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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대연정 ‘성큼’…사민당 전대서 예비협상안 승인

    메르켈 대연정 ‘성큼’…사민당 전대서 예비협상안 승인

    이번 주 본협상… 4월 내각 구성 부결시 역풍 초래… 총선 재실시 독일 사회민주당은 21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의 대연정 본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사민당은 이날 본에서 특별 전당대회를 열어 대의원 투표를 통해 지난 12일 기민·기사 연합과 타결한 대연정 예비협상안을 승인했다. 투표에 참가한 대의원 가운데 362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279명이 반대했다. 이에 따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4기 내각은 3기 내각에 이어 대연정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은 이번 주 본협상을 시작해 세부적인 내용을 확정하고 내각을 구성할 예정이다. 대연정이 최종적으로 성사되기 위해서는 본협상이 타결된 후 45만 명의 사민당 당원들을 상대로 한 찬반 투표를 통과해야 한다. 여기에서 승인이 나면 오는 4월쯤 새 정부가 구성된다. 투표가 부결돼 대연정이 무산되면 독일은 총선을 다시 치를 공산이 커진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기사당 연합은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제1당 자리는 지켰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아직까지도 정부를 꾸리지 못하고 있다. ‘대연정 절대 불가’에서 입장을 바꾼 사민당과의 제휴는 메르켈 총리로서는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로 인식되고 있다. 그동안 사민당 내 좌파 그룹은 중도우파 성격의 기민·기사당과의 연합이 당의 정체성을 해친다며 대연정에 반대해 왔다. 특히 사민당 청년연합 ‘유소스’(Jusos)는 여전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대연정 구성이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사민당 지도부에서 대연정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대연정 불발로 정치적 혼란이 초래될 경우 스스로 받게 될 역풍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르틴 슐츠 사민당 대표는 지난 19일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협상안이 거부되면 재선거를 치르게 된다”면서 “유권자들은 대연정 실패에 대해 벌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실시된 당내 좌파 그룹 의원 60명 대상의 투표에서는 약 60%가 예비협상안에 찬성 의사를 나타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에 트럼프 비상…셧다운이 뭐길래?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에 트럼프 비상…셧다운이 뭐길래?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를 의미하는 ‘셧다운’을 막기 위한 임시예산안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서 부결됐다. 이에 따라 극적인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 한 20일 자정을 기해 연방정부는 셧다운됐다. 셧다운은 예산안 처리 무산으로 일반 공무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상황을 말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3년 10월 이후 4년 3개월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셧다운 속에 정치적 타격을 입은 채 보내게 되는 난감한 상황을 맞았다.미 상원은 이날 오후 10시 본회의를 열어 임시예산안을 놓고 표결했으나 찬성 50표, 반대 48표로 처리하지 못했다. 공화당은 상원의 100석 가운데 51석을 차지해 과반을 점했지만 예산안의 기한 내 통과를 위해 필요한 의결정족수 60표에는 9석이 모자란다. 앞서 미 하원은 전날 저녁 임시예산안을 의결, 상원으로 넘겼다. 셧다운이 현실화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우선 연방정부의 업무는 부분적으로 멈춰 선다. 국방, 교통, 보건 등 필수 분야는 업무가 이뤄지지만 연방 공무원 보수 지급은 중단된다. 이번 셧다운은 여야간 큰 이견을 보였던 불법이민 정책이 결정적 요인이 됐다. 민주당은 정부가 폐기한 다카(DACA·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의 부활에 준하는 보완 입법을 요구하며 이를 예산안 처리에 연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민 관련 법안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항목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야간 합의 실패는 당초 트럼프 대통령과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긴급 회동을 통해 잘 풀리는 듯 보였으나 끝내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슈머 원내대표와의 회동 뒤 트위터를 통해 “훌륭한 예비회동을 했다.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고, 슈머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일부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 부결 전망이 높아지자 본회의 전 트위터에서 “민주당은 위대한 감세 성공을 흠집내기 위해 셧다운을 원하는 것”이라고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 국내 경제는 물론이고 한국의 경제와 안보에도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여야 모두 중간선거를 앞두고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타협점을 찾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2013년의 경우 셧다운은 17일간 지속한 바 있다. 다만 주말 이후 관공서 업무가 시작되는 오는 22일 전에만 협상이 타결되면 실질적인 셧다운 피해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멀 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은 이날 오후 CNN 인터뷰에서 “앞으로 24시간 이내에 합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관공서가 월요일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합의가) 이뤄지면 될 것이라는 차원에서 보고 있다. 합의에 도달하는 것을 보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공서들이 쉬는 주말 협상을 타결시킴으로써 실질적 셧다운을 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강동구 부천시의회 의장, 부천시 폐기물 조례안 본회의 직권상정키로

    강동구 부천시의회 의장, 부천시 폐기물 조례안 본회의 직권상정키로

    강동구 경기 부천시의회 의장이 부천시 폐기물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18일 제22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직권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부천시 청소과(현 자원순환과)에서 제안한 부천시 폐기물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제221회 정례회 시 행정복지위원회로 회부돼 심사 결과 다음달 5일 보류 처리됐다. 이어 지난 9월 제223회 임시회에서도 동 위원회 심사 결과가 보류된 바 있다. 이에 강 의장이 부천시의회 회의 규칙에 의거 심사기간을 지정해 행정복지위원회에서 심사 결과를 통보해 줄 것을 두 차례에 걸쳐 요구했다. 제224, 225회 임시회 행정복지위원회 심사에서도 보류돼 현재까지 모두 4차례 보류됐다. 심사보류 이유로 용역업체들의 실비정산에 따른 기준이 업체들에 강제부담을 주고 쓰레기봉투판매권을 시설관리공단에서 시 중소유통물류센터로 이전한다는 것이다. 또 조례개정 기준안이 상위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부천시의회의원은 총 28명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15명, 자유한국당 10명, 국민의당 1명, 바른정당 1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 있다. 강 의장의 직권상정은 가능하나 조례안이 통과되려면 의결정족수 과반수인 15명 이상 찬성해야 한다. 민주당소속 1명이 의회불참으로 사실상 당일 조례안 통과가 쉽지않아 자동 산회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일부개정조례안의 골자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다. 종량제봉투 판매·유통구조 개선책도 있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자의 선정방법과 기준규정을 신설하고, 대행료 지급 시 미화원에게 임금지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급여통장 사본 제출과 근무지 실사, 위법·부당 한 임금 지급의 계약해지, 부당한 대행료 청구에 대한 환수 내용이 담겨 있다. 강 의장은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의기관인 상임위원회 의원들이 고심 끝에 내린 처리에 의장 직권상정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청소 노동자들의 입장을 대변해 청소 노동자의 임금 지급체계 개선과 투명한 청소행정을 실현해 사용자와 노동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려고 불가피하게 직권상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의회 회의규칙 제7조에 따르면 의장은 위원회가 이유 없이 그 기간 내에 심사를 마치지 아니한 경우 중간 보고를 들은 후 다른 위원회에 회부하거나 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민주 “어게인 2004는 없다”… 20년 진통 ‘공수처’ 통과 사활

    민주 “어게인 2004는 없다”… 20년 진통 ‘공수처’ 통과 사활

    노무현 정부때 본격 논의됐지만 ‘국회의원도 수사 대상’에 반발 여당 과반에도 야당 반대에 폐기 20년쯤 산통을 겪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을 국회가 통과시킬지 주목된다. 청와대가 국회로 공을 던진 탓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여소야대’의 한계를 어떻게 돌파할지 관심을 모은다. 공수처 설치 필요성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부터 나왔다. 신기남 의원이 발의한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고비처) 법안이다. 이후 대통령 공약으로 나오고, 각 국회에서 논의는 무성했지만 20년 가까이 국회의 문턱을 넘은 적은 없다. 노무현 정부에서 ‘고비처’ 또는 ‘공수처’라는 이름으로 논의를 본격화했다. 정부안으로 2004년 11월 ‘공직부패수사처’ 설치 법안도 발의했다. 그러나 당시 송광수 검찰총장이 직접 나서 반대했다.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에서는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신설추진 계획 백지화 촉구 결의안’을 내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정부안과 의원발의 관련 법안은 17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이후 18대, 19대 국회에서도 공수처 신설 법안은 계속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되고, 논의의 진척 없이 지금까지 왔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공수처 설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2004년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현 더불어민주당)은 299석에서 절반을 넘는 152석으로 여대야소였다. 한나라당은 121석에 불과했지만, 절반을 넘은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반대를 뚫진 못했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에서 “법안 통과를 목표로 했다면 국회의원을 수사 대상에서 빼는 것을 고려했어야 했다… 국회도 문제였지만 우리 쪽도 유연성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협상력 부재를 반성했다. 현재 민주당은 121석으로 원내 1당이지만 300석의 절반도 안 된다. 야당의 협조가 필수인 상황이다. 완강하게 반대하는 한국당 대신 공수처 설치에 찬성하지만, 각론에서 차이를 보이는 국민의당(39석)의 협력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2004년 당시와 여론이 다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공수처 설치를 논의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의 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15일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공수처 개념이 생소한 데다 국가·사회적 의제가 되지 않아 국민의 지지가 높지 않았다”며 “지금은 검찰개혁 필요성에 따라 공수처 설치 찬성률이 80%를 넘는다”고 말했다. 한국당 원내 지도부는 일단 사개특위 보이콧 없이 적극 참여해 정공법으로 정부안을 저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기본 방침은 사개특위에 참여해 무리한 정부안이 실현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최대한 야당의 요구를 들어보겠다는 방침이다. 정성호 사개특위 위원장은 “16대 국회 때부터 이어져 온 공수처 논란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 야당이 원하는 것을 듣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경찰대 출신 다시 요직 꿰차나” “입직 경로 떠나 경찰 화합을”

    [관가 인사이드] “경찰대 출신 다시 요직 꿰차나” “입직 경로 떠나 경찰 화합을”

    최근 경찰 조직 내에서 경찰대 출신들이 재약진 하고 있다. 경찰 간부후보(37기) 출신인 이철성 경찰청장 취임 이후 경찰대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았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최근 경찰대 1기인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이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으로 급부상하면서 경찰대 출신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찰대 vs 비경찰대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며 경찰 내부에서 경찰대 폐지론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는 경찰 스스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14일 경찰에 따르면 현재 치안감 이상 34명 중 경찰대 출신은 19명(55.8%)으로 과반이다. 이 중 이철성 경찰청장을 제외하면 경찰대 출신 비중은 57.5%로 더 높아진다. 경찰 내 세 번째로 높은 계급인 치안감으로만 살펴보면 전체 27명 중 16명(59.2%)으로 역대 가장 많은 경찰대 출신이 치안감에 포진하고 있다. 치안감 중 경찰대 출신은 2013년 27명 중 9명(33.3%)에 불과했지만 2014년 26명 중 12명(46.2%), 2015년 27명 중 14명(51.9%), 2016년 26명 중 13명(50.0%)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가장 많은 증가폭을 보였던 2014년과 2015년은 경찰대(2기)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경찰청장에 오른 강신명 전 청장(2014년 8월~2016년 8월) 재임 시기였다. 경찰대 출신의 고위직 비중이 높아지면서 비경찰대 출신과의 반목 논란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경찰대 출신이 과도하게 주요 고위직을 장악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당시 경찰에서는 “경찰대 출신들이 처음으로 치안감에 승진하기 시작하던 시점과 맞물렸기 때문에 시기상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 고위 간부직은 대체로 순경으로 임관한 경찰관들보다 승진 연한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경찰대와 간부후보 출신(모두 경위 임관), 그리고 고시 특채(경정 임관) 등으로 이뤄진다. 고위직 대부분이 이들 출신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경찰대 출신의 고위직 비중이 갑자기 높아지면 간부후보 출신 등 비경찰대 출신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찰대 출신의 약진이 이어지면서 ‘줄서기’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 경찰청장은 2016년 강 전 경찰청장 후임으로 내정됐을 당시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해 “경찰대 출신 상위직 편중 우려를 감안해 2012년 마련된 경찰대학 운영개선 방안을 지속 추진하고 경찰대 출신들이 전문역량을 갖추고 직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선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경찰대 출신 편중 인사 논란은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경찰청에 근무하는 한 비경찰대 출신 경찰관은 “이 청장 취임 이후 경찰대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위축됐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아무래도 비판적 시각이 많이 있다보니 자중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찰대 출신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문재인 정부 첫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핵심 역할을 했던 황운하(경찰대 1기) 울산경찰청장이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또 경찰청장(치안총감)에 이은 경찰 내 서열 2위로, 여섯 자리뿐인 치안정감의 절반을 다시 경찰대 출신이 차지하게 됐다. 경찰대 1기인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2010년 경찰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태극무궁화 세 개를 단 이후 경찰대 출신 치안정감은 대체로 2명을 유지했다. 2014년 말 치안정감 자리가 5개에서 6개로 늘어나며 세 명까지 치고 올라갔으나 2016년 12월 박근혜 정부 시절 마지막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는 경찰대 출신 2명, 간부 후보 출신 2명, 고시 특채 출신 2명으로 균형을 이뤘다. 지난해 12월 고위직 인사에서도 경찰대 출신의 강세는 지속됐다. 경찰대 4기인 민갑룡 치안감이 치안정감으로 승진하며 경찰청 차장으로 임명됐다. 경찰대 1기인 이주민 치안정감은 인천경찰청장에서 서울경찰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대 2기인 이기창 치안정감은 경기남부경찰청장 직을 그대로 유지했다. 간부 후보 출신 치안정감은 박진우(37기) 경찰대학장, 조현배(35기) 부산경찰청장 두 명이며, 나머지 1명은 특채 출신 박운대 인천경찰청장이다. 특히 경찰청장으로 향하는 엘리트 코스로 꼽히는 서울경찰청장의 경우 경찰대 출신들이 바통 터치해 경찰대 출신들에게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경찰대 출신이 다시 급부상 하자 내부에서는 경찰대 비판론이 또 고개를 들었다. 지난해 9월 경찰 내부망에는 “경찰대 출신의 경우 졸업과 동시에 아무런 인증 절차 없이 경위로 입직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을 올린 경찰관은 “서울대나 고려대, 연세대 출신도 순경 공채 시험에 등장하고 있는 시대에 ‘경찰대 출신은 무언가 다른 엘리트’라는 생각을 하는 건 시대착오적”이라면서 경찰대 폐지를 주장했다. 해묵은 갈등과 반목을 털어내고 다양한 입직 경로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살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경찰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사법고시라는 하나의 관문으로 들어와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검찰보다 더 개방적이고 투명한 조직이라는 강점이 있다”면서 “서로 파벌을 형성해 갈등을 일으키는 것보다 이 같은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경찰 조직으로서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표 경찰청 대변인은 “경찰의 다양한 입직 경로가 경찰 조직의 건강한 조직 운영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면서 “경찰 업무의 다양성에 비춰 볼 때 서로가 가진 장점을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경찰대 출신이든 비경찰대 출신이든 결국 하나의 경찰”이라면서 “최근에는 입직 경로와 상관없이 각 구성원의 다양성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친EU’ 드라호슈, 체코 대선 뒤집나

    ‘친EU’ 드라호슈, 체코 대선 뒤집나

    밀로시 제만(73) 체코 대통령이 12~13일(현지시간) 치른 대선 1차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해 오는 26~27일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동안 난민 수용 문제 등으로 유럽연합(EU)과 충돌해온 체코가 친(親)러시아·반(反)EU 노선을 고수할 것인지 친서방 기조로 선회할 것인지, 결선 투표 이후에야 판가름 나게 된다.●‘親푸틴’ 제만, 5년간 EU와 충돌 체코 통계청은 이번 투표에서 시민권리당 소속의 제만 대통령이 38.56%를 얻어 득표율 1위를 차지했다고 13일 밝혔다. 제만 대통령의 대항마로 떠오른 체코과학대학 총장 출신 이르지 드라호슈(68·무소속) 후보는 26.60%를 얻어 2위에 올랐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제만 대통령과 드라호슈 후보가 결선 투표에 나선다. 체코는 실권 대부분을 총리가 장악한 의원내각제 국가로 대통령은 그동안 명목상 국가원수로 자리했다. 2013년 헌법 개정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를 도입한 뒤 일부 실권이 대통령에게 넘어가면서 이원집정부제를 갖췄다. 1998~2002년 총리를 지낸 뒤 정계 막후 실력자로 있던 제만 대통령은 첫 직선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외교와 국방을 장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지자이기도 제만 대통령은 지난 5년간 정부 및 EU와 충돌하는 외교정책을 구사했다.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반대하는 한편 폴란드·헝가리 등 다른 동유럽 국가와 손을 잡고 EU의 난민 강제할당제에도 반대해왔다. 특히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제만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던 사회민주당 정부가 퇴진하고 극우 성향의 안드레이 바비스(64) 총리를 내세운 긍정당(ANO)이 집권하면서 체코의 탈(脫)EU 움직임은 가속화했다. 바비스 총리도 제만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EU의 난민할당제에 반대하고 유로존 가입을 반대했다. ●드라호슈, 지지율 흡수 땐 54% 이런 가운데 “민주주의 서유럽을 지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드라호슈 후보가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이번 대선은 체코가 EU 및 서방과 관계를 회복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드라호슈 후보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친러 기조에서 벗어나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체코의 헌신을 재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또 “당선되면 사기 혐의에 연루된 바비스가 총리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체코 언론들은 드라호슈 후보가 단일화 효과로 힘을 받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1차 투표 탈락자 5명 가운데 드라호슈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3명의 득표율과 드라호슈의 득표율을 합치면 54%가 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제빵사 임금 기존보다 16.4% 인상…본사 과태료 ‘백지화’

    제빵사 임금 기존보다 16.4% 인상…본사 과태료 ‘백지화’

    복리후생도 동일한 수준 적용 대체인력 500여명 추가 채용해를 넘기면서 진통을 거듭해 오던 파리바게뜨 사태가 112일 만에 노사의 극적 합의로 마무리됐다. 새로 탄생하는 자회사와 고용을 맺게 될 제빵사 5300여명은 본사 소속 수준의 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아직 남아 있다. 합의안의 핵심은 본사가 지분의 과반을 갖는 자회사를 통해 제빵사를 직접 고용한다는 것이다. 자회사이지만 본사의 지분이 절반을 넘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본사 직영’이나 마찬가지다. ‘본사 직접 고용’을 주장해 온 양대 노조(한국노총·민주노총)가 절충안을 받아들인 배경이다. 새 자회사로 편입되는 제빵사들의 임금은 기존 협력사보다 평균 16.4% 상향 조정된다. 복리후생도 가맹본부와 동일한 수준으로 개선된다. 휴일은 기존 6일에서 8일로 늘어난다. 휴일 확대에 따라 대체인력 500여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어서 일자리 나누기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새 자회사의 대표이사는 가맹본부 임원이 맡는다. 협력사는 지분 참여 및 등기이사에서 제외된다. 본사 책임경영을 강화하라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한 결과다. 기존 자회사인 ‘해피파트너즈’ 회사 이름도 노조의 요구에 따라 바꾸기로 했다. 권인태 파리크라상 대표이사는 “제빵사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대승적 차원에서 자회사 고용 방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파리바게뜨 사태는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9월 파리바게뜨 협력업체 소속 제조기사 5309명에 대해 불법파견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가맹본부가 직접 고용할 것을 지시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따라 사회 전반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점 제조기사의 실질적인 사용주가 가맹본부인지 가맹점주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고용부가 파리바게뜨에 지시 불이행에 따른 과태료를 163억원 매기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다급해진 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노사 간담회를 가졌으나 번번이 합의에 실패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고용부가 매긴 과태료는 ‘없던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는 이날 “파리바게뜨 노사가 합의점을 도출했고 과태료 부과 유예도 요청해 온 만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백지화 방침을 밝혔다. ‘제3노조’ 설득은 남은 숙제다. 해피파트너즈와 고용계약을 체결한 제빵사들은 지난해 12월 독자적인 제3노조를 결성했다. 여기에 소속된 제빵사는 700여명이다. 양대 노총 소속 제빵사는 한국노총 1000명, 민주노총 700명 등 1700명 남짓이다. 그동안 제3노조는 해피파트너즈 해체에 반대해 왔으나 이번 합의안은 기존 해피파트너즈 지분 변경 및 사명 교체 수준인 만큼 끝까지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노조에 소속돼 있지 않은 나머지 제빵사들은 ‘대세’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파리바게뜨 측은 “조만간 제3노조와도 만나 타협점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회사에서 배제된 12곳 협력업체 처리도 변수다. 인천공항공사에 이어 파리바게뜨도 ‘자회사를 통한 직접 고용’에 노사가 합의함으로써 이 모델이 간접 고용 문제의 새 해법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KBS 이사회 고대영 해임안 상정

    KBS 이사회 고대영 해임안 상정

    KBS 이사회가 고대영 사장 해임제청안을 상정했다. 이사회가 여권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고 사장 해임제청안 통과가 확실하지만, 최종 해임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KBS 이사회는 10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고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안건으로 채택하고 고 사장에게 오는 15일까지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권태선·김서중·장주영·전영일·조용환 등 여권 측 이사 5명은 지난 8일 해임제청안을 이사회에 안건으로 제출했다. 11명으로 구성된 KBS 이사회 이사들 가운데 과반수가 찬성하면 해임제청안이 통과된다. 이사회에서 해임제청안이 통과해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재가해야 고 사장이 해임된다. 다음달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상황에서 공영방송 사장을 해임하는 일이 대통령으로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KBS 사장 해임은 국회 인준을 거쳐야 한다. 차기 사장을 선임할 때 야당의 반발도 예상된다. 고 사장은 이날 해임제청안 상정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해임 사유들은 모두 허위이거나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억지 주장”이라며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10명 중 7명이 이거하다가…최다 발생지역은?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10명 중 7명이 이거하다가…최다 발생지역은?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가 빈번한 가운데 전국에서 가장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많았던 지역은 서울 동대문구 성바오로병원 주변인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7명 이상이 도로를 횡단하다 사고를 당했다. 특히 지금 같은 겨울철, 점심식사 시간대인 정오에서 오후 2시 사이가 사고가 잦은 것으로 파악됐다.행정안전부는 10일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다발지역 586곳 가운데 사고위험이 큰 전통시장 주변 17곳 등 38곳에 대한 민·관 합동점검 결과 이렇게 나왔다고 밝혔다. 행안부에 따르면 2016년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다발지역 38곳에서 발생한 사고는 총 247건이었다. 이 가운데 75.3%에 달하는 186건이 도로를 횡단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서울 동대문구 성바오로병원 주변에서 같은 해 발생한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는 15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부산 부산진구 서면교차로(13건),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경동시장 부근(12건),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1가동(11건), 부산 해운대구 반송도서관 앞 부근(10건) 순으로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발생빈도가 높았다. 사고 원인으로는 휴대전화·DMB 사용, 운전미숙, 졸음운전 등 안전운전 불이행이 68.4%로 가장 높았다.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20.6%), 신호위반(3.2%)도 주요 사고 이유로 분석됐다. 계절별로는 겨울철에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발생빈도가 가장 높았고, 시간대별로는 낮 12부터 오후 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났다. 2016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4292명이다. 보행 사망자는 1714명(39.9%)로 이 가운데 ‘노인이 과반인 866명(50.5%)이다. 38곳의 교통사고 다발지역에서는 무단횡단 방지시설 및 횡단보도 설치, 신호시간 조정 등 313건의 시설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행안부는 단기간 개선이 가능한 195건(62%)은 정비계획을 수립해 올 상반기까지 개선을 완료하고 차로 폭 축소, 정류장 이설 등 예산이 많이 들거나 정비 기간이 오래 걸리는 118건(38%)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친한파’ 에드 로이스 의원, 중간선거 불출마 선언

    ‘친한파’ 에드 로이스 의원, 중간선거 불출마 선언

    미국 정계에서 대표적인 ‘친한파’ 의원으로 꼽히는 공화당의 에드 로이스(66)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이 8일(현지시간) 오는 11월 캘리포니아주 연방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동남부 외곽을 지역구로 둔 로이스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불출마 의사를 밝힌 뒤 하원 외교위원장으로서 임기 마지막 해를 “우리 국가가 맞닥뜨린 ‘시급한 위협’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로이스 위원장은 ‘정보를 무기화해 서구의 민주주의를 분열시키려는’ 북한과 이란, 러시아 정부를 이런 ‘위협’ 대상으로 지목했다. 1992년 이후 13번 연속 지역구에서 당선된 로이스 위원장은 한미 관계 발전과 양국 간 교류와 협력에 이바지한 공로로 지난 2015년 한미협회가 주는 ‘한미우호상’을 받은 대표적인 친한파다. 특히 2007년 일본군 위안부 관련 결의안이 하원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았으며 최근에는 대북제재 법안을 주도하는 등 북핵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로이스 위원장까지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11월 치러지는 중간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공화당 의원 수는 30여명에 이르는 상황이다. 이들 중 일부는 다른 선거에 출마하지만, 일부는 사퇴하거나 퇴직한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공화당 의원들이 떠나는 자리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의회 과반수를 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스 위원장의 부인인 마리 로이스를 미 국무부 차관보로 임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반이민·반EU 힘받는 유럽… ‘분열 과 통합’ 기로에 서다

    반이민·반EU 힘받는 유럽… ‘분열 과 통합’ 기로에 서다

    “포퓰리즘 지속… 동서분열 심화” 동유럽·伊 등 선거 극우 강세 전망 2018년은 유럽인들에게 분열과 통합의 기로에서 선택을 해야 할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난민·테러·양극화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발로 반(反)이민·반유럽연합(EU)을 기치로 내건 포퓰리즘 정당이 득세할 가능성이 여전하다. 유럽 통합을 주도하는 서유럽 국가들과 EU의 간섭에서 벗어나려는 동유럽 국가들의 갈등의 골도 깊어지는 양상이다.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지난 2일(현지시간) “올해 숨 돌릴 시간이 없을 정도로 많은 유럽 국가들이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소개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포퓰리즘이 지속되면서도 동·서유럽 간 분열이 심화되는 한 해”라고 분석했다. 올해 유럽의 선거 전쟁은 체코에서 시작한다. 오는 12~13일로 예정된 체코의 대통령 선거에선 2013년 취임한 밀로시 제만 대통령이 재선을 노린다. 친러시아·친이스라엘 성향의 제만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지난해 집권한 반EU주의자인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와 함께 난민 문제,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 문제 등을 놓고 EU 지도국들과 지속적으로 대립각을 세울 거란 우려가 나온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체코에서 실권은 총리에게 있지만 대통령은 법률안 거부권과 같은 일정 권한이 인정된다. 체코뿐 아니라 헝가리·폴란드 등 EU 소속 동유럽 국가들에서는 반이민 정서와 프랑스·독일이 주도하는 EU 자체에 대한 반감이 거세지고 있다. EU는 2015년 난민 강제 할당제를 도입해 회원국이 중동·아프리카 등지의 난민을 받아들이도록 했지만 헝가리와 폴란드는 지금까지 난민을 단 한 명도 수용하지 않았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4월 또는 5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 ‘피데스당’의 승리를 위해 외국인 혐오, 반EU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 3일 “서유럽 국가들은 민족주의를 초월한 시대에 접어들었을지 몰라도 헝가리는 아직 난민 수용을 원하지 않는데도 그러도록 강요받는다”며 폴란드와 연대해 EU와 대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사법부 독립 침해 논란이 일어난 폴란드 정부의 사법 개혁에 대해 의결권을 박탈할 것이라며 3개월의 시한을 제시했고 폴란드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3월 4일 총선을 앞둔 이탈리아에서는 반EU·반이민을 내세운 포퓰리스트 정당 ‘오성(五星)운동’이 제1당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이탈리아 경제성장률은 1.5%로 지난 6년 중 가장 높은 수치지만 EU 회원국에 비하면 회복 속도가 더딘 편이다. 이탈리아의 실업률은 약 11%, 청년 실업률은 약 35%에 달해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국가 현안으로 꼽히고 있다. 오성운동은 집권하게 되면 유로존 탈퇴 여부 국민투표를 실시하고 전 국민에게 소득에 상관없이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로는 부패 혐의로 2011년 실각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연합이 지지율 33%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제1야당 오성운동이 27~28%, 집권당인 민주당은 26~27%로 나란히 2·3위에 올라 있다. 의회 의석 과반을 확보하는 정당이 나오기 힘든 상황에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불사조’처럼 재집권할 가능성에도 촉각이 쏠린다. 이 밖에 오는 9월 9일에 열리는 스웨덴 총선에서도 반난민·민족주의를 주창하는 극우정당 스웨덴민주당(SD)이 선전할지가 관심사다. 사회민주당의 스테판 뢰벤 총리가 재집권할 가능성이 우세하지만, 현재 국회 의석의 13%를 차지하고 있는 스웨덴민주당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20.5%로 사회민주당(25.5%)과 제1야당 보수당(22.7%)에 이어 근소하게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 통합의 기관차 역할을 하던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9월 총선 이후 아직까지 연정 구성 협상에 발목이 잡혀 대외 문제에 신경 쓸 처지가 아니다. 메르켈 총리는 집권당인 기독민주당 내부에서도 이제 새로운 대표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내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중도 우파 성향의 국민당이 지난달 극우 자유당과 손잡고 연립 정부를 구성하면서,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자유당이 연정을 통해 외교·국방 등을 장악했다. 이 와중에 오스트리아가 올해 하반기 난민 문제를 주도해야 하는 EU 순회 의장국을 맡게 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파리 기후변화 협약 등을 놓고 대립각을 세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을 이끌 새 지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내년 3월을 시한으로 두고 영국과 ‘브렉시트’ 협상을 진행 중인 EU 집행위원회는 2021~2027년의 장기 예산안 편성을 놓고 다음달부터 예산 할당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우선 영국의 EU 탈퇴로 2021년부터 연간 100억 유로(약 12조 8200억원)의 예산 분담금이 줄어드는데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이를 어떻게 메울지가 관심사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대치하고 있는 러시아에도 변화 조짐이 보인다. 마땅한 국내 경쟁자가 없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오는 3월 18일 대선에서 4번째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 다만 이번 선거에 승리하는 푸틴 정부의 과제는 경제 개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코노미스트가 전망했다. 러시아는 2015~2016년 이어진 마이너스 성장에서 가까스로 벗어났지만 푸틴 대통령이 2012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근로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50% 증가’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러시아가 석유 자원을 바탕으로 하는 경제 성장 모델을 탈피하고 새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면 민심 이반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푸틴 정부는 6월 14일부터 7월 15일까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행사인 월드컵을 주최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월드컵 전에 자신의 아량을 보여 주기 위해 정적 몇 명을 석방하는 등의 유화책을 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고대영 퇴진 본격화?…KBS 여측 이사진, 해임 제청안 제출

    고대영 퇴진 본격화?…KBS 여측 이사진, 해임 제청안 제출

    KBS 이사회 여권 측 이사진이 고대영 KBS 사장 해임 제청안을 8일 제출했다.김서중 KBS 이사회 이사는 이날 “오늘 오전 저를 포함해 전영일, 권태선, 조용환, 장주영 이사 5명의 이름으로 이사회 사무국에 고 사장 해임 제청안을 안건으로 상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고 사장 해임 제청안에는 보도 공정성 훼손, 내부 구성원 의견 수렴 부족, 파업 이후 관리 능력 부재 등 7∼8가지 사유가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KBS 이사회는 이사회 개최 48시간 전에 이사 4명 이상이 안건을 긴급 제출할 경우 안건으로 상정될 수 있으며, 안건 상정에 반대하는 이사가 있다면 이사회 논의를 통해 상정 여부가 최종 확정된다. 이에 따라 고 사장 해임 제청안의 이사회 안건 상정 여부는 이르면 오는 1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해임 제청안이 상정되면 KBS 이사회는 고 사장의 의견 진술 절차를 밟은 뒤 표결을 통해 과반 의결로 안건을 처리하게 된다. KBS 사장의 최종 해임은 임면권이 있는 대통령의 재가로 결정된다. 지난 4일 방송통신위원회는 강규형 전 이사 해임으로 공석이 된 여권 몫의 KBS 보궐이사에 김상근 목사를 추천했으며, 김 목사가 이사로 임명되면 KBS 이사회는 여권 6명, 야권 5명으로 재편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KBS 보궐이사에 김상근 목사…고대영 사장 해임 임박

    KBS 보궐이사에 김상근 목사…고대영 사장 해임 임박

    방송통신위원회가 4일 강규형 KBS 이사의 해임으로 공석이 된 자리에 김상근(79) 목사를 추천했다. KBS 이사진이 여권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KBS 총파업 사태도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방통위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기독교계 원로인 김 목사를 KBS 이사회 보궐이사로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전북 군산 출신인 김 목사는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총무, 대통령직속 방송개혁위원회 위원,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사회 의장 등을 지냈다. 대통령이 최종 승인하면 공식 임명되며, 임기는 강 전 이사의 잔여 임기인 오는 8월 31일까지다. 이로써 KBS 이사회는 여권 추천 6명, 야권 추천 5명으로 재편된다. 여권 이사들이 주도권을 잡게 되면서 KBS 이사회는 조만간 고대영 KBS 사장에 대한 해임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의 과반수가 찬성하면 의결된다. 앞서 MBC 역시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야권 이사 2명이 사퇴한 자리에 여권 이사 2명이 임명되면서 이사회가 여권 중심으로 재편됐고, 김장겸 전 MBC 사장 해임안을 가결했다. 야당 추천으로 임명된 김석진 방통위 상임위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감사원과 방통위 등 국가권력이 동원돼 임기가 남아 있는 공영방송 경영진을 바꾼다면 정권과 한편이 된 방송이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전 이사는 지난 3일 해임 결정에 불복해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해임 처분 취소소송을 낸 상태다. 방통위는 이날 고영주 방문진 이사 해임도 의결했다. 앞서 방문진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초 당시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안을 가결한 뒤 이사직 해임도 방통위에 요청했다. 한편 방통위는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123일째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에 대해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지원과 방송 정상화를 위해 하루빨리 업무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KBS 새노조는 보궐이사 추천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면서도 “방통위의 파업 중단 운운은 월권이다. 공영방송 정상화 과제를 해가 넘도록 해결하지 못한 건 방통위”라고 비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트럼프 운명 쥔 러 스캔들… 11월 중간선거도 ‘양날의 검’

    트럼프 운명 쥔 러 스캔들… 11월 중간선거도 ‘양날의 검’

    2018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을 좌우할 아주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재선 ‘가늠자’로 불리는 ‘중간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또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도 크다. 이 정치적 빅 이벤트의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을 벼랑 끝에 몰 수도, 2020년 재선에 날개를 달아 줄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이 될 것으로 보인다.오는 11월 6일 치러지는 중간 선거에서 미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과 상원의원 100명 중 33명을 새로 선출하게 된다. 워싱턴 정가는 벌써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심판대가 될 중간 선거에 올해 모든 국내 정치 일정의 초점을 맞출 태세다.현재 미 하원 전체 435석 중 공화당이 241석을 차지, 민주당(194석)을 압도한다. 상원 역시 공화당이 100석 가운데 과반 이상인 51석을 차지하고 있다. 오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재선의 9부 능선에 올라서게 되며 더욱 강하게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울 전망이다. 반대로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복귀한다면,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탄핵’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따라서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는 국제사회뿐 아니라 미국 내 정지 지형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속도를 내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는 1년을 맞는 올 상반기에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수사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운명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대선캠프 선대본부장과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대선캠프 관계자 4명을 기소했고, 이들의 금융거래 내역과 이메일 등 40만건의 문서를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플린 전 보좌관이 러시아 관계자와의 만남을 지시한 사람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목하면서 이제 뮬러 특검 수사의 칼끝이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핵심을 향하고 있다. 미국과 국제사회와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해 첫 트윗을 ‘330억 달러의 파키스탄 원조를 끊겠다’는 위협으로 시작했다. 그는 “미국은 어리석게도 지난 15년간 파키스탄에 330억 달러가 넘는 원조를 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의 지도자들을 바보로 여기며 우리에게 거짓말과 기만밖에 준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파키스탄이 군부, 특히 정보기구를 중심으로 겉으로는 서방의 탈레반 소탕작전에 협력하는 듯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이들을 비호하는 이중 정책을 편다고 보고 있다. 파키스탄은 이에 발끈했다. 서방 언론들은 “미·파키스탄의 갈등은 역내에 중국을 불러들이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음 트윗 화살은 이란을 향했다. 그는 “이란은 그 끔찍한 합의에도 모든 수준에서 실패하고 있다”면서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고 이란 정부를 비난했다. 예루살렘 수도 선언을 둘러싼 아랍 세계와의 갈등도 예고돼 있다. 여기에 북한과의 충돌 가능성은 ‘상수’로 고정되어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불균형한 대중 무역에 칼을 빼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 등 기존의 국제 무역협정에 대한 압박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국내 경기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답게 미국에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는 ‘트럼프노믹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바닥권인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지지층을 결집하려 하고 있다. 지난해 첫 입법 승리인 세제개혁안(감세안)에 이어 1월 첫째 주에 ‘1조 달러(약 1080조원)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투자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을 위해 공항·상수도·고속도로 등 미국 내 낙후된 인프라 개선에 1조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던 공약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천문학적 ‘자금’으로 살아나고 있는 미국 경기의 불꽃에 기름을 붓겠다는 의미다. 미국 경제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세제개혁과 트럼프노믹스 등이 더해지면서 높은 성장률을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2.3%에서 올해 3%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다. 법인세 인하로 인한 해외 기업의 귀환과 투자 증가, 여기에 1조 달러 투자가 더해진다면 ‘3%’ 성장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 정치적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두 손을 굳게 잡고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경제 호황=중간선거 승리’ 공식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본지 부장들이 짚어 본 국내외 현안·과제] ‘신뢰사회’와 그 적들

    [본지 부장들이 짚어 본 국내외 현안·과제] ‘신뢰사회’와 그 적들

    최근 연재를 시작한 기획특집 ‘신뢰사회로 가는길’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서울신문 2017년 12월 5일자 1면)는 첫 회가 나가자 공직사회 안팎에서는 “정부 신뢰도가 이렇게 추락했을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정부 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30%에 미치지 못한다는 당시 여론조사 결과는 정부에 대한 불신의 깊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서울신문과 서울대 폴랩 한규섭 교수팀이 함께 실시한 33개 공공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응답자 1703명의 27.8%만이 ‘잘하고 있다’고 답했을 뿐 나머지는 ‘못하고 있다’(38.4%)거나 ‘잘 모르겠다’(33.8%)고 답했다. 국민 과반의 신뢰를 얻고 있는 기관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신뢰도는 지난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만장일치로 인용을 결정한 헌법재판소가 42.4%로 가장 높았다.국내 처음으로 ‘딥러닝’(Deep Learning) 방식을 활용한 ‘공공기관 신뢰지수’(SPTI·Seoul Shinmun-SNU Pollab Public Trust Index) 결과도 앞선 여론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보도된 공공기관 관련 기사 21만 9588건을 분석(서울신문 12월 12일자 1면)한 결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한국 사회의 신뢰도가 급격하게 무너져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기획은 공공기관을 탓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아니다. 신뢰받는 사회로 한 걸음 더 나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그동안 불신은 많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했고, 갈등은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패지수는 지난해 100점 만점에 53점으로 176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52위에 그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우리나라 부패지수를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들의 평균(68.63점) 수준으로 높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8.36% 상승해 총 1583억 달러(약 174조원)의 후생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신뢰지수가 낮은 기관들을 보면 그렇만한 이유가 존재했다. 국가정보원은 민간인 사찰과 특수활동비 유용 등으로 전직 원장들이 잇따라 구속됐고, 국방부는 사이버 댓글 공작으로 국민들의 외면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정농단 사태의 진원지가 됐을 뿐 아니라 조윤선 전 장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를 받고 있다. 신뢰 사회의 적(敵)은 바로 불신이다. 영국의 철학자 칼 포퍼는 1945년 독재국가와 전체주의로 분류되는 ‘닫힌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한 사회철학서 ‘열린사회와 그 적들’을 출간했다. 포퍼는 국가가 시민생활 전체를 규제하며 개인의 판단을 무시하는 사회를 닫힌 사회로 규정했다. 박근혜·이명박 정부에서 국민을 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도 닫힌 사회의 병폐 중 하나다. 돌아보면 과거 우리 사회를 흔들었던 크고 작은 갈등은 정부에 대한 신뢰가 있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례도 적지 않다. 공공기관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적폐 청산 등 ‘촛불’의 요구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서울신문은 올해도 신뢰사회 기획을 이어 간다. 신뢰 회복을 위한 다양한 해법 제시와 함께 공공기관의 신뢰도를 계량화해 독자들이 주식 시황을 보듯 공공기관 신뢰지수의 변화를 주기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조현석 사회부장 hyun68@seoul.co.kr
  • 국민의당 74.6% 통합 찬성… 반대파는 安 퇴진운동

    국민의당 74.6% 통합 찬성… 반대파는 安 퇴진운동

    통합 전대 준비… 2월 합당 예상 전자투표 땐 시기 앞당겨질 수도 국민의당 전(全) 당원 투표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및 안철수 대표에 대한 재신임 찬성 답변이 압도적 과반을 얻었다. 새해 벽두부터 ‘안철수발(發) 중도통합론’이 현실화되며 정치권은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국민의당 선거관리위원회는 31일 이번 전 당원 투표 결과를 발표하며 ‘바른정당과의 통합 및 안 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찬성한다’는 응답이 74.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반대 응답은 25.4%였다. 지난 27~30일 진행된 온라인 및 전화투표의 참여 인원은 전체 선거인 26만 437명 중 5만 9911명으로 최종 투표율은 23%로 집계됐다.안 대표 측은 당대당 통합을 위한 별도의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통합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2월 초쯤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정당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안 대표 측이 전자투표 방식으로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방식 등도 검토하고 있어 공식적인 통합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대표는 투표 결과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은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모두에 위협이고 그들은 태생적으로 할 수 없는 유연한 개혁정치가 두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개혁’이란 단어를 12차례나 썼다. 중도통합론이 결국 보수대통합으로 이어진다는 비판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안 대표는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는 의미의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를 새해 사자성어로 택했을 만큼 개혁 위에 당을 키우고 전진해 나갈 것”이라며 “반대 의원을 더 낮은 자세로 만나 대화하며 진심을 전달하겠다”고 당내 설득에 나설 뜻도 내비쳤다. 이날 투표 결과에 대한 통합반대파 측의 해석은 정반대였다. 이들은 “최종투표율 23%는 당헌·당규에 명시된 최소 투표율 ‘3분의1’ 기준에도 못 미치는 결과”라며 사실상 통합 반대와 안 대표에 대한 불신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합반대파 측 의원 18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 출범을 선언하고 안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77% 이상의 당원이 사실상 (통합에) 반대한 것”이라며 “합당은 전당대회에서 결정하라는 당헌도 어기고 안 대표 자신의 재신임과 연계하는 꼼수까지 부려 얻어 낸 결과치고는 너무나 초라하다”고 성토했다. 이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 투표율이 25.7%에 그치자 즉시 시장직에서 사퇴했다”면서 ”전 당원 투표에 실패한 안 대표는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고, 합당 추진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문에는 김경진·김광수·김종회·박주선·박주현·박준영·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상돈·이용주·장정숙·장병완·정동영·정인화·조배숙·천정배·최경환 등 18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통합반대파 측 관계자는 “양당 합당의 시너지 효과가 안 대표측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 같다”면서 “잠깐 지지율이 높게 나오더라도 합당 과정에서의 실수 등이 반복되면 결국 한계에 부딪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미 ‘심리적 분당’ 상태인 국민의당이 실제 갈라설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호남 지역 지방의원은 현역 의원과 탈당을 전제로 의견을 나누는 등 이미 탈당 의사를 밝힌 인사가 상당수라는 전언이다. 통합반대파 측 중진 의원은 “안 대표가 ‘창당 비용을 내가 다 냈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의원들의 심기가 더욱 불편해졌다”면서 “안 대표가 정치적 금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스포츠&스토리] 빈민 출신 축구 영웅, 대통령 되다

    [스포츠&스토리] 빈민 출신 축구 영웅, 대통령 되다

    1990년대 AC밀란·PSG 등 공격수 활약아프리카 유일 FIFA선수상·발롱도르 동시 수상 라커룸 축구화 몽땅 들고 아이들에 나눈 일화 유명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프로축구 선수로 이름을 날릴 때도 그는 늘 조국을 걱정했다. 아프리카 중동부의 최빈국 라이베리아. 19세기 미국에서 해방된 노예들이 돌아와 세운 나라다. 봉급을 모아 조국을 돕는 기금으로 내놓았다. 국가대표팀을 꾸릴 재원이 없는 것을 알고 사재를 털었다. 라이베리아 출신 축구 스타 ‘흑표범’ 조지 웨아(51)가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조지프 보아카아(73) 부통령과의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 결과 61.5%를 득표해 28일 당선이 확정됐다. 지난 10월 10일 대선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 득표에 실패해 결선투표를 벌인 웨아는 곧바로 트위터에 “라이베리아 동포들이여, 온 나라의 감격을 절감하게 된다. 오늘 내가 받아들인 막중한 임무의 중요성과 사명감을 깨닫고 있다. 변화가 시작됐다”고 적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AC밀란과 프랑스 리그앙(1부 리그)의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활약했던 그는 세 번째 대권 도전 만에 꿈을 이뤘다. 2005년 1차 투표에서 엘런 존슨설리프 대통령을 눌렀지만 결선투표에서 졌고, 2011년에는 야당 후보와 러닝 메이트로 출마했지만 부정 선거를 이유로 보이콧해야 했다. 2003년 은퇴하기 전 잠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에 몸담았던 웨아는 축구계 최고 영예인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와 발롱도르를 동시에 수상한 유일한 아프리카 선수로 기록된다. 2002년 은퇴를 선언한 뒤 정치인으로 변신해 2004년 상원의원에 당선됐다.선수 시절 어떤 위치, 어떤 방법으로든 득점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1996년 AC밀란 시절 베로나를 상대로 수비 진영 페널티 지역에서 드리블해 상대 모든 선수들을 제치고 득점한 장면은 세계 팬들의 뇌리에 지금도 또렷이 각인돼 있다. 웨아가 발롱도르를 수상한 1995년 이전에는 유럽 선수만 후보에 들어갔지만 규칙 개정으로 유럽 클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모두 수상할 수 있게 돼 웨아가 첫 영광을 안았다. 지금도 그는 유일한 아프리카 출신 수상자다. 라이베리아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에 나설 만한 팀이 전혀 아니었기에 웨아로선 대표팀 경력이라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두 차례 출전과 2002년 말리전에서 한 골을 넣은 게 전부였다. 웨아와 첼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마리오 멜치옷(네덜란드)은 처음 웨아가 팀에 합류한 날 라커룸에 들어와 “옆에 앉아도 돼요?”라고 물었던 일이 생생하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아주 오래 싸워 온 것을 드디어 얻게 됐다”며 당선을 축하했다. 2000년 맨시티에서 웨아와 함께한 옛 버뮤다 대표팀 공격수 숀 고터는 그가 팀을 떠날 때 “조지, 여벌의 축구화 좀 챙겼어?”라고 농담을 건넸는데 나중에 라커룸에 들어갔더니 몽땅 들고 가버렸더라고 전했다. 이어 조국의 어린이나 다른 선수들에게 챙겨 주려고 그런 것이었으리라 짐작했다고 털어놓았다.웨아 당선인은 2005년 자신을 결선투표 끝에 누르고 아프리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던 존슨설리프에게서 권력을 이양받는데 투표로 선출된 정부가 투표로 선출되는 정부로 교체되는 것은 이 나라에서 73년 만의 일이다. 존슨설리프의 전임 찰스 테일러는 오랜 내전 끝에 2003년 반군에 의해 축출됐는데 이웃 시에라리온의 내전을 획책하고 무기를 공급한 혐의로 영국 법정에서 50년형을 복역 중이다. 웨아는 국내 팬들과도 인연이 있다. 1996년 5월 잠실주경기장에서 한국 대표팀과의 친선경기 전반 4분 선제골을 넣었으나 AC 밀란이 2-3으로 졌다. 서정원(47) 수원 감독과 고정운(51) FC안양 감독, 황선홍(49) FC서울 감독이 득점했고 홍명보(48)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도 선발 출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우창윤 서울시의원, 서울관광활성화 방안 세미나 개최

    우창윤 서울시의원, 서울관광활성화 방안 세미나 개최

    관광약자들의 천국인 벨기에 플랜더스처럼 서울시가 변할 수 있을까. 서울시의회 정책연구위원회 도시인프라개선연구 소위원회 우창윤(더불어민주당) 분과장은 지난 27일 접근가능한 서울 관광활성화 방안 모색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정책연구위원회 도시인프라개선연구 소위원회에는 김창원(도봉3. 더불어민주당)의원을 비롯한 외부전문가 이봉구(동의대학교 국제관광학과)교수, 전윤선(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대표, 박창용(에이블투어) 대표, 서인환(한국장애인재단)사무총장, 이재순(장애와인권예술인연대도와지) 아티스트가 함께 참석했다. 우창윤 의원은 「벨기에의 접근가능한 관광정책과 국내적용방안」에 대하여 주제발표하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의 과반수 이상이 방문하고 있는 서울시가 먼저 접근 가능한 관광정책 수립과 사회적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히고 “2017 무장애 관광도시 선포를 통해 누구나 찾고 즐길 수 있는 모두를 위한 관광도시 서울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거듭 강조했다. 우 의원이 언급한 플랜더스 지역은 수도인 브뤼쉘을 비롯해 벨기에를 대표하는 여행지인 브리헤, 안트워프, 겐트, 루벤과 메헬런 등 개성 넘치는 여행지가 모여 있는 지역이며, 일반 여행자는 물론 장애인들을 위한 접근성 정보를 평가·반영하면서 유럽 내에서 인기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한편, 서울시의회(의장 양준욱)의 정책 싱크탱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제14기 정책연구위원회(위원장 신언근)는 2018년 1월중 연구과제 발표회 및 전체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라이베리아 대통령 당선 조지 웨아, 비유럽 첫 발롱도르 수상

    라이베리아 대통령 당선 조지 웨아, 비유럽 첫 발롱도르 수상

    축구 스타 조지 웨아(51)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아프리카 중동부에 위치한 라이베리아 대통령에 결선 투표 끝에 당선됐다. 웨아는 19세기 미국에서 해방된 노예들이 건국한 라이베리아의 지난 10월 10일 대선 1차 투표 결과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 확보에 실패해 아프리카 최초의 선출직 여성 대통령인 엘렌 존슨 서리프 밑에서 12년 동안 부통령으로 일한 조지프 보아카이(73)와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결선 투표를 벌였다. 전국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 98.1% 이상 개표한 결과 웨아가 61.5%의 표를 얻어 당선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웨아는 곧바로 트위터에 “라이베리아 동포들이여. 온나라의 감격을 깊이 느끼게 된다. 내가 오늘 받아들인 이 막중한 임무의 중요성과 의무감을 절감하고 있다. 변화가 시작됐다”고 적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AC 밀란과 프랑스 리그앙의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활약했던 그는 세 번째 대권 도전 만에 꿈을 이뤘다. 2005년 1차 투표에서 서리프를 눌렀지만 결선 투표에서 졌고, 2011년에는 야당 후보와 러닝 메이트로 출마했지만 부정 선거를 이유로 투표를 보이콧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뛴 뒤 은퇴하기 전 잠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에 몸담았던 웨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와 저유명한 발롱도르를 동시에 수상한 유일한 아프리카 선수로 기록된다. 2002년 은퇴한 뒤 정치인으로 변신해 지금까지 상원의원으로 일해왔다. 선수 시절부터 가난한 라이베리아인들을 위해 거금을 쾌척하는 등 민심을 얻기 위해 노력해왔다. 1990년대 몇 년 동안 그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았다. 어떤 위치에서든, 어떤 방법으로든 득점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1996년 AC 밀란 시절 베로나를 상대로 수비 진영 페널티 지역에서 드리블을 시작해 상대 모든 선수들을 제치고 득점하는 장면이 세계 팬들의 뇌리에 지금도 각인돼 있다.웨아가 발롱도르를 수상한 1995년 이전에는 유럽 출신 선수만 수상할 수 있었지만 규칙을 개정해 유럽 클럽에 가입한 선수들은 모두 수상할 수 있게 해 웨아가 첫 영광을 차지했고, 지금도 그는 유일한 아프리카 출신 수상자로 남아 있다. 웨아의 수상 이후 21명의 수상자 가운데 유럽 출신은 11명이나 된다. AC 밀란 선수 6명이 영예를 차지했는데 최다 수상자 배출 클럽이다. 대표팀 경력으로는 라이베리아 월드컵 무대에 나설 만한 팀이 전혀 아니었고,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도 두 차례 출전해 2002년 말리전 한 골 넣은 게 전부였다. 웨아와 첼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마리오 멜치옷(네덜란드)은 웨아가 첼시에 처음 온 날 라커룸에 들어와 자신에게 “여기 옆에 앉아도 돼요?”라고 물었던 일이 생생하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아주 오랫동안 싸워온 것을 드디어 얻게 됐다”며 그의 당선을 축하했다. 버뮤다 공격수였던 숀 고터는 2000년 맨시티에서 웨아와 함께 했는데 그가 다시 팀을 떠날 때 “조지, 여벌 축구화 좀 챙겼어?”라고 말했더니 나중에 라커룸 들어가보니 몽땅 들고 가버렸다. 가난한 조국의 어린이나 다른 선수에게 챙겨주려고 그런 것이었으리라 짐작했다는 얘기다. 기자는 2008년 국제난민기구의 연수 프로그램 참가 차 시에라리온으로 향하던 길에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 공항에 중간 기착한 경험을 잊지 못한다. 감비아 민항기가 밀림 한 가운데 활주로에 잠깐 내려 몇몇이 내리고 아이를 안은 남루한 30대 여인이 탑승해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던 검은 눈망울이 또렷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명색이 수도 관문인데 비행기가 다시 이륙했는데도 수도를 눈으로 찾을 수 없었다. 밀림 밖에 없는 나라로 기억된다. 웨아 당선인은 2005년 자신을 누르고 아프리카 최초의 선출직 여성 대통령인 엘렌 존슨 서리프에게서 권력을 이양받는데 투표로 선출된 정부가 투표로 선출되는 정부로 교체되는 것은 이 나라에서 73년 만의 일이 된다. 서리프의 전임 찰스 테일러는 오랜 내전 끝에 2003년 반군에 의해 축출됐는데 이웃 시에라리온의 내전을 획책하고 무기를 공급한 혐의로 영국 법정에서 50년 형을 복역 중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2017 월드리뷰] 카탈루냐 독립선언·극우 득세… 유럽 뒤흔든 ‘분열 도미노’

    [2017 월드리뷰] 카탈루냐 독립선언·극우 득세… 유럽 뒤흔든 ‘분열 도미노’

    유럽의 2017년은 ‘분열’과 ‘몰락’, ‘공포’라는 세 단어로 축약된다. 지난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브렉시트)으로 가뜩이나 유럽의 결속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개별 국가에서도 중앙정부의 간섭을 거부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중·동부유럽에서는 난민 포용을 반대하는 극우 정당들이 득세했고 서유럽에서는 전통적 다수당과 기성 정치인들이 정치적 타격을 입은 가운데 극단주의 단체의 테러도 기승을 부린 한 해였다.영국과 EU는 지난 8일(현지시간) 난항 끝에 브렉시트 1단계 협상을 타결했다. 영국은 ‘이혼 비용’으로 40년간 400억~550억 유로(약 50조~71조원)의 재정 분담금을 내기로 합의하는 등 EU와의 결별은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분열의 열기는 스페인 카탈루냐와 이탈리아, 스코틀랜드 등 유럽 곳곳으로 확산됐다. 카탈루냐는 지난 10월 1일 독립 주민 투표를 실시하고 독립을 선언했다.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의회를 해산하는 강수로 맞섰다. 지난 21일 카탈루냐에서 새 의회 구성을 위한 조기 지방선거를 치렀지만 독립파가 승리해 정국 불안정만 가중됐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와 베네토주도 지난 10월 22일 주민투표로 자치권 강화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 영국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도 브렉시트에 맞서 내년 말쯤 영국에서 독립하기 위한 주민 투표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카탈루냐와 롬바르디아, 베네토 등은 모두 부유한 지역이다. 땀흘려 낸 세금을 별 혜택도 없이 중앙정부에 뺏겨야 한다는 불만이 자치권 확대 열망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본질은 EU에 주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며 EU 탈퇴를 선언한 영국과 유사하다. 유럽의 분열상은 독일에서도 확인된다. ‘유럽의 여왕’ 격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9월 총선에서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이 제1당 자리를 지키며 4연임에 성공했지만 아직 연정을 구성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제는 조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대연정을 꾸려온 기민·기사당 연합과 사회민주당의 득표율이 저조한 틈을 타 반(反)EU 성향의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제3당으로 부상했다. 이 밖에 오스트리아의 제바스티안 쿠르츠(31) 국민당 대표는 지난 18일 민주 선거로 선출된 세계 최연소 총리가 됐지만 극우 성향 자유당과 연정을 구성해 난민 문제를 두고 EU와의 갈등이 예고된다. 체코에서도 반(反)EU 노선을 표방한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가 집권하는 등 극우 포퓰리즘은 아직 수그러들지 않았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는 등 서방 세계의 결속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는 그 틈을 파고들어 동유럽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제2의 마거릿 대처’를 표방하며 지난해 7월 구원투수로 등판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바람 잘 날 없는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측근들의 잇단 퇴진과 골치 아픈 브렉시트 협상에 발목을 잡혀서다. 메이 총리는 지난 6월 8일 조기 총선으로 승부수를 띄웠으나 집권 보수당은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했고 메이 총리의 당내 입지도 위협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을 견인할 유일한 희망으로 꼽힌다. 기성 정치권의 개혁을 내건 마크롱은 지난 5월 7일 득표율 66%를 얻어 만 39세의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의 좌우 양당 정치의 한 축이던 사회당은 처참히 몰락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제왕적 대통령’ 논란이 불거지며 취임 100일 만인 8월 16일 36% 수준으로 추락했지만 넉달 만인 지난 19일 여론조사에서는 54%로 반등했다. 인기 하락과 노동계 총파업이라는 위기 상황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이 노동시장 구조 개편과 테러방지법 개정, 정치개혁 입법안 등 굵직한 개혁법안들을 잇달아 성사시킨 점이 지지율 반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유럽인들은 한 해 동안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와 그 추종자들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테러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3월 22일 런던 국회의사당 인근 차량 및 흉기 테러(5명 사망)에 이어 5월 22일 맨체스터 공연장 폭탄 테러로 22명이 사망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도 8월 17일 연쇄 차량 돌진 테러가 발생해 16명이 사망하는 등 테러 위협은 여전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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