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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 총리 “일본, 코로나19 한국만큼 투명한가…상응조치 불가피”

    정 총리 “일본, 코로나19 한국만큼 투명한가…상응조치 불가피”

    정 총리 “관계부처, 日비자면제 정지 등 철저히 준비하라”정세균 국무총리가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일본이 한국발 입국을 제한한 데 따른 상응 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해 “일본이 과연 우리(한국)만큼 투명하고 적극적인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면서 “일본 측의 부당한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대구시청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의 오랜 이웃인 일본 정부는 차단과 외면을 선택했다”면서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는 과학적이지도 슬기롭지도 못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 사태는 개별국가 차원의 문제가 아닌 인류 모두의 위기로, 내부적 연대 못지않게 국제적인 협력이 중요하다”며 일본의 한국발 입국제한 조치를 지적했다. 일본은 지난 5일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해 14일간 대기할 것과 무비자 입국 금지 등의 조치를 발표했고, 이에 한국 정부는 일본에 대해 무비자 입국 금지 및 이미 발급된 비자의 효력 정지 등을 결정했다. 정 총리는 “우리의 검사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치사율은 주요국 중 가장 낮다”면서 “하루 1만명이 넘는 대규모 검사와 검사 결과에 대한 투명한 공개는 세계가 코로나19의 특성과 정확한 치사율을 파악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관계부처는 비자 면제 정지와 특별입국 절차와 같이 곧 시행되는 조치들이 현장의 혼선을 최소화하며 실시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라”고 주문했다.경북 성주 공무원 과로사에 “형언할 수 없는 슬픔” 빈소 조문한편 정 총리는 코로나19 비상근무를 하던 경북 성주군청 공무원이 전날 과로로 숨진 것에 대해서는 “형언할 수 없는 슬픔에 가슴이 먹먹해 온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전날 저녁 이 공무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그는 이어 “전국 각지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희생을 무릅쓰고 헌신하는 공무원과 일선의 이장, 통장, 반장님들, 의료진 여러분께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한 “각계각층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관계부처와 모금기관은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국민들의 소중한 뜻이 지체되지 않고 필요한 곳에 제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공무원 잡은 코로나19…성주군 공무원 과로사

    공무원 잡은 코로나19…성주군 공무원 과로사

    코로나19 비상근무 중 과로로 쓰러진 경북 성주군청 계장이 병원에서 끝내 숨졌다. 성주군은 “6일 오전 4시쯤 군청 안전건설과 하천방재 계장인 A(46)씨가 경북대병원에서 치료 중 숨졌다”고 밝혔다. A 계장은 지난 2일 오전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져 경북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했으나 의식 불명이었다. A 계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밤늦게까지 비상근무를 하다가 과로로 쓰러졌다. 특히 A 계장이 소속된 안전건설과는 성주군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설치돼 코로나19 사태를 총괄해 왔다. A씨는 평소 책임감이 강하고 맡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해 동료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는 공직자로 알려졌다. 성주군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안전건설과 직원의 과반수가 매일 밤늦게까지 비상근무를 해왔다”며 “A계장도 피로가 누적됐다”고 했다. 성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씨줄날줄] 법무부와 집배원/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법무부와 집배원/박록삼 논설위원

    명칭은 집배원이지만, 흔히 ‘우체부 아저씨’라고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 소속 공무원이다. 성실함과 친근함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시골 벽촌 어르신들에게는 대처 나간 자식의 소식을 전해 주는 전령사고, 오랜 적적함을 달래 주는 말벗이기도 하다. 편지를 거의 쓰지 않는 요즘에는 실감이 덜하지만, 과거에는 그 존재만으로도 반가움이 컸다. 오죽하면 1950년대 만들어진 동요 ‘우체부 아저씨’가 지금까지 알려지고 있겠나. 집배 노동은 힘들다. 1만 5000명 집배원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하루 평균 100㎞ 안팎의 거리를 누빈다. 집배원 1인 하루 평균 배달 물량은 일반우편 870건, 등기 125건, 소포 54건 등 총 1049건이다.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집배원의 노동 시간은 2017년 기준 2745시간. 일반 노동자 평균 2052시간보다 693시간이 많다. 매년 십수건의 집배원 과로사 소식도 없지 않다. 2000만원 남짓의 연봉에도 묵묵히 일한다. 한데 집집마다 돌아다니는 집배원이 배달하는 것이 등기와 소포가 아니라 바이러스라면? 집배원이 자기도 모르는 새 바이러스의 매개체가 된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법무부는 최근 전국 1만 4500명 자가격리자에게 출국금지 등기우편을 발송했다. 집배원들은 법무부 장관 명의의 등기 우편이기에 평상시보다 더욱 신속히 전달했다. 직접 본인 여부를 확인한 뒤 등기우편을 건네고 개인용 단말기(PDA)에 서명을 받았다. 하지만 등기우편 수취자가 코로나19 확진환자를 포함한 자가격리자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집배원이 확진환자와 무방비로 접촉했음이 확인된 것이다. 법무부는 부랴부랴 3일부터 비대면방식인 ‘준등기우편’으로 보내겠다고 했지만, 이미 집배원 1인당 10~30명의 자가격리자를 접촉한 상태고, 절반 이상인 8100여통의 배달이 끝난 뒤였다. 집배원은 넓은 동선과 다양한 대면 접촉이 많은 업무적 특성상 코로나19에 노출되기 쉽고 전파하기도 쉬운 만큼 더욱 조심해야 하는 직군이다. 법무부의 탁상행정이 집배원을 코로나19 감염 위기에 노출시켰을 뿐만 아니라, 슈퍼 전파자로 내몰 뻔했다. 또한 대구ㆍ경북에서 밤낮을 잊고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노력을 무위로 되돌릴 수 있게 됐다. 방역은 보건복지부나 질병관리본부만의 업무가 아니다. 정부의 총력 대응과 전 국민의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참여가 중요하다. 법무부가 여기에 큰 구멍을 낼 뻔했다. 확진환자와 접촉한 집배원은 자가격리가 불가피하다. 남은 집배원은 더 힘들게 됐다. 법무부는 집배원과 국민에게 진심을 담아 사과하길 바란다. youngtan@seoul.co.kr
  • 코로나發 과로에… 전주시 공무원 숨진 채 발견

    코로나發 과로에… 전주시 공무원 숨진 채 발견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비상근무로 과로에 시달리던 전북 전주시 공무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전주시 총무과에 근무하는 A(43)씨가 27일 오전 1시 11분쯤 완산구 효자동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쓰려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발견 당시 호흡과 맥박이 전혀 없었고,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A씨의 아내는 “방에서 책을 읽다가 남편이 있는 방에 가 봤더니 쓰러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주시에 따르면 A씨는 코로나19 담당 업무를 맡아 연일 밤늦게 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전주시에서 두 번째 확진환자가 나온 뒤 주말인 22~23일에도 근무했으며 이번 주 들어서는 24일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일했다. 26일 전북도가 도내 신천지 교인 1만 1000여명에 대한 명단을 확보하고 이들에 대한 코로나19 증상 유무 확인을 하기로 하자 A씨는 이를 담당할 공무원 300명을 차출하고, 진료 장소를 선정하고, 전화기 200대를 설치하는 등 업무를 추가로 맡았다. A씨는 최근 아내에게 ‘코로나19 비상상황과 관련해 업무가 많아 힘들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지기 전날인 오후 11시쯤에는 동료들에게 “몸이 안 좋다”고 양해를 구하고 퇴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주시는 A씨가 수일간 밤샘 작업을 하다 과로사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순직 절차를 밟기로 했다. 또 A씨의 장례를 ‘전주시청장’으로 치르고 오는 29일 오전 시청 앞 광장에서 영결식을 열 계획이다. 한편 이날 현재 전주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2명이다. 전주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동주민센터를 통해 주민들에게 손 소독제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으며, 매주 수요일은 상가, 주거지역, 공공시설 등 시 전체를 방역하는 등 총력을 쏟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공무원 잡은 코로나19-전주시 공무원 과로사

    코로나19 비상근무로 과로에 시달리던 전북 전주시 공무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전주시 총무과에 근무하는 A(43)씨가 27일 오전 1시 11분 쯤 완산구 효자동의 자택에서 쓰러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의 아내는 “방에서 책을 읽다가 남편이 있는 방에 가 봤더니 쓰러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담당 업무를 맡아 전날에도 밤늦게 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최근 아내에게 ‘코로나19 비상상황과 관련해 업무가 많아 힘들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평소 책임감이 강하고 맡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해 동료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는 공직자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긴 생머리 ‘싹둑’ 간호사 우한行...“코로나19 무섭지 않아”

    긴 생머리 ‘싹둑’ 간호사 우한行...“코로나19 무섭지 않아”

    “여전히 젊고 건강하며 책임져야 하는 가족도 아직 없다. 코로나19가 두렵지 않다” 최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의료 자원 봉사단 지원한 장샤오란 씨는 우한 시로 향하는 대형 버스 탑승에 앞서 이 같이 말했다. 지난 13일 오전 8시 푸젠성 소재의 의과대학부속병원 소속의 간호사 장 씨는 우한으로 출발하는 의료봉사단 버스에 탑승, 격려하는 가족들을 향해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1996년생의 장 씨(여, 25세)는 호흡기 치료 전문 병원 입사 1년차 신입 간호사다. 그는 지난달 23일 우한시 일대가 코로나19(신종바이러스 감염증) 전염 사태로 강제 봉쇄 조치된 이후 곧장 의료 자원 봉사 신청, 이번 6차 의료 자원봉사단 파견에 가까스로 합격한 사례자다. 우한질병관리센터는 장 씨의 의료 자원 봉사 신청에 대해 ‘경력 부족’ 등을 사유로 지속적으로 거절 의사를 전달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한 시내에서 운영 중인 격리 중증 환자 병동의 파견 의료단 선정 기준은 ‘수간호원 이상의 경력을 갖출 것’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 씨의 총 6회에 걸친 의료단 지원 신청 결과 지난 12일 오후 20시 경 장 씨에게도 우한 시 격리 병동으로 향하는 추가 의료봉사단에 합류하라는 공고문이 통지됐던 것. 해당 통지문를 전달받은 장 씨는 “아직까지 결혼을 하지 않았던 덕분에 책임져야 할 남편도 없고 자녀도 없다”면서 “부모님께서는 오히려 이런 나의 (의료봉사단 지원)선택을 응원해주신다. 우한시 의료진 중 상당수가 감염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고 극히 소수자의 사례지만 과로사한 경우도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장 씨는 “이런 이유 탓에 일부에서는 우한시 일대로 향하는 자원봉사단의 행보를 마치 전쟁에 출정하는 것처럼 전선에 나간다고 표현하는 이들이 있다”면서 “(나는)그 전선이 두렵지 않다. 특히 어머니가 지속적으로 응원해주고 격려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장 씨는 의료 봉사단 합류에 앞서 평소 길게 길렀던 생머리를 짧게 잘랐다. 허리까지 길게 내려왔던 긴 생머리를 수년 째 유지했던 장 씨는 의료진 자원 봉사를 위해 짧은 단발머리로 변신하며 마음을 다 잡았다고 밝혔다. 특히 장 씨의 긴 머리를 직접 이발한 이는 그가 재직 중인 병원의 간호부 린안련 주임 간호사였다. 올해 23년 차의 수간호원 린 주임 간호사는 우한 시 자원 봉사를 떠나는 장 씨를 격려하기 위해 이 같은 이발 이벤트를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날 이발 현장에 참석한 수많은 인파 속에서 장 씨는 수 년 동안 길러온 머리카락이 잘려나가는 순간 눈물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 씨는 이발 이벤트가 종료된 직후 “최근 전염병 창궐지역으로 알려진 우한일대를 찾은 의료진의 수가 전국적으로 1만 명을 넘어섰으며 파견된 군의관들의 수까지 헤아리면 2만 명을 넘을 것”이라면서 “전염병과 싸우는 환자들과 이를 돌보는 의료진 모두 이 고난의 상황을 극복하고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 씨의 사연은 중국 국영 언론 인민일보와 환구시보 등을 통해 중국 전역에 보도됐다. 장 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단발로 자른 머리는 머지않아 곧 다시 길어질 것이며 우한에도 봄이 곧 올 것이라며 온 국민들이 의료 봉사단을 응원하고 있다’, ‘무사히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中 간호사 엄마와 ‘허공 포옹’하는 9세 딸…신종 코로나가 만든 비극

    中 간호사 엄마와 ‘허공 포옹’하는 9세 딸…신종 코로나가 만든 비극

    누적 사망자 560명, 확진자 2만8068명(6일 오전 10시 기준).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사태가 꺾일 줄 모르고 계속 확산하면서, 안타까운 사연도 줄을 잇고 있다. 특히 감염의 최전선에서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국 인민일보는 4일(현지시간) 격리구역에 메인 간호사 어머니와 ‘공중 포옹’을 나눌 수밖에 없었던 9살 어린 소녀의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달 31일 중국 허난성 저우커우시의 한 병원 앞에서 모녀 한 쌍이 얼굴을 마주했다. 춘제(중국의 설) 당일이었던 지난달 25일 이후 꼭 일주일 만에 만났지만 모녀는 서로에게 다가갈 수조차 없었다. 간호사인 어머니가 다른 39명의 의료인력과 함께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 업무에 차출돼 격리구역에 매인 몸이었기 때문이다.현지언론은 두 모녀가 바이러스 확산 방지 우려 때문에 몇 미터 거리에서 겨우 이야기만 나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어머니를 먼발치에서 지켜만 봐야 했던 딸은 마스크를 쓴 채 “엄마 정말 보고 싶어요”라며 결국 눈물을 뚝뚝 흘렸다. “언제 집에 오느냐”며 엉엉 우는 딸을 당장이라도 달려가 안아주고 싶었지만, 간호사인 어머니가 할 수 있는 건 위로의 말뿐이었다. 어머니는 “엄마는 간호사다. 괴물과 싸우고 있다. 바이러스를 물리치고 돌아가겠다”라며 딸을 안심시켰다. 어머니를 지척에 두고 바이러스의 장벽 앞에 가로막힌 딸은 허공에 대고 팔을 휘저으며 포옹하는 시늉을 해댔다. 그런 딸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어머니도 함께 공중 포옹을 나누며 딸을 다독였다. 소녀의 아버지는 “딸이 매일 엄마 생각을 한다. 함께 집에서 즐겨 먹던 만두를 삶아서 오는 길인데, 엄마를 만날 생각에 무척 설레하더라”며 안타까워했다.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쓰촨성 광위안시에서는 우한 의료자원봉사팀에 합류한 간호사 아내와 그런 아내를 눈물로 배웅하는 남편이 화제를 모았다. 남편은 우한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은 아내에게 “당신이 무사히 돌아오기만 하면 앞으로 1년간 밥하고 설거지는 내가 하겠다”라고 외치며 울음을 터트렸다. 바이러스와 싸우다 목숨을 잃은 의료진도 있다. 5일 중국신문망은 후난성 헝양시 헝산현 지역의 한 보건소에서 일하던 20대 남성이 과로사했다고 전했다. 역시 지난달 25일부터 근무에 투입된 이 남성은 열흘 연속 이어진 강행군 속에 지난 3일 숙소에서 숨을 거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열악한 의료 환경 탓 제때 치료 못 받아… 中 후베이 사망 키웠다

    열악한 의료 환경 탓 제때 치료 못 받아… 中 후베이 사망 키웠다

    발원지 우한 사망률 4.9% 달하지만 후베이성 제외 땐 중국 사망률 0.16% 日 교수 “제때 치료만 받는다면 완치” 27세 청년 의사 과로 사망 애도 물결…춘제 연휴부터 10일 넘게 못 쉬고 일해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속도가 갈수록 가팔라지는 가운데 다른 전염병과 달리 대부분 환자가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에서만 나와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곳의 열악한 의료 환경 때문에 감염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자 수가 폭증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신종 코로나의 실제 치사율은 0.3~0.6%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의료진의 사투가 이어지는 가운데 20대 시골 의사가 전염병 확산을 막고자 열흘 넘게 헌신하다가 과로사해 중국 전역이 슬픔에 잠겼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5일 0시 현재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 누적 확진환자는 1만 6678명, 사망자는 479명이라고 밝혔다. 하루 동안 확진환자가 3156명, 사망자는 65명 늘었다. 전 세계 확진환자(2만 4539명)의 68%, 사망자(492명)의 97%가 후베이성 한곳에서 발생했다. 2002년 중국에서 발원해 이듬해 각국으로 퍼진 사스의 경우 전 세계 확진환자 8237명, 사망자 775명 가운데 중국 본토에서 각각 5328명(65%), 349명(45%)이 나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는 전 세계 확진환자·사망자의 99% 이상이 중국 본토에 몰려 있다. 자오야후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부주임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우한의 사망률은 4.9%, 우한이 위치한 후베이성의 사망률은 3.1%에 달한다. 하지만 후베이성 외 중국의 다른 지역 사망률은 0.16%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의 낙후된 보건·위생 시스템이 신종 코로나 사태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시사한다.이를 반영하듯 니시우라 히로시 일본 홋카이도대 교수는 지난 4일 도쿄 일본외국특파원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베트남 등에서 발표된 감염자 52명의 정보를 토대로 “신종 코로나의 실제 치사율은 0.3∼0.6% 정도일 것”으로 평가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5일 전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신종 코로나 치사율 추정치(2.1%)나 2003년 사스의 치사율(9.6%)보다 훨씬 낮다. 니시우라 교수는 “건강한 성인이 적절히 치료만 받으면 거의 사망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 “과도한 봉쇄 대책이 아니라 중증인 일부 환자에 대한 의료 시스템을 정비하는 쪽으로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퇴치 작업에 참여한 27세 청년의사가 과로로 숨져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신화망 등에 따르면 후베이성과 인접한 후난성 헝산현 퉁후전에서 의사로 활동하던 송잉지에가 지난 3일 세상을 떠났다. 그는 춘제 연휴 때부터 고속도로 검문소에서 체온 검사와 의료물자 배포 등을 도맡아 10일 넘게 쉬지 않고 일하다가 돌연사했다. 흔히 자기밖에 모르는 세대라고 해서 ‘소황제 2기’로 불리는 90년대생임에도 주민들을 위해 일하다가 세상을 떠난 그의 소식에 추모 댓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이 ‘일시멈춤’ 상황인 가운데 NHK는 ‘신종 코로나, 중국 정치일정에 영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다음달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전염병 여파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여기는 중국] 신종코로나 자원봉사자들의 안타까움 죽음…운전사·약사 사망

    [여기는 중국] 신종코로나 자원봉사자들의 안타까움 죽음…운전사·약사 사망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 작업 현장에 투입된 자원 봉사자가 감염으로 사망한 것이 확인됐다. 중국 후베이성(湖北) 우한(武汉) 소재의 ‘퉁지병원'(신종코로나 중점 격리 치료 병원) 의료진의 출퇴근을 돕던 자원봉사자 샤 모 씨(55세)가 지난 3일 사망했다고 현지 유력언론 신징바오(新京報)가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한시 자선단체 소속의 샤 씨는 신종코로나 사태 발생 직후 의료진 출퇴근 버스를 운행하는 자원 봉사자로 지원, 활동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샤 씨가 맡은 업무는 오전 6~9시, 오후 8~11시까지의 의료진 출퇴근 버스를 운전하는 것. 또, 만일의 위중한 환자 발생 시 의료진의 빠른 이동을 위해 24시간 버스 대기 업무 등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 봉사 활동으로 근무했던 샤 씨의 건강이 악화된 것이 가족들에게 알려진 것은 지난달 31일 무렵이다. 고열과 호흡 장애 등을 호소하던 샤 씨에게 병원 측에서 자원봉사 업무를 중단토록 조치한 사실이 그의 가족들에게 알려진 것. 샤 씨는 이후 그의 거주지이자, 줄곧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던 ‘퉁지병원’에서 진료 받기를 희망해왔다고 그의 유가족들은 증언했다. 다만, 해당 병원 측은 의료진의 부족과 다수의 대기 환자 등의 문제 탓에 샤 씨의 진료는 차일 피일 미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샤 씨는 그가 최초로 해당 병원을 찾은 지 5일 후에나 병원 측으로부터 진료 가능 통보를 받아야 했다. 때문에 샤 씨는 인근의 또 다른 병원인 둥제병원에서 첫 진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둥제병원 의료진은 샤 씨의 폐 등 호흡기 검사 결과에서 ‘단순 독감 증상’이라는 진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샤 씨는 자신의 거주지에서 자가 격리 후 가족들과 함께 생활해오다, 지난 3일 오후 4시 경 결국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샤 씨의 유가족들은 그의 사망 원인이 자원봉사로 인한 업무 과로와 신종코로나 감염 후 적절한 시기에 치료 받지 못한 것 등에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원봉사 활동 중 사망한 샤 씨의 죽음에 대해 그의 유가족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상황인 것. 실제로 그의 죽음을 현지 언론에 제보한 이들 역시 샤 씨의 유가족들이었다. 샤 씨의 유가족 대표는 “지난달 29일 무렵부터 줄곧 고열과 호흡 불안 등을 호소했는데, 이틀이 지난 31일이 되어서야 자원봉사 활동을 중지할 수 있었다”면서 “특히 신종코로나 감염 여부에 대해 환자 본인이 확신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유능한 의료진이 다수 포진된 중점 병원에서는 진료 조차 받지 못했다. 우리 가족들은 몇 곳의 병원을 다수 돌아다닌 후에야 다른 병원 의료진에게 겨우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검사와 검사 결과를 받기까지 수 일이 걸렸고, 그 동안 우리 가족들은 스스로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자원봉사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문제는 최근 신종코로나와 관련 자원봉사 활동 중 사망한 사례가 추가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지난 3일, 후난성 소재의 신종코로나 중점 병원 위생약제과 소속 송 모 약사가 과로사한 것이 확인됐다. 후난성 헝양시(衡阳市) 소재의 의료원 약제과에 근무 중이었던 20대 약사 송 씨가 3일 연속 초과 근무 후 사망한 사실이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 9일 전부터 신종코로나 발병 격리 병원으로 파견돼 근무 중이었던 송 씨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초과 연장 근무를 강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사망 소식을 언론에 알린 현지 동료 약사들에 의하면, 1992년 생의 송 씨는 지난달 25일 약사 시험에 합격한 후 첫 업무로 신종코로나 격리 병동의 약제사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 씨의 주요 사망원인은 ‘과로사’로 확인됐다. 그는 약제과 파견 이후 9박 10일 동안 격리 병동에 파견, 지난 3일 오전 0시 당직을 마친 후 교대 근무자와 인사를 한 뒤 기숙사로 돌아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9박 10일 동안 송 씨는 의료 약품 제조 외에도 격리 병동 내의 환자 체온 검사, 창고 내의 의료 물자 확인 및 배포 등의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송 씨가 근무했던 중점 병원 측은 그의 죽음에 대해 ‘공직 업무 중 사망한 순직’ 사례로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文대통령 대국민 메시지 “코로나 바이러스 24시간 대응 중…정부 모든 노력”

    26일 질병관리본부장·국립중앙의료원장과 통화 “정부 믿고 과도한 불안갖지 말아 달라”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국내에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세번째로 발생한 것과 관련해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중국 여행객이나 방문 귀국자의 수가 많기 때문에 정부는 설 연휴 기간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 24시간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25분부터 37분 동안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과 통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 대응 상황을 보고받고, 대응 지시를 내리는 한편 노고를 격려했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지자체들과 함께 모든 단위에서 필요한 노력을 다하고 있으므로 국민들께서도 정부를 믿고 필요한 조치에 대해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마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과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검역 단계부터 환자 유입 차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더욱 적극적인 조치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 유행 지역을 다녀와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을 수 있으니, 의료단체와 협력해 의료인들에게 관련 정보를 잘 알리고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범부처 차원 협력, 의료인 스스로의 보호 노력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인천의료원, 명지병원 등 확진자를 수용 중인 의료기관에도 격려 전화를 하도록 정 본부장에게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검사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곧 새로운 검사법을 도입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어 정 의료원장과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설 연휴 중 발생한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안타까운 과로사를 언급하며, 응급상황 대응 등 과중한 업무를 담당하는 의료진과 국민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 의료원장은 검사역량을 확보하고, 확진자 치료 병상 확보를 위해 면밀한 준비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민 불안이 잠식될 수 있도록 질병관리본부 중심으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처를 지속하되, 범부처 협업과 역량동원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 건의해 주면 최대한 지원을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오늘의 눈] 우한 폐렴과 헌법 7조 1항

    [오늘의 눈] 우한 폐렴과 헌법 7조 1항

    한 번 떠올려 보자. ‘공무원’ 하면 어떤 인상이 뇌리 속을 스치는지. 술 먹다 슬금슬금 사무실로 돌아와 초과수당 찍는 ‘얍삽이’, 무능해도 해고당할 일 없는 ‘철밥통’, 민원인이 한 번 만나기도 어려운 ‘갑 오브 갑’ 등 부정적인 이미지들뿐이다. 길 가는 시민에게 물어봐도 결과적으로 비슷한 답이 나오지 않을까. 공무원 관련 기사의 댓글 창이 항상 시끌벅적한 것도 국민의 불만을 보여 주는 단적인 예다. 그간 공무원들이 헛발질을 하며 자초한 바가 크다. 역설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공무원이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요즘 중앙부처들은 대세에 편승해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공무원들이 직접 출연해 하루 일상을 보여 주는 영상이 주를 이룬다. 막내 사무관이 아침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회의에 들어가고, 점심을 먹고, 사실 별 내용은 없다. 오히려 눈에 들어오는 건 “대한민국 톱 엘리트네”, “행시(행정고시) 붙었으면 끝판왕”과 같이 영상에 달린 댓글들이다. “존경한다”는 말도 적지 않다. 자신과 층위를 구분하며 고시에 합격한 공무원들을 다른 세상 사람 보듯 한다. 이쯤 되면 헷갈린 만도 하다. 실제 공무원은 국민의 시각 중 어느 쪽에 서 있나. 지난 4개월 동안 중앙부처를 취재하며 겪어 본 공무원들은 ‘얍삽이’나 ‘철밥통’과는 거리가 멀었다. 초과수당 3만~4만원 챙기겠다고 술잔을 기울이다 들어가는 공무원을, 할 일이 없어 시간이나 때우는 공무원은 보지 못했다. 선망의 눈빛에 우쭐해 어깨에 힘주고 엘리트입네 하는 공무원은 또 어떠한가. 적어도 내 경험치로는 어느 한쪽으로 그들을 규정 짓기는 힘들었다. 물론 ‘을’보다는 ‘갑’에 가깝다는 기자이기에, 출입처가 제한적이기에 내가 아는 게 전부는 아니다. 그럼에도 한 가지는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다. 우리의 삶과 맞닿은 수많은 공간에 국민을 위해 묵묵히 봉사하는 공무원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해 평균 공무원 20여명이 과로로 죽는다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조차도 2년여 전 공무원들의 과로사를 기획기사로 다루며 알게 됐다.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명시한 헌법 7조 1항을 마음에 품고 사는 이들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를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가축방역관들, 불길 속 몸을 던지는 소방공무원들이 그렇다. 너무 많아 일일이 다 열거하기도 힘들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나왔다. 사람 간 전파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설 명절 대이동을 앞두고 있어 확산 우려가 크다. 보건당국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테다. 긴장감 속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차피 조직 논리에 의해 사라질 얍삽이나 철밥통, 갑질 공무원에게 냉소를 보내기보다 헌법 7조 1항을 가슴에 품은 이들에게 ‘선플’ 하나 달아 주면 어떨까. ‘국민을 위해 봉사하느라 고생한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모습 멋있다’ 이런 긍정의 언어들 말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사무총장엔 이동호 당선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사무총장엔 이동호 당선

    노조원 90만명 규모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신임 위원장에 김동명(52)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화학노련) 위원장이 당선됐다. 김 위원장은 21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20년 한국노총 정기선거인대회’에서 3336명의 선거인(3128명 투표) 가운데 1580명의 지지를 받아 27대 한국노총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차기 사무총장으로는 이동호(55) 전국우정노조 위원장이 당선됐다. 한국노총에서 강경 노선으로 분류되는 제조업 산별노조 출신이 위원장을 맡은 것은 9년 만이다. 온건 노선을 지향한 현 지도부가 민주노총에 ‘제1노총’의 지위를 내준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노동자의 삶이 위협을 받는다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공약 중 구체적인 조직 확대 방안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한국노총에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50인 활동가를 채용하고 전국 단위의 한국노총 일반노조를 설립하는 방안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화학노련 위원장 3선 출신인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노동법 개악 저지 투쟁을 진행했다. 이 사무총장 당선인은 지난해 우체국 집배원 과로사 문제를 지적하며 우정노조 설립 60년 만에 총파업 투쟁을 이끌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세븐 일레븐 점주, 새해 첫날 문 닫았더니 선반이 텅 비더라

    세븐 일레븐 점주, 새해 첫날 문 닫았더니 선반이 텅 비더라

    일본 히가시 오사카(東大阪)시에서 세븐일레븐 미나미가미고사카(南上小阪)점을 운영하는 마쓰모토 미토시(57)는 일년 365일 한 순간도 문을 닫지 않는 가게 일이 힘겨워 새해 첫날 하루만 문을 닫고 싶다고 본사에 문의했다. 본사는 말도 안된다고 했다. 일년 365일, 일주일 내내, 하루 24시간 내내 문을 열겠다고 계약했으니 지키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그날 문을 닫고 쉬었다. 그러자 본사는 물량 공급을 끊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주일이 흘러 지난 7일 그의 점포 안 선반 대부분은 텅 비었다. 현금지급기(ATM)도 작동하지 않으며 찹살떡 하나, 주스 하나도 없다. 두 명의 정규직은 그가 언제라도 점포 문을 닫으면 옮겨갈 수 있도록 새 직장을 구하고 있고 일곱 명의 파트타임 직원들은 더 이상 출근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는 본사와의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담배나 주류 판매로 근근이 버티면서 법원에 끌고 갈 계산까지 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8일 전했다. 신문은 일주일 전 마쓰모토의 하소연을 다룬 뒤 이날도 다뤄 일종의 ‘비포 앤드 애프터’ 사진을 보여줬다. “날 위해서가 아니라 이 나라의 다른 소유주들을 위해서도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는 것이 비장한 그의 각오다.세븐 일레븐의 본사인 세븐 앤드 아이 지주회사의 시미즈 가츠히코 대변인은 지난해 마지막날 마쓰모토와의 계약이 종료됐다며 하루 문 닫는다는 것에 대한 보복으로 물량 공급을 중단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대신 마쓰모토가 소셜미디어에다 회사에 대한 이런저런 불만을 털어놓고, 점포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아 그런 것이라고 했다. 마쓰모토는 일년 전부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직원을 구하기도 어렵고, 자신도 쉬고 싶다며 자정 전에 문을 닫고 싶다고 했다. 본사가 귀를 기울이지 않자 지역 신문 기자를 불러 하소연했다. “7년 동안 점포를 운영하며 아내와 세 차례 여행 밖에 가지 못했다. 여행 가서도 가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파트타임 직원이 혹시 결근하는지 챙기기에 바빴다. 스파에 들어가서도 휴대전화를 붙들고 있어야 했다.” 그러다 일본 최대의 휴일인 신정에 쉬겠다고 해 제대로 충돌했다. 다음날 문을 열었더니 신선도가 생명인 생선들이 입하되지 않았다. 직원이 종일 붙들고 씨름했지만 아예 물량 주문 사이트에 접속이 되지 않았다. 지금도 그를 응원하는 고객들이 스낵, 즉석 면, 문구류, 화장품 등을 구입해줘 근근이 버티고 있다. 전자제품 도매상인 나카야마 히로시(45)는 “분명 다른 해결책이 있을 것”이라며 “양측이 더 의견을 나누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양쪽 다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세븐 일레븐 점주는 심야에 문을 닫을 수도, 하루 쉴 수도 있게 계약을 할 수가 있다. 일본에서 과로사 논쟁이 뜨거워지면서 본사도 창업 이념을 고집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그러면 매출이 떨어져 버틸 수 없으니 점주들은 쉬지 않겠다고 계약한다. 다시 말해 마쓰모토는 계약을 해놓고 일방적으로 파기한 잘못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마쓰모토는 교토의 한 점주가 격려하기 위해 찾아오기도 했다며 여론을 등에 업길 바라고 있다. 그는 본사가 가게 안에 남은 물품들을 모두 넘기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의 편의점 업계 풍토가 바뀔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제가 소송을 이기면 더 많은 이들이 목소리를 내게 될 것이고, 지게 되면 많은 이들이 상심하게 되고 세븐 일레븐을 더 걱정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기든 지든 상관 없다. 난 소송을 통해 모든 것을 까발리고 싶다. 그러면 정의가 주어질 것이라고 난 믿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100만명 민주노총 ‘제1노총’ 등극… “노정 새판 짠다”

    100만명 민주노총 ‘제1노총’ 등극… “노정 새판 짠다”

    2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노총 추월 민주노총 빠진 경사노위 대표성 논란 정부위원회 위원 수 배분 변화 불가피 양대 노총 세 확대 경쟁 치열해질 듯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995년 출범 이후 23년 만에 제1노총이 됐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1946년 설립 72년 만에 최대 노총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 고용노동부가 25일 발표한 ‘2018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을 보면 민주노총 조합원 수는 96만 8000명으로 한국노총(93만 3000명)보다 3만 5000명이 많다. 전체 조합원의 41.5%가 민주노총 소속이고, 한국노총 소속은 40.0%다. 각각 법외노조라는 이유와 노조설립증이 교부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번 통계에서 제외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화물연대 등 특수고용노동자들까지 포함하면 민주노총 규모는 사실상 100만명을 넘어선다. 민주노총 조합원 수는 2016년까지만 해도 70만명 미만이었지만 2017년 71만 1000명으로 뛴 데 이어 1년 만에 36.1% 급증했다. 법외 노조로 있던 9만 6000명 규모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작년 3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개정하면서 노동조합법에 따른 노조로 인정된 게 민주노총 조합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넥슨이나 네이버 등 정보기술(IT) 분야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한 영향도 컸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는 특히 비정규직들 역시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대거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민주노총의 제1노총 등극은 노정 대화 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특히 노사정 대화기구인 대통령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대표성 논란이 일 수 있다. 한국노총은 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있지만 민주노총은 복귀를 거부해 빠져 있다. 민주노총 없이 경사노위에서 내리는 결정에 무게가 실리지 않을 수 있다.당장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에서 “제1노총이 된 민주노총과 양극화 불평등 해소를 위한 노사 노정관계의 새로운 틀 마련, 현안 해결을 위한 노정협의 등에 적극 응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에 ‘새판 짜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제1노총으로서 노동계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조직이 돼 사회적 책임이 커졌으니 내년에는 사회적 대화에 참여했으면 한다”면서도 “장외에서도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노동계가 참여하는 각종 정부위원회 위원 배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노총 측은 “제2노총이라는 이유로 각종 정부위원회 위원 배정에 있어 상대적으로 민주노총이 적었는데, 이번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숫자 조정 등이 신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현재 고용부 최저임금위원회에는 민주노총 4명, 한국노총 5명이, 보건복지부 재정운영위원회에는 민주노총 2명, 한국노총 3명이 참여하고 있다. 노동계의 추천을 받아 선임하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비상임이사 구도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 양대 노총을 포함한 전체 조합원 수는 지난해 기준 233만 1000명으로, 한 해 전보다 24만 3000명 늘었다. 노조 조직률은 11.8%로 2017년보다 1.1% 포인트 증가했으며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노동계 관계자는 “2017년 대규모 촛불시위 이후 과로사회, 열악한 노동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맞물리면서 신규 노조 가입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 조직률이 공공부문(68.4%)과 대기업(50.6%) 위주로 높고, 민간부문(9.7%)과 100~299인 사업장(10.8%)은 낮은 불균형 문제는 여전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열린세상] 노동의 공급곡선은 후방굴절형이다/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노동의 공급곡선은 후방굴절형이다/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1981년 3월, 독일 유학생활을 막 시작할 무렵이었다. 한국에 편지를 부치려고 우체국에서 줄 서 기다리고 있는데 바로 코앞에서 창구가 닫혔다. 잠시 자리를 떴다가 돌아온 직원과 눈이 마주쳤을 때 창문을 두드렸지만 그는 손가락으로 커피잔을 가리킬 뿐 창구를 열지는 않았다. 다른 독일인들도 10분가량을 아무런 군말 없이 줄을 선 채 기다렸다. 당시 독일사회에서는 노동자의 ‘휴식권’을 존중하는 게 당연한 문화였다. 노동은 인간의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지만 너무 많아서도 안되는 활동이라는 인식이 분명했다. 그래서 당시 독일 노조의 전략적 목표는 ‘노동의 인간화’였고, 주35시간 노동제의 도입이 그 핵심이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주 52시간 탄력근로제를 다시 일 년 반 유예하는 발표를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주 52시간제가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게 하기 위한 필요 최소한의 조치”라고 군색한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사실은 재해, 재난 이외의 ‘통상적이지 않은 업무량의 증가’, ‘연구개발’, ‘인명 보호 및 안전 확보’, ‘설비 고장 등 돌발 상황’ 등을 특별연장근로의 사유로 추가함으로써 사실상 노동시간을 연장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답보 상태를 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커졌다. 일본이 정보기술(IT) 소재의 수출을 금지하면서 경제 전쟁을 도발했을 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가장 먼저 주장했던 연구개발 인력의 노동시간 연장은 실효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반역사적이다. 연구개발 노동으로 대표되는 지식노동의 생산성은 노동시간에 결코 비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노동시간에 반비례할 수 있다. 창의적인 노동일수록 노동시간 길이가 갖는 의미는 크지 않다.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노동시간이 갖는 의미는 이중적이다. 그것은 인간의 생활을 보장해줄 만큰 충분히 길어야 하지만 동시에 인간의 휴식과 여가를 해칠 정도로 길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경제학원론에서 생산요소로서 노동의 공급곡선은 ‘후방굴절형’이다. 이는 임금이 상승함에 따라 어느 정도까지는 노동의 공급이 증가하지만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면 임금이 상승할수록 오히려 노동의 공급이 감소한다는 의미이다. 여러 가지 지표에서 볼 때 한국의 노동시장에서는 공급곡선이 이제 막 후방굴절 국면에 접어드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있고, ‘칼퇴근’이 용기 있는 바람직한 행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워라밸’에 대한 욕구가 특히 젊은층 사이에서 확산하는 것은 공급곡선이 후방굴절하는 노동시장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양상들이다. 한국경제에서 노동시간제에 대한 논란은 그것이 가지는 중요성에 비해 빈번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48시간이든, 45시간이든, 40시간이든 법정노동시간이 갖는 현실 규정력도 사실상 없었다. 최근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탄력근로제 적용을 유예한 것은 ‘중소기업의 보호 및 육성’을 규정한 헌법상의 의무에 부합하는 정부 의무의 이행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유예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중소기업 자구 노력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중소기업의 발전에 역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노동시간 정책에서는 후방굴절형의 공급곡선을 가지는 인간노동의 속성을 존중해 노동시간 단축 경향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더욱이 ‘과로사’의 극복이 사회적 현안인 나라에서 노동시간 연장의 위험성은 충분히 공유돼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노동시간이 연장돼야 한다면 그 기간은 최소한에 머물러야 한다. 노동시간 연장은 비상조치이며 반드시 반전될 것이라는 게 사전에 주지돼야 할 것이다. 고용 유지는 물론 인간 해방을 위해 한국 경제의 장기적인 혁신성장전략은 노동시간 단축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저임금을 볼모로 노동시간의 연장을 장기화한다면 그것은 인간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발전도 저해한다. 4차 산업혁명이 노동시간의 단축을 필수적 구성요소로 한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노동시간의 연장을 목표로 하는 일체의 제도 개악은 삼가야 할 것이다. 주 52시간 탄력근로제의 유예는 시작되자마자 서둘러 종료를 준비해야 한다.
  • 면접날 11시간 대기, 남은 사람 채용…나이지리아 사장의 갑질

    면접날 11시간 대기, 남은 사람 채용…나이지리아 사장의 갑질

    이른 아침 면접장에 도착했더니 면접은 시작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기약 없이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구직자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지난달 나이지리아의 한 회사가 구직자들을 상대로 다소 미련해 보이는 ‘인내심 테스트’를 진행했다. 나이지리아 청년 제리 더블스는 지난달 24일 트위터를 통해 구직자들을 11시간이나 기다리게 한 기업의 면접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한 회사가 6명의 구직자를 아침 7시에 불러들였다. 면접 복장을 차려입고 긴장된 상태로 나타난 우리에게 고용주는 기다리라는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라고 밝혔다. 한참의 대기가 이어졌지만 면접은 시작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구직자들은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더블스는 “오후 3시가 되자 절반이 면접을 포기했고 오후 6시가 되었을 때는 단 두 사람만 남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11시간의 긴 대기를 견디고 남은 두 명의 구직자가 그 회사에 채용됐다. 더블스는 “그건 면접의 일환이었다. 인내심 테스트였던 것”이라고 덧붙였다.다소 미련해 보이는 회사의 인내심 테스트가 전해지자 나이지리아 청년들은 갑론을박을 이어갔다. 한 청년은 “구직자의 시간을 낭비하게 했다. 이건 모욕”이라고 분개했다. 또 다른 청년은 “적합한 구직자가 아니라 절박한 구직자를 채용했다”라면서 “회사는 시간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을 원했고 최악의 구직자를 채용했다. 일 잘하는 사람은 쓸데없는 짓에 하루를 허비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한편에서는 “아이가 있어 오랜 시간 일할 수 없는 지원자를 걸러낼 수 있는 영리한 방법이기도 하다”라거나 “생계를 위해 노예 이상의 책임 있게 일해줄 수 있는 사람을 뽑으려던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한 여성은 자신이 과거 비슷한 과정을 거쳐 취업에 성공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더블스가 해당 기업에 합격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며칠 후 다른 회사 면접에 응한 것을 보면 그가 면접장을 박차고 나왔을 가능성도 있겠다. 더블스는 지난 2일 또 다른 기업 면접을 본 사연을 공유했다. “고용주가 쉬지 않고 자사의 노동 조건에 대해 떠들어댔다”라고 말문을 연 그는 이번에도 취업에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더블스는 “주 7일 근무해야 한다더라. 스트레스 때문에 과로사할 수 있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내 표정은 점점 일그러졌지만 고용주는 아랑곳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그에게 운영국장 직함을 주겠다던 고용주는 동시에 여러 직무를 맡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야 하며 노련한 협상력과 대인관계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의학과 회계학, 경제학 등 다양한 배경지식도 요구했다. 그러나 더블스가 급여와 휴가 등 근무 조건에 관해 물었을 때 더욱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휴가는 물론이고 당분간 급여도 없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더블스가 자리를 뜨려 하자 고용주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명이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아느냐”라며 오히려 더블스를 한심하다는 듯 쳐다봤다. 1억 9천만 인구 대국인 나이지리아는 매년 청년 인구가 2% 이상 증가하고 있지만,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실업률이 20%에 달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취업 과정에서 다양한 갑질이 벌어지고 있다. 더블스의 트위터에는 “IT 전문가를 뽑으면서 누드사진을 보내라는 곳도 있었다”라는 한탄 섞인 댓글도 있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과로사 위험 방치” vs “제도 보완 불가피”… 勞·政 갈등 고조

    “과로사 위험 방치” vs “제도 보완 불가피”… 勞·政 갈등 고조

    고용부 “50~299인 기업 구인난 등 호소”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 대폭 확대키로 노동계, 개정 땐 헌법소원·행정소송 예고 경영계 “탄력적 근로시간·유연근무 확대”중소기업(50~299인) 2만 7000곳 중 주 52시간제 준비를 끝내지 못한 기업이 42.3%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월 법정 노동시간 한도를 주 52시간으로 제한한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올해 말까지 21개월의 시간이 있었지만 10곳 중 1곳(8.9%)은 아예 준비를 시작하지도 않았다. 정부는 11일 “중소기업의 특성상 준비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제 시행에 들어가는 중소기업에 1년의 계도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1년간은 주 52시간제 위반 기업을 단속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도입 시기를 그만큼 연기한 셈이다. 정부가 주 52시간제 도입 준비 지원을 서두르지 않다가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단축을 요원한 일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특별연장근로 사유까지 대폭 확대해 장시간 노동을 허용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50~299인 기업 중 아직 주 52시간제 준비를 완료하지 못한 기업이 40%가 넘고, 이 중 약 40%는 연말까지도 준비가 어렵다고 한다”며 “준비 못 하는 기업의 절반은 인건비와 구인난으로 신규 채용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그러면서 “주 52시간제의 조기 안착을 위해 정부가 행정적으로 취할 수 있는 잠정적 보완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계도기간 중에는 정부가 근로시간 감독을 하지 않고, 주 52시간제를 위반했다며 노동자가 진정을 넣어도 기업을 처벌하지 않는다. 계도기간이 끝나는 2021년은 정부 말기인 데다 대선 등을 앞두고 있어 주 52시간제가 제대로 시행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기업은 준비할 시간을 벌었지만, 이미 주 52시간제가 안착한 대기업과 앞으로도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게 될 중소기업 간 노동시간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사회적으로 주 52시간 정책이 안착하려면 정부가 주는 신호가 안정적이어야 한다. 대기업에도 계도기간을 9개월 적용했었는데 이번에도 중소기업에 1년이라는 시간을 줬다. 밀고 나가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를 확대하기로 해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 노동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특별연장근로는 현행 법규상 자연재해와 재난, 이에 준하는 사고의 수습을 위해 집중 노동이 필요할 때 고용부의 인가를 받아 주 52시간 초과 노동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인명보호나 안전 확보 ▲갑작스러운 기계 고장 등 돌발 상황 ▲통상적이지 않은 업무량 대폭 증가 ▲국가경쟁력 강화에 꼭 필요한 연구개발 등에도 특별연장근로 신청을 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원청의 ‘갑질’로 납기일이 촉박하게 잡혀도, 대량 리콜 사태가 벌어져도, 회계처리 업무가 임박해도 노동자는 장시간 초과 노동을 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이 노동자 건강권 보호조치를 세우도록 했으나 과로사 산재 위험을 방치한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계는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경영계는 정부의 주 52시간제 보완대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주 52시간 제도의 근간을 지키면서도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와 연구개발직에 대한 유연근무 확대가 법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정체성 모호 vs 순혈주의 타파… 전국서 모인 ‘다국적군’ 평가 분분

    정체성 모호 vs 순혈주의 타파… 전국서 모인 ‘다국적군’ 평가 분분

    소방을 제외한 1800명 중 36%에 달해 신규 671명 뺀 600여명은 연기군 출신 “각자도생… 향우회 없고 노조 활동 부진” “새로운 조직 패러다임… 시너지 효과도”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특별자치시를 이끄는 공무원은 이른바 ‘다국적군’이다. 2012년 7월 시가 출범하면서 방방곡곡에서 공무원을 충원해 이 같은 조직이 만들어졌다. 중앙부처에다 광역 단위로 보면 맨 남쪽 제주도까지 전국적으로 전입하지 않은 곳이 없다. 이 때문에 세종시 공무원들은 조직 문화의 ‘정체성’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장구한 역사를 이어 오면서 농정 중심의 행정을 하며 직원끼리 식구처럼 정을 나누는 충남도를 ‘훈남’, 1989년 충남도와 분리 후 도시행정이 중심이 돼 까칠하고 때로는 차가운 대전시를 ‘차도남’이라고 말해도 딱히 항의받을 일이 없지만 세종시 조직문화를 특징지을 단어는 단박에 떠오르지 않는다. 26일 세종시에 따르면 시 출범 후 지금까지 7년간 외부에서 500명 이상이 세종시 공무원으로 옮겨 왔다. 소방을 제외한 시 공무원 1800명 중 4분의1이 넘는다. 신규 채용 671명을 뺀 나머지 공무원 600여명은 옛 연기군 출신이어서 이전 근무지가 각양각색이다. 전입 이유는 ‘서울 생활에 지쳐서’, ‘지연·학연 등으로 얽힌 자치단체에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만큼 연줄 맺기가 약한 세종시로 옮겨서 재평가받으려고’, ‘농촌보다 생활이 편할 것 같아서’, ‘부동산 이득을 보려고’ 등으로 다양하다고 직원들은 전한다. 시의 한 공무원은 “세종시 건설 목표인 국가균형발전 사업에 동참하고 일조하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전입한 직원도 없지 않다”고 귀띔했다. 노희동 인사담당은 “중앙부처는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에서 전입했고 제주도에서는 한 명이 왔다. 2016년 8급으로 와서 7급으로 승진한 주무관”이라면서 “신규 공무원도 세종시로 온 공무원·시민의 가족이거나 전국에서 응시해 출신지가 매우 다양하다”고 했다. 개인주의, 이기주의 성향이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때문에 이춘희 세종시장은 오래전부터 “어디 출신인지, 전 근무지가 어딘지 구분하지 마라”며 ‘단합’을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각자도생이다. 향우회도 없다”고 전했다. 충남도만 해도 청양군 등 출신 시군별 향우회 모임이 있다. 세종은 대신 동호회 활동이 활발하다. 29개 공무원 동호회가 있다. 축구, 야구 등 스포츠와 서예, 사진 등 취미와 관련된 게 대부분이다. 박희경 주무관은 “젊은 공무원이 많아 영어 등 어학 동호회도 적잖은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노조 활동이 부진하고 위원장 선출이 안 돼 있는 것도 이런 특성과 무관치 않다. 영호남 등 지역별 모임은 거의 없지만 조직 내에 출신지별 특징이 드러나기도 한다. 옛 연기군 출신은 여전히 ‘선후배 문화’가 남아 있고, 충남도 출신은 연대 의식이 꽤 살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 한 공무원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출신지별로 서열과 승진 등을 놓고 알력이 없지 않다”고 했다. 또 다른 시 관계자는 “이 시장이 취임 초 광역행정을 경험한 충남도 출신을 중용해 행정의 기틀을 다졌고, 이후에는 ‘명품 행정도시에 맞게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며 중앙정부 출신을 요직에 많이 앉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과장급 이상 간부에 고시출신 등 중앙부처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일부 공무원은 “1~2년 있다가 떠날 사람이 업무를 잘 알지 못하고 지시해 당황할 때도 있다”고 볼멘소리를 내기도 한다. 반면 연기군 출신은 찬밥(?)이다. 시 출범을 앞두고 당시 군수가 ‘큰 조직에서 서러움받지 않게’ 하려는 뜻인지 6급 계장 20명을 사무관(5급) 승진 대상자로 대거 교육을 보냈지만, 애초 기초단체의 직급이 낮아 시에서 실세로 크지는 못했다. 양면이 공존하듯 다국적군이 순혈주의를 깼다는 평도 있다. 박성수 시의원(중촌동·더불어민주당)은 “여러 기관에서 일한 경험과 아이디어가 섞여 새로운 조직문화와 패러다임을 만들고, 시너지 효과도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시의원은 “2014년만 해도 전 근무지 행정과 각각 달라 서툴렀는데 지금은 기초에 중앙 및 광역행정 능력이 더해져 기획력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중간에 구청이 없어 광역행정에 읍면동 업무까지 직접 하는 전국 유일의 ‘단층제’여서 기획, 조정 및 현장업무 능력이 모두 필요하다. 이는 조직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업무 부담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세종역, 국회 분원 등 이슈가 끊임없이 터져 나온다. 출범 이후 동사무소 공무원 2명이 과로사했다. 시 관계자는 “신도시 동사무소에 전입신고가 물 밀듯 몰리고 정부부처 공무원이 시민 입장에서 법을 들먹이며 민원을 제기해 골치 아플 때가 많다”면서 “밤 10시까지 일하고 주말에도 출근하기 일쑤”라고 하소연했다. 세종시는 소방을 포함한 5실국·본부, 25과, 101계에 공무원 정원 956명으로 출범해 현재 10실국·본부, 47과, 202계에 2164명으로 조직 규모가 커졌다. 같은 기간 인구는 10만명에서 34만명으로 세 배 넘게 늘었다. 안상천 조직관리담당은 “광역과 기초 업무를 동시에 하는 데다 시 조직과 공무원 수가 인구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힘든 면이 있다. 조직과 공무원이 좀더 늘어나야 한다”면서 “동질감이 큰 신입 공무원이 증가하며 조직의 안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블랙머니’·‘국가부도의 날’…금융사건 재조명하는 영화들

    ‘블랙머니’·‘국가부도의 날’…금융사건 재조명하는 영화들

    영화 ‘블랙머니’가 개봉 일주일 만에 145만명(지난 21일 기준)을 모았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영화 속 ‘스타펀드’)가 ‘모피아’(재무부+마피아)의 비호를 받으며 외환은행(‘대한은행’)을 인수·매각했다는 의혹을 긴장감 있게 풀어냈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해 말 개봉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도 1997년 외환위기를 그려내며 관객 375만명을 끌어모았다. 이처럼 금융사건을 재조명한 영화가 관객의 호응을 얻는 흐름은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친 대형 경제금융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방증한다.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실제 사건과 차이는 적지 않지만 공론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블랙머니’ vs ‘론스타 사건’영화 ‘블랙머니’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에 대한 금융당국의 승인 결정을 앞둔 2011년 외환은행과 금융감독원 담당자의 의문사로 시작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이 교통사고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외환은행 관계자는 차량에서 유서를 남긴 채 발견된다. 배우 조진웅이 맡은 양민혁 검사는 은행 직원의 자살에 의문을 품고 수사를 시작한다. 실제로는 어떨까. 외환은행과 금융감독원의 담당 직원이 사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기나 사인은 다르다. 감사원에 따르면 외환은행 담당자는 간암을 앓다가 2005년 8월 수면 중 사망했다. 금감원 담당자는 2007년 7월 과로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영화 속 팩스도 실재했다. 사망한 은행 직원은 2003년 7월 금감원에 연말이면 외환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이 6.16%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 자료를 팩스로 보냈다. 이처럼 BIS비율이 8%를 밑돈다는 추정치를 금융당국이 받아들이면서 외환은행은 잠재적 ‘부실은행’로 인정돼 론스타의 인수가 가능해졌다. 이에 대해 2007년 감사원은 감사 결과 BIS비율 6.16%는 과장됐다고 발표했다. 우선 이 숫자를 계산 과정에서 부실을 중복계산하는 등 오류가 드러났다. 게다가 당시 금감원은 6월 현장검사 후 연말 BIS비율을 9.14%로 추정하고도 추가 검증 없이 비관적인 상황을 가정해 계산한 보고서의 추정치 6.16%를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당시 외환은행이 보낸 팩스 자료에는 중립적 시나리오일 때 BIS비율은 9.33%로 전망했지만 이 또한 무시됐다. 감사원은 “외환은행이 수출입은행이나 한국은행 등 공공기관이 대주주로 공적 자금이 투입된 은행임에도 (재경부와 금융당국은) 수의 계약 방식으로 론스타와 단독 협상을 추진했다”고 공정성과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감사 결과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은 “1조 1000억원이 신규로 유입됐지만 2003년 BIS비율 실적치는 당초 비관적 시나리오 하 (증자를 했을 때) 전망치(10.2%) 보다 낮은 9.3%에 불과했다”면서 외환은행 매각 결정은 ‘불가피한 정책적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영화에서 “자산가치 70조원의 대한은행을 1조 7000억원에 매각했다”는 표현도 다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당시 외환은행의 부채까지 따지면 순자산은 수조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물론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와 매각으로 약 4조 6000억원 차익을 올렸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지분 50.5%를 2003년 1조 3800억원에 인수한 뒤 2004년 콜옵션으로 지분 14.1%를 7700억원에 추가로 인수했다. 그후 론스타는 배당금과 일부 지분을 팔면서 약 3조원을 거뒀고 2011년 3조 9157억원에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에 매각하기로 했다. ●‘국가부도의 날’ vs 1997년 외환위기영화 ‘국가부도의 날’도 국제통화기금(IMF)에 가는 과정 등에 대한 묘사가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영화 속에서는 한시현(김혜수)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이 IMF에 구제금융신청을 반대하고 재정국(재정경제원)이 추진하지만, 실제는 반대였다. 재경원이 IMF 구제금융 이후 영향을 우려해 반대했고 한은은 재촉했다. 국가 차원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자는 대안도 영화에서는 한은의 제안으로 표현되지만 실제로는 재정국에서 아이디어를 내놨지만 무산됐다. 한은의 팀장급 인사가 IMF와 정부 간 협상장에 직접 나선 장면도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끝나지 않은 ‘론스타 사건’영화 ‘블랙머니’의 소재가 된 ‘론스타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2년 11월 론스타는 우리 정부를 상대로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5조 3000억원 규모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냈다.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절차를 끌면서 2008년 HSBC 등에 외환은행을 약 6조원에 팔 수 있었지만 매각에 실패했고, 부당한 세금을 매겼다는 주장이다. 당초 ISD 소송은 영화가 개봉하는 올 연말쯤 선고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또 다시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금융정의연대,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참여연대 등은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 직후 외환카드 주가를 조작해 유죄 판결을 받았고, 론스타는 은행을 소유할 자격이 없었는데도 석연찮은 이유로 한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인수·매각을 통해 천문학적 이익을 챙겼다”면서 “이 사건의 핵심 책임자인 엘리스 쇼트 론스타펀드 부회장과 스티븐 리 한국 대표 등에 대한 실질적인 범죄인 인도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법무부에 론스타 ICSID 결과가 나왔느냐고 질의했는데 현재 절차 종료 선언을 기다리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법무부 등은 지난 7월 ISD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분쟁대응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가족 못 지킨 죄책감에 고립되는 자살유가족…그들 지킬 정책 펼쳐야”

    “가족 못 지킨 죄책감에 고립되는 자살유가족…그들 지킬 정책 펼쳐야”

    “자살유가족은 가족을 못 지켰다는 죄책감에 고립돼 또다시 자살 위기에 내몰립니다. 그런데도 국내 자살예방 정책은 유가족 목소리가 빠진 채 실효성 없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나도 9년 전 남편 잃은 자살유가족” 자살유가족 자조 모임 ‘자살유가족×따뜻한 친구들’ 김혜정(51) 대표는 ‘자살유가족의날’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 한 카페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자살공화국’ 오명을 가진 한국에서 자살유가족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사회문제다. 지난해에만 약 8만명(국내 자살자 1만 3216명·인당 유가족 6명 기준)의 자살유가족이 생겼다. ‘자살유가족×따뜻한 친구들’은 고립된 자살유가족을 사회로 이끌어 내자는 취지로 지난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자살유가족의날’ 행사를 열었다. 1999년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자살유가족의날’(매년 11월 셋째 주)을 옮겨 왔다. 두 아들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김씨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건 9년 전 남편의 죽음이었다. 자살유가족이라는 낙인은 김씨를 뼛속까지 고통스럽게 했다. 한 지인은 “아이들에게는 과로사나 심장마비라고 말해라. 자살이라고 하면 개죽음으로 알 것”이라는 거친 표현까지 쏟아냈다. 주변에선 “남편 죽음을 판다”는 뒷말까지 들려왔다. ●수사기관 강압적 태도에 또 상처 김씨가 자살유가족으로 경험한 국내 기관과 전문가의 감수성도 충격적이었다. 그는 “수사기관의 강압적인 태도가 유가족이 침묵하고 숨기 시작하는 계기”라고 비판했다. 자조 모임에선 관련 증언이 쏟아진다. 경찰은 자택에서 남편 시신을 끌어안고 우는 아내에게 대수롭지 않게 사망 원인을 묻는다. 전문가를 찾아가면 오히려 취조받는 상황에 놓여 유가족은 또다시 상처를 입는다. 김씨조차 남편 죽음의 정확한 이유를 알고 싶어 뒤늦게 전문가를 찾았지만 “정신이 어떻게 된 거 아니냐”며 타박을 받았다. ●유족들의 공감이 다른 유족들도 지켜 참다못한 자살유가족을 위해 직접 나선 김씨는 현재 자살예방 전문강사 및 자살예방 사회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그는 자살예방에 자살 유가족의 목소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가족이야말로 자살예방 행동지침에 가장 전문적”이라며 “현장에서도 유가족이 나서는 게 오히려 더 많은 이들의 공감과 회복을 이끌어 낸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유가족이 다른 유가족을 지원하는 것이 가장 큰 치유 효과를 낸다”고 전했다. 김씨는 “자살예방 관련 입법 과정에 유가족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을 함께 논의해 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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