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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산케이 “한국, 수출규제 반일집회…친북단체와 깊은 관계”

    日산케이 “한국, 수출규제 반일집회…친북단체와 깊은 관계”

    일본 극우 성향 산케이신문이 한국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달 4일부터 시작된 일본의 경제 보복을 비판하는 한국 내 집회에 대해 모두 친북 단체가 주도하고 있다는 식의 악의적인 왜곡성 보도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1일 산케이는 ‘반일집회 친북 단체 주도…(김)정은씨 예찬, 위법행위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친북 단체들이 반일(反日)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위법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과격한 반일 집회와 친북 단체의 깊은 관계가 부각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신문이 예로 든 단체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다. 이 단체 회원 3명은 지난달 25일 일본 후지TV의 서울지국 사무실에 들어가 욱일기 등을 찢고 지국을 폐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기습 시위를 벌였다. 신문은 지난달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에 침입한 대학생들이 친북 단체와 관련이 있는지를 경찰이 수사 중이라며 다른 복수의 친북 단체들이 8월 15일 전후에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이 반일 집회를 친북 단체와 연결하는 것은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일본 경제보복 규탄 집회의 의미를 흠집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기사에서 다양한 단체들이 개최하고 있는 경제보복 규탄 집회 가운데 과격 양상의 집회만 열거하며 ‘반일=친북’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신문은 특히 “북미대화가 시작되면서 반미 운동의 세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일본 같은 새로운 타깃이 필요했다”는 한국 수사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경제보복 규탄 집회의 본질을 한국의 책임인 듯 흐리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산케이신문은 계열사인 후지TV와 함께 일본 정부가 지난달 4일 단행한 보복조치인 수출규제 강화 배경과 관련해 한국의 전략물자가 북한에 흘러 들어갔다는 ‘북한 관련설’을 유포한 곳이기도 하다. 산케이신문 등은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의 전략물자 관리 관련 자료를 멋대로 해석해 한국에서 무기로 전용 가능한 전략물자가 밀수출된 사례라고 보도했었다.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에는 ‘규제강화가 북한과 관계없다’고 설명했지만, 산케이는 오보를 인정하지 않아 일본 정부가 이중적인 언론 플레이를 펼쳤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산케이 계열의 후지TV의 히라이 후미오 논설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해 막말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후 후지TV 측은 유튜브에서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전과 달라진 日 불매운동…서경덕 “자발적 문화운동 진화”

    이전과 달라진 日 불매운동…서경덕 “자발적 문화운동 진화”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이 이례적으로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불매운동이 이전과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31일 한 달여를 맞은 일본산 불매운동과 관련해 “새로운 문화운동으로 진화했다”는 의견을 내놨다. 서 교수는 “이전의 불매운동은 몇몇 시민단체가 주도했다면, 이번에는 국민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SNS를 중심으로 ‘생활 속의 불매운동’ 방법을 공유하며 더 큰 파급효과를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거나 ‘49 싶어도 45지 말자’ 등 네티즌이 자발적으로 만든 선전 구호와 불매운동 목록이 눈길을 끈다. 불매운동이 일종의 문화운동처럼 재미있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서 교수는 “일본 맥주 한 잔을 100만 원에 판다”는 등 유머러스한 표현이 재미를 더하면서 더 많은 사람의 동참을 끌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전과 달리 해외 거주 동포와 유학생의 더 적극적인 동참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 뉴욕 등 미국은 물론 일본 거주 한인들 역시 불매운동을 응원하며 일본산 제품 보이콧을 잇달아 선언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수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살고 있는 재외동포들과 유학생들이 이번 불매운동에 동참하며 외국인들에게 이번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함을 널리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매운동과 함께 일본 역사왜곡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가장 큰 변화다. 서 교수는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의 보복성 조치라는 것을 사람들이 인지하면서 강제징용의 역사적 사실이 온라인상에서 꾸준히 화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폭력적이고 과격한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서 교수는 “폭력적 행위는 자발적 불매운동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9회] “임종헌 흥분 잠재우려 보고서 세게 써…우리도 다른 판사들과 같아”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9회] “임종헌 흥분 잠재우려 보고서 세게 써…우리도 다른 판사들과 같아”

    -‘[검토] 재항고 인용 결정→ (BH(청와대)와 대법원)양측에 윈윈의 결과가 될 것임. (중략) 결정 시점 - 대법원의 이득을 최대화할 시점에 관한 분석 필요. BH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두 사법 최고기관이 어려운 국정현안에 얼마나 조력, 협력하는지에 따라 양 기관을 평가할 것임. (중략) 통진당 위헌정당 해산심판 선고기일 전에 결정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 (2014년 12월 3일자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대외비) 문건 중) -‘국정원 사건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 유죄 선고 시 청와대가 불만을 표시했던 전교조 효력 집행정지 사건 등 관심사안 암시 전달, 국정원 사건의 상고심을 조속히 선고해 청와대의 불만과 오해의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 항소심 선고 직후 적당한 비공식 라인을 통해 사법부의 진위가 곡해되지 않도록 절차 거쳐야’ (2015년 2월 8일자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관련 검토’ 문건 중) 판결의 결과를 미리 내다보는 시나리오와 판결 선고는 언제 하는 것이 더 이익이 되는지,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이유를 묻자 현직 부장판사는 이렇게 답했다.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문서화 해줄 것을 요청해서 작성하게 된 것입니다.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지시를 한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그 내용을 그대로 문서로 작성해주기를 저에게 얘기해서 작성하게 됐습니다” 아이디어를 제공한 지시자는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었고 작성자는 그 때 기획조정심의관을 지낸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다. ●정다주 “임종헌 지시로, 임종헌이 불러준 그대로 보고서 작성”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18회 공판에서는 정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선 정 부장판사는 피고인석을 바라보지 않고 곧장 증인석에 서 재판부를 향해 꾸벅 인사를 했다. 가장 첫 질문인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 문건을 어떤 경위로 작성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당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의 지시를 받아 문건을 작성했습니다”라고 또박또박 답했다. 이후엔 임 전 차장을 “저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 저에게 지시를 한 사람”으로 가리켰다. 그리고 여러 문건의 작성 배경을 묻는 물음에는 거의 이렇게 답했다. “지시한 사람이 불러준 문구 그대로 작성한 것입니다.” 정 부장판사가 작성한 2014년 12월 3일자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검토’ 보고서에는 재항고 사건이 인용될 경우와 기각될 경우 각각 청와대와 대법원이 어떤 이득과 손해를 보는지 표로 정리된 내용이 담겼다. 재항고가 기각되면 양측 모두가 손해를 입는 반면 인용되면 양측에 모두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검찰은 “법리적 판단이 아니라 양 기관의 손해와 이득을 기준으로 작성한 내용인데 아무리 임종헌의 지시를 받았어도 이런 내용을 작성해도 되는지 이의를 제기하거나 의문을 표시한 사실이 있는가“ 묻자 정 부장판사는 “이의제기 한 바 없다”고 답했다. 이어 “(판결을 하는) 대법원에서 판단한 게 아니라 법원행정처에서 판단 내지 작성한 보고서였고, 저는 당시 어디까지나 이런 보고서들이 헌법적 테두리 그리고 법률적 테두리 안에서 쓰일 것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의문을 갖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항소심 선고공판 전인 2015년 2월 8일자로 작성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관련 검토’ 보고서에는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 집행정지 사건 관련 BH 불만이 누적된 상황’, ‘BH와 여권의 신뢰관계 유지 회복방안을 위한 다양한 방안 실시’,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 집행정지 사건 등 관심사건 신속 처리’ 등의 문구가 담겼다. 이에 대해서도 정 부장판사는 “임종헌 기조실장으로부터 원세훈 사건의 항소심 판결이 선고되면 사법부 주변의 상황 변화라든지 그에 대해 우리가 취해야 할 입장에 관해 예상하는 보고서를 지시를 받았고,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여러 상황들을 상정해놓고 작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정 부장판사는 이밖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 판결 선고 관련 각계 동향(2015년 2월 10일자)’, ‘헌법재판소와 관계에서 대법원 이미지 설정방향(2014년 12월 19일자)’, ‘이판사판 야단법석 카페 동향 보고(2015년 3월 2일자)’, ‘과거 왜곡의 광정(匡正·부정을 바로잡아 고친다는 뜻)(2015년 7월 27일자)’ 등의 여러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짙은 보고서들을 작성했다. ‘국무총리 대국민담화의 영향’과 같은 정세를 분석하는 보고서도 썼다. 역시 지시에 따라 불러준 대로 쓴 뒤 일부 문건에 대해서만 자신의 생각을 보탰다는 설명이다. 직접 생각해서 작성해낸 게 아니라며 정확한 작성 경위나 과정은 기억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임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정 부장판사가 보고서를 잘 쓰고 정세 분석 능력과 정무감각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양승태 측 “대법원장에게는 보고 안 돼…보고서 실제 실행도 안 돼” 양 전 대법원장 측은 반대신문을 통해 정 부장판사가 작성한 다수의 보고서가 양 전 대법원장에게는 보고되지 않았고 실제로 실행하기 위해 만든 시나리오가 아니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증인은 임종헌 기조실장의 지시를 받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이게 대법원장에게 보고됐는지는 몰랐죠?”(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 “그렇습니다.” (정 부장판사) “실제 보고됐는지도 정확히 알지 못하죠?” (변호인) “그렇습니다.” (정 부장판사) 이후에도 “임종헌 구술을 통해 급히 작성돼 다소 정제되지 못한 측면이 쓰인 부분이 있죠?”, “그래도 증인은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생각한 방안을 작성한 것이지 위법한 내용을 작성한 게 아니죠?”, “‘대외비’라는 표시가 있는데 증인은 외부에 공개될 것을 전제하지 않고 작성한 거라 다소 과격한 측면이 있었죠?”, “대응방안과 예상 시나리오가 있는 부분은 반드시 그대로 실행될 것을 전제로 기재된 게 아니죠?” 등의 변호인 질문에 정 부장판사는 연달아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전교조 효력정지 관련 검토 보고서 가운데 ‘재항고 사건을 청와대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대법원은 반대급부로 상고법원 등에 청와대의 협조를 받는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는데, 정 부장판사는 “반대급부라는 단어가 분명히 기재돼 있지만 이 보고서에 언급된 사건의 재판과 반대급부라고 표현된 여러 정책적 조치들 사이의 1대 1 개념, 서로 맞바꾸거나 거래하는 개념이라고 이해하거나 생각하지 않았다”며 이른바 ‘재판거래‘ 의혹을 일축했다. 뒤에 이어진 이에 대한 검찰의 재주신문에서 다시 “거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는데 무슨 의미인가.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없어 보이는데”라고 검사가 묻자 그는 “제가 저 문구를 작성 지시자 요청에 따라 사용한 것이다. 제가 사용하면서 이해하면서 인식하기를 문구는 저렇지만 재판의 결과와 행정부의 정책 결정을 협상하는 개념으로 내놓을 수 있다는 상황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일하지 않았다. 저도 그런 상황이 가능하지 않다는 걸 전제로 해서 비록 문구 표현은 저렇지만 전반적인 내용을 종합적으로 봐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이러한 문건들을 작성한 자신에 대해 판결을 하는 법관으로서가 아니라 사법행정의 업무, 특히 기획조정실장을 보좌하도록 직제상 규정돼 있던 기획조정심의관으로서 작성한 것임을 강조했다. 반대신문을 시작하기 전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재판부에 추가로 증거를 하나 신청했다. 정 부장판사가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추가진상조사위원회에서 가진 조사 내용이 담긴 문답서였다. 앞서 검찰도 문답서의 일부를 증거로 제출했지만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측에서 동의하지 않았다가 이날 양 전 대법원장 측에서 전체 문답서를 다시 증거로 낸 것이다. 문답서가 법정 내 스크린에 띄워졌고 양 전 대법원장은 위원회 조사를 마친 정 부장판사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읽기 시작했다. ●정다주 대법원 진상조사위 진술 공개… “임종헌 흥분하고 성격 급해 불 끄기 위해” “행정처에 처음 부임했을 때 어떤 실장님들 차장님들하고 여러 안에 대해 대화 해보고 업무를 해보고 하면 항상 생각이 같지 않았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거는 세대차이가 있고 가치관이 너무나 다르고 이해관계도 다르고 하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주제에 대해 차장님이나 실장님 생각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중 논리 대 논리로 설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또 다른 방법으로는 어떤 급한 상황에 대해서 특히 임종헌 차장님 같은 경우에는 막 흥분하고 워낙에 성격이 급하시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한테 채근하고 할 때는 그 대응방법이 제가 보기엔 좀 너무 좀 아니다 싶었던, 너무 급진적이라든지 좀 이거는 부작용이 많겠다고 할 때, 제가 우리 후배들한테도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대해 논리 대 논리로 부딪히려고 하면 오히려 해결이 안된다. 차라리 어떤 경우에는 “알았다, 제가 보고서로 정리해 작성하겠다”라고 지금 막 생각하고 있는 그 생각하는 바를 어쩌면 더욱 더 적나라하게 써 가지고 가서 보고를 드리면서 이렇게하면 될 것 같다고 이야기를 드리면서. 그런데 실제 이렇게 하면, 그렇게 보고서를 쓰는 동안에는 또 기간이 지나갑니다. ‘쿨링 다운’이 됩니다. 그러면 오히려 그냥 우리가 나이 많은 우리 부모님들 싸움 말리고 이럴 때처럼, 표현이 영 안 맞습니다만 화도 좀 풀어지시고, “그래 그럼 뭐 굳이…영” 이런 상황이 되면 남는 것은 그 보고서입니다.” 여기까지 읽던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과격한 표현이 있거나 그런 보고서는 이런 경우에 해당돼서 작성한 것도 있었다는 건가” 물었다. 정 부장판사는 “추가조사위 진술 당시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느냐고 물으시기에 ‘한 번 더 깊이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다’고 제가 마지막으로 부탁 말씀을 드린 내용이었다”면서 “특히 통상적인 보고서가 아닌 경우, 그리고 시의성이 급한 보고서의 경우 실제로 보고서의 내용들이 저렇게 논의하고 검토하는 단계에서 상당 부분은 실제로 채택이 되지 않고 다만 그 논의, 검토하는 과정에서 문제점들이 해소되는 경우가 많다는 걸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한 번 세게 만들어서 써 놓으면 자연스럽게 보고서 내용대로 실행하면 안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하나의 ‘브레인스토밍’ 차원에서 보고서를 쓰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까 모든 가능성을 정말로 극한까지 낱낱이 적은 거다. 그래야 판단할 사람들이 판단할 수 있는 거다. 제가 바라는 것을 적은 게 아니다. 소수만 보는 보고서에 읽는 사람이 효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을 사용했다”고도 조사 과정에서 말했다고 한다. 변호인이 실물화상기에 올려놔 법정에 그대로 공개된 조사위원회에서의 정 부장판사의 나머지 진술은 이랬다. “행정처의 보고서는 뭐 이렇게 서면보고 받아서 하는 계획보고서도 있지만 그런 건 물론 거기에 서명한 사람들이 토씨 하나까지 다 본인들이 동의하고 책임지고 앞으로 이걸 집행하겠단 뜻이지만, 그런 것들이 없는 보고서는 발제문 차원에서, 그리고 또 염치 없지만 저희 심의관들은 어떻게 보면 불 끄는 차원에서 활용하는 그런 보고서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도 다른 법관들과 똑같이 판결쓰러 판사된 사람들” “그래서 제가 그 말씀은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 안에 있는 보고서들이 나름대로는 하나하나 다 사연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책, 우리 생각과는 정반대되는 결과물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구구하기도 하고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 없고 하기는 하지만…. 위원님들께서 저희 보고서를 보실 때 ‘아니, 어떻게 이런 생각들을 판사들이 하지?’ 꼭 그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다른 결과물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것도 좀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후배들한테도 그렇게 ‘논리 대 논리’로 부딪혔을 때 결과가 더 안 좋은 경우,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했을 때 그런 것들이 자꾸 쌓이다 보면 요새 말로 당신이 ‘패싱’되고,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갖고 있어도 패싱되고, 오히려 그 정책결정자 옆에는 진짜 ‘예스맨’들만 남아있을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현명해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불 같이, 현명한 방법을 써야겠단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런 결과물들이 좀 다양한 시각으로 아니라는 것을 좀 봐주셨으면 합니다. 정말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지금 저희들 평심의관들은 다른 법관들하고 똑같이 법원에 들어와서 재판하고 판결문 쓰리라고 생각하고 시험보고 연수원에서 공부하고 온 사람들입니다.” 다른 법관들하고 똑같이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를 생각하며 열심히 일했지만 당장은 닦달하는 상급자에게서 터져 나오는 불을 끄는 데 더욱 급급했던 심의관들. 그래서 법관이 아닌 사법행정 담당자의 태도로 철저히 무장한 채 지시자의 생각을 곧이곧대로, 오히려 더 거칠게 살을 보태 적어낸 보고서들. ‘우리는 현명해야 한다’며 만들어낸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작성한 보고서들은 지금 사법부의 많은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정 부장판사의 말대로 이 재판에 불려나올 많은 심의관 출신 판사들은 그저 판결에만 몰두하다 능력을 인정받아 행정처 심의관이라는 자리에 앉은 평범하고 성실한 판사들이었을 것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인터뷰]1500만원짜리 렉서스, 스스로 때려부순 손용진씨

    [인터뷰]1500만원짜리 렉서스, 스스로 때려부순 손용진씨

    지난 2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서 일본 도요타의 고급 승용차인 은색 렉서스 한 대가 처참히 부서졌다.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문제 삼아 반도체 핵심부품의 한국 수출길을 막은 일본을 규탄하고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의지를 보여주려는 상인들의 퍼포먼스였다. 부서진 렉서스 사진이 보도되자 일부에서 ‘너무 과격한 것 아니냐’, ‘불매운동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놀랍게도 퍼포먼스를 주도한 사람은 렉서스 차량 주인인 손용진(47) 두리광고 사장이었다. 손 사장은 24일 서울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하는 짓이 너무 얄밉지 않나”라며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내 차를 내놓고 내가 먼저 부순 것”이라고 밝혔다. 손 사장이 부순 렉서스 차량은 그가 8년간 몰았던 것으로 중고매물 가치가 1500만원 정도다.손 사장은 자신의 퍼포먼스가 과격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물론 그런 시각도 있을 수 있다”며 “처음엔 주변 상인들도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퍼포먼스를 강행한 것에 대해 손 사장은 “강력한 불매운동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나랏님들은 일본에 강경하기 어려워도 우리 같은 민중은 할 수 있잖나”라고 말했다. 손 사장과 함께 일본을 규탄하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상인들은 구월문화로상인회 소속이다. 이 곳은 노래방만 87곳 있는 유흥가다. 손 사장도 14년간 이 상권에서 터를 잡고 생계를 꾸렸다.손 사장은 “노래방 업주들이 일본 노래를 기계에서 빼고 일식집 사장들은 일본 맥주를 들이지 않기로 했다”며 “식자재 납품 업체도 불매에 동참해 일본산 재료를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손 사장 간판 가게도 국산 LED 조명만 사용하는 등 일제 부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불매운동에 나선 이유에 대해 손 사장은 “우리 상권은 술집, 노래방이 많은 곳인데 밤 9시만 되면 손님이 뚝 끊긴다”며 “먹고 살기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본에 우리의 단결된 힘을 보여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오늘부터 렉서스 댓신 가게 영업용으로 쓰는 1t짜리 현대 포터 트럭을 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퍼포먼스에 대한 오해가 없길 바란다”며 “특정 정치 성향 때문에 한 것도 아니다. 평범한 시민의 양심적 행동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中, 홍콩 사태 악화 땐 계엄령 선포 가능성”

    이달말 베이징 지도부 회의가 분수령‘백색테러’ 경찰·폭력배 유착설 불거져 중국 정부가 홍콩에서 확산되는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계엄령을 선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홍콩 시위대가 홍콩 주재 베이징 연락판공실을 공격한 것을 빌미로 중국 정부가 계엄령 등 강경책을 꺼내 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홍콩 시위대가 지난 21일 홍콩 주재 베이징 연락판공실을 공격했는데, 중국 정부는 이를 자신들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위대는 연락판공실 건물에 걸려 있는 중국 국가 휘장에 먹물을 뿌린 뒤 달걀을 던지고 벽에 스프레이로 반중 구호를 쓰는 등 중국 지도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에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 언론들은 22일 이 사건을 집중 보도하며 홍콩 시위대를 맹비난했다. 하지만 21일 밤 홍콩 위안랑역에서 정체불명의 남성들이 시위대뿐 아니라 전동차에 탄 승객, 만삭 임신부까지 무차별적으로 구타한 ‘백색 테러’에 대해선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중국 본토에서 홍콩 시위대의 행위가 국가에 대한 모독이라며 반감이 높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부 과격 시위자의 행동은 이미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의 마지노선을 건드렸으며,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강경 대응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다. 친첸훙 우한대 교수는 “비상사태 선포 등은 중국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마지막 카드다. 쉽게 꺼내 들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라며 “아직 홍콩 시위는 홍콩 정부나 경찰이 시위대를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 지도부는 이달 말부터 8월 초까지 휴양지 베이다이허에서 비공식적으로 열리는 회의에서 홍콩 사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콩 내에서는 경찰이 백색테러단의 남성에게 “고맙다”며 어깨를 두드리고 격려하는 동영상이 유포되며 경찰과 폭력배의 유착설이 불거지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우상’ 요시다 정한론 가슴에 품고…아베의 21세기판 침탈 야욕

    ‘우상’ 요시다 정한론 가슴에 품고…아베의 21세기판 침탈 야욕

    1910년 8월 29일 밤 서울 남산 기슭 통감관저. 한일병합조약 체결을 자축하는 연회가 열렸다. 첫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는 경복궁을 향해 술잔을 들었다. 어줍잖은 하이쿠(일본의 단형시) 한 줄이 흘러나왔다. “고바야카와 다타카케, 가토 기요마사, 고니시 유키나가가 살아 있었다면 과연 오늘 저녁 저 달을 어떻게 보았을까.” 1592년 조선을 정복하려다 실패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장수들이었다. 전임 통감 이토 히로부미의 심복이 하이쿠를 이어받았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땅속에서 깨워 보이리라, 조선 산 높이 오르는 일본 국기를.” 데라우치는 도요토미와 그 장수들 그리고 이토에게 ‘조선 병탄’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다. 일본의 한반도 침탈의 역사는 한 번도 끊이지 않았다. 기록된 것만 조선조까지 무려 1000회 이상이다. 663년 4만여 명 이상을 동원해 신라와 전투를 벌였고, 760년에는 발해에 신라 침공을 유혹하기도 했다. 고려 실록엔 600여건의 왜구 침략 기사가 실려 있고, 조선왕조실록엔 312건이 올라 있다. 침탈의 주력은 일본의 서남단 지금의 야마구치현(옛 지명 조슈번)이거나 구마모토, 가고시마현(옛 지명 사쓰마번)이었다. 이 중에서도 조슈번은 특별했다. 이토 히로부미는 물론 1, 2대 조선 총독이 모두 조슈번 출신이었다. 조슈번은 외지고 작았지만, 특유의 공격성으로 막부를 무너뜨리고 메이지유신에 성공했다. 유신 이후 총리만 무려 8명이나 배출해 하나의 벌(閥)족을 이뤘다. 두 번째로 많은 도쿄는 4명뿐이다. 한국에서 대통령 12명 중 5명을 배출하고, 정부 수립 후 70년 가운데 40여년을 집권한 ‘TK’(대구·경북)와 비슷하다. 군벌이 주력이었다는 점도 같다. 다만 조슈번 벌은, 무작정 권력만 추구한 ‘TK 벌’과 달리 나름의 이념과 책략이 있었다. 그 스승은 요시다 쇼인. 지난 17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우호적으로 인용했다가 망신을 당한 인물이다. 지금도 야마구치현에선 그에게 ‘선생님’이란 경칭을 쓰지 않으면 바로 외면당한다. 그가 제시하고 가르친 책략이 바로 정한론(征韓論·조선정복론)과 ‘일본 굴기’다. 조슈번에는 사이코데이(채향정)라는 130년 전통의 요정이 있다. 지금은 문화재로 지정돼 있지만, 메이지유신 이후 100여년간 일본 요정 정치의 꽃이었다. 거기엔 박정희 군사정권 실세들을 불러들여 한일협정을 성사시킨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의 별실도 있다. 채향정의 대연회장인 오히로마에는 좌우 벽을 따라 묵서가 20여점 걸려 있다. 기도 다카요시, 이토 히로부미, 야마가타 아리모토, 이노우에 가오루, 미우라 고로 등 ‘정한’(征韓)의 주역과 현대의 기시 노부스케와 그의 동생 사토 그리고 아베 신조 등이 그 필자다. 아베의 묵서 내용은 “적연부동”(寂然不動). 2007년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해 불과 1년 만에 총리직을 내려놓은 아베 신조는 자신의 지역구(시모노세키)에 머물며 채향정을 드나들었다. 숭배하는 인물의 신조가 빼곡하니, 권토중래를 꿈꾸기에 알맞은 곳이었다. 아베가 묵서를 가져온 것은 2009년 9월. 다시 출사를 알리는 내용이었다. “마음은 조용하고 편안하고, 동요하지 않는다.” 그는 곧 도쿄로 올라간다. 아베는 2012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두 번째로 총리가 된다. 그때 내건 슬로건이 ‘강한 일본’, 현재 한일 관계를 흔드는 책략이다. 아베는 총리가 되고 전격적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1차 집권 때 참배하지 않은 것을 두고 ‘통한의 극치’라고 했다. 이어 평화헌법 개정 추진과 전쟁 가능한 국가 만들기, 역사 왜곡, 도덕 교과서 부활 그리고 지금의 한국에 대한 경제적 침탈이 뒤따랐다. 그런 아베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요시다 쇼인이다. 그는 외조부 기시로부터 요시다 쇼인과 그의 수제자 다카스기 신사쿠의 이야기를 자장가처럼 들으며 성장했다고 자랑처럼 말하곤 했다. 아베 할머니의 할아버지(외고조부)는 요시다 쇼인의 제자 오시마 요시사마다. 1894년 일본군 8000명을 이끌고 경복궁을 점령한 자다. 이토와 오시마가 조선 정벌에 앞장섰다면, 기시는 일제의 괴뢰 만주국 창설의 주역이었다. 기시는 A급 전범으로 체포됐지만, 재판도 받지 않고 3년 만에 출소해 ‘쇼와의 요괴’로 불리며 일본 정계를 주물렀다. 아베의 할아버지 아베 칸은 조슈번 향리에서 ‘현세의 요시다 선생’이라고 불렸다. 아베의 이름 신조(晉三) 가운데 ‘신’, 아버지 이름 신타로 가운데 ‘신’은 요시다의 수제자 신사쿠에서 따왔다. 요시다의 ‘지성’(至誠)은 아베의 정치적 신념이 됐다. 아베는 “지성이면 움직일 수 없는 것이 없다”는 그의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2006년 8월 자민당 총재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했던 “사무라이 된 자, 그 뜻(志)을 세워야 그 뜻한 바, 기(氣) 또한 따른다”는 말도 요시다의 말이다. 새로 출간된 도덕 교과서엔 요시다의 이런 이야기가 등장한다. 2013년 8월 총리가 된 뒤 현역으로는 처음으로 요시다 묘소를 참배했다. 무릎을 꿇고는 이렇게 다짐했다. “올바른 판단을 하겠다.” 요시다는 1830년 조슈번의 하급무사 집안에서 태어나, ‘존왕양이’를 위한 과격한 행동으로 수감된다. 금고 상태에서 송하촌숙(쇼카손주쿠)이라는 학당을 만들어 인근의 젊은이들을 가르쳤다. 그때 지은 ‘유수록’엔 그 내용이 잘 담겨 있다. ‘왕조가 바뀌는 중국과 달리 황손이 만세일계를 이루는 일본이 우월하다.’ ‘신성이 있은 연후에 창생이 있다.’ ‘조선의 나라들은 덴노(일왕)의 속국이었으나 국체(덴노 중심체제)의 쇠퇴와 함께 교만해졌다.’ 요시다의 몽상적 역사 인식은 이런 결론에 이른다. “국체가 손상된 도쿠가와 막부 시기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정벌이 신성의 도에 부합하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신공황후(3한을 정벌했다는 신화 속 인물)나 히데요시야말로 황도를 밝게 하고 국위를 신장한 것으로서, ‘신주의 광휘’다.” 요시다가 수감됐을 때 미국와 프랑스가 함포를 앞세워 개항을 압박했고, 막부는 이에 굴복했다. 요시다는 ‘국난 극복’의 책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疆域(강역)을 소중히 하고 조약을 엄히 지켜 二虜(이로·미국과 러시아)를 제어하고, …쉬운 조선을 취(取)하고, 만주를 꺾고, 지나(支那)를 누르고, 인도에 臨(임)함으로써 진취(進取)의 세를 펴고, 이로써 退守(퇴수)의 기반을 굳히고, 신공과 히데요시의 나라가 달성하지 못한 바를 이룩해야 한다.” 그 세례를 받은 자들의 면면은 이렇다. 다가스키 신사쿠는 자타가 인정하는 수제자로 막부 타도의 1등공신이다. 이토는 그를 “동하면 우레 같고, 발하면 풍우 같았다”고 평가했다. 기도 다카요시는 사이고 다카모리, 오쿠보 도시미치와 함께 메이지유신의 3걸. 조슈 군벌의 수장으로 ‘일본 육군의 교황’이었던 야마가타 아리모토는 청일전쟁 때 조선군 사령관이었다. 아베의 외고조부 오시마는 청일전쟁 전날 경복궁을 점령해 조선을 청일전쟁의 교두보로 만들었다. 이토 히로부미는 일본의 총리대신을 2차례 역임하고, 조선에 을사늑약을 강제한 뒤 초대 통감이 됐다. 이노우에 가오루는 운요호사건을 일으켜 조선에 불평등조약을 강제한 뒤 주한 공사를 역임했으며, 그의 후임 미우라 고로는 부임하고 불과 한 달 뒤 명성황후 살해를 지휘했다. 가쓰라 다로는 미국으로부터 조선의 병탄을 묵계받은 가쓰라·태프트 조약의 주역이었으며, 다나카 기이치는 총리 시절 중국 침략을 기획했고, 데라우치와 하세가와 요시미치는 1, 2대 조선 총독이었다.요시다는 1858년 막부의 2인자 마노베의 암살계획을 추진하다가 체포돼 형장으로 끌려가면서 편지를 보낸다. “민초들을 산처럼 일으켜 체제를 바꾸라.” 이른바 ‘초망굴기’(草莽起)다. 유신을 주도하고, 힘을 길러 조선부터 인도차이나까지 집어삼킨 뒤 미국과 맞붙고, …제자들은 그 길을 갔다. 아베의 ‘강한 국가’도 그 연장이다. (평화헌법) 체제를 뒤엎어, 쉬운 나라부터 취하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일까. 경제적 침략을 앞세워 우리 정부를 친일 정권으로 바꾸려는 것은 1894년 외고조부 오시마가 군대를 앞세워 했던 짓과 다르지 않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변기’가 예술품…삶·작품 경계 깬 그 예술가의 세계

    [그 책속 이미지] ‘변기’가 예술품…삶·작품 경계 깬 그 예술가의 세계

    이중노출 기법으로 앞모습과 옆모습을 겹쳐 찍은 노인의 얼굴. 사진작가 빅터 옵샤츠가 1953년 찍은 사진으로, 사진 속 인물은 전위 미술의 선구자 마르셀 뒤샹(1887~1968)이다. 뒤샹은 난해하고 과격한 예술가로 알려졌다. 가장 유명한 작품 ‘샘’이 대표적인 사례다. 뉴욕의 한 전시장에 직접 사인한 변기를 출품한 그는 “일상용품과 예술품의 경계는 없다”고 선언했다. 걸상 위에 자전거 바퀴를 거꾸로 부착하고, 포도주병을 씻어 말리는 병걸이를 미술품이라 소개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복제품에 콧수염을 그려 넣기도 했다. 기성품을 의미하는 ‘레디메이드’(ready-made)를 미술품과 동등하게 취급하며 미술의 개념마저 재정의했다. 신간 ‘마르셀 뒤샹’은 뒤샹의 삶과 작품세계를 중심으로 주변 예술가를 함께 소개한다. 파리를 중심으로 성행한 모더니즘을 거부하고 뉴욕으로 간 이유라든가, 그가 왜 체스를 좋아했는지 알 수 있다. 책을 읽고 나면 이중노출로 만들어낸 뒤샹의 얼굴은 그가 평생 추구했던 ‘아이러니’ 미학을 나타낸다는 사실에 무릎을 칠 것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단독] ‘분노조절’ 못하는 상사 딱 싫어요

    [단독] ‘분노조절’ 못하는 상사 딱 싫어요

    “무배려·상명하복·답정너도 거부감 ‘과도한 의전’ 가장 먼저 개선 필요”이른바 ‘2030세대’의 젊은 공무원은 현 공직사회 업무 방식이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께 일하기 싫은 유형의 상사 1위로는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후배 직원을 꾸짖는 이’를 꼽았다. 행정안전부는 이와 같은 내용의 ‘공직문화·일하는 방식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행안부가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공직문화 개선방안 논의를 위해 마련한 ‘정부혁신 어벤져스’ 첫 번째 모임에 참가한 중앙부처 20~30대 공무원 26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우선 ‘우리 회사에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상사가 있다’는 질문에 전체 설문 대상 중 81%인 214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유형별로는 후배 직원의 과오나 실수에 대해 “너 미쳤냐” 등 과격하게 반응하는 ‘분노조절 장애’가 43%(114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잘못되면 모두 다 네 책임”이라며 압박하는 ‘무배려·무매너’(23%), “하라면 무조건 해”라고 윽박지르는 ‘상명하복’(15%), “넌 정해진 답만 해”라고 무시하듯 종용하는 ‘답정너’(12%) 순이었다. ‘우리 기관의 공직문화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물음에 86%인 227명이 ‘그렇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우리 기관의 일하는 방식은 디지털 시대에 적합하다’는 설문에 67%인 177명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젊은 공무원 대부분은 지금의 공직 문화가 4차 산업혁명 등 달라진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공직문화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묻는 질문에 35%인 92명이 ‘과도한 의전’을 들었다. 뒤이어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32%)와 불필요한 야근(21%), 권위적 표현(7%) 등이 뒤를 이었다. 부처 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이유로는 시간적 여유 부족(33%)과 수직적·위계적 분위기(27%), 부서 간 칸막이(23%), 부서장의 소통 의지 부족(11%) 등을 거론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더이상 방법이 없어 올라갑니다… 목숨까지 거는 ‘끝장투쟁’

    더이상 방법이 없어 올라갑니다… 목숨까지 거는 ‘끝장투쟁’

    도로公 수납원 톨게이트 고공농성 5일째 영남의료원 해고자도 병원 옥상서 농성 진압 어렵고 공론화 효과에 마지막 선택 장기간 고립 땐 육체적 고통 커 후유증도‘벼랑 끝 투쟁’의 수단으로 고공농성을 택하는 노동자가 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톨게이트(TG) 구조물 위에서 4일로 닷새째 버티고 있는 요금 수납원들과 대구 영남의료원 옥상에 올라가 나흘째 농성 중인 이 병원 해고자들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27일엔 시각장애인들과 부모 25명이 서울시 종로장애인 복지관 옥상에 올라 이틀을 지냈다. 이들은 왜 불편하기 짝이 없는 높은 곳으로 올라갔을까. 고공농성은 관심이 덜했던 여론의 시선을 끌어 공론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한국도로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다가 해고된 수납원들이 서울 TG에 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이 TG에는 하루 10만여대의 차가 오간다. 도명화(48·여) 민주일반연맹 톨게이트지부장은 “서울 TG가 시선을 모으기에 효과적인 곳인 데다 우리가 일했던 상징적 건물을 점거해 도로공사를 압박할 목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수납원들은 도로공사를 상대로 한 1·2심 판결에서 승소해 공사 직원임을 사실상 인정받았지만 공사 측은 직접고용 대신 자회사 편입만 허용하고 있다. 지상에서 온갖 방법을 써 봤지만 변화가 없어 최후의 수단으로 고공농성을 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박문진(59·여) 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과 송영숙(43·여) 영남대의료원 노조 부지부장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영남의료원 옥상에 올랐다. 이들은 “단식·삭발·삼보일배·혈서·삼천배 등 온갖 방법을 다 써 봤지만 바뀐 게 없어 올라왔다”고 호소했다. ‘장애인 서비스 종합 조사’ 지표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각장애인 고공농성을 추진한 시각장애인권리보장연대도 기자회견, 집회, 국회·청와대·보건복지부 면담이 통하지 않자 복지관 옥상에 올랐다. 고공 생활은 극한의 고통을 동반한다. TG 구조물 위 여성 노동자들은 빗물 배수구에 물이나 흙과 함께 대소변을 내려보내며 버티고 있다. 도 지부장은 “남녀 노동자가 뒤섞여 올라오면 더 불편할 것 같아 40명 넘는 점거농성 인원을 여성으로만 꾸렸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고공농성자들은 페트병 등에 대소변을 따로 담아 땅 위의 동료에게 줄로 내려보낸다. 식사도 지상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영남의료원에서는 농성 첫날 병원 측의 방해로 사측과 노동자 간 충돌이 벌어져 간신히 음식을 올려보낼 수 있었다. 5일차 농성에 접어든 요금 수납원들은 첫날부터 고통을 호소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드나드는 차량 행렬을 내려다봐야 하는 탓에 멀미가 났다. 이들은 “차량이 뿜어내는 매연 때문에 온몸에 그을음이 묻었다”고도 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정규직이나 약자 등 다수를 동원할 수 없는 사람들이 고공농성을 택한다”면서 “농성을 막으려는 자들의 접근이 어려운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너무 극적인 행동으로 치달으면 오히려 대중에게 설득력 없는 과격투쟁으로 비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일제 불매·여행 자제로 우리도 보복합시다” 소비자 부글부글

    “일제 불매·여행 자제로 우리도 보복합시다” 소비자 부글부글

    국내 활동 중인 日연예인 퇴출 요구도 “車 불매·여행 자제, 日 경제 타격될 것” “정부가 외교로 풀 문제” 반대 여론도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핵심 부품의 수출을 기습적으로 막으면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 제품을 사지 말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분노가 아직은 인터넷 여론에 머물고 있지만, 양국 갈등이 ‘무역 전쟁’으로 치달으면 실제 불매 운동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불매 운동이 과연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2014년 중국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빌미로 한국에 무역 보복을 취할 때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산 승용차를 부수고 상품을 내다버리는 등 과격한 행동을 벌여 세계적인 지탄을 받았다. 4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 제품 불매 목록’과 함께 “불매 운동에 동참하자”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리스트에는 렉서스·혼다 등 자동차 브랜드, 소니·파나소닉·캐논 등 전자제품 브랜드, 데상트·유니클로·ABC마트 등 의류 브랜드, 아사히·기린·삿포로 등 맥주 브랜드 등이 망라됐다. 트위터에서는 ‘(일본 여행을) 가지 않습니다’, ‘(일본 제품을) 사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포스터 이미지가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일본 국적 연예인의 퇴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일본 경제 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원에는 사흘 만에 2만명이 참여했다. 일본 제품 불매를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는 일본이 ‘경제 보복’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도 이에 맞보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인 이모(54)씨는 “일본의 조치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반발하며 이뤄진 것”이라면서 “역사의 과오를 반성하지 않는 건 일본인데, 왜 우리가 당해야 하느냐. 나부터 불매운동에 참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처음이 아니다. 과거 일본 아이돌의 역사 인식 발언이나 전범기 등으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비슷한 흐름이 있었다. 다만 이번은 감정 대립이 아니라 일본이 실제로 한국 경제에 타격을 주는 공격을 감행했다는 점에서 불매운동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팀장은 “이번 사태가 외교 분쟁에서 비롯된 만큼 국민적 분노가 크고, 집단행동을 하는 건 상징적인 일”이라면서 “일본 정부에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자동차 불매나 여행 자제는 실제로 일본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자동차 수입은 연간 5만 8000여대에 이르고, 연간 754만명이 일본 여행을 간다. 하지만 불매 운동이 옳지 않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외교 문제인데, 왜 시민이 특정 기업 제품에 화풀이를 하느냐”는 것이다. 김모(34)씨는 “일본 정부의 잘못은 외교로 풀어야 할 일이지 일본 제품을 쓰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못 된다”고 말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는 글이 많이 올라오지만, 실제로 취소한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과거 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로 한일 관계가 얼어붙었을 때도 큰 변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매 운동은 가습기 살균제처럼 특정 기업이나 제품이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한 때에 해야 소비자 행동으로서 효과가 있다”면서 “일본의 조치로 한국이 얼마나 큰 피해를 입는지 가늠되지 않는 상황에서 불매운동을 하자고 하면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당신을 살찌우는 건 과식 아닌 설탕, 그 쾌락의 毒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당신을 살찌우는 건 과식 아닌 설탕, 그 쾌락의 毒

    설탕을 고발한다/게리 타우브스 지음/강병철 옮김/알마 428쪽/1만 9700원 설탕 없이 살 수 없다. 내 몸의 70%가 물이라면, 30%쯤은 설탕일지도 모르겠다. 라면을 먹더라도 디저트는 필수고, 비상약 챙기듯 초콜릿 봉투가 가방 어디엔가 늘 있다. 일상 식사에도 설탕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지는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축하할 일이 생기면 ‘달달한 것’을 먹으러 간다. 손님이 오면 흰 설탕을 미지근한 물에 휘휘 풀어 대접하던 시절 이후, 우리에게 설탕은 일상식이자 특별식, 쾌락과 축하와 환대의 이름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사랑하면서도 미워할 것이다”라는 ‘퍼블리셔스 위클리’의 평은 정확하다. 이 책은 울고 있는 아이의 손에서 사탕을 빼앗듯 우리에게서 설탕을 빼앗는다. 저자는 제목에서부터 수미일관하게 강경하고 엄격한 자세를 취한다.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듯, 설탕과 당뇨병·비만을 연결 짓는다. “‘과잉 섭취’나 ‘과식’ 같은 말이 의미하는 것처럼 단순히 이런 설탕들을 너무 많이 먹기 때문에 당뇨병과 비만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설탕 자체가 인체 내에서 독특한 생리학적, 대사적, 내분비적(호르몬 관련) 효과를 일으켜 질병들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뜻이다.” 설탕이 썩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지만, “설탕은 독소”라는 주장은 지나치게 과격해 보인다. 그러나 저자는 10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 자신의 주장에 설득력을 실었다. 저자인 게리 타우브스는 과학 및 건강분야의 탐사 전문기자로, ‘굿 칼로리 베드 칼로리’, ‘왜 우리는 살찌는가’를 써서 치열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태도는 분명하다. “과학이란 자연에서 관찰한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며, 가능한 한 가장 단순한 설명을 추구하는 것이다. 뉴턴이 말했듯 가장 단순한 설명이야말로 진실인 동시에 충분하다.” 그는 수많은 실험과 증거들을 내세워 “영양학계에서 고집스럽게 주장하는 가설, 너무 많이 먹고 너무 조금 움직이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가설”을 명쾌하고 분명한 설명으로 반박한다. 설탕이라는, 이토록 달콤하고 중독성 있으며 쉽게 섭취가 가능한 것을 끊으려면 보통 이상의 의지가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면 그 ‘의지’가 생긴다. 역시 최고의 설득력은 사실에서 온다.
  • 남자끼리 장난으로? 추행에 性 구분 없다

    남자끼리 장난으로? 추행에 性 구분 없다

    동성 성희롱한 선수 “장난” 해명 논란 남성들 학교·군대·직장서 놀이로 여겨 직장男 13% 성희롱 상담… 여성과 비슷 증명 어렵고 열등하다 낙인에 말 못 해 “개념 정립·매뉴얼·관리자 교육 필요”쇼트트랙 남자 국가대표팀 임효준 선수가 훈련 도중 동성 후배를 성희롱한 사실이 드러나 쇼트트랙 대표팀이 선수촌에서 집단 퇴출된 가운데 임 선수 측 해명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소속사는 “조금 과격한 장난을 한 것이고 성기가 노출되지는 않았다”고 했는데 이를 두고 “성희롱에 대한 안일한 인식을 재차 보여 준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성범죄에 대한 사회 전반의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동성 간 성범죄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치부하는 분위기다. 지난 25일 임 선수의 소속사는 피해 선수에 대해 거듭 사과한다면서도 “장난스러운 분위기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했다. 또 사건 당일 피해 신고를 접수한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가해자와 피해자를 같은 숙소에 묵도록 한 사실이 알려져 “연맹조차 성희롱 사건을 가볍게 봤다”는 비판이 나온다. 동성 간의 성희롱은 이성 간의 성범죄에 비해 덜 알려진다. 그러나 체육계뿐 아니라 직장, 군대 등 일상 공간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2월 유명 패션디자이너 김모(64)씨가 운전기사 지원자인 30대 남성을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고, 같은 달 동성인 보육원 후배 4명을 9차례 성추행한 30대 남성이 구속되기도 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남성 직장인의 13.1%가 성희롱 상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여성(17.5%)과 큰 차이가 없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남성이 피해자인 강간 건수도 2014년 1375건에서 2017년 1778건으로 3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동성 간 성희롱의 원인을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친밀감의 표시로 받아들여 온 문화가 뿌리 깊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남성들은 학교와 군대, 직장을 거치며 신체적 괴롭힘을 하나의 놀이 문화로 받아들이고 친밀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피해자들은 “왜 추행 당시 바로 맞서 싸우지 않았느냐”거나 “남자끼리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싸늘한 시선에 부딪혀 피해를 호소하기조차 쉽지 않다. 장다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남성 피해자들은 남성에게 폭행·협박을 당했다고 증명하기 어렵고, 열등한 사람으로 낙인찍힐 수 있어서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하는 일이 많다”면서 “이런 집단 문화는 성폭행 등 더 큰 범행으로 이어질 수 있어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실장은 “성별에 관계없이 개인의 성적 결정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부족하다”면서 “동성 간 성희롱에 대한 개념 정립과 매뉴얼, 그리고 피해자에 대한 공감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직의 관리자들은 조직 문화와 사건의 맥락을 볼 수 있어야 한다”면서 “관리자를 대상으로 심화된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쇼트트랙 후배 바지 벗긴 임효준 측 “성기 노출은 아니다”

    쇼트트랙 후배 바지 벗긴 임효준 측 “성기 노출은 아니다”

    쇼트트랙 남자대표 간판인 임효준이 훈련 도중 동성 후배의 바지를 벗기는 성희롱 논란 속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전원의 국가대표선수촌 퇴촌이 결정됐다. 임효준 측은 당시 주요 부위가 노출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26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임효준은 지난 17일 선수촌에서 진행된 산악 훈련 중 남자 후배 A의 바지를 벗겼다. 이에 대해 신치용 선수촌장은 쇼트트랙 대표팀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선수 전원을 한 달간 선수촌에서 내보내기로 24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임효준으로부터 바지 벗김을 당한 후배 선수 A는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며 감독에게 알렸고 감독은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보고했다. A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심리적 충격에 선수촌 내 인권상담소에서 상담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는 수면제를 복용해야 잠이 들 수 있을 정도로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A의 소속사인 브라보앤뉴 관계자는 “암벽 훈련 도중이라 손을 쓸 수가 없어 하반신이 무방비로 노출됐다”면서 “여자 선수들도 함께 있는 자리에서 일이 벌어져 선수 스스로 수치심이 크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임효준의 소속사인 브리온컴퍼니 측은 성기 등 주요 부위가 모두 노출된 게 아니라 엉덩이 절반 정도가 노출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임효준 소속사 관계자는 “장난 도중 암벽에 올라가는 A를 끌어내리려다 바지가 내려가 엉덩이 절반이 노출된 것이지 성기가 노출되지는 않았다”면서 “사건도 훈련 중이 아니라 휴식 시간에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암벽 등반 도중 장난스러운 분위기가 조성돼 조금 과격한 장난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A 선수에게 거듭 사과를 하고 있다”고 언론에 해명했다. 누리꾼들은 이와 관련해 “인성에 문제가 있는 임효준을 국가대표에서 박탈하라” 등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쇼트트랙 임효준, 동성 후배 성희롱 파문…대표팀 전원 선수촌 퇴출

    쇼트트랙 임효준, 동성 후배 성희롱 파문…대표팀 전원 선수촌 퇴출

    임효준, 암벽 훈련 중 남자 후배 바지 벗겨피해 선수, 큰 충격과 모멸감에 고통 호소쇼트트랙 종목 기강 해이 또 도마 위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선수 간 성희롱 사건이 벌어져 파문이 일고 있다. 그간 지도자의 폭행 및 성폭행, 따돌림 논란, 여자 숙소 무단 출입 등 여러 차례 문제를 일으킨 쇼트트랙 종목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이에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차원에서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선수 14명 전원을 퇴출하기로 했다. 25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쇼트트랙 국가대표 임효준(23·고양시청)은 지난 17일 선수촌에서 진행된 산악 훈련 중 남자 후배 A의 바지를 벗겼다. 앞서 암벽을 오르던 A를 뒤따라 가던 임효준이 A의 바지를 벗겨 버렸다는 것이다. 당시 훈련에는 남자 선수들뿐만 아니라 여자 선수들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한 모멸감을 느낀 A 선수는 코칭 스태프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고, 장권옥 감독은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보고했다. A 선수는 선수촌 내 인권상담소에서 상담을 받았지만 여전히 심리적 충격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A 선수의 소속사는 “당시 암벽 훈련 도중이라 손을 쓸 수가 없어 무방비로 노출됐다. 거기다 여자 선수들도 함께 있는 자리에서 일이 벌어져 선수 스스로 수치심이 크다. 수면제를 복용하고 잠을 청할 정도로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라고 전했다. 임효준의 소속사는 “암벽 등반 훈련 도중 장난스러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임효준이 조금 과격한 장난을 한 것 같다”면서 “장난기 어린 행동이었지만 상대방이 기분이 나빴다면 분명 잘못한 일이다. 피해 선수에게 거듭 사과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치용 선수촌장은 쇼트트랙 대표팀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두 선수를 포함해 남자 7명, 여자 7명 등 대표 선수 14명 전원을 한달간 선수촌에서 쫓아내기로 24일 결정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4월부터 진천 선수촌에서 훈련 중이었다. 퇴출당한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훈련을 이어갈 참이다. 빙상연맹이 진상 조사를 한 뒤 이를 기초로 대한체육회가 후속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쇼트트랙 종목은 한때 한국 겨울 스포츠 중 효자 종목으로 꼽혔지만, 파벌 싸움과 선수 폭행을 넘어 성폭행, 성희롱, 기강 해이 등 온갖 적폐를 노출해 전국민적 지탄을 받는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사건은 체육계 스스로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정부가 국내 스포츠 전반을 전수점검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지난 2월 쇼트트랙 남자 선수 김건우는 진천 선수촌에서 남자 선수들은 출입이 금지된 여자 숙소를 무단으로 드나들었다가 적발됐다. 김건우의 출입을 도운 여자 선수 김예진도 함께 징계를 받았다. 그 뒤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이번엔 남자 선수들 간 성희롱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몇십년 전엔 장난으로 치부됐을지 몰라도 성 인식 수준이 달라진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그저 ‘심한 장난’으로 여기다가 파문이 커지게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현대중공업 파업 참여 노조원 300여명 인사위원회 개최

    현대중공업이 법인분할(물적분할) 주주총회 반대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300여명을 대상으로 인사위원회를 개최한다. 이에 반발해 노조는 추가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24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조합원 330명에게 이번 주까지 인사위원회에 참석하라고 통보했다. 이들 중 30명은 파업이나 주주총회장 점거 과정에서 회사 기물을 파손하거나 사측 관리자 등을 폭행한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나머지는 회사가 주총 관련 파업이 불법이라며 수차례 경고장을 보냈는데도 계속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앞서 파업 과정에서 회사 관리자나 파업 미참여 조합원을 폭행한 혐의로 강성 조합원 3명을 해고 조치했다. 330명 대상 인사위 통보는 후속 조치로, 회사가 불법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회사는 그동안 주총 관련 파업이 불법이라고 밝혀왔다. 노동위위원회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파업이고, 법인분할은 회사 경영전략과 관련된 사안으로 파업 대상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노조는 회사가 제기한 쟁의행위 가처분 신청을 지난달 법원이 기각해 합법 파업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달 16일부터 주총 당일인 지난달 31일까지 전면파업과 부분파업을 병행했다. 주총 이후에도 수시로 파업했다. 노조는 이번 회사 징계 조치와 인사위원회 개최에 반발해 24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전 조합원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25일과 26일에도 각각 3시간과 4시간 파업한다. 26일 오후 4시부터는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열리는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단체협약상 쟁의 기간에는 조합원 징계를 할 수 없는데도 회사가 징계를 남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이번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고, 합법이라 해도 불법·폭력 행위까지 정당화될 수는 없다”며 “원칙대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는 회사 측에서 조합원들의 폭행 사건을 다룬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지난 12일 해양공장 해양기술관 1층 안전교육장에 무단 진입해 집기를 부수고 과격 행동을 일삼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나경원 “달창? 달빛창문인 줄 알았다”

    나경원 “달창? 달빛창문인 줄 알았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20일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두고 ‘달창’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달빛창문을 축약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대치 정국 이후 발언이 과격하다’는 지적에 대해 “‘달창’ 논란은 일부 기사에 ‘문빠, 달창’(이라는 단어가) 있었고 달빛 창문을 축약한 줄 알았다. 나쁜 말인 줄 알았다면 사용했겠냐”고 해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달 극우성향 사이트에서 문 대통령 지지자를 지칭하는 ‘달빛 창녀단’의 줄임말 ‘달창’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가 3시간 만에 “정확한 의미를 몰랐다”고 사과했다. 그는 “일부는 잘못된 발언이 있다는 부분을 인정하겠다”면서도 “일부는 도저히 왜 공격하는 발언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한국당 발언을 막말 프레임으로 계속 넣고 있다. 야당 입을 막는 프레임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가 친일 정치인이라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의 친일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초선 시절, 자위대 창설 행사에 실수로 잘못 갔다가 그 이후로 친일 논쟁에 휩쓸리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정부가 친일 프레임으로 우리 정당을 가두려고 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는) 독도에 갔다고 ‘반일 정치인’이라고 일본에 오지 말라고 한 적이 있다”며 “일본은 반일 정치인이라 하고, 한국에선 친일 정치인이라고 해서 나의 정체성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음 총선의 목표 의석수에 대해선 그는 “원내대표를 시작하면서 개헌 저지선이라도 확보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답했다. 나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 “큰 틀에서 우파의 가치에 동의한다면 같이 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바른미래당과 대한애국당 사이 우선 통합할 대상에 대한 질문엔 바른미래당을 꼽았다. 나 원내대표는 “실질적으로 정당의 형태나 인적숫자도 바른미래당이 더 많다. 대한애국당과는 자연스럽게 같이 하게 됐으면 한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우버, 우리 영역 불법 침입한 해적”… 성난 시위 지구촌 확산

    “우버, 우리 영역 불법 침입한 해적”… 성난 시위 지구촌 확산

    세계 최대 공유승차업체 우버에 반대하는 시위가 미국과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각국 택시업계뿐만 아니라 우버와 리프트 등의 운전사들도 ‘사장 등 일부 주주만 배불려 주는 악덕 기업이 우버’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버 등 공유경제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모빌리티 사업자’들의 플랫폼이 기존 산업의 자리를 빼앗고 새로운 권력으로 떠오르면서 ‘부’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택시 운전사와 호텔 직원, 배달 사원 등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 대신 공유경제 플랫폼에서 독립적으로 일하는 ‘긱 이코노미’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긱 이코노미는 1920년대 미 재즈클럽에서 연주자들을 단기로 고용해 이뤄지는 공연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비정규직을 의미한다. 우버 등 자동차 공유업체의 현주소와 각종 문제점, 그리고 어떤 대안이 있는지 찾아봤다.한국에서도 최근 공유승차업체 등장으로 두 명의 택시 운전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런 현상은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다. 우버의 고장이라는 미국 뉴욕에서도 지난해 생활고를 비관한 택시 운전사 8명이 자살했다. 또 멕시코와 호주 등 많은 국가에서 반(反)우버의 목소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멕시코 택시 운전사들은 지난 3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에서 우버 등 공유승차업체들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택시 기사들이 몰고 나온 수백대의 택시가 도심 광장과 주변 도로를 가득 메웠으며 수십명의 버스 운전사들도 연대 차원에서 시위에 합류했다. 이들은 ‘우버 등의 영업 탓에 수익의 40%가 줄었다’며 영업 중단을 요구했다.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택시업계의 일부 요구에 대해서는 법제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우버 영업 사실상 제동 한국과 같이 우버 등의 활동을 법적으로 제한하는 국가들도 늘고 있다. 최대 90개국에 진출했던 우버의 해외 진출 성적표는 최근 60여개국으로 줄었다. 대만 정부가 지난달 29일 우버의 자국 내 영업에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우버 조항’이라는 새로운 규정에 따라 우버 차량은 일 단위나 시간 단위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강제했다. 이는 현지 규제를 피해 렌터카 회사들과 ‘변칙 영업’을 하던 대만 우버에 철퇴를 가한 것이다. 스페인 택시 기사들도 지난해 여름 ‘우버와 경쟁하는 건 불공정하다’며 수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에서 우버 차량을 부수는 등 과격 시위에 나섰다. 이에 주 정부는 우버를 최소 15분 전에 예약하도록 강제하면서 사실상 우버의 영업 제한에 나섰다. 호주에서도 지난달 초 택시 기사와 렌터카 사업자 6000명이 ‘우버의 불법 영업으로 재정적 손해를 입었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호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집단소송 중 하나로 꼽힌다. 이들은 “우버가 우리 영역을 해적처럼 불법 침입했다”고 주장했다. 소송을 주도한 모리스블래번 로펌의 앤드루 왓슨 변호사는 “호주에서 우버의 불법 영업 혐의, 근면하게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의 삶을 파괴하는 데 우버가 미치는 영향 등을 법정에서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규제에 나선 그리스와 택시 법률에 따라 운영할 수 없게 된 헝가리에서도 각각 지난해와 2016년 우버가 사업을 철수했다. 우버의 고향인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워싱턴DC와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 대도시 택시 기사들이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옐로캡’으로 유명한 뉴욕 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2014년 100만 달러(약 11억 8000만원)에 달하던 뉴욕 택시면허가 지난해 10월 18만 6000달러로 80% 이상 폭락했다.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우버의 등장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가 가장 큰 원인이다. 수입 감소에 대출을 받아 산 택시면허가 폭락하면서 은행권의 대출 상환 요구가 잇따르자 택시 운전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에 이른 것이다. 뉴욕의 한 택시 기사는 “옐로캡은 교육받지 못한 우리 노동자들이 괜찮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직업의 하나였는데 우버가 그 기회를 빼앗아 갔다”면서 “수익성 악화와 택시면허 가격 폭락 등으로 전 재산을 날린 기사들이 수두룩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화 부작용이 공유경제로 이전 전문가들은 우버 등으로 대표되는 공유경제 문제점이 세계화의 부작용과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1990년부터 급속하게 진행된 세계화는 세계 각국의 균형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제조업을 비롯한 선진국의 일자리가 중진국으로, 신발 제조 같은 일자리가 개발도상국으로 넘어가면서 세계 각국 경제가 고른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자동차 제조업과 신발 제조 등을 각각 넘겨준 선진국과 중진국에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해졌다. 비슷한 일이 공유경제 플랫폼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택시 운전사와 배달 사원, 식당 종업원 등의 정규직 일자리 대신 공유경제 플랫폼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긱 이코노미, 즉 비정규직이 활성화된 것이다. 결국 안정적인 수입을 벌어들였던 중산층의 일자리가 눈에 띄게 줄었다. 공유경제 플랫폼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은 최저 수준이고 고용 안정성도 ‘0(제로)’에 가깝다. 가디언은 “우버가 노동자들을 (산업혁명 초기인) 빅토리아 시대 스타일로 쥐어짜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간 노동을 하지만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수준의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우버 운전사들은 기름값과 차량 감가상각비 등을 제외하면 시간당 최저임금인 15달러 이상을 벌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또 우버 운전사 등은 노동자가 아니라 우버 같은 플랫폼 사업자와 계약을 맺은 ‘사업자’이기 때문에 최저임금이나 고용보장, 실업보험 같은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 워싱턴의 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우버 등은 혁신이나 공유로 포장됐지만 실상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거대 플랫폼 사업자가 기존 중소 사업자의 먹거리를 빼앗거나 노동자를 착취하는 구조를 가진 약탈 경제”라면서 “모빌리티 혁명 등을 거스를 순 없지만 정부가 나서서 중소 사업자나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미국 등의 관련 업계는 우버 등 공유기업의 문제점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서비스 금지보다는 인센티브 지급과 서비스 일부 제한 등 다양한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뉴욕시는 우버와 리프트 등 공유승차업체의 신규면허 발급을 제한하는 방식을 택했다. 미 매사추세츠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는 우버가 택시발전기금을 내는 방향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핀란드는 택시면허 총량 규제를 폐지하고 택시요금을 자율화하는 방식으로 갈등 완화와 합의점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또 미국과 영국에서는 플랫폼 노동자를 법적 임금 노동자로 대우해 최저임금과 실업보험, 유급휴가 등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판결도 잇따르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각국 정부는 공유기업이 노동자의 업종이나 근무 형태를 변경하더라도 실업급여와 연금 등 기본적인 사회보장제도를 이어가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오거돈 부산시장,르노삼성차 임단협 가결 환영

    “상생을 위한 큰 결단에 감사드립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15일 르노삼성자동차 노사협상 잠정합의한 가결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오시장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어려운 과제를 풀어낸 노사양측에 감사를 표하고 노사 간 신뢰와 르노삼성차의 더 큰 발전을 위한 자양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시 차원에서도 본사방문을 포함해 생산물량 확보와 판로지원을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또 르노삼성자동차 파업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협력업체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전날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 조합원 74.4%가 찬성하면서 잠정합의안을 가결했다. 이번에 가결된 합의안은 기본급 유지 보상금,중식대 보조금 인상,성과급 지급,이익 배분제,성과격려금 지급 등 임금과 근무조건 개선안 등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향후 회사 정상화 과정에서 노사 모두가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신차 출시와 판매에 협력하기 위해 노사 평화 기간을 갖기로 하는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도 추가했다. 르노삼성차는오는 24일 노사가 함께 임단협 조인식을 하고 상생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합의안 가결은 지난달 21일 1차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지 25일 만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6월부터 2018년 임단협 협상에 들어갔으나 1년이 넘도록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1차 잠정 합의 부결 이후 노조는 지난 5일 오후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고,회사도 이에 맞서 부분직장폐쇄를 단행하는 등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갔다. 하지만 노조원 파업 참여율이 크게 떨어지고,회사의 명운이 걸린 수출용 신차 위탁생산 물량 배정 시점이 다가오면서 노사 모두가 한 발씩 양보해 2차 합의안을 끌어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1년 만에 임단협 타결한 르노삼성차… ‘더 뉴 QM6’로 재기의 날갯짓

    1년 만에 임단협 타결한 르노삼성차… ‘더 뉴 QM6’로 재기의 날갯짓

    1차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24일 만감축된 물량 회복이 재기 성공의 열쇠‘더 뉴 QM6’ 판매 호조가 첫 관문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14일 1년에 걸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 종지부를 찍었다. 르노삼성차가 노사분규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다시 자동차 명가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이날 2차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의 찬반투표를 실시했고, 안건은 74.4%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부산공장 조합원 중심의 기업노조는 73.3%가 찬성했다. 지난달 21일 무더기 반대표로 1차 잠정합의안을 부결시킨 영업지부의 찬성률은 이번에는 84.4%를 기록해 오히려 부산공장 조합원보다도 더 높았다. 소수노조인 금속노조 지회의 찬성률은 8.6%에 그쳤다. 가결된 합의안에는 기본급 유지 보상금·중식대 보조금 인상, 성과급 지급, 이익 배분제 도입, 성과격려금 지급 등 임금 인상을 비롯한 근무조건 개선안이 담겼다. 이는 부결된 1차 잠정합의안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달라진 점은 회사 정상화 과정에서 노사 모두가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신차 출시와 판매에 협력하기 위해 노사 평화 기간을 갖기로 하는 내용을 담은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이 채택됐다는 점이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오는 24일 입단협 조인식에서 상생 공동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는 이제 회사 정상화를 위한 새 출발에 나선다. 감축된 생산 물량을 회복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르노삼성차는 생산 물량을 스스로 배정할 수 있는 현대·기아차와는 달리 프랑스 르노 본사로부터 생산 물량을 배정받는 구조로 돼 있다. 노사가 “평화 기간을 갖겠다”며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을 채택한 것도 르노 본사에 밉보였다간 생산 물량을 배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르노삼성차는 이달 중으로 출시할 ‘더 뉴 QM6’를 차질없이 생산하며 재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더 뉴 QM6 LPe’ 모델의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트렁크 공간 활용도를 높여주는 ‘도넛형’ 연료탱크가 창작됐다는 점과 국내 유일의 LPG SUV라는 점이 다른 SUV와 차별화된 부분이다. 아울러 르노삼성차는 SUV와 세단의 중간 형태인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XM3 인스파이어’를 예고한 대로 내년 초 정상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차의 내수 판매 실적이 좋을수록 회사가 정상화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판매 실적이 좋으면 생산 물량을 더 확보하게 돼 생산 효율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지금부터 노사가 협력해 생산과 판매 회복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면서 “특히 르노 본사로부터 신차 XM3의 유럽 수출용 위탁생산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도록 생산효율을 더욱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르노삼성차 노사분규 일지 △2018년6월 18일: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시작10월 4일: 노조, 첫 부분파업 △2019년2월 21일: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 부산공장 방문, 파업 사태 우려입장 전달3월 5일: 노사, 1차 집중교섭3월 20일: 노조, 부분파업3월 26일: 일본 닛산 ‘로그’ 위탁 생산물량 감축 통보3월 28일: 노사, 2차 집중교섭4월 16일: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차 사장, 오거돈 부산시장 면담4월 29일: 회사의 프리미엄 휴가 명령으로 공장가동 중단5월 14일: 노조, 전면파업 예고5월 16일, 노사, 1차 잠정합의안 도출5월 21일: 노조의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부결6월 3일: 노사, 임단협 재협상 협의6월 5일: 재협상 협의 결렬, 노조 전면파업 돌입6월 11일: 회사, 12일부터 부분 직장폐쇄 결정6월 12일: 노조, 전면파업 철회. 회사, 부분 직장폐쇄 철회. 노사, 2차 잠정합의안 도출6월 14일: 노조, 찬반투표 실시. 2차 합의안 74.4%로 가결6월 24일: 노사, 임단협 조인식.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 발표
  • 르노삼성 노사 임단협 타결

    르노삼성 노사 임단협 타결

    르노삼성차 노사가 1년에 걸친 갈등을 끝내고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14일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 조합원 74.4%가 찬성해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가결된 합의안은 기본급 유지 보상금, 중식대 보조금 인상, 성과급 지급, 이익 배분제, 성과격려금 지급 등 임금과 근무조건 개선안 등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향후 회사 정상화 과정에서 노사 모두가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신차 출시와 판매에 협력하기 위해 노사 평화 기간을 갖기로 하는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도 추가했다. 르노삼성차는 잠정협상안 가결에 따라 오는 24일 노사가 함께 임단협 조인식을 하고 상생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6월부터 2018년 임단협 협상에 들어갔으나 1년이 넘도록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1차 잠정 합의 부결 이후 노조는 지난 5일 오후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고, 회사도 이에 맞서 부분직장폐쇄를 단행하는 등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갔다. 하지만 노조원 파업 참여율이 크게 떨어지고, 회사의 명운이 걸린 수출용 신차 위탁생산 물량 배정 시점이 다가오면서 노사 모두가 한 발씩 양보해 2차 합의안을 끌어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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