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거래 절세전략
‘5·4대책’으로 불리는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으로 부동산 관련 세금이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이에 따라 부동산 보유자의 절세 전략이 더욱 절실해졌다. 주택을 여러 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양도소득세를 적게 내는 집을 골라 팔고,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자는 가족들간에 부동산을 분산해 놓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1가구 2주택, 내년 매도땐 살던 집 파는 게 유리
정부는 내년부터 1가구 2주택자의 양도세를 실거래가로 과세하기로 했다. 따라서 해당자는 올해 안에 살고 있지 않는 집을 파는 게 좋다. 내년에 팔 경우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과표)이 시세의 70∼80%선인 기준시가에서 실거래가로 바뀌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아파트 기준시가가 지난해에 비해 떨어졌기 때문에 세금이 줄어들 수도 있다. 주택 2채 가운데 살지 않는 주택이 앞으로 재테크 전망이 좋지 않다면 올해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만일 해를 넘겨 내년에 팔게 된다면 두 채중 살고 있는 집을 파는 것이 유리하다. 거주 주택의 경우 양도세가 지금과 같은 기준시가로 부과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는 2007년 이후에는 두 채 중 어느 집을 팔아도 실거래가로 양도세가 과세된다.
2주택 소유자가 주말부부라면 서둘러 팔지 말고 좀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이런 부득이한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미 주택투기지역(전국 32곳)에 두 채가 있는 경우에도 서두를 이유는 없다. 지금도 실거래가로 양도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양도차익과 보유기간에 따른 특별소득공제 등을 고려, 양도세가 적게 나오는 집을 우선 처분하는 것이 낫다. 나머지 한 채는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서울과 과천 및 5대 신도시는 3년 보유 및 2년 거주, 그 이외는 3년 보유)을 충족하도록 해야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앞으로 집을 팔 때 최소 2년 이상 보유한 이후 파는 것이 절세에 도움을 준다. 보유기간이 1년 미만이면 양도차익의 50%,1년 이상∼2년 미만은 40%의 세율이 적용돼 시세차익을 얻더라도 세금으로 환수당한다. 반면 3년 이상 보유하면 장기보유특별공제(3∼5년 10%,5∼10년 15%,10년 이상 30% 감액)를 받아 절세할 수 있다.
●1가구 3주택자 중과세 여부 따져봐야
1가구 3주택자는 올해부터 집을 팔 때 장기보유특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다. 또 첫번째 집을 팔 때 양도세율 60%를 적용받는다. 그러나 자신이 중과세 대상에 해당되는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수도권(서울·인천·경기) 및 광역시(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 이외 지역에 집이 있으면서 양도 당시 기준시가가 3억원이 넘지 않는다면 중과 적용을 받지 않는다.2주택을 갖고 있고 분양권 1개를 갖고 있다면 한 채를 팔아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기 전에 분양권을 팔면 3주택에 해당되지 않는다.
특히 2001년 5월23일부터 2003년 6월30일(서울·과천과 5대 신도시는 2002년 12월31일)중 취득한 신규 아파트는 5년 이내에 팔 경우 양도세 전액 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 당시 정부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취한 조치로, 고가주택(시가 6억원)이 아닐 경우 기준시가는 매도시점이 아니라 취득시점을 기준으로 산정키로 했다. 주택을 일단 팔기로 결정했으면 영수증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공인중개사 수수료 ▲법무사 수수료 ▲건물수선비 등을 필요경비(보통 기준시가의 3% 이내)로 공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집을 판 뒤에는 예정신고 및 납부를 제때 해 세금을 10% 감면받을 수 있다. 집을 팔면 양도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두 달까지 예정신고·납부를 하면 된다. 즉 8월5일에 팔았으면 10월 말까지 자진신고할 수 있다. 국세청 홈페이지(www.nta.go.kr)에서 관련서류와 자진신고 요령을 출력해 신고하거나 세무사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세제개편으로 보유세 부담도 커진다. 정부는 부동산 값 대비 보유세 비율인 실효세율을 올해 0.15%에서 매년 20%씩 올려 2008년에는 0.24%,2013년에는 0.5%로 각각 끌어올릴 방침이다. 집이 두 채이면서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에 해당된다면 배우자 양도를 생각해볼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는 가구 기준이 아니라 사람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편 명의로 세 채가 있다면 한 채를 부인에게 양도하면 합산되는 주택 기준시가가 낮아져 종합부동산세를 피할 수 있다.
●2주택자 결혼한 자녀에 증여도 한 방법
증여세나 취득·등록세는 한번 내지만 종합부동산세는 매년 내야 한다. 특히 정부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취득·등록세율을 5.8%(개인간 거래)에서 4.0%로 낮췄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여건에 따라 추가 인하하도록 장려하고 있고,2∼3년 주기로 거래세를 낮추기로 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인 기준시가 9억원을 넘는 주택을 살 경우 처음부터 부부 공동명의를 하는 것이 낫다. 이 경우 기준시가가 두 사람에게 나눠지면서 누진세로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이 여러 채라면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결혼한 30세 이상 자녀로 정기소득이 있을 경우 양도세가 아닌 증여세를 물면 된다. 증여세율은 10∼30% 수준이다.
보유세 부과 기준이 매년 6월1일이므로 사는 사람이 6월1일 이후 등기하게 되면 보유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분양을 받는 집이라면 입주 시점을 6월1일 이후로 늦추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