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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비 상자당 200~300원 오른다

    택배비 상자당 200~300원 오른다

    택배 노동자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택배비가 상자당 200∼300원 오를 전망이다. ‘택배 과로사 대책 사회적 합의기구’는 20일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택배비 현실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국토교통부는 산업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택배 상자당 200∼3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택배 노동자를 분류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하려면 추가 인력 투입이 필요하고 고용보험·산재보험 가입, 주 5일제 근무 논의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택배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들을 추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견 수렴 과정 등을 거쳐 다음달 말까지 택배비 현실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택배비 줄인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달부터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소형 기준 계약단가를 1600원에서 1850원으로 250원 인상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지난달 기업 고객 대상의 소형 택배비를 1750원에서 1900원으로 150원 올렸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주가 40% 빠진 쿠팡… 힘받는 거품론?

    주가 40% 빠진 쿠팡… 힘받는 거품론?

    ‘한국의 아마존’으로 화려한 뉴욕 데뷔전을 치른 쿠팡 주가가 상장 첫날 시초가에 비해 40%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쿠팡 주가는 45.72달러에 마감했다. 공모가인 35달러보다는 높지만 지난달 11일 상장 직후 처음 형성된 가격인 시초가(63.50달러)에 비해선 39% 가량 낮다. 상장 첫날 종가(49.25달러)와 비교하면 7% 가량 빠진 상태다. 시가총액은 상장 첫날 886억 5000만달러(약 100조 4000억원)에서 이날 784억 1600만달러(87조 4341억원)로 약 13조원이 빠졌다. 최근 금융데이터업체 레피니티브가 전 세계 1200개 리서치 회사의 의견을 종합한 쿠팡의 목표 주가는 51달러(지난 15일 기준)로 투자의견은 대체로 ‘중립’에 그쳤다. 글로벌 투자 은행들은 택배 노동자 관련 이슈가 쿠팡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지적한다. JP모건은 최근 낸 쿠팡 보고서에서 “지난해부터 한국에 떠오른 택배 노동자 과로 이슈의 중심에 쿠팡이 있다. 향후 쿠팡이 더 나은 직원 안전과 복지를 위해 더 많은 인건비를 써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은 쿠팡의 목표 주가를 48달러로 잡고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쿠팡 택배 노동자 관련 이슈를 제기해 온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쿠팡 노동자 과로사 이슈를 집중 부각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쿠팡 물류 배송 관련 노동자 9명이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망에 이르렀다는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쿠팡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대책위 공동 대표를 맡은 권영국 변호사는 “쿠팡이 실제로는 미국 기업인데 국내에서만 (쿠팡의) 열악한 작업 환경, 노동 조건이 공유되고 있다. 쿠팡의 성장이 결국 노동자들의 열악한 작업 환경에 기반하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미 ‘유통 공룡’으로 커버린 쿠팡이 또 다른 뇌관인 적자 폭을 크게 줄이는 가운데 미 증시 상장을 통해 조달한 5조원의 실탄을 바탕으로 추가 투자에 나서고 있어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평가도 이어진다. 쿠팡은 최근 전북 완주, 경남 창원·김해 등 물류센터 4곳을 신설하고 총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6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의 두 배인 13조 925억원으로 이마트 매출(별도기준 15조 5000억원)과 맞먹는 규모로 성장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데스크 시각] 쿠팡 김범석의 혁신과 편법 사이/주현진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쿠팡 김범석의 혁신과 편법 사이/주현진 산업부장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창업 4년 만인 2014년 미국 아마존의 사업 모델을 따라 한 ‘로켓배송’(익일배송)으로 사업을 궤도에 올리기 시작했지만 동시에 좌초 위기에 직면한다. 기존 관련 업계인 택배사들로부터 “택배 면허 없이 택배하는 것은 운수사업법 위반”이라는 논리로 로켓배송 금지 소송을 당하면서다. 쿠팡 경영진 사이에서조차도 ‘정부 규제에 맞서는 꼴로 비칠 수 있으니 다른 방법을 찾자’는 의견이 나올 만큼 상황을 좋게 보는 사람이 없었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2017년 “자기가 파는 물건을 자기 손님에게 배송할 때는 화물차 허가가 필요 없다”는 판시를 이끌어 내면서 성공의 기회를 잡았다. 김 의장은 1978년 서울생이지만 일곱 살 때 대기업 주재원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미국 시민권자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중퇴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2년간 컨설턴트로 일했다. 대학 때는 미국 주요 대학의 소식을 담은 잡지(커런트)를, 졸업 후에는 명문대 출신을 독자층으로 삼은 월간지(빈티지미디어)를 성공시켰고, 이 사업을 매각한 돈으로 2010년 쿠팡을 설립했다. 쿠팡의 미 증시 상장을 성공시킨 김 의장을 두고 ‘한국 정서 모르는 검은 머리 미국인이 국내 규제를 잘 피해 편법으로 성공했다’고 보는 시선도 있지만 그의 해법을 혁신으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가 로켓배송 도입 다음으로 혁신 평가를 받는 부분은 한국이 아닌 미국 증시를 선택한 점이다. 만년 적자인 쿠팡의 재무 상태로는 코스피 상장이 어렵기도 하지만 그는 미 증시에 상장시킴으로써 차등의결권까지 확보해 적은 주식으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갖게 됐다. 그는 쿠팡 지분 10.2%를 가진 4대 주주이지만 보유한 주식이 주당 29표의 의결권을 갖는 차등의결권주여서 그의 의결권은 75%가 넘는다. 차등의결권을 두고 국내에선 오너 전횡이나 불법 승계와 같은 특혜로 연결 짓는 시각이 많지만 자금이 필요한 창업자가 투자를 받기 위해 지분을 넘겨 경영권 위협 문제로부터 해방된다는 점에서 신의 한 수라는 평가가 과하지 않다. 김 의장이 상장 직후 본인 소유 주식 가운데 120만주를 팔아 4200만 달러(약 475억원)를 현금화한 것도 눈길을 끈다. 국내에선 소액주주 보호를 명목으로 창업주는 상장 후 1년간 본인 주식을 팔 수 없도록 규제받는다. 1년 뒤 팔더라도 법적 문제는 없지만 회사가 어렵다는 시그널로 비치기 때문에 역시 쉽지 않다. 김 의장도 이 일로 잠시 ‘먹튀’ 논란을 일으켰는데 창업자들은 경영권 위협 없이 투자를 받고, 상장 성공 후 현금 보상까지 바로 받을 수 있는 미국 제도가 부럽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김 의장이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쿠팡을 동일인(총수) 없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겠다고 시사해 또다시 편법 논란에 휩싸였다. 총수로 지정받지 않으면 김 의장이 회사를 차려 쿠팡으로부터 일감을 몰아 받아도 규제 없이 큰돈을 벌 수 있다. 그가 외국인이라도 처음으로 동일인으로 지정하면 그만일 텐데 정부가 스스로의 규정에 얽매여 김 의장이 특혜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어떻게 응수할까. 앞으로 김 의장에 대해 가장 눈여겨봐야 하는 문제는 쿠팡의 만년 적자 해소와 택배노동자 과로사 이슈 해결이다. 지금까지 뛰어난 ‘개인플레이’로 규제와의 싸움에서 로켓배송을 지켜 낸 것을 발판으로 미 증시 상장과 거액 투자 유치에 성공한 그가 또 어떤 편법 같은 편법 아닌 혁신으로 계속 성장할지 주목된다. jhj@seoul.co.kr
  • 하루 12시간 주 6일 근무… 택배 노동자 또 쓰러졌다

    하루 12시간 주 6일 근무… 택배 노동자 또 쓰러졌다

    50대 택배기사가 업무를 마친 뒤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 25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CJ대한통운 경주터미널 소속 택배노동자 이모(59)씨는 전날 오후 10시 10분 자택에서 잠자리에 든 후 구토를 해 씻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갔다. 이후 이씨는 오랜 시간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는 것을 수상히 여긴 가족들에 의해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불명 상태다. 대책위는 “머릿속 출혈과 부종이 심해 출혈을 막는 시술만 진행했지만 위중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씨는 12년간 택배노동자로 일했다. 쓰러지기 전까지 주 6일 근무를 하며 하루 평균 12시간 동안 배송일을 했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이씨가 일하던 터미널에는 분류 작업 노동자 2명이 있었지만 일손이 부족해 택배기사들도 분류 작업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산업재해 적용 제외신청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핵심은] 쿠팡의 ‘새벽배송’ 성공 신화에 스러지는 노동자들

    [핵심은] 쿠팡의 ‘새벽배송’ 성공 신화에 스러지는 노동자들

    출발부터 순조로웠습니다. 온라인 유통업체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첫날인 지난 11일 공모가 35달러보다 40%가량 뛰어오른 49.25달러에 거래가 마감됐습니다. 쿠팡은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총알배송’, ‘새벽배송’을 자사의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물건을 주문하면 반나절 만에 도착하고, 새벽에도 촌각을 다투는 배송시스템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힘듭니다.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와 업체 간 경쟁에서 비롯된 산물이죠. 빛나는 성공의 이면에는 짙은 어둠이 깔려 있습니다. 이달에만 쿠팡 노동자 세 명이 일하던 중 사망했습니다. ▶ 핵심 ① 과로로 죽음이 일상화된 쿠팡 노동자들 그는 모두가 잠든 밤에 일하는 노동자였습니다. 지난해 초 쿠팡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A씨는 심야·새벽배송을 전담했습니다. 밤 9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매일 야간노동을 이어왔습니다. 지난해 말 바라던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최근에는 첫 휴가도 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A씨는 이달 6일 지내던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고된 몸을 바닥에 뉘고 잠들었다가 다시는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는 평소 새벽배송이 힘들다는 말을 가족들에게 자주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망 전 함께 가기로 했던 가족여행도 피로를 호소하며 취소했습니다. 비극은 끝이 아닙니다. 같은 날 ‘쿠팡맨’(쿠팡 택배기사)을 관리하는 B씨도 사망했습니다. 쿠팡 서울 구로 1캠프에서 ‘캠프 리더’로 일해온 B씨는 퇴근 후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구급차를 불렀지만, 심정지가 와 결국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료들은 B씨가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캠프 관리직은 담당 구역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를 처리하는 데다 퇴근 후 4~5시간 연장근무하는 일도 잦았다는 겁니다. B씨의 공식 근무시간은 낮 12시무터 오후 11시까지였지만, 새벽을 넘길 때가 많았습니다. 지난 25일에는 인천시 계양구 한 주택가 골목길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던 ‘쿠팡맨’ C씨를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습니다. 50m 떨어진 곳에는 택배 차량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C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배송 업무를 맡은 지 이틀째 되던 날이었습니다.▶ 핵심 ② 노동자 잇단 죽음 방어에 몰두하는 쿠팡 노동자들의 잇단 죽음에 쿠팡 측은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과로사는 부정했습니다. A씨의 1차 부검 소견은 뇌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이었습니다. 유족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A씨가 평소 지병이 없었던 만큼 과로사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계약직이던 A씨가 인사 고과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무급 휴식시간에도 일했다는 겁니다. 쿠팡은 A씨가 사망 직전 12주간 주당 평균 40시간 일했으며 이는 업계 평균보다 낮은 데다 사회적합의기구의 권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에 대책위는 쿠팡이 산정한 근무시간은 설 연휴가 끼어 낮게 잡힌 것이며 A씨가 입사 1년 만에 낸 휴가까지 포함해 꼼수로 계산했다고 반박했습니다. C씨에 대해서도 쿠팡은 “고인은 입사 후 배송업무에 배치된 지 2일 차였고, 입사 이후 실시한 건강검진 결과 심장 관련 이상 소견이 있어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었다”며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에 관한 예단이나 일방적인 주장은 삼가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노동자의 죽음을 외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에도 쿠팡의 장벽은 더 높아질 전망입니다. 쿠팡은 지난 1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가입 신청서를 냈습니다. 경총은 국내 기업의 노사관계를 다루는 단체로 노사안정화 대책 사업에 주력합니다. 이를 두고 쿠팡이 노동 이슈에 더욱 강경히 대응하기 위해 가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1년간 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는 8명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새벽배송’을 가장 먼저 도입한 마켓컬리도 쿠팡의 성공을 좇아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동자들의 절박한 호소는 새벽배송의 성공 신화에 묻히고 있습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50대 택배 기사가 업무를 마친 뒤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다. 25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경주터미널 소속 택배 노동자 이모(59)씨는 지난 24일 오후 10시 10분쯤 자택에서 잠자리에 든 뒤 구토를 했다. 이씨는 씻기 위해 들어간 화장실에서 약 30분 뒤 가족들로부터 쓰러진 채 발견됐다. 오후 11시 10분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불명 상태다. 대책위는 “뇌출혈과 뇌부종이 심해 현재 출혈을 봉하는 시술만 진행했다”면서 “의사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위중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씨는 CJ대한통운에서 8년을 포함해 약 12년 동안 택배 노동자로 일했다. 최근 이씨는 주 6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평균 12시간 동안 200~250개를 배송하는 고강도 노동에 시달렸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이씨가 일하던 터미널에는 분류 작업 노동자 2명이 있었지만, 일손이 부족해 택배 기사들도 분류 작업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산업재해 적용 제외신청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위는 “가족들과 협의를 통해 향후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쿠팡, 산재·보건안전 보도 언론에 봉쇄 소송” 시민단체들 비판

    “쿠팡, 산재·보건안전 보도 언론에 봉쇄 소송” 시민단체들 비판

    언론 관련 시민단체들이 물류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등 보건안전 실태를 보도한 기자들을 고소한 쿠팡에 대해 “봉쇄소송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기자협회, 인터넷기자협회, 방송기자협회, PD연합회, 민언련 등 14개 언론단체들은 17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은 노동인권보도에 대한 전략적 봉쇄를 멈추라”고 규탄했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쿠팡은 물류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등 보건안전 실태를 보도한 기자들을 잇따라 고소했고 노동자들의 과로사 등 산업재해 사망을 비롯한 노동실태를 보도한 언론에 잇달아 거액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고 있다”며 “무리한 주장으로 언론에 기사 삭제를 요구하거나 정정보도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기자 개인을 상대로 제소하는 등 쿠팡에 비판보도를 한 언론에 집중한 대응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쿠팡은 비판적인 언론 취재엔 응하지 않는 ‘불통 대응’으로 맞서면서 홍보채널 쿠팡뉴스룸을 통한 일방적인 반박 행태도 빈축을 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내 전자상거래 및 물류분야 1위 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수준에 맞게 노동자 처우와 노동환경부터 ‘글로벌 스탠더드’ 기준으로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들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7월 충남 천안목천물류센터 식당 하청업체 노동자의 심정지 사망사건을 보도한 대전MBC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는 등 최근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구영식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권영국 쿠팡피해자지원대책위원회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과로… 또 택배… 역시나 ‘산재 사각’

    과로… 또 택배… 역시나 ‘산재 사각’

    업무 중 쓰러진 채 발견됐던 택배 노동자가 끝내 숨졌다. 코로나19로 택배 물량이 폭증한 지난해 15명의 택배 노동자가 숨진 데 이어 올해도 4명이 세상을 떠났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16일 서울 용산구 로젠택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로젠택배 경북 김천터미널에서 일하던 김종규(51)씨가 지난 15일 뇌출혈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동료 기사들은 지난 13일 터미널 주변에 세워 둔 김씨의 차량 안에서 구토 흔적과 함께 쓰러진 김씨를 발견했다.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전날까지 의식불명 상태였다. 대책위는 김씨가 하루 10시간, 주 60시간 가까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진경호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김씨는 매일 아침 7시 50분에 출근해 오후 6시까지 일했다”면서 “홀로 면적이 152㎢에 달하는 김천시 대덕면과 지례면을 맡아 하루 평균 30~40개 물량을 배송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지난해 7월 제출한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는 자필로 작성해야 하는 ‘본인 신청 확인’란이 비워져 있었다. 대책위는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택배기사 산재보험 적용제외 실태 전수조사를 했음에도 이처럼 무효인 신청서를 걸러 내지 못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로젠택배는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대화기구 합의 내용에 즉시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법무부는 고강도 노동에 심각한 인력난을 겪는 택배 상·하차 분류 업무에 외국인 노동자 채용을 허용하는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이날 입법예고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과로사 뭇매’ 쿠팡 공모 희망가 주당 32~34달러로 상향

    ‘과로사 뭇매’ 쿠팡 공모 희망가 주당 32~34달러로 상향

    쿠팡의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 상장이 코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배달 기사 과로사 논란이 해외에서도 뭇매를 맞고 있다. 상장 흥행에는 당장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쿠팡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는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10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업계 등에 따르면 쿠팡은 공모 희망가를 주당 32~34달러로 수정 제출했다. 기존 투자설명서에서 제시한 27~30달러에서 4~5달러를 올린 것이다. 예정대로라면 쿠팡은 11일(현지시간) 종목코드 ‘CPNG’로 거래된다. 한국 시간으로는 12일 새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모 희망가를 34달러로 계산하면 쿠팡은 최대 40억 8000만 달러(약 4조 6451달러)를 조달할 수 있게 된다. 기업가치는 580억달러(약66조)규모다. 이는 미국 증시에 상장한 아시아 기업 가운데 4번째로 큰 규모로 국내 주요 유통기업 시가총액을 합한 것보다 크다. 김범석(43) 쿠팡 의장의 상장 후 지분(10.2%) 가치는 6조 735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업계에서는 한국 이커머스 업계의 잠재력이 높은데다 쿠팡의 시장 선도 능력도 가치를 인정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상장 후에도 이 주가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배달 기사 사망과 관련해 주요 외신들도 쿠팡의 고강도 노동 환경을 지적하며 장기적인 성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쿠팡의 가장 큰 혁신은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이용해 직원을 쥐어짜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라는 노동조합 운동가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로사 논란이 계속되면 사업모델 자체의 지속 가능성에 의구심이 일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ESG를 중요한 요소로 판단하는 추세인 만큼 쿠팡 주가 유지에 중대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쿠팡의 매출 의존도가 100% 한국에 집중된 점, 심화한 국내 이커머스 업체 간의 경쟁 분위기 역시 상장 후 쿠팡이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할 지점으로 지적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몸값 66조’ 쿠팡의 도전…공모 희망가 32~34달러로 상향

    ‘몸값 66조’ 쿠팡의 도전…공모 희망가 32~34달러로 상향

    쿠팡의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 상장이 코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배달 기사 과로사 논란이 해외에서도 뭇매를 맞고 있다. 상장 흥행에는 당장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쿠팡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는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10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업계 등에 따르면 쿠팡은 공모 희망가를 주당 32~34달러로 수정 제출했다. 기존 투자설명서에서 제시한 27~30달러에서 4~5달러를 올린 것이다. 예정대로라면 쿠팡은 11일(현지시간) 종목코드 ‘CPNG’로 거래된다. 한국 시간으로는 12일 새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공모 희망가를 34달러로 계산하면 쿠팡은 최대 40억 8000만 달러(약 4조 6451달러)를 조달할 수 있게 된다. 기업가치는 580억달러(약66조)규모다. 이는 미국 증시에 상장한 아시아 기업 가운데 4번째로 큰 규모로 국내 주요 유통기업 시가총액을 합한 것보다 크다. 김범석(사진·43) 쿠팡 의장의 상장 후 지분(10.2%) 가치는 6조 735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한국 이커머스 업계의 잠재력이 높은데다 쿠팡의 시장 선도 능력도 가치를 인정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상장 후에도 이 주가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배달 기사 사망과 관련해 주요 외신들도 쿠팡의 고강도 노동 환경을 지적하며 장기적인 성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쿠팡의 가장 큰 혁신은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이용해 직원을 쥐어짜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라는 노동조합 운동가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지난해 10월 숨진 장덕준(27)씨의 이야기를 다룬 ‘물류노동자에게 과도한 부담 아시아 전자상거래 붐의 현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장씨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로 인정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과로사 논란이 계속되면 사업모델 자체의 지속 가능성에 의구심이 일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ESG를 중요한 요소로 판단하는 추세인 만큼 쿠팡 주가 유지에 중대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쿠팡의 매출 의존도가 100% 한국에 집중된 점, 심화한 국내 이커머스 업체 간의 경쟁 분위기 역시 상장 후 쿠팡이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할 지점으로 지적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사설] 美증시 직행 쿠팡, 노동자 보호 글로벌 스탠더드 따라야

    미국 증시 직상장을 앞둔 온라인 쇼핑몰 쿠팡에서 일하던 두 사람이 한날 세상을 등지는 안타까운 일이 또 일어났다. 그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6일 송파 1캠프의 심야배송 근로자들을 관리하던 40대 직원과 같은 캠프에서 심야배송 업무를 하던 다른 40대 노동자 이모씨가 숨을 거뒀다. 대책위는 쿠팡이 사과하고 보상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대책위는 지난해 10월 쿠팡 칠곡물류센터 노동자가 희생된 뒤 과로사 대책을 계속 주문했으나 실행되지 않았다며 “과로사이며 간접적 타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씨가 밤 9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장시간 근무에 시달리며 1시간인 무급 휴게시간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과로사를 불렀다고 했다. 나아가 쿠팡에서만 지난해 4건, 올해 두 건의 과로사가 발생했다며 정부가 중대재해다발사업장으로 지정해 특별근로감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쿠팡은 “유가족의 아픔을 덜기 위해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지난달 24일 마지막으로 일한 뒤 휴가 기간에 변을 당했으며 지난 12주 동안 주당 평균 4일에 40시간밖에 일하지 않아 지난해 대책위의 실태조사 결과(주 6일에 71시간 근무)에도 현저히 못 미쳐 과로사로 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쿠팡은 뉴욕증시 직상장으로 기업 가치가 치솟고, 창업자들도 10조원대로 자산이 불어나는 만큼 노동자 보호에 관한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잡겠다는 각성이 있어야겠다. 쿠팡은 로켓배송의 효율에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택배노동자들의 애꿎은 죽음의 행렬만은 막아야 한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을 내는 것이지만,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기업을 위해 일하는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 그들과 함께 성장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 돌아온 ‘주총 시즌’… 코로나·3%룰·ESG 변수에 긴장 고조

    돌아온 ‘주총 시즌’… 코로나·3%룰·ESG 변수에 긴장 고조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됐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주총이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된 가운데 올해에는 상법 개정 등으로 달라진 제도가 많아 재계의 긴장감이 한층 더 커진 모습이다.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과 ‘사업·감사보고서 사전제공의무’ 등이 대표적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2일 포스코를 시작으로 주요 대기업의 정기주총이 막을 올린다. 삼성전자는 17일, 현대자동차와 LG전자는 24일에 개최한다. 가장 많은 기업의 주총이 몰리는 이른바 ‘슈퍼 주총데이’는 26일이 될 전망이다. 셀트리온, 카카오게임즈 등 250개가 넘는 기업이 이날 주총을 예고했다. 특히 감사위원 분리선출제와 지배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이 올해부터 도입돼 일부 기업의 주총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규정은 상장사의 감사나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최대 3%까지만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다. 이 조항이 변수로 작용하는 대표 기업으로는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한국앤컴퍼니와 금호석유화학 등이 꼽힌다. ‘3%룰’로 힘을 얻게 되는 소액주주들과의 표 대결을 의식해 사업계획을 철회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 중에는 사업장 내 근로자 사망 사고로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까지 받은 포스코가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사퇴 압력을 받는 최정우 회장의 연임 안건이 통과될지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지침) 실행 여부가 관건이다. 택배노동자 과로사로 도마에 오른 CJ대한통운 역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할지 주목된다. 코로나19로 여러 기업이 ‘랜선 주총’에 나서는 것도 이색적인 주총 풍경이다. 삼성전자와 다른 계열사들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총을 온라인 생중계한다.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도 온라인 주총을 준비중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카카오페이를 통해 개인 주주에게 주주총회 정보를 안내하는 ‘전자고지서비스’를 9일부터 시작한다. 주주들은 스마트폰으로 전자투표 사이트에 접속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재계에 부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바람과 다양성 제고 노력은 올해 주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포스코는 이사회 산하 전문위원회로 ESG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고, 현대차는 기존 ‘투명경영위원회’를 ESG 관련 사안을 심의·의결하는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개편하는 안건을 이번 주총에 상정한다. 재계의 다양성 확대 움직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잇따른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다. LG 계열사와 현대차 등은 첫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예고했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 법인의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해 사실상 여성 사외이사 1인을 반드시 두어야 하는 자본시장법 시행이 1년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까닭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데스크 시각] 코로나 격차가 재난이 되지 않으려면/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데스크 시각] 코로나 격차가 재난이 되지 않으려면/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보증금 500만원이 월세로 사라지고, 석 달치 연체로 도시가스가 끊긴 서울 동대문구의 동우(가명)네 네 식구는 한기를 내뿜는 반지하방에서 전기장판과 솜이불로 버티며 두 달간 ‘집콕’했다. 초등학교 1학년 동우와 중2, 중3 세 남매는 등교하지 못했다. 네 식구는 코로나 방역보다는 궁핍한 삶과의 사투에서 생존하는 게 먼저였다. 겨우내 두문불출했던 남대문 쪽방촌 주민 최모(53)씨는 지난 1월 중순 3.3㎡(1평) 남짓 골방에서 간경화로 숨졌다. 인근 급식소가 문을 닫고 하루 한 끼도 해결하기 어려웠던 그는 지난해 단 한번도 병원을 간 적이 없다. 최씨처럼 지난 두 달간 남대문 쪽방촌에서 철저히 사회적 관심에서 배제된 채 숨진 주민이 4명이다. 서울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보름간 ‘혜지쌤’으로 시설 아이들을 돌봤던 탐사기획부 고혜지 기자는 간식을 먹기 위해 잠시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렸던 초등학교 1학년 예진(가명)이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고 했다. 충치가 갉아먹은 아이의 치아는 새까맣게 됐다. 마스크는 코로나19로부터 우리를 보호만 했던 게 아니었다. 예진이 같은 아이들을 사회에서 감췄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연재한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가 드러낸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다. 국가적 재난에서 사회적 약자들은 더욱 고립되고 사라졌다. 어느 때부터 광화문 네거리 지하보도에서 노숙인들이 보이지 않는 건 ‘집에만 있으라’는 정부 방역 지침 때문은 아닐 게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전대미문의 이 재난이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는 공감대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 치료제가 개발되고 백신이 접종되고 있지만 희망적이지 않다. 정부가 전쟁하듯 현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가계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3, 4분기 연속 악화일로다. 지난해 소득 상위 20% 가구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는 4.72배로 벌어졌다. 정부는 고용 불안정성이 큰 저소득층의 근로소득 감소폭이 둔화된 것이 재난지원금과 각종 지원 정책 덕이라고 자평했다. 코로나 충격으로 인한 마이너스 경제 성장부터 소득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 실업률 상승 등 경제적 후유증이 전부가 아니다. 코로나 이전 존재했던 격차와 불평등은 재난 스트레스, 삶에 대한 가치관까지 차별적으로 변화시킨다. 다들 잘사는 것 같은데 나만 못사는 것 같다는 우울감과 상대적 박탈감, 교육 저하, 지난해 내내 과로사가 이어진 플랫폼 배달 노동자들, 돌봄과 건강 결핍까지 삶의 환경 곳곳에서 격차 문제는 전대미문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신문이 지난 1월 18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진행한 초등학생 학부모(저소득·차상위계층 72명, 중산층 이상 128명) 200명에 대한 심층조사 결과를 보면 저소득층 학부모들의 스트레스와 불안감 지수가 더 컸다. 이들은 자녀의 경제적 미래마저 “더 가난해질 것”이라고 비관하고 있었다(서울신문 2월 22일자 1·4·5면). 미국의 불평등 연구 권위자인 키스 페인 교수는 불평등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건강에까지 영향을 준다며 “불평등은 공중보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년 전 취임식에서 외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슬로건이 궁색하다. 평등이나 공정, 정의는 그 가치들이 실현되는 과정이 눈에 보여야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같다. 슬라보이 지제크는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로 돌아간 그 다음날”이라고 했다. 내년 3월 차기 대선까지 꼭 임기 1년을 남겨 둔 문 대통령의 시간이 우리 사회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 쓰여지길 바란다. ipsofacto@seoul.co.kr
  • 쿠팡 6번째 배송 노동자 사망… “명백한 과로사”

    쿠팡 6번째 배송 노동자 사망… “명백한 과로사”

    쿠팡에서 심야노동을 하던 노동자가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택배노동자들은 “명백한 과로사”라며 쿠팡에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정부에는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촉구했다. 8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송파 1캠프에서 심야·배송을 맡았던 이모(48)씨는 지난 6일 오후 송파구 한 고시원에서 발견됐다”며 “부검 결과 ‘뇌출혈이 발생했고 심장 혈관이 많이 부어오른 상태였다’는 1차 소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진경호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이는 전형적인 과로사 증상이고 이씨가 평소 지병이 없던 점 등을 고려할 때 과로사가 명백하다”면서 “고인은 지난해 초 계약직으로 입사한 이후 첫 휴가를 내고 가족들과 여행을 가려고 했으나 피곤함을 느껴 여행을 취소하고 쉬던 중 숨졌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이날 “고인과 유가족에게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면서도 “고인은 지난달 24일 마지막 출근 이후 7일 동안 휴가 및 휴무로 근무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했다. 지난 4일 복귀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쿠팡은 “지난 12주간 고인의 근무 일수는 주당 평균 약 4일, 근무 시간은 약 40시간”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30%를 곱해 주간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52시간이다. 대책위는 고인이 실제로는 야간에 주당 50시간 가까이 일했을 것으로 본다. 심야배송전담팀에서 근무하는 정진영 공공운수노조 쿠팡지부장은 “심야·새벽 배송업무는 무급 휴게시간 1시간이 있지만 정규직 전환이나 계약 연장 때문에 쉬지 못하고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오후 9시에 출근해 오전 7시에 퇴근하지만 오전 8시에 퇴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쿠팡에서 지난해 4명, 올해 2명이 과로로 숨졌다”면서 “정부가 쿠팡을 중대재해다발사업장으로 지정하고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쿠팡 구로 배송캠프에서 쿠팡맨을 관리하는 40대 캠프리더(CL)가 사망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새벽 배송 담당 택배노동자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

    새벽 배송 담당 택배노동자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

    심야·새벽 배송 업무를 담당하던 택배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택배연대노조는 쿠팡 송파 1캠프에서 심야·새벽 배송을 전담하던 이모(48) 씨가 사망했다고 7일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 3시쯤 이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아내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서울 송파구의 한 고시원에서 이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이씨는 이미 숨이 멈춘 상태였고 사망한 지 이틀이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초 쿠팡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이씨는 지난해 말 심야전담반 정규직으로 전환돼 근무하고 있었다. 이씨의 임금은 280여만원으로, 심야노동을 전담한 것을 감안하면 최저임금을 갓 넘는 수준이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이씨는 아내와 자녀를 지방에 두고 서울로 올라와 고시원에서 혼자 생활했다. 평소 아내에게 심야 노동의 어려움을 수시로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자세한 근무시간은 현재 파악 중에 있다. 노조는 8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유가족과 함께 과한 심야배송이 이씨의 과로사로 이어졌다는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이씨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진행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고시원 머물며 쿠팡 배송…40대 가장 숨진 채 발견

    고시원 머물며 쿠팡 배송…40대 가장 숨진 채 발견

    홀로 고시원에 머물며 새벽 배송을 하던 40대 택배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7일 택배연대노조에 따르면 쿠팡 서울 송파 1캠프에서 심야·새벽 배송 일을 하던 이모씨(48)가 사망했다. 전날 오후 가족은 이씨와 연락이 안된다고 신고했고 이에 경찰은 숙소인 고시원을 찾아갔다가 이씨가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씨는 아내와 자녀를 지방에 두고 서울로 올라와 고시원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었다. 이씨는 지난해 초 쿠팡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돼 근무 중이었으며 아내에게 평소 심야노동의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는 “고인의 임금은 월 280여만원으로 심야노동을 전담한 것을 감안하면 최저임금을 갓 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그러면서 “자살로 추정할 요인이 없어 급사로 추정된다. 자세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이 8일 오전 부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8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노동자의 심야배송이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망사고로 이어졌다며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오늘의 눈] 계속해 보겠습니까/오경진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계속해 보겠습니까/오경진 산업부 기자

    “공장에서 일하다가 거대한 톱니바퀴에 말려들었다. 상반신이 갈려 나왔으므로 공장에 남은 직원을 모아 점호를 해 보고서야 사고를 당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산업재해가 화두인 요즘, 작가 황정은의 장편 ‘계속해보겠습니다’(창비) 속 한 장면이 머릿속에 맴돈다. 단 두 문장으로 요약되는 죽음은 잔혹하면서도 쓸쓸하다. 지난해 중대재해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882명. 전년보다 27명이나 늘었지만, 기업도 세상도 아무렇지 않은 듯 ‘계속되고’ 있다. 현실은 소설보다 더 서늘하다. “불안전한 상태는 투자를 해서 바꿀 수 있지만, (노동자의) 불안전한 행동은 상당히 (바꾸기) 어렵다.” 지난달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연 사상 첫 ‘산재 청문회’에서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산재의 원인을 노동자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돌린 발언이었다. 이내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사과했지만, 경영자들이 산재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단적으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어떤 살인의 책임은 살인자로부터 멀리 떨어질수록 커진다”는 한나 아렌트의 말처럼 책임은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과 비례한다. 사업주는 사업장을 통제하는 최종심급이므로, 그곳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원인이 무엇이든 사업주의 책임이다. 반복되는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은 그간 안전을 소홀히 했던 사업주의 안일함에서 비롯된 결과다. 사업장의 총책임자로서 공정과 설비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불안전 행동이 반복되는 원인을 안에서 찾는 게 먼저다. 산재를 노동자의 부주의로 돌리는 태도가 반복되는 한 수조원을 투자해도 제자리걸음일 뿐이다. 내년 1월 시행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영국의 ‘기업살인법’을 본떴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에 ‘살인죄’를 묻고 천문학적 벌금을 물린다. 2년 전 취재차 방문한 영국에서 한 산업안전 전문가는 이렇게 말했다. “사업주 처벌을 강화한 것 자체만으로 산재는 줄지 않습니다. 오히려 법 제정 이후 소폭 늘기도 했죠. 중요한 것은 법이 사람들의 생각을 바꿨단 점입니다. ‘안전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경영도 하지 말라’는 선언이죠. 사업주들이 이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때, 산재는 비로소 관리됩니다.” 노동자가 죽어도 회사와 경영은 계속된다. ‘작업중지’라는 이름의 행정명령, 위험 요인이 제거될 때까지 잠시 멈출 뿐이다. 취임한 뒤 16명의 사망자(포스코 집계 14명·고용노동부 인정 8명)가 발생했어도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이달 중 연임을 확정해 수소와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과로사가 발생해도 쿠팡은 뉴욕 증시에 상장해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할 것이다. 다만 중대재해법 제정 이후 시대가 달라지고 있음에 작은 희망을 건다. 안전은 경영의 부수가 아닌 필수다. 기업이 계속되려면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삶도 계속돼야 한다는, 아주 평범한 원칙이 지켜질 날이 오길 바란다.
  • [길섶에서] 본인상/문소영 논설실장

    본인상은 꼭 가는 편이다. 내가 알던 누군가가 ‘지구별 소풍을 끝냈다’는 기별을 받으면 슬픔과 동지애가 밀려온다. ‘정승집 개가 죽으면 조객이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정작 정승이 죽으면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속담은 염량세태를 반영했으니 본인상 상가는 조촐하거나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혹시 형제나 자제들이 세력이 있다면 모를까, 생전에 그가 얼마나 떠르르하고 유명짜했는지는 큰 영향이 없다. 3일장이기에 망정이지 만정이 딱 떨어지기 십상이다. 그 상가에서 아는 얼굴들을 만나면 반가운데, 그들을 붙들고 눈물 좀 짜고는 한다. 30대 중반에는 갑장이던 조각가 구본주의 상가를 찾아가 그의 부인을 위로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문상객에게 위로받는다. 3년 전 10년쯤 연하이지만 꼭 큰언니 같았던 한국학중앙연구원 공보 전문가 김은양의 상가에서 문화재 담당 기자들과 전문가들 덕분에, 2년 전 설치미술가 전수천의 전주 상가에서는 임옥상과 김수철이 상가를 지키고 있어 슬픔을 덜었다. 과로사한 미술 전문 기자 왕진오의 쓸쓸한 상가에도 지인들이 없지 않았다. ‘랜선 친구’인 작가 이상민이 며칠 전 지병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랜선으로 받았다. 문상하지 못한 탓에 며칠째 마음이 영 좋지 않다. symun@seoul.co.kr
  • 본지 경제부 ‘2020 부동산 대해부’ 한국기자상 수상

    본지 경제부 ‘2020 부동산 대해부’ 한국기자상 수상

    서울신문 경제부가 지난해 5회에 걸쳐 보도한 ‘2020 부동산 대해부- 계급이 된 집’이 한국기자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기자협회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는 1일 제52회 한국기자상 수상작을 발표했다. 경제보도 부문에는 서울신문 경제부(김동현·임주형·하종훈·장은석·홍인기·강윤혁·나상현 기자)의 ‘2020 부동산 대해부- 계급이 된 집’을 선정했다. 강남3구로 상징되는 한국 부동산의 현실과 문제점을 조명한 이 보도는 앞서 심사위원회로부터 “단발성 이슈에 매몰되기 쉬운 경제보도의 전범을 제시한 수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대상에는 ‘n번방 사건과 그 후’를 보도한 한겨레와 국민일보가 공동으로 선정됐다. 부문별로는 취재보도 부문에서 JTBC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이, 기획보도 부문 수상작은 경향신문 ‘검찰·법무부 비공개 내규를 공개합니다’와 KBS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가 차지했다. 시상식은 오는 1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공터·다리 밑에서 택배 분류… “휠소터·자동레일 딴 나라 얘기”

    공터·다리 밑에서 택배 분류… “휠소터·자동레일 딴 나라 얘기”

    “나대지(裸垈地·지상에 건축물 등이 없는 대지)라고 하죠. 서브 터미널인데 입간판도 없고 그냥 노상에서 택배 물품 분류를 하는 거예요. 물품을 실은 15t짜리 간선트럭이 도착하면 차에서 내려 일일이 배송할 곳에 따라 분류합니다. 자동화 분류 시스템? 그런 게 어딨어요. 그나마 수동레일이 하나 생겨서 얼마나 편해졌는데요.”2년 전 경남 김해에서 택배 일을 시작한 이영규(49)씨는 오전 7시 30분부터 일을 시작한다. 실제 배송은 점심 시간 전후로 시작하지만, 택배 물품 분류작업 때문에 오전 일찍 출근할 수밖에 없다. 이씨는 하루 평균 350~400개 정도의 택배 물품을 배송하는데 분류 작업만 통상 3~4시간이 걸린다. 대형 택배사가 자랑하는 휠소터(Wheel Sorter·택배 물품 자동분류 시스템) 같은 기계가 없어서 일일이 손으로 물품을 분류하고 차에 싣고 내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후 이씨는 부인과 함께 저녁 10시까지 물품을 배송하면 하루 14~15시간의 노동은 끝이 난다. 한 달 전만 해도 상황은 더 안 좋았다. 이전엔 택배 물품을 옮기는 데 필요한 ‘수동레일’조차 깔려 있지 않아 트럭에서 트럭까지 일일이 손으로 옮겨야 했다. 이런 이유로 오후 1시가 넘어야 분류작업이 끝났다. 이씨가 속한 노동조합이 투쟁한 끝에 대리점과 사측으로부터 받아낸 결과물이다. 물론 지금도 휠소터는 꿈 같은 이야기다. 이씨는 “과거엔 비 오는 날에는 분류작업하다가 물품이 빗물에 젖을까 싶어 다리 밑에 들어가 분류하기도 했다”며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간이화장실조차 없어 남자는 담벼락에 가서 소변을 해결하고 여성들은 인근 주유소에 가서 부탁해야 할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다”고 말했다. ●군소도시 대리점 자본력 약해 시설 나빠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방 소도시의 열악한 서브터미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택배기사 과로의 원인으로 꼽히는 분류작업을 두고 택배사와 노동자 간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그 온기가 휠소터조차 깔려 있지 않은 지방의 택배 터미널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택배사들이 분류작업을 지원하고 있는 곳의 대부분은 수도권의 휠소터가 있는 서브터미널에만 국한돼 환경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택배노동자의 업무 부담은 그대로다. 특히 지역 군 단위 택배 대리점들은 택배사들이 서브터미널 시설 투자와 관리 비용을 대야 한다고 주장한다. 31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화주가 의뢰한 택배 물품은 서브터미널(집화)→허브터미널(중계)→서브터미널(분류)→택배기사(배송)→고객 순으로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택배사는 허브터미널과 서브터미널을 운영해 택배 프로세스를 총괄하며 대리점은 택배기사와 차량을 확보해 본사와 대리점 계약을 맺고 택배 업무(집화와 배송)를 진행한다. 또 택배노동자는 영업용 차량을 갖추고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택배 업무를 수행한다. 이처럼 택배 물품 하나가 배송되려면 택배사와 대리점, 택배노동자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가능하다. 갈등과 마찰은 서브터미널에서 발생한다. 택배노동자의 업무가 시작되는 곳이면서 택배사와 대리점, 택배노동자의 접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택배 물품 분류 작업이 이뤄지는 곳도 서브터미널이다. 서브터미널 환경이 열악하다면 택배노동자들의 업무는 배가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대리점이 비용이 많이 드는 서브터미널 운영까지 떠맡으면서 비롯됐다. 택배 물량이 많은 수도권 등의 서브터미널은 택배사가 직접 운영하거나 비용을 대고 대리점에 위탁 운영하는 반면, 지방의 군 단위 물량이 많지 않은 지역의 서브터미널은 대리점이 직접 운영한다. 부지 매입과 시설 구축 비용이 막대하다 보니 자본력이 약한 대리점이 운영하는 서브터미널은 시설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대리점 측은 택배사가 서브터미널 운영을 대리점에 떠넘기면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택배대리점 직간선협의회 관계자는 “지방 소도시의 경우 대리점이 서브터미널을 운영하도록 택배사가 강제하고 있다”며 “대리점이 서브터미널 운영을 포기하면 대리점 운영까지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등 압박을 받게끔 해 대리점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서브터미널 운영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그는 또 “서브터미널 구축 시 차량의 주차와 회전 반경 등을 고려해 부지를 매입해야 하는데 최소 700평의 땅이 필요하다”며 “물류시설 인허가를 받을 수 있는 부지만 영업이 가능한데 빚을 내 사들이더라도 기반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협의회 추산 CJ대한통운이 운영하는 서브터미널은 약 270곳이다. 이 중 68개 서브터미널의 경우 대리점이 시설투자와 관리비용을 대는 ‘직간선’ 서브터미널이다.●CJ 270곳 중 68곳이 대리점 측 비용 투자 실제로 이곳의 환경은 열악하다 못해 최악이다. 지붕이 없는 것은 물론 변변한 물류 장비나 입간판을 갖추지 못한 곳도 허다하다. 그냥 공터에서 대형 트럭과 소형 트럭이 정차해 택배노동자가 자동화 기계의 도움 없이 손으로 택배 물품을 분류하는 것이다. 대기업 택배사가 자랑하는 휠소터나 자동 레일, ITS(Intelligence Scanner·택배 물품을 자동 측정해 부피별로 가격을 매기는 시스템) 장비는 ‘딴 나라’ 얘기다. 이곳에서 일하는 택배노동자는 과로와 부상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 지붕도 없는 공터에서 분류작업을 하다 보니 비가 올 땐 감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춥거나 더울 땐 동상과 온열질환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경북에서 5년간 일한 택배노동자 김모(43)씨는 “공간 문제 때문에 적재된 물건을 트럭 후미가 아닌 측면에서 빼다 보면 떨어지는 물건에 맞는 건 다반사”라면서 “제대로 쉴 곳조차 없는 건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최근 노사정 사회적 대타협을 이뤘음에도 직간선 서브터미널은 분류 인력을 지원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택배사들이 휠소터가 있는 서브터미널부터 분류 인력을 지원하고 있어서다. 분류 인력을 부득이하게 지원하지 못한 곳은 택배 수수료를 인상해 보상을 해 주겠다는 입장이지만, 근무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과로사와 부상 위험은 그대로일 수밖에 없다. 아울러 지방의 택배노동자 대부분은 노조에 가입해 있지 않아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모르는 이들도 많다. 전국택배노조 김해지회장인 이씨는 “사회적 대타협이 성사됐지만 분류인력 지원은 안 되고 있다. 6명당 1명을 지원하겠다는 건 휠소터가 있는 터미널이고 우리는 자동화 기계가 없는 만큼 적어도 2명당 1명은 들어와야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며 “그나마 노조를 설립하고 많이 바뀌었는데 김해만 하더라도 노조가 없는 대리점이 대부분이라 사회적 대타협 이후에도 실제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리점 측도 택배사가 나서서 서브터미널을 운영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수익이 안 난다는 이유로 지역 대리점에 서브터미널 운영을 떠맡기지 말고 다른 광역 단위 도시에 있는 서브터미널처럼 직접 운영하든, 적어도 부지와 시설 투자라도 해 달라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토교통부에 여러 민원을 넣고 있지만, 서브터미널을 택배사가 직접 운영해야 한다는 법 조항 등이 없어 뚜렷한 진전은 없는 상태다. 택배대리점 직간선협의회 관계자는 “택배 수수료 내에서 서브터미널을 운용하다 보니 자동화 설비는커녕 분류인력 지원도 어려운 게 엄연한 현실”이라며 “택배사가 투자하고 구축해야 할 서브터미널을 비용 지급도 없이 일방적으로 대리점과 택배기사에게 떠넘기는 게 타당한가. 상식적으로 봤을 때 택배사가 서브터미널을 운용하는 게 맞다”고 호소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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