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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영 “항상 연기력 부족하다고 느낀다”

    이보영 “항상 연기력 부족하다고 느낀다”

    배우 이보영이 제 13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나는 행복합니다’로 부산을 찾았다. 9일 오후 부산해운대 시네마테크에서 열린 ‘나는 행복합니다’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보영은 “처음 부산영화제 방문인데 좋은 작품과 감독님, 배우와 함께 작업한 영화가 폐막작으로 선정돼 행복하다.”고 폐막작으로 선정된 소감을 전했다. 아버지와 애인에게 버림 받은 아픔을 가진 여인을 연기한 이보영은 “항상 내 연기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늘 변화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를 보고 잘할 수 있을까하는 겁이 나는 캐릭터였지만 감독님을 믿었고 좋은 영화가 나올거라는 생각에 감히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조용하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울림으로 극을 이끌어간 이보영은 “촬영 하는 내내 정말 힘들었다. 여러 작품을 해왔지만 이렇게까지 힘들게 작업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영화 ‘우리 형’으로 스크린에 데뷔해 ‘비열한 거리. ‘원스어폰어타임 등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이보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진지한 연기를 선보였다. 한편 지난 7월 타계한 이청준의 단편집 ‘소문의 벽’ 중 ‘조만득 씨’를 각색한 ‘나는 행복합니다’는 과대망상증 환자 만수(현빈 분)과 아버지와 연인에게 버림받은 간호사 수경(이보영 분)이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부산) jung3223@seoulntn.co.kr/ 사진=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약간의 광기는 성공 요건”

    “좀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니?” “너처럼 성미가 급한 애는 처음 봤다.” 지나치게 활력이 넘치고 과장이 심하며 조급하고 충동적인 성향을 지닌 이들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눈흘김의 대상이 되기 일쑤다. 하지만 이같은 약간의 광기 혹은 가벼운 조증(躁症)은 오히려 성공의 요건이라고 말하는 학자가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이자 저명한 정신분석전문의인 존 가트너다. 그의 저서 ‘조증-성공한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기질’(존 가트너 지음, 조자현 옮김, 살림 펴냄)은 조증 환자, 즉 하이포마니아(hypomania)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스티븐 잡스, 오프라 윈프리, 도널드 트럼프 등 세계적인 명사들 중엔 하이포마니아들이 적지 않다. 조증이 대체 어떻게 인생을 성공으로 이끈다는 말일까. 조증 상태가 되면 일반적으로 기분이 고양되고 두뇌회전이 빨라진다. 조증 기질은 또 긍정적인 마인드, 창의적인 아이디어, 지치지 않는 에너지 등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조증은 예술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데, 오늘날에는 창의성이 절실한 기업가들에게서도 예술가 못지않게 나타난다. 특히 기회를 찾아 낯선 타지로 찾아든 ‘이민자들의 국가’ 미국은 ‘하이포마니아들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은 역사 속 위인들의 삶을 그 증거로 내놓는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사실은 메시아적 사명에 사로잡힌 과대망상형 모험가였으며, 할리우드 탄생의 발판을 마련한 셀즈닉과 마이어 가문은 병적인 낙관주의 집안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비이성적인 자신감, 야심만만한 비전, 멈출 줄 모르는 열의가 없었더라면 이 엉뚱한 선장들은 결코 미지의 바다로 항해를 떠나지도, 미국의 역사를 바꿔놓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런 ‘질풍노도의 유전자’는 후손들에게도 이어져 미국인들은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향을 보인다. 이는 실패를 불명예로 여기는 문화가 팽배한 한국이나 일본, 유럽 사람들이 한번 어려움에 빠지면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는 것과 대비된다.1만 7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86) 힘겨운 화친 시도

    [병자호란 다시 읽기] (86) 힘겨운 화친 시도

    조선이 상황에 떠밀려 화친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지만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유리한 조건에서 화친이 이루어지려면 어느 정도는 군사력의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데, 당시 조선은 청을 위협할 만한 ‘군사적 카드’가 없었다. 근왕병이 오리라는 실낱 같은 희망을 갖고 있었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희망 사항’에 불과했다. 또 강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게 된 책임의 소재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는 것이 필연적이었다. 그런데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한 공방전 또한 결코 만만한 싸움이 아니었다. 청은 조선이 제시하는 논리와 입장을 자못 치밀하게 반박하고 있었다. 조선은 이래저래 화전(和戰) 양면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청,‘명=천하’ 인식을 부정하다 청은 전쟁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놓고 벌인 논쟁에서 역사적 사례까지 끌어다가 조선의 논리와 입장을 반박했다. 청은 조선이, 홍타이지를 황제로 추대하는 데 동참하라고 권유하기 위해 왔던 몽골 버일러들의 편지를 접수하지 않은 것을 전쟁의 원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당시 조선 조정은 몽골 버일러들과의 면담 자체를 거부했는데, 몽골과는 국서를 주고받은 전례가 없었다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미 1637년 1월2일, 홍타이지는 남한산성에 보낸 서신에서 조선이 내세운 명분을 반박했다. 그 핵심은 정묘호란 당시 인조와 조선 조정이 강화를 논의했던 상대가 자신의 조카와 제왕(諸王)들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후금 원정군의 사령관은 홍타이지의 이복형 아민(阿敏)이었고, 강화도를 왕래하면서 조선과 화친 교섭을 주도했던 사람은 한족 출신의 귀순자 유해(劉海)였다. 홍타이지의 반박에는 ‘정묘호란 당시에는 나의 부하들과 함께 화친 문제를 논의했으면서 작년에는 왜 똑같은 부하인 몽골 버일러들을 접견조차 하지 않았느냐?’는 힐문이 담겨 있었다. 홍타이지는 이어 고려시대의 고사(故事)를 거론했다. 몽골 버일러들이 모두 원(元)제국의 후손이라는 것, 조선이 계승했던 고려가 원을 섬기고 해마다 조공했던 사실을 환기시켰다. 그런 몽골에 신속(臣屬)했던 고려의 후예인 조선이 몽골 버일러들을 접견하는 것조차 거부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강변했다. 조선이 1월13일에 보낸 국서에서 임진왜란 당시 명이 베푼 은혜(再造之恩) 때문에 그들을 배신할 수 없다고 했던 것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조선은 ‘우리가 일본의 침략으로 망할 뻔했을 때 명의 신종(神宗) 황제께서 천하의 군사를 동원하여 구원해 주셨다.’고 말한 바 있다. 1월17일에 보낸 답서에서 홍타이지는 ‘천하는 크고 나라는 많다. 너희를 구해준 것은 오직 명나라 하나뿐인데, 너희는 어찌해서 천하를 운운하는가? 명나라와 너희가 허탄(虛誕)하고 망령된 것은 끝이 없구나.’라고 공박했다. 청은 대릉하(大凌河) 전투에서 승리했던 무렵부터 이미 명을 절대적인 존재가 아닌 상대적인 존재로 격하시키려고 시도해 왔다. 심지어 명을 남조(南朝), 또는 주조(朱朝,朱元璋이 세운 국가라는 뜻)라고 폄하해서 부르기도 했다. 그러니 명을 여전히 ‘천하’로 여기고, 그들과의 기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청에 신복(臣服)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조선의 태도가 눈에 거슬릴 수밖에 없었다. ●홍타이지, 신속(臣屬)할 것을 요구하다 1월17일에 보낸 답서에서 홍타이지는 작심한 듯 조선이 보낸 국서에 대한 반박과 비아냥, 그리고 협박하는 내용의 언사들을 쏟아냈다. 그는 자신의 거병(擧兵)이 전적으로 조선의 ‘잘못’ 때문에 부득이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타이지는 먼저 인조가 1636년 3월 평안감사에게 보낸 유시문(諭示文)의 내용을 문제삼았다. 유시문의 내용 가운데 ‘장차 오랑캐와의 화친을 끊으려 하니 방어 태세를 강화하라.’는 내용은 정묘호란 당시 맺은 맹약을 조선이 먼저 어겼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이다. 홍타이지는 조선이 ‘소방은 바다 구석에 위치하여 오직 시서(詩書)만 일삼았지 전쟁은 몰랐습니다.’라고 운운한 것도 맹렬히 비난했다.‘전쟁을 모르는 나라’가 왜 과거에 명을 도와 자신들을 공격하는 데 동참했느냐고 힐문했다. 그는 조선이 자신들을 가리켜 노적(奴賊, 천한 도둑이라는 뜻)이라고 부르는 것도 문제삼았다.‘도둑(賊)이란 몸을 숨겨 몰래 훔치는 자를 가리키는데, 우리가 과연 도둑이라면 너희는 어찌하여 우리를 체포하지 않고 내버려두느냐?’고 비아냥댔다. 조선의 입장에서는 홍타이지가 내세운 반박의 논리를 다시 반박하기가 쉽지 않았다. 일단 그들이 제시한 과거의 ‘사실’ 자체가 실제로 있었던 일인데다, 정보 수집 능력에서 그들에게 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조와 조선 조정의 ‘본심’이 담긴 유시문을 자국 영토 안에서 용골대의 복병에게 탈취당한 것이 못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홍타이지는 조선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회유와 협박도 빼놓지 않았다. 자신은 ‘형세를 따라 항복을 청하는 자는 무사히 보호하지만, 명령을 거역하는 자는 하늘의 뜻을 받들어 징벌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이 자신의 판도(版圖) 안으로 들어오면 적자(赤子)와 같이 사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것은 사실상 조선에게 항복을 요구하는 공식적인 첫 문서였다. 이미 1월16일, 청군은 남한산성에서 잘 보이는 지점에 ‘초항(招降)’이라는 두 글자가 크게 쓰여진 깃발을 세워 놓은 바 있었다. 바로 하루 뒤, 항복을 요구하는 답서를 보낸 것이었다. 홍타이지는 답서의 마지막 부분에서 인조를 직접 거론하며 다시 한번 채근했다.‘네가 살고 싶으냐? 그러면 성에서 빨리 나와 항복하라. 네가 싸우고자 하느냐? 그러면 성에서 빨리 나와 한 번 겨뤄보자. 하늘이 처분을 내리실 것이다.’ 조선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조선이 보낸 국서에 대한 답변을 미뤄왔던 청의 본심과 요구 조건을 명확히 알게 되었다.‘무조건 항복하여 청의 신하가 되라.’는 것이었다. 교섭을 잘 하면 정묘호란 당시 맺었던 ‘형제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 조선의 판단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조선, 벼랑 끝으로 몰리다 인조는 홍타이지가 보낸 답서에 대응하는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신료들을 불렀다. 홍서봉은 홍타이지의 답서 내용이 과대망상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일부 신료들은 그들을 평소 ‘노적’이라 지칭한 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사과하는 자세로 유감을 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명길은 그들의 전력(戰力)이 증강되고 있는 것, 도르곤(多爾袞)을 중심으로 강화도를 공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우려했다. 실제 당시 청군의 화력은 획기적으로 증강되고 있었다.1월10일, 두도(杜度) 등이 홍이포(紅夷砲)와 대장군포(大將軍砲) 등 중화기들을 남한산성 앞으로 끌고 와 배치했던 것이다. 이들 화기와 청군의 증원군은 본래 1월6일 임진강 북쪽까지 남하했다가 강의 얼음이 녹는 바람에 건너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사이에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강물이 다시 얼어붙었고, 증원군은 순식간에 산성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날씨까지 조선을 외면하는 형국이었다. 항복하라는 요구에 조선이 응하지 않을 경우, 홍이포의 포탄이 산성 안으로 날아올 판이었다. 이미 대릉하 공략전에서 홍이포를 비롯한 청군 화포의 위력은 결정적으로 발휘된 바 있다. 홍이포 포탄에 맞은 성의 돈대(墩臺)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끝까지 성을 사수(死守)하겠다던 명군의 의지도 같이 무너져 내렸었다. 홍타이지가 조선에 대해 노골적으로 항복을 종용했던 데에는 증원군이 도착하고 홍이포 등의 수송과 배치가 완료되었던 것도 크게 작용했다. 조선은 이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살아남기 위해 ‘무조건 항복’을 선택할 것인가? ‘전원 옥쇄(玉碎)’를 각오하고 결전을 선택할 것인가? 벼랑 끝에 몰린 남한산성은 종사(宗社)의 운명을 결정할 최후의 선택을 앞에 두고 다시 술렁이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고래심줄 같은 일본의 몰염치”

    “고래심줄 같은 일본의 몰염치”

    “날조된 역사교과서는 여전히 피해받은 국가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어 있고 고래심줄 같은 몰염치는 그것을 시정하지 않은 채 뻗치고 있는 것이다. 아닌 것을 그렇다 하고 분명한 것을 아니라 하는 것처럼 무서운 것은 없다.”(‘신국의 허상’에서) ‘토지’의 작가 고 박경리(1926∼2008) 선생은 지금으로부터 15년여 전 ‘일본’을 집중적으로 생각했다. 일제강점기에 교육을 받아서였을까, 역사교과서 왜곡 등 일본의 행태에 대한 선생의 생각은 완강했다. 작가적 직관과 깊고 넓은 지식을 기반으로 일본에 대한 생각을 풀어낸 선생의 유고가 공개됐다. 선생의 외동딸인 김영주 토지문학관장은 지난 5월 타계한 선생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일본산고(日本散考)’라는 제목이 적힌 원고지 63장 분량의 미발표 육필원고를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원고는 1편 ‘증오의 근원’과 2편 ‘신국(神國)의 허상’,3편 ‘동경 까마귀’로 구성돼 있으며 1,2편은 원고지 25장 정도의 완성본이지만 3편은 원고지 13장으로 미완성 상태다. 선생은 ‘증오의 근원’에서 해방후 일본 문화계의 우리 문화 홀대 경향을 ‘화두’로 삼아 이같은 원한의 근원을 파헤쳤다. “일본은 도래인이라 표현하는 한족(韓族)이 그들 지배계급을 형성했던 것을 부정하고 싶은 것이 그들의 심정일 것이며 가능하다면 일본 인종을 일본열도 고유의 인종이기를 바라는 것이 본심일 것이다.” 선생은 “우리와 일본이 동족 어쩌고 하는 것도 실은 진부한 얘기다. 역사연구의 영역일 뿐, 터럭만큼의 동질감도 없는 마당에 감상에 젖을 필요는 없다.”면서 “서로 이해하게 되면 좋고 다만 인류라는 자각으로 나를 다스려가며 앞으로 이 글을 써나갈 생각”이라고 집필 방향을 밝혔다. 왕권 확립을 위해 왕실 미화는 물론 신화의 날조·삭제·표절을 일삼은 일본 역사를 상세하게 소개한 선생은 ‘신국의 허상’에서 “일본만큼 ‘天(천)’자와 ‘神(신)’자를 애용하는 나라도 흔치 않다.”면서 “일본인은 신의 자손으로 즉, 신이라는 과대망상은 후일 세계정복을 꿈꾸는 망상으로 발전했다.”고 꼬집었다. ‘동경 까마귀’는 동갑내기 장호 시인의 동명 시를 인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여유작작하다/사람 사는 언저리 아니면 못 사는 주제에/사람의 눈치쯤 아랑곳없이/정거장 둘레를 어슬렁거리다가도/지갑을 줍듯 먹어만 보면/스윽 달아난다” 선생은 일본인 정서에 깔린 짙은 우수와 허무주의를 겨울까마귀의 정서에서 찾아냈다. 선생은 또 서울 정릉에 살 때 집을 수리하러 온 일꾼들끼리 한가하고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험악했던 징용탈출 경험을 얘기하던 모습을 소개하면서 낙천, 해학 등이 숨겨져 있는 것이 이상했다고 토로했다. 선생은 곧 이어 “바로 그런 것 때문에 나라를 빼앗겼을 것이며 또 바로 그런 낙천적 해학이 갖는 여유 때문에 끝내는 회생하여 이 민족이 망하지 않고 긴 세월 존속돼 온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다.”고 썼다. 김 관장은 “어머니는 일제강점기를 직접 겪으신 만큼 일본에 대한 글을 쓰고 싶어 하셨다. 생전에도 주위 사람들에게 일본 얘기를 많이 하셨다.”고 집필 배경을 추정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토요영화] 7년만의 외출

    [토요영화] 7년만의 외출

    ●7년만의 외출 (EBS 세계의 명화 오후 11시25분) 전 세계 섹시스타의 대명사인 마릴린 먼로의 지하철 통풍구 신으로 기억되는 영화. 영화 속 금발미녀를 연기한 먼로가 지하철 통풍구에 섰을 때 갑자기 밑에서 바람이 불어 먼로의 플레어스커트를 밀어올리는 장면은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1950년대 할리우드 코미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아내와 자식이 휴가를 떠난 사이 한 가장이 겪는 과대망상과 일탈의 꿈을 유머러스하게 그렸다. 영화 제목인 ‘7년 만의 외출’은 남자가 결혼 이후 7년쯤 돼서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영화는 아내와 자식들을 피서지로 보낸 뒤 매력적인 여자를 보며 군침을 삼키는 인디언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물론 그것은 영화 전체를 해설하기 위한 장치다. 곧이어 화면은 편집자 리처드 셔먼(톰 이웰)이 부인과 아들을 피서지로 보내는 장면으로 바뀐다. 그렇게 리처드가 모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해방감에 젖어 있을 때 마침 같은 아파트 2층에 아름다운 금발 미녀(마릴린 먼로)가 이사온다. 혼자 이런저런 상상을 하던 그는 그녀를 자신의 아파트로 초대한다. 두 사람은 함께 술을 마시고 피아노를 연주한다. 수시로 과대망상에 빠져들곤 하던 리처드는 금발 미녀와의 만남 이후 더욱 더 황당무계한 환상에 빠져든다. 그러던 어느 날 리처드는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아내가 피서지에서 리처드의 친구인 톰을 만났다는 것. 리처드는 아내와 관련한 별의별 망상을 다 하게 된다. 다음날 그는 자신의 망상의 원인을 한 의사의 연구 논문에서 찾아내는데 그 요지는 “모든 남자는 결혼 7년째에 이르면 바람을 피고 싶은 충동에 시달린다.”는 것. 하지만 과대망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초조해진 그는 금발 미녀를 유혹해 함께 영화를 보러 간다. 먼로의 스커트신은 두 사람이 영화를 보고 극장에서 나온 직후 등장한다. 이 밖에도 옛 인디언 마을 맨해튼이 현대의 뉴욕으로 연결되는 시작 장면과 ‘더워서 속옷을 냉장고 안에 넣어둔다.’는 기발한 대사들도 인상깊다. 신문기자 출신인 빌리 와일더 감독은 ‘뜨거운 것이 좋아’(1959) 등에서 독특한 풍자를 펼쳐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의 거장으로 자리잡았다.‘7년 만의 외출’은 불륜에 대한 접근, 남편이 지닌 죄의식을 세련된 코미디로 풀어낸 빌리 와일더식 유머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원제 The Seven Years Itch.104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 소수민족 정책의 덫/강효백 경희대 중국법 교수

    [열린세상] 중국 소수민족 정책의 덫/강효백 경희대 중국법 교수

    “그들은 우리를 몽둥이로 때려죽이는 것이 아니라 어르고 치켜세워서 죽이고 있어요.” 작년 여름방학 때 베이징의 중앙민족대학에서 만난 한 장족(藏族:티베트족) 청년이 내게 건넨 귀엣말이다. 최근 티베트의 라싸에서 수십명의 시위군중이 사망하는 유혈 폭력사태가 발생하였다는데 그의 안위가 걱정된다. 중국 소수민족 정책의 기조는 채찍보다 당근이다. 이번 티베트 사태처럼 비상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단 어르고 달래는 회유책을 펼친다. 중국 현행헌법 제4조를 보더라도 그렇다.‘중화인민공화국의 각 민족 인민은 모두 평등하다. 국가는 소수민족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보장하고, 각 민족의 평등·단결·상호 협조관계를 옹호하며 이를 발전시킨다. 국가는 소수민족의 특성과 필요에 근거하여, 각 소수민족지구의 경제와 문화발전에 최선을 다한다. 각 소수민족 집거의 지방은 구역자치를 실시하고, 자치기관을 설치하며, 자치권을 행사한다. 각 민족자치 지방은 모두 중국과 분리할 수 없는 부분이다. 각 민족 모두는 자신의 언어와 문자를 사용하고 발전시킬 자유가 있으며, 모두 자기의 풍속과 관습을 유지하고 개혁할 자유를 가진다.’ 실제로도 한족(漢族)에 한해서만 1가구 1자녀만 낳게 하였고(저출산 문제로 최근 전면폐지 검토) 소수민족은 두자녀 이상을 낳을 수 있게 하였다. 우리의 국회의원 격인 전인대 대표 의석 비율을 소수민족에게 2배가량 많이 배정해 준다. 자치정부의 제1인자는 한족이 맡지만, 제2인자는 현지민족에게 맡긴다. 소수민족 집거지역의 자체 문자를 중시한다. 연변 조선족자치주를 가보더라도 각종 간판에는 한글이 한자보다 위에 위치함을 알 수 있다. 소수민족에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명문대학 입학에 정원외 입학 등 특혜를 부여한다. 그 대신 현지 소수민족의 엘리트들이 빠져나간 빈 자리에 세계 최다를 자랑하는 한족을 풀어놓는다. 어떤 외국인은 이토록 관대한(?) 중국의 소수민족 우대정책에 감격스러워하지만 오히려 나는 이것이 가장 무섭게 느껴진다. 과거 일제의 이민족 탄압정책은 과격하였지만 오래가지 못하였다. 그에 비해 중국의 그것은 민족 주체성 자체를 마비시켜 버리는, 훨씬 교활하고 치밀한 민족말살 정책이라는 생각이다. 12억의 한족과 1억의 55개 소수민족을 합한 13억 인구, 한반도 면적의 40배를 넘는 영토를 하나로 묶는 중국, 막강한 중국의 힘은 중화사상이라는 자부심에 근거한 포용성의 제도화에서 나온다. 그러나 중화사상도 다른 각도로 살펴보면, 자신만이 전세계의 중심이라는 과대망상적 사고방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리고 오랜 의문 하나는 ‘과연 12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의 단일민족이 가능한가?’이다. 골상 자체가 한족과 다른데도 불구하고 중국 최북단 헤이룽장성에 사는 기골이 장대한 천(陳)선생도, 최남단 윈난성에 사는 영락없는 월남사람같이 생긴 롼(阮)여사도 모두 “나는 한족이야.”라고 자족하고 있는데…. 중국 건국 초기 최고지도자들은 민족의 정체성이 명확한 8%만 55개 소수민족으로 구분해 놓고 나머지 92%를 모조리 한족으로 한데 뭉뚱그려 놓았다. 따라서 실제로는 소수민족이지만 자신도 모르게 주류민족인 한족, 즉 메인스트림에 속한다는 착각의 덫에 걸려 살게끔 한다. 지금은 우리가 민족독립을 지상목표로 삼고 외세와 투쟁하던 20세기 전반이 아니다.21세기 지금 우리의 주요 국가과제는 국가통합이다. 이번 티베트 사태에서 우리는 동병상련의 정을 느끼며 티베트의 평화와 자유를 염원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단일민족이면서도 양분된 국토에다가 다시 지역·계층간, 동서남북으로, 내편 네편 갈라진 우리의 처지를 자성하며, 거대 중국이 소수민족들에게 도대체 어떤 마취제를 주입하였기에 통합을 유지하면서 발전하고 있는지, 그 마취제의 성분도 함께 연구하여야 할 때가 아닐까. 강효백 경희대 중국법 교수
  • [씨줄날줄] 살인범의 편지/이용원 수석논설위원

    총기탈취범이 붙잡혀 범행 과정을 자백했다는 데도 의문점은 여러가지로 남는다. 육군 포병 출신에 평범한 사회인인 그가 어떻게 그토록 치밀하고 대담한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는지, 탈취한 무기는 왜 그리 쉽게 버렸는지, 자수할 것도 아니면서 경찰에 편지를 보낸 이유는 또 무언지가 쉽게 해명되지 않는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난감한 부분이 편지이다. 그는 수사당국의 눈을 속이고자 범행 현장에 타인의 피와 모자를 남겼다. 범행 차량을 불태우고 다른 차로 갈아탄 뒤 달아나기도 했다. 그런데 그 정도로 용의주도한 범인이 편지에는 지문을 남겼다니,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세계 범죄사상 첫 연쇄살인범이라 할 19세기 영국의 ‘잭 더 리퍼’는 수사당국 또는 언론에 편지를 보내 범행을 통보한 점에서도 제1호를 기록했다. 그는 한 통신사에 보낸 편지에 ‘잭 더 리퍼’라고 서명해 그것을 이름으로 삼았다.20세기 들어 리퍼의 후예들은 앞다퉈 그를 흉내냈다. 신문에 암호문 게재를 요구한 ‘조디악’, 데이트하는 남녀를 주로 공격한 뉴욕의 살인마 ‘샘의 아들’, 희대의 소포폭탄 테러범인 ‘유나바머’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흉악범들이 스스로 범행을 공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수사 방향을 왜곡시키기 위해서거나 과대망상에 따른 자기과시욕 때문에, 아니면 제 주장을 세상에 퍼뜨리기 위해서였다. 하버드대를 나온 전직 교수인 유나바머는 기술문명에 지배받는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알린다는 게 폭탄테러의 명분이었다. 하지만 범죄심리학자들은 그밖의 이유가 있다고들 한다. 범인 중 일부는 타인에게 향한 파괴본능을 내부로도 돌려 스스로를 망치는 행동, 즉 단서를 남기는 일을 무의식 중에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17세의 시카고 대학생 윌리엄 하이렌스는 범행 현장에 “더 살인하기 전에 제발 나를 체포해. 내 자신을 억제할 수 없어.”라는 글귀를 써놓기도 했다. 총기탈취범이 편지에 지문을 남긴 이유가, 체포되고 싶다는 잠재의식을 드러낸 것인지는 앞으로 범죄학자들이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어쨌건 그의 편지는 정말 미스터리하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죄책감 없는 사이코패스 아니다”

    조씨의 범죄 전후 행적이 드러나면서 그의 심리상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사 결과 조씨는 우울증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조씨의 범행을 놓고 우울증을 넘어 선 ‘사이코패스’ 증상이 아닌가 하고 예상한다. 사이코패스는 연쇄살인범 유영철·정남규처럼 사람을 죽이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일단 전문가들은 조씨의 행적, 미니홈페이지에 남긴 글 등을 종합해 볼 때 사이코패스는 아니라고 본다. 잔인하게 초병을 살해하고도 편지에서는 이를 반성한 점, 치밀한 범행과 달리 허술하게 편지에 지문을 남긴 점 등 일련의 모순된 행동에서 ‘과대망상’ 증세를 지적하기도 한다. ●“조씨 우울함은 일반인 수준” 조씨의 부모나 이웃 주민·친구들은 평소 조씨를 “얌전하고 착한 사람”으로 전하고 있다. 하지만 조씨는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에서 스스로를 ‘다중인격자’,‘정신지체장애자’로 표현할 만큼 정신적 혼란을 겪었다. 조씨의 미니홈페이지를 분석한 경기대 이수정(범죄심리학) 교수는 “잇따라 겪은 불행 탓인지 자의식이 강하고 인간관계를 회의적으로 여기고 있다.”면서도 “조씨가 보이는 우울함은 일반인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수준이어서 사이코패스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대 권석만(임상심리학) 교수도 “유영철·정남규의 사례에서처럼 사이코패스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으며 갖가지 범죄경력을 쌓아온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조씨는 평온하고 안정적인 유년시절을 보냈으며 전과기록도 없어 사이코패스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과대망상·편집증적 성격장애 가능성” 그러나 조씨가 범행 뒤 보인 모순된 행동은 그의 성격을 쉽사리 추정하기 어렵게 만든다. 상계백병원 이동우(정신과) 교수는 “저항하는 병사를 흉기로 잔인하게 찔러 살해한 뒤 편지를 통해 깊이 반성한 점은 상당히 모순된다.”면서 “성격 유형을 하나로 딱 잘라 표현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가톨릭대 박기환 교수는 “편지 대부분을 경찰처우 개선, 삼권분립 등 ‘대의명분’을 세우는 데 할애한 것은 그가 자신의 불만을 외부에 투사하려 애쓰는 과대망상 혹은 편집증적 성격장애를 갖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류지영 김정은기자 superryu@seoul.co.kr
  • 朴측 “사퇴 진정성 없다”

    이명박 후보의 최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당 화합 방안으로 8일 최고위원직과 선대위 부위원장직을 전격 사퇴했으나 박근혜 전 대표측과의 내홍은 더욱 깊어지며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이 물러나며 내놓은 개인 성명이 화근이 됐다. 그의 퇴진에 진정성이 없다는 것이 박 전 대표측 판단이다. 현안마다 박 전 대표의 생각을 대변해온 유승민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의 퇴임의 변에 대해 오후 격앙된 어조의 반박 성명을 내놓았다. 이 전 최고위원이 사퇴하며 쓴 ‘국민에 드리는 글’ 가운데 “박 전 대표님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서 각급 필승결의대회에 흔쾌한 마음으로 참여해 주셨으면 한다.”는 대목을 문제 삼았다. 유 의원은 “최고위원을 물러나는 사람이 박 전 대표에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라고 말한 것은 과대망상의 극치 아니냐.”고 반문했다. 여기엔 그동안 박 전 대표측이 이명박 후보측에 느껴온 불쾌한 심경이 녹아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언론을 통해 먼저 사과한 것도 박 전 대표측은 마뜩지 않게 여겼다.‘진정성’이 의심간다는 얘기도 자주 했다. 여기에다 이 전 최고위원이 당초 작성했던 초안에는나의 퇴진을 조건으로 내걸었던 박 전 대표와 그 추종세력들…저의 퇴진을 지렛대 삼아 당내 권력투쟁에 골몰하는 모습을 그만둬야 한다…박 전 대표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상근도 하면서´같은 표현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뒤 박 전 대표측은 “지금 불에 기름을 붓자는 것이냐. 공포정치다.”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런 기류로 볼 때 박 전 대표가 이 전 최고위원의 요구처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12일 박 전 대표의 지역구가 있는 대구에서 필승 결의대회가 열리지만 불참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측근이 전했다. 당 대표를 지내며 전국을 돌던 그가 유독 대구에만 갈 필요는 없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지만 이명박 후보측을 한껏 압박하며 당분간 관망자세를 유지하려는 포석이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홍순영 칼럼] 정직한 시민,정직한 사회

    [홍순영 칼럼] 정직한 시민,정직한 사회

    공자는 나라를 세우는 데 필요한 세 가지 요소로 주민이 배불리 먹을 양식, 외적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주는 병사, 군주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를 열거하고 나서 세 가지 중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군주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라고 가르쳤다. 주민들은 신뢰할 수 있는 군주를 따라가서 군주가 거하는 곳에 나라를 세울 수 있다고 가르쳤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라는 미국인 정치학자는 ‘신뢰(trust)’라는 저서에서 세계 각국의 선진화 수준을 그 사회의 ‘신뢰도’로 측정한다는 깊이 있는 명제를 제시한 바 있다. 정직은 가르치고 훈련하여야 하는 것이며 삶의 덕목에 속하는 것이므로 공자는 이를 군주의 덕목으로 지목한 것이리라. 자유민주주의, 그리고 시장경제의 나라가 번창하고 성장하는 근저에는 나라의 시민들이, 그리고 지도자들이 자기의 오늘과 내일, 나라의 오늘과 내일을 있는 그대로 내다보고 생각하는 정직의 문화가 있다. 정직함의 반대는 허장성세이고 과대망상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자유민주주의는 끊임없는 자기반성, 자기혁신(self-renewal)의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를 확보하기 위하여 견제와 균형 그리고 법치주의의 대원칙이 있다. 그러므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견제와 균형의 원칙과 함께 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방 이후 많은 정부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자기 정부만이 정통성이 있고 최선의 정치를 하는 정부라고 자부하여 왔다.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라는 정부 별명도 그런 사고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자기 정부만이 정통성이 있으므로 과거 정부를 비판하고 매도하며 자기를 고집하고 야당을 배제하고자 한다. 그러한 습관이 오늘의 정치에 반영되고 있음을 본다. 정직은 정치에서만 통하는 미덕이 아니다. 외교에서도 똑같이 통하는 미덕이다. 외교 교과서는 정직이 최고의 외교정책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거짓말 같지만 이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독일 통일 과정에서 막중한 기여를 한 겐셔 외무장관에게 어떻게 소련의 지도층에 독일의 약속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득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을 한 일이 있다. 그는 “과장 없이 솔직하게 말하였지요. 저들은 나의 정직을 신뢰하였습니다.”라며 조용히 대답했다. 정직은 시장에서 더욱 큰 덕목으로 통한다. 자본가이건 경영인이건 정직하지 않은 기업인은 신용할 수 없는 기업인이 되어 크게 성장하지 못한다. 정보화시대, 글로벌시대에 정직하고 인간을 존중하는 기본 덕목이 없이 성공하는 기업인은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에서 한창인 최고경영자 구인(head-hunt) 경쟁에서 낙점되는 경영자의 근본적 강점은 결국 그의 도덕적 결백(ethical cleanness)에 있다는 결론이 나 있다. 정직은 나라의 문화, 원천적으로는 교육에서 나온다. 영어권 국가들의 경우 정직으로부터 인격이 나온다고 가르치고 있다. 법정에서는 위증이 큰 죄목이다. 구약성경은 거짓 증거하지 말 것을 십계명의 하나로 두고 있다. 세상에는 큰 공동체의 가치와 원칙보다는 자기가 속하는 부족을 귀하게 여겨서 지연·혈연·학연에 매여 작게 세상을 보는 것이, 그리고 그것이 전체라고 생각하고 고집하는 본능이 있다. 세상의 많은 지도자들이 나라의 지도자가 되지 못하고 거꾸로 그의 가신과 측근들의 포로가 되어 가치 없는 임기를 마치고 있음을 본다.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우리나라에 부족 동아리의 온정주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이라는 큰 가치 그리고 이를 떠받치는 정직의 도를 귀하게 여기는 시민자각운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운동은 끊임없이 계속되어야 한다. 정직한 시민이 정직한 지도자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때에 우리나라의 장래가 밝아질 것이다. 홍순영 전 외교부·통일부 장관
  • [옴부즈맨 칼럼] 대통령 보도는 공정했는가/최영재 한림대 언론학부 교수

    어렵고도 쉬운 것이 보도의 공정성이다. 쉽게 얘기하면, 공정한 보도는 어떤 사안을 놓고 갈등관계에 있는 이해 당사자들을 최대한 억울하지 않게 보도하는 태도이다. 언론이 공정해지려면 갈등 사안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자제해야 한다. 언론의 공정성은 당사자들의 이야기나 주장들을 최대한 이해하는 마음으로 경청하고, 이를 충분히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일부터 출발한다. 언론의 공정한 보도는 이해 당사자들에 대한 배려가 깃들어 있기 때문에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갈등 사안에 대해 건전하고 생산적인 토론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하게 만드는 공론장을 만들어 낸다. 역으로 억울한 당사자들을 만들어 서로 공격하게 하고 궁극적으로 공론장을 망가뜨리게 만드는 것은 언론의 섣부른 판단과 어설픈 공격 저널리즘 때문인 경우가 많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평가포럼과 원광대 명예박사 수여식에서의 발언을 둘러싼 선거법 위반 논란 문제도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언론의 공정보도 문제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노 대통령측도 밝혔지만, 대통령의 문제 발언들은 야당의, 그리고 야당의 편을 드는 일부 정파적 신문들이 지난 4년간 행했던 대통령에 대한 부당하고 공격적인 보도에 반론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의 발언들이 그동안의 억울한 평가에 대한 대통령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해당된다는 청와대측의 주장도 이해할 만하다. 물론 지금 이 시점에서 선거법 위반 논란이 예상되는 문제의 발언들이 대통령이 꼭 발언을 해야 했는가에 대한 많은 언론들의 문제 제기는 정당하다. 대통령이 자극적인 표현이 담긴 정치적 발언을 하기보다는 침묵이나 자제의 미덕을 발휘해야 할 때에 정치적 발언들을 행하고, 헌법 소원까지 제기한 것은 선거 전략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언론으로서 한번쯤 제기해 볼 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언론의 정당한 문제제기는 생각만큼 정당하게 비춰지지 못하고 사회가 이 문제에 대한 생산적인 토론을 할 수 있는 공론장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왜냐하면 대통령의 문제 발언에 대해 언론이 공정보도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비판하기 이전에 대통령을 보도하고 이해하는 일이 생략됐기 때문이다. 특히 보수 신문들은 대통령의 발언을 객관보도 대신 비난과 공격으로 일관했다. 서울신문은 다소 객관적인 편이었지만 섣부른 판단과 비판부터 시작했다는 점에서 예외는 아니었다.6월4일자 1면에는 “노대통령 ‘선거법 위반’ 논란” 정도로 객관보도를 하는가 싶더니,3면에 들어서는 “과대망상” “제발 조용히 계시는 게…”라는 정치권의 부정적 반응 일색의 해설기사를 싣고,31면 사설에는 “노 대통령의 대선 개입 정말 두렵다”는 제목으로 노 대통령의 발언이 선거중립 위반이라는 중앙선관위의 판단을 서울신문이 미리 내리고 있었다. 객관기사와 의견기사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6월6일자 1면의 ‘盧 의 전쟁’ 제하의 기사에서 “한치의 물러섬 없이 정면 충돌하는 ‘치킨 게임’을 스스로 연출하고 있다.”면서 이 기사를 정쟁의 시각에서 작성했다. 기사 중간에는 청와대가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다. 할 테면 해보자.”라는 식이라고 했다. 아마도 기자가 추정했을 법한 문구는 보도윤리 위반 논란의 소지가 있다. 서울신문의 대통령 발언 보도는 대통령의 주장을 먼저 이해하려는 노력이 미흡해 그다지 공정하지 못했다. 경직된 선거법과 대통령의 표현자유의 충돌이라는 꽤 근본적인 문제를 다룰 공간은 아예 마련되지 못했다. 서울신문의 문제제기와 비난은 정당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은 억울했으며, 상당수의 시민들은 소외됐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학부 교수
  • 경찰에 멍든 가슴 법원서 ‘피멍’

    “4년 만에 사건이 일단락됐다고 좋아했는데…, 앞으로 재판 과정이 더 두렵습니다.” 경찰이 묵살했던 4년 전 폭행사건을 ‘네티즌의 힘’으로 재수사(서울신문 3월12일 9면 보도)하도록 이끌어낸 사건 당사자 신모(26·여)씨가 또다시 재판 과정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신씨는 14일 “지난 1일 서울 동부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에서 피고인(가해자) 측에서 자신을 ‘과대 망상증 환자’로 몰아붙여 아무런 말도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신씨는 2003년 5월쯤 지하철에서 자신의 외모에 모욕적인 말을 한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했으나 경찰은 수사를 묵살했고, 이로 인해 지난 4년간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신씨는 지난 3월 인터넷에 사연을 올렸고, 네티즌들이 이를 이슈화하면서 경찰 재수사를 이끌어냈다. 가해자는 하루 만에 경찰에 붙잡혀 불구속 기소됐고, 현재 서울 동부지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재판기록 보고 싶으면 민사소송해라” 무엇보다 신씨는 재판 기록을 볼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판기록 열람복사 예규에 따라 재판 기록은 검사와 피고인, 피고인의 변호사 등이 볼 수 있다. 따라서 가해자는 변호사를 통해 재판 기록을 확인할 수 있지만 피해자는 검사가 보여주지 않는 이상 이를 확인할 길이 없다. 인적 사항은 열람에서 제외되지만 관례적으로 재판 기록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신씨는 가해자 측과 합의 문제 등으로 연락하기 위해 경찰과 검찰에 연락처를 알려 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했다. 신씨가 법원에 재판기록 열람을 신청했으나 법원 관계자는 “보여줄 수 없다. 보려면 민사소송을 제기하라.”고 잘라 말했다. 민들레 법률사무소 김인숙 변호사는 “피해자는 가해자 쪽의 변론을 알아야 의견을 내고 방어할 텐데, 법원에서는 피해자에게 재판기록을 열람·복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이를 통해 가해자는 피해자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피해자는 오히려 불가능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집팔아 변호사 선임 준비도 결국 신씨는 재판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변호사 선임을 준비 중이다. 변호사비를 댈 만한 형편이 못 돼 집까지 내놨다. 신씨는 “재판중 가해자 변호사가 나를 ‘과대망상증 환자’라고 규정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면서 “스스로를 변호할 상황이 안 되니 변호사를 구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신씨는 또 처음 법원을 찾았을 때 법원 관계자로부터 “그것도 모르고 법원에 왔느냐.”는 등의 핀잔을 들어야 했다. 신씨는 “처음에는 경찰의 무성의와 싸웠는데, 이제는 법원의 불친절과 싸워야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금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신씨는 재판 스트레스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불면증도 심해졌고, 이젠 몸에 마비 증상까지 왔다. 신씨는 “네티즌 덕분에 이 자리까지 와 잘사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하는데 면목이 없다.”면서 “그러나 경찰, 검찰, 법원을 거치면서 약한 사람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6월항쟁 시대정신 살려가길/전혜영 고려대 국문과 4년

    “한열이를 살려내라.” 민주화를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시민들의 발자취가 곳곳에 새겨진 지 20년이 되는 지난주. 서울신문을 비롯한 언론에서는 6월 항쟁을 다각도에서 조명한 기사들을 다채롭게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7일자 8면에 ‘한열이를 살려냈다’라는 제목으로 이한열 열사의 모습을 담은 대형 걸개그림을 사진으로 크게 실어 6월 항쟁에 자칫 무관심할 수 있는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걸개그림에 대한 사연을 기사로 다룬 것도 6월 항쟁을 미시적인 관점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최근의 대학생들은 6월 항쟁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고려대 학보사에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려대 학생의 15.2%가 6월 민주항쟁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다.’고 답했다. 또한 선배들처럼 민주화에 목숨을 바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57.4%의 학생들이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대학생의 시대정신 부재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같은 대학생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의 뒤에는 6월 항쟁에 대한 무지가 한몫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8일자 8면의 “한국은 피플파워로 민주화 이뤘다.”는 기사는 외신기자의 눈으로 본 당시의 모습을 다뤄 6월 항쟁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독자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6월 항쟁 기사 외에 지난주 신문을 장식한 뜨거운 감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평가포럼 발언이었다.4일자 1면 “노 대통령 ‘선거법 위반’ 논란” 기사는 보도기사로 사건의 요지를 사실적으로 전달했다.3면에서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노 대통령의 사진과 ‘과대망상’,‘제발 조용히 계시는 게’라는 제목과 함께 관련기사를 보도했다. 하지만 제목 위에 부제목을 달아 기사내용이 ‘정치권 반응’에 대한 것이라는 것을 알렸지만 제목 자체가 너무 강렬해 대통령을 조소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사이드 기사로 실린 연설문 요지 역시 강연 당시의 대통령 육성에 가깝게 재현해 이러한 느낌을 더욱 강하게 들게 했다. 정치권 이야기를 기사로 다룰 때 종종 쓰이는 수법이 상황을 비꼬는 수법이다. 이는 비판의 날을 날카롭게 세워 효과를 거두기도 하지만 잘못 쓸 경우 기사의 의도를 의심하게 만든다. 기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설문의 내용을 8일자 3면의 표처럼 가능한 한 육성의 거친 표현을 제거하고 소개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5일자 3면의 ‘탄핵해야 vs 공식후보없어 위법 아니다’ 기사의 경우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한 각계의 반응을 담아 사건을 다각도로 볼 수 있게 해주었다. 관련 공방을 표로 정리해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도 좋았다.6일자 3면에도 공방전을 도표로 정리했는데 크기가 너무 작아 알아보기가 힘든 것이 아쉬웠다. 기사를 조금 줄이더라도 도표를 키우고 대화내용을 더 실었다면 사건의 공방이 한눈에 들어왔을 것이다.7일자 1면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법 위반여부 결정에 따른 세가지 시나리오를 소개해 독자들이 사건의 향방을 한눈에 전망해볼 수 있게 했다. 도장을 찍은 듯 붉은 글씨로 각각의 경우를 부각시킨 것도 시선을 끌었다. 지난주는 현충일을 비롯해 6월 항쟁 20주년 기념일이 있었던 뜻 깊은 일주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헐뜯기 공방이 한주 내내 대서특필된 것은 독자로서 안타까웠다. 독자들의 알권리를 위해 언론은 공정하고 사실적인 보도로 정치권의 모습을 비춰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옐로 저널리즘으로 흘러서도 안 될 것이다.10일자 사설에서 밝혔듯이 서울신문이 ‘잊혀져 가는 6월 항쟁의 정신을 되살려 성숙한 민주사회로 나아가는 데 선두에 서기’를 기대한다. 전혜영 고려대 국문과 4년
  • “과대망상” “제발 조용히 계시는게…”

    “과대망상” “제발 조용히 계시는게…”

    “대통령의 정신 건강을 의심치 않을 수 없다.”(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 “제발 조용히 계시는 것이 도와주는 것”(민주당 유종필 대변인) ●열린우리 “평가는 국민 몫” 우회 비판 정치권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평가포럼 강연 발언에 대해 일제히 반발하며 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열린우리당도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는 국민과 역사의 몫”이라며 우회 비판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3일 “(대통령은)자아도취와 과대망상의 나르시시즘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면서 “훌륭한 지도자는 국민에게 존경과 주목을 강요하지 않고 자신의 업적을 알아달라고 애원하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나경원 대변인도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국민들은 노대통령이 대선 후나 퇴임 후 정치에 관여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만큼 ‘노무현 신당’ 참평포럼을 즉각 해체하라.”고 거들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현직 대통령이 친위부대 성격의 모임에 가서 4시간이 넘는 장시간의 연설을 한 것 자체만으로도 놀라울 따름”이라며 “몇날 며칠을 준비했는지 모르지만 그 정성과 열정을 생산적인 일에 쏟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깝다.”고 힐난했다. ●통합신당 “대통령 기준으로 모든것 재단” 중도개혁통합신당도 논평을 내고 “대통령이 자신의 인식과 기준으로 모든 것을 재단하려는 태도야말로 독선적 사고”라면서 “대통령은 더 이상 정치에 개입하지 말고 민생경제 회복, 대졸 실업자들이 거리를 방황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는 현안에 전념해 주시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서혜석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과유불급”이라면서 “참여정부의 성공을 위해선 국정 운영에 전념해야 할 때”라고 노 대통령의 자제를 촉구했다. 또 서 대변인은 “대선 등 향후 정치는 당의 몫”이라며 대통령의 정치 개입 움직임을 경계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김 전 의장은 “노 대통령이 범여권 통합에 대해 어떤 때는 대세를 따르겠다고 하고 어떤 때는 비판적 시각을 나타내는 등 일관성을 상실했다.”면서 “대세에 따르겠다고 하면 따르면 되지,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측은 “일일이 대응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고,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도 “대통합은 민주개혁평화세력의 절체절명 과제이자 대국민 약속”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친노 “대통령이 충분히 할 수 있는 행위” 친노 성향의 열린우리당 백원우 의원은 “대통령이 충분히 할 수 있는 행위”라면서 “미국은 현직 대통령이 자기당 후보를 위해 모금활동, 유세까지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웃으며 삽시다] 삼척동자도 아는 즐겁게 사는 법

    [웃으며 삽시다] 삼척동자도 아는 즐겁게 사는 법

    작년의 일이다. 퇴근해서 들어오자마자 양말을 벗어 세탁바구니에 던졌다. 그런데 한방에 골인되는 것이 아닌가! 옆에서 이것을 지켜보던 아내가 호들갑스럽게 박수를 치면서 한마디 했다. “우와 대단하다. 자기 농구선수해도 되겠다.” 그 칭찬같지도 않는 말 한마디에 얼마나 우쭐했던지 그 다음날도 일찍 퇴근해서 아내를 불러 세웠다. 그리고 양말을 세탁바구니에 던지며 아내의 표정을 살피며 칭찬을 기대했던 유치 뽕짝했던 기억이 난다. 결혼한 지 8년이 되어간다. 그 동안 나는 아내를 한 번도 바꾸지 않고(?) 잘 살고 있다. 결혼생활이 점점 무덤해지는 것 같아서 1년 전부터 아내에게 하루에 한 개씩 유머를 선물했다. 지금도 이 선물 증정식은 아침에 때론 밤에 시도 때도 없이 계속되고 있다. 바로 아내의 반응 때문이다. 재미있으면 혼자서 뒤집어지며 재미있다 하고 또 재미없어도 박수를 쳐준다. 나의 이 유머선물은 아내의 반응이 없었다면 아마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유머 때문에 나는 아내의 남편으로서 때론 가장으로서, 인생친구로서의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인생이 그렇듯이 조금만 익숙해지면 삶도 그렇고 사람 관계도 무덤덤해진다. 이러한 돌파구를 이겨내고 더 재미있고 즐겁게 사는 방법이 바로 삼척동자도 아는 ‘3척 동자 이론’이다. 모든 관계의 문은 부부 관계의 문이 열려야 열린다. 먼저, ‘사랑하는 척’ 해보자. 한 아저씨가 ‘아내를 사랑하자’라는 세미나에 참석해서 너무 좋은 말을 많이 들었단다. 그래서 집에 가서 아내를 불러 앉혀놓고 눈을 쳐다보면서 “당신 눈은 호수 같구려. 사랑해”라는 말을 하려고 하는데 도대체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질 않는 거였다. 망설이고 망설여 한마디 했는데, 동그랗게 뜨고 있는 아내의 눈을 보고서 “당신 눈은 황소 눈깔 같아. 눈에 힘이나 빼” 라는 초특급 울트라 실언을 그만 해버렸다. 표현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부부가 살면서 항상 사랑타령만 할 수 있겠는가? 그럴 수 없다면 사랑하는 척이라도 해보자. 다정한 척, 친한 척 해보자. 신기하고 놀라운 건 그런 척만 해도 행복해지고 즐거워지는 것이 부부다. 표현되지 않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는 영원히 진실이다. 작지만 사랑하는 척 표현해 보자. 그럼 사랑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두 번째로 ‘재미있는 척’ 해보자. 얼마 전에 아내에게 가볍게 한마디 던졌다. “여보 우리 내일은 경복궁이나 가자” 아내는 갑작스럽게 왠 경복궁 타령이냐며 묻는다. “왜?” “아니, 별건 아니고 처갓집에 안 가본 지 오래됐잖아.” 물론 재미있는 유머이기도 하지만 이 유머가 더 재미있는 건 아내가 박수 치면서 웃어주었기 때문이다. 꼭 유머가 아니라도 좋다. 아내나 남편이 이야기를 하면 조금만 더 재미있는 척하는 표정이나 태도를 보여 보자. 부부는 무촌이다. 그래서 부부간에 가장 무서운 것이 바로 무관심이다. 관심 있는 척 하게 되면 관심을 갖게 된다. 조금만 더 재미있게 호들갑을 떨며 반응해 보자. 나에게 개인적으로 유머 코칭을 받으시는 분이 계시는데 그분은 평소 부부가 대화가 없어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어쩌다 나에게 유머를 배워서 아내에게 사용하면 무덤덤한 표정에 반응도 없어 오히려 자신감을 잃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내와 한 가지 약속을 했는데 ‘재미있는 척’해주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 이 약속을 하고 난 다음부터는 웃음뿐만이 아니라 대화의 문이 열렸다고 한다. 무관심을 이겨내는 힘. 바로 재미있는 척하는 것이다. 재미있는 척하면 정말 재미있어지는 것이 또한 놀라운 진실 중 하나이다. 세 번째로 ‘대단한 척’ 해보자. 아내가 남편에게 물었단다. “여보 나처럼 예쁘고 지성적이고 또 애교도 넘치는 여자를 사자성어로 뭐라고 하는 줄 알아?” 그러자 남편이 대답했다 “자화자찬” “그것 말고 한글 ‘ㄱ’자로 시작하는데….” 그러자 남편 왈, “응 과대망상” “아니, ‘금’자로 시작하는 말” “금시초문”… 아내는 ‘금상첨화’라는 말을 기대하고 했던 말이다. 얼마 전 연말 모임에서 친구가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갈수록 아내가 자기를 더 무시한다는 것이다. 아내와 이야기하면 자존심 상해서 하고 싶은 말도 안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친구에게 물었다. 아내가 이야기하면 너는 잘 들어주냐고? 아내의 말을 무시하지는 않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런 것 같다고 말한다. 부부는 거울과 같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은 부부가 똑같이 공명하게 되어 있다. 최근 《SQ 사회지능》이라는 책에서 다니엘 골맨은 더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상대방을 좋아해야 하고 좋아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라고 말하고 있다. 작년에 한 백화점의 설문에 따르면, ‘어떤 칭찬을 제일 좋아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가장 많은 답변이 바로 “당신 참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대답이었다고 한다. “당신 참 괜찮은 사람”을 넘어 “당신 참 대단한 사람이야”라는 칭찬 한마디를 덧붙여 보자. 사람은 누구나 원래부터 잘했기 때문에 잘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부족하지만 반복적으로 사랑한다고 말해 줄 때, 더 재미있는 척, 더 대단한 척 칭찬해 주게 될 때 즐거워지고 관계의 문이 열리게 된다. 오늘부터 즐거움의 삼척동자가 돼보자. 하하하. - 최규상의 유머 발전소 글 최규상 한국유머전략연구소(www.nowsmile.co.kr) 소장(cutechoi@dreamwiz.com) 계급별 능력 이병: 능히 혼자서 한 명의 적을 이길 수 있다. 일병: 능히 혼자서 2명의 적을 상대할 수 있다. 상병: 능히 혼자서 3명의 적을 섬멸할 수 있다. … 병장: 네 명이 모여야 한 명의 적을 상대할 수 있다. 이혼의 이유 한 부부가 이혼 조정 신청을 했다. 재판관: 왜 이혼하려고 하는 거죠? 아내: 남편은 항상 일거리를 가져와 집안에서 밤늦게까지 일합니다. 재판관: 아니. 그럴 수도 있지요. 그것이 어떻게 이혼 사유가 되나요? 그러자 아내는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 ”남편은 장의사거든요.” 그들의 여행길 천 원짜리 지폐와 만 원짜리 지폐가 만났다. ”그 동안 잘 지냈어?” 그러자 만 원짜리가 대답했다. ”응. 카지노도 갔었고 유람선 여행도 하고 또 야구장에도 갔었어. 넌 어땠어?” 그러자 천 원짜리 왈 ”나야, 뭐… 늘 그렇지. 교회, 성당, 절 그리고 교회. 또 성당….” 돈으로 보는 사람 성격 재래식 화장실에서 실수로 * 10원짜리 동전을 빠뜨리면… 수수방관 * 오백 원짜리 동전을 빠뜨리면… 우왕좌왕 * 천 원짜리 지폐가 빠지면… 안절부절 * 오천 원짜리 지폐가 빠지면… 진퇴양난 * 만 원짜리 지폐가 빠지면… 이판사판 * 십만 원짜리 수표가 빠지면… 일단잠수 … … … * 백만 원짜리 수표가 빠지면… 이런 젠장 한방에 보내버리는 유머 퀴즈 머리를 감을 때 제일 먼저 어디를 감을까요? - 눈을 먼저 감는다 고등학생들이 좋아하는 무늬는? - 땡땡이 무늬 사오정이 졸업한 고등학교는? - 뭐라고 도둑이 훔친 돈은? - 슬그머니 콧구멍이 큰 여자는 무엇이 클까요? - 코딱지 고릴라의 콧구멍이 큰 이유는? - 손가락이 굵기 때문에     월간 <삶과꿈> 2007.02 구독문의:02-319-3791
  • ‘외톨이 폭탄’ 우리도 안심 못한다

    ‘외톨이 폭탄’ 우리도 안심 못한다

    미국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을 저지른 조승희(23)씨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적 성장은 뛰어나지만 정서적 성장은 멈춘 ‘아이 어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조씨처럼 이민 1.5세대로 정체성 혼란을 겪지 않았더라도 인성교육은 접어둔 채 입시에 ‘올인’하는 교육 시스템과 사회규범이 만신창이가 된 국내에서 ‘제2의 조승희’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총기 휴대가 불법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단언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진단했다. 총이 아니더라도 분출구를 찾지 못한 시한폭탄 같은 ‘외톨이’들이 공격 성향을 표출할 수단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입시 올인 시스템·軍·취업 스트레스 국내 대학생들이 군대와 취업 문제로 겪는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이다. 특히 요즘 맞벌이 가정에서 홀로 자란 학생들이 많고, 중·고교에서 입시만을 목적으로 살며 컴컴한 방에 처박혀 인터넷에 몰두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가 많다. 혼자 지내는 데 익숙한 외톨이들이 ‘예비 사회’로 비유되는 대학에 입학한 뒤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는 많이 보고되고 있다. 반건호 경희의료원 정신과 교수는 “상담을 하다 보면 대학에서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이 사회공포증, 대인기피증, 우울증을 호소하며 군대로 빠지거나 유학, 연수로 현실을 피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발달장애의 일종인 야스퍼거병 환자들은 ‘외톨이 폭탄’으로 돌변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반 교수는 “야스퍼거병 환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눈을 못 맞추고 사회적 감각이 떨어진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자기 마음을 전달하지 못한다. 다만 지능이 뛰어나고 언어감각이 발달해 대학에 많이 가는데, 동아리나 과 활동은 하지 못하고 홀로 떨어지다 보면 다른 이를 원망하고 화내게 된다.”고 말했다. ●정신분열증 20대 초반에 두드러져 우영섭 대전성모병원 정신과 교수는 “정신분열증은 전 인구의 1% 정도에서 나타나는데, 군대나 대학에서 강한 압박을 받는 20대 초반이 두드러진다. 일부 체육대 학생들이 보여준 강제 신고식처럼 강압적인 문화를 접하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는 과대망상에 빠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유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전에는 대학에서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지만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입학하자마자 또다른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다른 이와의 유대를 생각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낙오자 보듬는 사회풍토 만들어야 이어 “인터넷으로 관계를 맺고 의사를 표현하는 학생들은 혼자 이상한 상상을 할 수 있고 자해나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학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이 사회현상에 대한 극단적인 거부감을 나타내는 세태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요즘 남학생의 경우 여권이 신장되는 변화에 대해 매우 공격적인 성향을 나타낸다.”면서 “여권 운동에 악플을 다는 소극적인 방법에서부터 여학생 단체 등의 기물을 파손하거나 활동을 방해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또한 “폭력 수단의 한계로 당장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과 같은 일이 발생하기는 힘들지만 자해, 자살 등 자기 파괴로 나타나거나 사이버상의 악플로 표출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총, 칼 등을 사용할 방법이 현실화한다면 사이버 상의 공격성이 오프라인에서 나타날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영섭 교수는 “사회적으로 외톨이들을 배려해 주고 신경 써준다면 치료 반응도 훨씬 좋다.”면서 “조금이라도 사회적 기준에서 떨어지면 낙오시키는 풍토에서는 증상 드러내기를 꺼리다 보니 치료도 늦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청소년기나 초기 성인기에 적절히 대응하면 이런 일은 안 생긴다.”면서 “조승희씨도 치료를 적절히 받지 못해 그렇게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우 교수는 이번 일로 인해 정신 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생길까 걱정이라고 했다. 강지인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전문의는 “편견 때문에 정신질환 초기에 병원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미리 치료 상담을 받아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버지니아 참사] 조승희 중·고교때 ‘따돌림’

    청소년기 ‘왕따’의 억눌린 분노가 편집 과대망상 증상으로 발전했는가. 미국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 조승희씨가 중학교와 고교시절 동료학생들 사이에서 따돌림과 조롱을 받았다는 증언들이 나왔다.●“이상한 발음 때문에 놀림당해”2003년 조씨와 웨스트필드 고교를 함께 졸업한 크리스 데이비스는 AP통신,NBC방송 인터뷰에서 “수줍어하는 성격과 이상하고 우물거리는 듯한 발음 때문에 따돌림을 당했다.”고 회고했다. 조씨는 친구들이 대화를 시도해도 무시했다고 한다. 데이비스는 “한번은 영어 수업시간에 소리를 내서 크게 읽을 차례가 됐는데도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아래만 바라보고 있다가 선생님이 수업점수 ‘F(에프)’를 주겠다고 하니까 꼭 입안에 뭐가 들어 있는 것처럼 특이하고 낮은 목소리로 읽기 시작했다.”며 “그 때 학급 전체가 웃음바다가 되면서 ‘중국으로 돌아가라(Go back to China).’는 조롱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이번 희생자 중에는 같은 학교를 나온 리마 사마하, 에린 피터슨 등 두 여학생이 포함됐다. 그러나 조씨가 이들을 찾아내 총을 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고교 동창생 스테파니 로버트(22)는 “그저 정말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수줍은 애구나. 다른 애들처럼 언어장벽이 있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씨와 중학교를 함께 다닌 다른 친구로부터 중학교 때 고약한 아이들이 그를 넘어뜨리고 조롱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조씨의 중·고교 동창으로 대학도 함께 다닌 레이건 와일더(21)는 “그는 항상 고개를 푹 숙이고 다니면서 거의 말을 건네지 않았고 말을 할 때도 정말 낮은 소리로 속삭이듯 웅얼거렸다.”면서 “6년간 학교를 같이 다녀 여러차례 눈을 마주치고 인사하려 했으나 마치 내가 곁에 없는 것처럼 지나쳤다.”고 말했다. 또 “중·고교시절 선생님들이 조씨가 수업시간에 말을 하도록 유도했지만 자신의 껍질속에서 나오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200여발 발사… 한달 사격연습 한편 MSNBC 방송 인터넷판은 19일 미 경찰의 말을 인용, 조씨가 범행 당일 적어도 200여발의 총알을 발사했으며,3월 중순부터 대학 인근 사격장에서 사격연습까지 했다고 보도했다. 버지니아 공대 캠퍼스 내 현장검증을 거의 끝낸 경찰 조사관에 따르면 강의동인 노리스홀에서만 무려 17개의 권총 탄창이 발견돼 이날 최소 200발을 쐈을 것으로 추정됐다.●총1정 인터넷통해 2월 구입 한편 권총 2자루 가운데 당초 이달중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던 22구경 발터 P22 권총은 조씨가 2월2일 인터넷을 통해 267달러(약 24만원)에 구입했다고 미 CBS가 보도했다. 조씨는 주문 1주일 뒤 권총을 받았다. 조씨는 한달여 뒤 로아노케의 한 총기상에서 신용카드로 571달러를 주고 범행에 사용된 9㎜ 글록 권총을 구입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부시·김정일 ‘속 닮은꼴’

    김정일과 부시는 일란성 쌍둥이처럼 비슷한 닮은꼴? 키 작고 배 나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훤칠하고 날씬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두 사람은 외모에선 완전히 다르게 보이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영낙없는 닮은꼴이라고 존 페퍼 국제관계센터(IRC) 국제담당 국장이 7일 지적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페퍼 국장은 이날 공동소장으로 있는 ‘포린 폴리시 인 포커스’에 실은 ‘부시와 김정일’이란 글에서 두 사람 다 ‘국민의 대표’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모두 특권층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둘 다 출생지를 분명히 하지 않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김정일은 출생지를 옛 소련이 아닌 백두산으로 우기고 있고 민족주의자 가계임을 내세운다. 부시 역시 코네티컷서 태어난 귀족혈통이란 점보다는 ‘텍사스 소년’임을 부각시키려 한다. ‘우리 대(對) 그들’이란 대결적 사고 틀도 공통점이다. 성급하고 불안정한 행동의 선호도 같다.페퍼는 “앞으로 2년 동안 두 사람은 경쟁적으로 세계를 대재앙에 처하도록 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부시와 김정일은 명목상 군 최고통수권자지만 군부 신임을 받지 못하며, 권좌에 오르기 전까지 제대로 된 리더십도 갖추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부족한 카리스마도 비슷하며 큰 산과 같은 아버지의 그림자를 벗어나려 애써야 하는 운명도 같다.페퍼는 아버지에 대한 열등감은 이라크전쟁(부시)과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김정일)이란 지난 4년간 지구상 최악의 외교악재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두 사람은 성격면에서도 자신을 위대하다고 여기고 찬양과 아첨에 굶주린 ‘구제불능의 자기도취자’로, 스스로 역사를 만드는 중요한 인물이라고 과대평가하고 있어 위험성을 더하고 있다고 페퍼 국장은 꼬집었다. 그러나 페퍼 국장은 “부시가 더 압도적인 국력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김정일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지적하면서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 앞으로 이란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북한의 미사일 및 핵 실험이 실패였다.”면서 “김정일의 과대망상증은 모독적인 말로 일부러 청취자들을 화나게 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이 한권의 책] 침묵했던 제3제국 속살 드러내다

    알베르트 슈페어의 ‘기억-제3제국의 중심에서(김기영 옮김, 마티 펴냄)’는 96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 우선 독자를 압도한다. 이처럼 두꺼운 자서전을 펴낸 슈페어(1905∼1981)는 과연 누구인가.‘히틀러의 건축가’로서 그는 히틀러의 과대망상적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긴 장본인이다. 또한 2차 세계대전 이후 전범재판에서 나치 독일의 장관 중 유일하게 살아 남았다.20년 징역형을 언도 받고 복역을 마쳤다. 독일 만하임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슈페어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건축가가 되었다. 그는 1931년 베를린의 대학생을 상대로 맥주홀에서 가진 히틀러의 연설을 처음 들었다. 히틀러에 대한 첫인상은 “열광에 넘치는 분위기 자체만으로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그의 모습 또한 나를 놀라게 했다…모든 것이 적절한 겸손함을 풍겼다.”란 것이었다. 조금은 쑥스러운 듯 유머를 섞은 그의 연설이 풍기는 분위기와 열정에 빨려든 슈페어는 나치의 민족사회주의 독일노동자당에 가입한다. 나치당 청사 공사에 참여한 슈페어는 뉘른베르크 전당대회의 장식과 시각적 장치를 맡아 큰 성공을 거둠으로써 히틀러의 신뢰를 얻는다. 히틀러의 대중선동을 물리적으로 뒷받침하는 장치를 만든 것이다. 나치 정권에서 최연소인 37살의 나이에 군수장관에 오른 슈페어는 전시경제를 장악한다. 또한 점령지 강제수용소의 노동력을 군수생산을 위해 착취했다. 하지만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자, 모든 시설을 파괴하라고 명령하는 히틀러에 맞서 독일의 문화유산과 산업시설을 보호하려고 노력했다. 종전과 함께 연합군에 체포된 슈페어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히틀러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긴 다른 피고인들과 달랐다. 자기반성과 변호를 절묘하게 뒤섞은 태도를 보이며 ‘선량한 나치’ ‘최고의 피고인’으로 불리며 교수형을 면한다. 재판 과정에서는 자신의 서명이 들어 있는 서류가 제시되면 무조건 히틀러의 명령이었다고 설명하는 피고들을 향해 “엄청난 월급을 받는 우편배달부들!”이라고 외쳐 세계 신문에 대서특필됐다. 그는 자살을 하려고 수건으로 아픈 다리를 묶어 정맥염을 유발하거나, 니코틴도 물에 녹으면 치명적이란 내용을 기억하고 부서진 시가를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그러나 자살 시도를 행동에 옮기지는 않았다. 슈페어는 메모광이었다. 감옥에서 군수장관으로서 작성한 업무일지, 편지, 전보 등을 바탕으로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히틀러의 내밀한 모습을 담아낸다. 히틀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가 비전문성이었다든지, 체중을 항상 걱정했다는 일화 등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히틀러는 독학으로 자수성가를 이루었기에 모든 분야에 문외한이었지만, 재빠른 두뇌회전으로 전문가가 시도하기 어려운 특별한 방식을 고안했다. 전쟁 초기에는 과감성으로 승세를 잡았지만, 패배가 확산되면서 비전문성은 아집으로 변했다. “끔찍하군! 배를 불룩 내밀고 걸어다니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 그건 바로 정치적 파멸이야.”라고 외치며 채식을 고집했던 히틀러는 고기를 먹는 사람들을 조롱했다.1943년 이후 대중으로부터 고립된 히틀러는 “슈페어, 요즘은 친구가 둘뿐이군. 브라운(히틀러의 연인이자 비서었던 에바 브라운)과 개라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치 정권의 ‘속살’을 보여주는 ‘기억’은 유일한 내부 증언으로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 그럼에도 슈페어의 가장 두꺼운 자기변명이란 비난이 뒤따르는, 여전히 논란 속에 놓인 책이다.3만 7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北 핵실험 파장] 국회 ‘북핵 현안질문’ 제안 속출

    [北 핵실험 파장] 국회 ‘북핵 현안질문’ 제안 속출

    북한 핵실험의 여파가 10일 국회 본회의장을 강타했다. 여야는 북핵관련 긴급 현안질문에서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질타하며, 다양한 해법을 내놓았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북한에 퍼준 대가가 북핵이냐.”“이게 나라 꼴이냐.”는 반응을 보이며 내각 총사퇴와 비상 안보내각 구성을 요구했다. ●꼬리 문 제안…‘반기문 특사, 조건없는 정상회담, 북·미 직접대화’ 백가쟁명식 제안이 쏟아졌다.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은 “북·미 직접대화가 필요하며, 정부가 적극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고,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도 “미국이 북·미 양자 대화를 하도록 정부가 강력하게 다각도로 요구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열린우리당 임종석 의원은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BDA)를 자금세탁 우려기관 지정에서 해제하고,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하는 북·미간 ‘동시 이행’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같은 당 김부겸 의원은 “유엔 사무총장으로 지명된 반기문 장관을 미국과 북한에 특사로 파견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미국 핵우산에 의해 (북한)핵 억지력을 보장받으려면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 논의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형근 의원은 “우리 정보기관은 ‘등신’”이라며 북핵 정보 획득에 실패한 이유를 따졌고, 전여옥 의원은 “무지·무능하며 과대망상에 빠진 노무현 내각은 총사퇴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햇볕정책 폐기론 설전 대북 포용정책을 둘러싼 여야간 논쟁은 평행선을 달렸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이 집중 거론됐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즉각 중단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정형근 의원도 “유엔이 경제 제재에 들어가면 금강산 관광을 폐쇄해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같은 당 황진하 의원은 “금강산과 개성, 평양에 있는 우리 국민 2000여명이 북한의 인질로 잡힐 경우 대책이라도 있느냐.”고 따졌다. 반면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은 군사분계선을 5∼16㎞ 밀어올린 효과를 갖고 있다.”면서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사업들을 중단하면 남북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기문,“북핵 최우선 해결” 한명숙 총리는 이날 “국민의 충격과 걱정에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반기문 장관은 “유엔 사무총장이 되면 모든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가장 먼저 북핵문제를 짚겠다.”고 밝혔다.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한나라당 주장에 대해 “책임을 지라면 국무위원인 제가 책임을 지겠다.”고 답했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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