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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저변 불법·무질서 추방에 총력”/김영삼대통령 시정연설 요지

    ◎국회 참된 민의전당으로 거듭나야/간접자본 투자확대로 경쟁력 제고/벼 냉해 농가 가능한한 지원 늘릴방침/개혁차원서 대형사고방지대책 마련/96년 안보리비상임이사국 진출 추진 변화와 개혁의 물결은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새롭게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뿌리깊은 부패구조가 무너지고,권위주의시대의 잔재가 하나하나 청산되고 있습니다. 우리 역사상 최초로 이루어진 공직자의 재산공개,개혁중의 개혁인 금융실명제실시,그리고 참여와 창의의 「신경제」는 깨끗한 정부,건강한 사회,튼튼한 경제로 가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나라 안팎의 격동속에 새로운 세기를 맞는 길목에서 앞으로 2∼3년은 우리 민족의 진운을 좌우할 큰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이 중차대한 시기를 맞아 변화와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세계와 미래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갖추어야 하겠습니다. 내년도 정부의 주요 시책을 분야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정치분야◁ 오늘의 이 시대는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국가적 과제에 대해 함께 걱정하고 우리의 시야를전세계와 21세기로 넓히는 큰 정치가 필요한 때입니다. ○큰 정치 필요한때 이제 정치개혁은 거스릴 수 없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며 역사적 당위입니다.건전한 민주정치를 정착시키려면 먼저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이제 우리는 부정선거·타락선거가 발붙일 수 없는 선거혁명을 이룩해야 하겠습니다.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정치자금도 투명해져야 하겠습니다.우리 국회도 진정한 민의의 전당으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우리 정치가 당면한 이같은 과제들은 14대 국회가 풀어야 할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이번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지혜를 모아 정치개혁 관련 법률의 개정이 훌륭히 매듭지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외교·통일·안보◁ 우리 주변국과 보다 긴밀히 협력하여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통일을 위한 국제적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한편 우리의 국제적 역할을 늘려 나가는「신외교」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입니다. 오는 11월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지도자회의는 역내 국가들의 협력증진에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한국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정부는 우리나라가 오는 96년에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비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하는 것을 적극 추진할 것입니다.정부는 군축·인권·환경등 범세계적 문제해결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도 적극 참여할 것입니다. 경제전쟁시대에 경제외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정부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및 우루과이라운드등 다자간 협상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통상의 확대,자원의 안정적 확보와 과학기술협력의 증진등을 위한 다각적 외교노력을 펼쳐 나갈 것입니다. 조국의 평화통일은 7천만 온 겨레의 염원이며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부여된 역사적 소명입니다.그러나 북한의 핵무기개발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북한의 핵무기개발은 어떠한 경우에도 반드시 저지되어야합니다.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정부는 남북간의 대화를 통한 설득을 모색하는 한편 국제적 공조체제를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1천만이산가족들의 고통과 아픔을 덜어주는 일 또한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이산가족면회소와 우편물교환소를 판문점에 설치하는 것을 비롯하여 제3국을 통한 상봉과 서신교환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신외교 적극 전개 남북의 군사적 대치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북한의 핵문제 해결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는 현상황하에서 우리는 지속적으로 안보태세를 유지해 나가야 합니다.이를 위해 국방예산의 안정적 확보는 필요불가결하다고 하겠습니다.정부는 국민이 동참하는 총체적 안보역량을 더욱 공고히 다져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억제할 수 있는 완벽한 대비태세를 갖추어 나갈 것입니다.또한 불합리한 각종 군제도를 개선하고 미래지향적인 국방조직체계를 발전시키는 개혁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경제분야◁ 우리 경제는 민주화의 전환기적 상황을 겪으면서 생산성을 앞지른 급격한 임금상승으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었습니다.힘든 일을 꺼리는 풍조와 과소비풍조,집단이기주의가 만연하여 경제의 활력회복에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이러한 어려운 여건속에서 출발한 새정부는 경제운용의 기본적 틀을 새로운 변화와 개혁의 요구에 맞도록 개선해 나가고자 합니다. ○새도약 맞게될것 신경제 5개년계획에서는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능동적인 창의력 발휘를 통하여 경제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을 찾아내고 재정·금융·경제행정등 경제제도 전반을 획기적으로 개혁하여 경제의 효율성을 높여 나갈 것입니다.지난 8월12일 단행한 금융실명제가 조기에 정착되고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제반시책이 착실히 추진됨에 따라 우리 경제는 내년이후에는 서서히 회복,새로운 도약을 맞게 될 것입니다. 정부는 도로·철도·항만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재정투자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산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과학기술투자의 비중을 98년까지 국민총생산의 3∼4%로 높여나가겠습니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동산담보허용범위 확대,상업어음할인한도 폐지 및 설비자금 공급확대등을 통해 중소기업 구조개선을 촉진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겠습니다. 냉해피해농가에 대해 가능한 최대의 지원을 할 것입니다.총 42조원이 투자되는 농어촌구조개선사업을 당초의 2001년에서 3년 앞당겨 마무리짓겠습니다.내년에는 올해보다 24.8%가 늘어난 3조2천7백25억원을 농어촌구조개선사업에 투자할 것입니다. ▷국민편익·사회복지◁ 정부는 국민생활의 기본수요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교통·환경·주택·의료등 국민생활의 편익증진을 위한 시책을 강화하면서 저소득층,소외계층에 대한 사회복지수준을 꾸준히 높여 나가겠습니다.대도시 교통난 완화를 위해 내년에는 지하철건설에 올해보다 70%가 늘어난 6천5백억원을 지원하고 2001년까지 6대도시의 지하철 5백58㎞를 추가 건설하겠습니다.고속철도사업과 영종도신공항을 차질없이 추진하겠습니다.앞으로 개혁차원에서 근원적인 대형사고방지대책을 마련하여 다시는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본삶의 질향상 맑은물 공급을 위해 하수처리장등을 확충,97년까지 주요상수원의 수질을 2급수 이상으로 개선하고 15개 광역상수도와 5개 상수원댐을 건설키로 했습니다.오는 98년까지 매년 50만호내지 60만호의 주택을 건설할 계획입니다.의료보험,국민연금제등 사회보장제도를 꾸준히 확충하고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을 위한 지원을 늘려나가겠습니다.순국선열의 유해봉환사업을 계속 추진하겠으며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독립유공자를 찾아내어 포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노령화시대에 대비,노인복지시설 운영을 민간기업이나 개인에게도 개발토록 하겠습니다. 노사가 산업경쟁력 회복을 위해 상호협조하는 새로운 노사관계를 정립하는데 역점을 두고 고용보험제가 95년부터 차질없이 실시될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하겠습니다. ▷교육·문화◁ 교육은 꿈과 희망을 갖고 미래를 설계하는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여 국제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고 사학에 대한 재정지원은 확대하되 행정간섭과 규제는 최소화하여 자율성이 신장되도록 하겠습니다. ○교육자율성 신장 21세기 정보화시대에 대비,종합유선방송과 지역민방등 뉴미디어를 도입하여 국민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여성들의 사회진출을돕고 각종사회활동에 보다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시책을 펴나가겠습니다.작으면서도 깨끗하고 능률적인 정부를 만들기 위한 행정쇄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강력범죄등 국민생활 침해사범을 뿌리뽑고 사회저변의 불법과 무질서 추방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특히 다수의 힘을 통해 집단의 이익을 쟁취하려는 불법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이를 결코 용납하지 않고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올해보다 13.7% 늘어난 총 43조2천5백억원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은 건전재정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민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개혁의지를 담아 편성했습니다. 우리는 신한국 창조를 향한 항진을 시작했습니다.온국민이 하나가되어 변화와 개혁 그리고 전진의 횃불을 높이들어 희망의 항로를 밝혀나갑시다.
  • 그랜드·뉴코아 등 부도심 백화점/「지역문화의 메카」 부상

    우리 주변에는 언제부터인가 「백화점 문화」가 친숙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 백화점에 가서 그림도 그리고 컴퓨터도 배우며 영어회화도 배우고 연극·영화도 보고 명화 감상도 한다. 또 에어로빅도 하고 수영도 배울 수 있다. 백화점은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라 정신을 살 찌워 주고 삶을 여유롭게 가꾸어 주는 장소이기도 하다. 다양한 상품 구색으로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백화점이 조금이나마 지역 사회 주부들과 어린이들의 자기 개발에 보탬을 주기 위해 판매외적인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지역 백화점들이 급격히 늘어난 80년대 후반부터.그랜드·뉴코아·현대·롯데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90년대 들어 문을 연 미도파 상계점·신촌 그레이스 등 부도심권 백화점들도 부대시설과 함께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열어 지역 문화를 발전시키는데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현대 압구정점의 경우 컴퓨터·음악·어학·서예 등 50여개의 강좌에 1천4백여명이 수강중이고 무역센터점은 4천여명 회원들이 1백70여개 강좌를 이용중이다.지난 해 7월 문을 연 부평점 문화센터에는 1천7백여 회원이 80여개 강좌를 듣고 있다. 신세계에는 동방점·천호점·미아점 등에 총 3백17개의 강좌를 개설했다.각 점별로 대상 연령층을 달리 하기 때문에 동방점은 직장여성대상 저녁강좌를 확대해 차밍스쿨·한지 그림·외국어강좌 등을 주로 한다. 지난 88년 개설된 롯데문화센터는 연인원 8만여명을 배출해낼만큼 성공한 지역사회 문화센터로 꼽힌다. 개원 당시 총면적 4백50평에 4천여명을 수용,14개 분야 1백80개 강좌로 시작했으나 이번 가을 학기부터는 총면적을 8백50평에 8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규모로 확장했다.프로그램은 건강생활·차밍스쿨·교양·어학·생활백과·자녀지도·요리 등 18개 분야에 3백여 강좌. 쁘렝땅과 그레이스는 고객의 주류를 이루는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게 영화감상 프로그램이나 라이브 콘서트 등을 마련했다. 지역문화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낸 백화점들은 최근 각종 공연물 예매와 국내외 여행 안내외에 우편물 취급과 구청 민원업무 대행 등 생활서비스도 제공,「백화점=종합 생활 산업」이란 이미지도 심어 주고 있다.
  • 재무위/올 물가 5%억제 실현성 추궁(국감초점)

    ◎“돈풀려도 중기 자금난 여전” 지적 한국은행과 은행감독원에 대한 이틀째 감사에서도 통화정책과 연관지어 물가대책이 집중적으로 추궁됐다.9월까지의 물가상승률이 4.9%가 되어 금년억제선 5%는 이미 물건너 갔다는 것이 여야의원들의 지적.내년에는 공공요금과 기름값이 일제히 큰 폭으로 오르게 돼 있어 물가사정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했다.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중소기업지원등을 위해 돈을 계속 풀고 있으나 시중의 돈갈증은 해소되지 않아 물가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 나오연(민자)·임춘원의원(무소속)등은 스태그플레이션,즉 저성장속의 고인플레 현상을 우려했다.경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는데 물가는 올라가고 있다는 것. 인플레 방지를 위해서는 신축적 통화운용이 전제되어야 하나 현재의 통화팽창은 이미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고 의원들은 진단했다.실명제 정착을 위해 어느 정도의 통화증발이 불가피하다는 데 대해서는 여야의원들도 공감.그러나 8월 한달동안 1조6천억원이 풀려 총통화증가 목표 18%를 넘어서 20.3%를 기록했는데도추석자금수요,중소기업자금난 해소를 위해 4조5천억원을 추가로 풀기로 하는 등 통화사정이 악화일로에 있다는 것. 정필근의원(민자)은 『풀린 돈이 생산활동에 쓰이지 않고 투기나 과소비에 몰리는 등 자금흐름이 왜곡되어 있을 경우 이 또한 물가를 부추길 수가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김대식의원(민주)은 현재의 통화유통속도 저하현상이 본원통화(현금통화)의 신용창출기능이 저하되고 있기 때문인지,실명제 이후의 화폐퇴장현상에서 비롯됐는지를 추궁. 오장섭의원(민자)은 『현재 물가도 행정적 차원에서의 강요에 의해 4.9%에 머무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물가안정은 자연스런 경제순환에 의해 이루어져야 지속력을 가질 수 있다』며 물가정책의 기조에 대해 이의를 제기.손학규의원(민자)은 『실명제 이후 금융기관들이 앞으로 우려되는 예금인출사태,금리상승가능성 등에 대비해 자금의 장기운용을 기피하고 단기 위주로 자금을 운용,금융자금이 산업자금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대책마련을 촉구. 의원들의 이같은 우려에 대해 김명호한은총재는 『최근의 통화공급확대는 실명제 이후 통화유통속도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실질적인 통화유통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므로 당장 물가압박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변.
  • 「피부물가」를 잡아야 한다(최택만 경제평론)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의 6%에서 4.5%로 하향 수정 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12년만의 최저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회 여·야 의원들은 정부가 경기부양시책을 추진할 것을 건의하고 있다.일부 의원들은 정부가 경제위기를 선언하고 경제활성화대책을 연내 수립,실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수단으로는 공금리를 인하하고 시설자금을 확대 공급하며 각종 세금을 감면하는 한편 공공투자를 확대하는 것 등의 방안이 있다.현재 경기가 부진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으나 막상 대책마련에 있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부양대책으로 거론되고 있는 공금리인하의 경우 연초에 두차례에 걸쳐 인하되었고 민간기업의 시설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통화도 확대 공급된 바 있다.8월 들어서는 금융실명제의 조기정착을 위해 통화는 지나칠 정도로 확대하여 시중유동성은 풍부하다.금리인하는 여당에서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그러나 정부당국은 금리인하가 기업의 시설투자를 유인하기 보다는 공금리와 실세금리간의 격차를 넓히고 자원배분을 왜곡시킨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세금감면문제는 금융실명세 실시로 세원포착이 용이해진 것은 사실이나 그것이 세수증대로 연결되려면 상당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감면이 어렵다고 재무부는 주장하고 있다. 이같이 정부측의 자세가 부정적인 이유는 단기적으로 개혁과 성장을 양립시키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닌가 한다.금융실명제와 같은 개혁은 장기적으로 경제발전에 기여하나 단기적으로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그렇다고 해서 개혁을 뒤로 미룰수도 없는 형편이다.이러한 상황에서 단기부양책을 쓰게 되면 국제경쟁력강화를 위한 산업구조조정은 늦어지고 대신 물가상승만을 유발할 우려가 없지 않다. 현재도 금융실명제의 조기정착을 위해 통화를 크게 늘린 결과 수요견인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또 기업들은 실명제와 같은 새로운 제도에 적응할 때까지 경기활성화의 관건인 신규투자를 미루고 있는 것 같다. 현 경제내각은 그같은 점을 감안하여 경기부양 보다는 실명제 정착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경기가 계속해서 하강할 경우 개혁추진이 지연되거나 손상을 입을지도 모른다.개혁이 성공하려면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아야 하나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지속되면 지지도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경기는 살아나지 않고 물가가 뛸 경우 국민은 개혁보다는 민생경제 해결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현 경제팀은 개혁·안정·성장을 정립시켜야 할 중대한 과제를 갖고 있다.과거 경제팀은 성장과 안정을 양립시키는 것이 과제였으나 지금은 세가지 과제를 정립시키지 않으면 안된다.단기적으로 경제안정은 개혁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장기적으로는 성장이 개혁과 관계가 더 깊다.따라서 1차적으로 개혁과 안정을 양립시키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가부터 잡아야 한다.지수상의 물가안정이 아닌 주부가 시장에서 만나는 물가,즉 「피부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피부물가」는 중산층이하 가계의 안정과 직결된다.이 계층이 바로 개혁을 지지하는 계층이다.경제팀은 이 계층이 올해 임금안정 등을 통해서 분담한고통을 물가안정으로 보상하겠다는 각오와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정을 통한 부정·부패척결은 소비수요를 감퇴시키나 금융실명제와 같은 개혁은 일부 소득계층의 저축을 감소시키는 대신 소비를 유발시킨다.최근 고급승용차에 대한 수요증가는 하나의 단적인 예이다.이러한 과소비에 의한 물가불안도 경계의 대상이다. 개혁과 성장의 양립을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역할을 분담하여 성장잠재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소망스럽다.정부는 경쟁력강화를 위해 사회간접자본 분야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하고 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투자를 대폭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과감한 투자를 위해 재정적자를 감내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고 실명제 후속조치인 장기산업채권의 발행조건을 완화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민간기업은 시설투자를 늘리는 것이 시급하지만 가동률이 76%인 현시점에서는 한계가 있다.이 시점에서 적절한 대응은 공정개발과 품질향상을 이끌고 갈 지도적 생산기술인력의 양성과 제품의 일류화를 위한 기술개발,생산비 절감을 위한 자동화 등의 투자를 대폭 늘리는 것이다.
  • 김 대통령 개혁/「유교적 가부장」이미지/미 타임지 최신호서 보도

    ◎금융실명제·권력형 축재 척결 등 효과/국민,도덕성 제고·이기주의 불식 기대 미 시사 주간지 타임은 5일 최신호에서 「유교적 개혁」이라는 제목으로 김영삼대통령의 개혁정치에 대해 보도했다. 다음은 서울발 타임지 기사내용의 요약이다. 민간인 출신인 김영삼대통령은 이중 이미지를 풍긴다.하나는 청와대를 일반 시민에게 보다 가깝게 만든 와이셔츠 차림의 민주인사이며 또하나는 권력을 남용해 축재하는 관행을 뿌리뽑으려는 유교적 가부장의 이미지다. 요즘은 두번째 이미지가 첫번째 이미지를 압도하고 있다.한국내 부유층들은 모든 은행계좌의 실명전환 시한인 오는 12일을 앞두고 초조하게 달력을 지켜보고 있다. 실명제 조치는 탈세가 만연하고 금융기관 예탁금 2백90억달러중 10∼20%가 가명인 것으로 믿어지는 한국에서 금융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조치는 은행들에 일대 요동을 불러 일으켰고 일반 시민들의 과소비에도 갑작스런 제동을 걸었다. 이와 함께 32년간의 군부통치하에서 부유해진 공직자들을 해임 또는 자퇴케 했다.이 과정에서 김대통령의 위상도 동시에 강화됐다. 김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최근 지지율은 80%에 달하고 있다. 군부는 고위 장성들이 해임되고 재판을 받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조용하다.이른바 부패척결운동의 「한파」는 김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고 나섬직한 유력 국회의원들의 기를 꺾어 놓았고 역대 정권의 비호를 받았던 재벌들 역시 저자세를 취하고 있다. 개혁운동에 유일한 걸림돌이 있다면 그것은 경제다.한국국민은 지난주 가족이 한데 모여 선물을 주고 받는 추석을 맞았으나 분위기는 침울하고 불안했다.백화점 판매고는 절반이 줄어들었고 술집들은 예년에 비해 손님이 20% 감소했다. 가명계좌에 돈을 숨기고 있는 사채업자들은 지하 깊숙이 숨어버렸고 이로 인해 많은 중소기업자들은 자금조달원을 잃어버렸다.경제적 활력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일련의 완화조치를 취했지만 몸조심하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주까지 44%만이 실명신고를 했다.많은 사람들은 시한이 되기 전까지 정부가 어떤 추가 완화조치를 취할 것인지를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최소한 일부 국민들은 김대통령의 개혁조치가 도덕성을 제고시키고 광범위한 탈세를 조장했던 이기주의와 냉소주의를 불식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중소제약회사의 사장은 『전정부는 올림픽 우승자를 국가적 영웅으로 환호했지만 이제는 고액 납세자가 새로운 영웅으로 떠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 추석/알뜰구매 분위기 확산/“과소비 자제” 5만원이하 선물 인기

    ◎김·멸치·건어물등 실속상품 잘팔려 검소한 추석명절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연초부터 불어닥친 사정한파에다 공직자재산공개로 과소비는 곧 부도덕이라는 의식이 뿌리를 내리면서 추석연휴를 앞두고 흥청되는 예년의 대목분위기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게다가 지난 24일 경제기획원이 추석 물가안정대책을 마련한데 이어 지방자치단체와 소비자단체들이 알뜰차례상 차리기등 검소한 추석명절 분위기 확산가두 캠페인등을 펴 올추석은 여느때보다 차분히 치러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국의 유명백화점들은 매출액을 줄여잡은 가운데 실속파들을 겨냥,중저가 상품을 구비해 고객을 맞고 있으며 동대문·남대문·경동시장등 재래시장은 예년보다 손님이 적어 울상이다. 롯데·신세계·미도파등 서울시내 대형백화점들은 추석대목기간인 지난21일부터 29일까지의 매출액증가율을 평년의 거의 절반수준인 10%정도로 잡고 있다. 예년같으면 주문이 쇄도했던 기업들의 선물상품도 30%가량 줄고 주문상품도 2만∼5만원대의 중저가상품이 대종을 이루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에는 수입양주나 갈비세트등 20만∼30만원대의 고액선물이나 1백∼2백개씩의 대량구매고객 유치보다는 가격이 다양한 중저가 선물세트 3천여종을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과거 품절현상까지 빚기도 했던 갈비·옥돔·정육등의 「뇌물성 선물」을 찾는 고객이 감소,아예 매출목표 자체를 낮춰잡은 전략이 주효,26일 현재 김·멸치·건어물등 1만원에서 4만원대의 실용상품 매출액이 예년보다 60%이상 오르는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재래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거의 모든 상품의 매출액이 50%∼60%선에 머물고 있고 새벽시장을 찾는 지방상인들의 발길도 예년보다 30∼40%쯤 줄었다. 영등포시장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변현수씨(52·여)는 『영등포시장 전체가 매출부진을 겪고 있다』면서 『거의 상품이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등포시장에 제수용품을 사러 나온 안정재씨(38·주부·강서구 가양동)는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20∼30%정도 오른 것같다』면서 『제수용품을 줄이자는 가족들의 의견에 따라 지난해 25만원의 예산을 올해에는 13만원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방환순판매과장(37)은 이에 대해 『선물안주고 안받기등 공직사회의 변화와 실명제실시로 기업체의 비자금조성이 어려워 이같은 현상이 앞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TV광고 저속성 “위험수위”/서울시민 6백명 의견 조사

    ◎「환경광고」로 소개된 제품 신뢰/언어 오용·왜곡사용 불만 1위 서울시민들이 TV광고에 대해 가장 불만스럽게 여기는 사항은 광고언어의 오용및 왜곡사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방송공사 광고연구소가 최근 서울시민 6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방송광고에 대한 소비자 의견조사」결과 밝혀진 것.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1.8%가 TV광고에 대한 불만사항으로 광고언어의 오용 및 왜곡사용을 들었으며 다음으로 ▲선정적 표헌(16.6%) ▲외국 분위기·풍물표현(15.3%) ▲과소비 조장(12.1%)등을 꼽았다. 이는 광고내용의 불건전성이나 광고모델 행동의 저속성등 이 위험수위에 이르렀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TV광고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별 광고특성으로는 TV가 오락성에서,신문매체는 신뢰성에서 앞선 것으로 드러났으며 과반수이상(53.7%)이 공익성이 가미된 「환경광고」를 통해 소개된 제품을 신뢰한다고 응답,80년대 후반들어 등장하기 시작한 「환경광고」가 일반 소비자들에게 크게 공감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한편 가장 좋아하는 광고는 「코가콜라」로 「생동감 있는 표현이 좋다」는 응답이 전체의 24.3%를 차지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영에이지 심플리트」,「경동보일러」등의순.또한 싫어하는 광고로는 소화제광고 「속청」(9%)을 비롯,내의광고 「트라이」(3.6%)·「복음보청기」(2.7%)등인 것으로 밝혀졌다.이들 광고의 경우 과장내용 및 선정성이 주요 혐오요인으로 지적돼 감성적 광고의 허구성을 입증했다.
  • 국세청이 해결사인가/곽태헌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국세청은 지난 23일 53개 대형백화점의 고액 선물상품 판매실태에 대한 점검을 중단하기로 했다. 중단한 이유는 가뜩이나 실명제로 일부 국민들이 세무조사나 자금출처 조사를 두려워하는 상황에서 선물판매 실태를 점검하는 것이 또하나의 세무조사로 받아들여져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고유명절을 맞아 선물을 주고 받는 미풍양속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선물 판매실태 점검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두번째 이유이다. 정부는 지난 89년부터 설날·신정과 추석을 앞두고 매년 국세청이 백화점의 선물판매 실태를 점검하도록 하고있다. 과소비를 억제한다는 차원이기도 하고 물가 오름세를 진정시키겠다는 뜻이기도 하다.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정부는 지난주 총리실 주재로 감사관 회의를 열고 예년처럼 백화점 상품판매 실태를 점검해 주도록 요청,국세청이 21일부터 점검에 들어갔었다. 이번 점검중단은 그 진짜 이유가 어디에 있던간에 국세청 내의 요즘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느낌이다.국세청 직원들은 대형사건이나 현안이 있을 때마다 국세청이들먹여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국세청은 그동안 고액과외,해외 호화사치 여행,물가오름세를 막기 위해 단골로 동원됐다.부동산투기를 잠재우는 일에는 국세청이 주역으로 인식돼왔다.해당 부처에서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일에도 세무「조사」가 이용돼왔다. 국세청이 정부의 전지전능한 「해결사」인 셈이다. 그러나 세정 업무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시시콜콜한 일에 대해서까지 세무조사를 끌어들이면 정작 필요할 때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 신뢰를 잃게됨은 물론 조세저항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지금은 특히 실명제로 국민들이 세무조사를 받을것을 우려,겁을 먹고있어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보완책이 두차례나 나오게된 것도 그동안 국세청을 무슨일이 있을 때마다 끌어들인 「업보」때문이라는 비아냥까지 청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문민정부에서는 국세청이 본연의 업무인 과세와 징세와는 거리가 먼 일로 더 이상 악역을 맡는 해결사가 되어서는 안된다. 더욱이 올해 세금이 경기침체로 1조4천6백억여원이 덜 걷힐전망인데다 내년 예산안으로 국민 한사람당 세부담이 19만원이나 늘어나게되는 어려운 여건이 아닌가. 구태의연함에서 하루속히 탈피, 보다 신중하고 정도를 따르는 행정이 아쉽다.
  • 다섯 수레의 책(외언내언)

    『독서란 일종의 행복이다』 30대 후반 관직에서 물러나 독서와 명상의 은둔생활을 보낸 프랑스 사상가 몽테뉴의 얘기다.책을 읽다 어려운 구절이 나오면 손에서 책을 놓았다는 그는 제임스 조이스 같은 작가를 「본질적으로 실패한 작가」로 보았다.책은 읽기에 힘이 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사상가 에머슨은 독서에도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했다.『도서관은 일종의 마술상자다.이 상자속에는 인류의 가장 좋은 정신들이 마술에 걸려있다』고 말한 그는 마술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책장을 펼치고 인류가 낳은 훌륭한 사람들을 동반자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아르헨티나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보르헤스는 『책은 기억의 확장이며 상상력의 확장』이라고 규정했다.그에 의하면 인간이 사용하는 여러가지 도구들 가운데 가장 놀랄 만한 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책이다.다른 것들은 신체의 확장에 불과하다는 것.현미경과 망원경은 시각을 확장한 것이고,전화는 목소리의 확장이며 칼과 쟁기는 팔의 확장인데 책만다르다는 것이다. 우리 선조들도 다섯수레 분량의 책읽기를 권장하며 독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올해는 「책의 해」.24일부터 30일까지는 「독서주간」이기도 하다.그런데 책이 오히려 안팔린다고 한다.출판협회 통계는 올 상반기 도서발행부수가 지난해보다 2.4% 줄어들었다고 밝힌다.또 아태경제사회위원회보고서는 한국이 술·담배의 과소비국가이면서 도서구입에는 일본 홍콩 대만보다 훨씬 못한 구두쇠임을 보여준다. 책이 안읽히는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된다.개혁과 사정바람속에서 신문이 더 재미있기 때문에 책이 안 읽힌다는 분석도 있고 오디오 비디오시대의 독서저하 현상은 당연하다는 이야기도 있다.독서량에는 문제가 있으나 독서의 내용에 있어서는 거품현상이 걷히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자위의 소리도 들린다.어쨌거나 「책의 해」독서주간이 부끄럽지 않아야겠다.
  • 외제화장품 소비 증가세/수입판매·기술제휴 러시(업계 새 경향)

    국내 화장품업체가 외국의 유명화장품업체와 잇따라 기술제휴 및 수입판매 등의 신규계약을 맺고 새상품을 준비,가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한동안 잠잠하던 외제화장품에 대한 소비가 최근 다시 고개를 들자 젊은 여성층을 겨냥해 향수·영양오일·샴푸 등을 중심으로 상품을 다변화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지난 6월 프랑스의 화장품업체인 겔랑과 수입판매계약을 하고 이달중 영양오일을 판매할 예정이다.(주)가양은 지난 상반기 미국의 두발용 화장품전문회사인 프로페셔널사와 기술제휴로 샴푸와 린스는 다음달부터 생산에 들어가고 머리염색용 제품은 생산설비를 갖출 때까지 수입판매할 계획이다. 미국의 메넴사와 수입판매계약을 한 라미화장품은 프랑스의 향수전문업체인 로샤스사와도 판매계획을 체결,향수 등을 취급할 예정이다.한국화장품의 자회사인 (주)유니코스도 프랑스의 피에르가르댕과 기술제휴로 여성용 화장품을 생산,이달부터 판매하고 고유 브랜드의 출시도 신중히 검토중이다. 이밖에 미국의 레브론그룹의 계열사인 인터내셔널사와 기술제휴로 샴푸·린스 등을 생산해온 한미화학은 96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업체의 화장품이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품질이 향상되고 있는데도 외국업체와 기술제휴를 하는 것은 과소비만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 요즘 농촌 어떻게 달라졌나

    ◎검약 바람속 단체행락 크게 줄어/“우리 땅 살려야” 환경보호 큰 관심 지난 6개월동안의 개혁바람은 농민들의 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몰고왔다.소비양태,영농준비에서부터 자녀교육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이 달라지고 있다. 우선 관광 가는 횟수가 줄었다.예년같으면 철따라 3∼4차례씩 전국 유명관광지와 온천으로 놀러가던 단체관광이 올들어서는 1회 정도로 줄었다.관광버스속에서 고성을 지르며 춤을 추던 모습도 사라졌고 관광지에서 만취돼 추태를 부리거나 선물용품을 대량으로 구입하던 습관도 수그러들었다. 계모임도 줄었고 자녀들의 혼수장만과 피로연도 눈에 띄게 간소화해졌다. 도시에 비해 소득이 낮은데도 자녀들만은 도시 부유층 못지않게 잘 입히고 가르쳐야 한다는 겉치레 의식도 수그러들어 소득에 맞는 소비행태와 교육관으로 개선되고 있다. 불과 몇달전까지만 해도 땅값이 크게 올라 과소비를 일삼는 농민들이 적지않았고 이들의 소비행태가 농촌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농촌지역의 술집·다방들이 파리를날리며 속속 문을 닫고 있다. 반면 정당한 자기 권리를 찾고 주장을 펴려는 의식은 높아져 면사무소와 농협등 공공기관을 찾을 때도 예전처럼 기 죽지 않고 활기가 넘치는 모습들이다.공직자들의 근무자세도 주민들에게 친절하고 성실하게 봉사하는 공복의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영농현장에도 개혁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소득작목을 선정하고 출하를 할 경우 옛날처럼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전국의 재배면적과 작황등을 조사하는 등 과학적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환경문제에도 관심이 높아져 농약과 쓰레기,가축분뇨등을 처리할 때 환경오염을 막는 방안을 생각하고 우리 농촌을 우리 힘으로 살리자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 신용카드사용 해외여행자/작년 34.2%가 한도초과

    ◎3천불이상 7,414명… 7%P 늘어/1천9백명 거래정지 지난해 9개월동안 해외에서 현금 외에 신용카드로 3천달러를 넘게 쓴 국내여행객은 7천4백여명이며 그 금액은 2백30억원에 달했다.이중 5천달러를 넘게 써 2년동안 신용카드 사용이 정지된 사람만도 2백명을 넘었다. 10일 재무부가 밝힌 신용카드 위규사용자에 대한 제재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해외여행객 가운데 신용카드로 여행경비를 쓴 사람은 총44만6천6백여명이고 그 금액은 무려 2천3백억원(2억8천7백83만달러)을 기록했다.1인당 51만원이다.이는 정부와 민간단체의 지속적인 계몽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자들의 과소비현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중 외환관리규정에 처벌을 명시한 3천달러를 초과사용함으로써 명단과 사용금액이 한국은행에 통보된 여행객은 7천4백14명으로 카드금액이 2천8백83만달러(2백30억원)에 달했다.한사람이 무려 3백10만원씩 쓴 셈이다. 외환관리규정은 해외여행자가 신용카드로 쓴 숙박료·물품구입비 등 여행경비가 3천달러를 초과할 경우 초과금액이 1천달러이하이면 경고조치를 내리고 ▲1천달러초과∼3천달러면 6개월간 카드사용금지 ▲3천달러초과∼5천달러는 1년간 사용정지 ▲5천달러초과의 경우 2년동안 카드사용을 정지하고 경찰에 고발토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경고를 받은 사람은 5백61명 ▲6개월 사용정지자는 1천1백53명 ▲1년 정지자는 6백15명 ▲2년 정지자는 2백6명이었다.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람 가운데 3천달러를 초과해 사용한 사람의 비율은 지난 90년 31·6%에서 과소비억제풍조에 힘입어 91년 26.8%로 줄었다가 지난해에는 다시 34.2%로 높아졌다.
  • 농가빛/농림수산부 농가가계 통계조사

    ◎소액은 줄고 고액은 늘고/92년 호당 568만원꼴… 9.4% 증가/상환능력 커져 「부채전무」 23%로/기계구입 많아 1,500만원이상 급증 우리나라 농가의 빚은 92년말 현재 가구당 5백68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또 빚이 없는 농가가 늘어나는 대신 1천5백만원 이상 고액부채를 안고있는 농가 역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일 농림수산부가 펴낸 「92년 농가경제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부채가 전혀없는 농가는 23.4%로 90년 18.7%,91년 20.9%였던 것에 비해 계속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해를 거듭할수록 부채없는 농가가 늘고있는 것은 각종 부채경감대책의 효과와 현금소득의 지속적인 증가로 농가의 부채상환능력이 높아지고있기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빚을 지고있는 농가 가운데 1천5백만원 이상 부채가 있는 농가는 전체 농가의 11.1%로 90년 7.1%,91년 8.7%에 이어 비중이 계속 늘고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액부채 비중이 이처럼 늘고있는 것은 교육비와 잡비등 가계성 부채는 과소비 억제시책등으로 줄어드는 대신생산성부채에 해당하는 토지와 농기계등의 고정자산 구입이 늘고있기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해 말 현재 가구당평균 농가부채는 91년의 5백19만2천원보다 9.4%가 증가한 5백68만3천원으로 부채증가율은 91년의 9.7%보다 낮았다. 빚돈의 용도별로는 토지와 농기계 구입등 생산성 부채가 13.7% 증가한 4백9만4천원,교육비와 잡비등 가계성 부채 97만7천원(4.9% 감소),채무상환용 부채 61만2천원(8.3% 증가)등이었다. 농가가 소유하고있는 경지규모별 부채는 0.5㏊ 미만 경작농가가 3백64만7천원으로 가구당 평균부채의 64.2%에 그쳤고 가구당 경지규모가 클수록 투자의 확대로 부채의 절대규모도 커져 2㏊ 이상 농지를 소유하고있는 농가부채는 평균부채의 1.9배에 해당하는 1천65만1천원이었다. 한편 농가편의용품 가운데 자동차의 경우 87년 1백가구당 1.3대에서 89년 3.2대,91년 7.0대에 이어 지난해에는 10.5대로 10가구당 1대꼴로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두 고교생의 어머니 문맹희씨(「2단계개혁」을 말한다:3)

    ◎“과외비 부담 없도록 교육개혁 시급”/학교수업만으로 진학 가능해야/사회의 변화 실감… 불안감이 문제 『많은 사람들이 평소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또 절실히 바라던 것이었으니까 새 정부가 추진하고있는 개혁은 아주 잘하는 일이라고 봅니다.그러나 요사이 여기 저기서 너무 「개혁」「개혁」하니까 어째 괜히 불안해지는 느낌도 없지않아요』 은행원인 남편과 고2·고1등 두명의 자녀를 두고있는 주부 문맹희씨(47·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는 『지금까지 정권을 잡았던 사람치고 개혁을 외치지 않은 사람이 없었지만 요즘처럼 진짜 각 분야에서 제대로 추진되기는 처음인것 같다』며 이번만은 과거처럼 용두사미가 되지말고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장 큰 고민 부각 올해로 결혼생활 18년인 문씨는 우리 사회의 표본적인 중산층. 결혼이후 지금까지 남편의 월급으로 알뜰하게 생활하며 저축하여 네 식구가 생활하기에 불편하지않을 정도의 아파트도 장만했고 일상생활에도 별 어려움을 느끼지않게 되었지만 요즘 아이들이 고3에가까워지면서 과외비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한다. 『모든 주부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교육의 개혁일 것 입니다』 현재와같은 제도로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잘하는대로,못하는 아이는 못하는대로 과외를 하지않을 수 없고 과외비도 일반 서민의 입장에선 상상도 못할정도라니 고교생자녀를 둔 평범한 주부로서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문씨는 과외를 물리적인 힘으로 무조건 규제할 것이 아니라 과외를 받지않고 학교교육만으로도 대학진학이 가능하도록 획기적인 교육개혁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문씨는 지난 6개월동안의 개혁으로 일상생활 곳곳에서 개혁바람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주부의 입장에서는 특히 요즘 식탁이 굉장히 간소화된 것이 반갑다고한다. 『우리는 그동안 식탁에서도 너무 과소비가 많았어요.그런데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청와대가 칼국수 식단을 선뵌이후 식탁을 매끼 너무 잘 차리면 죄스러운것같아 조금씩 간소화하기 시작 했어요』 ○개운찮은 현상도 예전같으면 무성의하다고 불평을 했을 가족들도 「고통분담」이라며 그냥 즐겁게 먹는다는 것.그 결과 가계도 절약이 되고 주부의 가사 노동도 크게 줄어들었다. 『친구들 모임에 가도 그래요.모두들 자중하는 분위기가 역력해요.그전같으면 고급호텔 뷔페식당은 점심때 주부 계원들이 판을 쳤는데 요즘은 이런 모임도 굉장히 줄어든 것 같아요』 개혁 분위기는 동사무소나 경찰서같은 공공기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실명제실시로 주민등록등본을 떼러 동사무소에 갔더니 이전과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친절했다.백화점에 가봐도 고가품이나 수입품 코너에는 확실히 손님이 줄었다. 그러나 아직 개혁의 참된 의미를 못깨달은듯 걸핏하면 「신한국창조」니 「개혁」을 앞세우는 것은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고 지적한다. 『한번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제 동생이 어린아이 둘을 데리고 저녁나절 산책을 나갔다가 동네길을 건너는데 흰 빗금이 쳐진 건널목 표시로부터 1m쯤 벗어나 도로를 건넜답니다.그런데 멀리서 2명의 경찰이 달려와 도로교통법 위반이라며 범칙금통고서를 떼었답니다』 동생이 신호등도 설치하지않을만큼 좁은 동네길에서 건널목을 조금 빗겨 건넌 것인데 무슨 딱지냐고 항의하자 개혁과 신한국창조를 들먹이며 기어이 5천원짜리 딱지를 끊어주었다는 것.어딘지 뒷맛이 개운치않은 현상이라고 꼬집는다. ○스승의 날 관심을 『지난 스승의날 부조리를 없앤다고 학생들이 스승에게 드리는 꽃 한송이 조차 받지않은 것도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개혁과는 거리가 먼 처사였다고 생각합니다』 문씨는 금융실명제로 요사이 상당히 혼란스러운 듯하나 사실 따지고보면 월급이나 보너스를 받을때 꼬박꼬박 세금을 내고 과외수입이라고는 생각도 하지못하는 대부분의 소시민들은 불안해 할것이 전혀 없는데도 공연히 불안하게 만든것은 뭔가 잘못된 것같다고 지적했다. 개혁이후 남편들의 술자리에도 변화가 생긴듯 술먹는 장소도 대중적인 곳으로 바뀌고 귀가시간도 훨씬 빨라져 주부들이 모두 좋아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개혁이 국민 모두가 보다 보람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밝고 좋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방향으로 더욱 알차게 추진되기를 바랐다.
  • 출국·숙박세신설 필요한가(오늘의 쟁점)

    정부가 최근 관광산업육성 재원확보를 위해 해외여행을 하는 내국인에게 30달러정도의 「출국세」와 국내 관광호텔의 내국인 투숙객으로부터 객실요금의 2%를 「숙박세」로 징수키로 잠정 결정한데 대해 찬·반여론이 비등하고 있다.우선 반대쪽은 법국민적인 정책을 펴면서 특정인에게만 부담을 강요하는 극히 졸렬한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는 지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편 찬성측은 관광사업육성을 위해서는 해당분야에서 재원을 획득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논리이다.전반적으로 금융실명제로 세수증대가 예상되는 마당에 마치 목적세와 같은 새로운 세목신설은 국민의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관계전문가들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찬·반 양론을 들어본다. ▷도입론◁ ◎최승염 교통개발원 실장/관광산업 육성위한 재원확보 절실/「향유자 일정액 부담」 형평에도 부합 관광산업은 과거 개발도상국들이 외화조달방안으로 장려하였으나 현재 선진 각국에서는 환경·첨단산업과 함께 21세기의 3대 주요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우리나라의 관광산업도 60년대 이후 국가경제발전전략에 의하여 육성된 바 있다.하지만 80년대 중반부터 해외여행이 자유화되면서 일부 소수계층의 무분별하고 과소비적인 행태에 대한 비판적 여론과 국제수지 적자반전에 따른 대응책으로 소비성 산업으로 분류되는 등 국가정책에서 무관심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다행히 신정부는 관관산업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함께 관광산업진흥을 위한 여러 정책을 개발하고 있는 바 그중 주요사항의 하나가 관광개발기금 확충방안이다. 관광개발사업은 지역경제활성 및 외래관광객 유치증진차원에서의 실익을 가지고 있다.하지만 초기투자비가 크고 회임기간이 길며 우리의 경우 계절적인 요인으로 영업일수가 짧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없이 수익성이 보장되는 사업을 개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에 진흥기금 확충의 필요성은 계속 강조되어 왔다. 다만 재원조달방법에 따른 어려움을 살펴볼 때 정부출연금의 확대방안은 현정부의 예산여건상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진흥기금의 확충을 위하여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신세원의 개발을 고려할 수도 있겠으나 이보다는 형평성의 원칙에 의거,보다 많은 관광기회를 향유하는 자가 그렇지 못한자들에게 관광여건 환경을 제공해준다는 의미에서 국민관광의 발전을 위하여 일정한 부담을 감수토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정부는 내년초부터 해외여행을 하는 내국인으로부터는 출국세를,관광호텔 투숙내국인으로부터는 숙박세를 받아 2001년까지 5천억원의 관광진흥개발기금을 조성키로 했다.기금의 용도도 확대되어 관광지 및 관광단지의 건설,관광객유치를 위한 관광진흥사업활동의 지원을 위해서도 사용할 계획인데 부족한 여가공간을 확충하고 관광수지 역조해결을 위한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혹 이러한 기금마련방안이 해외여행이나 관광호텔 투숙을 억제하는 정책으로 이해되어서는 안될 것이다.오늘과 같은 개방화시대에서 해외여행을 통하여 국제화시대를 살아갈 안목을 높일 수 있기에 해외여행은 오히려 권장되어야 하며 관광호텔이용을 단순히 사치성 소비행위로 여기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본다.앞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보다 많은 관광기회의 향유자가 출국세나 숙박세의 납부를 통하여 국민관광환경개선 및 국가경제 발전기반형성에 기여한다는 차원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반대론◁ ◎정광모 소비자연맹회장/개방시대 여행목적 갈수록 다양화/인두식 과세는 행정편의적 발상 정부가 해외여행자에게 관광기금을 부과시킨다고 한다.얼핏 듣기에는 관광사업에 투자하고 개발하는 관광진흥종합대책이라니까 그럴듯하기도 하다. 재원확보를 위해 내국인 해외여행자에게 1인당 30달러씩을 받고 또 관광호텔을 이용하는 투숙객에게 숙박요금의 2%를 받는다고 한다.이렇게 되면 정부계획은 2001년까지 5천억원의 기금이 조성된다니 관광산업이 저절로 발전,육성될 것 같은 기대도 가져볼 만하다. 그러나 얼마나 부자연스러운 발상인가.과거 관권통치시대에도 몇번씩 들추기다가 방법이 졸렬하다고 그냥 묻어두었던 것아닌가.얼마전 남미 브라질에서는 미국달러가 부족해 출국하는 사람들에게 일정한 세금을 부과시켰다.아르헨티나 같은 곳에서도 여행거리에 따라 요금의 몇%를 부과시킨 일이 있다. 이렇게 몇몇 나라에서 궁여지책으로 하고 있는 정책을 흉내내어 해외여행자에게 조건없이 부과시킨다는 것은 마치 인두세를 연상하게 한다.그렇지 않아도 각종 세금이 급작스럽게 늘어나고 경제가 불황에 처해 있는데 가장 정확하고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돈을 걷겠다는 것은 정책의 빈곤이다. 이탈리아가,프랑스가,무궁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는 러시아가 해외여행자에게 관광기금을 부과시킨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왜 정부는 이렇게 한심한 방법으로 유치하게 기금을 조성하려 하는지 모르겠다. 이제 해외여행은 돈있는 사람만이 하는 시대는 지났다.또 해외여행은 관광여행만이 아니다.각종 국제회의,국제스포츠경기,비즈니스,판촉행위 등 여행목적이 다양하다.개중에는 빠듯하게 여비를 갖고 가는 알뜰한 여행자도 있다. 만일 이 방법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에게 공감대를 얻어내야 한다.공청회를 열어서 국민의 의견을 듣는 것이 순서이다.공무원도 받을 것인가.학술회의·스포츠경기·전문단체회의·외화를 벌러나가는 판촉출장인에게도 마구잡이로 받아낼 것인가.또 이것저것 빠지면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는 수도 있고 이런 일 때문에 해외여행이 줄어들 것 같지도 않다. 관광산업은 서둘러서 되는 것이 아니다.선택은 관광을 하는 쪽이기 때문에 강제로 되는 것은 아니다.관광은 「반짝쇼」도 아니다.역사를 쌓아가서 그속에서 우러나는 모습만이 관광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 중국,「부패와의 전쟁」 돌입(특파원 코너)

    ◎개방물결에 금융 등 전분야 만연/사회주의체제 보존위해 불가피 『돈!돈!돈!학교에 가는건가,아니면 상점에 가는건가』 중국의 한 지방 소학교(국민학교)학부모 모임에서 있었던 기막힌 일들을 접하고 쓴 신문기사의 제목이다.이 학교 교장은 학부모들을 모아 『상부의 지시이니 양해하기 바란다』면서 아이들이 가져와야 될 돈의 항목을 열거해갔다.첫째 칫솔 사는 값 ○원,둘째 근시안 치료의료기기 구입비 ○○원,셋째 …원,이렇게 해서 계속된 항목이 무려 18가지였다는 것이다.그러나 심층취재결과 교육주관부서에서 직권을 이용,학생들에게 상품을 팔아먹은 것에 불과했다고 지적한 이 기사는 『학교가 시장바닥으로 전락했다』고 개탄했다. 이같은 부정부패현상은 비단 교육계에만 퍼져있는게 아니다.개혁개방정책도입과 더불어 금융·행정·기업·언론등 각 분야에 만연돼가고 있는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그래서 최근 북경에서 열린 중공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현행 부패수준이 당과 사회주의체제 보존을 위태롭게 할 정도라고 규정,「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한 가운데 25일 당정고위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5개항의 반부패금지조항을 확정,발표했다. 이 5개항 가운데 제1항은 당정고위간부들 자신은 물론 배우자나 가족친구들도 기업경영이나 장사·중개활동에 나서지 말라는 것이다.당국이 당정간부들에게 기업경영이나 장사를 못하게 하면서부터는 상당수가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분야에서 장사를 하도록 한후 면세,독점적인 물자공급,최신정보제공등의 온갖 특혜를 제공하면서 돈벌이를 해왔는데 앞으로 이를 금지한다는 것이다. 제2항은 당정간부의 기업체 겸직금지조항이다.이것은 일부 간부들이 자신이 관장하는 분야의 업체에 겸직 또는 명예직 형식으로 적을 걸어 놓고 별도의 월급을 받거나 자신의 여행 쇼핑 유흥경비를 결산케해온 관행에 쇄기를 박겠다는 의지의 표명. 제3항의 주식매매금지는 직권을 이용한 이익을 없애기 위한 것이며 제4항은 공무활동과 관련,현금이나 유가증권을 일체 받지 말라는 것이다.제5항은 공금으로 회원권을 장만하거나 과소비의 유흥활동을하지 말라는 것이다.이는 손님접대를 핑계삼아 가라오케 무도장 고급식당 등을 돌며 공금을 물쓰듯하고 외국여행 비용까지도 공금으로 메우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에 나온 금지사항이다.「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칼을 빼든 중국이 과연 얼마만큼의 「전과」를 올릴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 씀씀이의 경제(외언내언)

    영국의 존 미튼이란 사람은 하루에 8병 가량의 적포도주와 거의 같은 양의 브랜디를 마셨고 살을 에는듯 추운 날씨에도 속옷바람으로 사냥에 나섰다.술과 스포츠는 그의 인생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향락의 하나였다. 그의 돈씀씀이는 너무 헤퍼서 친구나 하인들에게 돈뭉치를 안겨주거나 관목울타리에다 금화를 뿌리는게 취미였다.물론 부모에게 물려받은 막대한 재산은 15년도 못되어 바닥이 나버렸고 그는 빚더미에 올라앉아 18 34년 채무자형무소인 킹스벤치 감옥에서 37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세계기인열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오늘날의 미국 부자들은 상당히 실용적으로 바뀌었다.그들은 뉴욕 5번가에 세워진 최신 맨션 올림픽타워에 숙소를 마련하거나 니만­마커스백화점 체인의 제품 카탈로그 수취인 명부에 올라있다.호화요트 전용헬리콥터 비행기와 잠수함도 그들이 소유할수 있는 권한의 하나다.그들은 졸부가 아니라 남북전쟁후 밴데일드 카네기 록펠러로 이어지는 유서깊은 가문의 부호들이다. 한때 일본 주간지에까지 소개된 서울 강남의 오렌지주들은 외제 승용차와 외제 사치품,먹고 마시고 노는데만 한달용돈 「4∼5백만원을 쓴다」고 해서 세인을 경악케 했다. 그들의 돈은 부동산투기등으로 길거리에서 거저 얻은 공돈같은 것으로 아무리 쓰고 써봤자 아까울리 없었다.또 줍거나 벌면 그뿐이기 때문이다.그로 인해 호텔레스토랑 전문음식점 룸살롱 등의 때아닌 호황과 과소비 풍조가 만연되어 이를 구경하는 돈없는 사람들은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어야 했다. 그러나 새정부의 사정없는 사정과 개혁바람에 밀려 노력없이 벌수있는 「떼돈」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한국은행 발표에 보면 2·4분기 우리국민 가계소비지출은 생활에 필수적인 의료보건 수도 광열비에 치중하고 유흥비등은 1분기보다 1천8백억원이나 줄었다고 한다.굶주린듯 날뛰던 돈의 한이 과도기를 거치고 이제야 비로소 모든 것이 정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사치의 반대가 절검이라면 「절검이 바로 성실」이라는 말이 새삼 상기된다.
  • “구시대 청산” 곳곳에 신선한 충격/김영삼정부 6개월 분야별 업적

    김영삼대통령 문민정부의 지난 6개월은 구시대의 청산과 새로운 가치·질서의 확립이라는 2가지 흐름으로 요약할 수 있다.이는 개혁이라는 한마디로 통칭되고 있으며 개혁은 시대적 대의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았다.권위주의가 타파되는 대신 개방의 기운이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문민정부 6개월의 성과를 정치·경제·사회등 분야별로 점검해 본다. ◎정치/윗물 맑기 본격화… 깨끗한 정치 구현 정치권은 우선적인 개혁의 대상이었다.그리고 선도세력이기도 하다.공직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정치권과 공직사회는 이미 여러차례 호된 시련을 겪었다.그러나 현재 진행중인 재산등록·공개,금융실명제의 실시는 끊임없이 자기반성과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앞으로도 몇차례의 크나큰 파문이 예고되기도 한다. 새정부 출범이후 정치권과 공직사회에 대한 개혁은 「윗물 맑기 운동」에 의해 이루어졌다.이는 개혁의 최우선 당면과제였던 부정부패척결,국가기강 확립과 맥을 같이했다.고위공직자 재산공개에 뒤이은 사정작업에 의해 구체화됐다. 김대통령은 취임 직후 재산을 스스로 공개했고 정치자금을 단 한푼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이는 결과적으로 엄청난 개혁과 변화를 몰고온 사전조치였다. 새로 임명됐던 각료를 포함,무수한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들이 옷을 벗었다.직무상의 비리와 관련,수많은 전·현직 공직자들이 처벌을 받았다. 율곡사업과 평화의 댐 건설의혹을 포함,사회 각분야의 누적된 비리에 대한 척결작업이 줄을 이었다. 군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군 수뇌부에 대한 전격적인 인사조치를 통해 하나회라는 핵심인맥과 관련됐던 정치군인들이 철저히 배제됐다.군을 정치로부터 격리시키기 위한 장치들이 단계적으로 강구되기 시작했다. 같은 흐름으로 과거사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이루어졌다.12·12가 「하극상에 의한 쿠데타적 사건」으로 규정된 데 이어 4·19와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새로운 평가가 내려졌다.상해 임시정부선열 5위의 유해를 봉환하고 구조선총독부와 관저건물을 철거키로 하는 등 민족정기 회복을 위한 조치도 병행됐다. 그러나 파문도 크다보니 정치권에서는 인치·법치 논쟁까지 벌어지기도 했다.개혁이 통치권자의 의지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정치실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았다.정치권으로서는 정경유착의 단절에 따른 정치자금조달이 큰 문제였다. 다행히 이른바 기득권층의 금단현상은 서서히 약화돼 가는 듯한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스스로 개혁에 앞서 가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정치권은 깨끗한 정치구현을 위한 제도마련 작업에 착수한 상태이다. 새정부의 향후 과제라고 할 수 있는 아래로부터의 개혁,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을 위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가고 있는 것이다. ◎경제/자리잡는 실명제… 신경제 구체화 개혁 6개월은 우리 경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먼저 경제에 대한 정부와 기업,가계등 경제 주체들의 의식이 크게 바뀌었다.6공 때까지의 흥청망청한 분위기가 사라졌다.아직 「다시 뛰는 분위기」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지만 과소비에 대한 반성은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정부는 단기적인 경기활성화 정책인 신경제 1백일 계획(3월22일∼6월30일)과 과감한 제도개혁을 목표로 한 신경제 5개년 계획(7월1일∼97년말)을 차례로 시행했다.이같이 중·장기 경제정책을 병행한 것은 우리 경제가 구조적인 중병을 앓아왔다는 반성에 기초한다.1회용 대증요법보다는 병의 원인인 환부를 도려내 활력을 되찾기 위한 것이 「신경제」 개혁의 골자인 셈이다. 금융실명제의 전격 단행은 경제개혁을 위한 「혁명」이나 다름 없다.5,6공 정권은 금융실명제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 놓고도 두 차례나 시행하지 못했었다. 실명제로 지하에서 얼굴을 드러낼 돈은 30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지난 해 우리나라 국내 총생산이 2백32조원임을 감안하면 13% 수준이다.이 엄청난 자금이 세척을 통해 산업자금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경제는 정치와는 달리 「빨리 끓지도·식지도」 않는 속성을 갖는다.우리 경제는 아직 지표상으로 회복된 상태가 아니다.수출증가율이 7월 이래 다소 높아졌지만 상반기 평균 증가율에 미치지 못했다.경상수지는 다시 악화됐고 실업률은 6년만의 최고치인 3.2%에 이르렀다. 개혁에 따른 부작용이 없는 것도 아니다.대기업의 투자심리가 아직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개혁의지와 사정태풍이 투자를 가로 막는 결과를 빚기도 했다.또 실명제로 성장·물가·국제수지등 정부가 잡아놓은 올해 거시경제 목표가 당초 기대에 훨씬 못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때문에 신경제 5개년 계획에서 설정한 「총량지표 전망」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실명제의 부작용이 예상했던 것보다 심한 것은 아니며 신경제의 궤도를 수정해야 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개혁은 곪은 곳을 수술하는 작업이다.아프고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따라서 경제적 성과를 당장 눈앞의 경제 지표로 연결짓는 것은 성급하다.좀더 차분히 지켜 보면서 구조적·제도적 모순을 바로 잡아 우리의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사회/각계 비리척결로 자정바람 도출 6개월동안 숨가쁘게 몰아친 개혁의 성과와 영향이 가장 두드러지게 표출된 분야가 사회부문이다. 과거 권위주의시대에 관행처럼 묵인되어왔던 우리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던 각종 비리가 성역없이 척결됨으로써 개혁의 체감지수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군·검찰·재벌총수등 이전 같으면 접근이 어려웠던 권력 상층부의 비리에 대해서도 예외없는 단호한 법의 적용을 강조,공권력집행의 새로운 면모를 과시했다. 이 때문에 사정 대상자 선별과정에 대한 시비와 지나친 과거 들추기식 개혁이라는 일부의 지적이 있었음에도 불구,새정부의 개혁작업이 국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기틀을 제공했다. 특히 검찰은 발빠른 개혁뒷받침 수사는 갖가지 비리척결에 크게 기여했고 사법부와 변협등 사회 각 부문에 걸쳐 자정과 개혁의 목소리를 이끌어 내는 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 군인사비리사건을 시작으로 율곡사업 비리사건·정보사 민간인테러사건등으로 이어진 군관련 비리에 대한 수사는 문민시대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동안 역대 군사정권아래서 군은 사실상 성역으로 치부돼 비리가 있어도 손도대지 못한채 묻혀 지나가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3개월 가까이 진행됐던 슬롯머신업계의 비리에 대한 수사는 검은돈과 권력층과의 유착고리를 끊겠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볼수있다. 더욱이 이 사건으로 6공의 정계실력자로 군림했던 박철언의원뿐만 아니라 그동안 또 하나의 성역으로 간주돼온 검찰조직의 수뇌부들이 구속·퇴진되는 사태까지 이어져 공직자들의 윤리의식을 되돌아 보는 기회가 됐다는 점도 의미를 부여 할 수 있다. 아울러 일부 대기업 총수들과 변호사들의 비윤리적 불법행위등이 드러나 우리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뼈저린 자기반성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서울지법 소장판사들의 사법부 개혁 요구에서 비롯한 사법부의 개혁 몸짓과 변협의 자정 노력·각 사회단체들의 광범위한 개혁 동참 움직임은 이같은 정부의 단호한 개혁작업에 대한 각계·각층의 화답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부정부패가 원천적으로 발붙일 수 없도록 하는 제도의 정착과 국민의 의식전환을 위한 개혁작업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 새정부의 개혁활동을 지켜본 국민들의 한결 같은 기대이다.
  • 정치개혁의 핵심 「돈안쓰기」(사설)

    금융실명제는 공직자재산등록제와 함께 정치개혁의 기폭제다.검은 돈과 썩은 정치의 유착이라는 후진적 토양을 갈아엎고,깨끗하고 생산적인 민주정치의 새로운 문화를 뿌리내리게 할 획기적인 제도개혁이다.우리는 금융실명제가 그러한 「실명제정치」로 탈바꿈시키는 전기이며,따라서 정치권의 분발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우선 깨끗한 정치와 선진적인 정치의 실현을 위해 오늘의 여야정치인들에게 긴요한 것은 이제야말로 정치인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로 면모를 일신할 때라는 기본자세의 일대전환이다. 이권개입과 개인적 치부등 사익의 정치는 이제 불가능하게 되었다.그렇다면 자구적 현상 유지보다 개혁적 노력을 능동화해야 한다.차제에 정당과 정치인의 정치비용을 획기적으로 축소하는,과소비구조의 과감한 혁파가 있어야 한다.요컨대 「돈안쓰는 정치인」에 「돈안드는 정치」로 가야겠다는 것이다.막대한 정치자금을 끌어다가 몇십만 당원들한테 뿌리는 식의 돈과 시간을 몰고 다니는 후진적 구조는 더이상 안된다. 여기에서떡고물이 나오고 계보가 유지되며 정당 종사자들이 먹고 사는,정치와 생계가 한데 엉키는 파행적 부패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정책과 도덕성보다는 금품살포,불법 타락으로 표를 얻으려는 선거행태의 근원도 여기에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정치행태와 정당구조를 청산하고 선진적인 틀로 바꾸는 정치개혁입법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그런 점에서 방만한 운영형태의 지구당제도는 미국식으로 폐지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정치권에서는 정치자금의 고갈에서 얼마간 벗어나기위해 국고보조금의 확대논의가 일고 있으나 이것 역시 선진외국처럼 후원회를 확충하고 당비의존을 늘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아무리 미미한 액수라 하더라도 임의단체인 정당의 비용을 국민부담으로 넘기려는 것은 개혁적 발상이 아니며 선후가 뒤바뀐 것이다. 정치운영방식의 일대개혁만이 도덕성과 생산성제고라는 실명제정치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이제는 정치인이 정책연구와 발표능력을 갖추는 기초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유능한 정치인이손해를 보고 돈으로 평판을 사는 정치인이 활개를 치는 부도덕한 저질정치는 사라져야 한다.물론 이러한 정치개혁이 성공하려면 국민들의 의식도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 깨끗하고 떳떳한 정치를 만들고 정치인이 견제와 감시의 기능을 다하는 선진민주정치의 정착에 실명제가 크게 기여하도록 정치권의 개혁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 기업투자 부진과 정부의 대응/김수행(일요일 아침에)

    ○경기침제를 야기 기업하는 사람들을 요사이 만나면 대부분이 『사정한파때문에 경기가 말이 아니다』는 이야기를 곧잘 한다.물론 지금 사정한파와 경기침체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이 두 사건사이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 것일까. 몇개의 그럴듯한 인과관계를 생각해보자. 첫째 정치인이나 공무원이나 기업인들이 혹시 사정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해서 요정이나 골프장에도 못가고 고가의 사치품도 구매하지 않으며 과소비를 자제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요정이 문을 닫고 외제 승용차가 팔리지 않는다는 기사를 보면 사정한파가 일부 업종에 영향을 미치는 것같다. 둘째 부동산이나 주식이나 예금을 대규모로 가진 부자들이 금융실명제나 재산공개에 의해 손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해서 자산을 현금으로 전환시켜 자기의 금고속에 보관해 두는 경우이다.이러한 현상이 대규모로 발생한다면 부동산과 주식의 가격은 대폭 하락할 것이고 은행은 예금이 부족해 금리를 인상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주식가격이 폭락하면 주식시장에서 주식을발행해 자금을 조달하여 기업을 확장하려는 사업가들은 곤란에 처할 것이고 따라서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이다.또한 금리가 인상되면 기업은 금융비용의 증가에 직면해 자금사정이 나빠지거나 차입에 의한 투자를 중단할지도 모른다. ○주체는 누구인가 셋째 투자를 확대해야 할 기업들이 사정의 폭과 방향을 알지 못해 장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함으로써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경우이다.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군사정권하에서 정경유착에 의한 비리가 매우 컸기 때문에 재벌치고 「털어서 먼지 나지 않을」재벌은 거의 없을 것이다.이처럼 앞이 캄캄한 마당에 어찌 거액의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인가.이것은 확실히 경기침체를 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위의 세가지 경우에는 사정의 장래 효과가 어떻든 지금 당장에는 사정한파가 경기침체의 큰 원인을 이루는 것처럼 보인다.그런데 위의 모든 경우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주체인 정부가 빠져 있다.정부는 우리나라 전체의 소비나 투자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조세수입이나 재정적자에 의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민간기업처럼 목전의 수익성에 매달리지 않고 장래를 위한 투자를 할 수가 있다.사실상 역사적으로 보아도 정부가 경제에 크게 개입하기 시작한 이유는 1930년대의 세계적 대불황을 민간기업이 스스로 타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정차단 의도화 만약 사정한파로 민간기업이 투자를 꺼려해 경제가 침체로 빠진다면 사정을 중단해야 할 것인가.사정이 무엇을 의도하고 있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물론 정치보복적이라든가 선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정은 우리 사회의 기강을 바로잡아 사회분위기를 일신하면서 비능률과 부정부패를 근절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그리고 이것은 우리나라가 세계를 상대로 경쟁하기 위한 좋은 발판을 만들 것이다.나는 일찍이 우리나라의 자본주의를 「깡패자본주의(hooligan capitalism)」라고 부른 바 있는데 음성적인 정치자금의 갹출과 그것에 대한 대가로 주는 특혜,기업주의 독단적인 태도,노동쟁의에 걸핏하면 공권력을 투입하는 것,정부의 인허가업무에서의 뇌물수수,조세제도의 혼란과 조세징수의 비리,부동산투기와 주식투기에 의한 불로소득의 급성장,빈익빈 부익부현상 등등 어느 하나 정상적인 자본주의를 닮은 것이 없었다. ○경제재건에 앞장 지금 우리는 정부개입의 축소가 매우 소망스러운 방향이라고 모두들 생각하고 있다.군사정권의 경제개입이 부정 부패의 온상이었다는 사실이 점점 백일하에 폭로되고 있으며 공산권의 중앙집권적 계획경제가 몰락했고,서구에서는 사회민주주의적 복지국가가 국가개입을 반대하는 신보수주의정권에 의해 해체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러나 「중단없이 진행되어야 할 사정작업」을 중도하차시키기 위해 민간기업들이 투자 보이콧을 한다면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금융실명제가 세제개혁에 의해 증가할 세금을 토대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제재건에 앞장서야만 한다.참신한 일꾼들을 뽑아 정부투자기업을 올바로 세우고 모든 국민들에게 기업의 이익을 환원시키는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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