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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경찰 ‘서울역 여성 폭행’ 30대 남성 구속영장 재신청

    철도경찰 ‘서울역 여성 폭행’ 30대 남성 구속영장 재신청

    지난달 말 서울역에서 30대 남성이 모르는 사이인 여성을 폭행한 사건을 수사 중인 철도경찰이 이 사건 피의자 이모(32)씨의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12일 “(지난 4일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이후) 보강 수사를 통해 이씨의 범행을 추가로 확인했다”면서 “범행의 중대성과 재범 가능성,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검찰에 다시 신청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철도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이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에정이다. 이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 50분쯤 서울역 1층에서 모르는 사이인 30대 여성의 왼쪽 광대뼈 부위 등을 가격해 상처를 입히고 달아난 혐의(상해)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이씨의 범행으로 이마가 찢어지고 광대뼈가 함몰됐다. 불면증과 공황장애로도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성혐오 범죄’로 세상에 알려졌다. 사건 발생일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도 피의자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해 검거가 늦어지면서 부실 수사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서울역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이씨의 주거지를 찾아낸 철도경찰은 지난 2일 서울 용산경찰서 경찰관들과 함께 이씨를 긴급체포했다. 이씨의 신병을 확보한 철도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이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4일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신원과 주거지 및 휴대전화 번호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고, 피의자가 주거지에서 잠을 자고 있어 증거를 인멸할 상황도 아니었다”면서 이씨의 긴급체포가 위법하다며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철도경찰은 “(범행 당시) 피의자가 불특정 다수에게 몸을 부딪치는 등 비정상적 행동을 해 제2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신속히 검거할 필요성이 있었다”면서 “체포 당시 피의자가 주거지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문을 두드리고 전화를 했으나, 벨 소리만 들리고 아무런 반응이 없어 도주나 극단적 선택 우려가 있어 불가피하게 체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보배드림 ‘붕어의질주’ 후원금 사기사건 40대 징역 6개월

    보배드림 ‘붕어의질주’ 후원금 사기사건 40대 징역 6개월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자동차 판매 사이트인 보배드림 게시판에 동정심을 호소하는 허위글을 올려 수천만원의 후원금을 받아 챙긴 40대가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0단독 곽태현 판사는 10일 사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닉네임 ‘붕어의질주’ A(43)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생활비가 떨어지자 보배드림 사이트에 동정심을 유발하는 내용의 허위글을 올려 775명으로부터 4200여만원을 후원금 명목으로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 매우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나 힘겹게 직장생활을 하다가 난치병인 재생불량성빈혈 진단을 받은 뒤 파혼까지 당했다고 했다. 이후 아내와의 결혼 과정에서는 처가의 반대에 친자 2명과 어렵게 살고 있다고도 했다. 아내는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통장 잔고가 708원밖에 남아 있지 않다며 300만~400만원이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을 통해 후원을 받았지만 처음 글을 올렸던 계정이 정지되자 A씨는 ‘붕어의질주2’라는 닉네임을 만들어 다시 글을 올렸다. 자신이 처음 올렸던 글의 사실 여부를 의심한 사람들이 찾아와 모욕적인 언사로 조롱했다는 내용이었다. 또 한 보배드림 회원이 자신을 조롱하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택배로 보냈다는 등의 내용도 있었다. 이 택배를 받고 아내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주장에 누리꾼들의 후원은 더욱 쇄도했다. 3일 동안 1000만원 이상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씨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었다. 후원금으로만 약 4000만원을 받은 A씨에게 보배드림 회원들이 진단서나 병원 영수증 사진 등을 증거로 요구했고, A씨가 이에 응하지 않자 사기 의혹이 점점 짙어졌다. 결국 음식물 쓰레기 택배를 보냈다고 인정한 누리꾼과 A씨의 접속 IP가 동일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회원들의 의심이 사실로 밝혀졌다. A씨는 재생불량성빈혈 진단을 받은 적도 없었고, 누군가로부터 모욕을 당하거나 음식물 쓰레기 택배를 받은 적도 없었다. 모두 회원들의 관심을 끌어 후원금을 받으려고 거짓 사연을 올리거나 일부 각색했던 내용이었다. 곽 판사는 “피고인이 인터넷 사이트에 동정심을 유발하는 허위의 사실을 게재해 다수로부터 돈을 편취했고, 취득한 이익도 4200만원으로 큰 금액인바,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다”며 “다만 4200만원 중 3400여만원을 반환해 피해를 상당 부분 회복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공황장애 호소’ 이탄희 의원, 규정 없어 병가 못 내

    ‘공황장애 호소’ 이탄희 의원, 규정 없어 병가 못 내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병가를 신청하려던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정)이 국회법상 규정이 없어 병가를 내지 못했다. 대신 국회의장에 청가서를 제출해 휴식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이 의원실 측은 9일 “당 지도부와 상의해 국가공무원법을 근거로 60일의 병가 신청서를 의장실에 제출했지만, 병가를 처리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반려됐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은 국가공무원에 해당하는 연가 및 병가 개념이 적용되지 않고, 사고 등으로 본회의에 불출석하는 경우 청가서 또는 결석신고서를 의장에게 제출하도록 돼 있다. 결석한 회의 일수에 대해서는 그만큼 특별활동비를 삭감하지만, 사유를 밝히고 청가서를 제출한 경우에는 괜찮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신보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출산을 위해 본회의 불출석 청가서를 제출한 적 있다. 이 의원 역시 전날 열린 본회의에는 청가서를 제출하고 불참했다. 국회 관계자는 “국가공무원법이 적용되지 않을 뿐 국회의원은 사유에 따라 청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며 “병가가 반려된 것이 아니라 청가로 정정해 신청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판사 출신으로 지난 4·15 총선에서 당선된 이 의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고백하며, 잠시 국회를 떠나 건강을 회복하고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2017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판사 뒷조사 파일 관리 업무를 지시받은 후 이를 거부하고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증상이 시작됐다”며 “치료 등과 주변의 도움으로 극복했지만 입당과 공천 과정에서도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며 재발했다”고 설명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링컨, 처칠, 이탄희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링컨, 처칠, 이탄희

    우울증과 공황장애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마음의 병이다. 링컨과 처칠도 우울증을 경험했다. 링컨은 걸음걸이에서 우울이 뚝뚝 떨어지는 듯했다거나, 처칠은 ‘검정개’가 찾아오면 시골에서 쉬고 그림을 그리며 1년씩 회복을 기다렸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항우울제 개발은 우연히 시작됐다. 1950년대 항결핵제를 투여받은 결핵환자들의 기분이 호전되고 무기력하던 환자들이 춤을 추는 장면을 한 내과 의사가 놓치지 않았다. 단가아민을 높이는 약물이 항우울 효과가 있었다. 곧이어 조현병 치료제(클로르프로마진)의 유도체는 조현병에는 효과가 없고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었다. 이 두 약물은 1980년대 중반까지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부작용이 문제였다. 단가아민 약물은 발효식품을 먹으면 혈압이 높아졌다. 삼환계 항우울제는 효과는 좋았지만 입이 말라 갈라지고 어지럽고 졸렸다. 1970년대 우리나라 정신 치료의 선구자 조두영 교수가 쓴 글에는 한 환자가 ‘우울증에 무슨 약이 있을까 싶었는데 입이 이렇게 쫙 말라 갈라진 걸 보니 진짜 약을 주었다는 생각에 너무나 고마웠다’고 말했다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 같으면 멱살을 잡힐 수 있는 약이었다. 1980년대 후반 ‘프로작’이라는 항우울제가 나오면서 획기적 변화가 시작된다. 부작용(입마름, 변비, 졸음)이 거의 없이 우울증이 호전됐다. 미국과 유럽 정신의학계에서는 생물정신의학자들이 정신분석학자 자리를 급속히 대체했다. 뇌영상학의 발전으로 약뿐만 아니라 정신 치료가 만드는 뇌 변화가 확인되면서 정신질환을 바라보는 통합적인 시각은 대세가 됐다. 세로토닌 외 다양한 수용체에 작용하는 항우울제가 개발됐지만 증상이 호전되는 데 적어도 1~3개월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물론 그 덕분에 내성과 금단이 없는 장점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너무 느렸다. 그러면서 마취제로 사용되고 마약으로도 통용되던 케타민은 글루타메이트를 급속히 높여 한 달이 아니라 하루 만에 효과가 있었고 의존증도 없었다. 이를 개량한 에스케타민 비강분무제 개발에 우리도 공동 연구에 참여해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마음의 병은 경증일 때는 정신 치료나 상담만으로 충분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약물 치료와 정신 치료를 함께 받아 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 국민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축에 드는 덴마크는 인구 7명 가운데 한 명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게으르거나 의지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편견에 시달리는 형편이다. 우울증 치료율은 여전히 여타 선진국의 절반 이하다. 코로나19가 주는 교훈 중 하나가 아플 때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닌가 싶다. 본인의 공황장애를 드러내고 치료에 집중하겠다며 회복을 선택한 이탄희 의원처럼 용기 있는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길 기대한다.
  • [씨줄날줄] 공황장애(Panic Disorder)/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공황장애(Panic Disorder)/박홍환 논설위원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판(Pan)은 인간의 얼굴과 상반신에 염소나 산양의 뿔과 하반신을 갖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돼 있다. 목동을 보호하고 가축과 자연을 관장하는 신으로 숭배됐다. 하지만 반인반수의 험악한 형상과 변덕스럽고 화를 잘 내는 성격 탓에 인간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다. 특히 낮잠을 방해하거나 기분이 언짢으면 극도로 포악해져 인간과 동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곤 했다고 한다. 극심한 공포, 공황을 뜻하는 영어 단어 패닉(Panic)은 판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람은 전쟁이나 천재지변, 대형 사고 등을 맞닥뜨리면 극심한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평소 경험하지 못한 극한의 환경을 직면했을 때 보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뇌의 반응이다. 수염이 덥수룩한 사람 얼굴에 염소 뿔을 달고 있는 반인반수의 신, 판을 눈앞에서 목도한다면 누구라도 그 자리에서 얼음처럼 몸이 굳어버리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거나 사소한 갈등 상황에서도 ‘생명이 위태롭다’는 불안과 공포가 엄습할 수 있다. 이른바 공황발작으로 심장 박동이 매우 빨라지고, 호흡곤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공황발작은 일상생활 언제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가령 운전 중 공황발작이 발생하면 본인은 물론 제3자까지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의학계에서는 이런 공황발작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공황장애로 판단한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다가도 갑자기 공포가 엄습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당사자로서는 그야말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일 것이다. 영화배우 이병헌·차태현, 방송인 김구라, 개그맨 이경규·정형돈, 가수 김장훈·소율 등 공황장애를 고백한 유명 연예인이 잇따르면서 공황장애 질환이 주목을 받았는데 최근 국내 한 수용시설에서는 공황장애를 가진 수감자의 손발을 14시간 동안 묶어 두고 방치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판사 출신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최근 공황장애를 고백하며 “잠시 국회를 떠나 있겠다”고 선언했다. 페이스북에서 밝힌 그의 증상은 공황장애의 전형이다. 알 수 없는 극도의 불안, 일시적인 정신 마비, 불면증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2017년 2월 사법농단 사태 와중에 발병했는데 다소 호전됐다가 총선 때 논란이 이어지면서 증상이 다시 심해졌다고 한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의원의 공황장애 고백을 놓고 응원과 비판의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공황장애를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모른다고 한다. 당사자의 고통을 누가 헤아릴 수 있겠는가. 지지 여부를 떠나 빠른 회복과 국회 복귀를 기원하는 게 맞다. stinger@seoul.co.kr
  • ‘사법농단’ 촉발 이탄희 공황장애 치료에… 이수진 “법관 탄핵 시기 재조정”

    ‘사법농단’ 촉발 이탄희 공황장애 치료에… 이수진 “법관 탄핵 시기 재조정”

    이수진 “연루 판사 13명 탄핵소추 준비”판사 출신으로 사법농단에 연루된 법관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더불어민주당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이 7일 탄핵 준비는 해 나가면서도 추진 시기는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동료 판사들을 뒷조사한 파일을 확인하고 사직서를 던지면서 ‘사법농단’ 사태를 촉발한 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생긴 공황장애가 재발해 국회를 잠시 떠나 안정을 취하겠다고 고백하면서다. 이수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법관 및 변호사 출신 민주당 의원들이 모인 단체 카카오톡 방에 (법관 탄핵을) 같이 추진하자고 글을 올렸는데, 30분쯤 뒤에 그 기사(이탄희 의원의 고백)가 떴다”며 “이탄희 의원에게 앞장서 달라고 했는데, (기사를 확인하고) 재조정을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사법농단 사건의 상징인 이탄희 의원이 부재한 상황에서 법관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여론 조성 등에서 어려움이 예상되기에 시기 재조정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탄희 의원은 지난 6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제 몸과 마음의 상태를 국민들께 솔직히 고백하는 것이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도리이자 책무인 것 같아 용기를 내 말씀드린다”며 공황장애로 힘든 상태임을 고백했다. 이수진 의원은 “이탄희 의원이 회복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으니 (검찰이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판사 13명의 징계를 청구했던) 자료를 요청해 탄핵소추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 65조에 따르면 대통령·국무총리·국무위원·행정각부의 장·헌법재판소 재판관·법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감사원장·감사위원 등이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국회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이 발의하고 재적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가고 헌재가 최종적으로 파면을 결정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단독] 거래도 출금도 막혔다… 수천억 삼킨 ‘좀비 코인’

    [단독] 거래도 출금도 막혔다… 수천억 삼킨 ‘좀비 코인’

    7억 쏟아 20만원 남은 전직 교사 암호화폐 지식 없이 투자 시작한 60대 지인 끌어들여 月 200만원 ‘홍보 수익’ “불안했지만 ‘연예인 인증샷’ 등에 안심”코인 폭락→ 다른 코인 투자 피해 반복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라서 소송 꺼려” 다단계 코인 사기 피해자 김모(55)씨는 지난해 1월 딸의 옛 담임교사인 박모(63)씨 앞에서 손목을 자해했다. 오래전 이혼 후 경남의 한 중소도시에서 홀로 딸을 키우며 마련한 아파트 담보 대출금 4000만원을 코인 투자로 날린 후였다.  김씨는 투자을 권유했던 박씨가 보상하지 않으면 분신하겠다고 했다. 퇴직교사인 박씨 역시 막다른 상황에 내몰렸다. 그도 트레이드코인클럽(TCC)이 발행한 암호화폐 ‘티코인’에 쏟아부은 1억원을 모두 잃었다. 자신의 투자금뿐 아니라 함께 투자했던 지인들의 원성이 쏟아지자 박씨는 “나도 다 접고 싶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박씨와 김씨, 두 사람의 인연을 악연으로 바꾼 건 코인 투자였다. 이들의 코인 투자 과정에서 지난 3년간 휩쓸고 간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이면을 엿볼 수 있다. 코인 사기 피해자들 대부분이 두 사람처럼 노후 불안감이 짙은 ‘베이비 붐’ 세대다. 이들은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사기꾼들의 먹잇감이 된다. 현재 TCC 피해자 집단 소송 참여자 107명에 대한 조사에서도 5060세대가 55명(51%)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퇴직 후 당뇨를 앓아 써 주는 곳도 없고 돈을 더 벌 방법도 마땅치 않은데 코인만이 살길로 보였다.” 박씨는 딱 이런 마음이었다. 그의 투자는 백숙이나 먹자던 친분 깊은 지인의 소개로 시작됐다.  “코인이란 게 있는데 지금 1만원 넘지만 조만간 30만원까지 오를거야. 나만 믿고 사 봐.” 지인의 호언장담 사이로 비트코인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TV 뉴스가 박씨의 귓가에 환청처럼 맴돌았다.  박씨는 처음에는 부인 몰래 코인을 사들였다. 1개 가격이 1만 3000원. 박씨는 지인들을 하위 투자자로 끌어들이면서 매달 200만원 안팎을 수익금으로 받았다. 2018년 1월부터는 임대료 60만원짜리 사무실을 빌려 본격적으로 하위 투자자들을 모았다. 어린이집 원장이었던 부인도 이즈음 합류했다. 박씨가 굴린 지인들의 투자금은 6억원 규모로 불었다. 그의 TCC 암호화폐 지갑 속 코인은 지인들을 대신해 관리하는 코인 6만개를 합쳐 17만개에 달했다. 상위 사업자들은 그가 불안감을 토로할 때마다 고급 호텔에서의 사업설명회나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보여 줬다. 이를 사업 순항의 증거로 활용한 셈이다.  꽃길만 걸을 듯했던 그의 행보는 개당 1만 3000원에 매입한 코인이 하루아침에 4분의1인 3000원으로 폭락하면서 끝났다. 10년 이상 인연을 맺어 온 지인들의 원망 어린 얼굴부터 먼저 떠올랐다. 그중 교사 시절 애제자의 어머니가 바로 김씨였다. 박씨는 “말년에 돈도 잃고 사람도 잃어 막막하다. 집 앞 다리만 보면 극단적인 충동을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와 지인들이 투자한 코인은 망가졌지만 상위 사업자들은 그새 다른 코인(H3)으로 갈아타 또 투자자들을 꾀었다. 티코인 1개와 새로 만든 코인 8개를 교환해 준다는 뻔한 사기 행각에도 출금이 막힌 하위 투자자들이 벌떼처럼 몰렸다. 하지만 새로운 코인조차 200원에서 400원으로 두 배가 뛰었다가 한순간 20원으로 곤두박질쳤다. 박씨 등 피해자들은 그렇게 두 번 울었다.  박씨는 상위 사업자들을 상대로 한 피해자모임의 고소마저 포기한 상황이다. 1인당 부담해야 할 소송 비용 20만원조차 부담스럽게 됐다. 그의 암호화폐 계정에는 TCC 투자로 얻은 티코인 17만개가 출금이 막힌 채 쌓여 있다. 그는 “전 재산과 맞바꾼 코인인데 17만개를 다 팔아도 소송비 20만원도 못 건지는 게 어이없다”면서 허탈해했다. 그 와중에 10만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코인 17만개 계정이 사라진다는 경고 공지까지 떴다. 사기꾼들은 살던 아파트까지 처분하고도 2억원 넘게 빚을 떠안은 박씨의 영혼까지 탈탈 털었다.  다단계 코인 사기의 끝은 절망적이다. TCC 국내 1호 사업자에게 아파트·토지 담보 대출, 카드론 등으로 투자한 돈 3억원을 사기당했다는 김모(38)씨는 “월 이자만 300만원을 떠안고 있는데 다 포기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강모(49·여)씨는 암 진단으로 받은 보험금 1150만원을 날려 치료마저 막막하다. 권유안 서울시 민생사법경찰 방문판매수사팀 수사관은 “다단계 사기의 특징 중 하나가 잘 아는 지인끼리 투자 소개를 주고받아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경우가 많아 신고나 소송에도 적극 나서지 못한다”고 말했다.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노년을 극심하게 방황하며 보낸다. 고교 동창 소개로 코인에 투자했던 7000만원 중 단돈 10원도 회수하지 못한 요양사 한모(52)씨는 울화증으로 얼굴에 열꽃이 피고 공황장애도 앓고 있다. “다른 코인은 위험하지만 내가 상위 투자자들과 친분이 있어서 문제가 없다”고 소개했던 둘도 없던 친구는 연락조차 끊겼다. 한씨는 원금이라도 회복하겠다며 돈을 빌려 다시 코인을 사는 지인과 피해자끼리 서로를 등치는 ‘폭탄 돌리기’를 목격하며 절망했다. 권단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 “비트코인 투기 광풍 이후 무법지대를 악용한 사기 범죄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암호화폐 사기로 목숨을 끊는 이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더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부탁드립니다.
  • [단독] 거래도 출금도 막혔다… 수천억 삼킨 ‘좀비 코인’

    [단독] 거래도 출금도 막혔다… 수천억 삼킨 ‘좀비 코인’

    7억 쏟아 20만원 남은 퇴직 교사다단계 코인 사기 피해자 김모(55)씨는 지난해 1월 딸의 옛 담임교사인 박모(63)씨 앞에서 손목을 자해했다. 오래전 이혼 후 경남의 한 중소도시에서 홀로 딸을 키우며 마련한 아파트 담보 대출금 4000만원을 코인 투자로 날린 후였다. 김씨는 투자을 권유했던 박씨가 보상하지 않으면 분신하겠다고 했다. 퇴직교사인 박씨 역시 막다른 상황에 내몰렸다. 그도 트레이드코인클럽(TCC)이 발행한 암호화폐 ‘티코인’에 쏟아부은 1억원을 모두 잃었다. 자신의 투자금뿐 아니라 함께 투자했던 지인들의 원성이 쏟아지자 박씨는 “나도 다 접고 싶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박씨와 김씨, 두 사람의 인연을 악연으로 바꾼 건 코인 투자였다. 이들의 코인 투자 과정에서 지난 3년간 휩쓸고 간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이면을 엿볼 수 있다. 코인 사기 피해자들 대부분이 두 사람처럼 노후 불안감이 짙은 ‘베이비 붐’ 세대다. 이들은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사기꾼들의 먹잇감이 된다. 현재 TCC 피해자 집단 소송 참여자 107명에 대한 조사에서도 5060세대가 55명(51%)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퇴직 후 당뇨를 앓아 써 주는 곳도 없고 돈을 더 벌 방법도 마땅치 않은데 코인만이 살길로 보였다.” 박씨는 딱 이런 마음이었다. 그의 투자는 백숙이나 먹자던 친분 깊은 지인의 소개로 시작됐다. “코인이란 게 있는데 지금 1만원 넘지만 조만간 30만원까지 오를거야. 나만 믿고 사 봐.” 지인의 호언장담 사이로 비트코인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TV 뉴스가 박씨의 귓가에 환청처럼 맴돌았다. 박씨는 처음에는 부인 몰래 코인을 사들였다. 1개 가격이 1만 3000원. 박씨는 지인들을 하위 투자자로 끌어들이면서 매달 200만원 안팎을 수익금으로 받았다. 2018년 1월부터는 임대료 60만원짜리 사무실을 빌려 본격적으로 하위 투자자들을 모았다. 어린이집 원장이었던 부인도 이즈음 합류했다. 박씨가 굴린 지인들의 투자금은 6억원 규모로 불었다. 그의 TCC 암호화폐 지갑 속 코인은 지인들을 대신해 관리하는 코인 6만개를 합쳐 17만개에 달했다. 상위 사업자들은 그가 불안감을 토로할 때마다 고급 호텔에서의 사업설명회나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보여 줬다. 이를 사업 순항의 증거로 활용한 셈이다.꽃길만 걸을 듯했던 그의 행보는 개당 1만 3000원에 매입한 코인이 하루아침에 4분의1인 3000원으로 폭락하면서 끝났다. 10년 이상 인연을 맺어 온 지인들의 원망 어린 얼굴부터 먼저 떠올랐다. 그중 교사 시절 애제자의 어머니가 바로 김씨였다. 박씨는 “말년에 돈도 잃고 사람도 잃어 막막하다. 집 앞 다리만 보면 극단적인 충동을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와 지인들이 투자한 코인은 망가졌지만 상위 사업자들은 그새 다른 코인(H3)으로 갈아타 또 투자자들을 꾀었다. 티코인 1개와 새로 만든 코인 8개를 교환해 준다는 뻔한 사기 행각에도 출금이 막힌 하위 투자자들이 벌떼처럼 몰렸다. 하지만 새로운 코인조차 200원에서 400원으로 두 배가 뛰었다가 한순간 20원으로 곤두박질쳤다. 박씨 등 피해자들은 그렇게 두 번 울었다. 박씨는 상위 사업자들을 상대로 한 피해자모임의 고소마저 포기한 상황이다. 1인당 부담해야 할 소송 비용 20만원조차 부담스럽게 됐다. 그의 암호화폐 계정에는 TCC 투자로 얻은 티코인 17만개가 출금이 막힌 채 쌓여 있다. 그는 “전 재산과 맞바꾼 코인인데 17만개를 다 팔아도 소송비 20만원도 못 건지는 게 어이없다”면서 허탈해했다. 그 와중에 10만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코인 17만개 계정이 사라진다는 경고 공지까지 떴다. 사기꾼들은 살던 아파트까지 처분하고도 2억원 넘게 빚을 떠안은 박씨의 영혼까지 탈탈 털었다.다단계 코인 사기의 끝은 절망적이다. TCC 국내 1호 사업자에게 아파트·토지 담보 대출, 카드론 등으로 투자한 돈 3억원을 사기당했다는 김모(38)씨는 “월 이자만 300만원을 떠안고 있는데 다 포기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강모(49·여)씨는 암 진단으로 받은 보험금 1150만원을 날려 치료마저 막막하다. 권유안 서울시 민생사법경찰 방문판매수사팀 수사관은 “다단계 사기의 특징 중 하나가 잘 아는 지인끼리 투자 소개를 주고받아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경우가 많아 신고나 소송에도 적극 나서지 못한다”고 말했다.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노년을 극심하게 방황하며 보낸다. 고교 동창 소개로 코인에 투자했던 7000만원 중 단돈 10원도 회수하지 못한 요양사 한모(52)씨는 울화증으로 얼굴에 열꽃이 피고 공황장애도 앓고 있다. 한씨는 원금이라도 회복하겠다며 돈을 빌려 다시 코인을 사는 지인과 피해자끼리 서로를 등치는 ‘폭탄 돌리기’를 목격하며 절망했다. 권단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암호화폐 사기로 목숨을 끊는 이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더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부탁드립니다.
  • [단독] “돈 잃고 사람 잃어 인생 포기”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그림자

    [단독] “돈 잃고 사람 잃어 인생 포기”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그림자

    코인 사기로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리는 피해자들표적이 된 기술 취약 중장년층 “노후 막막” 울상사기 판치는 코인 시장 관리·감독 절실다단계 코인 사기 피해자 김모(55)씨는 지난해 1월 딸의 옛 담임교사인 박모(63)씨 앞에서 손목을 자해했다. 오래 전 이혼 후 경남의 한 중소도시에서 홀로 딸을 키우며 마련한 아파트 담보 대출금 4000만원을 코인 투자로 날린 후였다. 김씨는 투자를 권유했던 박씨가 보상하지 않으면 분신하겠다고 했다. 퇴직교사인 박씨 역시 막다른 상황에 내몰렸다. 그도 ‘인공지능(AI)이 코인을 사고 팔아 투자금을 불려준다’는 암호화폐 다단계 투자업체 트레이드코인클럽(TCC)과 이 업체에서 발행한 암호화폐 ‘티코인’에 쏟아부은 1억원을 모두 잃었다. 자신의 투자금 뿐 아니라 함께 투자했던 지인들의 원성이 쏟아지자 박씨는 “나도 다 접고 싶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박씨와 김씨, 두 사람의 인연을 악연으로 바꾼 건 코인 투자였다. 이들의 코인 투자 과정에서 지난 3년간 휩쓸고 간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이면을 엿볼 수 있다. 코인 사기 피해자들 대부분 두 사람처럼 노후 불안감이 짙은 ‘베이비 붐’ 세대들이다. 하지만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도는 낮아 사기꾼들의 표적이 된다. “퇴직 후 당뇨를 앓아 써주는 곳도 없고 돈을 더 벌 방법도마땅치 않은 데 코인만이 살 길로 보였다.” 박씨는 딱 이런 마음이었다. 그의 투자는 백숙이나 먹자던 친분 깊은 지인의 소개로 시작됐다. “코인이란 게 있는 데 지금 1만원 넘지만 조만간 30만원까지 오를거야. 나만 믿고 사봐.” 지인의 호언장담 사이로 비트코인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TV 뉴스가 박씨의 귓가에 환청처럼 맴돌았다. 박씨는 처음에는 부인 몰래 코인을 사들였다. 1개 가격이 1만 3000원. 박씨는 지인들을 하위 투자자로 끌어들이면서 매달 200만원 안팎을 수익금으로 받았다. 2018년 1월부터는 임대료 60만원짜리 사무실을 빌려 본격적으로 하위 투자자들을 모았다. 어린이집 원장이었던 부인도 이즈음 합류했다. 박씨가 굴린 지인들의 투자금은 6억원 규모로 불었다. 그의 TCC 암호화폐 지갑 속 코인은 지인들을 대신해 관리하는 코인 6만개를 합쳐 17만개에 달했다. 상위 사업자들은 그가 불안감을 토로할 때마다 고급 호텔에서의 사업설명회나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보여줬다. 이를 사업 순항의 증거로 활용한 셈이다. 꽃길만 걸을 듯 했던 그의 행보는 개당 1만 3000원에 매입한 코인이 하루 아침에 4분의 1인 3000원으로 폭락하면서 끝났다. 10년 이상 인연을 맺어온 지인들의 원망어린 얼굴부터 먼저 떠올랐다. 그 중 교사 시절 애제자의 어머니가 바로 김씨였다. 박씨는 “말년에 돈도 잃고 사람도 잃어 막막하다. 집 앞 다리만 보면 극단적인 충동을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와 지인들이 투자한 코인은 망가졌지만 일부 상위 사업자들은 그새 다른 코인(H3)으로 넘어가 또 투자자들을 꾀었다. 티코인 1개와 새로 만든 코인 8개를 교환해준다는 뻔한 사기 행각에도 출금이 막힌 하위 투자자들이 벌떼처럼 몰렸다. 하지만 새로운 코인조차 200원에서 400원으로 두 배가 뛰었다가 한순간 20원으로 곤두박질쳤다. 박씨 등 피해자들은 그렇게 두 번 울었다.‘TCC 사건’ 피해자모임 대표 김희수(40)씨는 현재 집단 고소를 준비 중이다. 개인 피해자들이 전국 각국에서 진정을 넣어 개별 수사가 진행 중이만 집단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단 소송의 대리인인 최우석 변호사는 “TCC가 트레이딩 시스템의 핵심으로 앞세운 AI를 직접 본 사람이 없어 사업의 실체성이 없는 폰지 사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폰지 사기란, 하위 사업자의 돈으로 상위 사업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말한다. 이어 최 변호사는 “TCC는 국내에 다단계 법인으로 등록도 하지 않았다”면서 “방문판매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Top 20’ 상위 사업자로 알려진 이들은 피해자들의 호소를 외면하는 모양새다. 피해자들에 의해 가해자로 지목된 정모(41)씨는 “나도 투자를 했다가 피해를 본 금액이 있어 상위사업자라 칭하면 곤란하다”면서 “회사쪽 사람이 아니라서 본사와도 연락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박씨는 상위 사업자들을 상대로 한 피해자모임의 고소마저 포기한 상황이다. 1인당 부담해야 할 소송 비용 20만원조차 부담스럽게 됐다. 그의 암호화폐 계정에는 TCC 투자로 얻은 티코인 17만개가 출금이 막힌 채 쌓여 있다. 그는 “전재산과 맞바꾼 코인인데 17만개를 다 팔아도 소송비 20만원도 못 건지는게 어이없다”면서 허탈해했다. 그 와중에 10만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코인 17만개 계정이 사라진다는 경고 공지까지 떴다. 사기꾼들은 살던 아파트까지 처분하고도 2억 넘게 빚을 떠안은 박씨의 영혼까지 탈탈 털었다. 다단계 코인 사기의 끝은 절망적이다. TCC 국내 1호 사업자에게 아파트·토지 담보 대출, 카드론 등으로 투자한 돈 3억을 사기 당했다는 김모(38)씨는 “월 이자만 300만원을 떠안고 있는 데 다 포기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강모(49·여)씨는 암 진단으로 받은 보험금 1150만원을 날려 치료마저 막막하다. 권유안 서울시 민생사법경찰 방문판매수사팀 수사관은 “다단계 사기의 특징 중 하나가 잘 아는 지인끼리 투자 소개를 주고받아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경우가 많아 신고나 소송에도 적극 나서지 못한다”고 말했다.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노년을 극심하게 방황하며 보낸다. 고교 동창 소개로 코인에 투자했던 7000만원 중 단돈 10원도 회수하지 못한 요양사 한모(52)씨는 울화증으로 얼굴에 열꽃이 피고 공황장애도 앓고 있다. “다른 코인은 위험하지만 내가 상위 투자자들과 친분이 있어서 문제가 없다”고 소개했던 둘도 없던 친구는 연락조차 끊겼다. 한씨는 원금이라도 회복하겠다며 돈을 빌려 다시 코인을 사는 지인과 피해자끼리 서로를 등치는 ‘폭탄 돌리기’를 목격하며 절망했다. 권단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 “비트코인 투기 광풍 이후 정부가 암호화폐를 무시하는 정책 기조를 지속하면서 무법지대를 활용한 사기 범죄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암호화폐 사기로 목숨을 끓는 이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되며 제도권 안에서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 추적기’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받습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이수진 법관탄핵 추진·이탄희 공황장애…탄핵소추 시기 조정

    이수진 법관탄핵 추진·이탄희 공황장애…탄핵소추 시기 조정

    이수진 의원 “준비하면서 시기는 재조정 하겠다”이탄희 의원 “(탄핵소추는) 21대 국회에서 해야 할 최소한의 숙제”판사 출신으로 법관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더불어민주당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이 7일 법관 탄핵 준비를 해나가면서도 추진 시기는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동료 판사들을 뒷조사한 파일을 확인하고 사직서를 던지면서 ‘사법농단’ 사태를 촉발한 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생긴 공황장애가 재발해 국회를 잠시 떠나 안정을 취하겠다고 고백하면서다. 이수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법관 및 변호사 출신 민주당 의원들이 모인 단체 카카오톡 방에 (법관탄핵을) 같이 추진하자고 글을 올렸는데, 30분쯤 뒤에 그 기사(이탄희 의원의 고백)가 떴다”며 “이탄희 의원에게 앞장을 서달라고 했는데, (기사를 확인하고) 재조정을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사법농단 사건의 상징인 이탄희 의원이 부재한 상황에서 법관탄핵을 추진할 때 여론 조성 등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이탄희 의원은 지난 6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제 몸과 마음의 상태를 국민들께 솔직히 고백하는 것이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도리이자 책무인 것 같아 용기를 내 말씀드린다”며 공황장애로 힘든 상태임을 고백했다. 이 의원은 “그럼에도 저는 여전히 국회에서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다”며 “국민들이 양해해 준다면 온전히 건강을 회복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의원실 측은 이 의원이 병가를 낼 수 있는지 당과 협의하면서 지역구 관련 일 등에 공백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진 의원은 “이탄희 판사가 있어서 든든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니 안타깝다”면서도 “이탄희 의원이 회복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으니 (검찰이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판사 13명을 징계 청구 했던) 자료를 요청해 탄핵소추를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년 전에 전국 법관대표회의에서 저를 포함한 법관들이 사법농단 연루자들을 탄핵해 달라고 했던 것”이라며 “그때 국회가 탄핵소추를 하지 않았다. 이번에 이것을 하겠다고 법관출신들이 국회에 들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2018년 11월 법관들은 전국 법관대표자회의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현직 법관들에 대한 탄핵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헌법 65조에 따르면 대통령·국무총리·국무위원·행정각부의 장·헌법재판소 재판관·법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감사원장·감사위원 등이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하고 재적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가고 헌재가 최종적으로 파면을 결정한다. 이탄희 의원은 지난달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회가 탄핵 소추를 하고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직업윤리 기준을 확립할 수 있다”며 “(탄핵소추는) 21대 국회에서 해야 할 최소한의 숙제”라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다음만 가겠다” 이탄희, 아물지 않은 3년 전의 상처(종합)

    “다음만 가겠다” 이탄희, 아물지 않은 3년 전의 상처(종합)

    “사법농단 이후 공황장애…회복할 것”“3년 동안 직업 4차례 바뀌었다”“한번 선택할 때마다 안 돌아본다” 사법농단을 세상에 알린 판사 출신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공황장애를 고백하며 건강 회복을 위해 잠시 국회를 떠나있겠다고 선언했다. 이 의원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이 끝나고 국회 개원을 맞이한 오늘까지 말 못 할 고통과 싸워 왔다. 내 몸과 마음의 상태를 국민들에 솔직히 고백하는 것이 선출직 공직자로서 도리이자 책무인 것 같아 용기 내어 말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017년 2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판사 뒷조사 파일 관리 업무를 지시받은 후 이를 거부하고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증상이 시작됐다”며 “치료 등과 주변의 도움으로 이를 극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갑작스럽게 정치참여 결정을 하고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3월 말, 공황증상이 다시 시작됐다. 입당 및 공천 과정에서 사법농단 당시를 둘러싼 논란과 터무니없는 곡해가 난무하면서 채 아물지 않은 3년 전의 상처가 다시 떠올라 무척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이어 이 의원은 “당선 이후에도 약 두 달 간 알 수 없는 극도의 불안이 지속됐고, 하루 2∼3시간 이상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든 버텨왔지만, 몸과 마음은 2017년 2월 당시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며 “국민들이 양해해준다면 온전히 건강을 회복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 너무 오래 걸리지 않게 하겠다. 초심을 간직한 이탄희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양승태 사법농단 의혹 알린 이탄희 전 판사 이탄희 의원은 판사 시절인 2017년 2월 법원행정처 기획2심의관으로 발령났다. 이규진 당시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부터 국제인권법연구대회 학술대회를 저지하라는 지시를 듣고 항의하며 사직서를 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이 판사를 원래 근무하던 법원으로 다시 보냈고, 이 같은 이례적인 인사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장이 일어났다. 이탄희 의원은 당시 페이스북에 “사법 농단의 본질은 헌법 위반이고 법관의 직업윤리 위반”이라면서 “형사사건이 이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농단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근혜 청와대, 외교부, 특정 로펌 등이 분업하며 재판에 개입한 사건으로, 우리 헌정 체제를 위협하고 재판받는 당사자들을 농락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이 엄격한 법관 징계 등 직업윤리 수호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법관 탄핵 등 국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진국들이 모두 취하는 방식인데 왜 우리나라에서만 이렇게 어려운 것이냐”고 토로한 바 있다.의원이 된 이탄희, “판사복 벗은 것 후회한 적 없다” 이탄희 의원은 지난 4월 총선 승리 직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판사를 그만두고 정치를 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전혀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4월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냥 눈 감아도 되는 걸 터트려서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그래서 판사복 벗게 되고 또 정치판에 끼어들게 된 것에 대해서 ‘판사 계속할걸’ 후회해본 적 없냐”는 진행자 질문에 “진짜 없다. 후회할 것 같은 생각이 들면 사실은 못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또 “솔직하게 말하면 제가 이게 처음이 아닌 게, 2017년에 사표를 한 번 내봤고 또 2019년에 한 번 법원에서 나왔고 그 다음에 로펌 안 가고 변호사 했고 그 다음에 다시 그만두고 입당했는데 3년 동안 직업이 네 번째 바뀌는 것”이라며 “제가 느낀 것은 후회를 할 것 같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어차피 못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 번, 한 번 선택할 때마다 팔 하나 자르고 눈 하나 파주고 가는 것”이라며 “그리고 안 돌아보고 다음만 가는 것”이라며 “다만 이런 생각은 했는데, 내가 정치가 뭔지 선거가 뭔지 진짜 하나도 몰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의원실 측은 국회와 지역 사무실은 모두 정상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실 측은 “구체적인 현안과 공약들은 담당자를 지정해 대응하고, 시민들과의 소통채널도 유지하겠다”고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공황장애 고백한 이탄희 “새벽 2시 식은땀으로 깨어나”

    공황장애 고백한 이탄희 “새벽 2시 식은땀으로 깨어나”

    “2017년 2월 사법농단 이후 증상 시작입당·공천 과정에서 증상 다시 나타나” 판사 출신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사법농단 사태로 공황장애를 겪게 됐다고 고백하며 건강 회복을 위해 잠시 국회를 떠나있겠다고 선언했다. 이 의원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이 끝나고 국회 개원을 맞이한 오늘까지 말 못 할 고통과 싸워 왔다. 내 몸과 마음의 상태를 국민들에 솔직히 고백하는 것이 선출직 공직자로서 도리이자 책무인 것 같아 용기 내어 말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017년 2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판사 뒷조사 파일 관리 업무를 지시받은 후 이를 거부하고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증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치료 등과 주변의 도움으로 이를 극복했지만, 입당과 공천 과정에서도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면서 증상이 다시 나타났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의원은 “당선 이후에도 약 두 달 간 알 수 없는 극도의 불안이 지속했고, 하루 2~3시간 이상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든 버텨왔지만, 몸과 마음은 2017년 2월 당시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한숨도 제대로 못 자고 새벽 2시에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깨어나는 날의 반복”이라면서 “점점 몸이 말을 안 듣고, 일시적으로 정신이 마비되는 듯한 순간이 찾아오고 있다. 정신의학적으로는 절대 안정을 취하고 우선은 일을 멈춰야 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들이 양해해준다면 온전히 건강을 회복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 너무 오래 걸리지 않게 하겠다. 초심을 간직한 이탄희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걷거나 서 있을 때 ‘비틀’… 음주·과로 아닌 몸의 ‘이상 신호’

    걷거나 서 있을 때 ‘비틀’… 음주·과로 아닌 몸의 ‘이상 신호’

    가끔 주위가 빙글빙글 돌거나 몸의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진다. 의식을 잃을 것 같은 아찔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과로나 음주 탓이라고 무심코 넘길 일이 아니다. 어지럼증의 증상과 원인, 대처법을 알아본다.어지럼증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강한 회전성 어지럼증은 현훈이라고 한다. 자세가 불안하거나 눈동자가 떨린다. 가끔 심한 구역질이나 구토 증상을 동반한다. 자세 변화가 없는데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뇌 부분의 이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걸을 때나 서 있을 때 중심을 잡지 못하거나 갑자기 비틀거릴 때가 많다면 중추성 어지럼증일 수 있다.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발생하면 균형을 잡는 능력이 줄어든다. 술 취한 사람처럼 걷고 한쪽으로 기울거나 쓰러지는 증상이 잦다. 갑자기 아찔한 느낌과 함께 의식을 잃을 것 같은 증상은 실신성 어지럼증에 해당한다. 빈혈이나 저혈당, 심장 이상으로 발생한다. 기립성 저혈압 환자에게 흔하다. 장시간 앉아 있다 일어설 때 하체로 몰렸던 혈액이 제때 뇌로 돌아가지 못해 생기는 현상이다. 심리적인 원인으로 어지럼증을 느끼기도 한다. 심인성 어지럼증이다. 붕 뜨는 느낌이 들면서 몸이 흔들리고 머리 안이 도는 것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 사람이 많은 마트에서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심리적인 문제가 원인일 때가 많다.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심인성 어지럼증은 불안장애나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등의 질환을 앓을 때 주로 나타난다”면서 “과거 이석증 등으로 심한 어지럼증을 겪었던 사람들이 병이 나은 뒤에 지속적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 가운데 하나는 귀의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전정신경염이다. 귀는 우리 몸에서 청력과 균형을 담당한다. 남혜정 경희대한방병원 안이비인후과 교수는 “머리에 문제가 없는데도 발생하는 어지럼증을 말초성 어지럼증이라고 하는데, 말초성 어지럼증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은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귀의 전정계”라고 설명했다. 전정계는 머리가 움직이는 정보를 뇌에 전달하고 눈의 시야 안정에 도움을 주며 자세를 유지하는 근육 조절에 관여한다. 달팽이관이 소리를 인식한다면, 전정기관은 머리의 움직임과 기울어짐을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전정신경염은 감기 몸살이나 급성 장염 등을 앓은 뒤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갑작스레 어지럼증이 생기고 흔들리는 느낌이 안정되지 않으며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김지수 분당서울대병원 어지럼증센터(신경과) 교수는 “전정신경염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 “감기를 앓은 뒤 생기기도 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나 무리한 일로 몸이 피곤할 때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우리 몸의 저항력 저하가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석증도 어지럼증을 일으킨다. 전정기관에 있는 탄산칼슘 결정체인 이석(耳石)이 떨어져 머리 회전을 감지하는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 머리 움직임에 따라 어지럼증이 생긴다. 전문용어로는 ‘양성돌발체위현훈’인데, 감기를 고뿔이라 부르듯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석증이라고 쉽게 표현한다. 이석을 원위치로 돌리면 치료된다. 이석증 환자는 주로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갑자기 눈앞이 핑핑 도는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몸의 균형을 잘 잡지 못한다. 특히 베개를 베거나 목을 구부렸다 위를 쳐다보는 행동을 할 때 순간적으로 증상이 발생한다. 메슥거림과 구토, 두통,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등을 동반하고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어지럼증이 호전된다. 메니에르병도 어지럼증을 일으킨다.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앓았던 병이다. 귓속 달팽이관에 이상이 생겨 귀 내부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질환이다. 유전적 요인, 세균·바이러스 감염, 머리에 입은 외상 등이 영향을 미친다. 머리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심한 어지럼증이 수시로,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뇌혈관질환에서도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뇌혈관에 이상이 생긴 것인지 자가 진단을 하려면 양팔을 들어올렸을 때 한쪽 팔이 떨어지는지, 시야가 흐려지는지, 앞발과 뒷발을 일자로 붙여 걸을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 김성헌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뇌질환 관련 어지럼증은 주로 장년층 이상에서 많이 보이며 대표적인 것이 뇌혈관이 막히는 뇌졸중”이라면서 “갑작스레 심한 두통이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마비되는 증상, 발음 이상 등의 증상이 어지럼증과 동반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진단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지럼증을 극복하려면 우선 일상의 생활습관을 바꾸는 노력이 중요하다. 식사는 가볍게 약간 부족한 듯하는 게 좋다. 예전의 80% 정도만 먹되 끼니마다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한다. 영양식을 마구 챙겨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생활을 단순하게 설계한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서 비슷한 시간에 운동하고 잠을 충분히 잔다. 단순하고 규칙적인 생활은 평형감각을 맡은 귀의 전정계에 휴식을 준다. 피부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더운 곳에 있다가 갑자기 추운 곳에 들어가면 어지럼증을 느낀다. 여분의 옷을 갖고 다니면서 내 몸이 느끼는 피부 온도를 비슷하게 맞춰 주는 것이 좋다. 평생 실천 가능한 정도의 저염식을 꾸준히 실행한다. 메니에르 질환에서는 특히 저염식이 강조된다. 무엇보다 최소한 주 4회 이상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으로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어지럼증 환자에게는 아침보다 밤 운동이 좋다. 운동시간은 40분~1시간 정도가 적절하다. 기분 좋게 땀이 날 정도로 20~30분간 운동하고 스트레칭을 10~20분간 충분히 한다. 벌크업 같은 상체운동보다 하체 강화 훈련이 권장된다. 남혜정 교수는 “어지럼증에서 중요한 치료 대상은 뒷목과 옆 목줄기 부분”이라면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들 가운데 목에서 귀 뒤쪽으로 뻗어 있는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된 경우가 많아 일과 후 규칙적인 운동으로 하루 동안 쌓인 근육 긴장을 풀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서울역 ‘묻지마 폭행’ 30대 남성 용의자 자택서 검거

    서울역 ‘묻지마 폭행’ 30대 남성 용의자 자택서 검거

    최근 서울역에서 30대 여성에게 다짜고짜 폭력을 휘두른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2일 경찰과 국토교통부 산하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용의자인 30대 남성 이모씨를 서울 동작구 자택에서 검거했다. 이씨는 지난달 26일 서울역 역사 1층에서 30대 여성을 폭행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철도경찰대는 “이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구속영장 신청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2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피해자 가족이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피해자는 왼쪽 광대뼈 부위가 함몰되는 등 심각한 부상을 당했고, 불면증과 공황장애도 호소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구치소서 숨진 공황장애 수감자… 손발 14시간 묶여 있었다

    구치소서 숨진 공황장애 수감자… 손발 14시간 묶여 있었다

    유족 “적절한 조치 안 해” 인권위 진정공황장애를 호소하는 30대가 부산구치소 독방에 14시간 동안 손발이 묶인 채 수감된 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수감자 유가족은 평소 공황장애로 약까지 먹고 있는 수감자를 독방에 손발을 묶어 둔 채로 있게 했고, 의식을 잃었는데도 구치소 측에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죽음에 이르렀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21일 부산구치소와 유족 등에 따르면 수감자 A(38)씨는 지난 10일 오전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진 뒤 같은 날 오전 7시 40분쯤 숨졌다. 앞서 벌금 500만원을 내지 않은 A씨는 노역장 유치명령을 받고 부산구치소에 지난 8일 오후 11시쯤 수감됐다. A씨는 코로나19 검사 실시를 기다리며 독방에 수감됐다. 이튿날인 9일 오전 10시쯤부터 교도관을 호출하고 독방문을 차거나 벽지를 뜯으려 하는 등 소란이 있었다. 3년 전부터 공황장애를 앓아 온 A씨는 지난해 초부터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구치소 측은 A씨가 계속 소란을 피우자 같은 날 오후 3시 50분쯤 폐쇄회로(CC)TV가 있는 보호실로 옮긴 뒤 손과 발을 보호장비(금속보호대)로 묶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14시간 만인 10일 오전 5시 40분쯤 의식을 사실상 잃고 오전 7시쯤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졌다. A씨 아버지는 “구치소에 여러 차례 요청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아들이 오전 4시 44분쯤 쓰러졌고 오전 5시 16분쯤 구치소 교도관이 땀을 닦아 주고 손발을 풀어 주는 장면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부산구치소 측은 “A씨가 처음에 쓰러졌을 때는 지쳐 잠든 것으로 파악했다”는 입장을 유족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 부산 인권사무소는 진정 내용을 토대로 당시 수감 상태에서 손발을 묶은 것이 적절했는지, 수감자 관리에 인권 문제는 없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A씨는 숨진 후 실시된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다빈 “경비원 폭행 가해자 前 매니저…‘묻어버린다’ 폭언”(종합)

    다빈 “경비원 폭행 가해자 前 매니저…‘묻어버린다’ 폭언”(종합)

    가수 다빈(31)이 ‘아파트 경비원 갑질 폭행’ 논란을 일으킨 가해 입주민 A씨가 자신의 매니저로 일했었다고 밝히며 당시에도 폭언과 갑질을 했다고 폭로했다. 다빈은 13일 공개된 부산일보와 인터뷰에서 “A씨가 매니저이자 대표이자 제작자로 있는 연예기획사에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년 동안 몸담았다”며 “계약 기간 수차례 치졸하고 모욕적인 발언을 들어왔고 협박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2년간 방송이나 수익 공연을 한 번도 안 했다. 계약금도 못 받았고 일도 없었다”며 “생계를 위해 학원 강사 아르바이트를 했다. 계약이 종료될 때쯤 한 번은 갑자기 미팅한다고 불렀는데 아르바이트 일이 겹쳐 못 갈 것 같다고 했다. 그랬더니 전화로 폭언을 퍼붓더라”고 주장했다. 이어 “A 씨가 ‘나는 조직원이고 너 같은 걸 묻어버리는 건 일도 아니다’는 말을 했었다”며 “경비원분께는 ‘상처가 나지 않게 때리겠다’고 했다던데 내겐 ‘살살 때릴 테니 나오라’고 했다”고 했다. 다빈은 “이번 경비원 선생님 사건을 봤을 때 너무 안타까웠다”며 “내게 했던 말과 행동을 그분께 똑같이 한 것 같은데, 피해자가 얼마나 두려웠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빈이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A씨는 다빈에게 “남자새끼가 공황이 뭐냐” “개천 똥물에 밀어줄까? 넌 똥물로 밀 가치도 없는 그냥 공황장애 환자야”, “살살 때려줄게”, “꼴통짓이네” 등 폭언을 했다. A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알려진 연예기획사에 대해서는 “사업체 등록이 되어 있지만, 사무실이나 홈페이지가 없는 페이퍼 컴퍼니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A씨가 모 유명 가수 매니저라고 알려진 것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50대 남성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선 ‘억울하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가 발견됐다. 이 남성은 지난 4월 21일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이중 주차된 차량을 밀어 옮기려다 차주인 A씨와 시비가 붙어 폭행을 당했다며 지난달 28일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 남성은 주차 시비 이후 A씨로부터 지속적인 폭행과 폭언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A씨를 상해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일방적 폭행이 아닌 쌍방폭행을 주장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스무살 어린 의붓자매 흉기로 찌른 40대 여성 징역 6년

    스무살 어린 의붓자매 흉기로 찌른 40대 여성 징역 6년

    스무살 이상 어린 의붓여동생 둘을 흉기로 찌른 40대 여성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1부(김소영 부장판사)는 5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45)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5일 오전 4시 10분께 의붓자매인 B(23)씨의 방에 흉기를 들고 들어가 잠자던 B씨를 수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B씨의 신음을 듣고 온 또 다른 의붓동생이자 B씨의 친언니인 C(25)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은 A씨에게 저항하고, 부친의 방으로 도망쳐 도움을 구하면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부친과 함께 한집에 살던 B씨가 평소 집안일을 챙기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고 있다가 당시 추석을 맞아 해외에서 잠시 귀국하는 C씨를 위해 방 청소를 하던 중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다며 심하게 다툰 뒤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정에 선 A씨는 장기간 공황장애 치료제를 복용해 온 탓에 그 부작용으로 기억장애 및 폭력적 행동이 생기는 탈억제적 행동 증상이 발현, 범행 당시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들은 자칫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었다”며 “B씨는 목 부위 오른쪽 정맥을 다쳐 왼쪽 정맥으로만 생활하게 됐고, C씨는 왼손 중지와 약지의 재활이 성공해도 일반인의 60% 정도만 사용 가능할 정도로 심한 후유증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피고인은 동생인 피해자들을 걱정하는 모습이나 반성하는 태도 없이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고 판시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미공군 군산비행장 미국인 매니저 한국인 근로자에게 갑질 파문

    주한미군 군산비행장에서 근무하는 미국인 매니저가 한국인 근로자에게 ‘갑질’을 하고 인격 모독 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산비행장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 10여명은 최근 미국 국적의 식품판매소 매니저 A씨로부터 불공정한 처우와 강압적 태도 등 심각한 갑질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이들은 A씨가 발생하지도 않은 절도를 예방한다며 한국인 근로자들의 차량을 수색하는 등 한국인을 비하하는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했다. 김모(38)씨는 “A씨가 영어를 잘 못한다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모욕감을 주는 언행과 협박을 일삼아 불안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김씨가 부대 밖 병원에서 공황장애 판정을 받고 치료를 위해 병가를 신청하자 부대 내 미군병원 이용을 강요하고 본인 동의 없이 진료기록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모(52.여)씨는 “건강검진 확인서에 어떤 일이든 내가 시키는 대로 다 할 수 있다는 서명을 하라는 강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인사권자인 A씨로부터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서명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년 후 계약 연장을 해야하는 정모(61.여)씨에게는 인사권을 앞세워 “앞으로 내 말에 순순히 응하라”는 압박을 했다. 한편, 문제가 불거진 A씨는 미 육군 소속으로 군산에 있는 미 7공군 제8전투비행단은 조사 권한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이지은 사망 언급, 눈물 흘린 루나 “너무 보고 싶다”

    이지은 사망 언급, 눈물 흘린 루나 “너무 보고 싶다”

    그룹 에프엑스(f(x)) 출신 루나가 연이어 동료를 잃은 아픔을 떠올리며 오열했다. 지난 3일 방송된 MBC ‘사람이 좋다’에서는 가수 루나의 일상이 공개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최근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루나는 공황장애로 고생하고 있었다. 그는 “(공황장애가) 신체적으로 온다. 차를 못 타겠더라. 차를 타는 순간 손발이 떨리고 말이 없어지고, 돌아버릴 것 같더라. 너무 무섭고 떨려서 차를 못 탔다”라고 전했다. 루나는 악플로 많은 상처를 받았지만 매일 아침 댓글을 확인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댓글창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루나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동료 설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루나는 “탈퇴한 이후 설리를 못 봤다. (설리 비보를 듣고) 길거리에 주저 앉아서 울었다. 소리 지르면서”라고 고백했다. 이어 “설리가 하늘나라로 가기 전에 보고 싶다고 연락이 왔었다”면서 “15년 만에 처음으로 반말을 했다. ‘언니, 나 언니 보고 싶어’라는 문자였다”라고 전했다. 루나는 “진짜 오래 참고 참다가 보낸 메시지라는 게 느껴져서 언니로서 너무 미안했다. 내가 먼저 설리한테 다가가서 얘기할 걸. 한마디라도 더 해줄 걸. 사랑한다고 더 해줄 걸”이라고 후회하며 오열했다.루나는 설리 뿐만 아니라 지난해 11월 또 한 명의 친구도 잃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한집에서 살던 친구 이지은(소피아)이었다. 이지은은 ‘소피아’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수 지망생이었다. 루나와 고교 시절에 처음 만나 한때 한 집에서 생활할 만큼 가까운 친구였다. 같은 가수의 꿈을 꾸며 연습생 생활을 했던 터라 그들은 힘든 시기 서로 의지하며 동고동락했다. 루나는 이지은에 대해 “저한테는 가족이었다. 실제로 저희 집에 같이 살았고, 둘도 없는 친구였다.”라고 소개했다. 루나는 자신의 친구가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사실을 알리며 “삶이 너무 괴로웠나 보다. 제가 다 이해할 수 없지만, 너무 고통스러웠을 거라는 것만 안다. 저랑 비슷한 게 많은 친구였다. 서로 많이 의지했고, 우리 둘이 같이 잘 이겨내서 잘 살자. 그런데 그날 그렇게 가버릴 줄 몰랐다”며 힘겹게 말했다. 그는 “내가 왜 그때 잠을 잤을까, 왜 피곤해서 잤을까. 고작 한 시간 사이에 생긴 일인데, 그런 생각과 후회도 많이 들고. 너무 보고 싶다”라면서 눈물을 흘렸다. 집에는 친구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그러나 루나는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 건강하게 살 수 있지 않나”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자신을 걱정하는 가족에게는 “나 약하지 않아 엄마 아빠, 그러니가 아파도 기필코 잘 이겨내 볼게”라고 다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강다니엘 측 “악성 게시물 법적 대응, 2차 고소건도 수사 중”

    강다니엘 측 “악성 게시물 법적 대응, 2차 고소건도 수사 중”

    가수 강다니엘 측이 악플러 고소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혔다. 24일 강다니엘 소속사 커넥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9월 1차로 선별하여 진행한 건은 ‘벌금형 약식기소’로 처분 완료되었으며, 12월 진행한 2차 건은 고소인 진술 완료하여 현재 수사 중에 있습니다. 진전된 수사 진행 상황은 추후 다시 공유드리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소속사 측은 또한 “당사는 소속 아티스트와 팬 여러분을 비방할 목적의 상습적, 악질적 악성 게시물에 대한 정기적 형사고소 및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의 민·형사상의 모든 제반 조치를 멈추지 않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12월 강다니엘은 악플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글을 팬카페에 올린 바 있다. 당시 강다니엘은 “너무 힘들다. 진짜 너무 힘들다. 어떻게 이렇게 힘들 수가 있을지, 정말 저 너무 힘들다. 누가 좀 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국 소속사는 강다니엘이 우울증과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며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월 강다니엘이 팬카페를 통해 활동 재개를 예고하는 손편지를 올리며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다음은 강다니엘 소속사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커넥트엔터테인먼트입니다. 커넥트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 강다니엘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시는 팬 여러분께 깊은 감사 말씀드립니다. 강다니엘과 관련한 허위 사실 유포, 성희롱, 명예훼손, 인신공격, 사생활 침해 등의 악성 게시물에 대한 법적 대응 관련 2월 24일 자 진행 상황 알려드립니다. 지난해 9월 1차로 선별하여 진행한 건은 ‘벌금형 약식기소’로 처분 완료되었으며, 12월 진행한 2차 건은 고소인 진술 완료하여 현재 수사 중에 있습니다. 진전된 수사 진행 상황은 추후 다시 공유드리겠습니다. 당사는 소속 아티스트와 팬 여러분을 비방할 목적의 상습적, 악질적 악성 게시물에 대한 정기적 형사고소 및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의 민·형사상의 모든 제반 조치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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