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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생시위로 애먹는 프랑스(특파원수첩)

    ◎교사 증원ㆍ시설개선 강력 요구… 연일 시위/“교육투자 미룬 채 페만 개입” 불정부 성토 교육환경개선을 요구하는 고교생들의 시위로 프랑스 국내가 떠들썩하다. 이달초 르망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작,17일 파리북부 교외지역의 학교로 번진 고교생 시위는 지난주 들어 3차례의 파리시내 연합시위를 거치면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26일의 파리 시위에만도 3만여 명이 참가했으며 스트라스부르 릴 리용 마르세유 니스 등 전국 주요도시에서 30만명이 이날 시위에 참가했다. 이들의 요구는 학교주변의 치안확립과 시설보강,교사증원 등 교육환경개선이 주요 목표이며 아직은 평화적인 시위양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갈수록 확산되고 과격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68년 학생시위나 86년 학생시위 때 같이 사회혼란까지 몰고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시위는 지난 17일 파리 북쪽 교외의 센 성드니 지역의 몇몇 고등학교에서 수업조건악화,시설 및 교사의 부족,학교주변의 범죄 증가 등에 항의,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면서부터 본격화되기시작했다. 이들의 요구와 주장은 단순한 것들이다. 『교내의 깡패서클과 학교주변의 불량배 때문에 공포에 떨고 있다』 『한 학급에 학생수가 너무 많다』 『교사가 모자란다』 『식당이 좁아 너무 오래 줄을 서야 한다』 『의무ㆍ위생시설이 낡아빠졌다』는 등의 교육환경불량에 대한 불만 때문이며 아울러 시설개선ㆍ교사증원ㆍ치안감시제도확립 등을 주장하며 이를 위한 예산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2일 파리에서 최초의 연대 데모가 벌어진 직후 리오넬 조스팽 문교부장관은 학생 대표들을 만나 학생들을 설득하려 했으나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자 시위는 수요일인 24일로 이어졌다. 조스팽은 다시 이들을 만나 「고교생활위원회」를 만들어 각 학교의 고위책임자와 부모들이 참여,학내문제와 학교 안팎에서의 안전문제를 다루도록 하고 학교주변에 대한 치안감시활동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으나 학생들은 이를 거부,보다 구체적이며 실천적인 대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렇게 하여 26일 다시 벌어진 파리시위에는 3만명이 운집했고 전국 각 도시에서도 같은 요구를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이날 학생들은 총리실인 마티뇽으로 행진,미셀 로카르 총리와 담판을 벌였는데 로카르 총리는 이 자리에서 1천 개의 감시초소를 전국 각 중ㆍ고교 주변에 세우고 3천명의 요원을 배치하여 학교주변의 범죄를 예방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마저 거부,최종협상마저 깨졌다. 27일부터 11월5일까지는 만성절(11월1일)을 전후한 가울학기 중간방학이기 때문에 시위가 잠잠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학생들은 오는 11월6일 다시 시위를 벌이기로 했으며 의회에서 문교부예산이 심의되는 11월12일에는 대규모 전국연합시위까지 계획해 놓고 있다. 이들은 당초 지난주 3차례의 시위를 「동원능력시험을 위한 예비행동」으로 규정,정부측과의 협상에는 별 의미를 두지않고 있음을 드러냈었으며 앞으로 계속 확대시켜 나갈 뜻을 분명히했다. 프랑스정부나 정치권에서 고교생 시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이들이 또다른 정치적 요구사항을 들고 나오거나 아니면 아직은 잠잠한 대학 쪽에 불을 댕겨 복잡한양상으로 몰고 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학교시설들은 낡아빠졌는데 페르시아만에 군대와 무기를 보내는 정부의 처사가 못마땅하다』는 이들의 구호가 이러한 염려를 잘 뒷받침하고 있다.
  • 「범죄와의 전쟁」선진국은 어떻게 하고 있나(질서있는 사회로:9)

    ◎“민ㆍ관 한마음”… 자경활동에 「검은 주먹」움츠려/미국/한해 2만명 피살… 우범지역 통금도 검토/폭탄테러등 사형… 새 강력퇴치법안 제정 미 하원은 10월초 강력한 내용의 새로운 종합 범죄퇴치법안을 압도적으로 가결,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 항목에 20개를 새로 추가하고 ▲사형수의 재심 청구를 대폭 제한하며 ▲피고인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는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는 채택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위법수집증거 배제원칙」을 완화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은 또 수입이 불허되고 있는 자동무기에 대해 미국내 조립도 금지시키고 스테로이드의 불법 사용에 1년 징역을 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안이 사형 대상에 추가한 범죄는 항공기 및 열차 폭파테러,우편 폭탄을 이용한 살인,마약관련 살인 및 살인미수,대통령과 부통령에 대한 암살기도,간첩행위 등이다. 딕 돈버그 법무장관은 이 법안에 대해 『모든 미국인의 첫번째 민권인 가정 거리 사회에서의 안전을 보장하는데 있어 경찰과 검찰을 돕는 중요한 조치』라고 환영했다. 사형 집행절차의 획기적인 변화,특히 사형수들이 판결의 법적효력에 대해 헌법적인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인 인신보호 영장제도의 제한은 미 의회가 1973년 이래 추진해온 것으로 이번에 비로소 실현된 것이다. 지금까지 사형수들은 주 차원의 여러가지 상소와 연방법원을 상대로 한 청원을 이용하여 형집행을 10년 이상 지연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입법으로 사형수에 대한 형집행의 촉진이 가능해져 그만큼 사회정의실현에 효율을 기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1977년 미국에서 사형제도가 부활된 후 지금까지 1백29명의 사형이 집행됐으며 2천4백여명이 사형집행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의 많은 전문가들은 범죄에 대한 인식 전환과 형사처벌 제도의 변화가 없을 경우 미국은 1960년대처럼 광범한 도시 소요와 높은 범죄율에 다시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의회의 새로운 범죄퇴치법 제정은 이같은 위기 의식의 산물이다. 「살인 수도」라는 오명이 붙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얼마전 주말 이틀밤 사이에 9건의 살인 사건이 연발,거리를 피로 물들였다. 경찰은 즉각 특별기동대를 발족시켜 순찰을 강화했고 한때 마약을 피우다가 현장에서 체포당해 미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메리온 베리 시장은 앞으로 수주안에 경찰이 이 사태를 막지 못하면 우범지역에 야간통행 금지를 시행하고 시방위군을 소집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워싱턴 시의회는 두번에 걸쳐 18세 이하에 대한 야간통금을 시도했다가 헌법위반이라는 법원의 판시로 시행에 옮기지 못했다. 베리 시장이 이번에 언급한 통금안은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는 광범위한 것으로서 그는 이 통금안이 시행될 수 있는 방안의 연구를 법률가들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올들어 워싱턴에서 살인사건으로 희생된 사람은 무려 3백80여명에 달한다. 이 숫자는 연말까지 작년의 4백38명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의 60%는 마약과 관련된 것이다. 살인사건 발생률은 워싱턴 뿐만 아니라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뉴올리언스 덴버 등 주요 대도시에서 모두 증가했다. 지난 8월 미 상원법사위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금년도의 피살자는 2만3천2백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간사건은 80년의 8만3천건이 88년에 9만2천5백건으로 늘어났으나 강도의 경우 80년의 56만5천건이 88년엔 54만3천건으로 줄어들었다. 미국의 장래를 위협하는 공적 1호로 간주되는 마약은 미 국민의 15%가 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억정 이상으로 추정되는 민간인 소지 총기는 살인등 강력사건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다. 거의 모든 주가 교도소의 포화상태로 인해 수감자를 조기 석방하거나 수용시설을 서둘러 확장해야 할 판이다. 뉴욕주의 경우 6년전 44개 교도소에 3만2천명이 수용돼 있던 것이 지금은 63개 교도소에 5만5천명이 수용돼 있다. 미 연방정부와 의회는 1960년대부터 범죄 예방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 왔다. 범죄예방 및 수사 등의 치안활동은 원칙적으로 주정부 및 하부 지방자치단체의 소관사항이나 60년대 중반 의회가 각 주의 치안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LEAA(법률집행지원처)를 설립함으로써 연방정부로 하여금 범죄퇴치를 선도케 하는 새시대를 열었다. LEAA는 12년간 존속하면서 약 75억달러의 재정보조금을 각 주에 지급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의회는 80년대에 3개의 범죄단속법을 통과시켰다. 84년의 종합범죄단속법은 연방정부의 형사처벌 체제를 정비한 것이었고 86년과 88년의 2개 마약추방법은 마약범죄의 형량을 높이고 중앙과 지방정부의 마약단속업무에 대한 재정지원을 규정한 것이다. 작년까지 이 2개법을 통해 나간 지원비는 1백억달러가 넘는다. 부시 대통령은 작년 5월 폭력범죄와 싸우기 위한 ▲법규강화 ▲범인 체포 및 기소율 제고 ▲교도소 증설 등의 종합계획을 발표한후 작년 9월 특별연설을 통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부시는 또 금년 1월 「마약통제전략보고서」를 발표하고 마약추방업무를 위해 새 예산안에 전년도 보다 12% 증가된 1백6억달러를 계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사회의 범죄가 교육ㆍ교통ㆍ의료문제 등 도시 체제와 핵가족의 쇠퇴를 반영하는 것으로서 사회적 고질인 마약ㆍ총기ㆍ폭력,그리고 정책과 예산의 나태상이 뒤얽힌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모든 문제의 해결을 정부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범죄문제는 더욱 그렇다』 최근 미국 사회에는 이같은 인식과 함께 『경찰이 범죄를 막을 수 없다면 우리 스스로가 맡아야 한다』면서 자경체제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직업 경찰관은 75년의 40만명에서 88년엔 60만명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중 민간분야의 자체 경비원 숫자는 40만명에서 1백40만명으로 늘어난 사실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프랑스/86년 「반테러」선포,외인비자 면제 폐지/“마약박멸 최우선”… 「특수부대」 곳곳 순찰 요즘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프랑스 고교생들의 시위 구호에는 하나같이 치안확립을 요구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무서워서 못살겠다』고 직설적인 표현을 쓴 것이 있는가 하면 프랑스혁명 이후 국시가 되어온 자유 평등 박애를 변형시켜 『자유 평등 안전』을 내걸기도 했으며 『내게 최우선은 안전』이라고 강조하는 문구도 보인다. 프랑스의 치안상태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단면이다. 학교주변 심지어는 교내에서까지 빚어지고있는 폭력강도 부녀자폭행 등 각종 범죄의 증가 현상이 이번 고교생들의 시위발단의 중요원인의 하나가 되고 있다. 그들의 구호가 표현하듯 치안불안 때문에 등하교길의 공포는 물론 수업분위기마저 흐려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생활지도 전담교사의 증원,보호감시체제의 확충 등을 주요 요구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80년에는 총범죄발생 건수가 모두 2백62만7천5백8건으로 인구 1천명당 49건에 머물렀으나 87년에는 3백17만9백70건으로 1천명당 57건으로 늘어났다. 파리를 처음 여행하는 사람들은 잇따라 귀청을 때리는 경찰차의 사이렌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곤 한다. 아마도 파리는 사이렌소리를 가장 자주 들을 수 있는 도시중의 하나일 것이다. 거리 요소 요소에는 폭동진압 특수부대원(CRS)들이 행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일일이 감시한다. 주민이든 여행자이든 가릴 것 없이 수시로 실시되는 불심검문에 응해야 한다. 범죄의 증가 추세는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그것이 크게 사회문제화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데는 바로 이같이 철저한 예방경찰활동이 한몫을 하고 있다. 프랑스는 경찰국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치안행정체계가 확립되어 있다. 내무부 산하에 경찰총국이 있는 것은 우리나라와 같지만 경찰관서는 최하급기관까지 철저히 기능별로 분리 독립되어 있다. 수사경찰서와 형사경찰서가 따로 있으며 특수범죄의 진압과 수색 등을 담당하는 전경대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어 기능과 활동의 중복을 피하도록 되어 있다. 프랑스에서도 대 범죄 선전포고가 내려졌던 일이 있다. 86년 9월 자크 시라크 당시 총리의 대 테러전쟁 선포가 그것. 그전해 12월부터 시작된 폭탄테러는 정부의 강경조치가 나오기까지 9개월동안 파리에서만 11건이나 발생했고 모두 7명이 목숨을 잃고 2백5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의 하나였던 파리는 공포의 도가니로 변했고 관광객의 발길마저 주춤해지는 등 심각한 양상으로 빠져들었다. 프랑스 정부의 대 테러 전쟁선포에 따라 파리시내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극장 백화점 영화관 큰식당 등에는 사복경찰이 배치되어 출입하는 사람들의 가방을 일일이 조사했으며 거리에서도 불심검문이 강화됐다. 또 외국인에게 비자를 면제해주던 제도를 폐지,EC국가와 스위스를 제외한 모든나라 사람들은 입국비자를 받도록 했다. 국경과 공항 항만에 1천명의 군대를 배치,경계를 강화했다. 프랑스 전체를 뒤흔든 연속테러사건은 살인죄로 복역중인 동료의 석방을 노리는 아랍정치범동맹이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는데 시라크 총리는 이들의 테러확대 협박에도 불구하고 『프랑스가 전시상황에 처했으며 모든 프랑스 국민은 수상한 일을 즉각 경찰에 연락,반테러전쟁에 협력해 줄 것』을 호소하는 등 강경자세로 일관했다. 이때부터 수상한 사람을 신고하는 사람들의 제보가 경찰에 줄을 이었고 불심검문과 신분증 휴대조치에도 시민들이 솔선해서 적극 협조했다. 이때의 강경대책에는 치안법을 고쳐 신분검사 조항을 새로 마련하는 법적조치가 선행됐었으며 경찰관의 증원과 장비의 보강 등이 뒷받침됐음은 물론이다. 그리하여 더 이상의 테러는 일어나지 않았다. 프랑스 정부의 강경대응과 국민들의협조가 대 테러전쟁에서 승리를 가져다 준 것이다. 아직도 코르시카섬의 분리주의자들이나 브레타뉴지방의 「독립당」 또는 극렬 반정부단체인 악시옹 디렉트 등에 의한 폭탄 테러 요소가 잠재해 있기는 하지만 「전쟁」에서의 승리 이후 파리는 테러에 관한한 평온을 되찾았다. 최근 학생시위가 잇따르자 프랑스 정부는 즉각 1천개의 감시초소를 만들고 3천명의 요원을 중고교주변에 배치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범죄예방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이 문제가 표면화됐을 때 행동력이 수반된 적극적인 자세가 범죄의 증가추세 속에서도 프랑스 사회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보루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치안 우수”… 한밤에도 맘놓고 다닐 수 있어/「인ㆍ금ㆍ물」단속전략으로 조직폭력을 발본 일본은 세계에서도 치안질서가 가장 잘 확보되고 있는 나라중의 하나이다. 북미에서 캐나다의 토론토가 밤거리를 마음놓고 활보할 수 있는 도시라고 한다면 동양에서는 도쿄(동경)가 그런 곳으로 꼽힌다. 근본적인 이유는 사회 전체가윤택하며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본 사회에 범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조직범죄,참혹한 범죄가 발생하는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더구나 일본인의 잔인성에 기인하는 범죄는 많다. 이러한 현상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다만 인간사회에는 어디나 범죄가 있을 수 있으며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라고는 하지만 신주쿠(신숙)역 니시구치(서구) 지하통로에는 언제나 10여명이 넘는 거지들이 자리잡고 누워있는 것과도 같은 현상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일본 사회에서 범죄는 끊임없이 일어난다. 지난 25일 상오 8시20분쯤에는 나고야시(명고옥) 도쿄은행지점 지하주차장에서 현금수송차가 잠복해 있던 2인조 강도에게 탈취당했으나 펑크가 나서 차를 버리고 도주하는 바람에 현금등 2천8백30만엔은 회수됐다. 범인들은 탈취 당시 단총 2발을 발사,손쉽게 현금수송차를 뺏을 수 있었다. 또 지난해 11월 요코하마(횡빈)에서 발생한 변호사 일가족 3명의 실종사건은 1년이 넘도록 단서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특히 과격파와 야쿠자의 무법이문제로 되어 있는 사회이다. 가지야마 세이로쿠(미산정육) 법상과 오쿠다 게이와(오전경화) 국가공안위원장은 지난 23일 과격파 대책에 관한 이례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범죄집단에 대해 범죄행위의 즉각 중지를 촉구하고 검거되는 자에 대해서는 「파괴활동 방지법」적용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것은 물론 오는 11월12일의 일왕 즉위식 및 일련의 왕실행사를 앞두고 발표된 것이기는 하나 최근의 일본에 「법질서에 도전,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안조사청의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발생한 과격파 게릴라 활동은 56건으로 지난해 27건의 2배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게릴라활동은 건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그 수법이 날로 흉악화하는 특징을 보인다. 예컨대 시한발화장치를 하는 경우 현관과 뒷문에까지 장치,집안에 있는 사람들이 도주하지 못하도록 할 정도로 악랄하다. 지난 4월 가나가와현(신내천) 가마쿠라시(겸창시)에 있는 항공기회사 전무집에서 이같은 시한발화장치가 폭발,부인이 도피로를 찾지 못해 희생됐다. 사용무기도 시한발화장치로부터 폭탄 및 박격포탄까지 다양하다. 보다 강력한 폭탄 및 박격포의 개발로 비거리가 6∼8㎞에 이르는 가공할만한 것도 생겨났다. 일본은 특히 야쿠자폭력이 만성화되어 있는 사회이다. 경찰청 형사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 연말 현재 폭력단체수는 3천1백97개,조직원수는 8만6천5백52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2개 이상의 도ㆍ도ㆍ부ㆍ현에 걸치는 조직을 갖고 있는 소위 「광역폭력단」에 속하는 단체는 2천8백40개,구성원수는 6만9천3백81명이다. 특히 이 광역폭력단 가운데서도 상위 3대조직에 속하는 자는 단체수로 1천3백97개단체,구성원수로 3만4천4백92명이나 된다. 이들 야쿠자조직에 의한 피해는 2가지로 대별된다. 첫째는 폭력단끼리의 대립항쟁으로 인한 시민생활의 불안이다. 지난 84년 이후 5년간 일본 전국에서 발생한 조직폭력단끼리의 싸움은 9백35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7백67건은 총기를 사용한 싸움이었다. 이로 인한 사망자는 77명이었고 부상자는 3백38명에 달했다. 이들이 총기를 휘두르며 무법을 연출하는 지역의 주민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야쿠자조직에 의한 또다른 피해의 하나는 시민생활에의 직접 침투이다. 주식시장에의 개입,지가조작,빌딩입주자들의 추방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이같은 조직폭력단에 대해 일본 경찰은 「인ㆍ금ㆍ물」의 3갈래로 단속을 계속 해오고 있다. 「인적」단속은 폭력단원의 대량적인 반복검거이며 「금」은 자금원활동에 대한 단속이고 「물적」단속은 총기 등의 단속을 의미한다. 일본의 경찰은 무서울 만큼 강하다. 표면상 거리에서의 활동은 눈에 띄는 것 같지 않으나 그 추적의 철저함은 일제시절 항일투사들의 「단속」에서 보여준 「고등계 형사」들의 활동을 연상하면 된다. 그러나 일본이 오늘의 안정사회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경찰을 비롯한 관공서의 활동결과에 의한 것만은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시민의 힘이 더욱 크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폭력추방 히로시마(광도)현민회의」 및 「가나가와(신내천)현 폭력추방추진회의」등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이들은 충분한 재정적 뒷받침과 전담직원을 확보하고폭력단 배제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밖의 지역주민들도 업소에는 「폭력단원 출입 사절」의 팻말을 붙이거나 민관일체가 되어 폭력ㆍ범죄 추방운동을 벌인다. 지난 한햇동안에는 전국에서 모두 2백53개소의 폭력단 사무소가 지역사회에서 추방됐다. 또 건설업ㆍ부동산업ㆍ공영경기장 등 직역별 추방활동도 활발하다. 관과 일체가 된 시민의식의 활성화가 범죄로부터 사회를 보호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 비 좌익 총파업,유혈사태화/군과 충돌,4명 사망… 전군 비상령

    【마닐라 AP 연합】 필리핀의 좌익 노조들이 하루 최저 임금을 38페소(미화 1달러50센트)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며 전국적인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24일 파업 지지자들에 의해 4명이 피살되고 15대의 차량이 방화됐다. 이번 무기한 파업은 「5월1일운동」이라는 좌익단체가 주도하고 있는데 이날 필리핀 전역에서 병력수송 노조의 지도자인 메다르도 로다를 포함한 24명이 체포됐다.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60㎞ 떨어진 불라칸주에서는 무장한 30여명의 파업 지지자들이 버스 한대를 탈취했으며 현지에 급파된 군병력이 이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파업 지지자 2명이 숨지고 군인 2명이 부상당했다고 로베르토 파그단가난 주지사가 밝혔다. 또한 마닐라의 산타 메사,마리키나 구역과 타를라크,바탄,바탄가스,카비테주 등에서는 파업 지지자들에 의한 버스 방화 사건이 상당수 발생했는데 카비테주에서는 남자 5명이 버스에 올라와 운전기사와 차장을 칼로 찔러 살해하고 승객들을 모두 하차시킨 뒤 버스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이에 앞서 레나토 데 비야 필리핀 군사령관은 좌익 과격파 노조연맹인 「5월1일운동」이 최근의 유가 급등을 보상하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가기 11시간 전인 23일 하오 6시(한국시간 하오 7시) 전군에 대해 전국적인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파업기간 동안 『모든 폭력행위를 저지하고 평정을 유지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 「일벌레」는 옛말… 사라진 게르만 근면성(통일독일의 과제:하)

    ◎「라인강 기적」이후 “즐기자”풍조 서독인/의타심ㆍ시간때우기 등 체질화 동독인/“일터 잃을라”… 국내 외국인에도 배타적 근면ㆍ검소ㆍ신뢰성 등으로 표현되던 독일인들의 기질이 분단 45년만에 크게 바뀌었다. 이제 서독지역이건 동독지역이건 독일국민들은 노동만 하는 「일벌레」는 아니다. 전 서독 주민들이 전후 폐허속에서 경제부흥에 전념했던 50,60년대에는 근면 검소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70년대 경제의 기반이 닦이고 여유가 생기자 편안하고 즐거운 생활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전후 커피가 부족해 보리차로 대신하던 경험을 겪은 50대 이상 장ㆍ노년층은 이제 값비싼 포도주를 선호하며 틈틈이 해외여행을 하는가 하면 화려한 옷차림으로 외식하기를 즐긴다. 근로자들은 1주일에 44시간하던 노동시간이 40시간으로 줄어들었음에도 이를 32∼36시간으로 더 단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하오 6시만 되면 상가문을 닫고 생활을 즐긴다. 전 서독 주민들이 풍요로운 생활을 즐기는데 열중하고 생활방식이 미국화 되었다면 전 동독 사람들은 사회주의체제 아래서 명령체계에 무조건 따르는 복종형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겠다. 전 동독지역 국민들은 사회주의체제속에서 국가에서 계획한 생산활동에 종사하다 보니 근면ㆍ성실성의 기질이 퇴색되고 시간때우기ㆍ의타심이 높아지고 게을러졌다는 지적이다. 전 서독 국민들이 자본주의체제 아래서 쾌락지향적이고 자유분방한 기질로 바뀌었다면 전 동독 국민들은 소시민적인 기질이 몸에 밴듯한 느낌이다. 베를린에서 만난 한 동독 청년은 『이제 어디나 갈 수 있고 무엇이나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막상 어디에 가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몰라 불안할 뿐』이라며 이지적인 서베를린 분위기에 거부감을 표시했다. 동서독 국민들이 반세기동안의 다른체제에서 생활해 오는 과정에서 게르만민족의 근면ㆍ검소ㆍ신뢰성 등의 특성이 사라지고 양쪽 국민들끼리도 서로 다른 기질을 갖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상이한 국민성이 형성되어 있는 가운데 독일통일 후 자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에 대한 거부적인 태도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통일 후 독일에 거주하는 외국인수는 서독지역 4백여만명 동독지역 2백여만명 등 6백여만명으로 늘어나 전체독일인 8천여만명의 7.5%에 이르고 있다. 서독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60년대 부흥기에 부족한 노동력을 충당하기 위해 들어온 터키인 1백50여만명,유고인 80여만명 등 근로자들이 대부분. 동독지역은 또 앙골라 등 동독과 관계를 맺고 있던 사회주의국가들이 정변을 겪을 때 마다 정치적인 이유에서 들어온 난민과 망명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서독지역은 고도의 경제부흥이 끝나고 70년대들어 안정기에 들어가면서 외국인 노동력이 필요없게 돼 이들 노동자들에게 보조금을 주면서 귀국장려책을 쓰고 있다. 통일독일은 동독지역 국민들까지 합쳐 자국민의 실업자가 2백15만명(8.2%)이나 되자 전 동독정부가 허가한 외국인의 체류허가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귀국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에서 이미 생활의 터전을 잡은 외국 노동자나 난민들은 본국으로 귀국한다 해도 생활보장이 안돼 그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극우단체들의 외국인에 대한 테러행위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국민들이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친절하고 예의바른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말썽이 되고 있는 것은 스킨헤드족(빡빡머리),네오나치즘족 등 이른바 극우파들의 세력도 만만치 않아 독일거주 외국인들에 대한 폭력행위가 비판의 대상이 되곤 한다. 이들의 행동은 독일의 통일과 더불어 더욱 과격해질 우려도 있어 불안감을 더해 주고 있다. 이달 초순 서독지역의 한 공동묘지에서는 한 극우단체의 20대 전후 10여명이 외국인 묘비 1백여개를 쓰러뜨리고 그 위에 스프레이로 나치 친위대의 「SS」표시를 해 놓았다가 이중 5명이 경찰에 검거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자칭 자유독일노동당(FAP) 소속원들로 네오나치즘 회원들과 접촉을 갖고 『독일에서 유태자본과 노동자들을 몰아내자』며 이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묘비훼손 사건은 독일 남부지역에서 최근 14번째 발생했으며 치안상태가 극히 양호하면서도 극렬주의자들의 파괴행위,국수주의적인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전 동독지역에서 만난 한 음식점 주인은 처음에 『일본인이냐,중국인이냐』고 물어 『아니다』라고 했더니 곧이어 『서울에서 왔냐』고 물었다. 그는 서울올림픽으로 한국에 관해 알게 되었다며 『한국이 서독과 같이 경제부흥에 성공한 나라』라고 부러움을 표시하기까지 했다. 동독지역 국민들은 북한보다는 남한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듯 했다. 전 동독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의 생활보다 전 서독지역 외국인 근로자들이 더 잘 사는데 대해 『우리들이 누려야 할 몫을 외국인들이 차지했다』며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분단의 긴 터널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서로 각기 형성된 국민성을 융화시키고 분단의 유산인 국내거주 외국인 집단과 자국민들과의 조화로운 생활을 유도하는 문제가 통일독일이 안고 있는 또하나의 과제로 남게 되었다.
  • 황선홍 “화합의 골” 날렸다/통일축구 2차전

    ◎전반 17분 절묘한 헤딩… 후회없는 선전 90분/“남도 없고 북도 없다” 8만 관중 격려의 박수 화합의 한마당이었다. 90분 동안 잠실벌을 달린 22명의 남북 선수들은 지닌 기량을 유감없이 그라운드에 쏟아 부었으며 스탠드를 가득 메운 8만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치며 남과 북을 가리지 않고 모두를 격려했다. 경기는 북한의 킥오프로 시작됐다. 북한은 GK 김충,수비 오영남 김경일 김광민 방광철,미드필더 정영만 탁영빈 윤정수 한형일,공격수 김윤철 리정만 등으로 스타팅멤버를 내세웠다. 홈팀 한국은 김풍주 정용환 박경훈 구상범 홍명보 정광석 김상호 노정윤 김주성 황선홍 고정운을 내세워 맞섰다. 북한은 스피드가 돋보였으며 한국은 서두르지 않는 노련한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전반 10분 구상범의 코너킥을 김주성이 정면에서 헤딩슛을 날리자 관중들은 구상범­김주성의 세트플레이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선수들은 비록 국기없는 홍백의 유니폼을 입고 두 편으로 갈려 볼을 찼지만 스탠드를 메운 관중들은 응원은 남과 북이 없었다. 통일의 골문은 전반 17분 한국의 스트라이커 황선홍에 의해 터졌다. 김주성이 페널티에리어 왼쪽 외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구상범이 자로 잰듯이 문전으로 차올린 볼을 정면에서 황선홍이 솟구치며 머리로 받아 넣어 북한 골문을 깨끗이 갈랐다. 김주성을 이용한 좌우측 돌파가 예리했고 허리에 포진한 미드필더들의 공수연결이 매끄러웠다. 0­0의 균형이 깨지면서 그라운드는 달아올랐다. 북한은 전반종료 5분을 남기고 수비수 김경일을 빼고 공격수 김정만을 내세워 공격력을 배가시켰지만 득점에는 연결시키지 못했다. 후반들자 한국은 노정윤 고정운을 빼고 김판근 서정원을 내세운 데 이어 10분이 지날 무렵 김상호 대신 간판스타 최순호를 투입했다. 북한 역시 김윤철 리정만을 불러 들이고 윤철 류성근을 기용,전술의 변화를 시도했다. 후반의 양상은 체력을 앞세운 북한의 총공세로 백중지세로 이어졌다. 북한은 후반 10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한형일의 센터링을 정면에서 윤정수가 통렬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골은 한국 GK 김풍주의 가슴에 안기고 말았다. 북한은 이후에도 체력을 앞세워 한국 문전을 여러 차례 몰아 붙였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아 득점에 실패했다. 북한은 경기종료 15분을 남기고 선전하던 한형일을 빼고 신예 최영선을 기용하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으나 이 역시 여의치 못해 0­1로 무릎을 꿇었다. 전광판의 시계가 멈춘 후 주심의 호각소리가 길게 울리자 남북 선수들은 그라운드 한복판에 모여 땀으로 범벅이 된 윗옷을 바꿔입고 관중들을 향해 인사했다. 이 순간 장내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고향의 봄」 노래가 잇따라 울려퍼지는 가운데 남북 선수들은 한데 어울려 트랙을 한바퀴 돌아 통일축구의 대미를 장식했다. ▲남북통일축구 2차전 한국 1 (1­0ㆍ0­0) 0 북한 ▲득점=전반 17분 황선홍(어시스트 구상범) ◎과격한 플레이 자제… 경기내용 만족/제기량 발휘 못해… 심판ㆍ관중들 공정 ▲박종환 감독=북경아시안게임 이후 바쁜 일정으로 양측 선수 모두 지쳐있어 좋은 경기내용은 아니었다. 국내 프로경기처럼 과격한 플레이는 지양하고 한 가족적인 분위기속에서 잘 치렀다고 생각한다. 스코어는 1­0으로 우리가 이겼지만 경기내용은 대등해 만족한다. 선수들에게 특별히 주문한 것은 있지만 내용은 밝힐 수 없다. ▲명동찬 북측 감독=경기는 고의적인 반칙없이 친선적으로 잘됐다. 관중들의 환호와 공동응원은 싸우지 말고 평화통일하자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일정이 복잡하고 생활에 변동이 생긴 데다 휴식마저 짧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또 한민족끼리 양 팀으로 나누어 경기를 치르는 데서 오는 긴장감과 부담 때문에 경기내용은 다소 만족스럽지 못하다. 심판도 경기목적에 맞게 공정하게 경기를 잘 진행했다고 생각한다.
  • 평민ㆍ민주 청중규모 밑돌자 실망/보라매공원 집회 이모저모

    ◎사찰대상자들 번호붙이고 참석해 눈길/병 던지며 평민해체 외쳐 한때 아수라장 보안사 민간사찰사건을 규탄하기 위해 13일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평민ㆍ민주당 등 9개 정당 및 재야단체가 공동주최한 집회는 관중도 당초 기대에 못미친데다 청중들의 이탈이 잦아 어수선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집회의 관중수는 지난 7월 평민당이 이곳에서 가졌던 집회의 절반수준에도 못미치는 10만여명 정도에 그친데다 열기마저 식은 분위기였다. ○…장ㆍ단기 정국구도를 달리 설정하고 있는 평민ㆍ민주 양당은 이번 대회의 성격과 대회 이후의 정국운용에 대해 미묘한 입장차를 노정. 이번 집회를 앞두고 경쟁적으로 군중동원에 나섰던 양당은 대회당일 평민당측이 각종 구호와 최영근부총재의 연설을 통해 김대중총재가 단식조건으로 내건 지자제 실시와 내각제 개헌포기에 초점을 맞춘 반면 민주당측은 정권퇴진등 보다 과격한 주장으로 평민당과의 「선명성 경쟁」에 중점. 평민당의 김원기총재 특보는 비상시국 회의가 결의문에서 노정권 퇴진을 명시한 데 대해 『우리당의 입장과는 다르다』면서 『우리당은 시국수습 4개항등의 요구조건을 여권이 수용않을 경우 그때 퇴진운동으로 나아간다』고 강조해 이번 대회를 대여 막후접촉에서의 압력수단으로 활용할 복안임을 시사. 이에 비해 민주당 장석화 대변인은 『우리는 이제 갈때까지 간다』면서 『평민당과 민자당이 막후협상을 통해 등원하더라도 우리는 끝까지 등원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해 스스로에게도 부담이 되고 있는 「단식정국」을 끝내기 위한 명분을 찾고 있는 평민당의 발목을 잡겠다는 태도. ○…평민ㆍ민주 양당은 이번 보라매집회를 여권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압력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평민당이 10만명,민주당이 1만7천명 이상의 군중을 동원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7월 집회보다 오히려 군중숫자가 크게 밑돌자 적이 실망하는 눈치. 평민당의 신순범 사무총장은 『이번 대회를 평민당이 주도하지 않고 재야단체에서 주도권을 잡는 바람에 오히려 청중이 줄어든 것 같다』고 밝혔다. ○의원들 일찍 자리떠 ○…이날 집회에서는 보안사사건을 폭로한 윤석양 이병의 큰 누나 윤성례씨(41)가 나와 『모든 분들이 석양이를 아들ㆍ동생처럼 여겨 자유의 몸으로 돌아오게 해달라』고 호소해 가장 큰 박수와 환호를 받기도. 또 보안사 사찰자명단에 올랐던 평민ㆍ민주당 국회의원등 당사자들이 자신의 사찰번호를 가슴에 붙이고 참석해 눈길. 이날 대회가 열기가 없는 가운데 진행되자 몇몇 평민당의원들은 일찍 자리를 떴고 청중들도 연사들의 연설이 모두 끝나기도 전에 대회장을 빠져나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이날 집회는 마지막 연사인 평민당의 최영근부총재의 연설 순서에서 사회자가 『김대중총재는 단식으로 기력이 쇠해 불참했다』고 설명하자 청중석 앞자리에서 『김대중』『김대중』이라는 연호가 나온데 이어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연단을 향해 나무막대ㆍ빈병ㆍ물통ㆍ방석 등을 마구 던져 한동안 아수라장. 이때 청중석 뒷편에서는 『평민당 해체하라』『사기치지 말라』는 등의 반평민당 구호도 가세. 이에 연단 뒷편에 앉아있던 문동환 평민당고문등 평민당당직자들이 『김총재의 집회불참이 김총재의 뜻은 아니었다』『김총재는 현재 단식을 하고 있다』고 소리치며 자제를 호소했고 최부총재도 『이렇게 하면 김총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총재를 사랑한다면 진정해 달라』고 당부. 소동은 5분여만에 끝났다. ○DJ,집회참석 고집 ○…13일로 단식 6일째를 맞은 평민당의 김대중총재는 전날밤부터 나타난 단식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보라매공원 집회에 참석할 것을 고집했으나 『건강에 결정적인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만류와 당직자들의 강력한 제지로 결국 불참. 담당의사는 『김총재가 저혈당 및 탈수증증세를 보이고 있어 절대안정이 필요하며 자칫하면 의식을 잃을 수 있다』면서 『이 상태에서 군중앞에 나서는 것은 건강에 충격이 크다』고 집회불참을 적극 권유. 평민당은 김총재가 그래도 집회참석을 고집하자 이날 하오 1시쯤 긴급당무회의를 소집해 김총재의 집회불참을 당론으로 결의하는등 참석을 막기 위해 막바지까지 안간힘.
  • 이라크기 피격땐 미기에 테러 개시/PLO 과격파 경고

    【니코시아 로이터 연합】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한 과격파 지도자는 28일 이라크 항공기들이 손상을 입을 경우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 항공기들에 대한 테러를 개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관영 INA통신은 이날 지난 85년 지중해에서 이탈리아의 호화 여객선 아킬레 라우로호를 납치한 팔레스타인해방전선(PLF)의 지도자 아부 아바스의 말을 인용,『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공중이나 다른 어떤 장소에서 이라크 항공기에 대한 테러공격을 개시하면 세계 전역에서 그보다 더욱 잔인한 방법으로 유사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 경제난국의 본질(사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경제난국의 본질은 추석물가의 불안이 아니다. 물가는 국민경제의 체온이며 추석물가 급등은 경제난국 증세의 한 단면을 나타내주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왜 그렇게 물가가 뛰고 있느냐의 본질적 문제의 접근이 없는 물가대책은 미봉책에 머문다. 과연 경제난국의 본질은 무엇인가. 첫째로 정부내의 팽창주의식 사고와 국민들의 정책불신이다. 정책당국은 물가를 안정시키겠다고 하면서 이율배반식의 팽창적 재정운용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올해 두차례에 걸쳐 추경예산을 편성함으로써 최소한 3조원 이상의 재정자금이 추가로 방출되고 있다. 물가안정을 위하여 재정을 긴축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의지는 어디로 실종되었는지 모르겠다. 내년도 예산규모 또한 지방양여세를 포함하여 28% 이상 팽창예산으로 짜여 있다. 재정의 방만한 운용만이 아니다. 재정부문에서 과다하게 자금이 풀려나가면 금융부문에서라도 흡수해야 하는데,일부의 관변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총통화 증가목표를 늘려야 한다는 안이한 발상을 하고 있다. 국민들의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은 잦은 정책변경에 연유되고 있다. 재정확대·증시부양·유가인상 문제·공휴일대책 등 수시로 정책이 바뀌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정책의 잇따른 변경은 국민들에게 정책의 신뢰감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기업이나 가계 등 경제주체들이 장기적이고 합리적인 경영계획을 수립하는 데 지장을 주고 있다. 또 자동차세의 인상 등에서 보듯이 관련 부처간에 의견조정이 없이 추진하려 함으로써 국민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 정부의 정책대응 미흡이 경제난국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86년부터 협상이 시작된 우루과이라운드에 대하여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왔다. 협상시한을 몇개월 앞두고도 그 협상에 대한 대응전략을 마련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농민들의 정부불신이 팽배하고 일부 과격한 농민들의 폭력시위 사태까지 빚어졌다. 페만사태 이후 에너지절약 시책도 그 실효성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셋째로는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정치와 사회환경의 악화이다. 야당의 등원 거부로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등 정국경색이 장기화되고 있다. 정치의 표류 속에서 잇따른 강력사건과 인신매매 등으로 사회가 몹시 불안한데도 민생치안은 구호에 그치고 있는 듯하다. 경제는 심리에 민감한데 정치와 사회분위기가 경제를 심하게 훼손 또는 마모시키고 있는 것이다. 넷째로 페만사태는 우리 경제에 많은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심리적으로 인플레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질적으로도 유가가 30달러 이상으로 오르면 경제성장률을 1.69% 하락시키고 소비자물가를 1.46% 상승시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런데 현 유가는 그 수준마저 넘어서 있다. 이러한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해부가 없는 처방은 대증적이 될 수밖에 없다. 경제난국 극복의 해답은 본질적인 모순의 극복에서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운용계획의 재검토를 비롯하여 정국안정과 사회불안 제거 등 국가경영적 차원의 대응전략이 강구되어야 한다. 경제운영계획의 재검토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는 일이다.
  • 소련 급진과격파/고르비 타도 시도/타스통신 비난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소련 관영 타스통신은 25일 많은 지역에서 공산당으로부터 권력을 쟁취한 급진 과격파들이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타도하려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타스통신은 논평기사를 통해 급진파가 시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모스크바의 식량난 격화는 불만을 증대시켜 「반혁명쿠데타」의 길을 터놓기 위해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시사했다.
  • 독서문화의 전기를 기다리며(사설)

    ◎「독서주간」과 도서관법 개정의 의미 오늘부터 「독서주간」이 또 시작된다. 그저 하나의 연례행사처럼 무심히 지나치는 감각이 더 우세한 주간일 수 있지만 그러나 올해는 그 의미와 성격이 크게 다를 수 있다. 무엇보다 독서문화의 축이 되는 도서관행정의 큰 틀이 바뀌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을 비롯,공공도서관 1백80곳의 관리를 문교부로부터 문화부로 옮기는작업이 구체화되어 지난주 새 「도서관진흥법」이 입법예고 되었고,국회가 순항을 한다면 이번 회기에 통과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도서관법 개정의 의미는 기실 우리 문화에서 역사적인 것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미국의 개척을 도서관운동으로부터 시작했다는 일화를 들출 것도 없이 건전하고 생각하며 사는 국민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공공도서관의 기반없이는 어떤 노력을 해도 산만해질 수밖에 없다는 원리를 누구나 알고 있다. 공공도서관이 책을 수장하고 권할만한 책을 골라 이를 무료로 대서함으로써,이것이 지적 계발만이 아니라 보다 충실한 삶의 조건을 만드는 것으로 발전할 때사회의 질과 국민의 평균적 교양의 수준이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 도서관들은 권위를 가지고 제자리에 앉아 있지도 않다. 책을 버스에 싣고 동네마다 돌며 문앞에까지 가서 빌려주고,만일 도서관에까지 직접 오신다면 전시회도 보여드리고 공연물도 보여드리겠다는 적극적 행동속에 있는 것이다. 이를 일러 우리는 도서관의 문화적 복합기능화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도서관 행태는 어떠한가. 공간 그 자체의 부족함은 차치해 두고라도 책을 빌려주는 일이나 책을 수장하는 일이 나가 거의 무력한 상태에 있다. 도서관 공간은 거의가 다 입시준비학생들의 차지이고 예산따기의 서열도 최하위에 있어서 명색으로 공공도서관이 2백여개이지 이중 절반은 아직도 연1천만원 미만의 예산만을 쓰고 있다. 때문에 그동안 해 내려왔던 「독서주간」 행사야말로 도서문화의 현실에서 보면 터무니 없이 무리한 구조속에 있었던 것이기도 하다. 예컨대 책을 읽으라고 말하는 사회적 요구가 책을 주면서 읽으라는 것이 아니고 네돈으로 네가 사서 읽으라는요구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러나 어느 선진국 국민도 그들의 시계에서 책값을 쉽게 떼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구조는 또 출판문화의 발전도 왜곡시켜 왔다. 좋은 책을 충분한 노력으로 만들어내고 그 노력에 비한 정당한 책값을 매긴 뒤 이를 도서관에 팔게 되어야 쓸만한 책들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출판계는 국민이 직접 사보는 시장만을 상대하기 때문에 시장의 구입능력에 맞추어 책의 내용과 규모를 정할 수밖에는 없어 왔다. 이 결과는 보다시피 현재의 모든 책은 단가가 4천원을 넘으면 팔기조차 곤란하고,게다가 그 내용은 외설기가 있거나 턱없이 가벼운 감상주의를 담거나 아니면 과격한 자극성의 사상을 주장하기 전에는 어떤 영역의 책도 간행이 마비돼 있게 된 것이다. 이 조건에서 책읽기를 권장하고 그것도 좋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논지처럼 비현실적이며 허구적인 논리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직 몇가지 세부항의 논의가 있기는 하지만 이제나마 공공도서관의 문화적 활성화정책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선진국들보다 2백년이나 3백년 이상 뒤진것이긴 하나 다행스럽고 즐거운 것이다. 때문에 올해 「독서주간」은 좀더 화려하게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간 비정상적 도서관 문화풍토에서 자신의 고유업무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던 사서인들이 우선 자신이 새롭게 할일을 좀더 분명하게 재인식하는 프로그램이 아마도 가장 중요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또 모든 도서문화 영역의 당사자들이 국민에게 대서해 줄 도서구입비 획득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법이 개정되고 그 관리부서가 바뀌었다고 해도 도서구입 예산을 갖지 않는 한 공공도서관이란 여전히 창고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건물이란 원래 문화가 아니고 그저 문명이라고만 부른다는 것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국민 개개인도 이번 「독서주간」에는 앞으로 좋아질 책읽기 여건에 조금은 새로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뉴미디어 시대를 눈앞에 두고 책읽기의 효용은 줄어들 것이 아닌가 하는 전망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책은 사라지지 않는다. 더욱이 내손으로 만지면서 펼쳐 읽는책이란 가장 인간적으로 친밀성을 가지는 미디어이다. 뉴미디어의 차디찬 감촉에 대한 인간적 저항으로서도 책의 생존은 확실하다. 그러니 「독서문화」의 새 전기속에 책읽기의 연습을 다시 한번 해둘 필요도 있다. 어디 가서 어떻게 쓸지 모르게 돼 있는 내주의 연휴도 책읽기로 보낸다면 얼마나 충실한 삶의 시간이 될 것인가.
  • 온건 대학생들,「전학협」창립/“학원서 화염병등 폭력 추방” 선언

    ◎“「전대협」식의 극한투쟁 배격/건전 대학문화 재건에 앞장”/어제 서울서 3천명 행진… 화염병 수장식도 서울ㆍ부산ㆍ대전ㆍ전주 등 전국 13개지역 대학생 3천여명은 21일 하오3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 모여 전국규모의 온건학생조직인 「전국학생협의회」(의장 신용주 충북대 무역학과 4년)를 창립했다. 이들은 이날 창립선언문을 통해 『화염병ㆍ각목ㆍ최루탄 등 대학내 각종 폭력과 비민주적 요소들을 추방하고 건전한 대학문화를 재건하기 위해 이 단쳬를 결성한다』고 밝히고 『침묵하는 대다수 학생들을 대변해 소신있게 제역할을 다함은 물론 양극으로 갈라져 있는 대학과 사회가 제자리를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전학협」은 또 『1백만학도의 대표라고 자처하는 「전대협」은 청년ㆍ대학생의 임무를 저버린채 오로지 정치투쟁에만 몰두해 사회질서와 안녕의 교란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금의 학생운동은 그 역사적 정통성을 상실하고 비현실적인 교조적이념에 몰입해 폭력과 파괴를 일삼는 이단적 집단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채택한 강령과 실천요강을 통해 『대중적 도덕성을 잃고있는 지금의 학생운동이 근거하고 있는 급진적논리와 과격성을 폭로하고 참민주사회의 학생위상 재정립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면서 과소비퇴치ㆍ북한바로알기ㆍ남북상호방문ㆍ퇴폐풍조추방ㆍ우리예절찾기 등 10대 실천운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발대식을 마친 학생들은 역도경기장을 출발,잠실 롯데월드를 거쳐 한강고수부지에 이르는 4㎞를 인도를 따라 행진하며 시민들에게 창립취지를 알리는 유인물 1만여장을 나누어줬다. 학생들은 홍수로 더렵혀진 고수부지에서 쓰레기 청소를 한뒤 학원내 폭력추방을 다짐하는 뜻으로 화염병과 쇠파이프 각목 돌 등의 수장식을 가졌다. 「전학협」은 지난해 6월 각대학의 종교서클이 중심이돼 지역연합회를 결성하고 그동안 13개 시ㆍ도지역별로 학원폭력추방ㆍ「전대협」탈퇴ㆍ불우이웃돕기 등의 활동을 해왔다.
  • 수재민 돕는 주말이 되게(사설)

    우리 국민이 결정적인 때 보이는 순발력과,어려운 때 보이는 현명함은 참으로 놀랍다. 횃불로 불을 밝히며 철야로 복구작업에 임하는 민ㆍ관ㆍ군의 합작노력은 총력전에 방불하다. 특히 군이 이번 수해를 전후하여 보여준 멸사봉공하는 자세의 대민봉사는 국군의 소중함을 뼈속 깊이 되새기게 한다. 그들의 기민한 대처로 얼마나 많은 인명을 구했으며,얼마나 많은 불행을 미연에 방지했는가. 그러고도 무너진 둑을 복구하고 이재민을 지원하는 데 동원된 일손과 장비ㆍ노력은 막대하다. 긴박한 상황에서 보인 군지휘관의 기민한 판단과 당국자의 협조체제는 당연한 것이라 하더라도 민간기업의 원로 총수까지가 칠흑같은 현장에 임하여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지혜를 발휘하며 손발을 맞추는 대응태도는 대단히 믿음직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받은 또하나의 인상은 우리가 이룩한 「능력의 축적」이 과연 작지않다는 사실이었다. 기업마다 앞다퉈 수해지역 지원을 나서는 모습에서도 참으로 다방면의 많은 기술들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으며 참으로 좋은 생각을가진 이웃들이 알게 모르게 사회를 이끌어왔었음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마음들은 또 얼마나 따뜻한가. 1천원부터 1억원에 이르는 의연금이 물밀듯 모여들고 구호품이 사방에서 달려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난날 자신들이 당했던 불행에서 입은 온정의 은혜를 못잊어 전라도에서 충청도에서 몰려오고 있는 보은의 물결은 눈물겹다. 숫제 지원단을 조직하여 17대의 트럭에 양수기며 송수관따위 구호장비를 싣고 노력동원까지 하겠다고 오고 있는 사람도 있고 고추장의 명산지에서는 고추장 2천5백㎏을 가지고 출발했으며 40트럭의 의연품을 싣고 벌써 도착한 팀도 있다. 아마도 이렇게 화끈하게 서로를 사랑하는 민족도 달리 없을 것이다. 미처 이런 돕기운동에 가담하지 않은 이웃들은 이번 주말을 이용해서 옷가지 라면상자를 꾸려들고 달려갈 것이다. 아무리 불행해도 이렇게 보살피는 마음이 있음을 알면 용기를 잃지 않는다. 또한 수재를 당하고도 의연하고 온당한 이재민들의 자세가 고맙고 탄복스럽다. 『천재지변인걸,누구를 원망하겠는가. 하루빨리 불행을딛고 일어서야지…』하고 말하며 떠내려간 삶의 터전으로 찾아드는 사람들의 용기와 성숙함은 대인처럼 보인다. 더러는 인재에 의한 불행의 확대에 분노하며 떼를 지어 관청을 찾아가 불만을 터뜨린 사람들이 없지않다지만,지금 일어나고 있는 온정의 충정이 전달되면 과격한 그들도 행동은 삼갈 것으로 안다. 참으면서 순리로 견디는 사람에게 세상은 결코 무심하지 않다. 어떻게든가 수재민들의 무너진 삶의 기반을 되살리기 위해 헌신하는 사회가 있고,이웃이 있고,나라가 있는 이상 반드시 불행에서 털고 일어날 길은 열릴 것이다. 지각없는 사람중에는 품귀빚을 소비재를 사재기까지 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지만 남의 불행 위에 나의 행복이 쌓아지지 않는다. 이 주말에는 행락이니 골프따위 삼가고 수재민을 위로하기 위한 어떤 공이라도 쌓자. 벌써 한기가 스미는 찬바닥에서 노인이 떨고 아기가 울지 않도록 무슨 일이든 돕도록 하자. 우리는 그런 일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 노조간부 8명 사전영장/풍산/3일째 조업중단/금명 공권력투입 될듯

    【부산=김세기기자】 근무형태 변경을 둘러싼 노사분규로 지난 8일부터 3일째 조업이 중단되고 있는 해운대구 반여동 ㈜풍산 동래공장 노조간부 8명에 대한 사전구속영장과 압수수색영장이 법원에 의해 발부돼 금명간 공권력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특수부 조한욱검사는 10일 동부지원 민사부 윤인태판사로부터 ㈜풍산노조 동래공장지부 남연모지부장(27)을 비롯,김영일 수석부지부장(26),이양수총무부장(26) 등 노조간부 8명에 대한 사전구속영장과 오는 28일까지 유효한 이 공장 전역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러나 검찰이 이들과 함께 신청한 김진학 노조 조사부장(27) 등 3명에 대한 사전영장은 『폭력행위에 직접 가담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경찰은 지난 4일부터 노조원들의 공장점거 농성이 계속되면서 일부 노조원들이 사내에 화염병과 시너,휘발유 등을 다량 준비하는 등 과격양상을 보임에 따라 방위산업체인 이 공장의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금명간 병력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노조는정상근무와 주야간 2교대제를 병행하던 종전 근무형태를 주간 2교대제로 변경한 회사측의 방침에 반발,지난 4일부터 철야농성에 돌입하자 회사측이 8일부터 전사원에 대한 유급휴가를 실시,무기한 휴업에 들어갔었다.
  • 후세인의 헛된 꿈 「아랍성전」/이기동 국제부기자(오늘의 눈)

    미소 정상이 대 이라크 추가제재를 합의했으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오히려 느긋한 반응이다. 후세인은 과연 무엇을 믿고 이렇게 엄청난 도박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최신예 병기를 앞세운 미국의 대규모 파병,유엔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거듭된 제재결의등 거의 세계전체를 상대로 한 것 같은 이 싸움에서 정말 믿는 것은 무엇인가. 무력대치를 계속하고 있지만 이라크가 군사력으로 미국과 맞서 이기리라고 믿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쿠웨이트 침공이후 주한 이라크 대사관은 팩시밀리와 우편 등을 이용해 수시로 이라크정부의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신문사에 보내오고 있다. 이 보도자료들과 외지에 가끔씩 실리는 이라크쪽 인사들의 글들을 종합해보면 지금 후세인이 기대하는 가장 큰 힘은 바로 「아랍민족주의」인 것 같다. 아랍형제국들이 모두 일어나 외세를 몰아내는데 동참해 줄 것이라는 기대다. 쿠웨이트의 침공도 아랍의 단결 차원에서 정당화시키고 지금의 긴장상태도 아랍 대 외세,이스라엘과의 싸움으로 몰고 가려한다. 그래서 미국과 유엔의 쿠웨이트 철수요구를 이스라엘의 점령지철수와 연계시킨다. 점령지에서 이스라엘이 저지르는 만행을 묵인하면서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만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이다. 지금까지 미국이 취해온 친이스라엘 일변도의 중동정책에도 많은 문제가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이 쿠웨이트 침공행위를 정당화시켜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제기하고 싶은 것은 아랍민족주의에 대한 기대의 부당성이 아니라 그 기대의 실현가능성 여부이다. 최근 수십년간 계속돼고 아랍세계의 분열상을 보면 그 답은 극히 부정적이다. 아랍국들간의 분쟁은 어떻게 보면 후세인이 기대하는 아랍ㆍ이스라엘간의 대결구도보다 더 심각하다. 지난 79년 이란의 회교혁명은 과격한 회교정통주의의 등장에 이웃 아랍국들을 긴장케 만들었다. 지금 반이라크노선에 가담한 아랍국들을 보면 대규모 병력과 화학무기를 갖고 핵무기까지 만들려는 이라크를 제지하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미국의 도움도 받겠다는 입장이다. 지역패권주의의 등장을 막겠다는 미국의 정책은이점에서 많은 아랍국들의 희망과 통한다. 어쩌면 그것은 이스라엘의 위협보다도 훨씬 더 현실적인 위협으로 간주되거 있을지 모른다. 만약 후세인이 아랍민족주의가 나서주기를 바라는 게 사실이라면 그런 기대는 이쯤해서 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쿠웨이트서 물러나야 한다.
  • 외언내언

    지난 4월5일은 청명이자 식목일. 이날 이화여대 총장 공관 앞마당에서는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김옥길명예총장의 평생 첫 생일잔치이자 고희연. 그는 생일잔치를 치러본 일이 없이 살아왔다. ◆직장암 수술을 받은 후 재입원하여 사경을 헤매었던 김 전문교부장관. 다시 못볼 줄 알았던 3백여 제자들은 활짝 웃으며 나타난 주홍색 한복차림의 스승을 보는 순간 눈시울부터 적셨다. 교정에 만발한 목련만큼 여전히 단아한 모습. 그때의 총장 정의숙씨가 『오래 오래 사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거북이 앉아있는 금반지를 끼워주었다. 그 김 할머니가 오래 오래 살지 못하고 타계했다. ◆이화인으로 살아온 독신의 한평생. 79년 문교부장관이 되었던 것이 「외도」라면 외도였다. 몇달 하고 그 자리를 물러나서는 문경 새재의 시골집에서 산새소리 솔바람소리를 들으면서 살았다. 짧은 장관시절 자율화 바람을 거세게 일으켰던 김장관. 하지만 과격시위하는 대학생들에게는 자제하는 이성을 보이라고 촉구하기도. 고희잔치를 치른 얼마 후 기자와 만난 그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정이라고 한번 더 강조하고 있다. ◆그의 집에 찾아간 사람들은 「국제적으로」 명성이 나있는 그 정의 냉면과 녹두지짐을 먹는다. 높은 지위의 내외국인에서부터 대학의 심부름꾼까지 먹는 음식. 군맛 없이 담박한 냉면에 정성과 정을 담은 녹두지짐의 성가는 높았다. 그 냉면에 「누드 누들」(나체냉면)이란 이름을 붙여준 사람은 모윤숙시인. 담박하고 깔끔하다는 데서였다. 총장시절 한해에 2천명 가까운 인사가 이 진미를 맛보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겨울 구약성경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구절에 잠시 눈을 멈췄어요. ­죽음을 두려워 말라. 죽으면 앞서 간 사람들을 만나고 뒤에 볼 사람들을 기다리는 즐거움이 있다라고 하는…』. 역시 수술후 한 말이다. 죽음을 예견했던 것일까. 지금쯤 김활란박사와 담소라도 나누고 있는 것인지.
  • “미국이 「아랍친구」를 잃고 있다”/아랍인이 본 중동사태

    ◎「시오니즘」 일방지원… 「범아랍」 부추겨/미 군사개입에 식민 피해의식 고조 우리는 세계문제를 미국적 시각 내지 서방적 시각에서 보는 데 익숙해 있다. 그것은 서방이 세계의 지배적 세력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뉴스의 공급원이 서방이라는 데에도 문제가 있다. 중동문제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지는 지난 10일자에서 이번 사태를 아랍인의 시각에서 본 글을 싣고 있다. 필자 카멜 S 아부 자비르는 정치학자이며 중동문제연구 요르단센터 소장이다. 【카멜 Sㆍ아부 자비르 중동문제연구소 요르단센터 소장】 이번 페르시아만사태에서 가장 비극적이고 유감스러운 일 가운데 하나가 부시 미국대통령이 이 지역에 미군을 파견한 것이다. 관련당사국을 모두가 상대의 의도를 고의로 곡해하고 그릇된 행동을 취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부시대통령이 취한 행위는 미국이 보호해주려고 하는 바로 그 국가에서도 누를 끼칠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은 이 지역에서 친구도 잃고 모든 영향력을 상실하게 될지 모른다. 아랍세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아랍민족주의가 회교정통주의를 대신해 다시 등장할 조짐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부터 아랍인들은 서방에 대한 좌절과 분노의 감정을 계속 키워왔다. 이런 감정은 때에 따라 누그러진 적은 있으나 완전히 없어진 적은 한번도 없었다. 서방국들은 계속 아랍인들을 자극했다. 이스라엘과 시오니즘을 무조건 지지하며 아랍인을 저급한 인종으로 치부했다. 아랍인들의 가슴속에 외국인에 대한 혐오증은 더욱더 깊어갔고 결국 범아랍민족주의의 핵심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번 페르시아만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아랍세계는 사회ㆍ정치ㆍ경제ㆍ정신적으로 이미 위기상태에 가 있었다. 이스라엘은 정치ㆍ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서방친구들이 수두룩하지만 아랍인들은 이런 서방친구가 없었다. 그뿐 아니라 아랍인들은 서방국 전체가 사사건건 자신들을 괴롭히고 박해한다고 느껴왔다. 최근 수십년간에 걸쳐 페르시아만 지역의 아랍국들은 눈에 띄게 변모됐다. 그러나 이들은 중요한 한가지 사실,즉 국가의식을 확립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것이 이루어졌더라면 국민들은 국가에 대한 소속감을 갖게 되고 범아랍민족주의 감정은 그만큼 줄어들게 됐을 것이다. 모든 아랍인들은 요르단,시리아,혹은 사우디아라비아라는 한 나라의 국민이라는 생각과 「아랍인」이라는 의식 사이에 수시로 혼란을 겪는다. 그러다 위기의 순간이 오면 범아랍주의 감정이 강해진다. 그런 위기의 순간에 서방의 압력이 가해지지 않고 서방세계로부터 좀더 합리적인 대우를 받았더라면 이라크 이집트 레바논 등 국가단위의 민족주의가 뿌리내렸을 것이다. 서방세계로부터 압력을 심하게 받을수록 아랍인들의 국가의식은 더욱더 약해진다. 이런 서방의 압력은 시리아 리비아 이라크 등 대상을 바꿔가며 계속됐다. 아랍인들의 태도는 평화협정 체결에 임하는 이스라엘의 비타협적인 태도로 인해 더 악화됐다.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데도 서방국들은 흔히 이 점을 의도적으로 간과한다. 지금 아랍세계 지도자들 대부분은 이런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나온 사람들이다. 1980년대에는 대내외적으로 이런 압력이 증대되었다. 『우리는 고립됐고 비난받고 있다』는 기분이 아랍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수십년 동안 서방세계는 계속 「중동의 적」을 만들어냈다. 60년대는 가말 압델 나세르,70년대는 아야툴라 루홀라 호메이니,그리고 80년대와 90년대에는 무아마르 엘 카다피와 사담 후세인이 그들의 적이 되었다. 서방이 아랍에서 원하는 것은 친구가 아니라 「도구」일 뿐이며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서방이 아랍을 위해 무슨 일을 하는 법은 없다는 기분이 아랍인들 사이에 높아져갔다. 고전적 의미의 서방 군사식민주의가 아랍지역에 남아있다는 생각은 최근 몇십년 사이에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번의 군사개입사태는 이런 생각이 다시금 강하게 들게 만들었다. 서방 강대국들은 이 지역에 있던 병사와 막사를 잠시 다른 곳으로 옮겨놓았을 뿐이지 아주 떠난 것이 아니며 언제든지 다시 돌아와 그들을 「응징」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는 것이다. 요르단을 보자. 요르단은 1921년 건국이래 이 지역에서는 제일 꾸준히 친서방노선을 지켜온 나라였다. 그런데도 예루살렘과 웨스트뱅크를이스라엘에 빼앗겼을 때 요르단은 서방으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지 못했다. 1967년이후 20여년 동안 후세인왕은 이스라엘을 불법점령지에서 몰아내기 위해 서방의 지원을 구하려 애썼다. 최근 3년간 팔레스타인인들이 인티파다(봉기)를 계속하는 동안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어린이와 부녀자들에 대해 저지른 가혹행위에 대해 서방의 진보주의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침묵을 지켜 그 가혹행위를 묵인해주었다. 이런 것이 결국 범아랍주의 감정과 과격주의를 부추겼다. 아랍인의 생명ㆍ재산 심지어 영혼까지도 값싼 것이어서 마음대로 빼앗아가도 된다는 생각이 생겨난 것이다. 온건파든 과격파든 아랍인들이란 서방사람들 눈에는 모두 한가지로 보인다. 사담 후세인은 이런 역사와 환경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그가 서방과 이스라엘로부터 배운 게 있다면 그것은 힘이 곧 정의라는 생각이다. 아랍세계에 이런 반성도 나타나게 됐다. 아랍의 부는 소수의 특권국가들에만 한정된 것인가. 대부분의 아랍국이 계속 가난을 면치 못하는데 어째서 몇 안되는 산유국 왕국만 부를 누리는가. 경제정의는 어디로 갔는가. 이라크는 이란과의 전쟁에서 비싼 대가를 치르며 아랍세계 전체를(어쩌면 서방세계까지) 지켰다. 이란혁명이 주변국으로 퍼졌으면 세계는 어디로 갔을까. 아랍형제국들은 왜 이런 점을 고려해 서로 돕지 못하는가. 이런 반성들이 생겨난 것이다. 따라서 이번 페르시아만사태를 국경침범이라는 법적 차원에서만 보면 안된다. 값싼 원유확보에만 눈먼 산업국가들에 대항하는 범아랍 적대감의 표출이라는 차원에서의 이해가 필요하다. 이라크가 쿠웨이트서 철수하는 대신 이스라엘도 점령지에서 물러나게 하는 방안을 미국은 심각히 고려해봐야 한다.
  • 부시,대 이집트 무기판매 비밀리에 승인/해상충돌 위기의 페르시아만

    ◎「팔」과격단체,미첩보시설물 공격 시사/“후세인은 잔혹한 독재자”… 소지,대 이라크단교 촉구/이라크,소 성인남성 출국대상서 제외 ○…조지 부시 미대통령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는 대 중동 무기이전 첫케이스가 될 10억달러어치 이상의 최신형 F­16 전투기와 대전차미사일의 대 이집트 이전을 비밀리에 승인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미국은 최소한 F­16전투기 40대와 수십대의 공대지미사일 및 다발폭탄을 포함한 관련 무기들을 이집트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백악관은 또 사우디아라비아,오만,바레인,아랍에미리트연합(UAE),모로코,터키에 대한 무기판매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이같은 조치는 이라크가 쿠웨이트로부터 자국군을 철수토록 압력을 넣기 위한 유엔의 대 이라크 및 쿠웨이트 금수조치를 강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트는 또 군간부들의 말을 인용,행정부는 오만과 UAE에 대한 스팅어 미사일 판매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와 공동대처 촉구 ○…소련 관영 이즈베스티야지는 14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을 「잔인한 독재자」라고 지칭하며 소련이 이라크와 맺어오던 우호관계를 단절한 것을 촉구했다. 이즈베스티야지는 이날 논평을 통해 소련이 페르시아만 사태에 미국과 공동으로 대처함으로써 워싱턴으로부터 『사담 후세인과의 단교로 인한 손실을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는 전략적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련은 현재 소련인 여성과 어린이들을 이라크로부터 소개시키고 있으나 성인남성들은 출국이 허용되고 있지 않다고 한 외무부대변인이 15일 밝혔다. 유리 그레미츠키흐 외무부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라크정부가 정한 조건 아래에서 단지 여성과 어린이들만 이라크로부터 철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련 성인남성들이 그들의 의사에 반하여 억류되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나는 현시점에서 「인질」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스해독제 구입설 ○…이라크는 이달초 쿠웨이트를 침공하기 수일전 신경가스를 구매하려 했으나 영국회사들이 이를 거부했었다고 영국의 권위있는 제인 국방전문 주간지가 15일 보도했다. 이 주간지는 이라크가 적어도 1개 이상의 영국회사와 접촉,신경가스 해독제를 구매하려 했으나 거부당하자 서독으로 발길을 옮겼었다고 전하고 그러나 이같은 이라크의 구매시도가 서독에서 성공했는지의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 주간지는 또 이라크가 구매하려 했던 물품은 화학전에 대비,병사들에게 지급되는 보호장비의 일부로 신경가스에 노출되기전 복용하면 가스의 효과가 중화되는 알약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하고 이라크는 스웨덴에서도 신경가스에 노출후 인체에 주입되는 또 다른 종류의 해독제를 구매하려 했었다고 덧붙였다. ○…라울 망글라푸스 필리핀 외무장관은 15일 필리핀내 미군기지들은 군대의 배치가 아닌 페르시아만으로 향하는 전함들의 연료공급을 위해서는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망글라푸스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조지 부시 미대통령이 필리핀에 중동사태의 미국개입을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는 리처드 루거 미상원의원의 발언이 나온지 하룻만에 나온 것이다. ○소련제 전투기 보유 ○…이라크는 화학 및 재래식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10대의 소련제 장거리 전투폭격기를 갖고 있다고 영국의 국방전문주간지인 제인디펜스지가 15일 보도했다. 이 주간지는 미국 군사 소식통을 인용,이라크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수호이24(SU 24)전투기는 육지 및 바다에 있는 목표물을 정확히 공격할 수 있는 고도의 장비가 장착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행 선박 차단 ○…터키는 이라크로 공급될 육류를 실은 선박 2척의 하역을 중지시켰다고 터키 남부 메르신항 항만담당 부책임자인 하산 카라쿠스씨가 15일 밝혔다. 이 관리는 『부두에 정박해 있던 단 3척의 선박중 2척에 이라크로 공급될 3만2천t상당의 냉동고기가 적재돼 있었다』고 말하고 『우리는 하역을 허용치 않았으며 이들 선박들이 곧 항구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라쿠스씨는 이들 선박들이 7천5백63t급 모로코 화물선 이프니호와 1천3백98t급 덴마크 선적 아이스플라워호였다고 말했다. ○“국가인정 철회”추측 ○…이라크관영 신문들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사우디의 주요한 2개주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이라크가 사우디의 국가승인을 철회하려고 계획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낳고 있다. 사우디는 1932년이래 알 사우드가문에 의해 네즈주와 히자즈주를 바탕으로 건국됐으며 나즈란주와 아시르주가 여기에 합쳐져 오늘의 왕국을 구성했다. ○후세인과 연대 촉구 ○…팔레스타인 과격단체 PLF의 지도자 아불 압바스는 그의 전사들에게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대통령과의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미국의 이익」에 타격을 가하라고 촉구. 약 1백50명의 전사를 거느리고 있는 그는 베이루트남쪽 39㎞지점의 시든항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또 미국과 관련된 첩보시설물도 공격하라고 덧붙였다. ○미,원유재고 격감 ○…페만위기가 2주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원유저장량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미석유협회(API)가 14일 밝혔다. API의 주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주말 미국의 원유저장량은 전주의 3억7천9백70만 배럴에서 3백80만 배럴 줄어든 3억7천5백90만 배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예비군동원 고려 ○…리처드 체니 미국방부장관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파병으로 생긴 미국내 각 부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국적으로 예비병 소집을 명하도록 조지 부시 미대통령에게 촉구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국방부 최고대변인이 14일 말했다. 피트 월리엄스대변인은 『체니장관이 아직 결정은 내리지 않았지만 이 문제를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고 전하고 체니장관이 「조만간」 이같은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조지 부시대통령은 20만의 예비병력을 90일간 현역으로 소집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의회의 인준을 받지 않고도 이 기간을 90일 더 연장할 수 있다. ○쿠웨이트여성 시위 ○…쿠웨이트 여성들이 이라크점령에 항의하는 용감한 시위를 벌였다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쿠웨이트발로 15일 보도. 이 신문은 지난주말 부쳐진 기사에서 쿠웨이트 여성들이 지난 5일부터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으며 6일에는 루마티야구역에서 60여명의 시위대가 목격됐다고 전했다. ○북경대회 차질 예상 ○…최근 페르시아만 위기에 따른 여파가 오는 9월 개최될 북경 아시아게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고 인도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인 라자 발렌드라 싱씨가 14일 말했다. 아시안게임을 감독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명예 위원장이기도 한 싱씨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스포츠에 정치를 끌어들이는데 반대하지만 실상 페만 상황은 북경 아시안게임에 심각한 문제를 조성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즉각적인 문제로는 오는 26일ㆍ27일 열릴 OCA선거에서의 쿠웨이트 대표에 대한 승인 여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강점했기 때문에 이라크가 지명한 쿠웨이트대표들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이번 OCA회의에서 쿠웨이트 침공사태 당시 피살된 쿠웨이트의 파드 알 사바 OCA위원장을 애도하는 결의안이 제출될 것으로 보여 이라크를 당혹하게 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 「신 데탕트」는 어디로 흘러가나/세계 석학 기고

    ◎21세기 국제질서 다극체제로 대변환/미·소,자체문제로 골치… 「세계 경찰역」 포기/곳곳 국지분쟁… 유럽·아랍,「지중해 대립」 가능성/정치적 관심 시들… 종교가 이데올로기화(서울신문 광복 45주년 특집) 우리는 15일 마흔다섯번째 광복절을 맞는다. 해방과 분단의 45주년을 맞는 것이다. 소·동유럽의 개혁으로 세계가 대립과 갈등의 냉전질서를 청산하고 화해와 공존의 새 질서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맞는 광복절이란 점에서 새롭고 중요한 의미를 갖는 광복절이라 할 수 있다. 소련의 민주화개혁과 시장경제 도입,동유럽의 탈소 독립 민주화 그리고 동서독의 통일과 유럽 통합노력의 가속화등으로 조성되고 있는 구질서 붕괴의 과도기적 유동상황속에 지금 태동하고 있는 새로운 세계질서 내지는 국제정치체제는 어떤 것이 될 것인가. 냉전의 이념적 대결이 사라진 가운데 터진 아랍 민족주의 갈등의 중동사태는 새 질서 형성의 방향을 시험하고 있는 느낌이다. 21세기를 지향하는 새 질서는 과연 세계의 평화와 안정과 번영을 보다 확고히하고 촉진하는것이 될 것인가. 그 연장선상의 동아시아 질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이며,붕괴되고 있는 구질서의 산물인 한반도 분단의 상황도 이제는 끝날 것인가. 광복 45주년 특집으로 새 국제정치·경제질서의 향방과 한반도 주변 열강의 새 역학관계,그리고 한반도형 통일의 바람직하고 현실적인 모델등을 내외 학자·전문가들의 시각을 통해 종합진단하고 전망해본다.〈편집자주〉 1990년은 희망으로 가득차 있었다. 동서의 대립은 막을 내렸으며 핵의 위협은 사라졌다. 자유의 바람은 어디서나 느껴지고 있으며 전제정치에 대한 민주주의의 승리는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이 보인다. 또 그동안 제3세계를 괴롭히던 기아문제는 적어도 남부아시아에선 해결됐다. 이같은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전망은 그러나 2000년에는 다소 불투명하다. 한 시대의 전환은 물론 어느 정도 평화리에 이루어진다. 그러나 2000년으로의 전환은 지난 45년이후 탄생한 국제질서가 보다 나은 새 세계질서로 새롭게 대체될 것이라는 기대를 약화시켰다. 국제질서의 붕괴,「북­남관계」의 점증되는불평 등에 대한 운명론,갈수록 심화되는 부국의 자기중심주의,게다가 이데올로기 대용으로서의 종교문제 대두 등이 이같은 사실을 말해준다. 국제질서는 기존 강대국들이 더이상 그 무엇이든 책임지려 하지 않음으로써 무너지고 있다. 러시아연방은 소련을 대체했다. 러시아연방은 민주화에 성공했으며 또한 이란·아프가니스탄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연방내 이슬람 영역은 기회만 제공되면 자치를 이룰 것이다. ○달러화,기축기능 상실 그루지야·아르메니아·백러시아·우크라이나 등은 폴란드의 야심에 맞서기 위해 혹은 이슬람 제국주의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러시아와 연방을 맺고 있다. 그러나 이 거대한 결합체는 아직 정치적으로 취약하다. 연방 공화국들은 끊임없이 다투고 있으며 이로인해 모스크바 중앙정부는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지경이다. 군주제도의 복귀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나 그것은 앞으로 영원히 논의될 중요한 과제이다. 게다가 새 러시아는 이제 막 경제·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업에 착수했다. 이같은 일련의 상황들로 인해 러시아연방은 2000년에 자신들의 문제에 전념할 수밖에 없으며 여타문제에 관해선 신경을 쓸 수 없는 것이다. 한편 미국은 오랜기간 동안 세계 최대 강국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세기의 전환기를 맞아 미몽에서 서서히 깨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들 이웃 지역에서 발생한 일에 관해 책임을 지려 하지 않고 있다. 2000년에 미국은 세계질서의 개편보다는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경제성장의 침체는 냉혹하리 만큼 지속돼 미국인들의 삶의 수준은 일본이나 유럽인들의 수준에 못미칠 것이며 심할 경우 한국이나 대만 수준에도 이르지 못하게 된다. 더더욱 심각한 것은 미국의 엄청난 외채문제로 달러화가 국제시장에서 신용화폐로서의 기능을 상실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또한 국가 정체성의 위기를 안고 있다. 유럽에서 건너온 미국인들은 2000년에는 대다수 큰 도시에서는 물론 25개주에서 소수인종으로 전락하게 되며 흑인과 스페인계가 대다수 지역을 지배한다. 미국은 또 사회복지를 위해 군비를 삭감,해외주둔기지를 철수시키고 대외적으로 안보는 아무 위협이 없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뒤를 잇지 못한다. 일본인들은 미국인들이 했던 역할을 떠맡으려 하지 않고 있으며 또한 할 수도 없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제국주의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 일본의 그런 역할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유럽과 북미는 일본을 불신하며 동시에 시기한다. 2000년에 있어 이들이 아시아를 대하는 공식 독트린은 보호주의다. 그러나 일본은 국제적으로 정치적 야심을 꾸미진 않으며 자신들의 가치관과 문화가 모든 국민에게 적합하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세기의 전환기를 맞아 일본 경제의 우월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위도상 북부에 위치한 산업화된 부국과 남부에 위치한 미개발 빈국 사이의 균열은 점점 상호 관련이 없어진다. 좁은 땅덩어리에 높은 임금 때문에 일본은 그들의 사업을 해외로 확장,한국 대만 등은 물론 중국·동유럽에서 라틴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해외기업을 소유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세계 각국은일본의 기술은 물론 노하우,심지어 경영철학까지도 손쉽게 얻을 수 있어 일본은 곧 추월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추세는 일반화되어 「남부」국가들 사이에서도 분열현상이 나타난다. 라틴아메리카는 연대감을 잃는다. 예를 들어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등은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데 반해 안데스산맥 인근국가들의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마찬가지로 인도는 기아문제와 인구증가문제를 해결한 반면 아프리카는 구제불능의 상태에 빠진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름뿐인 민주정부가 들어섰지만 여전히 부패가 만연,발전을 못하고 있다. 이슬람지역은 회교 정통주의 정권이 지나치게 명령과 평등을 강조하고 있으며 자기들끼리 싸우느라 진정한 발전이 저해당하고 있다. 2000년의 문턱에서 중동지역은 또한 내부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터키,이라크,시리아 등은 종교적 색채가 덜한 정권이 들어서서 현대화를 꾀하는 데 반해 여타 다른 국가들­특히 산유국들­은 세계의 에너지원인 기름을 무기로 지탱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의 부는 더이상 부가 아니며 그들은 삶의 수준을 어떻게 향상시키는지 알지 못한다. 그들은 가중되는 경제혼란을 이슬람 가치의 찬양을 통해 모면하고 있을 뿐이다. ○폴란드,권위주의 회귀 1990년대를 통해 선진국들은 제3세계의 정신적 가치를 받아들였다. 사회분석가들은 미국과 서유럽내의 가난과 부랑자들의 만연이 80년대의 실업위기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 타대륙으로부터 이민의 유입과 냉혹한 경쟁으로 인해,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연금에 의존하며 근근히 살아가는 군중으로 전락했던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2000년대 선진국이 직면한 문제는 미개발된 타대륙을 원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따라서 통합유럽의 수도인 브뤼셀에서뿐만 아니라 워싱턴에서도 주요 정치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같은 사태 발전은 지중해지역에 새로운 분쟁을 야기했다. 유럽에서는 주요 국제현안이던 동서대립이 중단됐다. 2000년 유럽의 분쟁은지중해에서 일어나게 되며 이때 유럽은 기술적 이점을 활용하는 데 반해 아랍은 수적 우세와 과격성을 내세우게 된다. 또다른 분쟁지역은 팔레스타인 문제와 이스라엘­아랍분쟁이 계속되는 중동지역이다. 같은 지역의 이라크,시리아,회교정통국가들간의 충돌도 피할 수 없을 듯 보인다. 1990년 발발했던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사건은 이러한 전망의 예행연습이었다. 만일 이같은 전쟁이 발발하게 되면 최신 무기로 무장한 나라가 승리할 것이며 그때 이란은 호메이니 때와는 달리 이슬람국가를 일방적으로 지지하지는 않는다. 중국도 90년대말쯤에는 주요 관심사항으로 부각된다. 공산체제가 와해된 이후 설립된 불안정한 민주정부는 진정한 통치력을 확보하지 못하며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또다시 옛날처럼 분열된다. 해안에 위치한 지역들­특히 상해와 홍콩­은 각광받은 도시로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되겠지만 내륙도시는 발전이 부진하게 된다. 중국인에게 자유란 희망이 없는 곳을 떠나 새 삶을 이룰 수 있는 것을 의미하겠지만 그같은 희망이 어디서나 나타나지는 않는다. 90년대 10년간 유럽에는 균형이 존재했었다. EC 12개국으로 유럽연방이 이루어졌고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도 동참했다. 그러나 유럽의 외교적 활동은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에 정지된다. 유럽은 이제 한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 없게 됐다. 2000년에 브뤼셀의 정부는 아무 결정권이 없는 하나의 관료체제가 될 뿐이며 또 이러한 상황은 10년은 더 계속된다. 이 기간은 유럽이 내부적인 정치행태를 공고히 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다. 게다가 유럽동맹은 소련과 동유럽의 재건을 도와주느라 바쁠 뿐이다. 이 기간동안 유럽은 말뿐이지 진정 세계질서에 관심을 갖지는 못한다. 동독의 서독으로의 경제통합은 불과 4∼5년 만에 이루어졌다. 체코와 헝가리의 사회·경제적 회복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달성됐다. 농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그 나라들은 공산주의가 남긴 대규모 농장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었고 사유화가 이루어지자 서유럽의 소규모 농장들과 경쟁해서 이겼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손실이었다. 유럽동맹의 농업문제는 전보다 나빠졌다.이제 2000년에는 적은 농업규모를 가지고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잉여농작물에 대해 계속 보조금이 지급되어야 하나 아니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살던 곳에 머물라고 돈을 주어야 하나. 이러한 문제들은 동유럽국가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에 비하면 사소한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바웬사대통령의 반독재통치정부이후 폴란드는 민주주의를 회복하려 하지만 바웬사는 여전히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다원적 민주주의 발달 루마니아에선 다수의 지지를 얻지 못해 계속 정권이 바뀐다. 불가리아의 상황은 그래도 좀 낫다. 그러나 90년대 정치적인 안정은 이루었으나 경제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유럽은 다시 두개로 나뉘어진다. 그 정도가 완화는 되었으나 여전히 격차가 있는 이 양자 사이에 이민이 계속된다. 폴란드와 루마니아에서는 권위주의체제로의 복귀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최악의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 또한 여전하다. 2000년의 새로운 세계에 있어선 또한 인간의 정신자세에 변화가 나타난다. 무엇보다도 먼저 인간문제를 영원히 해결해준다는 어떠한 혁명적 이데올로기도 통용되지 못하며 대부분의 사회에 있어 다원주의적 민주주의가 비교적 덜 나쁜 정부로 인식된다. 또한 국민들은 정치에 점점 무관심해지고 현실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며 동시에 정치적인 유토피아에 대한 회의론이 증대된다. 공산주의 독재정권의 붕괴는 마르크스 이데올로기의 붕괴에 뒤이은 필연적 결과일 뿐이며 2000년에 마르크스 이론은 고려할 가치도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동시에 학자들과 일반인들은 공히 「혁명은 독재를 낳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또한 혁명은 역사를 후퇴시키며 또다른 문제를 낳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불평등은 선동연설이나 기적에 대한 확신 또는 속죄양을 내세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돼 2000년에 혁명을 부르짖는 게릴라그룹은 없어진다. 이데올로기가 내세운 유토피아가 거부되는 현상은 왜 다원적 민주주의가 인본주의 정치의 상징이 되는가 하는 것을 설명해준다. 많은 사람들은 진짜 민주주의를 경험을 통해 알게 된다. 그들은 자신들이 한때 시민이 아니라 놀란 노예였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형식적인 민주주의의 성문화된 권리나 보장이 자유와 사회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같은 발견은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어진다. 2000년 시민들은 정치가를 믿지 않으며 그들의 목적은 단지 선거에 당선되는 것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때문에 선거에 기권하는 유권자는 늘어나고 이로인해 민주주의에 불만을 갖는 목소리는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다. ○내세·구원문제 눈돌려 그러나 민주주의의 이상적인 목표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들은 수많은 종교적 정서에 자신을 의지하게 된다. 예를 들어 회교도들에게 이슬람적인 신념은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다. 인간을 다스리는 것은 신에게 부여된 능력이지 인간에게 부여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신념은 세계의 서구화에 직면,이슬람 특유의 정치를 표현하게 된다. 게다가 그것은 이 세계에 침투해 있는 모든 악에 맞서 도덕적인 저항을 하게 된다. 2000년대 문턱에서 이같은 태도는 특이한 것은 아니다. 인도에서는 힌두교가 국가의 정치성을 표현했다. 산업화된 아시아국가에서는 불교가 다시 번성하고 그것은 1천년 일상생활의 사소한 문제에 맞서 정신적인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일본은 매우 종교적인 나라는 아니지만 전통적인 신도가 새롭게 번성하게 된다. 정치성에 관한 관심이 종교의 유일한 동기는 아니다. 이미 90년대 후반에 많은 사회에선 물질적 욕구에서 얻는 상대적 불만족이 다른 기대를 발생시켰다. 그래서 내세와 영원한 구제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기독교사회에 있어선 신비주의가 새로운 경향이 됐다. 종교지도자들은 사회정의나 제3세계를 위해서 보다는 개인의 구원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종교분파는 급속하게 증가하고 신과의 교감이 다시 깊은 관심사항이 된다. 2000년의 세계는 인간의 사고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는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세기의 시작을 알리는 그러한 시대인 것이다. □기에르메 ▲1934년 파리 출생 ▲파리대학 졸 ▲정치학박사(비교정치학) ▲파리정치대학교수(현재) ▷저서◁ 「비교정치론」 「반민주 민중론」 「민주실천의 사회학」 「민주주의의 역설」
  • “편가르기”… 중동에 새 질서 형성/페만사태로 아랍국들 이합집산

    ◎애,온건국 지지업고 영향력 증대/미­이란도 “후세인 고사” 공동전선/요르단입지 크게 약화… 회교권 분열도 가속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비롯된 페르시아만 위기를 계기로 아랍국가들간의 동맹관계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은 물론 적대관계에 있는 미국과 이란이 화해할 가능성을 보이는등 국제정치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화해하면 레바논의 친이란 세력들에 납치돼 있는 미국인 인질 6명이 조기에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또 중동지역에서는 이제까지 무슨 사건이 있을 때마다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심한 이합집산이 되풀이 됐는데 이번에도 쿠웨이트 사태를 계기로 예상치 못했던 편가르기 현상이 일고 있다. 즉 이스라엘,시리아,이란은 이라크와 연합전선을 펼 수 없다는 이유로 인해 각각 미국에 보조를 맞추게 되었다. 이와함께 요르단은 이라크편을 들면서 그동안 온건파로서 쌓아올린 평판을 상실하게 됐으며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은 아랍세력을 규합,이라크에 대항하고 나섬으로써 미국으로부터 후한 점수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이란혁명이후 서로를 증오하면서 적대관계를 유지해온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에 대해 공동대처 방안을 타진하는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 가장 놀라운 변화라고 하겠다.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은 지난 79년이후 계속돼 온 이란당국과의 접촉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간접적인 접촉을 승인했다. 시리아가 테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해온 미국은 시리아의 하페즈 아사드대통령이 후세인대통령에 대해 품고 있는 적개심을 충동질해서 대이라크 봉쇄작전에 도움을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리아가 그들의 이라크 국경부근에 병력을 배치하면 이라크도 그들의 병력을 시리아와의 국경지방에 분산배치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라크는 또 최근 이스라엘을 화학무기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했었는데 만약 이라크가 요르단의 요청을 받든지 아니면 자의로든지 요르단으로 진격하게 되면 이스라엘은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후세인대통령을 봉쇄해야 한다는 이스라엘의 평소 주장이 부시 행정부에 설득력을 갖게 된것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서야 이루어진 것이다. 후세인국왕은 외국군대의 요르단 영토 진입을 허용치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후세인국왕은 이번 사태가 사담 후세인대통령과의 협상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면 논리적으로 중재역을 떠맡을 수 있는 지도자이다. 그러나 그는 미국의 신임을 급속하게 잃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고위관리는 『후세인국왕이 중재역을 맡겠노라고 자청해 왔으나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은 당초 중도적인 입장에서 이라크와 사우디 사이에 벌어진 틈을 메우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아랍정상회담에서 사우디에 병력을 파견하자는 합의를 끌어냄으로써 사우디편에 선다는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무바라크대통령은 아랍연합군을 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냄으로써 미국의 호감을 사기는 했으나 한편으로는 아랍 분열에 앞장섰다는 비난도 면치 못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아랍정상회담에서 9개국이 연합군 파견에 반대했거나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과격주의자들은 연합군 파견에 찬성한 국가들에 대해 친서방국가라는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아랍세계의 이같은 분열은 앞으로 골이 깊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만약 정상회담에서 내려진 결정을 강요할 때는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의 위협에 꼼짝 못하고 있는 사우디는 군비증강을 서두르고 있는데 이미 베이커국무장관과 리처드 체니 국방장관은 미 의회내 친이스라엘파들의 반대때문에 좌절됐던 F­15전투기 10여대의 사우디 판매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 미 의회의 이스라엘 지지세력들도 쿠웨이트사태에 자극을 받아 사우디의 첨단전투기 구입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워싱턴 AP 연합〉
  • 후세인,이라크여성에 「성전」동참촉구/짙어가는 전운…위기의 중동현장

    ◎이라크,식료품 암거래자에 “처형” 경고/회교과격파,대미 자살공격 감행 선언 ○…이스라엘 점령지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들은 이라크대통령의 이름을 따 새로 태어난 사내 애들의 이름을 사담 후세인으로 짓고 있다고 예루살렘 동부에서 발간되는 아랍어 신문 알 사부지가 12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점령지내 팔인들은 사담 후세인대통령만이 그들을 이스라엘의 박해로부터 구할 수 있는 강력한 지도자라며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을 지지하고 있다. ○후세인 전복에 찬성 ○…조지 부시 미대통령은 11일 자신으로서는 이라크 국민들이 국민봉기를 통해 사담 후세인정권을 전복시키길 바라고 있다고 시사했다. 부시대통령은 이날 케네벙크포트의 휴양지에서 제임스 베이커국무장관등 주요 보좌관들과의 회의에 참석한 뒤 가진 즉석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에 의한 국가전복은 종종 발생하는 것이며 지구촌의 일부 국가에서는 이라크에서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정부는 12일 내각의 외무·국방위원회를 소집,이라크의쿠웨이트침공으로 야기된 최근의 페만사태를 비공개리에 긴급 논의했다. 이날 비상회의에는 군참모총장과 고위장성들이 참석했는데 한 소식통은 외유중인 이스라엘 각료들이 최근 샤미르총리로부터 즉각 귀국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앞서 모셰 아렌스국방장관의 공보대변인 대니 나베치는 11일 이라크가 화학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하고 다만 이라크가 공군기를 이용할 경우 이라크에서 6백㎞ 떨어진 이스라엘이 화학무기 공격범위안에 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 관영 INA통신은 12일 일단의 아랍 비행조종사들이 페만에 파견된 미 함대에 대한 자살공격을 감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니코시아에서 수신된 이 통신은 줄레스 자말그룹이라는 이 비행조종사들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에게 전문을 보내 『아랍및 회교국가들의 성스런 가치 그리고 이라크를 수호하기 위해 순교자로서 죽겠다는 결심』을 맹세하겠다고 밝혔다. 이 통신은 그러나 이들 비행조종사들의 국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은 채 줄레스 자말그룹은 지난 56년 이집트가 수에즈운하를 국유화한 후 영·불·이스라엘 등 3국의 공격을 받았을 때도 자살공격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15만t급의 이라크 유조선 알카디시야호가 12일 밤 12시(한국시간 13일 상오 6시) 홍해에 인접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아지즈항에 도착,이라크 송유관터미널로부터 원유를 선적할 예정이어서 사우디의 원유선적 허용여부에 관심이 집중.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12일 이라크 여성들에게 서방의 경제제재와 전쟁위협에 맞서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통해 희생을 감수함으로써 서방 제국주의자들에 대한 지하드(성전)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후세인대통령은 이날 국영 바그다드 라디오방송을 통해 이라크 전국에 중계된 연설에서 이같이 말하고 이라크 여성들은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가정에서 가족들을 단결시키고 검약한 생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라크의 모든 가정은 최소한 1년동안 새옷을 사 입지 않고 산다는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국민들은식품소비를 절반으로 줄이고 음식 조절방법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식량부족 심각한 듯 ○…이라크는 11일 쿠웨이트침공으로 인한 외국의 경제제재를 버텨내기 위한 조치로 암시장에서 식료품을 매매하다 적발되는 사람들은 처형당할 것이라고 국민들에게 경고.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집권 혁명평의회 회의를 끝낸 후 이같이 밝히고 『거래를 목적으로 식료품 공급을 조작하는 어떠한 행위도 국가안보를 침해하는 범죄나 파괴행위로 간주할 것』이라고 강조. ○자살공격 불사 선언 ○…바그다드에 본부를 둔 아부 아바스 주도하의 팔레스타인해방전선(PLF)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 그룹등 급진적인 팔레스타인인들과 시아파 회교게릴라들은 11일 미군의 페르시아만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아랍인들에게 자살공격등의 방법을 동원,미국의 목표물을 공격할 것을 촉구. ○…사우디아라비아군이 11일 다란공군기지 근처의 사우디 영공을 침범한 이라크 정찰기 2대에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니코시아의 한 외교소식통이 밝혔다. 이 소식통은이라크 제트기 2대가 쿠웨이트 국경에서 3백20㎞ 떨어진 지점까지 사우디 영공을 침범했으며 사우디군으로부터 십수발의 미사일공격을 받고 즉각 철수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사우디·이라크 및 미국은 부인하거나 확인되지 않는다고 주장. ○이라크조종사 탈영 ○…이라크 비행조종사 2명이 9일 탈영,사우디아라비아 영내에 착륙했다고 페르시아만에 관한 미국의 한 정통한 소식통이 11일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말로 예정된 독일통일이후 서독군대에서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동독 군인들을 채용하는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서독의 빌트 암 존타크지가 11일 보도. ○EC,요르단에 경원 ○…EC(유럽공동체)는 요르단이 이라크의 압력에 버티는 것을 돕기 위해 다음주 요르단에 경제원조를 제공할 것이라고 이탈리아 당국이 11일 발표. 현 EC각료회의 의장인 지아니 데 미셸리스 이탈리아외무장관은 이날 『페르시아만 위기에 대한 요르단의 입장은 다행히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우리는 경제협력을 제공하고 강한 연대감을보여줌으로써 요르단을 정치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 그는 또 『내가 지금 요르단정부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것은 EC가 요르단과의 경제협정을 예정보다 1년반 앞당겨 재협상하고 필요한 자금을 대줄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베날리 튀니지대통령은 11일 방송연설을 통해 『튀니지는 아랍국이나 세계평화및 안보 어느 쪽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 외국의 개입에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기 위해 이번 카이로 아랍정상회담에 불참했다』고 외국의 군사개입을 비난하고 자신은 바그다드로 날아가 사태해결 필요성을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에게 설득시키기 위해 정상회담을 2∼3일 연기할 것을 요청했다고 공개. 아랍연맹회원국 정상가운데 유일하게 회담에 불참한 베날리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은 내가 우려하고 원치 않았던 결과로 치달았다』고 주장.〈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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