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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한 명이 사건 쥐락펴락 못하게… 3중 심사시스템 구축”

    “경찰 한 명이 사건 쥐락펴락 못하게… 3중 심사시스템 구축”

    경찰은 늘 위기였다. 굳이 독재정권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경찰은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고, 범인을 놓칠 때도 있었다. ‘양천구 16개월 영아 살인사건’과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의 수사무마 의혹’, ‘마포 감금·살해 부실수사’ 논란까지 김창룡 경찰청장 취임 이후 일어난 사건들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검·경수사권 조정 시행으로 경찰의 수사 권한이 커지면서 과오가 발생할 때마다 경찰이 감당해야 할 책임은 더 커졌다. 서울신문은 지난 1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에서 김 청장의 취임 1주년을 맞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청장은 이 기간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하며, 스스로 ‘낙제점’은 아니지 않나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다만, 양천구 16개월 영아 살인사건을 경찰의 잘못으로 인정하면서 유사 사건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유영규 사회부장과 일문일답. -지난해 7월 23일 취임 이후 1년이 지났다. 소회를 말해달라. “1년 정말 빨리 지났다. 수사구조개혁과 자치경찰제 도입 등 많은 일이 있었다. 특히 취임 이후 범죄 예방을 중점에 둔 선제·예방적 경찰활동을 강조했다. 제도적인 건 마무리가 됐고, 어떻게 잘 실행하느냐에 들어선 것 같다. 힘든 시간도 있었고, 결단을 해야 할 때도 있었는데 쉽지 않았다. 그래도 보람 있었다. 점수로 따지자면 낙제점은 아닌 것 같다. 1953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67년 만에 경찰이 일차적 수사기관으로 거듭난 첫해로 잘 정착하고 시행되는 게 제가 부여받은 소명인 것 같다. 최소한의 직무는 완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수사권조정 이후 일선 경찰관의 업무량 과부하로 일선의 부담이 크게 늘었다. 또 수사역량 부족으로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많아졌다는 평가도 있다. 수사권조정 이후 6개월 평가는. “새로운 절차가 정착하는데 시간이 소요돼 사건처리 건수가 시행 초기 감소했다가 3월부터 안정 추세다. 큰 무리 없이 정착됐다고 평가한다. 검찰과 협력 관계도 많은 분이 우려하는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를 계기로 원활하게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현장 업무가 많이 늘어났다. 과거 검찰 스스로 보완수사하던 걸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청하게 돼 있어 업무 부담이 늘어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를 예상하고 수사분야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전히 인력·예산 지원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행정안전부 등 관련 부처에 필요성을 설명하고 인력·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 -올 초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사건무마 의혹과 마포 오피스텔 사건 초동대처 미흡 등을 통해 경찰 수사의 독립성과 역량, 신뢰도 문제가 제기됐다. “업무부담이 늘어나는 걸 감수하면서도 내부적으로 수사심사책임관·책임수사지도관부터 외부적으론 경찰수사심의위원회로 이어지는 ‘3중 심사시스템’을 구축했다. 수사관 한 사람이 사건을 멋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제도적 허점을 막는 게 목표다. 자의적 독단으로 사건을 잘못 처리해도, 팀장이나 과장, 서장이 잘못된 점을 집어내고, 제삼자인 수사심사책임관과 책임수사지도관이 또 문제점을 지적하고, 분기별로 외부 시각에서 경찰 사건 처리가 적정했는지 민간전문가 시각으로 검토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렇게 되면 이 전 차관 사건 같은 잘못된 사례가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가짜 수산업자’ 로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 사항을 현 정권에 흘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서울경찰청에서 언론에 밝힌 대로, 경찰은 법과 원칙대로 수사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수사할 것이다. 이 답변이 경찰이 할 수 있는 기본 답변이라 생각한다.” -아동학대 방지와 이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위해서 어떤 방안을 마련했나. “아동학대는 가장 대표적 사회적 약자 사건이다. 범죄 저항력이 거의 없거나 없는 피해자다. 국민이 경찰의 잘못에 더 분노하고 질책하는 이유는 아동학대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관이기 때문이다. 양천서 아동학대 사건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경찰이 반드시 역할을 해야 한다. 경찰 차원에서 유관기관과 합동 점검을 통해 학대위험요소를 사전에 발견·예방하는데 힘쓸 계획이다. 특히 이달 1일부터 자치경찰제가 도입된 만큼 지역 주민의 요구에 따라 대응책도 발전할 거로 생각한다. 지역 자치경찰 업무에 대해선 청장이더라도 바로 지시 못 한다. 각 지역에 맞게 계획을 세우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 -남은 임기에 꼭 잘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하반기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싶은 게 ‘사전 예방’에 중심을 둔 선제·예방적 경찰활동이다. 일관되고 동일한 법 집행을 위해 노력할 거고, 경찰법 집행이 공정하고 수용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퇴임 이후에는 정치할 생각 없다. 정치할 사람도 못돼서 그런지 주변에서 물어보는 사람도 없다.”
  • 공감·경청 없는 목숨값 계산…유가족 한 번 더 삶의 벼랑에

    공감·경청 없는 목숨값 계산…유가족 한 번 더 삶의 벼랑에

    거대한 사건은 그 자체만큼이나 사건 전후가 중요하다. 사건 전후를 어떻게 파악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거대한 사건을 규정하는 시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잘못 처리하면 이것은 두고두고 관련된 사람들을 괴롭힌다. 거대한 사건의 사례 중 하나로 2001년 9월 11일 미국을 대혼란에 빠뜨린 테러를 들 수 있다. 테러범이 납치한 비행기가 빌딩에 충돌했다. 사망자는 3500여명이었다. 이러한 거대한 사건이 일어난 뒤 진행되는 일에 집중하는 영화가 ‘워스’다. 2018년 선댄스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사라 코랑겔로가 만들었다. 이 작품은 미국 내에서 911 테러 피해자 보상 기금 동의 서명에 관한 실화를 극화했다. 국가가 저지른 과오도 아닌데 국가가 알아서 보상까지 해 준다니. 마땅히 고마워해야 하지 않겠나.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한 번도 피해자 입장에 서 본 적 없음이 분명하다. 911 테러 피해자 보상 기금 동의 서명 책임자가 된 변호사 켄(마이클 키튼 분)도 그랬다. 켄은 나라가 어지러운 상황에서 애국심을 발휘해 무보수로 일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그의 선의는 911 테러 피해자들에게 가닿지 않았다. 희생자와 유족의 아픔에 공감한다고 했으나 켄의 행동은 달랐다. 그는 일률적인 보상 금액 공식을 고안했다. 직업연봉나이부양가족 등에 따라 지급금이 결정되는 방식이었다. 켄은 그것이 합리적이라고 여겼다. 25개월 안에 911 테러 피해자 보상 기금 동의 서명을 80% 이상 받아야 하는 프로젝트도 별로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켄이 맡은 프로젝트는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911 테러 피해자들이 그를 신뢰하지 않은 탓이다. 켄은 희생자와 유족의 개별 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아니 알기를 거부한 채, 자기 편한 방법으로 ‘생명의 가치’를 돈으로 수치화했다. 그리고 이를 일방적으로 통보해 버렸다. 그가 인망을 잃는 것은 당연했다. 애초에 명분이 부족했던 면도 있다. 이는 911 테러 피해자들이 제기할 각종 소송이 끼칠 경제적 악영향을 우려한 미국 정부가 분쟁을 피할 목적으로 제정했으니까.물론 켄은 소송을 한다고 희생자와 유족이 승소할 수 없음을 잘 안다. 설령 가까스로 승소한다 해도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게 문제다. 이들 앞에 놓인 선택지 가운데 911 테러 피해자 보상 기금 동의 서명에 참여하는 것이 최선이다. 켄은 그 사실도 잘 안다. 진정으로 그들을 위하는 길은 무엇일까. 그는 돈으로 셀 수 없는 생명의 가치를 새삼 고민하기 시작한다. 거대한 사건일수록 오히려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인생 교훈은 여기에서도 통용된다. 켄은 자신이 알기를 거부했던 희생자와 유족의 개별 사정을 들여다본다. 타인의 사연을 경청한 뒤에야 비로소 피해자 입장에 섰다. 눈을 뜨고 귀를 열어야 윤리를 얻는 법이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김용연 서울시의원, SH에 가양4단지 영구임대 입주민들 피해 최소화 위한 대책 마련 촉구

    김용연 서울시의원, SH에 가양4단지 영구임대 입주민들 피해 최소화 위한 대책 마련 촉구

    서울시의회 김용연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4)은 지난달 30일 가양4단지 영구임대아파트(이하 ‘가양4단지 아파트’) 입주민 대표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관리비 과다부과 관련 소송으로 인해 수년간 고통 받았던 주민들의 고충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는 강서구의회 정정희 의원(더불어민주당, 바선거구), 송순효 의원(더불어민주당, 바선거구), SH공사 강인구 서부주거복지처장, 오정한 강서센터장 등이 참석해 사안에 대해 긴 시간 논의를 가졌다. 가양4단지 아파트 관리비 과다부과 관련 소송은 주택관리업체가 청소·경비용역을 재위탁함에 있어 자기계약으로 직영관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률상 근거 없이 임차인들에게 일반관리비를 부과 및 징수한 것에 대하여, 임대사업자 지위에 있는 SH가 주택관리업체에 대하여 부당이득금 반환을 청구한 사안이다. 김 의원은 작년 6월 12일 제295회 정례회 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당시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을 상대로 가양4단지 아파트 관리부실 문제와 관리비 과다 부과에 관해 질의한 바 있다. 가양4단지 아파트 관리비 과다부과 관련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은 SH가 2019년 1심에서 승소하였으나, 2심에서는 패소했으며, 지난 2020년 9월 상고기각으로 소송이 종료됐다. 김 의원은 “서울시 감사에서 이미 가양4단지 아파트의 관리비 부과는 부당하니 1억 4200만원을 반환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제출됐음에도 불구하고 패소한 결과에 대해 SH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질책했다. 덧붙여, 김 의원은 “주거취약계층인 영구임대아파트 주민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복지를 담보 받을 수 있도록, SH는 더욱더 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한 “SH는 지난 과오를 덮으려고만 하지 말고 진심으로 주민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며 책임감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주거취약계층은 약자의 입장에서 여러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문제들을 감내할 수밖에 없고, 그 어느 곳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며, 앞으로도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의정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추미애, 尹장모 구속에 “윤석열, 악의 바벨탑…누가 옳았습니까?” [이슈픽]

    추미애, 尹장모 구속에 “윤석열, 악의 바벨탑…누가 옳았습니까?” [이슈픽]

    秋 “윤석열, 피해자 코스프레 하지 마라”“추미애 정공법으로 정의로운 나라 세울 것”윤석열 “법 적용에 예외 없다가 제 소신”장모측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적 수사”“판결, 증거·법리에 안 맞아…항소할 것”與 맹공 “尹에 속았다” 이준석 “국민이 판단”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일 ‘요양급여 부정수급 의혹’과 관련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4)씨가 법정구속되자 “누가 옳았습니까?”라며 윤 전 총장을 맹비난했다. 장관 재임 당시 윤 전 총장에게 두 차례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던 추 전 장관은 “윤석열 (전) 총장, 중상모략이라고 반발하더니 검찰총장 출신 대권후보의 거대한 악의 바벨탑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면서 “추미애의 정공법으로 정의로운 나라를 세우겠다”고 천명했다. 秋 “윤석열, 중상모략이라더니 궤변”“윤석열 치부 하나씩 드러나”“尹부인 의혹도 내가 수사지휘권 발동” 추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진실 만이 가짜 정의, 공정, 법치로 쌓았던 악의 바벨탑을 무너뜨리는 강력한 무기일 뿐”이라며 이렇게 올렸다.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을 향해 ‘피해자 코스프레’ 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총장 재직시에는 정권으로부터 탄압받는 피해자라며 여론을 속이다가, 대선 직행하면서 야당 후보 탄압이라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 사법정의를 방해하기 위한 궤변이 아니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 장모가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된 사실을 소개하며 “윤 전 총장은 장모가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는 말을 전했으나, 재판부는 국민이 입은 막대한 손해가 전혀 보전되지 않아 실형 구속한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19일 두 번째 수사지휘권 발동이 검찰총장 본인과 배우자, 장모 등 측근비리 사건 은폐와 수사 중단, 불기소 의혹에 대해 윤 총장의 수사관여를 배제하고 수사팀의 독립성을 보장받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면서 “이에 윤 총장은 ‘중상모략’이라며 ‘가장 점잖은 표현’이라고 공개 반발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수사지휘 결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검찰의 치부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며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의혹도 자신이 수사지휘했다고 강조했다.尹장모 실형 선고 7분 만에 끝나재판도 단 3차례로 ‘일사천리’ 진행재판부 “불법 알고도 자금투자 안 말려”6년 전엔 무혐의…최강욱 고소로 재수사 앞서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정성균 부장판사)는 이날 의료법위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최씨는 불법으로 요양병원을 개설·운영하고 요양급여를 부당하게 받아 챙긴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었다. 최씨는 6년 전에는 같은 의혹을 받았다가 수사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됐으나 이번에는 재판에서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은 첫 공판, 결심 공판, 선고 공판 등 단 3차례만 열려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날 선고 공판에서도 재판부는 불과 7분 만에 혐의에 대한 판단과 양형 이유 설명, 주문 낭독까지 마쳤다. 법조계에서는 선고 당일 재판부가 혐의에 대한 판단을 설명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삽시간에 선고되자 법정 안팎에서 당혹해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요양병원이 불법이라는 잘 알고도 의료재단에 자금을 투자하고 이를 말리지 않았다”면서 “피고인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행동도 어느 정도 있고 실제도 담당하지 않은 역할도 있겠지만 의료법 위반 책임을 부담한다는 점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은 의료재단과 병원 설립·유지에 중요하게 기여했고 사위를 통해 병원 운영에도 깊이 관여했다”면서 “피고인의 기여가 없었다면 동업자들의 요양병원 개설 계획이 실현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서울중앙지검은 동업자 3명과 의료재단을 설립한 뒤 2013년 요양병원을 개설·운영(의료법 위반)하면서 2015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총 22억 9000만원의 요양급여를 편취(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한 혐의로 최씨를 기소했다. 당초 이 사건은 2015년 경기 파주경찰서에서 수사가 시작돼 동업자 3명만 입건됐다. 이들은 재판에 넘겨졌고 2017년 1명은 징역 4년이, 나머지 2명은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이 각각 확정됐다. 최씨는 당시 공동 이사장이었으나 2014년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면서 병원 운영에 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책임면제각서’를 받았다는 이유로 입건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4월 7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조대진 변호사 등이 최씨와 당시 윤 총장,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를 각종 혐의로 고발, 재수사가 시작됐다.윤석열 “법 적용에 예외 없다가 제 소신” 윤 전 총장은 이날 장모 최씨의 1심 판결과 관련해 “그간 누누이 강조해왔듯이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제 친인척이든 어떤 지위에 있는 분이든 수사와 재판, 법 적용에 예외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었다. 한편, 최씨 변호인인 손경식 변호사는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1심 재판부의 판결은 증거와 법리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항소심에서 진실을 추가로 규명해 혐의를 다툴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또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재판부 판단에 대단히 유감”이라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장모측 “더 깊게 관여한 자도 집유인데 구속?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적 수사” 그는 “검찰은 이미 필요한 증거를 다 확보한 상황인데 75세 노인이 무슨 증거 인멸·도주 우려가 있다는 법정 구속을 결정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면서 “변호인과 피고인의 소명은 무시하고 검찰의 의견만 일방적으로 수용한 결정한 재판부 판단은 법률가로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피고인보다 더 깊게 관여한 이들도 이전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 현재 특수한 사정이 있는 피고인이 대한민국에서 어디로 도주하겠느냐”면서 “이전 재판에서 부족한 부분이 없었는지 살펴봐 당연히 항소할 것이며, 당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이 사건에서 검찰은 시작부터 끝까지 정치적이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민주당 “국민은 윤석열에 속았다”이재명 “사필귀정” 송영길 “책임져라”김용민 “윤석열, 국힘 입당 힘들겠네”에이준석 “연좌제하니? 입당 문제 없다” 민주당은 이날 윤 전 총장의 장모의 구속 판결에 “국민은 윤석열에 속았다”면서 “사필귀정”이라고 맹공을 가했다. 송영길 대표는 “검찰총장 사위가 사라지자 제대로 기소되고 법적 정의가 밝혀졌다”면서 “(장모가) 10원 한 장 받은 것 없다고 하면서 국민 재산에 피해를 준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하고 윤석열 후보의 책임이 있는 언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과 대권 선두경쟁을 벌이는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사필귀정이다. 사법적 정의가 제자리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가족에 한없이 관대한 검찰의 민낯을 보여주는 사건이며 그 정점에 있는 윤석열이 얼마나 국민을 속여왔는지 잘 보여준다”면서 “그의 국민의힘 입당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 같다”고 조소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장모의 실형 선고가 “윤 전 총장의 입당 자격 요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은 연좌를 하지 않는 나라”라면서 “사법부의 1심 판단이기 때문에 그건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 그분(최씨)의 과오나 혐의가 윤 전 총장이 대선주자가 되는데 영향을 미칠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 ‘국민이 윤석열에게 속았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하자, 이 대표는 “뭘 속았다고 표현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친족에 대한 문제를 근간으로 정치인의 활동을 제약한다는 건 과거 민주당에서도 굉장히 거부했던 개념이기 때문에 공격을 위해 그런 개념을 꺼내는 게 과연 합당할까”고 받아쳤다.
  • 김경근 경기도의원, 4·16민주시민교육원과 광복회 정담회 개최

    김경근 경기도의원, 4·16민주시민교육원과 광복회 정담회 개최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김경근 도의원은 지난달 29일 광복회 기획정책실장과 함께 4·16민주시민교육원에 방문해 정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고 2일 밝혔다. 4·16민주시민교육원은 참사의 아픔을 공감하고 기억하는 문화를 확산하고 참여와 연대를 실천하는 민주시민교육을 하는 경기도교육청 직속기관으로 학생교육은 물론 교직원 및 학부모·시민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광복회는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으로 구성된 단체로 애국정신 함양 및 독립운동 사적 발굴 및 보전 사업 등 다양한 역사의식 함양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정담회는 미래시대를 열어갈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서 공동체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조정하며 협력하는 방법을 배우고 사회와 세계를 보는 관점을 넓히면서 인류 공존과 상생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데 학생과 교원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김경근 도의원은 “역사 교육은 미래의 주역이 될 학생들에게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잊지 않고 올바른 역사의식 함양 하게 한다”면서 “일제에 의한 국권침탈과 4·16 세월호 참사와 같은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생명과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하며 이를 실현하는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소년범 전력은 자질 문제”… 인권위 권고 거부한 軍

    “소년범 전력은 자질 문제”… 인권위 권고 거부한 軍

    지원자 불이익 없도록 제도 개선 권고에국방부·해병대 “간부 엄격하게 검증해야”법무부는 “전력 조회 안되게 개정” 수용부사관을 선발할 때 소년범죄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지원자를 탈락시켜선 안 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대해 국방부와 해병대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28일 인권위에 따르면 국방부와 해병대 사령부는 “군 간부는 지휘자로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므로 인성 및 자질 등에 대해 과거 소년범 시절의 과오까지 종합적으로 검증해 선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인권위 권고에 ‘수용 불가’ 의견을 보냈다. 이들은 “군 간부 지원자격과 평균 지원연령을 고려할 때 소년법 관련 보호처분 이력 등 범죄·수사 경력자료가 없으면 지원자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이 극히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이에 대해 “국방부와 해병대 사령부는 국가기관으로서 소년범법자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부여하고 인권 보호의 노력을 다해야 하지만 이를 경시하고 있다”면서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선발 제외의 주요 사유로 하는 것은 ‘소년의 보호처분은 그 소년의 장래 신상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소년법 입법 취지에 반한다”고 반박했다. 해병대 부사관 지원자 A씨는 필기와 신체검사, 인성검사, 면접평가를 모두 통과했지만, 소년법상 보호처분 이력 때문에 최종 탈락했다며 지난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A씨를 포함해 범죄 경력이 있는 7명이 모두 불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인권위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군과 법무부에 권고했다. 법무부는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했다. 법무부는 “소년 시절의 소년부 송치 전력 등으로 취업상 불이익을 받는 것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사관생도 및 군간부 임용 시 소년부 송치 및 소년범 기소유예 전력에 관한 수사경력 자료가 군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형실효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인권위에 회신했다. 현행 형실효법은 군 간부 임용 시 소년법상 보호처분 이력(처분 후 3년 이내)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소년범죄 전력자 군 간부 선발 때 탈락’ 원칙 어떻게 생각하세요

    ‘소년범죄 전력자 군 간부 선발 때 탈락’ 원칙 어떻게 생각하세요

    법무부는 권고 수용…수사경력 회보 금지 추진 부사관 등 군 간부를 선발할 때 소년법상 보호처분 이력이 있는 지원자들을 탈락시키는 것이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국방부와 해병대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권위는 28일 “국방부와 해병대 사령부는 국가기관으로서 소년범법자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부여하고 인권 보호의 노력을 다해야 하지만 이를 경시하고 있다”며 이들이 인권위 권고에 회신한 내용을 공표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국방부와 해병대 사령부는 “군 간부 지원자격과 평균 지원연령을 고려할 때 소년법 관련 보호처분 이력 등 범죄·수사 경력자료가 없으면 지원자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이 극히 제한적”이라며 인권위 권고에 ‘수용불가’ 의견을 회신했다. 또한 이들은 “임관 후 지휘자로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므로 인성 및 자질 등에 대해 과거 소년범 시절의 과오까지 종합적으로 검증해 선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국방부와 해병대의 이 같은 의견에 대해 인권위는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선발 제외의 주요 사유로 하는 것은 ‘소년의 보호처분은 그 소년의 장래 신상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소년법 입법 취지에 반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직업군인 임용의 길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헌법상 직업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다른 일반응시자에 비해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받은 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대우함으로써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전향적인 자세와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방부와 함께 권고를 받은 법무부는 “사관생도·군 간부 임용 시 소년부 송치와 소년범 기소유예 전력에 관한 수사경력 자료가 회보되지 않도록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회신했다.
  • 환경단체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안은 기후위기 외면”

    환경단체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안은 기후위기 외면”

    205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하는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국가전략 수립과 녹색성장 촉진을 기본으로 하는 법안의 국회 논의를 앞두고 환경단체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사실상 외면한 법안”이라면서 철회를 촉구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정의당 기후정의특별위원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소속 강은미 정의당 의원과 함께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의 기후정책을 철저히 실패하게 만든 녹색성장을 계속하면서 탄소중립을 하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국회에 발의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안의 철회를 주장했다. 환노위 야당 간사인 임의자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환노위 여당 간사인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에 참여한 이 법안은 정부가 5년마다 탄소중립 녹색성장 국가전략을 5년마다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또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녹색성장 등과 관련한 주요 정책을 심의하기 위해 대통령 소속으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두고, 각 지방자치단체별로도 지방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했다. 법안은 “과거의 녹색성장과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유산으로 계승해 당시보다 한층 더 시급해진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과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2050년 탄소중립을 법제화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녹색성장 시책들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법안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환노위 법안심사소위원회 안건으로 채택됐다. 이에 기후위기비상행동 등은 “법안은 2030년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을 포함하지 않고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 또 기후정의의 원칙과 사업주 보상 책임 등 기후에 대한 인권 기반 접근을 뒷받침할 조항들도 빠졌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기본법 아래 한국이 ‘기후악당 국가’가 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인가. 아니면 그새 망각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녹색성장이라는 이름으로 4대강을 파헤치고, 신기술 개발에 치중하면서 온실가스 배출 증가를 방치한 과오부터 반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를 적당히 타협해도 좋다고 여기는 환경부와 민주당의 안일함도 이 기괴한 법안이 나오게 된 배경이 되었음이 분명하다”면서 “과거 자신의 정부에서 실패한 녹색성장 정책에 대한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는 제1야당(국민의힘)이나, 기후악당 국가를 어떻게 벗어날지에 대해 거의 고민도 없고 의지도 없이 대충 법안에 합의하려는 집권 다수당(민주당)이나 둘 다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강은빈 청년기후긴급행동 활동가는 “기후위기 시대에 국가의 첫 번째 과제는 기후위기를 초래한 ‘(경제)성장 중독’에서 벗어나는 일”이라면서 “두 번째 과제로는 기후위기를 초래한 책임이 있는 기업을 법의 통제 아래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 “공군 군사경찰단장, 성추행 사건 뭉갰다”

    “공군 군사경찰단장, 성추행 사건 뭉갰다”

    국방부 올릴 보고서에 ‘강제추행’ 4차례 삭제 지시군인권센터 “허위보고한 단장 구속 수사해야”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과 관련해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이 사건 은폐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초 실무자는 국방부 조사본부에 제출할 보고서에 “성추행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적었으나,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이 이를 삭제하라고 지시하면서 국방부에 ‘단순 사망 사건’으로 보고됐다는 주장이다. 군인권센터는 21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이 국방부에 성추행 피해자 사망사건에 대해 허위보고를 했다”면서 “공군 수사 지휘부에 대한 감사를 종료하고 즉각 강제수사를 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복수의 제보를 종합하면 공군본부 군사경찰단 실무자는 5월 23일 사건 보고서에 성추행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점을 기재했다”면서 “하지만 보고를 받은 군사경찰단장이 실무자에게 4차례에 거쳐 강제추행 관련 내용을 보고서에서 삭제하라 지시했다”고 말했다. 장모 중사의 성추행 혐의에 대한 수사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군인권센터는 “3월 5일 피해자 조사를 한 뒤 가해자 조사를 하지 않은 채 3일 뒤인 3월 8일 제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대 수사계장이 인지보고서에 가해자 구속 여부에 대한 판단으로 ‘불구속 의견’을 적었다”면서 “모종의 외압이 없다면, 일선 수사계장이 본격적 수사 전에 이러한 사건 가이드라인을 짜기란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국방부 조사본부의 수사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며 비판했다. 군인권센터는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은 군형법 제38조에 따라 국방부에 허위보고를 한 혐의로 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면서 “성추행 사건 초기 수사도 일선 수사관의 과오로 사건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 다른 외압은 없었는지 면밀히 살피고 사망 사건 은폐와 연결되는 지점을 밝혀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전례 없는 비율 과세 결정한 민주당, 명분도 실리도 잃을 우려

    전례 없는 비율 과세 결정한 민주당, 명분도 실리도 잃을 우려

     더불어민주당이 끝장 토론과 표결을 거쳐 종합부동산세 상위 2% 부과를 당론으로 결정했다. 부자 감세라는 친문(친문재인) 의원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종부세를 완화한 것은 4·7 재보궐 선거 참패로 확인된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조세 저항을 누그러뜨려야만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다는 대다수 의원의 판단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양승조 충남지사는 20일 페이스북에 “종부세 완화를 당론으로 채택한 민주당 의원총회의 결정사항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며 종부세 완화 당론을 폐기하라고 주장했다. 양 지사는 “정부의 대책을 ‘정체불명 정책’으로 만들어버리는 민주당의 과오가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며 “국가 정책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뿌리가 내리기도 전에 뽑아버리겠다고 하면, 어느 국민이 국가 정책에 대해 신뢰를 보낼 수 있겠나”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7월 종부세 인상을 여당 단독으로 법안소위도 거치지 않고 기재위에서 통과시켰다. 종부세법 개정안에는 3주택 이상이거나 2주택 소유자에 대해 과세표준 구간별로 세율을 현행 0.6∼3.2%에서 1.2∼6.0%로 올리는 내용 등이 담겼다. 당시 통과시킨 부동산 3법은 7·10 부동산 대책의 후속 입법으로, 종부세뿐만 아니라 양도세와 법인 소유의 주택에 대한 법인세도 인상했다.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종부세 강화에서 종부세 완화로 정책 기조를 바꾼 것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을 방기한것뿐만 아니라 ‘명분과 실리’ 모두를 놓친 결정이라는 지적도 있다. 종부세 기준을 상향할 경우 1주택자 종부세 납세자는 기존 18만 3000명에서 9만 4000명으로 줄어드는 등 혜택을 받는 납세자는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에 “가진 이들에게 누진적으로 거둬 어렵고 간절한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더 두텁게 주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종부세, 양도세 완화안이 신념에 어긋나기 때문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대선 주자인 박용진 의원도 “기왕 집 있는 부자들의 세금 부담을 깎아주기로 했다면 집 없는 서민들의 월세·전세 부담도 깎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례 없는 비율 과세에 대해 민주당 밖에서는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된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치솟는 집값은 못잡고 국민 편가르기하는 무능한 여당’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보유세를 상위 2%에 부과하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세금”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세금은 법률로 세율을 정해야 하고, 이것이 헌법이 정한 조세법률주의”라며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든 내려가든 상관없이 상위 2%는 무조건 세금을 내라는 건 조세법률주의가 아니라 ‘조세 편가르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김은혜 의원도 “가격이 아닌 비율로 종부세를 과세하는 국가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국민 여론을 달래야 하고 친문 눈치도 보아야 하니 이런 어정쩡한 타협안이 나온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내가 2% 낙인 언저리에 들어가나’, 국가가 한 번에 결정하면 될 일을 왜 국민이 매번 조마조마하도록 고통에 몰어넣나”며 “국민을 ‘표’로 계산하는 땜질 처방은 모두를 ‘갈팡질팡’ 어지럽게만 만들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2000자 인터뷰 51] 이석우 “강제동원 각하 판결, 地動說로 바라봐야”

    [2000자 인터뷰 51] 이석우 “강제동원 각하 판결, 地動說로 바라봐야”

    6·7 판결, 소수의견 법리에도 충실하지 않아 동의 어려워 헌법은 법원이 한미동맹 걱정할 어떤 여지도 주지 않아 하지만 청구권협정으로 개인청구권 소멸됐다고 보는 게 타당 국제사회를 중심으로 한국을 보는 지동설(地動說) 관점에 서야 사법부 최근 혼선은 2, 3심 거치면서 정리될 것 정부는 청구권협정 피해자 입장 반영 불충분함 사과하고 지속적 대일 협상 전제로 특별법 제정 통해 선 배상으로 구제해야   “정부는 한일 국교정상화 및 청구권협정 체결과정에서 일제강점기 피해자 문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과오를 사과하고 일본과의 지속적인 협상을 전제로, 특별법 제정이란 입법행위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선(先)배상하는 조치를 시행해야 합니다.” 6월 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재판장 김양호)가 강제동원 피해자 80여명이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각하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2018년 10월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뒤집으면서 한편에선 ‘하급심의 반란’, ‘매국 판사’라 비난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국제법을 중시한 제대로 된 판결’이란 평가까지 다양한 의견이 분출했다. 이석우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각하 판결은 일제 피해자를 구제하는 문제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이 교수는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국제법 박사학위를 땄다. 대한국제법학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사단법인 아시아국제법발전연구회(DILA-KOREA) 대표로 영토분쟁, 해양법, 아시아지역 국제법 국가관행 분야의 국제공동연구 및 해외출판 사업도 하고 있다. Q. 6월 7일 판결의 요지는 2018년 10월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소수 의견을 따른 듯 보인다. 어떻게 봤는가. A. 법을 해석하는 것이 법원의 역할이고 판결문에는 법에 대한 해석, 법리가 분명하게 담겨야 한다. 2018년 대법원 판결의 다수의견은 국제법적 관점에서 볼 때 비판의 여지가 있는 게 사실이고 소수의견 중 경청할 부분도 있다. 그러나 이번 각하 판결은 소수의견의 법리에 충실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판결 내용 중에는 불필요한 분도 있어서 전체적인 해석 및 법리에 동의하기 어렵다. Q.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유사한 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확정한 판례를 하급심에서 따르지 않은 것에 원고가 분노하고 국민들이 의아하게 생각했다. 과거 양심적병역거부 소송에서도 대법원이 유죄라 했던 것을 하급심이 무죄로 판결한 사례가 있긴 하다. 하급심의 ‘반란’은 종종 있는 일인가. 학교에서는 이런 하급심의 반란을 어떻게 가르치는가. A. 법을 해석하는 과정은 탄력적이다. 대법원의 법리가 사법부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자 선례가 되지만 사회변화에 따라 그 선례는 계속 도전받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이번 판결을 ‘반란’으로까지 평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대법원 판결에 따르지 않는 하급심 판결의 독자적 가치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먼저 견해를 변경할 필요가 있을 정도의 사정변경이 있어야 하며, 그에 따른 충실한 법적 논증과 인권 및 공익적 가치를 반영한 새로운 법리가 있어야 한다. 양심적병역거부 문제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결론에 있어서는 기존 대법원 판결의 다수 의견에 동의하지 않고 소수의견의 편에 서 있지만, 그 독자적 의미를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위 요건들을 모두 충실하게 충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양심적병역거부 소송과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Q. 각하 판결의 쟁점 중 하나가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개인청구권이 소멸됐다고 볼 수 없으나 소송으로 이를 행사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국제법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는가. A. 국가 간 복잡한 청구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일괄보상협정에 의하여 개인청구권을 소멸시키는 방식은 국제법상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다. 청구권협정 체결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사실들을 감안하면 1965년 청구권협정에 의하여 개인청구권이 소멸되었다고 보는 것이 국제법적 실정성에 비추어 타당하다. Q. 이번 판결이 원고의 분노를 산 결정적인 이유가 일제강점의 불법성을 전제로 한 3년 전 대법원 판결에 대해 “국내법적 해석”이라고 일축한 데 있다. 청구권협정이 식민지배의 합법·불법을 다투다가 결국은 합의하지 못한(disagree)것에 합의(agree)한 것이었다. 판결은 1910년의 한일병합조약을 합법이라고 본 것인가. A. 이번 판결은 그 법리적인 접근에 있어 국제법적 인식을 강조하고 있으며 2018년 대법원 판결에서 강조된 일제의 한반도 지배의 성격에 관하여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체결된 청구권협정에는 일제의 불법적인 한반도 강점으로부터 비롯된 식민지배와 직결된 불법행위의 손해배상청구권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부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판결 자체가 1910년 한일병합조약의 합법성을 직접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Q. 또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일본으로부터 받은 경제협력자금이 한강의 기적을 낳았다거나 서방 자유민주주의 대표 국가인 일본과 사이가 안 좋아지면 한미동맹까지 나빠질 수 있다는 문구를 넣었다. 어떻게 보는가. A. 매우 불필요하고 전체적으로 판결문의 완성도를 해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핵심 근거는 오직 헌법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인데, 우리 헌법에서는 법원에 한미동맹을 걱정할 그 어떤 여지도 주고 있지 않다. 헌법에 따라 청구권협정을 해석할 때 원고의 청구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헌법에서 법원에 허용하지 않는 내용을 판결의 근거로 제시하면서 헌법에 따라 원고들의 청구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Q. 이번 판결은 한일청구권협정의 해석을 놓고 국제법적 관점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조약이라도 국내법으로 간주해 판단해야 한다는 해묵은 논쟁을 다시 살린 느낌이다. 천동설, 지동설을 예로 들었는데. A. 한국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판결도 국제법적으로 보면 규범이 아닌 사실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된다. 국제법적 사안에 대한 국내 법원의 법해석과 적용은 한국을 중심으로 국제사회를 바라보는 ‘천동설’의 시각을 탈피하고 국제사회를 중심으로 한국을 보는 ‘지동설’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Q. 한일 역사문제의 다른 한 축인 위안부 문제에서도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국을 상대로 낸 동일한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의 민사합의34부는 지난 1월 국가면제를 인정하지 않아 원고 승소 판결을 낸 반면 4월 민사합의15부는 국가면제를 인정해 각하한 바 있다. 이런 엇갈린 판결은 어떻게 보는가. A.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는 다수·소수의견이 제시되어 다수의견의 입장으로 정리되었지만, 법원 내에서조차 충분한 설득에 이르지 못한 부족함이 있었다는 점을 먼저 지적할 필요가 있다. 완벽한 판결은 없지만 최소한 설득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성숙된 논거가 제시되어야 하는데 2018년 대법원 판결의 다수의견은 오랜 심리 기간에 비추어 보더라도 국제법적 비판을 충분하게 극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원합의체 판결의 판단과정은 존중받아야 할 부분이 있다. 최소한 다수의견에 대한 반대의견을 사법적 판단의 결론으로 삼기 위해서는 소수의견을 그대로 반복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보다 신중한 고민과 접근이 필요하다. 법적 안정성 역시 사법기관이 가지는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하급심에서 엇갈리는 판결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하급심 판결에 결론적으로 타당한 부분이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기존 대법원 다수의견을 제대로 비판하고 새로운 법리를 제시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Q. 6월 7일 판결에 대해 “국제법 관점에서 일탈했던 기존 판례를 제자리로 되돌리려는 시도”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어 행정부의 직무유기와 사법부의 국제법 무지라는 지적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A. 각하에 이른 결론이 기존 국제법 법리의 다수의견에 가깝다고 평가할 수는 있다. 그러나 조약의 해석에 따른 국제법의 법리 또한 변화하고 발전해 간다. 결국 이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합의를 통해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분명한 사실은 구체적인 피해자가 존재하고 있고 그 피해자가 오랫동안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가 간 체결된 조약에 따라 개인청구권이 소멸하였다는 법리적 논쟁 이전에,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체결된 수많은 국가 간 조약에서 개인들이 자신들의 청구권을 개별적으로 행사하지 않았던 보다 정확하게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은 국가가 그러한 개인들의 피해를 적극적으로 보상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에 존재했던 반인권적 범죄행위에 대한 치열한 고민없이 국가 차원에서 조급하고 미숙하게 진행된 청구권협정의 체결, 그리고 그 이후 피해자를 충분하게 예우하고 그들의 피해를 국가공동체적 관점에서 해결하고자 노력하지 않았던 직무유기가 지금의 상황에 이른 가장 근본적인 원인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이번 판결은 그런 점에서 결론에 대한 찬반을 떠나 해당 사안에 대한 사려가 깊지 못한 가벼움이 있으며, 이는 매우 유감스러운 대목이다. Q. 마지막으로 이런 사법부의 혼선은 2심, 3심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가. 아니면 국제사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할 문제인가. A. 사법부의 가장 큰 의무는 결론을 내려야 하는 것이다. 결과에 승복하지 못한 당사자는 불복하여 항소할 수 있고, 헌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상급심 법원은 하급심 법원 판단의 당부를 판단해야 한다. 이는 법적 의무다. 사법부의 법률 해석의 혼선은 이 과정을 거쳐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대법원 판결의 다수의견에 따라 이번 각하 판결이 잘못된 해석으로 수정될 수도 있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2018년 대법원 판결 이후 다시금 대법원이 새로운 해석을 내놓을 수도 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법리적 해석을 떠나, 국가와 당사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떠한 형태, 내용이든 ‘합의’에 이를 수 있는지 여부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린 문제이고 피해자들이 살아계실 때 당사자들의 의사에 따른 합의에 이를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법정 밖에 있는 정부와 사람들의 역할이다. Q. 이번 각하 판결이 국가가 나서는 강제동원 피해자 구제의 계기가 될 수 있겠는가. A. 하나의 대안으로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정부는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 및 청구권협정 체결과정에서 일제강점기에 기반한 반인권적 범죄행위의 피해자들에 대한 문제를 충분한 반영하지 못한 과오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둘째, 일제강점기에 기반한 반인권적 범죄행위에서 파생되는 법적 문제에 대한 일본과의 지속적인 협상을 전제로 한국 정부는 특별법 제정의 입법행위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선(先)배상하는 조치를 시행한다. 셋째, 일제 피해자들을 충분하게 예우하고 그들의 피해 사례가 주는 역사적 교훈을 국가와 국제 공동체가 탈식민지적 관점에서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국내외 정책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일이다.
  • 서초 “소액 지방세 미환급금 기부하세요”

    서초 “소액 지방세 미환급금 기부하세요”

    서울 서초구는 5만원 미만 소액 지방세 미환급금을 기부할 수 있도록 안내해 나눔문화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지방세 환급금은 납부한 지방자치단체의 징수금 중 과오납한 금액이나 지방세법에 따라 환급해야 할 금액으로 차량 소유권 이전·폐차, 국세경정, 법령개정 등의 사유로 발생한다. 환급금이 발생하면 납세자에게 환급통지서를 보내고 문자로 안내하지만, 소액인 경우 납세자가 관심을 갖지 않거나 보이스 피싱 등으로 오해하여 환급금을 찾아가는 비율이 낮다. 5만원 미만 미환급금은 1187건 1169만원 (2016.06.01.~2020.12.31. 발생분)으로 전체 미환급 건수의 94.1%에 달하고 있다. 이에 구는 소액 지방세 미환급금을 이용한 기부를 안내해 지역사회 전반에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지난 5월 28일 기부신청 안내문을 발송하였다. 지방세 환급금 기부 동의자는 발송한 기부 신청서를 작성, 카카오톡 ‘서초구지방세환급’을 친구 추가해 전송하면 다른 절차 없이 손쉽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할 수 있다. 핸드폰 문자(02-3489-3660), 팩스(02-2155-6618)를 통해서도 기부 가능하며 국세청 연말정산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게 된다. 기부신청 안내문을 받고 기부가 아닌 환급금 수령도 가능하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지방세 환급금 기부로 납세자는 따뜻한 이웃 사랑 실천을, 구는 소액 미환급금 정리로 행정업무 효율성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홍콩, 톈안먼 추모집회 봉쇄… 中, 자오쯔양 생가 철통 감시

    홍콩, 톈안먼 추모집회 봉쇄… 中, 자오쯔양 생가 철통 감시

    중국 베이징 중심가 톈안먼광장이 핏빛으로 물들었던 ‘6·4 톈안먼 민주화시위’(톈안먼 사태) 32주년을 맞은 지난 4일. ‘비운의 지도자’ 자오쯔양(1919∼2005) 전 공산당 총서기가 살던 둥청구 왕푸징의 ‘푸창후퉁(부강골목) 6호’ 사합원(중국 전통 주택)을 찾았다. 중국 민주화를 용인하다가 1987년 실각된 후야오방(1915~1989) 전 총서기가 1989년 4월 갑자기 숨을 거두자 대학생과 시민들이 그에 대한 사인 규명과 명예회복을 요구하며 톈안먼광장으로 모여들었는데, 당시 총서기인 자오는 무력 진압 여부를 저울질하던 최고지도자 덩샤오핑(1904~1997)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퇴출됐다. 결국 6월 4일 톈안먼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과 시민들에게 탱크와 장갑차가 다가갔다. 중국 당국은 사망자 수가 300여명이라고 밝혔지만, 2017년 공개된 영국 기밀문서는 “목숨을 잃은 민간인 수가 1만명이 넘는다”고 전한다. 톈안먼 사태로 물러난 그는 2005년 1월 사망할 때까지 여기서 가택 연금 생활을 했다.기자가 푸창후통 골목으로 들어서니 사복경찰로 보이는 이들이 곳곳에 배치돼 귀에 꽂은 리시버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집 근처에 주차된 차량들에도 공안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골목 밖에도 몇몇이 무전기를 들고 행인들을 두루 살폈다. 자오의 딸인 왕옌난과 남편 왕즈화가 올해 4월 이곳을 떠나 가족도 없었지만 감시는 여전했다. 라오바이싱(일반 서민)들이 그의 흔적을 찾아 톈안먼 사태의 시위를 떠올리는 일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톈안먼광장 역시 삼엄한 감시 속에 관광객들로만 북적였다. 늘 그랬듯 외신 기자들의 출입은 금지됐다. 중국 정부는 톈안먼 사태 32주년에도 깊은 침묵을 지켰다. 사회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기에 과오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일 정례 브리핑에서 ‘톈안먼어머니회’(유가족 모임)가 유혈 진압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는 말에 “신중국 건국 70년 만에 이룬 위대한 성취는 우리가 선택한 발전의 길이 옳았음을 증명한다”며 “1980년 말 발생한 정치 풍파(톈안먼 시위)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미 명확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RFI)은 허난성의 한 역사학자 말을 인용해 “중국 청년들이 ‘더우인’(틱톡)에 열광할 뿐 ‘6·4’는 거의 모른다”며 “교과서에서 톈안먼 사태가 지워졌기에 학생들이 이를 알 방법이 없다. 설사 일부가 이를 전해 듣고 웨이보 등에 올려도 당국의 검열로 삭제되거나 애국주의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는다”고 전했다. 홍콩에서도 톈안먼 희생자를 기리는 촛불집회가 불허됐다. 해마다 6월 4일 오후 8시면 시내 중심 빅토리아공원에서 톈안먼 시위를 추모하는 수만 개의 촛불이 켜졌지만, 이날은 홍콩 당국의 원천봉쇄로 32년 만에 처음으로 공원 내 집회가 열리지 않았다. 홍콩 경찰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2년 연속 집회를 불허했다. 그래도 지난해처럼 시민들이 공원으로 몰려갈 것을 우려해 공원을 봉쇄하고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그럼에도 빅토리아공원 주변을 비롯해 몽콕, 침사추이 등 곳곳에서 시민들이 ‘소규모 촛불 시위’를 벌였고, 이에 경찰이 주동자들을 체포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보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유승민, 민주당 ‘조국사태’ 사과에 “이재명 부끄러움 알아야”

    유승민, 민주당 ‘조국사태’ 사과에 “이재명 부끄러움 알아야”

    유승민 전 의원은 2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사과를 하자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해 온 정세균 전 국무총리·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불과 며칠 전까지 ‘조비어천가’를 부르던 정 전 총리나 이 전 대표는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 지사를 향해서도 “친문의 눈치나 살피면서 ‘조국 사태’에 대해 한마디도 안 하고 있는 이 지사도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조국 사태’는 문재인 정권의 불공정과 불법, 거짓과 위선의 상징”이라며 “오늘 송 대표의 사과를 계기로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평등·공정·정의·법치를 유린한 자신들의 과오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국민께 사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앞서 이날 오전 송 대표는 국회에서 대국민 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자녀입시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수 차례 공개적으로 반성했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보고 반성해야 할 문제”라며 “민주당은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송 대표는 “20·30대 청년에 대한 공정 가치가 상실된 데에 대해 분명히 사과하고 그들의 마음을 감싸야 한다. 우리 세대가 함께 반성해야 한다”고도 했다. 조국 사태와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가 사과한 것은 지난 2019년 10월 이해찬 전 대표 때에 이어 두 번째다. 한편 조 전 법무부장관은 이날 송 대표의 사과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회고록 ‘조국의 시간’에는 물론 그 이전에도 같은 취지의 사과를 여러번 하였다”면서 “민주당은 이제 저를 잊고 부동산, 민생, 검찰, 언론 등 개혁 작업에 매진해주시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저를 밟고 전진하십시오”라며 “저는 공직을 떠난 사인(私人)으로, 검찰의 칼질에 도륙된 집안의 가장으로 자기 방어와 상처 치유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소송은 이겼지만 간판 내려놓는 학교도 … 기로에 놓인 자사고

    소송은 이겼지만 간판 내려놓는 학교도 … 기로에 놓인 자사고

    서울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서울시교육청 간 행정소송 1심이 자사고의 ‘4전 4승’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학생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자사고 간판을 내려놓는 학교들도 잇따르고 있다. 2025년 일반고 전환과 고교학점제 시행 등 자사고를 둘러싼 정책 변화 속에 자사고가 지금처럼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행정법원은 경희대와 한대부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경희학원과 한양학원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소송에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로서 2019년 서울시교육청이 운영성과평가를 통해 지정 취소 처분을 내린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 8개교가 모두 1심에서 승소했다. 부산교육청으로부터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부산 해운대고도 지난해 12월 승소했으며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안산동산고가 낸 소송의 1심 판결은 다음달 나온다. 한편에서는 자사고 지위를 내려놓고 일반고로 자진 전환하는 학교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서울 동성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이 이사회를 열고 동성고를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동성고는 “2025년 일반고 전환과 고교학점제 시행, 고교 무상교육 등의 정책 변화가 자사고를 유지하는 데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최근 몇 년 간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일반고 전환 배경을 밝혔다. 2020학년도에는 서울 경문고 등 전국적으로 4곳이 일반고로 자진 전환했으며 포스코교육재단 산하 포항제철고와 광양제철고도 일반고 전환을 추진한 바 있다. ‘명문대 코스’로 여겨지며 한때 인기가 치솟았던 자사고의 입학 경쟁률은 매년 하락세다. 서울지역 광역단위 자사고(하나고 제외)의 일반전형 경쟁률은 2017년 1.70대1에서 2021년 1.09대1로 하락했다. 2020학년도에는 7곳, 2021학년도에는 절반(10곳)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일반고 전환 정책으로 인한 불안감, 고교 무상교육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단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수시모집 위주의 대입지형에서 수능 대비 교육에서 강점을 보여 온 자사고가 특별히 유리하지 않다는 한계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정시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학교는 강남 일반고라는 대체제가 있다”면서 “비싼 학비에 비해 대입에서 크게 실익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도 자사고에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지난 13일 국회 교육위원회 안건조정위를 통과하면서 정부의 목표인 ‘국가교육위 연내 출범’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가교육위 위원 21명 중 대통령이 지명하는 5명과 여당이 추천하는 4명, 교육부 차관까지 정부와 여당 측 위원이 10명으로, 국가교육위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 정책을 재적위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는 데에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진다. 내년 대선 전 국가교육위가 출범하고 ‘고교 서열화 해소’를 포함한 교육 정책을 의결하면 정권이 바뀌더라도 뒤집을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2025년 일반고 일괄 전환을 무위로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사립 외고, 국제고와 함께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헌법소원 뿐이다. 행정소송에서는 자사고 운영성과평가의 절차적 하자 여부를 따지지만, 헌법소원에서는 교육의 공공성이라는 가치를 고려하는 만큼 헌재가 자사고에 유리한 판단을 내리리라 장담하기 어렵다. 이번 행정소송 결과와는 별개로 학생 모집의 어려움과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일반고로 자진 전환하는 자사고들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고교학점제 시행에 맞춰 선제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위기감도 높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일부 자사고는 일반고만 참여할 수 있는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나 연구학교에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면서 “학교 울타리를 열어 교육 자원을 공유하는 흐름을 거스르며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기에는 재정 상황이 안 좋은 학교들은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고 소송에서 ‘4전 전패’한 서울시교육청이 2심과 3심까지 장기간 소송을 이어갈지 여부도 논쟁거리다. 서울시교육청은 네 번의 1심 판결에 대해 모두 항소하기로 했으나, 효율성을 고려해 사건을 병합하겠다는 방침이다. 소송이 길어질수록 예산과 행정력이 소모되는 탓에 소송을 취하하는 편이 낫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온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교육청이 항소를 하지 않는다면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교육청의 과오가 있었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되는 탓에 항소를 취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사고 재지정평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근거한 절차인데다, 매 평가마다 평가 일정과 지표 설정 등 전반에 걸쳐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설계하고 있어 각 시도교육청은 2019년 재지정평가 역시 적법한 절차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소송 결과가 어떻게 되든 2025년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건 기정 사실화됐다”면서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에 예산 지원과 행정적 뒷받침을 적극적으로 해 자발적 전환을 유도하는 데에 행정력을 쏟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기레기와 개검, 그리고 대깨문 [임창용 칼럼]

    기레기와 개검, 그리고 대깨문 [임창용 칼럼]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포털 뉴스에 달린 댓글만 보면 한국 언론계엔 온통 ‘기레기’들만 득시글득시글한다. 조금이라도 논쟁적 요소가 있는 기사라면 어김없이 기레기 성토 댓글이 달린다. 그렇다고 댓글러들이 제대로 논쟁을 하자는 것도 아닌 듯싶다. 맥락 없는 댓글이 너무 많다. 꼭 논쟁적 기사에만 이런 댓글이 달리는 것도 아니다. 단순한 정치인 행보 기사 아래엔 ‘정치 하고 싶니? 그러니 기레기지’ 유의 댓글이 달리기 일쑤다. 자동차 시승 기사에까지 ‘얼마나 받아먹었니 기렉아’ 같은 댓글이 주르륵 달리기도 한다. 맞춤법이 틀려도 기레기, 오타를 내도 기레기다. 30년 넘게 ‘기자밥’을 먹어 온 나로선 이런 현상에 참 난감하다. 기레기는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다. 몹시 모욕적인 비속어다. 한데 너무 자주 눈에 띄다 보니 보통명사가 된 듯한 착각마저 든다. 나만 그런 건 아닌가 보다. 젊은 기자들 사이에서 ‘기렉시트’(언론계를 떠남)란 말이 등장하고, ‘기레기 탈출기’를 블로그에 올리기도 한다. 언론과 기자의 사회적 평가와 신뢰가 낮아졌어도 ‘기레기’란 모욕은 부당하다. 평가와 지적이 구체적이지 않고 기자로서의 인격 자체를 비하해서다. 기사에 문제가 있으면 그 부분만 지적하고 비판하면 된다. 해당 기자가 쓴 수많은 기사 중 하나를 근거로 쓰레기로 단정짓는 게 온당한가. 하나의 현상을 근거로 전체를 규정짓는 것은 부정확하고 위험하다. 노자는 ‘명가명 비상명’(名可名 非常名ㆍ도덕경)이라고 했다. 어떤 것에 이름을 짓는 순간 이미 그것이 아니게 된다는 뜻이다. 섣불리 이름 짓고 단정짓는 것의 부정확함과 위험성을 경고한다. 누군가가 무언가에 대해 이름 짓거나 규정하는 순간 그것이 품은 드넓은 공간과 실체들은 사라지니까. 부당한 이름 짓기는 기레기뿐만이 아니다. 검찰개혁이 화두가 된 뒤 검사 공격에 자주 따라붙는 ‘개검’이나 ‘검새’, 문재인 대통령 강성 지지자를 비하하는 ‘대깨문’도 마찬가지다. 요즘 김학의 불법출금 의혹 수사 관련 기사엔 으레 개검이나 검새란 댓글이 따라붙는다. 일반적인 성범죄나 갑질 관련 사건에 대한 무혐의 처리 기사에도 이런 댓글이 붙기 십상이다. 검찰이 오랜 기간 권력에 유착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과오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렇다고 정파적 시각에서, 또는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무차별적으로 개검 딱지를 붙이는 게 온당한가. 검사에겐 국민 정서 못지않게 법리와 피의자의 인권도 중요하지 않을까. 대깨문은 ‘대가리가 깨져도 문 대통령 지지’란 의미의 비속어다. 극단적인 데다가 위험한 이름 짓기다. 어떤 지인은 “그 친구 뼛속까지 대깨문이야”라고 누군가를 조롱한다. 그런데 누구든 문 대통령 본인이나 분신이 아닌 이상 어떻게 머리가 깨지더라도 지지한단 말인가. 그 판단의 근거가 박약할 때가 많다. 채팅방이나 SNS에 호의적인 메시지를 몇 번만 올리면 단박에 대깨문 소리를 들으니 말이다. 조롱과 욕설을 담은 무차별적 이름 짓기는 바이러스 같다. 누군가를 대깨문으로 규정하는 순간 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그 이름 짓기에 발을 담그기 쉽다. 그래서 또 다른 이에게 “그 친구 대깨문이래”라고 전하게 되고, ‘그 친구가 대깨문’이란 규정은 바이러스처럼 퍼진다. 그 결과 그 친구 주변엔 보이지 않는 벽과 함께 불신에 기초한 묘한 긴장감이 형성된다. 누구나 관점이 있다. 자기 관점에선 한 기자의 기사가 쓰레기 같고 어떤 검사의 수사는 ‘개판’일 수도 있다. 그러나 기레기라고 비난받는 기자의 관점도 있다. 검사의 관점도 있다. 각자의 관점은 모든 것의 출발점이지만 실체의 전부는 아니다. 이는 새로운 관점을 열어야 힘이 강화되고 향상된다고 한 철학자 니체의 관점주의에 닿아 있다. 각자의 관점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럼 누가 보고 있는 게 진짜 세계일까? 내가 보는 것만 진짜이고 다른 세계를 보는 이들은 가짜이고 쓰레기인가. 문제는 이런 부당한 이름 짓기가 그 대상인 개인은 물론 그가 속한 집단의 사회적 역할에 심각한 불신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기자나 검사 개인의 억울함을 넘어 언론의 역할, 검찰의 역할이 위축되고 가치가 훼손된다. 사법불신, 언론불신이 깊어질수록 사회는 불안정해지고 사회 건강도 위협받는다.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지 않을까. 말끝마다 기레기, 개검을 부르짖는 이들을 포함해서 말이다. sdragon@seoul.co.kr
  • [여기는 중국] 1층 있던 엘리베이터 30층으로 급상승…탑승객 1명 사망

    [여기는 중국] 1층 있던 엘리베이터 30층으로 급상승…탑승객 1명 사망

    1층에 있던 엘리베이터가 30층으로 급상승하면서 안에 탑승했던 여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광둥성 잔장시(湛江市) 츠칸구(赤坎区)에 소재한 아파트 승강기가 오작동하면서 탑승했던 여성 1명이 사망한 사고다. 당시 사고는 1층에 정지된 채 고장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업체 직원의 수리 과정에서 1층에 있던 승강기가 30층로 급상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있었던 승강기 제조사는 중국 현지 ‘위엔따즈능’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고가 있었던 지난 23일 오후 7시 39분경 여성 승객 1명은 승강기 오작동으로 지상 1층에서 지하 1층 사이에 갇혀 있던 중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 요청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잔장시 시장감독관리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출동한 구조 요원들의 초보적인 판단 실수로 승강기의 브레이크가 고장나 승강기 사고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상세한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하지만 현지 유력 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승강기 제조업체의 과오로 발생한 것인지 여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중국 유력언론 ‘메이르징지신원’은 제조사 위엔따즈능이 주로 에스컬레이터, 승강기 및 관련 부품의 연구 개발, 생산, 판매, 유지보수 업무를 하는 업체로 이미 현지에서 상장된 이 분야 대형 업체라고 밝혔다. 언론이 주목한 것은 위엔따즈능과 하청업체 잔장안캉 사이의 대금 미지급으로 인한 법적 다툼이 승강기 안전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위엔따즈능은 사고가 있었던 아파트 내 승강기 설치와 관련해 지난 2014년 1월 하청업체와 승강기 공사 하도급 계약을 체결, 총 890만 위안(15억7000만원) 상당의 대급 지급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하청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급기야 지난 2015년 8월까지 이 아파트 4개 동에 설치된 승강기 25대 중 상당수가 안전 상태 미검수로 설치됐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당시 승강기 설치 공사가 막바지에 이르자, 두 업체 사이에는 대금 미지급 문제로 실랑이가 벌어졌고 대금 청산이 불발되자 하청업체 측은 위엔따즈능을 법원에 고소한 바 있다. 당시 소송을 관할했던 법원은 1심 판결문에서 공사 대금 405만 위안(약 7억1000만원)과 이자 등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원고 승소 판결문을 공개한 바 있다. 더욱이 소송이 한창이었던 당시 두 업체 사이의 법적 공방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잦은 승강기의 잦은 고장을 지적, 수 차례에 걸쳐서 수리를 요청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해 잔강시 품질기술감독국 역시 아파트 내에 설치된 승강기의 심각한 안전사고 우려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 총 7대의 승강기가 정상 작동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이어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현지에서는 이번 사고가 업체 측의 안전 불감증과 대급 미지급 등으로 인한 갈등으로 빚어진 인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논란이 계속되자 해당 업체 측은 ‘현재 사고 원인과 관련해 잔장시 시장감독관리국과 협력해 조사 중’이라면서 ‘사고 현장에 승강기 기술 전문가와 품질 전문가 등을 파견해 추가 사고 분석을 돕고 있다’고 공지문을 게재한 상태다. 한편, 중국에서는 승강기 안전 사고로 인한 탑승객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허페이시 소재 아파트 승강기에 탑승했던 여성이 1층에서 31층으로 급상승한 승강기 사고로 뇌진탕 피해를 입었던 바 있다. 또, 이에 앞서 지난 2017년 광둥성의 한 아파트 단지 승강기가 6층에서 18층으로 급상승하면서 탑승했던 여성이 다발절 골절 사고를 당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41년 전 오늘 광주역 앞에서 방아쇠 당긴 그, 희생자 묘비 어루만지다

    41년 전 오늘 광주역 앞에서 방아쇠 당긴 그, 희생자 묘비 어루만지다

    41년 전 오늘 그는 광주역 앞에 있었다. 제3공수여단 11대대 소속 지역대장 신순용 전 소령은 그 해 5월 19일 서울 용산에서 비상소집돼 20일 새벽 광주로 이동했다. 다음날 그는 동료 병사들과 함께 적군 병사가 아닌 광주 시민들을 향해 총을 쏴야 했다. 많은 시민이 지켜본 가운데 이뤄진 광주에서의 첫 발포였다. 그는 “광주에 투입되던 때까지만 해도 ‘광주에서 폭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달 받아 병사들은 시민들이 모두 폭도들이라 생각했다”며 “도로를 지나는 시민들을 쐈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시체를 암매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계엄군들은 군 소속으로 어쩔 수 없는 분위기에서 가혹한 진압을 했다”며 “강압진압에 의해 내고향, 내가족, 삶의 위협을 느끼고 총까지 들고 나오게 된 시민께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신 전 소령은 21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안장된 고(故) 고규석씨와 서만오씨의 묘를 차례로 방문해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고 뉴스1이 전했다. 차종수 5·18기념재단 고백과 증언센터 팀장과 김영훈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장이 함께했다. 신 전 소령은 5월 묘역 도착과 동시에 “죄송합니다”를 연거푸 내뱉은 뒤 담담한 표정으로 방명록에 글을 써내려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여러분들의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그 뒤 민주묘지 안에 들어선 신 전 소령은 미리 준비한 꽃다발을 오월 영령 앞에 헌화했다. 그는 “미안합니다”를 세 차례 외친 뒤 무릎을 꿇고 “죄송합니다. 너무 늦었습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인 채 오열했다. 김영훈 유족회장으로부터 서만오씨의 동생 등 가족의 사연을 들은 뒤 “제가 죄인입니다”, “부끄럽습니다”라고 말하며 묘비를 끌어안기도 했다. 참배를 마친 신 전 소령은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5·18 당시 모습이 담긴 다큐멘터리를 보고 마음이 아팠고, 고통을 느낀 분께 사죄하고자 찾아오게 됐다”고 41년 만에야 이곳을 찾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광주 시민들은 폭도가 아니었고, 광주 폭동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제라도 의문을 벗기고 싶다”며 “진실로 역사를 다시 쓰기 위해서 다른 계엄군들도 용기내 나와서 진실을 말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김영훈 유족회장은 “선생님도 계엄군으로서 무고한 시민을 죽였다는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고통을 지우고 항시 건강하시기 바란다”고 토닥였다. 이어 “빠른 시일 내로 유족들에게 직접 사죄할 수 있는 화해의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용기를 내어줘서 고맙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유족들은 당신을 용서하겠다”고 말했다.광주에 투입된 공수부대원의 뒤늦은 사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수부대원 출신 최영신 씨는 양심 고백 후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또 7공수여단 33대대 8지역대 소속이던 A씨는 지난 3월 16일 5·18민주묘지를 찾아 박병현(당시 24)씨의 묘를 찾아 참회했다. A씨는 그해 5월 23일 광주 밖으로 빠져나가는 사람을 차단하라는 명령을 받고 민간인을 향해 총을 쐈다. 그 바람에 농사 일을 도우러 보성 고향집으로 향하던 박씨가 변을 당했다. 유족과 함께 묘역을 찾아 사죄한 것은 A씨가 처음인데 신 전 소령은 처음으로 실명을 밝히고 묘지를 참배했다. 신 전 소령이 밝힌 대로 더많은 계엄군 병사들이 진실을 털어놓아야 한다. 전두환 도당은 발포 명령을 내린 것이 아니라 현장 지휘관들이 자위권 차원에서 시민들을 향해 총기를 발사했다고 변명했는데 진위를 꼭 가려야 한다. 계엄군 병사들이 술이나 약물에 취해 학살을 했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았다. 또 허화평, 허삼수, 허문도 등 이른바 ‘스리 허’가 오래 전부터 신군부 집권 시나리오를 갖고 의도적으로 광주에서의 소요를 일으켰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얼마 전에는 정호용 전 특전사 사령관이 비슷한 얘기를 털어놓았다. 이 모든 진실을 짜맞추려면 계엄군으로 투입돼 명령을 전달하거나 하달한 이들이 보고 듣고 겪은 것들을 고백해야 한다. 그것만이 역사적 과오에 대한 올바른 참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마지막까지 남는 관계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마지막까지 남는 관계

    표절이나 아웃팅, 대필 문제로 주변 작가들이 정점에서 바닥으로 추락할 때, 미투나 폭력 문제로 유명인들이 인생의 진창으로 떨어져 꼼짝없이 붙들릴 때 맨 먼저 드는 생각은 ‘인간이 어쩌면 저럴 수 있나’가 아니다. 그들의 과오를 점검하고 비판하는 와중에 곧바로 떠오르는 생각은 ‘나도 만약 저런 상황에 놓이면 어떻게 하지?’다. 이건 인간의 본능적인 두려움으로, 누구나 도덕적으로 완벽하지 못한 데다 사회는 이미 좁아질 대로 좁아져 여기 사람들이 한꺼번에 손가락질한다면 달리 벗어날 곳을 찾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럴 때는 보통 마지막까지 자신을 신뢰해 줄 사람 한두 명을 찾아가게 될 텐데, 나는 몇 번의 생각 속에서 K선생을 떠올렸다. 그와 나는 관계를 맺은 지 18년쯤 됐다. 20대 때 나는 그의 칼 같은 글에 사로잡혔고, 30대 때는 저자ㆍ편집자가 돼 간간이 그의 책을 내는 것에 출판인으로서 큰 보람을 느꼈다. 40대가 되니 예전만큼 흠모하거나 들뜨는 기분은 옅어졌지만, 뭔가 작지 않은 산이 뒤에 버티고 있는 느낌이고 앞으로도 이 관계는 지속될 것 같다. K선생과 나는 초반에는 얼굴 보고 만나서 밥도 먹고 했지만 지방과 서울이라는 거리 때문에 대면하는 일이 점점 드물어졌고, 전화통화를 한 일도 손에 꼽으며, 거의 이메일로만 소통한다. 하지만 20대 때부터 내 세계를 구축하는 데 그는 영향력을 미쳤고, 그가 가끔 보내오는 격려와 신뢰는 중간에 텅 빈 시간을 곧바로 메울 만큼 힘이 있다. 역사 속의 수많은 사람이 ‘동지’, ‘동반자’라 일컬을 만한 관계를 맺었다. 그중 인상적인 예를 꼽자면 18세기 후반의 황윤석과 김용겸이다. 한양의 명문 거족 출신인 김용겸과 궁벽진 시골 출신에다 관직도 보잘것없는 황윤석은 나이 차가 거의 서른 살이 났는데도 ‘박학’(博學)에 대한 관심이 일치해 단단한 동반자 관계가 됐다. 황윤석이 한양에 머문 기간은 3~4년에 그쳤으며, 그 시절에도 늘 만났던 것은 아니지만, 김용겸은 황윤석에게 귀한 책들을 제공해 주었고 밤새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세계에 들어오도록 문을 활짝 열었다. 사실 그 시절 큰 어른이기도 했던 김용겸은 사람을 사귀는 데 호방하고 탁월한 자질을 갖추고 있어 박지원, 이덕무, 홍대용 같은 젊은이도 김용겸이 자신과 가장 가까운 관계라고 말했다고 한다. 시간은 모순된 힘을 지녀 어떤 관계는 시간의 축적으로 단단해진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는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의 호기심을 건조하게 변화시켜 지난 수십 년의 관계가 끊어지는 데 별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다. 아마 가장 큰 잣대는 상대가 추구하는 세계(관)에 내가 계속 흥미와 흠모의 마음을 갖느냐 아니냐일 것이다. 얼마 전 봤던 라주 리 감독의 영화 ‘레미제라블’에서는 경찰이 문제를 일으키는 한 어린이에게 오발탄을 쏘는 장면이 나왔다. 사건 직후 고무탄을 쏜 경찰, 옆에서 이를 지켜봤던 동료 경찰, 그리고 고무탄을 얼굴에 맞아 눈과 피부가 일그러진 아이, 이 세 사람은 각자의 고독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그중 주목할 만한 인물은 엄청난 사회적 비난에 휩싸일 경찰이었다. 나는 그의 행위보다는 사건 직후 그가 엄마 집으로 가서 일상적 안부를 나누며 엄마의 품에 정서적으로 의존하는 장면이 더 눈에 들어왔다. 인간은 막다른 골목에 내몰려 자기가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할 때(요즘은 이런 일이 빈번하니까)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경관에게는 그게 엄마였지만 꼭 가족일 필요는 없다. 그냥 옆에 있어 내 사연을 들려주지 않고도 무언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관계면 된다. 인간관계는 시간의 압력을 버텨 내지 못하기도 하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부단히 인연이 쌓여 단단하고 깊어지기도 한다. 우리 개인의 삶에는 그런 관계가 하나둘씩 있을 것이다. 당신에게는 잠시나마 당신을 구해 주고 뒷사람들에게 당신과의 기억을 전해 줄 이가 있는가.
  • [데스크 시각] 용서받지 못할 자/유영규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용서받지 못할 자/유영규 사회부장

    “광주는 증오심과 적개심이 가득한 도시다.” 지난 10일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법정 앞. 전두환씨 측 변호인은 자료를 준비한 듯 망언을 쏟아냈다. 재판부가 고의로 시간을 끌어 항소심 재판 날짜를 5·18에 맞췄고, 재판 장소도 광주로 잡아 여론몰이식 재판을 이어 간다고 주장했다. “심판의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며 1심을 오판으로 규정했고, 논리조차 없었다고 폄하했다. 이날 고 조비오 신부 명예훼손 혐의로 항소심에 서야 했던 전두환씨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4일로 2주 연기된 재판에도 전씨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 통보했다. 피고인의 부재로 재판은 불과 8분 만에 끝났다. 광주 시민들은 분노했다. “전두환을 당장 법정 구속하라”는 성토가 튀어나왔지만, 집행유예 2년을 받은 1심 형량이 항소심 과정에서 더 높아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어떻게 저런 자를 사면한 겁니까. 광주 사람 그 누구도 제대로 된 사과 한번 받아 보지 못했습니다. 16살 소년인 동생을 죽인 놈도, 총질을 시킨 놈도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 없습니다.” 5·18 당시 남동생을 잃은 안형순(64)씨는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했다. 전씨 등 가해자들이 잘못을 빌기는커녕 잘못을 부인하며 피해 가족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다는 생각에 억장이 터진다. 지난달 안씨는 막내동생이 어떻게 죽음을 맞았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41년 만이었다. 한 외신기자가 찍은 빛바랜 사진 속에 죽은 동생의 모습이 담겼다. 사진 속 소년은 핏빛으로 물든 교련복을 입은 채 전남도청 2층 복도에 고꾸라져 있었다. 가슴과 머리, 다리엔 총상 자국이 선명했다. 광주상고 1학년 안종필은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개죽음 같은 것은 안 당해. 나야 도청에서 심부름이나 하고 있응게 염려들 말어.” 집을 나섰던 동생은 싸늘한 주검이 돼 가족에게 돌아왔다. 안종필의 호주머니에선 500원짜리 동전과 인적 사항이 적힌 쪽지가 나왔다. 계엄군이 밀어닥치던 그날 새벽 어린 소년도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한 듯했다. 1980년 5월 27일 새벽 2시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 공수부대원들은 시민군이 머물던 전남도청을 기습했다. 아니 토벌이었다. 그날 전남도청에서만 시민 17명이 숨졌다. 가족들은 청소차에 실려 온 막내동생의 주검을 묻어 주기 바빴다. 허름한 관에 누운 종필이 다리를 잡고 어머니는 통곡했다. 그렇게 가족은 40여년을 울었다. 전두환씨가 5·18 학살에 책임이 있다는 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아는 명제다. 5·18 이후 공로를 인정받아 훈장을 받았고, 당시 군의 자위권 발동을 결정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도청 진압 작전을 앞둔 특전사에겐 소고기와 격려금을 내려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씨는 용서를 구할 생각 따윈 없는 듯하다.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는지 우리는 지난 역사 속에서 생생히 목격했다. 역사는 반복되는 모습이다. 최근 이명박ㆍ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이 스멀스멀 고개를 든다. 역사적 당위와 현실 정치, 정치적 이해득실로 여야의 셈법이 복잡하다. 일부에선 시기상의 문제일 뿐 내년 대선 전까지는 반드시 꺼낼 카드쯤으로 여기는 듯하다. 잊지 말아야 하는 대목이 있다. 두 전직 대통령들은 자신들의 과오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17년형이 확정되자 “법치주의가 무너졌다”고 외쳤고, 20년형을 선고받은 박 전 대통령은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한다. 반성조차 없는 범죄자의 사면을 논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모독이다. 두 전직 대통령이 용서를 빌지 않는 상태에서의 사면은 또 다른 전두환을 낳는 격이다. 회개 없는 용서는 없다. 하나님도 그렇게는 안 하신다.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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