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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트북 온도 낮춰 수명 늘려주는 냉각판 개발

    노트북 온도 낮춰 수명 늘려주는 냉각판 개발

    국내 연구진이 전자제품이나 전자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냉각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에너지변환기계연구실 연구진은 전자제품과 전자장비의 발열 현상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냉각기술인 ‘무방향성 상변화 냉각판’(TGP) 개발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컴퓨터를 비롯해 최근 전자장비들은 고집적화, 고출력화되면서 사용시간이 길어지면 발열량도 많아진다. 이 때문에 열관리, 냉각기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전자제품 고장원인의 54%가 발열 때문이며 발열 관리가 안될 경우 전자장비의 수명도 짧아지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발열온도가 70도를 넘게 되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기존의 열파이프나 증기챔버 방식은 액체가 내부 금속으로 만든 파이프를 따라 움직이며 냉각하기 때문에 발열 전자부품 전체를 냉각시키기는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기존 전자 제품 냉각판들은 일정한 방향으로만 냉각이 가능했지만 TGP는 방향성과 상관없이 모든 방향을 냉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냉각 방식을 기존의 증발방식에서 끓는(비등) 방식으로 바꿨기 때문이다.액체가 기체로 상전이 하는 방법으로는 증발과 끓음(비등)이 있는데 증발은 액체 표면 분자들이 주위로부터 열에너지를 흡수해 서서히 기체로 바뀌는 현상이다. 반면 비등은 흔히 ‘끓는다’고 부르는 현상으로 외부에서 열에너지가 충분히 공급되면서 표면 분자 뿐만 아니라 표면 아래 액체 내부 분자들도 기화되는 것이다. 이번에 개발한 냉각판을 전자제품 내부 발열이 심한 부품에 부착하면 발열부와 맞닿은 부분에서 기포가 발생한다. 발열판과 전자부품이 결합된 압력 때문에 발생한 기포는 사방으로 밀려나가면서 냉각시키는 방식이다. 특히 냉각판의 표면을 매끄러운 것이 아니라 다수의 요철이 있는 다공성 구조로 만들어 냉각 속도를 높였다. 매끄러운 표면보다 요철구조에서 물이 더 빨리 끓는다는 점에서 착안한 이번 아이디어 덕분에 냉각성능은 기존보다 2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호 기계연 박사는 “이번 기술은 최근 잇따른 화재가 발생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는 물론 전기자동차 배터리 냉각, 고출력 발광다이오드(LED) 등의 열관리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한 명이 아파트 100채 신청…

    [그때의 사회면] 한 명이 아파트 100채 신청…

    부동산 투기 광풍은 서울의 강남 개발과 맞물려 있다. 1960년대 말 정부가 ‘남서울 개발 계획’을 발표한 뒤 영동지구, 특히 말죽거리를 중심으로 투기 바람이 휩쓸고 지나갔다. 1970년대 중반에 고급 아파트들이 지어지면서 잠잠했던 광풍이 재연됐다. 1975년 무렵의 투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기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고속버스터미널과 교대가 들어서기 전의 서초동뿐만 아니라 서쪽의 화곡동도 몇 달 만에 땅값이 두 배로 뛰었다. 필수인 서류나 세금 관계는 따지지도 않고 중개업자 말만 믿고 거래가 이뤄졌다. 감정평가는 물론 고려되지 않았고 호가로만 거래됐다. 이러다 보니 계약서 한 장만으로 하루에 평당 1만원(현재 가치 최고 100만원 추정) 이상의 차익을 보는 일이 벌어졌다(매일경제 1975년 3월 21일자). 땅 사기 규모도 상상 이상이어서 국유지 10만평을 서류를 위조해 사기 매매하거나 100만평을 불법 전매한 사기꾼들이 붙잡혀 처벌을 받았다. 분양과 전매 절차와 규정이 정교하지 않았을 때 현장 불법 전매가 판을 쳤다. 서울 여의도 S아파트 분양 현장. 당첨된 부인 상당수가 300만원짜리 당첨권을 즉석에서 450만원에 팔아넘겼다(경향신문 1976년 4월 23일자). 청약 가점 같은 제도는 아예 없던 때여서 돈만 있으면 복부인들은 여기저기 분양하는 아파트들에 모조리 분양 신청서를 냈다. 선착순 분양도 있어서 서초동 K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부인들이 전날 밤부터 몰려 밤을 지새우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규정도 허술하고 자격증도 없던 당시 중개인들의 부추김으로 부동산 투기는 과열됐다. 신청에 제한이 없어 1977년 여의도 M아파트 분양에는 한 사람이 계약금 2억원을 내놓고 100채를 신청했다. 312가구를 분양한 이 아파트 분양 창구엔 1만 3900여명이 몰려 유리창이 박살 나고 경찰관이 떠밀려 다치기도 했다. 이미 기업형 부동산 투기꾼들이 설쳤고 피해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돌아갔다. 개발 붐에 따른 투기와 땅값 급등은 비단 서울만의 일이 아니었다. 영동고속도로 개통 이전에 강릉 경포대의 땅값은 평당 900원이었는데 개통 이후 1976년에는 9만원으로 100배나 뛰었다. 자금력을 동원한 재벌들의 땅 투기는 규모도 어마어마했거니와 이익도 컸다. 일례로 삼성은 충남 태안 연포해수욕장 주변의 땅 7만평을 매입했는데 평당 가격이 50원이었다. 이 땅은 5년 만에 600배가 뛰어 3만원에 이르렀다(동아일보 1976년 6월 30일자). 물론 용인 에버랜드나 안양베네스트 골프장 등을 건설하는 명목으로 헐값에 사들인 토지들도 엄청나게 뛰었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In&Out] 학교 체육의 미래가 걱정이다/김택천 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장

    [In&Out] 학교 체육의 미래가 걱정이다/김택천 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장

    올해 초 한국 체육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빙상계 ‘미투 운동’에서 촉발돼 지난 1월 26일 사회관계장관회의를 통한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의 범부처 대책 발표, 2월 11일 스포츠혁신위원회 출범, 그리고 2월 25일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 출범까지 정부의 스포츠 혁신 방안이 일순간에 쏟아졌다. 현재는 스포츠혁신위원회 권고안이란 방식으로 정부 주도의 스포츠 개혁이 진행 중이다. 스포츠혁신위원회에서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기존의 스포츠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는 의지가 확고한 듯하다. 그러나 이 권고안이 오히려 성실하고 묵묵하게 체육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수많은 체육인들을 자괴감에 빠뜨리고 있다. 체육계의 문제를 정상화한다는 명분 아래 제시된 ‘스포츠혁신위원회 2차 권고문’에 따르면 체육계는 인권사각지대, 학습권 유린, 성적지상주의를 만들어내는 주체이며 각종 폭력이 난무하는 적폐이자 개혁의 대상일 뿐이다. 일부 지도자의 (성)폭력 범죄 행위가 스포츠계에 만연한 현상이라고 규정하는 왜곡된 언론 보도와 스포츠혁신위원회 권고문이 국민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황색 저널리즘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권고문의 내용을 예로 들면 ‘전국소년체육대회를 폐지하고 전국체전 고등부와 통합해 학생 선수, 일반 학생 구분 없이 모든 학생들이 스포츠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함양하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학생 체육 축제 형식으로의 전환’을 발표했다. 물론 전국소년체육대회가 문체부의 관리를 받지만 엄연히 대한체육회가 주최하고 있는 대회이며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스포츠 발전의 산실로서 자리잡고 있다. 이런 전국소년체육대회를 폐지하는 일은 그동안의 성과와 기여는 무시한 채 성적지상주의, 과열 경쟁 등의 문제만을 부각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대증요법으로는 개혁을 이룰 수 없다. 또한 과열 경쟁 방지를 위해 등위를 없애면 스포츠의 본질을 훼손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교통사고를 예방한다고 자동차를 없앨 수는 없는 일이다. 대회 형식을 바꾸는 일은 집의 외장을 바꾸는 일종의 전시 행정 정책으로, 얼핏 보면 그럴듯하지만 진정한 해결책이라 보기 어렵다. 검증되지 않은 대회 형식 변경이 성과를 낼 것이라는 것은 추측에 불과하며 혼란만 가중시킬 수도 있다. 그 피해가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치명적인 오류가 될 수도 있기에 시간을 갖고 합리적인 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계, 체육계 전반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적 참여와 논의를 통해 학교 체육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 체육인들이 개혁의 대상이 아닌 개혁의 주체가 된다면 우리나라 청소년을 위한 진정한 체육 대회의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전국소년체육대회 폐지 및 전국학생체육축제로의 전환이라는 성급한 권고안을 유보하고 현장의 소리가 제대로 반영된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 합숙소부터 대학 입시까지…학교 스포츠 정상화 위해 싹 바꾼다

    합숙소부터 대학 입시까지…학교 스포츠 정상화 위해 싹 바꾼다

    학습 기본권 우선…233개 대회 폐지안 선수들 평일 공부·주말 경기 피로 우려‘스포츠 미투’ 사태를 기화로 민관 합동으로 출범한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가 4일 학교 스포츠 정상화를 위한 전면적 권고안을 내놓았다. 운동부 합숙소 문제부터 시작해 대학 입시까지 학교스포츠와 관련한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해 강력한 개혁을 제안했다. 스포츠혁신위는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학교체육 정상화를 위한 선수육성시스템 혁신 및 일반학생의 스포츠 참여 활성화 권고’를 발표했다. 올해 초 출범해 지난달 7일 스포츠 인권 분야의 권고안을 내놓은 뒤 후속 발표된 스포츠혁신위의 2차 권고안이다. 문경란 스포츠혁신위원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학교스포츠가 교육의 의미를 상실했고, 비정상적 구조가 고착됐다”며 “학교스포츠의 본질은 교육 활동이다. 하지만 다수의 학생 선수들은 학습을 도외시한 반복적인 훈련으로 인해 학력이 저하됐다. 학교스포츠 현장에서 특기자 진학과 관련해 비리가 드러난 것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학교스포츠의 비정상은 엘리트 위주의 시스템의 폐단에서 연유한다”며 “일각에선 학습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어렵다고 호소하지만 학습권은 헌법적 기본권이다. 더이상 유보해선 안 되는 시급하고 중대한 개혁 과제”라고 밝혔다. ‘학기 중 주중 대회 참가 금지’ 부분은 이번 권고안에서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혁신위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개선 방안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학생 선수들의 학력 저하, 학교 내 이질화 현상, 대학 미진학 특기자의 사회부적응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파악했다. 2018년 기준으로 대회 및 훈련 참가로 인한 평균 결석일은 초등학교 5.1일, 중학교 12.7일, 고등학교 20.8일에 달하고 주당 훈련 횟수도 초·중·고등학생 선수 모두 평균 6회에 이른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혁신위는 운동선수들의 수업 불참을 막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학기 중 주중에 개최되는 233개 대회(전체 38%)를 전면 금지할 것을 권고했다. 혁신위 이용수(세종대 교수) 2분과 위원장은 “방학이라는 기간과 주말 일정을 활용하면 조금 더 좋은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소년체육대회를 학교 운동부와 학교 스포츠클럽이 참여하는 ‘통합 학생스포츠 축전’으로 확대·개편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초등부는 전국 단위가 아닌 권역별 스포츠축전으로 전환하고, 기존에는 불참했던 고등부가 소년체전에 추가되는 방식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고 승리 지상주의에 노출되는 부작용을 양산하는 데다, 대회 1~4주 전부터 수업에 불참해 정상적 학교 생활이 불가하다”는 이유에서다.혁신위는 또한 합숙소 전면 폐지, 체육특기자 대학입시 때 교과성적과 출결·면접 반영 등도 함께 권고했다. 다만 체육계 일부에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했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나왔다. ‘합숙이 필요한 환경에 처한 운동선수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거나 ‘원칙적으로 대학 입시는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등의 반론이 제기됐다.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순수하게 메달 한 번 따보겠다고 몇 십년씩 고생하는 선수들의 가치 있는 꿈은 왜 하찮게 느껴지게 만드시나요? 여러분들께선 왜 공부하셨나요? 좋은 대학 가기 위해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밤샘 공부하신 거 아닌가요? 여러분들은 되고 우리는 왜 안 되나요?”라는 글을 올렸다. 대한체육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미) 과열 경쟁을 방지하고 수업 결손을 최소화하고자 종합 채점제를 폐지했고, 주말부터 4일간 개최했다”며 “소년체전은 전국체전과 더불어 대한민국 스포츠를 이끄는 중요한 원동력이었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한국중고등학교탁구연맹 손범규 회장은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에 권고안 철회를 요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 위원장은 “‘엘리트 죽이기’가 아니라 ‘엘리트 살리기’를 하고 있다”면서 “지금 벽을 열지 않으면 엘리트 선수들의 성장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략적인 이행 계획을 수립해 권고안에 첨부했다”면서 “관계 부처는 앞으로 로드맵을 수립해 한 단계 한 단계 실행해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발전소~변전소~송전선로 모니터링… LS전선 ‘전력망 컨설팅 사업’ 추진

    LS전선은 국내외 전력청 등을 대상으로 ‘전력망 운영 컨설팅’ 사업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이 사업은 발전소와 변전소, 또는 변전소 간 송전 선로와 플랜트의 전력망 이상 여부를 감시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해결책을 제시하는 국내 최초 전력계통 종합 서비스다. 서비스는 선로의 이상 방전을 감시해 사고를 방지하는 ‘부분 방전 진단’, 케이블의 온도를 점검해 화재를 막는 ‘과열 진단’, 공사 등 외부의 기계적 충격을 감지해 이상 유무를 파악하는 ‘외상·진동 진단’ 등으로 구성된다. LS전선은 앞으로 산업별 전력 사용 패턴과 전력망 설치 환경에 따른 케이블 내구연한 등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더 정밀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명노현 대표는 “전력망은 국가안보와도 관련된 핵심 인프라”라면서 “국내외 전력청과 대규모 산업시설을 중심으로 전력망의 안정적인 운용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는 데 착안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다뉴브강 야경투어 인기 코스인데… 안전 장비 지급 없었다”

    “다뉴브강 야경투어 인기 코스인데… 안전 장비 지급 없었다”

    “구명조끼 착용 등 안전 지침 안내 없어 야경 보려 갑판 난간에 관광객 몰려 위험 사고 당일 비 많이 오고 천둥번개도 쳐” “혼잡한 상황에서 운행” 투어 과열 지적도“야경은 환상적이지만 안전한 느낌은 아니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에서 29일(현지시간)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에서 유람선을 탑승한 적 있는 여행객들이 안전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유람선 투어가 과열되면서 사고 위험이 높아졌다는 시각도 있다. 여행객들은 “다뉴브강 야경 투어가 필수 코스로 소문나 강에 유람선이 엄청나게 떠 있었다”면서 “정작 안전 지침을 안내받은 기억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2일 사고 선박과 비슷한 규모의 유람선을 탔다는 안모씨는 “타기 전 신원 확인이나 구명조끼 착용 안내는 전혀 없었고 실제로 아무도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 지붕이 뚫린 선실 2층을 탑승객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녔다”면서 “혼잡한 상황에서 배가 운행됐다”고 전했다. 지난 5일 부다페스트 여행을 다녀온 구모(32·여)씨는 “강 위의 수많은 배 갑판 위에 많은 사람들이 야경을 보기 위해 난간에 매달려 있었다”면서 “선착장을 찾았다가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 위험해 보여 유람선 탑승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시야 확보가 되지 않는 비 오는 날 운항한 것이 사고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다페스트를 여행 중인 한 한국 관광객은 “사고가 난 날 비가 엄청나게 왔고 천둥번개도 쳤다”며 좋지 않았던 기상 상황을 전했다. 지난 겨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을 탔던 박모(27·여)씨는 “탑승 직전까지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와 좌석이 다 젖은 상태였는데도 운행을 했다”고 떠올렸다. 이에 대해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 ‘참좋은여행사’ 측은 “기상이 매우 나쁘면 일정을 취소하는데 (당일엔) 다른 선박들도 모두 운행하는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부다페스트까지 가서 야경을 못 보면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있어 진행한 것 같다”면서 “탑승도 강제가 아니라 관광객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진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사 측은 또 “현지에서 승객에게 안전 교육을 했는지는 인솔자가 실종 상태여서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탑승경험이 있는 유모(28·여)씨 역시 “내가 탔을 때도 선상에서 별도의 안전 관련 안내는 없었다”면서 “승무원이 방송으로 인사한 뒤 ‘헤드셋을 끼면 야경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고만 알렸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영어나 헝가리어로 안내된다는 게 여행 경험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 4월 유람선에 탑승했던 김모(41·여)씨는 “잔잔한 곳에서 천천히 운행하는 배 위에서 야경을 감상했는데, 평화로운 곳에서 이런 사고가 났다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온라인상에도 ‘구조작업이 잘 진행되길, 실종된 분들을 빨리 찾길 바란다’, ‘사망자에게 애도를 표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다뉴브강 야경투어 인기 코스인데… 안전 장비 지급 없었다”

    “다뉴브강 야경투어 인기 코스인데… 안전 장비 지급 없었다”

    “구명조끼 착용 등 안전 지침 안내 없어 야경 보려 갑판 난간에 관광객 몰려 위험 사고 당일 비 많이 오고 천둥번개도 쳐” “혼잡한 상황에서 운행” 투어 과열 지적도“야경은 환상적이지만 안전한 느낌은 아니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에서 29일(현지시간)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에서 유람선을 탑승한 적 있는 여행객들이 안전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유람선 투어가 과열되면서 사고 위험이 높아졌다는 시각도 있다. 여행객들은 “다뉴브강 야경 투어가 필수 코스로 소문나 강에 유람선이 엄청나게 떠 있었다”면서 “정작 안전 지침을 안내받은 기억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2일 사고 선박과 비슷한 규모의 유람선을 탔다는 안모씨는 “타기 전 신원 확인이나 구명조끼 착용 안내는 전혀 없었고 실제로 아무도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 지붕이 뚫린 선실 2층을 탑승객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녔다”면서 “혼잡한 상황에서 배가 운행됐다”고 전했다. 지난 5일 부다페스트 여행을 다녀온 구모(32·여)씨는 “강 위의 수많은 배 갑판 위에 많은 사람들이 야경을 보기 위해 난간에 매달려 있었다”면서 “선착장을 찾았다가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 위험해 보여 유람선 탑승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시야 확보가 되지 않는 비 오는 날 운항한 것이 사고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다페스트를 여행 중인 한 한국 관광객은 “사고가 난 날 비가 엄청나게 왔고 천둥번개도 쳤다”며 좋지 않았던 기상 상황을 전했다. 지난 겨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을 탔던 박모(27·여)씨는 “탑승 직전까지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와 좌석이 다 젖은 상태였는데도 운행을 했다”고 떠올렸다. 이에 대해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 ‘참좋은여행사’ 측은 “기상이 매우 나쁘면 일정을 취소하는데 (당일엔) 다른 선박들도 모두 운행하는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부다페스트까지 가서 야경을 못 보면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있어 진행한 것 같다”면서 “탑승도 강제가 아니라 관광객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진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사 측은 또 “현지에서 승객에게 안전 교육을 했는지는 인솔자가 실종 상태여서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탑승경험이 있는 유모(28·여)씨 역시 “내가 탔을 때도 선상에서 별도의 안전 관련 안내는 없었다”면서 “승무원이 방송으로 인사한 뒤 ‘헤드셋을 끼면 야경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고만 알렸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영어나 헝가리어로 안내된다는 게 여행 경험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 4월 유람선에 탑승했던 김모(41·여)씨는 “잔잔한 곳에서 천천히 운행하는 배 위에서 야경을 감상했는데, 평화로운 곳에서 이런 사고가 났다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온라인상에도 ‘구조작업이 잘 진행되길, 실종된 분들을 빨리 찾길 바란다’, ‘사망자에게 애도를 표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수성범어W, 투기과열지구 지정이후 최다청약자수로 1순위 당해마감

    수성범어W, 투기과열지구 지정이후 최다청약자수로 1순위 당해마감

    대구 분양시장을 다시 뜨겁게 달군 ‘수성범어W’가 29일, 수성구 투기과열지구 지정이후 처음으로 1순위 당해지역 청약자수 1만명을 넘기며 전타입 1순위 당해 마감했다. 타입별로는 84㎡B 78가구 모집에 4,914건이 접수되어 63대1로 최고청약경쟁률을 나타냈고 84㎡C 61가구 모집에 1,641건이 접수되어 26.90대1, 102㎡ 137가구 모집에 4,529건이 접수되어 33.06대1을 나타냈다. 2017년 9월 수성구 투기과열지구 지정이후 지금까지 수성구에서 1순위 당해에 가장 많이 접수된 단지는 2018년 5월 공급한 ’힐스테이트 범어(414가구)’ 9,897건으로 1만명을 넘지 못했다. 이어, ‘수성범어에일린의뜰(719가구)가 7,813건, 힐스테이트 범어센트럴(343가구)’가 6,228건이 1순위 당해 접수되었으며, 수성알파시티 청아람(844가구) 3,977건, 수성골드클래스(588가구) 2,547건, 범어 센트레빌(88가구)‘ 2,474건, 수성레이크푸르지오(332가구)1,964건, 고산역 화성파크드림(112가구) 892건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수성구에서도 입지와 단지규모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수성범어W, 힐스테이트 범어, 수성범어 에일린의 뜰 등 범어동과, 400세대 이상 단지규모가 큰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자 수도 많았다. 분양전문가는 “이 단지는 누구나 선망하는 범어네거리 최중심에 대형평형이 아닌 30형대 중심의 유일한 중형대단지(59층 1,868가구)라는 점과 지역주택조합 단지로 인근 새아파트 매매가 대비 합리적인 분양가 등이 성공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올해 대구 도심역세권 분양물량이 많아진만큼 향후 입지와 제품, 분양가에 따른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파트에 비해 청약자격이 자유로우며, 23평, 25평 아파트와 똑같은 설계로 범어네거리 인근에서 만나기 어려운 20형대 아파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오피스텔 청약에서도 새로운 기록을 나타낼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피스텔은 30일까지 접수하며 청약저축가입여부, 거주지역에 관계없이 만 19세 이상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세미의 인생수업] 또 다이어트

    [유세미의 인생수업] 또 다이어트

    또 다이어트다. 늘 실패하면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국가대표급 아이템이라고나 할까. 꽃무늬라도 몇 개 있는 봄옷 꺼내기 무섭게 벌써 반팔 차림인 걸 보면 이미 여름이다. 찰나 같던 봄은 실종되고 맥락 없는 다이어트 전쟁이 또 시작됐다. 하기야 365일 다이어트이긴 한데 이 계절이 되면 좀더 과열 양상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으려나. 애정씨는 요즘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고3 입시 뒷바라지가 어디 쉽겠는가. 그녀의 외동딸은 연극영화과가 목표다. 춤을 추고 연기를 배운다. 조상 중에 그런 이가 없음에도 놀라운 춤 솜씨에 연기는 물론 개그 본능까지 타고났다. 엄마 입장에선 예쁘장한 얼굴이 어떤 영화에 들이밀어도 절대 밀리지 않을 것이라 자신한다. 문제는 아무리 노력해도 빠지지 않는 살이다. 원인이 없는 건 아니다. 평생 다이어트를 가훈으로 삼은 남편과 그녀는 태생이 포동족이다. 물만 마셔도 살찌는 비극적인 유전자를 딸에게 물려준 듯해 늘 미안한 마음이다. 딸아이는 하루가 멀다 하고 분통을 터뜨린다. 양배추와 토마토로 연명하며 운동을 하건만 체중은 꿈쩍도 안 한다. 솔직히 말해 아주 풀만 먹는 것은 아니다. 딸아이는 매일 방울토마토 몇 알로 버티다 한 번씩 무너져 내린다. 돌도 삼킬 나이에 당연하지 않은가. 순댓국을 국물 한 방울 남김 없이 원샷하거나 멀리 홍대 앞까지 가서 그 맵고 짠 곱창볶음을 정신없이 먹고 오기도 한다. 그러고는 곧 후회와 절망감에 스트레스가 폭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그것조차 남편을 닮았다. 남편은 다이어트에 늘 실패한다. 눈물겨운 것은 술은 마시고 싶은데, 다이어트에 대한 부담으로 양배추를 안주로 썰어 달란다. 퇴근 후 막걸리에 양배추를 혼자 먹는 남편은 거의 코미디의 한 장면이다. “코끼리도 풀만 먹어. 그래도 400㎏이야. 당신 양배추 너무 많이 먹는 거 아냐?” 그녀의 잔소리에 빈정 상한 남편은 젓가락을 놓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돼지고기 잔뜩 든 김치찌개를 데운다. 본격적으로 먹어 버린다. 그리고 후회하는 악순환. 딸아이와 똑같다. 다시 심기일전해 비장해진 딸. 대학 가면 돼지갈비 무한리필 집에 가는 게 눈물겨운 소원이다. 남편도 안쓰럽기는 마찬가지. 그의 회사는 다이어트에 성공한 직원 포상 제도가 있다. 회사 대표가 살찐 사람은 자기관리를 못하는 사람이라는 비논리의 소유자. 그래서 남편은 끼니마다 전전긍긍이다. 오너의 훌륭한 뜻을 역행하는 한심한 인물로 보일까 봐서다. 맛있는 냄새에 배고픔을 참지 못할까 봐 애정씨가 아예 저녁에 음식을 하지 않는다는 하소연을 한다. 얘기를 듣던 그녀의 친구는 한술 더 뜬다. “그게 무슨 별일이라고. 얘, 요즘 저녁 같이 먹는 집이 어디 있어? 다들 오죽 바쁘니? 잠만 자고 뛰쳐나가는 게 집이야.” 계속되는 야근에 당연히 저녁은 밖에서 먹는 가장, 학교에서 학원으로 한밤중까지 헤매는 아이들은 분식집에서 저녁을 때운다. 다들 바빠서 아무도 마주 앉아 밥 먹지 않는 식구들. 그래서 대한민국은 너나 할 것 없이 가족들과 함께하는 저녁 밥상이 실종 상태다. 그러나 함께 밥 먹지 않으면 몸이 아니라 사랑이 빼빼 마를지도 모른다. 서로 눈 마주치고 웃고 행복해지는데 밥상만 한 것이 없다. 애정씨는 오늘 저녁 푸성귀라도 놓고 세 식구 모여 먹자 다짐한다. 오이 당근 토마토가 전부다. 토끼 가족처럼 보일지라도 어쨌거나 사랑은 포동하게 살찌워야 하니까. 행복한 인생은 사실 요란스럽거나 대단한 조건이 붙지 않는다. 어쩌면 따끈한 저녁밥과 사랑하는 가족들이 전부일지 모른다. 또 다이어트의 계절. 사랑만은 다이어트하지 말길.
  • 너무 오른 중국 부동산, 80년대 일본과 같은 거품 징조 보여

    너무 오른 중국 부동산, 80년대 일본과 같은 거품 징조 보여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하던 중국 부동산이 고도성장기 일본과 같은 거품 징후를 보여 보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요시노 나오유키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소장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중국이 지나치게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면서 거품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당시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중국 정부는 대규모의 부양책을 사용했지만 대부분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는 부작용을 낳았다. 베이징의 주택 가격은 2000년대 초반 ㎡당 4000 위안(약 69만원)에 불과했으나 현재 ㎡당 6만 위안(약 1000만원)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일본은 1985년 미국과의 플라자합의에 따른 엔화 절상과 수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해 통화완화 정책을 사용했다. 결국 이는 부동산 가격 폭등과 그 붕괴에 따른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장기침체를 초래했다. 요시노 소장은 “중국의 토지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동시에 중국의 인구와 총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중국은 일본과 비슷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996년 5.6배였던 중국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은 2013년 7.6배까지 뛰어올랐다. ‘1선 도시’로 불리는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는 가구소득 중간값 대비 주택 가격이 50배 이상 치솟았으며 규모가 작은 3선, 4선 도시는 30∼40배 수준으로 올랐다. 보통 가구 소득 중간값 대비 주택 가격은 3∼6배가 합리적 수준이다. 요시노 소장은 “중국 금융 부문이 거품경제 시기 일본보다 부동산 부문에 더 많은 대출을 했다는 점도 걱정스럽다”며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대출 비율은 일본의 3배 이상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중국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는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중국 정부 싱크탱크 중국사회과학원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신규 주택 공급의 부족으로 인해 중국 전역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조짐을 보인다면서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구나 중국 경제가 부동산 부문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부동산 거품이 붕괴할 경우 충격파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중국의 부동산 부문은 GDP 성장률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부동산 부문의 성장이 멈출 경우 전반적인 경기 둔화는 물론 수많은 기업의 파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55%에 달해 미국의 74%나 일본의 100%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중국 재정적자가 지난해 4.7%에서 올해 6.6%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경기 둔화에 대응할 수 있는 중국 정부의 능력도 점차 제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요시노 소장은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노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주택 수요가 점차 줄어든 일본의 전철을 중국이 밟을 수 있다”며 “다만 중국 경제는 일본보다는 미국에 덜 의존적이어서 미국의 요구에 따라야 했던 일본과 달리 중국은 미국의 경제정책 조정 압력에 더 잘 저항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다행”이라고 진단했다. 1985년 플라자합의 당시 일본의 대미 수출의존도는 37%였고, 대미 무역흑자는 전체 무역흑자의 86%를 차지했다. 2017년 중국의 대미 수출의존도는 19%이고, 대미 무역흑자는 전체 무역흑자의 66% 선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NBA] “속옷을 머리에 두른 XX” 인종차별 트윗에도 의연했던 토론토 광팬

    [NBA] “속옷을 머리에 두른 XX” 인종차별 트윗에도 의연했던 토론토 광팬

    플레이오프 열기 탓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직도 이런 팬이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밀워키 벅스의 한 팬이 토론토 랩터스와의 2018~19시즌 동부 컨퍼런스 챔피언십 4차전을 패하며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허용한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화를 돋우는 저 랩터스 팬은 누구냐? (유명한 랩터스 열성 팬인 힙합 스타) 드레이크 말고, 속옷을 머리에 두른 저 뚱뚱한 인도 녀석 말이다.’ 이미 열성적인 NBA 팬이라면 한 번쯤 얼굴을 봤을 법한 나브 바티아를 가리켜 인종차별 발언을 한 것이다. 바티아는 프랜차이즈 홈 경기 직관을 한 번도 거른 적이 없고, 자주 원정 경기에 따라 나서는 열성 팬이다. 당연히 사상 첫 NBA 파이널 진출을 노리는 밀워키와의 컨퍼런스 챔피언십 원정 경기에도 모두 얼굴을 비쳤다. 그런 바티아가 화를 버럭 낼 법도 한데 그는 대거리를 하지 않고 오히려 문제의 팬을 나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고 자신에게 알려준 밀워키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성숙한 대응으로 칭찬 댓글을 불러 모았다. 그는 25일 운명의 6차전을 앞두고 ‘꼭 그래야 할 필요는 없는데 누군가 날 겨냥해 트위터에 올린 글을 알리고 사과해준 모든 벅스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시리즈가 과열돼 그러는 것이란 것을 알지만 한 사람이 뭐라고 말했건 상관 없이 밀워키와 팬들은 믿기지 않을 만큼 대단하다는 것을 모두 알았으면 한다’고 트윗을 날렸다. 바티아의 트윗에 대해 애런 스텐버그는 ‘이런 일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팀(밀워키 벅스)은 이 부끄러운 멍청이를 옹호할 생각이 전혀 없다. 우리가 위스콘신주의 진정한 환대를 보여주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폴 헤닝이란 밀워키 팬은 바티아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밀워키 광팬 나브를 환영한다. 당신을 보게 돼 대단했다’라고 적었다. 저스틴 윌스는 ‘당신에게 사랑뿐! 팬들이 경기장에서 교감하는 일을 보고 좋아한다. 당신은 위스콘신에서 언제나 환영 받을 것이다. 내 친구’라고 반겼다.키튼 큐비츠는 ‘대단한 팬이시다! 스포츠계는 당신처럼 더 헌신적이고 사랑받는 팬들을 필요로 한다’고 했고, 레베카 메데이로스는 ‘나브 당신은 품위있는 행동을 했다! 토론토는 정말 정말 운이 좋다! 당신이 하는 일을 계속 하라! 가즈아 랩터스’라고 적었다. 야후! 스포츠는 6차전을 앞두고 이 기사를 작성했는데 바티아가 응원하는 토론토는 스코샤뱅크 아레나로 불러들인 밀워키를 100-94로 누르고 1, 2차전 패배 후 4연승을 내달려 1995~96시즌 리그에 합류한 뒤 처음 파이널 무대를 밟는다. 이날도 한때 15점이나 뒤졌는데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무표정의 에이스’ 카와이 레너드가 27득점 17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활약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토론토의 상대는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를 4승으로 완파하고 일찌감치 챔프전에 선착해 3연패를 노리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다. 우리에겐 시크 교도인 바티아의 사람 좋은 미소를 볼 기회가 더 주어진 셈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면세점 양극화 뚜렷… 추가 출점 약 될까

    서울 롯데·신라·신세계 점유율 90% ‘빅3’ 제외 중소 면세점은 적자 시달려 업계 “수수료 늘리는 치킨게임” 부정적 출혈경쟁 불가피… 자본력 있어야 살아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국내 면세점 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사태 이후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롯데·신라·신세계 등 ‘빅3’ 면세점을 제외한 중소 면세점들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가 신규 시내 면세점 6곳을 추가로 출점할 것을 결정하면서 향후 면세점 간 과잉 경쟁으로 인한 생존게임이 펼쳐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면세점은 모두 26곳이며 서울에 있는 대기업 시내면세점은 10곳이다. 이 가운데 ‘빅3’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최근 들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극명해졌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330% 증가한 1065억원, 10% 증가한 822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점 임대료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236억원에서 127억원으로 줄었다. 나머지 면세점들의 적자는 쌓여 가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1분기 236억원의 적자를, SM면세점은 14억원 적자를 냈으며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 3년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로 아예 면세점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는 유커의 자리를 대신해 최근 면세점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 보따리 장사(다이궁)들이 많은 종류의 물품과 물량을 갖춘 대형면세점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다이궁을 유치하기 위한 송객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본력은 곧 면세사업 성공 여부의 잣대가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14일 보세판매장(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를 열고 대기업 기준 서울 3개, 인천과 광주 각각 1개, 중소·중견기업은 충남 1개의 시내면세점 특허를 확정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신규 면세점 진입으로 면세점 간 수수료만 늘리는 ‘치킨 게임’이 과열될 수 있어서다. 한 관계자는 “면세점의 주 고객이 해외 고객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마케팅 수단이 수수료밖에 없어 출혈 경쟁은 필연적”이라며 “결국 이 경쟁을 견딜 수 있는, 자본력 있는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경제 블로그] 일부 지역서 ‘5G 1Gbps 도달’ 목매는 이유는

    [경제 블로그] 일부 지역서 ‘5G 1Gbps 도달’ 목매는 이유는

    LGU+ “상용 단말서 1.1Gbps 구현” SKT는 “상용망에선 달성 힘들어” 고객유치 이용… 5G 먹통 지역 ‘씁쓸’5세대(5G) 이동통신이 걸음마를 뗀 최근 Gbps라는 용어를 종종 접합니다. 이동통신사들이 자사 네트워크 속도를 내세울 때 거론하기 때문입니다. 컴퓨터 등 정보처리 장치나 네트워크 속도가 1Gbps라고 하면 1초에 1기가비트(Gb)의 정보를 처리하거나 전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일 LG유플러스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 종로구 등 서울시내 다수 장소에서 특정 단말로 5G 다운로드 속도가 1.1Gbps를 넘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실험실 환경이 아닌 상용망에서 상용 단말로 구현된 무선인터넷 속도로는 최고치라고 강조하면서 말입니다. 앞서 SK텔레콤은 와이파이, 4G(LTE), 5G 네트워크를 모두 동원한 실험실 환경에서 2.7Gbps까지 가능하다고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관계자는 상용망에선 1Gbps 넘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도대체 1Gbps가 얼마나 대단한 속도기에 통신사들이 이 수치에 목을 매는 걸까요. 통신사 설명으로는 30기가바이트(GB)짜리 영화 한 편을 4분 만에 다운로드할 수 있는 속도입니다. LTE를 쓰는 기자의 경우 가장 빠를 때 300Mbps 안팎인데 이의 4배에 육박하는 속도이니 빠르긴 빠릅니다. 하지만 1Gbps는 5G 상용화 전인 LTE 환경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던 속도입니다. 5G 광고에 나오는 수준의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커넥티드카 등 융복합 서비스를 실현하려면 1Gbps로는 갈 길이 멉니다. 이론상 최고 속도가 20Gbps인 5G 네트워크가 서울 일부 지역에서 고작 1Gbps 도달했다고 자랑할 일일까요. 경쟁사가 아직 도달 못했으니 내세워서 한창 과열된 고객 유치 싸움에 이용하자는 의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소식이 상용화 3개월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5G가 터지지 않는 지역 고객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는 고민하지 않았나 봅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과열로 인한 전자제품 화재와 고장, 고성능 방열소재로 막는다

    과열로 인한 전자제품 화재와 고장, 고성능 방열소재로 막는다

    충전 중인 휴대전화나 노트북이 폭발했다거나 예상보다 휴대전화 배터리 수명이 짧다는 이야기를 간혹 듣게 된다. 이처럼 전자제품의 고장이나 화재는 전자부품의 과열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전자부품 고장의 56% 정도는 과도한 발열 때문에 발생하고 전자제품 작동온도가 임계치보다 10도 상승할 경우 제품 수명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게 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EV부품소재그룹 연구진은 방열소재로 주로 쓰이는 금속소재에 흑연가루를 섞어 열전도도를 2배 가량 높인 ‘메탈 하이브리드 방열소재’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지난 4월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했고 5월에 미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방열부품은 전자제품이 성능을 오랫동안 유지시키기 위해 작동 중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방출해주는 장치이다. 연구팀은 기존 방열소재로 많이 쓰였던 구리, 알루미늄, 은 같은 금속소재에 흑연분말을 섞어 열전도도를 높였다. 연구팀은 흑연이 분자방향에 따라 다른 성질을 보이는 이방성을 갖고 있어 제조방법에 따라 열전도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데 착안했다. 이에 따라 각각의 금속소재에 흑연분말의 조성비와 최적 공정조건 등을 바꿔 소재 활용도를 다양화시켰다. 이번에 개발된 금속-흑연복합소재는 기존 단일 소재와 비교해 부품 불량의 원인이 되는 열팽창계수가 1.5~2배 가량 낮아 열로 인한 변형이 덜하며 비중도 50% 수준이어서 전자제품 경량화에도 유리하다. 더군다나 열이 특정 방향으로 방출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전자부품 발열시 서로 달라붙는 융착현상과 뒤틀림도 막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구리계 방열소재는 550~640W/mK 수준으로 전력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알루미늄계 방열소재는 250~320W/mK는 LED분야에, 은계 방열소재는 550~600W/mK으로 트랜지스터 같은 소자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오익현 생산기술연구원 박사는 “최근 전기차를 비롯해 각종 생활가전에 들어가는 전자부품들이 고성능, 고집적, 소형화되면서 작동온도가 120~200도에서 최대 400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고성능 방열소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왔던 방열소재를 국산화하고 공정제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열전도도 방열소재를 개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과천-성남 아파트 분양 경쟁

    과천-성남 아파트 분양 경쟁

    경기도 과천과 성남에서 아파트 분양 경쟁이 시작됐다. 인근 지역에서 대규모 물량이 동시 공급되는 데다 3기 신도시 영향을 받는 곳이라서 청약 결과도 관심을 끌고 있다. 과천과 성남은 서울과 붙고 대중교통여건이 좋아 준강남으로 불리는 도시다. 그동안 새 아파트 공급이 한정돼 분양가격이 비쌌고 청약경쟁률도 높았다. 먼저 과천에서는 GS건설이 별양동 과천 주공 6단지를 재건축한 ‘과천자이’ 아파트를 분양한다. 2099가구 가운데 78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3.3㎡당 분양가는 평균 3253만원으로 84㎡ 기준으로 9억 4000만∼10억 9000만원이다. 단순 비교하면 지난해 3월 SK건설이 주공 2단지를 재건축 단지에서 분양한 과천위버필드 아파트의 분양가 10억 500만∼11억원보다 저렴하지만, 위버필드는 정부과천청사역과 붙은 역세권 아파트다.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도 GS건설이 이달 말 공공분양 아파트를 내놓는다. 3.3㎡당 분양가는 2000만원 중반대로 결정될 예정이라서 인근 지역에서 공급하는 과천자이 아파트 청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우건설도 과천푸르지오벨라르테 아파트 분양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식정보타운은 정부과천청사역과 인덕원역 사이에 조성되는 공공택지다. 기존 과천시내와 입지여건을 비교하면 교통, 편의시설 충족 등에서 뒤지지만, 지구 앞에 지하철역이 추가로 건설되면 대중교통여건은 크게 개선된다. 분양가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과천 시민은 물론 인근 주민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3기 신도시 주택공급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3기 신도시 2차 발표 때 등장한 과천 공공주택지구는 과천·주암동 일대 155만㎡에 이르는 미니 신도시로 7000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주민 반발이 심해 지구지정 추진 과정에서 애를 먹고 있지만, 예정대로 개발되면 과천 아파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여기에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가 많아 신규 아파트 공급이 이어질 예정이라서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미니 신도시 조성과 재건축 아파트 분양 물량 증가가 가격 하락 호재라면, GTX-C노선 건설과 서울을 잇는 도로여건 개선 등은 상승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성남 구도심에서는 두 업체가 청약경쟁을 벌인다. 중원구 금광1구역을 재개발해 대림산업이 공급하는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 아파트와 코오롱글로벌이 내놓는 중원구 중1구역을 재개발하는 ‘신흥역 하늘채 랜더스원’ 아파트다.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은 5320가구에 이르는 대단지로 이 가운데 2329가구가 청약통장 가입자에게 공급된다. 신흥역 하늘채 랜더스원도 2411가구 대단지로 1000가구가 일반분양된다. 평균 분양가는 84㎡ 기준으로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이 5억 9000만∼7억원, 신흥역 하늘채 랜더스원이 6억 1000만원 정도다. 두 아파트는 지하철역 한 정거장 거리에 떨어졌다. 지하철역 접근은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 아파트 단지보다 낫다.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 자격을 갖춘 무주택자는 당첨기회가 높다. 성남 구도심은 남쪽으로 분당, 북쪽으로 위례 신도시·서울 사이에 있다. 25개 구역에서 도시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새 아파트 3~4만가구가 추가 공급될 예정이다. 분당이나 위례와 달리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청약조정대상지역이라서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은 1년 6개월로 짧다. 성남도 3기 신도시 영향을 받는다. 분당 서현, 복정 1·2, 금토지구가 규모는 작지만 도심에 들어서는 아파트로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이미 지구지정 절차도 밟아 내년부터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고분양가와 대출 규제로 청약열기가 주춤한 상황에서 3기 신도시 개발이 확정돼 주변 아파트 청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청약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서울광장] 경기 진단, 실화인가/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경기 진단, 실화인가/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최근 승차했던 택시의 80대 운전기사는 영업이 너무 안된다고 목소리부터 높였다. 택시를 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요즘처럼 손님이 없었던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다. 낮시간에는 강남역이나 홍대앞 등 북적이는 곳에서조차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만큼 살기가 어려우니 사람들이 택시비라도 아끼려는 게 아니겠느냐는 나름의 해석도 덧붙였다. 현재 경기가 어떤지 판단하는 일은 다분히 주관적이다. 자기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아니면 자기 소득이 얼마냐에 따라 느낌은 달라질 수 있다. 빈익빈 부익부가 더 심해졌다고 하니 가난한 사람은 더 어려워졌다고 느낄 수 있다. 고소득자는 경기가 어떤지는 신경을 안 쓰고 한결같이 돈을 펑펑 쓸 수도 있다. 또 어떤 통계를 잣대로 삼느냐에 따라 불황인지, 아니면 경기 과열 단계인지 판단이 엇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보편적인 결론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를 토대로 본다면 사람들의 공감도는 더 높아진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취임 2주년을 맞아 최근 내놓은 정부와 야당의 자료를 보면 결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게 같은 나라의 경제를 평가하는 자료인지 눈을 의심할 정도다. 한쪽은 자화자찬 일색이고, 다른 쪽은 외환위기 못지않은 경제위기가 곧 닥칠 것 같은 불안감을 부추긴다. 먼저 지난 9일 기획재정부가 낸 ‘문재인 정부 2주년, 경제부문 성과와 과제’. 39쪽에 달하는 자료 대부분이 장밋빛 분석으로 망라돼 있다. 총평으로는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용, 혁신 확산 분위기 조성 등 경제 패러다임 전환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한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돌파,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 세계 7번째 가입, 경제성장률 주요 선진국에 비해 양호, 수출 6000억 달러 돌파, 민간 소비 7년 만에 최대 수준 증가’ 등 희망적인 내용만 담고 있다. 이것만 보면 우리 경제는 아무 문제 없이 순항하고 있다. 반면 공교롭게도 같은 날 자유한국당이 펴낸 200쪽 분량의 백서 ‘문재인 정권 경제실정 징비록’을 보면 상황은 180도 다르다. 야당의 자료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문 정권의 경제정책 2년에 야멸차게 ‘F학점’을 주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의 마이너스 성장, 2018년 이후 고용 증가폭 과거에 비해 3분의1로 축소, 실업률 한국만 나 홀로 상승,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하락…’. 기재부의 현실 인식과는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문 대통령이 지난 14일 중소기업인들과 만나서 한 발언도 생뚱맞다. 문 대통령은 “총체적으로 본다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통계와 현장의 온도차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그렇더라도 누가 어떤 근거로 적어 준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현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오죽 하면 점잖은 편으로 꼽히는 야당 인사 입에서조차 “달나라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는 비아냥이 나왔을까. 자영업자를 포함한 대다수 서민들은 불황의 고통을 힘겹게 겪고 있다. 지방 도시에 가보면 도심 한복판에도 폐업을 해서 비어 있는 상가가 넘쳐난다. 서울도 작년 말 기준 상가 점포 8000개가 1년 새 문을 닫았다. 4월 실업률은 19년 만에 최고치다. 청년 4명 중 1명은 사실상 백수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물론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해 불필요하게 위기론을 확산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현실이 어렵다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대책을 마련하는 게 정부·여당의 의무다. 아무 근거 없이 막연히 경제가 좋아질 거라는 낙관론만 펴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다. 더구나 이미 2년간의 실험으로 정책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난 소득주도성장을 억지로 끌고 가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무모한 선택이다. 청와대가 워낙 그립을 강하게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경제 관료나 여당 내 핵심 참모들 중 누구도 속도조절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앞으로 3년이 더 힘들 것 같다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망가진 경제를 다시 살리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더 늦기 전에 누군가는 ‘벌거벗은 임금님’을 용기 있게 외쳐야 할 때다. 11개월 뒤가 총선이다. sskim@seoul.co.kr
  • CEO 위장한 美 유튜버, 마트 직원에 “당신은 해고야” 장난 논란

    CEO 위장한 美 유튜버, 마트 직원에 “당신은 해고야” 장난 논란

    유튜브에서만 채널 세 개를 운영하며 구독자 180만 명이 넘는 미국의 한 유명 유튜버가 도를 넘은 장난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고 CBS뉴스 등 여러 외신이 보도했다. 논란이 된 유튜버는 텍사스주(州)에 사는 로런 러브. 그녀는 유튜브를 통해 남자친구 조엘과의 스스럼없는 일상뿐만 아니라 패션과 미용 심지어 장난이라는 콘텐츠를 올려 인기를 얻어왔다. 그런데 그녀가 지난달 23일 유튜브에 올린 ‘CEO가 사람들을 해고하는 장난’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문제의 영상은 러브가 리치먼드에 있는 대형마트인 월마트에 수트를 입고 방문한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날 그녀는 카메라를 향해 “월마트의 CEO가 돼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고 ‘당신은 해고야. 이름표를 달라’고 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러브는 실제로 마트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어떤 직원에게는 “잘하고 있다”, 또 다른 직원에게는 “일하는 속도가 느리다. 당신은 해고다”고 말했다. 이들 직원은 처음에 깜짝 놀랐지만 이내 러브가 장난이라며 자신이 유튜버임을 밝혀 상황을 무마했다. 그런데 마지막 장난 대상이었던 한 직원은 그만 러브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말았다. 러브는 이 직원에게 “당신은 제대로 일하는 게 아니다. 해고다”면서 “조끼와 명찰을 놓고 나가라”고 말했다. 그러자 직원은 처음에 뭐라고 말로 반박하려는 듯했지만,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나중에 현지 방송을 통해 공개된 해당 직원은 월마트에서 근무한 지 6년이 된 필리핀 여성 마리아 레오네스로 확인됐다. 그녀는 수 년 전 남편과 자녀 그리고 손주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최근 남편이 심장질환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으면서 이 직원은 월마트에서 받은 급여로 남편의 의료비를 내고 있었던 것이었다. 약 2주 뒤 진행된 한 인터뷰에서 해당 직원은 눈시울을 붉힌 채 “해고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남편이었다. 그녀의 말은 날 구렁텅이로 밀어 빠뜨리고 내 자신이 무력하고 작은 인간으로 느껴지게 했다”면서 “필리핀에 있을 때 난 교수였고 평판도 좋았지만, 이날만큼은 불안과 굴욕감으로 가득했다”고 말했다. 이런 인터뷰가 나간 뒤 논란이 심해지자 문제의 유튜버는 직원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직원은 여전히 화가 가라앉지 않는지 “사람들의 감정을 가지고 노는 행위는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이 유튜버는 직원에게 사과하는 뜻으로 50달러를 건넸다고 주장했지만, 직원은 전혀 받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문제가 과열되자 월마트 측은 해당 유튜버와 당시 영상을 촬영한 남성을 출입 금지 조치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문제의 영상은 유튜브에서도 삭제됐다. 하지만 이미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이 유튜버를 퇴출해야 한다”, “완전 재미없다”, “사람의 마음을 상처 입히는 게 즐겁냐?”, 등 비난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잇따랐다. 그러자 해당 유튜버는 15일 이번 월마트 장난에 대해 사과하는 영상을 올렸지만,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모양이다. 사진=현지방송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北 수출 막혀 장마당 위축… 식량난 골든타임 3년 남아”

    “北 수출 막혀 장마당 위축… 식량난 골든타임 3년 남아”

    김정은 집권 이후 장마당서 식량 해결 자연재해·대북제재로 식량·경제난 심화 요식업 경쟁과열→경기 악화 ‘악순환’ 북한이 최근 자연재해와 대북 제재로 식량·경제난을 겪으면서 주민들이 장마당에서 음식 장사에 뛰어들고 경쟁이 과열되면서 이윤과 소득이 감소해 경기가 더 악화하는 ‘요식업 악순환’에 시달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 동북아연구원장은 14일 “2011년 김정은 집권 이후 장마당이 활성화되면서 북한의 식량 문제를 전체 공급이 아닌 주민의 시장 접근성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배급제도가 붕괴되면서 주민들이 장마당에서 각종 물품을 내다팔고 식량을 사며 각자도생해 왔다고 지적했다. 2017년 하반기 들어 대북 제재가 강화되고 수출이 막히자 수출품 중심으로 장사가 이뤄지던 장마당이 위축되고 주민의 소득이 감소하면서 식량을 구매할 여력도 줄었다. 여기에 지난해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로 식량 생산량이 1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식량난이 가중됐다는 것이 권 원장의 설명이다. 권 원장은 식량난과 경기 악화로 주민들은 그나마 장사가 되는 음식 장사에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최근 들어 중국으로부터 쌀과 옥수수 대신 밀가루를 수입하고 있다”며 “밀가루가 옥수수보다 비싸지만 간단한 조리로 양을 늘릴 수 있고 음식 장사의 주원료로 사용되기에 밀가루 수입에 주력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에서처럼 요식업의 경쟁 과열은 경기 불황의 악화를 야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권 원장은 말했다. 그는 “2017년 하반기 이후에도 북한의 식량 가격이 안정적이라고 하는데 이는 식량 공급이 증가했기 때문이 아니라 구매할 사람, 즉 유효 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권 원장은 최근 식량난으로 가장 피해를 입을 계층은 노약자와 장애인, 여성이 가장인 가정이라고 지목했다. 세계식량계획(WFP)·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3일 보고서에서 올해 약 136만t의 식량이 북한에 부족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북한 전체 주민이 하루 필요한 식량이 1만t으로 추정되므로 전체 주민이 올해 365일 중 136일은 식량 부족 상황을 겪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권 원장은 “자체 식량 조달이 어려운 취약 계층은 최대 60만명 정도 된다”며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도 식량난으로 인한 사망자의 80%가 초기 3년 사이에 나왔다. 앞으로 3년이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금강 조망’ 세종 리버하이, 지역주택조합 방식 연립형 타운하우스

    ‘금강 조망’ 세종 리버하이, 지역주택조합 방식 연립형 타운하우스

    세종성덕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가 금강 조망이 가능한 세종시 금남면 성덕리에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주거단지 ‘세종 리버하이’가 나올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1층∼지상 4층, 전용면적 66ㆍ84㎡ 201가구의 테라스가 있는 연립형 타운하우스다. 타입별로 66㎡AㆍB 64가구, 84㎡AㆍBㆍD 137가구로 구성됐다. 공공기관 추가 이전 등의 호재가 풍부하다. 세종시는 지난 2월 행정안전부가 이전한 데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오는 8월 추가 이전할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대전)와 여성부(서울) 등 다른 정부 기관들의 세종시 추가 이전도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정부가 투기과열지구ㆍ투기지역 등으로 묶어 초강력 규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세종시 주택시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밝을 것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여기에다 국내ㆍ외 대학캠퍼스와 첨단산업단지(세종테크밸리)가 조성되고 있어 배후 주거수요층은 앞으로 한층 더 탄탄해질 전망이다. 세종 리버하이는 신도시에 들어서는 편리한 주거생활을 누릴 수 있는 테라스가 있는 연립형 타운하우스이다. 세종 리버하이가 들어서는 세종시는 우선 교육여건이 좋다. 세종 리버하이가 들어서는 세종시에는 가락ㆍ두루유치원(혁신유치원), 가락초, 두루초ㆍ중ㆍ고, 국제고, 과학예술영재학교 등의 명문 학교를 품고 있다. 교통도 편리하다. 세종시는 BRT를 통해 도시 전체를 약 20분대 이동할 수 있다. 여기에 당진영덕고속도로와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 등의 이용이 쉽다. 오는 2025년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서울 진입이 70분 대로 단축된다. 또한 고속철도(KTX) 세종역(예정)과 단지 앞 진입도로(16m, 12m)가 신설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교통여건은 한층 더 편리해질 전망이다. 먼저 단지 인근에 정부세종 2청사ㆍ세종시청ㆍ세종세무서ㆍ세종시교육청 등이 공공기관이 포진해 있다. 세종어반아트리움ㆍ코스트코ㆍ이마트 등의 대형 쇼핑시설 이용도 편리하다. 뿐만 아니라 단지 안에 노인정ㆍ게스트하우스ㆍ주민카페ㆍ도서관ㆍ어린이집ㆍ피트니스센터ㆍ실내골프연습장 등의 입주민 전용 편의시설을 다양하게 갖출 예정이다. 우선 전 주택형이 중소형으로 구성돼 있지만 4베이 구조를 적용해 입주자가 탁 트인 공간감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다 드레스룸ㆍ팬트리ㆍ침실붙박이장ㆍ알파룸ㆍ테라스(일부 가구) 등을 제공해 수납공간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단지 내부는 녹지공간이 풍부한 공원 같은 아파트로 꾸며진다. 단지 안에 산책로가 조성되고 어린이 자연놀이터, 조형 게이트, 사색 쉼터, 휴게ㆍ보행데크 등이 조성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정욱의 혁신경제] 유니콘 거품이 빠지는 것인가

    [임정욱의 혁신경제] 유니콘 거품이 빠지는 것인가

    전 세계 유니콘 스타트업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승차공유 스타트업 우버가 지난주 금요일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처음에는 1000억 달러(약 117조원)의 기업가치로 상장할 것이라고 했지만, 계속 공모가를 낮추더니 급기야 754억 달러 기업가치인 공모가 45달러로 상장했다. 하지만 상장 첫날 7.6%가 하락한 42달러로 장을 마감해 체면을 크게 구겼다. 시가총액은 700억 달러 수준이 됐다. 큰 기대를 모았던 유니콘회사로서 무척 실망스러운 데뷔 무대가 됐다. 항간에서는 이것을 그동안 부풀대로 부풀어 오른 유니콘 스타트업의 거품이 터지는 것 아니냐고 한다. 전혀 이익을 내지 못하고 거액의 적자를 내는 기업이 계속해서 큰 기업가치로 거액을 투자받고 상장까지 하는 이런 트렌드의 종지부가 찍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우버는 지난 3년간 한화로 약 10조원의 적자를 냈다. 우버의 경쟁사로 지난 4월 앞서서 상장한 리프트도 지난해 약 1조원의 적자를 냈고, 상장 이후 주가가 떨어져서 고전 중이다. 혹자는 더 나아가 2000년 닷컴 거품이 꺼지면서 증시가 폭락하고 많은 닷컴 회사가 도산했던 일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고 한다. 차량 한 대 없이 앱으로만 승객을 중개해 주는 회사가 수십만명의 직원을 먹여 살리며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보다 기업가치가 더 높은 일이 어떻게 가능하냐는 것이다. 지난주 금요일 GM의 시가총액은 537억 달러로 우버보다 160억 달러 정도 낮다. 이런 현상을 두고 ‘세상 말세’라는 한 제조업체 대표의 말도 들었다. 과연 그럴까. 거품은 꺼질까. 이런 거품 회사들이 망하고 문을 닫을까. 그리고 그것이 정의로운 방향일까. 지금 현상이 어느 정도 거품이 섞인 과열인 것은 맞다. 미국 증시는 지난 10년간 오르기만 했다.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회사에 투자해 큰돈을 번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혁신 스타트업에 경쟁적으로 투자하면서 과도하게 돈이 몰렸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오른 것이다.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과도하게 적자를 내며 성장하는 모습도 지나치다. 이렇게 과도하게 부풀려진 기업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우버가 상장하면서 겪는 어려움이 그 증거다. 하지만 이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다 망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유니콘 스타트업들은 밀레니얼세대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춰 급성장하고 있는 회사들이다. 적자가 많이 날지언정 매출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우버는 지난해 한화로 약 13조원의 무시 못할 매출을 냈다. 한국에서는 우버가 되지 않아 우버가 어떤 회사인지 사람들이 잘 모른다. 하지만 미국에 가서 지인들과 이야기해 보면 사람들의 일상에 가장 큰 변화를 준 회사로 우버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차가 없으면 어디도 가기 어려운 생활에서 해방시켜 줬기 때문이다. 저임금 노동자를 양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그렇다고 우버가 없는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보지 못했다. 우버나 리프트가 흑자를 낼 수 있느냐와 상관없이 승차공유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세계적으로 이용량이 늘어나면 더 늘어났지 줄어들 이유가 없다. 2000년 벤처붐 때와는 많이 다르다. 그때는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것이란 기대감에 ‘닷컴’ 기업들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올라갔다. 하지만 당시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인터넷을 잘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전화선을 통해 컴퓨터 모뎀으로 인터넷을 연결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무척 느렸다. 대부분 데스크톱PC를 쓰고 랩톱PC를 쓰는 사람들도 많지 않았다. 휴대전화는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았고, 사진조차 찍을 수 없었다. 인터넷 회사들이 실제로 매출을 낼 수 있는 환경이 안 돼 있던 것이다. 그래서 당시 천정부지로 주가가 올랐던 회사들 중에 실제로 의미 있는 매출을 내는 회사는 거의 없었다. 거품이 빠지니 망할 만했다. 지금은 다르다. 모든의 손에 ‘스마트폰’이라는 슈퍼컴퓨터가 들려 있다. 가공할 만한 속도로 인터넷을 쓴다. 심지어 5G는 유선 인터넷보다도 빠르다. 이 슈퍼컴퓨터에 카드 정보 등을 넣고 필요하면 뭐든지 그 자리에서 구매하는 것이 요즘 젊은이들의 생활습관이다. 쿠팡, 배달의 민족, 마켓컬리 등이 이런 트렌드를 타고 가파르게 성장한 것이다. 결국 실패하는 회사도 있겠지만, 이 중에서 제2의 구글, 아마존, 네이버, 페이스북이 나올 것이다. 그저 거품이라고 이런 세상의 변화를 외면하다 보면 큰 기회를 놓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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