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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에서 첫 구석기 유물·유적 확인…자갈돌망치, 긁개 등

    창원에서 첫 구석기 유물·유적 확인…자갈돌망치, 긁개 등

    경남 창원지역에서 처음으로 구석기 유적·유물이 발견됐다. 창원대 박물관은 창원지역 구석기시대 유적 학술조사를 통해 지난 2월 동읍 용잠리와 도계동에서 구석기시대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뗀석기를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뗀석기는 자연석을 깨뜨려 만든 선사 시대 생활 도구로 구석기 시대 사람들이 주로 사용했으며 타제석기라고도 부른다.창원대 박물관은 이번에 발견된 창원지역 구석기 유적은 그동안 구석기 유적이 발견되지 않아 공백 상태로 남아있던 창원의 구석기 역사를 밝히는 데 매우 중요한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창원대 박물관은 그동안 목포대 박물관과 공동으로 창원지역 구석기 유적 조사를 진행했다. 두 대학 박물관은 특히 구석기 연구 권위자인 목포대 고고문화인류학과 이헌종 교수(한국구석기학회장)가 목포대 박물관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2월에 구석기 유적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고토양층이 있는 창원시 동읍, 도계동, 북면, 대산면 지역에 대해 집중 조사를 했다. 창원대 박물관은 당시 조사에서 구석기시대 뗀석기로 추정되는 석기를 소량 채집했으나 완전한 입증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창원대 박물관은 유물 존재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대한 학술조사를 해마다 진행해 올해 2월 동읍 용잠리와 도계동에서 구석기시대 중기에서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뗀석기들을 채집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창원대 박물관은 이헌종 한국구석기학회장과 함께 확인 과정을 거친 결과 창원지역 최초 구석기 유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확인된 동읍 용잠리 구석기 유적에서는 구석기시대 중·후기로 추정되는 자갈돌 망치, 모룻돌, 긁개, 도끼형 석기, 미완성 석기 등 9점이 지표상에서 채집됐다. 또 도계동에서는 석영제 여러면석기 1점이 채집됐다. 용잠리유적에서는 현재 과수원으로 이용되고 있는 낮은 구릉(해발25m)과 주변 경작지에서 뗀석기가 채집됐으며 토양쐐기층도 확인됐다.창원대 박물관은 따라서 용잠리뿐만 아니라 인근 봉산리 일대에도 구석기 유적이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도계동에서 발견된 구석기는 현재 도계동 고분군 보존구역 안에서 채집됐다. 채집된 여러면석기는 사냥때 1차 타격용으로 돌감은 석영이다. 자갈돌을 몸체로 둥근 자연면을 타격면으로 활용하고 예각, 직각, 둔각 박리 등을 통해 구형(球形) 지향성을 추구한 것이 확인됐다. 또 깨어진 면 마모가 심한 것으로 미뤄 석기가 지표면에 오랜 기간 노출된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창원대 박물관은 도계동지역 토양분포로 보아 구석기 존재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이곳에서 멀지 않은 구릉지 어딘가에 있는 구석기 유적에서 이동돼 왔을 가능성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윤상 창원대 박물관장은 “창원지역에 구석기 유적 존재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은 결과 목포대 박물관 협조를 통해 구석기 유적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며 “그동안 공백 상태였던 창원의 구석기 역사를 새롭게 쓰는 중요한 유적을 확인하게 돼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헌종 한국구석기학회장은 “구석기 유적 불모지나 다름없는 창원지역에서 최초로 구석기 유적을 찾아낸 것은 지역 고대 역사를 새롭게 쓰는 매우 가치 있는 발견이다”고 평가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꽃샘추위로 과수농가 피해 우려

    지난 13일부터 전북 동부 내륙지역에 몰아닥친 꽃샘추위로 과수작물의 피해가 우려된다. 15일 전북도에 따르면 북쪽에서 찬공기가 내려오면서 진안, 장수, 무주 등 동부 산간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들 지역은 아침 최저 기온이 0도 안팎으로 떨어졌고 서리도 내렸다. 이때문에 3월 하순부터 기온이 올라가 일찍 꽃망울을 터뜨린 사과, 배 등 과수작물에 저온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가들은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면 수술과 암술이 얼어 수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결실률이 떨어진다며 울상이다. 과수의 냉해 한계 기온은 사과 영하 2.2℃, 배 영하 1.7℃ 등이다. 이에대해 전북도 농업기술원은 미세살수 장치, 연소법, 방산팬 가동으로 과수원의 온도를 높여 저온 피해를 예방하고 피해가 발생한 경우 인공수분을 적극 실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공무원들 투기장 만들려고 행정도시 건설했나”

    “공무원들 투기장 만들려고 행정도시 건설했나”

    “나라에서 고향을 빼앗더니 공무원들 부동산 투기장이 됐다. 너무나도 서글프다” 지난 6일 세종시 장군면 충렬사에서 열린 유형(1566~1615) 장군 제향식에서 만난 임만수(76·연기향교 전교)씨는 “참, 괘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옛 충남 연기군 때부터 지역 유림들이 지내온 이날 제향에서 임씨는 초헌관(初獻官·제사 때 첫번째로 술잔을 올리는 제관)으로 험한 말을 피하려고 애썼지만 끝내 “지들(공직자, 권력자 등)끼리 부동산 상승 효과는 다 챙기고 고향을 내준 원주민은 상처만 받고 있다”면서 “우리에게 보상은 새발의 피 만큼도 안주고…나쁜 ×들이다”고 가슴 속 말을 쏟아냈다. 임씨는 신도시 개발지 원주민 중 마지막으로 2013년 남면 진의리 고향을 떠났다. 그는 “이웃이 다 떠나고 딱 2집만 남았는데 섬뜩하더라”고 회고했다. 신도시 개발 보상금이 나온다니까 젊은이들은 기대감에 들 떴고, 나이 든 주민들은 “어떻게 고향을 떠나나”라며 실의에 빠졌다. 진의리 이장이던 임씨는 행정도시 반대 남면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고향을 살리려고 서울 광화문광장, 국회의사당, 청와대 등 안 간 데가 없다. 마침 서울에서 ‘수도이전 반대론’을 주장하는 사람이 많아 서로 연대하기도 했다”면서 “연기군 동면 용호리에서 공주시 장기면 제천리까지 모두 부안 임씨 세거지였다. 이곳이 송두리째 세종시로 편입되면서 일제강점기 때나 전쟁 때에도 지켜온 조상묘들을 죄다 파내서 이장을 해야할 판이 되니까 눈이 뒤집혔다”고 했다. 고향에서 농사를 지어온 임씨는 결국 조상묘를 공주 등으로 이장하고, 집은 연서면 신대리로 옮겨야 했다. 그는 3.3㎡당 21만 5000원의 보상을 받았지만 신도시 내 미수용 땅은 현재 1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임씨는 “속이 상해서 고향을 떠난 뒤 한번도 안 갔다”고 했다. 원주민 110여명은 “고향 아니면 주변 땅이라도 내놓으라”며 지금까지 이주자 택지 제공을 거부 중이다. 이어 금강을 따라 공주시 쪽으로 차를 몰아 장군면 금암리로 들어서자 산 중턱에 ‘세종시 공공시설 복합단지’라는 대형 입간판이 나타났다. 병원 등 건립 부지로 최근 행정안전부와 세종시청 공무원이 공동 투기했다는 곳이다. 주변 부동산중개업소 주인은 “농림지역을 관리지역으로 풀면 땅값이 폭등한다. 풀었는지 (땅 전문가인) 나도 몰랐다”면서 “지들(공무원)끼리 입안하고 투기 잔치를 벌여 앉아서 몇억씩 번다”고 비난했다. 10여년 전 3.3㎡당 30만원 안팎이던 금암2리 전원주택지가 300만~350만원까지 올랐다. 그는 “마을에 10여 채 있던 집을 외지인이 다 사들여 원주민은 노인이 사는 두 채만 남았다”고 했다. 그는 또 이주 공무원에 제공하는 특별공급 얘기를 꺼내더니 “시민에게 아파트 분양은 ‘로또’다. 신도시 분양이 끝나가는데 특공 비율을 줄인다는 건 ‘뒷북’ 치는 것”이라고 했다. 11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에 따르면 세종특별자치시 465.23㎢ 중 72.9㎢가 신도시다. 중앙부처 이전지인 1단계 사업지역 722 세대 등 신도시 터에 살던 원주민 2300여 세대가 고향을 떠나 타지로 이전했다. 임씨는 “1억원 미만 보상을 받은 주민이 60%에 이르고, 5억원 넘게 받은 원주민은 3%에 불과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임씨와 같은 마을에 살던 최기현(75)씨는 2012년 고향을 떠나 공주로 이사했다. 최씨는 “집은 그나마 고향과 가까운 서세종IC 근처 공주시 월성동에 마련했지만, 논은 평(3.3㎡)당 22만원 받은 보상 가지고는 세종이나 공주에 살 수 없었다”면서 “당시 공주시 장기면(현 세종시) 논 값이 평당 70만~80만원 해 엄두도 못냈다. 좀 더 많은 농사를 지으려다보니 10만원도 안 되던 부여에 논 1만㎡를 샀다”고 했다. 최씨는 요즘 부여 논을 매일 1시간씩 넘게 오간다. 최씨는 “그 좋은 논을 다 빼앗기고 타향에 와서 이 게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진의리 주민들이 농사를 짓던 드넓은 장남평야는 지난해 10월 국내 도심 최대 규모의 국립 세종수목원이 만들어졌다. 최씨는 “툭하면 고향 땅이 ‘얼마 올랐다’고 하고, 거기 들어온 공무원이나 고위층이 투기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속이 터진다”면서 “타향살이의 서러움을 고향 이웃들과 만나 ‘어떻게 사느냐’면서 옛정을 나누고 향수를 달랬는데 코로나로 너무 오랫동안 못 만나 더 환장하겠다. 옛날 동네 이웃과 아주머니들이 많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보상금을 얼마 못 받은 원주민은 세종시 도담동 도램7단지 영구임대아파트 7,8단지로 들어갔다. 450여 가구다. 임완수(77)씨는 “일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 몇 푼 안되는 보상금을 까먹거나 자식들이 도와줘 먹고산다”고 귀띔했다. 그는 “‘행복아파트’라고 부르는데 행복하다는 뜻이 아니고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뜻이다. 여기 주민 대부분이 (이름처럼) 행복하지도 않다”며 “고향에 살 때는 어려웠어도 밥을 나눠먹고, 문 닫지않고 살아도 되고 그랬는데…(고향 잃은 게) 한스럽다”고 말끝을 흐렸다. 고향을 빼앗기고 더러는 부초(浮草)처럼 떠도는 신도시 원주민의 현재는 개발을 앞둔 또다른 세종시 원주민에게 두려운 미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세종시 공무원 가족이 투기해 주목을 받은 스마트국가산업단지 예정지 주민이 대표적이다. 연서면 와촌리로 접어들자 언론에 자주 나온 똑같은 모양의 흰색 조립식 주택(일명 ‘벌집’) 여러 채가 눈에 들어왔다. 마을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살기좋은 고향 떠나면 농사도 못 짓고, 어떻게 사나”라면서 “아들도 고향에 돌아와 소 키운다며 빚도 많이 졌는데…어디 가서 뭐 먹고 살고, 자식 셋을 어떻게 키우냐. 잠도 안온다”고 하소연했다. 할머니는 “저 벌집은 주말에만 주인이 아이들을 데리고와 놀다 간다”면서 “마을 주민들은 죽을 지경인데, 돈 있는 사람들만 배를 불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 30 마리를 키우는 마을 이장 오옥균(66)씨는 “나도 (어디 가서 살지) 대책이 없다”고 했다. 2023년 착공하는 스마트국가산단 조성으로 떠날 원주민은 와촌리와 일부 부동리 등 150 가구 2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오씨는 “주변 땅값이 3.3㎡당 110만원이나 오른 상황에서 24만원 정도씩 보상한다는데 말이 되느냐. 국회의사당이 오니 뭐니 떠들어 땅값이 부르는 게 값이고, 주인이 내놓지 않아서 세종시 땅은 살 수도 없다” “다른 곳에는 혐오시설이란 이유로 소 축사도 새로 못 짓는다” “복숭아, 배 등 과수원 갖고 있는 주민은 또 어떻게 하느냐. 부여나 논산에 논을 샀던 신도시 원주민이 같은 값에 되팔려고 해도 (인기 없어) 안 팔린다고 하더라” “제일 큰 걱정은 타지에서 뭐 하고 사느냐다. 늙어서 경비도 쉽지않고…”라고 말을 쏟아냈다. 오씨는 “신도시 원주민들이 고향을 떠나 살아온 것을 보면 (우리도) 이주하기가 너무나 두렵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와촌리 등 주민들은 지난달 30일 세종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왜 원주민들만 희생돼야 하느냐”고 산단 철회를 요구했다. 글·사진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가상훈련에 전수조사까지’ 눈물나는 과수화상병 차단작전

    ‘가상훈련에 전수조사까지’ 눈물나는 과수화상병 차단작전

    “가상훈련, 전수조사, 드론까지 ” 충북지역 자치단체들이 과수화상병 차단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2년간 도내 농가들이 과수화상병 때문에 악몽같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충북도 농업기술원은 오는 12일부터 시군별로 과수화상병 차단 가상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이번 훈련은 시군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고 가정하고 이후 절차를 이행하는 방식이다. 병 발생신고, 시료채취, 통제선설치 등 현장대응과 손실보상금 지급 서류 작성까지 실제와 같은 순서대로 훈련이 실시된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구제역 등 가축질병 예방을 위한 가상훈련은 있었지만 충북에서 농작물을 대상으로 한 가상훈련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충북지역에서 가장 큰 과수화상병 피해를 본 충주시 대응은 코로나19 방역을 연상케할정도다. 시는 지난 9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사과·배 재배 모든 농가(1698호, 1447.8ha)를 대상으로 선제적인 전수검사를 실시한다. 이번 조치는 화상병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감염된 나무를 미리 찾아내 매몰을 실시하는 것이다. 전수검사는 농장주가 과원에서 의심되는 나무 5주를 선정해 한 가지씩 30~40cm를 절단한 뒤 시료 봉투에 밀봉해 읍면동에 제출하면 된다. 시료는 접수 당일 담당 부서로 송부돼 병원균 감염 여부가 확인된다. 검사 결과 양성이면 식물방제관이 직접 해당 과원 시료를 채취해 보균 여부를 재확인한 뒤 시료를 농촌진흥청으로 보내 정밀진단을 실시한다. 농촌진흥청 검사에서 최종 확진되면 해당 과원은 매몰조치된다. 음성일 경우 특별관리 과원으로 지정돼 집중 예찰이 진행된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 대응 수준에 준하는 자세로 과수화상병 차단에 나서고 있다”며 “농정국, 농업기술센터, 읍면동의 모든 관계 공무원을 총동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드론도 투입된다. 시는 지난 8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산척면, 앙성면, 동량면, 엄정면, 소태면, 안림동 등 6개 지역 658.2ha를 대상으로 드론 공동방제를 실시한다. 기존 과수화상병 방제는 고속분무기를 활용한 지상 방제로 이뤄졌다. 시는 사전 방제조치, 약제방제 이행 행정명령 등 행정조치 사항을 위반하거나, 방해 또는 은폐하는 농가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손실보상금 경감 또는 미지급, 농업 관련 보조사업 제한 등의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단양군은 1억 5000만원을 투입해 사과·배 등 재배농가 316곳에 과수화상병 예방 방제약제를 무상 공급했다. 방제약제를 살포한 농가는 약제봉지와 방제확인서를 작성해 보관해야 한다.충북 지자체들이 과수화상병 차단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과수화상병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어서다. 지난해 도내에선 충주 348농가, 제천 139농가 등 총 507농가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281㏊가 쑥대밭이 됐다. 전국에서 가장 큰 피해였다. 도내 농가에 지급된 보상금은 581억원에 달한다. 2019년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충주 76농가, 진천 62농가 등 총 145농가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88.9㏊가 매몰됐다. 2년 연속 과수화상병이 충북지역을 강타하자 충주시는 화상병으로 상처입은 농업인들의 심리회복 교육도 추진키로 했다. 농가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은 아직도 발생원인이 밝혀지지 않은데다, 뚜렷한 치료제도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예방약제를 뿌리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나무에 균이 잠복해있다면 이 방법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 발생 농가는 과수원 내 감염 나무가 5% 이상이면 나무를 뿌리째 뽑아 묻고 전체가 폐원된다. 폐원된 과수원은 3년간 과수 농사를 짓지 못한다. 과수화상병은 주로 사과나 배 등에서 발생한다. 감염되면 잎과 꽃, 가지, 줄기, 과일 등이 마치 불에 탄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하며 말라 죽는다. 나무에 잠복된 균이 적정 기후를 만나 발현되거나, 균이 비바람, 벌, 전정가위 등을 통해 번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흉악범 위한 종신형 만들자” 판사의 묵직한 외침

    “흉악범 위한 종신형 만들자” 판사의 묵직한 외침

    법원이 흉악범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살도록 하는 법률이 제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입법부에 제시했다. ‘여성 2명 잔혹 살해범’ 최신종(32)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1형사부(김성주 부장판사)는 7일 입법부에 고언을 남겼다. 김 부장판사는 “재판부는 모든 국민이 흉악한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흉악 범죄를 저지른 범인이 가석방 돼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사태를 방지하는 입법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그동안 실무 경험상 살인죄, 강간죄 등 강력범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범죄자가 형 집행 중 가석방돼 다시 죄를 짓는 경우를 다수 접했다”며 “부디 입법부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 형태의 무기징역 제도를 조속히 입법해, 사실상 사형제가 폐지된 국가로 분류되는 대한민국에서 국민들을 안전하게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형법 제72조는 무기징역 재소자가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20년 후 가석방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의 가석방 업무 지침상 살인, 강도, 강간 및 강제추행 등을 저지른 재소자를 ‘가석방 제한 사범’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이들이 사회로 돌아가 재범하는 현실을 재판부가 지적한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최신종의 재범 위험성을 우려했다. 그는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할 뿐, 반성문 한 장 제출하지 않았고 형벌을 조금이라도 면하기 위해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진술을 수시로 바꿨다”며 “황당한 답변까지 하면서 범행을 부인하는 태도에 분노가 느껴지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죄 경력을 통해 알 수 있는 피고인의 성폭력 범죄 성향과 준법의식 결여,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존중 결여 등을 참작하면 피고인에게 무기징역보다 가벼운 형을 선고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강간, 강도 살인, 시신 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최신종에 대한 이날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최신종은 지난해 4월 15일 아내의 지인인 A(34·여)씨를 성폭행한 뒤, 금팔찌와 현금을 빼앗고 살해해 시신을 하천 인근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로부터 나흘 뒤인 같은 달 19일에도 모바일 채팅 앱으로 만난 B(29·여)씨를 살해하고 과수원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최신종은 살인, 시신 유기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약에 취해 있어서) 필름이 끊겼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는 변명을 반복하며 강도, 성폭행 혐의를 부인해 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여성 2명 성폭행·살해 최신종 항소심도 무기징역

    여성 2명 성폭행·살해 최신종 항소심도 무기징역

    여성 2명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최신종(32)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김성주 부장판사)는 7일 강간, 강도 살인, 시신 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최신종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없고 비난 가능성도 크다. 첫 번째 살인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도 태연하게 두 번째 범행을 저질렀다”며 “1심과 비교해 양형 조건이 달라지지 않으므로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성적 만족을 채우고 돈을 강탈하기 위해 시간과 장소를 달리해 여성 2명을 비참하게 살해한 행위는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보도를 접한 일반 국민과 사회가 느꼈을 분노에 공감하지 못하고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억울함을 호소할 뿐 반성문 한 장 제출하지 않았고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수시로 진술을 번복하거나 황당한 답변까지 하면서 범행을 부인했다”고 비판했다. 최신종은 지난해 4월 15일 아내의 지인인 A(34·여)씨를 성폭행한 뒤, 금팔찌와 현금을 빼앗고 살해해 시신을 하천 인근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로부터 나흘 뒤인 같은 달 19일에도 모바일 채팅 앱으로 만난 B(29·여)씨를 살해하고 과수원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최신종은 살인, 시신 유기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약에 취해 있어서) 필름이 끊겼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는 변명을 반복하며 강도,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항소심 재판과정에서는 “검사가 원하는 대로 진술해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가 잘못돼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용서 받을 수 없어”...‘여성 2명 살해’ 최신종, 항소심도 무기징역

    “용서 받을 수 없어”...‘여성 2명 살해’ 최신종, 항소심도 무기징역

    여성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해 법정에 선 최신종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7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김성주 부장판사)는 강간, 강도 살인, 시신 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최신종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인, 시신 유기를 제외한 나머지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그러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와 피고인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범행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은 시간과 장소를 달리해 여성 2명을 비참하게 살해했고 그 결과는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며 “오로지 성적 만족을 채우고 돈을 강탈하기 위해 범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범행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없고 비난 가능성도 크다. 첫 번째 살인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도 태연하게 두 번째 범행을 저질렀다”며 “1심과 비교해 양형 조건이 달라지지 않으므로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지난해 4월 15일 최신종은 아내의 지인인 A(34·여)씨를 성폭행한 뒤, 금팔찌와 현금을 빼앗고 살해해 시신을 하천 인근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후 나흘 뒤인 같은달 19일에도 모바일 채팅 앱으로 만난 B(29·여)씨를 살해하고 과수원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최신종은 살인, 시신 유기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약에 취해 있어서) 필름이 끊겼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는 변명을 반복하며 강도,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그는 “검사가 원하는 대로 진술해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가 잘못돼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경주서 진드기 매개 SFTS 사망자 발생…올해 처음

    경북 경주서 진드기 매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사망자가 발생했다. 경북도는 경주에 사는 A(79·여성)씨가 SFTS로 숨졌다고 2일 밝혔다. 올해 전국 첫 환자이자 첫 사망 사례라고 설명했다. A씨는 최근 과수원 작업과 밭일 후 발열,의식 저하 등 증세를 보여 지난달 26일 종합병원 응급실을 방문해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같은 달 28일 숨졌으며 이날 SFTS 양성 판정을 받았다. SFTS는 주로 4∼11월에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린 후 6∼14일 잠복기를 거쳐 고열(38∼40도),오심,구토,설사 등 증상을 나타내는 감염병이다. 예방백신이 없고 심하면 혈소판과 백혈구 감소로 사망할 수 있다. 지난해 경북에서는 33명의 환자가 발생해 7명이 숨졌다. 감염자 중에는 50대 이상 농·임업 종사자 비율이 높다. 나물 채취나 야외활동 때 긴 옷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풀밭 위에 앉거나 눕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귀가해서는 옷을 세탁하고 목욕을 하는 등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 김진현 경북도 복지건강국장은 “야외활동 후 2주 이내에 고열,구토 등 증상이 있으면 즉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강남 3구’에 내집” 국회의원 49명…‘3기 신도시’ 땅 보유 의원 3명

    “‘강남 3구’에 내집” 국회의원 49명…‘3기 신도시’ 땅 보유 의원 3명

    2채 이상 다주택자도 49명, 16.4%김진애, 강남에 다세대 주택 3채 보유‘최고 땅부자’ 박덕흠, 41곳에 220억다주택자 국힘 29명, 민주 14명 순문재인 정부가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 공직자들에게 집을 팔라고 하거나 부동산 규제를 대폭 강화한 가운데 21대 국회의원 가운데 다주택자는 4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에 주택을 한 채 이상 보유한 국회의원도 49명이었다. 최고 땅 부자는 토지 가액이 220억원에 달하는 박덕흠 무소속 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이용선·양이원영 의원은 한국투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투기 논란이 불거졌던 3기 신도시에 땅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범수, 서울 목동·부산 해운대 총 3채이상민, 대전 유성·경기 화성 총 3채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5일 공개한 2020년 말 기준 국회의원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국회의원 298명 중 다주택자(본인·배우자 명의 기준)는 49명으로, 전체의 16.4%였다. 정당별로는 국민의힘이 29명, 더불어민주당이 14명, 무소속이 5명, 열린민주당이 1명 순이었다.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총 15억 4000만원 상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다세대 주택 3채를 보유했다. 인천 강화에 단독주택 1채도 있었다. 박덕흠 무소속 의원은 26억원 상당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를 배우자와 절반씩 보유했다. 지역구인 충북 옥천에 아파트, 경기 가평에 단독주택을 보유했다. 박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서울 송파구 잠실동,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제주도 서귀포시 서흥동 등에 41곳에 대지, 전, 답, 임야, 과수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토지의 가액은 220억원에 이른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은 14억 5000만원 상당의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총 4억 3000만원으로 합산되는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 2채를 보유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전 유성구에 총 5억 3000만원 상당의 아파트 2채와 경기 화성의 복합건물을 배우자와 함께 보유했다.양정숙·이헌승, 강남 3구 2채 이상권은희, 경기 화성·청주에 상가 8채 배준영, 21억 상당 여의도 사무실 12개 강남 3구에 주택을 보유한 국회의원은 49명으로, 전체의 16.4%였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강남 3구 주택 보유자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이 2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17명, 무소속 6명, 열린민주당 1명이었다. 무소속 양정숙·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상 2채) 등이 강남 3구에 두 채 이상의 주택을 가진 것으로 신고했다. 주택 외에 상가 건물이나 근린생활시설(오피스텔 포함) 등을 함께 가진 의원은 67명이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총 21억 5000만원 상당의 사무실 12개를 보유했다. 모두 같은 건물에 있는 사무실이었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은 충북 청주와 경기 화성에 배우자 명의로 총 16억원 상당의 상가 8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백종헌, 11곳에 토지 46억어치 보유 박덕흠 의원에 이어 두번째로 땅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의원은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으로 46억원 가량의 토지를 신고했다. 백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 장남, 장녀 명의로 경남 양산시와 부산 금정구, 울산 울주군 등에 11곳의 땅을 가지고 있다. 같은당 강기윤 의원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 일대에 24억원 가량의 임야, 대지, 과수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민의힘 정찬민(15억원)·강민국(13억원)·이주환(13억원)·조명희(11억원) 의원이 뒤를 이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임호선 의원이 충북 진천군과 증평군 일대의 29곳의 땅을 신고했다. 약 11억 가량이다.민주당 윤준병·이용선·양이원영, ‘LH 투기 논란’ 3기 신도시에 땅 보유 임종성, 하남 교산신도시에 단독주택 보유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로 관심이 모아진 3기 신도시에 땅을 가진 경우도 확인됐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고양 창릉신도시에 포함되는 경기도 고양시 향동동에 임야 191㎡를 보유하고 있다. 윤 의원측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처가가 살던 곳으로, 2004년 11월 장모님으로부터 일부 지분을 증여받은 것”이라면서 “관련 임야대장과 등기부등본 등을 당에 제출해 소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용선 민주당 의원은 남양주 왕숙신도시에 편입된 경기도 남양주시 진전읍 내곡리에 365.60㎡의 전을 배우자 명의로 가지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 의원은 언론에 “처가가 1남 5녀인데, 손윗처남이 일찍이 아버님으로부터 상속을 받은 것을 2017년에 딸들에게 균등하게 나눠 증여한 것”이라면서 “투기와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앞서 투기 의혹이 제기됐던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의 임야 66.11㎡를 재산으로 등록했다. 이 지역은 광명시흥신도시로 지정된 곳으로, 양이 의원은 이 토지를 처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이 의원의 모친은 광명 이외에도 강원도 정선군, 경기도 이천·화성·평택 등에 10곳의 땅을 보유하고 있다. 임종성 민주당 의원은 배우자 명의로 하남 교산신도시에 편입된 덕풍동에 단독주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강기윤 땅, 나무 뻥튀기 보상… 6000만원 토해내라는 창원시

    강기윤 땅, 나무 뻥튀기 보상… 6000만원 토해내라는 창원시

    경남 창원시가 창원성산이 지역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가음정 근린공원조성사업 부지 과수원에 대한 지장물 보상금을 부풀려 받은 것으로 확인하고 환수하기로 했다. 홍승화 창원시 감사관은 18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음정근린공원 보상 관련 특정감사 관련 지장물 현장실사 결과를 발표했다. 창원시는 현장 조사 결과 강 의원 소유의 과수원 감나무가 258그루인데 500그루로 잘못 조사돼 보상(그루당 23만원 상당)이 됐으며 단풍나무도 243그루인데 400그루로 보상이 나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쥐똥나무는 286그루였는데 200그루만 보상금이 지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시는 지장물 보상금 2억 6000만원 가운데 6000만원 정도가 과다지급된 것으로 확인했다. 시는 지난해 6월과 9월 지장물 현장 감정평가 때 해당 과수원 지주(강 의원)가 현장에 있었다는 감정평가 용역업체 직원 증언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창원시는 감정평가 용역업체가 과수원 출입구가 잠겨 있어 감나무 수량은 나중에 토지 소유자 등이 알려준 것을 믿고 조사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 용역업체에 대해 경남도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앞서 창원시는 정의당 소속 최영희 시의원이 지난 16일 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 때 가음정 근린공원사업 보상액이 당초 550억원에서 930억원으로 늘어난 점을 제기하며 지역구 의원의 감나무 과수원 토지와 지장물 과다보상 의혹을 제기하자 공무원 36명으로 특정감사반을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 강 의원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감정평가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알지 못하고 보상금을 주는 대로 받았을 뿐이다”고 언론에 해명한 바 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강기윤 의원, 공원조성사업 땅에 나무 6000만원 과다보상 확인, 환수조치키로

    강기윤 의원, 공원조성사업 땅에 나무 6000만원 과다보상 확인, 환수조치키로

    경남 창원시가 지역 국회의원이 지주인 가음정 근린공원조성사업 부지 과수원에 대한 지장물 보상이 부풀려진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홍승화 창원시 감사관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가음정근린공원 보상 관련 특정감사 지장물 현장실사 결과를 발표했다.창원시는 최영희 시의원(정의당)이 지난 16일 시정질문에서 가음정 근린공원사업 보상액이 당초 550억원에서 930억원으로 늘어난 점을 지적하며 지역구 국회의원 소유 과수원 토지와 지장물 과다보상 의혹을 제기하자 공무원 36명으로 특정감사반을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 최 시의원은 시정질문에서 국회의원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역에서는 강기윤 국회의원(국민의힘·창원성산)이 가음정 근린공원 사업으로 토지·지장물 보상금 42여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원시는 최 시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내용 가운데 상당 부분이 사실임을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했다. 최 시의원은 시정질문에서 해당 국회의원의 가음정동 과수원안에 감나무가 221그루인데 450그루로 계산해 보상이 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최 시의원은 감나무 한그루 보상가격이 30만원이라면 해당 국회의원이 7000만원을 허위로 보상받은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창원시는 현장 조사 결과 해당 과수원 감나무는 실제 258그루인데 500그루로 잘못 조사돼 보상(1그루 23만원 상당) 됐고, 단풍나무도 243그루인데 400그루로 보상이 나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쥐똥나무는 286그루였는데 200그루로 조사돼 보상금이 적게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시는 당시 조사 잘못으로 지장물 보상금 2억 6000만원 가운데 6000여만원이 과다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시는 조사를 시행한 용역업체가 지난해 6월과 9월 지장물 현장조사와 감정평가를 할때 해당 과수원 지주(강 의원)가 현장에 있었다는 용역업체 직원 증언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강기윤 국회의원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감정평가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는 알지 못하고 보상금을 주는 대로 받았을 뿐이다”고 해명한 바 있다. 창원시 감사결과 지장물건 조사를 시행한 용역업체가 해당 과수원을 여러차례 방문했으나 출입구가 잠겨있어 출입을 하지 못하다 나중에 지주로 부터 연락을 받고 현장을 방문해 지장물 조사를 했다. 용역업체는 현장 조사에서 감나무와 단풍나무는 과수원 주인이 알려준 숫자를 믿고 그대로 적어 조사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에 감정평가사가 감정평가를 위한 현장 방문 조사를 했을 때도 토지 소유주가 감나무는 500그루가 식재돼 있다는 서류를 제시해 그대로 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창원시는 부실조사를 한 해당 용역업체에 대해 경남도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고 잘못된 조사로 과다 지급한 보상금은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길섶에서] 포천 사과/서동철 논설위원

    집에 쌀이 떨어지면 듣는 사람도 없는데 ‘철원에 다녀와야겠군’ 한다. 친분이 있는 한의사로부터 철원 쌀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다음부터다. 말이야 ‘뭐 그렇게 악착같이 찾아 먹을 필요가 있나’ 했지만 철원에 갈 이유가 생겼구나 싶었다. 그곳에는 도피안사 부처님이 계시다. 불교 신자라고 할 수는 없다. 절이나 성당에 가면 마음속으로 삼배(三拜)를 하거나 성호(聖號)를 긋는다. 학창 시절 어느 크리스마스에는 교회 성가대의 임시단원으로 ‘메시아’를 부르기도 했다. 얼마 전 쉬는 날에도 파주 집을 나서 연천부터는 경원선 철길과 나란한 3번 국도를 타고 철원 도피안사에 갔다. 그러고는 동송읍 농협 마트에 들러 쌀 두 봉지를 사서 차 트렁크에 실었다. 철원 여행의 목적은 일단 달성한 것이었다. 돌아올 때는 다른 길로도 가 보면 좋겠다 싶어 연천 고대산의 반대편인 포천 관인을 거쳤는데 사과 과수원과 판매장이 눈에 들어왔다. 포천 사과는 맛있었다. 사과의 대명사는 대구였고, 이후 충주와 예산 사과가 유명해진 줄은 알겠는데 포천 사과라니. 가장 추운 도시의 하나인 철원과 맞붙은 포천이다. 사실 철원을 즐겨 찾는 이유는 도피안사 철불 말고도 오가는 길 주변의 막국수집들 때문이기도 하다. 포천 사과로 그 즐거움이 하나 늘었다.
  • “강간은 안했다”…‘여성 2명 잔혹 살해’ 최신종, 선처 호소(종합)

    “강간은 안했다”…‘여성 2명 잔혹 살해’ 최신종, 선처 호소(종합)

    최신종,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 진술서“강도·강간 하지 않은 부분 살펴봐 달라”“혐의 자백, 검사가 원하는 대로 한 것”검찰, 항소심도 1심 구형과 같은 사형 구형 여성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최신종(32)이 “강간은 하지 않았다”며 재판부에 호소했다. 검찰은 그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3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1형사부(부장 김성주)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최신종은 “내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마땅히 처벌을 받겠지만 강도와 강간은 하지 않았다. 이 부분을 잘 살펴봐 달라”고 최후 진술했다. 최신종의 변호인도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발을 묶고 범행했다면 상처가 있어야 하고 강간을 했다면 정액 등 DNA가 검출돼야 하지만 그렇지도 않았다”며 “피고인의 주장에 일리가 있기 때문에 강도, 강간 부분은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변론했다. 이어 “처음에 모든 혐의를 자백한 점에 대해서는, 자포자기한 심정에서 검사가 원하는 대로 진술한 것이라고 피고인은 주장하고 있다”며 “이외에 피고인이 피해자의 생명을 앗아간 살인죄를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최대한 선처해 달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최신종에게 1심과 같이 사형을 구형했다. 최신종에게 적용된 혐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강도살인, 시신유기 등 3가지다. 최신종은 지난해 4월 15일 아내의 지인인 여성 A(34)씨를 성폭행한 뒤 금팔찌와 현금을 빼앗고서 살해, 시신을 하천 인근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로부터 나흘 뒤인 같은달 19일 모바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만난 여성 B(29)씨를 살해하고 과수원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있다.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의 충격과 슬픔은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을 뉘우치지 않고 용서받기 위한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고 유족들은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최신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최신종은 여자친구가 이별을 요구하자 흉기로 협박, 성폭행을 한 혐의로 2017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2015년에는 김제의 한 마트에서 금품을 훔친 혐의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살기도 했다. 최신종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4월 7일에 열린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여성 2명 잔혹 살해 최신종 항소심도 ‘사형’ 구형

    여성 2명 잔혹 살해 최신종 항소심도 ‘사형’ 구형

    여성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최신종(32)에게 항소심에서 사형이 구형됐다. 검찰은 3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1형사부(김성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심에서 사형을 구형했었다. 최신종에게 적용된 혐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강도살인, 시신유기 등 3가지다. 최신종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발을 묶고 범행했다면 상처가 있어야 하고 강간을 했다면 정액 등 DNA가 검출돼야 하지만 그렇지도 않았다”며 “피고인의 주장에 일리가 있기 때문에 강도, 강간 부분은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변론했다. 이어 “피고인은 처음에 모든 혐의를 자백한 점에 대해 자포자기한 심정에서 검사가 원하는 대로 진술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생명을 앗아간 살인죄를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최대한 선처해 달라”고 말했다. 최신종은 최후 진술에서 “내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마땅히 처벌을 받겠지만 강도와 강간은 하지 않았다. 이 부분을 잘 살펴봐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최신종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4월 7일에 열린다. 최신종은 지난해 4월 15일 아내의 지인인 A(34·여)씨를 성폭행한 뒤 금팔찌와 현금을 빼앗은 뒤 살해한 뒤 시신을 하천 인근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또 나흘 뒤인 같은 달 19일에도 모바일 채팅 앱으로 만난 B(29·여)씨를 살해하고 과수원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부천 상동호수공원에 식물원·카페 갖춘 생태 식물원 5월 문연다

    부천 상동호수공원에 식물원·카페 갖춘 생태 식물원 5월 문연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쌩쌩 찬바람이 불어도 사계절 우리는 상동호수공원 테마식물원으로 소풍간다.” 경기 부천시 상동호수공원에 미세먼지 등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식물을 심어 사계절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는 생태문화밸리 테마식물원이 조성된다. 부천시는 상동호수공원에 3000㎡ 규모 테마식물원을 사업비 72억원을 투입해 오는 5월 완공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시는 열대 지중해 사막식물 등을 심어 이국적이고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곤충서식처 및 수변환경 등 상호작용이 가능한 식물원을 조성해 다양한 체험기회도 마련한다. 또 중앙휴게 공간에 쉼터를 조성해 사계절 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해줄 계획이다. 테마식물원은 상동호수공원의 호수와 숲을 형상화한 거북이·새둥지 모양으로 만들어지며 장축 73.6m, 단축 43.7m, 높이 8~18m 규모의 타원형 돔구조 온실건축물이다. 내부에는 테마식물존 7개소와 카페·쉼터·구름다리 등이 조성되고 바오밥나무·야자나무 등 300여종에 3만 2000본의 수목이 배치된다.다양한 테마로 조성되는 식물원에는 먼저 ‘관엽원’ 테마가 눈길을 끈다. 이곳에 알리고무를 비롯해 원종고무나무 화염수, 용혈수, 포과수, 호프만, 블랙올리브나무, 수도칼림마 등 56종을, ‘화목원’에는 인디언라일락, 봉황목, 나비목, 베고니아, 포장화, 황종화, 부겐베리아 등 59종이 선보인다. 또 ‘야자원·수생원’에는 대왕야자와 카나리아, 성탄야자, 여우꼬리야자, 휘닉스야자, 코코넛야자 주병 야자. 알로카시아, 토치징가, 푸르메리아, 씨홀리, 바링토니아 등 49종이 배치된다. ‘향기원’에는 함소화와 오렌지자쓰민, 야래향, 일랑일랑, 부룬펠시아, 무늬자스민 등 23종을, ‘고사리원’에는 브라질고사리, 해고, 딕소니아,, 박쥐란, 인아고사리, 콩고 등 25종을 식수할 예정이다. 또 ‘바오밥동산원’에는 바오밥나무를 시작으로 부겐베리아, 백섬광, 호주매화, 송엽국, 네오게리아, 부자란 등 35종을, ‘열대과수원’에는 꽃바나나, 말레이애플, 딸기과바, 소세지나무, 레몬쿼, 하귤 등 55종이 배치된다. 부천시 관계자는 “미세먼지 등 기후변화에도 언제나 찾아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특화된 시설을 도입해 체험·볼거리·즐길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시민들의 여가공간 욕구 충족과 삶의 만족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며 기존 상동호수공원 일대가 식물원과 카페를 도입한 테마공원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여성 2명 살해한 최신종 측 “검사가 원하는 대로 말했다”

    여성 2명 살해한 최신종 측 “검사가 원하는 대로 말했다”

    전북 전주와 부산에서 실종 여성 2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최신종(32)이 29일 항소심 첫 재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최신종은 당초 예정된 첫 공판 기일이던 지난 13일 ‘두통과 몸살로 출석하기 어렵다’며 법원에 불출석 했었다. 이날 오전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 김성주) 심리로 열린 최신종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변호인은 피고인 신문을 요청했다. 최신종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1심에서는 제대로 된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면서 “당시 검찰 조사에서 검사가 원하는 대로 말했기 때문에 사실관계가 잘못됐다.이를 바로잡기 위해서 피고인 신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변호인 측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다음 재판은 피고인 신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속행 재판은 오는 3월 3일 오후 3시 20분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최신종은 지난해 4월 15일 밤 아내의 지인인 A(34·여)씨를 승용차에 태워 다리 밑으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금팔찌 1개와 48만원을 빼앗은 뒤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후 같은 날 오후 6시 30분께 숨진 A씨의 시신을 임실군 관촌면 방수리 인근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신종은 첫번 째 범행 후 5일이 지난 4월 19일 오전 1시께 전주시 대성동의 한 주유소 앞에 주차한 자신의 차 안에서 B(29·여)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완주군 상관면의 한 과수원에 유기한 혐의도 있다. 이 과정에서 B씨에게 15만원을 빼앗았다. 당시 랜덤 채팅앱을 통해 알게된 최신종을 만나기 위해 부산에서 전주로 온 B씨는 전주시 완산구 서서학동 주민센터 인근에서 최신종의 차에 올랐다가 실종된 뒤 시신으로 발견됐다. 최신종은 살인과 시신 유기 혐의는 인정한 반면 강도와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는 시종일관 “아내의 우울증약을 먹어 범행 당시 상황이 잘 생각 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을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키는 극형에 처함이 마땅하다”면서 “소중한 생명을 잃은 유족과 피해자에게 참회하고 깊이 반성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에 최신종은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을, 검사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전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완벽한 상태로 발굴된 500년전 멕시코 여성 석상

    완벽한 상태로 발굴된 500년전 멕시코 여성 석상

    완벽한 상태로 보존된 500년 전 여자 조각상이 멕시코에서 발견됐다. 멕시코 국립역사인류학연구소(INAH)는 최근 베라크루스주(州)의 라임 농장에서 발굴된 여자 돌조각상에 대해 "우아스테카 문명 때인 1425~1521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농부들이 과수원 지하에서 처음으로 발견해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여자 돌조각상은 석회석을 깎아 만든 것으로 높이는 2m에 이른다. 돌조각상은 한 군데도 훼손되지 않은 상태로 발견돼 형체와 표정까지 그대로 살아 있다. 관계자는 "큰 눈에 벌리고 있는 입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섬세한 표정 작업이 당시의 조각 기술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말했다.돌조각상의 정체를 두고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당시 지역사회의 여자지도자를 기린 석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학계의 분석이다. 현지 언론은 복수의 전문가를 인용해 "지금까지 알려진 여신상과는 다른 점이 엿보인다는 게 학자들의 의견"이라며 땅의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여신을 형상화한 것일 수도 있지만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한 석상으로 추정할 만한 부분이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멕시코의 고고학자 마리아 에우헤니아 비테 연구원은 "석상이 그려낸 의상, 여자의 포즈 등을 보면 신을 형상화했다기보다는 당시의 최고위층 여인의 석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런 추정이 맞는다면 우아스테카 문명에서 여성들이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학계가 특히 주목하는 대목이다. 디에고 프리에토 에르난데스 역사인류학연구소장은 "사람을 기리기 위해 만든 석상으로 본다면 조각상의 주인공은 당시 최고위급 인사였을 것"이라며 "여자들이 지도급 위치에 있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아스테카 문명 주민들은 풍년이 깃들게 해준다는 여신 틀라솔테오티를 섬겼다고 한다. 그간 베라크루스주 우아스테카 유적지에서 발견된 여자 돌조각상은 대부분 틀라솔테오티를 형상화한 석상이었다. 비테 연구원은 "기존의 다른 여신상과 비교할 때 (석상의 외형에) 외부세력, 즉 다른 문명의 영향력이 반영된 흔적도 보인다"며 "이런 특징을 가진 돌조각성은 이번에 발견된 사실상 유일하다"고 말했다. 사진=멕시코 국립역사인류학연구소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부고] 이철옥씨 별세, 최세영씨 부친상, 김기홍씨 부친상

    ■ 이철옥(전 이원의료재단 이사장)씨 별세 △ 이철옥(전 이원의료재단 이사장)씨 별세, 임경숙씨 남편상, 이성구·이민자·이덕구·이홍구씨 숙부상, 9일 오후 11시40분, 인천 가천대 길병원 장례식장 501호실, 발인 12일 오전 7시, 장지 시안 가족추모공원. 032-460-9402 ■ 최세영(쌍용건설 상무)씨 부친상 △ 최병주씨 별세, 이규정씨 남편상, 최세영(쌍용건설 상무)·선주씨 부친상, 조미영씨 시부상, 정대영(과수원 학원 대표)씨 장인상, 9일 오후, 서울 건국대병원 장례식장 특실 202호(지하 2층), 발인 12일 오전. 02-2030-7900 ■ 김기홍(한화솔루션 커뮤니케이션실 상무)씨 부친상 △ 김진도씨 별세, 김기홍(한화솔루션 커뮤니케이션실 상무)씨 부친상, 9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8호실, 발인 12일 오전, 장지 분당 메모리얼파크. 02-2258-5965
  • [부고]

    ●김은영씨 별세 김진욱(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씨 모친상 10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70-7816-0239 ●최병주씨 별세 이규정씨 남편상 최세영(쌍용건설 상무)·선주씨 부친상 조미영씨 시부상 정대영(과수원 학원 대표)씨 장인상 9일 건국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02)2030-7900 ●국보옥씨 별세 김의형(무산산업개발 대표)·용현(동국대 교무학생처장·북한학과 교수)·금숙·금자·금란·은숙·영숙씨 모친상 최명균(전 광주MBC 편성부국장)·장기석(전 호암초 교감)·오필섭(YJ fnc 대표이사)·정삼균(원로그 대표이사)씨 장모상 최현준(한겨레신문 기자)씨 외조모상 9일 광주 스카이장례식장, 발인 11일 오전 (062)951-1004 ●김진도씨 별세 김기홍(한화솔루션 커뮤니케이션실 상무)씨 부친상 9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2일 오전 (02)2258-5965
  •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제주, 애도/윤치규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제주, 애도/윤치규

    그러니까 빙의가 될 거라고 했다. 무당이 바다에 빠져 죽은 넋을 건져 올릴 거라고. 정확히는 무당이 아니라 심방이었다. 제주도에서는 무당을 심방이라고 불렀다. 처음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당연히 농담인 줄 알았다. 내가 아는 양 차장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굿을 한다니. 그것도 아는 사람도 아니고 억울하게 죽은 귀신을 위해 제사를 올린다니.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나로서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제주도의 밤이 푸른 이유는 어둠 속에 귀신이 섞여서 그런 거야.” 바다 위에는 아주 작은 불빛도 떠 있지 않았다. 양 차장의 말과 정반대로 하늘은 어두웠고 바다는 그것보다 더 어두웠다. 아득히 먼 곳에서 파도만 끊임없이 밀려왔다. 파도는 내 발밑에서 잠시 반짝이다가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 그 지루한 반복을 지켜보면서 돌아갈 핑계를 찾았다. 억울하게 죽은 귀신보다 지금 내 처지가 더 분하고 답답했다. 도대체 난 무엇을 바라고 제주도까지 내려온 걸까? 양 차장이 이렇게 변해버린 줄 알았다면 아마 내려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따가 상주 역할 좀 맡아줄 수 있어?” “제가 그런 걸 어떻게 해요.” “왜 못해? 현충원에서 대표로 묵념하는 거랑 똑같은 거야.” 아무리 그래도 그런 일은 꺼림칙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상주를 맡으라니. 부모님이 멀쩡히 살아계신데 그런 역할을 맡아도 되는 건가? 만약 그게 예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해도 그런 경험은 전혀 해보고 싶지 않았다. 상주는 심방이 칼을 들고 춤을 출 때 그 앞에서 미안하다고 흐느끼며 대신 매를 맞아야 했다. 양 차장은 별거 아닌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딱히 그런 일을 자처해서 겪어보고 싶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냥 한 번 해봐. 시늉만 해보는 거야.” “진짜 싫어요. 아무리 차장님 부탁이라고 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요.” 남서쪽으로 내려오는 해안선을 따라 승합차 한 대가 전조등을 켜고 다가왔다. 승합차는 우리가 서 있는 곳을 지나 동쪽으로 향하다 문 닫은 어촌계 앞에서 차를 돌려 해변 뒤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시동이 켜진 상태로 문이 열렸고 차 안에서 네 사람이 내렸다. 셋은 남자였고 한 명은 여자였다. 그들은 모두 한복 위에 두툼한 패딩점퍼를 걸치고 있었다. 어깨에 저마다 북과 장구, 징 같은 악기를 하나씩 짊어지고 서로 짝을 이뤄 무거운 상자를 옮겼다. 그들은 해변에 짐을 내려놓고 눈짓으로 인사했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크기가 가장 큰 현무암 바위 앞에 모였다. 서로 손을 붙잡고 기도하듯 눈을 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래사장 위에 멍석이 깔리고 천막이 세워졌다. 멍석은 전통방식으로 짚을 엮어서 만든 것이었지만 천막은 철제 캐노피였다. 천막이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네 귀퉁이 위에 큼지막한 돌멩이를 올려놓고 고정끈을 단단하게 묶었다. 누가 지시하지 않아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준비하는 모습이 다들 전문가처럼 보였다. 천막 안에는 여섯 칸짜리 병풍을 펼쳤다. 그 앞에 직사각형 밥상을 놓고 놋으로 된 제기 위에 청귤과 보리빵, 고기산적을 올렸다. 작은 반상 위로 소주도 한 병 보였다. 여자는 소주를 노란색 주전자에 붓고 빈 병은 멍석 바깥쪽에 두었다. 그사이 남자들은 바지 끝단을 걷어붙이고 바다로 향했다. 현무암 바위에 오색 줄을 두르는데 뒷부분이 물에 조금 잠겨 있었다. 그들은 발이 젖어도 신경 쓰지 않고 줄을 동여맸다. 오색 줄은 어느 한 곳도 느슨하거나 처진 곳 없이 단단하게 묶였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여자가 승합차로 돌아가 심방을 모셔왔다. 심방은 연세가 아주 많은 할머니였다. 흰색 고깔을 머리에 쓰고 붉은색 도복을 입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 겉옷 밑단으로 삐져나온 도복이 부산하게 펄럭였다. 머리에 쓴 고깔이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았다. 심방은 느리고 우아하게 한 걸음씩 바닷바람을 뚫고 걸었다.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발을 내딛는 모습이 묘한 경외감을 주었다. * 휴가도 아닌데 주말에 일부러 제주도까지 내려온 이유는 양 차장을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정기 인사를 앞두고 본부장이 새로 설립된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의 총괄 책임자로 양 차장을 추천했다. 본부장은 나를 따로 불러 양 차장의 의중을 알아보라고 시켰다. 전화로도 충분히 물을 수 있었던 일을 주말에 직접 찾아오기까지 한 이유는 나 또한 누구보다 양 차장의 복귀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양 차장은 마땅히 돌아와야 하는 사람이었다. 과수원 한가운데 귤 창고를 개조해 놓은 카페에서 양 차장을 만났다. 볕이 좋은 테라스에 앉아 청귤 라떼를 마시며 그동안의 안부를 물었다. 남편과 아들의 장례식 이후로 일 년 반 만이었다. 그래도 표정이 전보다 한결 나아졌다고 생각했다. 대화 중에 농담도 자주 섞었고 먼저 웃음을 보일 때도 있었다. 이제 어느 정도는 괜찮아진 사람처럼 보였다. 정말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그렇게 보일 수는 있게 된 것 같았다. “다시 돌아오셔야죠. 이렇게 한가로운 곳에서 경력 다 썩히기는 아깝잖아요.” “제주도는 안 바쁜 줄 아니? 여기도 정신없어. 오히려 그때보다 시간이 더 부족해.” “여기는 안 어울려요. 화려하게 복귀하셔야죠. 그 덕에 저도 승진 좀 하고요.” 일부러 추켜세워주려고 한 말이 아니라 양 차장의 경력은 은행 내에서도 독보적이었다. 영업점 경험은 기본이고 본부에서도 핵심 부서로 손꼽히는 자본시장부 출신이었다. 대리 때는 글로벌 인재로 선발되어 아이비리그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수료했고, 과장 때는 은행장의 비밀 장부라고 불리는 도쿄지점의 첫 여성 책임자로 발령받기도 했다. 이런 사람을 초임지 때 사수로 만난 건 내게 정말 큰 행운이었다. 실제로 아무 연줄도 없었던 내가 자본시장부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양 차장의 추천 덕분이었다. “차장님 안 계시니까 저 완전 찬밥 됐어요. 승진도 벌써 몇 번째 밀리는지 몰라요.” “나 없어도 잘하잖아. 승진은 때가 되면 하게 될 거야.” “부사수를 끝까지 책임지셔야죠. 자꾸 이러시면 제가 제주도 따라옵니다.” 가족을 잃은 직후 양 차장은 은행을 그만두려고 했다. 그때도 설득하기 위해 제주도까지 내려온 사람은 나였다. 인사부가 먼저 고향에서 근무할 수 있게 배려해주었다. 전례 없는 특혜지만 그만큼 사고가 비극적이었다. 교통사고로 남편과 이제 막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들을 모두 잃었다.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1139번 국도의 좁은 커브 길과 군데군데 얼어붙은 빙판, 그리고 중앙선을 침범한 트럭은 두 사람의 생명뿐만 아니라 양 차장의 미래까지도 한순간에 앗아갔다. “나 지금은 여기에서 꼭 해야 할 일이 있어. 나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야.” “어머니 따라서 귤 농사라도 이어받아요?” “그런 건 아니고. 궁금하면 너도 같이 가볼래?” 양 차장이 가방에서 팸플릿을 꺼냈다. 만장굴에 대한 안내 책자였다. 유네스코 삼관왕이라느니, 세계 7대 자연경관이라는 수식어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었다. 접혀 있는 종이를 펼치니까 그 안에 동굴 속 사진이 여러 장 실려 있었다. 주석에는 이 동굴이 수십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서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화산 동굴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게 다 뭐냐고 묻자 수줍게 치아를 내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고향을 잃은 사람에게 고향을 다시 돌려주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는데 그게 정확히 어떤 일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이런 일을 하면 마음이 좀 나아져요?” “그게 무슨 말이야?” “이런 게 좀 도움이 되시냐고요.” “너는 어떻게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니?” 양 차장이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노려봤다. 말해 놓고 보니 마음이 뜨끔했다. 미안하다고 사과하려다가 다시 입을 다물었다. 양 차장은 잘못했다는 말을 싫어했다. 그때 당시 신입이었던 내가 어떤 실수를 저지르면 고개를 숙이거나 반성하지 말고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 방안부터 제시하라고 다그쳤었다. 최선을 다했다고 변명하거나 죄송하다면서 울먹거리는 것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노력했어도 결과가 좋지 못하면 책임을 질 뿐이다. 책임에는 후회와 반성이 필요하지 않다. 죄송하다는 말은 자기 연민일 뿐 상황을 개선하지 않는다. 내 기억 속의 양 차장은 그런 말을 단호하게 내뱉는 사람이었다. “차장님 혹시 예전에 저한테 자주 했던 말 기억하세요?” “어떤 말? 너한테 맨날 그만두라고 했던 거밖에 기억 안 나는데.” “은행원답지 않게 너무 사연에 연연한다면서요. 특히 신용평가표 작성할 때마다 그랬잖아요. 은행원은 모든 것을 숫자로 말하고, 숫자에는 구구절절한 서사가 없다.” 지점에서 처음 업무를 배울 때 내가 가장 어려웠던 것은 취급자 의견을 작성하는 일이었다. 대출을 해줘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단계인데 이상하게 반려되거나 보류되는 경우가 많았다. 신입이 올린 평가여서 더 까다롭게 보기도 했겠지만, 그보다 핵심적인 이유는 내가 그 의견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승인권자가 궁금해하는 건 차주가 어떤 곤란한 사정으로 어디에 쓰려고 돈을 빌리는지가 아니었다. 오직 담보와 소득, 매출액과 순수 자본 비율 등을 고려해 얼마나 보장받을 수 있는지, 어떻게 회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양 차장은 내게 서류를 검토할 때는 숫자만 정확히 산출하면 다른 것을 고민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고객마다 털어놓는 복잡하고 어려운 사정은 계산식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매출액과 영업이익처럼 계량화할 수 있는 수치뿐이라고. 숫자가 나쁘면 대출은 진행될 수 없었다. 반대로 숫자가 좋으면 필요하지 않더라도 대출을 적극적으로 권유해야 했다. 반기별로 할당되는 이익 목표를 채우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 기업이 아니라 돈을 갚을 수 있는 기업에 더 강하게 대출을 밀어줘야 했다. 그렇게 사정이 어려운 업체는 조금씩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고 여건이 되는 업체는 기존의 대출을 유지하기 위해 쓸데없는 대출을 추가로 끌어안았다. 한번은 그런 방식에 의문을 품은 적이 있었다. 정말로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대출이 나갈 수 없고, 돈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 억지로 대출을 밀어 넣는 일에 대해서. 당장 거래처에 문제가 생겨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소기업 사장에게 고금리의 제2금융권을 소개해 일정 비율 원금을 변제시킨다거나, 여유 자금이 생겨 대출을 갚겠다는 사람을 내부 평가 기간에 맞춰 억지로 미루게 하는 일은 정상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양 차장은 그런 걸 정상이라고 말했다. 정말 조금도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말했다. 은행이 자선단체는 아니잖아? 그 답은 간단하면서도 명료했다. 영리법인의 선과 정의는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확신에 차 있던 사람이 이제는 제주도에서 이런 짓을 벌이고 있었다. 자카르타마저 포기한 채로. 아무리 사람이 쉽게 변한다고 해도 이건 너무 무책임할 정도로 변해 버린 것 같아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 굿당에 도착한 심방이 멍석 위에 고무신을 벗어 앞코를 뒤집어 놓았다. 옷매무새를 천천히 매만지며 비뚤어진 고깔부터 버선까지 다시 한번 점검했다. 덧신을 신고 멍석 위에서 채비를 갖추자 여자가 흰색 술을 가져왔다. 가닥이 풍성하고 끝이 구불구불한 술이었다. 심방은 술 안에 손가락을 넣어 위에서 아래로 몇 번 쓸어내렸다. 꼬여 있던 술이 한 올씩 풀리자 신기하게도 바람이 거짓말처럼 잦아들었다. 심방은 노란 주발에 쌀을 가득 담았다. 놋그릇 안에 흰 쌀을 붓고 무명으로 감쌌다. 쌀이 쏟아지지 않게 끈으로 단단하게 묶고 그 밑에 머리빗 하나와 소주병을 같이 얽어맸다. 무명천 밑에 매달린 머리빗과 소주병이 부딪치면서 달그락 소리가 났다. 주변이 적막한 탓인지 그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남자 중 한 명이 그걸 들고 바다로 향했다. 물에 잠긴 바위를 지나 더는 들어갈 수 없는 깊은 곳까지 걸었다. 달그락 소리는 무명천에 감싼 주발을 물속에 던져버리고 나서야 사라졌다. 바람이 그치자 파도의 기세도 한결 약해졌다. 여자가 소반을 들고 굿당에서 나왔다. 심방이 정해준 장소에 소반을 내려놓는데 제기 위에 있던 청귤 몇 개가 백사장 위에 떨어졌다. 여자는 그걸 주워 소매로 닦아 내게 하나 건넸다. 양 차장이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두 손으로 받기는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쥐고만 있었다. 청귤은 전체적으로 녹색이었고 군데군데 노란 빛을 띠었다. 껍질은 무르지 않아 아직 단단했다. 양 차장이 내 손바닥에 놓인 것 중에 알이 작은 것 하나를 집어 향을 맡았다. “이촌역 지점에 있었을 때 모셨던 지점장님 기억나?” “저랑은 악연이에요. 그분이 고과를 긁어놔서 지금도 승진을 못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퇴직해서 그런지 얼굴이 좋아졌더라. 청귤청도 두 상자나 사 갔어.” 이촌역 지점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청귤 향이 떠올랐다. 양 차장의 어머니가 직접 담근 청귤청이 지점장실뿐만 아니라 창구에도 하나씩 놓였다. 청귤차라는 게 별것도 아닌데 고객에게 반응이 좋았다. 상담할 때면 새콤달콤한 향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 덕분에 고객에게 청귤차 한 잔을 내오는 건 이촌역 지점만의 특별한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달콤한 차는 금리나 신용처럼 민감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씁쓸한 커피나 떫은 차를 대접할 때보다 더 대화가 잘 풀렸다. 설명 듣는 시간이 길어져도 불만이 적었다. 가끔은 어떤 상품에 가입해야 청귤청을 사은품으로 얻을 수 있는지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인기가 좋았던 청귤차가 지점에서 사라진 건 지점장과 양 차장이 언쟁을 한 이후부터였다. 두 사람이 다투게 된 원인은 내가 거절한 어떤 대출 때문이었다. 지점장은 자신의 친구라며 손님 한 명을 내게 소개해주었다. 직접 만나기도 전에 서류부터 건네는 게 처음부터 예감이 좋지 않았다. 그 고객이 신청한 대출은 서민구제금융 대출이었다. 재직만 확인된다면 신용등급을 따지지 않는 상품이었다. 취급하기에 그렇게 까다롭지는 않았다. 만약 돈을 갚지 못한다고 해도 국가기관에서 대신 갚는 담보 특약이 있어 부담이 적은 대출이었다. 다만 문제는 그 고객이 직장을 다니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내가 알아차려 버린 것이었다. 지점장이 준 서류는 위조된 것이었다. 자신이 아는 업체 사장에게 부탁해 용역회사에서 청소직으로 근무하는 것처럼 꾸몄다. 건강보험료까지 정식으로 내고 있어 서류만으로는 문제가 될 게 없었다. 내가 그게 위조라는 사실을 아예 몰랐다면 전혀 꺼릴 게 없었다. 하지만 이미 알아버린 이상 그대로 진행할 수는 없었다. 아무리 그 고객이 폐암 4기이며, 이미 너무 많은 종류의 항암제를 써서 더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치료밖에 남지 않은 상태라고 해도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지점장님은 곧 퇴직하니까 상관없었던 거예요.” 재직 문제로 대출이 어렵다고 보고하자 지점장이 나를 따로 불러냈다. 그러면서 유연하게 처리할 방법이 없냐고 은근히 압박을 넣었다. 외부에서 감사가 나오더라도 서민구제금융은 그렇게까지 엄격하게 따져보지 않는다면서 다시 한번 판단해보라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서류에 도장을 찍고 처리하면 모든 것이 내 책임이 될 것 같았다. 이대로는 진행할 수 없어 사수였던 양 차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양 차장은 길길이 날뛰며 곧바로 지점장에게 따졌다. 지점장은 한 걸음 물러서며 내 자율에 맡긴 거라며 선을 그었다. 그 말은 결국 내게 양 차장을 따를지 자신을 따를지 결정하라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지점장이 나를 거칠게 몰아세웠다면 오히려 마음이 편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능숙한 사람이었다. 지점장은 그 동기가 외환위기 때 어쩔 수 없이 그만둔 사람이고, 그가 그만두지 않았다면 어쩌면 자신이 그렇게 됐을 수도 있었다며 속사정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게 그런 걸 상상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제비뽑기처럼 누군가는 잘리고 누군가는 살아남았던 시대를. 아무 잘못도 없이 운이 조금 나쁘다고 해서 그 사람이 평생 어떤 수모와 고통을 감내해야 했는지. 그런 말을 듣는 내내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딱히 대답할 수 있는 말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사정은 분명히 안타까웠지만 아무리 따져봐도 나와는 아무 관계도 없는 일 같았다. * 멍석 위에 앉은 남자들이 악기를 집었다. 서로 눈짓을 주고받으며 예행연습을 시작했다. 북채를 쥔 고수가 북을 두드리자 장고수가 장단을 더하며 합을 맞췄다. 징수는 징을 한 번 쳤다. 크고 웅장한 징소리가 먼바다까지 닿아 사라지면 다시 징을 쳤다. 심방은 징 소리에 맞춰 사방으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올렸다. 장고수의 박자가 조금 빨라지자 심방이 천천히 춤사위를 시작했다. 버선발을 높게 세우고 두 팔을 하늘로 뻗었다가 무릎을 굽히면서 다시 땅 밑으로 늘어뜨렸다. 제자리에서 낮게 뛰기도 하고 절을 하듯 허리를 굽히기도 했다. 춤사위는 아주 느렸다가 갑자기 속도가 붙었다. 횟수가 반복될수록 동작이 조금씩 격해지고 빨라졌다. 북과 장구의 박자도 그에 맞춰 더 급해졌다. 어둠 속에서 흰색 술은 선명하게 빛났다. 밤바다 앞에서 흰색 궤적을 그리며 허공 위에 흔들렸다. 징수가 채를 한 번 휘두르면 하늘로 치솟았고, 고수가 매화점을 두드리면 땅으로 떨어졌다. 그 잔상은 구천을 떠도는 도깨비불 같다가도 업을 풀고 승천하는 혼령처럼 보이기도 했다. 누군가를 부르면서도 내쫓는 것 같았고, 원망하면서도 그리워하는 것 같았다. 한참 동안 그 자국을 두 눈으로 좇다 보니 나도 모르게 넋이 나갈 것 같았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주변에 사람이 늘어나 있었다. 뭔가에 홀린 것 같아 서둘러 돌아보는데 어쩐지 낯이 익었다. 자세히 보니 낮에 양 차장을 따라 만장굴에 갔을 때 만났던 사람들이었다. 한낮이었지만 만장굴 내부는 굉장히 어두웠다. 입구에서 계단을 내려갈 때만 해도 땅속으로 들어간다는 걸 실감하지 못할 정도였다. 동굴이니까 어두운 게 당연하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어두운 줄은 몰랐다. 바닥에 설치된 조명은 박쥐 때문에 밝기를 제한하고 있었다. 굴의 내부는 좁고 어두워 천장에 매달린 종유석 같은 걸 조금만 구경하려고 해도 금방 뒷사람이 다가왔다. 바닥은 또 울퉁불퉁해서 자주 돌부리에 걸렸고 천장에서 떨어진 물이 군데군데 고여 신경 써서 걷지 않으면 미끄러질 수도 있었다. 양 차장이 인솔한 단체는 오사카 지역의 이쿠노구에서 온 재일 교포 상인회였다. 조센이치바라고 불리는 시장의 정식 명칭은 미유키모리 쇼오텡가였지만 일본에서는 코리아타운이나 조선 시장 같은 속칭으로 더 유명하다고 했다. 내가 처음 들어본다고 하자 일행 중 비교적 한국말이 유창한 어떤 노인이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킨테츠선의 츠루하시역과 이마자토역 사이에 작은 강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면 조센이치바가 나온다고. 과거에 제주에서 일본으로 떠난 사람 대부분이 그 일대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양 차장은 만장굴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는 거북바위 앞에서 일행을 모았다. 그곳에서 마이크를 켜고 거북바위와 해안동굴에 대한 설명을 잠깐 들려주었다. 노인과 함께 어깨를 맞대고 양 차장의 해설을 들었다. 바위는 위에서 내려다보면 그 모습이 제주도와 닮아 있었다. 가운데 볼록한 부분은 한라산이 솟은 것 같았고, 전체적인 윤곽도 해안선과 비슷했다. 바위의 아래쪽에는 유선이 아직 남아 있었다. 동굴 벽면에 그려진 것과 거의 같은 높이였다. 아마도 천장에 붙어 있던 암석이 떨어졌을 때 그만큼의 수위로 용암이 흐른 것 같았다. 용암에 잠긴 부분은 모두 쓸려갔지만, 윗부분만큼은 섬처럼 남은 것이다. “화산 동굴은 용암의 겉과 속이 식는 속도가 달라서 생깁니다. 겉은 식어서 단단하게 굳지만 속은 여전히 뜨거운 상태로 계속 흘러 이렇게 텅 비는 거예요.” 설명을 다 듣고 동굴 속을 걷는데 생각보다 길이 일찍 끝나버렸다. 조류에 휩쓸리듯 고개를 숙이고 바닥을 더듬거리며 앞으로 걷다 보니 어느 순간 공간이 넓어지고 조명이 환한 곳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곳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도 있고 비상 전화기 같은 것도 설치되어 있었다. 우리는 무너진 천장에서 용암이 쏟아져 내려 생긴 근사한 돌기둥 앞에서 줄지어 사진을 찍었다. 그제야 뒷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겨우 유선과 종유석을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는데 우습게도 그곳이 반환점이었다. 반환점에서 노인은 눈을 감고 벽에 귀를 가져다 댄 채로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용암 벽 너머로 무언가가 들리는 것처럼 두 손으로 귀를 모았다. 그의 표정은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었다. 손주들이 포켓몬스터와 던전 같은 단어를 내뱉으며 신나게 뛰어노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그는 한참이나 벽 안쪽의 소리를 들었다. 점자를 읽듯 조금씩 색이 다르고 층이 나누어진 선명한 가로줄을 하나하나 손으로 짚었다. 그는 그 벽 너머에 어렸을 때 들었던 소리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고 했다. 그가 기억하는 것은 대낮의 호루라기 소리나 새벽녘의 군화 소리, 누군가가 끌려가며 질렀던 비명. 고막을 찢는 일방적인 사격 소리 같은 것들이었다. 기억이 청각으로만 남은 이유는 그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누군가가 눈을 가려주었기 때문이었다. 노인은 그때 자신의 두 눈을 덮어주었던 주름진 손바닥에 대해 회상했다. 노인을 지켜준 손은 여러 명의 것이었다. 해변에서는 아버지였고 방안에서는 어머니였다. 마을이 불탔을 때는 삼촌이 되었다가 밀항선에 숨을 때는 이웃집 아저씨가 되기도 했다. 그는 산지항에서 무역선 배 밑창에 몸을 싣고 일본으로 오기 전까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게 너무 후회된다면서 벽에서 귀를 떼지 못하고 오랫동안 흐느꼈다. 관람이 다 끝나고 양 차장은 그들에게 기념품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탁자 위에 장식용으로 두는 돌하르방이었다. 돌하르방은 겨울 모자를 눌러쓰고 양손을 가슴과 배 위에 올려놓았다. 돌하르방의 모습은 어쩐지 지점장의 친구였던 그 고객과 닮은 것처럼 보였다. 그 고객은 항암 치료 부작용으로 빠진 머리털을 가리려고 모자를 썼다. 스테로이드와 호르몬 약의 부작용으로 눈과 코가 부어올랐고 얼굴에는 검버섯이 가득했다. 그와 마주 앉은 것은 아주 잠깐뿐이었지만 그 인상은 오래도록 내 기억 속에 남았다. 눈을 감으면 지금도 얼마든지 떠올릴 수 있었다. * 본격적으로 굿판이 시작됐다. 구경하는 사람은 서로 대화도 나누지 않고 진지하게 제사를 지켜봤다. 낮에 본 노인은 맨발로 천막 안에 들어가 있었다. 나머지는 자리가 부족해 모래 위에 그대로 서 있었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은 하나같이 부모 뒤에 몸을 숨겼다. 처음 보는 낯선 풍경에 겁을 먹은 것 같았다. 붉은 도복에 흰 고깔을 쓴 심방이 무서운지 실눈을 뜨거나 아예 눈을 감아버린 아이도 있었다. 어떤 아이는 돌하르방을 손에 꽉 쥐고 있었다. 낮에 들은 설명 때문인 것 같았다. 양 차장은 마을마다 돌하르방을 세우는 목적이 복을 기원하는 게 아니라 화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심방의 옆에서 시중을 들던 여자가 직사각형의 종이를 조심스럽게 들고 왔다. 중간에 가짜 돈이 매달려 있고 위쪽이 삼각형으로 접혀 있는 종이였다. 여자는 그 종이를 심방의 등 뒤에 붙였다. 그러자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심방의 걸음걸이와 표정이 바뀌었다. 심방은 주위에 모인 모든 사람을 데리고 바다로 나가 짚으로 만든 인형을 내려놓았다. 파도는 작게 들이쳐 인형의 밑을 적셨다가 빠져나갔다. 인형에 수의를 입히고 염포로 단단하게 묶었다. 두꺼운 상자를 펼쳐 상여를 만들고 그 위에 인형을 시체처럼 올렸다. “인형에 염을 하고 나면 굿당 가운데 잠깐 앉아 있어 줘.” “저는 진짜 못하겠어요. 솔직히 이게 다 뭐 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어요.” “나 대신한다고 생각해. 나도 그런 적 있었잖아.” 최후의 일격처럼 긴 파도가 뭍 안쪽으로 깊이 밀려들어 왔다. 파도는 양 차장의 운동화를 덮치고 용왕상까지 닿았다. 파도에 두 발이 다 젖었는데도 양 차장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운동화와 양말을 벗어 멍석 귀퉁이에 올려놓고 맨발로 모래를 밟고 섰다. 발이 시릴 텐데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았다. 심방이 염포의 끝을 넉넉하게 잡고 내게 건넸다. 그걸로 상여를 굿당까지 끌고 오라는 것 같았다. 당황해서 멀뚱히 있자 양 차장이 등을 떠밀었다. 왜 내가 이런 일까지 맡아야 하는지 혼란스럽고 이상했다. 시키는 대로 일단 상여를 억지로 끌고 와 굿당 앞에 놓았다. 신발을 벗어 멍석 중앙에 앉아 무릎을 꿇었다. 그 사이 무아지경에 빠진 심방의 무용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무악은 요란해졌고 주변에 모인 사람들은 곡을 시작했다. 곡소리와 북소리가 절정에 닫자 심방은 도포 자락을 펄럭이며 제자리에서 뛰어올랐다. 한순간에 춤이 멈추고 심방이 내 앞에 우뚝 섰다. 흰색 술을 바닥에 내려놓고 댓가지를 꺾어 만든 기다란 회초리 묶음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그걸로 내 등을 내리쳤다. 댓가지가 얇아서 아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한 대 두 대 맞을 때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이유로 매를 맞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그곳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모두 조용히 흐느끼고 있었다. 지점장이 지시했던 대출은 결국 불가 판정을 내렸다. 내게는 지점장보다는 양 차장에게 잘 보이는 게 중요했다. 지점장은 의외로 순순히 받아들였다. 다만 그를 한 번이라도 직접 만나보고 다시 결정하라고 부탁했다. 그 고객이 직접 찾아온다고 해서 위조된 서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건 내 입으로 직접 거절의 뜻을 전하라는 의도였다. 자신이 맡기 싫은 역할을 내게 떠넘기는 짓이었다. 지점으로 찾아온 그 고객은 행색이 지나치게 초라했다. 오랫동안 고생한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비굴함이 몸 전체에 배어 있었다. 그는 나를 계장님이라고 깍듯이 호칭했다. 의례적으로 묻는 말에도 변명하듯 눈치를 보며 둘러댔다. 차라리 선배라고 거들먹거리는 부류였다면 거절하기가 더 나았을 텐데. 이상하게도 대출이 어렵다는 말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양 차장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 자리에서 그를 칼같이 잘라내지 못했다. 그에게 대출이 거절되었다고 말한 사람은 양 차장이었다. 내가 우물쭈물하자 양 차장이 도와주려고 다가왔다. 양 차장은 그에게 친절하게 웃으며 자리를 옮겨 달라고 부탁했다. 그 고객은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겨우 단 한 칸 옆으로 옮기는 것뿐이었지만 그를 비추고 있던 어떤 불빛 같은 게 꺼지는 것 같았다. 그는 내게 곤란하게 만들어서 미안하다고 한 번 더 사과했다. 창구에 앉아 그가 떠난 의자를 바라보면서 대화를 엿들었다. 대출이 안 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 듣는 동안 그는 계속 기침을 쏟았다. 입안이 바짝 말랐는지 마른 혀를 계속 다시는데도 양 차장은 능숙하게 키보드만 두드렸다. 그 일이 있고 난 뒤로 지점에서 청귤청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지점장이 자신의 집무실에 있던 것을 치우게 하자 창구에 놓였던 것도 자연스럽게 버려졌다. 그 외에는 딱히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지점장과의 신경전도 끝났고 우려했던 인사 보복 같은 것도 전혀 없었다. 다만 나는 며칠 동안 악몽에 시달렸다. 아무도 없는 지점에 나와 그 고객이 단둘이 마주 앉아 있는 꿈이었다. 그 꿈은 지금도 가끔 꿀 때가 있었다. 꿈속에서 그 고객은 날 원망하지 않았다. 그저 내 앞에 앉아 기침을 쏟을 뿐이었다. 나 역시도 딱히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몇 번을 곱씹어도 그날의 결정은 옳은 일이었다. 다만 후회하는 것은 그때 내가 따뜻한 차 한 잔을 내오지 못한 것이었다. 야윈 목에서 쏟아지는 메마른 기침 소리를 들으면서도 그에게 청귤차 한 잔을 권하지 않았다. 아무리 잘못한 게 없더라도 그 정도는 할 수 있었을 텐데. “설운 어멍아 이런 변고가 어디 있수광. 구름 질로 바람 질로 고향산천 온 줄 모릅니까. 한 달을 그물고 두 달을 그물어도 경해도 원망하고 있수광. 이승에서 못한 것 저승에서 허쿠다. 잘들 삽서 하다하다 걱정말앙 잡들삽서. 살암시민 살암십서.” 심방이 백안을 뜨고 귀신에 씐 것처럼 여러 목소리를 냈다. 노인처럼 한탄하다가 아기처럼 울었고 남자처럼 화를 내다가 여자처럼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그 앞에서 나는 고개를 숙이고 죄인처럼 엎드려 있었다. 양 차장은 두 손을 맞잡고 기도하듯 무언가를 빌었다. 나는 시킨 대로 고맙수다 라고 말하며 심방에게 절을 해봤다. 고맙수다, 고맙수다. 기계적으로 말을 반복할 뿐인데도 내가 진짜 상주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심방은 매질을 멈추고 제풀에 꺾인 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멀리 바다를 바라봤다. 밤하늘은 여전히 별도 없이 캄캄했지만, 바다에 가까워질수록 그 밑이 아주 조금은 푸른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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