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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중銀 “신규 주택대출 제로 수준”

    시중銀 “신규 주택대출 제로 수준”

    요즘 한 시중은행 주택금융 담당 부서는 초상집 분위기다. 가뜩이나 은행 영업경쟁이 치열한 요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도 주택대출이 감소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지만 문제는 이런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은행 주택금융 관계자는 “요즘은 이사철 성수기도 사라진 상태”라면서 “실적을 늘려가고 있는 은행 내 다른 부서 직원들을 볼 낯이 없다.”고 했다. 시중은행 주택대출 감소세가 넉달째 이어지고 있다.3,4월이 주택대출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여기에 최근 담보대출 금리까지 들썩이고 있어 연말까지 주택대출 잔액은 물론 아파트 가격 하락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4월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은 152조 7141억원. 지난 3월 말보다 1159억원이나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12월 말 153조 2544억원을 기록한 이후 넉달 연속 하락세를 걷고 있다. 은행별로는 1031억원이 빠진 우리은행을 비롯해 ▲하나 959억원 ▲외환 521억원 등의 순으로 많이 줄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만 866억원과 586억원씩 증가했다. 월중 감소폭도 커지고 있다.2월 823억원,3월 785억원에 이어 지난달에는 1000억원 이상 줄었다. 주택대출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1·11 대책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부동산 과열 방지 조치 때문. 기존 주택을 처분한다는 조건으로 받은 처분조건부 대출 상환도 속속 이뤄지고 있어 주택대출 잔액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매매가 기존의 10분의1로 줄어든 데다 담보물 가치가 아닌 대출자의 소득을 기준으로 대출이 이뤄지다 보니 주택대출을 내줄 수 있는 물량 자체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신규 대출수요는 거의 없는 상태에서 처분조건부 상환만 한달에 400억∼500억원 정도 이뤄지고 있다.”면서 “대출 잔액이나 부동산 시장이나 올해 계속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중소기업이나 신용대출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한나라당 대세론은 없다

    4·25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의 불패신화가 마침내 끝이 났다. 한나라당의 참패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허황된 대세론에 도취되어 오만하고 부패해진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이었다고 집약할 수 있다. 이번 재·보선은 노무현 대통령이 여당인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선거였다. 선거과정에서 노 대통령에 대한 반대도 비난도 없었다.‘무노무여(無盧無與) 선거’에서 그동안 한나라당이 향유했던 ‘반노(反盧)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오히려 한나라당이 심판의 대상이 됨으로써 패배했다. 또한,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돈 공천 비리, 후보 매수, 선거법 위반 과태료 대납 사건, 의사협회 금품 로비의혹 등의 악재들이 부패한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여기에 공동유세 한번 하지 못한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 주자들의 과열 경쟁도 유권자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좀 더 심층적으로 한나라당의 참패 원인을 분석해 보면 당의 본질적 취약성과 뿌리깊은 착시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작년말부터 한나라당의 지지도는 50%에 육박하는 고공행진을 보였다. 하지만, 이 시기에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한나라당 지지도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과거에 한나라당을 지지했고, 현재도 지지한다.’는 ‘한나라당 절대 지지층’의 35%가 ‘상황에 따라 지지 정당을 바꿀 수 있다.’고 응답했다. 모래성과도 같은 한나라당의 취약한 지지의 근저에는 지극히 낮은 정당 일체감이 자리잡고 있다. 한나라당이 압승했다는 2006년 지방선거 직후 한국선거학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평소에 가깝게 느끼는 정당’으로 한나라당을 언급한 사람은 28.0%였고,‘자신의 의견을 잘 대변해주는 정당’으로 한나라당을 지목한 비율은 17.7%에 불과했다. 한나라당의 단순 지지도에 얼마나 많은 거품이 끼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취약한 지지 기반속에서 한나라당은 3가지 착시 현상에 깊이 빠져 있었다. 첫째, 진보가 급락하고 있는 것을 마치 보수가 강화된 것처럼 착각하고 있었다. 한국선거학회의 여론조사 결과, 보수층은 1997년 대선에서 41.5%로 최고점에 달했지만 2002년 대선에서는 26.7%로 급락했다. 그 이후 2004년 총선에서는 26.4%,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27.4%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둘째, 진보세력의 무능과 실정으로 중도층이 보수 안정적인 성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착각했다. 한국 중도층은 97년에 비해 약 20%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그런데 이러한 ‘중도 강화 현상’은 보수층이 정체되고 진보층이 크게 줄어들면서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현재 중도층에는 변화지향적인 진보 성향이 상당 부분 내재되어 있다. 셋째, 여당이 지리멸렬하기 때문에 한나라당 후보로 누가 나와도 당선될 수 있다고 착각했다. 한나라당은 충청 지역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대전 서을 선거에 총력전을 펼쳤지만 2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패배했다. 누가 나와도 당선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권이 ‘맞춤형 후보’를 내놓으면 승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 확인되었다. 이러한 착각들이 한나라당으로 하여금 변화와 개혁을 거부한 채 구태정치의 길을 걷게 하고, 체질화된 부패구조를 만들었다.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세 번의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면 오만과 부패의 탑을 무너뜨리고 그라운드 제로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지금 사퇴하면 당이 깨질 수도 있다.”는 ‘대안부재론’과 같은 안이한 사고로 선거 참패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다면 영원히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 국민의 눈과 귀는 너무나도 정확하고 빈틈이 없어서 어떠한 현란한 술수로도 결코 속일 수 없기 때문이다. 명지대 정치학 교수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로비 제도화 검토할 때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로비 제도화 검토할 때

    정치권의 큰 문제 중 하나는 검은 돈 수수다. 한바탕 회오리를 몰고 왔던 의사협회 장동익 전 회장의 국회의원 로비의혹이 그렇고, 올 초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바다이야기’ 파문이 그랬다. 둘 다 입법과 관련해 음성적이고 불법적인 로비가 있었다. 검은 커넥션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이같은 불법 로비는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지금도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로비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들의 입장을 뒷받침할 자료나 정보의 제공, 차기 선거에서 지지나 반대를 암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다. 한데 힘 있는 집단이나 기관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국회의원이나 정부 고위당국자에게 뇌물을 제공하거나 퇴직 후 자리 보장과 같은 불법적 방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로비는 곧 검은 거래란 부정적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청원권 행사의 한 방법이기도 한 로비를 없앨 수는 없는 일. 어차피 필요악과 같은 존재다. 그렇다면 불법적인 로비를 차단할 방법은 없을까. 불법 로비의혹이 터질 때마다 나라가 야단법석인 그런 악순환을 언제까지 되풀이할 것인가. 역발상의 시각이 필요하다. 오히려 로비를 제도화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로비의 양성화다. 음성적이고 은밀하게 하지 말고, 공개적이고 떳떳하게 하자는 것이다. 물론 전제조건이 있다. 누굴 만나고, 무슨 목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철저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한 로비스트로 활동할 사람은 모두 국회사무처나 법무부에 등록하고 6개월마다 활동상황 보고서를 제출하는 게 필요하다. 로비력이 강한 삼성,SK, 현대 등 대기업이나 전경련, 의사협회 등 힘 있는 이익단체들은 회장단이나 임원 중에서 로비스트를 뽑아 등록하게 하고, 국회나 정부는 이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하면 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불법이 자행될 경우 로비스트 등록 취소와 소속기관 제재 등의 사법적 잣대를 엄격하게 들이대는 것은 기본이다. 조승민 중앙대 국가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로비스트들이 만난 국회나 정부쪽 관계자의 명단과 목적, 주고 받은 물품의 내역을 공개하면 정당한 로비문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로비가 건전하고 투명하게 된다면 불법적인 로비는 발 붙이기가 힘들 것이다. 로비제도는 정책수립 과정에 시장경제를 도입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조승민 연구위원은 “로비의 제도화는 청원권을 적극 보장하고, 국가의 정책결정 과정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를 증진시키고, 정치 시장의 자유화를 통한 자원 배분의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도 “국민 여론을 국회와 행정부에 투명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제는 로비 관련법을 제정해서 로비를 제도화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때다. 이미 국회에는 의원 발의로 3개 관련법안이 제출돼 있다. 물론 아직은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한 편이다. 로비스트 양성화가 불법 로비활동 용인으로 비쳐져서다. 이런 우려를 불식하려면 우선 정책 투명성 평가를 비롯한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대기업과 같은 힘 있는 집단이나 기관이 로비를 독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접촉 횟수를 제한하는 방식은 검토할 만하다. 아울러 이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불법 로비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경쟁 과열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jthan@seoul.co.kr
  • 은행 해외진출 논란 “지금이 적기” “아직은 일러”

    은행 해외진출 논란 “지금이 적기” “아직은 일러”

    시중은행들은 올해 해외진출 계획을 화려하게 세웠다. 해외점포 31곳을 신설하고, 이중 중국에 8개, 인도에 5개, 베트남에 4개 등을 낼 예정이다. 좁은 국내에서 출혈경쟁을 하느니, 넓은 해외로 나가서 맘껏 이윤을 내자는 것이다. 금융감독 당국도 적극 도와주겠다며 등을 떠밀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과 금융감독당국의 들뜬 마음에 찬물을 끼얹는 사람들이 있다. 해외에서 영업을 해본 국책은행 관계자나 민간인, 전 재경부 출신들이다. 현재 수준의 영업형태나 맨파워로는 해외 현장에서 ‘깨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베트남과 중국 진출은 이미 과열된 수준으로, 시중은행들의 또 다른 출혈경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고위관계자는 “은행이 최근 4∼5년 동안 10조원에서 13조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단군이래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면서 “이같이 순이익이 많을 때 해외진출을 해야 손실에 대한 부담 없이 시장개척 등 영업에 전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사무소나 점포를 내려면 800억원 정도가 들어가는데 은행당 1조원의 순이익이 나는 상황에서는 설사 망한다고 해도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금감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부동산담보대출 시장도 이미 포화됐고, 최근 소호대출 등 중소기업 대출 쪽으로 수익원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면서 “금융 선진국은 어렵겠지만 중국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 동유럽에서는 우리은행들이 영업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은행들이 현지인 고용 등을 통해 현지화하고, 중소규모의 현지은행 인수를 추진하기 때문에 90년대 말과 같은 실패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책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해외에서 소매금융을 하려면 전국적인 지점망을 갖추지 않고 성공할 수 없다.”면서 “때문에 현재의 점포나 사무소 형태로 진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국내에선 은행 창구에 앉아만 있어도 이자마진으로 수익이 나지만, 해외 영업은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그는 세계적인 금융그룹인 씨티은행도 소매금융을 위해 한미은행을 인수해 전국적 지점망을 갖췄다고 사례를 들었다. 또 다른 국책은행 관계자도 “시중은행들의 해외 사무소나 점포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업무편의를 위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그런 수준이라면 비싼 수업료를 내지 말고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 등에 맡겨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최근 베트남·중국 등에 진출이 집중되는 것에 대해 “일본은 최근 호찌민의 점포나 사무소를 다 철수하고 한곳만 남겨두는 쪽으로 정리했다.”면서 “동남아의 경제 성장률이 높다고 해서 시중은행들이 너도나도 진출하면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가 된다.”고 비판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도 “지점망을 갖춘 현지은행을 인수한다고 해도 본점에서 파견된 직원이 현지인들을 지휘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지분 참여에 불과하다.”면서 “해외진출 이전에 현지인의 경제활동의 특징 등을 파악, 영업전략을 먼저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또한 “국제적 금융 감각을 지닌 외국의 고급인력의 스카우트도 필요한데, 국내 노조의 반발로 어려운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朴“즉각수용” 李“지켜봐야” 쇄신안 이견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은 30일 강재섭 대표의 당 쇄신안에 대해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양측 모두 ‘현 지도체제 유지’를 주장했지만 강 대표가 제시한 쇄신안 수용여부를 놓고서는 온도차를 드러냈다. 박 전 대표측은 즉각 수용 입장을 밝히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의 혼란을 수습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쇄신안 발표 직후 “강 대표가 책임있는 결정을 하셨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이 더 많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큰 지도력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선교 캠프 대변인이 전했다. 반면 이 전 시장측은 “좀 더 지켜 보자.”며 공식 입장을 유보했다. 쇄신안 수용 여부를 놓고 캠프 내부에서 찬반 기류가 엇갈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캠프비서실장은 “대선주자들간 과열경쟁이 재보선 실패 원인의 하나인데 그 부분에 대한 해결책 제시가 없어 불만이지만, 현 지도부 중심으로 잘 이끌어 달라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측은 이날 이 전 시장 주재로 캠프내 대책회의를 가진데 이어 금명간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시장 측이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에 따라 재보선 참패에 따른 후폭풍의 진로가 정해질 것 같다. 이 전 시장 측이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선 이 전 시장측이 강 전 대표의 쇄신안을 거부할 경우, 당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갈 수밖에 없다. 자칫 당이 깨지는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 것같다. 그럴 경우, 분당의 원인을 제공한데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친이 성향의 이방호 의원은 “지도부 사퇴는 당연하지만 시기가 워낙 엄중한 시기인 만큼 혼란을 수습하는 차원에서 (당을)안정시키는 것이 좋다.”며 “쇄신안을 못 받아들인다고 해서 당 체제를 무너뜨리려 한다면 모든 책임이 우리에게 온다.”고 쇄신안 수용을 주장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렇다고 강 전 대표의 쇄신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향후 경선룰 논의를 포함해 경선준비위·후보검증위 구성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주도권을 강 대표에게 고스란히 내줘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된다. 따라서 이 전 시장 측에선 일단 강 대표의 유임을 인정하되, 추가 쇄신안을 요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주호영 캠프 비서실장이 경선 룰과 관련해 “현재와 같이 당원들이 경선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면 누가 후보가 돼도 과열구도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향후 경선 룰 논의과정에서 이 부분이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촉구한 데서도 이같은 기류가 엿보인다. 그러나 이 전 시장측이 어떤 결론을 내린다고 해서 사태가 완전히 수습되는 것은 아니다. 홍준표·전여옥 의원 등 아직까지 중립을 표방하고 있는 ‘제3지대’에선 여전히 ‘지도부 총사퇴’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에 후폭풍의 규모와 진로는 좀더 지켜 봐야 할 것 같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수능 성적자료 모두 공개하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과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자료가 공개되면 출신 고교와 지역별 학력 격차를 한 눈에 알 수 있게 돼 큰 파장이 예상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학교·지역간 서열화로 공교육 파행을 불러온다며 즉각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특별2부(부장 김종백)는 27일 뉴라이트닷컴 신모 대표 등이 “2002∼2005학년도 수능 원 데이터(자료)와 2002,2003년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자료를 공개하라.”며 교육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자료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국어와 영어 등 주요 5과목에 대해 매년 1% 정도의 초·중·고등학생을 평가한 시험 결과다. 수능 원 데이터는 학생 개인별 원점수를 모두 종합한 자료다. 재판부는 “연구자들이 학업 성취도 평가와 수능시험 자료를 갖고 우리나라의 현행 교육제도 문제를 연구하면 생산적인 정책 토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관련 정책을 입안할 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정보가 공개되면 전국 학교가 서열화돼 과열 경쟁이 발생하고 사교육이 만연할 것이라는 교육부 주장에 대해서는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국민의 능력에 따라 균등한 교육을 제공할 헌법상 의무가 있는 국가가 이미 만연한 입시경쟁과 공교육 파행, 사교육 의존 등의 실정을 개선해 교육 현실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라도 현재 교육상황에 관한 정확한 자료를 연구자들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국민과 전문가들이 이 자료를 바탕으로 토론할 수 있도록 자료를 공개하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당장 수능 원 자료나 학업성취도 평가 자료가 공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가 상고할 경우 최종 판결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수능 원점수나 학업성취도를 학생 본인만 알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도 공개하라는 판결이 나오면 교육계에 엄청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평준화 근간 위협” 통계처리를 거쳐 학교·지역별 학생들의 수능 성적 평균과 학업 수준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전국 기초·광역자치단체별 수능 성적 순위는 물론 학교별 순위까지 모두 파악할 수 있다. 학교선택권이 제한된 현행 평준화 제도에서 학교별 수능 성적과 학업성취도 수준이 공개되면 학부모들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하다. 평준화 제도의 근간이 흔들리는 셈이다. 수능 성적을 등급만 공개하는 수능 9등급제나 2008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되는 내신 9등급제도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높다. 대학들이 학교별 학력 차이를 이유로 3불(不) 정책 가운데 하나인 고교등급제를 적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 김규태 대학학무과장은 “수능과 학업성취도 평가 원점수를 공개할 경우 학교·지역간 과열경쟁과 서열화로 인해 교육과정을 도저히 정상 운영할 수 없게 된다.”면서 “대법원에 상고하는 동시에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 수능 등급만 공개하는 2008학년도 새 대입제도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뉴라이트닷컴측은 우리나라 교육실태를 연구하겠다며 2002∼2005학년도 수능 원 데이터와 2002,2003년도 학업수준 평가 연구자용 분석자료 정보를 공개해달라고 교육부에 청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1심은 연구 목적을 위해 쓴다는 전제 아래 “개인 정보를 제외한 수능 성적 결과를 공개하라.”면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공개하지 말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뉴라이트측이 항소하면서 현재 수능 원 자료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김재천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재보선 당선 기초단체장] 유상곤 충남 서산시장

    “서산을 21세기 서해안시대를 주도하는 지역으로 만들겠습니다.” 충남 서산시장에 당선된 한나라당 유상곤(56) 후보는 26일 “서산의 옛 영광을 되살려 누구나 살고 싶은 행복한 고장으로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잠든 서산의 잠재력을 일깨워 생동감이 넘치는 충남의 선도 자치단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유 당선자는 “예전에 중심도시로 손색이 없던 서산이 위락시설 등에 대한 투자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성연지구 인근에 제2산업단지를 조성한 뒤 기업을 유치,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대산읍 연결도로 확장 등 교통망을 넓히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역사·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교육의 중심지로 키우겠다고도 했다. 그는 경쟁한 상대방 후보에 대해 “일부 과열된 부분도 있지만 서산의 구성원으로 함께 뛴 3명의 후보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가족은 부인과 2남이 있다.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ROTC 12기 ▲육군본부,1군사령부 근무 ▲청와대 행정관 ▲충남도 문화체육국장 ▲서산시 부시장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불법보조금 통신4社 ‘196억 과징금’

    지난 1월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을 불법으로 지급한 SK텔레콤,KTF,LG텔레콤과 KT에 총 196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SK텔레콤은 75억원,KTF 58억원,LG텔레콤 47억원,KT 16억원이다. 통신위원회는 지난 23일 이동전화 단말기 불법 보조금 지급 행위를 심의, 이같이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통신위는 올해 초 불법보조금으로 시장이 과열되자 1월18∼31일 4개 통신사를 대상으로 보조금 지급에 대한 일제조사를 벌였다. 평균 불법보조금 수준은 1월 신규 가입자의 경우 16만 1000원으로, 지난해 6월 12만 8000원에 비해 26% 증가했다. 통신위 관계자는 “올해 들어 불법보조금의 증가로 단말기 판매량이 번호이동가입자 및 010 신규가입자 중심으로 대폭 증가했다.”며 “이동전화 시장이 불법보조금을 통한 가입자 빼앗기 경쟁으로 치우치면 요금, 서비스, 품질 경쟁이 소홀히 될 수 있다.”고 말했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재보선 후폭풍 어디로 어떻게] 한나라-李·朴도 타격 우려

    ‘재·보선 불패 신화’를 이어가던 한나라당이 4·25 재보궐 선거를 하루 앞둔 24일 ‘지도부 책임론’이 나오는 등 상당한 후폭풍에 시달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강재섭 대표를 필두로한 당 지도부는 재보궐 선거의 성적표에 따라 거취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 서을 등에서 ‘올인 지원 유세’를 벌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등 유력 대선주자들도 선거 결과가 시원찮을 경우 적잖은 내상을 입을 전망이다. 전날 그 자신도 지도부의 일원인 전여옥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은 ‘초식공룡당’처럼 몸뚱이는 큰데 싸우려는 의지조차 없어 보인다.”며 당의 무기력함을 꼬집으며 선거결과에 따른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한 바 있다. 강 대표는 이날도 이번 재보선에서 최고의 격전지로 꼽힌 대전 서을의 거리유세와 상가방문을 통해 막판 표심 얻기에 진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판세 분석대로 대전 서을 국회의원선거와 서울 양천구 기초단체장선거 등에서 패배한다면 ‘지도부 사퇴론’까지 거론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황우여 사무총장은 “열린우리당 등 범여권이 어떤 때는 타당 후보를 지지하고 어떤 때는 무소속을 지지하는 이상한 선거를 치르고 있다.”며 선거 고전의 원인을 당내보다는 외부요인으로 돌리는 등 벌써부터 선거후 제기될 책임론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높은 정당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대세론’에 빠진 지도부의 안이한 현실인식과 무관치 않다.”며 “한나라당은 지금 위기 상황으로 대선을 앞두고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등 두 대선주자는 선거유세 지원을 벌이는 동안 당지도부가 마련한 공동유세를 거부하는 등 경선을 앞둔 ‘세력과시’에만 치중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당 원로와 중진들에 대한 과열 영입경쟁을 벌여 당 분열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선 룰과 관련해서도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놓고 양측이 지난달 22일부터 한달 넘게 공방만 벌이는 등 당의 혼란을 부추겼다는 목소리가 높다. ‘희망모임’의 대표인 안상수 의원은 “당 지도부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지금 한나라당에는 ‘이명박, 박근혜당’만 있고 줄서기가 위험선을 넘어서 당 원로와 중진들까지도 줄서기에 합류하고 있다.”고 재보선 이후를 걱정하며 비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힐러리-오바마 “지금은 전쟁중”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라이벌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이 격렬한 온라인 전쟁을 치르고 있다. 싸움의 발단은 오바마 의원을 지지하는 네티즌이 지난 5일 UCC 사이트 유튜브(YouTube.com)에 올린 힐러리 의원을 비방하는 내용의 동영상. 힐러리 의원을 조지 오웰의 소설 ‘1981’의 독재자 ‘빅브라더’로 표현한 ‘Vote Different’라는 제목의 이 동영상은 게재 당일 조회수 100만건을 넘기며 관심의 대상이 됐다. 힐러리 의원의 지지세력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문제의 동영상이 유포되고 오래지 않아 힐러리 의원을 지지하는 네티즌이 같은 영상에 오바마 의원의 화면을 합성한 동영상을 올렸고, 이 동영상이 30만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어느정도 보복에 성공하는 듯 했다. 양측 지지자들의 공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오바마 의원 지지자들은 동영상을 보고 “미련한 베끼기”(ccmfrean2), “힐러리 지지자들은 겨우 이정도”(tinleyharrier), “힐러리 지지자 중엔 비디오 편집자가 없느냐”(estevancarlos)등과 같은 댓글을 통해 비웃었다. 이러한 역공에 힐러리 의원 지지자들은 오바마 의원의 적은 경험을 문제 삼는 새로운 동영상으로 반격했다. ‘obamaloveslieberman’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이 지난 21일 ‘hillary 1984 response Ad’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통해 오바마 의원을 속이 빈 버거에 비유한 것. 대통령을 8년간 내조했던 힐러리 의원에 비해 ‘신출나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양측 지지 네티즌들의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같은 사태에 대해 비판적인 네티즌도 있다. 아이디 ‘beyondchaos’를 쓰는 네티즌은 “민주주의가 깊은 문제에 빠졌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Memewhile’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어리석은 민주당원들”이라며 민주당의 과열된 경선을 비꼬았다. UCC를 무기로 펼쳐진 온라인 전쟁에서 선공을 취한 셈이 된 오바마 진영은 “우리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사태와 무관함을 주장했다. 반면 힐러리 진영에서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여론조사가 믿음 주려면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여론조사가 믿음 주려면

    얼마 전 한 여론조사기관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율이 급락했다고 공표했다. 올해 처음 30%대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언론은 ‘의미있는’ 트렌드인 까닭에 기사화했다. 한데 며칠 후 다른 여론조사기관은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그 전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40%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제 한 여론조사기관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 전 시장간의 지지율 격차가 8.3%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며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 기관은 그날 문의 전화 홍수에 시달렸다. 피조사자 선정 방법과 조사 시간, 질문 내용, 응답률은 어떻게 되는지 등등…. 지금까지 알고 있던 지지율과 차이가 많이 난 까닭이다. 대선 관련 여론조사가 난무하는 지금, 과연 이 같은 여론조사의 신뢰도는 얼마나 될까. 왜 조사기관마다 지지도의 진폭이 큰 것일까. 이 같은 선거 여론조사 만능주의가 오히려 선거판을 조기 과열시키는 것은 아닌가. 우리나라에서 선거 여론조사는 갈수록 그 위력과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총선 공천자 결정은 물론 대통령후보를 뽑는 데서도 결정적인 잣대가 돼 버린 상황이다. 우리는 이미 2002년 11월 대선후보 단일화를 여론조사로 이끌어낸 경험을 갖고 있다.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의 대선후보 단일화는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한 세계 정치사상 최초의 대사건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여론조사를 20% 반영하는 한나라당 경선이나 오픈프라이머리로 이뤄질 범여권의 후보단일화 역시 여론조사가 결정적인 승부처가 될 공산이 높다.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여론조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지지율이 낮게 나온 쪽에서는 즉각적인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다. 특히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간에 여론조사 방식과 기관 등을 둘러싸고 또다시 충돌을 빚을 가능성은 농후하다. 여론조사는 유권자의 투표 행태, 즉 전략적 움직임을 자극한다는 게 통설이다. 유권자들은 대략 자신의 선호도보다 선거 결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당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표 방향을 결정한다고 한다. 그런 만큼 여론조사는 정확성과 조사과정의 투명성이 키포인트가 되어야 한다. 공직선거법 108조 4항도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데 이 중 하나라도 잘못되면 그 조사결과는 정보 왜곡이요 ‘여론 폭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유권자들의 후보 선택을 왜곡시켜 결국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얘기다. 명지대 김형준(정치학) 교수는 “설문 내용과 순서에 따라 지지도가 달라지는 것은 상식”이라면서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투명한 여론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의 여론조사 기관들은 적잖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대부분 기관들이 정치컨설팅까지 하고 있다는 사실과 지지도 대신 선호도에 치우친 조사, 전화 자동응답시스템(ARS)을 이용한 싸구려 과대포장 조사와 끼워넣기 조사, 열악한 재정 탓이긴 하지만 조사 편의주의의 횡행 등이 신뢰도를 떨어뜨린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강지원 변호사도 “다수의 조사기관들이 정치컨설팅을 병행하고 있어 상징적 조작을 통해 특정후보에 유리한 결과를 발표할 수 있다.”며 조사 과정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이제는 여론조사 만능주의와 조사에 대한 맹신 풍조를 경계해야 할 때다. 다수의 국민들도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고 본다. 차제에 프랑스처럼 여론조사의 공개 및 배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는 여론조사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만하다. 또한 조사윤리강령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조사기관들을 퇴출시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jthan@seoul.co.kr
  • ‘토플’ 한국 또 농락

    미국교육평가원(ETS)이 토플 지필고사(PBT·Paper Based Test) 접수를 시작한 첫날인 17일,PBT 접수와 거의 동시에 기습적으로 7월 인터넷 토플시험(IBTㆍInternet-based TOEFL) 등록도 함께 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ETS는 이날 오후 3시5분쯤 아무런 공지 없이 인터넷 접수 사이트(www.ets.org/efl)를 통해 서울 숭실대, 대전 충남대, 대전 한국정보통신대, 전주 전북대 등 4곳의 테스트센터에 대한 IBT 7월 시험 접수를 시작했다.ETS가 예고없이 온라인 접수를 제한적으로 개방한 것은 13일,16일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이 시각은 6월 PBT시험 접수를 받기 시작한 시각인 오후 3시와 거의 같다는 점에서 수험생들은 “일부러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며 비판을 제기했다. 6월3일로 예정된 PBT 시험 접수는 이날부터 새달 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접수 개시 2시간20여분 만인 17일 오후 5시20분쯤 10개 테스트센터에 대한 접수가 모두 마감됐다. 이날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등록사이트가 다운되는 등 소동을 겪었으며, 일부 고사장은 접수가 시작된 지 1시간도 안돼 마감돼 과열 현상을 보였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는 토플대란을 감안해 특수목적고 입시에서 토플을 전형요소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시·도교육청에 권장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20일에 열리는 전국 외국어고 교장단 회의에서 토플 수요를 줄이는 입시 개선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설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우리은행 카드영업에 사활 건다

    LG카드 사장 출신인 박해춘 행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영입한 우리은행이 카드 설계사를 대폭 늘리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카드 영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재개된 카드 대전이 앞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카드 영업소장 10명을 선발하기로 하고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서류 접수를 받고 있다. 보통 카드 영업소 1곳 당 두는 카드모집 설계사는 10∼20명. 최대 200여명의 설계사를 새롭게 두게 되는 셈이다. 우리은행은 2004년 폐지했던 카드모집인 제도를 올해부터 다시 도입,2개 영업소에 30여명의 모집인을 두고 있다. 대규모 영업점을 갖추고 있는 시중은행에서 카드 영업소를 따로 대폭 확충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우리은행은 또 콜센터 내 카드판매 상담 인력도 100명 정도 충원한다. 모두 카드 판촉을 위한 인원이다. 현재 콜센터에서 일하는 상담원은 모두 98명이지만 고객의 전화에 응답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다음달 초쯤 ‘V(밸류) 카드’라는 이름의 신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다. 박 행장이 취임 직후 담당자들과의 잇따른 회의 끝에 만든 첫 ‘박해춘 표’ 카드다. V 카드의 특징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기능을 접목한 것. 기존 업계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상품이다. 소득 증빙이 안 되거나 은행 거래실적이 부족해 신용카드 발급이 불가능한 고객들은 처음에 체크카드 형태로 발급받은 뒤, 일정액 이상을 쓰면 자동으로 신용카드로 전환된다. 카드를 발급받을 때 가입자가 정한 일정액 이하는 계좌에서 빠져나가고, 그 이상은 신용카드처럼 나중에 결제하거나 할부거래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당장 우리은행이 영업소장 모집 조건으로 경력 1년 이상의 자격을 내걸고 있어 인력 빼가기 현상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또 우리은행이 비슷한 이름의 상품을 이미 내놓은 현대카드와의 마찰을 무릅쓰고 V카드 출시를 강행, 업계 경쟁이 과열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출신인 박 행장으로서는 카드 부문에서 실적을 올리는 게 중요하겠지만 업계는 과도한 출혈 경쟁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V카드가 고객의 요구를 맞췄다는 점에서 상당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면서도 “충동구매를 막는다는 체크카드의 원래 취지와는 맞지 않는 상품”이라고 꼬집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수입 중국쌀 ‘왕따’

    지난해 불티나게 팔렸던 시판용 수입 중국쌀이 ‘왕따’ 신세로 전락했다. 가격은 국산 저가쌀에 버금갈 정도로 뛴 반면 밥맛은 뒷걸음질쳤다는 평가다. 게다가 정부의 부정유통 단속 강화로 ‘불법 수요’마저 위축되고 있다. 17일 농림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16일 공매에서 시판용 수입 중국쌀은 700t가운데 122t만이 팔려 낙찰률 17.4%를 기록했다. 중국쌀은 지난달 19일 1차 공매에서 99%의 낙찰률을 보인 뒤 2차(22일)와 3차(26일)에서는 100% 가 팔려 지난해의 인기를 이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낙찰률이 10%대로 추락해 지난 12일에는 14%까지 떨어졌다. 중국쌀이 외면받는 이유는 ‘싼 값’이란 이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3등급 기준 20㎏ 한 포대의 평균 공매 낙찰가격이 2만 2000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경쟁 과열로 20㎏ 한 포대에 평균 2만 9000원 수준으로 공매가 이뤄지고 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송도오피스텔 취득 자금조사

    국세청은 15일 청약 과열양상을 빚은 인천 송도 국제도시내 ‘더 프라우’ 오피스텔의 계약자 전원을 상대로 증여 여부 등 취득 자금 검증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탈세 및 투기 혐의가 발견되면 과거 5년간 부동산 거래에 대한 세무조사가 실시된다. 국세청은 계약자 전원의 명단을 수집해 취득자금을 검증한 뒤 탈세 및 투기 혐의자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16∼17일 계약 기간에 모델하우스와 건설현장 주변의 ‘떴다방’ 등 투기조장 세력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인터넷을 통한 분양권 중개·알선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계획이다.이를 통해 사고팔기를 반복해 값을 올리는 이른바 ‘돌려치기’ 등 거래실태를 정밀 분석한 뒤 유형별로 세무관리를 실시한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K옥션 김순응 사장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K옥션 김순응 사장

    훈풍인가. 광풍인가. 국내 미술 시장이 크게 움직이고 있다. 새로 문여는 화랑의 수를 세기가 어렵고, 일부 작가들은 컬렉터들의 성화에 ‘밤새워 그림을 그려야 할 지경’이라고 즐거운 비명이다. 누가 뭐래도 최근 미술 시장 활황의 중심에 경매가 있다. 김순응(54)K옥션 사장은 국내 양대 경매회사를 차례로 설립하여 성공시킨 경매시장의 개척자. 지난 3월 박수근 그림을 25억원에 낙찰시켜 화제를 모았던 김 사장은 “그러나 최근 미술시장은 거품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경매회사를 향해 일기 시작한 비판에 대해서는 “시샘이거나 세계적 조류를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서울 사간동 K옥션 사옥에서 그를 만났다. ●경매활성화로 유통과 가격 투명 ▶지난 주말 화랑가에서 ‘싹쓸이’에 가까운 현상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광풍이란 우려가 있는데요. “우리나라 미술시장이 워낙 규모가 작다 보니 자금이 몰리면 상승 속도가 가파릅니다. 그러나 거품이라고 말하기는 이릅니다.1990년대 초 최고 호황기때 가격을 회복한 작가가 불과 10명 이내입니다. 지난 10년간 경제규모, 부동산가격, 소득수준 상승을 생각해 볼 때 과열이라고 보기는 어렵죠. 다만 미술품이 소수의 호사 취미에서 대중화되는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런 현상들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는 있지요.” ▶최근 호황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첫째, 세계적 조류입니다.2∼3년 전부터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의 신흥 부자들이 미술품 투자를 시작하며 세계적인 붐이 일었죠. 우리도 영향을 받고 있어요. 둘째, 국내 작가들이 해외 경매시장에서 고가에 팔리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작품들이 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어요. 작년 5월 국내에서 100호기준으로 700만∼800만원에도 팔기 어렵던 김동유 작품이 홍콩 경매에서 3억 2000만원에 팔렸거든요. 사진작가 배병우 등 스타가 된 작가가 많습니다. 셋째,1인당 GDP가 2만달러가 넘으면 문화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우리가 그 단계에 온 것이죠. 여기에 경매가 활성화되면서 미술품 유통 길이 트이고, 가격이 투명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시장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원인이라고 봅니다.” ▶90년대 초에도 ‘묻지마’투자현상이 있다가 엄청난 침체를 겪었죠. “그때 붐은 세계적으론 일본이 주도했어요. 해외주식, 부동산, 명화들을 닥치는 대로 사들이다가 일본 경제가 하락하면서 미술품값도 하락했죠. 우리나라도 그랬어요. 그러나 지금은 한 나라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퍼져 기반이 훨씬 탄탄합니다. 그때처럼 하드랜딩(Hard Landing)은 안할 거라는 분석입니다. 국내 컬렉터들의 수준도 달라졌어요. 문화욕구가 높고 젊은 층들이 연구도 많이 하거든요. 분명 일과성 붐은 아니에요.” ●지난해 미술품경매 52% 늘어 ▶그렇다면 이 붐이 얼마나 지속될까요. “과거 주기를 보면 활황기가 4∼5년 계속된다고 하는데, 최근 서양에는 이 이론도 안맞는 것 같아요.2002년에 활황이 시작됐으니 지금쯤은 사그라들어야 하는데 계속 좋아지고 있거든요. 물론 거품논쟁도 있지만 작년 경매시장의 미술품거래 총액은 64억달러로 2005년도에 비해 52%나 늘었어요. 우리 경우도 상당히 오래 계속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옥션은 가나아트가 설립했고 K옥션은 갤러리 현대와 학고재가 주축이 돼 설립했다. 경매액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일부 화랑 자본이 경매사를 운영하다 보니, 독과점 우려 등 비판의 소리도 나온다. ▶경매사가 국내 미술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자기 화랑 소속 작가들만 띄운다는 비판이 있는데요. “우리에게 박수근, 이중섭, 이대원, 천경자 등 ‘현대’ 작품만 올린다, 재고를 판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는 걸 압니다. 그렇지만 이는 소비자를 무시하는 소리예요. 소비자가 가치도 없는 작품을 왜 삽니까. 또한 ‘현대’나 ‘가나’만큼 오랫동안 좋은 작가를 발굴하고 키워온 화랑이 어디 있습니까. 그동안 보유한 작품을 파는 건 당연하죠.” 이 답변부터 김 사장의 목소리톤이 조금 올라갔다.“화랑과 경매사 겸업이 문제라고 하는데 세계시장을 좀 보라.”며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최근 화랑업에 진출해 화랑 이름으로 유럽 아트페어에 참가했다는 뉴욕타임스 기사를 내놓았다. 기사는 이것이 작년 6월부터 논쟁거리가 되고 있음을 알리며, 그러나 소더비 관계자는 ‘그 결과 파티에 손님이 늘어난다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고 써 있었다. 김 사장은 또 우리나라나 일본은 화랑이 경매를 시도해 온 오랜 역사가 있는데 이제와 이를 문제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젊은 작가들까지 경매에 올리는 데 대해서도 화랑들의 반발이 심한데요. “화랑은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육성해서 시장에 선을 보이죠. 그래서 1차시장이라고 합니다. 좋은 작가는 계속 값이 올라가면서 그 화랑도 같이 크겠죠. 경매회사는 일단 1차시장에서 거래된 작품을 소비자가 되팔고 싶을 때 2차시장을 형성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때 소비자가 가격을 정하면서 재검증이 이뤄지고 그 결과가 화랑에 피드백 되면서 상호보완 발전하는 겁니다. 국내 화랑들이 젊은 작가 작품을 해외경매에 갖고나가 고가 낙찰을 받으면서 국내에서는 경매를 하지 말란 것은 모순된 일이죠.” ●순수미술이 발전해야 패션·디자인등 발전 ▶그렇다면 경매회사는 컬렉터들 사이에서 중개 역할만 해야 할 텐데 실제로 작품을 사서 직접 경매에 올리기도 하잖아요. 이걸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우리 정서에 비추어 자제해 달라고 한다면 몰라도 이건 법으로 금지된 사업이 아니에요. 소더비, 크리스티도 자금이 급한 소장자로부터 미술품을 사들여 경매에 올리기도, 응찰자를 위해 자금을 대출해 주기도 합니다. 금융업을 겸하는 것이죠. 미국 영국의 경매법, 미술품법을 다 살펴 봐도 그걸 하지 말란 규정은 없어요.” ▶그렇지만, 우리는 경매법, 미술품법 자체가 없지 않습니까. 어떤 질서는 필요하지 않을까요. “법은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야지 인위적으로 규제만 하려 든다면 후회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는 까다로운 미술품거래 규제로, 세계미술시장에서 중국에 4위 자리를 내줄 판이에요.” 순수미술이 발전해야 패션, 디자인 등 산업 분야가 발전한다. 앞으로 세계 경제는 디자인 경쟁이라고 한다. 그는 프랑스, 이탈리아처럼 디자인이 발달하려면, 우수한 인재가 맘놓고 미술을 할 수 있도록 미술시장이 더 커지고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yshi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그는 누구 1953년 충북 진천 출생. 경기고 성균관대 경제학과 졸업.23년간 은행에서 근무하다 미술품 경매회사 최고경영자로 변신, 국내 미술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은행원 시절부터 월급을 쪼개 작품 70여점을 모았던 컬렉터 출신.1998년부터 그가 키운 서울옥션은 국내 1호 경매회사.2005년 9월에는 K옥션을 설립, 국내 경매시장에 경쟁구도를 만들었다.K옥션은 단기간에 최고의 낙찰률과 경매규모를 달성, 무섭게 크고 있다. 작년 한해 낙찰가 총액이 226억원이었으나 올해는 지난 3월 한 차례 경매에서만 103억원어치를 팔았다. 자신이 직접 경매사로 나서기도 한다.3월 박수근의 ‘시장사람들’을 25억원에 낙찰시킨 게 그의 솜씨. 앞으로 보석·시계 등 경매품목 다양화는 물론 해외시장 진출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미술서적만 1000권을 읽었다는 다독가로 글도 수준급이다.‘한 남자의 그림사랑’‘돈이 되는 미술’ 등 책을 썼다.
  • 잠실벌 ‘新은행대전’

    잠실벌 ‘新은행대전’

    지난해 말부터 입주가 시작되고 있는 서울 잠실 주공아파트 재건축 단지. 이곳은 얼마 전부터 시중은행들의 총성 없는 ‘전장´으로 변모했다. 은행들의 ‘고지’는 한정된 상가 점포에 다른 은행보다 더 많은 지점을 설치하는 것. 일부 은행은 지점 분양가로 150억원의 ‘베팅’까지 감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잠실 등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의 과도한 경쟁이 은행과 고객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잠실 재건축 대상 단지는 1∼4단지와 시영 단지. 이 가운데 4단지는 지난해 12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오는 8월 3단지에 이어 내년 7∼9월에는 2, 시영,1단지 순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모두 3만 5000가구에 이르는 전국 최대 거주지역이 내년 말에 출현한다. 덩치에 걸맞게 이곳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지점을 둘러싼 시중은행의 영업전이 펼쳐지고 있다. 가장 치열한 곳은 얼마 전 ‘정리’가 된 4단지. 대부분 30평형 이상에 평당 3000∼4000만원의 ‘알짜배기’ 단지다. 4단지 안과 주변에 지점을 갖고 있는 은행은 국민, 우리, 신한, 하나, 한국씨티 등 5개 은행. 국민과 신한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은행은 새롭게 진출했다. 지점이 새롭게 들어갈 수 있는 상가는 한정돼 있는 법. 상가 소유주들이 은행을 선호한다는 말은 이곳에서는 ‘옛날 이야기’다. 업계에 따르면 석촌호수길 인근 상가를 둘러싸고 A,B 두 은행 사이에 경합이 붙었다.A은행은 70억∼80억원 정도의 분양가로 건물 1,2층 110평의 임대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상가 주인이 바뀌면서 계약이 파기된 뒤,B은행이 100억원의 분양가로 대신 들어가게 됐다. 하지만 A은행이 150억원을 제시하고 계약에 성공, 지난달부터 영업을 하고 있다. 보통 지점 분양가는 30억원 정도. 과도한 경쟁이 5배 이상의 분양가 상승을 낳은 셈이다. B은행 관계자는 “150억원의 손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수신 잔액이 8000억원 정도 돼야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고 판단, 지점 개설을 포기했다.”면서 “주변 상가 시세를 좌지우지하는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장난’까지 겹치면서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고 귀띔했다. 3단지에 들어설 지점도 거의 정리된 상태. 기존 국민, 우리, 하나은행을 포함해 7개의 지점이 설립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월세가 대다수인 이곳의 시세는 보증금 10억원에 월세 1500만원 정도. 입시학원까지 경쟁에 가세하면서 가격이 2배 가까이 뛰었다. 1,2, 시영 단지는 본격적인 지점 개설전이 시작되지 않았다. 다만 기존에 있던 은행에 더해 ‘메이저’ 은행들이 임대 계약을 차례로 체결하고 있는 상태로 알려져 있다. 잠실 지역 아파트는 가격 하락 요인이 적고, 고액 연봉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안정적인 대출이 가능하다. 은행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0억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잘만 대출하면 4억원 이상은 거뜬히 나오고, 신용카드나 투자상품 판매도 훨씬 유리하다.”면서 “때문에 앞으로 남은 단지에서는 경쟁이 더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과열 경쟁이 은행과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과도한 초기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은행은 출혈 경쟁과 수익성 악화를 감수해야 하고, 이는 수수료 인하 등 고객에게 돌아갈 ‘파이’가 작아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점 개설이 완전 자율화가 되면서 금융감독당국의 조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라면서 “뉴타운 등 앞으로 수도권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만큼, 지점 개설에 대한 은행권의 신사협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주택대출 급속 위축

    주택대출 급속 위축

    금융감독 당국의 주택담보대출 억제 조치로 지난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자금운영처를 찾지 못한 은행들이 앞다퉈 중소기업 대출에 몰려들면서 중소기업 대출 증가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370억원으로 은행의 월별 가계대출 증감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0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이던 지난해 상반기에 월 3조원 이상의 대출증가세를 보이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100분의 1수준으로 위축된 셈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12월 3조 1841억원에서 올해 1월 7465억원,2월 4078억원,3월 370억원 등으로 가파른 속도로 위축되는 양상이다. 한은은 “총부채상환비율(DTI)의 확대 적용과 은행의 여신심사 강화, 주택매입 수요 위축 등으로 신규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데다 일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양도하면서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마이너스통장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증가규모도 7339억원에 그쳐 2월의 1조 8812억원에 비해 절반 이하로 위축됐다. 주택담보대출이 막히자 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 경쟁을 벌이면서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증가규모는 6조 7562억원으로 관련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한은은 토지공사·주택공사의 토지보상금으로 시중에 풀린 돈들은 일단 은행예금과 펀드 운용 등을 위한 자산운용사 쪽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파악했다. 은행수신은 3월에 6조 9000억원이 증가했고, 자산운용사 수신도 3조 4000억원이 증가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지방아파트 계약금 포기 해약 속출

    지방아파트 계약금 포기 해약 속출

    아파트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데다 9월부터 분양가상한제와 청약가점제가 실시돼 당분간 하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자 일부 지방에서는 계약금을 날리면서도 아파트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지방은 수도권과는 달리 부동산 경기가 이미 오래 전에 가라앉은 상태여서 미분양을 털려고 아파트를 깎아 파는 ‘잔금 무이자’ 조건도 많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충북 증평에서 지난해 말 입주한 H건설의 아파트는 지난 2004년 분양 당시 5개월 만에 계약이 모두 끝났지만 지금은 전체 540가구 중 20%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계약자들이 계약금을 떼이면서도 입주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부산 동구 D아파트도 2003년 9월 분양 당시 100% 계약됐지만 지금은 690가구 중 100여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계약 해지자들 때문이다. 시공사인 건설사들은 중도금 대출에 대해 연대보증을 선 상태여서 이들 아파트의 입주가 이뤄진 지난 연말부터 관리비는 물론, 중도금 연체 이자를 해지자들 대신 내고 있다. D건설 관계자는 “지난 2003년 말 부산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전매제한 규제를 받으면서 부동산 시장이 죽기 시작했다.”면서 “분양 당시 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이 불가능해졌다.’며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이 같은 분위기에 휩쓸린 일부 다른 계약자들마저 계약을 해지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고 말했다. 수도권은 보통 계약금이 전체 분양가의 20% 정도이지만 지방은 10%를 넘지 않는다.5% 미만도 많다. 지난해 7월 부산 정관지구에서 한진중공업이 분양해 여전히 미분양으로 남은 단지(763가구)의 계약금은 분양가의 단 1%다. 또 중도금 이자의 경우 후불제나 회사가 대납(代納)하는 무이자 형태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계약자는 잔금을 치르고 명의를 이전하는 입주 시점에 수지가 맞지 않다고 판단되면 계약금만 손해보고 손 털고 나오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건설사는 미분양에 계약 해지에 따른 재분양까지 떠안는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미분양이 쌓이다 보니 ‘중도금 무이자’에 이어 ‘잔금 무이자’를 통해 아파트를 깎아 파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6월 입주한 부산 양정동 J아파트의 시공사는 현재 ‘잔금 무이자 5년’ 조건을 내걸고 분양 중이다. 혹은 이를 미리 감안해 분양가의 16%를 할인한 가격인 1억 5750만원(32평형)에 판다. 분양가는 1억 8750만원. 이 아파트 전세는 1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J건설측은 “입주율이 낮은 상태로 오래 있으면 단지가 슬럼화돼 미분양을 털기가 더 어려워지는 만큼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털어내는 게 상책”이라고 할인 이유를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 해지 사례는 대구 광주 부산 및 충청권 등에 집중적으로 많다.”면서 “지방은 경기가 워낙 바닥이어서 오는 9월 분양가 상한제까지 실시되면 공급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은행 마감시간 단축’ 거센 역풍

    “일이 많으면 사람을 더 채용해 청년실업도 구제하고 일을 나누면 되지, 고작 생각해낸 것이 창구 마감시간 단축이냐.” “요즘도 은행업무를 보려면 창구 앞에서 10분은 기본이고, 점심시간 때는 30분씩도 기다린다. 영업시간을 1시간이나 앞당기면 대체 앞으로 얼마를 더 기다리라는 거냐.” 은행 창구 영업 마감시간을 지금보다 1시간 앞당긴 오후 3시30분으로 조정하려는 전국금융산업노조(금융노조)의 움직임에 대해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9일 공식성명을 내고 “은행 창구 마감시간을 오후 3시30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올해 공동 임금단체협상(공단협)에서 추진과제로 설정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금융노조 관계자는 10일 “아직 공단협 정식 안건이 아니다. 조기 과열됐다.”고 말했다. 금융노조측은 들끓고 있는 여론을 의식한 듯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임금협상을 위한 카드로 인식하면서도, 난감해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고액연봉자인 은행원들이 그런 발상을 하면 안 된다. 현재도 창구 고객들이 많아서 대기표를 받아 30분씩 기다리는데,1시간이나 업무시간을 당기면 고객의 불만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금융노조는 “극심한 노동강도를 줄이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일본, 캐나다는 오후 3시, 영국은 오후 3시30분으로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등 창구마감 단축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추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금융강국 미국의 은행들은 대부분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5시에 마감한다. 일부 은행은 토요일에도 영업을 한다. 스웨덴은 오후 5시30분까지 영업한다. 호주·홍콩·프랑스 등도 오후 4시∼4시30분까지 은행 문을 연다. 금융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은행원들이 이제 연봉을 많이 받으니 일은 좀 적게 하겠다는 발상”이라면서 “한·미 FTA가 발효되면 경쟁이 치열해질 텐데 근시안적으로 업무시간을 짧게 가져가겠다는 것은 얼토당토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은행이 이윤이 많이 났다면 고질적인 저생산성이 개선된 것인데, 이를 선순환시키기 위해서는 인력을 보강하고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쪽으로 역량이 모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BOA는 고객들이 창구 앞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어떻게 업무 프로세스를 줄여갈 수 있는지를 실제 조사하고 개선한다.”면서 “무한경쟁 시대에 은행이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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