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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프리즘] 사전경보 소홀이 부른 통신대란

    지난달 28일 수도권과 영남지역의 전화불통 및 지연사고를 접한 KT 직원들은 할 말이 많았다.“성장이 정체된 유선분야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겠는가.”라는 한 직원의 넉두리에는 사고 원인의 단초가 배어있었다. 그는 이어 “사고 원인이 시스템 문제는 아니며 지역망운용국에 트래픽(통화량)이 많이 걸렸기 때문”이라며 말끝에 힘을 실었다. 진행 중인 차세대 통신인프라인 BcN(광대역통합망) 투자가 완결되면 이런 사고는 내려고 해도 못 낸다고도 했다.BcN은 인터넷, 유무선망을 통합한, 그야말로 최고의 속도와 용량의 첨단 통신인프라이다. 그의 말은 일면 맞다. 하지만 사고 원인을 짚어보면 사전경보체제의 미흡함이 화(禍)를 불렀다는 점을 지울 수 없다.KT의 주장대로 시스템 문제가 아닌 트래픽 과부하였다면 이를 줄이는 방법을 찾으면 됐었다. KT가 첫 사고발생을 접한 시간은 오전 10시30분이었다. 평소 5분에 250만콜 정도이던 호가 350만콜로 올라가면서 폭주현상이 발생했다. 평소 통화량에다 월말카드 결제로 인한 폰 뱅킹 등의 변수가 이어졌다. 이때까지 KT 종합상황실은 “곧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를 한 듯하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복병이 숨어있었다. 트래픽 폭주로 통화가 안 되자 궁금증과 불안감을 더한 통화자들이 전화를 걸어댔던 것. 발신전화만 계속돼 ‘불에 기름을 부은 격’으로 트래픽을 크게 높였다. 일부지역의 경우 통화완결률이 한때 10%정도밖에 안 됐다는 점이 뒷받침해 준다. 이번 사고 원인이 KT가 주장한 것처럼 트래픽이라면 ‘아날로그식’ 단순 사고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한시간여후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면 방송매체 등을 통한 신속한 ‘계도성 홍보’에 들어갔어야 옳았다.KT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은 끝난 시간이어서 자사 홈페이지와 뉴스전문방송인 YTN에 통화 자제를 당부하는 홍보 고지를 했다.”고 말했다. 잘못된 일은 반면교사로 삼으면 된다. 정통부와 KT는 태풍 등에 대비한 재해방송과 같은 통신 경보체제를 속히 가동해야 한다.TV는 물론이고, 라디오방송과 인터넷 포털 등 다중이 접하는 매체를 통한 전방위 홍보시스템이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EBS플러스2]

    09:00 중1 국어, 기술·가정 10:20 TV중학 컴퓨터 11:00 중2 국어, 국사 12:20 중3 마스터영어 13:00 중3 영어, 기술·가정 14:30 공인중개사시험 대비 강좌(재) 15:00 9급 공무원시험 대비 강좌 16:00 재직자 능력개발(재) 17:00 학습자료실-영상 사회과부도 17:50 중1 국어, 기술·가정(재) 19:10 TV중학 컴퓨터(재) 19:50 중2 국어, 국사(재) 21:10 중3 마스터영어(재) 21:50 중3 영어, 기술·가정(재) 23:35 TV영어회화(재)
  • 112·119도 ‘뚜~뚜~’ 아찔

    28일 오전 10시30분쯤부터 부산·대구·울산·마산 등 영남지역과 경기도 일부지역에서 KT 일반전화 회선이 불통되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해당지역 은행들은 은행잔고가 부족한 고객에게 연락을 못해 발을 굴렀고, 전화마케팅 업체와 음식점들은 주문전화를 받지 못했다. 특히 대구의 경우 소방대원들은 혹시나 모를 화재에 대비, 고층건물과 산꼭대기에서 육안으로 감시하기도 했다. 이날 전화불통 사태는 오후 2시30분쯤 정상을 되찾았으나 대구시의 경우 일부 지역은 교환기 과부하를 우려,KT측이 오후 4∼5시까지 통화 통제를 실시 하는 불편을 겪었다. 전화가 불통되자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는 만기 수표 및 어음에 대한 입금 및 교환요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혼란을 겪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잔고가 부족한 고객들과 전화통화가 안되는 데다 수표나 어음을 받은 상대은행에 대해 교환연장을 걸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전화 불통 지역에서 영업을 하는 중국음식점 등 점심시간에 음식을 배달해야 하는 식당에서는 거의 장사를 하지 못했다. 전화 불통이 주문이 밀려드는 점심 시간 무렵이어서 영업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다. 이 밖에 일부 병원의 경우 진료 예약이나 열차 시각 문의 등 일상 생활에서 기본적인 업무가 사실상 마비됐다. 경기도 안양지역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전화 불통에 대해 홈페이지 등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한 마디의 공지도 안했다.”면서 “전화 마케팅을 주로 하는 업체를 운영중인데 손해가 막심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대구소방본부측은 이날 119 신고전화가 불통되자 소방관들을 소방서 인근 고층 빌딩 옥상이나 산 꼭대기 등에 긴급 배치해 화재 발생 여부를 감시토록 하는 등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전화 불통지역 경찰청에서는 112 신고가 불통되자 지구대에 순찰차를 이용한 관내 순찰을 강화토록 긴급 지시하기도 했다. ●이용자들 피해보상 소송 잇따를 듯 해당지역 일부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전화 불통에 처음엔 의아해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통신 두절 상황이 3시간이 넘도록 계속되자 분통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였다. 폰 뱅킹이 안되자 자영업을 하는 이모(62·대구시 수성구)씨는 “이날까지 갚아야 할 돈이 있어 폰 뱅킹을 이용하려다가 잘 안 돼 직접 은행을 찾아야 했다.”면서 “가뜩이나 바쁜데 시간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항의했다. 경북 경주에 사는 주부 유모(36)씨도 “급한 일로 대구에 사는 친지에게 시외전화를 계속 걸었으나 ‘이용자가 많아 전화를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자동응답 음성만 흘러 나왔다.”며 “휴대전화가 없는 친지라서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웃들에게 원인을 묻는 등 차분하게 대응했으나 119화재신고와 112 강·절도 신고 등 긴급 전화도 안되자 불안해 하기도 했다. 주부 김모(49·대구시 수성구)씨는 “119에 문의를 하려고 전화를 했는데 통화가 안 됐다.”면서 “갑자기 불이 나거나 강력 사건이 발생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찔했다.”고 말했다. 부산의 경우 금융기관이 몰려 있는 중구 중앙동의 경우 전화가 불통되면서 업무에 상당한 차질을 빚었다. 전국종합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디지털 강국 ‘아날로그 대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통신대국에서 일반전화가 장시간 불통되는 ‘아날로그식’ 통신사고가 28일 발생했다. 통화량 폭주에 따른 트래픽 증가와 뒤늦은 대응이 이같은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특히 일각에서는 시설투자 미흡으로 인한 시스템 문제를 사고 원인으로 지적, 예견된 사고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날 사고로 수도권과 부산·대구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는 무려 4시간 이상 통화 불통으로 불편을 겪었다. 이용자들은 2년전의 ‘1·25 인터넷 대란’ 때와 비슷한 불편을 겪는 동시에 불안한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통화량 폭주 따른 트래픽증가로 발생 사고는 오전 10시30분 부산(울산·마산 포함)과 대구, 안양·수원 등 경기 일부지역에서 KT 일반전화가 트래픽 과부하로 불통되면서 발생했다. 전국의 전화 불통은 오후 3시까지 지속됐고, 안양지역은 오후 4시 이후에야 안정을 되찾았다. KT의 사고 분석 등을 종합하면 ‘기업 카드결제가 몰리는 월말인데다 1∼2일 짧은 2월,28일 월요일,3월 1일 공휴일’이란 요인들이 복합돼 평소보다 통화량이 큰 폭으로 증가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KT는 “전국 발생 호(呼·발신통화단위)가 평상시 최대 250만호(5분 데이터 기준)였지만 시외전화를 이용하는 월말 카드결제 호가 집중되고 월요일 통화량이 증대되면서 최대 390만호가 발생했다.”며 “발생 호가 지난 주 월요일에 비해 45% 정도 증가하면서 통화 완료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T는 대구의 전화 불통에 대해서는 “부산지역의 트래픽을 우회시키는 과정에서 통화 완료율이 떨어진 탓”이라고 해명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최근 유선사업이 정체되고, 통신 서비스가 유무선 컨버전스(융합)화되면서 유선사업에 투자를 소홀히 한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적극적인 투자가 안돼 통신 시스템의 성능개선이 안된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고 원인을 통화량 폭주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오후 4시 이후에도 일부 지역에서 통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통부 관계자도 “폰뱅킹 때문에 지능망 통화가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스템상의 문제도 배제할 수 없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겠다.”고 설명했다. ●일부선 “낡은 시설에 문제” 지적도 이번 사고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KT 관계자는 “교환기를 증설하고, 회선을 늘리지 않으면 이같은 사고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KT는 2000년 2100만 유선전화 가입자를 정점으로 찍은 이후 정체 상태를 보여 투자 여력을 갖기에는 역부족이다. KT 관계자는 “가뜩이나 통화량이 주는 상황에서 폭주 통화에 대비해 추가 투자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KT의 유선전화는 국가 기간통신망으로 유사시에 대비한 설비투자가 지속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사고로 이용자들의 피해 보상 소송도 잇따를 전망이다.KT 전화서비스 약관에는 “이용자가 시외전화 사고를 접수한 이후 10시간이 지나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최근 3개월간의 평균 통화요금에서 사용하지 않는 날의 요금을 감면해 준다.”고 돼 있지만 피해자들이 이를 수긍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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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00 중1 국어, 기술·가정 10:20 TV중학 컴퓨터 11:00 중2 국어, 국사 12:20 중3 마스터영어 13:00 중3 영어, 기술·가정 14:30 공인중개사시험 대비 강좌(재) 15:00 9급 공무원시험 대비 강좌 16:00 재직자 능력개발(재) 17:00 학습자료실-영상 사회과부도 17:50 중1 국어, 기술·가정(재) 19:10 TV중학 컴퓨터(재) 19:50 중2 국어, 국사(재) 21:10 중3 마스터 영어(재) 21:50 중3 영어, 기술·가정(재) 23:35 TV영어회화(재) 24:00 공인중개사시험 대비 강좌(재)
  • 儒林(289)-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289)-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그뿐 아니라 입맛도 간밤의 음식처럼 딱 맞았다. 이를 신기하게 여기며 막 출발하려는 퇴계에게 젊은 주인이 두 손으로 무슨 물건 하나를 바쳐 올리는 것이 아닌가. “그것이 무엇인가.” 퇴계가 묻자 젊은 주인이 대답하였다. “먼 길을 떠나시는데 발이 편하시라고 버선을 가져 왔습니다. 이 버선으로 갈아 신으시지요.” 그것은 족의(足衣)라고 불리는 버선이었다. 집안의 어른이 먼 길로 출타할 때 보통 부인이나 며느리들이 정성스럽게 밤을 새워 무사히 다녀오라고 버선을 만들어 올리는 것이 법도로 되어 있지만 이처럼 객지에서 그것도 생면부지의 하룻밤 길손으로 묵은 퇴계에게 버선을 바쳐 올리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무슨 이런 물건까지 주십니까. 하룻밤 신세진 것만 해도 고마운데.” 극구 퇴계가 사양하자 젊은 주인이 손을 내저으며 말하였다. “나으리의 존함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습니다. 나으리께서 누추한 저희 집에서 하룻밤 묵은 것만으로 가문의 영광이나이다.” 버선은 솜을 넣어 누빈 겹버선이었다. 광목으로 만든 백포버선이었으나 퇴계가 버선을 신자 신기하게도 치수를 잰 것처럼 꼭 맞았다. 버선은 특히 발을 넣었을 때 뒤꿈치부터 앞목에 이르는 회목부분이 딱 맞아야 편안한데, 신기하게도 그 버선은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꼭 맞았던 것이다. 순간 퇴계는 자신이 떠나보낸 새아기를 떠올렸다. 둘째아들 채(寀)가 죽고 집에 머문 것이 불과 몇 달 되지 않았으나 워낙 음식솜씨와 바느질솜씨가 뛰어나서 퇴계의 수발을 도맡아하던 새아기가 아니었던가. 그제서야 퇴계는 어째서 음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찬들로만 채워져 있고, 자신의 입에 꼭 맞았는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고, 또한 버선이 자로 잰 듯이 정확하게 치수가 맞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던 것이었다. 틀림없이. 버선을 신으며 퇴계는 생각하였다. 이 버선은 며늘아기가 만들어준 것이었다. 한때 자신의 시아버지였던 이퇴계가 하룻밤 길손으로 묵게 되었다는 말을 남편에게서 전해듣고 정성껏 음식을 장만하고 밤을 새워 버선을 만들었을 것이다. 저고리의 깃을 잘라 파의함으로써 엄격한 조선의 율법을 깨고 자유의 몸을 만들어준 고마운 시아버지께 한때의 며느리로서 보은을 한 것이었다. 퇴계는 며느리가 만들어준 새 버선을 신고 한양으로 출발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떠나는 이퇴계의 눈으로 처마 밑에서 몸을 감추고 서서 눈물을 흘리는 며느리의 모습이 보였다던가, 어쨌다던가. 그 여인의 등에는 갓난아이가 업혀서 칭얼댔다던가, 어쨌다던가. 이 에피소드는 한갓 전해오는 야담일지 모른다. 그러나 정혼을 하고 혼례식을 올리지 못하여 출가외인의 생과부가 된 둘째며느리를 파의하여 친정으로 돌려보냄으로써 삼종지의의 엄격한 계율을 깨뜨려버린 이퇴계의 통렬한 행동은 분명한 사실이었을 것이며, 며느리를 ‘길가는 사람 보듯 하지 아니하고’ 한 조상에서 온 똑같은 한 뿌리의 자손으로 본 퇴계의 박애정신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일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피우던 담배를 끄며 생각하였다. ―이퇴계와 두향의 상사는 틀림이 없는 사실일 것이다.
  • 儒林(288)-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288)-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며느리의 갑사저고리는 소매끝부분인 끝동과 겨드랑이와 접촉이 되는 곁막음 부분과 옷고름과 깃부분은 노랑저고리의 빛깔과는 달리 분홍색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퇴계가 분홍빛깔의 깃을 직접 자름으로써 이이(離弛)가 성립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퇴계는 남의 눈을 피해서 며느리를 친정으로 돌려보낸다. 마지막으로 작별의 큰절을 올리는 며느리에게 퇴계는 다시 다음과 같이 당부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아주 멀리 멀리 떠나거라. 그리고 아들딸 많이 낳고 행복하게 살거라.” 퇴계의 이러한 인간적인 면모는 ‘퇴계언행록’에 기록된 다른 일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1554년, 퇴계가 예천에 들렀을 때 어느 먼 일가의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이 매우 딱한 사연을 호소해 온 적이 있었다. 퇴계는 평소에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었으므로 관청에 사사로운 일을 부탁하는 것을 금기하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직접 군수에게 부탁하여 과부를 도와주었던 것이었다. 이때 퇴계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고 언행록은 전하고 있다. “내게 있어서는 비록 먼 일가라고는 하지만 선조로 보면 똑같은 자손이니 내 어찌 길가는 사람 보듯 하겠는가.(彼之於牙 雖曰疎遠 以先祖之 一般子孫也 豈敢視若路人)” 먼 친척을 대하며 자기를 기준으로 보아 멀다고 여기지 않고 선조의 입장에서 보면 똑같은 자손이라는 의식은 퇴계가 지닌 위대한 휴머니즘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하찮은 먼 일가의 과부 한사람까지도 ‘길가는 사람’으로 보지 아니하고 한 핏줄로 본 퇴계가 한순간 생과부가 되어버린 새 아기에 대해서 풍습을 타파하고 자유의 몸으로 풀어준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퇴계의 에피소드는 여기에 그치지 아니한다. 그로부터 몇 년 뒤 퇴계가 선조의 부르심을 받고 어쩔 수 없이 한양으로 상경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종자 하나만을 데리고 한양길에 오른 퇴계는 도중에 날이 저물자 어쩔 수 없이 하루 묵을 집을 찾게 되었다. 다행히 작지만 깨끗한 인가를 발견하여 젊은 집주인에게 하룻밤 묵고 갈 것을 허락받게 되었는데, 퇴계의 신분을 확인한 집에서는 대접이 융숭하였다. 퇴계가 짐을 풀고 피곤한 몸을 쉬려고 할 때 밖에서 젊은 주인이 말하였다. “어르신, 비록 없는 반찬이지만 저녁식사를 준비하였습니다.” 퇴계가 방문을 열자 젊은 주인이 상을 들고 서 있었다. “집사람이 내외를 심히 하는 편이라 쇤네가 가지고 왔나이다.” 퇴계는 밥상을 보자 깜짝 놀랐다. 시골 한촌에서는 볼 수 없는 성찬이었던 것이었다. 퇴계는 육식보다는 가지나물과 산나물과 같은 채식들을 좋아하고 있었는데, 상위에 오른 반찬들은 한결같이 퇴계가 평소에 좋아하는 음식들뿐이었다. 특히 나물국이 차려져 있었는데, 한 숟갈 떠먹은 퇴계는 간이 입에 딱 맞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아니 어떻게 내 입맛에 이렇게 딱 맞을까. 꼭 우리 집 음식을 먹는 것과 같구나.” 다음날 아침도 마찬가지였다. 아침 일찍 아침상이 들어온 것이었다. 민폐를 싫어하여 일찍 먼 길을 떠나려던 퇴계의 방으로 어젯밤과 같은 성찬의 밥상이 들어 온 것이었다.
  • 儒林(287)-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287)-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퇴계는 둘째아들 채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도 없었다. 전해오는 기록에 의하면 가난하여 장례 치를 형편이 못되어 장비를 빌려 쓸 지경이었으며,2월의 봄추위인데도 눈보라가 심하여 가매로 묻어 놓고 뒤에 이장키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채의 무덤은 사후 10년 후에야 외할아버지 선산에 이장될 수 있었는데, 지금의 경상남도 의령군 의령읍 무하리 고망봉 산기슭에 묻혀 있다고 전해오고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둘째아들 채와 정혼을 했던 며느리였다. 비록 혼례를 올리진 못하였지만 정혼을 한 처지였으므로 며느리는 어쩔 수 없이 생과부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조선시대의 법도는 ‘여자는 삼종(三從)의 의리가 있어 다시 결혼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즉 결혼 전에는 아버지를 따르고, 결혼 후에는 남편을 따르고, 남편이 죽으면 자식을 기르며 아들을 따라야 했는데, 이를 삼종지도(三從之道)라고 했던 것이다. 따라서 며느리는 혼례를 올리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정혼을 한 이상 퇴계의 집식구였던 것이다. 이 사실에 대해 퇴계는 가슴 아파하였다. 자신이 성리학의 대가였으므로 이를 어찌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퇴계는 뒤채를 거닐다가 며느리 방에서 인기척이 있는 것을 느끼고 깜짝 놀란다. 방안에서 며느리가 어떤 사람과 나누는 목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퇴계는 크게 놀라 가까이 다가갔는데, 방안에서는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어서오세요. 얼마나 보고 싶었는 줄 아세요.” “나도 당신을 보고 싶었소.” 그렇다면 뒤채에 홀로 살고 있는 며느리가 외간남자를 불러들여 정이라도 통하고 있단 말인가. 크게 놀란 이퇴계는 문틈으로 방안을 엿보았는데, 잠시 후 벌어진 방안의 풍경은 실로 충격적인 것이었다. 며느리는 베개에다 남편의 옷을 입혀놓고 밥상을 차려 베개에 숟가락으로 음식을 떠주며 혼잣말을 하면서 슬피 울고 있었던 것이다. “서방님 이 음식은 아주 맛이 있어요. 식기 전에 어서 드세요.” 며느리는 다시 혼잣말로 남자 목소리를 흉내 내며 혼자서 대답하였다. “역시 당신의 음식솜씨는 최고요.” “그러니 이제 자주 오세요.” 현진건의 ‘P사감과 러브레터’를 연상시키는 이 장면이 실제로 있었던 사실이었던가 아니면 다만 야담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인가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로부터 며칠 뒤 이퇴계가 며느리를 친정으로 되돌려 보냈다는 것이다. 물론 당시에는 아내를 버리거나, 내보내거나, 쫓아버리거나 하는 일은 있어도 이혼하는 일은 없었다. 다만 사정파의(事情罷議)라 하여서 의절하여 내보내는 일은 있었던 것이다. 이때는 의절의 증표로 아내가 입던 저고리의 깃을 자르는데, 이를 할급휴서(割給休書)라 했던 것이다. 원래는 남편이 아내가 입던 저고리의 깃을 자르는 것으로 소유권을 포기하는 의식이었는데, 아들은 이미 죽었으므로 퇴계는 은밀히 며느리를 불러 혼례 때 입으려고 미리 준비하고 있던 며느리의 갑사저고리의 깃을 자신이 직접 가위로 잘라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서 퇴계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고 전해오고 있다. “이제 너는 우리 집 귀신이 아니라 자유의 몸이 되었다. 이로써 너는 부부로서 인연을 끊고 새사람이 되었다. 그러니 이제 다시는 우리 집으로 돌아오지 않아도 된다. 멀리 떠나서 새생활을 하도록 하여라.”
  • [EBS플러스2]

    09:00 중1 국어, 기술·가정 10:20 TV중학 컴퓨터 11:00 중2 국어, 국사 12:20 중3 마스터영어 13:00 중3 영어, 기술·가정 14:30 공인중개사시험 대비 (재) 15:00 9급 공무원시험 대비 16:00 재직자 능력개발(재) 17:00 학습자료실-영상 사회과부도 17:50 중1 국어, 기술·가정(재) 19:10 TV중학 컴퓨터(재) 19:50 중2 국어, 국사(재) 21:10 중3 마스터 영어(재) 21:50 중3 영어, 기술·가정(재) 23:35 TV영어회화(재) 24:00 공인중개사시험대비(재) 01:00 재직자 능력개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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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00 중1 국어, 기술·가정 10:20 TV중학 컴퓨터 11:00 중2 국어, 국사 12:20 중3 마스터 영어 13:00 중3 영어, 기술·가정 14:30 공인중개사시험 대비 강좌(재) 15:00 9급 공무원시험 대비 강좌 16:00 재직자 능력개발(재) 17:00 학습자료실-영상 사회과부도 17:50 중1 국어, 기술·가정(재) 19:10 TV중학 컴퓨터(재) 19:50 중2 국어, 국사(재) 21:10 중3 마스터 영어(재) 21:50 중3 영어, 기술·가정(재) 23:35 TV영어회화(재)
  • [21일 TV 하이라이트]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영화를 본 덕배는 지난 세월을 추억하며 상념에 젖는다. 집에 돌아온 진국을 가만히 안아준 덕배는 희수에게 친정에 맡긴 아기들을 데려오게 한다. 진국은 지혜가 출연하는 작품 계획을 세우지만, 인터넷에 지혜의 불임과 아기 출생에 관한 비밀이 폭로되는 사건이 터진다. ●오픈 스튜디오(SBS 오후 4시10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주부들의 한숨과 고민은 늘어만 간다. 그러나 어려울수록 단돈 몇 백원, 몇 천원을 아껴가며 더욱 알뜰한 살림솜씨를 발휘하는 주부들. 전기, 수도, 재활용 등 물 샐 틈 없는 오순옥 주부의 알뜰살림 노하우, 신세대 김선미 주부의 절약·저축 노하우를 배워보자. ●언론과의 대화(YTN 오후 3시15분) 지난 17일 공개된 한·일협정 문서에 따르면 정부는 한·일 수교협상 과정에서 일본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경제개발에 쓰겠다는 의욕이 앞선 나머지 개인보상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일 수교협정 문서 공개를 둘러싼 파장을 전문가들과 함께 짚어본다. ●문화센터-창의성 중심의 생동감 넘치는 음악동화 학습을 통해 음악적 상상력을 키워보자(EBS 오전 11시) 집에서 부모가 아이와 함께 꾸밀 수 있는 동화음악 이야기를 소개한다. 직접 육성을 들려줌으로써 부모와 자녀간의 벽을 허물고, 동화를 꾸미거나 음악을 듣는 활동을 통해 온 몸으로 표현하고 감상하는 능력을 배워본다. ●김약국의 딸들(MBC 오전 9시) 김 여사와 몰래 점심약속을 한 용빈에게 전화가 오고, 홍섭은 이를 강극과의 약속인줄 알고 오해한다. 약속 장소로 나간 용빈은 김 여사로부터 과부 언니 용숙과 바람둥이 동생 용란 때문에 용빈은 홍섭과 결혼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담해 한다. 한편, 한돌은 심한 감기에 걸려 사경을 헤매고…. ●윤도현의 러브레터(KBS2 밤 12시15분) 오랜만에 들어보는 김현철의 히트곡(춘천가는 기차),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사랑의 노래 ‘슬픈 연가’로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조은의 무대를 꾸민다.‘김제동의 리플해 주세요’에서는 ‘짝사랑 하고 있는 여인에게 멋지게 깜짝 공연을 해주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 “타이어 공기압 체크하세요”

    국내에서 운행되는 승용차 2대 중 1대는 타이어 공기압이 부족해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운전자의 60% 이상이 본인 차량의 적정 공기압 수준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두달간 고속도로 휴게소 5곳에서 개인용 차량 1000대를 대상으로 타이어 공기압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적정 공기압보다 20% 이상 부족한 ‘과부족’ 차량이 전체의 20%나 됐다. 또 적정 공기압에 미달한 상태인 ‘부족’이 29%로, 조사차량중 절반 가량이 타이어 공기압이 부족한 상태에서 운행되고 있었다. 공기압이 ‘적정’인 차량은 33%,‘과다’는 18%였다. 운전자 1000명 중 63%는 본인 차량의 적정 공기압 수준을 모르고 있었다. 연구소는 또 기온변화에 따른 공기압 저하실험을 실시한 결과 외부기온이 10℃ 내려가면 공기압이 8.6% 자연 감소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여름철인 7월에 공기압을 보충한 뒤 12월까지 추가로 보충하지 않았다면 공기압이 40% 가량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연구소 홍승준 박사는 “공기압이 부족하면 타이어 파손사고 위험이 높다.”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진 날이나 장거리 운행 전에는 공기압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김좌진 군자금 모금은 강도죄” 판결록 공개

    “김좌진 군자금 모금은 강도죄” 판결록 공개

    일제시대 때 군자금을 마련하려던 김좌진 장군은 무슨 죄로 처벌받았을까. 답은 강도죄다. 법원도서관은 일제 강점기인 1909∼1943년 대한제국 대심원과 통감부·조선총독부 고등법원의 민·형사 사건 판결록 일부를 한글로 번역,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2만쪽 분량의 판결록 30권 가운데 1909∼1912년의 형사사건 51건, 민사사건 125건을 다룬 제 1권을 출간한 것이다. 당시엔 고등법원이 최종심을 맡아 이 판결록은 대법원 판례집에 해당한다. 시대상과 법률관습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의병활동에 강도죄나 강도살인죄 적용 형사편엔 백야 김좌진 장군의 판결문이 있다. 김 장군은 1911년 21세 때 북간도에 독립군 사관학교를 설립할 계획을 세웠다. 그는 군자금을 마련하고자 할아버지뻘인 친척 김종근씨를 찾아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대문 감옥에 갇힌 김 장군은 고등법원에서 안승구씨와 공범으로 재판을 받았다. 판결문은 “김좌진은 김종근 집에서 재물을 훔칠 계획을 세웠지만, 집 안에 사람이 많아 실행하지 않은 ‘강도미수범’”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친척에게 협박, 폭력을 행사해 금품을 빼앗을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고등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2년 6월형을 확정했다. 기오(木尾虎之助), 이와모토(岩本英夫)란 이름의 일본 변호사 2명이 김 장군을 변론했다는 기록이 눈길을 끈다. ●흥분해 원수를 죽인 것은 죄가 아니다 1910년 9월 9일 오후 8시쯤 이모씨는 친구 김모씨 집을 방문했다가 싸움 끝에 맞아 숨졌다. 이 소식을 들은 이씨의 아내 홍모씨와 첩 엄모씨는 김씨 집으로 달려갔다. 김씨를 묶어 놓은 뒤 3시간 동안 남편을 살리려 온갖 수단을 썼지만 소용없었다. 흥분한 두 여성은 마침내 김씨를 때려 숨지게 했고, 경찰에 자수했다. ‘부모나 남편, 자손을 죽인 살인자를 흥분한 마음에 그 자리에서 곧바로 살해한 경우 죄를 논하지 않는다.’는 형법대전 493조를 들어 이들은 무죄를 주장했다.1,2심은 “남편이 살해당한 시간과 아내가 살인범을 죽인 시간이 다르다.”며 이 법을 적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등법원은 아내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조선에선 조선의 관습을 따른다 1911년 꼬마신랑 송모(11)군과 결혼한 여성 김모(18)양과 성관계를 맺은 일본인 가와하라(川原貞季)가 법정에 섰다. 가와하라측은 “민법이 남자 17세, 여자 15세 이상이 되지 않으면 혼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송군의 결혼은 무효이며 간통죄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등법원은 “조선인은 연령에 상관없이 혼인하는 풍습을 갖는다.”면서 “김씨는 유부녀로 간음은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고등법원은 또 자식을 부양하는 의무는 아버지가 진다는 관습을 지적하며 따로 살며 사생아를 키운 첩에게 아버지는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갑오경장 때 과부의 재혼을 허가한 뒤 사대부들이 재혼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며느리에게 돈을 준 사례도 나타났다.1911년 며느리 신모씨는 재혼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시댁에서 논밭과 가옥, 소 등을 받았다. 그러나 재혼했고, 시댁은 재물 반환 청구소송을 냈다. 신씨는 “재혼을 금지한 계약이 재혼을 허가한 법률을 위반했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등법원은 “계약을 어겼으니 재물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법원도서관은 앞으로 매년 2∼3권씩 판결록 번역작업을 진행, 앞으로 10∼15년내에 전권을 완역할 계획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위대한 여행/에자르트 샤퍼 지음

    성탄절은 종교적 의식을 떠나 이제 대중적으로 명절화했다. 예년 같으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마음이 들떠 있을 법도 하건만, 올핸 영 마음이 편치 않다. 그만큼 힘든 한해였다는 반증이 아닐까. 이젠 고던 날들을 떨쳐버리고, 새 희망과 용기를 품게 할 무언가가 필요한 시기. 여기 온가족이 함께 읽으며 지친 서로의 마음을 보듬고 용기를 북돋워줄 이야기 한 편이 있다. ‘위대한 여행’(에자르트 샤퍼 지음, 젤레스티노 피어티 그림, 김인순 옮김, 솔출판사 펴냄)은 러시아에 전해내려오는 민담을 바탕으로 한 짤막한 이야기다. 예수가 태어날 즈음 러시아의 한 어린 왕이 진정 위대한 왕을 경배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 갖은 풍상을 겪으면서 궁극적 삶의 가치와 마주한다는 내용이 줄거리의 뼈대다. 주인공인 러시아의 작은 왕은 언젠가 하늘에 위대한 왕의 출현을 알리는 별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언을 조상대대로 전해듣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 별이 나타났고, 그는 위대한 왕을 경배하기 위해 황금과 진주, 보석, 아름다운 천, 모피, 꿀 등 진귀한 선물을 가지고 홀로 여행에 나선다. 동반자는 작고 강인한 러시아 토종말인 ‘바니카’가 전부다. 그러나 여행은 고난과 험난함의 연속이다. 낮엔 남의 집 헛간에서 잠을 자고 밤이 되면 별을 따라 뛰고 걷는 여행을 계속하지만 가는 곳마다 굶주리고 병든 자들이 마음 약한 어린 왕의 발길을 붙든다. 그는 위대한 왕에게 바칠 선물들을 하나하나 이들에게 나누어주고 여행은 한없이 늦어진다. 꿀을 탐내는 벌떼의 공격을 받아 온몸이 퉁퉁 붓기도 하고, 헛간에서 아이를 낳은 거지여인을 돌봐주는 등 험난함 속에서 결국 바니카마저 죽고 만다. 어느 항구에 이른 작은 왕은 아름다운 과부 여인을 보고 첫 눈에 사랑을 느낀다. 그리고 매맞는 그 여인의 어린 아들을 대신해 갤리선의 노를 젓겠다고 무모하게 나선다. 이후 30년의 세월동안 발에 족쇄를 찬 채 노예생활을 한 작은 왕은 더 이상 노를 저을 힘이 남아 있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처음 배를 탔던 항구에 버려진다. 그는 한 부자 젊은이의 도움으로 기운을 차리게 되는데, 그로부터 “갤리선에서 버려지는 사람들을 도와주라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말씀을 실천할 뿐”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작은 왕은 다시 별을 따라 힘겹게 걷기 시작하고,“30년 전 헛간에서 자신을 도와준 한 귀인을 평생 마음의 왕으로 모셔왔다.”고 말하는 한 노파를 만난다. 그리고 어느 도시에서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 있는 곳에 도착한 그는 눈 앞에 자신 만큼이나 처참한 모습으로 십자가에 못 박힌 위대한 왕을 만난다. 하지만 숨쉴 힘조차 남지 않은 작은 왕은 꺼져가는 숨을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속삭인다.“왕이시여, 저의 마음을…그리고 그 거지 여인의 마음을…저희들의 마음을 받아주겠습니까?”. 78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한기총 성탄메시지 발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는 20일 성탄메시지를 발표,“성탄절은 우리 모두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고 가치 있는 인생인지를 깨달으며 염려와 두려움을 극복하는 놀라운 기적의 날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길 목사는 “고아와 과부를 가장 먼저 배려했던 초대교회의 성도들처럼 교회가 먼저 낮은 자리로 내려와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마음을 함께 할 것”을 당부했다.
  • [토요영화]

    [토요영화]

    ●살인광 시대(EBS 오후 11시50분) ‘코미디의 왕’ 찰리 채플린이 프랑스의 유명한 연쇄살인마 이야기를 대공황 시대로 옮겨와 현대 자본주의 비판을 시도했다.1947년작. 당시 흉흉했던 매카시즘의 광풍에 휘말려 채플린이 1952년 미국에서 추방당하는 계기를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비평가들은 ‘채플린 특유의 감상주의가 제거된, 명확하고 심오한 비관주의 코미디’라고 호평했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채플린 영화 중 최초로 흥행에 실패했다. 은행원 베르두는 불황 탓에 30년이나 일해온 직장에서 해고당한다. 실업자가 된 베르두는 돈 많은 과부들과 결혼한 뒤 살해해 재산을 빼앗는 새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증거를 남기지 않는 살해용 독약 처방을 알아내고, 실험을 위해 거리를 방황하는 젊은 여자를 집에 데려온다. 베르두는 그러나 오히려 그녀에게 감동해 돈을 줘서 돌려보내는 등 시행착오를 계속하는데….119분.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안녕!유에프오(KBS2 오후 11시15분) 버스 안에서 자신이 녹음한 가짜 방송을 트는 것이 낙인 버스 운전기사와 시각장애인의 사랑 이야기. 이범수 이은주 봉태규 출연. 김진민 감독의 2004년작. 선천성 시각장애인 경우는 밤마다 막차 버스를 타면서 ‘박상현과 뛰뛰빵빵’이라는 라디오 방송을 듣는다. 그런데 사실 ‘박상현과‘은 버스 운전기사 상현이 직접 녹음한 가짜 방송. 둘은 우연한 계기로 가까워지게 되지만 상현은 본의 아니게 자신의 정체를 계속 숨기게 된다.103분.
  • [Doctor & Disease]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윤승규 박사

    [Doctor & Disease]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윤승규 박사

    그는 절제를 모르는 우리 사회의 음주습관에 대한 경고로 말문을 열었다. 이런 음주습관 때문에 최근 바이러스성 간염은 주는 반면 알코올성 간염은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었다.“우리가 술로 섭취하는 알코올의 80∼90%는 간에서 대사를 하는데, 간이 하루에 감당할 수 있는 적정 알코올 양은 생맥주 1500∼2000㏄ 분량인 60∼80g입니다. 이 용량을 초과하면 마치 오토바이 엔진으로 트럭을 끄는 것 같은 현상이 빚어져 ‘침묵의 장기’라는 간도 더는 견뎌내지를 못하게 되는 거죠.” ●간, 하루 알코올 감당량은 생맥주 2000CC 정도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윤승규(46) 박사. 세계적인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에 2002∼2003년 연속 등재됐는가 하면 지금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간질환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주목받는 간 전문의다. 그와 지방간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지방간이란 지나치게 섭취한 지방이 활용되지 못하고 지방에 쌓인 상태를 말한다.“꽃등심을 생각하면 됩니다. 꽃등심에서 보듯 간 조직 사이에 지방이 잔뜩 끼어 간 기능을 방해하죠. 우리 간은 생각보다 치밀한 조직인데, 지방간으로 세포가 제 역할을 못하면 5000여가지의 기능을 수행할 수가 없는 거지요.”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방간은 세포의 몸통인 세포질에 쌓이는데, 이 경우 세포핵이 한 쪽으로 밀리면서 기능에 방해를 받는다. 지방간의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그렇다고 모든 지방간이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지방간은 크게 알코올성과 비알코올성으로 나뉘는데, 술이 원인인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는 최고 35%가 알코올성 간염으로 진행되고, 이 중 많게는 20%가 조직의 섬유화로 간이 굳어지는 간경변을 일으켜 결국 간암이나 말기 간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이미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음주 국가로 분류돼 있고, 갈수록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급증하는 터라 그의 설명에서 일종의 전율마저 느껴진다.“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덩달아 늘고 있다는 겁니다. 주로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이 원인인데, 패스트푸드를 즐기고, 운동을 싫어하는 우리 청소년들의 경우 비만율이 지난 88년 12.5%에서 98년 35.6%로 10년새 3배로 늘었고 이중 30% 이상이 지방간을 가졌습니다. 이 정도면 상황이 이해가 됩니까.”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음주와 관계없이 간염으로 진행되며, 이 상태에서 간경변-간암이나 간부전의 경로를 거치게 된다. 비만뿐 아니라 지나친 다이어트도 단백질과 활동에너지 결핍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부를 수 있다. ●술 종류보다 음주량이 중요 이어 그는 술과 지방간의 상관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간에는 알코올을 대사시키는 2개의 시스템이 작동하는데, 일단 섭취한 알코올의 80%는 간세포의 알코올 탈수소효소, 나머지는 마이크로좀-에탄올산화계에 의해 대사가 이뤄집니다. 그런데 음주량이 적량을 초과하면 이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간기능 장애가 나타나는 것이지요.”물론 알코올 대사 능력은 유전적인 소인이 작용해 개인차가 있고, 개별 영양상태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편차를 감안하더라도 지속적인 음주는 확실히 간에 대한 ‘혹사’거나 ‘학대행위’다.“지방간은 술의 종류보다는 섭취하는 총량이 중요하며, 지속적인 음주는 간의 대사기능을 크게 떨어뜨려 지방간 발생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바람직한 음주 유형은 적량을 마신 뒤 적어도 48시간 정도 간이 휴식기를 갖도록 하는 겁니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대사 기능이 약해 잘 취하고 간 손상도 심하므로 더 조심해야 합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대사기능 약해 잘 취해 그는 ‘술은 자주 마시는 것보다 좀 과하더라도 한번 마신 뒤 며칠 쉬는 게 낫다.’는 주장에 대해 “그럴듯한데 입증되지는 않았다.”며 “술은 중독에 이르기 전에 자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알코올 중독에 이른 간 질환자의 경우 금주령을 어기고 자꾸 술을 마셔대는 바람에 치료가 어렵다는 사례도 곁들였다. 진단과 치료 얘기도 나눴다.“질환의 심각성에 견줘 진단은 간단한 편입니다. 통상 혈액검사, 초음파검사, 조직검사를 활용하는데, 혈액검사에서 감마GTP(간질환 진단 효소)가 정상치의 기준인 50을 넘고,SGOT와 SGPT가 35∼40정도면 이상신호로 봅니다. 이 3개 수치가 동반 상승하면 지방간에 의한 간염을 의심하지요. 초음파나 조직검사는 보다 확실한 결과를 알고 싶을 때 사용하는 진단법입니다. “치료는 병증을 초래한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알코올성은 금주, 비알코올성은 원인질환 치료가 우선입니다. 예컨대 비만이 원인이면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통해 무조건 체중을 줄여야 합니다. 또 당뇨병은 혈당 조절, 고지혈증은 혈중 지질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지요.” ●야채·고단백 저지방식 충분히 섭취를 치료는 식이요법이 무척 중요하지만 알코올성이냐, 비알코올성이냐에 따라 방법이 달라야 한다.“흔히 술꾼들은 안주를 거의 먹지 않는데, 이는 잘못된 버릇입니다. 알코올성이라면 신선한 야채나 과일, 고단백 저지방식을 먹어야 하나 비알코올성은 에너지원이 되는 음식은 철저히 경계해야 합니다.”그에게 식이요법의 강도를 묻자 ‘적당하게’라며 웃었다. 그 웃음 속에서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먹고 살았던 조상의 지혜가 배어 있음을 아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 윤승규 박사 ▲가톨릭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미국 하버드의대 MGH병원 연구교수▲대한내과학회·대한소화기학회·대한간학회·대한간암연구회·한국분자생물학회·미국간학회·아시아태평양간학회 정회원▲미국간학회우수논문상·일본간염학회 학술상·대한간학회 최우수논문상 등 수상▲현, 대한간암연구회 학술위원장▲현,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스캔들의 역사/루스 웨스트하이머 등 지음

    스캔들의 역사/루스 웨스트하이머 등 지음

    1970년대 초 미 국무성에 근무하던 키신저는 아름다운 여성들과 잦은 회합을 가졌다. 강한 영국식 억양에 당당한 풍채를 지닌 중년 외교관이었던 그는 질 세인트 존이나 말로 토머스 같은 신인 여배우들과의 부적절한 만남에 대해 해명을 요구받자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다.“권력은 최고의 최음제다.” 물론 이를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남자가 지닌 권력이 최음제 역할을 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여성 권력자는 남성 권력자와는 현저히 다른 경험을 해왔기 때문이다. 선박왕 오나시스의 부(富)의 권력은 그에게 재클린이란 매력적인 여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반면,‘처녀여왕’ 엘리자베스 1세의 정치적 권력은 그녀가 적당한 파트너를 찾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됐다.“남자들은 실질적인 권력을 지닌 여자들을 경멸한다.”고 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의 말은 그런 점에서 정당한 지적인지도 모른다. ‘스캔들의 역사’(루스 웨스트하이머 등 지음, 김대웅 옮김, 이마고 펴냄)는 이처럼 복잡다단하고 역동적인 권력과 섹스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역사적으로 볼 때 권력을 지닌 남성들은 늘 주위에 많은 여성들을 거느림으로써 자신을 과시해왔다. 이런 현상이 제도화된 전형적인 형태가 바로 하렘(harem, 이슬람 사회에서 부인이 거처하는 방)이다. 책은 오직 남편의 성적 만족을 위해 존재하는 처첩들의 집단이라는 하렘의 이미지는 서양인들의 몰이해와 환상에서 비롯된 것임을 분명히 한다. 하렘은 오히려 ‘수녀원’과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이다. 하렘은 남성들의 권력 전시장이었을 뿐만 아니라 유능한 여성 정치인 양성소 구실도 했다.20여년이나 오스만제국을 통치한 쾨셈 술탄은 하렘이 배출한 대표적인 여성 통치자다. 이같은 일부다처제는 오랫동안 남성 팬터지의 원천이 돼왔다. 이슬람문화권에서는 어떤 남자도 성적 파트너를 여럿 갖는 데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일처제가 공식화된 오늘날 사정은 다르다. 책은 그 대안의 하나로 자기보다 훨씬 젊고 매력적인 여성과 결혼하는 이른바 ‘전리품 아내(trophy wife)’현상을 다룬다. 전리품 아내란 말은 1989년 ‘포천’지에서 “유력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이 조강지처를 버리고 자신보다 젊고 아름답고 세련된 ‘전리품 아내’를 배우자로 선택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만일 여자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이 세상의 모든 돈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을 것”이라고 한 오나시스가 재클린과 결혼한 것이야말로 ‘전리품 아내’ 현상의 상징적인 예다. 이 책에서는 더이상 새롭지 않은 이 현상을 지도급 인사들의 ‘자기탐닉 문화’의 한 단면으로 간주한다. ‘섹스를 위한 권력’이 있다면 ‘권력을 위한 섹스’도 있다. 여성이 신분상승의 수단으로 섹스를 이용해온 전통은 유서가 꽤 깊다. 구약성서 ‘룻기’는 가장 오래된 사례 가운데 하나다. 룻은 죽은 남편의 시어머니 나오미와 함께 모압에 살던 과부. 그들은 너무 가난해 들에서 수확하고 남은 곡식을 주워먹으며 연명할 정도였다. 결국 룻은 나오미의 강요에 의해 나오미의 돈많은 친척 보아즈의 발 앞에 자신을 던지고 만다. 현대 들어 가장 극적인 사례는 에바 페론이다. 아르헨티나 팜파스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그녀는 섹스 파트너들의 도움을 받아 배우로 성공했고, 페론 대령과 만나 마침내 아르헨티나의 퍼스트레이디가 됐다. 당 현종의 애첩 양귀비나 프랑스 루이 15세의 정부였던 퐁파두르 부인도 이와 비슷한 범주에 속한다. 미국 사람들은 대통령의 사생활에 유난히 관심이 많다. 대중매체 또한 이에 영합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이 책은 뿌리 깊은 미국 대통령들의 스캔들 역사를 다룬다.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평등을 외치며 노예를 소유했고, 흑인과 백인의 결혼을 비난하면서도 자신의 흑인노예였던 샐리 헤밍스를 정부로 삼아 말과 행동의 불일치를 보여줬다.19세기 후반 아일랜드 민족자치운동의 기수 찰스 스튜어트 파넬은 유부녀 캐서린 오셰이에 빠져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재촉했고 결국 몰락했다. 사랑과 권력의 제로섬 게임을 벌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밖에 클레오파트라에 얽힌 팜므 파탈의 신화와 오해, 대영제국을 일군 엘리자베스 1세의 ‘처녀성의 정치’, 금기의 벽 앞에 무릎 꿇은 게이 정치가 등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준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다시 부르는 제망매가/김인육 지음

    시가 시대의 산물, 좀 더 확대해 역사를 이루는 소사(小史)적 기능을 한다고 할 때 젊은 시인 김인육, 그의 시는 확실히 기전적(紀傳的) 소양의 범주에 있다. 주변의 인물군에 대한 진지하고도 따뜻한 성찰에서 그의 시는 맹렬하게 발아하고 생육한다. 2000년 문단에 나서 “내 시에 내가 납득해야 시집을 낼 것”이라고 자신을 다그쳐 온 그가 처녀시집 ‘다시 부르는 제망매가’(시선사 펴냄)를 냈다. 그의 시편에서는 사람을 향한 애정이 진득하게 묻어난다.“낫 놓고 ㄱ자도 모르는/일자무식 우리 엄마/청상에 과부가 되어/오뉴월/靑裳같은 보리밭만 눈물겹더니/석양도 비껴 서는/일흔 셋 무거운 세월을 이고/한스런 온 몸을 말아/ㄱ자를 만드시다.”(어머니의 肖像·1) 이렇듯 그는 시상의 영역에서 벗과 어머니, 아내, 누이와 제자 등 일상을 에워싼 사람을 끊임없이 줄세워 시화한다. 한국교원대 유성호 교수는 이런 그를 두고 “그의 시에서 가장 근원적인 뿌리를 이루고 있는 것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누이들을 둘러싼 가족사적 내력과 거기에 배인 갈등과 상실의 시간들”이라고 말한다. 또 하나 그의 시에서 눈길을 끄는 정서는 토속적인 정서의 순환이다.‘다시 부르는 제망매가’에서 보듯 ‘사천왕사’‘접동새’‘복사꽃’‘원앙생’ 등 우리 민족의 심원을 흐르는 토속 정서를 가장 토착적으로 시화해 내는 능력을 보여 주고 있는 것. 이처럼 그는 생경한 서구적 정서 대신 우리 것을 시화해 냄으로서 평상에서 비범을 찾아내는 사유 세계의 지평을 확대해 가고 있기도 하다. 모두 4부에 42편의 시편을 실은 시집에서 그는 여전히 길 위에 있다.“세월의 행적을 물으며 길 위에서 길을 찾고 있네.”라며 그가 자서의 변에서 고백했듯.60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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