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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즈베크 유혈진압…美·러 ‘팔짱’만

    우즈베키스탄의 철권통치가 일단 반정부 시위를 잠재웠다. 15일 현재 시위는 아디잔을 제외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았고 대규모 유혈사태를 불러온 아디잔의 반정부시위도 강경 진압으로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이타르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유혈진압에 놀란 아디잔의 반체제인사 등 시민 6000여명은 인근 키르기스스탄 국경으로 몰려가 국외 탈출을 시도하는 등 유혈탄압의 후유증은 깊어지고 있다.BBC방송도 국경 폐쇄에도 불구, 수백 명이 국경을 건넜으며 우즈베키스탄 국경도시 코라수프에선 국경을 넘으려는 피란민과 경찰간 충돌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정부군 발포로 500명 사망” 이슬람 카리모프(67)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14일 “시위 진압과정에서 10명의 경찰관이 사망했으며 시위대의 희생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이보다 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즈베크 정부는 9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AP통신 등 외신들은 “500여명이 살해당했고 2000여명이 다쳤다.”는 현지 의사와 목격자들의 증언을 인용,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13일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잠잠해졌지만 15일 유혈 강경진압에 항의하는 희생자 유족과 주민들의 목소리도 다시 커지고 있다. 안디잔에선 중무장한 군경들의 순찰속에서도 희생자 가족들이 곳곳에서 강경진압을 성토하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시위 재개 가능성도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반면 카리모프 대통령은 사태 종식을 주장하면서 내정 장악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13일 현장에서 직접 무력진압을 지휘했던 카리모프는 시위를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의 난동”으로 규정하고 강경대응했다. 주변국들의 시민혁명에 놀란 카리모프가 ‘화근의 싹’을 뿌리뽑겠다는 자세다. ●‘그린혁명’ 성공 가능성 낮아 지난 89년 이후 15년간의 장기집권을 통해 카리모프는 유력 야당 등 반대세력의 불법화, 반체제인사 구금 탄압, 언론통제 등을 통해 단단한 권력기반을 다져왔다. 카리모프의 자신감은 한편 대외관계에서도 나온다. 유혈사태에 대해 미 백악관은 논평을 사양했고, 국무부만 시위대와 정부 양측의 냉정한 대응을 호소했다. 러시아는 처음부터 시위대를 비난하며 카리모프를 두둔했다. 이는 시위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 주도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국이나 러시아 모두 이슬람세력의 확산을 반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행여 이슬람 과격세력이 정권을 장악할 경우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처럼 반미적인 테러의 온상이 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이것이 그루지야나 우크라이나, 키르기스스탄 등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끌어낸 주변국들과 다른 점이며 우즈베키스탄의 혁명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카리모프의 신세를 지고 있어 바른 말을 하기 어렵다.‘자유와 민주의 확산’을 강조해 온 조시 W 부시 대통령이 아직 한번도 카리모프를 비난한 일이 없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9·11 직후인 2001년 11월부터 카리모프는 미 공군기지의 설치를 허용하는 등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협조해왔다. 지난 13일 종교탄압 중지와 자유보장 등을 요구하며 교도소 습격 및 시청사 점거로 이어졌던 시위는 잠잠해졌다.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옛 소련지역 시민혁명의 도미노현상이 우즈베키스탄에서 멈췄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한다. 유혈진압은 시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인 셈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儒林(341)-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儒林(341)-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퇴계의 이러한 태도는 집안의 가풍이었다. 퇴계의 아버지 이식도 퇴계가 쓴 묘갈문의 내용처럼 ‘세상의 뜻을 얻기보다 학도들을 모아 놓고 학문을 가르쳐 주는 뜻’을 가졌던 초야의 선비였다. 퇴계는 조광조처럼 과격한 정치가는 아니었지만 썩은 정치를 바로잡으려는 ‘사림파’의 정신은 높이 존중하고 있었다. 따라서 퇴계는 과감히 조광조의 행장을 지어 그의 공을 기렸으며, 뿐만 아니라 시강(侍講)을 통하여 왕에게까지 조광조의 인품과 학행의 비범함을 알려 주려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퇴계가 처음으로 성균관에 유학하고 있을 무렵에는 기묘사화가 일어난 직후였으므로 유생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져 있었다. 퇴계의 아버지 이식이 연산군의 폭정에 실망하여 과거에는 마음을 두지 않았던 것처럼 퇴계 역시 어지러운 정치에는 애초부터 마음에 없었던 것이다. 특히 퇴계는 4년 전인 45세 때 직접 사화에 연루되어 혹독한 체험까지 하게 된다. 을사사화는 명종 원년(1545년)에 일어난 권력쟁탈전으로 퇴계 역시 사림파로 몰려 주동인물인 이기(李 ) 등에 의해서 삭직되었다. 그러나 퇴계의 형 대헌공(大憲公)은 을사사화의 중핵에 말려들어 매를 맞고 갑산으로 귀양살이를 떠나다가 세상을 떠나는 참극을 맞게 되는 것이다. 비록 자신은 이기의 조카인 이원록(李元祿)의 역간(力諫)에 의해서 환직되었으나 형의 참혹한 죽음은 퇴계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으며, 퇴계로서는 그 참극의 현장에서 벗어나 어릴 때부터 꿈꾸어 왔던 대로 학문의 길을 정진하고 싶은 결심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퇴계가 형의 죽음을 얼마나 슬퍼하였던가는 ‘언행록’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장면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 글을 쓴 사람은 제자 우성전(禹性傳)으로 그의 아버지는 우언겸(禹彦謙)이었다. 우언겸은 금부도사가 되어 퇴계의 형 해를 갑산까지 압송하도록 되어 있었다. 이때의 사정을 우성전은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선생의 넷째 형인 대헌공이 죄를 입음으로 갑산으로 귀양살이를 떠나게 되었다. 그런데 성을 나서자 곧 세상을 떠났다. 이때 아버지가 금오랑(金吾郞)이 되어 대헌공을 호위하여 가게 되었다. 그런데 대헌공의 매 맞은 상처가 악화되어 중도에서 그치어 편히 쉬려고 하였으나 아전들이 화를 미칠까 두려워 몇 번이나 간하였으나 듣지 않아서 거의 간사한 무리들에게 해를 입을 뻔하였다. 훗날 이 이야기를 알고 있던 선생은 아버지에게 말하기를 ‘내 형 대헌공이 성주(城主:성전의 아버지 우언겸이 안동판서로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일컬었다)에게 본래부터 크게 은혜를 입은 일이 있었으나 차마 말을 할 수 없는 일이라 이때까지 입 밖에 내지 못하였다.’하고 곧 흐느껴 울면서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 마치 초상(初喪)을 슬퍼하는 것 같았다.” 이 구절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퇴계는 억울하게 죽은 형의 죽음을 항상 처음인 것처럼 슬퍼하고 이를 생각할 때마다 통곡해 마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이 불과 4년 전. 퇴계를 태운 말은 우쭐우쭐 죽령고개를 오르고 있었다. 고개를 오를수록 늦서리를 맞은 만추의 단풍이 꽃보다 더 붉어 피를 토하는 듯하였다. 순간 퇴계의 가슴으로 어머니와 억울하게 죽은 형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들어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특히 해는 퇴계와 더불어 어려서부터 글 읽기를 좋아하고, 항상 함께 다녀 금과 같은 형제이자 옥 같은 벗이었던 각별한 존재였다.
  • [월드이슈-中-서방 섬유전쟁] “일자리 60만개 사라질 판” 보호주의 꿈틀

    ‘섬유 분쟁’이 더욱 달아오르면서 지구촌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 1월1일 국제섬유 쿼터제도의 폐지가 저가 중국산 섬유제품의 폭발적인 유입 증가로 이어지면서 관련 ‘피해 국가’들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검토 및 무역보복 등 긴급 조치 발동에 부심하고 있다. 중남미 국가의 의류업체들은 이미 도산위기에 몰려 있다고 호소하는가 하면 고급의류 생산국 유럽연합(EU)조차 올 한해 최소 60만개의 관련 업체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산 저가 섬유의 유입 증가에 참다못한 미국 및 EU는 중국과의 무역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자세여서 자칫 섬유분쟁이 무역대국 사이의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조짐마저 띠고 있다. ■ 위기의 유럽 섬유산업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럽연합(EU) 집행위가 지난달 28일 중국산 섬유·의류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을 위한 1단계 조치로 9개 품목에 대한 피해 조사를 개시하기로 결정,EU와 중국의 ‘섬유분쟁’이 본격적인 국면에 들어섰다. EU의 대중국 섬유·의류 수입규제 문제가 무대 위로 올려진 것은 유럽섬유의류산업협회(EURATEX)가 지난 3월 초 EU 집행위에 중국산 섬유·의류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도입을 정식 요청하면서부터.EURATEX는 올 1월1일부터 국제섬유쿼터제도의 폐지로 중국산 저가 섬유제품 유입이 급증, 유럽의 섬유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EU와 중국은 교역확대의 중요성을 감안해 정면충돌은 피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면서 타협점 모색에 나섰다. 그러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양측의 신경전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도 ‘보호주의로의 복귀’란 비판과 함께 ‘시기상조론’을 펴며 EU의 대응방식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EU 회원국들 강력한 조치 요구 EU 집행위는 티셔츠, 니트 스웨터(풀오버), 남성용 바지, 블라우스, 스타킹·양말, 여성용 오버코트, 브래지어, 아마 및 모시제품, 모직 등 9개 품목에 대해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지난 1·4분기에 중국산 티셔츠 1억 5000만장 이상이 EU에 수입돼 지난해 동기보다 164% 늘었고 풀오버와 남성용 바지도 534%,413%씩 각각 수입이 급증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 한 해 유럽에서 6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고 섬유업계는 추산했다. 프랑스의 경우 올 한해 동안 1만 5000∼2만개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EU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60일 이내에 중국에 대해 섬유류 수출 증가율을 연간 7.5%까지 줄이도록 요구할 수 있다. 중국이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150일 이내(올 9월중)에 이들 섬유류에 대한 수입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러나 프랑스 등 주요 섬유생산국은 산업피해에 견줘볼 때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프랑스·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등 4개국은 유럽의 섬유산업 보호를 위해 EU 집행위가 좀더 긴급한 절차를 취해 줄 것을 공식 요구했다. EU 집행위측은 프랑스 등 4개국의 요청을 검토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교역 확대 중요성을 감안해 ‘세이프가드’ 채택을 피하면서 중국이 자진해 섬유 수출량을 제한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피터 만델슨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중국에 대해 “섬유 수출을 줄여 EU의 보복 조치를 피하는 것이 중국에도 이로울 것”이라며 자발적인 조치를 주문했다. ●한발 물러선 중국 중국은 EU의 조사 개시 이후 강경했던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 자국 제품의 수출급증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을 방문한 보시라이 상무부장은 3일 프랑스의 프랑수아 루스 무역담당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프랑스 등 유럽 섬유산업국들이 중국 제품의 수입 급증으로 받는 타격을 이해한다.”면서 “섬유제품에 대한 통관세 인상, 섬유생산 시설 투자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해 섬유류 수출물량을 줄이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기상조론도 제기 EU가 중국산 섬유수입 규제를 염두에 둔 공식절차에 착수한 데 대해 수파차이 파닛차팍 WTO 사무총장은 “너무 이르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수파차이 사무총장은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섬유교역 쿼터제도가 폐지된 지 몇 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 무역환경의 영향은 아직 불명확하다.”며 각국 정부는 보호 조치를 취하기에 앞서 최소한 1년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파차이 사무총장은 중국이 섬유산업에 집중투자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당해서는 안 되며 다른 나라들이 섬유무역 개방에 대비한 준비를 진행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27일 펴낸 보고서에서 미국과 EU의 수입제한 조치가 단기적인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며 보다 근본적인 섬유업계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lotus@seoul.co.kr ■ 국내 움직임 한국의 섬유수출도 올 1월부터 쿼터제가 완전 폐지되면서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쿼터제 폐지로 인한 교역 자유화에 대비,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등 사전 준비로 큰 영향은 없었다. 산업자원부는 올 1∼3월 한국의 섬유수출액은 31억 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억 1000만달러(6.1%) 감소했다고 밝혔다. 산자부는 쿼터제 폐지 이후 세계 섬유 시장에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원화 환율 하락이 더해져 수출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선진국의 수입규제와 중국의 수출세 인상 등이 가시화되면 수출감소 추세는 완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섬유산업연합회는 중국 등 개발도상국과의 가격경쟁으로는 생존이 어렵기 때문에 제품을 고급·차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콩섬유, 죽(竹)섬유 등 환경용 섬유, 스마트 의류 등 고급 섬유수요 창출을 위해 기술개발을 유도하고 있다. 정부는 중국 등에서 저가제품의 수입이 급증하면 ‘섬유 세이프가드’를 발동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내수 경기 침체로 올 1∼2월 중국으로부터의 섬유 수입액은 2억 5000여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8% 감소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긴장 감도는 美·中 미국과 중국은 이미 무역전쟁에 돌입한 형국이다. 미국은 최대 무역적자국인 중국이 대미 수출을 자제하고 위안화를 절상하지 않으면 보복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에 대해 ‘자기 문제를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말라.’고 응수하고 있다. ●전방위 공세 퍼붓는 미국 올해부터 섬유 수입쿼터가 폐지된 가운데 올 1분기 미국의 중국 섬유제품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8%나 급증했다. 지난 1∼2월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291억달러로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이에 발끈한 미 상무부는 중국산 면 셔츠·블라우스, 바지, 속옷 등 3개 품목에 대해 조사에 착수, 수입쿼터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의회는 더욱 과격한 방안을 내놓았다. 상원에서는 중국이 6개월 안에 위안화 가치를 절상하지 않으면 미국에 수출되는 모든 중국 제품에 27.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은 오는 7월 이전 통과될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 정부가 환율 인상을 막아 실질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도 추진 중이다. 또 하원은 슈퍼 301조를 발동, 세계무역기구(WTO)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자는 청원서를 부시 행정부에 제출했다. 또 미국-중미간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과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관련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 정부는 CAFTA 체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중국 물건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에 놀란 일부 주(州)들이 자유무역 협정 자체에 거부감을 표시,CAFTA 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전면전으로 치닫나 중국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웨이번화 국가외환관리국 부국장은 미국에 “무역적자 확대의 책임을 다른 국가에 떠넘기기 전에 스스로 조치를 취하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미·중 무역갈등이 전면전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내에서 의회에서 추진 중인 중국 보조금 관련 법안이 WTO 규약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 행정부는 정치적 상황 등을 감안해 중국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미 카토연구소의 다니엘 그리스울드 국장은 “미국이 중국을 지나치게 압박할 경우 다른 국가들에 시장개방을 요구할 명분이 없어진다.”고 꼬집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도 마찰을 피하기 위해 수출용 섬유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현재 제품당 2∼3센트에서 최고 50센트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원자바오 총리가 최근 “성장률을 낮춰 경제를 연착륙시키겠다.”고 밝힌 것도 미국의 압력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위안화 평가절상 시기가 임박했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0일 중국 인민은행이 10년 만에 위안화를 절상한 위안·달러 환율을 공시했다가 철회하는가 하면 관영 증권보는 “위안화 평가절상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보도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평화를 위한 ‘지성의 향연’

    평화를 위한 ‘지성의 향연’

    해외 문학 거장 20명과 국내 작가 60명이 서울에서 ‘평화를 위한 글쓰기’를 주제로 지성의 향연을 펼친다.24∼2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에서다.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과 한국문화예술진흥원(원장 현기영)이 공동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문학행사로,2000년 9월 ‘경계를 넘어 글쓰기’를 주제로 열린 첫 행사에 이어 5년 만이다. ●누가 오나 대산문화재단이 독자적으로 치렀던 1회 행사에 비해 올해부터 문예진흥원이 가세하면서 참가 해외 문인들의 지명도가 대폭 높아지고, 강연·토론회 등 부대 행사 규모도 두 배(60여개) 가까이 늘어났다. 포럼에는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 미국 계관시인을 지낸 로버트 하스, 프랑스의 대표적 지성 장 보드리야르,‘붉은 수수밭’의 중국 작가 모옌, 터키의 오르한 파묵 등이 참가한다. 한국전쟁 당시 북측 종군기자로 활동했던 헝가리 작가 티보 머레이, 칠레의 루이스 세풀베다, 김남주 시집을 번역한 노르웨이 시인 에를링 키텔센도 내한한다. 대다수가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2∼3번씩 거론된 인물들이다. 생태시인 개리 스나이더와 혜경궁 홍씨를 소재로 소설을 쓴 영국의 마거릿 드래블은 1회 행사에 이어 두 번째로 서울을 방문한다. ●주요 논점 국내외 문인들은 3일 동안 ‘인간가치와 정치변화’‘영구평화의 이상’‘동아시아 문화의 과거와 미래’‘한국적 평화전통의 이상’ 등 13개 소주제별로 토론을 갖는다. 포럼에는 김우창 백낙청 유종호 현기영 황석영 최장집 등 국내 작가 20명이 발제자로, 조정래 황동규 김윤식 신경숙 등 40명이 토론자 및 사회자로 참여한다. 오에 겐자부로는 미리 제출한 발제문에서 “‘평화를 위해 쓰는 것’을 통해 평화의 의미를 심화하려는 사람들의 출현을 장려하는 것이 내 노년의 몫”이라고 밝혔다.‘내이름은 빨강’의 저자 오르한 파묵은 “‘영구적 평화’는 단순히 미국의 군국주의만이 아니라 서양 세계 밖의 과격한 민족주의로 인해 실현불가능해진다.”고 경고한다. 최장집은 “모든 적대관계가 종식되는 항구적 평화를 위한 평화공동체를 위해서는 과거사 청산과 같은 일본의 도덕적 역할이 핵심적”이라고 강조한다. ●부대 행사 참가자들은 메인 포럼 외에 대학·학회 주최 강연회, 작품 낭독회, 좌담회 등 다양한 작가별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또 27일 판문점을 방문해 서울평화선언을 발표한다. 포럼 전 과정은 대산문화재단(www.daesan.or.kr)과 서울국제문학포럼 홈페이지(www.seoulforum.org)를 통해 생중계된다. 행사 참관은 선착순 무료. 이메일(daesan@daesan.or.kr)로 신청하면 미리 좌석을 지정받을 수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韓 “北·美설전은 북핵 해결임박 징후”

    미,“김정일은 폭군” 비난▶북,“부시는 불망나니” 비난▶북, 동해상에 단거리 미사일 발사▶미,“김정일은 매우 매우 잔인” 비난▶북,“미국은 국가테러의 왕초” 비난. 최근 북한과 미국이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연일 주고받는 공방의 수위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금방이라도 한바탕 물리적으로 붙을 것같이 험악하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한 채 지극히 차분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현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 것일까. ●“北·美 당장 충돌은 없을것” 2일 기자가 만난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현재의 북핵 국면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시각을 표출했다. 이 당국자는 “6자회담이 당장 재개되지 않는다고 해서 금방 북한과 미국간에 무슨 큰 충돌이 생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예측했다. 그는 “다음달이 6자회담 중단 1년째이긴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심리적인 시한일 뿐”이라면서 “북한으로서는 시간을 끌어서라도 최대한 양보를 얻어내려는 전략이고 그렇다고 미국도 쉽게 양보할 태세는 아니어서 기대하는 것보다 해결 시점이 더 늦춰질 수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선 본격적인 북핵 문제 해결이 연말이나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北核해결 내년으로 넘어갈수도” 그는 북한의 대응수위가 갈수록 격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행동이 과격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뜻도 된다.”면서 “뒤집어 보면, 해결 시점이 더욱 임박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같은 언급은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컬러스 에버슈타트 연구원 등 미국내 일부 전문가들이 지난 2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협상용’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비슷한 시각이다. 물론 북핵 국면이 험악해질 수록 우리 정부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불가피한 운명이다. 다른 핵심 당국자는 “북한이 왜 저렇게 해야만 하는지 당국자인 나로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하면서 “하루속히 대화 테이블로 나오는 것만이 북한으로서는 생존할 수 있는 최상의 길임을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슬람 과격운동 이집트서 불붙나

    중동지역에서 비교적 치안이 안정된 것으로 여겨져온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외국 관광객을 겨냥한 자살폭탄 공격과 총격전이 2시간 간격으로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범인 3명이 모두 숨지고 외국인 관광객 4명 등 9명이 다쳤다. 지난달 7일 이후 또다시 외국인을 겨냥한 테러인데다 여성이 테러에 직접 가담한 것도 전례가 없어 관광대국 이집트가 큰 충격에 빠졌다. 당국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자생적 이슬람 과격단체들이 갈수록 행동수위를 높이고 있어 90년대말 자취를 감춘 이슬람 과격운동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시간 간격 관광객 겨냥 테러 이날 오후 3시15분쯤 카이로 국립박물관 근처 다리에서 한 남자가 뛰어내리며 사제폭탄을 터뜨려 이스라엘인 부부 등 외국인 4명과 이집트인 3명이 다쳤다. 내무부는 이 남자가 지난달 7일 관광객이 즐겨 찾는 칸 엘 칼릴리 시장에서 폭탄테러를 저질러 프랑스인 2명과 미국인 1명을 희생시킨 단체에 연계된 이합 유스리 야신이며 경찰 포위망이 좁혀오자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이번엔 야신의 누이동생과 약혼녀가 얼굴을 히자브로 가린 채 폭탄테러 현장에서 3㎞쯤 떨어진 올드 카이로구역의 사이다 아이샤 모스크 근처에 정차된 관광버스를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경찰은 두 여인이 자살했다고 발표했으나 목격자들은 경관 총에 맞아 숨졌다고 주장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이집트인 2명이 다쳤을 뿐 관광객 피해는 없었다. ●과격 이슬람운동 재연될까 전전긍긍 사건 발생 직후 ‘순교자 압둘라 아잠 여단’이란 생소한 이름의 단체가 이슬람 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지난해 10월 시나이반도 폭탄공격에서 순교한 이들의 희생에 값하고, 경찰의 무차별 연행에 대한 보복으로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집트 무자헤딘 그룹’ 명의의 성명도 동일 사이트에 등장했다. 실제로 이집트 당국은 지난해 폭탄테러 직후 4000여명을 무차별 연행, 아직도 수십명을 감금하고 있고 다른 조직사건까지 포함하면 전체 구금자는 1만 6000명에 이른다. 이집트에선 지난 1992년부터 약 6년간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테러가 끊이지 않았다.97년 9월 카이로 국립박물관 앞 타흐리르 광장에 서있던 관광버스에 화염병이 날아들어 독일인 9명이 숨졌고 같은 해 11월 룩소르 신전 앞에선 총격으로 외국인 58명 등 62명이 희생됐다. 그러나 그 후 잠잠했던 외국인 겨냥 테러가 지난달 7일 칸 엘 칼릴리 시장 사건 이후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알 아흐람 정치전략연구소의 테러문제 전문가 디아 라슈완 박사는 최근 일련의 테러가 가족이나 친구 등으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의 소행이며 분노심에서 공격을 단행했을 뿐 진정한 조직을 갖추진 못했다고 보았다. 그러나 다른 분석가들은 ‘자마아 알 이슬라미야’나 이슬람지하드와는 다른 새로운 세대의 과격단체가 결성돼 행동에 나섰을지 모른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한·중·일 3국 정상 만나라

    최근 한국·중국·일본 등 동북아 상황을 다른 지역 사람들이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을 가질 것이다. 유럽에서는 국경이 허물어지는 공동체가 속도를 내고 있다. 서남아시아에서는 앙숙이던 인도와 파키스탄이 화해했고, 남미와 아프리카에서도 국가간 갈등 양상이 잦아들었다. 유독 동북아에서만 민족주의가 힘을 얻고, 패권다툼이 심해지고 있다. 한·중·일 3국 관계가 이렇듯 부끄럽게 된 주요 책임은 일본에 있다. 침략의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영토분쟁까지 일으키니 주변국으로서 참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3국 관계를 이대로 끌고 가는 것은 한국과 중국에도 손해다. 중국내 과격한 반일 시위에서 보듯 격렬한 대립은 국제사회에서 양비론을 일으킨다. 동북아 전체의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을 넘어 지역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심각한 후유증을 우려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역사왜곡 논란, 영토분쟁, 북한 핵은 양자 논의로는 근원적 해결을 추구하기 어렵다. 따라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한국이 앞장서 추진할 시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다. 일본의 거부반응을 고려해 미리부터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중국과 일본의 일차원적 편가르기를 완화하는 데 한국이 역할을 해야 한다.‘동북아균형자’라는 거창한 지위를 들이대면 반감을 살 가능성이 있다. 순수한 마음으로 3국 정상간 만남을 제안해야 한다. 새달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대전 승전 60돌 기념행사’는 한·중·일 정상이 회담을 가질 좋은 기회다.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참석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모스크바로 날아와 3국 정상이 만나는 모습을 보이도록 유도해야 한다. 모스크바회담이 안 되더라도 가까운 시일안에 3국 정상이 손을 맞잡는 다른 일정을 타진해볼 필요가 있다. 때마침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설이 나오고 있다.3국 정상이 만나 공동번영의 동북아공동체 추진을 선언하고, 그에 즈음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 구도가 이루지 못할 꿈은 아니라고 본다.
  • [20일 TV 하이라이트]

    ●TV소설 바람꽃(KBS1 오전 8시5분) 늦은 밤 사무실로 향한 재규는 금고 앞에서 낑낑대는 은경을 발견하고 놀란다. 돈이 필요해서 그랬다는 변명을 늘어놓는 은경에게 화가 난 재규는 은경의 머리를 빡빡 밀어버린다. 한편 출근하는 영실 앞에 철호의 사주를 받은 날치가 또다시 나타나는데.. ●생방송 TV연예(SBS 오후 8시55분) 연정훈이 다른 여자와 결혼을? 배우 한가인과의 결혼을 불과 6일 남겨놓고 그가 다른 여자와 깜짝 결혼식을 가졌다. 그를 먼저 차지한 여자는 바로 유쾌한 배우 박진희. 그들의 비밀 결혼식 속에 숨겨진 진실은? 미리 만나보는 예비신랑 연정훈의 결혼식을 공개한다. ●박주현의 시사 업클로스(YTN 오후 3시5분) 중국의 반일시위를 지켜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통쾌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렇지만 시위가 계속되고 과격화되면서 중·일관계 악화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관계 전문가들과 함께 반일을 둘러싼 동북아 국제정세를 진단해 본다. ●생방송60분-부모(EBS 오전 10시)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이희아씨의 어머니 우갑선씨와 함께한다. 대학생이 된 이희아씨가 사춘기를 거치며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와 고난 극복 과정을 이야기한다. 장애를 갖고 있는 이희아씨를 피아니스트로 키워낸 어머니 우갑선씨의 교육과 사랑에 대해서도 들어본다. ●신입사원(MBC 오후 9시55분) 짐을 싸들고 집으로 온 미옥은 지난 다이어리를 보다 봉삼과의 추억을 발견한다. 다음 날, 높은 하이힐에 타이트한 원피스를 빼입고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완벽하게 차려입은 미옥이 회사로 들어선다. 미옥은 평소와 다른 당당한 모습으로 문과장에게 계약기간 만료될 때까지만 있겠다고 말한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소근육이 잘 발달되지 않은 형진을 위해 엄마는 형진에게 컴퓨터 마우스 사용법을 교육한다. 또래의 아이들에겐 컴퓨터를 다루는 게 일상적인 일이지만, 형진에게는 마우스를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벅찬 일과가 무리였던지 형진은 급기야 경기를 일으키고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인다.
  • [사설] ‘자위대 파견’까지 거론되는 中·日갈등

    중국에서의 반일 시위가 주말을 맞아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동북아 전체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상은 “대사관 직원이 안심하도록 확실한 경비형태를 관계부처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자위대 파견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이 사실상 군대를 보내 중국 주재 공관을 지키겠다고 나선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역사왜곡을 둘러싼 신경전을 넘는 차원이다. 중국도, 일본도 모두 자중해야 한다. 역사왜곡 및 영토분쟁에 따른 반일시위는 한국에서 먼저 시작됐지만 과격양상은 중국쪽이 훨씬 심한 편이다. 지난 9,10일 수만명이 모여 일본을 격렬히 비난했으며, 일부는 일본 공관과 식당을 공격했다. 오늘부터 이틀동안 베이징 톈안먼광장을 비롯해 상하이·광저우 등 전국 10여개 지역에서 대규모 집회가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특히 일본 정부가 동중국해에서 민간업자에게 가스전 시굴권을 허가해주겠다고 밝힘으로써 중국내 반일 감정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 당국은 과격시위 자제를 호소하고 있으나 얼마나 진심이 담겼는지 알 수 없다. 문제가 해결되려면 일본이 변해야 한다. 역사왜곡이 잘못되었음을 진솔하게 인정하고, 공연한 영토분쟁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일본군 침략의 역사가 생생한데 아무리 경비를 위해서라지만 자위대 파견을 거론해서는 안 된다. 중국도 지난번 시위로 반일감정은 충분히 표현되었다고 보고 이제는 외교로 일본의 변화를 얻어내야 할 것이다. 시위가 더 과격해지면 오히려 중국이 비판받게 될지 모른다. 한·일 관계와 마찬가지로 중·일 관계에서도 교류협력의 틀 자체를 깨지는 말아야 한다.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4) 변산 태진스님과 정감록 사건(中)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4) 변산 태진스님과 정감록 사건(中)

    뜻밖에도 ‘정감록’에 경도됐던 사람들 가운데는 부자가 적지 않았다. 영조 때 남원의 부자 김영건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평소 유복해 보였던 김씨 일가가 비결에 쏠리게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남원의 벽보 사건을 좀더 밀도 있게 그려보면 그 답이 보일 것 같다. ●남원성에 나붙은 벽보 영조9년 7월 하순. 그믐날이 가까워 달빛조차 희미한 깊은 밤, 김영건의 두 아들은 괴문서를 남원성벽에 붙였다. 장남 원팔이 문서를 내거는 동안 아우 원하가 망을 보았다. 출입이 가장 빈번한 남문 근처에 한 장의 대형 벽보를 붙이는데 실제 소요된 시간은 극히 짧았지만, 그들 형제에게는 견딜 수 없이 긴 시간이었다. 당시 남원은 호남 굴지의 대도회라서 날마다 성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수백 명이 성안을 드나들었다. 그들의 눈에 띈 벽보 내용은 삽시간에 호남 일대로, 그리고 지리산 너머 영남 지방으로도 퍼져나갈 것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이튿날 오전 남원부중은 괴문서 이야기로 들썩였다. 그날따라 몸이 불편해 좀 늦게 출근한 최정도 이방(吏房)은 이미 사령들이 수거해온 벽보를 훑어본 다음 한숨을 길게 내뿜었다. 조정대신을 강도 높게 비난한 구절도 그랬지만 ‘자미진주(紫微眞主)’ 운운한 것이 영락없는 반역자의 소행이었다. 이방이 알기로, 자미성(紫微星)은 자미원(紫微垣)에 속한 큰 별이다. 그것은 북두칠성의 북쪽에 있는데 천제(天帝) 또는 국왕을 상징한다. 그런데 벽보에 ‘진주’라고 했으니 한양성안 구중궁궐에 엄숙하게 앉아계신 상감께선 왕도 아니고, 자미성 정기를 받은 진짜 왕이 곧 나온다는 얘기다. 벽보엔 상감이 무도하다는 둥 동궁(사도세자)이 미쳤다는 둥 흉악한 언사가 끝없이 이어졌다. 그 내용을 자세히 살핀 이방은 새파랗게 질렸다. 잠시 후 어느 정도 마음을 가다듬은 이방은 도호부사 조호신에게 긴급사태를 보고하는 한편, 많은 정탐꾼을 풀어 성 안팎에 떠도는 온갖 소문을 즉각 수집토록 했다. 평소 성품이 침착하고 판단력이 있는 이방이었다. 그는 엄하기로 이름난 이 형방, 실무경험이 가장 풍부한 박 호장 등과 함께 수사본부를 구성했다. 그들은 시시각각으로 들어오는 소문들을 비교 종합해 믿을 만한 것을 추려내어 계통별로 분류했다. 범인을 바로 잡아들이지 않으면 어떤 변고가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일이라, 수사는 신속히 진행돼야 했다. 최 이방은 진행중인 수사에 관해 남원부의 우두머리인 조 부사에게 여러 차례 보고했다. 그러나 서울 명문대가 출신인 부사는 실무에 워낙 어두워 한숨만 내쉴 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많은 정보를 비교분석해 보니 성안에 거주하는 김영건과 세 아들이 용의선상에 떠올랐다. 이방은 사령들을 급파해 우선 그들을 잡아들이고, 김씨 집안에 소장된 모든 문서(文書)를 철저히 수색했다. 그날 해질 무렵 김씨의 문갑에서 두 장의 수상한 문서가 발견됐다. 큰아들 원팔의 필체가 분명했는데, 놀랍게도 벽보의 초안이었다. 두 장 가운데서도 큰 종이에 적힌 문건은 벽보보다 언사가 훨씬 과격했다. 반역자만이 쓸 수 있는, 대역무도한 ‘불온문서’였다. ●정 노인이 일으킨 해프닝 김영건에 대한 남원 사람들의 평판은 무척 좋았다. 그는 성품이 부드럽고 공손하고 단정한 데다 재산도 많았다. 여느 부자와는 달리 가난한 이웃은 물론, 집 앞을 지나는 거지들에게까지 후했다. 최 이방은 소문으로 그런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기 때문에 섣불리 김영건에게 혐의를 둘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탐문수사 결과를 무시할 수 없어 망설이다가 사령들을 내보냈던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김영건의 집에서 결정적인 단서가 나오는 바람에 이방은 기가 막혔다. 김영건에게는 김원팔, 김원하, 김원택 등 세 아들이 있었는데 셋 다 글 잘하고 글씨도 잘 쓴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모두 아버지를 닮아 인물도 훤칠했다. 특히 큰아들 원팔은 과거시험에도 여러 차례 응시했을 정도다. 그는 남원은 물론 호남의 수부(首府) 전주를 비롯해 각지의 선비들과 두루 사귀고 있었다. 최 이방은 사실 김영건 일가와 친한 편은 아니었지만, 마음속으론 늘 김영건의 유복함을 부러워했다. 그런데 김영건 일가에게는 말 못할 고민이 하나 있었다. 수사에 동참한 이 형방이 들려준 이야기에 따르면, 김영건의 ‘근본’ 즉, 신분을 둘러싼 의혹이 있다고 했다. 형방의 상세한 설명을 듣고 나서 이방은 여러 해 전에 있었던 정 노인 사건을 다시금 뇌리에 떠올렸다. 하루는 남원 성 밖에 사는 가난한 양반 정 노인이 읍내에 시장구경을 나왔다가 만취한 상태에서 김영건을 노비의 자손이라고 비방하는 시비가 벌어졌다. 그러나 문제의 정 노인은 평소 행동거지가 단정하지 못해 세인의 평판이 좋지 않은 편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노인의 말을 곧이듣지 않았다. 그 뒤 정 노인은 다시 그런 ‘망령된’ 말을 꺼내지 않아 사건으로 비화되진 않았다. 기억력이 비상한 최 이방조차 이 사건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게 된 데는 그런 이유가 있었다. 그때 정 노인이 입을 다문 것은 김영건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서 그런 것이었다. 영건은 노인과 다투지 않고 도리어 그를 살며시 회유했다. 그는 노인을 정중히 자기 집으로 모시고 가서 약주를 대접했다. 싫은 노릇이었겠지만 그 뒤에도 길가에서 노인을 마주치면 먼저 반색을 했다. 남원 사람들의 눈엔 마치 도량 있는 김영건이 철없는 주정뱅이 노인을 너그러이 용서한 것으로 보였다. 이 사건은 영건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몇 년 뒤에 일어났는데, 적어도 아들인 그만은 진실을 정확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김영건의 비밀 사실 김영건은 노비나 별 다름 없이 천한 사람이었다. 남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경상도 함양에 노씨 성을 가진 한 양반이 살았는데, 그 집에 막산이란 사내종이 있었다. 그 아내는 이름을 분금이라 했다. 본래 가난한 농사꾼의 딸이었다. 그리고 김영건으로 말하면 분금의 아들이 분명했다. 분금은 어릴 적부터 유달리 영리했고 행실도 조심스러웠다.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그녀의 미색이 너무 뛰어났다는 점이다. 노씨네 행랑것이었던 그녀를 주인양반은 물론 그 집에 드나든 여러 양반들이 다투어 탐을 냈다. 분금은 물론 영건도 이런 집안내력을 꽁꽁 숨기며 살았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영건은 어머니가 세상을 뜨기 직전에야 그 내력을 알게 됐다. 종 막산은 영건이 아직 젖먹이였을 때 돌림병에 걸려 갑자기 죽었다. 그러자 양반들은 아예 마음 놓고 분금에게 집적거렸다. 조선시대 양반들은 대체로 취미삼아 그런 불륜을 저질렀다. 분금은 자신이 노리갯감으로 전락하는 것이 너무 원통했다. 엄밀히 말하면, 분금은 본래 노씨 집안의 여종이 아니었으므로 종살이를 계속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공공연히 노씨네 종으로 간주되는 실정이었다. 한탄으로 나날을 보내던 분금은 남편을 묻은 지 1년 만에 젖먹이 영건을 등에 업고 몰래 주인집을 빠져나와 지리산 쪽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이틀 동안 산길을 헤매던 분금은 지리산의 서쪽 자락에 있는 운봉을 지나 대도시 남원성으로 들어갔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옛말도 있지만, 뼈대 있는 양반집에서 수년 동안 종 아닌 종살이를 한 분금은 양반들의 예의범절에 거의 통달한 편이라 누구도 그녀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그녀는 질병으로 온 가족이 몰살한 어느 한미한 시골선비의 청상과부라고 했다. 영건의 성은 김씨가 됐다. 마침 그 얼마 전 역질이 남원성을 강타했던 탓에 성안엔 주인 없이 텅 빈 집이 여럿이었다. 분금은 그 가운데서도 시장 쪽으로 얌전히 앉은 초가집 하나를 골라 거처로 삼고서 오직 삯바느질에만 매달렸다. 분금은 나이 일흔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한시도 손에서 일을 놓지 않았다. 원체 부지런해 해마다 조금씩 재산이 늘어났다. 과부 허리춤엔 은이 서 말이란 속담 그대로였다. 영건이 스무 살쯤 됐을 때 어머니 분금은 논을 네댓 마지기나 장만했다. 영건은 어려서 서당을 몇 년 다녀 까막눈은 아니었다. 그는 홀로 고생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안타까워 일찌감치 공부를 그만두고 농사일에 전념했다. 잘 모르는 것은 이웃의 경험 많은 노인에게 물었고, 가끔 시장에 들러 쌀, 콩, 면화, 무명 등의 가격을 조사해 비망록에 꼼꼼히 기록해 두었다. 만일 콩 한 되라도 팔라치면 반드시 시세가 가장 비쌀 때 내놓았다. 이런 식으로 살림을 하다 보니 영건은 곧 동네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됐다. 그런 아들인데도 늙은 어머니는 영건에게 늘 하는 말이 있었다.“누구에게든지 공손해라! 가난한 이웃을 잘 보살펴 주고,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 우리가 이만큼이나 살게 된 것은 모두 부처님의 크신 원력 덕택이다. 절간에 시주를 게을리 하지 말라!” 영건은 그 가르침을 묵묵히 따랐고, 이웃사람들이 모두 영건을 존경했다. 어머니는 세상을 뜨기 전날 밤, 아들을 머리맡에 불러 앉혀 놓고 나직이 말했다.“지금까지 네 아버님의 기일(忌日)이라 믿어온 것이 실은 함양 양반 노씨네 종 막산의 제삿날이다. 나는 그 아내 분금이다. 네 아버지는 경상도 하동 사는 김 선비인데, 이름도 모르고 아무 것도 더는 모른다. 부디 죄 많은 이 어미를 용서해라. 이제 비밀을 네게 털어놓으니 내 가슴이 후련하구나!” ●김영건과 예언서의 만남 김영건은 아무에게도 자신의 비밀을 말할 수가 없어 혼자 그저 답답한 심정이었다. 그랬는데 정 노인 사건까지 터져 마음을 안정시키기가 어려웠다. 그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천도를 핑계 삼아 절간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그는 평생 동안 뭐든 그저 열심히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던 것인데, 갑자기 하늘이 무너진 것도 같고 인생과 세상에 대한 회의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나는 과연 전생에 무슨 큰 죄가 있어 평생 아버지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는가. 종 아닌 종이 되어 제 근본을 숨기고 가슴을 졸이며 살아야 되는 내 인생은 도대체 얼마나 불쌍한가. 언젠가 이 비밀이 세상에 알려질 경우 자식들의 장래는 또 어찌 될 것인가. 이 놈의 세상이 아주 송두리째 바뀌어야 한다. 나같이 천한 사람도 가슴 펴고 떳떳이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와야 된다. 도무지 세상이 원망스럽기만 하구나!” 김영건이 제기한 질문들은 누구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정 노인 사건 이후 영건은 사람이 달라졌다. 그의 왕성했던 식욕은 오간데 없어졌고, 일할 마음도 사실은 거의 사라졌다. 세상이 허무하다는 한 생각만이 온종일 영건의 머리에 가득했다. 영건은 그런 자기의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지 못해 더욱 고민이었다. 그나마 큰 다행은 그가 가끔은 절간에 들러 스님들과 문답을 나눌 수 있었다는 점이다. 영건은 태연한 척 여러 가지 사소한 질문을 던졌다. 스님들 가운데는 더러 영건의 깊은 고민을 눈치 채는 경우도 없지 않아 찻잔을 마주한 승방 문답이 해질 때까지 오래 이어지기도 했다. 절간을 오가는 횟수는 점점 많아졌고 영건은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 인연설은 물론 장차 미륵부처가 다스릴 용화세계가 지상에 실현된다는 신기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밖에 승려 태진이 소지했던 것과 같은 ‘남사고비기’라든지 ‘정감록’에 관해서도 말을 많이 들었다. 정말 그 비결의 내용처럼 세상이 뒤집어져 상놈이 양반도 되는 그런 세상이 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만 해도 좋았다. 하지만 과연 그런 세상이 올지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당시 조정에선 일체의 ‘위험한’ 비결의 독서, 소장, 유포 및 출판을 엄금했다. 금지가 심할수록 비결은 더욱 유행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내용을 알게 됐다. 영건도 절간에서 객승이 소지한 ‘남사고’를 한두 번 구경한 적이 있었다. 영건은 비결을 베껴 곁에 놓고 자세히 살펴보고 싶은 마음이 강렬해졌다. 그는 점차 비결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비결을 직접 소장하지 못했고, 비결대로 세상을 바꾸려는 ‘불온한’ 사람들의 무리에 섞이지도 못했다. 그러기엔 영건의 성격이 너무도 소극적이었고 그는 이미 늙었다. 하지만 큰아들 원팔은 달랐다. 영리한 아들은 아버지의 불안과 고민을 대강 눈치 채고 있었다. 아들에겐 최봉희란 약빠른 친구도 있었는데, 그 친구는 이미 ‘남사고’를 소장하고 있었다. 아들은 최의 책을 필사해가지고 아버지에게 드렸다. 아들은 위험천만한 ‘비결’ 조직에 점차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 ●남원 양반 이유성의 문제제기 김영건 일가에 정체성의 위기가 다시 찾아온 것은 1733년이었다. 이미 칠순에 접어든 정 노인과 다시 문제가 생긴 것인데, 정확히 말하면 정 노인의 외손녀사위인 이유성과 다툼이 벌어졌다. 어느 날 술 취한 정 노인이 이유성이 듣는 데서 김영건의 비천한 출신에 관해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정 노인의 친구 가운데는 젊은 시절 분금을 유독 탐낸 양반이 하나 있었다. 그 양반이 참으로 우연히 남원 읍내 길가에서 이미 노인이 다 된 분금을 마주친 것이 화근이었다. 친구로부터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정 노인은 김영건을 노씨네 종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김영건의 비밀을 들은 이유성은 반드시 그것을 폭로하겠다고 별렀다. 스스로 양반의 후예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혈기 방장한 양반 이유성에게는 신분이 뒤섞이는 것이야말로 나라의 근본을 뒤흔드는 범죄행위였다. 그는 가짜 양반 김영건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이유성의 적의를 느낀 김영건 일가는 극도로 긴장했다. 양측의 대립은 갈수록 심각해져 마침내 상대방을 관가에 고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제출된 양측의 문건을 검토한 이 형방은 그들의 주장에 애매한 점이 많은 데다, 시급히 처리해야 할 다른 사건들이 많은 관계로 그에 대한 심리를 뒤로 미뤄놓고 있었다. 김영건의 큰아들이 남원성벽에 붙인 벽보에는 게시자가 이유성의 아버지 이여매라고 적혀 있었다. 김씨들은 자기들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이유성 집안에 역모 죄를 뒤집어씌울 계산이었던 모양이다. 정말 그런 단순한 계산에서 김원팔 형제는 위험천만한 벽보를 붙였을까. 아니면 혹시 어떤 비밀집단이 그들의 배후에서 벽보사건을 기획했던 것일까. 도승 자명과 변산 승려 태진, 최봉희, 김원팔 등의 관계는 정확히 무엇인가. 다음 호에서 따져볼 것이다. (푸른역사연구소 소장)
  • 中 반일 폭력시위 확산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항의하고 일본 상품 불매를 촉구하는 대규모 반일시위가 9일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에 이어 10일에도 광저우(廣州)와 선전 등에서 수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는 등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상하이에선 일본인 학생들이 폭행당하는 사건도 발생하는 등 시위 양상도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다. 이번 반일시위는 지난 2일 청두(成都)와 선전에서 처음 시작됐다. ●반일·불매 운동에서 일본인 학생들 폭행까지 9일 아침 베이징의 첨단 기술단지 하이뎬취(海淀區) 중관춘(中關村) 거리에 1만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일본과 단교를’ ‘역사왜곡 반성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가했으며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결사반대”,“제국주의 일본상품 사지 말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오후 1시쯤 일부가 경찰 통제선을 뚫고 시내 중심가로 향했으며 흥분한 시위대는 베이징 시내 자오양취(朝陽區)에 있는 일본 대사관 및 대사관저에 돌과 병을 던져 유리창을 깨뜨렸고 인근 일본음식점의 유리창도 깼다. 일제 차량을 뒤집기도 했다. 경찰관 30여명이 지켜봤지만 시위대를 적극 제지하진 않았다. 10일 광저우에서도 3000여명의 시위대가 일본 총영사관 앞으로 몰려가 일장기와 일본 상품 화형식을 가졌다. 이들은 총영사관으로 가는 도중 일본식당을 향해 계란을 던지고 간판을 부수기도 했다. 일부는 일제 차량을 전복하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날 광저우와 선전에서 모두 2만여명이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9일 상하이의 한 식당에서 일본인 학생 2명의 테이블로 중국인들이 다가와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물은 뒤 “일본인”이라고 하자 맥주잔과 재떨이로 폭행했다고 일본 외무성 한 관리가 10일 밝혔다. 그는 “학생들은 머리를 다쳤으며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고 말했지만 그들의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 ●日 “피해배상하라” 中 “우리 잘못 없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상은 10일 왕이 주일 중국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중국의 ‘과격한’ 반일 시위에 항의하고 사과·피해배상·재발 방지·중국 체류 일본인과 기업들의 안전확보 등을 요구했다. 마치무라 외상은 중국 시위대가 일본대사관의 유리창을 깬 사건 등을 거론하며 “일련의 파괴 활동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거듭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왕이 대사는 “과격한 행동에 대해서 중국 정부도 묵인하지 않는다.” 며 경비 철저와 안전확보를 약속했다. 앞서 아나미 고레시게 주중 일본대사도 9일 중국 외교부를 방문, 일본대사관과 대사관저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요청했다. 하지만 중국은 10일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의 웹사이트 성명을 통해 “우리는 현재의 중·일 상황(악화)에 대해 중국측에는 책임이 없음을 지적해야만 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성명에서 “일본은 중국을 침략한 역사 등 중국 인민의 감정과 관련된 주요 이슈들을 진실하고 적절히 다뤄야 하며 상호 신뢰 구축을 위해 더 노력해야한다.”고 비판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일본 내에서도 야당과 언론 등이 고이즈미 총리의 외교력 부재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을 비판했다. oilman@seoul.co.kr
  • [톱 셀러]잘 고른 운동기구 효과 두배

    [톱 셀러]잘 고른 운동기구 효과 두배

    봄철은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주말을 맞아 야외 곳곳에서 겨우내 옹동고라졌던 몸을 활짝 펴고 가볍게 몸을 풀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레포츠 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김덕열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문화스포츠팀 바이어는 “최근 늦추위가 풀리면서 레포츠용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평소보다 두배 이상 늘어났다.”며 “처음부터 격렬하고 몸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빡빡한 운동 일정을 세우기보다 줄넘기·조깅 등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거나, 인라인 스케이트와 같이 재미와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운동으로 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용품은 인라인 스케이트·퀵보드·스케이트보드·자전거·배드민턴·훌라후프·줄넘기 등.2∼3년전부터 붐을 형성하기 시작한 인라인 스케이트는 요즘들어 최고의 인기 레포츠용품으로 등장했다. 심폐기능 개선 효과가 있고 엉덩이·허벅지, 정강이 등의 하체 근력과 유연성 향상에 효과적이다. 두바퀴가 달린 롤러스케이트에 비해 고난이도의 기술을 펼 수 있는데다 속도감을 낼 수 있는 것 등이 최대의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추위 풀리자 레포츠용품 불티 이 덕분에 인라인 동호회가 활성화되고 인라인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는 장소도 크게 늘어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며칠만 배우면 쉽게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배우기 쉽고 자녀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어 중장년층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동용이 2만 8000∼8만원대, 성인용은 7만 9000∼28만원대이다. 퀵보드는 모험심이 강하고 짜릿한 쾌감을 즐기는 젊은층으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간단히 접어서 편리하게 갖고 다닐 수 있고, 손잡이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균형 감각을 키우는 데도 좋다는 것이 장점이다. 가격은 8만 5000∼15만원대. 스케이트보드는 겨울철 스노보드를 즐기던 마니아들이 눈이 없는 봄∼가을철 즐기는 레포츠이다. 무릎을 주로 사용하는 운동이어서 반드시 무릎 보호대를 갖춰야 한다. 인라인 스케이트보다 더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고 더욱 과격한 운동이다.2만 6000∼3만 8000원대이다. ●인라인스케이트·퀵보드·자전거 인기 하체 단련이 좋은 자전거는 일반용과 산악용, 사이클용 등으로 나뉜다. 일부 마니아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벼운 운동용으로 사용하는 만큼 일반용 자전거로도 충분하다. 요즘 들어서는 가족끼리 가까운 놀이동산이나 가족공원에서 즐길 수 있는 접이식 자전거가 인기다. 차 트렁크에 간편하게 운반이 가능하고 나이와 신장에 관계없이 전 가족이 탈 수 있는 것은 물론, 일반 자전거와 동일한 운동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아동용 7만∼13만원, 성인용 12만∼69만원대이다. 혼자서 하기보다 둘이서 같이 즐길 수 있는 배드민턴은 저렴한 가격에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레포츠. 티타늄 소재의 제품이 가볍고 튼튼해서 많이 찾는다. 가격은 1만∼6만 8000원대이다. 훌라후프는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근육을 이완시키는데 안성맞춤이다. 특히 표면이 울퉁불퉁한 매직 훌라후프는 후프 안쪽에 돌기가 부착돼 있어 배와 허리의 경혈과 경맥을 자극해줘 지압효과가 뛰어나고 운동량도 더 많은 것이 최대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1만∼1만 2000원대. ●훌라후프·줄넘기 움츠렸던 근육 풀어줘 줄넘기는 근육이완에 좋은 운동이다. 줄넘기 회전수를 세어서 운동량을 쉽게 조절할 수 있게 해줘 편리한 디지털 줄넘기와 손잡이에 무게를 두어 기초체력 단련이나 에어로빅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손 에어로빅용 줄넘기도 나와 있다. 가격은 8000원대 안팎이다. 한정석 그랜드백화점 영업전략팀장은 “포근한 날씨로 인해 실내운동보다 야외 운동을 선호하고 있는데, 본인의 체형이나 특징을 살려 운동기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혼자서 하는 운동이라면 인라인스케이트나 퀵보드 등이 좋고 둘이나 단체로 하는 운동이라면 배드민턴 등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콘택트렌즈 잘못 쓰면 ‘실명위험’

    콘택트렌즈 잘못 쓰면 ‘실명위험’

    외모나 이용상의 불편 등의 문제로 최근들어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나 불량 제품이나 자기 눈에 맞지 않는 제품을 사용하다 부작용을 겪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가장 중요한 안전성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콘택트렌즈는 안경과 달리 직접 안구에 닿기 때문에 구입하기 전에 반드시 눈 상태를 점검해야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과정을 생략한 채 안경처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빛사랑안과 이동호 원장팀이 최근 여교생 2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렌즈를 사용하는 63명 가운데 50명이 안과 검진없이 콘택트렌즈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갈수록 사용자가 늘어나는 콘택트렌즈, 어떻게 구입하고 사용해야 할까. ●사용전 안구건조증등 검진 필수 렌즈를 착용하기 위해서는 안과를 찾아 눈에 특이질환이 없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먼저, 눈깜박임과 눈꺼풀의 모양 및 기능을 검사하며, 건조증과 눈이 완전히 감기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거나 건조증이 심각하다면 렌즈를 착용할 수 없다. 외안부의 눈꺼풀염증과 각막·결막염은 물론 정밀 시력검사 및 굴절검사를 통해 근시·난시의 정도와 각막곡률 반경을 정확하게 측정해야 꼭맞는 렌즈를 고를 수 있다. 렌즈를 고른 후에도 세극등현미경 검사를 통해 착용상태에서의 렌즈 움직임과 눈물층의 분포 등을 다시 검사해 문제가 드러나면 즉시 렌즈를 바꿔야 한다. ●치명적인 부작용 렌즈 부작용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은 세균에 의한 각막궤양이다. 각막궤양은 발병 부위에 따라 치료 후에도 각막혼탁으로 인한 시력저하는 물론 심하면 실명에 이르기도 하며, 이 때문에 라식 등 시력교정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으므로 처음부터 이런 안전성을 고려해야 한다. 염증이나 충혈도 잦은 부작용. 세균성 감염에 의한 염증이라면 사용하던 렌즈를 폐기해야 하지만, 알레르기성 염증은 단백질을 제거한 후 다시 사용해도 된다. 만약 소프트렌즈를 착용했다가 부작용이 나타났다면 안과를 찾아 원인과 증상을 치료한 뒤 하드렌즈(RGP)로 바꾸는 것이 좋다. 이런 부작용은 안과 검사없이 소프트렌즈를 구입해 사용한 사람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문제로, 렌즈 자체의 부작용도 있지만 안구건조증이나 결막염, 각막염 등을 모른 채 렌즈를 착용해 생긴 경우가 많다. ●염증 생기면 렌즈 즉시 교체해야 렌즈도 안경과 마찬가지로 특별히 사용 연령대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어서 세균 감염이나 소홀한 관리만 아니라면 평생 사용할 수도 있다. 단, 소프트렌즈는 6개월, 하드렌즈는 1∼2년마다 검사 후 교체하는 것이 좋다. 일회용 렌즈는 손에 닿으면 무조건 폐기해야 한다. 잠시 뺐다 끼는 것이라도 이미 손이 닿았다면 일회용 렌즈의 수명이 다했다고 보면 된다. 또 수영 중에는 절대 렌즈를 착용하지 않아야 한다. 렌즈를 착용하면 고글을 사용하더라도 아칸트아메바라는 세균에 감염돼 실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대는 하드렌즈가 더 안전 렌즈를 선택할 때는 직업과 환경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며, 스스로 선택하기보다 전문의의 조언을 듣고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이물감이 적은 소프트렌즈는 가끔 착용하며, 빨리 움직이거나 과격한 운동을 하는 경우, 안구건조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 적합하다. 또 모든 연령대가 사용할 수 있으나 관리하기가 어려운 10대라면 하드렌즈가 낫다. 하드렌즈는 산소 투과율이 좋아 매일, 장시간 사용하는 학생 등에게 적당하다. 조깅이나 헬스, 에어로빅 정도는 괜찮지만 속도감이 있는 인라인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탈 때면 맞바람에 렌즈가 밀릴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심한 경우가 아닌 중등도의 안구건조증에는 소프트렌즈보다 나으며, 모든 연령대가 사용할 수 있으나 30대 이후 처음 사용하는 경우에는 점액세포의 감소로 착용감이 떨어지며, 이 때문에 적응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전문의들은 “렌즈 사용 중 눈에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충혈이 오면 바로 안과를 찾아 원인을 확인해야 하며 이 때 사용하던 렌즈를 지참해야 필요한 검사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 도움말 이동호 빛사랑안과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日, 盧대통령 담화 싸고 “특사-제소” 두기류

    |도쿄 이춘규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의 대일비판 담화에 대한 일본내 여론이 갈리고 있다. 정계에서는 한국에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는가 하면 독도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강행 요구 등으로 갈린다. 일본 정부는 기본적으로 노 대통령 담화를 역사문제의 사과와 반성을 요구한 지난 17일의 신대일독트린의 연장으로 보고 “새로운 대응은 안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내 반일기류가 악화되고, 국제사회에 일본의 비도덕성을 알리는 움직임도 강화되자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집권 자민당내에서는 “한국내 여론이 가라앉을 때까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는 시간벌기론에서 “특사를 파견해 문제를 푸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언론들도 확연히 나뉜다. 아사히·마이니치신문은 노 대통령의 표현에 거친 부분이 있지만 담화가 나오게 된 배경을 주목해야 한다며 일정 부분 이해를 표했다. 반면 우익성향의 요미우리·산케이신문은 내정간섭, 선동 등의 어휘를 써가며 비판으로 일관했다. 아사히는 노 대통령의 격한 표현이 이례적이지만 이렇게 된 배경을 생각할 때 일본 정부가 사태를 경시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부과학성 정무관이 교과서검정과 관련, 근린제국 조항을 부정하려는 발언을 했을 때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을 안심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고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조례제정을 놓고 양국관계가 뒤틀리고 있는데도 방관자 노릇만 했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특히 켜켜이 쌓인 불신감이 과격한 표현으로 나타났다고 봐야 한다며 고이즈미 총리는 과거를 어떻게 생각하고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한국에 정중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또 정치대화 통로가 막힌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요미우리는 기사를 통해 노 대통령 담화를 ‘국내 지지 획득용’이라고 폄하하고, 사설에선 역사교과서 검정 문제를 ‘내정간섭’ 운운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산케이는 노 대통령의 담화는 미래지향적 한ㆍ일관계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taein@seoul.co.kr
  • [이현세의 만화경] 독도가 우리 땅이라면

    [이현세의 만화경] 독도가 우리 땅이라면

    3·1절이 있는 이 달은 우리 민족에겐 의미가 남다른 달이다. 삼천리 강산에서 수많은 선조들이 만세를 부른다고 목이 잘리고, 태극기 흔든다고 손목이 잘린 달이다. 하필이면 그런 3월에 독도는 자기네 땅이라고 일본이 억지 쓰는 탓에 이 나라 삼천리 강산은 다시 벌집 쑤셔 놓은 꼴이 되었다. 무엇을 어떻게 했기에 제 땅도 못지키는 꼴이 되었을까…. 20년쯤 전이다. 일제 때 강제로 끌려가서 일본군의 성적 노리개가 된 위안부를 두고 강제동원이 아니라 돈을 받고 스스로 성전에 참여했다는 일본 우익들의 발언에 분노해서 전국이 발칵 뒤집혔다. 나는 학도병 얘기를 그렸다. 그 만화가 ‘사자여, 새벽을 노래하라’였다. 그러나 며칠 봄철에 들불 일듯이 들끓던 극일의 목소리는 이내 잠잠해졌고 이 만화는 이웃국가를 필요이상으로 자극한다는 이유로 심의에서 관동군 막사에 일장기도 못 그리게 했다. 그리고 10여년쯤 전, 이번에는 일본이 교과서에 이 땅을 침략하고 수탈한 기록을 삭제 왜곡시키고 독도는 자기네 땅이라고 슬쩍 흘려서 우리 국민들의 속을 뒤집어 놓았다. 이때는 나는 내 속의 불길을 감추지 못하고 ‘남벌’이라는 만화를 그렸다. 남쪽 일본을 벌한다는 다소 과격한 제목의 이 만화는 석유 자원 때문에 한국과 일본이 전쟁에 돌입하고 결국 북한과 손을 잡아 일본과 전면전을 하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때도 여론은 며칠 가지 못했고 정부나 정치인들의 대응도 국민 감정무마용 정도로 끝이 났다. 그리고 이 만화는 신문연재 시에 무슨 이유에선지 북한 잠수함의 인공기가 삭제되었고 지나친 민족주의와 군국주의를 부채질한다고 S대 학생들과 모 평론가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는 아니다. 그리고 10년 뒤 오늘, 독도문제를 가지고 일본은 다시 돌아왔다. 일본의 망언은 묘하게도 10년의 주기를 가지고 있다. 나는 이것을 의도적인 일본의 공습이라고 본다. 독도는 분명 공습을 받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일본은 이 공습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독도는 외로운 우리의 땅이다. 독도는 우리에게 천대받고 무시당한, 그래서 서글픈 땅이다. 신라시대 때 겨우 호적에 올려진 독도는 조선시대까지 홀로 무인고도로 버려져 있다가 한일병합때 그래도 자식이라는 죄로 같이 일본에 끌려갔다. 그러다 한·일수교때는 피해보상금을 받아내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해서 자국부모로부터 폭사당할 뻔했다. 세월이 흘러 잘 먹고 잘 살던 이 땅에 느닷없이 IMF가 왔을 때도 돈을 빌리기 위해 서로 사용하지 말자는 공창의 매춘부 꼴을 당했고, 그 뒤로는 제 나라 우표에 독도 그림을 넣는데도 일본의 눈치를 봐야 하고 제 땅인데도 함부로 못 가고 근처에서 고기도 잡지 못하는 땅이 되어버렸다. 독도는 이렇게 애물단지였다. 제 자식을 이렇게 귀여워하지 않으니, 아시아의 동네 깡패 같은 일본은 이제 룸살롱 주인이 되어서 동네 명사가 되고 제 편을 끌어들여서, 독도는 제 딸이라고 마구 우기고 다닌다. 그러다 그 딸이 로또 복권에 당첨되었다. 독도의 바다아래 엄청난 무공해 에너지 자원이 매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앞일이 갈수록 태산이다. 일본은 과거 깡패시절에 대해서 반성도 사과도 하지 않고 없던 역사도 만들어서 족보에 올리며 자신도 삼청 교육대에 끌려가서 원폭을 맞고 희생당했노라고 억지를 쓰고 다닌다. 동네 장터의 돈과 힘에 주눅이 들어 쉬쉬하던 못난 부모는 이제 와서 안달이 났다. 땀 흘려 일하지 않으면 집이 없고 공부를 시키지 않으면 자식들의 미래가 없다. 도둑이 담을 넘어오면 피를 흘려서 싸움을 해야 한다. 기억하기도 끔찍하고 수치스러운 사건이었지만 몇 년 전에 집에 떼강도가 들어왔다. 어머니가 목숨을 잃어가며 그 떼강도들을 막아주어서 우리가족은 모두 무사했다. 한 가정을 지키는 데도 이렇게 피와 땀이 필요하다. 영토도 마찬가지다. 피 흘리고 지키지 않으면 국경선은 언제나 바뀐다. 우리의 국경선이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는 유구한 우리의 역사 속에 기록되어 있다. 그 속에는 목숨을 걸고 독도를 지킨 영광의 시대도 있고 독도를 포기한 더러운 시대도 있다. 하지만 정치적 목적으로 제 땅을 양보하고 세계화를 위해 역사 교과서를 던져버린 작금의 우리에겐 독도의 미래는 없다. 내가 알고 있는 최고의 진리는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것이다.
  • 독도의 이순신동상…e세상엔 통쾌한 패러디

    독도의 이순신동상…e세상엔 통쾌한 패러디

    일본의 독도영유권 침해 기도에 네티즌이 톡톡 튀는 패러디로 분노와 냉소를 쏟아내고 있다. 디시인사이드(dcinside.com)와 풀빵닷컴(pull0.com) 등 패러디 전문 사이트에는 17일까지 수십건의 합성 포스터 등이 올라 독도 수호를 외치고 일본을 성토했다. 네티즌 ‘거북이’는 독도에 이순신 동상을 세운 사진으로 호응을 얻었고,‘중이야’는 독도에 63빌딩과 국회를 합성한 사진으로 ‘실질적 지배’의 메시지를 던졌다.‘독도연가’는 독도에 드라마 ‘겨울연가’의 한 장면을 딴 동상과 태극기를 합성한 사진을 올려 ‘욘사마’에 열광하면서도 뒤로는 독도 침탈을 노리는 일본인의 행태를 꼬집었다. ‘독도우표’도 선보였다.‘얼라료’는 독도의 아름다운 사계를 표현한 우표를 국제우편용으로 사용하자고 제의했다. 공익광고를 패러디한 ‘독도를 지키자.’ 포스터도 등장했다. 일부 네티즌은 ‘일본 원폭투하 60년 기념우표’나 고이즈미 총리를 조롱하는 과격한 패러디를 올리기도 했다. 대다수 네티즌은 “속이 후련하다.”는 반응이었지만 “지나친 감정대응은 자제하자.”는 의견도 제기됐다.‘minux’는 “일제 디카로 찍은 사진을 올리는 것이 부끄럽고 슬프기도 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휴대폰 되는 땅” 독도사랑 마케팅

    “휴대폰 되는 땅” 독도사랑 마케팅

    ‘아하! 독도 마케팅, 앗! 독도 후폭풍’ 독도 지키기가 전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기업들도 연일 ‘내사랑 독도’를 부르짖고 있다. 국민 정서에 호응할 수 있는 데다 기업이미지 개선, 소비 진작 등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독도는 우리땅’ 등의 관련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거나 독도를 테마로 한 마케팅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독도 파고에 휩쓸려 속앓이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관광업계와 일본 기업들은 반일 감정이 진정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눈치다. ●이통사 선봉… 유통업체 테마상품 봇물 “한국 휴대폰이 되는 곳은 한국 땅입니다.” 독도 지킴이의 ‘선봉장’은 이동통신업계. 독도의 여행제한 조치가 사실상 해제됨에 따라 현지에 중계기 설치를 추진하는 등 ‘독도의 통신 영유권’ 확보에 나섰다. 여행객 증가에 따른 통신 수요를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SKT 관계자는 “정부의 여행허가 제한조치 완화로 독도 일원의 통신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관련 기관과 협조를 얻어 독도에 기지국 설립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TF는 울릉도 기지국 보강차원에서 독도 중계기 설치 등을 위한 현지의 전원 확보 등 제반 문제에 대한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LG텔레콤도 조만간 울릉도에 기지국과 광중계기를 증설, 독도에서 통화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할 방침이다. ‘독도는 우리땅’ 통장도 나온다. 기업은행은 이달말 수익의 일부를 출연, 독도 관련 사업에 쓰는 공익상품으로 ‘독도는 우리땅’ 통장을 시판할 계획이다. 유통업계도 독도 알리기가 뜨겁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18∼20일 초등학교 이하 어린이 동반 고객 선착순 20명에게 독도 사진이 들어간 타월을 무료로 나눠준다. 롯데마트는 서울역점 등 전국 21개점에서 ‘독도 사랑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다. 그랜드백화점과 그랜드마트는 ‘독도 사랑 캠페인’을 실시한다. 오는 21일부터 발행되는 모든 전단지에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문구를 삽입하고 독도 여행 상품을 사은품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관광업계는 ‘벙어리 냉가슴’이다.‘한류’ 붐을 이어갈 시기에 독도라는 돌출 사고가 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국민의 분노가 치솟는데 대놓고 말할 수도 없는 처지여서 매듭이 빨리 풀리기만 기대하는 눈치다. ●관광업계 냉가슴… 항공사도 긴장 제주 관광업계는 일본의 공휴일인 ‘춘분절(19∼21일)’을 전후해 3000여명의 일본 관광객이 제주에 올 예정이나 최근의 반일감정으로 제주관광을 포기할 움직임이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주는 일본인 관광객들의 예약이 줄고 이미 예약된 일정을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 특급호텔은 최근 일본인 관광객이 투숙할 예정이었던 30개가량의 객실 예약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관광협회 홍준흠 사무국장은 “최근 고조된 반일감정으로 고도(古都) 경주를 즐겨 찾는 일본인들의 발길이 끊이고 있다.”면서 “반일감정이 집단·과격행동으로 표출될 경우 다음 달부터 본격시즌인 일본학생들의 수학여행단 무더기 취소 등으로 지역 관광업계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예약 취소가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한·일 갈등이 지속되면 항공수요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가 일본 기업의 불매운동을 선포한 가운데 일본 가전·자동차 업계는 그야말로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올림푸스한국은 올해 한·일 수교 40주년을 기념하는 ‘한·일 우정의 해’를 맞아 추진중인 이벤트를 전면 보류했다. 산업부·지방자치뉴스부 종합 golders@seoul.co.kr
  • [기고] 학교 폭력,교사·학부모 관심에 달렸다/최원호 한국교육상담연구원장·명예논설위원

    최근 일진회가 알려지면서 학교내 폭력 문제가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교육부에서는 폭력신고 건수를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신고를 많이 하는 학교와 교사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발상을 하고 있지만, 이것이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교사가 인센티브를 목적으로 폭력학생을 신고한다는 왜곡된 생각을 심어주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스럽다.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초기대응이 중요하다. 이것은 화재의 조짐을 감지하여 즉시 대처할 때 곧바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학교 폭력을 단순히 또래 아이들의 거친 놀이문화쯤으로 간과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것이 폭력서클 활동으로 변질되어 있음을 발견할 때에는 때늦은 후회밖에 할 수 없다. 다른 아이들을 대상으로 금품갈취를 일삼고 폭력행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과격한 행동을 보일 때쯤이면, 교사나 학부모의 통제가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더 큰 반항심과 부작용을 불러일으키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심각한 단계에 도달하기까지 교사와 학부모는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아이들의 이러한 이상행동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것일까. 이들의 행동이 아무리 주도면밀하다 해도 그것 하나 눈치 채지 못할 리는 만무하다. 교사에게 생활지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학부모 역시도 자녀 지도에 책임을 져야 한다. 교사가 교외생활까지 지도하는 것이 이미 불가능하다는 현실임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교사는 교실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이들의 행동거지를 통해 이들의 심리적 상태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아이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이들이 보이는 부자연스러운 행동과 쫓기는 듯한 얼굴 표정, 긴장감, 언어구사 등을 통하여 충분히 이상행동을 알아차릴 수 있다. 교사는 아이들이 자신의 고통스러운 부분을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행동과 표정으로 전달하는 비언어적인 메시지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지니고 있어야 마땅하다. 교과 내용만 잘 가르치는 것이 훌륭한 교사가 아니다.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파악하여 학습능률과 효과를 증진시키고, 아이들의 생활을 지도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자의 모습이다. 교사들은 다년간의 교육현장에서 얻어지는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간에 벌어지는 부정적인 일들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을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문제에 적극 개입해 해결책을 제공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은 필수적이며, 이것은 교사에게 주어진 책임이라 할 것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아이들에게 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한발 다가서는 열정을 갖고 교사로서의 사명을 기억한다면,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식으로 아이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수업시간 중에 이상행동의 조짐을 보고도 못 본 척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할 수 있다. 교사가 헌신적인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다가선다면, 아이들이 이상행동을 보이는 초기에 개입하여 서로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기지 않고 교사의 권위를 발휘할 수 있는 충분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시기를 놓치게 되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닫게 되므로 결국 초기대응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므로 교사들은 교사의 권위를 교실 밖에서 찾으려고 발버둥칠 것이 아니라, 교실 내에서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는 진정한 교육자의 모습을 통해 찾아야 할 것이다. 이러할 때 교사의 위상은 자연히 세워지는 것이다. 교사의 권위를 내세우는 데 겸손하며, 지금도 어느 교단에서 아이들을 부둥켜안고 참교육을 실천하고 있을 선생님들을 떠올리면 그저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최원호 한국교육상담연구원장·명예논설위원
  • [사설] 시민단체도 견제와 경쟁 중요하다

    시민단체가 정부와 밀착해 권력감시 기능에서 멀어지고 도덕성과 개혁의 정의기준을 독점하여 스스로 권력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제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주최 심포지엄에서는 우리 시민단체가 한국정치의 부실함에서 비롯된 반사이익과 소수정권의 정치력 보강 차원의 지원에 기대어 ‘거품성장’을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우리는 이 학자의 시민운동 평가절하 발언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압축적 고성장을 이뤄낸 지금, 시민운동에도 견제세력과 다원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동감한다. 1987년 6월항쟁 이후 본격화한 시민운동은 민권, 환경, 소비자, 여성 분야 등에서 시민의 권리 증진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여기에는 단순한 거품보다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축적된 리더십과 도덕성, 시대정신에 부합한 어젠다 설정, 폭넓은 국민의 지지 등이 바탕이 됐다고 우리는 본다. 참여정부 이후 두드러진 시민단체의 정부 정책결정 과정 참여 역시 권력의 분산 관점에서 비판만 할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2000년 총선연대의 낙천낙선운동, 천성산 터널 공사중단 등에서 보듯 합법적 수단을 넘어선 과격성, 근본주의적 배타성 등은 언제까지나 용인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시민단체의 기능은 민주적 절차에 의한 다양한 의견수렴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몇몇 지도자에 의해 이끌리는 ‘시민 없는 시민운동’, 진보주의에 편중된 이념적 색채 등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다양한 국민의사 대의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수 시각의 뉴라이트 운동의 등장을 주목하는 이유이다. 시민운동은 보다 전문화되고 다원화되어야 한다. 서로 비판하고 견제하는 가운데 우리의 정책 역량은 높아질 것이다.
  • [열린세상] 외국인 적대적 M&A 규제해야 하나/김화진 법무법인 율촌 미국변호사

    작년 그리스팀이 우승하는 파란을 일으켰던 유로 2004 대회 초반에 영국과 프랑스의 빅매치가 큰 관심을 끌었다. 실전 같았던 경기가 끝나고 베컴과 지단이 덤덤히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스페인의 레알마드리드에서 한솥밥을 먹는 동료들이다. 두 선수는 국가대표팀과 소속 구단 중 어디에 더 강한 로열티를 가지고 있을까? 얼마 전 유럽 몇 나라를 도는 출장길에 글로벌 은행 사람들과 동행하였는데 세계 각지의 지점, 지사망을 통한 든든한 지원을 받는 것을 보았다. 그네들은 여행 중에 사고를 당하기라도 하면 자기 나라 공관보다 자기 회사의 현지 지사를 먼저 찾을 것이다. 실리콘 밸리에 있는 많은 회사들은 인도나 타이완, 이스라엘 사람들의 것이다. 사무실만 미국에 있고 생산이나 판매는 미국 밖에서 이루어진다. 미국계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아 나스닥에 상장하기 위해 미국 회사의 탈을 쓰는 것이다. 이사회는 전세계를 옮겨 다니면서 하거나 화상회의로 하고 주주총회는 뉴욕이나 런던에서 하며 사장은 예를 들면 이스라엘에 거주하면서 매달 미국을 왕래하는 식이다. 국제경제와 금융의 현장에서 보면 경제활동의 주체들과 회사의 국적 개념이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이다. 그런데도 요즘 국내에서는 ‘외국인’의 우리 기업에 대한 적대적 M&A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외국인의 적대적 M&A 특별규제론과 반대론의 대립은 회사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 차이에서 연유한다. 주주이익 극대화 모델과 종업원, 지역경제를 포함한 이른바 이해관계자 모델 중 어떤 것을 지지하는가의 차이이다. 후자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제약을 받지 않고 글로벌 규모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외국 기업들이 그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우리나라에 있는 기업들을 단순히 활용하는 것이 위험하게만 보인다. 과격한 감자를 통한 자본회수, 구조조정을 통한 감원 등은 그들에게는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술일 뿐이지만 우리와 하루하루의 삶을 같이하는 가족, 친구, 친지들에게는 사활의 문제인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지역이나 국가 단위의 경제지표에 복지수준을 결정 받는 사람들(세력)과 국경을 초월하는 활동의 결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표에 복지수준을 결정 받는 사람들과의 권력투쟁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사회의 모든 측면에 세계화를 도입하면서 국민들에게 넓고, 내용이 풍부한 시장의 경제적, 문화적 혜택을 누리게 하려고 애쓰고 있지 않은가? 즉, 후자를 지향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 기업들이 외국에 나가 투자를 하다가 전략상의 필요에 의해 현지기업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할 때 그 나라가 외국인이라 해서 특별한 규제를 도입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까? 외국인의 적대적 M&A에 대한 특별규제는 적절하지도 않고 방법론상으로도 어려울 것이다. 다만 세 가지에 유념해야 한다. 첫째, 외국인들에게 M&A의 절차적 투명성과 법령의 엄수를 요구해야 한다. 외국인이 제출하는 정보는 시장이 검증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외국인에 대한 차별은 허용된다고 본다. 둘째,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의 제거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법의 경직성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경영권 안정화에 있어서 대단히 불리한 위치에 있다. 셋째, 금융, 정보통신, 에너지, 해운 등의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특별한 배려는 다수 국가가 채택하고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보호는 세계화에 역행하는 경제이기주의가 아니다. 국제사회에서의 평화를 담보하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 양해사항이다. 국제시장에서 코리아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악평을 다시 받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국제시장에서의 권력투쟁에서 아직 약자이다. 약자에게 페어플레이는 쓴약이지만 먼 장래에 효과를 내는 보약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화진 법무법인 율촌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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