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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준표 “나경원 더이상 버티면 추해진다…내려와라”

    홍준표 “나경원 더이상 버티면 추해진다…내려와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더이상 버티면 추해진다”라며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홍준표 전 대표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 원내대표는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더이상 참고 볼수가 없어 충고 한다. 이제 그만 그간의 과오를 인정하고 내려오는 것이 책임정치를 실현하고 야당을 살리는 길이다”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정치 책임은 결과책임”이라며 “그래서 나는 2011년 12월 나뿐만 아니라 우리 당과 아무런 관련이 없던 최구식 의원의 운전 비서가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를 돕기 위해 한 디도스 파동때 그 책임을 지고 당대표를 사퇴했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80%에 남북정상회담 쇼로 (2018년) 지방선거에 졌을 때도 책임을 지고 당대표를 사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에 대해 “원내대표가 되자마자 5당 회담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길을 열어주어 괴이한 선거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오늘에 이르게 했다”며 “장외투쟁 하다가 아무런 명분 없이 빈손으로 회군해 맹탕추경을 해 주면서 민주당에 협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당이 쳐놓은 덫에 걸려 패스트트랙 전략실패로 국회의원 59명의 정치생명을 위태롭게 하고도 아무런 대책없이 면피하기 급급했다”며 “국민적 분노가 쌓인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갈팡질팡, 오락가락하다가 조국을 임명하는데 정당성을 확보해 주는 맹탕 청문회까지 열어줘 민주당에 협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고도 아직도 미련이 남아 황 대표가 낙마하기 기다리며 직무대행이나 해 보려고 그 자리에 연연하는가”라며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아직도 구설수가 계속되고 있고, 아무런 실효성 없는 국조·특검까지 거론 하면서 자리 보전하기에 급급하다. 이대로 가면 정기 국회도 말짱 慌(황)이 된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여야 대선주자 명암... 與는 속속 증발, 野는 반사이익

    여야 대선주자 명암... 與는 속속 증발, 野는 반사이익

    최근 여권 성향의 대선주자급 인사들의 크고 작은 고난으로 인해 여야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보수 야권에 비해 풍부한 대선주자 자원을 보유하고 있던 여당은 최근 몇몇 불행이 겹쳐지며 가뭄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전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상고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받았다. 이 지사가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으면 지사직을 내려놓게 된다. 김경수 경남지사 역시 일명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 조국 법무부 장관도 검증 과정에서 큰 상처를 입어, 당분간 회복이 불가능해 보인다. 여기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도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 교수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를 한 것을 두고 안팎에서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여권에서 내상 없이 출발선에 서 있는 대선주자급 인사들은 이낙연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등 정도다. 반면 보수 야당의 대선주자들은 큰 과오 없이 때를 기다리며 절치부심하는 모양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당 밖에서는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원희룡 제주지사가 대기하고 있고, 현재 독일에서 체류하고 있는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까지 넓히면 여당 보다 상대적으로 풍성하다. 문제는 불운이 야당만 비켜가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데 있다. 최근 여당에서 발생했던 일들이 언제든 야당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언제 어디서 복병이 나타날지 모르는 게 정치권”이라며 “대선주자들은 돌다리도 두드리고 다닐 정도로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일본은 독일의 과거사 반성 노력 안 보이나

    강제동원 판결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사상 최악의 한일 대립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일본은 대법원이 내린 일본 기업에 대한 배상 명령을 한국 정부가 해결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주권 국가의 사법부 판결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하고, 민간 기업이 져야 할 배상 책임을 가로막는 일본 정부의 오만과 비상식은 일본이 저지른 식민지배 36년의 과오를 망각한 아베 신조 정권의 역사수정주의에서 비롯됐다. 지난 1일 폴란드 비엘룬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발발 80주년 행사에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나란히 참가했다. 비엘룬은 1939년 9월 1일 새벽 독일 공군이 2차 세계대전의 포문을 열며 기습공격을 감행해 도심의 75%가량이 파괴되고 1200명의 인명이 희생된 지역이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의 압제에 희생된 폴란드인들을 기리며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열린 나치의 민간인 학살 추모행사에 참석해서는 “독일의 책임은 종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언제까지 한국에 사죄해야 하느냐”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라고 가해자가 도리어 피해자인 양하는 일본과는 천양지차다. 독일도 처음에는 전후 국가배상에 소극적이었지만 피침략 국가와 시민들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독일의 책임은 종결되지 않는다’는 겸허한 입장으로 바뀌었다. 주목할 것은 2000년 들어 독일 정부와 기업이 각각 50억 마르크씩 출연해 ‘기억·책임·미래재단’을 만들어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는 사실이다.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개인청구권이 소멸돼 보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한국 사법부의 판단은 정반대였다. 세계는 독일이 묵묵히 실천하는 과거사 반성의 노력을 주목한다. 일본은 보복을 철회하고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
  • 트럼프 “中, 1년에 5000억 달러 뜯어가” 으름짱

    트럼프 “中, 1년에 5000억 달러 뜯어가” 으름짱

    中 “美 도박은 자국 경제 손상 초래할 것”미국과 중국이 1일(현지시간)부터 상대국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두 나라 간 무역전쟁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양측이 9월 중 협상을 가질 것”이라면서도 “중국이 우리로부터 돈을 뜯어내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밝히는 등 ‘당근과 채찍’을 이어 갔다. 중국도 “미국의 도박은 자국 경제에 손상을 초래할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무역 규칙의 전례 없는 변화를 만들어 냈다”면서 “미국이 외국 상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자유무역이 본격화된) 196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중국과 대화하고 있다. 여러분이 알다시피 협상은 9월에도 여전히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는 중국이 더는 우리로부터 돈을 뜯어내도록 허용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중국이 1년에 5000억 달러를 가져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과의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알리는 동시에 ‘관세폭탄’ 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이런 브릴리언트 미 상공회의소 국제문제 담당 국장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산 수입제품과 관련된 관세와 수입세는 올해 연말이 되면 미국의 모든 가정에 최대 1000달러(약 121만원)의 비용 부담을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2일 논평에서 “미국이 지난 주말 새롭게 부과한 대중 관세로 미 시장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정치적 도박은 미 경제와 납세자에게 손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중국 산시성 시베이공업대학이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 동남부 주콥스키에서 열린 국제항공·우주박람회에서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를 겨냥한 훈련용 타깃드론(무인표적기) 모형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인민일보 등 중국 매체들은 ‘베이징은 무역협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트럼프 정부의) 미국에 대한 어떤 양보도 심각한 역사적 과오로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부산집회서 금기 깨고 지역감정 부추긴 나경원

    부산집회서 금기 깨고 지역감정 부추긴 나경원

    “文정권은 광주일고 정권… 부울경 차별”에 민주당 “막말 중심 섰다가 지역갈등 조장” 바른미래 “박물관서 지역감정 꺼내 선동” 대안정치연대 “죄질 나빠 내란죄에 버금”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00년 민주국민당 김광일 최고위원이 지구당 창당대회에서 “(민국당이) 실패하면 부산 사람들은 모두 영도다리에서 빠져 죽자”고 말한 이후 최악의 지역감정 자극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간단한 통계만 봐도 서울 구청장 25명 중 24명이 민주당인데 그중 20명이 광주, 전남, 전북 출신이더라”며 “문재인 정권은 광주일고 정권이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했다. 이어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차별하면서 더 힘들게 하는 정권에 대해 부산·울산·경남 주민들이 뭉쳐서 반드시 심판하자”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지역 편중 인사를 비판하고 싶으면 구체적인 통계를 제시하든지 해야지 영남 대중집회에서 막연하게 주장하며 지역감정을 선동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서울 구청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게 아니라 서울 시민이 투표로 뽑는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만한 사실”이라고 했다. 정치인이 공개 석상에서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것은 ‘영도다리’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민국당이 그해 총선에서 참패한 이후 사실상 금기시돼 왔다. 이 때문에 나 원내대표의 부·울·경 발언이 나오자 한국당을 뺀 여야 정치권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 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일 “한국당이 낡은 지역감정 카드를 꺼냈다”며 “문재인 정권을 ‘광주일고 정권’이라고 한 건 자기 손으로 구청장을 뽑은 서울시민을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그동안 ‘달창’, ‘반민특위’ 등 막말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나 원내대표가 이제는 정치권 금기라 할 수 있는 지역갈등 조장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구가 지역구인 김부겸 의원은 “한국당의 앞선 인사들조차 엄청난 과오 끝에 스스로 조심하고 넘어서려 하지 않던 금도를 나 원내대표는 거꾸로 되돌리고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역사박물관에 봉인돼 있던 지역감정을 스스럼없이 소환해 민심을 선동하는 파렴치한 짓을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민주평화당 이승한 대변인은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한국당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이냐는 한탄까지 나온다”고 했다. 대안정치연대 김정현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는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건드렸으니 죄질은 내란죄에 준한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전광훈, 빤스 목사” 김용민 명예훼손 무혐의 종결

    “전광훈, 빤스 목사” 김용민 명예훼손 무혐의 종결

    “전광훈 목사는 빤스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바닥에 던질 쓰레기”라고 발언해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등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울동부지법 인권명예보호전담부(부장 김양수)는 김 이사장과 양희삼 카타콤 목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개신교 시민단체인 사단법인 평화나무에 따르면 김 이사장 등은 올해 3월 한기총 해산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기총은 바닥에 던질 쓰레기”, “(전 목사는) 빤스 목사” 등 발언을 했고, 한기총과 전 목사는 지난 4월 김 이사장과 양 목사를 고소했다. 전 목사는 지난 2005년 1월 대구에서 열린 집회에서 “여신도가 내 신자인지 알아보려면 빤스(속옷)을 내리라고 하면 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평화나무는 무혐의 처분에 대해 “사필귀정”이라면서 “전광훈 씨는 더는 선량한 시민들을 법적 조치로 압박하는 행동을 멈추고 자신의 과오부터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김 이사장과 양 목사는 한기총이 해산돼야 하는 합리적인 사유와 더불어 전광훈 씨의 반교회적·반사회적 행위에 대해 성토했던 것”이라며 “피소당한 모든 분의 무혐의 판정으로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지난달 조사를 받기 위해 광진경찰서에 출석하며 “한기총이야말로 한국 교회에 대한 명예훼손과 모욕을 중단해야 한다”며 “전 목사의 내란음모 혐의 수사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손성진 칼럼] 조국이란 시험대 앞에 선 윤석열

    [손성진 칼럼] 조국이란 시험대 앞에 선 윤석열

    검찰이 정의를 포기했다고 생각한 것은 최근의 인사 때문이었다. 살아 있는 권력, 현 정권에 대한 수사를 맡았던 검사들이 여럿 좌천당한 인사다. 1차 인사권자인 윤석열 검찰총장은 ‘합리적인 인사’라고 항변했지만 70명 가까운 검사들의 사표를 부른 이 인사의 정당성을 믿어 줄 사람은 많지 않았다. 비슷해 보여도 인간에게 능력의 차이는 있고 검찰 조직도 마찬가지다. 능력 있는 사람을 잘 가려내서 중용하고 리더로 키워야 조직이 발전하는 것은 공조직이나 사기업이나 다를 수 없다. 여태까지 어느 정권에서든 검찰이 ‘정치 검찰’, ‘정권의 충견(忠犬)’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한 것은 정권의 입맛에 맞는 하명 수사를 하고 코드 인사를 했기 때문이다. 우파나 좌파나 조금도 다를 게 없이 매한가지였다. 정치권력의 검찰인사 개입은 ‘우병우 사단’이란 말에서 보듯 박근혜 정권에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정의를 최고의 가치로 외치는 문재인 정부에 일말의 기대를 했던 건 전 정권에 대한 실망감이 컸기 때문이기도 했다. 다만 그 기대가 반신반의에 그친 것은 문 정부만큼 정의를 강조한 노무현 정부도 검찰을 통치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켰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역시나 문 정부도 그 길로 가고 있다. 검사들은 “능력과 실적, 신망에 따라 인사가 이뤄진다는 신뢰가 엷어졌다”는 말을 남기고 검찰을 떠났다. 기업으로 치면 능력, 실력보다 오너와의 돈독한 친분을 중시하는 인사를 하는 기업에 미래를 바라보고 남아 있을 사람은 없다. 유능한 구성원을 그렇게 몰아내는 기업이 성공할 리 만무하다. 일본 도쿄지검 특수부가 세계 검찰 중에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것은 정권과의 야합을 거부하고 명실공히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독립성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1976년 ‘록히드 사건’에서 뇌물을 받은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를 구속하고 1992년 일본 최대의 정치 스캔들인 ‘리크루트 사건’을 파헤치면서 도쿄지검 특수부는 “거악(巨惡)이 잠들지 못하게 하라”는 자신들의 모토를 실천해 나갔다. 취임 후 ‘총장 1호 지시’가 도쿄지검에서 차용한 ‘특별공판팀’ 설치인 것을 보면 특수통이자 ‘보기 드문 칼잡이’라는 평을 듣는 윤 총장은 도쿄지검 특수부의 강골 정신을 본받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의 인사 피해자인 윤 총장은 비슷한 과오를 저지르면서 이미 스스로 흠결을 내버린 상태다. 그런 윤석열이 청와대도 놀라게 할 정도로 전광석화처럼 조국을 향해 칼을 빼 들었다. 겉으로는 시퍼런 권력에 대항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자신은 권력과 이념에 무관하게 오직 정의만을 생각하며 불법을 파헤치는 검사임을 보여 주겠다고 다짐한 것일까. 하지만 ‘용두사미가 될 것’이라거나 ‘면죄부를 줄 것’이라는 선입견적인 악담이 나돌고 있다. 그래도 또 한번 ‘일말의 기대’가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조국에 대한 수사는 문 대통령에게는 속으론 싫더라도 “이것이 정의다”라는 것을 국민 앞에 보여 줄 기회이기도 하고, 윤 총장에게는 ‘검사 윤석열’의 가치를 되찾을 시험대이기도 하다. 이 마당에서도 조국은 자신의 잘잘못에 대한 시인이나 사과 없이 검찰 개혁을 언급하고 있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정권으로부터의 독립’, ‘불편부당(不偏不黨)한 수사’ 아니던가. 조국은 개인의 과실을 떠나 과도한 정치색을 띰으로써 개혁에 적합한 인물에서 멀어져 버렸다. 청문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문 대통령이 조국의 임명을 강행한들 취임도 하기 전에 개혁의 동력을 반쯤 상실한 채 무슨 개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정치권력, 정파적 이해관계와는 결별하고 오직 법률에 의한 수사만을 한다면 설령 어떤 수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검사 윤석열의 일생에 지우기 어려운 오점으로 남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섣부른 편견과 여론 재판 또한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만약 문 대통령이 조국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 후에 윤석열 검찰이 불법 행위를 파헤쳐서 그를 법정에 세우는 일이 벌어진다면 그 자체가 검찰 개혁의 시발점, 검찰의 역사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칼잡이 윤석열은 ‘조자룡의 헌 칼’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관우의 청룡언월도’를 보여 줄 것인가. 살아 있는 권력보다 부릅 뜬 국민의 눈이 더 무서움을 알기 바란다. 이번에도 끝내 명백한 불법, 불의마저 외면한다면 검찰에 대한 희망은 앞으로 영원히 접어야 한다. sonsj@seoul.co.kr
  • ‘쇼미더머니8’ 모자이크 킹치메인 “단톡방 성희롱, 엎드려 사과”[전문]

    ‘쇼미더머니8’ 모자이크 킹치메인 “단톡방 성희롱, 엎드려 사과”[전문]

    ‘쇼미더머니8’에 출연한 래퍼 킹치메인이 ‘단톡방 성희롱 사건’으로 인해 모자이크 처리됐다. 23일 방송된 Mnet 예능 ‘쇼 미 더 머니 8(Show Me The Money)’은 40(스윙스, 매드클라운, 키드밀리, 보이콜드), BGM-v(버벌진트, 기리보이, 비와이, 밀릭) 심사 아래 참가자들의 1대1 크루 배틀, 패자부활전, 크루 신곡 배틀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래퍼 킹치메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의 모습은 모자이크가 처리된 채 전파를 탔다. 앞서 킹치메인은 지난 2017년 자신이 재학 중이던 대학 학생들이 모인 메신저 단체 대화방의 성희롱 사건 가해자 중 한명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킹치메인은 지난 12일 SNS에 자필로 해당 사건에 대한 사과문을 올렸지만 ‘쇼미더머니8’ 제작진은 앞으로 킹치메인 출연 분량을 최대한 편집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이하 킹치메인이 올린 자필 사과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정진채(킹치메인)입니다. 가장 먼저 피해자분들께 또 다시 가슴아픈 기억을 상기시켜드린 점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힙합엘이와 인터넷 뉴스 기사 등을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저의 잘못과 관련하여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리고 싶어 이 글을 씁니다. 저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학부에 소속되어있는 14학번 학생입니다. 군입대 전(2014~2015), 저는 그 당시 같은 과였던 남학우들과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같은 과 선후배, 동기 여학생들에 대한 음담패설을 나눈 사실이 있습니다. 제가 2016년 2월 군에 입대한 후 2017년 4월 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대나무숲을 통하여 제가 속해있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의 잘못들이 공론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학교 측은 ‘진상규명위원회’를 발족하고 가해자들과 피해 학우분들 사이에서 정확한 사실 규명 및 처벌 수위를 정하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하여 노력하였습니다. 당시 이미 저를 포함한 가해자들 대부분이 군 복무 중이었으므로, 너무나 죄송스럽게도 각종 사태의 처리 진행 과정에서 학교에 직접 출두하여 직접적인 협조에 응하지 못하였고 피해자 분들을 직접 만나서 사과를 드리기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진상규명위원회’의 이메일과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한 질문에 답장을 보냈고, 실명 사과문 또한 온라인 상으로 학생회 측과 ‘진상규명위원회’로 전달하여 페이스북과 대자보를 통해 게재하였습니다. 당시 저는 비록 군 복무 중었지만,전화, sns메시지 등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든 피해자 분들에게 개인적 사과를 하려고 시도했어야 함이 마땅함을 인정합니다. 당시 어렸던 저는 용기가 없었고 피해자분들이 오히려 저와의 접촉을 원하지 않는다는 몇몇 학우분들의 소문만을 듣고 숨어 버렸습니다. 전역을 하고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피해자분들에게 개인적 연락을 통해 사과 드림이 마땅하였으나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명목, 핑계 삼아 그러한 만남을 회피하여 왔습니다. 전역 후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이후로도, 저의 마음 속엔 피해자분들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한 죄책감과 부채의식이 항상 남아있었습니다. 죽을 때까지 저의 잘못을 인지하고 반성하며 살아가겠다는 마음 또한 여전합니다. 또한 저의 과오를 어떤 사과로도, 어떤 용서로도 씻을 수 없다는 사실 또한 통감합니다. 덧붙여 저의 음악을 사랑해주시고, 저에게 믿음과 응원을 보내주셨던 동료 음악가 분들과 팬들께서 느끼셨을 실망감과 배신감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쇼미더머니8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저를 보시고 분노와 슬픔을 느끼셨을 피해자분들께 다시 한 번 엎드려 사과드립니다. 사과문을 게재한 후, 만약 피해자분들께서 허락해주신다면 직접 만나 고개숙여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저를 통해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셨을 피해자 분들께 죄송합니다. 평생을 반성하고 사과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 잘못과 과거를 자숙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보내겠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정진채(킹치메인) 올림.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무슨 내용이길래?”…‘반일종족주의’ 2주연속 1위

    “무슨 내용이길래?”…‘반일종족주의’ 2주연속 1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비판한 역사서 ‘반일종족주의’(미래사)가 2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조 후보자, 저자에 관한 논란이 얽히면서 궁금증에 책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문고가 23일 발표한 8월 셋째 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반일종족주의’는 전주와 같은 1위를 차지했다.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와 김낙년 동국대 교수,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등이 함께 쓴 역사 교양서다. 저자들은 한국이 과거사에서 가장 많은 과오와 만행을 저지른 중국은 놔두고 일본만 원수로 인식한다면서, 이를 두고 민족주의가 아니라 샤머니즘이 깔린 ‘종족주의’라고 주장한다. 한·일 경제갈등 상황에서 조 후보자가 “구역질 나는 책”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고, 저자들이 책 내용을 조 후보자를 모욕죄로 고소하면서 논란이 더 커지며 화제가 됐다. 책은 인터넷서점 예스24 집계에서도 2주 연속 1위를 이어갔다.지난해 11월 출간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들에게 선물하면서 화제가 된 임홍택의 ‘90년생이 온다’(웨일북)이 전주보다 4계단 뛰어오른 종합 5위에 올랐다. 교보문고 측은 “동시대 이슈를 공감하는 90년대생 독자들이 구매가 더 많은 것이 눈에 띈다”고 밝혔다. 이밖에 방학을 맞아 2주전 김영하 작가를 밀어내고 1위에 오른 ‘엉덩이 탐정’이 2위, 여행 시즌에 맞춰 표지갈이한 김 작가의 ‘여행의 이유’가 3위를 지켰다. 다음은 교보문고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반일 종족주의(미래사) 2.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 8: 괴도와 납치된 신부 사건(아이세움) 3.여행의 이유 바캉스 에디션(문학동네) 4.흔한남매.1(아이세움) 5.90년생이 온다(웨일북) 6.유럽 도시 기행.1(생각의길) 7.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11(아이휴먼) 8.설민석의 삼국지.1(세계사) 9.직지.1(쌤앤파커스) 10.천년의 질문.1(해냄출판사)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유효기간 지난 토익성적에 가산점”…송아량 서울시의원, 서울시체육회 인사채용 실태 지적

    서울특별시의회 송아량 의원(더불어민주당, 도봉4)은 지난 19일 서울특별시의회 체육단체 비위근절을 위한 조사특별위원회에서 서울시체육회의 부실한 인사채용에 대해 질타했다. 서울시체육회는 2015년 행정직, 계약직 2개 분야에 각 1명씩 채용한다는 내용으로 공개경쟁 채용공고를 냈다. 이 때 1차 서류전형 합격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응시자 1인에게 누락된 보훈가산점을 뒤늦게 부여하고, 2015년 채용당시 2011년에 취득한 토익성적표를 제출하여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허점이 드러났다. 뿐 만 아니라 각종경력 점수를 평가하는 항목에 10점 만점에 7점에 가점을 주었지만 응시원서 상 8개월의 인턴 및 단기계약직 경력이 전부라 적절한 조치였는지 의문이다. 또한 응시자가 없었던 계약직 분야에 행정직을 응시한 차순위 합격자를 채용한 점도 당초 공고와 다르게 채용한 것으로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송 의원은 “1차 서류전형에서 누락된 보훈가산점을 뒤늦게 부여한 점, 유효기간이 만료된지 2년이나 지난 성적표에도 가산점을 부여한 점, 응시원서 상 가족관계 기입란에 인사위원회 위원장과 친분이 있는 인사의 자녀라는 것이 드러난 점, 정성평가 자기소개서 점수가 만점인 점 등 특정인에게 채용이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충분히 의심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체육회 정창수 처장은 “인사위원회에서 지인의 자녀가 들어왔다고 그 사람에게만 더 엄격한 잣대로 평가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라고 생각한다. 보훈가산점 누락이나 토익점수 성적표 등을 면밀히 확인하지 못한 것은 부끄럽게도 서울시체육회의 과오가 맞지만 다행히도 최종 합격자의 당락을 바꾸는 결과가 아니었다”고 답변했다. 조사특위에 증인으로 출석한 서울시체육회 직원은 질답과정 중 “최종학력성적이 낮아 서류전형에 합격하기 어려우니 자기소개서 및 이력서 점수를 만점을 주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담당자가 말한 것을 들었다”고 발언했다. 송 의원은 “체계적이지 못한 인사시스템과 상식 밖의 행정상 실수로 누군가는 채용과정에 이익을 받고, 누군가는 불이익을 받은 상황이 발생했다. 청년들이 각종 채용과정에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 되는 어학점수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데 서울시체육회가 이러한 노력을 간과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며 면밀한 재조사, 감사를 요구했다. 한편 서울시감사위원회 특정감사(2017년)에서는 보훈가산점이 누락된 점과 행정직에 지원한 차순위 합격자를 계약직에 채용한 점만을 지적받았으며 동 채용 건에서 잘못된 어학점수 가산점에 대한 감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야 4당, 일제히 ‘일본 규탄’…한국당 “위기의 대한민국”

    여야 4당, 일제히 ‘일본 규탄’…한국당 “위기의 대한민국”

    제74주년 광복절인 15일 여야 4당은 일제히 논평을 내고 일본 규탄과 경제보복 극복 의지를 강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경제 파탄과 안보 불안으로 나라가 ‘위기의 대한민국’으로 전락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와 함께 ‘제2의 독립운동 정신’으로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개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침략과 굴종의 역사를 호혜와 평화의 역사로 바꿔내는 세기적 전환을 지향하고 있다”며 “그러나 일본은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배상은커녕 과거사를 빌미로 경제 침략을 노골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역사적 과오에 대한 일말의 반성도 없이 시작된 일본 경제침략에 맞서야 한다”며 “‘독립운동은 못 했으나 불매운동은 한다’는 시민적 저항에 힘입어 결연한 의지로 일본 아베 정부의 반역사적, 반경제적 조치를 분쇄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어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뉴라이트 인사들의 ‘1948년 건국절’ 주장을 옹호했다”며 “이는 일제강점기 독립을 위해 피 흘린 선열들의 무덤에 침을 뱉는 행위이며, 친일파를 건국의 주역으로까지 신분 탈색하려는 쿠데타와 다름없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제1야당 대표가 몰지각한 역사 인식으로 헛된 이념 논쟁을 불러오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며 “과거 친일을 미화하고 아베 정권의 야욕을 대변하는 정당이 아니라면 헌법정신에 입각해 국민을 통합의 길로 이끄는 공당의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로서의 역할과 사명에 충실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선조들이 74년 전 각고의 노력과 희생으로 광복을 이루었듯 우리는 일본의 경제 도발을 물리치고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일본의 부당한 조치를 물리치기 위해 정부는 외교적 노력을, 기업은 산업 경쟁력 강화를, 국민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통해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일본의 경제 도발을 극복하고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역사를 잊고 경제 도발을 감행한 일본 아베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오 대변인은 “일본이 강제동원 등 식민 지배의 역사를 부정하고 경제 도발을 감행한 것은 제2의 침략에 다름 아니다”라며“오늘은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단 스무명만 남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진정한 광복을 찾아가는 날이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전쟁의 과오를 되새기고 반성과 참회의 시간을 보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일본은 역사의 진실을 직시하고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위안부 문제와 전범 기업의 강제징용은 개인의 삶과 인권을 파괴한 흉악한 전쟁범죄였다”며 “일본 정부는 경제보복이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같은 추가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와대와 여당도 지금처럼 반일감정을 자극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최 대변인은 “한국과 일본은 아픈 과거에도 민주주의와 자유무역을 지향하는 국가로서 서로 돕고 협력해야 할 분야가 매우 많다”며 “양국이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의 발전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행동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숭고한 뜻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국가유공자분들의 헌신이 정당하게 평가받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바른미래당이 앞장서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기적의 대한민국이 정부 실책으로 뿌리부터 흔들리고 경제 파탄과 안보 불안이라는 위기의 대한민국으로 전락했다”며 정부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한일관계는 역대 최악이고, 북한의 계속되는 무력 도발과 도를 넘은 막말로 남북관계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은 35년간의 암흑과 고통의 시간을 끝내고 자유를 찾았으며 해방을 맞아 선조들의 눈물과 피, 땀으로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일어섰고 성장했다”며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었던 그 날처럼 오늘을 변곡점으로 대한민국은 새길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자유, 민주, 공정이라는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을 되살리고, 대한민국 안보 수호와 성장을 위해 국정 방향부터 새롭게 수정돼야 한다”며 “특히 애국선열들께서 피로 지킨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결코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한국당은 대한민국의 제1야당으로서,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역사를 가슴에 깊이 새기겠다”며 “자유민주주의의 정신을 미래 세대와 함께 지키고 이어나가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홍콩 ‘제2의 톈안먼 사태’ 안 된다

    홍콩에서 10주째 ‘범죄인인도법안’(이하 송환법) 반대 시위가 계속되고, 홍콩 경찰은 강경 진압 중이다. 지난 9일에는 시위 참가자가 홍콩 경찰이 쏜 고무총탄에 맞아 실명하면서 격앙된 시위대 5000여명이 그제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했다. 점거 시위가 어제 새벽까지 나흘 연속 이어진 탓에 홍콩공항이 폐쇄돼 항공기 230여편이 취소되는 등 큰 혼란을 빚었다. 홍콩 당국이 이를 테러로 규정했고, 홍콩에 인접한 중국 선전시에는 무장 경찰과 장갑차, 물대포 수백 대가 집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칫 ‘제2의 톈안먼 사태’와 같은 유혈 사태로 번질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본토에서는 최근 홍콩 주재 미국 영사가 시위 주도자와 만난 현장이 사진과 함께 보도된 것에 대해 ‘미국 배후설’까지 제기하는 등 강경한 입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을 겪고 있는 시진핑 주석 등 중국 지도부로서는 마냥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는 전언들이다. 물론 시위대가 공항 등 공공시설을 점거하는 것은 불법이며 여론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시민들의 과격 시위를 테러로 규정하고 군대를 동원해 무력 진압할 이유라고 할 수는 없다. 중국은 1989년 민주화 시위에 톈안먼에서 탱크를 동원해 1만 5000여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키며 진압해 국제사회의 공분을 받은 바 있다. 중국 지도부는 또다시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홍콩이 1997년 중국에 반환될 때 자유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표현·결사·언론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이 조건은 2047년까지 지켜져야 한다. 인권과 민주, 자유는 전 인류 사회에 해당하는 보편적 가치다. 군대를 동원해 시위를 막고 생명을 위협하는 방식은 보편 가치에 대한 도전이다. 중국 지도부는 홍콩의 현 상황이 원만히 해결하기를 국제사회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백범 정신이 경찰 뿌리”… 경찰청사 흉상 제막식

    “백범 정신이 경찰 뿌리”… 경찰청사 흉상 제막식

    경찰이 백범 김구 선생이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현 경찰청장)으로 취임한 8월 12일을 임시정부 경찰기념일로 정하고 10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경찰이 임시정부 경찰 설립 기념식을 연 것은 처음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12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 묘소를 참배한 뒤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백범 흉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민 청장은 기념식에서 “우리 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아직까지 높지 못한 것이 솔직한 현실”이라면서 “어린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던 ‘순사’ 이미지는 오랜 시간 대한민국 경찰을 짓눌러 온 주홍글씨였다”고 말했다. 이어 “광복 이후 친일 경찰의 부정적 이미지는 새롭게 정부를 조직하고 제도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고, 사회혼란기와 민주화 과정에서 과오들로 국민들을 실망시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민 청장은 “그동안의 부정적 인식을 벗고 비로소 참된 경찰 정신의 표상을 찾아 오로지 국민만을 위한 경찰로 바로 서고자 한다”며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임시정부 경찰들과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들의 숭고한 정신은 우리 경찰을 흔들림 없이 굳건히 지켜줄 참된 경찰 정신의 뿌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식에는 백범의 후손인 김미 김구재단 이사장, 김형오 백범 김구 선생 기념사업협회장을 비롯해 임시정부 경찰과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의 후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경찰청은 지난해부터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 TF(태스크포스)를 꾸려 독립운동을 했던 경찰 인사 발굴 등을 진행해왔다. 경찰은 올해 말 활동이 종료된 예정인 TF를 경찰 역사를 전담하는 상설조직으로 바꿀 방침이다. 또 경찰대학 선택과목이었던 ‘한국 경찰사’를 필수과목으로 바꾸고, 신임경찰관 교육에 ‘역사와 정신’을 주제로 한 과정을 의무화하는 등 역사교육도 강화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열린세상] 임시정부 수립 100년, 한중 연대의 의미를 짚어 본다/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

    [열린세상] 임시정부 수립 100년, 한중 연대의 의미를 짚어 본다/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

    지난 8월 2일 일본이 결국 수출 허가 절차 우대국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이후 일본 제품을 사지 않고 일본에 가지 않는 운동이 전 국민적 호응을 얻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한국에서 불매운동이 성공한 적이 없다며 비웃던 일본인들도 심각성을 의식하기 시작한 듯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행동이 옹졸하고 부당한 것임을 지적하는 운동이 시민사회에서 자발적으로 조직되고 전개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로, 일본 정부 당국이 그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길 바란다. 새삼 지적할 것도 없이 돌이켜 보면 올해는 3·1운동 100년의 해다. 바로 그해에 과거를 거듭 반성하고 새로운 역사를 함께 써 나가기 위해 한일 우호에 진정성을 보여야 할 일본이 일방적인 조치로 한국 경제를 위협한 데 대해 우리 국민의 배신감과 분노는 더욱 거세게 조직됐다. 한국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3·1운동을 재현하듯 번지는 동안 우리 청년들이 국민대표단 이름으로 중국의 임시정부 소재지를 순회 방문하고 돌아오는 행사가 있었다. 지난 7월 8일부터 17일까지 100인의 청년 대표단이 100년 전의 역사를 재현해 중국 내 대한민국 임시정부 소재지였던 충칭, 광저우, 창사, 항저우, 상하이 등 5개 지역을 순회 방문하고 돌아온 것이다. 4000킬로미터의 대장정이었다. 이들의 행로를 뒤쫓다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숨결이 중국 중남부의 도시들에 점점이 새겨져 있다는 사실에서 새삼 깊은 의미를 읽는다. 그곳은 단순한 중국의 도시들이 아니었다. 이 지역들은 현재도 그러하거니와 당대 동아시아권 최대급 국제도시들이었다. 중국을 무대로 펼쳐진 우리 독립운동이 국제사회로 열린 곳을 지향하며 늘 국제적 연대를 추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제의 집요한 추적에 쫓기면서도 결코 오지에 숨어들어 가지 않았던 것이다. 이 행사가 일깨워 준 사실이 또 하나 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100년은 조선의 100년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100년이라는 사실이다. 조선의 3·1운동에 중국의 인민이 각성해 일어난 것이 5·4운동이었다. 이후 중국을 무대로 한중 연대의 민족운동이 펼쳐졌다. 세계로 열린 곳에서 펼쳐진 한중 연대는 그 자체로 국제연대였다. 카이로선언이 그 결실이었다. 제국 일본에 패배를 안겨 준 승리의 씨앗이 여기에 뿌려졌던 것이다. 일본이 패전 이후 일본 외교의 실패를 자인하며 작성한 보고서가 있다. 대일 평화조약 체결을 앞두고 당대 총리 요시다 시게루의 지시로 작성된 조서 ‘일본 외교의 과오’라는 50쪽짜리 보고서다. 조서는 일본 외교의 실패를 만주사변에서 찾고 있다. 특히 중국 민족주의에 대한 과소평가가 군부 주도의 만주사변을 용인했던 원인으로 지적됐다. 결론은 이렇다. 일본 패전은 중국 대륙의 민족주의 고양과 그 역사적 의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결과였으며, 일본의 대중 정책이 중국의 반일, 항일, 모일(侮日)만을 문제 삼는 방향으로 치달았던 것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아베의 일본이 과연 요시다의 반성을 계승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 입장에서는 ‘일본 외교의 과오’도 한참 부족한 내용이다. 그래도 그나마 아시아 민족주의에 대한 몰이해가 일본의 실패를 불러왔다는 분석은 전후 일본 외교의 기본 노선에 자리잡고 있었다. 유엔 중심주의와 미일동맹 기축주의, 그리고 아시아와의 관계 중시가 전후 일본 외교의 3원칙으로 자리잡은 것은 아베의 외조부 기시가 총리로 재임하던 시기였다. 기시마저도 평가하지 않을 수 없었던 아시아 민족주의의 에너지를 아베는 적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 아베 시대에 이르러 아시아 민족주의에 대한 평가와 그에 입각한 공존의 모색이라는 전후 일본 외교의 근간이 퇴색하고 있다. 아베의 무역전쟁 도발은 한국에서 이미 희석되고 있던 아시아 민족주의, 즉 저항적 민족주의를 부활시키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 일본 여행 자제 운동이 그러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명심할 일이 있다. 저항적 민족주의라 해도 승리의 조건은 국제사회에 열린 민족주의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한중 우호 카라반에 참석한 100명의 우리 청년이 100년 전의 역사를 되새김질해 보여 준 핵심 교훈이다.
  • “검경 수장 사과, 아쉽지만 의미 있어… 권한 남용 방지 제도화해야”

    “검경 수장 사과, 아쉽지만 의미 있어… 권한 남용 방지 제도화해야”

    최근 우여곡절 끝에 검찰과 경찰의 과거사 진상조사가 끝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의욕적으로 과거사 청산 작업에 나선 지 2년여 만이다. 조사의 한계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검경의 양대 수장이 고개를 숙이고 공식 사과한 것은 성과라면 성과다. 물론 사과를 받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조직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내부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과를 하라”는 권고조차 받아들이지 않고 버티기는 어렵다는 것을 안 검경 지휘부는 결단을 내렸다. 이제 검찰과 경찰은 과거와 단절하고 새 출발을 할 수 있을까. 서울신문은 지난달 29일 검찰 과거사위원회와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으로 각각 활동한 김용민 변호사와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를 만나 그간의 소회 및 기대를 들어봤다. -검경 모두로부터 사과를 이끌어 냈다. 김용민(이하 김) “검찰은 선별적 사과를 했다. 진정성 있는 사과였는지도 의문이 든다. 그래도 사과를 하는 것은 의미 있다고 본다. 검찰총장의 사과는 피해자들을 ‘국가 폭력, 공권력 남용의 피해자’로 인정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박진(이하 박) “사과를 할 거면 제대로 하라고 누차 얘기했다. 피해자들이 사과를 당하게 하지 말라고 했다. 기자들 앞에서 먼저 사과하지 말라고도 했다. 그렇게 해서 공식 기자회견 전날(7월 25일) 경찰청장과 피해자들의 비공식 만남이 이뤄졌다. 피해자들은 적어도 민갑룡 청장한테는 사과를 받은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아쉽다. 사과가 조금만 더 빨랐다면 용산참사의 마지막 희생자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지난 6월 말 용산참사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철거민 김모(49)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위는 당시 “국가폭력이 그를 죽였다”며 “경찰청장과 검찰총장은 제대로 사과하라”고 추모 성명을 냈다. -사과는 했지만 가해자 처벌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 “징계 시효(3년)가 지나 징계 권고를 할 수 없었다. 그러면 ‘검찰 과거사 조사 왜 했나’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과거의 위법한 상태를 그대로 놔두면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 친일파 문제도 청산을 못 하니 또 고개를 들지 않았나. 한 번은 해소하고 가야 했다. 책임자 처벌뿐 아니라 피해 구제, 제도 개선 관점에서도 과거사 사건에 접근했다.” 박 “경찰은 수뇌부가 결정하고 책임은 말단이 지는 구조다. 그래서 총경급 이상만 권고를 하자고 원칙을 세웠다. 그런데 고 염호석(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 사건은 총경급 아래가 문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의 사병처럼 움직였다.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얽혀 있는데 우리가 정한 원칙 때문에 책임을 묻기 어려웠다. 하지만 경찰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다른 문제다. 그가 말단이라도 책임을 묻는 게 맞다고 본다.” -위원회 내부에서 의견이 달라 첨예하게 다퉜던 사건이 있다면. 김 “장자연 사건이다. 보통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다수 의견을 위원회가 받아들일지 결정하는데 장자연 사건은 특이하게 소수 의견을 받아들인 게 있다. 큰소리까지 쳐 가며 심하게 싸웠던 기억이 있다. 구체적 혐의점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 권고를 할 수 없다 해도 ‘수사를 통해 한 번 확인은 해 보라’는 의미의 수사 개시 촉구는 해야 한다는 게 다수 의견이었다. 소수 의견은 그것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박 “제가 보기에는 첫 번째 권고(고 백남기 농민 사건)를 놓고 치열하게 논의했던 것 같다. 민중총궐기 관련 국가 손해배상소송 취하 권고를 놓고 반대 의견이 있었다. 이건 너무 나가는 거라고 하더라. 허황된 권고보다는 경찰이 이행할 수 있는 권고를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반면 최대한 권고를 해서 이행하는 걸 감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오랫동안 토론했다. 처음에 이렇게 하고 나니 그다음부터는 쉬워지더라. 두 번째 권고인 쌍용차 사건에서도 국가 손배소·가압류 철회 권고를 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조사단의 독립성은 유지됐나. 김 “검찰부터 말씀드리면 법무부 산하에 위원회와 조사단을 함께 둬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데, 검찰은 ‘조사단이 기록을 봐야 하기 때문에 대검에 설치해야 한다’며 강하게 주장했다. 그렇게 위원회와 조사단은 각각 법무부와 대검 산하로 설치됐다. 그런데 이후 검찰은 독립성을 보장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아무것도 지원해 주지 않았다. 경찰과 달리 외부 조사단원을 비상근으로 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면 조사단 단장을 뽑고 단장이라도 상근으로 둬야 소통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그것마저 거부당했다. 결국 조사단은 고립됐다.” -위원회가 중간에서 역할을 할 수는 없었나. 김 “조사단은 대검이 뭘 안 해 주니 위원회밖에 없는데, 위원회도 ‘우리는 모른다’라고 손을 놓다 보니 위원회와 조사단이 서로 불신하는 상황이 됐다. 위원회라도 법무부에 의견을 개진했어야 했는데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 이 모든 게 검찰이 원한 구조가 아니었나 싶다.” -경찰은 독립성이 보장됐나. 박 “경찰은 노무현 정부 때 과거사를 한 번 들여다본 적이 있다. 지금과 다른 구조이긴 하지만 좀더 나은 방식이 뭔지 합의하기가 쉬웠다. 다만 독립적으로 운영됐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렵다. 경찰이 적극적으로 협조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진상조사팀이 굉장히 많은 키워드를 입력해서 발견한 것들을 요구하는데, 정보는 폐기가 원칙이라면서 ‘(관련 자료가) 없다’고 하면 얻을 수가 없다. 염호석 사건에서도 어떤 경로로 정보가 올라갔는지 파악하기 위해 자료를 요구했는데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제공이 어렵다고 하더라.” -조사 과정에서 내부 반발도 있었다. 김 “검찰의 조직적 반발은 충분히 예상했다. 과거사위가 끝나고 더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실제 김 변호사는 한상대 전 총장과 윤갑근 전 고검장으로부터 각각 민사, 민·형사 소송을 당했다.) 그런데 조사단의 권한은 검찰총장의 감찰권에서 나온다. 따라서 현직 검사들의 반발은 검찰총장에 대한 항명이다. 과거사위와 조사단 활동 자체가 법령에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에 대한 도전이다. 필요하면 그 자체를 진상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침묵했다. 법무부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박 “전직 경찰은 조사를 거부하면 어떻게 할 도리가 없지만 현직은 부르면 온다. 조현오, 이철성 전 청장도 다 조사를 받았다. 용산참사 당시 서울경찰청장인 김석기 의원만 조사를 안 받았던 것 같다.” -과거사 조사가 불편한 쪽에서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이 많다는 등 위원회 구성을 문제 삼기도 했다. 김 “못마땅한 관점에서 트집을 잡다 보니 구성원 출신까지 거론되더라. 구성 자체가 편향되는 건 문제라고 본다. 하지만 위원 9명 중 6명은 법무부 장관이, 3명은 총장이 추천했다. 민변 출신(6명·이 중 1명은 중도 사임)이 많기는 하지만 과거 검찰 개혁과 관련해 활동했던 사람들 위주로 찾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오히려 이분들 생각이 다르고 개성이 강해 의견 합치가 어려웠다.” 박 “진상조사위는 민변 출신이 위원장과 간사 두 명뿐이다. 위원회에는 경찰 지휘부(경찰청 차장, 기획조정관) 2명과 경찰 출신 위원도 1명이 있다. 그렇게 주장하는 건 맞지 않다.” -위원 자리는 잘해야 본전일 텐데 왜 위원을 하기로 마음먹었나. 김 “검찰개혁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과거사위 설치 권고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법무부 장관도 위원회에 들어가라고 제안을 했다. 개인적으로도 검찰권 남용을 확인하고 검찰 개혁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될 것으로도 봤다. 그럼에도 고민이 되더라. 검찰은 과거사 조사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기도 했다.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결국 하게 됐다.” 박 “피해자 단체가 추천해 중간에 합류했다. 조사 결과가 아무리 잘 나와도 피해자 입장에서는 흡족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자리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피해자 측 입장을 누군가는 전해야 한다고 봤다.” -어렵게 과거사 조사를 끝마쳤지만 검찰은 마무리가 아쉬웠다. 김 “위원 입장에서는 많이 아쉽다. 법무부 장관은 충분히 입장을 표명하고 국민에게 알릴 의무가 있는데 질문을 안 받겠다는 사소한 문제 때문에 그런(기자 없는) 기자회견을 강행했다는 게 안타깝다. 이 과거사는 장관이 직접 챙긴 일이다. 오히려 국민에게 시원하게 말씀드리고 수사가 잘못됐거나 부족했다면 왜 그랬는지 설명했어야 한다. 그랬다면 국민도 납득했을 텐데 장관마저 회피했다.” -경찰은 올 초 쌍용차, 용산참사와 관련한 경찰관들의 정신적·육체적 피해에 대해 전액 지원한다고 했다.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부터 해야 되는 것 아닌가. 박 “쌍용차 사건에 투입된 경찰관을 지난해 만났는데 노동자에 대한 적개심이 가득 차 있었다. 마치 어제 일어난 일인 것처럼 분노가 여전했다. 어떻게 보면 그 경찰관 역시 잘못된 시스템의 피해자일 뿐이다. 경찰 개개인에게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 경찰도 시민과 마찬가지로 지원을 받는 게 맞다. 그를 치유하는 것이 전체를 위한 일일 수도 있다.”-과거사 조사를 통해 희망을 발견했다면. 김 “처음으로 검찰 캐비닛을 열어 과거 사건들의 과오를 들여다봤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검찰 구성원에 대한 경고라는 측면도 있다. 앞으로 본인이 진행한 사건이 과거사위 사건에 선정돼 조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검사는 ‘정치적인 사건을 안 하면 문제없겠지’라고 잘못된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이번에 조사한 ‘선임계 미제출 변론’(몰래변론) 사건처럼 정치권력과 관계없이 검사가 어떻게 부패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사건도 있었다. 권한 남용으로 검찰 스스로 부패할 수 있는 부분도 개선돼야 한다. 국민 모두가 과거사위 위원이 될 때 검찰이 나아질 것이다.” 박 “경찰과 1년 넘게 일하다 보니 한 번 방향을 잘 잡으면 거대한 조직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걸 봤다. 하지만 그 큰 조직은 변하는 것도 쉽게 변한다. 노무현 정부 때 인권 경찰을 표방하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자 싹 바뀌었다. 당시 현장에서 경찰관이 이런 얘기를 하더라. 세상이 바뀐 거 모르시냐고. 이번 기회에 제도화해서 다시는 과거로 회귀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막말 영상’ 한국콜마 회장 나흘 만에 초스피드 사퇴

    ‘막말 영상’ 한국콜마 회장 나흘 만에 초스피드 사퇴

    “여성들께 진심 사죄… 경영서 손 뗀다” 불매운동 확산·주가 급락에 진화나서‘막말·여성 비하 동영상 상영’ 논란을 불러일으킨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보복 이후 불매운동이 벌어진 가운데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가 이와 관련한 처신이 문제가 돼 사퇴까지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내곡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제 개인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시간 이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여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번 일로 많은 심려와 상처를 드린 저의 과오는 무겁게 꾸짖어 주시되 현업에서 땀 흘리는 임직원과 회사에는 격려를 부탁드린다”며 “이번 제 잘못에 대해 주신 모든 말씀을 겸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가슴속 깊이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윤 회장은 지난 7일 직원조회에서 임직원 700여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정부의 대(對)일본 대응을 비난하는 극보수 성향의 유튜브 영상을 틀어 논란이 됐다. 이 소식은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를 통해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윤 회장이 시청하게 한 영상에는 “아베가 문재인의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임에 틀림이 없다”, “누가 뭐래도 일본은 좋든 싫든 우리에게 근대화를 시작시켜 준 존재”,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약 8460원)에 몸을 팔고 있다. 그리고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논란이 거세지자 한국콜마가 지난 9일 “감정적 대응 대신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자는 취지였다”며 공식 사과했지만 한국콜마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등 파문이 가라앉지 않았다. 한국콜마의 주가도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한국콜마 주가는 전날(8일)보다 4.88%(2450원) 하락한 4만 77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윤 회장이 한국콜마홀딩스 공동대표를 사퇴하면서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는 김병묵 공동대표가 단독대표로 경영을 이어 갈 계획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사퇴 “국민께 사죄…깊이 반성”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사퇴 “국민께 사죄…깊이 반성”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11일 ‘막말·여성비파 동영상’ 논란에 대해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제 개인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시간 이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내곡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부 조회에서 참고자료로 활용한 동영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를 입게 된 고객사, 저희 제품을 신뢰하고 사랑해준 소비자 및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또 “특히 여성분께 진심을 다해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그동안 불철주야 회사를 위해 일해온 임직원 여러분께도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많은 심려와 상처를 드린 저의 과오는 무겁게 꾸짖어 주시되 현업에서 땀 흘리는 임직원과 회사에는 격려를 부탁드린다”며 “이번 제 잘못에 대해 주신 모든 말씀을 겸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가슴 속 깊이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회견 시작과 말미에 고개를 숙였다. 앞서 윤 회장은 지난 7일 직원 조회에서 임직원 700여명에게 극보수 성향의 유튜브 영상을 보여줘 논란이 됐다. 해당 영상의 유튜버는 문재인 정부의 일본 대응을 비난하면서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라고 비판했다. 또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고,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콜마는 지난 9일 “감정적 대응 대신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자는 취지였다”며 공식 사과했지만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등 파문은 계속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길윤형 “상대를 악마화하면 안 된다. 수사의 추상성 걷어내야”

    길윤형 “상대를 악마화하면 안 된다. 수사의 추상성 걷어내야”

    “상대를 악마화하면 외교적 해결은 그만큼 멀어집니다.” 도쿄특파원을 지낸 길윤형 한겨레신문 기자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1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제64차 통일전략포럼 ‘한일관계 어떻게 풀어야 하나’ 라운드 테이블의 첫 번째 발표를 시작하며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황해문화’ 여름호에 발표한 논문 ‘구조적 위기의 한일관계’와 페이스북 등에 남긴 글들을 묶은 이날 발표문을 최대한 싣는다. 인터뷰 형식을 취하지 않는 것은 발표자의 생각을 오롯이 들여다보게 하는 것이 논의의 깊이와 진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분량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약간은 정리자가 덜어냈다는 점을 밝혀둔다. 또 길 기자는 개인 의견이며 신문사의 의견이 아니란 점을 강조했음도 아울러 밝혀둔다.첫째, 위기의 원인이다. 현재 위기를 벗어나려는 ‘단기적 해법’은 두 나라 모두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조처를 ‘동결’하고,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로 발생한 1965년 청구권 협정에 대한 두 정부의 인식차를 좁힐 수 있는 외교 협의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한 의도를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7월 1일부터 8월 6일까지 일본 총리관저와 청와대 홈페이지 등을 검색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대한 발언을 전수 조사했더니 매우 흥미로운 차이가 눈에 띈다. 아베 총리는 한국 정부에게 1965년 체제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수하겠다는 경고를 지속적으로 쏟아내 온 반면, 문 대통령의 반응은 ‘실존적’이고 ‘근본적’이다. 일본이 65년 체제를 지켜내기 위해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배제했다고 말하는데 견줘, 한국은 성장을 방해하고 한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을 끊어 패배감을 맛보게 하기 위한 일본의 조처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의 설명은 실무적·기술적이지만, 한국의 반응은 근본적·실존적·철학적이다. 이렇게 서로에게 쏟아내는 말의 추상수준이 다르면, 냉정하고 차분한 외교 협의가 시작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번 한일 갈등은 장기화될 것이 분명하다. 한국 정부는 하루 빨리 감정을 걷어내고 말의 추상수준을 낮춰야 한다.둘째, 식민지배의 불법성 등 근본문제에 손을 대면 타협은 불가능하다. 일본이 관심 있는 것은 대법원 판결로 확정판결 받은 이들의 손해배상금을 누가 감당할지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畸?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해왔고, 한국 정부의 만족스러운 응답이 없자 1월 9일 청구권 협정 3조1항의 분쟁해결 절차에 따라 외교협의를 요청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강제징용이라는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통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밝혔지만 국무총리실 한일수교회담문서 공개 등 대책기획단 활동을 담은 2007년 백서에는 당시 한국 정부가 인식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같은 ‘반인도적 불법행위’인 일부 예외적인 문제지, 강제동원 전반의 문제를 뜻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1995년 ‘무라야마 담화’, 1998년 10월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발표한 ‘한-일 파트너십 선언’으로 두 나라 관계는 진일보했지만 아베 총리는 2015년 8월 아베 담화를 통해 “우리 아이와 손자들에게 영원히 사죄의 숙명을 지게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일본이 더 이상 지난 역사를 사죄·반성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런 아베 총리에게 식민지배 불법성과 관련해 두 나라가 공통된 인식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 정부가 그런 태도를 취한다면 현재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외교적 해법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며, 결국 갈등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아베 총리로부터 식민지배가 한국인의 의사에 반해서 이뤄진 것임을 다시 인정 받고, 이를 통해 두 나라 기업과 한국 정부 등이 참여하는 기금 형태의 타협안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셋째, 중장기적으로는 변화된 외교안보 환경에 맞게 한일관계의 기반을 다시 짜야 한다. 중국의 부상이 가시화되며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두 나라는 국운에 사활적 영향을 끼치는 동아시아의 미래상에 대해 화해하기 힘든 견해차를 노출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남북관계 강화하고 북한과 미국의 타협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일본은 북한과 미국의 ‘안이한 타협’ 을 경계하며 미국이 북한에 엄격한 요구를 이어가도록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일관계의 새 기반이 되는 공동선언엔 지정학적 환경의 변화 속에서 일본이 느낄 수밖에 없는 안보 불안에 대한 한국의 이해와 공감, 북핵 문제를 해결해 통일을 지향하려는 한국의 입장에 대한 일본의 이해와 공감이 구체화돼야 한다. 필요하면 한국은 일본과 본격적으로 안보 협력도 할 수 있다는 결단을 내려야 하며 이 과정에서 두 나라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역사 문제에 대한 또 한 번의 타협이 가능하다고 본다. 두 나라는 서로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이웃’이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는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며 지난 20여년 꾸준히 발전해 온 민간의 끈끈한 교류라는 소중한 자산이 있다. 일본이 한반도에서 저지른 여러 과오에 대해 반성적 자세를 유지하는 한 한국은 일본의 위협이 아닌 친구로 남을 것임을 일본에 끈질기게 설득해 일본이 한반도의 냉전 해체와 평화 구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양국 관계를 안정된 새 기반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이런 기초 위에서 두 나라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역사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타협점이 만들어질 수 있다.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75년前이나, 지금이나 반복되는 일본의 과오

    75년前이나, 지금이나 반복되는 일본의 과오

    일본 제국 패망사/존 톨런드 지음/박병화, 이두영 옮김/글항아리/1400쪽/5만 8000원 “짐의 선량하고 충성스런 국민에게. 오늘날 세계 대세와 일본 제국의 실태를 깊이 고려해 본 후 짐은 비상 조치를 취함으로써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가도록 결정했다….”1945년 8월 15일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온 카랑카랑하고 비현실적인 ‘학’(일왕을 상징)의 목소리를 들은 수백만명의 일본인은 동시에 눈물을 흘렸다. 수년에 걸친 태평양전쟁도 이렇게 막을 내렸다. 태평양전쟁은 미국과 일본의 전쟁이었지만, 우리와 절대 무관하지 않다. 조선인 수십만명이 징용돼 머나먼 타국으로 끌려갔다. 젊은 여성들은 일본군의 성 노리개가 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75년이 지났지만, 전쟁의 상흔은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일본은 가해 사실에 대해 사과는커녕 외면하고 있고, 강제 징용에 대한 피해자 배상을 요구하자 우리에게 경제보복을 하고 있다. 일본의 이런 행태를, 그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태평양전쟁을 통해 가늠할 만한 책이 나왔다. 1970년 출간했지만 이제서야 한국에 번역 출간된 세계적인 전쟁사학자 존 톨런드(1912~2004)의 ‘일본 제국 패망사´에 손이 간 이유다. 책은 1936년부터 일본이 패망한 1945년까지 10년 동안을 무려 1400쪽에 이르는 분량에 담았다. 만주사변 이후 이어진 중일전쟁, 삼국동맹 조약, 미 교섭 결렬, 나치의 유럽 침공, 진주만 기습 전야부터 이후 벌어진 전쟁의 양상을 관통해 서술했다. 이어 일본의 말레이반도와 필리핀 상륙, 싱가포르 함락, 자바섬 장악, 미드웨이 해전, 사이판·레이테섬·이오섬 전투, 오키나와 사투, 도쿄 공습,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일왕의 항복 등에 이르기까지 일본 제국의 상승과 쇠망을 다룬다. 저자는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을 ‘기묘한 전쟁´이라 말한다. 연합함대 사령관이자 해군의 실질적인 총수였던 야마모토 이소로쿠 해군 대장은 미국과의 개전을 앞두고 “처음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우세하겠지만, 그 뒤는 장담할 수 없다”면서 전쟁을 반대했다. 그럼에도 전쟁을 감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방대한 자료와 인터뷰, 관련 인물들의 적극적 협조를 바탕으로 답을 찾는다. 당시 어전회의와 연락회의의 기록들, 타다 남은 부분으로 추정되는 고노에 전 총리의 일기, 육군 원수 스기야마의 1000쪽짜리 메모, 그리고 주요 전범과의 인터뷰 등으로 역사를 재구성했다. 일본이 대미 전쟁을 결정한 배경엔 나치 독일의 승리에 편승해 한몫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회주의적인 욕심, 어떻게든 되리라 생각한 수뇌부의 판단 오류 등이 조합된 결과라고 봤다. 결국 300만명이 넘는 사상자를 내고 패했다. 책은 방대한 분량이지만, 사건에 관한 세밀한 설명과 인물에 관한 탁월한 묘사, 대화체 형식 구성으로 페이지를 술술 넘기게 한다. 예컨대 2·26 당시 군부의 오카다 총리대신 살해 미수 사건은 마치 소설을 읽는 느낌마저 든다. 원자폭탄 개발 과정과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 장면, 그리고 이후 참상도 생생하다. 특히 원폭 투하 당시의 상황은 피해자를 옮겨 가며 오히려 담담하게 묘사한 것이 오히려 오싹하다. 원폭 투하 이후 도쿄 최상층부에서 일왕을 두고 벌이는 암투 역시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저자는 책을 쓴 이유를 두 가지 들었다. 우선 태평양전쟁 당시에 관한 새롭고 중요한 기록들이 1970년대 나왔다는 점,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점을 들었다. 당시 다나카 가쿠에이 총리는 “일본 측은 전쟁을 통해 중국인에게 저지른 심각한 피해에 대한 책임을 날카롭게 알아채고, 스스로 깊게 책망한다”고 중국에 사과했던 때다. 그러나 책이 세상에 나온 뒤 일본의 태도는 분명히 후퇴했다. 우경화가 가속하고, 과거사를 문제 삼았다는 이유로 경제보복을 서슴없이 해대는 지금의 일본을 본다면 저자는 무슨 생각을 할까.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윤석열, 검찰 조직 동요 추스르기···“기대했던 것과 다른 보직이라도 최선 다해야“

    윤석열, 검찰 조직 동요 추스르기···“기대했던 것과 다른 보직이라도 최선 다해야“

    취임 전후 인사철 예년보다 두 세 배 많은 사직서 릴레이대검 행사서 “과감한 선처 등 소추 재량권도 적절 행사”“중요 사건 시의적절 처리, 무의미한 상소 자제” 당부도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인사 공정성 논란에 휩싸여 흔들리고 있는 검찰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다. 윤 총장은 6일 ‘2019 하반기 검사인사 대검 전입신고’ 행사에 참석해 “여러분께서 맡은 보직이 기대했던 보직일 수 있고 또 기대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지만, 어떤 보직을 맡느냐가 아니라 내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할지를 잘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이같은 발언은 윤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이후 지난달 말 두 차례 인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예년의 두 세 배 규모인 60명가량이 옷을 벗어 어수선해진 조직 분위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또 “중간관리자로서 결재만 하고 올라오는 것만 기다리지 말고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살피고 수사 중인 사건의 경중을 가려서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중요한 사건이 시의적절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후배들을 지도해달라”고 당부했다. 검사가 갖는 소추 재량권을 적절히 행사해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는 한편, 무의미한 항소나 기계적인 상고를 자제해달라는 당부도 곁들였다. 윤 총장은 “검사의 소추 재량권을 십분 활용해 수사에 협조하고 과오를 뉘우치고 정상이 나쁘지 않은 사람들을 굳이 처벌하려 하지 말고 과감하게 선처도 하면서 효과적이고 합목적적으로 사건을 처리 해달라”면서 상소권도 내 생각하고 다르다고 기계적으로 하지 말고 과연 판결이 뒤집힐 수 있는 지 세밀하게 검토해서 행사해달라”고 주문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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