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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채만식 ‘탁류’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채만식 ‘탁류’

    ‘서울대 추천도서 100선’이라는 이름으로 서울대에서 공부하려는 학생들이라면 이 정도는 읽어야지 하며 발표한 책들에 많은 수험생 학부모들이 관심을 갖는다. 우리 사회에서 서울대는 우리 국민 전체의 로망이며 성공이라는 이름과 동격으로 통하기도 한다. 그런 서울대에서 좋은 책 중에서 고르고 골라 추천한 책들이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 추천 도서 해제를 소개한 책조차 2만원 넘는 정가에도 불구하고 잘 팔린다. 추천 도서들의 목록 중 제일 재미있다고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책이 바로 채만식의 ‘탁류’다. 나는 책의 평가를 묻는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신용을 잃었다. 재미있으니 읽어보라고 할 때마다 ‘네가 재미없는 책이 있냐’고 ‘흥’ 하는 반응이 먼저 나온다. 물론 내가 말하는 재미는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세상살이의 모습이 다양해지는 것에 반비례해 재미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시대라 어렵게 느껴지는 책들의 면면에서 재미를 발견하는 일이 쉽게 공감을 사지 못한다. 그래도 ‘탁류’는 재미있으니 읽어 보시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드라마 저리 가라 하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니. ‘탁류’의 내용은 이렇다. 선비의 후손으로 한때 군청에서 일하기도 했던 정주사는 도박의 일종인 미두장에 빠져 가산을 탕진한다. 그의 큰딸 초봉은 하숙생 남승재를 좋아하지만 아버지의 장사밑천을 대주겠다는 사기꾼이자 난봉꾼 고태수와 결혼한다. 하지만 고태수는 초봉을 탐내는 장형보의 계략으로 맞아 죽게 된다. 졸지에 과부가 된 초봉은 장형보에게 강간을 당하고, 군산을 떠나 아버지 친구인 박제호의 첩이 돼 아비가 누군지도 모르는 딸을 낳고 살아간다. 박제호는 초봉에게 싫증을 느끼던 차에 장형보가 초봉이 낳은 딸의 아비라 주장하자 초봉을 형보에게 냉큼 넘겨 버린다. 형보와의 삶이 힘겨웠던 초봉은 형보가 자신의 동생 계봉까지 넘보자 형보를 죽이고 자결하려 하나, 계봉과 승재의 권유로 자수를 결심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주인공 중심으로 벌어지는 독하디 독한 스토리, 수많은 사건과 단순한 해결, 권선징악, 살벌한 복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감이 가는 등장인물들이 요새 자주 접하게 되는 막장 드라마를 많이 닮았다. ‘탁류’를 굳이 막장 드라마에 비유하는 것은 이 작품을 비하하려는 뜻보다는 친숙하게 보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사람들이 드라마를 말이 안 된다, 지겹다며 욕을 하면서도 보는 근저에는 우리 삶에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사실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체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초봉의 결혼을 빌미로 한밑천 잡으려 했던 자신의 욕심 때문에 딸의 인생을 그르치게 한 정주사, 자신의 인생을 다른 사람의 손에 쉽게 맡겨 버린 초봉, 남의 것을 죄의식 없이 가지려 한 태수와 형보. 이런 인물들의 공통점은 모두 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의식이 없었다는 점이다. ‘탁류’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숱하게 저지르는 실수들을 보며 쯧쯧, 하고 혀를 찬다. 사건 속에 있는 인물들로서는 보기 어려운 것들을 독자는 또렷하게 볼 수 있어 각 인물들이 그릇된 판단을 하는 대목에서 그러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을 쉽게 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후회스러운 감정에 휩싸일 때가 많다. 지나간 일들에 대한 미련이 진해질 때면 과거 어느 대목에서 ‘그렇지 않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이라고 곱씹게 마련이다. 그때는 그 길밖에 없었다고 생각하고 행했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고 보면 다른 길도 있었고 그 길로 갔더라면 다른 결과에 이르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등장인물들에 대한 시시비비는 익숙한 우리의 후회와 만나며 몰입도를 높인다. 채만식의 문장은 참 맛이 있다. 맛 중에서도 진미다. 인물들의 대사가 살아있어 읽으면서도 귀에 들리는 듯하다. 인물의 외양을 묘사하고 됨됨이를 평가함에 있어서도 너나 할 것 없이 같이 쓰는 훈민정음 스물넉 자로 어찌 이렇게 표현할 수 있지 싶게 감칠맛이다. 막노동을 하자고 해도 힘이 달려 하지 못하고 미두장의 천덕꾸러기로 지내며 양식을 구하지 못하면 처자를 데리고 굶고 앉아 있는 정주사를 표현하기를 입만 가졌지 손발이 없는 사람에 비유한다. ‘진도라고 하는 섬에서 나는 개(珍島犬)하며, 금강산의 만물상이며, 삼청동 숲속에서 울고 노는 새들이며, 이런 산수고 생물이고 간에 천연으로 묘하게 생긴 것이면 ‘천연기념물’이라고 한다. 그럴 바이면 입만 가졌지 수족이 없는 사람, 정주사도 기념물 속에 들기는 드는데 그러나 사람은 사람이니까 ‘천연기념물’은 못 되고 그러면 ‘인간기념물’이겠다’는 대목은 무릎을 탁 치며 박장대소하게 한다. 이런 부분은 쌔고 쌨다. 채만식의 ‘탁류’는 1937년부터 이듬해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된 풍자적인 장편 소설이다. 금강을 서사의 공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는데, 탁류가 금강의 혼탁한 흐름을 연상하게 하지만 사실상 좁게는 개인의 삶을, 넓게는 식민지의 역사적인 흐름을 빗댄 것이다. 이 작품은 국가의 주권은 물론이고 삶의 터전마저 잃어버린 채 탁한 물결에 휩쓸려 살아가던 식민지 아래서의 우리 민족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정주사와 그의 딸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서사의 중심을 이루고 있지만 이를 넓게 보면 당대의 시대상과 우리 민족의 삶을 담아냈다고 할 수 있다. 각 인물들은 그 시대를 대표할 성격을 가지고 있다. 무능하지만 가부장적 권위를 행사하는 정주사,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지 못하고 물질에 희생되는 초봉, 부도덕의 전형을 보여주는 태수와 형보, 혼란 속에서도 희망을 바라보는 승재, 이런 인물들은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은 탁하지만 그 속에서 물고기가 살고 그 물은 온갖 물류를 나르고 그것을 기반으로 사람들도 산다. 물이 흐름을 멈추지 않는 한 삶도 계속되듯이 어느 시대에나 어디에서나 있을 법한 인물들의 이야기여서 더 공감이 간다. 요즘 시절이 어수선하고 경기가 안 좋다고들 한다. 내가 체감하는 경기가 좋았던 적이 없어 새삼스럽게 흔들릴 것도 없지만 나 또한 전체 속에 묻혀 비슷한 삶을 살게 마련이어서 중심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사회 전체적으로 불안하니 자꾸 안 좋은 사건들에 눈이 더 가고 쉽게 화가 난다. 안 그래도 울고 싶은데 때려주니 옳다구나 울음을 터뜨린 격이라고나 할까. 살면서 좋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만 지나고 보면 그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지금 살아있고 또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젊음은 인생을 꽃피우는 시기인 반면 그만큼 시련도 따르는 시기다. 꼭 꽃이 필 때 비바람도 함께 온다. 슬퍼하고 분노하지만 그걸 견뎌내는 꽃이 열매를 맺는다. 강물이 탁하든 그렇지 않든 그래도 흐르듯 우리의 삶도 흘러갈 터인데 인생의 대하드라마 같은 ‘탁류’를 보며 묵묵히 견뎌 봄이 어떠할까 싶다. 최영주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책임연구원 ■소설가 채만식은… 냉소·풍자적 문체 돋보여 10여년간 기자 생활 대표적 친일 작가 ‘태평천하’ 등을 쓴 채만식(1902~1950)은 냉소적, 풍자적 문체를 활용한 작가다. 막이나 장에 대한 설명이나 지문 없이 대화와 대사로 이뤄지는 ‘대화소설’ 형식을 즐겨 사용했다. 1924년부터 동아일보, 개벽, 조선일보 기자로 근무하며 창작 활동을 병행한 채만식은 1936년 기자를 그만두고 작품 활동에 매진했다. 기자 시절 발표한 작품은 ‘인형의 집을 나와서’와 ‘레디메이드 인생’이 있고, ‘태평천하’와 ‘탁류’ 등을 전업 작가 시절에 썼다. 일제시대 농촌의 수탈상이나 룸펜으로 전락하는 조선 지식인들의 실상을 풍자하던 채만식은 일제 말기 친일 작품으로 분류되는 ‘아름다운 새벽’과 ‘여인전기’를 발표했고, 1943년 조선문인보국회 평의원으로 가담했다. 해방 이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친일반민족행위 704인 명단에 채만식을 포함했고, 2008년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도 그의 이름을 오르며 대표적인 친일 작가로 규정됐다. 채만식은 1947년 자전적 성격의 단편인 ‘민족의 죄인’에서 스스로의 친일 행위를 변명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친일 행적을 최초로 인정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빨리 온 무더위… 물 섭취 충분히, 낮엔 시원하게

    빨리 온 무더위… 물 섭취 충분히, 낮엔 시원하게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무더위에 미세먼지까지 겹치면서 여름철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겨울 동안 움츠러들었던 신진대사기능이 봄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일종의 피로 증상인 춘곤증이 나타나듯 계절 변화에 적응하기까지는 적어도 1~2주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초여름을 느끼기도 전에 준비도 없이 한여름을 맞은 우리 몸은 이미 과부하가 걸린 상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서울의 여름철 고온현상 사망자 발생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요즘같이 때 이른 무더위가 닥쳤을 때 한여름보다 고령자들의 사망률이 급증했다. 하루 평균기온이 똑같이 30도까지 치솟아도 한여름에는 사망자가 23% 늘어난 데 비해 초여름에는 36%까지 늘어났다. 대개 6월의 이른 더위보다 다가올 한여름의 뙤약볕을 걱정하지만 요즘 같은 이른 더위가 몸에 훨씬 해롭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여름철 평균기온과 폭염일수 빈도, 강도는 해마다 상승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 여름철 기온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여름철 건강을 관리하는 최선의 방법은 물을 자주 마시고, 시원하게 지내고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쉬는 것이다. 야외 활동과 작업이 불가피한 경우라면 적어도 자신의 건강상태를 살피며 활동 강도를 조절해야 일사병을 피할 수 있다. 흔히 ‘더위 먹은 병’이라고 불리는 일사병은 더운 공기와 강한 태양의 직사광선을 오래 받아 우리 몸이 체온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생기는 질환으로, 수분과 전해질이 떨어져 무력감, 현기증, 심한 두통이 나타난다. 시원한 곳에서 쉬며 열을 식히고 수분을 보충하면 보통 증세가 금방 가라앉는다. 그러나 생명까지 위협하는 열사병은 그렇지 않다. 일사병은 체온의 변화가 크지 않지만 열사병은 체온조절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40도 이상의 고열이 난다. 얼굴이 창백해지고 식은땀이 나면서 탈진 상태를 보이기도 하고 의식이 흐려져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쉽다. 지난해도 살인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14명이 열사병 등으로 사망했다. 땀을 많이 흘리고 극심한 무력감과 피로가 나타나는 열탈진, 팔과 다리 등 근육 부위에 경련이 일어나는 열경련,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거나 어지러움증이 나타나는 열신실, 손이나 발목 등에 부종이 생기는 열부종 등도 모두 주의해야 할 온열질환이다. 만약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일단 온열질환부터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더위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여름에는 피부에 물집이 생기면서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대상포진도 조심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과거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 주사를 맞은 사람의 몸속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 다시 활동하면서 신경을 따라 피부에 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노령 환자의 경우 약 절반 정도에서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대상포진은 이상기온 등의 영향을 받아 최근 5년간 연평균 8.3% 증가했고, 주로 7~9월에 환자가 집중됐다. 대상포진을 예방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체력을 단련해 면역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한여름에는 밤이 짧은데다 열대야까지 기승을 부려 잠을 설치는 사람이 많은데, 이 때문에 생체리듬이 깨지면 질병에 대한 면역력도 함께 약해진다. 따라서 이런 악순환을 피하려면 미리미리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해 잠자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고혈압보다 위험하다는 저혈압도 주로 여름에 나타난다. 인체의 수분량은 콩팥에서 만드는 소변과 땀 등을 통해 조절되는데,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게 돼 몸 안의 수분량 변화가 심해지면서 조절 기능이 한계에 도달해 혈압이 낮아질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저혈압 증상은 현기증이나 두통, 무기력증이지만 심한 경우 시력장애나 실신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열사병, 대상포진, 저혈압 등은 병에 걸리기 쉬운 60대 이상의 고령층이 여름에 특히 주의해야 할 질환들이다. 어린아이들은 여름철 수족구병을 조심해야 한다. 수족구병은 가벼운 미열과 함께 혀, 잇몸, 뺨의 안쪽 점막과 손, 발 등에 빨갛게 수포성 발진이 생기는 질환으로 대부분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끝나지만 면역체계가 아직 발달하지 않은 신생아가 걸리면 사망할 가능성도 있다. 덥고 습한 여름의 불청객 땀띠도 아이들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여름철 질환이다. 건보공단이 땀띠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월별로 분석한 결과 전체 방문 횟수의 절반가량이 7~8월에 집중됐다. 땀띠는 땀관이나 땀구멍의 일부가 막혀서 땀이 배출되지 못해 생기는 발진으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잘 생긴다. 땀띠가 생겼을 때 비타민 C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춥지 않다고 방심했다가는 겨울 감기보다 지독한 여름 감기에 걸릴 수도 있으니 개인위생은 항상 철저히 해야 한다. 2012년에는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PIV) 감염에 의한 감기환자가 급증해 때아닌 감기환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일사병도 문제지만 거꾸로 냉방병도 문제다. 냉방이 잘되는 실내에서 생활하면 인체가 기온 변화에 적응할 기회를 갖지 못해 자율신경계 탈진 증상이 계속된다. 우리 몸이 적응할 수 있는 온도변화는 5도 내외이므로, 실내와 외부 온도 차이는 5도 정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강한 에어컨 바람을 계속 쐬면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도 있다. 여름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무좀도 개인위생관리로 충분히 피해갈 수 있다. 무좀을 일으키는 피부사상균은 고온다습한 상태에서 잘 번식하기 때문에 외출 후에는 따뜻한 물과 비누로 발가락 사이까지 깨끗이 씻고 수건과 드라이기를 사용해 완전히 건조시키는 것이 좋다. 또 통풍이 잘되지 않는 하이힐, 부츠, 스타킹 착용은 되도록 피하고 가급적 면 양말을 신거나 실내에서 슬리퍼를 착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직장인들 허리통증 및 어깨통증…카이로프랙틱으로 자세교정 가능

    직장인들 허리통증 및 어깨통증…카이로프랙틱으로 자세교정 가능

    보통 직장인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 업무를 처리한다. 이렇게 오랫동안 컴퓨터를 하다 보면 의자에 앉은 자세가 구부정해지거나 비뚤어질 수 있다. 혹은 거북이처럼 목을 빼고 앉게 되기도 한다. 이렇게 좋지 않은 자세로 앉아 일을 한다면 경추와 어깨근육이 긴장하게 된다. 이에 목이 뻐근해지거나 목덜미, 날갯죽지 등에 복합적으로 통증이 일어나는 어깨통증이 유발되기도 하고 허리의 근육 또는 인대의 긴장됨에 따라 허리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허리통증은 허리관절에 과부하가 생기면 척추관절과 디스크, 근육에 무리를 주게 돼 발생되는데, 심해지면 허리가 끊어지는 듯하거나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의 통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심할 경우엔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이 될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러한 어깨통증이나 허리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업무 중에도 틈틈이 쉬면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설명했다. 오랫동안 같은 자세를 유지했다면 잠시 쉬는 시간을 갖고 허리를 앞뒤로 수그리거나, 옆으로 상체를 기울어기나, 혹은 좌우로 돌려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방식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이 쉬운 방법이다. 또한 앞으로 목울 굽히거나 머리를 잡고 목을 살짝 당기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양쪽 어깨를 올렸다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뭉친 어깨와 목의 근육을 풀 수 있다. 의식적으로 신경을 써서 가끔씩 자세를 고쳐 앉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컴퓨터 모니터가 눈높이보다 낮으면 등과 목이 수그리게 되기 때문에 눈높이에 맞게 놓고 글자 크기를 크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팔꿈치를 기대려고 책상에 팔을 올리고 마우스와 키보드는 멀리 두는데 이러면 어깨와 목이 앞으로 빠지게 되므로 몸에 가까이 붙이는 게 바람직하다. 한편 많은 사람들은 잘못된 자세로 인한 몸의 통증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한다. 이에 파스를 붙이거나 간단한 물리치료만 받곤 한다. 전문의들은 어깨나 허리 등 몸에 통증이 계속된다면 스트레칭이나 파스, 물리치료 외에도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카이로송의원에서는 몸에 통증이 있을 시 근육, 근막, 자세, 운동, 영양, 신경 등 다양한 접근의 치료와 검사를 병행해 개인의 맞는 치료법을 찾고 있다. 검사는 전척추기립방사선검사, 자세분석검사(자세, 체형검사), 족저압검사, 하지정렬검사, 3차원 골반계측검사, 등균형검사, 소뇌(안구)검사, 체신경검사 등을 시행하며, 치료법은 개인의 상태에 따라 카이로프랙틱, 롤핑, 특수척추교정치료, 자세교정 맞춤코칭, 소뇌 및 전정기관 기능향상 운동, 운동치료 등을 진행한다. 통증이 심한 경우 통증제어치료인 주사요법을 시도한다. 특히 카이로프랙틱은 손으로 물리적인 힘을 통해 비뚤어진 뼈를 교정하여 관절의 움직임을 정상화시키는 방식인데, 통증을 줄이고 신경기능을 회복하는 치료로, 통증치료 및 자세교정에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졌다. 카이로송의원 송준한 원장은 “미국에서 11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카이로프랙틱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인정한 의학으로 이미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 등에서는 보편화 된 비수술 치료법으로 시행되고 있다”며 “이는 통증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신경기능이상이나 내장의 이상을 회복시켜 환자의 근본적인 건강증진에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기본을 지키자] 책임 소재 밝히는 ‘정책실명제’… 인력·투자 없어 과부하 우려

    고구려 도읍이었던 평양성에는 ‘각자성석’(刻字城石)이라는 유적이 지금도 남아 있다. 공사 구간별 책임자 이름을 돌에 새겨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했다. 조선시대 정조 임금 때 건설한 수원 화성에도 공사 책임자 실명제를 시행했음을 보여 주는 유적이 남아 있다. 실명제를 통해 부실 공사를 예방했고 안전사고가 날 경우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정책실명제’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오래된 전통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와 군사독재 정권을 거치면서 공직사회의 투명성은 극도로 위축됐다.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전격 실시한 금융실명제는 시대 변화를 상징하는 조치였다. 1998년에는 또 다른 변화가 있었다. 그전까지는 서명만 있었기 때문에 실명을 확인하기가 힘들었지만 이때부터는 내부 결재 시스템에 실명을 공개하도록 했다. 지난해 정부는 일정 기준 이상의 정부 사업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해 국민에게 모두 공개하도록 했다. 중앙행정기관과 광역자치단체는 지난해 말까지 홈페이지에 정책실명제를 갖췄고 올해 초에는 기초자치단체까지 완비했다. 기관별 중점 관리 대상 사업 선정과 책임관 지정도 마쳤다. 중점 관리 대상 사업 선정은 외부 위원을 포함한 심의위원회에서 운영하도록 했다. 서울시는 중앙정부보다 먼저 자체적인 정책실명제를 시행하고 있다. 2012년 ‘누드프로젝트’ 발표를 통해 회의록과 주요 결재 문서를 단계적으로 모두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정책실명제는 국민을 위해 진행하는 정책에 대해 공무원이 국민의 공복으로서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기본 의식의 소산이다. 정보 공개는 국민의 눈을 존중하면서 정책 추진을 투명하게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관한 추가 인력이나 투자 없이 기존 인력을 활용해 이뤄지다 보니 업무 부담 문제와 함께 꾸준한 정책 추진에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北, 우리 함정 직접 겨냥 새 유형 도발… 軍, 도발 원점 파악 못해 ‘당황’

    北, 우리 함정 직접 겨냥 새 유형 도발… 軍, 도발 원점 파악 못해 ‘당황’

    북한군이 22일 오후 연평도 근해에서 초계 임무를 수행 중이던 우리 해군 유도탄 고속함 인근에 조준 포격을 가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군의 이날 기습 포격은 NLL 인근에서 초계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 함정의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NLL 자체를 무력화하기 위한 전술로 보이나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등 안보라인을 교체하고 내각의 대대적 개편을 예고한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대응의지를 시험하려는 의도로도 분석된다. 북한이 포탄을 발사한 오후 6시 당시 우리 함정은 서해 NLL에서 남쪽으로 5.5해상마일(9.9㎞) 떨어진 지점에서 정상적 초계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군 당국은 NLL 이남 해상은 우리 관할 수역이기 때문에 북한의 기습포격은 엄중한 군사 도발로 간주한다. 특히 북한은 이날 기습 포격을 가하기 전에 해상에 선박항행금지구역도 선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들은 지난 20일 오후 우리 해군이 NLL을 침범한 북한 단속정 1척과 경비정 2척에 대해 경고사격을 가한 데 대한 보복 차원으로 보고 있다.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이 황해도 강령반도의 육상 해안포에서 포격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도발원점을 즉각 파악하지 못했다. 북한이 포격을 예고하지 않았고 실제 해안포 위협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백령도나 연평도에 배치된 대포병 레이더를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대포병 레이더는 계속 가동시키면 과부하가 걸릴 수 있어 북한군 도발 위협이 감지되는 순간부터 가동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군은 육지가 아닌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북한 함정 인근 150여m 해상으로 5발의 대응 사격을 했다. 공교롭게도 북한의 이날 도발은 정부 안보라인의 핵심 축인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남재준 국정원장의 경질 발표 이후 나왔다. 이에 따라 ‘안보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가운데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떠보고 위기를 높이는 방법으로 대북정책의 변화를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포격은 전날 했던 위협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는 동시에 우리 정부가 두 사람을 경질한 상황에서 대화냐 대결이냐를 압박하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프로야구] 야구 판세 양극화

    [프로야구] 야구 판세 양극화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어느덧 일정의 30% 가까이 소화한 가운데, ‘4강1중4약’의 판세가 굳어지고 있다. 개막 전에는 9개 구단의 전력이 모두 엇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즌이 계속되면서 KIA와 SK, 한화, LG는 힘이 달리는 모습이다. 지난 18일까지 각 구단은 총 170경기를 치러 전체 일정의 29.5%를 소화했다. 초반 주춤했던 삼성은 어느덧 1위까지 치고 올라와 4년 연속 통합 우승의 꿈을 키우고 있다. 신흥 강호 넥센과 NC는 꾸준히 선전 중이며, 지난해 한국시리즈 7차전 접전 끝에 우승을 놓친 두산 역시 최근 7연승의 상승세를 탔다. 1위 삼성과 4위 두산의 승차는 1.5경기에 불과하다. 삼성에 3.5경기 차로 5위에 올라 있는 롯데는 상위권과 하위권의 갈림길에 있다. 그러나 6, 7위 KIA와 SK는 4할대 초반 승률에 머물러 당분간 상위권 도약이 힘들다. 두산과의 승차가 5.5~6경기에 이른다. 승차 3경기를 좁히는 데 보통 한 달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KIA와 SK는 하루빨리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 8, 9위에 처져 있는 한화와 LG는 더 암울하다. 두산과의 승차가 각각 7경기, 9경기나 된다. 하위권 네 팀은 모두 투수력이 문제다. KIA와 SK의 팀 평균자책점은 5.49와 5.55로 뒤에서 두 번째와 첫 번째다. KIA는 양현종, 홀튼이라는 최강의 원투펀치를 구축하고 있지만 중간 계투에서 믿을 만한 카드가 없다. SK와 LG는 선발진이 구멍 나 있고, 한화는 선발과 뒷문 모두 불안하다. 특히 한화는 선발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가 9개 구단 중 가장 적은 10차례에 불과하고, 블론세이브는 가장 많은 7개나 된다. 지난주 NC, 삼성과 만나 1승5패로 고개를 숙인 KIA는 이번 주는 상위권 팀들을 피한다. LG와 주중 3연전을 가진 뒤 주말에는 롯데전 원정길에 올라 반전을 노린다. KIA 및 SK와 연전을 갖는 LG도 상위권 팀들을 피하는 만큼 승수 쌓기를 노려볼 만하다. 반면 한화는 넥센, 두산과 원정 6연전을 치르는 험난한 일정이다. 상위권과 격차를 좁힐 기회지만 자칫 더 벌어질 위험도 있다.한편 삼성은 주중에 1승2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는 롯데와 맞붙은 뒤 주말에는 넥센과의 일전이 기다리고 있어 선두 유지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나흘 휴식에 들어간 두산은 연승 기간 동안 걸린 과부하를 털 기회를 얻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빅맨(KBS2 밤 10시) 지혁(강지환)과 미라가 키스하는 순간 갑자기 문이 열리고 혜라와 동석이 들어온다. 지혁은 미라와 키스했다는 기쁨에 들떠 회사로 출근하고, 동석은 둘 사이에 뭔가 있다는 직감을 느꼈지만 미라에게 아버지 일에 대해 사과부터 한다. 하지만 미라는 사과를 쉽게 받아주지 않고, 결국 동석은 회사로 찾아가 전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미라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굿모닝510-백세건강시대(SBS 오전 5시 10분) 다리에 푸른 힘줄이 툭툭 튀어나온 사람은 십중팔구 하지 정맥류로 판명된다. 하지 정맥류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나뉜다. 그러나 원인이 무엇이든 다리에 압력이 높아지면 하지 정맥류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 정맥류의 치료법과 예방법은 무엇일까. 흔히 경험하는 하지 정맥류의 원인과 치료방안 등에 대해 두루 살펴본다. ■마녀의 연애(tvN 밤 11시) 동거 생활을 끝내고 각자 집으로 돌아온 지연과 동하는 함께 지냈던 행복한 시간들을 떠올리며 씁쓸해 한다. 정숙은 집들이 명목으로 옆집에 사는 동하와 수철을 지연의 집으로 부르지만, 지연은 전날 동하에게 받은 고백 때문에 내내 어색하다. 한편 다시 시작하자는 고백에 지연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자 시훈은 심란해 한다.
  • “김규리, 오승환 이용…청산가리 발언 사과부터 해라” 변희재 맹비난

    “김규리, 오승환 이용…청산가리 발언 사과부터 해라” 변희재 맹비난

    “김규리, 오승환 이용…청산가리 발언 사과부터 해라” 변희재 맹비난 야구선수 오승환과 배우 김규리가 열애설을 부인한 가운데,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김규리를 향해 독설을 쏟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변희재 대표는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규리, 김주혁과 열애한다고 자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또 일본의 오승환과 열애?”라면서 “동네방네 시끄럽게 하는 건 좋은데, 청산가리 털어넣겠다며 대국민 거짓 선동한 것에 대해 사과부터 합시다. 죽을 때까지 이 문제 끝나지 않을 겁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변희재 대표는 또 “김규리 같이 광우병 거짓선동 등에 친노 종북 세력에 아첨해서 뜨려는 연예인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서 책임을 물어야 된다”면서 “그래야 다시는 돈과 인기를 위해 대한민국을 흔드는 미친 청산가리파 연예인들이 못 나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규리 이름은 원래 김민선이었죠. 청산가리로 국민 거짓선동하다 걸리니 슬쩍 이름을 바꾸는데, 원래 김규리라는 탤런트가 있었다”며 “남의 이름으로 자신의 전과를 백지세탁하는 교활한 자”라고 비난했다. 변희재는 또 다른 글에서 “대충 판 보이네요. 하여간 연예인들이 이미지 좋은 국민적 스포츠스타를 홍보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죠. 반면 스포츠 스타가 연예인과 스캔들 나서 덕볼 건 하나도 없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 온라인 연예 매체는 이날 다수의 스포츠 및 연예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 “오승환과 김규리가 3개월째 핑크빛 열애 중”이라면서 “김규리는 일본에서 활약 중인 오승환을 만나기 위해 여러 차례 출국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화 In&Out] 도 넘은 국새 홍보… 애도 정국 무색한 문화재청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조직원만 7000여명으로, 미 연방수사국(FBI)보다 작고 중앙정보국(CIA)보다 크죠. 2007년 이후 27개국에 7200여점의 문화재를 돌려줬어요.”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문화재청이 개최한 대한제국 국새 반환 특별전 설명회에서 조태국(42) 미 국토안보수사국(HSI) 지부장은 예정에 없던 인터뷰를 진행했다. 행사가 급작스럽게 공지된 데다 미 수사기관 요원이 일반에 신분을 노출한 것도 이례적이었다. 한국과 일본을 관할한다는 조 지부장이 신분을 노출한 것은 사실 처음이 아니다. 이날 오전 출고된 한 통신사의 인터뷰 기사에 등장했고 지난달 17일 국새와 어보 등 인장 9과 반환 절차 서명식에선 아예 나선화 문화재청장과 함께 나란히 사진을 찍어 언론에 공개했다. 조 지부장은 “이번 문화재 환수는 주목할 만한 일이고 문화재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성공한 사건이라 언론에 나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6·25전쟁 때 불법 반출됐다가 60여년 만에 돌아온 국보급 인장들은 그만큼 의미 있는 물건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뭔가 께름칙하다. HSI는 미 국토안보부(DHS) 산하 청 단위 조직에 배속된 수사 기관에 불과하다. 아울러 문화재청 정책 홍보에 미 수사기관이 부화뇌동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대국민 공개를 빌미로 열린 사전 설명회도 뜯어보면 ‘그들만의 리그’에 불과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등 문화재청 산하 기관과 일부 시민단체 등의 관계자 100여명 남짓이 입구에서부터 일일이 신분 확인을 거쳐 입장한 뒤 자화자찬에 가까운 말잔치를 벌였다. 옆에는 푸짐한 뷔페식 상차림이 더해졌다. ‘세월호 참사’ 이후 근신하는 다른 정부기관들의 모습과는 달랐다. 문화재청의 이 같은 행태가 처음은 아니다. 온 국민이 실종자 수색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지난달 20일에는 ‘대한제국 국새가 돌아온다’는 보도자료를 대대적으로 뿌려 눈총을 받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춘 국새 환수는 이미 외교 소식통을 통해 널리 알려진 상황인 데다 휴일에 문화재청이 자료를 배포한 것도 흔치 않은 일이었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일까. 문화재청은 이번 환수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데 열을 올리는 것처럼 보인다. 환수 성과를 놓고 일부 시민단체와 경쟁하는 듯한 모양새를 띠기도 했다. 온 국민이 참사로 낙담하고 있을 때 그간 실추된 이미지를 적당히 끌어올리려는 심산은 아닌지 우려의 시선이 쏠린다. 이날 설명을 담당한 문화재청 산하 국립고궁박물관의 고위 관계자는 “대한제국의 국새가 몇 개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얼버무렸다. 설명회는 속 빈 강정이었던 셈이다. 감사원은 차일피일 미룬 문화재청 감사 결과부터 서둘러 내놔야 할지 모르겠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문화 In&Out] 도 넘은 국새 홍보… 애도 정국 무색한 문화재청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조직원만 7000여명으로, 미 연방수사국(FBI)보다 작고 중앙정보국(CIA)보다 크죠. 2007년 이후 27개국에 7200여점의 문화재를 돌려줬어요.”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문화재청이 개최한 대한제국 국새 반환 특별전 설명회에서 조태국(42) 미 국토안보수사국(HSI) 지부장은 예정에 없던 인터뷰를 진행했다. 행사가 급작스럽게 공지된 데다 미 수사기관 요원이 일반에 신분을 노출한 것도 이례적이었다. 한국과 일본을 관할한다는 조 지부장이 신분을 노출한 것은 사실 처음이 아니다. 이날 오전 출고된 한 통신사의 인터뷰 기사에 등장했고 지난달 17일 국새와 어보 등 인장 9과 반환 절차 서명식에선 아예 나선화 문화재청장과 함께 나란히 사진을 찍어 언론에 공개했다. 조 지부장은 “이번 문화재 환수는 주목할 만한 일이고 문화재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성공한 사건이라 언론에 나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6·25전쟁 때 불법 반출됐다가 60여년 만에 돌아온 국보급 인장들은 그만큼 의미 있는 물건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뭔가 께름칙하다. HSI는 미 국토안보부(DHS) 산하 청 단위 조직에 배속된 수사 기관에 불과하다. 아울러 문화재청 정책 홍보에 미 수사기관이 부화뇌동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대국민 공개를 빌미로 열린 사전 설명회도 뜯어보면 ‘그들만의 리그’에 불과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등 청 산하 기관과 일부 시민단체 등의 관계자 100여명 남짓이 입구에서부터 일일이 신분 확인을 거쳐 입장한 뒤 자화자찬에 가까운 말잔치를 벌였다. 옆에는 푸짐한 뷔페식 상차림이 더해졌다. ‘세월호 참사’ 이후 근신하는 다른 정부기관들의 모습과는 달랐다. 청의 이 같은 행태가 처음은 아니다. 온 국민이 실종자 수색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지난달 20일에는 ‘대한제국 국새가 돌아온다’는 보도자료를 대대적으로 뿌려 눈총을 받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춘 국새 환수는 이미 외교 소식통을 통해 널리 알려진 상황인 데다 휴일에 청이 자료를 배포한 것도 흔치 않은 일이었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일까. 청은 이번 환수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데 열을 올리는 것처럼 보인다. 환수 성과를 놓고 일부 시민단체와 경쟁하는 듯한 모양새를 띠기도 했다. 온 국민이 참사로 낙담하고 있을 때 그간 실추된 이미지를 적당히 끌어올리려는 심산은 아닌지 우려의 시선이 쏠린다. 이날 설명을 담당한 청 산하 국립고궁박물관의 고위 관계자는 “대한제국의 국새가 몇 개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얼버무렸다. 설명회는 속 빈 강정이었던 셈이다. 감사원은 차일피일 미룬 문화재청 감사 결과부터 서둘러 내놔야 할지 모르겠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신용카드 통신장애 2시간째…나이스정보통신 전산센터 정전

    신용카드 통신장애 2시간째…나이스정보통신 전산센터 정전

    신용카드 통신장애 2시간째…나이스정보통신 전산센터 정전 카드사 결제대행 업무를 하는 나이스정보통신 전산센터에 정전이 발생해 해당 단말기를 쓰는 가맹점의 카드결제가 2시간째 마비되고 있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여의도에 있는 나이스정보통신 전산센터 정전으로 오전 9시부터 이 회사 단말기를 쓰는 가맹점에서 모든 카드사의 카드 결제가 중단됐다. 나이스정보통신은 카드사의 카드결제대행업무를 하는 대형 밴(VAN)사로 매출액 기준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가맹점 가운데 약 15%가 나이스정보통신의 단말기를 사용하고 있어 수많은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아울러 나이스정보통신이 제휴를 맺은 온라인 쇼핑몰 등 가맹점 온라인 카드 결제와 나이스가 발급을 대행하는 홈플러스 전자상품권 사용도 전면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밴사는 정전이 발생하면 UPS라는 비상발전기가 돌아가야 한다”며 “센터 자체가 구동이 멈춰버렸다는 것은 이런 장비가 구축이 미비했다는 얘기인데 같은 업계 관계자로서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나이스정보통신이 과도한 리베이트 등을 통해 몇 년 사이에 가맹점 계약 건수를 크게 늘려놨으나 이에 따른 시스템 증설은 이행하지 않아 발생한 ‘예고된 사고’라고 지적했다. 나이스정보통신은 지난해 말 간부 2명이 편의점 간부에게 가맹점에 대한 카드결제 관리권한을 달라며 수억 원의 뒷돈을 건넨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된 바 있다. 나이스정보통신은 지난해에는 두 차례 시스템 과부하에 의한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으며 재작년에는 한 달에 여러 차례나 장애가 발생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스정보통신의 모회사인 나이스홀딩스는 각 카드사에 오전 11시까지는 복구를 완료하겠다고 통보했으며 오전 10시 15분 쯤 복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가맹점에는 아직도 서비스 장애가 지속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경연 나이스홀딩스 홍보팀장은 “전원공급장치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 사고로, 자세한 경위는 현재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방관, 화재 진압중 동료 구하려다 손잡고 함께 추락 사망

    소방관, 화재 진압중 동료 구하려다 손잡고 함께 추락 사망

    화재 현장에서 동료를 구하려다 건물 아래로 추락사하는 장면이 포착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 1일 중국 상해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의 소방관이 13층 난간에서 추락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젊은 나이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소방관은 치엔 링윈(23), 리우 지에(20). 사건은 두 소방관이 화재 진압을 위해 아파트 13층으로 출동했을 때 벌어진다. 엄청난 화염 속에서 진화에 한창이던 중 갑작스레 폭발이 일어난다. 폭발 충격으로 지에가 난간 밖으로 떨어지려는 순간, 링윈이 그의 팔을 간신히 잡는다. 화재에 인한 열기와 연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동료를 살리려는 링윈. 그의 절실한 노력에도 불구 힘이 빠진 두 사람은 서로 손을 꼭 잡은 채로 13층 아래 도로에 떨어져 사망하고 만다. 이들의 비극적인 죽음은 인근 행인의 휴대전화에 촬영됐다. 한편 소방관 치엔 링윈(23), 리우 지에(20)는 2012년 12월부터 같은 소방서에 일해온 사이며 이날 화재의 원인은 전기 과부하로 알려졌다. 사진·영상=데일리메일/유튜브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거미가 물면 정말 스파이더맨 될까? 실제 이상증세 4가지

    거미가 물면 정말 스파이더맨 될까? 실제 이상증세 4가지

    지난 달 23일(현지시간) 개봉돼 총 관객 250만 명을 돌파하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잘 알다시피 이 영화의 주인공은 방사능 실험에 사용된 특수 거미에게 우연히 물린 뒤, 비범한 능력을 가지게 된 주인공 ‘피터 파커’가 슈퍼 히어로로 거듭나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고층건물을 맨 손으로 오르거나 거미줄을 이용해 재빠르게 이동하고 특수감각을 이용해 위험상황을 즉각 파악하는 등 피터 파커가 보여주는 특수능력은 “실제 거미에게 물려도 저렇게 될까?” 하는 원초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와 관련해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캘리포니아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 거미학자 릭 베터가 조언한 ‘거미에게 물렸을 때 나타나는 이상증세’를 2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영화만큼은 아니지만 실제로도 거미가 물었을 때 나타나는 인체변화 중에는 생각보다 흥미로운 점이 많아 새삼 자연 생태계의 신비를 되새겨준다. 1. 비아그라 효과 남미에 분포하는 ‘브라질 방황 거미’의 독은 남성 발기를 유도시키는 성질이 있어 비뇨기과 제약업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007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몸길이 5㎝에 다리 길이만 13~15㎝인 이 거미의 독은 혈류량을 증가시키면서 체내 산화질소 농도를 짙게 만들어 지속시간이 길면서 한편으로는 고통스러운(?) ‘비아그라 효과’를 보인다. 제약 연구진들은 해당 독소가 획기적인 남성기능 치료제로의 잠재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2. 비정상적인 혈액 장애 과거 독거미의 일종인 ‘브라운 레클루즈’에게 물렸던 66세 프랑스 남성은 온 몸에 못 크기 정도의 수포가 나타나면서 동시에 동맥이 부어오르는 희귀 혈관염 증세를 보인 바 있다. 특히 혈액 염증은 거미가 물렸을 때 발생하는 주요 증세가 아니기에 해당 보고는 이채롭다.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운 레클루즈의 독은 혈액 속 적혈구만 파괴되어 안에 있는 헤모글로빈이 유출되는 용혈현상을 유발한다. 이는 보통 4~7일간 계속되며 빈혈로 이어지기 쉽다. 3. 진한 소변 앞의 증상에서 이어지는 것으로 헤모글로빈이 유출되면 혈액 속 단백질도 분해돼 급성 신장 손상이나 황달( 피부 변색) 등의 증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때 각종 노폐물이 혈액에 저장되면서 몸 밖으로 함께 배출되는데 유난히 소변색이 진해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4. 땀 유발 캘리포니아 대학 리버사이드 캠퍼스 거미전문가 릭 베터 연구원은 ‘호주 과부 거미’에게 물렸던 피해자들 중 일부에게서 땀이 바닥에 웅덩이를 형성할 정도로 많이 배출되는 경우가 나타난 바 있다고 전한다. 베터의 설명에 따르면, 과도한 땀은 거미 독이 신경계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데, 과부거미 독의 경우는 체내 근육 신호를 차단한 뒤 신경을 공격하는 방식을 취한다. 따라서 근육이 반복적으로 수축되면서 고통과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과도한 땀 배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과부 거미의 독은 고혈압, 불안감, 심한 안면 경련 등의 신경 관련 증상을 추가로 발생시킬 수 있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동료 구하려다 손잡고 함께 죽음 맞이한 소방관 ‘감동’

    동료 구하려다 손잡고 함께 죽음 맞이한 소방관 ‘감동’

    화재 현장에서 동료를 구하려다 건물 아래로 추락사하는 장면이 포착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 1일 중국 상해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의 소방관이 13층 난간에서 추락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젊은 나이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소방관은 치엔 링윈(23), 리우 지에(20). 사건은 두 소방관이 화재 진압을 위해 아파트 13층으로 출동했을 때 벌어진다. 엄청난 화염 속에서 진화에 한창이던 중 갑작스레 폭발이 일어난다. 폭발 충격으로 지에가 난간 밖으로 떨어지려는 순간, 링윈이 그의 팔을 간신히 잡는다. 화재에 인한 열기와 연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동료를 살리려는 링윈. 그의 절실한 노력에도 불구 힘이 빠진 두 사람은 서로 손을 꼭 잡은 채로 13층 아래 도로에 떨어져 사망하고 만다. 이들의 비극적인 죽음은 인근 행인의 휴대전화에 촬영됐다. 한편 소방관 치엔 링윈(23), 리우 지에(20)는 2012년 12월부터 같은 소방서에 일해온 사이며 이날 화재의 원인은 전기 과부하로 알려졌다. 사진·영상=데일리메일/유튜브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국내외 양성평등의 역사

    양성평등의 역사는 곧 여성 인권 신장의 역사다. 양성평등과 관련한 세계적 사건은 1979년 제정되고 1981년 발효된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이다. 유엔이 공식 채택함에 따라 각국 정부는 이행 상황을 4년마다 정기적으로 보고하게 돼 세계 양성평등 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세계여성의 날이 제정된 1975년 멕시코시티를 필두로 1995년 베이징에 이르기까지 4차에 걸쳐 열린 세계여성대회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는 1984년 CEDAW에 서명한 데 이어 이듬해 여성발전기본계획을 수립했다. 1995년 여성을 가사활동에서 풀어주기 위한 사회적 여건 조성, 여성 취업 촉진 제도장치 마련 등 여성의 사회 참여를 위한 10대 과제를 발표하고 여성발전기본법을 제정했다. 2001년 여성부가 신설됐고, 성별영향분석평가제와 성인지예산제는 몇 년 전부터 시행 중이다. 사관학교 여생도 입학 허용과 군 가산점제 폐지는 1990년대 후반 이뤄졌고, 호주제와 동성동본 금혼제 등은 몇 년 전 폐지됐다. 삼국시대에는 신랑이 장인 장모 집(丈家·장가)에 가서 혼례를 올린 뒤 그곳에서 장기간 살았고, 조선 전기까지 상속에서 아들 딸 차별 없는 자녀 균분제가 시행됐다. 그러나 조선 후기부터 신부가 결혼하자마자 시집(媤宅)에 가고, 출가외인, 칠거지악, 과부 재혼금지, 남아선호 등 유교문화의 남존여비 악습이 횡행했다. 그러다가 여성 교육수준 향상과 여성 참정권 보장(1948년), 서구문물 유입, 핵가족화 등에 따라 여성 인권의식이 함양되고,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바뀌면서 여성 사회진출이 늘어나는 등 양성평등의 기틀이 마련됐다. happyhome@seoul.co.kr
  • [생명의 窓] 대학교육, 다양성에 대한 존중 없이 경쟁력이 가능할까/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생명의 窓] 대학교육, 다양성에 대한 존중 없이 경쟁력이 가능할까/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45억년 지구의 역사를 하루로 환산해 보면 지구에 생물체가 처음 출현한 것은 새벽 3~4시쯤, 우리처럼 여러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다세포생물체가 출현한 것은 저녁 6시 30분쯤, 동물이 출현한 것은 저녁 7시쯤, 동물이 육지로 상륙한 것은 밤 9시쯤, 그리고 원시 인간이 출현한 것은 밤 11시 59분 40초라고 한다. 오랜 지구의 역사속에서 공룡을 비롯해 무수한 종의 생물체들이 출현했다가 사라져 갔다. 또한 그 시간 속에서 생명체는 아주 다양한 수천 만종의 다른 형태로 진화할 수 있었다. 지구에는 현재 870만~1000만종(種)의 생물이 살고 있다고 추정된다. 무엇이 사라져간 종과 살아남은 종의 차이를 가른 것일까. 무엇이 이렇게 다양한 진화를 가능하게 한 것일까. 대답은 너무나도 간단하다. 바로 ‘다양성’이다. 생명체는 환경 변화에 살아남는 종(種)이 되기 위한 절박한 생존 전략으로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한다. 생명체의 종(種) 내에 특성이 다른 여러 종류의 개체가 존재할수록 환경 변화에 적응해 살아남을 수 있는 개체가 만들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주 많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생명체는 자신의 유전정보를 계속 변화시키면서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한다. 또한 이렇게 다양한 생명체가 존재하기에 지구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다. 생태계에서는 특정 지역에 서식하는 생명체의 다양성이 확보될수록 서로에게 ‘윈-윈’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다양성이 확보돼야 다른 생명체들이 서로 보완적으로 작용해 주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대학교육의 정책을 입안하는 분들에게는 이렇게 오랜 세월 축적된 생명체의 지혜가 전혀 없는 듯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00여개나 되는 4년제 대학이 존재한다. 원래는 설립 목적이나 교육 목표가 달랐을 수도 있는 이 대학들은 그러나 모두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고 순위가 매겨진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국제화가 중요한 정책 목표이면 영어강의, 취업이 중요 정책 목표이면 학생 취업률 등 평가 기준들은 약간씩 변화하나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어떤 정부도 대학의 다양성이 확보돼야 대학마다 학교의 특성과 교육 목표 및 학생의 수준에 맞는 교육이 가능하니 대학에 자율을 보장해서 다양성을 갖도록 하겠다는 정부는 없었다. 너무나 우려스럽게도 획일화된 잣대의 평가와 규제가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듯싶다. 정부의 정책 목표를 잘 따라가고 순위가 높아질수록 교과부의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기에 그 어느 대학도 평가 기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대학 교육은 본래의 철학은 잊은 채 평가기준에 의해 표류하며 모두 고유의 색깔을 잃고 획일화되고 있다. 또 각 대학은 이 기준에 맞추려 교육 내용과 행정 및 평가 시스템을 끌고 가고 있는 것이 슬픈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현주소다. 이런 획일화된 교육 체제의 대학이 변화의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는 미래에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을까. 또 모든 분야에서 변화가 극심할 미래에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창의적 인재들을 제대로 길러 낼 수 있을까. 대학교육의 다양성에 대한 존중 없이 경쟁력 있는 인재교육이 가능할 수 있을지 묻고 싶다.
  • 류현진 5일 푹 쉬고 SF 설욕전 출격

    “SF, 잘 만났다.”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가 16일부터 AT&T 파크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 3연전에 출전할 선발 투수 명단을 14일 발표했다. 첫 경기는 조시 베켓, 두 번째 경기는 폴 마홈이 등판하고 마지막 3차전은 류현진(27)이 책임진다. 이로써 류현진은 오는 18일 오전 4시 45분 ‘천적 팀’을 상대로 3승에 도전한다. 애리조나를 제물로 2승째를 챙긴 이후 5일 휴식 뒤 등판이다. 예정된 로테이션이라면 4일 휴식 뒤 2차전에 나서야 하지만 하루 미뤄졌다. 클레이턴 커쇼의 전력 이탈로 과부하가 걸린 류현진을 배려한 일정이다. 류현진은 개막 후 2경기 12이닝 동안 무실점 역투하다가 지난 5일 샌프란시스코와 홈 개막전에서 2이닝 8실점(6자책)의 굴욕을 당했다. 하지만 6일 휴식 뒤 나선 애리조나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로 제 모습을 되찾았다. 류현진은 지난 경기의 아픔을 반드시 되갚겠다는 각오다. 충분한 휴식이 주어진 데다 특유의 제구력을 회복했다. 게다가 애리조나전에서 체인지업보다 위력을 더했던 슬라이더가 상대를 주눅 들게 할 기세다. 무엇보다 원정 3경기 19이닝 무실점 행진이 돋보인다. ‘원정 징크스’를 털어내고 초강세를 보이는 건 분명 호재다. 선발 맞상대는 좌완 매디슨 범가너다. 올해도 3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31로 호투하고 있다. 하지만 애드리안 곤살레스가 최근 4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는 등 다저스 방망이도 달아올라 있다. 다저스는 이날 애리조나를 8-6으로 꺾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샌프란시스코에 1경기 차 선두를 지켰다. 한편 추신수(32·텍사스)는 이날 휴스턴전에서 시즌 첫 1번 지명타자로 출장,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0-0이던 6회 무사 1루에서 안타로 주자를 3루에 보내 희생플라이 때 결승점을 올리는 데 디딤돌을 놓았다. 그러나 타율은 .302로 떨어졌고 팀은 1-0으로 이겼다.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 윤석민(28)은 샬럿전에 선발 등판해 4와3분의1이닝 동안 6안타 3실점으로 2패째를 당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요즘 드라마 너무 어려워

    요즘 드라마 너무 어려워

    요즘 안방극장이 부쩍 어두워졌다. 추리 수사물 등 장르 드라마가 득세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반전을 거듭하고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 구도가 장르물의 특성이어서 “요즘 드라마가 너무 어려워졌다”는 소리도 나온다. 장르물 열풍을 주도하는 쪽은 SBS다. 오랫동안 로맨틱 코미디에 주력했던 SBS는 밤 10시 황금시간대에 월화극 ‘신의 선물-14일’과 수목극 ‘쓰리데이즈’를 각각 방영하고 있다. 엄마 김수현(이보영)이 아이의 유괴범을 찾는 과정을 그린 ‘신의 선물’이나 경호관 한태경(박유천)이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풀고자 하는 ‘쓰리데이즈’는 각각 스릴러와 정치극으로 분류되지만 추리물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는다. 두 작품 모두 멜로가 거의 등장하지 않을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하지만 용의자가 남발되고 반전이 너무 잦아 “추리하다 지쳤다”는 시청자들의 하소연도 이어진다. 지난 11일 ‘응급남녀’ 후속으로 첫방송을 시작한 tvN 금토 드라마 ‘갑동이’도 추리 수사극이다. 화성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은 가상의 도시 일탄에서 발생한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 갑동이를 추적하는 20부작 드라마다. 연출을 맡은 조수원 PD는 “형사 하무염(윤상현)을 중심으로 갑동이와 사연이 얽힌 인물들의 이야기와 감정을 다루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첫방송을 시작한 KBS 드라마 ‘골든 크로스’도 시청자들에게 머리를 쓰게 하는 드라마다. 상위 0.001%의 비밀 클럽 골든크로스의 음모에 가족을 잃은 남자 강도윤(김강우)의 복수극으로 전개는 빠르지만 극 전체의 분위기는 어둡고 복잡하다. 금융계를 배경으로 첫 회부터 화면 하단에 낯선 경제·법률 용어를 설명하는 자막이 등장해 안방극장을 ‘학구적’으로 만들었다. 방송가가 이처럼 장르물에 올인하는 이유는 젊은 시청자들을 포섭하기 위해서다. 최근 드라마 시장이 일일·주말극을 중심으로 불륜, 막장 소재가 넘쳐나 젊은 층의 이탈이 심각해진 현실에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그렇게 이탈한 젊은 시청자들은 미드(미국 드라마) 등 해외의 신선한 장르물에 시선을 돌렸다. 최근 영국 드라마 ‘셜록’이 지상파에 편성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도 그런 배경이다. 방송사 입장에서 보자면 20~49세 시청자들이 형성하는 시청률은 광고 수입과도 직결되는 민감한 문제다. SBS 수목극 ‘쓰리데이즈’의 경우 10%대 초반의 비교적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전후에 붙는 광고는 ‘완판’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김영섭 SBS 드라마국장은 “요즘 ‘미드’의 영향으로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부쩍 높아진 데다 멜로에 식상해져 있어 장르물이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실질적인 구매력이 있는 20~40대 시청자들은 광고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장르물에 주목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찌감치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장르물로 재미를 본 케이블TV의 성공 사례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OCN과 tvN은 2~3년 전부터 ‘뱀파이어 검사’ ‘텐’ ‘신의 퀴즈’ ‘나인’ 등 젊은 층을 공략하는 장르 드라마를 선보여 마니아층을 만들어 냈다. 이를 시리즈로도 기획해 미드로 이탈했던 팬들을 다시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 tvN의 관계자는 “지상파처럼 전 시청층을 아울러야 하는 부담이 없기 때문에 기존의 가족, 막장 드라마와 차별화된 독특한 소재의 장르물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던 것”이라면서 “연속성을 중시하는 중장년층 시청자들과 달리 다운로드 등 드라마를 접근하는 방식이 다른 젊은 시청자들의 호응이 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무작정 미드형 드라마를 좇다가는 이야기만 난해한 요령부득의 드라마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드라마 작가는 “여러 작가의 공동작업으로 이뤄지는 미드는 에피소드 형식으로 나뉘어진 데다 다운로드를 통해 자막을 읽으며 보기 때문에 이해도가 높지만, 한국은 한 명의 작가에 의존해 과부하가 걸리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은 장르 드라마가 발전하는 과도기”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검은 과부떼’ 출현에 온 마을이 벌벌 떨어

    ‘검은 과부떼’ 출현에 온 마을이 벌벌 떨어

    치명적인 독을 가진 거미와 전갈이 남미의 한 지방도시 주택가에 떼지어 등장했다. 기겁을 한 주민들은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공포에 떨고 있다. 거미와 전갈은 아르헨티나 지방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의 한 마을에서 최근 발견됐다. 최초 발견자는 정원을 청소하던 가정주부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면서 낙엽이 쌓이기 시작한 정원을 청소하던 여자는 나무 밑에서 거미 1마리를 발견했다. 거미는 작았지만 색깔이 범상치 않았다. 검은 색이 유난히 빛났고 몸통엔 빨간 점이 찍혀 있었다. 희귀종이라고 발견했나 싶어 확인한 그는 깜짝 놀랐다. 정원을 누비는 거미는 ‘검은 과부’라는 섬뜩한 별명을 가진 독거미였다. 확인 결과 지방에는 독거미와 함께 전갈까지 나타났다. 당국은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독거미와 전갈이 적지 않은 걸 확인하고 독성곤충을 조심하라는 주의보를 발령했다. 관계자는 “돌이나 쓰러진 나무 등을 절대 들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 독거미와 전갈은 기후변화를 틈타 불어나고 있다. 현지 언론은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갔지만 여전히 습하고 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독거미와 전갈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아파트(하)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아파트(하)

    ●탈아파트 시대, 서울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 아파트 전성시대가 저물고 있다. 1970년 서울의 단독주택은 전체 주택의 85% 정도를 차지했다. 40여년이 흐른 2014년 서울은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이 전체의 85%를 넘는 거대한 공동주택의 도시로 역전했다. 아파트는 물경 60%에 이른다. 그러나 하늘을 찌르던 아파트의 기세는 밀레니엄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한풀 꺾였다. 전국적으로 단독주택 건설 물량이 2005년 2만 7000여 가구에서 2010년 4만 4000여 가구로 6년 연속 늘어난 반면 아파트 건설 물량은 2008년 41만 5000여 가구에서 2010년 27만 6000여 가구로 내리 3년간 준 것이다. 아파트 중독에서 풀린 사람들이 마당이 있는 대안 주거지를 원하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이 2009년에 실시한 이상적인 주택유형을 묻는 설문조사에 응답 가구의 64%가 단독주택을 원했다.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일수록, 저소득층일수록, 60세 이상 고연령층일수록 단독주택 거주 욕구가 강했다. 아파트는 중소득층이나 30대 이하의 지지를 얻었다. 신한은행이 2011년에 실시한 주거유형 선호도 조사에서도 도시형 생활주택이 30%를 웃돌았고 뒤이어 타운하우스와 단독주택이 각각 25%를 나타냈다. 아파트를 원하는 사람의 비율은 20% 아래로 떨어졌다. 영원할 것처럼 여겨졌던 아파트공화국에 균열이 생겼다. ‘거주기계’(르코르브쥐에) ‘인간보관용 콘크리트 캐비닛’(이외수)에 질린 사람들의 저항이 시작됐다. 그렇다면 아파트라는 거대한 덩치의 건조물이 지배하는 서울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한국의 아파트를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고, 그 논문을 ‘아파트공화국’이라는 책으로 펴낸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프랑스 고등사회과학연구원) 교수는 “한국에서 아파트는 재화인 동시에 현대화의 매개체 또는 수단이며 상징이다. 동시에 한국인에게 아파트는 어떤 의미에서 투기의 목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파트에 대한 한국인의 열광 역시 이 같은 투기 목적에서 발생한 측면이 크다”라고 한국 아파트의 흑역사를 들춰냈다. 줄레조는 아파트공화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아파트가 서울을 ‘하루살이 도시’로 만들 것이라면서 머지않아 도심의 슬럼화가 진행되고 각종 도시 문제의 온상이 되리라고 예견했다. 아파트가 더는 그들의 구별 짓기를 뒷받침해 주지 못한다고 여긴 중산층이 떠나는 순간 아파트는 버려진다고 했다. 이미 여러 연구자가 한국 아파트 문화의 특징은 획일화와 구별 짓기라고 규정한 바 있다. 아파트는 구획화가 가능한 건축적·공간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거주민들은 함께 살기를 거부하며 구별 짓기를 고수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공동체 형성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었다. 서울 사람 열 명 중 여섯 명이 아파트에 산다. 만약 중산층이 서울의 아파트를 떠난다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2005년 11월 프랑스 파리폭동의 진원지 방리외가 떠오른다. 대도시의 교외, 변두리를 뜻하는 방리외는 10~20층 고층 아파트와 자급자족 구조의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1960년대 집중적으로 지어졌지만 결국 빈곤층과 이민자들의 소굴로 변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이 “영혼이 없는 거리에서 태어나 자란 젊은이들이 무슨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라고 한탄한 그곳이다. 우리의 뉴타운이나 신도시 아파트 단지 위에 방리외가 오버랩되는 것은 왜일까. 엄혹했던 군사정권 시절 임명직 서울시장들은 철권 통치자의 명에 따라 서울 곳곳에 아파트 단지를 마구잡이로 조성했다. 김현옥-양택식-구자춘 트리오가 관선시대 ‘아파트 입국(立國)’의 주역이라면 민주화 이후 민선 서울시장들도 재건축, 재개발, 뉴타운, 한강르네상스 같은 이름으로 아파트 건설의 전철을 밟았다. 특히 2002년 이명박 시장 시절 입안된 뉴타운 정책은 서울을 아파트의 수렁 속으로 깊숙이 밀어 넣었다. 은평, 길음, 왕십리 3곳이 시범 지역으로 지정됐으며 2003년 용산, 한남, 마포, 아현, 동작, 노량진 등 12곳을 추가 지정했다. 뉴타운 정책은 후임 오세훈 시장까지 계승돼 금천, 시흥, 영등포, 신길, 흑석, 노원, 상계 등 11곳이 늘어났다. 오세훈 시장의 한강르네상스도 사실상 압구정, 여의도, 합정, 성수 등 한강변 아파트 재개발 계획이다. 서울 시내 26개 지구 245개 구역에 이르는 뉴타운 사업의 미래는 밝아 보이지 않는다. 2011년 보궐선거로 당선된 박원순 시장은 “뉴타운은 태생부터 잘못된 것”이라면서 뉴타운과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궤도를 전면 수정했다. 도시 정비라는 핑계로 아파트를 헐어낸 자리에 다시 아파트를 짓는 잘못된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서울시 도시정비사업 40년의 패러다임이 바뀔지 지켜봐야 한다. ●“20년 내 단독주택문화로 바뀔 것”… 新주거혁명 예고 “우리에게 집은 무엇인가. 집은 가정과 사유재산의 보루이면서 동시에 사회의 세포다. 집은 가치, 권위, 힘, 전통, 미의식을 표현한다. 그리고 집은 고정자산이다. 이용가치뿐 아니라 교환가치를 가진다. 개인의 투자 대상을 넘어 잉여자본이 스스로를 불리는 축적의 공간이다. 근대 이전 우리에게는 비교적 안정된 집의 문화가 있었다. 그러나 급격한 근대화로 이런 문화는 해체됐다. 재래의 집은 버림받았고 아파트가 등장했다. 시대적·문화적 출처를 달리하는 공간과 기호의 편린들이 도시 공간을 만화경으로 만든다.”(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 지난 40년 동안 아파트와 아파트 단지는 서울과 서울 사람을 통째 바꿔 놓았다. 입주와 동시에 저비용으로 깔리는 광통신망 덕분에 우리는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터넷 보급국이 됐다. 전립선 치료제의 부작용이 대머리에게 발모의 희망을 준 것처럼 아파트 문화가 정보기술(IT) 강국의 핵심 자양분이 됐다. 문단속과 가사부담이 줄면서 여성의 사회진출과 여권신장의 태풍이 일어났다. 아파트 주민은 이해관계 공약에 따라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정치 세력화했다. 전상인 서울대 교수는 “아파트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나 사회적인 차원에서 최고 인기 주거공간으로 뿌리를 깊게 내렸다. 아파트가 주택의 메인 상품이 된 것은 수익성·안전성 그리고 환금성이 확실하게 뛰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차별성이라는 매력을 추가해 갖고 있다. 마치 대입 수능시험이 그러하듯이 아파트는 주거 수준에 관련해 전 국민을 획일적으로 서열화한다. 특히 고급 아파트 거주는 현대 한국인에게 중산층 이상이 되기 위한 일종의 자격증 혹은 스펙 같은 것이 돼 버렸다”고 분석했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도 “아파트의 투기·투자 상품화 현상으로 말미암아 아파트 거주자들은 늘 이사 갈 준비를 하는 삶의 자세로 자신의 거주 지역을 대한다. ‘살 집’(house of live)이 아니라 ‘팔 집’(house of sale)이었던 셈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 침체 및 주택보급률의 확대는 재산증식 수단으로서의 아파트 매력을 반감시켰다. 1인 및 2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 저출산·고령화와 소득증대, 주5일제 근무제 등 사회경제적 변화는 주거문화를 바꿨다. 정부의 주택 정책도 대량 공급보다 다양한 수요 충족으로 전환됐다. 아파트가 서울을 점령한 지 40년 만에 탈(脫)아파트 시대가 온 듯하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시기 대량공급 방법이 아파트였지만 지금은 과부족 시대가 끝났다. 주택의 수요 압박이 약화하면서 아파트 선호도가 약화하는 계기가 됐다. 아파트의 시대가 끝났다고 단언하기는 이르지만 끝나 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20년 이내 현재의 아파트형 주택문화가 서구형 단독주택 문화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거 트렌드의 변화는 새로운 주거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아파트에 대한 로망은 단독주택, 땅콩주택, 외콩주택, 한옥, 동호인주택, 도시형 타운하우스 등 거주자의 개성을 살리는 주거 형태로 옮겨 가고 있다. 주택 소유에 대한 가치관도 달라졌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닌 ‘사는(live) 곳’으로 변화했다. 2012년 한국갤럽 조사에서 ‘집을 소유하면 좋지만 소유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응답자가 50%에 이르렀고 20대와 30대로 내려갈수록 이용 개념이 뚜렷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주택에 대한 집착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줄레조의 예견처럼 중산층이 각자의 대안 주택을 찾아 아파트를 떠난 이후가 문제다. 지구상 최대의 아파트 도시 서울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그것이 궁금하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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