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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득세 과표’ 손 안 대… 임기말 수비형 개편

    ‘소득세 과표’ 손 안 대… 임기말 수비형 개편

    8일 발표된 세법 개정안은 ‘앙꼬 없는 찐빵’ 같다. 모든 국민들의 관심사항인 소득세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구간과 소득세율은 손조차 대지 않았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표 구간을 조정하려면 비과세, 감면 조항을 대폭 줄여야 하는데 큰 정치 일정(대선)을 앞두고 솔직히 한계를 느꼈다.”고 자인했다. ●금융소득 과세기준·골프장 개소세 면제 논란 박 장관의 말대로 “괜히 (국회에서) 시끄럽기만 하고 불발탄으로 끝날 공산”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권이 저마다 개편안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안을 아예 내놓지 않은 것은 임기 말 전형적인 복지부동 사례라는 비판이 나온다. ‘공격 의지가 실종된 수비형 개편’이라는 총평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새누리당은 소득세 최고세율을 지금의 38%에서 40%로 올리고 과표 구간도 상향 조정하는 안을, 민주통합당은 최고세율(38%) 적용 대상을 ‘과표 3억원 초과’에서 ‘1억 5000만원 초과’로 낮추고 고소득자에 대한 근로소득공제를 줄이는 안을 각각 마련한 상태다. 세간의 관심사인 성직자 과세도 이번 개정안에서 빠졌다. 법이 아닌 시행령 개정 사항이고 종교단체 스스로 납세 결의를 하는 등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크게 ▲경제 활력 ▲재정 건전성 ▲미래 복지 대비 등 세 가지를 신경 썼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 활력보다는 세수 감소 방지에 좀 더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은 “고용 창출 투자 세액공제가 일부 개선됐지만 좀 더 과감한 추가 공제가 필요하다.”며 아쉬워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구재이 한국세무사회 연구이사는 “학계에서는 2000만원으로 대폭 낮추자고 건의했는데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정부는 2000만원으로 낮출 경우 세 부담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어 3000만원으로 절충했다고 해명했다. 정치권은 1000만원으로 낮추자는 주장까지 하고 있어 국회에서의 공방이 예상된다. 현 정부가 내세운 ‘감세 기조’가 폐기됐다는 지적도 있다. 심충진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MB(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세법 개정인데 조세정책의 일관성이 없어졌다.”면서 “처음에는 감세 정책으로 시작해 지금 와서 증세로 돌아섰다.”고 꼬집었다. ●“부자 증세” vs “서민·중산층 부담 늘어” 정부의 구상대로라면 서민·중산층과 중소기업은 5년에 걸쳐 세금이 2400억원 줄어드는 반면 고소득자와 대기업은 1조 6500억원 늘어난다. 일각에서는 ‘부자 증세’라고 평가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60조~70조원의 감세 효과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고소득자와 대기업이 누렸다.”면서 “과거에 받았던 혜택에 비춰 세수 증가분이 적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서민·중산층에 대한 지원이 미약하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납세자연맹 측은 “역진성이 높은 간접세 비중을 늘리거나 그대로 둔 채 (신용카드 등의) 소득공제 혜택을 축소해 서민·중산층의 세 부담만 가중시켰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유류 간접세인 교통·에너지·환경세는 2015년까지 연장됐다.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1인당 2만 1120원)를 내년부터 2년간 한시 면제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조차 “효과는 크지 않으면서 위화감만 유발시킬 수 있다.”며 부정적이다. 김재진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납세자는 조금씩 변하는 것보다 한꺼번에 변하는 게 고통을 덜 받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번에는 정부가 다소 보수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도 “전반적인 보완 수준이라 눈에 띄는 내용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전경하·이성원기자 lark3@seoul.co.kr
  • 저축은행 내돈 어떡하지?…목돈 ‘분갈이’ 이렇게 해볼까

    저축은행 내돈 어떡하지?…목돈 ‘분갈이’ 이렇게 해볼까

    저축은행 4곳이 문 닫는 3차 구조조정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지난 1년여간 중대형 저축은행 20여곳이 사라졌다. 은행보다 높은 예금 이자를 주는 저축은행에 돈을 맡겼던 예금자들은 이자는커녕 원금을 찾느라 진땀을 흘렸고, 후순위채에 투자했다가 한 푼도 건지지 못할 처지에 놓인 고객들도 있다. 한바탕 난리를 겪으면서 기존 저축은행 거래 고객들은 대체 투자상품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금융권 프라이빗뱅커(PB) 등 재테크 전문가들은 “저축은행 고객이 가장 까다롭다.”고 입을 모은다. ‘높은 금리’와 ‘원금 보존’이라는 상충되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금리에 매우 민감해서 0.1~0.3% 포인트만 움직여도 상품을 갈아타고, 저축은행 사태에 데어 봤기 때문에 안정성도 보장받고 싶어한다. ●은행 고금리 예금 가장 쉽고 안전 저축은행에 묻어 놓은 목돈을 ‘분갈이’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안전한 은행권에서 고금리 상품을 찾는 것이다. 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 하이정기예금’은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연 4.5%(1년 만기 기준)의 최고 금리를 준다. 인터넷 또는 스마트폰으로 가입하는 온라인 전용 정기예금으로 기본 이율이 연 4.3%이지만, 산업은행과 처음 거래하는 고객이라면 우대금리 0.2% 포인트를 얹어준다. 연 4.4%의 금리를 주는 산업은행 ‘KDB공동가입 정기예금(제4차)’은 이달 말까지 판매될 예정이었으나 저축은행 고객들이 몰리면서 지난 9일 2조 5000억원인 한도가 모두 소진되기도 했다. 국책은행의 채권도 인기다. 기업은행이 발행하는 중소기업금융채권은 만기 1년 기준 금리가 최고 4.15%이다. 중소기업금융채권은 저축은행 영업정지 이후인 지난 7일부터 5일 동안 개인고객의 가입 규모가 1500억원 늘었다. 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산업금융채권도 다음 달 29일까지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특별판매에 들어간다. 특판금리 0.35% 포인트를 더해 연 4.16%의 금리를 제공한다. 국책은행의 채권은 예금자보호 대상은 아니지만, 정부의 보증을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은행권의 금리 수준이 불만족스럽다면 신협의 비과세 예금을 눈여겨볼 만 하다. 일반 은행에서는 예금 만기가 돌아오면 불어난 이자의 15.4%를 이자소득세로 떼어간다. 하지만 신협의 예·적금은 1인당 3000만원까지 농특세 1.4%만 내면 된다. 예를 들어 은행 정기예금과 신협 정기예탁금의 금리가 연 4%로 같고 각각 3000만원을 투자했다면, 1년 뒤 은행 이자는 101만 5200원이지만, 신협에서는 16.5%(16만 8000원) 더 많은 118만 3200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신협의 금리는 각 조합마다 다르지만 지난 11일 기준 전국 평균 연 4.3%이다. 절세 혜택을 고려하면 세후 수익률이 연 5.0%라는 게 신협중앙회의 설명이다. 신협의 금리 매력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저축은행 영업정지 직후인 지난 7일부터 5일간 평소보다 3~4배 많은 930억원의 예금이 예치됐다. 신협 예금에 가입하려면 조합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집이나 직장에서 가까운 신협을 방문해 계좌를 만들고 1만~5만원을 출자하면 된다. 신협 인터넷 홈페이지(www.cu.co.kr)에서 전국 신협의 금리를 조회할 수 있다. 일부 고객들은 안전한 저축은행을 찾아 예금을 옮기고 싶어한다. 여전히 연 4.5~4.7%의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이 있어서다. 하지만 금리가 높다고 무턱대고 돈을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를 돌아보면 부실한 곳일수록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고금리로 예금을 유치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일단락됐어도 금융당국은 상시 점검을 통해 부실 저축은행을 퇴출시킬 계획이다. 따라서 고객 스스로 3~6개월마다 저축은행의 안전성을 체크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저축은행중앙회·해당 저축은행 홈페이지 등에서 저축은행의 자기자본비율·당기순이익·연체율 등을 확인하고, 부채가 자산보다 많지 않은지, 위험대출로 분류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PB“자산 유동화기업어음 단기 투자 추천” PB들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단기 투자상품으로 추천하기도 한다. ABCP는 재개발·PF 사업권 등을 담보로 발행되는 채권인데, 신용도가 높은 롯데건설·대우건설·두산중공업 등 대형 건설사가 지급보증을 해주는 CP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익률은 3개월짜리가 연 4%, 6개월짜리가 연 4.3% 정도다. 건설 업황 등을 고려할 때 장기 투자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분산 투자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안전한 은행예금에 절반 이상을 넣고,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지수연동예금(ELD) 등 주식 투자 성격을 가미한 상품에 나머지를 넣어 수익률을 추구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유가안정 종합대책 발표 이후… 끊이지 않는 유가보조금 정책 공방

    유가안정 종합대책 발표 이후… 끊이지 않는 유가보조금 정책 공방

    정부가 유가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류세 인하와 유가보조금 정책 도입을 놓고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등이 기름값 상승만 부추길 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반면, 시민단체는 서민 부담 완화에 무관심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류 세율을 물가와 연동해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기획재정부는 22일 ‘세계경제의 4대 에너지 이슈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유가보조금 정책이 유류 추가 소비와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발표한 ‘유가안정 종합대책’에서 유류세 인하와 유가보조금 지급이 빠진 데 대한 불만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는 “신흥국·개도국의 유가보조금 및 유류세제 개편 등 정책으로 국제 유가 상승분이 시장에 반영되지 않아 수요조정이 미미하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가 1갤런(약 3.7ℓ)당 2달러(약 2300원)의 보조금을 지급한 사례를 들면서, 혜택이 고소득층에만 집중되고 국제 유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국책기관의 연구 결과도 재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조세연구원의 ‘에너지세제의 현황과 정책과제’를 보면, 자동차 연료비 지출은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소득 1분위(하위 10%)의 2010년 연료비 지출은 8만원에 불과하지만, 5분위(하위 50%)는 115만원, 10분위(상위 10%)는 246만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류세 인하 등의 정책을 펼 경우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한국납세자연맹을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는 “정부가 유가 상승과 환율 인상에 따라 더 걷힌 유류세만 포기해도 서민의 세금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현행 교통세에 최저 탄력세율 -30%를 적용하고 기본세율 3%인 할당관세를 40%까지 내리면 휘발유 가격을 최고 310원가량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성명재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당수 유럽연합(EU) 회원국은 수시로 종량세율을 조정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세율의 탄력적 조정이 불가능하다.”며 “물가연동장치가 배제돼 있는 현행 에너지 관련 소비세 과세 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시론] 복지재원 마련, 국민설득이 먼저다/송헌재 한국조세연구원 부연구위원

    [시론] 복지재원 마련, 국민설득이 먼저다/송헌재 한국조세연구원 부연구위원

    4월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화두는 역시 복지정책인 듯하다. 정당 스스로의 계산으로도 매년 수십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복지공약이 경쟁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원 마련 대책은 애매하다. 고소득층에게 적용되는 세율을 올리고 금융종합과세 대상을 확대하는 등 부자들에게 좀 더 많은 세금을 물리는 방안이 제시되고는 있지만, 이로 인해 예상되는 추가 세수는 최대수준이라도 1조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믿음직스러운 재원 대책이라고 말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 정도의 세수도 확신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소득세가 비록 분배 개선에 가장 효과적인 세목임은 분명하지만, 고소득자 해외 유출의 빌미가 될 수 있다. 탈세도 부추길 수 있다. 작년 국회의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2005년 12월 이후 착수된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기획세무조사 결과 평균 소득탈루율이 45.6%에 달하였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세율이 인상되면, 탈세의 유인은 더 커질 수 있다. 성실히 세금을 납부하려는 사람들의 불만도 쌓일 수밖에 없다. 세법이 개정되면 납세자들은 세금을 납부하기 위하여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이를 ‘납세협력비용’이라고 부른다. 필자가 속해 있는 한국조세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소득세와 법인세 1000원을 납부하는 데 각각 75원과 55원의 납세협력비용이 발생한다. 납세협력비용은 세제가 복잡할수록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증세가 이루어지면 납세자들은 추가적인 세금에 더하여 세금을 납부하기 위하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세목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올리는 명시적인 증세는 신중해야 한다. 그 이전에 이미 정해진 세금부터 제대로 걷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원을 양성화하는 노력을 지속하면서, 납세자들의 납세협력비용도 더 줄여 주어야 한다. 정책효과를 다 거둔 것으로 판단되는 각종 세금 감면제도도 그 혜택을 줄이거나 폐지해 나가야 한다. 특히 고소득계층에 보다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누진세율 체계에서 소득공제는 당연히 고소득층에 보다 높은 혜택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고소득자 입장에서도 마치 징벌적으로 더 높은 세율을 얻어맞는 것보다는 차라리 소득공제를 줄이는 것이 속이 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으로도 세수는 늘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축소하게 되면 상당한 세수 확보가 가능해진다. 그 다음 단계로 증세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증세를 위해서도 단계가 있다. 국민에 대한 설득이 먼저다.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증세는 그 실현 자체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설령 실현된다고 해도 기대하는 세수를 채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한국조세연구원은 서울의 모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탈세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분석하기 위한 실험을 하였다. 실험참가자들에게 각기 다른 수준의 소득을 지급하고 자신의 소득과 정해진 세율에 따라 결정된 세금을 보고하도록 하였다. 이후 무작위로 세무조사 대상자를 선정하여 실제소득과 신고소득이 다를 경우, 납부세금에 더하여 가산세를 부과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신고소득에 따른 세금만 납부하는 것으로 실험을 종료하여 실험참가자들의 보수가 자신의 선택에 따라 결정되도록 하였다. 실험 결과 세율결정방식이 탈세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발견하였다. 세율이 투표로 결정된 경우 독재적인 방식으로 결정되었을 때보다 소득탈루율과 세금의 과소 납부 비율이 각각 7.5% 포인트, 17% 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납세자들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더니 탈세 비율이 줄어든 것이다. 이러한 실험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현재의 정치권에 던지는 시사점은 크다.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는 마지막 수단이다. 그리고 증세를 택하더라도 국민의 동의를 얻기 위한 노력이 먼저라는 점을 분명히 말해주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 하나금융, 외환銀 인수 승인 안팎…아리송한 산업자본 판단 논란

    27일 오후 4시 30분 론스타펀드의 산업자본 여부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는 서울 여의도동 금융위원회 3층 브리핑실에 이상재 금융위 위원과 김영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나타났다. 많은 이목이 집중돼 금융위원장이나 부위원장이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론스타는 법문상으로 보면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에 해당하지만 여러 면에서 산업자본으로 볼 근거가 없다’는 설명은 김 부원장보가 맡았다. 안건을 결정한 금융위가 아닌 안건을 심사·보고한 금감원이 설명하는 게 이례적이라는 질문에 김 부원장보는 “금감원 심사 내용을 금융위에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서”라고 짧게 답했다. 금융위 담당과장을 제외하고 고위 공무원들은 발표가 한창 진행된 후에 브리핑실에 나타났다. 금감원 일각에서는 결정권자인 금융위가 금감원의 방패 뒤에 숨었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이날 금융위는 론스타의 자회사(PGM홀딩스)가 2조 8000억원 상당의 골프장을 가지고 있어 은행법에 따라 자산총액이 2조원을 초과하므로 법문상은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한다고 했다. 하지만 PGM홀딩스의 지분을 지난해 12월 모두 매각해 현재는 산업자본에 해당하지 않고, 관련 법의 취지가 국내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해 사금고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어서 행정처분도 힘들다고 결론 내렸다. 시민단체와 외환은행 노조 등은 자의적 해석이라고 반발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결국 법문에는 어긋나지만 법의 취지를 해석해 보면 행정처분은 힘들다는 의미”라면서 “금융위는 법 해석 기관이 아닌 법 적용 기관인 데다 해석마저 자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간 시민단체와 일부 정치권은 론스타의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 ‘먹튀’를 하지 못하게 장내에서 강제매각을 시켜야 한다고 했지만 금융위는 법문에 따라 주식을 매각하도록 할 뿐 매각 방법은 정할 수 없다고 했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향후 론스타에 대한 과세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지난주 하나금융지주에 보낸 ‘지시서’에서 “세법대로 지분양도가액의 10% 혹은 양도차익의 20% 가운데 적은 금액의 세금을 내라.”고 했다. 납부 기한은 잔금청산 이후 다음 달 10일까지다. 론스타는 양도가액의 10%(3916억원가량)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양도차익의 20%로 납부할 경우 세금은 4429억원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외환은행 지분 매각의 주체가 조세회피지역인 벨기에에 세운 자회사(LSF-KEB홀딩스)인 만큼 한·벨기에 조세조약에 따라 벨기에에 세금을 내겠다고 주장하는 경우다. 이 경우 국세청은 론스타의 ‘세금 먹튀’를 막기 위해 또 다른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커버스토리-선거와 재벌 ‘불편한 관계’] ‘적정분배’ 헌법 119조 기치 든 與野, 같은 듯 다른 재벌개혁 공세

    [커버스토리-선거와 재벌 ‘불편한 관계’] ‘적정분배’ 헌법 119조 기치 든 與野, 같은 듯 다른 재벌개혁 공세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이 ‘헌법 119조’를 정책 기조의 기본 가치로 뽑아들었다. ‘균형 성장’과 ‘적정 분배’, 그리고 ‘경제주체 간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향해 앞을 다투기 시작한 것이다. 4월 총선을 겨냥한 선거 전략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한국 정치의 두 축인 양당이 탈(脫)자유시장경제의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나라당은 기회 균등의 공정경제에, 민주통합당은 사회주의적 분배정의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의 결은 다르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한 가지는 대기업에 대한 정치권의 대대적 정책 공세가 시작됐다는 점이다. ■與 “기회 균등의 따뜻한 경제” 한나라당이 당 정강정책의 기본 가치에 ‘경제민주화의 실현’을 담기로 했다. 정치는 뒤로 돌리고 ‘공정경제’를 바탕으로 복지와 일자리 창출을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다. 박정희 정부 때의 산업화에 이은 김영삼 정부 시절의 정치민주화를 넘어 보수정당의 패러다임이 시대 변화에 맞춰 경제민주화로 넘어가고 있음을 웅변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당명 개정과 함께 이명박 정부와의 결별이라는 함의도 담고 있다. 대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크게 강조해 나갈 것임을 시사한 것이기도 하다. 당 비상대책위원회 정책쇄신분과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으로 정강정책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성장을 중시한 자유시장경제 중심의 보수주의에서 경제적 기회 균등을 강조하는 ‘따뜻한 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이는 헌법이 정한 경제 가치로의 복귀를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헌법 제119조 2항에는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정책쇄신분과 권영진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지금처럼 재벌들의 과도한 탐욕이 시장질서를 무너뜨리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영역까지 침해하며 생존권을 박탈하면 공정한 시장이 될 수 없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재벌·대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담아냈고 그것을 통칭해 경제민주화의 실현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권 의원은 “야당은 경제민주화를 분배 정의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거대 경제세력으로부터 시장과 중소기업, 소비자를 보호하는 공정 경제의 실현 관점에서 도입하기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책쇄신분과 위원장인 김종인 비대위원은 이러한 정강정책 개정에 대해 “정부가 시장경제에서 해야 할 일이 뭐냐 하는 차원에서 경제민주화 조항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경제민주화 조항이 담기면서 재벌에 대한 규제도 적시되는지에 대해서는 “거기에 입각해 소위 경제 세력과 관련된 정책들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책쇄신분과는 이와 함께 기존의 정강정책의 강령이 ‘미래지향적 선진정치’를 제1조로 시작했던 것을 고쳐 앞부분에 ‘모든 국민이 행복한 복지국가 건설’을 배치하고 이를 위해 일자리 창출을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내세우기로 했다. 이 같은 정강정책의 수정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747공약’(연평균 7% 성장, 소득 4만 달러 달성, 선진 7개국 진입)으로 상징되는 현 정부의 외형 위주 경제성장 정책기조를 질적 수준이 향상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작지만 강한 정부’와 같이 독점과 불균형·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강정책 수정 작업이 완료되면 한나라당은 ‘경제민주화 실현’을 목표로 4·11 총선 공약 차원에서 재벌 개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현 정부에서 이뤄진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고 당내에서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업종 침범 및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대기업이 빵집이나 카페 등 골목 상권 영역에 침범하는 것에 대해 “국제무대에서 활약해야 할 박지성 같은 선수가 동네 골목 축구로 돌아와 대장 노릇하려는 것이냐.”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대기업 집단의 탐욕을 규제하기 위한 여러 제도 및 조치, 정책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재벌 개혁에 나설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野 “양극화 없는 나누는 경제” 일찌감치 당내 ‘헌법119조 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를 설치하며 경제민주화의 기치를 한껏 끌어올린 민주통합당은 ‘분배정의’에 방점을 찍으며 4월 총선에서 재벌을 정조준한 공약을 내놓을 계획이다. 핵심은 ‘한국판 버핏세’인 1% 부자 증세와 재벌 개혁을 통한 중소기업 보호,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을 통한 노동시장 민주화, 조세 개혁 등이다. 대기업과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와 부자 감세로 대표되는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에 주안점을 뒀다는 게 민주당 측 설명이다. 민주당 경제민주화특위는 29일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과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근절 대책, 다음 달 7일에는 비정규직 및 정리해고 대책과 중소기업 보호·지원 정책 등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양극화 해소를 위한 분배에 초점을 맞춘 재벌 개혁이다. 재벌 개혁의 일환으로 대기업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기·공갈·횡령·배임 등 불법 행위로 얻은 이득액에 따른 처벌을 기존 5억~50억원 미만 3년 이상 징역, 50억원 이상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서 500억원, 5000억원 초과 시 현행보다 가중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이다. 또 출자총액제한제 부활을 비롯해 ▲순환출자 금지 및 지주회사 규제강화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근절 ▲중소기업 단체의 하도급 분쟁 조정협의권 인정 ▲금산분리 강화 및 계열분리 청구제 ▲종업원 대표의 이사 추천권 등을 통해 재벌에 편중된 경제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종일 경제민주화특위 위원장은 “재벌 독식 경제가 양극화의 주범”이라고 꼬집었다. 한국판 버핏세 도입에도 당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상위 1% 소득층에 대해 소득세뿐만 아니라 법인세·종부세 등 전 세목에 대한 증세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1% 부’에 대한 증세를 통해 ‘99% 국민’의 세 부담을 높이지 않으면서 복지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소득세는 1억 5000만원 초과 시 기존 38%(전체 소득자 0.16%)가 아닌 40%로, 법인세는 2억~100억원 미만은 22%, 100억~1000억원은 25%, 1000억원 초과는 30%로 하는 최고세율 구간 신설을 내세웠다. 1%의 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통해 99%의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한명숙 대표는 “부자 감세 등의 ‘MB노믹스’는 민생대란, 지방경제 고통으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부동산 보유세도 대폭 강화해 다주택자들의 부동산 투기를 막기로 했다.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소득 공제가 이뤄져 고소득자일수록 소득 공제 혜택이 커지는 조세 감면 제도도 뜯어고친다. 대기업들이 불로소득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상장주식과 파생금융상품의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아울러 종합소득 과세표준 계산에 포함되는 이자 소득과 배당 소득의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현행 4000만원에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지난해에만 조세 감면액이 30조 6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노동개혁 공약으로 기업은행 등 공공 금융기업을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전담 국책은행으로 전환하고, 정부의 예산지원으로 개발된 프로그램 등 지적재산권은 대·중소기업이 공유 연계해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기술 독립에 힘을 실어 주기로 했다. 정보기술(IT)·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젊은이 펀드’도 조성,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2010년 기준 2193시간의 근로자 평균 노동시간을 다음 정부 임기 말인 2017년까지 2000시간 이내, 2020년까지 1800시간으로 줄이기로 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행정플러스]

    설 관련 기록물 39건 공개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18일 “설날을 맞아 관련 기록물 39건을 ‘이달의 기록’으로 선정하고 나라기록포털(http://contents.archives.go.kr)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양력 단일 과세 추진에 관한 건(1957년) 등 문서 12건, 서울역·고속버스터미널 등 귀성객 풍경 등 간행물 20건, 동영상 4건, 양력과세 표어 등 서울시립대박물관 자료 2건 등이다. 송귀근 국가기록원장은 “민족의 대명절을 맞아 다양한 기록을 통해 우리가 지내온 설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조달청 공사대금 조기 지급 조달청은 설을 앞두고 직접 관리하는 53개 시설공사 현장에 공사대금을 조기 지급한다고 18일 밝혔다. 공사 대금은 750억원 규모다. 조달청은 각 공사 현장에 설치된 ‘공사알림이’를 통해 기성 및 준공대금 지급 상황을 실시간 공개해 현장 근로자들이 대금 지급 상황을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행하지 않은 업체는 하도급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국민 70% “가로수 확대해야” 국민 대부분은 가로수 필요성 및 확대를 희망하고 있지만 현행 조성과 관리 방법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했다. 산림청이 최근 20세 이상 국민 1300명과 가로수 관련 지자체 공무원 2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 97.5%가 “실생활에서 가로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가로수 조성 및 확대에 대해서도 70.6%가 찬성했고, 80.3%는 기존 가로수 형태가 아닌 가로숲 형태의 녹지공원 조성을 제안했다. 그러나 현행 가로수 조성 및 관리 상태에 대해서는 84.2%가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7.2%는 가로수 수종 선정 문제를 제기했는데 ‘지역 특성과 환경요인 미고려’, ‘지역 주민의 의사 미반영’ 등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가로수 수종 선정 시 전문가 참여(42.2%) 및 지역 주민 의견 수렴을 제안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서울광장] 복지 세금 그리고 재정건전성/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복지 세금 그리고 재정건전성/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정부는 향후 5년간 재정운용 방향과 목표를 담은 ‘2011~201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통해 균형재정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2013년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균형재정 달성 때까지 재정지출 증가율을 재정수입 증가율보다 2.4% 포인트 낮은 연평균 4.8% 수준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올해 25조원으로 예상되는 재정적자를 내년에는 14조원으로 줄이고, 2013년에는 2000억원의 흑자로 돌려놓겠다는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를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켜 놓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이렇게 되면 조세부담률은 올해 19.3%에서 2015년에는 19.7%,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장기여금을 포함한 국민부담률은 올해와 같은 25.1%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달 전 일이다. 하지만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복지 요구 봇물이 터지면서 균형재정 달성 목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정치권은 복지 지출을 늘려 서민들의 불만을 입막음하겠다는 요량이다. 야권의 ‘무상·반값’ 복지 공세를 ‘포퓰리즘’이라고 맞받아쳤던 이명박 대통령도 가세했다. 지난달 29일 “국가가 0~5세 아이들에 대한 보육은 반드시 책임진다는 자세로 예산을 마련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0~4세 아동 보육비는 소득 하위 70%만 지원키로 했으나 전 계층으로 확대되면 추가로 5000억원이 들어간다. 한나라당은 무상보육·대학등록금 인하·비정규직 사회보험료 지원 등에 3조원의 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있으며,민주당은 복지예산을 10조원 늘리라고 요구한다. 민주당은 지난 8월 재정지출 및 복지 개혁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되 그래도 부족할 경우 국민의 부담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 선에서 세금을 올리겠다는 안을 내놓았다. 이명박 정부의 부자 감세 정책으로 줄어든 조세부담률을 참여정부 마지막 해인 21%선 정도까지만 높이면 조세 저항에 부딪히지 않고 복지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뒤늦게 복지 경쟁에 가세한 한나라당은 정부의 재정운용 틀에 얽매여 우왕좌왕하더니 박근혜 전 대표와 쇄신파를 중심으로 자본소득 과세 강화 및 근로소득세율 인상 등 증세론이 제기되고 있다. 소득불평등에 따른 양극화 심화와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국민의 욕구 등을 감안하면 복지 지출 확대는 이젠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복지수요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28위, 복지 행복지수는 29위, 복지 지출은 34위다. 산업개발 시절부터 국가 자원을 생산 부문에 총동원하면서 ‘저부담-저복지’ 모델을 고수한 결과다. 세계에서 9번째로 교역규모 1조 달러를 돌파하고 세계 10위권대의 경제강국으로 부상했다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상대적 빈곤과 노후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1998년 말 183조원이었던 가계부채는 지난 9월 말 현재 892조원으로 급증했다. 주요 선진국들은 위기국면에서 사회안전망을 가동했지만 우리는 각자 살아남기 위해 여기저기서 빚을 끌어다 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과 고령화,‘통일비용’이라는 상수(常數)를 제쳐두고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재정 지출에 의존할 수도 없다. 재정건전성은 반드시 사수해야 할 보루다. 결국 방법은 하나다. 세금을 더 걷는 것밖에 없다. 그 기준은 과세의 기본원칙인 ‘능력과세’여야 한다. 능력 있는 사람, 다시 말하면 소득과 재산이 많을수록 더 높은 세율을 매겨야 한다. 우리의 조세부담률은 OECD 회원국 평균보다 7% 포인트,국민부담률은 9% 포인트가량 낮다. 우선 그 격차부터 줄여야 한다. 재정운용계획에서 현재의 격차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복지 지출을 늘리겠다는 약속은 한마디로 사기다. 재정이 책임지고 돈을 더 걷어 복지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포퓰리즘이라거나 과잉복지를 운운하기에는 우리 국민이 국가로부터 받고 있는 혜택이 너무나 적다. 수석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올 연말정산 ‘13번째 월급’ 불리기 대작전

    올 연말정산 ‘13번째 월급’ 불리기 대작전

    직장인의 ‘13번째 월급’이라 불리는 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왔다. 최근에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조건이 강화되는 등 혜택이 줄어들어 불만이 많지만, 정산 제도를 잘 파악하면 알뜰살뜰한 ‘세(稅)테크’가 가능하다. 올해는 연금저축과 체크카드, 기부금을 활용하면 ‘13번째 월급’이 두꺼워질 수 있다. ●연금저축 공제 한도 증액 주목 올해 바뀐 연말정산 제도 중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연금저축이다. 연금저축은 소득공제 한도가 기존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100만원 늘었다. 연금저축에 가입한 사람은 불입액을 늘릴 경우 소득공제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다. 연봉이 3000만원인 사람은 종합소득 과세표준이 1200만원 이하에 속해 300만원을 연금저축상품에 넣을 경우 19만 8000만원을, 400만원까지 넣으면 26만 4000원을 돌려받게 된다. 10월 이후 연금저축에 가입한 사람은 300만원까지만 불입할 수 있다. 분기별 납입한도액이 300만원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금저축은 10년을 채우지 않고 중간에 해지하면 그간 소득공제를 받은 금액을 토해내야 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 소득공제 한도에는 퇴직연금까지 포함되는 만큼 퇴직연금 등으로 이미 공제 한도 400만원을 넘었다면 연금저축 불입액을 늘릴 필요가 없다.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 사용을 늘리는 것도 소득공제 혜택을 더 누릴 수 있는 방법이다. 신용카드는 총급여의 25% 이상을 사용했을 때 사용액의 20%까지만 공제받을 수 있는 반면, 체크카드는 사용액의 25%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부모·조부모 기부금도 소득공제 대상 기부금도 올해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본인과 배우자, 직계비속만 인정되던 기부금 공제 범위가 올해부터는 직계존속이나 형제, 자매가 지출한 기부금도 소득공제가 된다. 단 직계존속이나 형제, 자매가 기본공제 대상자에 속하는 만 20세 이하 또는 만 60세 이상이고, 연간 소득 1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올해 기부를 많이 한 사람의 경우 공제한도를 넘었더라도 영수증을 챙겨 둬야 한다. 제도가 바뀌면서 공제한도를 넘은 액수는 내년으로 넘겨 공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정기부금은 1년까지, 특례기부금은 2년까지, 지정기부금은 5년까지 이월해 공제받는 것이 가능하다. 기부금에 대한 공제 금액도 커졌다. 지정기부금의 경우 기존에 소득의 20%까지 공제해 주던 것을 올해부터는 30%까지 해 준다. 단 종교단체에 대한 기부는 여전히 소득의 10%가 한도다. 장애인 공제는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장애인이라고 하면 보통 신체 일부의 장애를 지닌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세법에서는 중풍이나 심장 질환, 암 등을 앓고 있는 사람도 장애인에 포함된다. 장애인으로 인정받은 본인과 65세 이상 부양가족의 경우 의료비 지출 공제한도가 없다. 출산 장려책으로 아이가 많은 집에 대한 소득공제도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까지는 두 자녀에 대해 50만원을 공제해 주고 셋째 자녀에 대해서는 100만원을 공제해 줬다. 올해부터는 두 자녀에 대해 100만원을 공제해 주고, 셋째 자녀부터는 200만원씩 추가로 공제해 준다. 세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지난해 150만원을 받았던 공제액이 올해는 300만원으로 늘어나고, 네 자녀를 둔 집이라면 500만원을 공제받게 되는 것이다. ●카드는 소득 낮은 배우자에게 몰아야 맞벌이 부부는 신용카드 사용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맞벌이 부부는 일반적으로 소득이 높은 배우자에게 소득공제 혜택을 몰아주는 게 유리하지만, 신용카드는 소득이 적은 사람의 카드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게 낫다. 신용카드는 사용액이 연간 총급여액의 일정비율(25%)을 넘어야 소득 공제가 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의 포인트 기부제도도 잘 활용해야 한다. 일부 카드회사는 카드 포인트를 모아 기부하면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예를 들어 SC제일은행의 ‘타임카드’는 이용 금액의 0.1%가 회원 명의로 공익단체에 기부되며, 연말정산 시 기부금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中, 중복과세 폐지… 감세 드라이브 시동

    중국이 세제개혁의 큰 줄기인 감세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경제성장 속도를 크게 초과하는 세금징수율로 인해 기업과 가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자금난 해소와 내수촉진이라는 양대 목적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감세는 중국의 세금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증치세(增値稅·부가가치세)부터 시작됐다. 중국의 1~9월 세수 7조 1292억 위안(약 1270조원) 가운데 증치세는 1조 8198억 위안으로 25.5%를 차지하는 최대 세목이다. 원자바오 총리가 지난 26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열어 내년 1월 1일부터 상하이를 시범지역으로 정해 교통운수업과 일부 서비스업의 영업세를 증치세로 바꿔 걷기로 했다고 27일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종의 유통세인 영업세는 유통단계별로 세금이 부과돼 대표적인 중복 과세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최저 13%, 최대 17%인 현행 증치세율을 유지하면서 최저 세율을 6~11%까지 낮추기로 했다. 서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증치세의 세율을 낮춰 서민 세부담을 줄이고,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감세’의 서막이 올랐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 재정부 재정과학연구소 자캉(賈康) 소장은 “이번 조치를 통해 중대한 감세 개혁의 서막이 열렸다.”면서 “중복과세를 없애고 세부담을 줄여 서비스업종의 발전 기회를 높이는 한편 내수 위주의 성장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예(興業)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루정웨이(政委)도 “향후 몇년 내에 엄청난 세제개혁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원 총리도 지난 25일 톈진(天津)에서 세제개혁을 통한 구조적 감세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복지천국’ 스웨덴식 보편적 복지국가 핵심은

    복지정책의 쟁점은 수혜자가 아니라 부담자다. 결혼, 출산, 육아, 교육, 실업 등 삶에서 누구나 부딪히게 될 위험에 국가적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자는 데 뭐라 할 사람은 없다. 해서 반대론자들은 늘 부담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다. 복지논쟁이 불붙으면서 이 부분도 비교적 상세히 거론되기 시작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최근 내놓은 ‘역동적 복지국가의 길’(도서출판 밈 펴냄)에서 주목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들이 복지국가를 좌파적 이념이 아니라 새로운 자본주의로 본다는 점이다. 좌파가 아니라는 점은 보편적 복지가 결국 자본가들에게도 이득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결혼, 육아, 실업 등에 대한 노동자들의 부담이 적어야 임금인상 압박이 줄고, 구조조정이 용이해진다. 역사적으로도 복지국가론은 우파보다 좌파들의 공격 대상이었다. 무크지 창간 형식이다. 2, 3, 4권을 내면서 지속적으로 ‘계몽’하겠다는 의미다. 또 한 가지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라는 단체 자체가 야권과 깊은 연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민주당이 내건 ‘증세 없는 복지’를 비판한다는 점이다. 정치인에게 증세 주장이란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와 같다. 그래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때문에 이들의 목표는 정치권 비판 그 자체라기보다, 증세 주장의 토양을 마련해주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13편의 논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글은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위원의 글 ‘복지국가의 조세재정-역사에서 배운다’이다. 국민대 교수를 지낸 정 위원은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와 함께 베스트셀러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쓰기도 했다. 복지재정 확충을 위한 증세라고 하면 흔히 부유세를 떠올린다. 고소득층에게 고도의 누진적 과세를 부과하자는 것이다. 정 위원은 한국적 상황에서 참고할 점은 있으나, 문제가 있는 방식이라고 본다. ‘복지의 전범’으로 꼽히는 스웨덴 사례를 예로 든다. 1930년대 사민당 집권기에 가장 먼저 추진된 정책 가운데 하나가 법인세 인하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권의 법인세 인하를 비판하는 사람들로서는 다소 뜻밖이다. 아울러 재분배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부가가치세율이 한국은 10%, 스웨덴은 25%다. 그런데 스웨덴은 복지천국이다. 정 위원이 보기에 부유층에게 고액의 소득세를 매기는 행태는 정치적 불안정의 결과다. 실제 미국과 영국은 1929년 대공황 이후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을 80~90%대까지 높였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 부자를 쥐어짜는 것이어서다. 대공황과 세계대전 와중이라 반대할 명분도 없다. 반면, 스웨덴은 최고세율이 47%를 넘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영국의 조세 수입 가운데 소득세와 법인세 비중은 40%에 그친 반면, 스웨덴은 1940년대부터 50%를 넘어섰다. 정 위원이 분석해 보니 미국, 영국은 급하게 세율을 올리는 데 따른 정치적 저항을 무마하기 위해 각종 공제제도와 감면제도를 마련했다. 명목상 최고세율은 치솟는데 조세 수입은 크게 늘지 않은 이유다. 반면 스웨덴은 세율을 높이지 않되 예외가 되는 구멍을 막았다. 예나 지금이나 인구의 대다수는 고소득층이 아니라 중·저소득층이다. 조금 적더라도 더 넓게 걷다 보니 더 많은 조세가 가능했다. 정치적 필요에 따라 등장한 고도의 누진적 과세는 정치적 변동에 따라 언제든 급격히 사라진다. 최고세율을 79%에서 33%로 대폭 깎아내린 미국 레이건 정권이 대표적 예다. 정 위원은 이런 비교작업을 통해 복지국가는 재분배에 역진적이라는 소비세 비중이 오히려 높고, 복지에 후진적인 나라들은 개인소득세와 법인세에 크게 의존한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제시한다. 결론적으로 보편적 복지란 부자가 가진 것을 뺏어와 나눠 갖는 개념이 아니라, 낸 것을 다시 되돌려받는 개념이라고 말한다. 물론 소득에 따라 부담하는 세금의 차이는 있지만 이 차이는 좀 더 부드러워야 하고, 대신 감면·공제제도는 대폭 간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 위원은 “이렇게 해야 왜 내가 낸 돈으로 남들이 이득을 보느냐는 정치적 불만을 제압할 수 있고, 이는 복지정책 자체의 제도적 안정성에 기여한다.”고 지적한다. 보편적 복지를 위해서는 보편적 증세가, 다시 말해 “돈 많은 너희들이 세금 다 내라.”가 아니라 “돈 없는 나도 버는 만큼 세금을 내겠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총수들 공생발전 공감대만 형성

    총수들 공생발전 공감대만 형성

    요즘 국내 재계 총수들은 심기가 적잖이 불편하다. MB정부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에 더해 당초 예정된 법인세 인하를 철회하는 등 정책 기조가 빠르게 ‘비즈니스 언프렌들리’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계열사 간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부과 방침도 불만이다. 다만 이러한 정책 변화에 대해 재계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지만 지난달 31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따른 공생발전 후속 조치도 내놔야 하는 상황이어서 고민만 깊어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은 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정례회의를 갖고 공생 발전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추진 방향,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 방안, 최근 경제동향 등을 논의했다. ●이달 말 전경련 쇄신 대토론회 회장단은 “공생발전의 토대가 되는 건강한 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협력 중소기업과 공동 기술개발, 인력교류, 글로벌 비즈니스 정보 공유 방안 등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면서 “따뜻한 시장경제를 만들기 위해 회원사의 현지 공장 지역 인력과 고교 졸업자에 대한 채용을 늘리고, 국공립 보육시설 건립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 경제 동향과 관련해서는 “(미국·유럽 위기에 따라) 국내 경제도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내수부진 지속, 인플레 우려에 따른 재정지출 곤란 등으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겠지만 이에 대응해 투자와 수출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회의에서 경기 불확실성과 미국과 유럽 등 세계경제 불안에 따른 수출 감소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면서 “또한 우리가 국가경제 규모에 비해 외환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큰 게 아니냐는 우려도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정병철 부회장 “쇄신 필요 없다” 정 부회장은 또 “전경련 쇄신 필요성이 없다.”고 했다가 바로 번복하는 해프닝도 벌였다. 그는 전경련 쇄신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으나, 브리핑 직후 박철한 대변인을 통해 “이번 달 말에 ‘한국경제 50년과 전경련의 역할’을 주제로 대토론회를 준비하는 등 향후 전경련의 발전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회장단은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한 ‘공식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일감몰아주기 과세에 대해 “모든 국민이 납득하는 방식으로 법이 개정되면 납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헌법소원 등 여부는) 실제 법이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세제개편에 대한 총수들의 비판이 상당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재계 단체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 과세 등에 대해 총수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는 상태라 정부 기조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과 대한상공회의소 등은 이미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다. 이번 세제개편안이 현 정부의 기업정책 기조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위기감은 더욱 크다. 한 4대 그룹 임원은 “대기업 입장에서 당장 법인세와 증여세가 늘어나는 것은 큰 부담은 아니지만 반기업적으로 분위기가 바뀌는 것은 우려가 크다.”면서 “내년 총선과 대선이 다가올수록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등 기업에 적대적인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이준용 대림 명예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강덕수 STX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류진 풍산 회장, 정병철 부회장 등 12명이 참석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4대 그룹 회장들은 불참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씨줄날줄] 버핏 vs 래퍼/주병철 논설위원

    중국의 공자도 세금 얘기만 나오면 정말 짜증을 냈다고 한다. 공자는 논어의 선진편에서 이렇게 말했다. “노 나라의 계씨(그 당시 세도가인 계손씨를 말함)는 주공보다 더 부유한데 계씨네 중신 염구는 세금을 거둬 계씨의 재산을 더해 주었다. 그러니 염구는 내 제자로 할 수 없으니 너희(제자들)들이 북을 치면서 그를 공격해도 좋다.” 제자인 염구가 자신의 가르침과는 달리 현실정치에 영합해 세금을 많이 매기고 계씨의 재산을 늘리는 데 협조한 것에 대한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세금의 타깃은 부자들이다. 프랑스는 14세기 초 창문세를 신설했다 잠시 폐지한 뒤 100년전쟁을 치르는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재도입했다. 귀족이나 부자들은 집이 넓어 창문이 많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만든 세금이다. 영국도 17세기 말 프랑스를 모방해 창문세를 신설했다. 로마의 베스파시아누스 황제는 재정 건전성을 위해 특별한 세금을 신설했는데 오줌세였다. 소변 보는 사람을 대상으로 과세하는 게 아니라 공중화장실에 모아진 오줌을 양모가공업자들이 거둬들여 양털에 묻어 있는 기름기를 빼는 데 사용하는 대가였다. 과세대상자가 적고 납세자와 마찰이 없다는 점에 착안한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공교롭게도 로마는 세금제도를 책임지도록 도시마다 부자를 뽑아 쿠리아(Curia)라는 자문역으로 임명했는데, 이들이 원로원 의석을 사서 항구적인 세금 감면 혜택을 보는 바람에 나라가 거덜났다. 그리스 도시국가의 부자들은 나라가 필요로 하거나 축제가 열릴 때 기부금조로 돈을 냈다. 이 돈으로 운동경기도 하고 그 도시에 필요한 것이 있으면 부자들을 모아 기부금조로 세금을 거둬 해결했다. 이들이 내는 기부금을 리터지(Liturgy)라고 했는데, 고소득자들이 자진 납부하면서 누진세의 효과도 거뒀다.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최근 “나 같은 부자들에게서 세금을 더 거둬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미국 사회가 ‘슈퍼부자 증세’ 논란으로 시끄럽다. 세금 관련 이론인 ‘래퍼 곡선’(Laffer Curve)의 창안자이자 레이건 정부 시절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을 지냈던 아서 래퍼가 “버핏의 위선행위는 깊이를 잴 수 없다.”면서 “10억 달러 이상의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부유세를 만들어 세금을 50%씩 징수하자는 제안을 왜 내놓지 않느냐.”고 비꼬아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 사회의 증세 논쟁을 보면서 우리나라 부자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수신료 인상안 처리 “당장” “9월” 여야 밤새 대치

    수신료 인상안 처리 “당장” “9월” 여야 밤새 대치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28일 KBS 수신료 1000원 인상안 처리를 놓고 밤늦도록 대치했다. 한나라당이 이날 처리 방침을 밝히자 민주당은 “날치기를 총력 저지하겠다.”며 ‘9월 처리’ 주장으로 맞섰다. 오후 2시에 시작될 예정이었던 문방위는 민주당이 오후 1시쯤 긴급 의원총회를 문방위 회의장에서 소집하면서 파행했다. 전혜숙 의원이 문방위원장석을 점거하고 30여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둘러싸면서 개의도 못 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와 두 차례나 연 의총에서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한 KBS 수신료 인상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7∼8월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수신료 문제를 다루자.”고 한나라당에 요구했다.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수신료가 1000원 인상되면 물가가 0.2% 오르는데 물가고인 상황에 꼭 해야겠느냐.”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수신료 인상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현재 전기요금과 함께 징수하는 수신료를 분리해 징수하거나 KBS가 직접 징수하도록 방송법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윤 문방위 민주당 간사는 “2년간 1000억원의 흑자를 낸 KBS가 서민들보다 형편이 어려우냐.”면서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방송의 중립성, 공정성, 프로그램 편성 자율성 등 선결 조건을 이행한 뒤에 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의장에서는 KBS 기자들과 민주당 의원, 당직자 간에 승강이가 벌어졌다. KBS 기자들이 “민주당이 여야 합의를 파기한 게 아니냐.”고 하자 의원들은 “KBS 기자는 의도된 질문을 삼가라.”며 신경전을 펼쳤다. 홍영표 대변인은 “KBS가 6대의 카메라를 동원하고 원내대표실 문앞에 폐쇄회로(CC)TV처럼 카메라를 설치해 감시했다.”면서 “자사 이기주의에 빠진 파파라치 같은 취재 행태”라고 규탄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외 제3자 불법 도청 의혹도 제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KBS 수신료와 관련, 이해 관계자가 이번 도청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퍼지는 분위기다. 홍 대변인은 “유력한 제보가 들어왔는데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경찰에 전달했다.”며 “29일 대책회의에서 많은 내용이 밝혀질 것이며 내부 유출이 아닌 건 확실하다.”고 밝혔다. 당 대표실에 대한 경찰의 현장조사는 국회 사무처의 비협조로 불발됐다. 한나라당 문방위원과 미래희망연대 김을동 의원은 위원장실에서 회의 개최 여부를 논의했다. 그러나 여당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이 강행 처리할 필요는 없다고 하자 몇몇 의원들은 불만을 표시하며 박차고 나갔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수신료는 준과세 성격이 있어 민주당의 동의 없이 할 수 없다. 물리적 충돌은 부담스럽다.”며 8월 임시국회 처리 의사를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를 통해 전달했다. 하지만 한선교 의원 등 문방위원들은 “반드시 오늘 처리해야 한다.”, “회의를 열어 민주당의 점거 행태에 대한 부당성을 알려야 한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강주리·허백윤기자 jurik@seoul.co.kr
  • “변덕 정책… 기업 투자의지 꺾는 것”

    “변덕 정책… 기업 투자의지 꺾는 것”

    재계가 이례적으로 ‘여당’과 각을 세우고 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 최근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최고 구간 감세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서부터다. 여권은 복지정책 재원 마련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재계는 ‘정책 일관성과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인세 감세 규모만 2015년까지 10조원에 이르는 것이어서 상당 기간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재계 “투자 확대·일자리 창출이 우선” 10일 재계에 따르면 현행법상 법인세 최고세율은 2012년 귀속분(2013년 징수)부터 과세표준 2억원 초과분에 대해 일괄적으로 22%에서 20%로 낮추도록 돼 있다. 이미 2009년 귀속분부터 25%에서 22%로 낮아졌다. 법인세 감세는 소득세 인하와 더불어 ‘MB노믹스’의 상징적인 정책이다. 세금을 덜 걷어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국내 기업들의 투자 의지를 높이는 게 목표다. 증세가 아닌 감세로 기업 활동을 북돋고, 그 결과 기업의 매출이 늘어나면 결과적으로 세수 증가로 이어진다는 관점이 깔려 있다. 재계는 여권 일각의 법인세 감세 철회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전무는 “법인세 감세 법안은 2009년 말 국회 논의를 거쳐 이미 통과됐다.”면서 “이를 철회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인 만큼 당초 일정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민생활 안정과 복지 확대에 필요한 예산을 감세 철회로 마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기업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성장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조언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도 “감세 정책은 세금을 깎아줘서 투자와 소비를 늘리고 경제를 더 성장시킨 뒤 늘어난 세원으로 더 많은 세금을 확보하자는 취지”라면서 “정부와 국회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경제를 살리는 정책의 일관성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개별 기업들 역시 불만이 상당하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손바닥 뒤집듯 세금 체계를 바꾸면 어느 회사가 장기 계획을 갖고 투자할 수 있겠냐.”면서 “초과이익공유제와 연기금 주주권 확대 등까지 감안하면 현 정부의 기조가 ‘비즈니스 언프렌들리’로 방향을 튼 것 같다.”고 꼬집었다. ●법인세 감세 땐 3년간 10兆 혜택 법인세 감세 철회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은 감세에 따라 대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액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이 법인세 추가 감세에 따른 시가총액 상위 5대 기업의 감면 추정액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의 2389억원을 비롯해 5대 기업에만 모두 5046억원의 감면 혜택이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차 832억원 ▲포스코 788억원 ▲현대중공업 583억원 ▲현대모비스 454억원 등의 순으로 세금을 덜 내게 된다. 또 전체 법인세 감면 총액 3조 1675억원(2008년 귀속분 기준) 가운데 매출이 5000억원을 넘는 기업 384곳에 돌아갈 감면액이 2조 736억원에 이른다. 대기업 한 곳당 평균 54억원 정도 세금을 덜 낸다는 뜻이다. 법인세 인하 철회가 현실화될 경우의 세수 증가 규모 역시 엄청나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원점으로 돌릴 때 세수 확보 규모는 3년간(2012~2014년 귀속 연도) 9조 6113억원에 달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신협 문건 살펴보니…중앙회 주도, 후원 결과 등 체계적 관리

    신협 문건 살펴보니…중앙회 주도, 후원 결과 등 체계적 관리

    신용협동조합(신협)의 ‘입법 로비’는 조직적·체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후원 관련한 문건이 대부분 파기돼 검찰 수사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신협중앙회가 전국 신협 직원들에게 지역별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내게 하고, 후원 현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했음을 보여주는 ‘문건’이 나와 수사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2009년 국회의원 후원 안내’ 문건에는 신협의 국회의원 후원 과정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문건에 따르면 후원 목적은 사실상 ‘입법 로비’라고 볼 수 있다. 4월 30일 문건에는 “4~5월 중 신협법이 국회 정무위에서 다뤄진다. 정무위 박상돈 의원에게 후원….”이라고 적혀 있다. 11월 18일 문건에는 “대전·충남지역 출신 국회의원 중 신협법과 관련돼 있는 의원 중심으로 후원하고자 하오니….”라고, 27일 문건에는 “신협 전체의 이익을 지켜내기 위해 관련 국회의원에게 후원을 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30일 문건도 마찬가지다. 신협 관계자는 “2006년쯤부터 국회의원 후원이 시작된 것으로 안다.”며 “당시 한달에 한번씩 지역적으로 실무책임자 모임이 있었는데, 중앙회 직원이 참석해 ‘선정 의원들에게 송금하라’고 했다. 중앙회에서 하자는 것이니 지시나 다름없었다.”고 털어놨다. ‘로비 목적’도 엿볼 수 있다. 문건에는 ‘신협 현안’이라는 제목 아래 “비과세·생계형저축 중복가입 폐지 관련(국회 계류중)”이라고 명기된 뒤 ‘우리의 소망-법 개정시 고려사항’으로 ▲업무영역 확대 ▲불필요한 규제 철폐 등이 열거돼 있다. 2009년 당시 신협은 ‘비과세·생계형저축 중복가입 폐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었다. 후원이 전국적으로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대목도 있다. 문건에는 “연말정산을 위한 영수증은 ‘각 조합별’로 의원 사무실로 연락해 청구하시길 바란다.”고 명기돼 있다. 신협 관계자는 “경기지역 신협에서 ‘왜 이렇게 하느냐.’는 불만이 터졌다.”면서 “당시 게시판에 ‘국회의원 후원 안 하면 인사에서 불이익 주겠다.’는 내용도 오르는 등 경기 지역에서는 강제 후원토록 한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신협은 후원 때 ‘신협’을 꼭 명시하도록 했고, 후원 결과도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후원과 관련해서는 일선 신협에 공문을 보내거나 게시판에 글을 올리지 못하도록 돼 있다.”며 “중앙회나 지역본부 차원에서 후원금 납부를 독력하거나 강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기고] 선(善)의 침묵./지상욱 자유선진당 전 대변인

    [기고] 선(善)의 침묵./지상욱 자유선진당 전 대변인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고가 무겁다. 불어나는 가계 빚더미 앞에 과거는 죽어가고 미래는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고 있다. 중산층이 점점 더 무너져 가고 사회계층이 양극단으로 쏠렸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가난’ ‘빈곤’ ‘소외’ ‘포기’ ‘자살’이라는 말들이 일상적 사회용어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런 양극화 해결이야말로 무엇과도 비교되지 않는 이 시대의 정신이고 화두다. 심각한 것은 이 상황이 개선될 기미도 없고, 개선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탐욕에 눈이 먼 기득권층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게 된 지 오래다. 이기주의와 자기 보신에 사로잡힌 거대자본과 지식인, 그리고 고위공직자는 ‘내려놓음’과 ‘나눔’, ‘긍휼’의 정신을 상실했다. 있다 해도 면피용 생색내기요, 이름 알리기요, 전시적이어서 사랑과 감동이 없다. 올바른 문제해결과 상생의 방안을 제시해야 할 정치인은 자기 성찰의 노력이 없다. 공천과 대권, 지역구의 이익에만 매달려 있다. 정론을 이끌어야 할 언론도 자신의 성향과 구미에 맞는 것에 보도와 편집이 편향돼 보인다. 지금 시민들은 꿈틀거리는 그 무언가를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그 정체가 뭔지 아직은 잘 모를 수 있다. 거대자본과 권력에 줄을 서서 아부하는 지식인들은 우리 사회를 짓누르며 다가오는 그 무엇의 실체와 파괴력을 안다. 그 누구도 해결을 위해 선뜻 나서지 않는다. 하지만, 기득권층의 무능과 탐욕, 인내의 한계를 넘는 시민들의 불만, 그리고 용기 있는 선비들의 등장과 호소가 일치하는 순간 임계점을 넘어 그 무엇은 빅뱅을 일으키고 말 것이다. 이와 함께 시민들은 이 사회와 역사의 진정한 주인으로 소용돌이를 이끌어 갈 것이다. 과연 보수는 다가올 변혁의 시대를 맞아 눈부신 성공만을 추구하는 세력으로 생존할 수 있을까? 보수는 진보와 정면으로 싸우기에는 비겁하고 도망치기에는 너무 뚱뚱하지 않은가? 서민과 중산층에게 포식자(eater)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통합하고 나누는 온전한 미래의 창조자(maker)로 거듭날지를 결단해야 한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실종된 정의, 감금된 자유, 그리고 껍데기 평화가 우리 사회에 나뒹굴도록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때를 아끼며 온전한 미래를 위해 맞설 용기를 가져야 한다. 말만 앞세우기보다는 자기부정과 무욕의 결단을 내리는 도덕적 엘리트가 공론과 실천의 최전선으로 나와야 한다. 감세정책으로 회사 청소부들의 과세율이 자신보다 높아짐을 수치스러워한 워런 버핏과 같은 기업가가 감동을 전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무엇보다도 가족, 공동체, 종교와 같은 전통적 지혜에 의존하여 정의와 자유를 고취시킨 에드먼드 버크와 같은 지혜와 덕의 신중함이 새롭게 싹터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들에 대한 갈망을 우리는 직시하고 역사를 밀고 갈 준비를 해야 한다. 이것을 게을리한다면 역사는 오늘을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이 사회적 전환기의 최대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거친 아우성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끼치는 침묵이었다.”라고. 마틴 루서 킹의 이 말이 오싹하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 “경제 어려울수록 투명경영해야”

    “경제 어려울수록 투명경영해야”

    이현동 국세청장이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대한상의 초청으로 이뤄진 간담회는 세정과 관련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이에 대해 세정당국의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이 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일본 대지진과 중동사태 등으로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들이 법과 원칙을 준수하는 투명한 경영으로 국가발전에 기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난해 법인세는 37조 3000억원을 걷어 전년 대비 5.7%가 증가했으며 올해도 호조가 예상된다.”며 국가재정의 일등공신인 기업인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청장은 지난 10년간 우리의 경제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9배 성장했는데 법인세 부담액이 4.5배나 늘었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기업인들의 노고를 부각시켰다. 하지만 간담회가 시작되자 기업인들은 세무정책에 대한 불만을 여과 없이 쏟아냈다. 기업 상속세 납부시점 유예와 모범 성실 납세 대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유예제도 부활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운형 세아제강 회장은 “매출액 5000억원 이상의 대기업에 대해 세무조사 유예제도가 폐지돼 기업 심리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은 “대기업은 모범 납세자라는 칭호를 명예롭게 생각해야 한다.”고 운을 뗀 뒤 “올해부터 대기업이 모범 납세자로 선정될 경우 세무조사 유예 혜택이 폐지되자 (모범 납세자) 신청자가 급감해 한편으로 섭섭했다.”고 다소의 서운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최근 기업들의 해외진출과 관련된 현안도 거론됐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해외 사업장에서 현지 과세당국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어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 해외에도 전문 세정인력을 배치해 수출기업을 지원해 달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청장은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이 현지에서 불합리하게 세금을 추징당하지 않도록 동남아 등 여러 국가들과 상호 이해도를 높여가면서 최선을 다해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시간 30분 가까운 질의-답변이 종료되자 이 청장은 “기업들이 과세 제도와 관련된 문제를 많이 제기하는데 집행당국으로서 제도 개선에 애로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집행과 관련된 제도 개선은 기획재정부에 건의하겠다.”고 자리를 마무리 했다. 간담회에는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30여명의 대·중소기업인들이 참석했고, 국세청에서도 이 청장을 비롯해 박훈 납세자 보호관, 이전환 징세법무국장, 하종화 개인납세국장,박윤준 국세조세관리관 등이 참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5억원 넘는 람보르기니 때려 부순 男, 왜?

    무려 5억 원이 넘는 고급차를 눈앞에서 처참히 부순 한 남성의 사진이 인터넷서 화제로 떠올랐다. 중국의 인터넷 언론매체인 중궈르바오망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소비자 권익의 날’을 맞아 칭다오의 한 남성이 자신의 람보르기니 자동차를 대동해 등장한 뒤, 취재진과 구경꾼 앞에서 차를 처참히 부쉈다. 네티즌들이 올린 사진과 설명에 따르면 한난이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람보르기니 판매 업소측의 서비스에 불만을 갖고, 소비자들의 권익을 무시하는 업자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해 이 같은 과격한 행동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지난해 9월 경 일본에서 세관통과세금까지 합쳐 300만 위안(약 5억 1700만원)을 지불하고 람보르기니 중고 차량을 구입했는데, 중국에 들어오자마자 시동이 걸리지 않는 등 엔진에 문제가 생겼다. 그는 람보르기니 칭다오 판매센터를 찾아 수리를 요구했지만 고쳐지기는커녕 다른 부품까지 훼손된 채 차를 돌려받았다. 한씨는 “칭다오 소비자 센터가 차를 고칠 능력도 없으면서 수리를 맡았고 결국 차를 완전히 망가뜨렸다.”며 “소비자의 권익을 무시한 업체에 불만을 표하기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한편 이 소식을 접한 람보르기니 중국지사 측은 “3개월이 넘도록 해당 차량을 고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왔다.”면서 “업체 측이 차량을 수리하던 중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지 못했고, 차주 또한 결국 극단적인 표현을 한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차주에게 무료로 차량 전체 점검 및 수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정부 전·월세대책 100% 활용하기

    정부 전·월세대책 100% 활용하기

    정부는 올해 벌써 두 차례에 걸쳐 전·월세 대책을 내놓았다. 수요 조절에서 조기 공급 및 공급 확대, 전세자금 지원 확대까지 대부분의 ‘카드’를 소진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기존 정책을 재탕했다는 지적부터 현실성 없는 숫자놀음이라는 혹평까지 나온다. 전세 세입자보다 월세 세입자, 3~4인가구보다 1~2인가구에 수혜가 집중됐다며 불만도 높다. 반면 자격 요건만 충족된다면 혜택을 볼 수 있는 내용도 상당하다는 지적이 있다. 전·월세 정보의 실시간 제공과 판교 순환용 주택 공급, 다가구 매입·전세임대의 조기 입주 등이다. 20일 국토해양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 들어 ‘1·13 전·월세시장 안정방안’과 ‘2·11 전·월세시장 안정 보완대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대책발표에 업계는 시큰둥 정부는 지난달 13일의 1차 발표에서 올해 소형주택 13만 가구를 공급하고, 민간부문에서도 주택기금에서 저리대출을 지원해 도시형생활주택, 다세대, 다가구, 주거용 오피스텔을 단기간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공주택 공급 확대 외에도 민간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분양가상한제의 단계적 폐지와 주택 건설·공급을 막는 다양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공공택지에서 5년 임대주택용지 공급을 재개하기로 하는 등 제도 개선안도 담았다. 전세자금 대출자격에선 ‘6개월 이상 무주택’ 요건을 폐지하고 서민주택자금 대출 규모도 6조 8000억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이달부터 예정된 전·월세 실거래정보 공개와 지난달 처음 시도된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 공개도 담았다. ●1차는 단기, 2차는 중·장기에 초점 정부는 지난 11일의 2차 대책에서 만지작거리던 카드를 모두 풀었지만 획기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의 무주택 가구주에게 지원되는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은 가구당 6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늘었고, 금리도 연 4.5%에서 4%로 낮아졌다. 또 민간이 임대주택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도록 매입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지원 요건을 크게 완화했다. 수도권에서 6억원 이하, 전용면적 149㎡ 이하 주택 3가구를 5년간 임대하면 종합부동산세 비과세와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민간 건설업체가 가진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4만 3000여 가구도 전·월세 주택으로 전환하면 양도소득세와 취득세를 절반까지 감면해 주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고민의 흔적은 역력하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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