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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음 나르는 황새, 어둠 밝히는 팔색조…고찰에 안긴 예술, 솔숲에 깃든 기백

    웃음 나르는 황새, 어둠 밝히는 팔색조…고찰에 안긴 예술, 솔숲에 깃든 기백

    충남 예산군이 들썩입니다.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4월 초 개통한 예당호 출렁다리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저수지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가 놓였습니다. 다리 길이는 402m, 얼마 전까지 호수에 설치된 국내 최장 출렁다리였던 충남 청양군의 천장호 출렁다리(207m)보다 2배쯤 길지요. 다리는 걸어서만 건널 수 있는 보행교로 처음부터 끝까지 걸으면 꼬박 8분이나 걸립니다. 예당호 출렁다리는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그 말인즉 저수지에 피어오르는 아침 물안개를 감상하거나, 초여름 햇빛을 온몸에 스미게 하거나, LED 조명이 반짝이는 다리에서 저녁 산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넘이 후의 출렁다리는 특히 감탄을 자아냅니다. 다리에 색색의 조명이 들어오고 조명의 반영이 예당호를 빛으로 채웁니다. 무지갯빛 예당호 출렁다리를 걸으며 청청한 여름으로 들어갑니다.예산에 여행할 장소가 하나 더 늘었다. 지난 4월 6일 개통한 길이 402m, 주탑 높이 64m의 예당호 출렁다리가 그것. 예당호 출렁다리는 ‘호수에 설치된 가장 길고 높은 주탑 출렁다리’로 한국기록원(KRI)의 공식 인증을 받았다. 5월 26일 기준 방문객 100만명을 돌파하며 예산의 랜드마크로 우뚝 섰다. 예당호 출렁다리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예당호부터 짚고 넘어가자. 예당호는 ‘내륙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큰 저수지다. 예당호를 보고 “여기가 바다야?”라고 묻는 사람이 있을 정도. 둘레가 40㎞, 마라톤 풀코스 거리에 육박하고 면적은 약 10㎢, 서울 여의도의 3배가 넘는다. 50여년 전에 예산과 당진을 걸친 평야에 물을 대고자 조성된 저수지는 오늘날 국내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로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예당호 출렁다리 앞에 선다. 숨을 훅, 들이쉰다. 오른발을 디디니 평지와 다름없는 듯하다. 왼발을 내려놓으니 기우뚱, 몸이 왼쪽으로 쏠린다. 다시 오른발을 디디면 무게중심이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오른발 왼발 오른발 왼발, 흔들리는 다리에 맞춰 발에 리듬이 실린다. 폴짝폴짝 뛰며 다리의 성능을 시험하는 사람도 여럿이다. 예당호 출렁다리는 현수교다. 64m 높이의 주탑에서 주케이블을 늘어뜨렸고, 주케이블에서 384개의 행어가 내리뻗었다. 발을 디디면 출렁다리는 흔들리고 다리는 후들거린다. 그렇다고 안전성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다리는 초속 35m 강풍과 진도 7의 강진에도 끄떡없고, 몸무게 70㎏의 성인 3150명이 동시에 건널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다리 상판 양옆은 나무 데크, 가운데는 촘촘한 철판이라 아래가 훤히 보이지 않는다. 담력이 약한 사람도 아찔함을 즐기며 건널 만하다. 다리는 예당국민관광지와 예당호 북쪽을 잇는다.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처럼 온 신경을 발에 집중하기도 잠시, 시선은 점점 발끝에서 먼 곳으로 나아간다. 주탑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예당호는 서정적인 풍경을 그린다. 나무의 초록빛 그림자가 수면에서 춤을 추고 바다 같은 저수지에 햇살이 내려앉는다. 예당호 북서쪽의 수상좌대, 출렁다리 북쪽 끝과 맞닿은 수변 산책로 역시 온화하기 그지없다. 예당호 출렁다리는 걷는 재미만큼 바라보는 운치도 있다. 멀찌감치 떨어져 본 출렁다리는 새하얀 황새가 날개를 펴고 착지하는 듯한 모양새다. 다리는 예산의 군조(郡鳥)인 황새를 형상화했다. 주탑은 황새의 몸과 머리를, 주케이블은 날개를 나타낸단다. 조망 포인트는 문화광장 벽천수로를 마주한 채 오른쪽 나무 데크를 오르면 나타나는 언덕. 소나무 군락 사이에 새하얀 다리가 들어차 구도가 그럴싸하다. 예당호 출렁다리의 밤은 낮보다 휘황하다. 일몰 후부터 밤 10시까지 다리 상판에 색색의 LED 조명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하늘이 시퍼런 청빛으로 물드는 순간을 신호 삼아 붉은색, 파란색, 보라색,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무지갯빛 조명이 다리를 수놓는다. 사람들은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에 바쁘다. 밤의 조망 포인트는 낮과 다르다. 문화광장 전망데크에 서면 기다란 다리를 비교적 적은 왜곡으로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다리 조명이 예당호에 데칼코마니 무늬를 그린다. 불빛이 번져나가는 수면은 이글거리는 태양 같기도, 번쩍이는 네온사인 같기도 하다. 예당호 출렁다리가 그린 빛의 그림 위로 예당호의 밤이 깊어간다. 예당호 출렁다리는 관광지의 기능에 충실하다. 물자 대신 사람들의 웃음을 나른다는 이야기다.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은 다리의 길이만큼 말을 할 수밖에 없다. 흔들리는 다리, 때 이른 더위, 자신의 일상, 대화 주제가 무엇이건 간에 다리의 끝에 닿을 때까지 옆 사람과 말을 섞는다.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예당호 풍경에 무시로 감탄한다. 무서움을 떨치려 손을 맞잡고 휴대폰으로 서로를 담는다. 예당호 출렁다리를 찾은 사람들은 다리가 세워진 이유를 증명한다. 옆 사람과 눈 맞추고 손잡을 시간, 우리에게는 이런 시간이 좀더 많이 필요하다고 일러준다. 다리는 다음과 같은 말을 은유한다. 402m의 길이만큼 우리는 좀더 가까워지리라.●간결한 아름다움… 700년 고찰 수덕사 수덕사는 예산10경 중 제1경에 해당하는 고찰이다. 백제 시대에 창건한 것으로 추정되고 대웅전은 고려 충렬왕 34년(1308년)에 지었다. 고려 시대의 목조 건물 양식이 잘 드러난다고 하여 국보 제49호로 지정됐다. 대웅전은 간결함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일러준다. 앞면 3칸, 옆면 4칸 크기의 대웅전은 아무런 치장을 하지 않은 채 나무의 오랜 색만 남았다. 대웅전을 감상하기에 적절한 위치는 앞보다 옆이다. ‘사람 인(人)’자 모양의 맞배지붕, 공포가 기둥 위에만 있는 주심포 양식, 가운데가 볼록한 배흘림기둥이 옆에서 보아야 더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맞배지붕과 주심포 양식이 빚은 간결미, 700여년 세월에 빛바랜 배흘림기둥이 시간이 깊어질수록 아름다운 것의 모습을 보여 준다. 수덕사에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가 흐른다. 수덕사에 딸린 비구니 스님의 도량, 환희대에 머무른 김일엽 스님, 만공 스님에게 스님이 되길 거절당한 신여성 나혜석, ‘문자 추상’(문자를 형상화해 그림으로 표현하는 기법)으로 대표되는 예술세계를 구축한 고암 이응노 화백 등이다. 일주문 근처의 초가집은 수덕여관, 이 화백의 부인이 운영하며 화백이 프랑스에 가기 전까지 수덕사 풍경을 화폭에 옮겼던 곳이다. 수덕여관 옆은 이응노를 비롯해 오늘날 예술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선미술관이다.●윤봉길 의사의 기개가 어린 충의사 “대한 독립 만세!”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공원. 상하이 점령을 축하하는 일본군 사이에서 폭탄이 터진다. 폭탄을 던진 이는 예산 청년, 윤봉길이었다. 윤봉길 의사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예산군 덕산면, 지금의 충의사 일대다. 충의사는 윤봉길 의사의 영정을 모신 사당이다. 윤 의사는 독립운동을 위해 상하이로 건너가기 전까지 이곳에서 ‘농민독본’을 편저해 농민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문맹 퇴치와 농민운동에 힘썼다. 일제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나려면 농민들의 무지를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충의사에는 사람들이 잘 찾지 않지만 풍경이 근사한 곳이 있다. 윤봉길 의사의 부인인 배용순 여사의 묘소다. 충의사 홍살문을 마주한 채 왼쪽으로 걸어가면 아담한 연못을 지나 묘소로 가는 산책로가 나온다. 묘소 일대가 울울한 솔숲이라 잠시나마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윤봉길의사기념관은 의사의 일대기를 유품, 사진, 디오라마 등으로 전시한다. 의사의 유품 50여점이 가장 큰 볼거리다. 맏아들에게 남긴 편지, 4·29 의거 전 김구 선생과 정표로 맞바꾼 회중시계, 의사의 피땀이 묻은 손수건, 물통 폭탄과 도시락 폭탄 복제품 등에 독립을 향한 의사의 절절한 의지가 묻어난다. “태극의 깃발을 높이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 앞에 찾아와 한 잔 술을 부어 놓아라.” 4·29 의거 이틀 전, 두 아들 모순과 담에게 남긴 유시 중 일부다. 의사의 바람대로 충의사에는 입구 양옆부터 태극기가 나부낀다. 개인의 안위 대신 나라를 구하는 것을 택한 의로운 청춘의 이야기가 예산에 있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장명확(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 서울에서 자동차로 갈 경우 서해안고속도로 비봉교차로, 당진영덕고속도로 당진분기점을 거쳐 예산수덕사IC교차로에서 ‘보령, 홍성’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평촌삼거리에서 ‘예산, 예당국민관광지’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예당관광로를 1.7㎞가량 따라가면 예당호 출렁다리다. 예당국민관광지에 공영주차장이 있다. →맛집 : 예당저수지 주변에 예산 별미인 어죽과 붕어찜 음식점이 많다. 예당저수지 동쪽의 대흥식당(335-6034)은 어죽 맛집이다. 별미식당(337-6363)은 수덕사 앞의 산채정식 전문점이다. 산채더덕정식, 산채비빔밥 등 산나물 위주의 건강한 한 상을 차린다. 신창집(338-2357)은 삽교 거리의 10여개 곱창집 가운데 5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돼지곱창 전문점이다. →잘 곳 : 리솜스파캐슬(330-8000)은 덕산 온천수가 공급되는 스파리조트이다. 400여개 객실에 대규모 스파 시설을 갖췄다. M펜션(331-3123)은 예당저수지에서 도보 5분 거리다. 객실 통유리 창으로 예당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와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 “신림동 영상, 남 일 아냐” 집도 불안한 여성 혼족

    “신림동 영상, 남 일 아냐” 집도 불안한 여성 혼족

    낯선 사람 맴돌거나 속옷 사라진 경험 “신고해도 해결 방법 없어 더 무서워” 여성 1인 가구 피해 위험 남성의 2.3배 “출입구마다 다른 번호키 등 달라져야” “중범죄 전조 증상 스토킹 방지법 필요”“택배 올 일도 없는데 누가 문을 두드리거나 창밖에 낯선 그림자가 오랫동안 서 있는 경우가 많아요. 덜덜 떨며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신고하러 가면 ‘착각 아니냐’는 반응이 돌아와요.” 지난 28일 이른 아침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빌라에 귀가하는 여성을 따라가 집에 침입하려던 남성의 모습이 담긴 ‘신림동 강간 미수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공포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다. 특히 혼자 사는 여성들은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불안해한다. 1인 가구 여성인 엄모(26)씨는 “고시텔에 살 때 빨래하고 널어 둔 속옷이 사라진 일이 있는데, 주인에게 얘기하니 ‘누가 실수했나 보다’라며 웃기만 했다”면서 “쉽게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것보다 무서운 건 그 공포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여성 귀가 스카우트 등 운영 실효성 없어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여성의 사회 안전에 대한 인식은 남성보다 훨씬 낮았다. 범죄 발생 항목에 대해 ‘불안하다’고 답한 비율은 여성이 73.3%로 남성(60.6%)보다 12.7%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안전하다’고 답한 여성은 6.6%에 불과했다. 여성들의 공포감이 큰 것은 혼자 사는 여성에게 범죄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2017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1인 가구의 범죄 피해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33세 이하 청년 1인 가구 중 여성이 범죄 피해를 볼 가능성은 남성보다 약 2.3배 높았다. ●이중 잠금·방범용 남자 목소리도 등장 서울시는 여성 안심 귀가 스카우트, 여성 안심 택배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여성들은 “방 안에서도 안심할 수 없는 게 문제”라며 “실효성 없는 대책들”이라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이중 잠금장치와 윈도 벨(외부에서 창문을 억지로 열면 울리는 벨)을 설치하고 현관에 남성용 신발을 두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남자 목소리로 ‘누구세요’, ‘무슨 일이세요’ 등을 녹음한 유튜브 방송도 등장했다. 남자가 사는 것처럼 꾸미는 ‘방범용 목소리’다. 전문가들은 여성 1인 가구가 계속 느는 만큼 이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1인 가구는 대부분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타인과의 교류도 잘 이뤄지지 않아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면서 “건물 출입구마다 번호가 다른 도어록을 설치하고, 배관에 형광물질을 칠하는 등 외부 침입을 막는 장치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 “강간이 아닌 주거침입이라도 죄질이 나쁘면 실형으로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미국, 독일 등 많은 나라에서는 모르는 사람을 쫓아가고 집 앞에서 서성이는 등 극도의 공포심을 주는 행위를 스토킹으로 보고 중범죄로 처벌하지만, 국내에선 관련법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면서 “스토킹은 살인 등 더 심한 범죄로 이어지는 전조 증상이기 때문에 방지법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림동 강간미수 30대 구속영장 한편 경찰은 30일 ‘신림동 강간미수 영상’에 등장하는 A(30)씨에 대해 주거침입강간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물에 빠진 승객들 살려달라 외침만…구명튜브 붙잡고 죽을 힘 다해 버텨”

    “물에 빠진 승객들 살려달라 외침만…구명튜브 붙잡고 죽을 힘 다해 버텨”

    배 안에서 봤던 6살 여아 떠올리며 울먹 “사고 후에도 구조체계 작동 안 해”“어둠 속에서 물에 빠진 다른 승객들이 허우적거리며 살라달라고 외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생존자 7명은 끔찍했던 당시 상황과 무기력감을 토로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동료를 살리려 노력한 여행객도 있었다. 헝가리 유람선 참사 생존자인 정모(32·여)씨는 전날 밤 사고 상황을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한 채 오열했다. 정씨는 “물살이 너무 빨라서 사람들이 떠내려가는데, 그 순간에 구조대는 오지 않았다”고 울먹였다. 사고 당시 정씨는 유람선 갑판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정씨는 급박한 순간에도 다른 승객들을 챙겼다.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혔던 그는 앞에 있는 구명튜브를 발견했고 ‘저걸 놓치면 죽는다’는 생각에 남은 힘을 짜내 튜브를 잡았다고 한다. 정씨는 튜브에 연결된 줄을 인근에 있던 동갑내기 여성에게도 던졌다. 엄마인 김모(55·여)씨와 함께 유람선에 탔던 윤모(32·여)씨였다. 가까스로 튜브와 줄을 붙잡은 세 사람은 이후 구조됐다. 생존자들은 배 안에서 봤던 6살 배기 여자 아이를 떠올리며 슬퍼했다. 윤씨는 “배에서 할머니와 아이가 같이 있는 모습을 봤는데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선실에 있었다면…”이라고 울먹였다. ‘참좋은여행’ 측이 밝힌 생존자 명단에는 아이의 이름이 없었다. 생존자들은 유람선 투어를 시작하기 앞서 사고 대처 요령이나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시간도 없었고, 사고 후에도 구조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또 “구명조끼를 보지도 못했지만, 있었다고 해도 사고가 워낙 순식간에 일어나 입을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호텔에서도 현지 여행사 직원을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현지 M1 방송에 따르면 사고 선박에서 구조된 여행객 7명 중 6명은 후송된 병원에서 퇴원했다. 1명은 갈비뼈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연합뉴스
  • “물에 빠진 승객들 살려달라 외침만…구명튜브 붙잡고 죽을 힘 다해 버텨”

    “물에 빠진 승객들 살려달라 외침만…구명튜브 붙잡고 죽을 힘 다해 버텨”

    배 안에서 봤던 6세 여아 떠올리며 울먹 “사고 후에도 구조체계 전혀 작동 안 해”“어둠 속에서 물에 빠진 다른 승객들이 허우적거리며 살라달라고 외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생존자 7명은 끔찍했던 당시 상황과 무기력감을 토로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동료를 살리려 노력한 여행객도 있었다. 헝가리 유람선 참사 생존자인 정모(32·여)씨는 전날 밤 사고 상황을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한 채 오열했다. 정씨는 “물살이 너무 빨라서 사람들이 떠내려가는데, 그 순간에 구조대는 오지 않았다”고 울먹였다. 사고 당시 정씨는 유람선 갑판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정씨는 급박한 순간에도 다른 승객들을 챙겼다.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혔던 그는 앞에 있는 구명튜브를 발견했고 ‘저걸 놓치면 죽는다’는 생각에 남은 힘을 짜내 튜브를 잡았다고 한다. 정씨는 튜브에 연결된 줄을 인근에 있던 동갑내기 여성에게도 던졌다. 엄마인 김모(55·여)씨와 함께 유람선에 탔던 윤모(32·여)씨였다. 가까스로 튜브와 줄을 붙잡은 세 사람은 이후 구조됐다. 생존자들은 배 안에서 봤던 6살 배기 여자 아이를 떠올리며 슬퍼했다. 윤씨는 “배에서 할머니와 아이가 같이 있는 모습을 봤는데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선실에 있었다면…”이라고 울먹였다. ‘참좋은여행’ 측이 밝힌 생존자 명단에는 아이의 이름이 없었다. 생존자들은 유람선 투어를 시작하기 앞서 사고 대처 요령이나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시간도 없었고, 사고 후에도 구조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또 “구명조끼를 보지도 못했지만, 있었다고 해도 사고가 워낙 순식간에 일어나 입을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호텔에서도 현지 여행사 직원을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현지 M1 방송에 따르면 사고 선박에서 구조된 여행객 7명 중 6명은 후송된 병원에서 퇴원했다. 1명은 갈비뼈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연합뉴스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회] “법원 사찰·잔인한 수사” 양승태, 25분간 쏟아낸 비난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회] “법원 사찰·잔인한 수사” 양승태, 25분간 쏟아낸 비난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수요일, 금요일 두 차례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 합니다. “그 모든 것이 근거가 없고 어떤 것은 소설의 픽션”이라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29일 첫 공판에서의 발언은 오후 재판에서 더 뜨겁게 불이 붙었다. 40여개에 달하는 공소사실을 한 마디로 일축했던 오전 재판은 그저 간략한 예고편일 뿐이었다.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의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1회 공판기일이 다시 열렸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인 이상원 변호사가 프리젠테이션 화면을 띄우자마자 ‘이 사건 공소장의 문제점‘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지난 2월 26일 보석 심문에서도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이 조물주가 창조해내듯 공소장을 창조했다”고 비판했고 이날 첫 재판에서 밝힌 입장도 “소설”이라고 말했다. 형사재판을 받는 피고인이 검찰의 공소장을 이런 식으로 평가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시작으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한 재판들에서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을 지적하는 등 공소장에 대한 문제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지만 누구도 ‘소설’을 언급하진 않았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과 공소사실의 공모관계 불명확성, 죄수(범죄의 수)관계 불명확성을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았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넘어가겠다”면서 변호인은 “공소장 일본주의가 위반됐다면 공소 기각 판결을 하는 것이 원칙이고 공판절차에서 공소장 변경신청이 허가됐다 하더라도 그 하자가 치유될 수 없다는 계 판례에 따른 법리”라고 짧게 언급했다. 공판준비절차에서 재판부의 요구로 검찰이 일부 공소장을 변경했는데 그걸로도 공소장에 혐의와 직결되지 않은 내용이 너무 많으니 “현재 시점에서라도 실체적인 심리에 나가기 전에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되는 게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PT 화면에는 대법원 2009도7436 사건의 판례가 요약돼 적혀 있었다. ●양승태, 과거 전원합의체 판결서 “공소장에 배경·정황 설명 기재 불가피” 이 판결은 2007년 대선 당시 창조한국당 후보였던 문국현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이다. 문씨는 공소장에 범죄사실과 관계 없고 입증되지 않은 내용이 기록됐다며 공소장 일본주의가 위반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09년 다수의견을 통해 공소장의 특성상 법률이 정한 범위로 공소사실을 한정해서 넣기는 어렵다고 봤다. 범죄사실을 명확하게 정리하기 위해 관련 설명이 어느 정도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이 때 김영란·박시환·김지형·전수안 대법관이 공정한 재판의 대원칙을 강조하는 공소장 일본주의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타협이 있어선 안 된다며 반대했지만 양 전 대법원장은 다수의견보다 더 강한 취지의 보충의견을 냈다. 특히 “사안이 복잡하거나 범행 수법이 교묘한 경우 또는 상황적 요소에 의해 범죄의 성립 여부가 좌우되는 미묘한 사안에서는 범행에 이르는 과정이나 그 배경 등 전후의 정황에 관한 설명 없이 단순한 범죄구성 요건에 직접 해당하는 행위만을 기재해서는 공소사실을 완성도 높게 특정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이 내용을 당연히 인용하지 않았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이어 “공모관계 부분은 가장 중요하고 엄격한 증명 대상”이라는 판례를 거론하며 “재판장님께서도 여러 차례 말씀하신 것처럼 세 분 피고인은 실행행위를 직접 한 사람이 없고 검사 주장에 의해서도 지시 내지 보고받는 과정을 거쳐 공모관계에 들어갔다는 취지”라면서 특히 “공소사실의 대부분이 직권남용죄인데 누구의 직권을 남용했는지 전제도 특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규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 ‘~한 행위 등’ 이런 식으로 ‘등’이라는 표현이 너무 남용돼서 도대체 ‘등’이라는 표현을 공소사실에서 꼭 써야 하는지 의문이 드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범죄사실의 정확한 수도 특정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고 단순 계산하면 되는데 그걸 지금까지도 특정 안 해주고 있다”며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건지 아니면 검사 스스로도 못하는 건지 상당히 애로사항이 있다”며 재판부에 호소하기도 했다.이후 구체적인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부인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반박한 변호사의 모두진술이 끝나자 드디어 양 전 대법원장의 차례가 됐다. 법정에 있던 모두가 양 전 대법원장의 입을 바라봤다. “대법원장이었던 제가 법정에 선, 오늘의 참담한 마음을 어찌 전하고 싶지 않겠습니까만 모두 생략하고 바로 이 사건에 대해서만 말하겠다”며 그의 발언이 시작됐다. 준비해온 종이나 메모도 없이 25분간 이어졌다. 주요 내용을 그대로 옮겨본다. ●“법률문서 아닌 소설…42년 만에 처음 본다” 검찰 공소장 맹비난 “무려 80명이 넘는 검사가 동원돼서 8개월이 넘는 수사를 한 끝에 300 몇 페이지가 넘는 공소장을 창작했다. 저는 법관 생활을 42년 했지만 이런 공소장은 처음 봤다. 저를 찾아오는 동료 법률가들도 공소장을 보고서는 어떻게 이런 공소장이 다 있냐는 말을 한결같이 한다. 그렇다. 이것은 법률가가 쓴, 법률문서라기 보다는 제가 보기에는 소설가가 미숙한 법률자문을 받아서 한 편의 소설을 쓴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법적인 측면에서 허점과 결점이 너무 많아서 결국 공소 전체를 위법한 것으로 만들거나 이 사건 처리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법원의 절차, 법관의 자세나 이런 것에 대해 너무나 아는 게 없음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사건 공소장 맨 첫머리에 흡사 피고인들이 엄청난 반역죄나 행한 듯이 아주 거창한 거대담론으로 시작한다. 그래서 재판으로 온갖 거래행위를 하고, 있을 수 없는 재판거래를 한 것으로 이야기를 엮어 나가며 모든 것을 왜곡하고 견강부회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서 줄거리를 만들어 내다가 제일 마지막 부분 결론 부분, 공소사실을 축약해야 하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재판거래는 어디갔는지 온데 간데 없고 겨우 휘하 심의관들한테 몇 가지 문건과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것이 직권남용이라는 것으로 끝을 낸다. 저를 찾아오는 여러 법조인들에게 공소사실이 이런 것이라고 하면 깜짝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재판거래는 어디 가고 문서작성 직권남용이냐, 재판거래를 했다고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는 중에 실제로 조사를 해보니 재판거래라고 할 만한 부분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하나 골라서 재판거래인 듯 포장을 했지만 그것도 재판에 개입한 흔적이 별로 없으니까 결국은 나중에 문건을 작성하게 한 것으로 끝을 낸 것이다. 태산명동에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태산을 울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해놓고 나타난 것은 고작 쥐 한마리라는 말로 요란하게 시작했지만 매우 사소한 결과라는 뜻)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용두사미도 이런 용두사미가 없다. 용을 그리려다 뱀도 제대로 그리지 못했다.” “블랙리스트도 마찬가지다. 블랙리스트가 있다고 온 장안을 시끄럽게 했는데 그런 리스트가 없단 게 밝혀지자 통상적인 인사문건을 갖고 블랙리스트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포장이 이 300 몇 페이지에 이르는 공소장에 넘쳐 흐르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보잘 것 없는 내용물을 갖고 포장만 근사하게 해놓은 상품이 꽤 있다. 그런 포장들이 다 소비자를 현혹하는 거다. 이 사건도 마찬가지다. 결국 그러한 포장을 근사하게 함으로써 재판부로 하여금 아주 부정적인 선입견과 예단을 형성하게 하고 그래서 보잘 것 없는 내용물까지 그걸로 커버하는 의도인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런 소설가적 기질에서 법적 측면은 별로 그렇게 고려하지 않는 게 오히려 맞을지도 모르겠다. 실제 법률에 관한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렇게 소설식으로 쓰다 보니까 법적인 점에서 허점이 한둘이 아니다.” “아예 공소사실도 특정이 안 됐다는 단적인 예를 보여드리겠다. 공소장 자체에 있는 문장을 인용하겠다. ‘배OO 인사심의관 등으로 하여금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는 등 의무없는 일을 하게 했다’. ‘~등’은 둘 이상을 나타내는 불확정한 단어다. 두 개가 될 수도 있고 세 개가 될 수도, 열 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면 이 문장에서 ‘배OO 등’이라고 하면 사회통념상 최소 두 사람이다.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는 등’이라고 하면 최소 두 개다. 아무리 적어도 이 문장엔 네 개의 행위가 들어간다. 그러나 여기에 알 수 있는 건 한 개밖에 없다. 그럼 나머지 세 개는 뭐냐. 뭘 갖고 우리가 방어해야 하고 재판부는 뭘 갖고 심리해야 하나. 마치 권투할 때 상대방 눈 가리며 이쪽에서는 두 사람 세 사람이 그 사람을 때리는 이런 경우다.” “이 사건은 거의 전부가 공범이라고 작성해놨다. 심지어는 공범이라고 표시한 여러 사람 중에 실행행위를 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그런 공범이 있다. 아주 기묘한 공범이다. 그리고 실행행위가 끝난 훨씬 뒤의 일을 버젓이 공소장에 쓰고 있고 그 실행행위와 전혀 관계없는 제3자 재판에도 버젓이 공소장에 나와있다. 아마도 이야기 줄거리를 더 재미나게 하기 위해서 소설가적 기질을 발휘해서 에필로그를 쓰고 애닉도트(일화)를 쓴 것으로 보면 이해 갑니다만 그 하나하나가 공소장으로서는 위법한 공소장으로 만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은) 계속 빨리 심리하자고 재촉을 하고 있다. 피고인이나 변호인들이 뭐를 어떻게 방어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심리를 하자고 한다. 축구장에 금을 그어놓지 않고 골대를 세워놓지도 않고 축구 경기를 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다.” ●견강부회·용두사미·태산명동 서일필… “공소장 왜곡됐다” 공세 “저는 구금돼 있는 몸이어서 18만쪽에 이른다는 수사기록 중 거의 100분의 1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내가 본 수사기록만 보더라도 깜짝 놀라는 지점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여러 사람들의 진술조서나 서면조사를 보면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추측성의 진술로 온 조서가 뒤덮여있다. 진술한 사람이 자진해 진술한 게 아니다. 그 사람이 직접 경험자가 아닌 걸 알면서도 의견을 제시하라는 검사의 독촉이나 재촉에 못 이겨서 교묘한 유도신문에 영합하는 그런 진술이 대부분인 것을 우리가 행간으로 충분히 느낄 수가 있다. 제가 처음으로 받아보니 정말 검사의 조서를 조심해서 읽어야겠다고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교묘한 질문을 통해서 전혀 답변과는 다른 내용으로 기재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저는 이번 수사가 정말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만 여러 법관들이 검찰에서조사를 당하면서 검찰의 조서가 얼마나 경계해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을 직접 체감할 수 있게 됐다. 추측성으로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내가 그 조서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통상적 수사가 아니다. 내 취임 첫날부터 퇴임한 마지막 날까지 모든 직무행위를 샅샅이 뒤져서 그 중에 뭔가 법에 어긋나는 것을 찾아내기 위한 수사였다는 것이 곳곳에서 느껴지고 있다. 세상에 이런 것도 다 조사를 했구나 하는 것이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거다. 심지어 제 전임 대법원장 시절에 있던 일까지 들춰냈던 그런 흔적까지도 발견했다.” “이것이 과연 수사입니까. 사찰이 있다면 이런 것이 사찰입니다. 그 사찰의 목적은 무엇일까. 어떤 특정 인물을 반드시 처벌해야 하니 처벌할 거리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 사찰이다. 대한민국은 법치주의가 지배하는 민주공화국이고, 수사기관이나 검찰은 국민에게 법치주의를 보장하고 지켜주기 위해 수사를 하고 검찰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을 처벌하기 위해서, 처벌거리를 잡아내기 위해서 하는 수사는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수사다. 그것은 정면으로 헌법에 위배되고 그런 수사야말로 권력의 남용이다. 그러한 사찰을 법원을 향해서 한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삼권분립을 기초로 하는 민주정을 채택하고 시행하는 나라에서 법원에 대해 이토록 잔인한 수사를 한 사례가 대한민국 밖에 어디에 더 있는지 제가 묻고 싶다. 법원에 대해서 이런 수사를 할 지경이라면 대한민국 국민 누구한테라도 이런 수사를 못 하겠나. 이런 수사가 허용된다면 이것은 우리 국민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그 과정에서 직권남용이라는 효과적 무기를 개발했다. 그런데 일본에는 직권의 남용이라는 거 자체가 공무원의 직권을 남용해서 일반 국민의 권리를 해할 때 범죄가 된다는 확고한 이론이 정립돼 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직권남용죄가 공무원 상하 간에 적용된 사례가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것을 받아들여서 아주 확대해석하는데 이는 죄형법정주의에 완전히 위배되는 것이다. 만일 이런 게 전부 유죄가 된다면 우리 공직사회 중에 일을 좀 하고 싶은 공직자는 나날이 직권남용죄를 쌓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검찰이 한 번 노려보기만 한다면 그것을 문제삼기는 손바닥 뒤집기 만큼 쉬울 것이다. 공직자 뿐 아니라 온 국민이 마찬가지다. 검찰권 앞에 누구도 이제는 대적할 수가 없다. 프랑스의 한 역사가가 이런 얘기를 했다. ‘증오하는 권력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복종하는 것만큼 비참한 나라가 없다’.“ ●”직권남용은 검찰의 무기“ 25분 토로 끝나자 검찰 ’격앙‘ “대한민국이 정말 법의 지배가 이뤄지고, 법이 모든 사람을 간절하게 보호해서 그 아래 평화와 번영을 누리는 자유민주주의로 유지될 것이냐, 아니면 무소불위로 흐르는 검찰의 칼날에 숨을 죽이고 혹시 그 칼날이 자기한테 향해 있다 전전긍긍하며 떨며 살아야 할 검찰 공화국이 될 것인가, 최근에 이루어지는 몇 건의 재판이 바로 이런 앞날을 결정하게 되리라고 저는 생각을 한다.” “한마디만 더 하겠다. 작년에 입적한 제가 존경하는 조오현 시인이 ‘마음 하나’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그 옛날 천하장수가 온 천하를 다 들었다 다 놓아도 모양도 빛깔도 향기도 무게도 없는 그 마음 하나는 끝내 들지도, 놓지도 못했다.’ 저는 최근에 저를 비롯한 몇몇 사람에게 쏟아지는 도를 넘은 공격에 대해서, 이런 마음 하나로 견뎌왔다. 그러나 요즘 보면 이런 마음 하나로 견뎌야 할 사람이 저뿐만은 아닌 것 같다. 이 사건 공소에서 나타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재판부에서 잘 관찰하셔서 피고인들 마음에 지장이 없도록 적절하고도 강력한 소송 지휘를 해주시길 바라겠다. 오랜 시간 들어주셔서 감사하다.” 25분의 격정 발언이 끝나자마자 검찰석에서 “반박할 기회를 달라”는 요청이 격앙된 목소리로 터져 나왔다. 그러자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에) 반박할 기회를 주신다면 저도 다시 반박할 기회를 주시기 바란다”며 또다시 맞섰다. 재판장은 모두진술 단계에서 서로 공방을 주고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양측에 모두 반박 기회를 주지 않았다. 긴장감을 넘어선 뜨거운 기운이 감돌았다. 양 전 대법원장은 생수병을 들고 물을 마셨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기독교 세력 하나로 모으려 ‘허수아비 적’ 성소수자 세워”

    “기독교 세력 하나로 모으려 ‘허수아비 적’ 성소수자 세워”

    성서, 시대 배경 고려해 새롭게 봐야 현재 시점에 맞춰 동성애 해석 필요“기독교가 내부의 결속과 통제를 위해 성소수자라는 일종의 ‘허수아비 적’을 세운 것이죠.” 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5월 21일~6월 9일) 기간을 맞아 동성애 혐오 집회가 잇달아 열리는 가운데 자캐오(45·본명 민김종훈) 성공회 신부는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개신교 내부의 성소수자 혐오를 하나의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여성이나 유색인종을 차별했던 역사처럼 성소수자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조성해 세력을 결집하려는 게 성소수자 혐오의 배경이라는 것이다. 자캐오 신부는 성소수자 차별 반대에 적극 앞장서 온 종교인 중 한 명이다. 20회째를 맞은 서울퀴어문화축제와도 인연이 깊다. 동성애 반대 집단이 축제를 막으려 했던 2014년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퍼레이드 직전 축복식을 했고,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그리스도인 모임 ‘무지개 예수’ 소속으로도 참여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사회적 소수자와 함께하는 성공회 교회들’이라는 이름으로 별도 부스를 운영한다. 자캐오 신부가 성소수자 문제를 깊이 고민하게 된 계기는 10여년 전 한 교인과의 만남이었다. 게이였던 교인을 마주하고 “하나님은 당신도 사랑하신다”고 답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갈등과 고민이 생겼다. 그 교인은 더이상 찾아오지 않았고 신부는 “신이 보낸 그를 있는 그대로 환대하지 못했다”는 아픔을 느꼈다. 이후 성소수자 문제를 더 공부했고 성수자와의 연대를 의미하는 무지개 묵주를 만들어 주변에 나눴다.그는 “성서에 동성애 금지가 적혀 있으므로 동성애를 반대해야 한다”는 일부 개신교계의 주장을 반박했다. 성서가 쓰일 당시 군주제와 가부장제가 팽배했던 사회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글자 그대로 21세기에 적용하는 건 무리라는 것이다. 그는 “성서는 공동체 안에서 함께 읽는 것이고 오늘날의 변화를 고려해 늘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서를 단순히 해석하면 출산하지 않는 부부나 이성애로 결합되지 않은 가족 모두가 배제된다”며 “동성애에 반대하는 측은 성서의 다른 내용은 현재에 맞춰 해석하면서 동성애에만 유독 다른 잣대를 댄다”고 비판했다. 세계 성공회에서도 성소수자는 민감한 주제여서 토론을 거듭하는 중이고 아직 ‘결혼은 남녀 간의 결합’이라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다음달 1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서울퀴어퍼레이드 맞은편에서는 동성애퀴어축제반대 국민연합이 축제 형식의 집회를 연다. 자캐오 신부는 “일각에서는 혐오할 권리를 주장하지만 이것은 권리가 아니다. 무관용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을 세워야 또 다른 혐오를 막을 수 있다”면서 “교회가 적을 만들고 배제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유지하기보다 낯선 이웃을 존중하는 본래 목적으로 돌아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봉준호 “송선배, 칸 남우주연상 강력 후보였다” 송강호 “봉테일, 본질은 따뜻한 시선과 통찰력”

    봉준호 “송선배, 칸 남우주연상 강력 후보였다” 송강호 “봉테일, 본질은 따뜻한 시선과 통찰력”

    프랑스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발표되자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는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눴다. 봉 감독은 무대에 올라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저의 동반자”라며 송강호를 소개했다. 둘은 2003년 ‘살인의 추억’으로 처음 만난 뒤 햇수로 17년 동안 4편의 작품을 함께 했다. 서울신문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의 두 주역을 만났다.■‘봉테일’ 봉준호 프랑스 칸에서의 떨림은 한국에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허들을 넘는 기분이었다”는 봉준호(50) 감독은 이젠 한국 관객들의 반응을 기다리며 “가슴이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한국 영화 100년 역사상 최초의 황금종려상’이라는 위대한 순간을 아로새긴 봉 감독을 29일 만났다. 칸영화제 후일담부터 차기작 구상까지, 거장이 들려준 생생한 이야기에서 뿌듯함과 설렘이 동시에 묻어났다. 봉 감독은 황금종려상 수상 직후 열린 축하 리셉션에서 심사위원단에 둘러싸여 축하와 질문 공세를 받았다. 경쟁 부문에 초청 받은 감독은 영화제 기간 동안 심사위원들과 접촉할 수 없는 까닭에 그제서야 둑 터지듯 서로에게 묻고 싶은 말을 건넬 수 있었다고.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영화 속 그 완벽한 집은 어디에서 골랐냐’고 묻더라고요. 세트라고 했더니 신기해했어요. 심사위원인 배우 엘르 패닝은 배우들의 표정이나 리듬감이 탄복스러웠다고 하더라고요. 이냐리투 감독도 ‘송강호가 강력한 남우주연상 후보 중 한 명이었는데 황금종려상과 중복 시상을 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고 하더군요. 그 이야기를 강호 선배에게 전했더니 ‘우리 영화를 남우주연상이라는 카테고리에 가두기에는 아깝지 않느냐’고 하셨어요.” 봉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그의 페르소나인 송강호와 네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봉 감독이 ‘살인의 추억’(2003)을 시작으로 ‘괴물’(2006), ‘설국열차’(2013)에 이어 ‘기생충’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그와 작업을 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봉 감독은 송강호가 지닌 특유의 ‘힘’을 높이 샀다. “사실 제 영화에 나오는 상황들이 기이하고 독특하잖아요. 범인을 못 잡고 끝낸다거나 한강에서 괴물이 날뛰는데 강호 형님은 그 상황을 관객들로 하여금 믿게 하는 설득력이 있어요. 공격적으로 표현하면 관객을 제압하는 힘이죠. 그런 부분은 제가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도 큰 영향을 미치거든요. 배우 송강호를 생각하고 지문과 대사를 쓸 땐 운신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제가 과감해질 수 있죠.” ‘기생충’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처지는 서로 크게 다르다. 어떤 가족은 하루에 단 몇 분만 햇살이 드는 반지하방에, 어떤 가족은 족구를 할 수 있을 만큼 넓은 거실을 지닌 언덕 위 대저택에 산다. 하지만 가난하다고 주눅들거나 부자라고 늘 오만한 건 아니다. “서로 연대하는 착하고 정의로운 약자와 탐욕적이고 폭력적인 부자의 대결 구도는 우리에게 익숙하죠. 그보다는 우리가 살갗으로 느끼면서 보아온 사실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영화 속 두 가족 모두 적당히 착하고 적당히 나쁜 모습으로 뒤범벅 돼 있죠. 실제 우리 스스로도 가지고 있을 만큼의 적당히 비릿한 나쁨, 그게 중요하다고 봐요. 명백한 의도나 악당이 없는데도 파국이 생기는 건 우리 내면에 자리잡은 원초적인 불안감을 반영한 겁니다.” 봉 감독이 선보일 차기작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다. “‘마더’나 ‘기생충’ 같은 규모의 영화가 제게 잘 맞는 것 같아요. 미국 제작비 기준으로 보면 200억~300억원 규모의 영화 한 편을 구상 중이고, 서울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사건을 다룬 영화도 준비하고 있어요. 제 영화가 늘 애매하듯 이 영화를 호러나 공포로 규정할 순 없을 것 같아요. 2000년대 중반부터 오랫동안 구상한 작품인데 제가 꼭 찍고 싶었던 영화입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믿보배’ 송강호 “지금이 최고의 순간 아닐까 싶습니다.” 프랑스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기생충’이 최고상을 받은 뒤 봉준호 감독과 함께 주연 배우 송강호에게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한국 최고의 배우로 살아온 송강호지만, 이번 영화가 지니는 의미는 남다르다. 송강호는 “세월이 지나도 ‘기생충’의 의미는 퇴색하지 않을 거 같다”면서 “배우로서, 한국 영화의 중요한 지점에서 볼 때 절대 사라지지 않을 중요한 업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칸영화제 당시 배우들과 함께 오기로 한 송강호는 일정을 바꿔 하루를 더 묵었다. 이를 두고 ‘미리 상 받을 줄 알고 있었나’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원래는 25일 시상식 당일 아침 출발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비행기 시간을 따져보니 수상 결과를 10시간 뒤 한국에 도착한 뒤에나 알게 될 판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후 일정이 없었고요. 그래서 하루 늦췄습니다. 봉준호 감독과도 폐막식을 함께 하고 싶었고요. 황금종려상을 받는다는 언질을 받았다든가, 아니면 ‘촉을 느꼈다’ 이런 거 없었습니다. 알다시피 칸은 시상식 끝날 때까지 수상작을 절대 공개하지 않습니다.” 당시 폐막식에서 ‘기생충’이 최고상으로 호명되고서도 화제였다. 봉 감독이 수상 소감을 밝히며 송강호를 가리켜 “동지이자 동반자”라며 마이크를 전달하고, 이후 트로피를 바치는 퍼포먼스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와 관련해 “평소에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 더 놀랐다”며 웃었다. “봉 감독과는 ‘모텔 선인장’ 때 처음 만났어요. 봉 감독은 당시 연출부였어요. 까까머리 시절이었습니다.(웃음) 세간에 제가 모텔 선인장 오디션을 보러 가 처음 만났다고 하는데, 잘못 알려진 겁니다. 봉 감독이 ‘초록물고기’ 보시고 제게 전화해서 보자 하기에 봤습니다. 얼마 후 삐삐로 아주 장문의 음성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연이 안 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만나 당신과 영화를 함께 만들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아, 이 사람은 뭐가 돼도 될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년 동안 함께 일했으니 누구보다 봉 감독의 의중을 잘 알고 있을 터다. 송강호는 세세하게 연출에 공을 들이는 이른바 ‘봉테일’로 불리는 봉 감독의 연출법에 대해 “봉테일은 현상일 뿐이고, 그의 본질은 세상에 관한 따뜻한 시선과 통찰력”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영화를 단순히 계급의 문제, 가진 자 못 가진 자로 나눠 보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인간에 대한 존엄이 바로 ‘기생충’의 핵심 아닐까 싶어요. 영화에 나오는 중요한 모티프인 ‘냄새’라든가 ‘선’, 이런 거는 눈에 보이는 게 아니거든요. 우리 스스로 관념 속에 선이 있다 생각하고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는 거죠. 현상 밑에 자리한 가장 중요한 것, 즉 인간에 대한 존엄이 부족해 우리 스스로 계급, 계층을 만드는 건 아닐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20년 영화사를 압축하면 송강호가 남는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기생충’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그의 어깨가 무거울 만하다. “많은 분이 격려해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저 스스로는 한국 영화의 대표라는 틀에 갇히지 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배들이 많이 쳐다볼 수밖에 없는 포지션에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앞으로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후배, 그리고 팬들이 ‘상업적으로 고민하고, 예술가로서도 고민하는 배우구나’ 하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봉준호 “송선배, 칸 남우주연상 강력 후보였다” 송강호 “봉테일, 본질은 따뜻한 시선과 통찰력“

    봉준호 “송선배, 칸 남우주연상 강력 후보였다” 송강호 “봉테일, 본질은 따뜻한 시선과 통찰력“

    프랑스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발표되자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는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눴다. 봉 감독은 무대에 올라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저의 동반자”라며 송강호를 소개했다. 둘은 2003년 ‘살인의 추억’으로 처음 만난 뒤 햇수로 17년 동안 4편의 작품을 함께 했다. 서울신문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의 두 주역을 만났다.프랑스 칸에서의 떨림은 한국에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지난 25일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허들을 넘는 기분이었다”는 봉준호(50) 감독은 이젠 한국 관객들의 반응을 기다리며 “가슴이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한국 영화 100년 역사상 최초의 황금종려상’이라는 위대한 순간을 아로새긴 봉 감독을 29일 만났다. 칸영화제 후일담부터 차기작 구상까지, 거장이 들려준 생생한 이야기에서 뿌듯함과 설렘이 동시에 묻어났다. 봉 감독은 황금종려상 수상 직후 열린 축하 리셉션에서 심사위원단에 둘러싸여 축하와 질문 공세를 받았다. 경쟁 부문에 초청 받은 감독은 영화제 기간 동안 심사위원들과 접촉할 수 없는 까닭에 그제서야 둑 터지듯 서로에게 묻고 싶은 말을 건넬 수 있었다고.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영화 속 그 완벽한 집은 어디에서 골랐냐’고 묻더라고요. 세트라고 했더니 신기해했어요. 심사위원인 배우 엘르 패닝은 배우들의 표정이나 리듬감이 탄복스러웠다고 하더라고요. 이냐리투 감독도 ‘송강호가 강력한 남우주연상 후보 중 한 명이었는데 황금종려상과 중복 시상을 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고 하더군요. 그 이야기를 강호 선배에게 전했더니 ‘우리 영화를 남우주연상이라는 카테고리에 가두기에는 아깝지 않느냐’고 하셨어요.” 봉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그의 페르소나인 송강호와 네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봉 감독이 ‘살인의 추억’(2003)을 시작으로 ‘괴물’(2006), ‘설국열차’(2013)에 이어 ‘기생충’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그와 작업을 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봉 감독은 송강호가 지닌 특유의 ‘힘’을 높이 샀다. “사실 제 영화에 나오는 상황들이 기이하고 독특하잖아요. 범인을 못 잡고 끝낸다거나 한강에서 괴물이 날뛰는데 강호 형님은 그 상황을 관객들로 하여금 믿게 하는 설득력이 있어요. 공격적으로 표현하면 관객을 제압하는 힘이죠. 그런 부분은 제가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도 큰 영향을 미치거든요. 배우 송강호를 생각하고 지문과 대사를 쓸 땐 운신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제가 과감해질 수 있죠.” ‘기생충’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처지는 서로 크게 다르다. 어떤 가족은 하루에 단 몇 분만 햇살이 드는 반지하방에, 어떤 가족은 족구를 할 수 있을 만큼 넓은 거실을 지닌 언덕 위 대저택에 산다. 하지만 가난하다고 주눅들거나 부자라고 늘 오만한 건 아니다. “서로 연대하는 착하고 정의로운 약자와 탐욕적이고 폭력적인 부자의 대결 구도는 우리에게 익숙하죠. 그보다는 우리가 살갗으로 느끼면서 보아온 사실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영화 속 두 가족 모두 적당히 착하고 적당히 나쁜 모습으로 뒤범벅 돼 있죠. 실제 우리 스스로도 가지고 있을 만큼의 적당히 비릿한 나쁨, 그게 중요하다고 봐요. 명백한 의도나 악당이 없는데도 파국이 생기는 건 우리 내면에 자리잡은 원초적인 불안감을 반영한 겁니다.” 봉 감독이 선보일 차기작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다. “‘마더’나 ‘기생충’ 같은 규모의 영화가 제게 잘 맞는 것 같아요. 미국 제작비 기준으로 보면 200억~300억원 규모의 영화 한 편을 구상 중이고, 서울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사건을 다룬 영화도 준비하고 있어요. 제 영화가 늘 애매하듯 이 영화를 호러나 공포로 규정할 순 없을 것 같아요. 2000년대 중반부터 오랫동안 구상한 작품인데 제가 꼭 찍고 싶었던 영화입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지금이 최고의 순간 아닐까 싶습니다.” 프랑스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기생충’이 최고상을 받은 뒤 봉준호 감독과 함께 주연 배우 송강호에게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한국 최고의 배우로 살아온 송강호지만, 이번 영화가 지니는 의미는 남다르다. 송강호는 “세월이 지나도 ‘기생충’의 의미는 퇴색하지 않을 거 같다”면서 “배우로서, 한국 영화의 중요한 지점에서 볼 때 절대 사라지지 않을 중요한 업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칸영화제 당시 배우들과 함께 오기로 한 송강호는 일정을 바꿔 하루를 더 묵었다. 이를 두고 ‘미리 상 받을 줄 알고 있었나’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원래는 25일 시상식 당일 아침 출발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비행기 시간을 따져보니 수상 결과를 10시간 뒤 한국에 도착한 뒤에나 알게 될 판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후 일정이 없었고요. 그래서 하루 늦췄습니다. 봉준호 감독과도 폐막식을 함께 하고 싶었고요. 황금종려상을 받는다는 언질을 받았다든가, 아니면 ‘촉을 느꼈다’ 이런 거 없었습니다. 알다시피 칸은 시상식 끝날 때까지 수상작을 절대 공개하지 않습니다.” 당시 폐막식에서 ‘기생충’이 최고상으로 호명되고서도 화제였다. 봉 감독이 수상 소감을 밝히며 송강호를 가리켜 “동지이자 동반자”라며 마이크를 전달하고, 이후 트로피를 바치는 퍼포먼스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와 관련해 “평소에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 더 놀랐다”며 웃었다. “봉 감독과는 ‘모텔 선인장’ 때 처음 만났어요. 봉 감독은 당시 연출부였어요. 까까머리 시절이었습니다.(웃음) 세간에 제가 모텔 선인장 오디션을 보러 가 처음 만났다고 하는데, 잘못 알려진 겁니다. 봉 감독이 ‘초록물고기’ 보시고 제게 전화해서 보자 하기에 봤습니다. 얼마 후 삐삐로 아주 장문의 음성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연이 안 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만나 당신과 영화를 함께 만들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아, 이 사람은 뭐가 돼도 될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년 동안 함께 일했으니 누구보다 봉 감독의 의중을 잘 알고 있을 터다. 송강호는 세세하게 연출에 공을 들이는 이른바 ‘봉테일’로 불리는 봉 감독의 연출법에 대해 “봉테일은 현상일 뿐이고, 그의 본질은 세상에 관한 따뜻한 시선과 통찰력”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영화를 단순히 계급의 문제, 가진 자 못 가진 자로 나눠 보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인간에 대한 존엄이 바로 ‘기생충’의 핵심 아닐까 싶어요. 영화에 나오는 중요한 모티프인 ‘냄새’라든가 ‘선’, 이런 거는 눈에 보이는 게 아니거든요. 우리 스스로 관념 속에 선이 있다 생각하고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는 거죠. 현상 밑에 자리한 가장 중요한 것, 즉 인간에 대한 존엄이 부족해 우리 스스로 계급, 계층을 만드는 건 아닐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20년 영화사를 압축하면 송강호가 남는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기생충’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그의 어깨가 무거울 만하다. “많은 분이 격려해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저 스스로는 한국 영화의 대표라는 틀에 갇히지 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배들이 많이 쳐다볼 수밖에 없는 포지션에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앞으로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후배, 그리고 팬들이 ‘상업적으로 고민하고, 예술가로서도 고민하는 배우구나’ 하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한미 외교기밀 유출을 공익제보로 두둔 유감” 文, 한국당 작심 비판

    “한미 외교기밀 유출을 공익제보로 두둔 유감” 文, 한국당 작심 비판

    문재인(얼굴) 대통령이 29일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의 한미 정상 통화 내용 누설 행위는 물론 ‘공익제보자’, ‘국민 알 권리’라는 프레임을 앞세워 그를 비호한 한국당 지도부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을지태극(연습) 국무회의’에서 “외교적으로 극히 민감할 수 있는 정상 간 통화 내용까지 유출하면서 정쟁 소재로 삼고 이를 국민의 알 권리라거나 공익제보라는 식으로 두둔하고 비호하는 정당의 행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번 파문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당리당략을 국익과 국가 안보에 앞세우는 정치가 아니라 상식에 기초하는 정치라야 국민과 함께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한국당을 작심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공직 기강 쇄신 계기가 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문 대통령은 “외교상 기밀이 유출되고 정치권에서 정쟁 소재로 이용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변명의 여지 없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러면서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고, 철저한 점검과 보안 관리에 더욱 노력하겠다. 각 부처와 공직자들도 복무자세를 새롭게 일신하는 계기로 삼아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해 강 의원은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매우 유감”이라며 “공포정치와 압제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평화의 여정을 걷는 과정에서도 국가 안보에는 한순간도 빈틈이 있어선 안 된다”며 “강력한 방위력을 구축해 군사적 위기상황과 국가비상사태에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고 고민정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는 한 평화를 향한 여정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하고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반드시 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부산시 민선7기 들어 세번째 조직개편... 관광산업국 등 신설

    부산시가 민선 7기 들어 세번째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부산시는 5실 4본부 8국 5관인 현재 조직을 5실 2본부 12국 4관 및 1 합의제기관으로 개편한다고 29일 밝혔다. 부산시 개편안에 따르면 관광진흥을 위해 문화관광체육국을 분리해 관광산업국을 신설한다. 관광산업국에는 해양농수산국에 있던 해양레저관광과와 복지국에 있던 의료관광팀이 옮겨온다. 또 현재 관광마이스과를 관광진흥과로 명칭을 바꾸고 마이스산업과를 새로 설치한다. 시는 마이스산업이 급성장하고 있고,꾸준히 수요도 늘고 있어 산업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자 관광산업국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민생경제 현장과 소통 강화 등을 위한 민생노동정책관도 신설된다. 행정자치국에 있던 인권노동정책담당과 일자리경제실의 사회적경제담당,중소 상공인 지원과에 있는 소상공인 지원담당관을 모았다. 도시균형 재생국에 있던 건축정책과와 주택정책과를 분리하고,총괄건축기획과를 신설해 새로 생기는 건축주택국에 포함했다. 시는 건축주택국 신설로 건축정책의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된 해양수산물류국 산하에는 물류정책 전담부서를 신설해 정책기능을 강화하는 등 해양·항만·물류 전체를 아우르는 전담국으로 역할을 일원화했다. 지난 2차 조직개편 시 신설한 물류정책관의 기능을 바탕으로 해운항만중심의 물류기능 재설계를 추진할 전망이다. 시는 또 한시 조직인 신공항추진본부를 상시기구로 전환해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에 힘을 싣기로 했다. 감사관은 합의제 감사기구로 전환하고 개방형 직위인 감사위원장을 비롯해 7명으로 감사위원회를 구성해 감사행정의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밖에 성장전략본부는 성장전략국으로,기획관리실은 기획조정실로,교통혁신본부는 교통국으로,문화체육관광국은 문화체육국으로,시민안전혁신실은 시민안전실로 각각 변경된다. 시는 이번 조직개편안을 다음달 7일 시의회에 제출하고 7월 10일 공포할 계획이다. 한편, 조직개편과 관련해 일부 시 직원들은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채 1년여도 되지 않아 3번째 조직개편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 직원은 “깜깜이 조직 개편은 물론,짧은 시일안에 잦은 조직 개편으로 업무 및 행정의 연속성에 어려움이 적지않다.”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시는 이번 조직개편을 마지막으로 앞으로 대규모 조직개편은 없으며 조속히 체계를 안정시킨 후 학습하고 혁신하는 조직 기풍을 정착시켜나갈 방침이다. 시는 대통령령 개정으로 법정기구 수의 20% 범위에서 국이나 본부 단위 자율기구를 설치할 수 있게 돼 이번에 국을 확대했다. 이병진 기획관리실장은 “이번 조직 개편의 방향은 ‘보다 부산답게 ’라며 부산시의 특성을 반영한 최적화된 맞춤형 조직이 탄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오답노트 같은 소설… 빈부·난민·페미니즘 모두 담아”

    “오답노트 같은 소설… 빈부·난민·페미니즘 모두 담아”

    “일부러 ‘다른 주제, 다른 방식으로 써야지’ 하며 변화를 시도했다기보다 말하자면 저한테는 이 소설이 오답노트 같아요. 소설을 쓰기 시작한 2012년 전후부터 살아오면서 내가 속한 공동체, 한국 사회가 문제를 잘못 풀어나가고 있는 것 같다는 의문이나 공포, 반성이 들 때마다 내가 내 글로 다시 한번 풀이를 해 보는 과정요.” 생각해 보면 조남주(41)의 소설은 늘 그랬다. ‘82년생 김지영’(이하 김지영)은 근 몇 년 새 한국문학이 내놓은 가장 강력한 오답노트였다. 그가 내놓은 신작 장편소설 ‘사하맨션’의 주제의식은 좀더 다층적이다. 빈부, 난민, 페미니즘 등 우리 사회의 뜨거운 논란거리들이 모두 담겼다. 기업의 인수로 탄생한 기묘한 도시국가 ‘타운’. 안전하고 부유하며 높은 삶의 질을 보장하는 타운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주민권을 지닌 사람과 체류권을 지닌 사람. 2년짜리 체류권도 갖지 못한, 거부당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 ‘사하맨션’이다. 본국에서 살인을 저지른 도경과 그의 누나 진경, 낙태 시술을 하다 사고가 발생해 도망쳐 온 꽃님이 할머니, 날 때부터 눈이 없는 사라처럼 ‘없이 사는 사람들’이 모여 꾸려가는 돌봄의 공동체다.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작가는 “‘사하맨션’이라는 이름은 러시아 연방에 소속돼 있는 사하 공화국에서 따왔다”고 말했다. 인간이 거주하는 지역들 중 최저 기온인 영하 70도를 기록한 지역, 최고 기온은 30도가 넘어서 연교차가 100도에 육박하는 곳, 그러면서도 전 세계 다이아몬드의 50%가 매장돼 있다는 아이러니의 극치가 바로 사하다. 이름은 사하에서 왔지만, 실제 모티브는 홍콩의 구룡성채다. 홍콩, 중국 양쪽의 영향력이 모두 미치지 못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난민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20세기의 마지막 무법지’라고 불리던 그곳이다. 등급 구분이 철저한 디스토피아적 공동체 구상은 일견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2013)를 떠올리게도 한다. 이들 디스토피아와의 차별을 위해 작가는 ‘시공간 미상’의 때와 장소를 상정하되, 현재에 천착한 이야기로 쓰려고 노력했단다. 그렇게 어디에나 있으되, 어디에도 없는 곳 ‘사하맨션’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변화의 주요 동력이 여성이라는 점만은 다른 작품들과 확연히 구분된다. 맨션으로 흘러들어 오는 어린 생명들을 계속해서 거두는 것은 꽃님이 할머니와 같은 노년 여성들이며, 맨션을 찾아온 경찰들에게 위협을 당한 사라를 위기에서 구출하는 건 여자이지만 완력이 센 ‘우미’다. 작가는 “페미니즘적인 주제를 염두에 두었던 건 맞지만 페미니즘만 염두에 둔 건 아니다”라면서도 “최근 우리 사회 이슈이고 개인적 관심사이기도 한 여성들 간의 연대, 육아나 교육의 문제가 소설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갔다”고 말했다.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노년 여성들의 모습은 작가가 특별히 애착을 가지고 쓴 부분이다. “한국의 보육 문제를 떠맡고 있는 노년 여성들의 보이지 않는 노동이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적게 됐습니다.” 전반적으로 신종플루 또는 메르스 등으로 추정되는 신종 전염병 이야기, 5·18민주화운동을 연상케 하는 ‘나비 폭동’ 등 여러 이슈가 산재해 있어 ‘김지영’을 읽고 무릎을 친 저자라면 공감도는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작가의 페미니즘은 여전히 진화 중이며, 그런 면에서 마지막 장은 ‘멋지다’. 출간 이래 한국에서만 105만부, 일본에서는 13만부 이상 팔린 ‘김지영’의 작가는 일본과 유럽 등에서 독자들의 여러 피드백을 받는다고 했다.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일어난 본인들과 관계없는 이야기가 공감이 되고 보편적인 이야기로 읽힌다는 말들을 들어요.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이 ‘한국 사회만의 이야기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구나’라는 조남주 소설의 본질은, 이번에도 여전할 것 같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환자·코오롱 소액주주들 줄소송

    수출 계약 법정다툼으로 비화 가능성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8일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품목 허가를 취소함에 따라 인보사를 투여한 국내외 환자들과 주가 폭락으로 손해를 본 소액주주들의 소송이 잇따랐다. 이날 환자 244명이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주사제 가격과 위자료 등 총 25억원을 청구하는 1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환자 집단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오킴스는 2차 소송에 참여할 원고를 모집 중이다. 국내 인보사 투여 건수가 3707건에 달하는 데다 일본과 중국 등지로 기술·제품 수출이 진행되던 상태여서 소송 참여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1월 코오롱생명과학과 463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던 미쓰비시타나베제약이 이듬해 12월 계약취소를 통보하고 낸 계약금(약 270억원) 반환 청구 소송은 국제상업회의소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 코오롱생명과학과 2000억원대 수출 계약을 맺은 중국의 차이나라이프메디컬센터, 같은 해 11월 6617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먼디파마와의 후속 협의도 법정 다툼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홍콩, 사우디아라비아, 몽골 등지로도 수출을 추진 중이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접수한 오킴스의 엄태섭 변호사는 “원고들은 자신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공포를 느낄 뿐 아니라 사실을 은폐한 코오롱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3월 성분이 바뀐 것을 알고 넉 달 뒤인 7월에야 관련 사실을 코오롱생명과학에 통보한 경위는 수사로 밝혀야 할 일이지만 이는 공급 기업 내부의 사정일 뿐 환자들에게 성분 변경을 고지하지 않은 코오롱생명과학 등의 잘못은 이미 명확해졌다고 엄 변호사는 설명했다. 주가 폭락으로 손해를 본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들이 회사를 상대로 6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제일합동법률사무소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의 주주 142명은 지난 27일 코오롱티슈진 및 이우석 코오롱티슈진 대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 등 9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냈다. 이는 신약개발 판매사인 코오롱티슈진이 투자 판단상 중요한 사항인 인보사의 성분에 관해 공시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주주들이 주가 하락으로 큰 손해를 본 데 따른 것이다. 환자단체는 인보사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식약처가 인보사의 주성분이 바뀐 사실을 허가 이전부터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는데도 관리·감독 소홀로 알지 못했다면 직권남용 또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며 “감사원은 신속히 감사에 착수해 식약처의 인보사 허가 심의 과정 특혜 의혹을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경남 하동군 결혼장려금 500만원 지원, 출산장려금도 인상.

    경남 하동군 결혼장려금 500만원 지원, 출산장려금도 인상.

    경남 하동군이 결혼하는 군민에게 결혼장려금으로 500만원을 지원한다. 출산장려금도 올렸다. 하동군은 28일 결혼장려금 지급과 다자녀 출산장려금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하동군 인구증대시책 지원 조례’를 군의회 의결을 거쳐 최근 공포했다고 밝혔다.군에 따르면 경제적 부담 등으로 비혼 및 출산절벽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저출산 극복의 첫걸음인 결혼을 장려하고 신혼부부의 안정적인 결혼생활 정착을 돕기 위해 결혼장려금 500만원을 지원하는 조례를 신설했다. 결혼장려금 지원 대상은 결혼당사자 모두 혼인신고일 이전에 군에 주민등록을 둔 뒤 3개월이 지난 부부다. 총 지원금 500만원을 3년간 나누어 지원하며 첫 회에 200만원을 지급한다. 군은 다자녀 출산가정에 경제적인 도움을 위해 셋째 아이 출산장려금을 현재 6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넷째아이는 1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대폭 올려 지원한다. 이와 함께 제조업 사업체 근로자로 한정했던 기업체 근로자 전입지원금도 모든 사업체로 확대 시행한다. 출산가정에 지원하는 출산용품구입비는 출산축하용품세트 지원으로 바꾸었다. 군은 농촌인구 고령화로 자연감소 보다 출산율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인구감소 속도가 매우 빨라짐에 따라 지역 발전의 선결과제인 적정인구 유지를 위해 인구증대 관련 조례를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군민·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인구증대 정책 아이디어 발굴 및 자체 TF를 구성해 각종 전입세대지원 및 결혼·출산장려 시책을 추진하는 등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온힘을 쏟고 있다”고 말해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효린 졸업사진, 학폭 논란에 반응 “피해자도 일진”vs“사과해야해”

    효린 졸업사진, 학폭 논란에 반응 “피해자도 일진”vs“사과해야해”

    가수 효린이 학교폭력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네티즌 의견이 갈렸다. 28일 효린과 작성자 간의 진실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네티즌의 의견도 갈렸다. 일부 네티즌은 “피해자는 내내 마음속에 품고 있다가 이제서야 말을 꺼낸 것이다. 진심으로 사과하길”, “처음부터 강경 대응이 아닌 만나보겠다고 한 게 의심된다. 이 일이 사실이라면 빨리 사과해라”, “글 삭제하니까 강경 대응?”, “연락해서 사과하시길” 등 피해자 주장을 두둔했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갑자기 왜 15년이 지난 이제야 나타나서 주장하는 건지”, “아직 정확한 증거는 아무것도 없다. 저 사람 얘기만 믿고 효린을 욕하지 말고 양쪽 다 들어봐야 한다”, “글쓴이도 일진이라는 글 나왔다. 루머인 듯”, “확실해지기 전까지 섣부른 판단은 자제해야한다”등 효린을 옹호하는 글을 남겼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중학교 시절 3년간 효린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효린의 졸업사진과 SNS 메시지를 공개하며 피해 내용을 밝혔다. 작성자는 “상습적으로 옷, 현금 등을 빼앗겼고, 효린은 갖은 이유를 갖다 붙이면서 아파트 놀이터에서 폭행했다”며 “제 친구는 노래방으로 불러 마이크로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때릴 때는 항상 자신도 한 대 때리게 해서 쌍방 폭행이 되게끔 했다”며 친구에게 피해 상황을 확인하는 내용이 담긴 카톡을 공개했다. 해당 대화에서 그들은 야구점퍼, 가방 등을 빼앗겼던 기억과 놀이터에서 맞은 피해 상황을 공유했다. 이에 효린 소속사 브리지 측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온라인상에 게재된 효린에 관한 글을 접했다”며 “현재 효린은 15년 전 기억이 선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글을 올리고 피해자라 주장하시는 분을 직접 찾아뵐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자 작성자는 “절 찾아온다고? 15년 만에 김효정 만나서 또 그 공포감을 느껴야 하나? 만나서 사과한들 매니저나 소속사 관계자랑 나올 게 뻔하고 그 무서운 눈빛을 면전에 볼 자신 없다”며 “저에게 연락을 해서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말했다. 작성자는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사과하면 내가 쓴 글 지우고 너에 대해선 이제 언급조차 안 할 거야. 기사도 뜬 마당에 네가 했던 짓 인정하고 사과해”라는 글을 마지막으로 해당 글을 삭제했다. 효린 소속사는 이날 오후 추가로 낸 보도자료에서 “앞서 게시되었던 효린의 학폭(학교폭력)이라 명명된 모든 게시글이 조금 전 아무런 예고 없이 삭제됐다”며 “불특정 다수에게 무분별하게 전파될 수 있는 무형의 공간에서 온갖 추측과 논란을 야기 시킨 뒤 버젓이 글을 삭제하고, 그저 사과만을 바란다는 누군가로 인한 이번 사태에 매우 비통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소속사측은 “계속해서 소속 아티스트가 연예인이라는 것을 악용해 여론을 호도하려 한다면 더욱 강경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고 더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대응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효린 측 “학교폭력 피해자와 긴 대화 끝 합의” [공식]

    효린 측 “학교폭력 피해자와 긴 대화 끝 합의” [공식]

    가수 효린이 과거 자신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와 합의했다. 28일 효린 소속사 측은 “양측은 긴 대화 끝에 원만하게 잘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효린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3년 동안 효린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언급했다. 해당 글이 공개된 이후 효린 소속사 측은 “15년 전 일이라 기억이 선명하지 않은 상황이라 사실 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며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분을 직접 찾아뵐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A씨는 “15년만에 만나 그때의 공포감을 또 느껴야 하나”라며 “연락을 통해 사과하라”고 전했다. 이후 효린 측은 “불특정 다수에게 무분별하게 전파될 수 있는 무형의 공간에서 온갖 추측과 논란을 야기시킨 뒤 버젓이 글을 삭제했다”며 “ 명백히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으로 지난 10년간 한 길을 걸어온 아티스트의 이미지와 명예는 이미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며, 연예계 활동에도 심각한 지장을 초래했다”며 강경대응을 예고하는 추가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에 작성자는 “기사 뜨고 몇 시간 후에 효린에게 다이렉트 메시지(인스타그램 쪽지) 답장이 왔다. ‘만나서 얘기하고 싶은데 연락처 좀 보내줄 수 있을까’라고 하더니 연락이 없다. 감감 무소식”이라며 효린 측 입장에 반박했다. 이후 효린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결국 효린은 글 작성자 A씨와 긴 대화를 통해 합의했다. 사진=뉴스1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초등학생에까지’ 日 가와사키市 공원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초등학생에까지’ 日 가와사키市 공원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일본 도쿄 근처 가와사키(川崎)시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이 발생해 적어도 18명이 흉기에 찔렸고, 이 가운데 30대 성인과 초등학교 6학년생 어린이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교도통신과 NHK, BBC 등에 따르면 28일 오전 7시 45분쯤 가와사키 시의 노보리토(登戶) 공원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한 남자가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 남성은 줄지어 카리타스 초등학교 스쿨버스에 오르려고 줄을 서 있던 초등학생들에게 다가가 흉기를 휘둘렀고 나중에 버스에 올라 안에 있던 학생들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경찰은 흉기를 휘두른 뒤 목을 네 차례나 찌르는 등 자해해 의식불명에 빠진 50대 남자를 연행했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아직 범행 동기는 알려진 것이 없다. 경찰은 현장에서 흉기 둘을 수거했다. 39세 남성 희생자는 초등생 학부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와사키 소방청 대변인은 AFP 통신에 이날 오전 7시 44분 초등학생들이 흉기 공격을 받고 있다는 신고 전화를 받고 기차역에서도 15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현장으로 출동했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부상자를 치료하기 위한 텐트가 설치됐다. 여자 초등생 16명과 성인 남녀 2명 등 18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마침 일본을 국빈 방문했다가 이날 미국으로 돌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상자위대의 호위함 ‘가가’호 선상에서 희생자들에게 기도와 추모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일본은 범죄율이 극히 낮은 편이지만 최근 들어 흉기를 이용한 범죄가 빈발하고 있다. 2016년에도 정신이 온전치 않은 이들을 돌보는 요양소에서 일했던 전직 직원이 장애를 가진 이들은 모두 사라져야 하다고 외치며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2001년에도 한 남성이 오사카 초등학교에 난입해 흉기를 휘둘러 8명의 학생이 희생됐다. 아베 신조 총리는 문부과학상과 국가공안위원장에게 모든 초등학교에 대해 등·하교 시 안전을 확보할 것과 사건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지시했다. 아베 총리는 “사회의 불안을 불식하기 위해 가능한 한 신속하게,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기개로 임해 달라”고 말했다. 이후 기자들에게는 “아이들의 안전은 무엇을 해서라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여당은 이 사건과 관련해 신속히 회의를 열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아이들의 안전을 점검해 아동, 학생의 안전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으며,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은 “매우 가슴 아프다. 있어선 안 되는 일이다. 아이들이 공포를 느끼지 않도록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서울시의회 박기열 부의장, 위탁형대안학교 연합회 감사패 수상

    서울시의회 박기열 부의장, 위탁형대안학교 연합회 감사패 수상

    서울특별시의회 박기열 부의장(더불어민주당, 동작3)이 지난 27일 서울시 중구 동그라미 대안학교에서 열린 ‘2019 서울특별시교육청 위탁형 대안학교 연합회 정기총회’에서 서울시교육청 위탁형대안학교 연합회(회장 이희용)로부터 감사패를 수상했다. 박 부의장은 지난 2017년 ‘서울특별시교육청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 지원 조례’ 제정을 통해 대안교육 위탁교육 사업이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준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패를 받게 됐다. 이희용 회장은 “박기열 부의장님께서 항상 교육 소외계층 학생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고,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한 대안교육 위탁교육 사업의 제도적 정착 및 발전에 큰 도움을 주셨다”면서 “특히 관련 조례 제정을 통해 대안교육 위탁교육의 법적 지위를 공고히 하고 위탁교육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신 부의장님께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박 부의장은 “정말 의미 있는 상을 주신 서울시교육청 위탁형대안학교 연합회 이희용 회장님 이하 임원 및 회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하며 “2010년 첫 당선되자마자 받은 대안학교 관련 민원을 통해 대안학교에 대해 일찍이 눈을 뜨게 돼 교육위원회로 오자마자 관심을 가진 부분이 대안학교였고,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될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부족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여기 계신 많은 분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 의견을 모아 나온 결과물이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 지원 조례 제정이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는 교육위원회 소속은 아니지만 교육위원회 동료의원님을 통해서든 대안학교 관련 조례나 예산이 잘 마련될 수 있도록 챙겨보겠다”면서 “오늘 받은 감사패는 앞으로 더 열심히 해달라는 주문으로 여기고 대안학교 학생 여러분, 학부모님들 또 교직원분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더욱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박 부의장이 2017년 2월 발의한 ‘서울특별시교육청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 지원 조례안’은 서울특별시 소재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에 대한 지원계획의 수립 및 행정적, 재정적 지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학생들 개인적 특성에 맞는 교육기회를 확대하고자 발의됐으며 검토, 심사를 거쳐 2017년 3월 공포돼 시행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황인구 서울시의원, ‘서울시교육청 남북교육교류협력 활성화에 관한 조례안’ 발의

    황인구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강동4)은 지난 5월 24일 「서울특별시교육청 남북교육교류협력 활성화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이번 조례안은 서울시교육청 남북교육교류협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교류 활성화를 위한 교육감의 책무, 행·재정적 지원과 남북교육교류협력위원회 및 남북교육교류협력기금의 설치 및 운영 등을 규정하고 있다.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남북교육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교육감의 책무 규정, ▲남북교육교류협력사업(이하 협력사업) 시행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협력사업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 근거 마련, ▲남북교육교류협력위원회 설치 및 운영, ▲남북교육교류협력기금의 설치 등이 있다. 조례안 제안이유에 대해 황 부위원장은 “남북교류 활성화가 국정과제로 대두되고,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정부 차원의 남북교류협력이 활성화되는 상황에서 서울시교육청도 교육·학예 분야의 교류를 통해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조례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18년 11월 발간한 제2기 교육감 출범준비위원회 백서(「‘다르게 새롭게’ 창의적 민주시민을 기르는 혁신미래교육」)를 통해 DMZ 생태평화체험 프로그램과 교원-학생 남북교육교류 프로그램 추진을 발표한 바 있다. 황 부위원장은 “이번 조례안은 지난 3월 발의한 평화통일교육 활성화 조례안과 함께 서울시교육청의 평화·통일교육을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조례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이번 조례안을 통해 서울시교육청의 혁신미래교육이 통일시대 개막을 선도하는 명품교육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발의된 조례안은 6월 10일부터 열리는 서울시의회 제287회 정례회에서 교육위원회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교육감의 공포 즉시 시행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드피플+] 별이 된 고아 102명의 어머니…대륙 울린 ‘위대한 모성애’

    [월드피플+] 별이 된 고아 102명의 어머니…대륙 울린 ‘위대한 모성애’

    ‘지진 고아의 어머니’로 불렸던 여성이 최근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중국 대륙에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24일 텐센트 공익뉴스는 지진 고아 102명의 어머니로 불렸던 허장핑(何江萍, 61) 여사의 헌신적인 생애를 소개했다. 베이징의 한 중학교 교사였던 허씨는 2006년 유방암 판정을 받고, 48살의 이른 나이에 퇴직했다. 4년 뒤인 2010년 4월, 칭하이성 위수(玉樹) 장족자치구에서 6.9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3000명 이상이 사망 및 실종하면서 수많은 고아가 생겨났다. 평소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가족의 보살핌”이라고 말해왔던 그녀는 지진으로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아이들을 돌보는데, 여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직접 지진 발생 지역을 찾아 ‘고아 성장센터’의 책임자가 되면서 “102명의 지진 고아들이 18살이 될 때까지 돌보겠다”고 선언했다. 후에 ‘고아 구제센터’는 ‘공익 성장센터’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고아’라는 단어에 상처를 받는 아이들을 고려해 허씨가 이의를 제기해 변경했다.2010년 5월, 그녀는 102명의 지진 고아들을 베이징으로 데려와 동고동락하는 지난한 삶의 궤도에 올라섰다. 지진의 폐허 속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은 공포와 부모를 잃은 불안감에 현실 적응을 어려워했다. 아이들의 심리적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그녀는 아이들 한명 한명을 지극정성으로 돌보았다. 새벽 2~3시에 잠들어 그녀의 하루 수면 시간은 3~4시간에 불과했다. 또한 아이들의 학적 이전 및 후견권을 얻기 위해 베이징과 고원 지대인 위수를 오가는 힘겨운 여정을 이어갔다. 2013년에는 간쑤성 민현(岷县)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고아가 된 7명의 아이들도 받아들였다. 이렇게 2010년부터 지금까지 9년간 102명의 아이들은 허씨의 정성이 일군 따뜻한 가정 안에서 성장했다. 섣불리 “엄마”라는 말을 못하던 아이들도 이제는 그녀를 보면 달려와 안기며 “엄마”라고 외쳤다. 허씨의 친딸은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일구었고, 남편 또한 아내의 소망을 이해해주었다. 가족의 이해 덕분에 허씨는 철저하게 102명 고아의 헌신적인 ‘엄마’로서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상처받은 아이들의 학업과 생활을 돌보느라 본인의 몸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2017년 암이 재발해 병원에서는 입원을 강요했지만, 그때마다 아이들을 돌보느라 치료 시기를 놓쳤다.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이 무사히 대학교에 입학해 어엿한 성인이 되는 세월 동안 그녀의 암세포는 다른 장기로 퍼져나갔다. 항암치료 기간에도 그녀는 아이들을 키우는 일에서 손을 놓지 못했다. 정녕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엄마’라는 존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녀는 마지막 순간에도 “나에게 5년만 더 주세요. 가장 어린아이가 14살인데 19살이 되려면 5년이 더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만 18세까지는 돌보아야 합니다”라고 간절히 빌었다. 또한 위수 지진 1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후원해 주신 분들을 위한 감사제를 열자고 약속했지만, 끝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지난 15일 눈을 감은 그녀의 죽음을 아이들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암흑에서 나를 건져준 엄마”, “나에게 모든 것을 준 엄마, “, “얼어붙은 내 몸을 두 팔 벌려 품어주셨던 엄마”… 하지만 아이들은 “하루도 쉴 날 없이 거대한 희생의 삶을 살아온 엄마가 마침내 편히 쉬게 되었다”는 말로 엄마를 보내 드렸다. 그녀의 품 안에서 자란 아이 중에는 대학을 졸업해 또 다른 고아들을 위해 교육 봉사를 펼치는 이들도 있다. 그녀의 순수했던 선행이 그녀의 자녀들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가히 생명을 다해 사랑을 실천한 초인”이라면서 그녀의 죽음을 애도했고, 남은 아이들을 위한 모금 운동을 전개 중이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미운우리새끼’ 김수미X이상민X탁재훈, 불타는 제주도의 밤 예고

    ‘미운우리새끼’ 김수미X이상민X탁재훈, 불타는 제주도의 밤 예고

    ‘미운우리새끼’ 이상민, 김수미, 탁재훈이 초특급 웃음 사냥에 나선다. 26일 방송되는 SBS ‘미운우리새끼’에서는 탁재훈의 제주도 하우스가 발칵 뒤집히는 ‘아비규환’ 현장이 공개된다. 탁재훈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 김수미는 “오늘 밤 새자!” 며 불타는 제주도의 밤을 예고했다. 이날 김수미가 상민X재훈과 밤을 지새우기 위해 준비해 온 것은 다름아닌 고스톱! 그런데, 그녀는 평범한 고스톱이 아닌 특별한(?) 방법으로 고스톱을 치자고 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심지어 벌칙으로 ‘공포의 딱밤 맞기’를 하자고 제안하며 타짜의 향기를 풍겼다. 하지만, 잠시 후 수미는 본인이 제안한 ‘특별한(?) 고스톱’ 때문에 어마어마한 후폭풍을 정통으로 맞게 돼 모두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기세등등하던 자칭 타짜 김수미가 아들 격인 재훈에게 싹싹 비는 사태까지 발생했다는데, 과연 수미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세 사람은 고스톱에 이어 한밤 중 노래자랑을 열기도 했다. 그런데 노래를 부르던 김수미가 갑자기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 스튜디오가 발칵 뒤집어졌다는 후문이다. 한편, SBS ‘미운우리새끼’는 26일 오후 9시 5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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