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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액 수능 족집게 과외 적발

    서울 수서경찰서는 10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학부모들의 불안심리를 악용해 코스닥에 등록된 대형학원 강의실을 빌려 고액과외를 해온 혐의(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37)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교육청에 강사로 등록하지 않고 학원도 설립하지 않은 채 강사진을 꾸려 8월23일부터 최근까지 강남구 대치동 모 학원의 강의실을 빌려 1인당 80만∼98만원을 받고 고등학생 61명을 상대로 국어·영어·수학을 강의해 1억 1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이들은 고교 1학년 12명,2학년 29명,3학년 20명을 모집해 쉬는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등교하는 토요일은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주말에 집중수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강사진은 강남 일대에서 ‘족집게 비밀과외’를 잘한다고 입소문이 났지만 실제로는 10년 전 지방대 국문학과를 중퇴한 강사도 있었고, 사문서위조와 사기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도 있었다.”고 말했다.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관악구 ‘초등 사이버 스쿨’ 연다

    서울 관악구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전학년 교과목을 온라인으로 학습할 수 있는 ‘관악구 초등 사이버스쿨’을 서비스한다고 5일 밝혔다. 관악구 초등 사이버스쿨은 주요 교과목에 대해 월 단위의 학습계획표를 자유롭게 설정하고, 각자의 수준에 맞게 진행되는 개별 맞춤 학습사이트다. 교과 내용은 학년별로 국어, 영어, 수학, 사회(바른생활), 과학(슬기로운 생활) 등 교과과정 진도에 맞춘 5개 과목의 콘텐츠가 제공된다. 유명 강사진의 동영상 강의와 요점 정리가 제공된다. 또 사이버 질문 공간을 갖춰 학습 피드백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부가학습으로 연 2회 전국 규모의 학력인증시험이 제공된다. 놀이 형태로 재미있게 배우는 일일 배움터, 찬반 토론방, 생각 넓히기, 숙제 도우미, 아바타 세상 등 공부뿐 아니라 머리를 식힐 수 있는 다양한 코너도 마련했다. 학습신청을 원하는 학생은 구청 홈페이지에 접속해 회원으로 가입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관악구 관계자는 “사이버스쿨은 과외 등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저소득 가정 자녀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데스크시각] 거꾸로 가는 사교육대책/김성수 사회부 차장

    [데스크시각] 거꾸로 가는 사교육대책/김성수 사회부 차장

    1980년 여름, 과외가 전면 금지됐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변화였다. 중·고등학교 재학생들이 입시학원에 다니는 것도 금지됐다. 이른바 ‘7·30교육개혁조치’다. 전두환씨가 주축이 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가 내놓은 ‘깜짝카드’였다. 초헌법적인 조치라 뒷말도 많았다. 그래도 사회분위기는 찬성하는 쪽이 우세했다.‘과외망국론’은 당시에도 넓게 퍼져 있었다. 기자는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다. 과외금지 조치라는 뜻밖의 행운(?)을 톡톡히 누렸다. 이후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과외를 한번도 안 받았다. 학원도 다닐 필요가 없었다. 국가가 나서서 강제로 사교육시장과 격리해 준 덕분이었다. 과외금지 조치는 1989년 대학생에 한해 과외교습을 허용하는 식으로 완화된다.2000년 4월에는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내린다.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신군부의 극약처방이 나온 뒤 강산이 세 번이나 변했다. 한국사회에서 사교육비는 여전히 불치병으로 남아 있다. 뿌리가 너무 깊어 손을 대기조차 어렵다. 사교육시장은 양적인 팽창을 거듭했다. 지난해 기준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사교육시장의 규모만 20조원이 훌쩍 넘는다. 그만큼 서민들은 아이들 과외비, 학원비 대느라 헉헉댔다.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개혁은 단골메뉴로 등장한다.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 때도 그랬다. 본고사를 없애고, 수능을 등급제로 바꾸는 식으로 대입제도에도 손을 댔다. 하지만 사교육은 곧바로 변화에 맞춰 다시 기승을 부렸다. 이명박 대통령도 ‘교육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이라는 교육공약을 내걸었다. 평준화 정책을 버리고 수월성(엘리트)교육으로 돌아섰다. 역시 현재까지 결과는 실망스럽다. 새 정부 들어 가계에서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늘었다. 최근엔 경기까지 바닥이다. 다른 지출은 줄여도 사교육비를 줄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학부모들의 비명이 터져 나온다. 이 대통령도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다. 지난 9월23일 국무회의에서 이 문제를 꺼냈다.“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교육비 절감 종합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불과 한달여 뒤인 10월28일 교육과학기술부,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경찰청 등이 합동으로 ‘해답’을 내놓았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진단과 처방이 거꾸로 간다는 의구심이 든다.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 시행, 자율형사립고 추진, 학교정보공시제 등을 사교육비 경감대책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 대책들은 명백한 사교육 확대정책이다. 자율형 사립고만 봐도 ‘제2의 특목고’로 여겨진다. 또 다른 입학경쟁을 불러온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전국적으로 일제고사가 보편화하면 학원을 찾는 학생은 더 많아진다. 이미 온라인 교육업체는 물론 시중 오프라인 학원에는 일제고사 대비 프로그램이 성업중이다. 반대여론을 무시하고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밀어붙인 서울의 국제중 설립이나 외국인학교 입학기준 완화도 사교육 수요를 새롭게 유발하는 조치다. 대학자율화의 부작용으로 사교육시장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고려대의 수시모집 1차 합격자 발표를 보면 알 수 있다. 학교측은 내신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특목고생을 많이 뽑기 위해, 비교과성적에 가중치를 두는 편법을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고려대에 가려면 일단 외고에 들어가야 유리하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준 셈이다. 외고대비 입시 학원에 줄을 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번 경제위기로 적어도 2,3년은 더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처지에 사교육비 부담까지 가중된다면 너무 가혹한 일이다. 김성수 사회부 차장 sskim@seoul.co.kr
  • 대학생 53% “취업과외 받고 있다”

    대학생 절반 남짓이 취업을 위한 사교육을 받고 있다는 설문결과가 나왔다.3일 잡코리아에 따르면 대학생 1391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취업 사교육 현황을 조사한 결과 52.9%가 현재 취업을 위해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연평균 사교육 지출비용은 1인당 평균 193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받는 사교육 분야(복수응답)는 ‘토익, 토플, 텝스 등 공인어학성적’(63.5%)이었다.
  • [사설] 병주고 약주는 사교육비 경감대책

    학부모들의 허리를 휘게 하는 사교육비를 잡는다며 엊그제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종합대책이란 걸 내놓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병주고 약주는 격이다. 병세는 깊은데 약발이 먹힐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게 문제다. 이번 종합대책은 교육과학기술부와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경찰청 등 힘있는 부처와 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까지 망라해 만들었다. 얼핏 그동안 나온 유사 조치 중 가장 종합적이고 강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대책의 핵심은 ‘학원 때려잡기’에 맞춰져 있다. 학원비를 공개해 실제로 낸 학원비와 차이가 나는지를 학부모들이 확인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또 학원비 영수증은 신용카드 매출전표나 현금영수증을 의무발급토록 했다. 모두 학원비 자진인하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3만 4257곳에 이르는 입시·보습학원을 ‘사교육비 인상의 원흉’으로 몰아가는 형세다. 사교육비 폭등의 원인이 학원비보다 오히려 고액·족집게 등 과외비용 탓이라는 걸 모르는 것 같다. 이 밖에 공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며 함께 내놓은 교원평가제 도입과 일제고사 실시 등 나머지 대책은 다소 생뚱맞다는 느낌을 준다. 한마디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책목표와 수단이 따로 논다. 사교육 열풍의 근본원인을 해소하지 않고, 원인 때문에 생긴 현상을 막으려고 변죽만 울린다. 이명박 정부 들어 공교육이 힘을 잃고 사교육이 활개를 치는 이유가 무엇인가. 국제중·자율형 사립고 설립, 영어몰입교육, 외국인학교 입학기준 완화, 특목고 우대 같은 수월성 위주 교육정책 때문이다. 무한경쟁을 유발하는 교육정책을 펴면서 사교육비는 줄이겠다는 발상이 한심하기 그지없다.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려면 `엇박자 교육정책´으로 상실한 학부모들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
  • [길섶에서] 만혼(晩婚)의 행복/김인철 논설위원

    우편물을 받았다. 안 열어봐도 청첩장인 줄 알겠다. 누굴까. 일찍 결혼한 여자 동창생이 아이들 혼사 치른다는 소식이겠지 지레짐작했다. 한데 보낸 이가 남자다.“아하, 그 친구가 결혼을 한다고…” 그랬다. 말이 별로 없는 친구, 무슨 연유에선지 결혼을 안 해 친구들로부터 툭하면 “아직 상투도 못 튼 어린애가…”하며 놀림을 받던 그 친구가 드디어 장가를 간단다. 동창생들이 하나둘 자식 혼사를 치를 즈음에 본인 결혼이라니…. 만사 제쳐놓고 혼례식장에 갔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50대 초반 친구의 모습이 환하다. 저렇게 밝은 모습을 언제 본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역시 40대 후반 신부의 표정도 눈부시다. 신랑은 초혼이고, 신부는 재혼으로 이런저런 사연이 구구하다지만 여느 신랑, 신부와 다름없이 다정해 보인다. “아들 딸 낳고 잘살아라.” 친구들의 짓궂은 덕담에 대답이 걸작이다.“너희는 평생 자식들 키울 걱정에, 과외비에 학원비 때문에 고생했지만, 우린 우리 살 일만 걱정하며 행복하게 살련다.”만혼(晩婚)의 신랑, 신부가 더없이 행복한 이유다. 김인철 논설위원 ickim@seoul.co.kr
  • 민주 의원 ‘경제과외’ 받는 까닭은

    YTN 대량 해고 사태를 비롯한 언론장악 논란 등 여러 현안들이 얽혀 있는 가운데 경제위기 극복이 정국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지지율 답보상태에 빠져있는 민주당도 경제 문제에 ‘올인’하면서 존재감 부각에 나섰다.●정세균대표 “경제이슈 우리가 장악” 정세균 대표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어제 이명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들으시면서 의원님들은 ‘우리가 호락호락해서는 안되겠구나,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이 정부는) 책임의식도 전혀 없고, 반성의 기미도 없고, 앞으로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셨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경제 이슈 장악을 통한 정국 장악에 본격적으로 나설 뜻을 밝혔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이 주최하는 민주정책포럼도 당분간 경제문제를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김효석 원장은 “민주당이 경제성장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게 문제”라면서 경제를 주제로 한 강연회 개최의 취지를 설명했다. 연구원은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민주당, 경제를 논한다’를 주제로 노태우 정권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종인 전 의원의 강연을 들었다. ●정책포럼 경제 올인… 30일 국민 토론회김 전 의원은 이날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을 향해 “대통령을 보좌하는 경제수석이라는 사람이 최근 ‘왜 주가가 떨어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는데 이게 경제정책을 보좌하는 사람의 발언인가 하고 놀랐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또 김 전 의원은 “민주당은 실상에 대한 인식을 철저히 해서 국민에게 소상하게 얘기해 주는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30일에는 당 차원에서 ‘경제위기극복 국민대토론회’를 열고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과 해결책 제시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박병석 정책위의장 이외에 윤원배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 김형기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가 주제 발표에 나선다.토론에는 국회의원과 전문가 외에 국민 패널이 참석, 이명박 정부 경제 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민주당의 역할을 모색할 계획이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미스코리아 티처와 섬마을 아이들

    미스코리아 티처와 섬마을 아이들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있는 웅도는 하루 예닐곱 시간만 뭍으로 가는 길이 열리는 외딴 섬이다.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서 자란 난 이 작은 섬에 와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다. 섬의 풍경은 너무나 아늑해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 같다. 편안한 꽃무늬 옷차림을 한 어르신들과 함께 난생처음 타본 경운기, 크게 짓는 개, 차를 대신하는 교통수단인 소, 갯벌 그리고 쏟아질 듯한 밤하늘의 별들… 그중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내 사랑의 대상은 바로 웅도분교의 전교생, 여섯 명의 아이들이다. 나는 섬마을 아이들, 영어를 만나다 라는 방송을 통해 영어 과외나 학원의 혜택을 못 받는 이곳의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칠 기회를 갖게 되었다. 아이들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모두가 정말 사랑스럽다. 내가 처음 2~3주 동안 계속 영어로만 이야기를 하자 영수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선생님은 미국 사람이에요 그런데 왜 눈이 까매요 결국 아이들은 내가 한국말 하는 것을 듣기 위해 갖가지 아양을 떨며 쇼를 준비했다. 1학년인 영권이와 2학년인 영수는 실로폰을 치고 노래와 율동을 하며 나를 즐겁게 해주었고, 3학년인 영근이와 대한이, 4학년인 소영이와 5학년인 희정이는 캐스터네츠와 트라이앵글로 멋진 음악을 선보였다. 그러고 나서 질문들을 쏟아냈다. 선생님 친구는 누구예요 몇 살이에요 전화번호가 뭐예요 등등. 모든 질문에 한국말로 시원시원하게 대답을 해주니 영권이는 와 진짜 사람 말 하네 하며 신기해하고, 다른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수업을 시작하면서 다시 영어로 말했더니 막내 영권이가 아앙 진짜 사람 말로 하며 응석을 부린다. 하루는 한창 수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영권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엉덩이를 잡더니 선생님, 저 똥 마려워요 하며 발을 바동거린다. 화장실이 있는 다용도실과 영어 수업을 하는 5학년 교실은 칸막이로 나뉘어 있어 소리가 다 들리는데, 잠시 후 화장실에서 영권이가 외친다. 선생님, 휴지. 2학년 영수는 내가 영어로 하는 말들을 어쩜 그리 통역을 잘하는지 내가 어려운 단어들로 빠르게 말을 해도 상황에 맞춰 다른 아이들에게 완벽하게 통역해준다. 영어 발음도 정말 좋다. 하루는 사물의 그림을 그리면 그것을 보고 무엇인지 영어로 맞추는 게임을 했다. 이번 그림은 콜라였다. 영수가 손을 번쩍 들며 답을 말한다. 오륀쥐 음릐요 수 음료수 발음을 어찌나 굴리던지 너무 크게 웃은 내가 미안하기까지 했다. 수업이 끝나도 나에게 가끔 와서 한국말 단어를 영어로 가르쳐달라고 하는 대한이. 의젓하고 똑똑한 대한이는 아무 말 없이 내 어깨를 주물러주고 머리도 지압해주며 날 챙겨준다. 영권, 영근이처럼 업어달라고 매달리기도 하지만 남자아이들 중에선 제일 어른스럽다. 선생님, 서울에 갔다가 또 언제 와요 라고 묻기에 먼데이 라고 답하니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먼 데 갔다 온다고요 하던 영근이가 최근엔 내가 영어로 말한 걸 완벽히 알아듣고 통역까지 했다. 이곳저곳에 숨어서 나를 놀래키길 좋아하는 소영이와 희정이는 나에게 꽃을 꺾어주는 것도 좋아한다. 아이들이 너무 말을 안 들었던 날, 맏언니인 희정이는 나에게 호루라기를 선물하며 아이들이 말을 안 들을 때 불어보라며 위로하기도 했다. 늘 행복한 미소와 허그 를 선물하는 아이들…. 시간이 지나도 많이 보고 싶을 것 같다. 지난 3개월 동안 내가 아이들에게 가르친 것보다 아이들이 내게 준 것이 더 많다. 아이들은 내가 뉴욕에서 느끼지 못했던 삶의 여유와 작은 성취의 기쁨이 얼마나 갚진 것인지 가르쳐주었다.
  • [20 & 30] 당신의 ‘오피스 스파우즈’는 누구?

    [20 & 30] 당신의 ‘오피스 스파우즈’는 누구?

    직장인들에게는 과중된 업무 스트레스, 회사 동료와의 불필요한 갈등을 토로하며 고민을 나눌 그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래서일까. 최근 직장에선 이성 동료간 ‘이성적 감정’ 없이 돈독한 우정을 나누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사무실에서 만큼은 실제 배우자보다 더 허물없이 친하게 지내 ‘오피스 와이프’(office wife), ‘오피스 허즈번드’(office husband) 혹은 ‘오피스 스파우즈’(office spouse)라고 불린다. 실제로 마음의 벗이 되는 사무실 배우자(오피스 스파우즈)가 있는 직장인은 얼마나 될까. 2030 직장인들에게 그들의 사무실 배우자에 대해 들어봤다. ●사무실 내 나만의 구원투수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양모(27·여)씨는 소설가 양귀자와 같은 훌륭한 글쟁이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대학졸업 후 2년간 계속된 백수생활은 그녀의 꿈을 앗아가버렸다. 취업으로 눈을 돌린 양씨. 기왕이면 글을 쓸 수 있는 홍보실이나 문화재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해 그 희망도 이루지 못했다. 결국 양씨는 2년 전 가까스로 IT회사에 입사했다. 하지만 컴퓨터와 정보통신의 문외한인 양씨의 회사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고, 매일 컴퓨터 언어, 코딩, 알고리즘 등 생소한 용어와 지식을 익혀야만 했다. 그런 그가 3년째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었던 것은 회사 선배이자 ‘오피스 허즈번드’인 김모(32)씨의 배려 덕분이다. 김씨는 다른 회사에 다니다 양씨와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경력사원.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김씨는 업무수행능력이 떨어지는 양씨가 계속 한직으로만 떠도는 것이 안타까워 그녀의 특별과외 교사를 자청하고 나섰다.6개월간의 과외로 양씨는 전문가 수준은 아니지만 IT업무 전반을 이해하게 됐다. 이젠 간단한 프로그램도 혼자 짤 수 있고, 일에 흥미도 갖게 됐다. 양씨는 “김씨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회사를 그만뒀을 것”이라면서 “사무실에서 만큼은 김씨가 남자친구보다 더 소중하다.”고 말했다. 마케팅 회사에서 2년 4개월째 근무 중인 최모(31)씨는 세상 그 누구보다 훌륭한 ‘오피스 와이프’를 뒀다고 자부한다. 그의 오피스 와이프는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입사 동기 김모(24·여)씨. 최씨는 가끔 자신의 실제 부인보다 김씨가 더 편하게 느껴진다. 두 사람은 입사 초기 대졸 신입사원과 상고를 졸업한 계약직 경리사원으로 만났다. 처음엔 서먹했지만 같은 부서에 배치받은 뒤 서로 허물없이 고민을 터놓는 사이가 됐다. 익숙지 않은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두 사람은 어려운 부분들을 조금씩 도와주면서 우정을 키워 나갔다. 컴맹이었던 최씨는 외국 바이어 앞에서 진행할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컴퓨터 프로그램 관련 책을 구입해 열심히 공부했다. 아무리 책을 봐도 어떻게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할지 막막할 뿐이었다. 어느 누구도 최씨를 도와주지 않을 때 선뜻 구원의 손을 내밀어 준 게 김씨였다. 상고 출신의 김씨는 ‘컴퓨터 도사‘로 불릴 만큼 능숙한 프로그래밍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최씨는 김씨의 도움을 받아 만든 프레젠테이션으로 무사히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김씨 또한 ‘오피스 허즈번드’인 최씨의 도움으로 매번 위기의 순간을 넘기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영어와는 담을 쌓고 지낸 김씨에게 부장이 외국 거래업체와 주고받는 서류를 정리하는 업무를 맡겼다. 영어사전과 한참을 씨름해도 짧은 영어 문장을 해석하기 힘든 김씨의 구원투수는 최씨였다. 영문과 출신의 그는 김씨가 하루종일 시간을 투자해도 불가능했던 영어 업무를 능수능란하게 처리해줬다. 김씨는 “오피스 허즈번드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입니다. 업무뿐 아니라 일상적인 고민, 갈등도 해결해주는 만능 카운슬러죠. 그가 없는 직장생활은 상상할 수 없어요.” ●꼴불견 상사 때문에 맺어진 오피스 스파우즈 부산의 한 은행에 근무 중인 성모(26·여)씨와 박모(27)씨는 둘 도 없는 직장 동료이자 ‘오피스 스파우즈’다. 올해 초 입사해 신입사원 교육을 받은 뒤 서로 다른 지점에서 일하고 있지만 둘은 직장 선배들로부터 “서로 사귀는 사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정도로 친하다. 이들은 메신저와 전화로 하루에도 스무 번 이상 대화를 나눈다. 성씨는 “박씨와 이렇게 자주 연락한다는 것을 상사들이 알면 둘 다 직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일에 대한 불만과 상사들의 뒷담화가 둘이 나누는 대화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 번은 직장 상사 때문에 속상해하던 성씨에게 박씨가 “선배가 나무랄 땐 그냥 아무 대꾸하지 말고 ‘정말 내가 잘못했다.’, ‘많이 반성하고 있다.’는 표정만 지어주고 속으로는 ‘오늘 뭐 먹지?’ 이런 생각을 하라.”고 조언해줬다. 성씨는 이 방법을 터득한 후 신기하게도 상사에 대한 스트레스를 더 이상 받지 않게 됐다.“직장생활을 하면서 답답하고 속상한 일을 누군가에게 믿고 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를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오피스 스파우즈는 그런 의미에서 2030 직장인들에겐 필수적인 존재랍니다.” 9급 공무원인 박모(27·여)씨의 오피스 와이프는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입사 동기 정모(29)씨다. 그들이 오피스 스파우즈의 인연을 맺은 데는 같은 부서의 괴팍한 성격의 50대 노총각 과장이 큰 역할을 했다. 이 상사는 후배들의 사소한 일 하나하나에 시비를 걸어왔고, 후배들에게 결코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때론 자신의 기분에 따라 후배들을 대하는 태도도 시시각각 급변해 최악의 직장 상사로 평가받는다. 이런 상사 밑에서 잦은 업무보고와 야근 등의 스트레스를 받던 박씨와 정씨는 동기라는 이유만으로도 뭉칠 수 있었다. 한 번은 과장이 별다른 이유없이 시비를 걸며 박씨에게 소리를 지르고 짜증을 부렸다. 이날 박씨는 정씨의 제안으로 단 둘이 술을 마시며 속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박씨는 자신의 넋두리를 들어주는 동기가 한 없이 고마웠다. 정씨도 가끔 과장의 부당한 행동에 화가날 때마다 오피스 와이프인 박씨와 술잔을 기울인다. 자신의 여자친구보다 과장의 부당함을 잘 아는 박씨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기분이 나아지기 때문이다.“박씨가 없었다면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었을지 막막해요. 가끔은 여자친구보다 더 저를 잘 이해해준다니까요. 이러다가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연인으로 발전할까봐 걱정이에요.” ●내 배우자와 더 친밀한 오피스 스파우즈 회계사인 정모(35)씨는 자신의 오피스 와이프 때문에 아내로부터 바람피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은 적이 있다. 정씨의 부인은 남편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직장 여성동료와 장시간 통화를 하는 모습을 보고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 확신했다. 부인은 남편이 다른 직장 동료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유독 그 여성동료만 칭찬하는 걸 의심했다. 정씨가 야근이라도 하는 날이면 아내의 의심은 드라마 ‘사랑과 전쟁’ 수준으로 극에 달했다. 의부증에 시달리던 정씨는 특단의 조치로 부인에게 오피스 와이프인 유모(32·여)씨를 소개시켜줬다. 몇번의 만남 이후에야 부인은 두 사람의 관계가 이성적 관계가 아닌 그야말로 업무적 스트레스를 푸는 데 도움을 주는 오피스 스파우즈 관계란 걸 이해했다. 이후 몇번의 만남을 가진 부인과 유씨는 서로 취미와 관심사가 같다는 이유로 돈독한 사이가 됐다. 때론 정씨의 회사 생활을 오피스와이프인 유씨가 부인에게 일일이 보고하기도 해 정씨가 곤란스러울 정도이다. 하지만 정씨는 아내와 오피스와이프의 절친한 사이가 그리 나쁘지 않다.“아내가 오피스 와이프와의 관계를 이해해줘서 다행이에요. 직장내에선 오피스와 이프가 제겐 둘도 없는 벗이고 인생에 있어선 아내만큼 훌륭한 친구가 없답니다.” 인천의 무역회사에서 7년째 근무 중인 정모(35)씨는 요즘 회사 생활이 ‘옥살이’ 같다. 오피스 와이프인 직장 후배 이모(32·여)씨가 회사에서의 일거수 일투족을 아내에게 실시간으로 보고하기 때문이다. 정씨와 이씨는 대학 시절 둘도 없는 같은 과 선후배였다. 졸업 후 1년간 백수생활을 한 이씨는 정씨의 제안으로 지금의 직장에 입사하게 됐다. 그 이후로 정씨와 이씨는 학교뿐 아니라 직장 선후배 사이로 누구보다 가깝게 지냈다. 특히 정씨는 아내와 갈등이 있을 때마다 아내와 동갑인 이씨에게 조언을 구했고 이씨는 회사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정씨의 도움을 받으며 의지하게 됐다. 서로 잘 챙겨주다보니 정씨는 아내로부터 “유부남이 너무 여자 후배와 가깝게 지내는 거 아니냐.”는 항의도 많이 받았다. 이에 정씨는 이씨를 아내에게 소개시켜준 뒤 오해를 풀었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서로 동갑이라 편하게 지내더니 요즘은 나보다 더 가깝게 지내며 내 험담도 함께 늘어놓아요.”집에서는 아내 눈치, 회사에서는 오피스 와이프 눈치 보느라 행동이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오피스 와이프가 아니라 정말 회사내에 와이프가 하나 더 있는 것 같아요. 가끔 갑갑하긴 하지만 가정과 직장에서 나를 이해해주는 아내와 후배가 있다는 게 행복하기도 하지요.” 황비웅 장형우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용어클릭 - 사무실 배우자(오피스 스파우즈·Office spouse) 직장내에서 이성적으로 사랑하진 않지만 마치 아내와 남편처럼 서로에게 의지하는 직장 동료를 일컫는 신조어다. 미국에서 생겨난 용어로 하위개념으로 오피스 와이프(사무실 부인·Office wife)와 오피스 허즈번드(사무실 남편·Office husband)가 있다. 미국의 한 온라인 백과사전(www.urbandictionary.com )에선 오피스 와이프에 대해 ‘직장에서 자주 접하는 이성 동료이며, 당신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만 그 어떤 신체적 접촉은 하지 않는다.’고 정의하고 있다.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강남경찰서, 기업형 룸살롱에도 ‘性戰’ 칼날 주택금융公, 직원엔 펑펑 서민엔 찔끔  [뉴스in뉴스] 촛불 농성 100일,조계사에서는 지금…  [캐릭터뷰] 박철민이 말하는 ‘불광동 배용기’ 그리고 ‘배우 박철민’   기획재정부의 아고라 활동에 네티즌 ‘냉소’  
  • 학원 수강료 초과 ‘2진 아웃제’

    앞으로 학원이 수강료를 100 % 초과해서 받으면 1차 적발시 영업정지가 되고,2차 적발 때는 등록이 말소된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원의 위반사항에 대한 행정처분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서울특별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 개정안을 19일 입법예고했다. 학원이 수강료를 100% 초과해 받을 경우 1차 적발시 벌점 35점을 부과해 영업정지를 시킨다.2차 위반 때는 등록말소를 할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는 1차 20점,3차 최고 60점의 벌점을 부과하는 데 그쳤다. 수강료를 표시하지 않거나 허위로 표시하면 기존에는 3차 적발시 45점의 벌점을 부과했지만 각 단계별 벌점이 강화돼 앞으로 두 차례만 적발돼도 50점의 벌점을 부과하고,3차 적발시 등록말소를 할 수 있다. 또 학원 교습시간이 밤 10시를 넘기면 기존에는 연장시간과 상관 없이 3차 적발시 15점의 벌점을 부과했지만, 앞으로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벌점이 높아져 오전 1시 이후까지 학원을 운영하면 한 차례 걸려도 30점의 벌점이 내려진다. 현금영수증을 발급해 주지 않는 학원에 대한 벌점도 신설돼 3차 적발되면 최고 60점의 벌점이 부과되고,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해 주면 3차 적발시 등록말소까지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학원의 허위·과대광고에 대해 1차 적발시 10점,2차 20점,3차 30점의 벌점을 부과했지만 앞으로 거짓광고의 경우 한 차례만 적발돼도 곧바로 등록말소가 가능해진다. 수강료 조정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강사의 성범죄 경력을 확인하지 않은 학원에 대한 벌점 규정도 새로 마련됐고 동일 사안에 대한 벌점 소멸기간도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났다.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교육으로 내모는 선생님들

    서울 송파구 S초등학교 김모(10)양은 13일 학교 가기가 두렵다고 했다. 선생님이 수업 중 “다른 아이들은 학원에서 다 배워오는데, 넌 이것도 안 배웠니. 엄마는 뭐 하는 분이니.”라며 매번 질책하기 때문이다. 어릴 때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김양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 학원에 다닐 형편이 아니다. 서울시내 B중학교 2학년생 아들을 둔 이모(42·송파구 삼전동)씨는 며칠 전 담임 교사와 면담을 하며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었다. 담임은 “아이 수학 실력이 많이 떨어지니 학원에 보내라.”고 말했다. 이씨가 “지금 학원에 보내고 있다.”고 하자 그는 “학원 강사 실력이 좋지 않은 것 같다. 근처에 수학 교사로 재직했던 분이 운영하는 학원이 있는데, 그곳에 보내라. 소수정예라 자리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을 잘해 들어가도록 해주겠다.”며 권했다. 이씨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칠 생각은 않고 학원 소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남구 D고등학교 학부모회 어머니들은 최근 단체로 특정 학원에 아이들을 보냈다. 학부모 모임에서 한 국어 교사가 “아이들 언어영역 성적이 전반적으로 안 좋다. 모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다 사직한 교사가 학교 바로 앞에 학원을 열었는데 그곳에 보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고2 아들을 둔 최모(46)씨는 “어머니들은 ‘시험 관련 정보나 유출 문제가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아이들을 모두 그 학원에 보냈다.”면서 “교사들의 행태가 못마땅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으냐.”고 하소연했다. 일부 현직 교사들이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내몰고 있다. 학원 과외 광풍이 불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선행학습을 해오기 때문에 교사들은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에겐 “학원에서 배워오라.”며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사교육비 실태조사에서는 1인당 월평균 과외비가 7만 7000원(2000년), 14만 8000원(2004년), 22만 2000원(2007년)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초등학교의 교사는 “실력이 제각각인 30여명이나 되는 학생들을 일일이 가르치기는 어렵다.”면서 “학원에서 배워오면 서로 편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평준화 교육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한양대 교육학과 차윤경 교수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학원이나 개인 교습 등 과외를 권하는 것은 직무유기이자 빈곤층 자녀들의 소외감과 박탈감을 키우는 처사”라고 말했다. 서강대 교육문화학과 정유성 교수는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가 사교육과 공교육의 공생 관계를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을 사교육에 떠넘기는 교사들의 책임 방기가 흔히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외고생 사교육비 월평균 69만원

    서울 지역 외국어고 재학생은 월 평균 69만원 정도를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대원·대일·한영·명덕·서울외고 등 서울 지역 5개 외고 재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8%인 447명이 사교육을 받고 있고, 월 평균 69만5000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이는 통계청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발표한 고교생 전체 사교육 참여율 55.0%와 월 평균 사교육비 19만7000원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외고생들이 받는 사교육 형태로는 종합학원이 66.1%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과외가 24.5%, 어학학원이 12.4% 순이었다.1주일 평균 사교육 시간은 5.8시간이었다. 사교육비로 월 평균 10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학생도 65명에 이르렀다. 사교육을 받는 이유로는 ‘학교 수업만으로 대입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답이 65.8%인 294명으로 가장 많았고,‘교과서 선행학습’이라는 답이 19.7%인 88명으로 뒤를 이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자사고 못 가는 도시서민 학생은 어디로

    이명박 대통령의 교육공약 중 핵심인 ‘자율형 사립고’(자사고)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교육부는 어제 오는 12월까지 자사고 모형을 확정하고 내년 3월 서울을 포함,30개교를 선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학생선발 방식 등 세부사항을 결정해 2010년부터 자사고가 선을 보이게 된다. 자사고가 등장하면 현행 평준화 체제에 큰 변화가 나타난다. 자사고는 전국의 일반고교 1493개 중 국·공립고 838개를 제외한 655개 사립고에서 2012년까지 100개교를 선정하게 된다. 지금도 평준화는 우수학생을 선발하는 과학고, 외국어고 등 95개 특수목적고와 1개 영재고,6개 자립형 사립고 등으로 위협받고 있다. 여기에 100개의 자사고까지 생겨나면 평준화는 유명무실해진다. 자연적 특목고, 자사고 등으로 서열화돼 자사고에 포함되지 않은 일반 학교는 학생들이 기피하게 된다. 교육부는 얼마전 공청회에서 자사고 모형을 4가지로 제시하고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현행의 3배 이내인 420만원대로 묶겠다고 했으나 그것도 도시 서민층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다. 또 자사고를 가기 위해 중학교부터 과외를 받는 등 사교육비 부담이 가중된다. 그렇게 되면 자사고를 엄두도 내지 못할 도시 극빈층 자녀들은 더욱 교육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교육이 신분상승의 주요 기제로 작용하는 만큼 도시 서민층이 교육적으로 소외되지 않도록 정책적 배려가 뒤따라야 한다. 농산어촌의 기숙형 공립고처럼 서민층 우수 자제들이 다닐 수 있는 학교가 도시에도 마련돼야 한다.
  • 오늘부터 유가환급제도 시행

    오늘부터 유가환급제도 시행

    고유가로 인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입안된 3조 4000억원 규모의 유가환급금에 대한 지급신청이 근로소득자부터 시작된다. 국세청은 30일 ‘고유가 극복 민생종합대책’의 하나로 시행되는 유가환급금이 오늘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유가환급금 지급대상은 지난해 총급여액 3600만원 이하의 근로소득자(843만명)와 종합소득금액 2400만원 이하 사업소득자(443만명),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급여액이 80만∼3600만원인 일용근로자 364만명이다. 지급금액은 최저 6만원에서 최고 24만원이며 총지급액은 3조 4150억원이다. 10월의 신청대상은 봉급을 받는 근로소득자들로, 소속기관이나 사업자가 일괄 신청서를 작성해 관할 세무서에 제출하면 확인을 거쳐 11월말까지 각자의 은행계좌로 입금된다. 사업소득자는 11월 개별적으로 유가환급금 홈페이지(refund.hometax.go.kr)를 통해 신청하거나 국세청이 보내는 안내문 및 신청서를 받아 환급계좌를 기재해 우편으로 신청하면 12월중 환급을 받게 된다. 다만 올해 취업하거나 창업해 유가환급금의 지급기준인 지난해 소득이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국세청이 내년 5월에 신청을 받아 지급하게 된다. 국회 심의과정에서 지급대상에 새로 편입된 일용근로자는 별도의 신청절차없이 국세청이 일괄 결정해 12월중 지급하게 되며 유가환급금 홈페이지에 환급계좌를 신청하면 계좌로 입금되고 계좌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는 우송된 환급금 통지서를 갖고 우체국에 가서 수령할 수도 있다. 유가환급금은 인별 기준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맞벌이 부부는 물론, 부모와 자녀가 모두 일하는 경우도 법에 규정된 요건을 갖추면 받을 수 있다. 군 복무 대신 근무하는 산업기능요원이나 편의점 아르바이트 직원, 인턴사원이나 식당 보조원도 요건이 되면 환급금 지급대상에 포함된다. 유아교육법에 따른 유치원이나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사람은 소득세법상 사업자가 아니어서 신청할 수 없으나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어린이집, 놀이방을 운영하는 사람은 요건을 갖추면 지급대상이 된다. 자신이 지급대상인지는 유가환급금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고 문의사항은 국세청 유가환급금 전화상담센터(1544-2030)에서 받는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사설] 학원비 경감대책 현실성 있나

    서울시교육청이 학원비 거품을 빼 사교육비를 경감시키겠다며 새로운 학원 수강료산출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학원비경감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10월 시범 도입 후 12월부터 운영하겠다는 복안이다. 수강료를 초과 징수하다가 적발되는 학원에는 영업정지, 등록말소 등 강력한 행정제재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단속강화로 상위 16% 학원에 이어 나머지 학원도 연쇄적으로 학원비를 내릴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러나 13년 전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에서 상한선을 정하는 방식만 바꾼 새 시스템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기본권침해의 소지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얼마전 행정법원은 “학원별 원가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합리적 근거도 없는 제한으로 학원의 재산권을 침해했다.”며 지역교육청에 패소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학부모단체에서는 11개 지역교육청에 3명씩 배치돼 있는 단속인원으론 ‘언발에 오줌누기’식 제재에 그칠 것이라며 냉소적이다. 학원비가 되레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나마 가이드라인을 지키던 대형 학원들이 그동안 덜 받았다며 수강료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사교육비 폭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각종 ‘프리미엄 과외’는 이런 학원비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무엇보다 국제중 설립 등 사교육을 부추기는 정책을 주도하면서 거꾸로 학원비 거품을 빼겠다는 시교육청의 이번 조치는 ‘자기모순’이라는 지적을 뼈저리게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 [Local] 심야교습시간 제한조례 의결

    울산지역 학원의 심야교습이 24시까지로 제한된다. 울산시의회 교육사회위원회는 22일 학원의 심야교습을 제한하는 내용의 ‘학원설립 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조례에 따르면 ‘학교교과 교습학원과 교습소의 교습시간은 오전 5시부터 24시까지로 한다.’고 규정해 그동안 학원 자율에 맡겼던 교습시간을 제한했다. 또 독서실 운영시간은 오전 2시까지로 제한했다. 시의회는 시교육청이 지난해 제출한 이 조례안을 지난 3·5월 임시회 때 각각 심의했으나 자료 미비 등의 이유로 심의를 보류했었다.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공무원 수험가 新 풍속도…3040 아줌마 열풍

    내년부터 공무원 공채 응시연령의 상한선 폐지로, 수험가에 신풍속도가 생겼다.30∼40대 기혼 여성인 이른바 ‘아줌마부대’가 대거 공시(공무원시험) 열풍에 동참하고 나선 것. 이패스고시 관계자는 “내년부터 응시연령 제한이 풀리면서 공시를 시작하겠다는 주부들의 문의가 많다.”며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이그잼고시학원 등 노량진 학원가도 주부들을 위한 특별 형식의 주말·야간반을 본격 가동했다. 학원가는 잠정 2만명의 주부들이 공시에 가세할 것으로 추산했다. 주부 공시생들은 기존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학원출근식’ 전통 공부법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육아와 가사를 병행해야 하는 탓이다. 장기간 학원에 다니면서 시험 준비를 하는 것은 이만저만 눈치 보이는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메신저·화상캠·방문스터디 총출동 따라서 그들은 남편의 출·퇴근시간 전후, 아이가 잠든 시간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MSN 등 ‘메신저(인터넷으로 실시간 정보를 주고 받는 소프트웨어)’,‘이메일’,‘화상캠코더’ 등 독특한 형태로 그들만의 공시 네트워크를 구축해 가고 있다. 이들은 메신저를 활용, 기출문제와 정보를 파일 형태로 주고 받거나 문제풀기에 열중한다. 특히 컴퓨터용 화상카메라의 경우 서로서로 집중 상태가 확인 가능하고 의사소통도 할 수 있어 인기 만점이다.EBS 등 교육방송 시청과 온라인 입시업체 등록만으로는 정보력과 공부에 집중하는데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다. 9급을 준비하는 주부 이모(31)씨는 “남편 출근 직후 네이트온(메신저의 한 형태)에 모여 기출문제 풀이와 모의고사 등을 시간을 내 풀고 있다.”면서 “화상캠으로 서로가 보여 딴짓 대신 공부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자녀가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는 최모(35)씨도 “나이가 많아 포기했었는데 이제 다시 시작해 볼 생각”이라면서 “끈기있게 공부하기 위해 인터넷카페에, 집 주변에서 함께 공부할 주부 수험생에 대한 모집공고를 냈다.”며 활짝 웃었다. 학원에 몰려와 받는 ‘스펀지’교육과는 달리 인터넷을 통해 자발적인 주부모임을 결성하는 방식이다. 실제 9꿈사(cafe.daum.net/9glade) 등 인터넷카페에서는 ‘동병상련’인 주부 공시생들의 정보교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주부 공시생을 대상으로 한 ‘방문스터디’도 탄생했다. 집 비우기가 곤란한 주부들에 착안한 ‘과외’의 일종이다. 공무원 입문사이트에서 종종 눈에 띄는 방문스터디는 주로 공무원시험을 오래 준비한 ‘장수생’들이 자신있는 과목(주로 국어·영어·한국사)을 과외 형태의 아르바이트로 하곤 한다. 주부들이 특히 어렵다고 여기는 영어 등을 타깃으로 한 현직 강사도 꽤 많다. ●고학력 신세대 주부 공시생 주목 아줌마 수험생들 가운데는 30대 초반의 고학력 신세대 미시족들이 상당수다. 집중력·끈기·열정까지 기존 수험생들 못지않다.1년 동안 야무지게 준비하면 쟁쟁한 20대 수험생들에게 결코 뒤질 게 없다는 게 주부 공시생의 한결 같은 각오다. 에듀윌 관계자는 “주부들은 학습시간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면서 “두려움을 없애고 국어·영어·국사 등 자신있는 과목부터 시작해 보라.”고 강조했다. 공무원의 최대 매력인 연금도 9급 만 37세,7급 40세 전에만 통과하면 수령이 가능하다.(현 정년 5급 이상 만 60세,6급 이하 57세) 한편, 장수생 등 기존 수험생들은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하다. 가뜩이나 공무원감축 등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판에 주부들까지 대거 가세하는 것에 대해 노골적인 야유까지 보낸다. 수험생 권모(28)씨는 “막 시작한 아줌마들이 우리의 경쟁 상대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신규 임용도 줄어들고 있는데 결코 달갑지 않은 상대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돈으로 사는 ‘중고생 의무봉사’

    도입된 지 12년된 중·고교 의무봉사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고등학교 20시간, 중학교 18시간의 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 허위 봉사확인서가 남발되고 돈으로 확인서를 사고파는 사례가 빈번하다. 봉사활동은 생활기록부에 기재되고, 내신에도 반영되고, 일부 대학에서는 입시에 활용하고 있다.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박모(40·서울시 양천구)씨는 최근 Y중학교 학부모회 어머니 40여명과 함께 지역 내 한 복지센터에 봉사를 나갔다. 특목고 입시 준비에 바쁜 딸을 대신해 독거노인이나 지체장애아동들의 식사를 도와주고 봉사확인서를 발급받았다. 박씨는 “입시에 쫓기는 자녀들을 대신해 부모들이 봉사에 나서는 광경은 흔히 볼 수 있다.”면서 “교사들도 이를 묵인해 준다.”고 말했다. K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최모(45·서울시 강남구)씨의 아들은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밤늦게까지 공부하기 때문에 봉사활동을 할 틈이 없다. 그래서 최씨는 매월 10만원씩 지역 내 복지센터에 후원금을 내고 봉사확인서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최씨는 “주위 부모들은 월 과외비로 100만원 이상을 쓴다. 월 10만원이면 간단히 해결되는데, 시간 낭비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부모의 직업을 활용해 허위 확인서를 발급받는 경우도 있다.C중학교 2학년인 이모(14·서울시 강남구)양은 어머니가 근무하는 대학병원에서 환자 도우미로 일했다는 봉사확인서를 거짓으로 발급받아 학교에 제출하고 있다. 강남의 G중학교 교사는 “청소도 안 해본 아이들이 대부분인데, 이들이 봉사활동을 제대로 한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대개 부모들이 알아서 처리해 준다.”고 했다.K고등학교의 교사는 “학생들이 대입 준비에 쫓기다 보니 부모들이 나서서 허위 봉사확인서를 받아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전은자 간사는 “봉사를 봉사답게 하는 학생이 몇 명이나 될지 의문”이라며 “어머니들의 치맛바람에 봉사활동의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 교육과정정책과 관계자는 “학교를 믿고 학교 자율에 맡긴다.”면서 “공문서를 통해 잘 운영되도록 협조 요청을 할 뿐 감사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20&30] 추석에 고향 못가는 청춘들

    [20&30] 추석에 고향 못가는 청춘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덕담이 오히려 가슴 아픈 청춘들이 많다. 지독한 불황과 실업난으로 고향에 있는 부모님을 찾지 못하는 20∼30대 젊은층이 이번 추석에는 유난히 많다. 바쁜 일상에 지쳐 달콤한 추석연휴를 꿈꿨던 젊은 직장인들도 얇아진 지갑 탓에 이번 연휴가 곤혹스럽다. 너무 짧은 연휴 때문에 그리운 어머니의 품에 달려가길 포기하는 직장인들도 있다. 취업 실패, 쪼그라든 살림살이 등으로 추석이 두려운 2030들의 속내를 들어 보자. ●“친척들 마주칠 때마다 스트레스” 취업을 포기하고 대학원 시험을 준비 중인 김모(25·여)씨는 부모님을 뵙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이번 추석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경북 구미가 고향인 김씨는 10월 중순에 있는 대학원 시험에 떨어질까 마음이 불안하다. 김씨는 매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세탁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 때문에 사정도 여의치 않다. 부모님은 항상 “빨리 시집보내야 할 텐데…”라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씨는 “아직 젊으니 걱정마세요.”라고 부모님을 안심시키지만 항상 스트레스에 시달린다.“언제까지 공부만 할 작정이냐.”는 친척들의 질문 공세도 두렵기만 하다. “부모님을 뵙고는 싶지만 고향에 가서 친척들을 마주치기가 싫어요.‘취업은 어떻게 됐니, 남자 친구는 있니….’끝없이 이어지는 스트레스를 이번 추석에는 피하고 싶어요.” 서울 신촌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박모(32)씨는 제주도 서귀포시가 고향이다. 박씨는 서울에서 영상 관련 분야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비전이 없는 것 같아서 그만 두고 술집을 차렸다. 밑천은 동생이 대줬다. 그런데 얼마 전 동생이 술병을 나르다가 넘어져 허리를 삐끗했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박씨는 동생이 아픈데 내버려 두고 갈 수가 없어서 부모님께 양해를 구하고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동생의 사고는 핑계인지도 모른다. 박씨는 부모님이 원하는 그럴듯한 직장에 다녀 본 적이 없다. 부모님이 별 말을 안하는 게 오히려 더 부담스럽다. 더구나 박씨는 얼마 전 여자친구와 헤어지기도 했다. 공무원이 된 여자친구에 비해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명절에 내려가면 부모님께서 말씀을 되도록이면 안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게 오히려 더 스트레스예요. 동생 다친 것도 그렇지만, 명절만 되면 내려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하게 되죠.”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임모(28)씨는 올해도 ‘나홀로’ 추석을 보낸다.2년째 설, 추석 명절 때마다 고향인 울산을 찾지 못했다. 명절 연휴는 아르바이트생에게 황금기이기 때문이다. 임씨는 지난해 초 대학을 졸업했다. 학기 중은 물론 졸업 뒤 1년 동안 여러 기업에 응시했지만 번번이 떨어졌다. 올 들어 구직 활동을 단념하고, 행정고시 준비에 들어갔다. 임씨의 집안 형편은 좋지 않다. 대학 시절에도 과외나 아르바이트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충당했다. 고시준비 시작 이후도 마찬가지다. 낮에는 백화점에서 일하고 밤에 공부한다. 객지에 나와 생활하면서 집을 찾는 횟수가 뜸해졌다. 명절 때만이라도 고향을 찾아야 하지만 무직자로서 부모님 얼굴을 뵐 면목이 없다. 명절이 되면 아르바이트 시급이 평소보다 두 배 오른다는 점은 돈이 궁한 임씨로서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올 봄 누나가 결혼해서 시댁에 갑니다. 저라도 부모님 곁에 있어 줘야 하는데 마음이 아프죠.” ●투자한 돈 반토막 “마음이 편치 않아서….” 아직 독신인 회사원 윤모(38)씨는 이번 명절에도 고향인 경남 하동에 내려가지 않을 핑계거리를 찾고 있다. 회사는 요즘 일거리가 많지 않다며 고향이 먼 사람들은 연휴 앞 뒤로 하루씩 더 쉬라고 권하고 있다. 하지만 윤씨는 부모님께 “일이 많아서 명절에도 일해야 한다.”고 거짓말을 할 생각이다. 부모님은 “막내동생 아들이 벌써 초등학교 1학년인데, 넌 여태 결혼도 못하고 뭐하고 있냐.”며 추석연휴 내내 맞선 스케줄을 내밀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윤씨네 집이 종가라서 명절마다 연인원 50여명이 다녀간다. 고향집에 다녀가는 집안 어른들은 윤씨만 보면 “장가 언제 갈거냐. 국수 안 먹어도 좋으니까 제발 결혼하라.”고 말한다. 심지어 올해 설 연휴에는 조카들까지 “삼촌은 여자에게 인기가 그렇게 없냐.”며 놀리기도 했다. “제가 장손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모님께 미안하죠. 하지만 온가족이 둘러앉아 밥 먹을 때마다 ‘올해는 꼭 장가가야 한다.’고 강조하시는 통에 체할 것만 같습니다.” 직장인 박모(34·여)씨는 추석 연휴 동안 일본으로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부모보다 남자를 택한 것이다. 박씨는 매년 명절 때 친척들이 자신의 결혼 여부를 두고 입방아 찧는 모습을 보는데 이골이 났다. 그녀의 올해 목표는 ‘무조건 결혼’이다. 박씨는 올 봄 두 살 연상의 남자를 만났다. 업체 회의 때 처음 봤는데, 한 눈에 반했다. 서른살이 넘으면서 그 어떤 이성을 봐도 가슴이 떨리지 않았는데, 그 남자를 본 순간 전신에 전율이 솟구쳤던 것이다. 박씨는 그에게 먼저 다가가 선물 공세로 관심을 끌었다. 시간이 흐르자 그도 차차 마음을 열며 그녀를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몇 개월이 지나도 남자에게서 청혼 제의가 오지 않았다. 속이 타던 박씨는 호기를 잡았다. 그의 부모가 이번 연휴 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는 딸을 보러 출국하기 때문에 그 남자 홀로 추석을 보낸다는 말을 들었다. 박씨는 그에게 일본 여행을 제안했고, 그도 흔쾌히 동의했다. “명절만 되면 부모님과 집안 어른들로부터 결혼 압박에 시달렸어요. 부모님도 이해할 거예요. 일본에서 꼭 프러포즈를 받고 귀국할 거예요.” ●외동아들 남편 시댁서 봉사하기로 고향이 전북 전주인 회사원 정모(29·여)씨는 올해 추석엔 고향을 찾는 대신 부산에서 보름달을 보며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드리기로 결심했다. 명절 연휴가 3일밖에 되지 않아 남편의 고향인 부산에 다녀오기도 벅차기 때문이다. 정씨는 친정에서 내심 서운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지만 어쩔 수 없다. 정씨는 3남매 중 둘째딸이고 남편은 외동아들이기 때문이다. 친정의 경우 정씨 외에도 언니와 남동생 식구들이 찾을 예정이다. 그래서 정씨는 과감하게 이번 추석에는 시댁만 찾기로 했다.2006년 결혼 후 정씨가 명절에 고향집에 못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모님은 시댁의 사정을 뻔히 알고 있어서 괜찮다고 말하지만 정씨는 그저 죄송스러울 뿐이다. 허리 디스크로 3년째 고생하는 어머니께 불효를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추석선물로 허리운동에 도움이 된다는 치료보조기구를 준비했다.“어머니가 ‘직접 오는 것보다 더 고맙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민족의 명절인 한가위는 최소한 5일 정도는 쉬어야 하지 않나요.” 고향이 경남 창원인 회사원 이모(28·여)씨도 연휴가 너무 짧아 고향행을 포기했다.13일부터 15일까지가 연휴인 이씨는 12일까지 일본 출장을 다녀와야 한다.13일 한국에 들어올 예정인 이씨에게 3일의 연휴기간은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이씨는 “13일에 한국에 들어와 짐을 챙겨 창원에 내려간다고 해도 15일에 다시 창원에서 서울로 올라와야 한다.”면서 “귀성, 귀경길 교통혼잡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돼 그냥 서울에서 혼자 연휴를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신 부모님께 효도관광을 보내드리기로 했다. 지난 3월에 퇴직하고 별다른 여행을 다녀오지 못한 아버지와 여행을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위한 이씨의 추석 선물은 탁월했다.“연휴가 3일밖에 안 되니 고향갈 엄두가 안나죠. 대신 가족들끼리 의견을 조율해서 부모님에게 삶의 여유를 되돌려 드릴 선물을 마련하기로 했어요. 부모님도 필리핀으로 여행 다녀오실 생각에 들떠 있어요.” 황비웅 장형우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글로벌 시대] 내가 중국어를 배우고 싶은 이유/박현정 크레디트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글로벌 시대] 내가 중국어를 배우고 싶은 이유/박현정 크레디트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올림픽 막바지에 찾은 베이징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였다. 상하이가 자본주의를 향한 열망에 달뜬 도시 같다면 베이징은 품위와 위풍당당함이 느껴지는 도시였다. 올림픽을 치르는 도시 베이징의 공기는 묘한 일체감과 일사불란한 동력으로 충만했다. 거리 곳곳을 붉게 물들인 현수막에는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One World,One Dream)’이라는 이번 올림픽 슬로건이 홍수를 이루었지만 이상하게도 내 눈엔 그게 ‘One China,One Dream’으로 보일 정도였다. 우리의 88올림픽이 그랬듯 특정기간 동안 사회적 에너지가 과다하게 투입된 어젠다는 온갖 시대의 부조리를 낳기 마련이다. 올림픽으로 전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멋진 위용을 뽐낸 베이징의 이면에도 분명 소외층의 희생과 가슴 아픈 사연들이 감춰져 있을 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징에 머무는 동안 도시 전체에서 느껴지는 자신감, 그 거대한 긍정 에너지는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가히 세기의 퍼포먼스로 불릴 만했던 이번 올림픽 개막식 공연도 빼놓을 수 없다. 장이머우라는 걸출한 중국감독의 영화적 상상력과 만난 중국의 눈부신 문화유산은 매혹적이었다. 동시에 세계를 향해 중국의 부상을 노골적으로 선언하는 듯한 자기중심적인 메시지는 섬뜩할 정도였다. 인류의 역사가 증명하듯 우월감은 위험한 것이다. 세계는 이번 개막식에서 그러한 우월감을 읽었을 터였고, 그 우월감이 자신이 아닌 남의 것일 때 경계와 비판의 시선을 거둘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그 공연은 지금까지 보았던 어떤 영화나 책보다도 내게 동양문화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새롭게 환기시켰다. 1980년대 초 ‘이머징 마켓’이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만들었던 신흥시장 투자전문가 앙투안 반 아그마엘은 그의 책 ‘이머징 마켓의 시대’에서 이제 지구의 중심축은 서구에서 중국, 인도, 한국,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같은 신흥시장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처럼 최근 기라성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고위 임원들이 거처를 기존의 뉴욕이나 런던에서 아시아 도시로 옮기는 흥미로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아시아 시장의 기회를 좀 더 적극적으로 포착하기 위한 노력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뉴욕 월가 중역들 사이에서는 자녀들에게 중국어 과외를 시키는 게 유행이고 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는 딸이 중국어를 배울 수 있게 아예 아시아로 이주했다는 사실을 언론 인터뷰 때마다 빼놓지 않고 언급한다. 우리가 영어학습을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로 생각하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아메리칸 스탠더드와 혼동하며, 글로벌화를 서구화로 착각할 때 미래에 대한 혜안을 가진 이들은 이렇게 앞다퉈 아시아의 저력과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마인드란 타 문화에 대한 우월감이나 열등감 없이 세계를 향해 열려있는 태도를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인, 나아가 동양인으로서의 건강한 자의식을 가지는 동시에 서양문화에 대한 열등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앞으로 아시아의 문화, 아시아적 가치, 아시아인으로서의 정체성, 아시아 이웃들과의 교류와 협력은 우리에게 커다란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 우선 가까운 이웃나라들부터 관심과 이해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고 한탄을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절호의 기회이자 우리만의 장점으로 생각하는 긍정적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이번 베이징여행을 마치고 난 난생 처음으로 중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현정 크레디트스위스은행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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