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과로사
    2026-02-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10
  • 여야 ‘근로시간 단축’ 내년 7월 시행 합의…노동계 “휴일임금 할증 줄여 근로법 개악”

    여야 ‘근로시간 단축’ 내년 7월 시행 합의…노동계 “휴일임금 할증 줄여 근로법 개악”

    근로시간을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해 여야 간사단이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이르면 내년 7월부터 주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이 줄어들 전망이다. 법정 근로시간 단축은 과로사회 탈피를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하지만 휴일근로수당을 통상임금의 150%로 하고, 사업장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내용을 놓고 노동계와 일부 의원은 “허울뿐인 근로시간 단축, 근로기준법 개악”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한국노총은 24일 성명을 통해 “주 52시간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휴일연장근로 관련 중복 할증을 폐기·축소하려는 주장은 명백한 근로기준법 개악”이라며 잠정합의안을 비판했다. 민주노총도 이날 “주 52시간, 연장휴일근로 중복 할증 문제는 근로기준법을 정상으로 돌리는 문제”라면서 “특례업종도 일부 업종만 폐지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는 비판 성명을 냈다. 양대노총은 오는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근로기준법에 대한 국회 논의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도 입장자료를 통해 “주 52시간 시행유예도 모자라 휴일근로 가산수당 할증률을 줄이는 입법을 시도하고 특례업종까지 패키지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제도의 후퇴를 불러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법안심사소위)는 지난 23일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최종 합의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한정애 의원), 자유한국당(임이자 의원), 국민의당(김삼화 의원) 간사는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사업장은 내년 7월 1일부터, 50~299인 사업장은 2020년 1월 1일부터, 5~49인 사업장은 2021년 7월 1일부터 주 52시간 근로시간을 시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규모별로 1년 6개월 간격을 두고 단계별로 시행하자는 것이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예측 가능한 정책 집행을 위해서는 법을 통해 시행 시기 등 제도의 안정성을 보장해야 한다”면서도 “영세중소사업장의 장시간 노동 관행이 더 심한 만큼 시행 시기 간격은 가급적 짧아야 한다”고 말했다. 잠정합의안에서는 노동계와 경영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휴일근로수당에 대해 통상임금의 200%가 아닌 150%만 지급하도록 했다. 지난해 5월 김성태 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같은 내용이다. 노동계는 휴일근로수당을 통상임금의 150%만 지급하게 되면 싼값에 휴일노동을 강요할 수 있으며, 실질적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지지 않고 임금만 삭감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영계는 통상임금의 200%를 지급하도록 하면 최소 7조원 정도의 인건비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입장이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휴일근로수당은 대법원 판결에 달린 문제라기보다는 입법정책적 판단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환노위는 오는 28일 소위를 재개하기로 했지만 의견 접근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과로사 줄 잇는데… 집배원 초과근무 조직적 누락

    과로사 줄 잇는데… 집배원 초과근무 조직적 누락

    집배원 33% 수당 12억 못 받아 우정본부 3년간 근무 전수조사 미지급 수당 24일까지 일괄지급 집배노조, 우정본부 고발 검토집배원 과로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우체국에서 소속 집배원의 초과근무기록을 조직적으로 축소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우정본부는 인사관리시스템을 개선하고 초과근무실적을 6개월 주기로 점검하기로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우정사업본부에서 받은 ‘최근 3년간 초과근무실적 전수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서울·강원청을 제외한 전국 7개 지방우정청 관내 우체국에서 집배원 초과근무기록을 축소했다. 2014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누락된 초과근무시간은 16만 9398시간으로, 전체 집배원의 3분의1에 해당하는 4452명이 12억원의 수당을 받지 못했다. 각 지방청 소속 우체국에서 관리자가 공무원 인사관리시스템인 ‘e-사람 시스템’에 입력한 초과근무기록을 조작하는 방식을 쓴 것으로 추정됐다. 우정본부는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 당시 경인청의 초과근로시간 조작 정황이 드러나자 최근 3년간 초과근로시간을 전수조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많은 시간을 누락한 곳은 부산청으로 1834명의 초과근무시간 10만 5657시간에 대해 수당을 주지 않았다. 경인청은 696명의 근무시간 3만 2366시간을 줄인 것을 인정하고 지난달 미지급 수당을 모두 지급했다. 이어 경북청 1만 9604시간(727명), 전남청 8761시간(903명), 충청청 2396시간(180명), 제주청 484시간(69명), 전북청 130시간(43명) 등의 순이었다. 우정본부는 지급하지 않은 초과근로수당을 24일까지 일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또 인사혁신처와 협의해 ‘e-사람 시스템’에서 근무실적을 조작하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1년에 1회 실시하는 초과근무실적 관리 주기를 6개월로 줄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우정본부 관계자는 “이달 초 지방청 인사 담당자를 모두 소집해 보름 동안 초과근무실적 조작 방지 교육을 실시했다”며 “노동조합과도 협의해 추가 제도 개선 방향을 고민해 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집배노동조합은 사법기관에 우정본부를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무원인사관리시스템의 임의 조작은 형법상 공전자기록위·변작, 초과근로수당 체불은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다. 이에 대해 집배노조는 “고용노동부 등 제3의 기관이 이번 일에 대해 조사하고, 우정본부는 상세 지급 내역을 구성원들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커버스토리] 칼퇴는 없다… 한 달 +17일 일하는 ‘극한 공무원’

    [커버스토리] 칼퇴는 없다… 한 달 +17일 일하는 ‘극한 공무원’

    ‘철밥통’이라 불리며 ‘칼퇴근’하는 직업의 상징인 공무원. 실제로 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공무원의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로 명시돼 있다. 주당 근무시간으로 보면 40시간, 시간 외 근무는 하루 4시간(월 57시간) 한도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주말 포함 68시간)으로 정한 근로기준법과 마찬가지로 현실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규정일 뿐이다. 최근 6년간(2011~2016년) 과로사한 공무원(순직 승인자 기준)이 137명에 달하는 이유다.<서울신문 10월 17일자 1·5면> 공무원 가운데서도 경찰관, 소방관, 해양경찰관, 세관, 교정직 공무원 등 국민과 접점에 있거나 교대제 근무 등으로 24시간 행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공무원들은 업무 특성상 장시간 노동에 내몰린다. 이들 대부분은 근무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 ‘공직사회의 특례업종’에 해당하는 ‘현업 공무원’이다.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앙 부처 현업 공무원의 한 달 평균 초과근무시간(2016년 기준)은 72.2시간이다. 일반 공무원의 월평균 초과근무시간(22.1시간)의 3.3배에 달하고, 공무원 복무규정상 시간 외 근무 한도 시간(57시간)보다 15시간 정도 오래 일한다. 현업 공무원에는 경찰관, 해양경찰관(행정안전부), 세관(관세청), 교정직(법무부), 기상예보관(기상청), 집배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각 기관 시설 방호직 등 24시간 교대 근무가 필요하거나 근무시간 측정이 어려운 직종이 주로 포함돼 있다. # 부처 10명 중 2명꼴… 소방관·지자체 통계서 빠져 기계나 전기를 다루는 관리운영직군, 아동복지센터에서 상주하는 사회복지직, 지방자치단체 산하 병원에서 일하는 직원 등 지자체 소속 공무원은 초과근무시간 통계에서 제외됐다. 또 대표적 과로 공무원으로 꼽히는 소방관도 최근 국가직으로 전환돼 통계에서 제외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현업 공무원의 과로 실태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 공무원 기준으로 봐도 지자체 공무원의 월평균 초과근무시간이 2배 정도(서울시 월평균 초과근로시간은 40.9시간) 많은 데다 지자체 현업 부서는 중앙 부처보다 많기 때문이다. 공무원 복무규정 및 공무원 수당 규정에는 우체국, 국립의료원 등 현업 기관이나 상시근무 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 해당 기관장이 소속 중앙행정기관장(지방자치단체장)의 승인을 얻어 근무시간과 근무일을 정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근로기준법 제59조가 공중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운수업, 보건업 등 26개 업종(특례업종)에 대해 근로시간 제한을 받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취지다. 현업 공무원 제도도 근로기준법상 특례업종과 마찬가지로 노동자를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경 9761명 중 62.7% 근로시간 제한 없이 과로 실제로 불법 조업 중국 어선을 단속하거나 우리 선박을 지도하는 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이 포함된 해양수산부는 월평균 초과근무시간(2016년 기준)이 137.1시간으로 가장 많았다. 일반 공무원 월평균 초과근무시간(22.1시간)의 6.2배에 육박한다. 공무원의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에 17일 정도를 더 일하는 셈이다. 월평균 초과근무시간이 110.6시간에 달하는 관세청 현업 공무원은 대부분 세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다. 관세청은 “현업 공무원은 1400여명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항만은 24시간 2교대 근무, 공항은 24시간 3교대제 근무가 기본이지만, 시기나 인력 운영에 따라 근무 형태도 수시로 조정된다”고 설명했다. 해양경찰관이 소속된 국민안전처(현 행정안전부) 현업 공무원도 초과근로시간이 월평균 129.9시간으로 집계됐다. 해경이 과로하는 이유로는 교대제 근무, 함선 근무 등 특수한 근무환경이 꼽힌다. 행안부에 따르면 해경 전체 인원(9761명) 중 현업 공무원은 6123명으로 전체의 62.7%를 차지한다. 조난선박 구조나 불법조업 어선 단속 등 해양 경비 업무를 하는 함정근무 인원이 3093명, 파출소 근무 인원이 1901명, 특공대·구조대·항공단·상황실 근무 인원이 1129명이다. 이들은 해양 경비나 범죄 예방 단속이라는 업무 특성상 24시간 상시 대기해야 한다. 지방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해경은 “1주일 함선을 타고 나온 뒤에는 2주 정도 육상근무를 하면서 선박정비, 상황 근무 등을 하게 된다”며 “인력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2~3교대 근무를 하다 보니 초과근무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경찰 과로순직 최다… 56%는 야근으로 건강이상 경찰청도 해경과 사정이 비슷하다. 파출소나 교통안전담당 업무 등을 하는 경찰은 보통 4조 2교대로 일한다. 첫째 날은 주간근무, 둘째 날 야간, 셋째·넷째 날은 비번 순서로 근무가 돌아간다. 빡빡한 근무일정과 야간근무 때 쌓이는 피로는 건강을 위협한다. 실제로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0세 이상 야간근무 경찰관 1만 97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특수건강진단에서 전체의 56.4%인 1만 1122명이 질병을 앓는 ‘유소견자’, 질병이 의심되는 ‘요관찰자’ 판정을 받았다. 지난 9월 경북 포항에서는 경찰관 2명이 야간근무 중 쓰러져 순직하기도 했다. # 靑 대책지시… 총량제·연가사용 등 거론되지만 무제한 노동으로 죽음까지 내몰리는 현실은 경찰관만의 문제는 아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2~2016년 과로사(뇌심혈관계질환)로 순직 인정을 받은 공무원이 속한 기관은 소방청(11명), 우정사업본부(8명), 해양경비안전서(5명), 지방 세관(2명), 서해어업관리단(1명), 부산교도소(1명), 서울지방교정청(1명) 등 현업 기관이 많았다. 순직 인정을 받은 공무원이 가장 많은 기관은 경찰청(47명)으로, 전체 169명 가운데 27.8%를 차지했다. 경찰청은 대표적인 현업 기관 가운데 하나로, 월평균 초과근무시간이 81.9시간에 달한다. 정부는 중앙 부처에서 일하는 현업 공무원 규모를 12만~13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앙 부처 공무원이 65만 149명(현원 기준)인 점을 고려하면 공무원 10명 중 2명은 법적으로 노동시간 제한을 받지 않고 일한다는 의미다. 정지만 인사혁신처 복무과장은 “부처마다 운영 현황이 달라 실태조사를 진행해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는 중”이라며 “교대 근무자들은 24시간 상시로 업무를 이어 가야 하다 보니 현업 공무원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현업 공무원이 좀더 많을 것으로 추산되는 지자체는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는다. 기관장 요청으로 지자체장이 승인하게 돼 있는 운영 특성상 수시로 인원이 변동되기 때문이다. 박순영 행안부 지방인사제도과장은 “주로 시설을 관리하거나 24시간 근무를 해야 한다는 특성이 있지만 정확한 규모는 추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8월 공무원의 초과근무 단축 방안의 하나로 “초과근무가 과도한 현업 공무원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공무원 초과근무 단축 방안으로 초과근무 총량제 적용 확대, 불필요한 초과근무 적극 축소, 연가 사용 촉진제도 도입, 장기·분산 휴가 확산 등이 보고됐다. 인사처, 행안부 등 관계 부처는 현업 공무원 실태조사가 마무리되면 이들의 장시간 근무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오늘의 눈] 제도 변화의 약속과 과로사의 편견들/이범수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제도 변화의 약속과 과로사의 편견들/이범수 사회2부 기자

    한국 사회의 국민병인 과로 문제를 심층 취재·보도한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리포트-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시리즈가 막을 내렸다.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은 지난 6월 20일 첫 모임을 가진 이후 총 7회, 26편의 기사를 내보냈다.과로사 판단기준의 문제점부터 일 중독자가 된 직장인들의 애환, ‘꿈의 직장’인 공무원의 과로, 워킹맘(미성년 자녀를 키우며 직장에 다니는 여성), 특례업종까지 총망라했다. 국내 노동자들의 장시간 근로 문제를 단편적으로 다룬 기존의 보도와 차별점을 두는 데 방점을 찍었다. 실제 작은 변화도 있었다. 지난 10월 12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장에서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신문 보도를 인용하며 ‘유족들의 입증 책임’에 대해 지적했고,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회사의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도록 하겠다”고 제도 변화를 약속했다. 서울시 국감에서는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과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무원 과로사 문제를 언급,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책 마련 약속을 이끌어 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가 과로사회”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과로사·과로자살 유가족을 바라보는 편협한 시선은 여전하다. “왜 죽을 때까지 일을 하느냐, 그냥 그만두면 되지”라는 온라인 기사의 댓글은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과로를 부추기는 노동환경보다 개인에게 칼날을 겨눈 가해자의 논리가 아닐 수 없다. 인간에게 내재된 능력 중 하나가 공감(共感)이라고 한다. ‘공감’은 아파하는 사람들을 연민이나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다. 상대의 아픈 감정에 그냥 머무르며 시스템의 문제에 눈을 돌릴 수는 없을까. 이번 시리즈에서 다룬 건 단순히 ‘김부장’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어디선가 퀭한 눈으로 늦은 밤까지 사무실과 현장을 지키는 너와 나, 우리 모두를 위로하고자 했다.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는 기사에서 다루지 못한 다양한 계층과 사람들이 존재한다. 입시에 시달리는 학생들, ‘코리안드림’을 꿈꾸는 56만명의 이주노동자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도 특별기획팀은 정부가 약속한 대책의 실행 여부를 주시하고 과로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을 다룰 예정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과로사회 탈출, 근로기준법부터 손봐야”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7·끝> 한국 사회의 국민병인 과로 문제를 심층 취재·보도한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누가 김부장을 죽였나’가 오늘 7회로 연재를 마친다. 이번 기획을 위해 과로사 유족 100여명의 사연을 취재하는 등 다각도의 접근으로 일반 직장인과 공무원, 워킹맘, 특례업종 종사자 등 국내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헤쳤다. 마지막회에서는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법률·의료·노동 전문가, 시민단체, 경영계 등이 제안한 과로사회 탈출 해법을 정리했다. 전문가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근로기준법부터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고, 사업자와 노동자가 합의하면 법정 근로시간을 넘겨 일해도 되도록 한 ‘근로기준법 59조’상 특례업종을 폐지하거나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야근, 특근을 밥 먹듯 시키면서도 추가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명목으로 악용되는 ‘포괄임금제’도 최소한의 직종에서만 허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기획팀 dynamic@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장시간 업무 당연시 문화 바뀌어야… SNS 업무 금지 로그오프법 검토를

    장시간 업무 당연시 문화 바뀌어야… SNS 업무 금지 로그오프법 검토를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7·끝> 과로사회 탈출 해법 대한민국 노동자 가운데 과로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직장인 10명 중 7명은 ‘과로로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봤다’(그림①)고 말하고, 공무원에게도 야근과 주말 근무는 필수(그림②)가 됐습니다. 오전에는 회사로, 퇴근 뒤에는 가정으로 하루에 두 번 출근하는 236만명의 워킹맘(미성년 자녀를 키우며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은 숨 돌릴 새 없이 가사노동까지 강요당합니다. 서울신문의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산업 현장의 과로를 끝낼 대안을 살펴봤습니다.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법률·의료·노동 전문가, 시민단체, 경영계 등이 말하는 과로사회 탈출 해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신문에서 노동 분야를 취재하는 홍인기 기자라고 합니다. 저에게도 과로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노트북 켜고 일하는 공식 업무 시간 외에 식사 등을 겸한 저녁 취재 시간까지 포함하면 주당 노동시간은 고용노동부가 정한 과로 기준인 60시간에 가깝습니다. 한국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중 세 번째(연간 2069시간·2016년 기준)로 오래 일하는 국민입니다(그림③). 굳이 통계를 보지 않아도 국내 노동자의 일하는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길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습니다.‘과로사회’를 벗어나기 위해 시급한 과제로 꼽히는 것은 근로시간 단축입니다. 우선 현행 최대 68시간(주7일 기준)인 법정 근로시간을 줄이는 방안이 가장 많이 거론됩니다. 사실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최대 근로시간이 주당 52시간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고용부가 2000년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1주의 근로시간’에서 1주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로 행정해석했습니다. 이 때문에 토요일과 일요일은 52시간과 별개로 16시간까지 추가로 일을 시킬 수 있게 됐습니다(그림④).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주7일간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못박는 근로기준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면서 “국회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행정해석을 바로잡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여야는 근로시간을 사업장 규모에 따라 3단계에 걸쳐 52시간으로 줄이는 데 잠정 합의했지만, 기업군별로 유예기간을 얼마로 둘지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 이견을 보여 최종 합의에 실패했습니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행정해석으로 인한 법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국회가 끝내 근로기준법을 처리하지 못하면 1주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로 판단하는 행정해석을 폐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주일 최대 근로시간이 52시간이 되더라도 장시간 노동이 눈에 띄게 줄어들지는 않을 듯합니다. 우선 특례업종 종사자가 전체 노동자의 49.5%(2015년 사업체노동실태현황 기준)에 달합니다. 즉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이 아무리 줄어도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노동자가 절반 정도라는 겁니다. 노동계에서 특례업종 폐기와 축소 주장을 계속해서 제기하는 이유입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운수업, 보건업 등 특례업종의 공영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체질 개선 한 후에 근로시간 상한제 등의 대안도 현실적으로 실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노동자의 과로를 막기 위해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손봐야 하는 제도가 또 있습니다. 포괄임금제입니다. 고정야근수당 등 초과근무 수당을 미리 산정해 월급에 포함하는 것을 말합니다. 회사는 ‘당신이 야·특근할 것을 미리 계산해 연봉에 넣었다’면서 무제한으로 일을 시킵니다(그림⑤). 고용부는 이달 중으로 근로시간 측정이 어려운 직종을 제외한 사무직 등에 대해서는 포괄임금제를 적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또 다른 문제로 부각되는 것은 ‘측정되지 않는 노동’입니다. 버스기사 등 타코미터(운행기록계)로 운행시간을 측정하거나 출퇴근 카드를 찍는 소수 직종을 제외하면 실제로 장시간 노동을 한다는 점을 입증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자가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의무적으로 기록·보존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그림⑥)되기도 했습니다.이러한 제도적 개선이 이뤄지면 근무시간 측면에서는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문화와 사람이 제도를 따라오지 못하면 장시간 노동 관행은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겁니다. 예컨대 현재 국회에 발의된 ‘슈퍼우먼 방지법’은 남성 배우자의 유급 출산휴가 기간을 현행 5일에서 30일로 확대하고, 30일을 모두 유급으로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그림⑦). 안주엽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가정 양립을 위한 현행 제도들은 나름대로 잘돼 있다. 하지만 장시간 노동을 당연시하는 인식과 문화가 제도를 쓸모없는 것으로 만든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남성 노동자들이 그 짧은 배우자 출산휴가를 쓰려고 해도 “남자가 무슨 출산휴가를 가느냐”는 잘못된 인식이 발목을 잡습니다. 기업 문화나 직장 상사들의 고루한 인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출근은 있지만 퇴근이 없는 삶’은 사람이 사람을 옭아매면서 시작합니다. 업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일상에 침투하는 빈도가 잦아졌고, 스트레스도 높아졌습니다. ‘카톡 감옥’, ‘전자 발찌’라는 자조적 표현이 직장인들의 공감을 사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벗어나고자 최근 프랑스는 5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업무시간 외에 이메일, SNS, 전화를 통한 업무 관련 연락을 차단하도록 ‘로그오프법’을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업무 환경이 공간 제약 없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연결되자 업무와 사생활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발생하는 문제”라며 “환경 변화에 제도 개선이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 지체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며,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시행이 되도록 근로감독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합니다.앞으로 장시간 노동 관행이 줄어들어도 분명히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업장은 존재할 것입니다. 과로사, 과로자살에 대한 기준이나 산재 판정 심의과정에 대한 개선이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오래 일하다 죽은 노동자에 대한 법률적인 규정조차 없고, 과로사로 여기는 뇌·심혈관계질환의 판단기준(그림⑧)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는 “판단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만이 아니라 현장조사를 강화하고, 회사의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유가족들이 죽음을 입증해야 하는 현행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취재 도중 만났던 유가족은 “‘그렇게 힘들면 회사를 그만두지 왜 다녔어요’라는 질판위원의 한마디에 모든 것이 무너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만두고 싶다’와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루에도 몇 번씩 머릿속에서 부딪칩니다. 법과 제도,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 간다면 ‘죽을 정도로 일하지 않아도 인간다운 삶을 이어 갈 수 있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요. 특별기획팀 ikik@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홍인기 기자는 2011년 11월 서울신문에 입사한 뒤 2014~2015년 고용노동부를 출입하며 노동 분야를 두루 취재했다. 이후 사회부 사건팀을 거쳐 올해 초부터 노동 분야를 다시 담당하고 있다.
  • 과로사 예방센터 오늘 문 연다

    서울 변호사문화회관서 개소식 과로로 인해 게임개발자와 집배원, 방송 프로듀서(PD) 등이 목숨을 잃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과로사를 방지하고 유가족과 피해자를 돕기 위한 센터가 문을 연다. 과로사예방센터는 8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문화회관에서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고 7일 밝혔다. 법률·의료·안전보건 전문가,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모인 센터는 과로로 죽음에 내몰리는 노동자들을 줄이고 장시간 노동이 당연시되는 문화를 바꾸기 위한 시도를 할 계획이다. 지난해 근로복지공단 질병판정위원회가 과로 탓에 병을 얻거나 죽었다고 인정한 경우만 421건에 이르지만 장시간 노동 관행은 쉽사리 바뀌지 않고 있다. 센터는 과도한 노동시간뿐 아니라 업무량이나 업무 성과 압박, 다양한 유형의 직장 내 괴롭힘까지 과로사와 과로자살의 원인으로 보고, 이 때문에 피해를 입은 노동자와 유가족을 지원할 예정이다. 우선 산업재해 신청이나 행정소송 등 과로로 인한 피해 이후의 법적 대응과 관련해 전화 무료 상담(02-490-2352)을 제공한다. 또 전국의 법률·의료·안전보건 활동 분야 네트워크를 통해 피해자를 모아 지원을 이어 갈 방침이다. 과로사를 산재로 인식하는 경우가 드문 데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이를 산재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아울러 센터는 유가족 모임을 통해 과로사 예방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과로사 예방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제 가족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들은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산재 신청, 소송 진행 과정에 대한 정보 공유 및 심리 치유 프로그램 등으로 유가족이나 피해자의 심리 회복 및 재활을 돕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과로는 국가의 책임… 가로시의 나라 일본, 과로사방지법 30년 걸렸다”

    “과로는 국가의 책임… 가로시의 나라 일본, 과로사방지법 30년 걸렸다”

    일본은 과로사의 원조 격인 나라다. 한국에만 있는 기업 지배 체제인 ‘재벌’이 영어사전에 ‘Chaebol’로 실린 것처럼 ‘가로시’(過勞死·과로사)라는 일본어는 2002년 옥스퍼드 사전에 고유명사로 등재됐다. 과로의 폐해를 먼저 겪은 만큼 해결 노력도 한발 빨랐다. 2014년 제정된 일본의 ‘과로사방지법’은 유족과 학계, 시민사회가 함께 노력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과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책임으로 돌리는 데 중심적 역할을 한 데라니시 에미코 전국 과로사를 생각하는 가족 모임 대표와 모리오카 고지 간사이대 명예교수, 이와키 유타카 변호사 등으로부터 과로사방지법 제정 과정에 대해 들어 봤다.“남편이 사망하셨습니다.” 21년 전 일이지만 데라니시는 그날 수화기 속 음성을 잊지 못한다. 남편 아키라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일본식 면요리 프랜차이즈 지점장이던 남편은 1996년 2월 15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과로자살이었다. 데라니시는 “조리사였던 남편이 관리자가 돼 가장 큰 지점을 맡았는데 스트레스가 심했다”면서 “사장에게 모멸적 폭언까지 들어 우울증이 생겼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일본 경기가 급속히 얼어붙은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아키라 같은 사례는 드물지 않았다. 과로와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자살 또는 과로사하는 사례가 여럿 보도됐다. 불황에 과로사가 많아졌다는 게 역설적으로 들린다. 이에 대해 이와키 변호사는 “일본인들은 원래 오래 일했는데 호황 때는 그만큼 돈을 줬으니 사회문제로 커지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과로사를 막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 건 이때부터다. 1988년 오사카 지역 등의 변호사가 모여 직장인 상담 전화인 ‘과로사 110번’을 개통했다. 이와키 변호사는 “아침부터 밤까지 상담 전화벨이 끊임없이 울릴 정도로 호응이 뜨거웠다”고 회상했다. 그해 10월에는 변호사 모임인 ‘과로사 변호단 전국 연락회의’(변호단회의)가 결성됐고 1991년에는 과로사·과로자살 유족 단체인 ‘전국 과로사를 생각하는 가족모임’(가족모임)이 만들어졌다. 변호단회의와 가족모임은 이후 과로자살 인정 기준을 제정하고, 과로사 기업의 법률 위반사항을 정부 부처에 신고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다. 하지만 과로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일본 과로사 유족과 시민사회의 노력은 2014년 6월 ‘과로사 등 방지대책 추진법’(과로사방지법) 제정으로 큰 결실을 맺었다. 이 법은 학계·법조계 전문가들이 틀을 짰지만 결국 여론과 의회를 움직인 것은 유족이었다. 데라니시는 “가족 모임 회원들이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750여명을 한 명 한 명 만나 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고 말했다. 모리오카 교수는 “유족은 사건 당사자이기 때문에 과로를 없애자는 발언에 진정성이 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키 변호사는 “과로사방지법은 이념법적 성격이 강하다”고 규정했다. 과로를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회 병폐로 선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 법은 크게 ▲과로사 등에 대한 조사 연구 ▲장시간 노동 단축을 위해 국민 홍보 ▲상담 체계 설비 ▲과로 예방 목적으로 활동하는 민간 단체 지원 등의 내용으로 채워졌다. 과로사방지법은 제정된 지 3년밖에 되지 않아 아직 효과를 논하기 이르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연간 2000여건의 과로사와 과로자살이 발생한다. 그래도 일본 사회는 한 걸음씩 진보하고 있다. 데라니시는 “유족들이 혼자 끙끙 앓는 게 아니라 밖을 향해 소리치는 게 중요하다. 지식인이든, 노조든 붙잡고 함께 얘기해야 사회문제로서 과로사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사카 특별기획팀 dynamic@seoul.co.kr ■ 특별기획팀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심층인터뷰·빅데이터 활용…가치판단 담은 비판 있어야”

    “심층인터뷰·빅데이터 활용…가치판단 담은 비판 있어야”

    서울신문은 31일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과 탈원전 등 정책 전반에 대한 보도’를 주제로 제99차 독자권익위원회를 본사 9층 대회의실에서 열었다. 회의에는 박재영(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위원장과 김광태(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김영찬(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소순창(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유경숙(세계축제연구소장),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위원이 참석했다. 다음은 지난 한 달간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독자권익위 위원들이 제기한 의견이다.김영찬 위원 10월 10일자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는 우리 사회 과도한 노동과 과로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시의적절한 기획이다. 독자와의 친밀도를 높일 밀착인터뷰 방식을 앞으로도 많이 활용했으면 한다. 10월 11일자 마음 편히 앉지 못하는 임신부를 다룬 ‘임산부의 날’ 기사는 우리 현실을 잘 비판했다. 9월 30일자 ‘아빠의 육아휴직‘ 기사도 인상 깊었다.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사회활동을 위해 무엇을 고민해야 할지 화두를 잘 던졌다. 앞서 보도한 퍼블릭인 ‘엄마 공무원’ 기사와 맥을 같이해 서울신문이 이 문제를 끈질기게 파고든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고정적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대표기자 육성에 투자를 했으면 한다. 김광태 위원 균형감 있는 보도와 비판의식이 돋보였다. 과로사회 기획과 교통기획, 촛불 기획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평소 만성화된 교통사고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사고 유형, 원인별로 정확하게 찾아내서 국내 최초로 교통사고 지도를 만든 것은 서울신문에서만 볼 수 있는 좋은 기획이었다. 큰 화제였던 ‘어금니 아빠 사건’에서 많은 언론이 피해자 인격을 무시한 보도를 했다. 그러나 서울신문은 선정 보도를 배제하고 피해자 인권과 국민의 알 권리 사이 균형점을 잘 찾았다. 다만 ‘홀대받는 한글’이라는 제목의 한글날 기획은 한글날을 위한 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일반화한 외래어는 사용해도 되지 않을까. 홍현익 위원 한반도 안보위기 관련 보도가 의미 있었다. 서울신문은 현 안보위기에 북한뿐 아니라 미국도 책임이 있다는 적절한 지적을 했다. 특히 10월 9일자 사설 ‘자국 이익에만 눈먼 美, 동맹국인지 의심스럽다’가 돋보였다. 한·미 동맹 등 각종 외교 문제를 꾸준히 감시하고 비판해 외교협상에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 10·4 정상선언 보도에서 개요와 주요 내용을 그래픽으로 잘 정리해 독자들이 알아보기 쉽게 했다. 트럼프 내한 보도에서도 이전 국빈 방문 사례를 정리해 준 보도 방식이 독자에게 호감을 줬다. 다만, 다소 밋밋한 느낌이다. 국민들은 객관적인 부분에만 끌리진 않는다. 가치판단이 들어가야 한다. 비판이 있어야 기사가 살아 움직인다. 유경숙 위원 ‘교통안전 행복사회’ 기획은 서울신문의 저력을 드러낸 좋은 기사였다. 독자들이 자기 동네를 찾아가며 몰입할 수 있었다. 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2차 가공 정보를 제시하는 방법이 언론이 나아갈 방향이다. ‘공슐랭 가이드’는 독자의 흥미를 충족시킨다. 명칭도 좋고 이 콘텐츠는 하나의 기사를 넘어 온라인 브랜드로도 가치 있어 보인다. 다만 전국면과 서울인면에 축제 기사가 50%를 넘는 것은 생각할 부분이다. 새롭게 가공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신선하지도 않고 정보도 없다. 같은 축제를 다루더라도 방식을 바꾸거나 화법을 달리해야 한다. 소순창 위원 10월 16일자 공수처 권고안에 대한 서울신문의 자세한 보도가 인상 깊었다. ‘공수처 법무검찰개혁위 권고안과 법무부안 비교’ 표를 잘 정리해 독자들이 내용을 파악하기 쉬웠다. 앞으로도 중요한 권력구조 이슈인 공수처를 감시하며 구체적으로 다뤄 주길 바란다. ‘저출산 극복 컨트롤타워’나 ‘경찰개혁위원회’, ‘카탈루냐 독립’, ‘여성 할당제’ 이슈는 구체적인 대안을 다뤘으면 좋겠다. 박재영 위원장 ‘촛불 1주년’ 기획이 훌륭했다. 양비론으로 다루지 않고 촛불집회가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을 정치·경제·문화·사회 등으로 구분해 잘 분석했다. 촛불이 이뤄 낸 사회의 남은 과제인 적폐청산, 대타협 등 미래 개혁을 함께 고민하는 기사를 계속 써 주길 바란다. 최근 언론 보도에 외래어가 횡행하는 문제에 서울신문이 나서 국립국어원이나 한글학회와 함께 적확한 한국어를 쓰는 데 앞장서 주길 바란다.
  • 환노위 “특례업종 과로 현실 개선해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31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는 특례업종의 과로사·과로자살의 위험성을 포함해 장시간 노동 실태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아울러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강원랜드 전·현직 사장의 증인 불출석 등에 대한 논쟁도 오갔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제와 오늘자 서울신문 보도를 보면 특례업종의 과로사가 많은 게 드러났다”며 “특히 택시나 버스, 간호사 등 공중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업종의 과로가 많았고, 이런 실태가 결국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특례업종 외에도 포괄임금제 등이 ‘노동자 사용 자유이용권’(근로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일을 시킬 수 있는 제도)으로 악용되는 현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과로사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분석이 없고 통계가 미흡했던 게 사실”이라며 “연구기관 용역을 통해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우편집배원 과로사 및 과로자살에 대한 대책 마련 요구도 제기됐다. 신창현 민주당 의원은 “우편집배원 과로자살 문제가 불거져 근로감독까지 진행됐는데, 경기 화성 향남우체국과 충남 아산우체국 등은 집배원의 초과근로시간을 축소 조작했다”며 “매뉴얼까지 내려보내 이런 일을 벌인 것을 국민들이 알면 가슴이 찢어질 일”이라고 말했다. 홍영표 위원장도 증인으로 출석한 이병철 우정사업본부 경영기획실장을 상대로 “우정사업본부는 과로사, 과로자살이 많이 발생한 정부 기관”이라며 “그런데도 경영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성과급을 타기도 했다”고 질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환노위 국정감사, 특례업종 과로사 등 근로시간 단축 지적

    환노위 국정감사, 특례업종 과로사 등 근로시간 단축 지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31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는 특례업종의 과로사·과로자살의 위험성을 포함해 장시간 노동 실태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아울러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강원랜드 전·현직 사장의 증인 불출석 등에 대한 논쟁도 오갔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제 오늘자 서울신문 보도를 보면, 특례업종의 과로사가 많은 게 드러났다”며 “특히 택시나 버스, 간호사 등 공중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업종의 과로가 많았고, 이런 실태가 결국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특례업종 외에도 포괄임금제 등이 ‘노동자 사용 자유이용권’(근로시간 제약을 받지 않고 일을 시킬 수 있는 제도)으로 악용되는 현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과로사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분석이 없고 통계가 미흡했던 게 사실”이라며 “연구기관 용역을 통해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우편집배원 과로사 및 과로자살에 대한 대책 마련 요구도 제기됐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편집배원 과로 자살 문제가 불거져 근로감독까지 진행됐는데, 경기 화성 향남우체국과 아산우체국 등은 집배원의 초과근로시간을 축소 조작했다”며 “매뉴얼까지 내려보내 이런 일을 벌인 것을 국민들이 알면 가슴이 찢어질 일”이라고 말했다. 홍영표 위원장도 증인으로 출석한 이병철 우정사업본부 경영기획실장을 상대로 “우정사업본부는 과로사, 과로자살이 많이 발생한 정부 기관”이라며 “그런데도 경영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성과급을 타기도 했다”고 질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단독] 月 313시간 밤낮 없는 ‘몽롱 택시’… 깜빡, 그 순간 흉기가 되었다

    [단독] 月 313시간 밤낮 없는 ‘몽롱 택시’… 깜빡, 그 순간 흉기가 되었다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5>치명적 실수 부르는 과로… 특례업종 종사자들의 아찔한 장시간 노동 실태는운수업, 보건업 등 특정 업종 노동자에게 시간 제한 없이 업무를 시킬 수 있는 ‘근로시간 특례제도’는 노동자 건강뿐 아니라 시민 안전까지 위협한다. 지난해 7월에는 영동고속도로에서 ‘과로 버스’가 승용차를 들이받아 20대 여성 4명이 숨졌고, 지난 9월에는 법인택시 운전사가 졸음운전을 했다가 배관 공사 현장을 덮쳐 공사장 노동자 2명이 사망했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전공의와 간호사는 수면부족 탓에 몽롱한 상태로 일한다. 서울신문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동으로 입수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6개 특례업종 가운데 택시·버스 등 ‘육상 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에서 과로사한 노동자(2014~2016년 35명·승인기준)가 전체의 27.1%로 가장 많았다. ‘보건업’도 과로사 승인은 4건이었지만 신청이 32건이나 됐다. 시민 안전과 직결된 특례업종 종사자의 장시간 노동 실태를 살펴봤다. ●“시동 거는 순간 빚… 그래도 먹고 살려면” “100원짜리 인생이에요. 미터기 딸깍 올라가는 것만 봐야 하니까 100원에 목매는 처지죠.” 17년차 법인택시 기사 장모(60)씨는 오랜 시간 운전하는 이유를 묻자 “돈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돈욕심에 자발적으로 과로하는 것으로 매도할 수 없다. 사납금(회사에 지불하는 돈) 제도와 특례업종의 폐해에 대해 들어 보면 불가피한 과로임을 알게 된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하루 사납금 13만 3500원(서울 지역 평균)을 맞추고 나서야 수입을 가져갈 수 있다. 이 때문에 택시 기사들은 “출근해서 시동을 켜는 순간 빚이 13만원 생긴다”, “종일 운전하면서 그날 진 빚을 갚은 뒤에 돈을 버는 꼴”이라고 하소연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돌아다니면 서울에서 대구까지 거리(약 288㎞)와 맞먹는 268.3㎞를 운전한다. 이렇게 매일 장거리를 뛰어야 한 달에 157만 6000원을 손에 쥔다. ‘2016년 서울시 택시 기사 노동실태 연구’에 따르면 택시 기사의 79.3%가 택시 운전이 곧 생계수단이라고 답했다. 보통 한 달에 사나흘만 쉬고 313.4시간을 일해도 수입이 1인가구 중위소득(2016년 기준 162만 4831원)에 미치지 못했다. 생계 유지를 위한 장시간 운전은 택시 기사들의 건강을 해친다. 실태조사에서 택시 기사 중 75.1%는 만성피로를 앓고 있었고 시력장애(63.0%)와 수면장애(61.2%)를 호소하는 사람도 많았다.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한다. 법인택시 기사로 5년간 일했던 이모씨는 2015년 7월 뇌출혈로 사망했다. 하루 5시간만 자고 평균 11시간가량 운전대를 잡았고, 한 달에 3일 정도 쉬었다. 이씨의 동생은 근로복지공단에 “형의 죽음을 산업재해로 인정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승인받지 못했다. 피로에 찌든 기사가 모는 택시는 길 위의 흉기가 된다. 교통안전공단 자료를 보면 법인택시가 낸 교통사고는 지난해 1만 5690건으로 전체 사업용자동차 교통사고(4만 9041건)의 32.0%였다. 개인택시 6148건, 시내버스 5910건, 전세버스 1090건, 고속버스 188건 등 대중교통 가운데 가장 많았다.●전공의들 ‘꾸벅꾸벅’… 환자는 ‘불안불안’ 병원 등에서 일하는 보건 종사자들도 특례업종에 속해 무한 노동한다. 특히 전공의(레지던트)와 수련의(인턴)의 과로가 심각하다. 이들은 입원 환자의 건강을 시시각각 체크하고, 때맞춰 알맞은 처방을 내리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지난 4월 전국 전공의 17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공의 수련 및 근무환경 실태조사 보고서’에는 주 10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전공의가 1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87.3시간으로 지난해 12월 시행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에서 제한하고 있는 주 80시간을 넘어섰다. 일반 노동자의 법정근로시간은 주말근무와 연장근로를 모두 더해도 주당 68시간을 넘길 수 없다. 보통 전공의들은 새벽 5시 출근한다. 정식 근무시간은 담당교수와 회진하는 오전 7시부터지만 밤 사이 환자의 상태에 이상이 없었는지 차트를 체크하고 머릿속에 입력해 놔야 한다. 전공의 1명당 환자 30~40명을 맡다 보니 시간이 늘 부족하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근무하는 당직도 이틀에 한 번꼴이다. 레지던트는 간호사, 인턴 등으로부터 오는 ‘콜’(호출)을 많을 때는 200통씩 받다 보니 항상 몽롱하다. 10명 중 약 2명이 한 달 동안 하루도 못 쉰다고 할 정도로 업무 강도가 세다. 과로는 자연스레 실수로 이어진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레지던트 2년차 김모(30)씨는 당직 때 겪은 아찔한 경험을 털어놨다. “잠깐 눈을 붙였는데 간호사 전화가 왔어요. ‘환자가 배가 아프다고 한다’는 겁니다. 잠결에 소화불량 환자라고 생각해서 ‘진통제 주고 잘 지켜보라’고 했는데 다음날 보니 장이 손상된 다른 환자였어요. 응급수술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게 진통제만 준 거죠.” 김형렬 가톨릭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전공의 가운데 월급 250만원에 주 140시간 일하는 경우도 있다. 의사 내에서도 임금 격차가 상당하다”면서 “노동시간을 줄이려면 의사를 많이 채용해야 하는데 병원 수가가 오르고 국민 부담이 늘어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쉴 틈 없는 간호사… “이직하고 싶다” 간호사들의 과로도 전공의 못지않다. 환자를 가까이에서 돌보다 보니 ‘밥 먹을 시간조차 없다’, ‘화장실 가는 것도 눈치 보인다’는 호소가 나온다. 하루 종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이 ‘잠시만요’일 정도다. 환자의 부름에 바로 응대하지 못하니 불친절하다는 비판이 날아온다. 서울의 한 국립대 병원에서 일하는 7년차 간호사 김모(34)씨는 “‘데이’(주간) 근무 시작은 오전 7시 30분이지만 1시간 전에는 나와야 ‘약상’(약을 환자 처방전과 맞추는 작업)을 펴놓을 수 있다”면서 “환자 15~20명의 상태를 확인하고 정해진 시간에 혈압 재고, 약물 주입을 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5월 공개된 ‘2017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만 545명(간호사 1만 6943명)의 응답자 중 57.5%가 최근 3개월간 이직을 고려했는데 주된 이유(40.1%)로 ‘열악한 근무조건·노동강도’를 꼽았다. 주 1회 이상 밥을 거른다고 답한 노동자는 48.7%였고 평균 식사 시간은 20분 미만(35.3%)이었다. 이들은 동료에게 업무가 가중될까봐 아이를 갖는 것조차도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 한미정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지난해 7월부터 ‘환자안전법’(안전사고 발생 때 그 내용을 자율 보고하도록 한 내용)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의료사고가 비일비재하다”며 “불이익을 우려해 쉬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운수업, 보건업 모두 사람을 많이 뽑아서 교대제를 잘 운영하면 (특례업종으로 남아 있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데 아직은 인력 확충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영세한 민간 업체들이 많다”면서 “우선 정부가 이 업종의 공영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체질 개선을 해야 근로시간 상한제 등의 대안도 현실적으로 실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bulse46@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단독] 버스·택시기사 등 특례업종 매달 3.6명씩 ‘과로사 비극’

    [단독] 버스·택시기사 등 특례업종 매달 3.6명씩 ‘과로사 비극’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5> 서울신문·한정애 의원실 분석올해에만 집배원 15명이 과로사·과로자살로 숨졌고 경부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으로 다중 추돌사고를 낸 버스 기사는 전날 16시간을 운전한 뒤 6시간도 못 잔 채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살인적 장시간 노동을 견디지 못한 드라마 ‘혼술남녀’의 이한빛 PD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근로기준법 59조가 규정한 ‘특례업종’ 노동자라는 점이다. 특례업종제도는 노사 간 합의만 있으면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 시간(주 12시간)과 휴식시간(4시간 이상 근로 때 30분)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노동자 무제한 이용권’이라고 비판받으며 폐기 주장이 계속됐다. 이 특례업종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으로 쓰러져가는 현실이 정부 공식 통계로 처음 확인됐다. 30일 서울신문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동으로 입수·분석한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4~2016년 특례업종 종사자의 과로사(뇌심혈관계 질환 사망자) 신청 487건 가운데 129건(승인율 26.5%)이 산재 승인받았다. 매달 3.6명의 특례업종 노동자가 긴 노동에 지쳐 목숨을 잃었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정부로부터 과로사로 인정받은 전체 노동자(459명·승인 기준) 중 28.1%가 특례업종 노동자다. 특례업종 종사자의 과로사 실태가 정확하게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미가입자는 제외됐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버스·택시 등 육상 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에서는 3년간 134건의 과로사 산재 신청이 접수됐고, 이 가운데 35건이 인정받았다. 26개의 특례업종 가운데 가장 많은 신청·승인 건수다. 이 업종 노동자의 과로사 만인율(종사자 1만명당 과로 사망자 수)은 0.77명으로 전체 업종 평균(0.27명)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다른 업종보다 과로사가 3배나 많았다는 의미다. 간호사·의사 등 보건업 종사자의 과로사 승인 건수는 4건뿐이었지만 신청은 32건이나 됐다. 또 사회복지서비스업도 17건의 산재 신청이 접수돼 1건이 승인됐다. 공영 우편업은 지난해 과로사한 5명이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사망만인율이 2.08명으로 업종 평균의 8배나 됐다. 특례업종 지정의 취지는 ‘공중의 편의와 안전을 이유로 특정업종의 노동시간은 별도로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제한 노동을 국가가 허락한 탓에 버스·택시 기사 등 운수 인력과 간호사·의사 등 보건 인력이 과로하는 탓에 국민 생명과 안전이 되려 위협받는 셈이다. 특례업종의 상용근로자 비율은 64.2%(837만명 중 538만명)로 전체 근로자 중 상용근로자 비율 71.8%(1692만명 중 1215만명)보다 낮았다. 특례업종 노동자 중에 상당수가 임시·일용직이어서 산재보험 등 사회안전망에 가입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얘기로 드러나지 않은 죽음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명이 과로사한 집배원(공영 우편업)은 공무원 연금 보상을 받기 때문에 산재로 집계되지 않았다. 한정애 의원은 “‘특례’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절반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근로시간 규제를 받지 않는다”며 “특히 보건업, 운수업,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에서의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 자신의 소중한 생명뿐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ikik@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중국서 일하던 러시아 14세 모델 사망…‘노예 계약’ 의혹

    중국서 일하던 러시아 14세 모델 사망…‘노예 계약’ 의혹

    중국에서 일하던 러시아 출신 14세 모델이 사망하며 ‘과로사’ 의혹이 제기됐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0일 러시아 매체 ‘시베리아 타임스’를 인용해 러시아 모델 블라다 쥬바가 최근 열린 중국 상하이 패션위크 기간에 13시간에 걸쳐 패션쇼 무대에 오르다 과로로 인한 합병증으로 수일 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쥬바는 지난 18일까지 상하이 패션위크에서 일하다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 사진 촬영 작업을 했다. 24일부터 구토와 두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혼수상태에 빠졌고 결국 27일 사망했다. 쥬바의 모친은 “딸이 전화 통화에서 ‘엄마, 너무 힘들어. 잠자고 싶어 죽겠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쥬바는 중국의 모델 에이전시 ‘ESEE’를 통해 두 달간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중국에서 가장 큰 모델 에이전시 중 하나인 ESEE에는 남자 외국인 모델 38명과 여자 외국인 모델 71명이 소속돼 있다. ESEE 측은 쥬바가 사실상 ‘노예계약’을 맺었다는 러시아 매체의 보도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ESEE 대표는 SCMP에 “쥬바는 패혈증으로 사망했으며, 과로와는 상관없다”며 “쥬바는 다른 모델처럼 하루에 4∼8시간 일했다. 상하이 패션위크 기간에도 각각 1∼2시간씩 지속한 두 번의 이벤트에 참가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쥬바의 모델 계약에 건강보험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업계의 관행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러시아 매체는 “러시아 외교관들이 쥬바의 죽음과 관련해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 법에 따르면 미성년자는 일주일에 3시간 이상 일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2주동안 휴일 ‘0’… 공사기간 단축·실적 압박에 ‘만신창이’

    [단독] 2주동안 휴일 ‘0’… 공사기간 단축·실적 압박에 ‘만신창이’

    연장 근무와 실적 경쟁, 명예퇴직 압박 등이 일상인 우리 사회에서 과로사 위협에서 자유로운 직업은 없다. 정부의 공식 문서를 분석한 결과 건설업과 금융업에 켜진 경고등이 특히 강력해 보인다. 현장 관계자들은 “기업들이 비용은 한 푼이라도 아끼고, 수익은 극대화하려다 보니 노동자 건강은 안중에도 없다”고 토로한다.“원청 건설사 간부가 현장 나와서 공정회의를 하는 날엔 분위기가 살벌해요. 공사 기간 줄이라는 건데, 쌍소리는 기본이죠.” 국내 건설 대기업 하청업체 소속인 중간관리자 A씨는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기 단축 압박이 만성화된 험악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빠듯한 일정에서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공정 만회 대책을 내놓으라’며 인간 이하의 취급하기 일쑤”라고 말했다. 매일 아침 6시 출근해 12시간씩 일하는 그에게 쉬는 날이라곤 2주일에 하루 정도가 전부다. A씨는 “그나마 쉬는 날에도 공정표 작성과 서류작업을 해야 한다”면서 “스트레스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됐다”고 털어놨다.●“과로로 쓰러져도 치료비만 주고 끝내” A씨가 겪는 현실은 서울신문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근로복지공단이 2008~2017년 6월 처리한 뇌심혈관계 질환(과로사) 신청 사건 6381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과로사 신청이 5건 이상 접수됐고, 2건 이상 승인된 국내 사업장은 모두 31곳이었는데 이 중 13곳이 건설사였다. 과로사 승인자가 가장 많은 기업은 현대건설로 9건(승인건 기준)이었고 2위 GS건설(8건), 3위 롯데건설(6건)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건설업 종사자 중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며 산재 신청을 한 건 800건이었는데 이 중 155건(19.4%)만 과로사 판단을 받았다. 건설업계에서는 최저가를 써내야 건설 물량을 낙찰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단가를 낮추려 하고, 착공을 한 뒤에는 무리한 속도전을 강요한다. 이런 사이 현장 노동자들은 허덕이고 쓰러진다. 한 노동자는 “공사를 너무 빨리 끝내려다 보니 건물 품질은 엉망이 되고 노동자가 죽어 나가는 게 모든 건설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건설 노동자가 처한 상황은 서울신문이 입수한 현대건설 하청업체 용접공 B씨의 ‘업무상질병판정서’에도 드러난다. B씨는 2012년 8월 현장에서 급성 심장사로 숨졌다. 복지공단이 작성한 판정서에 따르면 그는 공기가 지연되면서 업무가 몰려 14일째 휴일 없이 일했다. 최고 기온 30.9도에 이르고 장마가 겹친 당시 그는 두꺼운 작업복을 입고 용접 작업을 했다. 현장소장과 싸우기까지 한 것이 고혈압을 악화시켜 결국 심장이 멈췄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건설 일용직 중에는 고령에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이 많고 중간관리자들은 직무 스트레스가 크다”고 말했다. 나이든 노동자들이 공기에 쫓겨 밤늦게 일하다 보니 과로로 쓰러지는 일이 흔하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건설업 특성상 은폐되는 과로 산재가 더 많을 것이라는 점이다. 홍원표 건설노조 교육선전부장은 “전문 건설사들은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오야지’(인력을 제공하는 무등록업자)를 통해 구한다”고 말했다. 이 노동자가 과로 등으로 쓰러지면 치료비만 주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산재가 쌓이면 공사 수주 때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과로 실태도 심각하다. 과로사 다발 사업장 31곳 중 5곳이 금융보험업이었다. IBK기업은행에서는 최근 10년간 직원 6명에 대해 과로사 관련 산재 신청이 들어왔고 이 중 5명이 인정됐다. 은행 중 가장 많은 숫자다. 또 NH농협은행에서도 3명이 과로사로 승인받았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도 각각 2명씩 과로사한 것으로 결론 났다. 금융업에서는 같은 기간 160명이 과로사 신청을 했고, 승인율은 31.9%(51명)를 보였다. 지난해 3월에는 입사 2년차 우리은행 직원인 C(당시 30)씨가 사내 단합대회 중 사망했다. 산행 뒤 약수터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다가 쓰러진 것이다. 사인은 뇌출혈이었다. C씨의 업무상질병판정서에 따르면 가계대출업무를 하던 그는 동료의 휴직으로 여신·예금·카드 등 업무까지 맡고 있었다. 개학 철이라 신입생 학생증 카드 발급 업무가 더해졌고, 본사 감사부서가 “2월 말까지 개인연금 담보대출 전산자료와 대출 약정서 보관 유무를 확인하라”는 지시까지 내려 단합대회 전날에도 밤 11시 54분에야 퇴근했다. 오랜만에 맞은 휴일에는 쉬지 못하고 산에 올랐다가 변을 당했다. 당시 우리은행 측은 과로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복지공단은 격무 탓에 평소 운동할 시간이 없던 C씨가 만성 과로와 갑작스러운 산행으로 혈압이 치솟아 사망했다며 과로사로 인정했다. ●“실적경쟁 피해는 고객에게 전가”  은행권 관계자들은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 과로사로 추정되는 부고가 잊을 만하면 올라온다”고 말했다. 과도한 실적 압박과 승진 부담이 직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악명 높은 금융권의 핵심성과지표(KPI)가 과열 경쟁을 부추긴다. KPI란 은행이 각 지점이나 직원별 업무성과를 평가하는 지표인데 수익 규모, 판매 실적, 신규 거래 고객 수 증감 등 평가항목이 100여개에 달한다. 한 시중은행 직원인 “KPI 달성률은 인사고과와 직결돼 승진 문이 좁은 부지점장 이상급은 매우 민감하다”면서 “덩달아 부하 직원들도 강한 압박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은행 직원들 사이에서는 “KPI 지표에 남북통일을 목표로 넣으면 통일도 이룰 수 있다”는 농담까지 돈다. 실적 경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 전가된다. 금융경제연구소가 14개 은행 직원 7만 42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7%는 “고객 이익보다 KPI 실적 평가에 유리한 상품을 판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별기획팀 dynamic@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단독] 건설·금융업 노동자 과로사 특히 많았다

    [단독] 건설·금융업 노동자 과로사 특히 많았다

    현대건설·GS건설·롯데건설 順… IBK기업은행 등 승인율 높아 장시간 노동과 업무 스트레스 탓에 쓰러지는 노동자 건강 문제가 사회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건설업과 금융업 종사 노동자의 과로사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신문은 2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근로복지공단이 2008~2017년 6월 처리한 뇌심혈관계 질환(과로사) 신청·승인 사건을 전수 분석해 이런 결과를 확인했다. 이 기간 “업무상 과로하다가 숨졌다”며 유족이 복지공단에 산업재해 급여를 신청한 건 6381건에 달한다. 산재 신청이 접수되면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를 열어 사망이 업무와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고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전체 사업장 가운데 직원의 과로사 신청이 5건 이상 접수됐고, 2건 이상 승인된 사업장은 모두 31곳이었다. 이 중 13곳이 건설사였다. 과로사 승인자가 가장 많은 기업은 현대건설로 9건(승인건 기준)이었고 2위 GS건설(8건), 3위 롯데건설(6건)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건설업 종사자 중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며 산재 신청을 한 건 800건이었는데 이 중 155건(19.4%)만 과로사 판단을 받았다. 회사별 통계에는 원청 건설사·하청업체 직원이 모두 포함됐다.금융권에도 과로로 사망한 직장인이 많았다. 과로사 다발 사업장 31곳 중 5곳이 금융보험업이었다. IBK기업은행에서는 최근 10년간 직원 6명에 대해 과로사 관련 산재 신청을 했고, 이 중 5명이 인정됐다. 은행 중 가장 많은 숫자다. 또 NH농협은행에서도 3명이 과로사로 승인받았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도 각각 2명씩 과로사한 것으로 결론 났다. 금융업에서는 같은 기간 160명이 과로사 신청을 했고, 승인율은 31.9%(51명)를 보였다. 노동계 전문가들은 건설업계에 횡행한 비용 절감 압박이나 금융회사 직원들을 옥죄는 실적 강요 체계가 과로사를 낳고 있다고 해석했다. 조기홍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 본부장은 “건설업계에는 공기 단축과 설계 변경이 횡행해 노동자들이 과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창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은행권은 핵심성과지표(KPI)로 업무성과를 평가하는 체계가 경쟁을 과열시켜 직원들이 과로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면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노동계의 만찬 때도 지나친 경쟁의 부작용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우리는 (과로사) 유족들이 산재 신청하면 적극적으로 자료 협조해 승인율이 높은 것”이라면서 “2012년 PC오프제(오후 6시에 컴퓨터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는 제도)를 은행권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특별기획팀 dynamic@seoul.co.kr ■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공무원 과로사 근절 촉구

    공무원 과로사 근절 촉구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광구광역시서구공무원노동조합 등 회원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무원 과로사 근절을 위한 초과근무제도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 앞서 참석한 공무원단체 회원이 묵념을 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노동시간 단축되면 과로기준 시간도 줄어들까

    일주일에 68시간인 법정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려는 정부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현재 과로 판단 업무시간 규정도 줄어들지에 관심이 쏠린다. 법정 최대 근로시간이 52시간이 되면 현재 고용노동부가 정하고 있는 만성과로 기준인 주당 60시간(발병 전 2주간), 주당 64시간(발병 전 4주간)과 큰 괴리가 발생한다. 하지만 과로 판정 시간 기준이 줄어들기까지는 기업 부담 과중, 과로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의 벽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고용부에 따르면 과로사(뇌심혈관계질환 업무상질병) 기준을 개선하고 유가족의 입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태조사와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의 국회 통과를 강조하면서 “장시간 노동과 과로를 당연시하는 문화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관련 제도 개선은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김영주 고용부 장관도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빠른 판정보다 제대로 된 판정이 중요하다. 현행 제도 개선에 100% 공감한다”며 과로사 심의 체계 등 제도 개선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심의 체계 개선과는 달리 과로 판정 시간 기준이 현재보다 줄어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보다 시간 기준을 낮춘 상태에서 과로가 산재로 인정되기 시작하면 기업들의 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사회적으로 ‘일하다 죽을 수도 있다’는 인식보다 ‘늦은 시간까지 오래 일하는 것이 미덕’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실제로 2008년 과로 기준을 낮추기 위한 시도가 장시간 노동에 대한 관대한 인식 등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되기도 했다. 고용부가 2008년 진행한 과로 기준 연구에서 당시 원종욱 연세대 의대 교수팀은 급성과로(24시간 내 스트레스성 사건 발생), 한시적 단기 과로(발병 전 1주일간 주당 60시간), 만성과로(발병 전 12주간 주당 52시간) 기준을 제안했다. 하지만 당시 연구를 평가한 위원들은 “일주일간 오전 9시에 출근해 밤 10시까지 근무한 것이 극심한 과로로 작용해 건강한 사람에게 갑자기 뇌심혈관질환을 발병하게 할 것이라고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고용부 또한 2013년에야 만성과로 기준만 개정했다. 하지만 주당 최대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줄어들면 법으로 정한 노동시간과 비교해 일주일에 8~12시간이나 더 오래 일해야만 과로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박창범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과로 판단 시간 기준은 실제 업무시간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법정 근로시간과 일부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장시간 근무와 뇌심혈관계질환의 연관성은 의학적으로 입증된 만큼 법으로 정한 근로시간이 단축된다면 현재 과로 판단 시간도 현재보다 줄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시론] 4차 산업혁명, 그리고 과로위험/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

    [시론] 4차 산업혁명, 그리고 과로위험/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

    퇴근 후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업무 지시를 받아 ‘정기적으로’ 일하고, 항시 대기 상태에 놓여 있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업무가 SNS를 타고 일상에 침투하는 빈도가 잦아졌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높아진 것은 자명하다. ‘카톡 감옥’, ‘전자 발찌’라는 자조적 표현이 직장인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기술에 대한 유토피아적 전망은 ‘미래 신기술이 고된 노동을 줄여 주고 우리의 삶을 더 자유롭게 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정당성을 확보한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과 달리 현실에서 노동자는 일거리의 네트워크에 더욱 얽매여 있고 만만치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단지 스트레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종의 시간 권리로서 자유시간에 대한 침해다. 사실 일터 밖이 업무로부터 벗어남을 의미하는 시대는 오래전에 끝났다. 자유시간에 대한 침해가 전방위적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자유시간은 더이상 불가능하다는 말이 완성되는 단계에 다다르고 있다. 신기술을 매개로 일상의 착취가 최대화될 수 있는 형국이다. 게임 개발사에서 품질보증 업무를 하던 한 노동자는 게임 출시나 업데이트 시기면 주말에도 무조건 대기하고 있었고, 새벽에도 호출받으면 가야 하는 상황을 ‘새벽불림’이라 자조했다. 언제부턴가 SNS 호출이 관행화돼 다들 그렇게 하고 있다는 상황이 더욱 어이없다는 문제 제기를 되새겨야 한다. 퇴근 후에도 SNS로 업무를 지시받아 처리했음에도 이를 ‘업무’로 보지 않는 인식이 퍼져 있다. “간단한거니 좀 처리해 줘”,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는 거 아냐”라며 일을 건넨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지만 거부권을 행사하는 건 어렵다고 한다. 업무 처리에 대한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하는 것도 사실상 어렵다. 업무가 일상 속으로 침투하는 것은 노동과 비노동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디지털 시대에 나타난 보편적 풍경이다. 하지만 시간 권리가 부재한 한국 사회에서 유독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수한 현상이다. 최근 이에 대한 대안으로 퇴근 후 SNS를 통한 업무 지시를 금지하는 법률안이 발의됐다. 물론 현실적합성이 떨어진다는 직장인들의 자조감을 해소하지는 못하는 수준이다. 제한적이긴 하지만 SNS를 매개로 한 업무의 일상 침투에 대한 문제 제기들이 제도화되고 있다. 그렇지만 신기술이 노동 과정과 결합하면서 빚어낸 파괴적 문제들에 대한 논의는 턱없이 부족하다. 소비자 편의, 업무 효율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이란 담론은 ‘크라우드 워커’, ‘플랫폼 노동’ 등 새로운 형태의 노동을 각종 미사여구로 채색한다. 혹자는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디지털 노마드’라고 이름 짓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노동 패턴은 노동자성을 제거한 채 시간의 조각들만을 취하는 방식에 불과하다. 유토피아적 전망의 신조어들은 노동 과정상의 위험이 개별 노동자에게 전가된다는 사실을 은폐한다. 얼마 전 배달대행 앱 회사 소속으로 치킨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한 고교생이 무단횡단하던 보행자와 충돌해 척수가 손상된 사건에서 배달 앱 노동자는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없다고 결론 났다. 배달 앱 소속 노동자는 개인사업자이지 근로자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신기술을 매개로 새 형태의 노동들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런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법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전례 없는 위험을 온전히 떠안아야 하는 처지다. 장시간 노동이 유발하는 건강 문제를 비롯해 관계 단절, 소외, 과로사, 과로자살, 대형사고 등의 문제를 ‘시간마름병’으로 불러 보자. 기존의 만성적 과로위험에 신기술이 불러올 새 위험들이 중첩되면서 ‘시간마름병’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업무의 일상 침투가 가속화되고 위험을 개인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대안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만성적인 과로위험에 대한 제한과 함께 연결되지 않을 권리와 맞닿아 있는 휴식 시간 보장,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을 위한 노동권 및 사회보장 제도의 확대, 나아가 인간 중심적 기술 배치를 위한 사회적 개입이 적극 요청된다.
  • 文 “과로사회 끝내야… 근로기준법 꼭 개정”

    文 “과로사회 끝내야… 근로기준법 꼭 개정”

    대통령 “주당 68→ 52시간으로국회 통과 힘들면 행정해석 폐기 국감 정책 與野 불문 적극 반영”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국회 통과를 촉구하면서 “국회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행정해석을 바로잡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정부를 포함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책임 있는 결단과 실천을 해야 할 때”라며 이렇게 말했다. 국회가 끝내 근로기준법을 처리하지 못하면 근로시간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 폐기 수순을 밟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압박의 강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여야는 현행 최대 주 68시간인 근로시간을 사업장 규모에 따라 3단계에 걸쳐 52시간으로 줄이는 데 잠정 합의했지만, 기업군별로 유예기간을 얼마로 둘지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 이견을 보여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주당 근로시간을 68시간으로 해석한 행정해석을 폐기하면 근로시간이 곧바로 주당 52시간으로 제한되나, 인력난과 생산성 저하로 중소기업이 갑자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하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없이는 고용률과 국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한국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가 과로사회”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장 노동시간 속에 집배원 과로사와 자살, 화물차와 고속버스의 대형사고 등 과로사회가 빚어낸 참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고용률이 70%를 넘는 국가 중에 연간 노동시간이 1800시간을 넘는 나라는 없다”며 “장시간 노동과 과로를 당연시하는 사회가 더이상 계속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과 노동계에도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대화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국감에서 제시되는 정책 대안 중 수용할 만한 것은 여야를 가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정부정책에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언제 열린 국감에서 어느 의원이 제안했는지’ 등 정책의 이력을 함께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