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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전기요금 월82만원이 최고/한전,전기 사용량 조사분석

    ◎에스컬레이터ㆍ연회장까지… 5천㎾ 소비/3백46만㎾… 요금 2억원 63빌딩/9천만㎾로 37억원 납부 인천제철 우리나라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가정은 서울 성북동 소재 홍모씨 집으로 한달 전기사용량만 5천8백50㎾H나 된다. 이는 전기요금만해도 82만1천60원이나 되는 것이며 보통 가정의 52배에 이른다. 또 국내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빌딩은 서울 여의도의 63빌딩(대한생명빌딩)으로 월 3백46만6천㎾H를 쓰며 공장중에서는 인천제철이 월 9천1백48만7천㎾H를 사용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공장으로 꼽히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전력이 실시한 6월중 전기사용량 조사분석 결과에서 나온 것이다. 전기사용 2위 가정은 서울 신사동의 박모씨 집으로 2천2백73㎾H를 사용해 전기요금으로 월 32만원을 냈다. 모회사 사장으로 알려진 홍씨 집의 경우 외국 바이어들을 접대하기 위해 대규모 연회장을 갖추고 있는데다 집중식 대형에어컨ㆍ에스컬레이터등 각종 전기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전기를 엄청나게 「잡아먹는」 전기난방시스템과 잉어 등을 기르는 대규모 분수대가 갖춰져 있다는 것. 홍씨 집의 이같은 전기소비량은 도시의 가구당 한달 평균 전기사용량이 1백13㎾H인 점을 감안할때 52가구분에 해당한다. 신사동 박씨 집의 경우도 에스컬레이터ㆍ분수대ㆍ전기사우나ㆍ에어컨 등 홍씨집과 엇비슷하게 전기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한달에 10가구분에 해당하는 1천㎾H이상 전기를 쓰는 가구는 모두 1만가구로 나타났다. 한 가정에서 이 정도의 전기를 쓰려면 갖가지 가전제품에다 한달에 3백㎾H이상 전기를 끌어쓰는 에어컨은 필수적으로 가동해야 하며 여기에 작은 분수대나 대규모 어항 등을 갖춰야 해 전기과소비의 표본이 되고 있다. 건물로는 서울 여의도에 있는 63빌딩이 3백46만6천㎾H로 2억9백만원을 전기요금으로 내 최고를 기록했다. 다음이 3백8만5천㎾H를 써 2억7백11만원을 낸 롯데호텔이며 럭키금성 쌍둥이빌딩,롯데쇼핑,대우빌딩 순이다. 이들 빌딩의 전기소비량순위는 계절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모두 1억원이 넘는 전기요금을 내고 있다. 63빌딩의 한달 전기사용량은 3만가구 정도가 거주하는 강릉ㆍ구리시의 소비량과 맞먹는 양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보다 더 많은 전기를 쓰는 건물은 롯데월드로 한전에서 전기를 받아쓰는 것이 아니라 자가발전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호텔ㆍ백화점ㆍ오락시설등을 고루갖춘 롯데월드의 경우 한달 전기사용량은 1천2백10만㎾H로 63빌딩의 3.5배정도 더 쓰나 요금은 자가발전분을 빼기 때문에 63빌딩보다 적을 뿐이다. 한편 각 공장마다 엄청난 전기가 필요해 열병합발전이나 자가발전시설을 갖추고 있어 정확한 비교는 되지않지만 한전에 나타난 공장별 순위는 인천제철이 가장 많은 전기를 쓰고 있으며 그 다음이 한양화학,포항제철,울산석유,강원산업순이다. 인천제철의 경우 지난 6월 한달동안 9천1백48만7천㎾H를 사용,37억1천5백만원의 전기요금을 냈다. 인천제철의 전기사용량은 제주도가 한달동안 사용하는 전기량의 2배가 훨씬 넘는 엄청난 양이다. 그러나 자가발전시설까지 합치면 포항제철이 단연 으뜸이다. 포항제철은 한전에서 6천98만6천㎾H를 받아서 26억9천만원의 전기료를 내고 있으나 자가발전시설에서 생산해 쓴 3억4천2백44만7천㎾H까지 합치면 한달에 4억3백43만㎾H로 대구직할시나 강원ㆍ전남보다 많은 양이다. 이 정도의 전기를 쓰려면 40만㎾용량의 서울 당인리발전소 2기에서 한달 생산되는 전기를 모조리 끌어써야 된다.
  • 에너지대책 일관성 있어야(사설)

    정부가 발표한 절전방안은 정책의 일관성을 새삼 일깨워준다. 네온사인과 백열등에 대한 절전고시는 동자부가 이번에 새로이 마련한 것이 아니다. 82년 마련되어 줄곧 시행해오던 끝에 88서울올림픽을 전후하여 도시미화와 외국관광객 유치 명목으로 시행이 중단되었다가 페만사태로 다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절전고시뿐이 아니고 다른 에너지절약대책도 유가파동이 있을 때마다 단골 처방으로 등장해왔다. 73년 제1차 오일쇼크가 나자 정부는 에너지절약을 부르짖다가 중동건설 수출로 경제가 호전되면서 절약시책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다. 79년 제2차 파동 때도 에너지절약시책을 추진하다가 86년부터 3저의 호황으로 흑자경제가 지속되자 파동이 언제 있었느냐는 식으로 망각되어버렸다. 동자부가 지난 87년 8월이후 90년 6월까지 에너지소비절약대책회의를 한번도 열지 않을 정도로 에너지대책은 관심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에너지정책당국의 이완현상은 다른 부처에 영향을 미쳐 에너지 소비조장적 행정이 비일비재했다. 에너지 행정은 공백상태에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행정은 진공상태에 있는 데 반하여 흑자경제로 국민생활에 소비붐이 일었고 이는 에너지 과소비현상을 초래했다. 에너지절약시책이 전혀 추진되지 않은 87년부터 89년까지 3년동안 석유류 소비가 연평균 12.2%씩 증가해왔다. 이는 오일쇼크 직후인 81년에서 85년까지의 연평균 증가율 0.2%에 비하여 가공할 만한 증가세이다. 이러한 에너지 소비급증을 보면서 우리는 정부정책의 일관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스럽게 생각케 된다. 간헐적으로 소비절약시책을 펴면 그 시책이 추진될 때는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다. 그러나 시책이 중단되면 절약에 대한 반작용심리에 의하여 소비가 이상적으로 폭발하는 것은 하나의 상례이다. 따라서 이번만은 절전고시를 비롯한 에너지절약대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나가기 바란다. 페만사태가 원만히 수습되어 제3차 오일쇼크가 발생하지 않는다 해도 에너지절약시책은 지속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정책의 일관성이 견지되는 가운데 범정부적 협조체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에너지절약시책을 추진한다고 하면서 에너지절약시책과 배치되는 어떤 시책이 수립되거나 추진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정책수립기관과 일선 행정기관간의 유기적 협조체계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번 절전시책은 일선 행정기관의 협조가 없이는 그 시행여부조차 파악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더구나 네온사인등 광고규제는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절전고시대로 이행이 될지 의문스럽다. 설사 어떤 업체가 고시를 어길 경우도 1백만원이하의 벌금규정뿐이어서 큰 구속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일선 행정기관이 관련업체나 공장에 꾸준히 계도하여 이들 업체가 스스로 에너지절약운동에 동참토록 유지하지 않으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결국 범정부적으로 에너지 절약의지가 확고히 굳혀져야 하고 이를 토대로 정책들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절전고시의 성공여부는 정부 의지를 시험하는 주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그것은 또한 에너지절약대책의 향방을 가름하는 중요한 척도라 할 수 있다.
  • 액수는 크지만 「불안한 흑자」/7월 국제수지동향 안팎

    ◎수입 일시적 감소ㆍ6월 수출대금 넘어와/유가급등ㆍ수출둔화… 8월엔 또 적자 우려 7월중 경상수지가 올들어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불안한 흑자」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월중 5억달러의 흑자가 결코 작은 규모는 아니다. 지난해 7월의 흑자규모가 3억달러였고,연중 최대가 12월의 7억8천만달러였으니 우리경제가 지난달 대외거래에서 상당한 흑자를 이룩해낸 셈이다. 그럼에도 「불안한 흑자」로 비쳐지고 있는 것은 페르시아만사태의 여파로 원유값이 들먹이면서 석유화학관련제품의 조기도입경향이 짙어지고 있고 사태악화시 유가급등으로 인한 수입증가와 국내기업의 채산성악화 및 수출둔화가 크게 우려되기 때문이다. 7월중 무역수지에서 의외로 큰폭의 흑자를 기록한 것은 수입증가세가 주춤해진데다 지난 6월에 통관된 선박의 대금결제와 소유권이전이 7월로 이월됨으로써 통관기준과 국제수지기준의 적용차이에서 생긴 흑자분이 2억달러 정도에 달했기 때문. 특히 수입비중이 높은 원유가 5월 6억4천만달러,6월 3억3천만달러에서 7월에는 1억9천만달러로 격감,수입둔화를 주도했는데 이는 페르시아만사태가 발발하기전 국내정유회사들이 석유사업기금의 징수가 폐지될 것이라는 소문에 따라 원유도입을 일부러 늦춘데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무역외수지항목이 로열티지급감소로 적자폭이 줄어들고 개인송금수입이 늘면서 이전거래수지부문이 흑자를 낸 것도 7월 흑자증대에 보탬이 됐다. 그러나 7월중 큰폭의 흑자에도 불구하고 이달에는 경상수지가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 통관기준으로 수출이 35억달러,수입이 44억달러로 9억달러의 무역적자를 보이고 있다. 월말의 밀어내기식 수출을 감안하더라도 무역수지적자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가가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자 이달들어 석유화학제품관련 수입허가서가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달이후 무역수지를 악화시킬 요인으로 지목된다. 7월까지 10% 증가를 보였던 수입허가서발급이 현재 22%에 달하고 있는 반면 신용장내도액이 0.2% 증가에 그치고 있는 것이 이를 잘보여주고 있다. 대일무역수지적자폭이 깊어지고대미무역흑자가 격감하고 있는 것이나 과소비성향으로 외제승용차ㆍ전자제품의 수입이 급증세를 지속하고 있는 등 여전히 어두운 구석들이 많다. 여기에 상반기 배럴당 16달러선이었던 유가가 하반기에는 25달러 수준으로 높아질 예상이고 이로 인한 수지악화분도 5억∼10억달러에 이르리라는 전망이어서 유가움직임이 하반기 국제수지관리에 최대변수로 작용할 것이 확실하다.
  • 「네온사인」 밤12시면 꺼야한다/「절전방안」새달 시행

    ◎사무실ㆍ공장선 백열등 못쓰게/심야 영화상영 전면금지/승강기 격층운행… 골프장 조명 못하게 9월1일부터 사무실 및 공장에서의 백열등 사용이 금지되고 일반업소의 네온사인은 밤12시가 지나면 켜놓을 수 없게 된다. 또 제품광고 등 상업성을 띤 전자식 전광판의 사용이 전면 금지되고 심야시간에는 영화상영을 할 수 없게 됐다. 동력자원부는 2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전기사용 제한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마련,오는 9월1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전기사용 제한에 관한 고시(절전고시)」는 지난82년 처음 마련돼 줄곧 시행해오다 88올림픽을 전후해 도시미화 및 외국인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시행이 흐지부지된 상태였다. 동자부가 이번에 절전고시를 새로 개정,보완한 것은 최근 중동사태와 관련해 서비스부문의 전력소비를 줄이고 전기의 합리적인 사용을 생활화해 사회전반에 만연되어 있는 에너지과소비 풍조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다. 동자부는 이에따라 의료기관ㆍ약국ㆍ터미널 및 공익안내용을 제외한 일반업소의 네온사인 사용을 밤12시까지로 제한했다. 상업용 전자식 전광판은 의료기관ㆍ약국ㆍ터미널ㆍ역에서만 사용할수 있고 관광호텔 안내용은 일몰시간 후부터 밤12시까지,공익안내용은 일출후부터 밤12시까지만 사용할수 있다. 이와함께 정밀작업을 필요로하는 장소 이외의 사무실 및 공장의 백열등 사용이 규제되고 병원ㆍ관광호텔 및 화물용을 제외한 엘리베이터는 3층까지 운행을 금지하며 4층이상은 격층 운행하고 서울의 남대문 등 시ㆍ도지사가 사용을 허가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조명용 투광기의 옥내외 사용이 제한된다. 이밖에 광고선전용 옥외간판은 업소당 1개로 제한된다. 소형 조명전구를 이용한 광고물의 옥외사용도 금지되며 테니스장을 제외한 골프연습장 등 실외 일반 체육시설의 야간조명설비도 사용할수 없게했다. 동자부는 이같은 「절전고시」가 철저히 지켜질수 있도록 각 시ㆍ도별로 자체 점검반을 편성,지도 감독을 강화토록 하고 이를 위반한 개인이나 업체에 대해서는 전기사업법에 따라 1백만원이하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동자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절약시책이 제대로 지켜질 경우 연간 3억2백만㎾H의 전기가 절약되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대략 1천7백억원정도 된다』고 밝혔다.
  • 2분기 GNP 「9.7% 성장」의 의미

    ◎내수ㆍ제조업 활기… 「불황의 늪」 일단 탈출/설비투자 늘어 이상성장 우려 씻어/유가불안ㆍ과소비가 경기회복의 변수 우리경제가 1ㆍ4분기에 이어 2ㆍ4분기에도 「고성장」을 기록함으로써 불황의 늪에서는 일단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ㆍ4분기에 10.1%라는 예상외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을 때만 해도 건설경기의 과열과 소비증대가 가져온 내수일변도의 불안한 성장이라는 지적이 우세했고 언제 가라앉을지 모르는,기반이 허약한 성장으로 비유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2ㆍ4분기 경제성장이 1ㆍ4분기 성장치에는 못미치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제조업의 성장이 어느정도 뒷받침됐다는 점에서 비교적 건실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아직도 제조업보다 서비스산업의 성장기여율이 높고 민간소비증가율이 성장률을 웃도는 등 「건실성장」의 걸림돌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여기에 페르시아만 사태에 따른 유가인상이 올 경제성장에는 1% 미만의 극소한 영향을 주리라는 분석이 있지만 사태가 악화될 경우 앞으로의 성장속도를 감속시킬 수 있는 복병으로 도사리고 있어 마음놓을 상황만은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2ㆍ4분기 성장내용을 들여다 보면 제조업생산이 버팀목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내수관련업종의 생산증대와 선박ㆍ신발업종의 수출호조 등으로 1ㆍ4분기보다 1.9%포인트 높은 9.0%의 실질성장을 이룩함으로써 지난해 1ㆍ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아울러 제조업 생산활동의 호조로 설비투자(건설업제외)가 1ㆍ4분기 18.6%에 이어 2ㆍ4분기에도 21.1%가 증가해 제조업 생산활동이 점차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제조업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무엇보다 노사분규가 상당히 가라앉은데다 내수증가,수출회복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조업성장을 부문별로 보면 크게는 경공업보다 중화학공업의 신장세가 두드러졌고 업종별로는 화학제품과 전기 기기제품의 성장이 뚜렸했다. 불황산업으로 꼽히는 섬유업종은 1ㆍ4분기 마이너스 1.4% 성장에 이어 2ㆍ4분기중에도 0.8% 감속성장을 보였고 음료업도 4.7%에서 1.4%로 성장률이 떨어졌다. 반면신제품개발로 수출기 잘되고 있는 신발업종이 같은기간 10.7%에서 19.9%로,화학제품이 13.4%에서 18.8%,전기기기가 마이너스 2.5%에서 10.5%로 괄목할만한 신장세를 보였다. 제조업의 설비투자도 산업기계류(21.8% 증가)를 비롯,사무서비스기계(21.3%),통신기계(45.5%),자동차(30.0%),항공기(2백51.3%) 등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이에 따라 전체 제조업의 성장기여율도 전반기 27.5%에서 33.3%로 뛰어올라 서비스업 다음으로 성장기여도가 높았다. 1ㆍ4분기에 과열양상을 빚었던 건설경기가 2ㆍ4분기들어 자재난과 인력난 등으로 신장세가 주춤해졌지만 25.3%의 고수위성장을 기록함으로써 제조업과 함께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경기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건축허가면적이 1ㆍ4분기 48.4%의 폭발적인 증가에서 2ㆍ4분기 25.5%로 증가세가 둔화됐고 건설업성장도 같은기간 38.8%에서 25.3% 증가로 크게 낮아져 열기가 다소 식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2ㆍ4분기가 건설성수기로 예년에도 건설수요가 폭증,신장세에 한계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건설경기는 앞으로 신도시 물량공급등으로 지속될 것이라는게 한은실무진의 분석이다. 제조업의 활성화와 건설경기의 지속세로 2ㆍ4분기 이후의 경제성장도 당초 예상대로 8% 정도의 성장이 예견되고 있지만 성장내용에는 여전히 불안한 현상들이 곳곳에 내재 돼 있다. 우선 민간소비 증가율이 지난해 이후 꾸준히 10%대를 유지함으로써 성장의 내실을 갉아먹고 있다는 점이다. 2ㆍ4분기에도 승용차(31.6%),세탁기(53.0%) 등 내구소비재가 15.5% 증가하는등 과소비현상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수출이 불변가격 기준으로 2ㆍ4분기 5.4%나 늘어나는 회복세를 타고 있으나 경상가격 기준으로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중동사태의 여파로 유가불안,물가불안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국제수지 악화요인으로 작용할 것도 지속성장의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한은의 지적대로 유가인상이 올 경제성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사태악화시 국내물가와 제조업생산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몰고올 것이 분명해 감속성장으로 연결될 소지가 크다. 아울러 서비스산업의 이상비대로 성장의 무게가 서비스부문에 치중돼 있는 것이나 섬유등 불황산업의 속출에 따른 산업공동화의 문제도 해소돼야 할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은의 최연종 이사는 『과거 수출 주도로 이루어지던 성장의 패턴이 내수 주도로 바뀌어가고 있다』며 『총체적 난국으로 불리던 1ㆍ4분기 10.1%의 고성장에서 9.7%로 떨어졌지만 제조업이 활기를 띠면서 내용면에서는 건실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국제수지가 불안한 가운데 내수위주의 성장이 한계를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GNP등 우리경제 규모를 감안할때 소폭의 적자는 그렇게 우려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 투기ㆍ변칙 합병기업 세무조사/국세청,새달에

    ◎향락업소 음성소득 과세도 강화 기업자금으로 부동산투기를 하거나 변칙적인 기업합병 등을 통해 막대한 부당이득을 거둔 기업과 향락ㆍ과소비조장 업소들에 대한 특별세무조사가 다음달중 일제히 실시된다. 21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부터 법인세 신고실적이 부진한 기업들에 대한 일반세무조사와는 별도로 투기ㆍ과소비조장ㆍ변칙적인 자본거래 등 비생산적이고 지하경제적인 행위를 일삼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해 음성ㆍ불로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기업활동의 건전성을 유도키로 했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최근 「90년 법인세 조사 특별기준」을 마련,일선세무서에 시달하고 오는 9월말까지 각지방국세청별로 지역특성 등을 감안,세부적인 조사지침을 수립한 뒤 탈세혐의가 있는 업체들 가운데 특별기준에 해당하는 기업들을 추려내 세무조사에 일제히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국세청은 특히 ▲실수요를 가장,업무와 무관한 부동산을 과다하게 보유하고 있거나 주식투기 등으로 막대한 불로소득을 올린 기업 ▲변칙적인 기업합병 및 증자ㆍ감자등 자본거래를 이용해 특정대주주들에게 부당이득이 돌아가도록 한 기업들은 모두 특별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하도록 시달했다. 국세청은 최근의 과소비추세에 편승,엄청난 소득을 올리고 있으면서도 세금신고실적은 극히 미흡한 대형 음식점과 룸살롱ㆍ카바레 등 현금수입업소와 고급사우나탕ㆍ헬스클럽ㆍ골프장 및 사치성 소비재 제조 판매업소 등 호황을 누리고 있는 레저업소들 중 법인사업자들도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대주주가 기업자금을 변칙적으로 빼돌리거나 증자시의 신주인수권을 포기하는 수법 등을 통해 사전 상속 및 증여를 하는 등 세금을 내지 않고 부의 세습을 꾀한 혐의가 있는 기업들도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 중동사태와 기름사재기(사설)

    때아닌 기름사재기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들린다. 꺼떡하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못된 풍조가 또 극성을 부리는 것 같아 불쾌하다. 그 이유가 너무나 자기중심적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최근의 중동사태로 기름값이 오를 것으로 보이자 많은 사람들이 난방,산업용기름 할 것 없이 마구 사들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또 정부는 연내에 기름값은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히고 있으나 정부시책 불신이 사재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언제나 우리에게는 너와 내가 함께하는 공동체의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올여름에도 경험한 대로 우리는 자기만이 편하면 되고,자신만의 이익을 앞세우는 자기중심적인 태도로 숱한 피해와 부작용을 체험하고 있다. 전국의 곳곳에 쌓인 쓰레기가 대표적인 것이고 주변의 자연이 그것으로 인해 형편없이 훼손되고 있음을 보고 있다. 이번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기름이 부족하게 될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기름을 미리 사들일 수밖에 없이 만들고 유류값 인상에 앞서 구입해비치하겠다는 경제원칙이 당연한 것이라 해도 가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자제되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우리가 그동안 여러차례 경험해온 대로 무분별한 사재기는 언제나 사회불안요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심리적인 것은 물론 다른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등 건전한 경제생활의 질서가 이것으로 침해를 받아서는 안되는 것이고 가뜩이나 중동사태의 여파가 주목되는 시점에서 오히려 불안요인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사재기는 유류의 공급질서에 혼란을 가져오게 함으로써 기름값 인상의 국내요인을 앞당기게 할 염려가 없지 않다.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등유의 소비량이 예년에 없이 폭발적인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의 사재기도 특히 가정용 난방용인 등유구입에 몰리고 있다. 올 상반기의 유류소비 실적을 보아도 등유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96.9%의 높은 소비증가율을 나타냈다. 등유는 국내생산능력이 절대부족해 소비량의 60.5%나 되는 물량을 수입해서 사용했다는 것을 고려해 볼때 문제의 일단이 없지 않다고 생각된다. 이것은 정부의 저유가 대책에 한 원인이 있는 것으로 원인분석과 함께 대응이 있어야 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건 사재기는 중단되어야 하고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유류부족 현상은 우리 모두가 함께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지금까지 두차례에 걸친 오일쇼크 때 잘 견뎌 극복해낸 경험축적이 있다. 그것은 기름을 절약해야 한다는 길 뿐인 것이다. 함께 나눌 수 있고 아껴쓰는 절약정신이 바로 에너지 위기를 이겨내는 길이고 기름의 과소비 풍조를 줄이는 방법이다. 사재기로는 연료부족 현상을 무한정 메울 수는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재기 풍조를 없애는 정부당국의 신뢰성있는 정책대응이 있기를 촉구한다. 우리는 지난번의 오일쇼크 때 기름을 팔지 않고 살 수 없어 애를 태운 그런 기억을 갖고 있다. 한드럼이라도 더 쌓아 두려는 사재기 심리가 여기에서 연유하는 것이라고 볼 때 정부의 대응은 그런 불안요인을 사전에 없애는 것이다.
  • 사회운동 종교인 청와대 초청,격려/노대통령

    노태우대통령은 20일 하오 청와대에서 건전사회운동종교인사 19명을 접견,건전한 국민정신을 세워나가는 데 앞장서고 있는 종교계의 노력을 치하했다. 노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 사회의 사치·과소비·퇴폐풍조는 우리 경제를 좀 먹게 하고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는데 이는 우리 사회의 도덕적 타락,가치관의 혼란에 기인한다』고 말하고 『21세기 태평양시대의 주역으로 진입하는 길목에서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이웃에 대한 사랑과 윤리도덕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청와대에 초청된 인사는 불교계(사회복지활동)에서 김도각 조계종사회부장등 7명,개신교(사랑의 쌀나누기운동·바른삶 실천운동)에서 이성택 기독교총연합회부회장등 6명,천주교에서 오태순 한마음한몸운동추진본부장등 4명,원불교(은혜심기운동)에서 이철행 원불교교정원장,유교(충효교실)에서 이중기 성균관총무처장 등이다.
  • 에너지절약을 위한 역할분담/기업이 효율성 제고해야(사설)

    페르시아만사태이후 정부는 에너지절약 대책수립에 부심하고 있으나 획기적인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페만사태에 따른 에너지 소비절약과 정책 대응방안은 가격기능에 의한 에너지 수급조절에 주안점이 맞추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 대책은 휘발유값을 21.7% 인상하는 것을 비롯하여 중대형 자동차세 인상,대형에어컨의 특별소비세 인상,주택전기료 누진세 확대 등 가격구조의 광범위한 조정을 통하여 에너지 수요감소 내지는 소비절약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가정·수송·산업 등 각 분야에 걸쳐 절약방안을 제시하고는 있다. 그러나 가격체계의 조정 이외에는 과거 에너지 파동때 제시되었거나 시행된 것들이어서 신선미가 없고 에너지 가격인상 역시 기대하는 소비억제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다. 가격인상에 의한 소비억제는 가격인상에 의하여 소비자의 실질소득이 감소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번의 가격인상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이른바 소득효과가 발생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인플레가 진행될 때는 경제주체들은 화폐적 환상에 빠지기 쉽고 또한 자동차나 대형에어컨을 쓰는 계층은 중산층이상이어서 웬만큼의 가격인상에 소비를 줄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가격체계의 조정이 절약이라는 효과보다는 물가만을 올리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부의 이번 대책을 에너지절약을 위한 정부의지의 표현으로 보고 싶다. 가격인상에 의한 에너지소비절약의 기대효과보다는 물가안정을 위해 유가를 안정시켜야 할 정부가 오히려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중대한 사태를 맞았다는 의미가 이번 대책에 내재해 있다고 여겨진다. 사실상 중동사태를 맞아 범국민적 에너지절약운동이 절실한 때이다. 정부의 이번 대책이 가정·수송·산업 등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도 각 경제주체의 역할분담을 통하여 에너지사용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경제주체들이 에너지 소비절약을 위하여 어떠한 행동을 하느냐가 앞으로 정부정책의 실효성여부를 판가름하게 될 것이다. 에너지절약이 실효를 거두려면 먼저 각 경제주체들의 역할이 올바로 정립되어야 한다. 경제주체 가운데 정부는 에너지정책 뿐만이 아니고 모든 경제정책에 절약과 내핍의지를 담아야 한다. 정부의 거시적 경제정책이 확대일로를 지향하고 있으면서 가계와 기업에는 과소비를 지양하고 절약하라고 권고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정부가 스스로 긴축정책을 통하여 낭비풍조를 없애면서 민간에 절약을 유도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 된다. 거시적 정책에서 정부의 기능과 역할을 정립한 후에 에너지정책의 틀을 잡는 형태로 정책체계가 이루어 져야한다. 아무리 에너지 절약이 시급하고 올바른 정책이 수립되었다 해도 다른 정책들이 에너지 절약과 상충될 때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음은 자명하다. 따라서 정부는 경제 각 부문의 정책이 에너지절약 정책과 유기적 관련성을 갖도록 하면서 에너지 효율규제를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예컨대 에너지 소비의 53%를 점하고 있는 가전기기·자동차·빌딩 등의 에너지 효율개선문제는 메이커나 시공자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겨서는 안된다. 이번 대책에서 상업용 빌딩에 대한 규제가 상당히 강화되고 있으나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되려면 건축물의 설계단계에서 에너지절약이 시스템화되어야 한다. 또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자동차에 대한 연비규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번 대책에 아무런 조치가 없다. 더구나 수송용 부문의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는 대중교통수단의 확충과 같은 본원적인 접근이 필요한 데도 이에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없는 것 같다. 에너지 정책과 교통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종합대책이 하루 빨리 수립되어야 한다. 가계,즉 소비자들은 가전기기·자동차·주택 등의 내구재를 구입할 때 에너지 효율의 요소를 구매결정의 주요한 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을 생활화해야 한다. 우리보다 소득이 몇배 높은 선진국 소비자들이 내구소비재를 선택할 때 에너지 소비량을 대단히 중요시하고 있다. 이들은 이러한 구매태도를 생활의 지혜로서 습관화하고 있는데 중진국권에 있는 우리가 이를 외면하고 있음은 크게 잘못된 일이다. 보다 근본적인 에너지 절약방안은 소비량의 46%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부문에서 찾아져야 한다. 기업이 스스로 에너지 절약시설투자를 늘리고 에너지 절약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에너지 절약형 상품을 개발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산업부문이 에너지 바로쓰기를 통하여 낭비를 줄인다면 우리는 에너지의 추가적인 증가없이도 높은 경제성장을 이룰 수가 있다. 그만큼 산업부문의 에너지 절약은 중요하다.
  • 중국까지 가서 과소비 해야하나(서울시론)

    ◎한약등 마구 매입… 외화낭비 한심 말하기가 창피할 만큼 참 많은 사람들이 중국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가야 한국에서 못 만나던 사람들을 만난다』라는 말이 유행할 만큼 그렇게 많은 한국인들이 중국에 갑니다. 필자도 그중의 한사람이 되어 중국을 돌아본 연후 도무지 혼자 소화해 버릴 수 없는 어떤 위기같은 것을 느꼈기에,앞으로 계속 중국행 여행계획을 세울 사람들에게 당부해 드리고 싶어서 이 글을 몇번 쓰고자 합니다. 내가 상해로 가는 비행기를 타던 날 4백80명의 여객은 거의 전원이 한국인이었습니다. 비수교 국가요 사회주의 국가이며,저 한많은 6ㆍ25동란 때에는 중공군을 밀물처럼 투입시킴으로써 우리 조국의 40년 분단을 초래케 한 중화인민공화국으로 우리가 왜 그렇게 정신없이 찾아가는 건지,이산의 슬픔속에서도 결코 가볼 수 없는 북한방문에의 그리움과 갈망을 중국여행이라는 것으로 대체해 보려는 감상적 보상심리같은 것이겠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정당화 해 보아도 우리가 뿌려놓는 막대한 여행비는 결코북한의 이산 가족에게 가는 것이 아니어서 슬픔과 분노를 달랠 길이 없었습니다. 더 우울했던 것은 강렬한 수치심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은 가진자가 갖지 못한 자에게 보이는 우쭐함과 으스댐 같은 것을 한국인 여행자들에게서 확인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쇼핑으로 뿌려지는 돈의 씀씀이가 마치 홍수진 한강물이 하류로 쏟아져 내리는 것을 연상시킬 만큼 엄청났습니다. 중국에서 내가 배우고 온 것은 중국에다 우리의 돈을 퍼부어서는 안되겠다는 것,쓰지 말고 아끼고 저축해서 어느날 북한을 방문할 때 돈을 홍수처럼 퍼부어 쓰자는 그 하나 뿐입니다. 중국은 그날이 오기 전에 선수를 쳐 개방을 내세우고 우리의 돈을 포크레인으로 미리 쓸어담고 있는 것입니다. 무섭고 걱정스럽습니다. 상해 공항에는 입국서류를 기입할 책상하나도 없었습니다. 공항 청사는 그나라의 경제수준을 말해준다는 차원에서 김포공항의 청결과 정돈을 가늠할 때 웽웽 소리를 내며 구차하게 돌아가는 상해 공항의 낡은 선풍기와 청사 천장의 더러운 얼룩이며 그을음들은 버틸 수 있는한 돈을 안 쓰고 외화를 벌어들이자는 정부시책을 잘 반영해주었습니다. 공항 화장실에는 오물이 가득하고 어디에도 휴지는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공항을 지키는 경찰관들의 가슴에 영어로 「폴리스」라 적혀 있으니 그들의 개방정책은 오직 외화를 벌어들임 그 하나임을 알만 합니다. 중국 여인 가이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60이 넘은 그 여인은 35년전에 북경대학교 동방언어학과를 졸업한 사람인데 함경북도 사투리로 우리말을 했습니다. 가이드의 첫 말은 중국에서의 화폐 사용에 관한 주의사항과 쇼핑해도 좋을 물건들의 명세였습니다. 중국은 두가지의 화폐를 쓰고 있습니다. 백성이 쓰는 인민폐는 미화 1백달러에 중국돈 팔백원까지 암거래로 얻을 수 있으나 다시 미화로 바꾸지 못하는 돈이고 호텔이나 백화점에서 외국인에게 바꾸어주는 태환권은 미화 1백달러에 4백59원25전인데 밖에 나가면 인민폐와 동일하게 사용될 뿐만 아니라 태환권을 주고 쇼핑했을 경우 상인들은 인민폐로 거슬러 주기 때문에 결국은 외국인의 화폐유통에서 중국정부가 부당 이득을 취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놓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을 떠날 때 돈이 남았을 경우 인민폐는 아무 것이나 구입해 써야 하고 또 태환권이라 하더라도 즉시 미화로 바꾸어 주는 것이 아니라 일단 홍콩 달러로 바꾸어 준 후 다시 홍콩에 가서야 미화를 얻게 되니 그 2중3중의 횡포는 더이상 언어로 설명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관광버스를 타고 가는 거리에서 가이드여인은 쇼핑 안내를 했습니다. 일행중에서 어느 분이 특산물이 무어냐고 묻자 가이드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하고 웃었는데,정말 그렇다고 수긍할 만큼 12억의 사람들이 중국을 지키며 인해전술의 위력을 어느 때고 행사할 저력을 과시하고 있었습니다. 여자의 쇼핑 가이드 좀 들어 보십시다. 『비단,공예미술품,그리고 약을 사세요. 편자환ㆍ우황청심환은 간장보호치료에 좋습니다. 여러분의 나라가 우리 중국보다 공업발전국가이기는 하지만 공업으로 인한 숱한 폐기물이 여러분의 간장을 해쳐 모두 병들어 있습니다』 이쯤 되고 보니 복사판에 물감칠만 몇군데 했을법한 조잡한 그림들과,어느 가정에서 침을 탁탁 뱉으며 나무뿌리들을 갈아 섞어서 둥글게 빚었을 청심환이나,성분이 무언지도 모르고 간장에 좋다고 선전하는 편자환이란 정체불명의 가짜 약품을 사기 위해 너무 많은 한국인이 너무 많은 외화를 퍼붓게 됩니다. 중국의 10개 대도시의 상점에 있는 그 유명한 약이라는 것들의 포장이나 설명문이나 가격들이 모두 틀렸으니 하나도 진짜는 없는 것입니다. 중국약 안사기 애국운동을 전개할 때입니다. 윤봉길의사의 숨결이 담긴 옛 홍구공원을 돌아본 후 우리는 상해 임시정부가 있던 마당로 306의 4호에 있는 집을 살피고 그 댁의 주인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집 주인도 여행객들이 주는 돈으로 치부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정부가 그 집을 사서 옛 모습을 보존해야 할 시점에 우리는 와 있습니다. 옛날에 타국의 외교관이나 상인들이 쓰던 집들은 모두 압수되어 그 내부가 칸칸이 나누어져 방 한칸씩 인민들에게 배급되어 있는데 관광코스를 버스로 달리면서 들여다 보이는 단칸 방 방마다 마르고 더러운 몰골의 웃통 벗은 사람들이 처량한 표정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어서 우리는 그것을 「상해 정장」이라고 이름지어 주었습니다. 손가락으로만 세게 때려도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더러운 집들의 거리,포로수용소 같은 집단거주의 가난이 풍기는 거리,옛날의 풍요와 서구세계의 위세를 자랑하던 유럽식 가옥의 모습들이 칸칸이 쪼개져 배급된 슬럼가의 세계,그것이 상해입니다. 전세계가 모두 눈부신 발전들을 했는데 오직 세계의 한 귀퉁이 중국만이 발전을 멈추고 깊이 잠자다가 이제 기지개를 켜며 깨나는구나 하는 위기의식과 공포를 주는 곳,그곳에 우리가 돈을 퍼붓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약 사지 않기,중국에서 돈 쓰지 말기를 결심할 때입니다.
  • 휘발유값 21.7% 오른다/내년 특소세 대폭 인상

    ◎1ℓ 3백73원서 4백54원으로/대형승용차 중과·도심주차료 배 올려/계절·시간별 전력요금 차등폭도 확대 정부는 내년초부터 휘발유 특소세를 현행 85%에서 1백30%로 올리고 계절별·시간대별 전력요금 차등폭을 확대하는등 석유·전기·연탄·가스 등 에너지가격 구조를 전면 재조정하기로 했다. 또한 자가용승용차의 과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배기량 2천㏄이상의 승용차와 가구당 2대이상 보유한 경우에 대해서는 자동차세를 중과하고 도심지역의 공공주차료를 현행요금의 2배(30분에 1천원)로 인상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에너지 10% 절감운동을 공공부문은 물론 민간부문까지 확대하는 한편 에너지절약 시설에 투자되는 소요자금에 대해서는 여신규제를 완화해주는 방안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동력자원부는 17일 이라크­쿠웨이트 사태로 인한 고유가시대에 대비,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에너지소비절약 종합대책」을 마련,발표했다. 이 대책은 이날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최종 확정됐으며 시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단기계획에 대해서는 18일부터 단계적으로 실시,적용된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폭증하는 수송용 휘발유의 증가를 막기 위해 휘발유부가세(가칭)를 신설한다는 당초 방침을 바꿔 내년초부터 휘발유 특소세를 현행 80%에서 1백30%로 높이기로 했다. 이는 21.7%의 인상효과를 가져와 휘발유값이 현재 ℓ당 3백73원에서 4백54원으로 오르게 된다. 또 여름철 전기수요 집중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주택용 전기요금의 누진세및 계절별·시간대별 차등요금의 확대등 현행 요금제도를 대폭 조정키로 했다. 이희일동자부장관은 이에대해 『현재 석유·전기·연탄 등 모든 에너지가격중 인하요인이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밝혀 내년초 에너지가격인상 조정이 대폭적으로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정부는 에너지과소비를 막기 위해 ▲사무실·일반공장의 백열등 사용금지 ▲심야 영화상영 금지 ▲상업용 네온사인·전자식 전광판 등 옥외 광고물의 심야시간 사용금지 ▲유흥음식점·위락시설·판매시설·숙박시설의 신·증축 제한 ▲택시 중형화 완화 ▲테니스장을 제외한 사설운동장의 야간조명시설 사용금지 등 일부 민간부문에 대해서는 규제시책을 펴기로 했다. 정부는 이밖에 정부차원에서도 구조적·제도적으로 에너지절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량의 유류수송을 위한 전국 송유관망 건설을 추진하고 공업단지와 주거밀집지역에 지역난방을 확대하는등 산업구조및 운송체계를 에너지 저소비형을 개편할 계획이다.〈관련기사5·7면〉
  • 사무실ㆍ공장 백열등 사용금지/에너지절약 세부 추진계획

    ◎연비 낮은 차량생산ㆍ수입 규제/옥외간판,업소당 1개만 허용/엘리베이터 격층제운행 실시 최근 이라크­쿠웨이트 사태를 계기로 국제석유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가정ㆍ산업부문 등 사회전반에 걸친 방만한 에너지 소비행태가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정부는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때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길만이 국제석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으로 보고 17일 에너지 소비절약 종합대책을 마련,발표했다. 그동안 저유가시대 속에서 지나치리만큼 에너지를 과소비해온 것은 사실이다. 올 5월까지 수송용 휘발유 33.7%,가정ㆍ상업용 등유 1백4.3%,상업용 전력 26.7%라는 유례를 찾기 힘든 놀라운 소비신장세가 바로 그 반증이다. 다음은 정부가 17일 마련한 에너지 소비절약 세부 추진계획의 골자다. ▷수송부문◁ ◇자가용승용차의 관련세제 개편 ▲현행 자동차세를 조정,중ㆍ대형차에 중과 ▲휘발유 소비억제를 위해 휘발유특소세 1백30%로 인상 ◇승용차의 연비향상유도 ▲연비가 낮은 차량 생산 및 수입 규제 ▲향후 연비향상목표 설정 및 예시 ◇택시의 중형화계획 완화 ▲택시 증ㆍ개차때 중형택시 의무화를 지역특성에 맞게 시ㆍ도지사가 조정 ◇주유소 영업시간 제한 ◇자가용승용차의 주차료조정 ▲도심지역 주차장의 주차료 대폭인상 ▲시외곽 및 전철역 주변의 주차료는 대폭인하 ◇운전면허시험 및 교통관련교육때 에너지절약운전기법 반영 ◇전국 송유관 93년까지 조속 건설 ◇대도시 교통난 완화대책 실시로 주행효율 향상 및 에너지절약 ◇가구당 2대 이상 보유할 경우 자동차세 중과 ▷가정ㆍ상업부문◁ ◇전력수요억제를 위한 전력요금제도 조정 ▲주택용 요금의 누진제 확대 ▲업무용전력 과소비 억제를 위한 제도보완 ▲여름철 높은 요금 부과로 계절별 차등폭 확대 ▲냉방용 전력계약은 비수기에도 기본요금 부과 ◇전력사용제한 ▲사무실ㆍ일반공장의 백열등 사용금지 ▲광고선전용 옥외간판은 업소당 1개 사용허용 ▲투광기 옥내외 사용금지 ▲엘리베이터의 3층 이하 운행금지 및 4층 이상 격층제 운행 ▲일반사설운동장의야간조명시설 사용금지 ▲상업용 전자식전광판의 사용금지 ▲소형조명전구 광고물의 옥외사용금지 ▲네온사인ㆍ전자식전광판 및 소형조명전구의 옥외광고 사용시간 제한(자정까지) ▲영화관의 24시 이후 전력공급제한 ◇냉방기기 가동에 의한 실내경기억제(7월10일∼8월20일) ◇슬림형에어컨에 32.5% 특소세 중과 ◇에너지 다소비형 호화사치성 건물(사우나ㆍ유흥음식점) 신축제한기간 연장 ◇주택 및 건물의 단열시공 ◇국민주택규모 이상의 아파트열량계 설치 의무화 및 소형아파트도 설치 권장 ◇건물의 적정 냉난방온도 기준설정 법제화 ◇제품 및 광고ㆍ상품안내서에 에너지효율표시 철저이행 ◇산업부문은 물론 숙박시설ㆍ병원ㆍ목욕탕ㆍ실내수영장 등에 대해서도 에너지절약 검토기준 조속재정 ◇건물의 냉방용 전력 수요감축 ▲신도시지역은 지역난방방식으로 전환 ▲신도시이외 지역은 가스냉방방식 설치유도 ◇관광호텔 객실조명 자동화 ◇산업체 폐열의 인근공장 및 주택에 공급촉진 ▷산업부문◁ ◇산업용 전력요금의 시간대ㆍ계절별 차등폭확대 ◇에너지절약시설 투자재원 안정확보(연 2천억원) ◇에너지절약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3∼10%) ◇대기업포함 에너지절약 시설투자에 대한 여신완화 ◇산업체의 에너지절약 기술 실태조사 ◇중소기업에 대한 에너지진단 지원 ◇목표 에너지원단위 설정 및 관리 ◇에너지절약 전문기업의 육성 ◇공업단지ㆍ도시ㆍ건물ㆍ교통시설 건설시 에너지수요 최소화방안 검토 ◇과천ㆍ상계동 등 지역난방의 도입확대 ◇집단에너지 사업법(가칭) 제정 및 공업단지 집단에너지 공급확대 ◇태양열ㆍ바이오ㆍ폐기물 등 대체에너지 개발 보급촉진
  • 중고생 해외여행 억제/과소비 풍조 부채질/문교부 지시

    ◎에너지 절약운동도 적극 전개 문교부는 15일 여름방학을 맞아 학생들의 무분별한 해외여행이 늘고 있는 것과 관련,『중고등학생들의 해외여행을 적극 억제시키도록 하라』고 각 시ㆍ도교육위원회에 지시했다. 문교부는 이날 전국 시ㆍ도교육위 중등교육과장회의를 소집해 이같이 지시하고 『최근 급격히 늘어난 중고생들의 해외여행으로 외화의 낭비는 물론 과소비풍조를 조장하고 있고 계층간의 위화감을 일으키는 등 부작용이 많다』면서 『이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빚지 않도록 하라』고 강력히 시달했다. 문교부는 또 중동사태에 따라 제3차 에너지파동이 우려되고 있는 것과 관련,각급학교별로 학생들에게 에너지절약운동 등을 펴도록 시달했다. 이에따라 오는27일 개학과 함께 「가정에서의 에너지 10%절약 요령」이라는 책자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배포하고 가정 등에서 쓰다남은 각종 폐품을 수집해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 등을 교육할 계획이다. 문교부는 또 각 학교별로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발송,불필요한 외식을 삼가해 줄 것과 승용차로 학교에등하교하는 일을 자제해주도록 당부하는 한편 국산품을 애용하는 등의 건전생활교육을 지도하도록 했다.
  • “29조 매머드”… 윤곽 잡힌 내년 예산

    ◎“팽창” 논란속 막바지 편성 작업/도로등 간접자본 확충 재원으로/GNP성장률 웃돌아 “무리” 여론/「지방양여세」는 증가율 낮추기 편법 주장도 「확대재정」을 내세운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편성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29조원(지방양여세분 포함)에 이르는 초대형 팽창예산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같은 내년도 예산규모는 올해 일반회계 본예산(22조6천8백94억원)과 비교해 무려 27.8%나 늘어난 것이다. 정부의 예산안이 최종 확정되기까지는 앞으로도 한달여의 시간이 남아 있다. 또 민자당과의 협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부의 확대재정기조가 바뀔 것으로 기대하기는 심히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확대재정에 기조를 둔 팽창예산의 윤곽을 16일 청와대에 보고할 예정이다. 나라의 살림규모가 커지는 것을 흘겨볼 이유는 없다. 문제는 우리의 능력과 경제가 처한 여건에 비추어 적정수준을 넘어서는 안된다는 점일 것이다. 즉 예산증가율은 경제의 경상성장률을 넘지 않아야 하며 어느 나라나 다음해의 예산규모를 정할 때는 반드시 경제가 얼마나 성장하고 물가가 어느 정도 오를 것인가에 관한 전망을 기준으로 삼게 된다. 재무부는 최근 내년도 세수규모를 전망하면서 GNP(국민총생산)의 경상성장률을 12.9%로 보았다. 이는 내년에 우리 경제가 화폐액 기준으로 12.9%만큼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올해 본예산대비 내년도 예산증가율 27.8%는 경상성장률 전망치보다 2.2배나 초과하는 것이다. 우리 경제를 위태롭게 하고 있는 과소비 현상에 정부도 휩쓸리고 있는 셈이다. 확정예산(본예산+추경예산)을 기준으로 정부의 예산증가율 추이를 보면 86년이 11.2%,87년 14.5%,88년 16.7%로 모두 해당연도의 경상GNP성장률(87년 16%,87년 17%,88년 19.1%)을 넘지 않고 있다. 그러나 89년부터는 예산증가율이 경상GNP성장률을 초과하기 시작했다. 89년의 경우 예산증가율이 17.5%로 경상GNP성장률 11.8%를 크게 앞질렀다. 올해는 회계연도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확정예산 규모를 산출할 수 없다. 다만 1차 추경에 이어 현재 작업중인 2차 추경으로 세입결손분 1조6천억원을모두 보전한다고 볼 경우 예산증가율은 21.3%가 된다. 이것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올해 경상GNP성장률 전망치 16.1%를 초과하고 있다. 정부의 이같은 재정확대기조는 심각한 반대여론의 벽에 부딪히고 있다. 경상성장률을 초과하는 무리한 예산팽창은 필연적으로 통화와 물가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 반대여론의 골자이다. 국내경제가 물가불안에 시달리고 중동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국제원유가의 급등으로 내년에는 세계경제의 침체가 예상되는등 경제여건상의 불안요인이 가중되고 있다. 이같은 시기에는 정부가 가급적 씀씀이를 줄이는 방향으로 긴축적인 재정운용을 해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이들은 정부재정이 「세입내 세출」 원칙을 견지하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는 통화에 영향이 없을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즉 총통화(M²) 60조원에서 연간 총통화증가율을 20%로 유지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통화증가량은 12조원이다. 정부부문은 올 상반기중에 5조1천억원의 통화를 환수했다. 그러나 재정이세입내 세출원칙을 견지할 경우 더이상 통화환수 기능을 할 수 없으며 그 차이만큼은 통화수위를 높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과거 임금폭등 시기에 정부가 근로자들에게 생산성 증가를 초과하는 임금인상요구를 자제해 줄 것을 호소했던 때와 똑같은 논리를 이번에는 정부 스스로의 과도한 예상팽창을 자제하는 데 적용해야 할 때』라고 꼬집고 있다. 정부는 재정확대 방침이 반대여론에 부딪히자 도로·상수도 등 지방예산사업비 2조원을 일반회계에서 떼어내 지방양여세 특별회계를 신설하는 편법을 강구하고 있다. 이 경우 회계상 예산규모(일반회계)의 증가율을 명목상으로 27.8%에서 19.2%로 낮출 수 있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지방양여세는 세원이 국세라는 점에서 국민의 세금부담을 가중시키는 면에서는 일반회계 예산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이같은 방법까지 구사하며 재정확대를 추진하는 정부의 입장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동안 지속돼온 재정긴축으로 한계에 도달한 사회간접자본 시설의 확충을 위해서는 지정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물가와 인건비 상승,복지수요 충족 등을 고려하면 내년 예산을 크게 늘리더라도 사회간접자본에 투입될 수 있는 재원은 그다지 크지 못하다는 것이 예산 당국의 설명이다. 내년 예산이 29조원으로 확정된다 해도 올해 이미 편성된 1차 추경에 이어 2차 추경까지 한다고 보면 내년 예산의 순증액은 3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사회간접자본을 제외한 여타 부문에서 내년에 새로 써야 할 신규예산소요를 보면 공무원 봉급인상분으로 9천억원 수당포함 15% 인상때,올해 추곡수매를 위한 재정지원분 7천억∼8천억원,방위비 증액분 7천억원(방위비 10% 증가때)만 계산하더라도 2조4천억원에 이른다. 이밖에도 오는 93년에 열리는 대전EXPO 지원에 2천억원,남북 교류협력기금및 신설 예정인 북방경협기금에 각각 1천억원,광주보상비 1천2백억원 등을 감안하면 사회간접자본 확충은 말에 그치고 사실상 내년에 또 한차례의 추경으로 미루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염주영기자〉
  • 외언내언

    연 45개월째 유례가 없는 경제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일본에서 올여름 절수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유난히 심한 가뭄으로 수원지의 물이 줄어들게 되자 각 지방단체에서 나름대로 물을 적게 쓰는 방안을 마련해 운동을 편 것. 당국은 분수대 작동을 중단시키고 누수현상을 다시 점검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제한급수마저 실시했다. 경제부국인 일본의 일이어서 이해가 쉽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운동에 전국민적인 호응이 있었다는 데서 역시 일본다운 면모를 보게 된다. 관청과 기업에서는 「절수」라고 쓴 표어를 곳곳에 붙여 협조를 유도했다. 청소년들은 그들 사이에서 유행인 매일 아침 샴푸로 머리를 감는 것을 며칠간격으로 늘렸고 가정에서는 수돗물 사용을 줄이는등 당국의 요청에 따랐다. 이같은 국민적인 일체감은 긴급사태가 있을 때마다 일본에서는 잘 이뤄진다. 큰 사고나 장마등으로 인한 피해가 있을 때의 자발적인 이웃돕기에서도 이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이 일본의 힘인 것 같다. ◆이번에 일본정부는 이라크·쿠웨이트산 원유수입금지 조치에 따른 에너지절약대책을 발표했다. 대응도 신속하지만 그 내용이 효율적인 것들이다. 실내 냉방온도를 현재 섭씨 25도에서 28도로 올리고 창가의 조명은 3분의1을,복도는 2분의1씩 전등을 끄며 고속도로에서는 시속 80㎞의 경제속도 운행을 당부하고 있다. 이번에는 어느 정도의 호응이 있게 될지 궁금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에너지절약대책이 없지 않다. 관계장관들이 그동안 몇차례 회의를 가졌고 동자부에서는 주유소 영업시간 단축,네온사인의 심야 제한,유흥업소의 인공폭포 규제 등의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중에 있다. 전국의 주유소는 자정에서 새벽 4시까지 영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문제는 일반의 적극적인 협조여부에 달려있다. 아무리 대책이 많고 그럴 듯해도 일반이 따르지 않을 때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 그동안의 저유가시대의 낭비와 최근의 과소비풍조가 걱정이다. 요즘 자동차는 얼마나 많이 급증하고 있는가. 진부한 말이긴 해도 절약의 생활화가 중요한 때이다.
  • 주유소영업시간 내일부터 단축

    ◎자정부터 새벽4시까지 휴무/「고속도로」는 윤번제로 “철야”/주유소협 15일부터는 전국의 주요소들이 자정부터 새벽4시까지 영업을 하지 않는다. 또 고속도로나 톨게이트에 있는 주유소도 2∼3일에 한번씩 윤번제로 심야영업을 하지 않는다. 한국주유소협회는 동자부의 에너지소비절약시책의 시행에 앞서 14일 회의를 열어 이같이 자발적으로 주유소영업시간을 단축할 것을 결의키로 했다. 동자부는 주유소영업시간 단축ㆍ네온사인ㆍ이발소의 심야사용 및 영업규제 등이 포함되는 종합적인 에너지소비절약시책을 마련,곧 시행에 들어갈 계획으로 있다. 주유소협회가 정부의 에너지절약시책 시행에 앞서 자발적으로 주유소심야영업을 않기로 한것은 서울의 경우 유흥업소 밀집지대의 주유소들이 밤새영업을 함으로써 에너지과소비를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주유소에서 하루에 팔리는 휘발유는 7백51만ℓ로 이중 자정부터 새벽4시까지는 5%인 37만5천ℓ가 판매돼 양적으로는 많은 비중이 아니나 주유소 심야영업자체가 과소비조장의 주요원인으로 비판받아 왔다. 현재 전국에는 3천여개소의 주유소가 있으며 서울에는 10%인 3백개소가 있다. 동자부는 에너지소비절약시책추진을 가능한한 강제성보다는 자발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기위해 다음주부터 대대적인 대국민홍보활동을 펴기로 했다. 이에따라 당초 규제대상에 포함시키려 했던 유흥업소의 인공폭포ㆍ분수대사용과 빌딩의 에스컬레이터ㆍ엘리베이터의 격층제사용 등도 업주가 자발적으로 사용을 자제토록 유도키로 했다. 특히 네온사인의 경우 신규설치는 금지하되 이미 설치돈 곳은 소유주가 심야시간대에는 사용을 억제하도록 협조를 당부키로 했다. 한편 정부는 금주중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장단기에너지 절약대책을 마련,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에는 이처럼 민간부문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단기적인 대책을 비롯,중장기적으로는 ▲휘발유 부가세신설 ▲냉방기구에 대한 휘발유특별소비세부과 ▲에너지절약형으로의 산업구조개선 등의 대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부동산ㆍ과소비업종ㆍ의사ㆍ변호사/새달 집중세무조사

    임대업자등 부동산 관련업체,고급 의류와 운동용구등 사치성 소비재 제조 판매업자,대형음식점 룸살롱등 과소비 업체,의사 변호사 등 소득수준에 비해 세금을 적게 내고 있는 사람들 등에 대한 세무조사가 집중적으로 실시된다. 13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5월중 실시된 89년도분 종합소득세 신고를 분석한 결과 국세청이 제시한 서면 신고기준이 너무 높다는 이유로 신고를 기피,세무조사를 받겠다고 나선 사업자가 1만8천명으로 파악됨에 따라 곧 이들에 대한 소득세 조사지침을 마련,빠르면 다음달 하순쯤부터 일제 세무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국세청은 내년 7월까지 계속될 이번 소득세 조사를 통해 업종간 세부담 불공평현상을 적극 시정키로 하고 과표현실화가 미흡한 대표적인 업종인 부동산 관련업종과 과소비 조장업종을 중점적인 조사대상으로 삼는 한편 수출및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조사의 강도를 늦추거나 조사순위를 뒤로 미루는 업종간 차등을 두기로 했다.
  • 예상되는 후유증에 미리 대비하자/유례없는 혹서를 보내며(사설)

    올여름의 유례없는 더위는 우리의 생활주변에 적지않은 문제를 남기고 있다. 무질서와 환경오염이 그 정도를 넘었고 직·간접적으로 상당한 재산상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내년 이맘때는 올해와 같은 혼란이 다시는 없도록 하고 다가오는 가을에 있을 후유증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전반적인 문제의 검토가 있어야 된다고 여긴다. 더욱이 이라크·쿠웨이트사태로 물가는 물론 각 부문에 걸쳐 상당한 영향을 곧 받게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도 발빠른 대응이 있어야 될 것이다. 이같이 우리가 거듭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올여름이 유난히 덥기는 했으나 그로인한 부작용,혼란이 극에 달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로 심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예년에 없는 오랜 장마뒤의 혹서로 매일 전력사용이 기록을 경신했고 익사사고도 최고를 기록할 만큼 더웠던 것이 사실이나 그에 못지않게 무질서도 극심했다. 그런데서 피서철 혼란이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자아냈고 그로인한 후유증이 걱정된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의 하나가 농산물·어류의 피해이다. 서해연안의 어패류 양식장이 연일 불볕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았고 제주 앞바다도 근년에 없는 적조현상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전북도내에서만 바지락 양식장의 피해액이 60억원 상당에 달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부산에서는 닭 7천마리가 떼죽음을 하는등 곳곳에서 닭·돼지 등 가축의 피해가 속출했다. 고추등 밭농사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올해는 오랜 장마뒤의 폭염이어서 농산물 감수마저 걱정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전염병이 그 어느 해에 비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전염병비상도 보통 일이 아니다. 이같이 올해는 날씨로 인한 재해가 특별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함께 이번 여름은 쓰레기공해가 심각했다. 쓰레기는 환경오염문제를 새삼 제기했다. 쓰레기공해는 함부로 마구 버리는 데서 온 것이어서 이런 투기행위를 두고 우리 사회의 공중도덕심 마비,공동체의식 결여현상이 문제점으로 나타났고 그런 시민의식에 반성을 촉구하는 소리가 높았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렸다. 심지어는 산업폐기물마저 함께 버리는 얌체행위도 많았다. 고질적인 바가지요금·자릿세·교통지옥현상은 예년보다 더했고 피서지 치안은 유감스럽게도 어떤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공공시설은 망가진 채 그대로이고 자신만 편하면 된다는 생활태도가 너무 자기중심적이고 준법정신및 공동윤리 이상에서 온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휴가철의 과소비도 여전했다. 이렇게 올해 여름은 많은 문제가 있었다. 찜통더위가 참기 어려웠던 것 이상으로 이런 여러 이상현상이 우리를 더욱 짜증스럽고 우울하게 만든 여름이었다. 이래서는 안된다는 것이 올여름을 보내는 많은 이들의 한결같은 소감이다. 한여름동안 흐트러진 마음가짐을 다잡아야 하고 피해는 최소화하는 것이 지금 필요하다. 우선 감수가 예상되는 농작물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다. 농민들의 자구노력이 있어야겠고 시기를 놓치지 않는 당국의 배려가 뒤따라야 한다. 근해어업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피해정도를 서둘러 조사하고 내년에는 반복되지 않도록 참고자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것을 이 여름이 가기 전에 바로 지금부터해야 한다. 이와함께 피서지의 쓰레기는 말끔히 치워져야 한다. 지금은 전국이 연중으로 관광지화돼 있다. 가을의 손님을 맞기 전에 쓰레기부터 처리해야 한다. 쓰레기는 기능적으로 처리하는 제도를 만듦으로써 매년의 공해에 대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된다. 이번 여름동안 곳곳의 잔디가 파헤쳐졌고 공중변소는 물론 수도시설,그 밖의 편의시설이 숱하게 훼손됐다. 낙뢰로 망가진 교통신호기도 적지않다. 그 또한 정리·정돈돼야 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공중도덕심의 회복없이는 어느 것도 안된다는 사실이다. 경제적인 피해는 복구가 곧 가능하다고 해도 우리 주변에서 공동윤리가 지켜지지 않을 때 사회는 제멋대로 굴러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럴 때 쓰레기는 다시 쌓이고 난장판은 계속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된다. 규칙이 지켜지는 가운데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자치능력이 향상되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그것이 부족하다. 산뜻한 가을을 맞을 준비를 서두를 때이다.
  • 에너지절약 생활화로 「고유가」 넘자/중동사태와 유가불안을 보고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려 꽃좋고 열매 많으니,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말라 내가 되어 바다에 이르니」 용비어천가에 나오는 말이다. 나라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기초가 튼튼해야 역경을 이겨내고 번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요즘 중동사태로 온 세상이 떠들썩하다. 언론들은 정부와 기업이 고유가시대에 대비해서 그동안 해놓은 것이 무엇이냐고 다그치고 있고,국민은 또 한차례 오일 쇼크가 오는 것이 아닌가 하고 불안해 하고 있다. 사실 이번의 이라크­쿠웨이트사태는 그동안 동서 긴장완화무드에 젖어 다가올 21세기는 인류역사에 모처럼 전쟁이 없는 평화의 시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던 전세계인에게 대단히 쇼킹한 일이었다. 호랑이와 사자가 잠들고 나니 쥐새끼가 시끄럽게 구는 격이라고나 할까. 실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기는 하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영웅심리에 빠져 기어코 일을 저질러 놓고야 말았다. 세계가 자유시장 경제 체제와 민주주의의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는 동안에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서는 전쟁준비가 속속 진행되어 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후 세계유가는 반사적으로 급등했다. 지난 7월말 OPEC총회에서 결정한 공시유가는 배럴당 21달러였지만 이번 사태이후 주요 원유시장에서의 현물가격은 한때 28달러선으로까지 치솟았다. 이라크가 주장했던 공시가 25달러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이러한 급작스러운 유가의 상승은 석유수급사정의 변화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에 더 크게 기인한 것 같다. 실제 이라크와 쿠웨이트에서 공급하고 있는 석유의 물량은 하루 4백50만배럴 정도이기 때문에 이러한 물량공급이 장기간 중단되는 경우에는 세계의 석유수급균형이 깨질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OPEC 산유국들이 유가의 유지를 위해 카르텔을 형성하여 최대생산능력보다 낮은 수준에서 생산하고 있고 미국ㆍ영국ㆍ일본 등의 선진국들이 충분한 비축물량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단시일내에 급격한 수급차질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이라크가 중동 최대의 산유국인 사우디마저 건드리게 된다면 사태가 급속히 악화되어세계는 제3차 오일쇼크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한 사태의 발생을 막기 위해 미국은 지금 급히 군사력을 중동지역으로 집결시키고 있으며 유엔안보리로 하여금 이라크의 쿠웨이트 합병을 무효화시키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외교노력을 통해 이집트등 친서방 중동국가들을 대이라크 군사행동에 동참시키고 있다. 과연 후세인이 그가 선언하는대로 기필코 쿠웨이트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인지 아니면 적절한 핑계를 찾아 군대를 철수시킬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대이라크 징계에 있어서 처음부터 미국을 지지하고 나선 영국등 서방선진국들은 물론 이제는 소련마저도 대이라크 경제제재에 뿐만 아니라 군사행동에까지도 동참할 것임을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후세인이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는다면 결과는 이라크의 참패와 후세인의 종말로 끝장이 날 것임이 거의 확실하다. 아무리 이라크가 1백만대군을 가졌다 해도 전세계를 상대로 싸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이번 사태는 지역패권을 노리는 무모한 한 지도자의 모험주의가 일으킨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 것이며 유가도 이번 사태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군사행동을 자제함으로써 사태가 장기화되는 경우 세계는 다시 고유가시대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세계경제와 우리경제가 받는 타격도 대단히 클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제유가는 적어도 20달러 이상의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보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25달러 이상으로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사우디등 온건 산유국들이 생산능력을 최대한 가동하여 산유량을 증대시키는 경우 유가는 이번 사태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미국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후세인을 완전히 제거하여 후환을 없애지 않는 한 여타 아랍산유국들은 계속 후세인의 눈치을 살피지 않을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사태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새로운 고유가시대가 전개되는 경우 세계경제는 급속히 저성장국면으로 접어들게 될 것이며 지금 한창 진행되고 있는 신국제경제질서의 형성에도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우르과이라운드의 연내 타결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며 국제금융시장도 한차례 파동을 겪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석유를 1백%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는데도 그동안 에너지절약 노력을 등한시해옴으로써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GNP 1달러를 생산하는데 일본의 두배이상,미국보다는 30%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에너지 효율이 낮은 경제구조를 가지고 고유가시대를 쉽게 극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경우,이번 사태의 당사국인 이라크와 쿠웨이트 두 나라에서 많은 건설공사를 벌이고 있고 이들 지역에 대한 수출물량도 최근 급속히 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또 우리나라는 한해에 석유수입에 50억달러 정도를 쓰고 있기 때문에 유가가 20% 상승한다면 10억달러의 추가부담을 안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우리경제는 기업의 국제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수출은 부진한데 과소비 여파로 수입은 대폭 늘어나 국제수지가 적자기조로 반전되고 있는 판국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유가부담까지 늘어나게 되면 국제수지적자는 더 큰 폭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우리 산업중에서는 유화업계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지역으로의 수출을 겨냥하는 명분하에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든 유화업계는 고유가와 공급과잉에 따른 제품가격 하락이라는 이중 애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업계는 고유가에 대비해 에너지절약을 위한 여러가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항상 일이 터지고 난 뒤에 허둥대는 것보다는 사전에 면밀한 대비책을 강구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물론 기업과 가계도 에너지절약을 체질화 한다면,앞으로 설혹 고유가시대가 온다고 하더라도 크게 두려워 할 것이 없을 것이다. 우리의 뿌리와 샘을 더욱 깊게하여 어떠한 바람과 가뭄도 능히 이겨낼 수 있는 튼튼한 나라 경제를 만들어야 되겠다.
  • 에너지 절약운동의 효율화(사설)

    중동사태는 그동안 저유가의 그늘에 가려 있던 에너지 절약에 대한 범국민적 인식과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정부가 어제 강영훈국무총리 주재로 경제단체와 소비자 단체 대표들과 대책회의를 갖고 범국민적 에너지 절약운동을 펴기로 한 것은 바로 방만한 에너지 소비에 대한 반성의 출발로 보여진다. 에너지 파동은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가를 배럴당 18달러에서 21달러로 인상하면서 예고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고유가 시대의 도래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라크에 대한 응징조치로 서방 세계가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석유수출을 봉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유가는 배럴당 28달러선으로 폭등했다. 중동사태가 더이상 악화되면 제3차 오일쇼크가 발생할 우려마저 있다. 정부의 에너지 소비절약운동은 이처럼 급박한 상황에서 추진되기 때문에 그 시의성과 당위성은 충분히 인정이 된다. 그러나 과거 범국민적 운동이 일과성에 그치거나 구두선으로 끝난 사실이 이번 운동의 성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게 한다. 그동안 범국민적 운동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그 운동이 유기적 체계를 갖지 못했거나 정부시책이 제도화되지 못한 데 있다고 하겠다. 예컨대 과소비 추방운동과 같은 소비절약운동의 경우 공급자에 대한 효율적인 규제 또는 자체 절제보다는 수요자 위주의 소비절약에 그쳐 왔다. 공급자와 수요자간의 유기적이고 효율적인 연계관계가 결여되면 그 운동은 출발부터 반쪽 운동이 되게 마련이다. 이번 에너지 절약운동은 과거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공급자·수요자가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정부는 에너지 절약이 정착될 때까지 에너지 효율규제를 강화하고 경제 각 부문의 정책이 에너지 절약과 유기적 관련성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에너지 공급자 주도의 에너지 절약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현재 에너지 효율규제 규정은 건축물의 단열기준에 불과하다. 가전기기·자동차·빌딩 등의 에너지 효율개선은 기기 메이커와 시공자의 자율적인 판단에 일임되어 있는 실정이다. 에너지 소비의 53%를점하는 이들 부문의 효율성 제고없이 에너지 절약은 불가능하다. 이 부문에 대한 제도적 규제가 완벽하게 마련되어야 함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또한 정부 부처의 투자정책에 있어 에너지의 효율성 여부가 주요한 결정요소가 되어야 하고 에너지 정책과 다른 미시적 정책이 상충될 때는 에너지 정책을 우선하는 정책적 합의가 각 부처간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고위층의 결단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정부부처나 민간기업이 추진하는 주택단지와 산업기지 조성,그리고 교통망 구축과 산업시설 등 각종 투자가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면서 본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단계부터 시스템화되어야 한다. 특히 민간기업의 시설투자는 철저하게 에너지 절약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에너지 공급자 주도의 에너지 절약체계가 하루빨리 확립되어야 하고 에너지 절약형 상품을 개발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국민모두가 에너지 바로쓰기운동에 참여할 때 절약운동이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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