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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총재 “기업·국민들 돈써야”

    한국은행 박승 총재가 13일 “기업과 개인이 돈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이헌재 부총리의 ‘부자소비론’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한은이 금리를 내렸으니,경제 주체들이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이 짙게 깔려 있다. 아니로니컬하게도 박 총재는 지난해 3월에는 “통화·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데에 한계를 느낀다.”면서 “국민들은 내핍하고,고소득층은 과소비를 자제해야 한다.”며 내핍(耐乏)론을 주장했었다. 박 총재는 이날 연세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주최 국제학술대회의 오찬강연에서 “우리 경제는 성장률(5%대),실업률(3%),물가(3% 내외) 등의 지표로 본다면 ‘A-’에서 ‘B+’ 정도로 거시적으로는 양호하다.”면서 “그러나 국민들은 경기가 안 좋다고 느끼고 있다.”고 운을 뗐다.이어 체감지표와 실물지표가 어긋나는 데에 대해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일해서 경제 성장률을 5%대로 만들어 놨지만,정작 본인들은 소비도 못하고 국부(國富)만 축적했기 때문”이라며 “저축이나 외환보유고를 줄이더라도 소비에 힘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총재는 “현재의 어려움은 유가상승·카드부채 등의 일시적인 요인보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한국 경제는 지난 40년동안 정부가 주도적으로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저임금을 바탕으로 만든 제품을 수출해서 연 평균 7.7%라는 성장률을 일궈냈지만,지금은 이런 성장 엔진이 대부분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이는 저성장 시대에서 고성장 시대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고통”이라면서 “일본 역시 저성장 시대로 진입한 뒤 10년의 불황을 겪으면서 산업 구조를 합리화시키는 등 내부적인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 이제서야 새출발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민간 소비는 최근 들어 플러스로 돌아서 터널을 통과했고 내년까지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보지만,문제는 기업이 설비·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국가적인 힘을 기업의 설비·투자 증대에 쏟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장기적으로는 노사문제 해결,고비용구조 개선,집단이기주의 해소,남북경제협력 활성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쏟아지는 중산층 파산] ‘과소비 파산’은 소수… 금융정책 ‘그늘’ 탓

    [쏟아지는 중산층 파산] ‘과소비 파산’은 소수… 금융정책 ‘그늘’ 탓

    흔히 파산자는 씀씀이가 헤프고 책임없이 소비를 한 사람으로 단정한다.이유가 있으니 파산하지 않았겠느냐는 인식이 지배적인 것이다. 서울신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파산자의 33%가 실직·질환·사고 등에 의한 파산이었고,저소득·사업부진 등 생계형 파산이 20.9%였다.이들 가운데 과거 5년 동안 골프장·호텔·콘도를 이용한 사람은 전혀 없었고,국내외 여행을 해 본 사람도 60명에 불과했다.그마저도 대부분 신혼여행이었다.파산은 채무자의 과소비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대출과 마구잡이 카드 발급 등 경제적·변제 능력에 대한 검토없이 회원 확장에만 급급했던 채권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더 크다고 지적한다. ●생활보호자·사망자에게도 카드발급 박순애(가명·83·여)씨는 한달에 27만원을 지원받는 생활보호대상자다.2001년 아들이 신용카드회사의 연대보증인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실직 상태였던 아들은 결국 파산했다.L사 등 3곳의 카드회사는 박씨가 보증한 8200만원을 갚으라고 독촉했다.결국 박씨도 지난 6월 파산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신용카드회사들은 소득이 없어 국민연금의 납부조차 면제받은 184만명에게도 431만장의 신용카드를 발급했다.또 19개 카드사는 2000년에서 2001년 사이에 사망한 189명과 발급을 신청한 뒤 사망한 451명에게도 신용카드를 발급해줬다.정부의 카드사에 대한 부실한 관리 감독을 자인한 셈이다. ●“몸 팔아서 갚아라” 막가는 채권추심 전문 채권추심기관의 추심 방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신용카드 대금 200만원을 두달 동안 연체한 김모(24·여·학생)씨는 카드사 직원이 보증을 선 친척에게 “김씨가 3억원의 빚이 있는데 모두 당신에게 떠넘기려 한다.”고 말한 것을 알게 됐다.항의하자 카드사 직원은 “그렇게 억울하면 몸이라도 팔아 돈을 갚으면 될 것 아니냐.”며 오히려 화를 냈다.지난 1월부터 대출금 1700만원의 이자를 연체한 이모(35)씨도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었다. 카드사 직원이 집에 혼자 있는 장애인 어머니를 온갖 험한 말로 협박한 것.이 때문에 어머니는 며칠 동안 앓아 누웠다.이씨는 카드사로부터 “협박이 뭔지 알고나 그러느냐.”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윤모(43)씨는 카드사의 채권추심에 아예 회사를 그만뒀다.카드사가 회사로 보낸 편지 봉투 겉면에 붉은 글씨로 ‘윤씨는 억대의 채무로 파산할 사람’이라고 씌어 있었던 것.편지 봉투 하나로 윤씨는 직장을 잃었다. 채무자들은 불법적인 채권추심 앞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미국은 공정채권추심법을 만들어 우편물에 다른 사람이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추심회사의 상호조차도 쓸 수 없도록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채무자에게 저항권을 부여,채권자에게 문서로 항의하면 법적절차의 진행사항을 전달하는 것 이외에는 접촉을 할 수 없다.우리는 이같은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 안동환 유지혜기자 sunstory@seoul.co.kr
  • [녹색공간] 미래를 위한 에너지 문화혁명/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에너지·산업팀장

    연일 원유 가격이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7월28일 미국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 가격이 42.45달러까지 치솟았다.21년만에 최고 수치라고 한다.본격적인 고유가 시대가 된 것이다.그러나 에너지 수요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 행태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간이 큰(?) 편이다.1인당 총에너지 수요는 이미 2002년에 일본과 유럽의 평균을 추월했고,이대로 갈 경우 2010년에는 미국 다음의 차상위권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우리가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에너지를 소비할 만큼의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중국은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에너지 소비가 매년 3%씩 증가하고 있으며,석유 수입 규모도 현재 우리나라와 유사한 하루 270만배럴에서 2020년에는 약 420만배럴로 증가할 전망이다.게다가 중국의 중동 석유 의존도는 2002년 34.9%에서 2015년에는 72.7%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이것은 중동의 석유를 놓고 우리와 중국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의 석유와 천연가스를 확보하기 위해 자원외교를 하고 있지만 주변 열강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동북아 지역의 지정학적 요인 때문에 발생한 에너지 확보의 문제만 심각한 것이 아니다.기후변화협약은 우리에게 이보다 더 큰 도전이다.금년 12월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릴 제10차 당사국 총회에서 만일 러시아가 교토의정서에 비준하게 될 경우,가입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의 55%를 넘어야 한다는 요건을 달성하게 되므로 교토의정서가 발효되게 된다.우리나라는 아직 개도국의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장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언제까지 개도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며 조만간 온실가스를 대대적으로 감축해야 할 것이다.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산업구조 전반에 걸친 거의 혁명적인 수준의 구조조정이다. 이처럼 에너지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에너지 문제를 매개로 한 도전이 거센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기존의 에너지 이용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있어야 한다.이것은 우리의 무심한 에너지 과소비에 대한 반성이며,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어야 한다.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에너지 가격 조정이나 세제도입과 같은 경제적 여건의 조성,그리고 재생가능한 에너지 산업의 본격적인 육성 등이 필요하다.이를 위해서는 시민,전문가,기업,그리고 정부가 한마음으로 나서야 한다.에너지 가격의 인상과 같은 문제는 국민적 동의가 없으면 이루어지기 힘든 문제이며,절전멀티탭 사용을 통해 대기전력을 줄이는 일도 마음을 내서 하지 않으면 실천하기 힘든 일들이다.에너지 문제를 경제학이나 공학적으로만 다룰 것이 아니라 자연과학이나 인문과학에서도 본격적으로 접근하여 에너지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 성과를 축적하고,통합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기업에서도 에너지 고효율기기와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기후변화협약에 대비하여 온실가스를 저감하면서도 생산활동이 가능하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정부도 에너지 수요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이 적극적으로 수요관리를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고,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이 본 궤도에 오를 때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이와 같은 에너지 문제에 대한 전국민적인 근본적 성찰을 우리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에너지 문화혁명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 것이다.문화까지 바뀌어 삶이 달라져야만 진정한 변화라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에너지·산업팀장
  • [사설] 高油價 비상대책 새로 짜라

    고(高)유가가 우리 경제를 다시 강타하고 있다.서부텍사스 중질유 가격이 배럴당 40.6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국내 수입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도 배럴당 35달러에 육박했다.파이낸셜 타임스는 관계전문가들의 전망을 인용해 국제유가는 당분간 40달러를 웃돌고,올 여름에는 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보도했다.비상이 걸린 산업계는 교통세 등 내국세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유가 비상대책이 석유수입부과금과 관세 인하 등 가격안정 쪽에 치우쳐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을 가볍게 여기는 안이한 태도라고 본다.정부는 지난달 말 두바이유의 10일 평균 가격이 32달러를 돌파하자 석유수입부과금과 관세 인하를 단행했지만 정유사들은 석유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부담금이나 관세 인하가 소비증가로 이어지는 데다 국제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약발이 없다.그런데도 산업자원부는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35달러를 돌파할 경우 시행할 2단계 대책에서도 가격안정에 주력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106일분의 석유비축분이 있기 때문에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우리나라의 석유소비량은 세계 6위,에너지 소비 증가율은 세계 1위다.우리의 경제규모나 1인당 국민소득,인구 등의 지표와 비교할 때 단연 에너지 과소비 국가에 해당된다.정부는 4·15 총선 이전 고유가 대책을 세울 당시 승용차 10부제나 승강기 운행 규제 등의 조치를 담으려 했다가 국민의 불편을 우려해 제외했다.그러나 지금은 여건이 바뀌었다.유가 40달러 시대가 고착될 조짐이다.정부는 고유가 비상대책을 새로 짜 에너지 수요 억제책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 [신용회복 현장을 가다] 벼랑끝 信不者사연

    “아내와 세 딸만 있는 집에 채권 추심원이 들이닥칠 때가 가장 무섭습니다.여자들만 있는데 무슨 일이라도 나면 어떡합니까.남편 노릇,애비 노릇 못하는 제가 한스러울 따름이지요.” 지난 8일 서울 명동 센트럴빌딩 6층 신용회복위원회 상담실.서모(50)씨가 상담을 받다말고 눈물을 쏟았다.서씨는 매일밤 서울 망원동 건설현장 한쪽에 마련된 컨테이너 박스에서 잠을 청한다.1억 3500만원의 빚을 하루라도 빨리 갚기 위해서다.그는 중견기업의 전직 임원이었다. ●가족들 줄줄이 신용불량자 올 2월말 현재 신용불량자는 382만 5000여명.주변에 신용불량자가 있다는 게 그다지 놀랍지 않은 일이 됐다.2002년 11월 출범한 신용회복위원회는 상환기간 연장,이자 감면 등 채무조정을 통해 신용불량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채무자와 금융기관을 연결시켜 주는 기관이다.채무 3억원 이하의,소득이 있는 신용불량자만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최대 S그룹의 잘나가는 사원이던 서씨는 1993년 사업을 하는 여동생의 빚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빚더미에 앉게 됐다.빚쟁이들에게 시달리다 98년 퇴직금이라도 받아 빚을 갚으려 회사를 나왔지만 빚을 갚기에는 태부족이었다. 중견회사로 옮겨 매월 150만원씩 꼬박꼬박 빚을 갚아나가면서 터널의 끝이 보이는 듯했다.그러나 2002년 이 회사마저 문을 닫았다.서씨는 그때부터 신용카드로 빚을 내 은행이자를 막았다. “자전거를 탈 때 안 넘어지려고 페달을 계속 돌리듯이 신용불량자가 되는 걸 막기 위해 카드론과 대환대출(대출을 받아 빚을 갚는 것)을 계속 받았습니다.이자가 불어나는 것을 도리없이 지켜보는 그 심정 아십니까.” 이자는 원금의 배가 넘었다.결국 서씨는 지난해 11월 신용불량자로 등록됐다.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대환대출 받을 때 아내와 큰 딸까지 보증인으로 세웠던 것이다.서씨가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다음달 이들도 신용불량자가 됐다.서씨의 남은 희망은 공무원인 큰 딸을 흠잡히지 않고 시집보내는 것이다. ●“워크아웃,그런게 있었어요?” 김모(37·미장공)씨와 오모(34·미싱사)씨 부부 역시 대환대출로 배보다 배꼽을 더 키운 사례다.이들 부부는 뒤늦게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은 것을 후회했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7∼8%의 낮은 이자로 갚아나갔을 텐데 25%의 높은 이자로 대환대출 이자를 받은 게 억울하기만 하네요.” 김씨는 부친이 위암말기 선고를 받자 카드빚을 끌어썼다.3년동안 신용카드 7개를 돌려쓰다보니 원리금이 1억원에 달했다.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1월 한 카드사가 현금서비스 한도를 0원으로 줄이면서 신용불량자가 됐다.신용회복위원회 상담원 유상철 과장은 “부부가 같이 찾아온 것은 약과이고,다섯 식구 모두 신용불량자로 등록돼 줄줄이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하고 간 적도 있다.”고 전했다.그는 특히 “보증인이 필요한 대환대출이야말로 가족 모두를 신용불량자로 만들기 좋은 구조”라고 말했다. ●옵티마 모는 청소부의 사연은 말쑥한 캐주얼 차림의 김모(32)씨가 상담석에 앉았다. 상담원은 서류를 훑어보고 “차를 먼저 파셔야겠네요.사치품들은 모두 팔아야 개인워크아웃을 받을 수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빚진 주제에 중형차를 사다니 제가 정신이 나갔던 모양입니다.하지만 지금은 팔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습니다.할부로 산 차라 캐피탈사에 담보로 묶여 있는데 상호저축은행에서도 담보를 잡았어요.자동차 할부가 100만원밖에 남지않았기 때문에 팔면 손해죠.” 제약회사 영업사원이었던 김씨의 현재 직업은 환경미화원.회사에 다니면서 다단계판매에 혹했던 게 문제였다.정신을 차린 뒤에는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상황버섯을 재배해 팔기도 했고 야간에 대리운전을 하기도 했다.아내는 시간당 2500원짜리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다.하지만 때는 너무 늦어 있었다. “2000만원도 안되는 제약회사 연봉으로는 빚을 감당하기에 턱도 없었죠.환경미화원은 그래도 연 3000만원 정도의 수입이 생기니까 이제는 편안합니다.” ●“제발 신용불량자로 만들어달라” 강모(39·상업)씨는 상담석에 앉자마자 “제발 좀 되게 해달라.”로 애원조로 말했다. “공교롭게 가게 옆에 추심회사가 있습니다.그쪽 직원들이 수시로 들락날락하면서 빚 독촉을 해대니 도저히 장사를 할 수 없어요.어제는 가게를 가압류하겠다고 해서 부리나케 여기로 왔습니다.워크아웃에 들어가면 가압류가 안 된다고 하던데….” 하지만 상담원이 신용정보를 조회한 결과 강씨는 신용불량자가 아니었다.상담원은 “개인워크아웃은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사람들만 받을 수 있습니다.죄송하지만 안 되겠습니다.” 상담원의 말이 끝났지만 강씨는 자리에서 한동안 일어나지 않았다. 주부 강모(47)씨는 ‘맹모형 신용불량자’에 해당된다.몇년 전 남편이 실직하는 바람에 연년생 두 딸의 교육비를 모두 강씨가 마련해야 했다.미술을 전공하는 큰 딸,패션 디자인을 공부하는 막내딸 모두의 꿈을 꺾을 수는 없었다. 마사회 매표원으로 월 100만원을 벌어들였지만 카드에 손을 대게 됐고 결국에는 사채업자를 찾아갔다. 신용회복위원회 김승덕 홍보팀장은 “과소비로 인한 신용불량이 많기는 하지만 경기침체와 빈부격차 심화 등으로 생계를 꾸리려다 잘못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면서 “이들이 자립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사회가 나서서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 [총선D-9] 내년 통일…휴대전화료 인하…공약백태

    17대 총선출마 후보자 5명 가운데 1명은 뚜렷한 공약이 없는 ‘배짱 후보’인 것으로 밝혀졌다.또 일부 후보는 실현 가능성에 대해 함구하는 ‘묻지마 공약’부터 공약(公約)인지 공약(空約)인지조차 아리송한 한건주의식 ‘황당 공약’까지 마구 쏟아냈다. 전문가들은 탄핵정국의 여파와 양강구도 가시화로 후보자들의 지역 공약과 정책 제시가 16대 총선보다 부실해진 측면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후보의 공약 제출시한인 지난 4일 오후 6시까지 전체 후보자 1172명 가운데 18.5%인 217명은 공약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중앙선관위는 마감후 공약을 제출하는 지각 후보에게는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서울 디즈니랜드 건설” 서울 중랑을에 출마한 A후보는 군사보호지역인 육군사관학교를 이전하고 교육시설과 종합병원,유통상가,아파트 등을 지어 지역 땅값을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그러나 확인 결과 육사는 A후보가 출마한 지역이 아닌 인근 노원구에 위치해 있다.주민들은 “현안이 된 적이 없다.”며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광진갑 B후보는 어린이대공원을 디즈니랜드와 같은 세계적인 고품격 공원으로 바꾸겠다고 공약했다.후보측은 “국제 입찰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강동갑 C후보는 그린벨트를 풀어 대학을 유치하겠다고 밝혔으며,강남갑 D후보는 부유층 주민을 겨냥,보유외환의 해외펀드 활용과 재산세·종토세 인하를 약속해 전형적인 선심성 공약으로 눈총을 받았다.경기 김포의 E후보는 65세 이상을 건국 1세대로 규정하고 매달 5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명품거리 조성’에 ‘뇌물토벌대’까지 일부 후보는 과소비·사행 산업의 지역 유치를 공공연히 제시했다.서울 강동을 F후보는 올림픽공원 앞에 불가리·프라다·아르마니 등 세계적인 명품가게를 유치,‘명품 거리’를 조성하겠다고 했다.경북지역에 출마한 G후보는 경마장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발상자체에 문제가 있다.”면서 “명품 열풍과 과소비로 인한 사회적 폐해를 국회의원 후보자가 오히려 부채질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런가 하면 서울 양천갑 H후보는 ‘2005년 8월16일까지 통일 독립달성’을 공약으로 내놓았고,강북갑 I후보는 ‘뇌물토벌대’를 조직해 정치부패를 뿌리뽑겠다고 기염을 토했다.이 후보는 의료보험처럼 전국민 법률보험을 실시해 인권을 확립하겠다고 공언했다. ●“휴대전화 기본료 50% 인하” 서울 강동갑 J후보는 주민들이 지방자치단체의 예산편성에 참여할 수 있는 참여예산제 실시,학교급식의 우리 농산물 사용 의무화,유전자조작 농산물 사용금지 등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 ‘반짝 공약’을 내걸었다.동대문갑 K후보는 휴대전화 기본료 50% 인하를 내세웠고,성동을 L후보는 마장동 축산시장의 한우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건축가로 유명한 M후보는 미군기지 이전 등의 현안이 걸린 ‘이태원’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장담했다.송파을 N후보는 불법비자금 환수특별법 제정을,광진갑 O후보는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국민소환제 입법을 공약에 포함시켰다. ●“선심성·즉흥적 공약남발은 구태” 예산낭비 사례를 고발하는 ‘밑빠진독 상’을 수여하는 함께하는시민행동 백현석(35·예산감시 전문가) 기획팀장은 “선거철마다 선심성 공약이 남발하는 현상이 반복된다.”면서 “타당성 조사없이 산발적·즉흥적인 공약으로 유권자를 현혹하는 구태가 이번 총선에서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정대화(49) 상지대 교수는 “다리를 놓겠다고 공약했다가 강이 없으면 강을 파주겠다는 식의 공약도 눈에 띈다.”면서 “지역 선거과정을 보면 강조되는 정책도 없고 정책적 차이도 찾아볼 수 없으며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제시하기엔 부적절한 공약이 많다.”고 말했다.참여연대 김민영(38) 시민감시국장은 “지역 주민의 요구를 공약에 반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현실성과 실천가능성이 전제되지 않은 공약은 득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안동환 김준석기자 sunstory@˝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美 급부상 직종 ‘전문 정리사’

    지난 연말 낸시 설리번(가명·44)은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었다.그러나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낸시는 더 벅찬 일에 부딪혔다.유산을 확인해야 하고 남편이 혼자 운영하던 부동산업을 정리해야 했다.의료비 청구서와 세금 고지서가 날아들고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남편을 찾는 전화도 끊이지 않았다. 파트 타임으로 일하던 자신의 은행일이나 자녀들의 뒷바라지는 더욱 힘들어졌다.우편물은 뜯지도 않은 채 쌓였고 집안일은 점차 엉망이 됐다.친지들의 도움도 부담스러웠다.그러던 와중에 친구로부터 ‘전문 정리사(Professional Organizer)’ 얘기를 들었다.협회 사이트(www.napo.net)를 통해 정리사를 소개받아 처리할 목록을 짜는 것부터 시작,집안 일을 차근차근 해결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지금 미국에서는 이같은 정리사들이 21세기의 새로운 전문직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워싱턴 일대에서만 1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아직은 여성들이 대부분이지만 젊은 남성들의 진출도 늘고 있다.특별한 창업자금이 없이도 열의와 관심이 있으면 얼마든지 전문적인 ‘문제 해결사’가 될 수 있다. ●왜 정리사의 도움이 필요한가 낸시처럼 꼭 갑작스러운 충격을 받았을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미국에서는 맞벌이 부부가 일상화돼 있어 집안일에 투자할 시간이 과거보다 줄었다.게다가 이혼이나 결혼 기피 등으로 독신 가정이 늘면서 전업주부의 비중은 크게 낮아졌다. 정리사협회(NAPO)의 배리 이자크 회장은 현대인의 생활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집안을 크고 작은 상품으로 넘치게 만들었으며,가계수입의 증가는 물품 구입을 계속 재촉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DC에서 8년째 정리사로 일한 질 로런스(여)는 “미국인의 3분의1은 집안의 정리·정돈이 필요하다.”며 “그 이유로는 이사,출산,이혼,배우자의 죽음,격무 등에 따라 가정 내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지지만 소비자들이 이에 적응할 시간은 부족한 탓”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왜 사는가’의 저자 팸 댄지거는 “9·11이 과소비 현상에 의문을 던지게 했다.”고 지적했다.집안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과거에 샀던 장식품들이 9·11 이후 의미를 잃었고 살을 빼듯 가정의 군더더기를 제거하면서 정리사의 역할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2002년 미국에서 가정용품 정리도구가 2001년보다 20% 증가한 50억달러어치나 팔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컨테이너 스토’ 등 정리용품 전문업체는 문을 열 때마다 성황이다.집안 정돈 등과 관련된 ‘클린 스위프(clean sweep)’ 등 TV 프로그램은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으며,불필요한 물건들을 처분하는 방식에 집중한 잡지 ‘리얼 심플’은 월 150만부를 찍는다. ●MBA 뺨치는 고소득 유망직 4년간 워싱턴 지역의 정리사 대표를 맡았던 질은 인터뷰 요청에 “5월까지 일정이 꽉 찼다.”며 “전화로 얘기하자.”고 말했다.시간당 85달러를 받는다는 그녀는 가정일뿐 아니라 기업 세미나와 의류·법률 사무실의 서류정리까지 도맡아 연간 수입이 10만달러를 넘는다고 말했다. 이자크 NAPO 회장은 정리사들의 연간 소득은 4만달러에서 20만달러에 이르며 교사나 간호사,공무원 출신들이 최근 정리사 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협회에 등록된 정리사 2200명 가운데 45%가 학사,21%가 석사,5%가 박사 등으로 71%가 고학력자다. 정리사는 단순히 물건들을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삶의 방식’을 설계한다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하다 못해 애완동물에 대한 관리 프로그램까지 정리사들의 영역이 될 수 있다고 델라웨어의 정리사 캐서린 돔브로스키는 강조했다. 물론 프로그램을 직접 작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적의 소프트웨어를 소개하고 컴퓨터에 설치해주는 것은 정리사의 몫이라는 것.한가지에 몰두하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주의결핍과잉행동장애(ADHD)에 걸린 성인들이나 어린이들에게도 정리사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게 의사와 심리학자들의 견해다. ●전업 주부에게도 문호가 열렸다 변호사나 의사와 달리 별도의 과정이나 시험을 거칠 필요가 없다.자격을 인정하는 면허증이 없으며 주 당국에 업체명과 대표를 등록하면 정리사로 활동할 수 있다.정리사를 위한 훈련 전문기관이 있지만 반드시 거쳐야 할 의무는 아니다. 메릴랜드 저먼타운에서 재택근무하는 체릴 라슨은 “일단 정리하는 것 자체를 좋아해야 한다.”며 “컴퓨터나 심리학 등 관련 분야를 전공했으면 유리하지만 그렇다고 필수조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그러나 어려움에 빠진 가정을 상담하고 집안일을 정리하는 데 남성보다는 세심한 여성이 적합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재 정리사의 90% 이상이 여성이다.재택근무가 가능하고 파트 타임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여성들이 선호하는 게 사실이다.그러나 최근 갓 대학을 졸업한 젊은층들도 정리사 시장에 뛰어든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mip@seoul.co.kr˝
  • [열린세상] 선진국이 부러운 진짜 이유/김종석 홍익대 경제학 교수

    우리보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두세배 높은 선진국 사람들 사는 것을 보면서 그들이 사는 집 크기나 소비수준이 우리보다 그다지 잘 사는 것 같지 않다고 느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특히 일본이나 유럽 사람들의 검소하고 절약하는 생활을 보면 더욱 그렇다.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일만달러 소득밖에 안 되었는데 이만달러 삼만달러 수준의 과소비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왜 그런 것일까. 그러나 이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다.선진국 국민들도 누구나 더 많은 소득과 더 높은 소비수준을 누리고 싶어하는 것은 우리나 마찬가지다.다만 그들 나라의 가격구조와 경제제도가 그들로 하여금 그런 소비수준과 생활습관을 유지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들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혹시 그들이 저축을 많이 해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추측이다.감소추세에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저축률은 대부분의 선진국보다 높다. 다시 말해 선진국의 일인당 국민 총생산량은 평균적으로 우리의 두세배가 되지만 정작 국민 개개인이 소비할 수 있는 실질소득은 세금구조와 가격구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짓눌려 있다고 보아야 한다.그렇다면 그 나라 사람들의 물질적 풍요와 높은 삶의 질은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일까.선진국 국민생활이 우리와 다른 가장 큰 차이는 그들 나라에는 양질의 공공재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공공재는 국민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사유재산과 달리 소득이나 신분에 차이를 두지 않고 국민 누구나 공동으로 함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시설이나 서비스를 말한다.깨끗한 환경,공원녹지,잘 정비된 교통시설과 대중교통망,통신망,효율적인 행정조직과 사법제도 등과 같은 기반시설과 제도,공공서비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특히 어떤 공공재는 그런 공공서비스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민의 복지수준이 상승하기도 한다.예를 들어 잘 발달된 사회복지 제도,의료제도,교육제도,응급 구난 시스템,경찰서비스 등은 직접 혜택을 누리는 국민은 많지 않지만 그런 서비스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전체 국민의 생활의 질은 향상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공공재는 그 속성상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국민복지 증진 효과를 낼 수 있는 전략 상품이다.선진국 국민들이 정작 개인적으로 누리는 소비수준은 우리와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와 같이 잘 발달된 공공서비스와 기반시설,제도가 있기 때문에 이들이 누리는 총체적 소비수준과 생활수준은 우리의 몇배 이상이 되는 것이다. 주말이나 휴가철에 고속도로가 꽉 막혀 변변히 놀러가지도 못하고,갑자기 사고를 당했을 때 제대로 응급 치료도 못 받은 채 죽을지 모르고,수돗물을 믿지 못해 비싼 정수기를 설치해야 하고,대기오염 때문에 방마다 공기정화기를 달아야 하고,학교교육을 못 믿어 사교육비를 더 써야 하고,대중교통이 낙후되어 비싼 자가용으로 출퇴근해야 하고,억울한 일을 당해 경찰이나 법원에 들고 가 봐야 속 시원히 해결되지도 않고,주변에 온통 교통체증,끼어들기,무질서,쓰레기 공해뿐이라면 소득 수준이 이만달러 삼만달러가 된다고 해도 국민 삶의 질은 크게 향상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앞으로 진정한 의미의 선진 복지국가를 이루려면 국민총생산이 증가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양질의 공공재가 함께 갖추어 져야만 한다.이것은 물론 돈이 드는 일이고 선진국 국민들은 그런 공공재를 가지기 위해 기꺼이 큰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물론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정부기능이 전제되어야만 한다.비효율적이고 무능한 정부조직으로는 밑빠진 독에 물 붓기밖에 안 될 것이다.제대로 된 행정서비스와 정부기능 없이 선진복지국가가 될 수가 없다.앞으로 정부개혁의 초점은 국민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도록 공공재의 품질향상에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김종석 홍익대 경제학 교수˝
  • 체크카드 쓰니 연체걱정 ‘뚝’

    은행과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무분별한 신용카드 사용의 폐해로 요즘 들어 체크카드를 찾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에 직불카드의 기능이 결합된 카드다.자기 은행계좌에 잔액이 있을 때에만 쓸 수 있어 신용카드 같은 과소비·연체의 위험이 없고,모든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이용이 가능해 직불카드처럼 불편하지도 않다.특히 올해부터 국세청은 신용카드와 별도로 직불·체크카드에 대해서만 별도의 영수증 복권제를 실시하고 있다.매월 6006명에게 최저 1만원에서 최고 1억원의 상금이 지급되며 지난 2월 당첨률은 신용카드보다 13배가량 높았다. 이런 장점 때문에 은행·카드사들은 이용실적에 따른 누적포인트를 적게는 0.5%에서 많게는 1.0%까지 쌓아주며 고객들을 모으고 있다(표 참조).일반 신용카드는 포인트 적립비율이 대개 0.2% 수준이다.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제공한다.조흥은행 ‘CHB체크플러스카드’는 영화관람료를 1500원 깎아준다.국민은행 ‘KB체크카드’는 카드를 긁을 때 이용내역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서비스가 무료다.기업은행 ‘마이 체크 KTF카드’는 SK주유소를 이용할 때 할인금액이 주말과 주중 각각 70원과 40원으로 높다. 하나은행 ‘캐시백 플러스카드’는 카드 이용액의 1%를 매월 회원계좌로 입금해주고 신한카드 ‘신한프리체크카드’는 신한은행 주거래 고객에게 최고 3억원의 항공상해보험에 무료로 가입시켜 준다.제일은행 ‘퍼스트 플러스카드’는 레스토랑에서 10% 할인된다.현대카드의 ‘현대카드C’는 전국의 호텔·콘도 이용 때 최고 70%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우리카드의 ‘우리체크체크카드’는 오는 6월까지 평소 적립률(0.7%)의 두 배(1.4%)를 쌓아주는 ‘더블 포인트’ 행사를 벌인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사채이용자 40% “자력상환 불능”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고객 10명중 4명은 자력으로 기존의 빚을 갚기 힘든 것으로 드러나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또 대부업체 고객의 절반 이상이 대출을 받아 카드·은행 연체대금을 갚고 있으며,1인당 평균 790만원 정도를 연 평균 118%의 금리로 빌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대부업체 고객 16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이들 가운데 채무를 자력으로 갚을 수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51%로 절반이 넘었으나 ‘채무 재조정이 되면 갚겠다.’(23%),‘도저히 갚을 수 없다.’(17%) 등 현 상황에서 갚을 수 없다는 응답도 40%나 됐다.금감원 관계자는 “응답자의 상당수가 상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어서 조기상환 유도와 도덕적 해이 방지,대부업체의 무분별한 대출방지 대책 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업체를 통한 대출금 용도는 카드·은행·사금융 대출금 상환(56%) 등 기존 채무를 갚는데 쓴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은 반면 생활·사업자금은 39%에 불과했다. 대부업체 이용사유로는 병원비 등 급전 필요(21%),사업 실패(20%),실직(18%),과소비(12%),증권투자 실패(9%),유흥비(5%) 등의 순으로 나타나 ‘생계유지형’ 이용 비중(59%)이 2002년 조사보다 15% 포인트나 급등,어려워진 경제여건을 반영했다. 대부업체의 대출금과 관련,응답자의 79%가 1000만원 이하의 소액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1인당 평균 대출액은 790만원으로 추정됐다. 또 이번 설문조사로 추정된 대부업체의 평균 금리는 연 118%로,2002년 조사(171%)때보다 떨어졌지만 대부업법에서 제한한 66%에 비해 월등히 높아 무등록 대부업체에 의한 음성적인 대출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부업체 이용자의 연령·직업·학력별 분포를 보면 20대 이하(33%)와 회사원(46%),대졸 이상(46%)의 비중이 2002년 조사에 비해 각각 5∼16%포인트가 늘어나 대부업체 이용이 사회 일반계층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KTF·LGT 요금경쟁 '가속’

    약정할인제로 불붙은 이동통신 3사의 요금 경쟁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번호이동 격전’에서 공격의 고삐를 바짝 죄는 KTF와 LG텔레콤은 SK텔레콤의 ‘방패’를 뚫기 위한 ‘창’으로 ‘요금 카드’만한 것이 없다고 보고,앞다퉈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고 있다.그러나 ‘너죽고 나살자’식 경쟁에만 치우쳐 통신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KTF는 지난달 기본료 월 10만원으로 휴대전화 음성통화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정액요금을 선보이며 요금 경쟁에 불을 지폈다.이에 맞서 LG텔레콤도 월 9만 5000원의 무제한 정액 요금제를 내놓으며 KTF에 맞불을 놓았다.여기에 월 600분,800분,1000분 등의 부분 정액제에 추가로 주말에 사용할 수 있는 200분을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 이달 들어 양사의 요금 경쟁은 점입가경이다. LG텔레콤은 일반 요금제에 월 6000원을 추가하면 연인끼리 1004분 무료통화 서비스를 주는 ‘무제한 1004 커플 요금제’를 10일부터 선보인다.KTF는 쓰고 남은 무료통화를 다음달에도 사용할 수 있는 무료통화 이월 요금상품을 국내 처음으로 출시했다.KTF측은 이번 요금 상품의 무료통화 시간을 표준요금 기준으로 환산하면 34∼62%의 할인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남규택 마케팅전략실장은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고객 맞춤형 요금제를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할 방침”이라며 “KTF는 향후 최대 1000가지의 요금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요금 인가제 때문에 한발 비켜선 SK텔레콤은 양사의 경쟁적인 요금 인하에 긴장하는 눈치다.SK텔레콤은 현재 무제한 정액요금제 출시와 관련, 정보통신부와 협의 중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
  • 드라마속 광고 PPL의 모든것

    “권상우가 최지우 목에 걸어준 목걸이는 어디서 구입할 수 있나요?”“황신혜가 어제 입고 나온 코트가 어느 회사 제품인지 알려주세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TV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을 들어가면 이같은 내용의 글이 엄청나게 많이 올라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요즘 시청자들은 드라마 내용만큼이나 스타가 입고,타고,먹는 제품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전문가들은 스타에 대한 ‘모방 심리’라고 분석한다.기업들은 시청자들의 이같은 심리를 이용,드라마 속의 주인공에게 자신의 제품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제품의 판매를 증진시키는 ‘간접광고(PPL:Product Placement)’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천국의 계단´ 커플목걸이 하루 1,000개 불티 PPL은 방송 제작사와 협찬사 간의 ‘윈-윈’전략에서 나온 것.방송사는 제작비를 건지고,협찬사는 광고 효과를 극대화한다.최근엔 여기에 홈쇼핑이 개입했다. 스타의 초상권을 사용하는 대가로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제작사에 제공하는 대신 PPL 상품을 ‘백화점’식으로 판매하는 것이다.실제로 PPL상품은 홈쇼핑업체에 엄청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폭발적인 인기를 끈 ‘천국의 계단’ PPL상품은 ‘인터파크’,‘삼성몰’ 등 10여 곳의 홈쇼핑에서 판매될 정도다.권상우와 최지우의 커플 목걸이는 드라마시작과 함께 지금도 매일 1000여개씩의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천생연분’의 PPL상품을 판매하는 ‘현대 홈쇼핑’의 경우도 160만원짜리 진주 목걸이 등을 단 한번의 방송으로 무려 2억여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이 때문에 일부 홈쇼핑업체는 드라마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주인공이 착용할 의상이나 액세서리 등을 제작진과 협의한다.제작비가 부족한 외주 제작사의 경우는 아예 홈쇼핑 업체에 먼저 PPL을 요구하기도 한다. ■ PPL이 나쁘다는 편견을 버려 드라마 등 TV속 ‘간접 광고(PPL)’는 작품성을 떨어뜨리고 과소비를 조장하니 무조건 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시는 말씀.동전의 양면을 떠올리며 다른 시각을 가져보자.아시아권의 한류(韓流)열풍 속에서 PPL은 국내 상품의 해외시장 개척을 보다 용이하게 해주는 무기가 될 수 있다.PPL을 하는 업체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그 실상을 알아보자. ●“권상우·황신혜=NO,최지우·안재욱=YES” PPL은 ‘스타 마케팅’차원에서 이뤄지는 것.그러나 국내에서 인기가 있는 스타라고 해서 반드시 PPL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MBC드라마 ‘천생연분’에 주인공들이 착용하는 의류·액세서리 등 상품을 협찬하고,이를 인터넷 등을 통해 판매하는 현대홈쇼핑 PPL 담당자는 “한류열풍을 주도하며 높은 해외시장 상품성을 지닌 안재욱이 출연한다는 점이 이 드라마와 PPL 계약을 맺게 된 주요 이유”라고 밝혔다.특히 “드라마가 종영된 뒤 중국·동남아 등에 수출돼 방영될 것이고,자연스레 안재욱이 몸에 걸치고 나오는 상품도 현지 팬들에게 인기를 끌어 수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SBS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일명 ‘최지우 목걸이’를 PPL하는 ‘바쵸코리아’ 김헌중 대표도 “목걸이 제품의 해외 수출 측면에서 ‘국내용’인 권상우보다 ‘국제용’인 최지우가 더 매력적인 배우”라고 밝혔다.그는 “아직 드라마 수출이 안됐는데도 ‘겨울연가’로 유명한 최지우가 나온다는 점을 들어 중국·일본·호주 현지에서 1만여개의 주문이 쇄도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PPL의 전략적 이용도 필요” 현대 홈쇼핑 PPL 담당자는 PPL에 대한 국내 여론의 곱잖은 시선 때문에 오히려 한국 기업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동남아·일본 등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겨울연가’‘올인’ 등에 외제차가 아닌 국산 차가 PPL상품으로 노출됐다고 생각해 보세요.아마도 수천대는 더 수출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했을 겁니다.”이 담당자는 “좋은 문화 콘텐츠를 어렵사리 해외에 내다 팔면서 상품 마케팅으로까지 연결시키지 못해 국가 경제 차원에서 실속은 챙기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바쵸코리아’관계자도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나 ‘프렌즈’의 사례에서 보듯 우리도 이젠 전략적으로 국내 상품을 외국 수출 드라마에 PPL해 외화를 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 화폐개혁 논란/정부“고액권으로 충분”韓銀 “디노미네이션 필수”

    화폐제도 개편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한국은행에 이어 정부와 정치권도 고액권 발행 방침 등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그러나 한은은 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절하)을 제도 개편의 핵심에 두어야 한다고 보는 반면 정부는 고액권 화폐만 발행하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한은 “화폐단위 1000분의1로 조정을” 한은은 디노미네이션을 화폐제도 개편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기본구상은 지금의 화폐단위를 1000분의1로 조정하는 것이다.즉,1000원은 1원으로,1만원은 10원으로 각각 절하해 이를 기준으로 100원(지금의 10만원에 해당)짜리 고액권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단위절하에 따라 미국의 센트(100센트는 1달러)와 비슷한 전(錢) 등 100분의1짜리 보조단위도 만든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계산·기록·지급·대외거래의 편의 등을 위해 디노미네이션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한은 관계자는 “분석 결과 앞으로 5∼6년 뒤면 조(兆)의 1만배인 경(京)이 각종 경제수치에 등장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복잡한 단위를 쓰는 나라는 선진국 그룹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정부 등 외부의 지적과 달리 디노미네이션에 따른 물가상승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한 관계자는 “유럽연합(EU) 12개국이 2002년 1월 유로화를 도입했을 때,이탈리아 리라화가 2000분의1 가까이 액면절하되는 등 대부분 나라들이 디노미네이션을 경험했지만 물가는 첫 달에만 0.2%포인트가 올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특히 상품가격을 구권기준과 신권기준으로 이중 표기하면 함부로 물가를 올리지도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은도 디노미네이션에 들어갈 막대한 비용에 대해서는 자신하지 못한다.고액권을 발행하면 현금인출기,자동판매기 등만 고치면 되지만 디노미네이션을 하면 대기업부터 구멍가게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전체의 회계장부와 전산프로그램 등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재경부 “디노미네이션,경기에 찬물” 재정경제부는 박승 한은 총재가 2002년 취임 직후 화폐개혁 구상을 꺼냈을 때부터 ‘디노미네이션 반대,고액권 발행 찬성’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김광림 차관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디노미네이션을 하게 되면 과소비를 부추길 수 있고 물가도 자극할 수 있다.”면서 “득실을 따져 본 결과,경제적 실효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화폐개혁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기업·가계 등 경제 주체들의 심리적 위축과 경제적 충격에 대한 우려감도 깔려 있다. 재경부는 고액권 발행 논의가 나온 데 대해서는 내심 반기는 눈치다.겉으로는 ‘연간 수표 발행 및 거래비용 8000억원 절감’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속으로는 경기부양효과를 기대하고 있다.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도 이날 10만원권 화폐 발행에 협조할 뜻을 밝혔다. ●시민단체들 고액권 발행 반대 전문가들은 대체로 고액권 발행에는 찬성하면서도 디노미네이션에는 신중한 입장이다.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위원은 “10만원권 발행에는 찬성”이라면서 “그러나 디노미네이션은 경제위기 상황 등에서 개발도상국들이 하는 혁명적인 조치로 시장주도 경제가 자리잡은 국내에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한국개발연구원(KDI) 김현욱 박사는 “디노미네이션은 물론,고액권 발행 또한 비용에 비해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신용카드와 전자결제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10만원짜리 고액권을 발행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시민단체들도 뇌물제공 등 부정부패를 부추기고 지하경제 등 자금의 음성화를 조장할 수 있다며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디노미네이션을 관철시키기 위해 고액권 발행을 같이 제시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금융권 관계자는 “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하면 고액권 발행 문제는 자동적으로 해결된다.”면서 “두가지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것은 다소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안미현 김태균 김유영 기자 hyun@ ■화폐개혁 3차례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3차례 화폐개혁이 있었다. 첫번째는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8월.북한군이 조선은행(현 한국은행)에 보관돼 있던 1000원권을 탈취,북한 인민권과 함께 시중에 유통시키고 100원권을 마구 찍어내면서 생겨난 경제교란 때문이었다.정부는조선은행권 유통을 정지시키고 이를 한국은행권으로 교환하도록 했다.53년 1월까지 5차례에 걸쳐 719억원의 조선은행권이 한국은행권으로 교체됐다. 두번째는 살인적인 인플레를 잡기 위해 53년 2월 이뤄졌다.45년부터 52년까지 산업생산은 부진한데 막대한 군사비 지출이 이어져 물가상승률이 무려 4만여%에 달했다.정부는 화폐단위를 ‘원’에서 ‘환’으로 바꾸고 구권 100원을 1환으로 교환해줬다. 특히 화폐교환 때 일정액을 은행에 예치하는 ‘봉쇄(封鎖)예금’을 의무화해 과잉유동성(돈)을 흡수했다.물가가 잡히고 봉쇄예금을 통해 산업자금까지 확보,1석2조의 효과를 올렸다. 세번째는 62년 6월.5·16쿠데타로 집권한 군부는 10환을 1원으로 바꿨다.목적은 물가상승 억제와 산업자금 확보를 위한 봉쇄예금의 도입.53년의 성공적인 화폐개혁을 본뜬 것이었지만 최고 100%에 이르는 봉쇄율에 국민들이 강력 반발하자 1개월여만에 자금봉쇄를 해제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새 화폐인물 누구로 고액권 발행에 대한 논의가 급진전되면서 남성 전유물로 통했던 화폐모델에 여성이 채택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은행 김두경 발권국장은 “현재 지폐의 모델이 모두 조선시대의 이씨 성을 가진 남자들(세종대왕,이황,이이,이순신)로만 돼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시대가 바뀐 만큼 여성모델을 화폐에 등장시키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김경애 교수 등 일부 여성학자들은 그간 여성지위 향상 차원에서 여성을 화폐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지난해 만들어진 ‘여성인물을 화폐에! 시민연대’는 모델후보로 선덕여왕,신사임당,유관순,명성왕후,허난설헌,최승희를 꼽았다.일본은 오는 7월부터 메이지시대 여성 소설가인 히구치 이치요 초상을 넣은 화폐를 발행할 예정이며,호주는 화폐 양면에 각각 남성과 여성모델을 쓰고 있다. 남성 화폐모델로는 장영실,정약용,광개토대왕,김구 선생,안중근 의사,담징,김홍도 등이 거론되고 있다.2001년 한은의 여론조사에서는 김구,안중근이 이황,이이보다 순위가 높았다. 한은은 설문조사를 통해 화폐모델을 선정할 계획이며,남성 화폐모델을 채택할 경우에도 조선시대를 벗어나 5000년 역사로 지평을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이통사 출혈전쟁 재점화/KTF, 무제한 요금제 신설 ‘과소비 통화 남발’ 우려도

    휴대전화 번호이동성제도가 시행된 이후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 유치경쟁이 요금 출혈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지난 5일 월 기본요금 7만 1000원의 ‘무료 24시간 요금제’를 내놓자 KTF는 이에 맞서 12일 ‘무제한 정액 요금제’를 출시했다.월 10만원의 정액으로 음성통화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13일부터 오는 7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가입자를 받는다.이동통신업계에서 유·무선을 가리지 않고 무제한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상품은 처음이다. KTF 관계자는 “휴대전화 통화량이 많아 요금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 것”이라면서 “고객들의 호응이 지속된다면 가입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통신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전체 가입자의 99%가 월 10만원 미만의 통신료를 내는 상황에서 무제한 정액요금제는 통화 남발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일단 무리수라고 판단하면서도 대응 전략을 모색 중이다.반면 LG텔레콤은 후발주자를 고사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반응이다. 한편 통신위원회는 12일 이동통신 3사가 약정할인요금제로 최고 40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는 등의 과대광고를 하는 사례가 많다며 소비자의 주의를 요구하는 민원예보를 발령했다. 통신위는 번호이동성제 시행 이후 이용자의 의사에 반해 대리점이 사업자를 무단 변경하는 사례가 발생하는가 하면 약정할인을 통해 휴대전화를 공짜로 준다고 하면서 사실상 할부구매토록 한 사실이 발견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기홍 김경두기자 hong@
  • 韓銀제시 화폐개혁안/원 달러 가치 1대1로

    한국은행이 화폐제도 개혁안을 구체적으로 밝힘에 따라 정부와 국회 등에서 논의가 본격화하게 됐다.한은 구상대로 화폐단위 절하(디노미네이션)와 고액권 발행이 동시에 이뤄지면 원화는 미국 달러화와 비슷한 단위와 발행체계를 갖게 된다.달러화를 원화로 환산할 때 지금처럼 무작정 1200(1달러에 1200여원)을 곱할 필요는 없게 된다는 얘기다. ●청와대 등과 교감 이뤄진 듯 한은은 지난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디노미네이션을 건의했다가 사실상 ‘거부’ 통보를 받은 적이 있다.때문에 이번 박 총재의 ‘자신있는 발언’은 이미 청와대 등과 교감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나왔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한은은 새 화폐 발행이 결정되면 실행까지 약 3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연내에 결정되면 2007년쯤 새 시스템이 출범하게 된다. ●중형 승용차 1대 값이 2만원 화폐 선진화 방안의 핵심은 ▲디노미네이션 ▲고액권 발행 등 2가지다.한은은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결론 내린 상태다. 디노미네이션의 경우,현재의 1000원을 1원으로 만드는 1000분의1 화폐단위 절하가 가장 효율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이렇게 되면 지금의 1만원짜리 상품을 사기 위해 10원만 내면 된다.2000만원짜리 중형 승용차 값이 2만원이 되는 것이다.한은은 이를 바탕으로 100원짜리 고액권 발행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액면은 100원밖에 안 돼도 디노미네이션을 거친 뒤이기 때문에 지금의 10만원짜리에 해당한다.한은은 ‘디노미네이션+고액권 발행’을 거쳐 100원(지금의 10만원),50원(5만원),10원(1만원),1원(1000원)의 발행체계가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미 달러화 체계와 비슷해지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초기에는 혼란이 불가피하다.우선 국민들은 은행에서 구권(현행 화폐)을 신권으로 1000대1 비율로 바꿔야 한다.상점에서는 당분간 구권·신권 가격을 따로 표기하는 이중 가격표시가 불가피하다.액면과 화폐크기,도안 등이 달라지기 때문에 현금인출기 등 금융기관 인프라도 교체돼야 한다.일부에서는 물가상승이나 과소비,부패 증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화폐의 발행이나 교체 비용이 너무 많이 들 것이라는지적도 있다. ●달러·유로화와 비슷한 액면으로 1만원짜리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73년.이후 국내 물가는 11배가 뛰었다.지폐와 자기앞수표 유통량이 늘고 있는 이유다.현재 10만원 자기앞수표의 발행·유통에는 연간 6000억원이 들어간다.불편과 낭비가 극심하다.화폐가치가 떨어지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조(兆)’의 1만배인 ‘경(京)’을 국내총생산(GDP) 등 나라경제 통계에 도입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외 자존심에서도 현 상황은 문제가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현재 원화의 달러대비 환율은 1200원가량.대미 달러 환율이 1000대1이 넘는 나라는 모두 우리나라보다 경제력이 처지는 국가들이다.교역상 불편도 만만찮다.화폐 규격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았다.우리나라 지폐나 동전은 선진국에 비해 너무 크고 무겁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50년과 53년,62년 등 3차례에 걸쳐 통화개혁을 했다.이 가운데 53년과 62년은 디노미네이션이었다. 김태균기자
  • 공짜 핸드폰 의 덫

    ‘이동통신시장에 소비자는 없다?’ 고객 서비스를 내걸고 내놓은 이동전화 번호이동성제도와 약정할인제가 취지와 달리 단말기 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만 배부르게 하고 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과실은 엉뚱한 곳에서 빼먹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특히 SK텔레콤과 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연일 볼썽사나운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공짜 휴대전화에 ‘공짜’는 없다 이통3사의 일부 대리점에서 주장하는 공짜 휴대전화는 사실상 약정할인제를 호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단말기 할부 금액을 약정할인가로 메워 나가면 공짜로 휴대전화를 구입하는 셈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다르다.약정할인가에 포함된 요금은 기본료와 국내음성통화료뿐이다.무선인터넷과 국제전화,CID(발신자번호표시 서비스) 등은 예외다. 예컨대 이동전화 월 사용 금액이 4만 5000원(기본료+국내음성통화료=3만 5000원,국제전화+CID+무선인터넷=1만원 기준)인 사람의 경우를 보자.이 가운데 약정할인 대상 금액은 3만 5000원이다.여기서 할인 혜택이없는 2만원을 빼면 1만 5000원에 대한 20%,즉 월 3000원을 할인받는 셈이다.약정할인 기간 2년을 적용하면 총 7만 2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이는 최소 20만원대인 단말기 할부 금액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금액이다.결국 소비자가 2년 후에는 부족한 단말기 금액을 물어야 한다. 일선 대리점들은 이런 속사정을 감추고 공짜 휴대전화를 장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선전만 하고 있다.소비자를 속이는 것과 다름없다.현실적으로 공짜 휴대전화를 얻기 위해서는 기본료와 국내음성통화료를 최소 월 7만원 이상 쓰는 수밖에 없다.특히 전체 월 사용금액으로는 10만원 가까이 써야 한다는 계산이다.통신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따르고 있다. 현재 SKT와 KTF,LG텔레콤 가입자의 월평균 사용금액은 각각 4만 5000원과 3만 9000원,3만 1000원 수준이다.이 가운데 약정할인 제외 요금을 뺀다면 공짜 휴대전화를 얻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듀얼밴드 단말기 의무화는 지지부진 011과 016,019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듀얼밴드(두개의 주파수대에서 통화 가능)' 단말기 채택도 제자리 걸음이다.번호이동이 이뤄질 때마다 단말기를 구입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는 것이 현실.특히 번호이동성제도가 시행되면서 듀얼밴드 단말기를 사용하면 소비자에게 가장 큰 혜택을 가져올 수 있지만 이통3사의 이해 관계가 엇갈려 수년간 지지부진하다. 듀얼밴드 단말기 도입을 위해서는 이통3사의 주파수 공유가 필수적이다.그러나 좋은 주파수 대역을 가진 쪽이 반대하고 있다. 번호이동 장벽이 없어질 뿐 아니라 그동안 타사보다 서비스망 구축에 많은 비용을 투자한데 따른 반발로 보인다. 이와 관련,한 관계자는 “차별적인 서비스를 못할 뿐 아니라 단말기 가격 상승 등으로 득보다 실이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듀얼밴드 단말기를 제작하지만 전량 수출하고 있다.LG전자 관계자는 “통화 품질이나 기술에 전혀 하자가 없다.”면서 “서비스업체와 정보통신부가 의무화에 합의한다면 공급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잇속은 단말기 제조업체 번호이동성과 약정할인제 도입으로 가장 큰 잇속을 챙기는 곳은 단말기 제조업체.시행된 지 일주일밖에 안됐지만 기대감은 곳곳에서 묻어난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휴대전화 판매량이 지난해(1400만대)보다 200만대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팬택&큐리텔 관계자는 “1월 국내 휴대전화 전체 판매량이 140만대를 돌파한다면 연 10∼20% 정도의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현대홈쇼핑의 단말기 판매 프로그램은 이런 혜택을 톡톡히 누린 사례다.1시간 동안 13억 7000만원어치의 단말기를 팔아 ‘대박’을 터뜨린 것.평균 2억원대를 판매한 다른 프로그램보다 매출이 7배 가까이 늘어났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요즘 부자들 지갑 안열어 걱정입니다”/VIP 마케팅 개척자 오뜨마케팅 채창병 사장

    유통업계엔 ‘20대80 법칙’이란 것이 있다.상위 20%의 고객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의미.그래서 나온 것이 이들 20%의 고객을 잡기 위한 ‘VIP 마케팅’이다. VIP마케팅은 요즘처럼 불경기에 특히 진가를 발휘한다.부자들의 씀씀이는 아무래도 경기를 덜 타기 때문에 유명 백화점들은 서너명의 VIP 고객 앞에서 패션쇼를 여는가 하면 수십명의 고객만을 위한 콘서트를 마련하기도 한다.요즘은 유통뿐만 아니라 금융,자동차,패션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VIP 마케팅이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90년 고급취향 무가지 ‘노블레스' 창간 우리나라에서 이같은 ‘VIP 마케팅의 원조’로 불리는 이가 있다.채창병(42) ㈜오뜨마케팅 사장.지난 90년 이후 ‘노블레스’‘오뜨’ 등 고급 취향의 부자들을 위한 잡지를 창간했고 은행·백화점 등의 VIP 마케팅 파트너로 활약해 왔다.그의 특별한 마케팅 이야기를 들어보자. 수더분한 인상과 소박한 차림새.채 사장의 외모는 의외로 평범했다.대한민국 부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필요할 것 같은 ‘세련된 부티’는 보이지 않고 남다른 꼼꼼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그는 지난 90년 광고대행사 한컴에서의 월급쟁이 생활을 접고 월간 ‘노블레스’를 창간하면서 VIP 마켓 개척에 나섰다.이후 국내 최초의 회원제 잡지인 월간 ‘HAUTE(오뜨)’ 창간,‘오뜨 멤버스 센터’ 창립,씨티은행·신세계백화점·삼성플라자·대우자동차·랑콤화장품·템플턴·굿모닝증권 마케팅 파트너로서 국내 ‘럭셔리 마켓’과 VIP 마케팅을 이끌어 왔다. 90년 당시만 해도 국내에 부자들을 위한 체계적인 마케팅은 전무했다고 채 사장은 말한다. “당연히 부자들의 불만이 많았죠.그들은 돈을 지불한 만큼 대접을 받고 싶어 했어요.수십억원을 예치해 놓은 고객도 돈을 찾기 위해 은행 창구에서 일반 고객들에 섞여서 30분씩 기다려야 하는 시절이었거든요.” 그는 부자들을 위한 전문화된 마케팅을 틈새 시장으로 판단하고 먼저 그들과의 대화 창구 역할을 할 잡지 노블레스를 만들었다.이 잡지는 고급 취향의 부자들을 위한 최초의 무가지였다.백화점이나 금융기관의 고급 손님에게 잡지를무료로 넣어주고 광고 수입으로 회사를 운영했다.무가 매체가 전무했던 당시로서는 상당한 모험이었다. “처음 영업을 할 때는 고생이 많았지요.한 광고회사에 갔더니,그게 무슨 잡지냐며 보는 앞에서 쓰레기통에 던지더군요.지나친 고급 취향의 공짜 잡지란 인상을 받아 거부감이 심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고급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정보에 목말라하던 이들에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잡지는 어렵지 않게 자리를 잡아갔다. 채사장은 투자 지분 등의 문제로 노블레스를 창간 4년여 만에 매각하고 94년 회원제 잡지인 월간 ‘오뜨’를 창간한 데 이어 젊은 층을 위한 월간 ‘오뜨젠느’와 격월간 ‘오뜨웨딩’을 잇달아 창간했다. 그는 은행이나 백화점 등에 단순한 금융이나 쇼핑 서비스를 넘어 VIP 고객들이 겪는 각종 생활상의 애로점을 해결해주는 ‘라이프 뉴 센터’를 설치해 업계는 물론 고객들 입에 한동안 회자되기도 했다. “VIP 마케팅은 결국 고객의 라이프 캐어(life care),즉 세심한 집사의 역할이라고 봅니다.단순한 고가 상품 소개가 아닌고급스러운 문화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적·정신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불경기엔 부자들 아낌없는 소비 필요 요즘 부자들의 소비 취향에 대해 물어봤다.“처음 마케팅을 할 때보다는 소비 행태가 많이 세련돼졌어요.그때만 해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브랜드만 선호했어요.그런데 지금은 남들과 다른,자신만 아는 브랜드를 찾습니다.” 그는 심심하면 언론의 도마에 오르는 ‘과소비’의 개념이 많이 왜곡돼 있다고 지적한다.소득 수준을 벗어난 과다한 소비가 과소비지,고소득층이 고급 취향에 맞춰 돈을 쓰는 것을 과소비라고 몰아세우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요즘같은 불경기엔 부자들의 아낌 없는 소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IMF 때도 부자들은 큰 영향 받지 않고 돈을 썼어요.그런데 요즘은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아요.정말 걱정입니다.” ●중국 부자 주머니 열 전략 마련중 채 사장은 몇 년 전부터 재벌가 며느리및 딸들의 자선모임인 ‘미래회’를 도와 매년 4월과 11월 자선 바자회와 자선 파티를 열고 있다.고급 브랜드 업체가 협찬한상품 판매액 전액이 불우이웃돕기에 쓰인다.매년 8000만∼1억원 정도의 성금이 전달된다고. 또 인터넷을 통해 매달 20여 품목의 제품을 경매에 부쳐 판매한 금액을 기부하는 자선경매도 실시하고 있다.부자들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행사들이다. 채 사장은 최근 들어 중국시장 공략 준비에 매달리고 있다.수시로 중국에 드나들며 한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은 중국 부자들의 주머니를 열게 할 마케팅 연구에 몰두한 지 2년째.머지않아 중국 현지에 합자회사를 세워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채 사장이 중국에서도 부자마케팅의 원조로 불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 가구·가전등 분양가 산정 제외 아파트 ‘플러스 옵션제’ 추진

    다음달부터 냉장고나 세탁기 등 가전제품과 가구·위생용품은 아파트 분양가 산정에서 제외되고 입주자가 원할 경우 별도로 계약할 수 있도록 하는 ‘플러스 옵션제’가 도입된다. 플러스 옵션제란 아파트 분양가 산정 대상에서 제외된 마감재 등을 입주자가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고 설치하는 방식으로,기본 분양가에 이를 모두 포함한 뒤 일부 품목을 제외하는 ‘마이너스 옵션제’와 구별된다. 건설교통부는 11일 아파트 분양가를 낮추고 주택 과소비 현상을 막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공급규칙개정안을 마련,이르면 이번 주 입법예고한 뒤 12월중 시행할 예정이다. 건교부는 개정안에서 아파트 사업승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가구·가전제품과 위생용품은 분양가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되,입주자가 개별적으로 설치를 원할 경우 건설회사와 별도 옵션 계약을 맺어 설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류찬희기자 chani@
  • 청소년 신용불량 해결책 없나 / 실태 분석

    빚더미에 절망하는 20대 청춘들이 무더기로 양산되고 있다.미래를 설계해야 할 청년들이 무절제한 과소비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요즘에는 실업난 등으로 생계형 신용불량자도 늘어나는 추세다.지난 8월말 현재 20대 신용불량자는 67만여명으로 전체 20대 12명 중 1명꼴에 달했다.청년 신용불량의 실태와 해결의 실마리를 알아봤다. 지난 2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신용회복지원위원회 사무국 6층 상담실.개인워크아웃(상환기간 연장,부채 감면 등 금융기관과 신용불량자간 채무 재조정을 통한 경제적 회생)을 주선하는 이곳은 시장터나 다름없다.18개 상담창구는 꽉 들어찼고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대기실은 물론,복도와 비상계단까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30분간의 상담을 받으려면 꼬박 4∼5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최모(24·충북 청주 출신·서울 C대 휴학중)씨도 3시간째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그가 카드빚 3000만원을 안고 신용불량의 멍에를 쓴 것은 올해 초.집안이 가난해 대학 첫 등록금부터 카드빚을 내야 했다.처음 서울에 올라올 때만 해도 아르바이트로 등록금과 하숙비 정도는 충당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뜻대로 안됐다.몇백만원의 카드빚이 순식간에 두배,세배로 커졌다.최씨는 지금 신용카드사에서 연체자에게 빚 독촉하는 일을 하고 있다.자기와 똑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상대로 빚 받아내는 것이 미안하지만 그나마 돈벌이가 제일 쏠쏠하다.그는 마음이 급하다.취직을 하려면 졸업 전까지는 신용불량 딱지를 떼어야 하기 때문이다. 5300만원을 못 갚아 신용불량자가 된 김모(28·여·대전시)씨는 서울대 공대 출신의 재원.2년 전 부친이 큰 병에 걸린 뒤 병원비를 대느라 카드빚을 졌다.다니던 대기업 연구소는 그만둔 지 오래고 지금은 학습지 방문교사를 하고 있다.회사로 연체독촉이 빗발쳐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주부 박모(53)씨는 신용불량자인 딸(26)을 데리고 왔다.“딸이 살을 뺀다며 다이어트 식품을 마구 사들이기에 무슨 돈으로 저러나 싶었지요.그게 다 카드로 긁었던 거였죠.나중에 보니까 갖고 있던 옷이며 핸드백이며 모두 몇십,몇백만원짜리 명품들이더군요.” 박씨는 이미 2000만원씩 2차례에 걸쳐 딸의 빚을 갚아줬지만 이제는 능력이 없는 상태다.딸의 빚은 현재 8000만원이 넘는다. 20대 청년 신용불량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통계수치가 말해준다.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차 신용불량 증가기간에는 30∼50대들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의 2차 신용불량 증가기에는 20대가 다른 연령대를 압도하고 있다.올 8월말 현재 20대 신용불량자 수는 67만 2000명.20대 전체 인구 795만 4000여명(통계청 추계)의 8.4%다.전체 신용불량자 수(341만여명)가 지난해 8월에 비해 43% 가량 늘어난 데 반해 유독 20대는 70% 이상 증가했다.특히 20대 여성 신용불량자의 증가율이 가파르다.올초 20만 8600여명에서 31만 100여명으로 48.6%나 증가했다. 잠재 신용불량의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국민은행이 지난해 말 발표했던 ‘20대 소비·금융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3명 중 1명꼴인 34.1%가 카드 결제대금이 모자라 애를 먹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4명중 1명(24.5%)은 카드빚을 갚기 위해 돌려막기를 경험했다.국민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청년실업이 더욱 심각해진 지금은 연체 위기에 빠진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회복지원위원회 김승덕 홍보팀장은 “과소비로 인한 신용불량이 여전히 많기는 하지만 경기침체와 빈부격차 심화 등으로 생계를 꾸리려다 잘못되는 20대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한국금융연구원 이건범 연구위원은 “경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해야 할 청년들이 대거 신용불량자가 돼 경제활동에서 이탈함으로써 성장잠재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오늘의 결혼문화 / (하)행복한 결혼준비

    경제력과 상관없이 딸을 결혼시킬 때는 무리하게 마련이어서 딸을 결혼시킨 집은 문을 열어놓고 살아도 도둑이 들지 않는다고 했던가.‘기둥뿌리를 뽑아간’ 뒤 친정에 남겨진 혼수 빚을 메워 나가느라 고민하는 여성들도 적잖다.결혼식을 앞두면 신랑·신부는 물론 어른들도 주위 눈치를 보게 마련이다.“남들은 어떻게 하나?”“흉잡히지 않으려면….”그러나 이런 생각이 결국 과소비를 부르게 된다.그러나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돈으로 ‘구매’한 결혼이 절대로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물질이 아닌 마음으로 결혼을 준비했다.”는 몇 가정의 행복비결을 공개한다. “다 잘해서 보내고 싶지요.그런데 마음껏 못해 보내는 부모 마음을 안다면 어떻게 ‘잘했네,못했네’타박할 수 있을까요?기성 세대의 이기적인 마음이 젊은 세대의 결혼에 장애가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차춘자(63·서울 도봉구 쌍문동)씨는 10월11일 아들의 결혼식이 결정된 후 주위 사람들로부터 “뭘 할거냐?”“뭘 받았느냐?”“뭘 해왔냐?”는 질문을 듣는게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사람이 아닌 물질에 초점이 맞춰지는 결혼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서로 덕담은 주고받아도 그렇게 오가는 물질을 입에 올리는 것은 좀 달라졌으면 좋겠어요.그러면 못하는 사람은 얼마나 마음이 괴롭겠습니까.” ●겉치레 싫어하는 시어머니 “특별한 분” 그래서 예비 며느리 한윤경(28·소화아동병원 뇌파검사실)씨는 시어머니를 ‘특별한 분’이라고 주저없이 소개했다.“대부분 시어머니들이 ‘괜찮다.’‘필요없다.’고 사양하는 말씀은 하지만 정작 안하면 섭섭해 하신대요.하지만 저희 시어머니는 한번 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는데 겉치레로 뭘 했다가는 야단치실 걸요.친구들이 ‘너 그러다 나중에 큰일 당할 것’이라고 걱정할 정도예요.”친구들은 시댁에 인사갈 때에는 10만원을 훨씬 넘는 백화점 과일바구니가 제격이라고들 말하지만,자신은 “2만∼3만원 정도의 과일이나 과자 등 소박한 선물이라야 오히려 더 좋아하신다.”고 덧붙였다. 한씨는 결혼준비를 하면서 대부분 싸울 뿐만 아니라 때로는 헤어질 위기에도 처한다면서“저는 결혼준비하면서 단 한번도 예비신랑과 싸운 적도 없고 여느 친구들과 달리 살이 빠지지도 않았어요.대부분 결혼식을 앞두고 너무 신경쓸 일이 많아 신부들은 한결같이 살이 마르기 때문에 드레스 치수를 작게 하거든요.하지만 저만은 예외랍니다.”라고 말하며 행복한 웃음을 보였다. 다음 주말에 사돈댁으로 보낼 함준비에 바쁜 차씨는 ‘사랑과 정성·축복이 듬뿍 든 함’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구색맞추는 일에 신경쓰지 않으니 그리 바쁠 일도 없다는 이 예비 고부는 지난 토요일(27일) 오후,앞으로 함께 살아갈 날들을 계획하고 있었다. 결혼 5년차 성진영(32·서울 마포구 연남동)씨는 주위에서 “결혼 잘했다.”는 덕담을 늘 듣는다.결혼할 때,시어머니가 보낸 함에서 나온 편지 덕분이다.“함이 오던 날,저희 친정에 친지들이 모두 모였어요.함을 딱 열었는데 그 속에 시어머니가 붓글씨로 쓰신 편지가 한 장 들어있었어요.저를 며느리로 맞아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는 말씀을 쓴 글을 보고 저희 가족과 친척들이 모두 감동받았어요.모두 정성을다해 결혼한다지만 정작 이런 인생의 가르침이 될 말을 해주는 어른은 별로 없거든요.” 성씨는 ‘결혼생활이 처음처럼 행복한 것만은 아니고,때때로 어려움도 있고 참아야 할 일도 있겠지만 현명하게 잘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잘 부탁한다.’는 그 편지만 생각하면 웬만한 어려움은 이겨낼 수 있단다.“물론 시어머니가 정성을 다해서 함을 보내셨어요.그러나 어떤 귀한 패물보다,비싼 옷보다 비교할 수 없는 가장 좋은 선물이었어요.저희 집에 보낼 함을 위해 붓글씨를 배우셨다는 정성도 대단하시고요.그래서 저희 부부는 시댁이나 친정에 서로 잘 하려고 경쟁할 만큼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결혼 9년째인 길정은(35·인천시 연수구 연수동)씨는 결혼을 앞두고 닥친 친정의 어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채 결혼해야만 했다. ●함 속에 붓글씨로 쓴 편지 담아보내 그때 시어머니가 보여주신 마음에 지금도 감사한다.“다들 ‘그렇게 시집갔다가는 제대로 못산다.’고들 말했어요.가구까지도 모두 시어머니께서 마련해 주셔야만 했으니까요.솔직히 저나 친정 엄마는 걱정했어요.하지만 시어머니는 ‘형편 나은 편에서 더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씀하셨어요.친정에서 못해온다고 소홀함을 전혀 보이지 않으셨죠.아무것도 안해와도 저 지금까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요.오히려 화려한 예단에 지참금까지 갖고 갔던 아이들 중에는 이혼한 친구도 있는데….”물질이 절대로 행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말을 하는 길씨는 “오순도순 잘 사는 게 진짜 선물이고 효도”라는 시어른들의 말씀을 지키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그리고 “혹시 시어머니가 싫은 말씀을 하셔도 그것을 ‘내가 결혼할 때 제대로 안해왔다고 저렇게 야단친다.’고 괜한 자격지심은 갖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색만 갖출 뿐인 예단 대신 시어머니께 김치냉장고를 선물했다는 강혜경(27·서울 성동구 광장동)씨,시누이와 의논해 정말 시어머니가 갖고 싶어하는 응접소파를 바꿔드렸다는 윤영란(29·경기 고양시 일산구)씨 등 허례허식에서 벗어나는 사례들도 늘고 있다. ●예단 대신 꼭 필요한 제품 선물도 11월13일 아들 결혼 날짜를잡았다는 정유정(56·서울 강남구 잠원동)씨는 주위의 결혼식을 보면서 결심했다.“성의껏 최선을 다해서 결혼준비를 할 것이고,사돈댁에서 보내는 선물은 작아도 반갑게,많으면 고맙게 받는다는 생각입니다.아들이 먼저 결혼한 친구들이 양가 부모님의 욕심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고 싶다.’는 말을 한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아팠어요.단순한 커플링만 주고받아도 행복한 젊은이들을 부모가 힘들게 해서는 안되잖아요?”정씨는 주관없이 ‘남들 하듯,남들만큼’이란 기성세대의 생각이 바뀌면 결혼문화가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남주 기자 hhj@ ■인성교육원 원장 권명득씨 “함을 싸면서 지갑 속에 100만원짜리 수표를 넣는다거나 지나치게 많은 양의 함을 보내는 것 등은 자신을 과시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사돈댁에 ‘나 이만큼 했다.’거나 ‘이렇게 잘 산다.’는 식의 과시는 오히려 흉이 된다는 사실을 모두 알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전통혼례강좌 강사 권명득(63)한국인성교육원장은 혼례강좌를 할 때마다 이렇게 강조한다. 교사 출신의 그가‘예지원’을 비롯,문화센터에서 혼례강좌를 하게 된 것은 전통적 결혼의식을 간소화하기 위해서였다.그러나 25년이 지난 요즘은 오히려 전통적인 정신을 가르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간소화하는 과정에서 결혼에 대한 정신이 모두 빠져버린 겁니다.게다가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예단과 혼수 등의 허례허식은 더해지고 있어요.전통적인 결혼의 의미와 복잡하다고 할 만큼 조심스러운 과정을 거치면서 어른들은 물론 젊은 세대들도 결혼의 의미를 새롭게 다지게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전통적인 주자사례(周子四禮)의 혼인 의사를 타진하는 절차인 의혼(議婚),날짜를 정하는 납채(納采),예물을 보내는 납폐(納幣),혼례식을 올리는 친영(親迎) 등의 복잡한 절차와 의미를 반드시 가르친다.함 싸는 법을 가르치면서 오곡주머니 청홍채단,혼서와 쌍가락지 등을 어디에 어떻게 놓고,어떻게 쌍가락지를 매달아서 풀리지 않게 하라는 설명이 복잡하다.“옛날에는 엄격하게 심사를 거쳐 함진아비를 선정했어요.‘함사려’하고 소문을 내면서 혼례를 공지하고,또 혼례의 증인이 되는 겁니다.” 다소 복잡한 결혼절차를 통해 쉽게 만나고,쉽게 헤어지는 세태를 바꿔나갈 것을 기대하는 그의 강의에는 결혼을 앞둔 자녀를 둔 ‘주부 학생’들이 혼례의 의미를 배우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허남주기자 ■결혼정보업체 웨딩매니저 천정아씨 ‘결혼 준비가 즐겁지 않으면 결혼생활도 행복하지 않다.’고 결혼정보업체 듀오의 천정아(29) 웨딩매니저는 말했다.웨딩매니저란 결혼식과 관련된 일을 총체적으로 도와주는 직업인이다.드레스를 비롯해 폐백음식과 촬영,허니문여행까지 신랑·신부와 업체를 연결해줄 뿐 아니라 서로의 생각이 다른 두 가정을 조율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행복을 주는 일을 평생하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 결혼 후 직업을 바꿨다는 천씨는 지난해 12월부터 10개월 동안 100커플의 결혼을 도왔다.남들을 행복하게 하는 직업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그는 결혼준비과정 중 힘들어하고,때로는 결혼을 포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면서 ‘행복한 준비과정’을 강조했다.“결혼준비가 즐거운 일이 돼야합니다.이 순간부터가 바로 결혼생활의 시작이니까요.” 요즘엔 예식장 예약을 위해 6개월 전부터 결혼준비가 시작돼야 하고,최근 들어 이벤트성 결혼식 등 특별한 결혼식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더 준비기간이 길어진다고 한다.더불어 문제가 생길 이유도 더 늘어났다.천씨는 “시어머니와 서로 대화를 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어렵게 생각해서 작은 일을 괜히 오해를 뒤섞어 키우기보다는 직접 물어보고 뜻에 따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그리고 또 한가지는 신랑의 역할론이다.“신랑이 제 역할을 해주면 편안한 결혼식이 됩니다.서로 자존심 싸움으로 팽팽하게 맞서는 양가 어른들에게 ‘휘둘리기’시작하면 끝도 없어요.신랑·신부가 결혼준비부터 주체가 돼야 합니다.” ‘그래도 이 정도는 돼야 흉잡히지 않겠죠?’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무리하지 않는 게 정답이다.”라고 답한다는 천씨는 서로가 지나친 기대를 하면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허남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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