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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한 방문 안 밝힌 환자, 확인 안 한 병원… 2차 방어선 무너졌다

    우한 방문 안 밝힌 환자, 확인 안 한 병원… 2차 방어선 무너졌다

    하루 뒤 콧물·몸살… 병원 외 자택 대기 5일 만에 우한 방문력 밝혀 ‘능동 감시’ 접촉자 중 유증상 가족 1명 ‘음성’ 확인 역학조사 때 거짓 답변, 벌금·징역 규정 의사 진료 때 거짓 답변 처벌 대상 아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네 번째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공항버스, 택시 등을 타고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귀국 하루 뒤인 지난 21일부터 콧물과 몸살 기운을 보여 귀국 당일 아무런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고 질병관리본부는 28일 밝혔다. 만약 미약하게나마 환자에게 증상이 있었다면 공항버스, 터미널, 택시 등에서 마주친 이들 모두 안심할 수 없다. 지역사회 바이러스 전파 우려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환자는 병원 방문 외에 집에서만 머물렀다곤 하지만 질본은 접촉자를 172명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밀접접촉자는 95명이다. 대부분 항공기 탑승자, 공항버스 탑승객, 의료기관에서 함께 진료받은 사람 등이다. 접촉자 가운데 가족 1명이 유증상자로 분류됐지만 음성으로 확인됐다. 정은경 질본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입국 시 환자가 느끼기에 무증상이었다고 하더라도 입국 다음날 증상이 나타난 것을 보면 입국 당시에도 증상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어서 항공기 탑승객까지 접촉자 범주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 환자는 20일 오후 4시 25분 우한발 직항편(KE882)을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이날 오후 5시 30분에 공항버스(8834번)를 타고 경기 평택시 송탄터미널로 가서 택시로 갈아타고 집에 갔다. 질본은 이 환자가 인천공항에 막 도착했을 때만 해도 본인이 느끼기에는 증상이 없어 건강상태질문서에 아무런 내용도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래서 1차 방어선인 공항 검역도 이 환자를 걸러 내지 못했다. 2차 방어선도 무너졌다. 네 번째 환자는 21일 감기 증세로 평택 소재 의료기관(365연합의원)을 찾았다.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에 환자의 우한 방문 이력이 떠서 의사가 ‘우한에 다녀왔느냐’고 물었지만 환자는 ‘중국에 다녀왔다’고만 했다. 증상도 경증이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의심하지 않고 귀가 조치를 해 버렸다. 무증상으로 입국해 공항에서 거르지 못한 환자를 지역 의료기관에서 걸렀어야 하지만 의료기관의 부주의와 사실관계를 정확히 밝히지 않은 환자의 잘못으로 의료기관 방어벽까지 무력해졌다. 22~24일에는 자택에만 머물렀다. 그러다 25일 발열·근육통 등 증상을 보여 앞서 내원한 의료기관을 재방문해 그제야 우한 방문력을 밝히고 진료를 받아 능동 감시 대상이 됐다. 26일에는 근육통이 악화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폐렴 진단을 받고 보건소 구급차로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환자는 폐렴 증상을 보이고 있다. 정 본부장은 “21일 의료기관 방문 당시 우한 방문력이 확인됐더라도 콧물과 경미한 몸살 기운만 있었기 때문에 그 당시 기준으로는 신고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다”면서 “의료기관 측이 환자의 말만 듣고 돌려보낸 것을 가지고 의료기관의 과실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는 중국 후베이성(우한시 포함) 방문자에 대해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 중 어느 하나라도 확인되면 바로 의심환자(의사환자)로 분류해 격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보건당국의 역학조사에서 환자가 거짓 답변을 했다면 2000만원 이하의 벌금,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지만 의사에게 진료받을 때 거짓 답변을 한 것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 2차 방어선이 뚫렸는데도 불구하고 의사와 환자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기 어려운 이유다. 정 본부장은 “현재 해당 의료기관은 폐쇄됐고 항공기, 공항버스 등은 모두 소독했다”면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정부도 안타깝게 생각한다. 의료기관의 인식 등이 많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의료단체들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금융사 스스로 불법행위 시정하면 과징금·과태료 50% 감면

    금융사 스스로 불법행위 시정하면 과징금·과태료 50% 감면

    금융사가 회사와 임직원의 불법행위를 자체 감사로 적발하고 스스로 시정하면 과징금과 과태료가 50% 감면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8일 이런 내용의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변경 사항을 예고했다. 이번에 바뀐 규정은 금융위 의결을 거쳐 오는 3월부터 시행된다. 현재 금융사가 회사와 임직원의 불법·부당행위를 자체적으로 시정하거나, 금감원에 자진 신고하고 검사에 적극 협조하면 과징금과 과태료를 30% 깎아주는데 감경 비율을 50%로 확대한다. 금융사가 제재 대상자에 대해 징계를 비롯한 자체 조치를 하면 과징금과 과태료를 50% 감면해주는 규정도 신설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마다 자체 감사실이 있는데 회사와 임직원의 불법행위를 적발해 조치하거나 신고하면 금융당국으로부터 과징금이나 과태료를 부과받기 때문에 쉬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금감원 조사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과징금과 과태료를 더 깎아줘서 금융사가 자발적으로 불법행위를 시정하도록 유도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에 대한 금감원 종합검사의 검사 종료부터 결과 통보까지 걸리는 ‘표준검사처리기간’을 180일로 정했다. 현재는 금감원 내부규정에만 180일이라고 정했는데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담아 명확히 한 것이다. 부문검사인 준법성 검사는 152일, 평가성 검사는 90일로 정했다. 금감원은 이 기간을 초과하면 그 이유를 금융위에 반기별로 보고해야 한다. 다만 금감원은 표준검사처리기간을 100% 지켜야 하는 건 아니다. 금융사가 금감원의 제재안을 받아들이면 검사가 빨리 끝나지만, 금융사가 금감원과 다른 의견을 내면 추가적인 법률 검토 작업이 필요해서다. 검사 중 새로운 지적 사항이 나오면 검사 기간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표준검사처리기간은 금감원이 가능하면 준수하라는 기준”이라며 “금융사들이 금감원의 검사 기간이 너무 길다고 하니까 최대한 빨리 처리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금융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모든 현장검사에 착수하려면 현재는 1주일 전에 미리 통지해야 하는데, 앞으로는 종합검사의 경우 금융사가 검사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1개월 전에 알려줘야 한다. 금융사 임직원이 법규를 몰랐거나 단순 과실로 저질러 ‘주의’ 수준의 제재를 받는 가벼운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준법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제재를 면제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코비 사고 미스터리... 헬기 결함? 안개? 조종 부주의?

    코비 사고 미스터리... 헬기 결함? 안개? 조종 부주의?

    “안개로 지상 육안 확인하려 너무 낮게 비행”숙련된 조종사지만 기상악화 운행 강행 의문150억 헬기지만 29년 돼 관리문제 제기될 듯사고헬기 소유업체 2008년도 추락 사고 있어 미국 프로농구(NBA)의 전설로 통하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헬기 사망 사고 이튿날, 각계의 애도와 함께 사고 원인을 규명하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조종사가 출발 전에 기상상황을 감안해 특별시계비행을 요청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29년 된 헬기라는 점에서 기체 결함 가능성도 나온다. ●안개로 인한 충돌? 워싱터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조종사가 특별시계비행과 함께 각종 계기를 사용해 지속적으로 위치를 추적하며 충돌을 피하는 ‘비행추적’을 요청한 점에 주목했다. 조종사가 기상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다는 증거로 해석한 것이다. 실제 헬기는 26일 오전 10시쯤 로스앤젤레스에서 북서쪽으로 65㎞ 떨어진 칼라바사스에서 가파른 산비탈에 충돌하며 추락했다. 이 지역은 안개가 주로 발생하는 곳으로 이날도 짙은 안개가 끼어 있었다. 특히 사고 전 관제소는 조종사에게 “너무 낮게 날아 비행추적을 할 수 없다”고 주의를 주었다. WP는 속단은 이르다면서도 “플라이레이더24(Flyradar24)에 따르면 헬리콥터가 왼쪽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틀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조종사가 안개 밑으로 하강해 육안으로 지상을 확인하려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조종사 과실? 조종사 아라 조바얀(Ara Zobayan)의 과실은 사고 직후부터 제기된 부분이다. 하지만 조바얀은 2007년 상업조종면허를 딴 뒤 수년간 브라이언트의 개인 파일롯으로 일했고, 악천후에서도 헬기를 운행할 수 있는 자격이 있었다. 헬기 운전 교습권도 있을 정도로 숙련된 조종 전문가라는 게 외신들의 공통된 평가다. 실제 미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조바얀에게 헬기 조종을 배웠다는 이들이 명복을 비는 글을 다수 올렸다. 관제탑과 교신 분위기를 봐도 매우 침착하고 평온했으며 그 내용도 ‘극히 정상적이고 관례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조바얀이 운행을 무리하게 강행한 것 아니냐는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현 상황과 앞으로의 상황 예측에 따라 비행해도 안전할지를 결정할 책임은 조종사 당사자에게 있다고 설명했다.●고가 헬기의 결함? 헬기 자체 결함이 아직 사고 원인으로 크게 불거지지 않은 것은 사고 헬기의 평판 때문이다. 시코르스키 S-76B는 150억원에 달하는 고급 헬기로 그간 안전면에서 큰 문제가 없었다. 처음에는 해상석유굴착장소에 기술자를 나르는 상업용 헬기였지만 안정성이 검증되면서 소위 VIP헬기로 쓰였다. 시코르스키사는 2015년부터 록히드마틴이 소유하고 있다. 현재 사고 헬기의 소유주는 아일랜드 익스프레스(Island Express Holding Corp)다. 2015년 일리노이 주정부에서 51만 5161달러(약 6억 원)에 구입해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헬기가 1991년에 제작돼 29년이 됐다는 점에서 향후 관리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WP에 따르면 아일랜드 익스프레스 소속 헬기인 Aerospatiale AS-350-D가 2008년 추락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터빈 블레이드 및 엔진 출력과 관련된 문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로스엔젤레스 타임즈에 따르면 이 회사는 1985년에 다른 치명적인 충돌에 연루된 바 있다. 한편,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추락 현장에서 시신 3구가 수습됐다고 전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아들 잃은 자매 위로하려 설날 모인 가족… 불법 펜션서 화 입었다

    아들 잃은 자매 위로하려 설날 모인 가족… 불법 펜션서 화 입었다

    지난해 건축주 거부로 안전조사 무산 동해시, 불법 알고도 행정절차 안 밟아 LP가스 밸브 봉인 안 돼 가스 누출 추정 휴대용 가스버너로 폭발 가능성도 규명 부검 마치는 대로 합동 장례식 치를 예정설날인 지난 25일 저녁 일가족 5명이 사망하는 등 9명의 사상자를 낸 강원 동해시 토바펜션 가스폭발 사고는 총체적인 인재로 드러났다.27일 동해시와 동해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 펜션은 ‘다가구주택’인 불법 숙박업소로, 소방당국 등의 점검조차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가스레인지 교체 작업을 하면서 액화석유가스(LP가스) 밸브 봉인 마감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정황도 드러났다. 사고가 난 토바펜션은 1968년 냉동공장으로 준공된 뒤 1999년 건물 2층 일부를 다가구주택으로 용도 변경했고 2011년부터 펜션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할 자치단체인 동해시에 펜션 영업을 신고하지 않은 불법 숙박업소인 셈이다. 소방당국은 지난해 11월 4일 화재 안전 특별조사 때 이 건물 2층 다가구주택 부분이 펜션으로 불법 사용되는 것을 확인하고 내부 점검을 시도했으나 건축주의 거부로 하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한 달 뒤인 지난해 12월 9일 동해시에 이 같은 위반 사항을 통보했다. 하지만 동해시는 절차대로 행정절차를 밟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불법 영업에 대해 행정절차를 밟았으면 이번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더한다. 무허가 숙박업소는 건축·위생·소방과 관련한 각종 점검에서 벗어나 있고, 적발 시 물게 되는 벌금보다 허가 숙박업소에 부과되는 세금이 더 많아 불법 펜션 영업을 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건축주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이 사고를 수사 중인 동해경찰서는 지난 26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 감식을 벌여 사고 펜션의 가스레인지 철거 과정에서 LP가스 배관 마감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가스 누출로 인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가 난 건물 2층의 펜션 객실 8곳 중 6곳은 전기를 쓰는 인덕션으로 교체됐고, 나머지 2곳은 가스레인지 시설이 돼 있어 최근에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LP가스 밸브를 완벽하게 봉인하지 않아 LP가스가 누출됐고, 어느 순간 휴대용 가스버너로 추정되는 발화원 점화로 인해 폭발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론한다. 경찰은 합동 감식 과정에서 수거한 유류물 등을 정말 분석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LP가스 밸브 막음 처리와 인덕션 교체 작업 등 여러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놓고 수사하고 있다”며 “우선 국과수의 정밀 분석과 사망자 부검 결과 등이 나오는 대로 관련자들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사망자에 대한 부검을 마치는 대로 28일쯤 합동 장례식을 치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 사고는 지난 25일 오후 7시 46분쯤 동해시 묵호진동 펜션 2층 객실에서 발생했다. 투숙객 7명 가운데 4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전신 화상 등 중상을 입은 3명 가운데 넷째의 남편(55)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이 사고로 6남매 중 가족 모임에 참석한 첫째·넷째 자매 부부 4명과 셋째(58·여) 등 5명이 숨졌고, 나머지 자매와 사촌 등 2명은 위독한 상태다. 피해자들은 최근 아들을 잃고 실의에 잠긴 셋째를 위로하기 위해 가족 모임을 갖다가 참변을 당했다. 이들은 우애가 돈독해 자주 교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상자 2명은 1층 횟집에 있다가 사고를 당해 치료받은 후 귀가했다. 동해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샴페인 덕후’가 알려주는 스파클링 와인 고르는 법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샴페인 덕후’가 알려주는 스파클링 와인 고르는 법

    ‘축배’의 시즌이 찾아왔습니다. 설 명절, 밸런타인데이, 졸업과 입학 모두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는 날들이죠. 이럴 때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은 뭐니 뭐니 해도 샴페인입니다. ‘펑’ 소리와 함께 뚜껑이 열린 뒤 올라오는 거품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마력을 지닌 술이죠. 그런데 막상 쇼핑을 하려고 하면 무엇보다 망설여지는 것이 또 샴페인입니다. ‘특별한 날이기에 실패하면 안 된다’는 부담, “가격이 비싸진 않을까”, “내가 집은 이 샴페인이 과연 최선의 선택인가” 하는 고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수많은 와인이 진열된 매대 앞에서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무조건 맛있는 샴페인’을 고르는 비법, 어디 없을까요? ●맛과 향 다른 다양한 지역 와인 마셔 보길 마셔 본 자가 맛을 압니다. 국내 주류업계의 내로라하는 ‘술꾼’들에게 어떤 샴페인을 마셔야 하냐고 묻고 다니던 기자는 마침내 샴페인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한 사람에 도달했습니다. 대학에서 외식경영을 전공하고 주류회사 신세계엘앤비에서 해외소싱을 담당하는 이석(40) 파트장은 연간 500병 이상의 스파클링 와인을 먹어 치우는 엄청난 ‘샴페인 덕후’입니다. 별명은 ‘단벌신사’. 23일 서울 강남구 와인앤모어 매장에서 만난 그는 “샴페인을 마시기 위해 옷값을 아끼다 보니 그렇게 불린다”며 웃더군요. 뛰어난 와인 전문가는 많지만, 이 정도로 많이 마셔 본 사람이라면 그 진정성을 믿고 물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어떻게 골라야 하나요? 그는 먼저 꼭 ‘샴페인’만이 최고의 스파클링 와인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다양한 지역의 와인을 경험해 볼 것을 조언합니다.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되는 기포가 있는 화이트 와인을 뜻합니다. 샹파뉴 외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프랑스의 스파클링 와인은 크레망이라고 부르죠. 또 이탈리아, 스페인에서도 스파클링 와인이 나오는데요. 각각 ‘프로세코’와 ‘카바’라고 한답니다. 같은 스파클링 와인이지만 이름이 다른 만큼 개성도 제각각입니다. 샴페인이 고급 스파클링 와인의 대명사로 불리는 것은 복합적인 맛과 향 덕분입니다. 병 안에서 2차 발효를 통해 기포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기본적인 과실 향뿐만 아니라 효모의 활동에서 오는 빵, 견과류, 헤이즐넛 향이 매력적이죠. 좋은 샴페인은 오픈한 뒤 몇 시간이 지나면 마치 다른 와인을 마시는 듯 캐릭터가 다채롭게 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음미하기에는 완벽한 술이죠. ●초보도 마니아도 만족한 伊 ‘프로세코’ 반면 이탈리아의 프로세코는 와인 생산 단계에서 모든 발효를 마치고 병입합니다. 샴페인보다 과실 향이 풍부하고 당도가 있는 편이며 음용성이 뛰어나 대낮에 갈증이 나거나 식사 전 아페리티프로 벌컥벌컥 들이켜기엔 안성맞춤입니다. 그는 “일부 사람이 프로세코는 ‘싸구려 술’이라고 여기는데 오해를 풀었으면 좋겠다”면서 “프로세코는 샴페인과는 양조 방식 자체가 다른 새로운 카테고리의 술”이라고 말합니다. 그냥 물컵에 따라 마셔도 맛있을 만큼 쉽고 대중적이어서 초보자, 마니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술이라고 하네요. ●맛은 올리고 가격은 저렴한 스페인 ‘카바’ 샴페인 같은 맛을 원하지만 높은 가격이 부담되는 이들에게는 ‘카바’를 추천합니다. 샴페인과 같은 양조 방식이지만 스페인의 토착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카바는 가격이 일반 샴페인의 3분의1, 최대 10분의1까지 저렴한 것이 매력입니다. 알코올 도수도 보통 12.5~13도인 샴페인보다 1~1.5도 낮아 덜 취한다는 것 또한 장점이고요.대략적인 지식을 알았으니 이제 직접 마셔 볼 차례입니다. 매장에서 ‘가성비’로 실패하지 않는 샴페인 딱 한 개만 골라 달라고 했더니 2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루이 뒤 몽’을 집으라고 귀띔했습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할 때마다 고가의 샴페인 못지않은 평가가 나온다고 하네요.프로세코는 ‘비솔’부터 마셔 보라고 조언합니다. 섬세한 버블에 폭발하는 과실 향으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샴페인 뺨따귀를 때리는 프로세코”라고 불린다고요. 밸런타인데이에 연인과 기분을 내고 싶은데 상대는 술을 별로 즐기지 않는다고요? 그럴 땐 ‘모스카토 아스티’가 정답입니다. 이 술은 달콤하고 알코올 도수도 5도밖에 되지 않아 부담이 없다고 강조합니다. 술 추천을 잔뜩 해 준 그는 “결국 좋은 술이란 비싼 술이 아니라 좋은 사람과 마시는 술”이라면서 유유히 매장을 떠났습니다. macduck@seoul.co.kr
  • 정 담은 뜨끈한 한입… 입 안에서 터지는 겨울 진미

    정 담은 뜨끈한 한입… 입 안에서 터지는 겨울 진미

    지역색이 강한 음식에는 주민들의 오랜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기 마련이다. 투박한 메밀국수 한 그릇, 막 지져 낸 수수부꾸미를 먹는다는 건 만든 이의 인생을 맛보는 것과 같다. 한국관광공사가 ‘이야기가 있는 겨울 음식’을 테마로 2월에 가볼 만한 곳들을 추천했다. 식재료에 담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여정이다.겨울 시장의 맛… 강원 영월·정선 재래시장 강원도의 재래시장을 찾으면 지역 고유의 먹거리가 많아 여행이 한층 행복해진다. 정선아리랑시장이나 영월서부시장이 대표적이다. 정선아리랑시장이 오늘처럼 유명해진 데는 정선아리랑이 주는 정서의 공감대 못지않게 먹거리가 한몫했다. 척박한 땅에 뿌리 내린 메밀과 옥수수 등으로 어쩔 수 없이 만들어 먹던 음식이 여행자의 별미가 됐다. 콧등치기, 올챙이국수 등 음식에 숨은 이야기도 재밌다. 콧등치기는 장국에 말아 먹는 메밀국수다. 막국수와 달리 면이 굵고 투박하다. 후루룩 빨아들이면 면이 콧등을 친다. 올챙이국수는 옥수수 녹말을 묽게 반죽해서 구멍 뚫린 바가지에 내려 만든다. 찰기가 적으니 반죽이 툭툭 끊어져 내렸고, 이 모양이 꼭 올챙이처럼 생겼다. 콧등치기나 올챙이국수는 술술 넘어간다. 시장 골목 안쪽에 ‘청아랑몰’이 있다. 3층짜리 컨테이너 건물로 각종 분식을 비롯해 마카롱, 과실주, 수제 맥주까지 맛볼 수 있다. 1959년 문을 연 영월 서부시장은 여행자에게 ‘메밀전병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서부시장에는 메밀전병 골목이 있다. 다닥다닥 붙은 메밀전집이 조금씩 다른 맛을 낸다. ‘오픈 키친’에서 전 부치는 모습을 보며 먹는 맛이 특별하다. 영월서부시장은 근래 닭강정도 입소문이 나, 찾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었다. 정선과 영월은 강원도 겨울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아리힐스-스카이워크나 동강사진박물관은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아리랑브루어리와 젊은달와이파크는 젊은이가 좋아할 만한 여행지다.칼칼한 추억 한 그릇… 충남 예산 어죽 충남 예산 예당호 인근은 어죽으로 유명하다. 1964년 둘레 40㎞에 이르는 관개용 저수지를 준공하자 동네 사람들이 농사짓는 틈틈이 모여서 솥단지를 걸고 고기를 잡았다. 붕어, 메기, 가물치, 동자개(빠가사리) 등 잡히는 대로 푹푹 끓이다가 고춧가루 풀고 갖은 양념에 민물새우 넣어 시원한 국물을 만들었다. 불린 쌀에 국수와 수제비까지 넣어 죽을 끓인 뒤 다진 고추와 들깻가루, 참기름을 넣고 한소끔 더 끓여 먹었다. 이른바 ‘충남식 어죽’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민물고기로 만든 음식은 어죽만이 아니다. 제법 큰 붕어나 메기는 무와 시래기 잔뜩 넣어 찜으로, 동자개나 잡어는 칼칼한 매운탕으로, 살이 향긋한 민물새우와 미꾸라지는 튀김으로 먹었다. 지금도 예당호 일대에는 어죽과 붕어찜, 민물새우튀김 등을 파는 식당 10여곳이 있다.어죽으로 속을 든든하게 채웠다면 아름다운 예당호를 걸어 보시길. 지난해 국내 최장 길이(402m)를 자랑하는 예당호출렁다리가 완공되고, 5.2㎞에 이르는 ‘느린호수길’도 개통했다. 예산의 대표 사찰인 수덕사는 대웅전(국보 49호), 삼층석탑과 부도전 등 볼거리가 많다. 우리 고건축의 정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고건축박물관과 예산 윤봉길 의사 유적(사적 229호)도 둘러볼 만하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등장하는 덕산온천에는 최근 새로 단장한 무료 족욕장이 있어 쉬었다 가기 좋다.사르르 녹는 생선… 경남 거제 대구·통영 물메기 거제 대구와 통영 물메기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일대의 겨울 별미다. 대구를 제대로 맛보려면 거제 외포항으로 가야 한다. 전국 대구 출하량의 30%를 차지하던 포구에는 대구 조형물과 좌판이 늘어섰고, 겨울 볕에 몸을 맡긴 대구가 줄지어 분위기를 돋운다. 외포항 식당에서는 대구탕, 대구튀김, 대구찜등이 코스로 나온다. 생대구와 곤이가 담뿍 들어간 대구탕은 담백하고 고소하다. 대구 요리는 2월 중순까지가 제철이다. 생대구로 만든 음식은 말린 대구로 끓인 탕이나 찜과는 또 다른 품격이 있다.거제에 ‘입 큰’ 대구가 있다면, 이웃 도시 통영에는 ‘못난’ 물메기가 있다. 이른 오전에 통영 서호시장을 방문하면 살아 헤엄치는 물메기를 만날 수 있다. 못생겨서 한때 그물에 잡히면 버렸다는 물메기는 최근에 ‘금메기’로 불리며 귀한 생선이 됐다. 남해안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물메기 어획량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중앙시장 횟집에서도 물메기탕을 맛볼 수 있으며, 살이 연해 후루룩 마시면 몽실몽실한 살이 한입에 넘어간다. 외포항에서 해안도로로 이어지는 두모몽돌해변은 호젓한 어촌과 자그마한 몽돌 해변을 간직한 곳으로, 거가대교를 감상하는 포인트다. 가조도는 연륙교 옆에 조성된 수협효시공원 전망대와 ‘노을이물드는언덕’의 해 질 녘 풍경이 아름답다. 통영 봉평동의 봉수골은 미술관과 책방, 찻집, 게스트하우스 30여곳이 옹기종기 들어선 곳으로, 사색을 겸한 겨울 산책에 좋다.겨울 바다의 선물…전남 벌교 꼬막·장흥 매생이 지금이 아니면 맛보지 못할 바다의 겨울 진미가 있으니, 바로 꼬막과 매생이다. 꼬막 하면 떠오르는 곳이 보성 벌교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인 꼬막은 지금이 가장 맛 좋고 많이 날 시기다. 우리가 흔히 먹는 새꼬막은 쫄깃하고, 참꼬막은 고급 꼬막으로 즙이 풍부하다. 벌교 읍내에는 데친 참꼬막과 꼬막전, 꼬막회무침, 꼬막탕수육 등으로 푸짐한 꼬막정식을 내는 식당이 많다. 벌교는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이 된 곳이다. 벌교역 앞으로 ‘소설태백산맥문학기행길’이 조성됐다. 구 보성여관(등록문화재 132호), 보성 구 벌교금융조합(등록문화재 226호), 소화의집, 현부자네집 등 ‘태백산맥’의 무대를 답사해도 의미 있을 듯하다.벌교 옆 장흥에서는 매생이가 한창이다. 올이 가늘고 부드러우며 바다 향이 진한 내전마을 매생이를 최고로 친다. 매생이는 주로 탕으로 끓인다. 장흥 토박이들은 “매생이탕에 나무젓가락을 꽂았을 때 서 있어야 매생이가 적당히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한다. 뜨끈한 매생이탕을 한술 떠서 입에 넣는 순간, 바다 내음이 가득 퍼진다. 안도현 시인은 매생이를 “남도의 싱그러운 내음이, 그 바닷가의 바람이, 그 물결 소리가 거기에 다 담겨 있었던 바로 그 맛”이라고 표현했다. 억불산에 자리한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는 숙박 시설과 산책로 등을 갖춰 고즈넉한 겨울 숲 산책을 즐기기 좋다. 우리나라에 선종이 제일 먼저 들어온 보림사에도 가 보자.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한국관광공사 제공
  • ‘넷플릭스’ 불공정 약관 시정, 동의 없이 변경가격 적용 못해

    ‘넷플릭스’ 불공정 약관 시정, 동의 없이 변경가격 적용 못해

    넷플릭스 불공정 약관이 시정됐다. 공정위는 넷플릭스 이용약관을 심사한 결과 일방적 요금변경 등 6개 조항이 불공정 약관으로 판단돼 시정을 요구했고, 넷플릭스가 이를 반영해 약관을 수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개정 약관은 오는 20일부터 적용된다. 개정된 약관은 넷플릭스가 요금·멤버십을 변경할 때 이 내용을 회원에게 통보하고 동의를 받도록 규정했다. 기존 약관에서는 넷플릭스가 요금·멤버십 변경을 회원에게 통지만 하고 동의를 받지 않아도 다음 결제 주기부터 자동으로 효력이 발생해 이용자에게 불리했다. 넷플릭스가 회원 계정을 임의로 종료하거나 보류할 수 있는 사유도 불법복제, 명의도용, 신용카드 부정사용, 이에 준하는 사기·불법행위 등으로 명시됐다. 기존 약관은 ‘회원이 본 이용약관을 위반하거나 불법적이거나 사기성 있는 서비스 사용에 가담하는 경우’라는 표현으로 사유를 포괄·추상적으로 규정, 회원 권리 침해가 우려됐다. 회원의 계정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계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활동을 회원이 책임지도록 규정한 약관도 시정됐다. 해킹 등 회원 책임이 아닌 사고에 따른 피해까지 회원에게 책임을 물을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수정 약관은 ‘회원이 해당 계정을 사용하는 경우’에 한해 회원 책임을 규정했다. 기존 약관에 없는 넷플릭스의 고의·과실 책임 원칙이 새로 마련됐고, 넷플릭스가 회원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제3자에게 양도·이전할 수 있는 규정은 삭제됐다. 이태휘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이번 조치가 OTT 업계 전반에서 약관을 자진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일부 국내 OTT 업체의 약관을 살펴봤으나 현재까지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면서 “해외 OTT인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 진출하면 (OTT 업체 약관들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수산단 대기오염물질 측정값 조작 임직원 91명 무더기 기소

    여수산단 대기오염물질 측정값 조작 임직원 91명 무더기 기소

    여수산단내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조작한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동안 여수산단 내 입주업체들의 대기측정기록 조작사건을 수사해온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15일 25개 배출업체(30개 사업장) 및 4개 측정대행업체 임직원 등 총 100명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배출업체 임직원 3명과 측정대행업체 대표 2명 등 5명을 구속하고, 배출업체 임직원 68명과 측정대행업체 임직원 10명 등 78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관련업체 대표 1명 등 8명을 약식명령 청구하고, 배출업체 직원 7명 등 9명을 혐의없음 처분했다. 환경부 조사 결과 측정대행업체들은 2015년부터 4년간 대기오염물질을 축소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자가 측정 결과를 실제 측정결과보다 낮게 조작하거나 임의로 측정값을 만들어 대기측정기록부를 허위로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측정치 조작으로 공무원의 지도점검, 부과금 부과 등 업무를 방해한 사실도 확인됐다. LG화학과 한화케미칼, GS칼텍스,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등 여수산단 대기업 등 12개 사업장이 조작된 측정값을 환경 당국에 제출하다 적발됐다. 김형주 형사2부장은 “특정 대기유해물질은 고의·중과실에 의한 기준초과 배출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필요하다”며 “대기오염물질 초과배출에 대한 신고의무를 신설하고, 측정대행업체에 대한 지도 점검시 전문인력을 필수적으로 참여시키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시론] 뛰어가는 AI시대 기어가는 법제도/김중권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뛰어가는 AI시대 기어가는 법제도/김중권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바야흐로 인공지능(AI) 전성시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7일 ‘AI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정보기술(IT) 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란 비전으로 2030년까지 디지털 경쟁력 세계 3위 국가를 목표로 내세웠다. 독일은 2025년까지 30억 유로를 투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AI 전략을 2018년 말 발표했다. 첨단 기술에는 으레 ‘AI’가 접목되는 게 시대적 대세가 됐다. 일부 AI기술은 일상생활에 도입됐다. 경북 구미시 옥계초교 어린이보호구역에는 지난해 말부터 보행자가 접근하면 횡단보도에 자동으로 불이 켜지는 ‘지능형 횡단보도용 교통안전 시스템’이 도입돼 시범운용되고 있다. ‘딥러닝 기반 보행자 속성 식별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첨단기술이다. 횡단보도에 접근하는 보행자와 차는 물론 교통신호 변화를 실시간 인식해 횡단보도 표지판과 바닥조명을 자동 점멸·점등하면서 경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I 활용이 급증하면서 아날로그 시대에 구축된 행정도 변화된 환경에 발맞추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행정정책 결정의 타당성을 제고하기 위해 조사수단으로 AI를 활용하기도 하고, 행정관청과 국민 간 의사소통을 증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AI 기반의 챗봇(문자나 음성으로 대화하는 기능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운용하기도 하지만 일반 국민에게 직접적인 법효과가 발생하지는 않기 때문에 아직 심각한 법적 문제를 발생시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능형 횡단보도용 교통안전 시스템’의 경우 보행자와 운전자에게 공권력 행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법적 의무를 발생시켜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된다.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국가권력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에는 민주적 정당성이 요구된다. 민주적 정당성은 국가권력 주체인 국민과 국가권력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을 연결하는 고리다. 민주적 정당성 차원에서 국민과 국가 임무를 맡은 기관·담당자 사이의 정당성 사슬이 단절돼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 원리와 법치국가 원리는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고 있는 자연인에 의한 지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법 집행 시 AI 도입은 사람에 의한 인식 과정을 AI에 의한 인식 과정으로 대체한다는 점에서 민주적 정당성 차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정법적 근거가 없는데도 국민에 대해 직접적인 법효과를 낳는 법집행에 사람의 인식 과정을 대체하는 AI를 도입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리와 법치국가 원리에 반할 수 있다. 독일의 경우 1976년 행정절차법을 제정해 컴퓨터에 의한 행정행위를 명문화했다. 2017년 발효된 행정절차법 제35조 a규정을 통해서는 행정행위의 완전 자동화를 명문화하고 AI 기반 행정행위를 법적으로 용인했다. 구미에서 시행 중인 ‘지능형 횡단보도용 교통안전 시스템’에 원인불명의 장애로 인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 국가배상책임법을 적용할 수 있을까. 현 국가배상책임의 과실책임주의는 인간의 행위 방식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사람의 인식 과정을 AI가 대체하는 경우 종래의 이해 및 접근 자체가 통하지 않는다. 설치와 관리에서 공무원에게 책임을 지울 수 없는 경우 심각한 권리보호상 공백이 빚어진다. 비록 입법권한 결여로 무효로 판시됐지만 독일은 1981년 국가책임법으로 컴퓨터 고장과 관련해 위험책임 법리를 만들어 별개의 책임요건을 규정했다. 근본적으로 현재 국가배상책임이 공무원의 고의나 과실이 존재해야 비로소 성립하는 것 자체가 문제로 제기된다. 공공서비스 제공에 AI를 사용할 준비가 됐는지에 대한 평가지표인 ‘정부 AI 준비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2019년 현재 26위에 머물고 있다. 전자정부 국가순위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그동안 추구한 규제개혁은 입법적 개혁이 병행되지 않아 공허한 정치적 수사로 전락했다. 아날로그 시대에 구축된 법제도에 상상하지 못한 엄청난 환경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현행 법제도 대부분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고 심지어 치명적 장애로 작용하는 것이다. ‘AI 국가전략’이 단순한 정책백서로 끝나지 않으려면 법제도 전반을 디지털적 관점에서 새로 구축해야 한다. 새 술을 헌 부대에 넣으면 그 술은 썩는다. 구소련 고르바초프 서기장의 “인생은 너무 늦게 오는 자를 벌한다”는 말은 기술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지금도 유효하다. 하루가 다르게 일상생활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AI 관련 법제도를 새로 만들고 개혁하는 작업을 더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 ‘제보자들’ 나온 속초 산부인과, CCTV영상보니..

    ‘제보자들’ 나온 속초 산부인과, CCTV영상보니..

    최근 방송된 KBS 2TV ‘제보자들’ 에서는 출산 후 사망한 한 여성의 억울한 죽음을 둘러산 의혹에 대해 추적했다.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만나게 된 주인공은 결혼한 지 1년 만에 의문의 사고로 아내를 잃은 정성훈(가명) 씨다. 그의 아내는 제 발로 걸어 들어간 산부인과에서 아기를 출산한 지 9시간 만에 세상을 떠났다. 급속분만으로 아이를 출산한 후 심각한 출혈이 시작되었고, 4시간 후에도 출혈이 멈추지 않아 상급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결국 숨진 것이다. 성훈 씨를 비롯한 가족들은 산모의 사망에 많은 의혹을 주장하고 있다. 분만을 진행했던 산부인과에서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해 산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과다출혈이 발생했을 당시, 성훈 씨는 산부인과 의료진으로부터 아내의 상태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또한 아내의 출혈상태가 심각했음에도 4시간 동안 이송을 시키지 않았다는 거다. 때문에 성훈 씨는 산부인과의 과실로 아내가 사망했다고 주장한다. 가족들은 아내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해당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병원에서 원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그런데 병원 측에서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었으며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이 아니었으면 아기까지 잘못됐을 거라 주장한다. 30대 여성이 출산하러 갔다 9시간 만에 숨진 사고. 분만을 진행했던 산부인과에서는 장례를 모두 마친 시점에서야 양수색전증이라는 병이 사망 원인일 수 있다며 그 가능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양수색전증이란 분만 진통 후나 분만 직후에 양수가 산모의 순환계로 들어가는 질병이다. 따라서 양수색전증이 발생하면 산모에게 과민반응을 일으켜 급격한 호흡곤란과 저혈압, 경련 등을 유발할 수 있고, 혈관 내 응고병증으로 손상부위에 대량의 출혈을 일으키면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제보자들’에 소개된 해당 산부인과 측은 “A씨는 양수색전증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병원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양수색전증은 산모의 양수가 혈관에 들어가면서 대량 출혈과 호흡곤란 등을 일으키는 증세다. 다만 A씨의 당시 산소포화도가 정상 범위였던 만큼 논란의 여지가 남았다. ‘제보자들’ 산부인과 원장은 “적은 양의 양수로 인해서도 양수색전증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병원 기록에 따르면 A씨의 몸에서 전체의 30~40%에 달하는 피가 빠져나온 것으로 파악돼 출혈이 직접적인 원인 아니냐는 의혹도 여전하다. 관련해 이용환 의료 전문 변호사는 “출혈이 심해 저혈량성 쇼크가 일어나 사망에 다다른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유족은 산부인과의 이러한 주장에 의심을 품고 있다. 이 모든 의혹과 억울함을 해결하기 위해서 성훈 씨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쓰레기 태우다 11억원 재산피해 낸 50대 벌금 얼마나?

    쓰레기 태우다 11억원 재산피해 낸 50대 벌금 얼마나?

    쓰레기를 태우다 낸 불로 11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끼친 5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2단독 김신 판사는 12일 실화 혐의로 기소된 A(53)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8월 2일 낮 평택시의 한 공터에서 포장용 마대, 종이상자, 스티로폼 등을 드럼통에 넣어 태우는 과정에서 화재 예방을 위한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해 불을 낸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불은 A씨가 운영하는 건물과 인근 차량 부품창고, 침대 매장 건물, 자동차 정비업체 등에 번졌고, 총 11억원이 넘는 재산 피해를 냈다. A씨 측은 자신이 가져다 놓은 종이상자의 하단이 물에 젖어 있어 불이 나기 어려웠으므로 다른 물질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변론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판사는 “피고인의 과실 정도, 피해 규모, 피고인이 가입한 화재보험 등에 의해 피해를 복구할 수 있는 정도 등을 모두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속보] ‘블랙 아이스’ 사고 상주-영천고속道 관리업체 직원 입건

    [속보] ‘블랙 아이스’ 사고 상주-영천고속道 관리업체 직원 입건

    42명의 사상자를 낸 상주-영천고속도로 ‘블랙 아이스’ 연쇄 추돌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도로 관리업체 직원을 입건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0일 상주-영천고속도로 관리 위탁업체 소속 A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4일 새벽 상황실 책임자로 근무하면서 기상 상황을 파악해 도로 결빙 방지 작업을 해야 하는데도 매뉴얼대로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사 업무 매뉴얼에는 강우 예보가 있고 노면 온도가 3도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제설제를 예비 살포하게 돼 있다.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는 지난달 14일 새벽 군위 일대 양방향 차로에서 각각 적은 양의 눈비에도 길이 얼어붙는 블랙 아이스 때문에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해 모두 7명이 숨지고 42명이 다쳤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미군에 반격 직후 이란서 추락한 우크라 항공기 미스터리

    미군에 반격 직후 이란서 추락한 우크라 항공기 미스터리

    이란이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 사령관의 폭사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한 8일 오전 수도 테헤란 인근 상공을 날던 우크라이나항공(UIF) 소속 여객기 752편이 추락했다. 탑승자 176명 전원이 사망한 이 민항기의 추락 원인에 대한 의문이 증폭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와 폭스뉴스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당국은 추락 원인을 기체 결함이라고 서둘러 발표하면서도 블랙박스 등의 정보를 제조사인 보잉사와의 공유를 거부했다. 이륙 2분 만에 추락… 관제탑과 교신 없어 추락한 여객기는 ‘보잉 737-800기종’으로 국제적으로 운항이 금지된 ‘보잉 737 맥스’와는 다른 기종이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이 항공기는 이날 오전 6시 11분 54초 테헤란에 있는 이맘 호메이니국제공항을 이륙,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로 향했다. 이륙 2분 만인 6시 14분 58초 갑자기 접촉이 끊어졌다. 그리곤 곧 추락했다. 접촉이 끊어질 당시 이 여객기의 고도는 약 7800피트(2377m)에 시속 300마일(482km) 이상이었다. 당시 조종사는 항공교통관제소나 지역 관제탑과의 교신이나 긴급 구조요청이 전혀 없었다. 추락사고 현장에서 다큐를 제작하던 국영 통신사인 이란 학생뉴스통신이 촬영한 34초짜리 동영상을 보면 하늘에서 떨어져 내려올 때 기체는 화염에 휩싸였고, 지상 충돌과 함께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고 미국 국제전문 온라인매체인 슬레이트가 전했다. 추락 현장을 조사한 이란 뉴스캐스트는 잔해들이 작은 파편으로 현장 주위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탑승자 176명 전원이 사망했다. 승객은 167명으로 이란 82명, 캐나다 63명, 우크라이나 2명, 스웨덴 10명, 아프가니스탄 4명, 독일과 영국 각 3명이었다. 승무원 9명은 모두 우크라이나인이었다. 한국인 탑승자는 없었다. 사망자 가운데 최소 25명이 어린이였으며, 10세 이하가 16명이었다. 미국인 탑승자는 없었다. 인명 피해가 많은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우리 정부는 국제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서 추락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엔진 화재”… 엔진 1개 고장 나도 비행 가능추락 원인은 불분명하다. 추락 원인에 대한 여러 보도가 서로 모순되고, 가설은 많지만 결정적인 것은 없다. 이란 도로도시개발부는 추락 원인은 엔진 화재라고 밝혔다. 그러나 항공기는 엔진 하나가 고장이 나더라도 비행할 수 있고, 엔진 손상이 항공기 다른 부분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란에 주재하는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처음에는 사고 원인을 기술적 결함이라는 이란 발표를 인용해 발표했으나 곧 그 발표를 취소했다. 이어 “아직은 어떤 결론도 내릴 수 없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테러에 의한 추락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셈이다. 분쟁지서 민항기 격추 사례도… 이란 부인 일각에서는 항공기 추락이 수 시간 전에 있었던 이란의 미사일 타격과 관련된 것으로 추적하고 있다. 이란이 여객기를 반격에 나선 미군 전투기로 오인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란·이라크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88년 7월 3일 미군 순양함 빈센스호가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비행하던 이란항공 IR655편을 전투기로 오인해 미사일로 격추시켰던 적이 있다. 이란은 이날 새벽 이라크에 있는 미군기지 2곳에 대해 십여발의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지만 어떤 사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민항기가 분쟁지역에서 격추된 사례는 또 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직후인 2014년 러시아제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하던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를 격추해 탑승자 298명이 사망하기도 했다.이와 관련, 이란 정부는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를 떨어트리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더 많은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 추락 원인에 대해 추측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추락 시간대가 의심스럽긴 하지만 미사일 반격과 추락을 연결한 어떤 결정적인 증거도 현재로는 없다. 우크라항공 “조종사 3명 탑승… 인적 과실 없어” 우크라이나항공은 문제의 여객기에는 조종사가 3명 탑승했으며, 승무원은 보잉 737시리즈와 관련해 상당한 경험자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여객기가 정상적으로 이륙한 점으로 미뤄 인적 과실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고 직후 각국 항공사들이 자사 항공기의 이란 상공을 통과하는 것을 금지했다. 보잉사 안전 기록에 새로운 오점보잉사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비극적인 사고이며, 승객과 승무원, 그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넨다”고 밝혔다. 문제의 여객기는 2016년 항공사로 인도됐다. 이번 사고는 소프트웨어 오작동으로 세계적으로 운항이 금지된 ‘737 맥스’에 이어 보잉사로서는 안전에 새로운 오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737-800은 맥스와는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737 시리즈 엔진 제작사인 보잉과 GE는 이란에서 추락 조사에 개입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보잉은 737-800을 포함한 보잉의 3세대인 737-NG 기종에 대한 안전도를 재평가할 필요성이 생겼다. 이란 측의 주장대로 엔진 결함이라면 그 결과는 보잉사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이란 “블랙박스, 미국에 안 넘겨”...협력 가능성도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이 민항기 추락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다소 복잡해졌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엔진 제조회사 관계자와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우크라이나 측이 사고현장을 방문해 조사하겠지만 이란은 조사에 협력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란은 미국이나 보잉에 블랙박스의 비행기록을 넘겨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란 민항기구가 비행기록 분석을 책임진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망자의 시신과 신원을 확인하고자 조사팀을 이란에 파견할 계획이고,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란이 현재 원인 규명을 위한 국제 협력을 거부하지만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는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할 수 있다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김석균 前해경청장 영장 기각… 檢, 재청구 검토

    김석균 前해경청장 영장 기각… 檢, 재청구 검토

    법원 “형사책임 부담 여지 있어” 밝혀 유가족 “법원 기계적으로 판단… 착잡” 구조 실패 책임 놓고 지리한 공방 예상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업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 김석균(55)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지휘부 6명이 모두 구속 위기에서 벗어났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도 해경 지휘부의 구조 실패 책임을 놓고 지리한 공방이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임민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김 전 청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현 단계에서 도망 및 증거인멸의 구속사유나 구속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9일 오전 0시 30분쯤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임 부장판사는 “관련 형사판결 등에 의하면 지휘라인에 있었던 피의자가 업무상과실에 의한 형사책임을 부담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사고 발생 후 영장청구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수사 및 조사 진행 경과, 그 과정에서 확보된 증거의 수준, 출석 관계 등 수사에 임하는 태도, 직업 및 주거관계 등의 사정과 재난구조 실패에 관한 지휘 감독상의 책임을 묻는 사안의 성격을 종합했다”며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김수현(63) 전 서해지방해경청장 등에 대한 영장심사를 진행한 뒤 “상위 직급자인 피의자들이 형사 책임이 인정될 여지가 없지 않다”면서도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 도망이나 증거인멸 염려 같은 구속사유의 존재와 구속 필요성 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9일 영장을 기각했다.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김 전 청장 등 6명은 모두 곧바로 풀려났다. 장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영장 기각 소식을 접한 뒤 “법원에서 너무 기계적으로 판단한 게 아닌가 싶다. 착잡하다”면서도 “쉬운 싸움은 아니라고 봤다. 끝까지 해보겠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김 전 청장의 영장심사에 들어가 피해자 진술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장 위원장은 영장심사에서 “당시 해경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4월 16일 당일 사고 현장에 직접 갔을 때 (해경 등이) 단 한 명도, 그 어떤 구조 행위도 하지 않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면서 “참사 당시 즉시 구속됐어야 했다. 5년 9개월이 지난 지금 구속도 너무 늦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지난 7일 법원에 영장심사 방청 요청을 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는 대신 심문이 끝날 때 즈음 잠깐 들어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전 청장은 전날 법원에 도착한 뒤 취재진에 “저로 인해서 유가족들의 그 아픈 마음이 달래질 수 있다면 법원의 결정을 겸허히 따르겠다”면서 “급박한 상황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전 청장은 법정 앞 복도에서 대기 중인 유가족들과 눈을 마주치지도 않았다. 장 위원장은 “유가족의 복수가 아니다”면서 “책임질 사람이 책임져야 이런 참사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세월호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이정일 변호사는 “수난구호법상 중앙 구조본부장은 현장 지휘를 통괄 조정하면서 현장에서 보고되는 상황 정보에 맞춰 적기에 퇴선 탈출 명령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은 지난 6일 김 전 청장 등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청장 등은 참사 당시 승객들을 배에서 탈출시키지도 않고, 적극적으로 배에 들어가 구조 활동을 하지 않아 303명을 숨지게 하고 14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일부 지휘부는 초동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을 숨기기 위해 각종 보고 문건을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헬기 구조 지연 의혹’도 수사하고 있지만 이번 영장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사참위는 참사 당일 고(故) 임경빈군 대신 헬기에 타고 있던 김 전 청장 등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수사해 달라고 수사단에 요청했다. 참사 이후 5년 9개월 만에 첫 신병 확보에 나섰다가 실패한 검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세월호 유족 “해경, 어떤 구조행위도 하지 않았다”

    세월호 유족 “해경, 어떤 구조행위도 하지 않았다”

    김석균 前해경청장 “구조 혼신의 노력” 유족 “5년9개월 지났지만 일벌백계를” CCTV 저장장치 바꿔치기 의혹 수사 검찰, 해경 지휘부 넘어 ‘윗선’ 정조준“유가족의 복수가 아닙니다. 책임질 사람이 책임져야 이런 참사가 재발하지 않을 겁니다.” 8일 서울중앙지법 서관 3층에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업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 김석균(55)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지휘부 6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렸다. 영장심사는 같은 층 두 법정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장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유가족 대표로 김 전 청장 등에 대한 영장심사에 들어가 약 7분간 피해자 입장을 전달하고 나온 뒤 담담한 표정으로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5년 9개월 동안 싸워 왔다”면서 “가족들은 (재판이) 길게 갈 걸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각오도 밝혔다. 이날 김 전 청장 등 해경 지휘부에 대한 영장심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진행됐다. 김 전 청장 등 당시 해경 본청 지휘부 3명에 대한 영장심사는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았다. 김수현(63) 전 서해지방해경청장 등 현장 지휘부 3명에 대한 영장심사는 신종렬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이보다 앞서 30분 전쯤인 오전 10시쯤 법정 앞에 도착한 장 위원장 등 세월호 유가족들과 변호인은 해경 지휘부가 법정에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김 전 청장은 유가족들과 눈을 마주치지도 않았다. 김 전 청장은 법정에 들어가면서 취재진에게 “저로 인해서 유가족들의 그 아픈 마음이 조금이라도 달래질 수 있다면 법원의 결정을 겸허히 따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급박한 상황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말씀은 꼭 올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장 위원장은 영장심사에서 “당시 해경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4월 16일 당일 사고 현장에 직접 갔을 때 (해경 등이) 단 한 명도, 그 어떤 구조 행위도 하지 않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면서 “참사 당시 즉시 구속됐어야 했다. 5년 9개월이 지난 지금 구속도 너무 늦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김광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무처장도 김수현 전 서해해경청장의 영장심사에 들어가 “일벌백계해 달라”는 내용의 피해자 의견을 전달하고 나왔다. 이들은 전날 법원에 영장심사 방청 요청을 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는 대신 심문이 끝날 때 즈음 잠깐 들어와 구속에 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전 청장에 대한 영장심사는 4시간 넘게 진행됐으며, 이들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심사 결과를 기다렸다. 앞서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은 지난 6일 김 전 청장 등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지난해 11월 세월호 참사 재수사를 위해 수사단을 꾸린 뒤 관련자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은 2개월 만에 처음이다. 해경 지휘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참사 이후 5년 9개월 만이다. 김 전 청장 등은 참사 당시 승객들을 배에서 탈출시키지도 않고, 적극적으로 배에 들어가 구조 활동을 하지 않아 결국 303명을 숨지게 하고 14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청장을 제외한 일부 피의자는 각종 보고 문건에 초동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다는 내용을 기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청장이 고(故) 임경빈군 대신 헬기를 타고 이동해 임군이 사망했다는 의혹에 관해서도 조사하고 있지만 이번 영장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임군이 구조 직후 응급처치로 맥박 등이 돌아온 상태였는데도 헬기 이송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당시 헬기에는 김 전 청장 등 해경 수뇌부가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 세월호 폐쇄회로(CC)TV 저장장치 바꿔치기 의혹 등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26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세월호 선장 이준석(76)씨를 소환하는 등 관련자 100여명을 조사했다. 앞으로 해경 지휘부를 넘어 그 ‘윗선’에 대한 수사로 확대할 전망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세월호 구조실패’ 해경 지휘부 6명 구속영장 모두 기각

    ‘세월호 구조실패’ 해경 지휘부 6명 구속영장 모두 기각

    법원 “구속 필요성·상당성 인정 어려워”세월호 참사 당시 충분한 초동조치를 하지 않아 승객들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지휘부 6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다. 임민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김 전 청장과 이춘재 전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국장, 여인태 제주지방해양경찰청장 등 3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현 단계에서 도망 및 증거인멸의 구속 사유나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9일 영장을 기각했다. 임 판사는 “당시 현장지휘관에 대한 관련 형사판결 등에 의하면 지휘라인에 있었던 피의자가 업무상과실에 의한 형사책임을 부담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일련의 수사 및 조사 진행 경과와 그 과정에서 확보된 증거의 수준, 출석 관계 등 수사에 임하는 태도, 직업 및 주거 관계 등의 사정을 고려했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김수현 전 서해해양경찰청장과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 유연식 전 서해해경청 상황담당관의 영장심사를 맡은 신종열 부장판사 역시 3명의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신 부장판사는 “2015년 현장지휘자에 대한 형사처벌 전례 등에 비춰 볼 때 상위직급자인 피의자들의 형사책임이 인정될 여지가 없지 않다”면서도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김 전 청장은 전날 법정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 “저로 인해 유가족의 아픈 마음이 달래질 수 있다면 법원의 결정을 겸허히 따르겠다”면서도 “급박한 상황에서 해경은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장훈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과 김광배 사무처장은 유족을 대표해 영장심사 법정에 섰다. 유족 측은 법정에서 가족들이 받아온 고통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복수심 때문에 구속을 원하는 게 아니라 참사의 재발 방지를 위해 책임질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금융당국, 회계부정 익명신고 허용 추진…지난해 신고포상금 1.2억

    금융당국, 회계부정 익명신고 허용 추진…지난해 신고포상금 1.2억

    올해 상반기부터는 외부감사 대상회사의 회계부정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익명 신고가 허용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회계부정신고 포상금 지급 현황 및 향후 감독방안을 8일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회계부정 신고 남용 방지를 위해 실명 제보한 신고에 대해서만 감리에 착수했으나, 회계부정 신고 활성화를 위해 익명 신고 허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위해 상반기 중 외부감사 규정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허위 제보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회계부정 증빙자료가 첨부돼있고 명백한 회계부정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만 감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회계정보 관련 부정행위를 신고한 제보자에게 최고 10억원 한도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포상금 제도를 2006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포상금을 지급받은 신고자는 회사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회사 퇴직자나 직원, 임원 등 내부자가 대부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외부감사법 시행령 개정으로 금융위원회가 회계부정 신고자에 대해 정부 예산으로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회계부정행위 신고건수는 모두 64건이었다. 금융당국은 최근 회계부정 신고는 단순한 공시내용 분석이 아니라 내부문서 등 구체적인 증빙자료를 포함한 제보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계부정행위 제보에 따라 지난해 중 감리절차를 종결한 건은 모두 4건이었고, 현재 감리가 진행 중인 건은 7건이다.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는 회사의 위법행위 동기를 대부분 ‘고의’(고의 3건, 중과실 1건)로 판단해 과징금 부과, 검찰 고발 등 조치에 나섰다. 금융위는 지난해 회계부정행위를 신고한 제보 2건에 대해 총 1억 194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올해 중 포상금 지급이 예상되는 건도 잠정 10건 정도 있는만큼 포상금 지급규모는 더 증가할 예정이라고 금융당국은 덧붙였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올해 포상금 예산을 전년 대비 3억 6000만원 증액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외부감사법 개정에 따라 신고자의 인적사항 공개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신고자에 불이익한 대우를 한 자에 대한 형사처벌 부과를 신설하는 등 내부 제보자의 신분 보호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고방법은 금융감독원 회계포탈사이트(http://acct.fss.or.kr)의 상단 ‘신고센터’의 ‘회계부정신고·포상’을 통해 가능하다. 금감원 회계조사국 회계조사기획팀을 통한 우편이나 FAX 신고도 가능하다. 신고대상은 외부감사 대상회사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고시한 행위 등 법에서 정한 회계부정행위다. 주권상장법인 및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의 회계부정행위는 금감원에 신고하고, 비상장 외부감사대상회사(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은 제외)는 한국공인회계사회로 신고하면 된다. 법률에 규정된 회계부정행위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위배된 회계정보 작성 및 위조·변조·훼손·파기 행위, 회사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한 행위, 감사인이 감사대상 회사의 재무제표를 대리작성하거나, 회사가 감사인에게 대리작성을 요구한 행위, 감사인이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실시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행위, 기타 회계정보를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사실을 감춘 행위 등이다. 현재 회계부정행위를 신고하려면 신고자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 신원을 밝히고 부정행위가 특정될 수 있도록 행위자, 부정행위 내용, 방법 등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고 관련 증거자료를 첨부해 신고해야 한다. 상반기 중 외부감사 규정 개정된 후에는 익명 신고가 가능하도록 홈페이지도 개편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신고자의 인적사항 등 신분에 관한 비밀을 엄격히 유지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관련회사 등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고자 보호전담인력 배치 등 제보자 신분보호를 위해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회계부정행위 제보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세월호 5년 9개월 만에…해경 지휘부 6명 오늘 영장심사

    세월호 5년 9개월 만에…해경 지휘부 6명 오늘 영장심사

    김석균 전 청장 등 6명…밤 늦게 결과 나올 듯세월호 가족협의회, 법정서 피해자 진술 가능성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작업에 실패한 혐의를 받는 김석균(55)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지휘부 6명의 구속 여부가 8일 가려진다. 해경 지휘부에 대한 검찰의 신병 확보 시도는 2014년 4월 16일 참사 발생 이후 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임민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김 전 청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의 필요성을 따진다. 이춘재 전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국장과 여인태 제주지방해양경찰청장도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김수현 전 서해해양경찰청장과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 유연식 전 서해해경청 상황담당관의 영장실질심사 또한 같은 시간 신종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김 전 청장 등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신병 확보 시도는 지난해 11월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출범 이후 처음이기도 해 주목된다. 이날 영장실질심사에는 생존·사망자 가족들이 나와 피해자 진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전날 피해자 진술을 위한 방청 허가를 신청했는데, 법원도 이를 받아들일 전망이다. 영장실질심사는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담당 판사가 방청 신청 내용을 검토해 피의자의 친족이나 피해자 등 이해관계인의 방청을 허가할 수 있다. 김 전 청장 등은 세월호 참사 당시 승객들이 배에서 벗어나도록 지휘하는 등 구조에 필요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303명을 숨지게 하고 142명을 다치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는다. 검찰은 당시 해경 지휘부가 세월호 참사 발생 보고를 받고도 지휘에 필요한 현장 정보를 수집하거나 구조 협조를 요청하는 등 충분한 초동 조치를 하지 않아 구조 작업이 늦어졌고, 결국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스쿨존 불법 주정차하면 12만원… 일반도로 2~3배 과태료 더 낸다

    스쿨존 불법 주정차하면 12만원… 일반도로 2~3배 과태료 더 낸다

    횡단보도 신호등 없어도 일단 멈춰야 노상주차장 281개 없애고 보도 조성앞으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 불법 주정차를 하면 일반도로보다 2~3배 더 많은 범칙금·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학교나 유치원, 어린이집 출입문과 직접 연결된 도로의 불법 노상주차장 281개는 연말까지 모두 없앤다. 정부는 어린이가 안전한 도로를 만들기 위해 어린이보호구역 교통법규를 더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안전 강화 대책’을 7일 발표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가운데 절반(56.3%)은 건널목을 건너다 발생했다. 안전운전 불이행 등 운전자 과실로 일어난 사고가 10건 중 6건꼴이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고(故) 김민식군 사고도 불법 주정차로 인한 시야 방해가 원인이었다. 사고를 낸 차량은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데도 횡단보도에서 일시정지하지 않았다. 정부는 횡단보도 근처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는 고질적인 안전무시 운전을 근절하기 위해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도 모든 차량이 의무적으로 일시정지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현재 8만원가량인 보호구역 내 주정차 위반 차량 범칙금·과태료는 12만원으로 올린다. 보도와 차도를 분리하지 않아 어린이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는 초등학교 인근 도로도 정비한다. 정부는 보도가 없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노상주차장을 폐지하고 학교 담장을 일부 안쪽으로 옮겨 그 자리에 보도를 만들기로 했다. 보도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학교 인근 도로는 제한속도를 시속 30㎞에서 20㎞로 더 낮추고 보행자에게 우선 통행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을 활용한 어린이 등하교 교통안전 계도 활동도 2022년까지 전국 초등학교로 확대한다. 현재 1만 9000명 수준인 계도 인원을 2022년 3만 6000명 수준까지 늘린다. 이와 함께 올해는 교통사고 우려가 큰 지역에 무인 교통단속 장비 1500대, 신호등 2200개를 우선 설치하고, 2022년까지 전국 모든 어린이 보호구역에 무인 교통단속 장비와 신호등 설치를 완료하기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前해경청장 등 6명 구속영장…‘세월호 구조 실패’ 책임 물어

    前해경청장 등 6명 구속영장…‘세월호 구조 실패’ 책임 물어

    검찰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작업에 실패한 책임을 물어 김석균(55)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간부들과 실무 책임자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해경 지휘부에 대한 검찰의 신병 확보 시도는 참사 발생 이후 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은 6일 김 전 청장과 김수현(63) 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 김문홍(62) 전 목포해양경찰서장 등 전현직 해경 간부 6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승객들에게 퇴선하도록 지휘하는 등 구조에 필요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303명을 숨지게 하고 142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사고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고도 지휘를 위해 현장 정보를 수집하거나 구조 협조를 요청하는 등의 충분한 초동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그런데도 각종 보고 문건에 초동조치가 제대로 이뤄진 것처럼 허위로 기재했다고 보고 검찰은 이들에게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도 적용했다. 김 전 청장은 참사 후 해경이 작성한 ‘초동조치 및 수색구조 쟁점’이라는 문건을 최종 결재했는데, 이 문건에는 선내에서 퇴선 명령이 있었던 것처럼 허위 기재된 것으로 조사됐다. 구조 현장 지휘선인 3009함 항박일지에도 선장이 퇴선 방송을 시행했다는 내용이 허위로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김 전 청장이 참사 현장에서 응급 상황에 있던 학생 임모군 대신 헬기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간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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