다. 연구를 이끈 나오코 이리에 박사는 “이번 연구는 다른 동물에게서는 보고되지 않은 아시아코끼리만의 독특한 수적 능력을 보여준다”면서 “비록 이 코끼리가 정답을 짚어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거리에 따라 다소 달랐지만, 정답률에서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능력은 아시아코끼리에게서만 독립적으로 진화했을지도 모른다”면서 “약 760만 년 전 아시아 코끼리와 아프리카 코끼리가 갈라지면서 서로 각기 다른 인지 능력이 발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에서 출간하는 학술지인 ‘동물행동학’ 저널(Journal of Ethology) 22일자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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