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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안타까운 농민들의 시위·분신

    쌀 관세화 유예협상 비준안이 지난 23일 국회를 통과한 시점을 전후해 농민들의 반대 시위가 전국에서 연일 벌어지고 있다. 화를 참지 못한 농민의 분신이 잇따르고 경찰과의 충돌 과정에서 머리를 다친 농민은 엊그제 끝내 숨졌다. 이달 들어 농민 2명이 쌀 개방 반대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기도 했다. 과격 시위로 그동안 농민 100여명과 전·의경 22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는데도 사태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아 큰 걱정이다. 더구나 아까운 생명을 이렇듯 쉽게 내던지는 농민들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농민 시위가 하도 과격해서 경찰은 통제불능이라고 하소연할 정도라고 한다. 물론 경찰의 원천봉쇄와 과잉진압으로 불상사가 속출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극단적·폭력적 방법으로는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특히 공권력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자제돼야 마땅하다. 이런 와중에 일부 농민단체들은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협박하고 정권퇴진 운동을 벼르는가 하면, 외국 쌀의 입항 저지와 수입쌀 창고 소각투쟁을 전개하겠다니 앞날이 더 걱정이다. 쌀시장 개방은 세계적 대세이며 국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지금은 농민들이 이성을 되찾아 정치권·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차분하게 대책을 논의해야 할 때다. 농업의 체질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농업인의 소득보전을 위해 궁리 중인 정부를 일단 믿어야 한다. 정치권도 농민의 표와 인기에만 급급해하지 말고, 이번에야말로 농민들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틀을 만들어 놓아야 할 것이다. 농민들도 귀중한 생명을 잃거나 버리는, 무모한 행동을 당장 그만두기 바란다.
  • 美, 中견제 동남아 거점 확보

    미국이 인도네시아에 대한 무기금수 조치를 전격 해제하는 등 군사협력 관계 복원에 들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 미국이 군사협력 강화를 통해 팽창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동남아 거점 확보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미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국가안보를 고려해 지난 6년여 동안 취해져 온 인도네시아에 대한 무기금수조치를 해제한다.”고 밝혔다.앞서 미국은 지난 2월 및 5월 훈련·교육 프로그램과 비살상 군사장비 판매 허용 등 인도네시아와 군사관계 강화를 서둘러 왔다. 미 국무부는 해금 이유로 무슬림 과격분자들에 의한 테러 확산 방지와 반테러 협력강화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WSJ 등 외신들은 미국이 인구 2억의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동남아의 강국’ 인도네시아와 군사협력 강화를 통해 이 지역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 중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중국을 의식, 인도에 대한 군사장비 판매 금지를 풀고 핵협력 강화를 서두르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란 해석이다. 미국은 클린턴 행정부 때인 지난 98년부터 인도네시아가 동티모르 독립을 폭력적 수단으로 막고 있다며 무기 등 군수품의 금수 및 군사협력 중단 등 제재조치를 취해 왔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 들어 양국의 군사협력 복원이 시도돼 오다 올들어 미 정부가 쓰나미 구호를 위해 수송기 등 일부 군사장비의 판매를 허용하면서 군사협력 강화 움직임이 무르익어 왔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일교차 감안 두터운 외투 준비를

    23일은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다. 전국 966개 시험장에서 오전 8시40분부터 오후 6시15분까지 언어-수리-외국어(영어)-사회·과학·직업 탐구-제2외국어·한문 영역 순으로 치른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도에서 7도로 ‘입시한파’는 없을 전망이다.●오전 8시10분까지 입실해야 59만 3806명의 수험생들은 오전 8시10분까지 시험실에 들어가야 한다.1교시 언어영역 시험을 보지 않는 수험생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감독관으로부터 컴퓨터용 사인펜과 샤프펜을 받고 유의사항을 들은 뒤, 지정된 대기실에서 다음 시험을 기다리게 된다. 수험생은 수험표와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을 챙겨가야 한다. 수험표를 분실한 경우, 응시원서에 붙은 것과 같은 사진을 오전 8시까지 시험장 관리본부에 내고 임시 수험표를 받는다. 휴대전화, 디지털 카메라,MP3, 전자사전, 시각표시외 기능이 부착된 시계등 전자기기는 시험실에 들고갈 수 없다. 만약 가져갔다면 1교시 시험 전에 감독관에게 제출했다가 시험이 끝난 뒤 돌려받는다. 제출하지 않다가 적발되면 부정행위로 처리된다.●수능추위 없어 기상청은 수능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도에서 영상 7도, 낮 최고기온은 10도에서 16도의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보했다. 예전같은 입시한파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일교차를 감안, 두꺼운 외투를 하나 정도 준비해 가는 게 좋다. 듣기·말하기를 평가하는 오전 8시40분부터 15분 동안, 오후 1시20분부터 20분 동안 버스·열차 등 모든 운송수단은 시험장 주변에서 서행해야 한다. 경적사용도 안된다. 이 시간대에 출동하는 소방헬기와 소방차, 구조·구급차도 사이렌을 울리지 않는다. 비행기 이착륙 시간도 조정됐다. 경찰은 이날 시험장 전방 200m 이내 차량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주차도 금지한다. 특히 이날 국회 본회의의 쌀 시장 개방 비준 동의안 심의를 항의하려는 농민단체 집회와 관련, 과격시위 자제를 요청했다.●공무원·직장인 출근은 오전 10시로 늦춰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시 지역(군 지역 가운데 전남 담양·해남읍, 충남 전 지역 포함) 관공서와 기업체 출근시간이 오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늦춰졌다.서울, 부산, 대구, 인천 지하철의 러시아워 운행시간도 오전 6∼10시로 2시간 연장됐다. 서울 지하철은 55회 증회 운행되고 수도권 전철은 배차시간이 4∼6분에서 3∼4분으로 줄었다. 시내버스는 등교시간대에 집중 배차되고 개인택시 부제운행도 해제된다. 한편 수험생들은 22일 소속 고교나 원서를 접수한 교육청에서 수험표와 유의사항을 전달받고 해당 시험실을 찾아가 시험실 위치와 집에서 걸리는 시간, 교통편, 수험표에 기록된 ‘응시영역 및 선택과목’이 응시원서에 기재한 내용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했다.23일 수능시험 문제지와 답안지는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 게재된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파산자의 희망찾기] 땅·집 담보 구제 ‘농민회생제’ 도입을

    [파산자의 희망찾기] 땅·집 담보 구제 ‘농민회생제’ 도입을

    “우리 현실에 빚없는 농민 없고 이들이 파산을 신청하면 완전면책을 받지 못할 사람은 없다.” 개인파산을 담당하는 한 지방법원 A판사의 말이다. 농민 파산자는 전체 파산 비율 중 아직은 극소수이다.A판사는 “지금은 수면 아래에 있지만 연대보증으로 수많은 채무자들이 얽혀 있는 구조로 미뤄볼 때 농민 파산은 농촌 경제를 붕괴시킬 정도로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농촌 파산의 핵심고리는 ‘보증’이다. 도시 파산자가 ‘카드 돌려막기’로 빚을 불려갔다면 농촌 파산자는 대출 만기가 올 때마다 보증인을 세워 신규 대출을 받는 ‘보증인 돌려막기’로 빚을 키우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준기 박사는 “2000년 이후 농촌 연대보증인들을 농수산 신용보증기금으로 대체해 연대보증 문제에 미약하나마 도움이 됐지만 현재 이 기금마저 바닥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농민들의 채무와 연대보증 실태에 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농협에 관련 자료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공개하지 않아 농촌의 채무 실태마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말했다. 특히 화훼·원예, 유리하우스, 축산 등 시설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농촌의 경우 고질적인 ‘어깨보증’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마을 전체가 한꺼번에 파산할 위기도 커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전북도당 서민경제운동본부 양규서 실장은 “전북의 한 화훼단지에서는 농민 한 사람당 2억∼5억원의 빚이 있으며, 대출금 만기가 돌아오면 어깨보증으로 그때 그때 위기만 모면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 “농촌 채무가 수년간 해결되지 않고 고질적으로 쌓여온 것이라 파산하려는 농민이 채무 내용을 모두 챙겨 파산 서류를 작성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농민들의 연쇄파산을 막을 해결책으로는 보증인에 대한 재량면책 제도를 꼽을 수 있다. 법원이 주채무자의 파산 때 보증인의 면책을 재량 범위 내에서 허가하는 방식이다. 참여연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 권정순 변호사는 “재량면책이 과격한 발상 같지만 보증이 남용되는 우리 현실에서 법원에 충분한 판단의 여지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파산전문 김관기 변호사는 “보증 제도는 모든 나라에 있지만 우리처럼 남용하지 않는다.”면서 “대가 없는 보증을 무효로 처리하는 미국의 판례를 볼 때 우리 보증도 무효화할 수 있는 경우가 상당부분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보증 채무에 대한 심리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광주지법의 한 판사는 “보증채무 외에 기타 채무가 많을 경우 면책 판단을 위한 심리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황의식 박사는 “파산하지 않고도 도시 채무자를 살리는 개인회생제도처럼 농촌 현실에 맞는 농민회생제도를 마련해 연쇄파산을 막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염주영칼럼] 농촌에 ‘홍콩태풍’ 오는데

    [염주영칼럼] 농촌에 ‘홍콩태풍’ 오는데

    쌀값 하락에 항의하는 농민들의 시위가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쌀가마를 쌓아두고 불을 지르거나 땅바닥에 쏟아붓는 등 시위의 양상이 예년보다 과격해지는 상황이다. 농민들은 11일엔 서울에서, 그리고 18일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에서 대규모 시위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농민들의 요구사항은 두가지다. 첫번째는 정부가 쌀값을 올려달라는 것이다. 수확기인 요즘 산지의 쌀값은 추곡수매제가 폐지되고 공공비축제가 도입되면서 지난해에 비해 평균 14% 정도 떨어졌다. 쌀값이 떨어지면 정부가 하락분의 85%를 채워주기 때문에 큰 손해는 없지만 심리적 충격이 커 보인다. 두번째는 국회가 쌀 협상 비준안을 처리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두가지는 우리나라가 대외적으로 약속한 농산물 시장개방과 연관돼 있다. 농민들의 요구를 수용하면 당장은 어려움을 모면할 수 있지만 나중에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초보 단계의 쌀시장 개방 문턱을 힘겹게 넘고 있는 사이에도 세계는 이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급진적인 농업개방을 향해 가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국 정상들은 다음주 부산 APEC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자유무역 촉진 방안을 논의한다.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도 급진전되고 있다. 특히 세계 주요국의 각료들은 다음 달에 홍콩에 모여 농업개방 세부 계획안을 놓고 협상을 벌인다. 지금까지 이뤄진 수차례의 예비협상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급진 개방’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협상의 한 축인 EU는 최근 DDA 협상에서 파격적인 새 제안을 내놓았다. 이 제안에 따르면 EU의 농산물 평균관세율은 현재의 23%에서 오는 2010년에 절반 수준인 12%로 낮아진다. 또 이를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농산물 전체 평균 관세감축률은 30~35%(개도국 기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미국의 안은 이보다 더 과격하다. 만약 미국측 관세감축 공식이 받아들여진다면 관세상한이 설정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참깨의 관세율은 현행 630%에서 63%로, 고추는 270%에서 27%로 낮아져 값싼 외국 농산물과의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이 정도면 10여년 전의 ‘UR태풍’보다 훨씬 강력한 ‘홍콩태풍’이 연말에 우리 농촌을 덮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홍콩 각료회의의 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는 급진적인 개방을 추구하는 ‘DDA체제’로 이행할 채비를 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10여년 전의 ‘UR체제’마저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 개방의 대열에서 너무 낙오하게 되면 다시 따라잡기가 영영 어려워질 수도 있다. 농민단체들이 개방저지 투쟁에 나서는 심정은 이해된다. 하지만 무의미한 투쟁으로 농민을 내모는 것은 농민 구하기가 아니다. 개방에 대비할 시간과 정력을 빼앗는 것이며 더 큰 위험으로 몰아넣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농민들도 개방에 대한 과도한 공포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개방의 피해는 실제보다 과장되는 경향이 있음을 우리는 과거의 경험에서 알 수 있다. 칠레와의 FTA가 체결됐어도 국내포도농가들은 살아남았고, 쇠고기 시장이 개방됐지만 국내축산업은 붕괴하지 않았다. 국산 담배의 경쟁력은 담배시장 개방 이후 더 강해졌다. 개방농업으로 가는 길은 험난할 것이다. 그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는 오로지 우리 농업인들의 대응에 달려있다. 수석논설위원 yeomjs@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정신건강 전령사’ 나선 임웅균 예술종합학교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정신건강 전령사’ 나선 임웅균 예술종합학교 교수

    흔히 고음(高音)을 잘 내는 사람을 ‘신이 내린 목소리’에 비유한다. 테너에게 고음은 생명 그 자체다. 또 고음을 위해 생명을 걸기도 한다. 세계적 태너도 고음 앞에 무릎을 꿇는 경우도 많고, 고음에 도전하다 죽는 경우도 더러 있다. 테너 임웅균(51)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성악가로 정상에 오를 때까지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겼다. 대학시절 찬송가의 높은 ‘라’음을 내다가 숨이 콱 막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심청전’ 연습 도중 ‘농부가’에서 또한번 아찔한 경험을 했다. 임 교수는 요즘에도 여전히 고음을 낸다. 공연장에서는 물론 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서 제자들을 가르칠 때에도 그렇다. 특히 학생들에게 야단칠 때면 음악원 전체가 쩌렁쩌렁 울린다. 주위에서 “성악가는 목소리를 아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목소리를 강철처럼 단련시키고 싶어 그런다며 오히려 목소리를 더 높인다. 지난 주 음악원 연구실에서 임 교수를 만났다. 인터뷰 내내 그의 목소리는 소문대로 쩌렁쩌렁했다. 때로는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펄쩍펄쩍 신나서 뛰기도 했다. 임 교수는 최근 서울시로부터 ‘정신건강 지킴이’로 위촉돼 정신건강 전령사로 또다른 역할에 나섰다.“나의 건강은 가족의 건강이며 나아가 한민족의 건강이 아니냐.”면서 노래로 정신건강을 지키고 알리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가치있는 일이라며 크게 웃는다. 이어 대뜸 “내가 (국회)출마하면 어떻겠소, 할 일이 꼭 있거든요.”라는 생뚱맞은 질문을 던진다. 대답할 겨를도 없이 “전국 60개도시에 사랑의 집을 짓는 것입니다. 청소년과 미혼모를 위한 재활프로그램, 즉 세계 최고의 휴먼센터를 설립하는 거지요.”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퇴학당하기 일보 직전에 휴먼센터에서 보름 동안 재활프로그램을 거쳐 퇴학여부를 결정하자는 것. 이를 위해 매년 18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계산도 끝냈다고 했다. 자기 적성과 자아를 파악한 사람은 결코 죄를 짓지 않기 때문에 휴먼센터가 이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우리나라는 교과목이 너무 많아요. 학생들 가방이 그렇게 무거운데도 어디 노벨상 하나 제대로 나오나요.6,7개 과목으로 팍 줄여야 해요. 그리고 책가방을 왜 들고 다닙니까. 책은 학교에 보관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CD로 공부하면 돼요. 왜 그 흔한 CD 제작을 안하는 것인지 답답해요.” 임 교수는 정계나 재계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장소를 불문하고 ‘입바른 소리’를 잘 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피가 끓는 다혈질의 사나이기에 정 안되면 국회진출이라도 해서 그런 일을 꼭 이루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공연장 밖에서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돕는 일.3년전부터 학교폭력대책 국민협의회 공동대표를 맡아 ‘사랑의 공책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유명 인사들과 연예인들의 캐리커처와 메시지를 담은 공책 5만부를 소년 소녀 가장이나 결식아동들에게 보내 용기를 북돋워 주고 있다. 또 2년 전에는 어린이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된다는 얘기가 나오자 68개 어린이단체 공동대표의 자격으로 국무총리실에 찾아가 다짜고짜 담판을 지어 원점으로 되돌리게 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오른손 문화에서 양손문화로 바뀌어집니다.30대 이상은 대부분 오른손을 쓰지만 지금의 청소년과 20대는 양손을 쓰거든요. 컴퓨터 자판도 그렇고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도 다 양손으로 휙휙 날리잖아요. 그래서 지금의 청소년은 어느 때보다 정말 중요합니다.” 임 교수는 또 유학시절 유상근 전 명지대 이사장의 장학금으로 공부를 했다는 사실을 회고한 뒤, 한 사람의 투자로 이렇게 성악가와 교수로 성장해 수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주고 있지 않으냐고 자신했다. 따라서 재벌들은 우리 사회의 불우이웃과 청소년들을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벌들은 따지고 보면 농민과 서민들이 물건을 사 주니까 재벌이 된 거 아니냐면서 우리 농산물이 무너지면 암 발생 등 만병의 근원이 생기기 때문에 농촌 지원에도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차원에서 농민들에게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했다. 한참만에야 음악얘기가 나왔다. 인간은 음악과 스포츠 두가지만 있으면 살 수 있다면서 “발가벗은 목욕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아세요? 작곡 시 노래 무용 등 네가지뿐입니다.”고 했다. 시나 무용도 음악이 있어야 하고 무용 역시 결국은 체육이 아니냐는 것. 예로부터 음악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기에 사람은 음악을 들어야 과격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밀양아리랑을 멋들어지게 부를 때 하얀손수건을 꺼내는 이유를 물었다.“다윗창법을 쓰지요. 다윗은 노래로 신과 대화를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 목소리가 어린이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어린이들은 고음에서도 또박또박 소리를 내면서 목이 잘 쉬지 않지요. 그래서 아 이게 바로 벨칸토구나 하는 것을 알았지요.”라고 했다. 임 교수의 성악적 자질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았다. 숙대 성악과에 입학 등록을 한 어머니는 임신을 하는 바람에 수학을 포기했고, 이때 낳은 아이가 바로 임 교수. 아버지는 일본 규슈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해 고교 교사로 있었으나 여섯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사업에 뛰어들었다 곧 실패했다. 임 교수는 가난한 살림에 피아노를 배울 수도 없었고 음악성적도 별로였다. 초등학교 5학년 음악시간때 너무 크게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선생님한테 뺨을 맞았다. 음악점수는 ‘양’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도 그랬다. 중2때 음악선생님한테 “성악을 하지 않으면 안될, 기가 막히게 좋은 목소리를 지녔다.”고 칭찬을 받았다. 이후 ‘고성방가’하는 버릇이 생겼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서울 뚝섬 동네 밖에서 노래를 부르면 마을 사람들이 ‘웅균이가 온다.’고 했다. 학창시절 공부실력은 별로였다. 경기중학 입학시험에 떨어지고 고교 역시 1,2차에 거푸 떨어져 대구로 내려갔다가 우여곡절끝에 명지고에 입학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돼서야 비로소 성적이 상위권으로 올랐다. 고3때 육사를 지원, 군인이 되려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만류와 음악선생님의 권유로 성악을 하게 됐다. 7개월 동안 집중적인 레슨끝에 연세대 성악과에 수석 합격했다. 대학때에는 문화촌 달동네에 살면서 클래식을 연주하는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머니의 치료비를 충당했다. 물로 배를 채우고 무대에 오르기 일쑤였다. 결국 달동네 생활 3개월 만에 장티푸스에 걸린 것. 병원비가 없어 작은형의 대영백과사전을 가져다 팔아 겨우 해결했다.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3년 동안 화곡고 음악선생으로 있다가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고음의 벽을 뚫고 음악적 완성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돈이 없어 궁리 끝에 유관순 기념관에서 독창회를 열었다.370만원을 벌었다. 그 돈으로 급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부인과 함께 유학길에 올랐다. 세계적인 성악가를 배출한 오시모 아카데미에서 2년간 공부했다. 기라성 같은 테너와 소프라노의 음반을 구해다 틀어놓고 달달 외우다시피 했다. 최대한 흉내를 내면서 발성을 연구했다. 또 마리아 칼라스의 뮤직코치로 유명했던 안토니오 토니니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루치아노 콩쿠르에 참가했을 때 심사위원인 파바로티로부터 “목소리가 굉장히 고급스럽다.”는 말을 전해 듣기도 했다. 85년 11월 귀국,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에서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5만원으로 시작했다. 이듬해 3월 연세대 강사로 채용됐고,1년 뒤 ‘KBS콘서트홀’이라는 프로에 단골로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임 교수를 스타로 만들어준 것은 바로 ‘열린 음악회’.93년 10월 첫 출연하면서 ‘두만강’‘타향살이’‘밀양아리랑’ 등 클래식과 대중가요, 민요를 오가며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지식인이 침묵을 지키는 경우는 두가지, 즉 완전한 낙원이거나 아니면 아무 희망이 없는 사회일 때 그렇지요. 하지만 둘 다 아니라면 웅변이 곧 금입니다.” 요즘에는 실학과 우리나라 독립운동사를 공부한다. 이유에 대해 역사는 말 잘하는 사람을 예의 주시해 왔으며 실사구시 차원에서 하고 있다고 껄껄 웃는다.“임진왜란때 일본이 우리나라 사람 6만,7만명을 끌고 갔는데 돌아온 것은 6000여명밖에 안돼요. 나머지는 외국의 노예로 다 팔아 넘겼어요.” ■ 그가 걸어온 길 ▲1955년 서울 출생 ▲75년 명지고 졸업 ▲75년 연세대 성악과 수석 입학 ▲79년 연세대 성악과 학사졸업 ▲79∼81년 군입대 ▲81년 화곡고 음악교사 ▲83년 이탈리아 유학,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과 오시모 아카데미에서 수학(석사) ▲85년 귀국 ▲9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성악과 부교수, 성악과 과장 역임 ▲2002년 5월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 공동대표 ▲2005년 10월 서울시 정신건강 지킴이 위촉 ▲그외 로마 밀라노 등 이탈리아 17개 도시, 뉴욕 워싱턴 애틀랜타 등 미국 19개 도시 순회연주. 오페라 ‘사랑의 묘악’ 등 국내 30여회 공연 ■ 주요 상훈 만토바 국제콩쿠르 2위, 비오티 국제콩쿠르 메리토상, 제22회 한국방송대상 성악가상(95년), 저축의 날 대통령 표창(2000년) ■ 음반 선경 한국가곡 4,5집(CD), 독집음반 사랑하는 마음(99년), 태너 임웅균의 클래식 가요(2001년) km@seoul.co.kr
  • [사설] 19년 난제 풀어줄 경주 방폐장

    19년을 끌어온 방사성폐기물처분장 건설사업이 마침내 큰 고비를 넘었다. 주민투표 끝에 89.5%의 압도적 찬성률을 보인 경주가 다른 3개 지역을 제치고 방폐장 부지로 확정된 것이다. 이로써 지난 1986년 이후 안면도와 굴업도, 영광, 울진, 부안 등 9개 지역을 대상으로 추진하다 모두 실패로 끝난 국가적 난제가 타결의 문턱에 들어섰다. 이번 방폐장 부지 선정은 정부의 일방적 결정과 밀어붙이기 대신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더욱 크다. 정치적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한단계 끌어올렸고, 경제적으로는 방폐장 차질에 따른 국가적 손실을 막고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2009년 초 경주에 방폐장이 들어서고, 이에 따라 폐기물을 감축하려고 원자력 발전량을 줄이는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된다.3000억원의 특별지원금과 양성자가속기 사업 등을 발판으로 경주는 수 조원대의 발전 효과를 얻게 됐다. 국가와 지방이 맞부닥쳐온 해묵은 갈등과제가 상생의 국가발전사업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우려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방폐장 건설에 반대해온 환경단체와 탈락지역 주민들의 불복 움직임이 걱정스럽다. 사실 이번 주민투표는 정치·경제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냈다.4개 신청지역의 유치경쟁 과열로 부재자 허위신고와 공무원 동원, 불법 홍보물 시비가 잇따랐고, 망국적 지역감정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불법행위는 사법부의 심판에 맡길 문제다. 자신들의 뜻에 맞지 않다고 해서 수십만명의 주민들이 참여한 투표 결과를 과격한 집단행동으로 뒤집거나 무위로 돌리려 한다면 국민적 비난만 자초할 뿐이다. 방폐장 유치에 쏟은 정성만큼 투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하겠다. 정부도 방폐장 건설을 착실히 추진하되 탈락지역의 허탈감을 달랠 다각도의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주민투표에서 드러난 제도적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사실주의 오페라 13년만에 무대에

    사실주의 오페라 13년만에 무대에

    프랑스 대혁명기를 배경으로 한 사실주의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가 무대에 오른다. ‘안드레아 셰니에’는 프랑스 혁명기에 자코뱅의 과격 노선을 비판한 죄로 32세의 나이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실존했던 시인. 인간의 존엄성이 나락으로 떨어진 공포시대 그의 비극적인 삶과 숭고한 사랑, 계급간의 투쟁, 정치적 음모 등이 드라마틱하게 오페라로 만들어진 것. 실화를 바탕으로 극의 줄거리가 만들어진 것처럼 오페라로서는 드물게 사실주의 접근을 하고 있다. 웅장함과 재미있는 볼거리로 치장한 최근 오페라의 흐름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의 오페라여서 주목을 끌고 있다. 연출가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 재미있는 가족용 오페라로 만든 최지형씨. 그는 “이번에는 사실주의가 우러날 수 있도록 상징적 표현을 배제하고 단순하게 무대를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주의 오페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 자코모 자니가 지휘를 맡았다.6번째 한국을 방문할 정도로 한국과 친숙한 그는 “노래를 소화해낼 만한 가수들이 많지 않아 쉽게 무대에 올리기 어려운 곡”이라고 밝혔다. 지난 92년 이후 13년 만에 무대에 선보이는 이 공연은 5억∼6억원의 예산을 들여 예술의전당이 자체 기획·제작한 야심작. 지휘자를 제외하고는 출연자 150여명이 모두 순 ‘토종’이다. 이탈리아 움베르토 조르다노의 아름다운 선율에, 푸치니의 ‘라보엠’‘토스카’의 대본으로 유명한 루이지 일리카가 쓴 탄탄한 대본이 조화를 이루지만 성악가들에게는 테크닉 등에 있어 꽤 부르기 어려운 곡들이다. 여자 주인공 막달레나가 부른 아리아 ‘어머니는 돌아가시고’는 영화 필라델피아에 삽입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28∼3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580-1476.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캠코더에 담은 ‘우리들의 초상’

    캠코더에 담은 ‘우리들의 초상’

    문턱 낮은 영상제를 찾아가보자. 영상물에 있어서 주로 보기만 하는 입장일 수밖에 없는 시청자들이 손수 영상 프로그램을 만들고, 함께 즐기고, 이야기를 나누는 축제다. 2005퍼블릭엑세스 시민영상제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주관으로 오는 21일부터 3일 동안 서울 광화문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에서 열린다. 올해로 5회를 맞은 이 행사는 시민들이 직접 미디어 제작에 참여하는 기회를 넓혀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구호도 상당히 과격(?)하다.‘캠코더로 세상을 바꾸자!’ 퍼블릭엑세스, 그렇게 어려운 개념은 아니다. 지상파 또는 케이블에서 제공하는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보면 그게 그것인 것 같고, 나와는 생각이 다른 이야기도 많다. 그렇다면 내 시선으로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도 보여주자, 이게 퍼블릭엑세스다. 시작이 힘들지 일단 출발하면 쉽다. 올해 상영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경쟁작 19편, 초청작 19편(해외초청작 4편 포함) 등 모두 38편이다. 만든 사람들도 가족 사이의 관계 회복을 내용으로 한 개막작 ‘첫 시도’의 황지희씨 등 청소년에서부터, 비닐 쓰레기로 병들어 가는 우리 땅을 살펴본 ‘땅은 숨쉬고 싶다’의 이오순·안광화씨 등 아줌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국가보안법철폐프로젝트´(푸른영상 외) 등 국내초청작과 1965년 이념 갈등으로 빚어진 대학살을 다룬 ‘잊지 못할 것 같아요’(다니알 인드라쿠수마) 등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을 찾아온 작품 4편도 눈에 띈다. 작품 하나하나의 영상미가 뛰어나지는 않다. 거칠고 투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독자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의견을 제시한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작가와의 대화 시간도 마련되며, 부대행사로 장애아동들이 직접 자신의 꿈과 희망을 담은 사진전시회 ‘장·愛·인’과 사진슬라이드쇼 ‘전통과 현대의 고리’(김은정)도 열린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www.publicaccess.or.kr) 참조할것.(02)392-0181.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지구촌 위협 ‘닷 컴 테러’ 그 해결책은

    지구촌 위협 ‘닷 컴 테러’ 그 해결책은

    7월 런던 테러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지난 1일 세계적인 관광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또다시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또 지하철 테러 첩보가 입수된 미국 뉴욕은 공포에 휩싸였다. 국내에서도 다음달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혹시 모를 테러 가능성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 테러의 안전지대일까? 국내에서도 테러방지법 제정 이야기가 자주 나왔지만,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세계 흐름에 걸맞은 테러방지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과 테러방지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인권 침해와 권한 남용의 우려가 있기에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어쨌든 최근 몇 년 사이 일어났던 테러를 살펴보면, 그 양상은 급변하고 있다.EBS는 이런 테러의 동향을 살펴보고, 이에 대비하는 세계 각국의 모습을 담은 시사다큐멘터리를 준비했다. 영국 BBC가 제작했다.12일 오후 11시5분 ‘진화하는 알카에다’ 1부 ‘지하드 닷 컴’이,19일 같은 시간 2부 ‘대중교통에 대한 위협’(가제)이 방송된다. 1부에서는 인터넷 테러리즘을 다룬다. 폭력적인 지하드(성전)를 지지하고, 이슬람근본주의를 퍼트리며, 지원자와 자금 모집은 물론 테러훈련 교본까지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자살폭탄 공격 장면 등이 동영상으로 제공되는가 하면 이슬람 젊은 세대를 선동하기도 한다. 인터넷은 위기에 몰렸던 테러조직의 돌파구로 자리 잡았다. 9·11 직후 미국은 애국법을 만들어 이메일을 감시하고, 이슬람 과격파 웹사이트 운영자들을 기소하는 등 강경조치를 취하지만, 사실상 통제가 불가능하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마이클 슈어 전 CIA 빈 라덴 추적팀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미국 정치인들은 진실을 외면하고, 국민들한테 거짓말을 하고 있다. 테러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이슬람권이 박탈감과 위기 의식을 해소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부시 “미국 겨냥 테러 3건 막았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9·11 테러 이후 지금까지 자국 영토에서 계획된 알 카에다의 테러 공격 3건을 좌절시켰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에서 막아낸 테러 공격은 7건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6일 오전 10시쯤(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민주주의기부재단(NED)의 한 행사에서 이라크전과 대테러전에 관한 연설을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AP뉴스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알 카에다 등 이슬람 무장세력이 전 국가와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이라크를 주요 발판으로 삼았다.”면서 “이들은 한 나라만 손아귀에 넣으면 무슬림 대중을 연쇄적으로 움직여 다른 온건한 정부를 전복하고 스페인에서 인도네시아에 이르기까지 과격한 근본주의 이슬람 제국을 건설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테러와의 전쟁을 승리할 때까지 지치거나 쉬지 않고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의 이념을 공산주의로 비유했으며 증오와 반유대주의를 부추기는 아랍 언론에 의해 지원받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부시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수석 군사자문단을 만난 후 기자들에게 “오는 15일 실시되는 이라크 새 헌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방해하려는 세력을 공격 중”이라며 “이라크군 3000명이 미군 부대와 함께 전투에서 활약했고 이라크군의 30% 이상이 작전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월드이슈] 국가 이미지 바꾸기 사활

    [월드이슈] 국가 이미지 바꾸기 사활

    미국과 중국, 중동 국가 등 세계 각국이 너나 할 것 없이 국가 이미지 제고에 나섰다. 미국과 중동 국가들은 9·11테러 이후 국제사회에서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는 국가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최고통치자의 최측근을 총책임자로 임명하는가 하면, 미국내 영향력 있는 홍보회사들을 앞다퉈 고용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공자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세계 제조업의 중심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정보기술(IT)산업과 세계적인 브랜드 육성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번 고정된 국가 이미지는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웬만한 경제적·외교적 노력으로는 바꾸기 힘든 ‘무형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 미국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 이후 중동을 비롯한 세계 각 지역에서 국가 이미지 실추 현상이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자 대외적인 홍보 외교(Public Diplomacy)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좋은 사람들이다. 우리는 미국인들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조지 부시 대통령을 좀 봐라. 세상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지 않은가.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부시에 대한 신의 복수가 분명하다.” 워싱턴포스트가 25일자에서 전한 이집트의 택시운전사 파루 히켈의 이같은 말이 중동인들의 평균적인 정서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이라크전 이후 확산되는 중동의 반미·반 부시 정서를 차단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은 올해초 2기 정부를 구성하면서 지난 2000년 및 2004년 대통령 선거 당시 선거본부의 홍보를 총괄했던 캐런 휴스를 대외적인 홍보업무를 담당하는 국무부 홍보담당 차관으로 임명했다. 이달 들어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 휴스 차관은 우선 미국이 ‘긍정적인 희망’의 메시지를 세계에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에 따라 휴스는 세계 각국에서 미국에 대한 여론을 수시로 파악하고 대응까지 할 수 있도록 ‘신속대응팀’을 구성했다고 한다. 휴스는 또 각국에 주재하는 미국 대사들의 발언도 그녀가 제시하는 ‘발언 요지’와 일치하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휴스 차관은 중동지역을 첫 출장지로 선택해 이번주부터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터키를 순방 중이다. 순방에는 미국과 중동지역 국가의 기자들이 대규모로 수행, 그녀와 미국의 홍보외교에 대한 관심도를 반영했다. 휴스 차관은 26일 아마드 나지프 이집트 총리와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더 나은 삶의 기회를 보장하려고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정책목표가 잘못 이해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휴스 차관은 이틀간의 카이로 체류 중 이슬람 교육기관 알 아즈하르를 대표하는 수니파 지도자 셰이크 탄타위와 콥틱교 교황인 셰누다 3세 등 종교계 지도자들도 만났다. 그러나 휴스 차관은 수행기자들에게 “중동인들의 마음을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다.”면서 “우선 몇몇 사람들과 대화의 끈을 계속 이어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현실적인 단기 목표치를 제시했다. 휴스 차관에게 최근 들어 새롭게 떨어진 임무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들춰낸 미국 사회의 인종, 빈곤 문제와 미 정부의 무기력한 재난대처 능력에 대한 국내외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 대응하는 것이다. 휴스 차관은 일단 대외적으로는 “외국 언론이 미 정부의 노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공세적으로 반응했다. 아울러 대내적으로는 미 정부 기관과 군의 구호 지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dawn@seoul.co.kr ■ 중국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중화민족 부흥의 기치를 치켜든 중국이 국가 이미지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전세계에 각인된 ‘중국제는 싸구려’란 통념을 벗어던지는 한편 중화민족의 강렬한 이미지를 심기 위함이다. 장기적으로 ‘팍스 시니카(중국 중심의 세계질서)’ 재편을 실현하기 위한 중국의 야심찬 청사진의 일환이다. 세계적인 브랜드 보유를 위해 세계 유명 브랜드의 구매 전략을 선택했다. 최근 중국의 레노보 그룹이 IBM에서 개인컴퓨터 브랜드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단시일 내 브랜드 인지도와 중국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전세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중국의 ‘기업사냥’과도 맥이 닿는다. 주문자 생산방식(OEM) 위주의 세계 하청 생산기지에 머물지 않고 고부가가치 위주로 자국의 경제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감지된다. 동시에 중국은 자체 디자인과 마케팅 노력으로 ‘토종 브랜드’ 개발에 전력 질주 중이다. 장시간의 노력과 자금이 소요되고 성공도 장담할 수 없지만 ‘중국산은 고가품’이란 확실한 이미지를 심겠다는 자세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중국 상무부는 내년까지 집중 육성할 ‘국가 대표 브랜드’로 하이얼 칭다오(淸島)맥주, 전통제약기업인 둥런탕(東仁堂) 등 191개 토종 기업을 선정, 발표했다. 전기·전자가 71개로 가장 많고, 의류 경공업 화공 의료 등 모두 6개 부문에 걸쳐 있다. 토종 브랜드 자동차 수출 지원을 위해 독자 브랜드를 보유한 완성차 및 부품업체 가운데 100사 선정에 착수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에 선정된 중국 브랜드에 대해 내년까지 각종 지원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중국 브랜드 육성책은 지난 2003년 당 16기 3중전회에서 통과한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 개선을 위한 결정’에서 비롯됐다. 중국 지도부가 독자 브랜드 육성을 통해 대외교역 성장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중국은 문화 브랜드로 ‘공자(孔子)학원’을 택했다. 중국 문화원의 별칭인 ‘공자학원’은 지난해 말 서울에서 문을 열었다. 프랑스, 이집트, 몰타에 이어 세계 4번째이자 아시아 최초의 개원이다. 목적은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자국 언어를 가르치고 중국 문화를 보급하는 것이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중국 제4세대 지도부는 국력 신장에 걸맞은 ‘중화사상’의 전세계 확산을 원하고 있다. 공자학원을 앞세워 평화적 부상을 강조하는 중국의 외교정책인 ‘화평굴기(和平 起)’의 문화 외교를 관철시키려는 의도가 짙다. 이를 위해 전세계에 100개의 ‘공자학원’을 설립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공자학원은 현지인에게 자국 문화는 물론 정치 이념과 각종 정책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친중파(親中派)를 육성한다는 전략적 접근법이다. oilman@seoul.co.kr ■ 중동 중동 국가들이 ‘테러리즘’ 내지는 ‘과격주의’를 연상시키는 국가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오일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쿠웨이트와 사우디 아라비아 등 오일달러가 넘쳐나는 일부 중동 국가들은 수년전부터 미국의 홍보(PR)전문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미국 내에서의 자국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수백만∼수천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한 시리아마저 재정 사정이 넉넉하지 않음에도 불구, 사장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내 홍보회사를 고용해 국가 이미지 홍보전략에 가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국가들은 그동안 미 PR회사들을 고용, 미 의회에 대한 로비 활동을 강화하고 미국의 지도층 인사들과의 ‘연줄’을 돈독히 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9·11테러 이후 중동 국가들의 대미 홍보전략의 우선순위가 국가 이미지 제고로 바뀌었고,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는 대미 홍보를 한층 강화했다. 특히 9·11테러 이후 미국 주도의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하고 있으며, 테러리즘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쿠웨이트는 뉴욕의 PR회사인 페퍼컴을 고용해 국가 이미지 제고에 전력하고 있다. 쿠웨이트 정부는 쿠웨이트 출신 감독이 제작한 9·11테러 관련 다큐멘터리의 미국내 홍보를 이 회사에 전담케 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미국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한 이 다큐멘터리의 미국내 상영을 직접 지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9·11테러 직후인 2002년 한해 동안 대미 홍보전략에만 150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사우디는 미 버지니아주에 있는 PR회사인 코르비스 커뮤니케이션즈를 고용해 대미 홍보를 전담시켰다. 코르비스는 사우디가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하고 있으며 중동 평화 정책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신문과 라디오 광고로 제작,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시리아의 행보다. 이라크 내 저항세력에 대한 지원 의혹과 이란과의 관계, 레바논에 대한 영향력 확대 등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울 대로 껄끄러워진 시리아가 미국내 이미지 제고에 뒤늦게 가세했다. 최근 일부 언론들은 시리아가 미국의 PR회사인 뉴브리지 스트레티지스를 고용했다고 보도했다. 주미 시리아대사관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으며 대미 홍보전략에 쓸 예산도 없다며 보도내용을 즉각 부인했다. 하지만 주미 시리아대사가 부시 대통령과 오랜 친분관계가 있는 조 올보 뉴브리지 스트레티지스 사장을 여러 차례 사적으로 만나 조언을 구했다는 사실은 확인했다. 시리아 정부가 미국내 부정적 여론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다. 미국의 언론감시단체인 미디어와 민주주의센터의 선임연구원 다이앤 파세타는 “사우디 등이 공격적으로 국가 홍보에 나섰지만 효과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씨줄날줄] 닭장차/육철수 논설위원

    민주항쟁이 막바지에 이른 1987년 6월26일 오후 6시쯤. 당시 김영삼(YS) 통일민주당 총재는 서울 무교동 평창빌딩의 민추협 사무실에서 ‘대행진식’을 가졌다. 이어 민주당 국회의원과 당원 200여명은 사복경찰 100여명의 저지선을 뚫고 서울시청 앞 광장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대형 태극기와 ‘민주헌법쟁취’ 플래카드를 앞세운 YS 일행은 50여m를 거침없이 나아갔다. 경찰은 YS의 부상이 염려돼 최루탄을 함부로 쏠 수 없었다. 그러다가 기습적으로 행진대열의 후미에 최루가스를 뿌려 선두그룹을 격리시킨 뒤 순식간에 YS를 경찰버스(일명 닭장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워낙 전광석화처럼 벌어진 일이라 당간부 K씨만 YS와 함께 닭장차에 갇혔다.YS를 태운 닭장차는 1시간동안 김포 등지를 배회하다가 상도동 자택에서 그를 풀어 주었다. 시위를 벌이다 닭장차를 경험한 전직 대통령은 아마 YS가 유일할 것이다. 엄혹했던 유신독재 시절,“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외쳤던 YS가 닭장차에 강제로 갇히던 날, 그 날의 빛바랜 현장 사진에서는 민주화의 역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과거 민주인사나 각종 시위에 참여했던 대학생과 노동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닭장차에 태워져 공권력의 무자비한 폭력과 인권유린의 현장을 체험했을 터이다. 그래서 70∼80년대 대학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요즘도 닭장차를 보면 굴욕적인 추억에 시달린다고 한다. 전투경찰 기동대 버스는 시위대로부터 돌이나 화염병 공격을 막으려고 유리창에 철망을 두르는데, 이게 닭장과 닮았다고 해서 비꼬는 투의 닭장차란 별명이 붙었다. 닭장차는 ‘최루탄’ ‘백골단(헬멧과 청바지를 착용한 전투경찰)’과 함께 험난했던 시절의 3대 키워드였다고나 할까. 최루탄과 백골단은 이미 오래 전에 없어졌고, 이제 닭장차마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모양이다. 경찰은 과격 시위가 급감했기 때문에 기동대 버스 1131대의 철망을 모두 걷어내고, 대신 친근한 색깔을 입혀 국민에게 다가가겠다고 한다. 국민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도심의 흉물처럼 비쳐졌던 닭장차의 퇴장과 함께 우리의 시위문화도 한층 더 점잖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민주주의 확산’ 우선순위 변화할듯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남부 멕시코만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조지 부시 대통령의 대외정책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은다. 미 외교협회(CFR)의 리처드 하스 회장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가 운영하는 인터넷 신문 ‘슬레이트’에 게재된 기고를 통해 카트리나가 미국의 ▲외교 ▲국방 ▲경제 ▲문화 등 대외 정책의 주요 분야에서 실질적인 정책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주의 확산은 탄력 잃어버려” 우선 부시 대통령이 지난 2월 취임사를 통해 천명한 ‘민주주의 확산’이라는 외교정책의 이념은 뉴올리언스의 수재 현장에서 드러난 빈곤과 흑인 문제 등으로 인해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하스 회장은 지적했다. 또 카트리나 이재민들 가운데는 “남의 나라 이라크에는 수백억 달러를 퍼주면서 정작 국내 재난 예방을 위해서는 뭘했느냐.”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으며, 이는 평균적인 미국인들이 공유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라크 등 외국에 대한 개입을 줄이고 국내의 테러 및 재난 대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다 집중하라는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하스 회장은 분석했다. ●미국내 병력의 해외이동 제한될 수도 카트리나 재난을 복구하면서 주방위군과 예비군 등 미 국내 병력이 모자라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따라서 앞으로는 주방위군과 예비군의 이라크전 차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하스 회장은 전망했다. 그럴 경우 미국의 이라크 주둔 전략도 크게 수정돼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정규군의 부담은 커지게 되지만, 군 지원자 수가 갈수록 줄어드는 등 가용자원이 모자라 병력운영에 적지않은 곤란을 겪을 것으로 하스 회장은 내다봤다. ●“미국도 별 수 없어…” 미국이 카트리나 재난으로 잃게 된 가장 큰 자산은 대외적인 국가 이미지라고 하스 회장은 밝혔다. 이미 9·11테러에서 드러났듯이, 미국이 아무리 강대하다고 하더라도 ‘난공불락’은 아니라는 사실을 세계 각 국이 다시금 인식하게 됐다는 것이다. 뉴올리언스의 처참한 수재 현장과 이후 이를 제대로 복구하지 못한 채 당황하는 미 정부의 모습은 24시간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이 때문에 카트리나 발생 이후 북한과 베네수엘라, 이슬람 과격 집단 등 미국과 적대적인 국가들은 미국이 이라크에서와 마찬가지로 허리케인에게도 패배했다며 조롱대기까지 했다. 하스 회장은 이번 허리케인에 무너진 폰차트레인 호수로부터 뉴올리언스를 보호하는 것보다도 카트리나가 초래한 외교적 도전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는 것이 더욱 힘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dawn@seoul.co.kr
  • 이라크, 이번엔 시아파간 충돌

    이라크가 다수파인 시아파 내부의 정쟁으로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혼미 속에 빠져 들고 있다. 24일 과격 시아파 지도자 사무실이 친정부 시아파 세력의 공격으로 불타고 8명이 사망하자 과격파 지도자 알 사드르를 지지하는 의원 및 각료 등이 직무 거부를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3일 소수파인 이슬람 수니파의 헌법초안 거부로 내전 위기가 감돌고 있는 이라크에 다수파인 시아파간의 노선·권력 투쟁까지 겹쳐 극도의 혼란상을 보이고 있다. 사건은 남부 나자프에서 24일 반미 유혈봉기 후 폐쇄됐던 사무실을 다시 열려던 알 사드르 추종자들을 경쟁 시아파 조직인 ‘바드르 운동’ 가담자들이 공격하면서 발생했다. 사건이 발생하자 알 사드르를 지지하는 21명의 의원과 3명의 장관이 “임시정부와의 연관의혹”을 제기하며 항의, 무기한 직무 거부를 선언했다. 살람 알 말리키 교통장관은 “의원 21명이 직무를 거부하기로 했다.”면서 동참을 발표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압델 무탈리브 모하메드 보건장관, 알라 하비브 정무장관도 동참하기로 했다. 나자프 사건이 알려지자 바그다드에선 알 사드르 추종자로 이뤄진 메흐디군이 3곳의 ‘바드르 운동’ 사무실을 공격, 무력 충돌이 빚어졌다. 남동부 아마라에선 알 사드르 추종자들이 친정부 시아파 사무실에 박격포 공격을 가했다. 당황한 이브라힘 알 자파리 총리는 TV에 나와 자제를 촉구했다. 임시정부는 나자프의 질서 회복을 위해 특수부대 병력을 파견했으며 현지에서는 밤 11시 이후 통금령이 내려졌다. 한편 이날 괴한들이 쿠르디스탄에서 바그다드로 돌아오던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 소유의 차량을 공격했으나 4명의 호위병들만 부상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또 배후가 밝혀지지 않은 무장세력들은 바그다드 북부 아부사이다 마을의 한 카페에서 총기를 난사, 주민 6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24일 육군 2개 대대 1500명의 병력을 현지에 120일간 파견할 것을 지시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황당한 美전도사… 당황한 美정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인 미국의 보수파 전도사가 반미주의자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암살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개신교 복음주의 전도사인 팻 로버트슨은 22일 ‘700클럽’이라는 TV 생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차베스 대통령이 미국에 “가공할 위험”이라며 “우리는 그를 제거할 능력이 있으며 그런 능력을 발휘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하나의 강력한 독재자를 제거하기 위해 다시 2000억달러짜리 전쟁(이라크전)을 벌일 필요는 없다.”며 “몇몇 비밀 요원들이 그런 일을 하도록 하는 게 훨씬 쉽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2002년 4월 베네수엘라에서 쿠데타 시도가 있었을 때 차베스 정권의 전복을 전혀 지원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며, 차베스가 이후 베네수엘라 경제를 망치고 나라를 공산주의자와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의 소굴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올해 75세인 로버트슨 전도사는 미국기독교연합(CCA)의 창설자로 그가 매일 진행하는 크리스천방송네트워크(CBN)의 생방송 프로그램 시청자는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로버트슨은 1988년 공화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서기도 했다. 미군 해병으로 한국전에 참전했던 로버트슨은 지난 2월에는 “한국은 미국의 보호를 받는 나라이며, 북한 주민의 탈북을 부추겨 북한 정권을 붕괴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로버트슨 발언의 파문이 확산되자 미국 정부는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로버트슨의 발언이 부적절한 것이라며 “우리는 그와 견해를 같이하지 않으며 이는 미국 정부의 정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호세 비센테 랑헬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23일 기자회견에서 “테러리즘에 반대한다는 미국에서 이같은 테러리스트적인 발언이 횡행한다는 것은 엄청난 위선”이라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골적인 반미 노선을 걷고 있는 차베스 대통령은 이전부터 미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이 자신을 암살하려 한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dawn@seoul.co.kr
  • 피트니스센터 CEO 된 이훈

    피트니스센터 CEO 된 이훈

    얼핏 보면 ‘퇴직금 없는’ 연예인들의 부업 같지만 그것만은 아니다. 더욱이 연예계 주당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그가 부업을 한다면 술집이 오히려 더 어울릴 것도 같고…. “돈 벌 욕심이라면 술집이 더 나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술 마시면서 스트레스 푼다지만 그건 틀린 말이에요. 과음하면 속 버리죠, 안주 먹으면서 몸 버리죠, 다음날 피곤하죠. 인기를 먹고 자란 연기자로서 보다 긍정적인 방법을 찾았지요.” 하긴 그는 연예계의 대표적인 스포츠맨이기도 하다. 정 감독과 함께 권투를 하며 프로선수 자격까지 취득했다. 운동이 특기라는 자신의 장점을 이용해 운동 스트레스가 강박증이 되는 시대, 일반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을 가장 쉽게 알려 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의 피트니스에서는 몸에 맞는 운동을 알려 주기 위해 기본적으로 1대 1 트레이닝(레디 액션 3세션)을 제공하고, 한가지 운동을 계속하려면 쉽게 싫증을 내는 아마추어들을 위해 그룹X에어로빅·태보·요가·살사·벨리 등 주당 50여 시간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얼핏 보면 여느 피트니스클럽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피트니스업계에서 성공해 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란다. 무려 5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은행빚까지 내며 피트니스클럽을 오픈하게 한 꿈은 K1, 프라이드 같은 종합격투기 MMA(Mixed Martial Arts) 붐을 국내에 본격적으로 불러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피트니스클럽 내에 복싱, 스턴트액션과 함께 MMA 도장이 있죠. 그저 단순히 치고 박고 피가 흥건해지는 뒷골목 싸움 같은 폭력이 난무하는 경기가 아니라 신개념 스포츠입니다. 맞고 쓰러지고 누가 이겨 주거나 져 주는 쇼가 아닌, 의(義)를 지키는 무도인의 정신을 잇는 스포츠죠.” 더블에이치에서는 MMA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그와 정 감독을 비롯해 분야 별로 전문선수와 강사들이 체계적으로 가르친다. 앞으로 6개 도시에 더블에이치 체인을 더 열어 가능성 있는 선수를 육성해 K1, 프라이드에 진출시킬 계획이다. 더블에이치에서 피트니스로 종합격투기를 수련하고, 종합격투기가 대중화되면서 미국·일본·유럽과 같이 붐업을 이루는 데까지 예상기간은 2년이다. MMA 소개를 하면서 유독 그의 눈이 반짝인다.‘연기를 접을 작정인가?’라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나의 본업은 연기”라고 한 마디로 일축하는 그는 “연기는 인생이다.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그 사람의 인생을 이해하면서 연기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배우에게는 차기작을 준비하기까지 공백을 갑갑해하며 지내기보다는 그 시간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더블에이치와 MMA 육성에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의지다. 올초 SBS드라마 ‘세잎클로버’에 출연한 이래 피트니스 준비에 푹 빠져 있었다는 그는 연예인 봉사모임 따사모(따뜻한 사람들의 모임)회원으로도 적극적으로 활동 중이다. 그래서 피트니스의 수익역시 5%는 사회환원 차원에서 기부를 결심했다. 8월초 문을 연 이훈의 피트니스 500여명의 회원 중에는 정준호, 안재욱, 배용준, 정우성 등 친분이 있거나 드라마 촬영에 앞서 무술을 익히기 위해 등록한 스타들도 많다. 대다수의 회원은 더블에이치의 럭셔리한 분위기와 MMA, 스턴트액션 등 쉽게 접하지 못했던 프로그램에 이끌려 왔다. 하지만 격투기·권투 등 다소 과격해 보이는 프로그램에도 여성 회원들이 많다. “앞으로 우리 남성들, 정신 차려야 할 겁니다. 지금 4층에서 스턴트액션 프로그램을 듣는 여성들이 100㎏이 넘는 거구를 어깨 너머로 내려치는 연습에 몰입하고 있거든요.” 아, 그의 매력은 또하나 더 있다. 남성적이지만 그는 결코 ‘마초’가 아니라는 것. 남성호르몬이 지나쳐 마초로 여겨지는 여느 ‘남자다운 남자’와는 달리 그는 장난스러운 면을 갖고 있다. 운동강박증에 시달리면서도 지겹거나,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하고 때로는 직접 시범도 하는 그에게서 이훈의 매력이 빛난다.“더 좋은 연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겁니다. 한 우물을 파야한다던 지난 시대와 달리 이 시대는 동시에 여러개의 꿈도 이뤄지는 세상이니까요.”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부부싸움 흥분상태 자살도 보험금 줘야”

    서울고법 민사15부(이진성 부장판사)는 15일 부부싸움 도중 아파트 밖으로 몸을 던져 추락사한 Y씨의 남편 등이 D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피고는 종신보험 피보험자 가족인 원고측에 1억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Y씨는 일단 고의로 자살했다고 볼 수 있으나 자녀출산 후 여러차례 수유장애 등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신체·정신적 쇠약을 겪은 데다 남편과 과격하게 부부싸움을 하다 정신적 공황상태를 못 이기고 몸을 던진 만큼 보험금 면책제외 사유인 ‘정신질환 상태’에서 자살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딸 출산 후 수유장애와 맹장수술 등으로 수차례 병원을 찾았던 Y씨는 2003년 10월 자기가 살던 경기도 평택 아파트에서 보증문제로 친정과 갈등을 겪던 남편에게 멱살을 잡혀 베란다로 끌려 나오는 등 격렬하게 부부싸움을 하다가 베란다 밖으로 몸을 던져 숨졌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씨줄날줄] 와하비즘/이목희 논설위원

    엊그제 치러진 파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장례식은 사우디 왕가가 가진 이중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시신은 갈색 천에 둘둘 싸여 비석이나 봉분조차 없는 공공묘역에 묻혔다. 그렇다고 사우디 왕가가 서민적이라고 평가될까. 왕족들이 국가의 부를 독점, 초호화판으로 살고 있는 현실에서 이번 장례식은 표리부동하게 비칠 수 있다. 사우디는 와하비즘을 건국이념으로 1932년 세워진 왕정국가다. 서구의 침략이 본격화된 18세기, 수니파 지도자 이븐 아브드 알 와하브가 이슬람경전 코란과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을 따라 근검절약하자는 취지로 주창한 것이 와하비즘이다. 와하비즘은 극단적 배타주의로 흐를 소지를 처음부터 안고 있었다. 이집트에 무슬림형제단, 파키스탄에 디오반디즘 등 이슬람 원리주의가 존재하지만 이를 국가 차원에서 내건 곳이 바로 사우디이다. 하지만 지금 사우디는 아랍권에서 친미·온건국으로 분류된다. 왕족의 영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독교 국가를 대표하는 미국과 친하게 지내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으로 와하비즘을 포기하면 빈민층인 다수 국민을 다독거리기 어려워진다. 음주가무 및 우상숭배 금지와 국왕 장례절차 정도에서 와하비즘을 반영함으로써 국가질서를 잡아가려 하고 있다. 와하비즘 과격파들은 이런 사우디 왕가가 못마땅하다. 미국뿐 아니라 사우디 왕조도 이젠 타도의 대상이다.9·11테러를 저지른 빈 라덴이 와하비즘의 철저한 실천을 외치는 대표주자다. 빈 라덴은 무슬림형제단의 알 자와히리와 함께 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만들어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도 사우디를 둘러싼 딜레마가 만만치 않다. 부시 대통령의 ‘자유의 행진’ 정책에 따르면 사우디는 분명 민주화 대상이다. 그러나 사우디 왕가를 흔들면 이슬람 강경 원리주의자들이 힘을 얻는다. 또 사우디가 세계 석유시장에서 갖는 비중은 대단하다. 국제경제가 급격히 나빠질 우려가 있다.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친미와 와하비즘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사우디 왕가, 석유이권을 유지하고 테러를 막으면서 사우디 왕가를 변화시키려는 미국. 아라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한 국제 정치·경제·안보 역학관계는 그야말로 고차방정식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親美 실용주의 노선 부담 美와 일정거리 유지할 듯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파드 국왕이 1일 사망함에 따라 향후 사우디와 아랍권의 변화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새 국왕은 압둘라 왕세제, 차기는? 새 국왕으로 결정된 압둘라(82) 왕세제는 파드 국왕의 이복동생으로 95년 파드 국왕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10년 가까이 사우디를 실질적으로 통치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압둘라 왕세제는 테러 및 부정부패와 싸워왔으며 경제를 자유화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사우디 국민들도 압둘라 왕세제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왕권은 순조롭게 승계됐지만 앞으로 ‘차기’ 국왕 자리를 둘러싼 암투가 벌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차기 왕세제는 파드 국왕의 동생인 술탄 부총리 겸 국방장관으로 결정됐지만 파드 국왕의 다른 동생들이 자리를 넘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는 나예프 내무장관이 꼽힌다. 경찰을 장악하고 있는 나예프 왕자는 사우디 내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이끌며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파드 국왕 이후 당장 사우디에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새 국왕이 등극하면 그동안 강경보수파에 눌려온 시민들이 민주화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있고, 과격 이슬람주의자들도 왕정타도를 주장하고 나설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미국·아랍과의 관계에도 영향 있을 듯 사우디는 세계 최대 산유국이고, 영토와 인구 규모에서도 중동의 최강국이다. 그만큼 원유시장과 중동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미국도 사우디의 변화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외신들은 압둘라 왕세제가 그동안 실용주의적 노선을 걸어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수차례 미국을 방문하며 친미관계를 돈독히 하는 한편 2001년 9·11테러 이후 사우디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자 미국과 일정 거리를 두는 정책을 취해왔다. 이같은 그동안의 행적으로 볼 때 그가 왕위에 올라 본격적으로 통치권을 행사하게 되면 중동의 안정을 위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정책을 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편 파드 국왕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53센트 오른 61.10달러에 거래가 시작돼 장중 한때 61.45달러까지 치솟았다.AP통신은 투르키 빈 알 파이잘 영국주재 사우디대사의 발언을 인용, 석유정책 등 사우디의 주요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파드 국왕은 누구 지난 82년 즉위한 파드 국왕은 사우디 근대화의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특별한 서구식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친미 노선과 전통 이슬람 사이에서 균형잡힌 외교정책을 펼치려 노력했다. 이는 사우디가 비교적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할 수 있었던 밑바탕이 됐다. 그러나 91년 걸프전 당시 사우디에 대규모 미군 주둔을 허용하면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분노를 샀고, 이후 사우디도 테러의 타깃이 됐다.95년 뇌졸중 이후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으며 지난 5월 사망설이 나돌기도 했다. 아랍권 방송들은 파드 국왕의 장례식은 3일 거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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