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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영화 속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 심하다”...과학으로 밝혀낸 성 편향성

    “韓영화 속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 심하다”...과학으로 밝혀낸 성 편향성

    한국 영화가 헐리우드 영화에서보다 여성에 대한 편견이 더 많이 잠복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이병주 교수팀은 컴퓨터 비전기술을 이용해 헐리우드와 한국 상업영화 속에서 남성과 여성간 편향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11월에 열리는 소셜 컴퓨팅 분야 국제학회인 ‘컴퓨터 기반 협업 및 소셜 컴퓨팅 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보통 영화에서 여성 등장인물의 편향성을 밝혀내는데는 ‘벡델 테스트’로 평가한다. 벡텔 테스트를 통과하면 남녀 주인공에 대한 편견이 적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를 위해서는 영화에 이름을 가진 여성 인물이 두 명 이상 등장해야 하고 그 여성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대화의 주제는 남성 등장인물과 관련이 없어야 한다는 3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연구팀은 벡텔 테스트가 여성의 대사만으로 판별해 시각적 묘사에 숨겨진 편견을 판별해 내지 못하고 여성 주인공이 혼자 극을 이끄는 영화에서는 적용하기 어렵다는데 착안했다. 연구팀은 2017~2018년에 개봉한 헐리우드 영화와 한국 영화 40편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영화는 24프레임(초당 24장의 사진을 찍는다는 의미)으로 찍히는데 연구팀은 이를 3프레임으로 변형시킨 뒤 얼굴감지 기술과 사물감지 기술을 활용해 등장인물들의 성, 감정, 나이, 크기, 위치와 함께 주인공과 등장한 사물의 종류와 위치를 확인하고 분석했다.연구팀은 ▲감정적 다양성 ▲공간적 역동성 ▲공간적 점유도 ▲시간적 점유도 ▲평균 연령 ▲지적 이미지 ▲외양 강조도 ▲주변 물체의 빈도와 종류라는 8개 새로운 지표를 만들고 이를 기준으로 성별 묘사의 편향성을 판단했다. 분석 결과 벡델 테스트 통과여부를 떠나 8가지 지표로 볼 때 영화 대부분이 여성을 편향적으로 묘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주인공의 시간적 점유도는 남성보다 56% 정도 낮았고 평균 연령도 남성보다 79.1% 어린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같은 특징은 한국영화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감정적 다양성 지표에서는 여성 캐릭터는 슬픔, 공포, 놀람 같은 수동적 감정이 많이 나타났지만 남성은 분노, 싫음 같은 능동적 감정이 더 많이 표현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변 물체의 빈도와 종류를 보면 남성은 자동차와 함께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가구와 함께 나오는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123.9%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병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영화에서 나타나는 성별 편향성을 정량적으로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한국민 1인당 연간 평균 영화관람 횟수가 4.25회에 이르는만큼 영화 내 묘사가 관객들의 잠재의식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영화 제작시에 좀 더 신중하게 제작해야 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美 백인 경찰, 조카 돌보던 흑인 여성 어처구니 없는 오인 사살

    美 백인 경찰, 조카 돌보던 흑인 여성 어처구니 없는 오인 사살

    미국 텍사스 주에서 백인 경찰이 집에서 조카와 비디오 게임을 하며 놀고 있는 흑인 여성을 오인 사살해 사망케 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CNN등 현지 매체의 보도에 의하면 사건 발생은 이웃을 걱정하는 다른 이웃의 전화 한통으로 시작됐다. 텍사스 주 포트워스 이스트 알렌 에비뉴에 살고 있는 제임스 스미스(62)는 12일 토요일 새벽 2시(현지시간) 무렵 친한 이웃집인 애타티아나 코퀴스 제퍼슨(28)의 집이 너무 걱정되기 시작했다. 엄마가 병원에 입원해 있어 딸인 제퍼슨이 8살난 조카와 함께 있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는데 새벽 2시인데도 집안에 불이 켜져 있고 집문이 열려 있는 것이 너무 신경이 쓰였다. 스미스는 긴급전화인 911이 아닌 지역 경찰에 옆집이 좀 걱정되니 한번 살펴줄 수 없냐고 전화를 했다. 스미스의 전화를 받은 경찰은 15분 만에 제퍼슨의 집에 도착했다. 언론에 발표된 당시 경찰의 바디캠을 보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경찰관은 집안 마당으로 왼손에 손전등을 들고 집주변을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이 경찰관은 2분여 동안 집주변을 살펴 보던 중 침실 창문쪽으로 실루엣을 보자 마자 “손 들어, 손을 보여줘!”라고 소리지르고는 거의 동시에 상대방이 반응을 하기도 전에 총을 발사했다. 어쩌구니 없게도 침실 창문에 있던 사람은 당시 8살 난 조카와 비디오 게임을 하다가 밖에 인기척을 듣고 무슨일인가 침실 밖을 확인하던 제퍼슨이었다. 총을 맞은 제퍼슨은 경찰관의 응급조치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해당 경찰은 “위협을 인지했다"고 해명했고, 제퍼슨의 침실에서 권총을 발견했지만 당시 제퍼슨이 권총을 들고 있었는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논란의 쟁점은 손을 들라는 경고 후에 경찰이라는 신분을 밝히지도 않았고 상대방이 행동할 시간 조차 주지 않고 바로 권총을 발사한 점. 더군다나 해당 경찰이 올해 4월에 경찰이 된 신입 백인 경찰이고 피해자가 자기 집에서 조카를 돌보고 있던 평범한 흑인 여성이라는 것이 알려지며 흑인사회에 논란이 가중 되고 있다. 제퍼슨의 가족 변호사는 “제퍼슨은 2014년 자비에 대학교 생물학을 전공하고 제약회사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아픈 엄마를 극진히 돌보고 이날도 어린 조카를 보살 피는 중”이었다고 밝혔다. 처음 전화를 건 이웃인 스미스는 “나는 떨리고 미치겠고 화가 난다. 가정 폭력이나 도둑을 신고한 것도 아니고 이웃이 걱정돼 잘 있나 확인 좀 해달라고 전화를 했더니 경찰이 선량한 이웃을 죽인 이 상황이 너무 충격이다. 내가 전화만 하지 않았더라면 제퍼슨이 아직 살아있지 않았을까”며 자책을 하고 있다. 포트워스 경찰 진상 조사위원회는 “이번 사고로 사망한 제퍼슨의 명복을 빌며, 정확한 진상을 밝히겠다”고 성명서를 냈다. 이 사건은 지난 9월 자기 집인줄 알고 이웃집에 들어가 거실에 앉아 있던 흑인 집주인을 오인 사살해 사망케 한 백인 여성 경찰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태에서 발생해 미국 흑인사회를 또 한번 공포와 분노에 휩싸이게 하고 있는 상태이다. 김경태 해외통신원 tvbodaga@gmail.com
  • 터키군 공격 첫날 쿠르드족 7만 피란… 탈출 줄잇는 시리아 북동부

    터키군 공격 첫날 쿠르드족 7만 피란… 탈출 줄잇는 시리아 북동부

    국제구호기구 “민간인에 재앙적 결과… 30만명 피란길 전망”터키군이 공격한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통제지역에서 피란 행렬이 줄을 이었다. 공격 첫날 7만명이 피란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트럭에 간단한 가재도구와 옷가지만 싣고 삶의 터전을 떠나는 사람들로 도로가 가득 찼으며, 차가 없는 사람들은 등짐을 지고 걸어서 피란길에 오르는 모습이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달 9일 터키군의 공격이 시작된 이래 시리아 북동부에서 약 7만명이 피란했다고 10일(현지시간) 추산했다. 구호단체 국제구조위원회(IRC)는 이 일대 피란민이 6만 4000명이라고 보고했다. IRC는 터키군의 작전으로 30만명이 피란길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도 개전 하루 만에 6만명 이상이 국경 지역에서 떠났다고 밝혔다. 라미 압델 라흐만 시리아인권관측소 대표는 이날 AFP 통신에 “라스 알-아인, 탈 아브야드, 데르바시에 지역에서 가장 많은 피란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곳은 모두 터키 접경 시리아 국경도시로 라스 알-아인과 탈 아브야드는 개전 직후 터키군의 공습과 포격이 집중된 곳이다. 쿠르드 민병대(YPG)가 주축을 이룬 전투부대인 시리아민주군(SDF)의 무스타파 발리 대변인은 “터키 전투기가 민간 지역을 공습했다”며 “이 지역 주민들이 엄청난 혼란과 공포에 빠졌다”고 전했다.CNN은 터키군의 공격을 피해 피란길에 오른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의 행렬을 조명했다. 아이의 손을 잡고 트럭 짐칸에 탄 여성은 “폭발 소리를 듣고 도망쳤다. 오늘은 어디서 자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터키군의 F16 전투기가 공습한 라스 알아인에 거주하는 전기 기술자 나우라스는 WP에 “밤에는 포격이 이어졌고 낮에는 공습이 다시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계속 라스 알-아인에서 탈출하고 있다”며 “도시가 여전히 공격 목표가 되고 있으며 당분간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터키군은 전날 오후 4시부터 쿠르드족을 시리아 북부에서 몰아내기 위해 ‘평화의 샘’ 작전을 개시했다. 터키는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분파로 보고 최대 안보 위협 세력으로 여기고 있다.터키는 개전 직후 전투기와 포병대를 동원해 시리아 북동부 라스 알-아인과 탈 아브야드, 까미슐리, 아인 이스사, 코바니 등의 국경도시를 공격했으며 밤늦게 지상 병력도 투입했다. 쿠르드 적신월사(赤新月社·적십자사에 해당하는 이슬람권 기구)는 교전이 치열한 라스 알-아인과 까미슐리에서 주민 11명이 목숨을 잃고 28명이 중상을 당한 거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SDF는 트위터에 터키군의 포격으로 목숨을 잃은 10살 소년과 소녀의 사진을 게재했으며,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이송된 민간인 부상자의 사진도 함께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 등 14개 인도주의 단체들은 공동성명에서 “지난 8년간의 내전에 이어 최근 일어난 이번 사건이 다시 한번 민간인에게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공동성명에서 “터키 국경에서 시리아 쪽으로 5㎞ 이내 지역에만 45만 명이 살고 있다”며 “양측이 모두 자제력을 발휘하고 민간인 보호를 우선하지 않을 경우 이들은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가정폭력 벌금형 이상 땐 국제결혼 초청 영구 금지

    아동 성범죄 전과자 10년 이내 금지 “여성이 선택하게 정보 줘야” 지적도 앞으로 가정폭력 전과자는 영원히 국제결혼을 위한 외국인 초청을 하지 못하게 된다. 결혼이주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가정폭력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다. 10일 법무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4일 가정폭력 범죄로 벌금형 이상을 확정받은 한국인은 경과 기간과 상관없이 결혼·동거를 위한 외국인 초청을 불허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출입국관리법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 앞서 서울신문은 지난 7월 베트남에서 온 결혼이주 여성을 한국인 남성이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어난 것을 계기로 2009~2019년 전국 결혼이주 가정에서 발생한 강력범죄 판결문을 분석했다. 그 결과 결혼이주 여성 40명 가운데 5명이 배우자의 가정폭력으로 끝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도 지난 8월 결혼이민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결혼이주 여성 대상 가정폭력 사전 예방 환경 조성에 나섰다. 이미 법무부는 2014년부터 지침을 통해 가정폭력 전과자는 형 확정 5년 이내에 사증을 발급해 주지 않았으나, 이번 개정안은 ‘5년’에서 ‘경과 없이’로 사실상 기간 제한을 없앴다. 개정안에 따르면 가정폭력범죄 사범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벌금형 이상, 성폭력범죄 및 특정강력범죄는 금고형 이상을 선고받은 자는 확정 10년 이내에 초청이 불허된다. 지침의 5년 기간을 두 배로 늘렸다. 또 허위 혼인신고의 경우 지침과 마찬가지로 벌금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도 5년 이내엔 허용되지 않는다. 단 자녀 출산 등 인도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신청이 가능하다. 국제결혼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현실을 감안해 법무부는 법안 공포 후 6개월 뒤에 개정안을 시행할 방침이다. 법안 공포는 내년 4월쯤 이뤄질 계획이기 때문에 실제 시행은 이르면 내년 10월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이번 법무부 개정이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법인 온세상 김재련 변호사는 “미국은 자국인과 국제결혼을 하려는 외국인 배우자에게 가정폭력 전과 정보를 제공하는 등 선택권을 외국인에게 준다”면서 “가정폭력 전과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제결혼을 막는 것은 단편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결혼하려는 외국인 여성에게 정보를 주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게임하듯 카메라 달고… 35분간 생중계 총격 살인

    게임하듯 카메라 달고… 35분간 생중계 총격 살인

    전 세계서 시청… 백인우월주의자 체포 독일 작센안할트주 할레의 유대교회당(시너고그) 인근에서 9일(현지시간) 백인우월주의자에 의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두 명이 숨졌다. 이번 사건은 아마존이 운영하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트위치’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며 지난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에서 51명의 목숨을 앗아간 백인우월주의자의 총격 사건과 꼭 닮아있었다. DPA통신은 이날 독일 벤도르프 출신의 슈테판 B(27)가 유대교 최대 명절인 욤 키푸르(속죄일)를 맞아 시너고그에 잠입하려 했으나 실패한 뒤 근처를 지나던 한 여성과 케밥 가게 옆에 있던 한 남성을 사망케 했다고 전했다. 당시 시너고그 안에 있던 70~80명의 사람들은 문을 잠근 채 공포에 떨었으나 집에서 만든 무기로 공격하던 범인은 다행히 닫힌 문을 열지 못했다. B는 헬멧에 부착한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범행을 트위치에 35분간 중계했다. 방송에서 자신을 ‘아논’이라고 소개한 B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인의 유대인 대학살인 홀로코스트를 부정하고 이민자와 페미니즘 등을 세계적인 문제로 꼬집었다. 그러면서 “모든 문제의 근원은 유대인”이라며 반(反)유대주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트위치는 실시간으로 방송을 시청한 사람은 5명이며 부적절 콘텐츠로 분류돼 삭제되기 전까지 30분 동안 2200여명이 녹화본을 시청했다고 밝혔다. 트위치는 해당 동영상의 해시(정보의 위·변조를 확인하기 위한 알고리즘)를 업계 컨소시엄에 공유해 확산을 막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편집 등을 거쳐 텔레그램 등에 공유된 문제의 동영상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시청했는지는 미지수다. 경찰은 B를 체포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홍콩 경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홍콩 경제

    “홍콩 전역을 휩쓸고 있는 반정부 시위 사태로 수백 개의 음식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이들 식당에서 일하는 수천 명의 종업원들도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었다. 아직 영업을 하는 음식점들도 더는 시간제 종업원을 채용하지 않고 있으며. 정규직 종업원들은 강제로 무급 휴가를 보내고 있다.”(헨리 마 홍콩외식학회 부회장) 민주화 요구 시위가 장기화하는 바람에 홍콩에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1% 미만으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홍콩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가장 극심한 침체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경제는 지난 6월 이후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가 계속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음식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종업원들이 대거 해고되고 있는 가운데 홍콩의 지난 8월 소매판매지수가 보석·시계 등 명품 소비 수요가 급감하면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3% 급락하는 등 홍콩 경제지표가 줄줄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8일 “3분기 홍콩 경제지표에 대한 시위 여파가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유통업과 관광업, 호텔업 부문에 대한 타격이 특히 심하다”고 털어왔다. 홍콩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5%로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보다 0.4% 마이너스 성장이다. 3분기 역시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통상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감소할 경우 ‘경기 침체’에 빠진 것으로 간주한다. 홍콩무역개발위원회는 올해 수출 규모가 10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황급히 올해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블룸버그는 “홍콩 경제가 2분기부터 위축됐기 시작해 3분기엔 확실히 더욱 나빠지는 모습”이라며 “지난 수개월 동안 주요 경제지표가 빠르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홍콩 정부는 당초 올해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하지만 반정부 시위 사태가 장기화한 이후 급하게 전망치를 0~1%로 수정했지만 이를 지키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홍콩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JP모건체이스는 올해 성장률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0.3%로 예측했다.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은 올해 성장률이 -0.3~-0.1%로 뒷걸음질칠 것으로 예상했다. 홍콩 경제는 관광객들의 소비와 금융·무역 허브 사업에 의존해 성장하는데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홍콩을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홍콩 관광청에 따르면 8월 홍콩을 찾은 관광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나 줄어든 360만 명에 그쳤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로 70% 가까이 감소한 이후 1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더욱이 홍콩 시위의 반중국 색채가 갈수록 짙어지면서 중국 본토 관광객 수가 급감했다. 홍콩 관광업의 최대 성수기 중 하나로 꼽히는 올해 10월 1∼7일 국경절 연휴 기간 동안 홍콩을 방문한 중국 본토 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줄어든 67만 2000여 명에 그쳤다. 홍콩 반정부 시위대가 중국계 은행과 친중국 성향의 상점을 공격하고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훼손하는 등 노골적으로 반중국 성향을 드러낸 까닭이다. 중국 본토 관광객은 시위 사태 이전에는 전체 관광객의 80% 가량을 차지했다. 야오스룽 홍콩특구 입법회 의원은 “홍콩의 장신구, 사치품 가게 매출에서 중국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며 “올해 폭력 시위가 완차이를 비롯해 몽콕, 코즈웨이베이 등 주요 관광지에서 발생하면서 이들 가게 매출이 60%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홍콩 관광객은 여행기간에 평균 4000 홍콩달러를 사용한다”며 “이 평균치를 적용했을 때 지난 1일~6일 홍콩 경제가 입은 손실은 28억 홍콩달러(약 43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텔업계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홍콩 전체 호텔의 객실 절반은 빈 방이다. 야오 의원은 “홍콩 내 많은 호텔들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했지만 여전히 찾는 사람들이 없다”며 “실제로 홍콩의 호텔 점유율은 50%로 지난해 95%인 것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일부 화장품 가게는 80% 파격 할인행사에도 손님은 절반으로 줄었다. 관광객 감소는 소비부진으로 이어졌다. 홍콩의 8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나 감소한 294억 홍콩달러(약 4조 4800억원)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시계·보석 등 명품 등의 수요가 급감한데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상점과 음식점들을 찾는 손님이 없다보니 종업원을 쓸 일도 줄어들고 있다. 특히 여행 관련 숙박 및 요식업계를 중심으로 일자리가 빠르게 없어지고 있다. 홍콩의 주요 산업 중 하나인 요식업은 1만 7700여 개의 식당과 커피숍 등이 25만여 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 사태 이후 관광객이 급감해 요식업계 종업원들을 길거리로 내몰린 탓에 올해 초 3.4% 수준을 유지하던 홍콩 실업률은 올해 5~7월 4.3%로 치솟았다.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이먼 웡 LH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식당 3곳의 문을 닫고, 신규 개점 계획도 취소했다”며 “이달 매출은 예년의 10∼20%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이에 홍콩요식업협회는 정부에 법인세, 전기료 등의 감면을 요구하고 건물 소유주들에게 음식점들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임대료를 인하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지만 건물주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은 실정이다.홍콩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국제 이벤트업계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홍콩여행업협회는 “시위 사태로 대형 국제행사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국제 이벤트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속히 사회적 안정을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정부 시위 사태가 격화하면서 이달 13일 개최 예정이던 국제 사이클 경기 대회 ‘사이클로톤’과 이달 31일부터 홍콩의 금융 중심가인 센트럴 지역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와인&다인 페스티벌’ 역시 취소됐다. 와인&다인 페스티벌은 세계적인 와인 축제로 올해 행사엔 14만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정부 시위에 따른 홍콩 경제의 불확실성은 금융시장도 위축시키고 있다. 더욱이 대규모 자금이 홍콩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시위가 본격 시작된 이후 홍콩에서 6~8월 3개월 간 30억~ 40억 달러(약 4조 78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홍콩 시위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데다 금융시장은 침체 후 회복까지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데 있다. 블룸버그는 “즉각적인 회복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진단했다. 방문객 또는 투자자들에게 ‘안전하다’는 신뢰를 심어주기 전까지는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홍콩 부호들 사이에서는 반정부 시위의 장기화로 미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보험 차원에서 ‘투자이민’ 열풍이 불고 있다. 투자 이민은 특정 개인 투자자가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할 경우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발급해주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지난 6월 홍콩 시위가 시작된 이후 새로운 여권을 발급받으려는 홍콩 부호들이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유럽 내에서 이동의 자유가 보장되고 영주권 발급이 까다롭지 않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몰타 등 유럽연합(EU) 국가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2년 넘게 멈춰버린 군산… “현대重 재가동 공약은 희망고문”

    2년 넘게 멈춰버린 군산… “현대重 재가동 공약은 희망고문”

    20명 남짓 남은 공장은 교도소처럼 적막 빈 원룸 50%·아파트 헐값에도 거래 ‘0’ 사람도 상권도 빠져 지역 상인들 울상 정부 고용 지원에도 재취업 고작 150명 市 “관광·신재생에너지 육성방안 추진”“한때 5000명도 넘게 북적이던 공장에 이제 20여명만 남으면서 군산은 희망을 잃은 도시로 전락했습니다.” 지난 8일 오후 전북 군산시 비응도동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2년 넘게 가동을 중단한 공장은 텅 빈 채 황량한 분위기다. 현대중공업이 자랑하는 1650t짜리 골리앗 크레인은 멈춰 선 지 오래다. 직원들이 출퇴근하던 회색빛 철문은 굳게 닫혀 외부와 단절된 교도소 담장처럼 보였다. 바로 옆 통근버스 승강장 주변은 잡초가 무성히 자라 쓸쓸함을 더했다. 군산은 지난 2017년 시작된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도시 전체가 마비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2017년 문을 닫은 데 이어 지난해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돼 산업 기반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조선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말이 들리지만 군산과는 상관없는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정부는 지난해 4월 군산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했고 지난 4월 지정기간(1년)을 한 차례 연장했지만 경기가 살아날 산업 호재가 없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미지수다.현대중공업과 한국GM 직원들이 몰렸던 오식도동 원룸단지는 오가는 사람조차 보기 힘들었다. 이곳에 빽빽하게 들어선 500여 동의 원룸단지 공실률은 50%에 이른다.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85개 협력업체 가운데 67개가 문을 닫아 4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는 1만명의 대량 실업 사태를 가져왔다. 근로자가 없다 보니 경기가 좋을 때는 월세 30만~40만원을 줘도 구하기 힘들었던 방이 요즘은 반값인 20만원에도 나가지 않는다. 한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아예 원룸을 팔아달라며 열쇠를 통째로 맡겨놓은 집주인들이 줄을 잇고 있다. 식당가도 손님이 없어 문을 닫는 분위기”라면서 “현대중공업 재가동 전에 군산 경제가 살아날 가망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시를 지탱하던 산업 기반이 무너지면서 군산 경제 전체가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청에서 발행한 군산사랑상품권으로 골목상권과 자영업자들이 근근이 연명하고 있다. 인근 골목시장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B(54)씨는 “대기업 두 곳이 빠져나간 뒤 매출이 반 토막 났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C씨는 “영업해서 본전도 못 건진다. 도시 전체가 너무 우울해졌다”며 울상을 지었다. 정부가 군산의 고용을 늘리기 위해 지원하고 있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다. 지난 2년간 고용위기 해소를 위해 국가예산 1680억원이 투입됐고 18억원은 고용위기 종합센터 설립에 쓰였지만 재취업은 고작 150명에 그쳤다. 인구는 줄고 실업률은 높아졌으며 부동산 경기마저 된서리를 맞았다. 군산시 인구는 2012~2015년 27만 8000명을 유지했으나 지난 9월 말 27만 880명으로 최근 2년 동안 7000명 넘게 감소했다. 빠져나간 인구는 대부분 일자리를 찾아 떠난 젊은이들이다. 도시가 활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도 바닥이다. 한국감정원의 지난 2분기 기준 군산시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5%다. 네 집 가운데 한 집은 빈 점포다. 아파트는 신축 물량도 거래가격이 분양가를 밑돌 만큼 제값을 받지 못한다. 분양가보다 2000만~3000만원 떨어진 헐값에 내놓아도 거래가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에 대한 원망만 커지고 있다. 군산시민들은 “현대중공업 재가동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희망고문’에 지나지 않는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지역경제를 떠받치던 대기업 두 곳이 문을 닫은 충격으로 대량실업과 경기침체 공포가 현실로 엄습한 만큼 보다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한편 군산시는 무너진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대기업 의존도가 높았던 산업체질을 바꾸는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체감하기는 이르다. 김성우 군산시 지역경제과장은 “단시일 내에 경기회복은 어렵지만 강소기업과 시민주도 관광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 육성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10% 할인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군산사랑상품권이 4000억원 판매실적을 올려 골목상권 등에 단기적 응급처방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GM군산공장을 인수한 명신이 2021년부터 전기차를 생산하고 군산형일자리 사업이 확정되면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군산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터키 대통령, 푸틴과 통화 직후… 시리아 ‘평화의 샘’ 군사작전 개시

    터키 대통령, 푸틴과 통화 직후… 시리아 ‘평화의 샘’ 군사작전 개시

    에르도안 “남부국경 테러 통로 제거 목표” AP “시리아 북부 ‘민간인 지역’ 공습 시작” 터키군, 쿠르드 인민수비대 탄약고 노려 쿠르드 “엄청난 혼란과 공포” 주민 동원령터키군이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를 향해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SNA)이 시리아 북부에서 ‘평화의 샘’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의 목표는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해 남부 국경의 테러 통로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쿠르드 군대변인은 터키 항공기들이 시리아 북부 국경 근처 “민간인 지역”에 공습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것으로 AP·AFP통신이 전했다. 이날 이란 역시 터키와 가까운 서북쪽 국경지대에서 예고하지 않은 긴급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지역 군사 작전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군사작전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군은 이날 시리아 북동부 국경도시인 라스 알-아인과 탈 아브야드를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국영 TRT 방송 역시 터키군 F-16 전투기가 라스 알-아인을 공습하는 모습과 함께 터키군 포병대가 탈 아브야드를 향해 포격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TRT 방송은 포격이 탈 아브야드의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 탄약고를 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라스 알-아인과 탈 아브야드는 최근까지 쿠르드족과 함께 미군이 주둔한 곳이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터키군의 전투기가 라스 알-아인을 공격하는 사진과 함께 ‘평화의 샘’ 작전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YPG가 주축을 이룬 쿠르드족 전투부대인 시리아민주군(SDF)의 무스타파 발리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터키 전투기가 민간 지역을 공습했다”며 “이 지역 주민들이 엄청난 혼란과 공포에 빠졌다”고 밝혔다. 앞서 시리아 쿠르드 자치 정부는 이날 “터키 침공에 대비해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3일 동안 전체 동원령을 내렸다”면서 쿠르드인들에게 “의무 이행을 위해 터키 국경으로 향하라”고 촉구했다. 시리아 쿠르드족은 YPG를 조직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IS 격퇴전에 참전했으며, 약 1만1000명의 YPG 대원이 IS와의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들의 희생을 담보로 쿠르드족은 미국의 동맹 세력으로 입지를 다졌으나, 터키는 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분파로 보고 공공연히 격퇴 의지를 드러내 왔다. 그간 미국은 IS 격퇴전에서 함께 싸운 쿠르드족을 터키의 위협에서 보호해 왔으나, 지난 6일 미 백악관은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군사작전을 추진할 것이며, 미국은 그 작전에 지원도, 개입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소재·부품 中企 “日 기술력의 89% 수준…경제 체질 바꿔야”

    국산화해도 대기업 공정 적용 문제 남아 기술개발 추경예산 집행률 고작 0.1%뿐 0.1%.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술개발지원’ 추가경정 예산 집행률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 격으로 8월에 배정이 결정된 예산이지만, 아직 거의 집행되지 못했음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이 중기부에서 받은 자료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이 수치가 중소기업에 관련 지원이 필요 없다는 근거는 아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1002개 소재·부품 및 생산설비 제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 기술 구현수준 및 기술개발 관련 애로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기업들은 자사 기술력이 일본 기술력의 89.3% 수준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국내 기업 기술력이 더 앞섰다고 본 중국(115.0%)뿐 아니라 미국(96.4%), 유럽(86.8%) 등지보다 일본과의 기술력 격차가 크다는 인식이다.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당장 소재·부품 중소기업에 장기적으로 대처해야 할 과제를 던졌다. 단기 금융지원이나 컨설팅 같은 대증적 방식으로 해소될 수 있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국산화 전략을 세우고 각종 시험 과정을 견딘 뒤 실제 납품처를 찾아내 양산 역량을 입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과업이란 뜻이다. 일본 수출규제 직후 정부가 추경 예산 편성, 대기업과의 상생을 강조하는 와중에도 중소기업들이 “국산화가 가능한 품목이 제한적이고, 국산화를 해도 국내 대기업 공정에 적용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라면서 “소재·부품 분야를 발전시키려면 경제 체질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저하는 이유다. 정부의 기업 지원은 일단 장기화 태세로 전환 중이다. 사태 직후 ‘일본수출규제 애로신고센터’ 지역 설치를 주도했던 중기부는 50여건의 애로가 전국적으로 접수된 뒤 실태조사로 대응 방식을 바뀌었다. 7000여개 기업을 실태조사해 150개사를 별도로 특별관리하는 방식이다. 우리 중소기업과 거래하던 일본 거래선들이 갑자기 거래를 주저하는 식으로 은밀하게 수출규제 여파가 미치거나, 일본 당국이 향후 어떤 품목에 대해 언제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할지 불확실한 상태가 중소기업들의 가장 큰 공포가 된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10월엔… 민주주의를 되새기다

    10월엔… 민주주의를 되새기다

    인간 존재 이유와 존엄성은 문화·예술계의 영원한 화두다. 문인은 글로, 화가는 그림을 비롯한 창작물을 통해 ‘인간성’을 묻고 성찰해 왔다. 그래서 인권과 맞물린 민주주의 또한 그들의 창작 욕구를 자극했다. 주말이면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초동 사거리로 나뉘어 서로 다른 정의를 외치는 2019년 10월, 문화·예술계에서는 다시 인권과 민주주의를 묻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남영동 대공분실서 임민욱 기획전 지난 8월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평화의 소녀상 기획전시 중단에 반발하며 자신의 출품작 철수를 요청했던 임민욱 작가는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새로운 기획 전시 장소로 선택했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1970~80년대 군사정권 시절 정권 유지를 위해 각종 고문과 폭력으로 ‘가짜 간첩’을 만들어 낸 인권유린의 대명사와 같은 곳이다. 지금은 민주인권기념관으로 탈바꿈했다. 8일 임 작가의 기획으로 이곳에서 개막한 기획전 ‘끝없는 여지’(Endless Void)는 대공분실 건물 전체를 복합 전시 공간으로 재해석했다. 강라겸, 강은교, 배선영, 하고로모 오카모토 등 한일 청년 작가 13명이 각자의 시선으로 정권의 폭압과 민중의 저항을 풀어낸다. ●한일 청년작가 13명이 고발하는 인권 유린 김예슬 작가는 설치미술 ‘분실’을 통해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 속에 짓밟힌 인권을 떠올렸다. 과거 물고문이 자행됐던 5층 분실 안에 수도 호스를 연결, 좁은 창 밖으로 물이 흘러나오도록 했다. 김 작가는 “상수도시설은 1차 경제개발계획이 수립된 1960년대부터 급속한 산업화·도시화와 함께 기반시설을 확립하기 위해 대대적인 계획과 투자로 이어졌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고도 할 수 있는 상수도 보급은 인권을 박탈하는 형태로도, 경제발전과 함께 이뤄졌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일본 작가 오카모토 하고로모는 행위예술을 통해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대공분실의 서늘한 기운과 공포감을 전달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임 작가는 ‘기획의 글’에서 “폭력은 불멸하고, 민주와 인권은 기념할 수도, 개념화할 수도 없다”면서 “예술로 비관주의를 조직하며 더 살아내서 더 오래 울고, 더 오래 상처 입는 불멸의 민주주의로 지키려는 청년 작가들의 실험과 고민들을 함께 읽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18일까지 무료로 엄혹했던 현대사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부마항쟁 40주년 맞아 토크쇼·공연도 박정희 군사정권 몰락의 도화선이 된 40년 전 10월 ‘부마민주항쟁’을 기리는 자리도 마련된다. 1979년 10월 16일 부산대에서는 유신헌법 철폐와 박정희 대통령 하야 등을 촉구하는 시위가 일어났고, 이는 곧 부산 전역을 넘어 마산 일대까지 포함한 대규모 시위로 번졌다. 부마항쟁 발발 10일 뒤인 10월 26일 박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에 숨을 거두며 유신정권도 막을 내렸다. 이 부마항쟁은 지난달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이에 ㈔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와 관련 시민단체는 10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부마항쟁 40주년 기념공연 ‘시와 노래, 강연 그리고 토크쇼: 다시, 민주주의!´를 개최한다. 부마항쟁 당시 청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 ‘저문 강에 삽을 씻고’를 쓴 정희성 시인과 인문학 콘서트 등을 진행해 온 가수 신재창이 시와 노래로 공연을 열고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강연 ‘부마항쟁을 말한다’가 이어진다. 또 당시 대학생 중심 시위를 대규모 민중항쟁으로 이끈 노동자들이 직접 들려주는 ‘나의 부마항쟁’ 등 과거 희생을 기억하고 지금의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민원실 비상벨 누르면 5분 이내 경찰 출동… 악성 민원인 뚝!

    민원실 비상벨 누르면 5분 이내 경찰 출동… 악성 민원인 뚝!

    민원인들의 폭력과 난동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를 보다 못한 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8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전국 자치단체에서 발생한 공무원 상대 민원인 폭력건수가 2017년 92건에서 지난해 166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8월 경북 봉화군의 한 면사무소에서는 민원인이 이웃 간 상수도 갈등과 민원처리에 불만을 품고 엽총을 쏴 공무원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9월 경기 화성의 한 주민센터에서는 50대 여성이 근무 중인 공무원에게 다가가 뺨을 때렸다. 폭력을 당한 공무원은 고막이 파열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자체들이 대응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살벌한 근무환경에 맞서 지자체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은 비상벨이다. 도시나 농촌, 인구 등 지자체 성격과 규모에 상관없이 비상벨이 민원업무 공간의 필수품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이장들이 행패를 부리는 악역을 맡아 모의훈련도 한다. 충북 지역은 현재 11개 시군 가운데 8곳이 민원실과 읍면동 주민센터에 비상벨을 달았다. 증평군은 지난 5월 군청 민원실과 읍면에 2개씩 비상벨을 설치했다. 악성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창구업무 담당자 책상 밑에 부착돼 민원인들은 볼 수 없다. 비상벨을 누르면 112상황실에 접수돼 5분 이내에 경찰이 출동한다. 군은 민원인 부당행위 수집을 위해 행정전화에 자동 녹취 기능을 설정하고 폐쇄회로(CC)TV도 구축했다.충주시는 지난 6월 시청 민원실과 25개 읍면동에 총 84개의 비상벨을 설치했다. 청원경찰을 호출할 수 있었던 비상벨이 민원실에 있었는데 좀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경찰과 연결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시청 민원실은 2개, 읍면동은 인구 등 규모에 따라 차등을 뒀다. 지난해 11월 50대 남성이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려 직원들이 공포에 떨었던 연수동에는 가장 많은 4개를 달았다. 당시 이 장면을 목격한 주민센터 직원은 심리치료를 위해 정신건강센터를 다녔다. 충격으로 한동안 손을 떨기도 했다. 청주시는 올해 초 수곡2동 등 민원창구 3곳에 투명 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했다. 조만간 시청 민원실과 읍면동에 비상벨도 마련할 예정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비상벨은 경찰 상황실과 전화통화까지 가능한 양방향통신과 비상벨을 통해 신호만 보내는 단방향 통신 2종류인데, 단방향으로 할 예정”이라며 “비상벨 1개 설치가격은 5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용인시는 다른 지자체보다 안전시스템이 촘촘하다. 시청과 구청 민원실, 31개 읍면동은 물론 민원이 많은 구청 사회복지과까지 비상벨이 있다. 민원실과 읍면동에는 청원경찰까지 배치됐다. 악성 민원인 제압을 위해 삼단봉과 호신용 스프레이도 갖다 놨다. 직원들이 근무하는 공간 입구에는 공무원 신분증이 있어야 문을 열 수 있는 안전문도 설치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지난해 초 사회복지 담당자가 흉기에 찔리는 사고가 발생해 다른 곳보다 꼼꼼하게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며 “요즘에는 고성을 지르는 민원인만 가끔 있을 뿐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시는 ‘고질민원 대응 및 공무원 안전대책 매뉴얼’을 제작해 시청 전 부서와 읍면동에 배포했다. ▲고질민원 일반 대응 매뉴얼 ▲민원응대요령 ▲특이상황별 대응요령 ▲녹음·녹화요령 ▲공무원 안전 및 보호대책 등 5개 세부상황별 대응방법이 담겼다. 매뉴얼에 따르면 민원인이 고함을 지르면 차 대접 등을 통해 진정을 시도하고, 행패가 계속되면 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한다. 그래도 난동이 멈추지 않으면 신고하는 절차를 밟는다. 공무원들은 민원인 난동이 어둡고 무거운 사회분위기와 무관치 않다고 분석한다. 취업난과 심화되는 빈부격차 등으로 인한 불만과 스트레스가 폭력으로 표출된다는 것이다. 민선시대가 시작되면서 민원인들이 화를 내도 공무원들은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이 크게 작용한다는 주장도 있다. 공무원들은 안전한 근무환경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충주시의 한 주민센터 팀장은 “읍면동은 전체 직원의 70%가량이 여성 공무원이고 이들 상당수가 공직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다”며 “이들이 민원인 폭력피해를 입으면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여성의 공직사회 진출이 늘면서 확실한 직원 보호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자치경찰제를 서둘러 도입해 민원인 난동 같은 문제는 지자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행안부는 실태조사와 함께 지자체에 비상벨 설치를 권고하고 있다. 민원인 난동을 예방하거나 공무원들이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정부 부처들이 모여 있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는 악성 민원인 출입 제한 지침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이 지침에는 ‘청사 안에 들어와 난동을 피우는 등 물의를 일으킨 민원인은 최장 2년간 출입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양심의 자유에 반한 ‘준법서약’ 30년만에 폐지

    양심의 자유에 반한 ‘준법서약’ 30년만에 폐지

    1989년 보안관찰법 도입사상전향제 변형 불과 지적2003년 가석방부터 폐지보안관찰 대상자의 사상,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은 준법서약서 제도가 3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법무부는 보안관찰 처분 면제를 신청할 때 내는 서류 가운데 ‘법령을 준수할 것을 명세하는 서약서’인 이른바 준법서약서를 삭제하는 내용을 담은 보안관찰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을 공포·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앞으로 법무부는 객관적 사실 자료만으로 보안관찰 처분 면제 여부를 판단한다. 보안관찰은 국가보안법 위반, 내란음모 등 사상범의 재범을 방지하고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해 사상범의 활동 내역과 여행지 등을 거주지 관할 경찰서에 주기적으로 신고하도록 한 제도다. 1989년 사회안전법 대신 도입된 보안관찰법은 이러한 처분을 면제해달라고 신청할 때 신원보증서와 함께 준법서약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준법서약을 강요하는 것 자체가 헌법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에 위배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상전향제의 변형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시절 가석방 대상자를 상대로 한 준법서약이 먼저 폐지됐다. 준법서약 제도 폐지는 최연소 비전향 장기수였던 강용주(57)씨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사범이 된 강씨는 지난해 5월 준법서약서 작성을 거부하면서 법무부 장관에게 보안관찰 처분 직권면제를 요청했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강씨에게 보안관찰 처분 면제 결정을 내리고 준법서약 폐지를 논의해 왔다. 법무부 측은 “양심의 자유 등 기본권 침해 논란을 불식시키면서도 안보 범죄 대응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안관찰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해 왔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부마항쟁 40주년 기념문화제...9일 민주공원 개최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문화제와 제28회 민주시민상 시상식이 9일 오후 민주공원 가리사리마당(앞마당)에서 열린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민주공원이 주관한다. 이번 기념문화제에서는 시민의 손으로 유신독재를 몰아낸 부마민주항쟁을 기리며, 부마민주항쟁의 정신을 기념·계승하는 전국 유일의 상인 민주시민상의 제28회 시상식도 함께 열린다. 올해 민주시민상 수상 단체는 ‘감만동8부두 미군부대 세균무기실험실 철거를 위한 남구지역 대책위’가 선정됐다. 행사는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 특별 뮤지컬 극단 예감의 ‘지워진 이름 부마’ 갈라쇼와 민주시민상 수상자와 함께하는 토크쇼, 버스트오케스트라의 축하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특별음악회인 ‘부마에서 광주로’도 열린다. 음악회에서는 클래식으로 재탄생한 ‘님을 위한 행진곡’, ‘님을 위한 서곡(序曲)-빛이 있는 마을’(황호준 작곡)을 들을 수 있다.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곡을 클래식으로 편곡했다. 이밖에 지난 4일부터 민주공원 잡은펼쳐보임방(기획전시실)에서는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 전시 ‘부마 1979 ·유신의 심장을 쏘다!’ 전이 열리고 있다. 전국 순회 전시로 서울, 청주, 광주, 창원에 이어 이달 31일까지 부산에서 열린다. 사진, 항쟁 지도 등 부마민주항쟁의 사료는 물론 부마민주항쟁에 영감을 받은 8점의 대형 그림을 전시한다. 부마민주항쟁은 지난 달 24일 공포된 대통령령 제30091호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에 따라 10월 16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16일에는 창원 경남대학교 대운동장에서 행정안전부의 주최로 첫 부마민주항쟁의 국가 기념일이 개최될 예정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소아환자 방사선 촬영때 VR 통해 불안감 감소”

    “소아환자 방사선 촬영때 VR 통해 불안감 감소”

    흉부 방사선 촬영 전 가상현실(VR)을 이용한 교육이 소아 환자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최초로 발표됐다. 7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한성희, 유정희, 박진우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와 최상일 영상의학과 교수, 유희정 신건강의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 다학제 연구팀은 소아환자가 검사 중 느끼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검사 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소아에게 친숙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3분 분량의 가상현실 컨텐츠를 환자에게 보여주고 그 효과를 측정했다. 연구팀은 2018년 7월부터 9월까지 4세 ~ 8세 사이의 소아 환자 50명에게 VR영상을 통해 검사 과정을 체험할 수 있게 했고, 49명의 소아 환자에게는 영상 시청없이 구두로 검사 과정에 대한 안내사항을 전달했다. 두 그룹이 검사 도중 보인 불안감의 지표를 비교한 결과 수술 전 VR 영상을 시청하지 않은 그룹(대조군)은 불안감 지수가 5점으로 높았고, 영상을 시청한 그룹은 2점에 그쳐 불안감이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한 불안을 보인 환자의 비율도 대조군에서는 48%에 달했던 반면 VR 군에서는 22.4%에 불과해 VR 영상을 시청한 그룹에서 불안감이 현저히 감소한다는 것이 입증됐다. 또한 전체 검사에 소요된 시간은 대조군의 경우 75초, VR 그룹의 경우에는 55초였으며, 재촬영의 빈도도 대조군에서 16%, VR 군에서는 8.2%로 나타나, VR 영상을 보여줬을 때 검사 시간이 절약되고 불필요한 재촬영이 줄어드는 등 검사 프로세스가 뚜렷하게 개선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병원이라는 낯선 환경은 소아 환자들에게 공포와 불안을 느끼게 하며, 특히 방사선 촬영 검사를 받을 때 낯선 기계와 검사실 환경에 위협을 느낀 환자가 울거나, 몸부림을 치면서 검사 과정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팀이 VR업체 JSC 및 컨텐츠 기업 초이락컨텐츠팩토리와 공동으로 제작한 VR 영상은 국내 애니메이션 “헬로카봇”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차탄과 카봇이 검사 과정을 상세히 설명해주고, 기계 앞에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등을 검사 전에 미리 알려주면서 환자가 긴장하지 않고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독려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한성희 교수는 “3D와 60도 형식으로 제공되는 가상현실 체험은 소아 환자가 검사 과정을 미리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게 도움으로써 진정제 등의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불안과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유정희 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스마트 기기와 가상현실 콘텐츠를 활용해 환자가 생생하고 현실감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연구결과를 도출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협회 소아과학 저널(JAMA Pediatrics)’ 최근 호에 발표되었으며 영국 로이터통신을 포함한 외신에 조명되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황석영·공지영 등 작가 1276명 “조국 지지” 성명 발표

    황석영·공지영 등 작가 1276명 “조국 지지” 성명 발표

    소설가 황석영·공지영, 안도현 시인 등 작가 1276명이 7일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고 검찰 개혁의 완수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을 지지한다, 검찰 개혁 완수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하고 “블랙리스트의 악몽이 아직도 생생한데 다시 자의적인 공권력의 폭주가 시작되는 것을 보고 불안과 분노를 함께 느낀다”며 “검찰 개혁은 시대적 과제이자 촛불 민심의 명령이란 점을 확인하기 위해 서명에 나섰다”고 밝혔다. 작가들은 성명에서 “현재 조 장관을 둘러싼 논의는 매우 혼란스럽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조 장관과 그의 가족을 일체화할 것인가 분리해 볼 것인가, 심판관을 자처하지만 실제로는 확인되지 않는 의혹 생산자 역할을 하는 검찰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재 통제받지 않고 있는 검찰 권력이 휘두르는 칼날은 군부 독재 시절 총칼보다도 더 공포스럽다”며 “그동안 문재인 정부와 조국 장관이 역설한 검찰 개혁의 첫걸음을 떼기도 전에 주저앉혀버리고 말겠다는 검찰의 살기가 대한민국 전체를 뒤덮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검찰은 마음만 먹으면 어떤 ‘블랙리스트’도 자신들 의사대로 만들 수 있다”며 “자신들에게 잠재적 위험이 될 것 같은 조국 섬멸을 위해, 대통령과 국회도 무시하는 검찰의 칼끝은 결국 우리 공동체를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칼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언론에 대해서도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는 권력 하이에나나 다름없는 대한민국 언론의 민낯을 여과 없이 보게됐다”며 “‘조국의 진실’을 밝힌다는 미명 하에 ‘조국(祖國)’을 병들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기득권 지키기에만 매몰된 정치 집단은 해묵은 정쟁을 일삼고, ‘권력의 칼날’에서 ‘칼날을 쥔 권력’이 되려는 야심을 숨기지 않는 대한민국 검찰, 이들 사이를 오가며 권력 주변을 서성이는 언론 하이에나, 이들은 ‘삼각 동맹’과 같이 한 몸으로 움직이며 정치 개혁, 검찰 개혁 등의 시대적 과제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될까, 흙탕물 튕기기에 급급하다”고도 했다. 아울러 “우리는 촛불 혁명 과정을 통해 스스로 각성했고, 우리가 사는 이 시대와 이 나라를 얼마나 뜨겁게 사랑하는지 스스로 확인한 국민들”이라며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기에 혈안이 돼 온 나라를 혼란의 구렁텅이로 몰고 들어가려 획책은 더 통하지 않는다. 우리는 다시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던 암흑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소설가 황석영은 성명서 낭독이 끝난 후 취재진을 만나 최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실을 언급하며 “굉장히 감동적이었고 각계 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이번에 검찰이 변해야 한다는 강력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밝고 쾌활하고 명랑한 에너지가 깔려 있었다”고 말했다. 소설가 황석영·정도상·공지영, 시인 안도현·이시영·장석남을 대표 발의자로 한 서명은 지난달 25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진행됐다. 시인 정양·이상국·이동순·함민복·이윤학·이정록·나희덕·박성우·문신·김성규·박준, 소설가 이경자·양귀자·최인석·이병천·김연수·김현경·박문구·이기호·이만교·정찬·권여선·오수연, 방송작가 송지나 등이 서명에 참여했다. 이밖에 문학인 명단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웹툰 작가, 미술인, 서예인, 음악인 등 53명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안도현 시인은 “추후 검찰 개혁 진행 상황에 따라 문화예술계와 전체적으로 연대하여 행동하는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의왕시, 운전면허 자진반납 고령운전자에 10만원 상품권 지급

    경기도 의왕시는 ‘고령운전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라고 7일 밝혔다. 시는 지난 8월 ‘의왕시 교통안전 증진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 지원근거를 마련했다. 9월 제3회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해 10월부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 시행으로 만 65세 이상 고령의 운전자가 면허증을 스스로 반납하면 10만원 상당의 의왕사랑 상품권을 지급한다. 지원 대상자는 의왕시에 주소를 둔 만 65세 이상 운전자로, 경기도 내에 소재한 가까운 경찰서 또는 운전면허 시험장을 방문해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면 된다. 또 ‘경기도 교통안전 증진을 위한 조례’를 개정·공포한 지난 3월 13일 이후 운전면허증을 자진반납한 의왕시민도 지원대상에 포함했다. 한편 2018년 말 기준 의왕시민 중 65세 이상 면허소지자는 총 8485명이다. 시는 올해 270명을 대상으로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지원 사업을 한다. 올해 예산을 다 사용하면 내년에 사업비를 확대 편성해 고령 운전자의 면허증 반납을 계속해 유도할 방침이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당신은 어떤 타인입니까”..‘타인은 지옥이다’가 남긴 것

    “당신은 어떤 타인입니까”..‘타인은 지옥이다’가 남긴 것

    OCN 드라마틱 시네마 ‘타인은 지옥이다’(극본 정이도, 연출 이창희, 제작 영화사 우상, 공동제작 스튜디오N, 총10부작)가 10화를 끝으로 뜨거웠던 5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2019년 가장 파격적이고 신선했던 명품 장르물의 종영을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타인은 지옥이다’의 종영이 남긴 것을 살펴봤다. 또한, 최고의 열연을 펼쳤던 배우 임시완, 이동욱, 이정은, 이현욱, 박종환, 이중옥의 종영 소감도 함께 공개됐다. #1. ‘타인은 지옥이다’의 종영이 남긴 것. ‘타인은 지옥이다’가 최고 시청률 4.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유종의 미를 거두며 지난 5주간의 여정을 마쳤다. 지난 6일 방송된 OCN 드라마틱 시네마 ‘타인은 지옥이다’의 최종화 ‘가스라이팅’이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3.9%, 최고 4.8%를 나타내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OCN 타깃인 남녀 2549 시청률에서도 평균 2.9%, 최고 3.6%를 기록하며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방송에서는 지옥이 된 에덴 고시원에서 종우(임시완)와 서문조(이동욱)를 비롯한 살인마들의 사투가 펼쳐졌다. 지은(김지은)을 구하기 위해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고시원으로 돌아간 종우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 것. 고시원의 살인마들은 서로가 서로를 죽였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서문조를 해치운 건 종우였다. 이런 짓을 한 이유를 묻는 종우에게 “사람은 원래 그런 것”이라는 서문조는 본능적으로 약해 보이면 물어뜯고, 고통스러워하는 걸 보면서 즐거워하는 게 사람이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자기도 여기 있는 사람들이 죽어나갈 때 좋았잖아요. 이제 자기도 나랑 계속 함께 하는 거예요”라면서, 자신을 내리치는 종우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고, “역시 자기는 내가 만든 최고의 작품이에요”라는 말을 남겼다. 살인마들이 벌여온 끔찍한 사건이 사회에 알려지면서 마무리된 것 같았던 고시원 살인사건. 살아남은 안희중(현봉식)은 종우를 제외한 타인들을 살인마로 지목했고, 소정화(안은진)도 마찬가지였다. “4층에서 서문조를 죽였다”라고 자백한 종우는 정당방위로 참작될만한 사유가 분명했다. 그러나 진실은 달랐다. 지은은 4층에서 서문조 없이 홀로 중얼거리며, 이상행동을 하는 종우를 목격했고, 소정화도 종우의 손목에 걸린 치아 팔찌를 보고 그 소리를 듣는 순간 굳어버렸다. 엄복순(이정은)이 홍남복(이중옥)을 살해하던 순간 들렸던 소리라는 것을 떠올렸기 때문. 밖에 있는 사람들을 다 죽이면 살려주겠다는 서문조의 말에 세뇌된 듯 “다 죽여버릴 거야”라고 중얼거리던 종우가 살인마들을 참혹하게 살해한 것이었다. 홀로 남은 병실에서 기괴한 얼굴로 ‘죽어’라는 단어만을 쓰고 있는 종우의 얼굴 위로 서문조의 잔혹한 얼굴이 떠오른 ‘타인은 지옥이다’의 엔딩. 평범했던 한 청년이 타인들의 지옥에 사로잡혔고, 결국 타인들에게 지옥이 될 것을 암시하며 끝을 맺은 바. 지난 5주간 파격적인 전개로 신선하고 짜릿한 재미를 선사했던 ‘타인은 지옥이다’가 남긴 성과를 되짚어봤다. 1. OCN X 영화제작진: 명품 장르물의 탄생 장르물의 명가 OCN과 영화제작진의 특별한 콜라보레이션인 ‘드라마틱 시네마’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품인 ‘타인은 지옥이다’. 감각적인 연출을 자랑하는 이창희 영화감독과 방심할 수 없는 쫄깃한 스토리 전개로 시선을 사로잡은 정이도 작가의 극본에 명품 영화 제작진들이 대거 참여했던 바. 허름한 고시원에 모여 사는 살인마들이 만들어내는 지옥이라는 원작 웹툰의 파격적인 스토리를 리얼하게 구현했다. 특히 매회 뚜렷한 클라이맥스를 지닌 10편의 이야기는 매주 주말 밤의 안방을 영화관으로 변모시키는 높은 몰입도를 선사했고, 방영 내내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라는 찬사를 받으며 ‘타인은 지옥이다’를 명품 장르물로 완결 지었다. 2. 강렬한 캐릭터 X 최고의 열연 ‘타인은 지옥이다’는 여타 드라마에서 만나 볼 수 없는 강렬한 캐릭터들과 이를 100% 소화한 배우들의 열연이 특히 돋보였다. 먼저 타인들이 선사하는 지옥에 잠식되어가는 사회 초년생 윤종우 역을 맡았던 임시완. 오랜만의 드라마 복귀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을 이끌었다. 유능하고 친절한 치과 의사의 가면 아래 살인마 본색을 지닌 서문조로 파격 변신한 이동욱은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며, OCN 장르물 첫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또한, 엄복순 역의 이정은, 유기혁 역의 이현욱, 변득종-변득수 쌍둥이 역의 박종환, 홍남복 역의 이중옥은 고시원 살인마들인 원작 캐릭터와 놀라운 싱크로율과 밀도 높은 연기를 동시에 선사하며 매주 주말 밤을 서늘하게 물들였다. 시청자들이 한순간도 방심할 새 없이 ‘타인은 지옥이다’에 빠져든 이유였다. 3. 파격적인 스토리에 담은 메시지, “당신은 어떤 타인입니까?” ‘타인은 지옥이다’는 에덴 고시원 안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사건과 고시원 밖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일어남직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들을 조화시켰고, 보는 이로 하여금 ‘타인과의 삶’을 되새기게 만들었다. 평범한 청년에 불과했던 종우가 타인들이 선사하는 지옥에 잠식돼가면서 극단적인 변화를 겪는 과정에는 고시원의 살인마들이 주는 공포 외에도 배려와 신뢰, 믿음 등이 부족한 일상에서의 스트레스가 주요했던 것. 시청자들 역시 “잔혹한 살인마들의 행태보다도 일상의 타인들이 선사하는 지옥이 더 무섭다”라는 감상을 쏟아냈다. 모두가 서로의 타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 타인이 지옥이라는 것은 곧 누군가에게 우리 자신 역시 지옥을 선사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 10개로 이루어진 부제의 첫 글자를 나열한 “타인은 정말로 지옥인가”라는 문장의 이면에 내포된 “당신은 어떤 타인입니까?”라는 질문이 날카롭고 묵직한 메시지를 남겼다. #2. “모두가 타인의 천국이 되길.” 배우 6인 종영소감 공개! 지난 5주간 안방극장에 최고의 몰입도로 매주 한편의 영화 같은 드라마를 선사한 OCN 드라마틱 시네마 ‘타인은 지옥이다’ 주연 배우 6인의 종영소감이 공개됐다. - 임시완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 수 있어서 행복했다.” 타인들이 만들어낸 지옥에 사로잡혀 변해가는 사회 초년생 윤종우로 열연, 방영 내내 호평을 받은 임시완은 “장르와는 상관없이 촬영하면서 정말 즐겁고 행복한 시간 보냈던 것 같다”라고 지난 촬영을 회상했다. 이어 “‘타인은 지옥이다’를 끝까지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면서 “무엇보다 좋은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찾아뵐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도 좋은 연기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 이정은 “동료애 넘치는 현장, 즐거웠다.” 평범한 아주머니와 무서운 살인마를 오가는 엄복순 역으로 명불허전 연기를 보여준 이정은은 “동료애가 넘치는 현장이었다. 매 순간 즐거웠다”라고 지난 촬영을 추억했다. 또한, “감사할 분들이 너무 많다. 캐릭터와 싱크로율을 높여주기 위해서 애써주신 분장팀, 위험한 장면들을 같이 만들었던 대역배우님들을 비롯해 모든 분들이 고생하셨다”라면서, “모두가 합심해 정성을 들인 작품이다. 드라마 제목처럼 살면서 타인에게 지옥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이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서로에게 지옥이 되지 않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 이현욱 “좋은 작품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었다.” 이현욱은 302호 유기혁 역할을 맡아 극 초반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을 탄생시켰던 바. “길지 않은 등장이었는데도 많은 관심과 사랑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부끄럽지만 감사한 마음 가득이다”라면서, “‘타인은 지옥이다’를 위해 고생하신 많은 배우와 스태프 분들께도 감사하다. 좋은 작품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었다”라고 ‘타인은 지옥이다’에 대한 짙은 애정을 표현했다. - 박종환 “타인에 대한 감사함을 느낀 시간들이었다.” 변득종-변득수 쌍둥이를 완벽하게 연기해 두 배의 재미를 선사했던 박종환은 “타인들과의 지옥 같은 순간들, 그렇지 않았던 순간들을 제 나름의 방식으로 고민해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함께 노력하고 고민해준 동료들과 제작진들을 통해 아이러니하게도 타인에 대한 감사함을 느꼈다”라는 뜻 깊은 소감을 남겼다. 더불어 “‘타인은 지옥이다’에 관심 가져주시고 시청을 해주신 모든 타인(시청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함께 한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 이중옥 “모두가 타인의 천국이 되길 바란다.” “시간이 참 빨리 간다. 올해 초부터 준비한 드라마가 종영한다니 많이 아쉽다”라고 운을 뗀 이중옥. 313호 홍남복 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선사한 그는 “쉽지만은 않았던 역할이라 고민을 많이 하며 연기했다. 모두의 노력이 좋은 작품을 만들었기에 떠나보내기 힘든 작품”이라며 ‘타인은 지옥이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즐겁게 촬영했던 올해 여름은 유난히 기억될 것 같다는 그는 “드라마를 통해 ‘타인은 지옥이다’를 보여드렸지만, 모두가 타인은 천국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 이동욱 “뜻 깊고 행복했다.” 마지막으로 잔혹한 살인마 서문조로 역으로 파격 변신을 보여준 이동욱. “먼저 드라마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특히 첫 장르물의 시작을 좋은 작품, 스태프, 동료 분들과 함께해서 뜻 깊고 행복했다는 이동욱은 “이번 작업을 통해서 작품을 위해 함께 고생해주시는 분들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함을 또 한 번 느꼈다”라는 다정한 소감을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구도쉘리 “몰카 찍힐 수도 있어” 발언 논란에 결국 사과

    구도쉘리 “몰카 찍힐 수도 있어” 발언 논란에 결국 사과

    유튜버 구도쉘리가 “몰카에 찍힐 수도 있다”는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6일 유튜버 구도쉘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를 통해 “솔직히 몰카와 관련한 이야기, 이해가 안 간다. 몰카에 찍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도쉘리는 “찍히는 게 뭐 어떠냐. 본인 스스로가 찔리는 거 아니냐”며 “자기가 어떤 옷을 입었을 때, 순간 스스로가 창피하다는 걸 알고 켕기는 게 있기 때문에 두려운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구도쉘리의 발언에 대해 시청자들은 불법 촬영은 범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비판이 계속되자 구도쉘리는 7일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사과의 말을 건넸다. 구도쉘리는 ‘몰카에 찍힐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한 이유에 대해 “한국 말에서 몰카의 의미를 축소해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구도쉘리는 호주 멜버른에 거주하는 유튜버다. 그러면서 “라이브방송 시작부터 카메라를 끄는 순간까지 몰카를 일상에서 누가 동의 없이 나를 찍는 파파라치 정도로만 생각했다”며 “누가 나를 신기해서 찍든, 웃기게 생겨서 찍든, 누가 나를 보는 시선이 어떻든 거기에 위축되지 말자, 내가 당당하자는 생각을 얘기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구도쉘리는 “방송 후 찾아봤는데 몰카가 리벤지 포르노 등을 의미한다는 걸 알아냈다. 무척 놀랐다. 저보다 놀랐을 시청자들에게 미안했다”며 “두려움과 공포에 구속될 때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자, 그 마음을 표현하고 당당하자, 그게 공포를 극복하고 행복해지는 시작이다. 그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임정욱의 혁신경제] 거품이 터질 때 주의할 일

    [임정욱의 혁신경제] 거품이 터질 때 주의할 일

    실리콘밸리의 거품이 걷히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미국의 벤처 투자금액은 지난해 1309억 달러, 약 150조원이 넘을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기업 가치가 1조 2000억원이 넘는 비상장 회사를 뜻하는 유니콘 스타트업도 전 세계에서 거의 400개, 미국에서만 200개 정도가 나왔다. 닷컴 거품이 최고조였던 2000년을 능가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유니콘 스타트업들이 거품 붕괴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전 세계에서 공유 오피스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위워크가 논란의 주인공이다. 애덤 뉴먼이 2010년 뉴욕에서 창업한 위워크는 소프트뱅크가 투자하면서 기업 가치가 47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한국에 오면 시가총액이 SK하이닉스와 맞먹는 엄청난 기업 가치다. 그런데 창업자 애덤 뉴먼의 방만한 경영과 조 단위 적자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결국 애덤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위워크는 일단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위워크의 기업 가치는 3분의1로 떨어졌다. 이미 상장에 성공한 우버나 리프트, 슬랙 같은 유니콘 스타트업들의 주가도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거기다가 최근 제조업 지수 하락 등 미국 경제의 불황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테크 거품 붕괴 가능성이 많은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런 뉴스에 지금부터 19년 전인 2000년 중반을 떠올렸다. 당시 내가 유학으로 실리콘밸리에 인접한 버클리에 갔을 때다. 입학허가서를 받고 갔을 때만 해도 실리콘밸리는 뜨거웠다. 테크 기업에서 쉽게 일자리를 얻고 큰 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가 회자됐다. 그런데 내가 거품이 터졌다고 느낀 첫 징조는 가을에 터졌다. 인턴 채용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하루 전날 시스코시스템스가 모두 취소했다. 이어서 다른 회사들도 채용 인터뷰를 줄줄이 취소했다. 펫츠닷컴, 웹밴 등 닷컴 회사들이 파산하기 시작했다. 신선식품을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집에까지 30분 안에 배달해 준다고 했던 웹밴은 당시 무려 4억 달러 이상을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받았다. 그리고 상장에 성공해 기업 가치가 48억 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요즘의 유니콘이다. 하지만 8억 달러가 넘는 적자를 기록하며 2001년 파산해 버렸다. 한때 3500명에 이르렀던 직원들은 모두 일자리를 잃었다. 9ㆍ11 테러 사건이 일어났을 때의 경제상황은 더 엄중해졌다.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고속도로에는 차가 줄어 교통체증이 별로 없을 정도였다. 친하게 지내던 동네 아저씨 칼은 “실리콘밸리의 오만함이 터져 버렸다. 실리콘밸리는 다시 재기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말을 내게 했다. 2002년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벤처기업의 상당수는 사기였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내가 당시에 전혀 못 본 것이 있었다.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 성장하는 회사들이다. 우선 구글이 있었다. 당시 야후 대신 구글로 검색을 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다. 그런데 “검색만으로 어떻게 돈을 벌지?” 하는 생각에 나를 포함해 구글의 성장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이 없었다. 또 당시 우편으로 DVD 영화를 보내 주는 넷플릭스라는 서비스가 있었다. 유학 시절 무척 편리하게 이용했다. 내가 졸업하던 때 이 회사가 나스닥에 상장됐는데 전혀 몰랐다. 9ㆍ11 테러가 터진 다음달인 2001년 10월에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을 처음 발표했다. 한참 지나서야 그때 그런 참신한 제품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시장에 돈이 넘치면 잘나간다는 소문이 난 회사에 유행처럼 돈이 몰리며 거품이 생긴다. 일부 창업자들은 오만함과 허영심에 사로잡힌다. 지나치게 부풀어 오른 거품은 당연히 터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세상은 계속 변화한다. 기술과 사회의 변화상에 맞춰서 도전하는 창업가들은 계속 나온다. 그리고 그런 창업가들이 결국 세상을 또 바꾼다. 내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떠난 암흑기의 실리콘밸리에서 구글, 넷플릭스가 탄생했고, 애플이 다시 재기했고, 모두 수백조의 기업 가치를 가진 공룡이 됐다. 세상의 모든 것은 지나치게 번성하면 기울게 돼 있다. 그런 사이클이 또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항상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 성장하는 창업가들이 있다. 거품이 빠지는 과정에서 오히려 옥석이 가려진다. 터지는 거품만을 보고 이면의 진짜 변화와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자. 거품이 터질 때는 오히려 진짜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 ‘타인은 지옥이다’ 종영 D-1, 긴장 늦출 수 없는 떡밥 셋

    ‘타인은 지옥이다’ 종영 D-1, 긴장 늦출 수 없는 떡밥 셋

    ‘타인은 지옥이다’가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8화에서 내면의 공격성까지 표출할 만큼 망가져버린 종우(임시완 분)와 살인마 본능을 거침없이 드러낸 서문조(이동욱 분)의 폭주가 시작되면서 엔딩을 향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떡밥들을 짚어봤다. #1. 임시완-이동욱의 폭주와 대립. 지난 방송에서 서문조는 종우를 더욱 단단히 옭아매기 시작했다. 고시원 타인들을 조종해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그가 친절한 이웃, 능력 있는 치과의사의 가면을 한 꺼풀 덜어낸 것. 서문조를 향한 공포를 인지한 종우는 “가만히 놔둬달라”고 애원했지만, 서문조는 “난 한 번 꽂히면 놓치질 않는다”라고 답해 종우는 겁에 질렸다. 또한, “내가 이렇게 돌발 행동은 잘 안 하는데, 종우 씨가 나한테 특별하니까”라면서 종우의 선배 신재호(차래형 분)를 살해해 소름을 유발한 가운데, 앞으로 폭주를 시작한 종우와 서문조의 극렬한 대립이 막을 올릴 예정이라고. 얇고 낡은 벽을 사이에 두고 기묘한 동거를 이어온 두 남자의 남은 이야기에 시선이 쏠린다. #2. 살인마들에게 피어난 분열의 싹. 샘터 보육원 출신으로 동고동락해온 고시원의 타인들. 오랫동안 함께 살인을 공조했지만, 필요에 따라 언제든 돌아설 수 있는 인물들이다. 한패거리였던 유기혁(이현욱 분)과 변득수(박종환 분)가 “고시원의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라는 이유로 서문조에게 목숨을 빼앗긴 것. 이를 목격하고도 “천국에 먼저 갔다”라고 표현할 뿐인 타인들의 반응이 충격을 선사한 가운데, 9화 예고 영상에서는 “여기서 나가면 쟤네들은 어떻게 할 거야?”라는 엄복순(이정은 분)에게 “처리해야죠”라고 답하는 서문조, 그리고 “이번 게임은 내가 이겼지”라고 중얼거리며 메모리카드를 챙기는 변득종(박종환 분)이 포착됐다. 고시원 살인마들 사이에 분열의 싹이 피어났음이 짐작되는 바, 갈라서는 타인들이 지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3. 고시원의 진실에 다가서는 사람들. 고시원 안팎으로 기댈 사람 하나 없이 고립된 종우에게도 희망은 있다. 동네에서 일어난 ‘길고양이 살해 사건’ 이후 고시원을 주목해온 초임순경 소정화(안은진 분)가 수사를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된 고시원 입주자들과 주인 엄복순의 수상한 과거 행적 등을 차근히 따라온 소정화는 지난 방송에서 서문조가 유기혁을 살해할 때 사용했던 주사기를 발견했다. 주사기에 주입되어 있던 약품이 치과에서 많이 사용하는 국소마취제라는 걸 알아낸 그는 고시원 살인마들을 의심하는 상태. “의심되면 발로 뛰어라”라는 아버지의 말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소정화의 활약에 시선이 집중된다. 또한, 지난 방송에서 우연히 신재호의 살해 장면을 목격한 기자 조유철(이석 분)의 행보 역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바. 이들은 과연 고시원 살인마들의 진실에 무사히 도달할 수 있을까. 한편, 오는 6일 방송 예정인 ‘타인은 지옥이다’ 최종회는 19세 시청등급으로 방송된다. 자신의 계획대로 종우(임시완 분)를 파멸로 몰아가는 서문조(이동욱 분), 그리고 그가 만든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종우, 두 사람의 마지막 대립이 그려지는 만큼 각 캐릭터 감정선의 몰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19세 시청등급을 결정했다. 한편, OCN ’타인은 지옥이다‘는 5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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