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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자리안정자금 부족분 985억 예비비로 충당

    퇴직공직자, 안전·방산 취업 심사받아야 사립 초중등학교·법인도 취업 제한 포함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일자리안정자금의 예산 부족분 985억원을 일반회계 예비비로 충당하기로 했다. 또 내년 6월부터 퇴직공직자는 국민안전·방산 분야에 취업하려면 예외 없이 별도 취업 심사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법률공포안 80건, 법률안 16건, 대통령령안 14건 등을 심의·의결했다. 우선 ‘2019년도 일반회계 일반예비비 지출안’은 일자리안정자금을 차질 없이 지급하기 위해 예산 부족분 985억원을 예비비로 충당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올해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대상자를 238만명 규모로 예상하고 관련 예산을 2조 8188억원으로 잡았다. 그러나 올 들어 이달 15일까지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받은 사람이 329만명에 달해 당초 예산이 부족해진 상황이다. 일자리안정자금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타격을 받은 소규모 사업장에 인건비 일부를 지원해 사업주 부담을 덜고 고용이 유지되도록 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내년 6월부터 퇴직공직자가 국민 안전·방산 분야에 재취업할 때 업체 규모와 상관없이 취업 심사를 받아야 하는 공직자윤리법 공포안을 의결했다. 식품·의약품 등 인증·검사기관, 방위산업 업체가 대상이다. 현재는 ‘자본금 10억원, 연간 외형거래액 100억원’ 이상 민간업체에만 취업을 제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안전·방산 분야에 대해선 영세 기업까지도 취업 제한을 하겠다는 것이다. 사립학교의 취업제한기관도 사립대학·법인에서 사립 초중등학교·법인까지 범위를 넓혔다. 취업제한기관에 퇴직 공직자가 재취업하려면 별도의 취업 심사를 받아야 한다. 공포안은 퇴직 공직자의 청탁·알선을 받은 당사자 외에도 이를 아는 누구나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통상 국무회의는 매주 화요일 개최되지만 이번 주 국무회의는 이례적으로 수요일에 열렸다. 국무위원 상당수가 지난 26일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에 개최일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나경원 “금수만도 못한 야만의 정치…문 대통령, 이 상황 끝내달라”

    나경원 “금수만도 못한 야만의 정치…문 대통령, 이 상황 끝내달라”

    여야 4당 공조 움직임에 “시장통 흥정만도 못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것에 대해 “금수만도 못한 야만의 정치”라고 비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회의에서 “대한민국 헌정 질서가 오늘 또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 불법 패스트트랙 폭거가 질주하느냐, 잠시나마 멈추느냐 기로에 선 오늘이다. 1년 내내 헌법 붕괴 위기가 계속된다”면서 “정체불명 선거제, 민심 왜곡 선거제, 위헌적 선거제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부의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불법 사보임으로 시작한 패스트트랙 폭거는 지난 8월 긴급안건조정위 제도에 따른 90일의 토론 절차를 무시한 날치기 표결이었다”면서 “문희상 국회의장은 절대로 불법 국회의장의 오명을 뒤집어쓰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권 일각에서 대안으로 제시된 ‘지역구 250석에 나머지 50석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100% 야합”이라면서,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의 ‘4+1 협의체’ 가동에 대해선 “시장통 흥정만도 못한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제1야당 대표가 목숨을 내놓고 투쟁하고 있다. 진즉 병원에 실려 가야 할 위중한 상황임에도 정말 온몸으로 목숨을 걸고 ‘제1야당의 이야기를 들어달라’, ‘국민 절반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기어이 부의를 강행하는 것은 금수만도 못한 야만의 정치”라고 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의 끝은 누구겠나. 문재인 대통령”이라면서 “문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소위 흥정해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불법의 연속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황교안 대표와 말씀을 나눠 비극적 정치 상황, 불법으로 점철된 헌정사가 완전히 침탈되는, 자유민주주의와 의회민주주의가 완전히 붕괴되는 상황을 끝내 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촉구했다.나경원 원내대표는 “6월 울산시장 선거가 문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직접 발부한 관권·부정 선거로 밝혀졌고, 유재수 전 부산 부시장의 감찰 무마는 친문 무죄, 반문 유죄의 전형으로 검찰 농단”이라며 “이 정권이 그토록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매달리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공포의 퍼즐이 맞춰지고 있다. 공수처 없이, 조국 장관 없이, 이 정권의 비리를 퇴임 후 은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재수 감찰 농단, 황운하 농단, 우리들병원 금융 농단에 이르기까지 3종의 친문 농단 게이트가 이 정권의 민낯”이라며 “당에서 TF를 구성하고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해야 할 것 같다. 국정조사를 여당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8일째 단식 투쟁 중인 황교안 대표가 사람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했다고 한국당 측은 전했다. 한국당 측은 병원 이송을 권유했지만 황교안 대표가 “할 일이 남았다”면서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구급차를 대기시켜 놓고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소아성애자 유괴범으로부터 9살 소녀 구한 러 16세 소년

    소아성애자 유괴범으로부터 9살 소녀 구한 러 16세 소년

    소아성애자 유괴범에게 납치당하는 소녀를 구한 용감한 러시아 소년이 ‘영웅’으로 불리며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6일 러시아 영자매체 시베리안 타임즈 보도에 의하면 이 사건은 최근 러시아 동부 이르쿠츠크에서 발생했다. 16세 소년인 비아체슬라프 도로시첸코는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농구 연습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중이었다. 도르시첸코는 철로길에 다다를 무렵 한 남성이 앞에 가던 소녀를 차로 납치하는 듯한 모습을 목격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48세 남성은 이미 2번의 성폭행으로 징역형을 살고 나온 소아성애자 전과자였고, 소녀는 9세였다. 소녀는 “도와주세요”라는 비명을 지르며 유괴범의 차로 끌려갔으며 이같은 모습은 인근에 설치된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소년은 직감적으로 이 소녀가 유괴를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고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른을 찾았다. 마침 길가에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퇴근하려던 그레프 시지크(26)가 있었다. 소년은 시지크에게 전후사정을 알리고 도움을 청했다. 이에 소년과 시지크가 서서히 유괴범을 향해 다가가자 이상함을 눈치 챈 유괴범은 재빨리 자신의 차로 도주했다. 곧바로 시지크는 유괴범의 차를 추격했고, 유괴범은 도주하다 결국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유괴범은 “아이가 내 동생인줄 알았다”며 어설픈 거짓말을 하다가 소녀를 차에서 내리게 하고는 다시 도주했다. 소년과 시지크는 공포에 떨고 있던 소녀를 달래고는 소녀의 엄마와 휴대전화로 연락을 했다. 도주한 유괴범은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한시간 만에 체포됐다. 소녀는 정신적 트라우마를 치료하기 위해 전문가에게 상담치료를 받고 있다. 시지크는 경찰로부터 훌륭한 시민상을 받았으며, 소년은 이번주 학교 친구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영웅’으로 상을 받을 예정이다. 김경태 해외통신원 tvbodaga@gmail.com
  • [속보] 공직자 재산공개 때 부동산·비상장주식 형성과정 공개

    [속보] 공직자 재산공개 때 부동산·비상장주식 형성과정 공개

    앞으로 공직자 재산공개 대상자는 부동산·비상장주식 등의 취득 일자와 경위, 소득원 등 재산 형성 과정을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인사혁신처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직자윤리법 공포안이 2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재산 형성 과정을 기재할지 여부가 자율에 맡겨져 있었다.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소명 요구 대상도 기존 ‘1급 상당 이상’에서 ‘4급 상당 이상’ 등으로 확대된다. 비상장주식의 경우 그동안 액면가로 신고했으나 앞으로는 실질가치를 반영할 수 있도록 실거래가 또는 별도의 평가방식에 따른 가액으로 신고해야 한다. 공포안에는 또 내년 6월부터 퇴직공직자가 국민 안전·방산·사학 분야에 재취업할 때에 업체 규모와 상관없이 취업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특히 퇴직공직자가 재직자에게 직무 관련 청탁·알선을 한 사실을 알게 된 사람은 누구든지 신고하도록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연립·다세대주택도 ‘재난배상책임보험’ 의무화… 보상 길 열린다

    연립·다세대주택도 ‘재난배상책임보험’ 의무화… 보상 길 열린다

    박물관 등 가입률 99%… 의무대상 확대 승강기 있거나 중앙난방 150가구 이상 300가구 이상 주택·임대아파트도 포함 주택당 보험료는 年 2000원 수준 될 듯 6개월 유예기간 지나 미가입 땐 과태료 행안부 “소규모 공동주택까지 확대 목표”다음달이면 대규모 재난 발생 시 제3자의 신체와 재산 피해를 보상해 주는 ‘재난배상책임보험’의 의무가입대상이 15층 이하 임대아파트, 연립·다세대주택(분양·임대)까지 확대된다. 2017년 행정안전부가 안전 사각지대였던 15층 이하 분양아파트, 박물관, 주유소 등 19종을 의무가입대상으로 지정한 지 약 3년 만이다. 행안부는 다음달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할 계획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26일 “다음달 5일 차관회의, 10일 국무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 과정을 거쳐 큰 변수만 없으면 개정안을 공포할 예정”이라면서 “그동안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은 아파트와 주거환경에서 큰 차이가 없음에도 의무가입대상에서 제외돼 피해를 입더라도 보상받을 길이 막막했었다. 아파트 중 임대 아파트를 대상에 포함시킨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재난배상책임보험 제도는 화재 등 불의의 재난사고가 빈번히 발생하자 행안부가 2017년 1월부터 시행했다. 화재·폭발·붕괴 등 재난사고가 일어났을 때 시설 운영·관리자가 피해자에 대한 막대한 배상 책임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것을 막고, 피해자 역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당시 제도 시행을 앞두고 행안부는 “대한민국은 경제 규모에 비해 제3자를 위한 보험 가입률이 현저히 낮다”며 제도 도입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보상 한도는 사망 시 1인당 최대 1억 5000만원(인원 제한 없음), 재산 피해의 경우 10억원까지다. 부상자는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3000만원까지, 사고로 인해 신체적 장애를 갖게 된 사람은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1억 5000만원까지 책임진다. 현재 재난배상책임보험의 의무가입대상 시설은 100㎡ 이상인 1층 휴게음식점 및 일반음식점, 숙박업소, 과학관, 물류창고, 박물관, 미술관, 장례식장, 경륜장, 경정장, 장외매장(경륜·경정), 장외발매소(경마장), 국제회의시설, 지하(도) 상가, 도서관, 주유소, 여객 자동차 터미널, 전시시설, 15층 이하의 분양 아파트, 경마장 등이다. 가입대상 시설의 소유자 또는 관리자는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행안부에 따르면 보험 가입률은 지난 9월 말 기준 98.67%다. 가입대상시설 17만 7016곳 중 17만 4662곳이 가입을 끝마쳤다. 가입률은 미술관이 95.60%로 가장 낮았고, 물류창고(95.96%), 여객 자동차 터미널(96.40%), 도서관(96.51%), 장례식장(96.67%), 박물관(97.84%), 15층 이하 분양 아파트(98.50%), 주유소(98.67%), 1층 휴게음식점 및 일반음식점(98.70%), 숙박업(99.04%) 순이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제도 시행 초기에 의무 가입에 대한 관리자들의 저항이 있었고, 과태료 부과를 1년 반 정도 유예하는 등 제도적으로 보완했다. 그러나 지금도 과태료를 내면서까지 가입을 거부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래도 지금은 가입률이 거의 100%에 이르렀고, 제도가 정착이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태료는 유예기간을 거쳐 2018년 9월 1일부터 보험 미가입 대상자에게 최소 30만원부터 최고 300만원까지 부과되고 있다. 허가·등록·신고·면허 또는 승인이 완료된 날부터 30일 이내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상이다. 가입 의무 위반 기간에 따라 과태료가 정해진다. 보험 기간이 경과되기 전 미리 갱신해야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다음달부터 새로 추가되는 의무가입대상 시설은 분양 공동주택 중 현재 포함 대상인 15층 이하 아파트를 제외한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이다. 연립·다세대주택 중에는 ▲300가구 이상 ▲150가구 이상 승강기가 설치된 주택 ▲150가구 이상 중앙집중식 난방방식의 주택 등만 해당된다. 이번에 분양 공동주택 외에도 임대 공동주택도 의무가입대상 시설이 됐다. 임대 공동주택(15층 이하 임대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역시 ▲300가구 이상 ▲승강기가 설치된 주택 ▲중앙집중식 난방방식의 주택 등으로 가입대상에 제한을 뒀다. 행안부에 따르면 이번 가입대상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1377단지 70만 9590호에 이른다. 보험료는 주택 1호당 연간 평균 2000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100㎡ 이상인 1층 휴게음식점 및 일반음식점이 보통 연간 2만원을 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다. 보험료는 가입대상 종류마다 차이가 있다는 게 행안부의 설명이다. 이번에도 2017년 시행 당시 때처럼 가입 유예기간을 둔다. 신규 가입대상 사업주들은 시행령 공포일로부터 6개월 사이에 언제든 가입할 수 있다. 다만 이 기간이 종료되면 다음날부터 보험 미가입에 대한 과태료를 내야 한다. 해외 주요 선진국들도 배상책임 제도를 강화하는 추세다. 특히 스페인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다양한 재난위험에 대해 24개가 넘는 의무보험을 운용 중이고 재원은 세금 형태로 징수한다. 이 가운데 배상책임보험만 살펴보면 ▲유람선·스포츠 선박 소유자 ▲레저용 선박 소유자 ▲원자력시설 운영자 ▲철도운영자 등이 의무가입대상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스페인은 재난위험을 관리하는 해외 선진국 중 의무보험을 많이 운용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제도와 가장 유사하다”면서 “국영보험회사인(CCS)가 민간 보험시장에서 책임지지 못하는 자연재해·테러위험 등을 주로 다루고, 특히 테러위험을 담보하는 세계 유일의 기관”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행안부는 의무보험자 대상을 소규모 공동주택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다. 하지만 행안부 관계자는 “(오는 12월 확대되는 신규 의무보험 대상자들 외에) 범위를 더 넓히려는 생각은 갖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서 “재난배상책임보험이 (강제성을 띠는) 의무보험이다 보니 보험 가입 절차가 쉬워야 하는데 소규모 공동주택들은 관리자가 없다 보니 가입을 안 하는 가구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걱정을 드러냈다. 현재 의무보험가입 대상들은 관리자가 있다 보니 가구수가 아무리 많더라도 이들이 앞장서 보험료를 수월하게 걷을 수 있었는데 관리자가 없으면 가구별로 보험료를 각각 내야 하고 행안부 입장에서는 번거로워진다는 말이다. 행안부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 통과도 기대하고 있다. 현행 규정상 재난안전의무보험은 부처별로 도입돼 유사한 사고 시 보상 수준이 다르고, 가입 관리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종류만 해도 행안부의 재난보상책임보험을 포함해 총 28종에 이른다. 일관성 있고 효과적인 재난안전의무보험체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법안은 일정한 수준의 보상한도액 등 기준을 마련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재난안전의무보험 중 화재보험신체손해배상책임특약(금융위원회)은 사망자에 대한 보상한도액이 1인당 최대 1억 5000만원이고, 수련시설배상책임보험(여성가족부)은 보상한도액이 최대 8000만원이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을 2017년 12월 발의했으나 지난해 8월 국회 행안위에 상정된 뒤 아무런 논의가 없는 상황이다. 변지석 행안부 재난보험과 과장은 “그동안 부처별로 사건이 터지고 난 뒤에 체계 없이 의무보험을 우후죽순처럼 도입했다. 그럼에도 사고가 반복됐고 본인 피해도 있지만 제3자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아 대규모 재난이 우려되는 시설 가운데 사각지대를 검토해 행안부가 19종 시설을 신설했다”면서 “현재 신규 의무가입대상을 확대하는 시행령을 검토 중이고, 오는 12월 추가되는 임대 공동주택 외에도 추가로 보완 가능한 곳들을 열심히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英 하키 대표 샘 워드 왼눈 시력 일부 잃고도 “도쿄올림픽 나갔으면”

    英 하키 대표 샘 워드 왼눈 시력 일부 잃고도 “도쿄올림픽 나갔으면”

    영국과 잉글랜드 필드하키 대표 선수인 샘 워드(28) 경기 도중 끔찍한 부상을 당해 왼쪽 눈의 시력을 일부 잃었는데도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워드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말레이시아와의 도쿄올림픽 출전권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이겨 올림픽 출전권을 확정한 경기 도중 공에 얼굴을 맞아 망막과 얼굴 근육이 망가지는 처참한 일을 겪었다. 영국 유니폼을 입고 126경기에 출전해 72골을 득점한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대영제국을 대표했는데 영국의 도쿄올림픽 대표 선수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길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5일 BBC 라디오 5 인터뷰를 통해 “이건 내 꿈”이라며 “지난 몇년 동안 내가 바라던 일이었다. 해서 난 (대표팀에) 돌아가 그걸 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두 골이나 넣어 출전권을 따내는 데 공을 세운 그는 이어 “머릿속으로는 (대표팀에)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몸도 열심히 만들어야 하고, 훈련도 세게, 재활도 제대로 해야 한다. 가장 큰 일은 가능한 스스로를 가장 좋은 상태로 만드는 것인데 매일 시작과 끝에 올바른 결정을 해야 한다”고 다짐하는 일도 빠뜨리지 않았다. <독자를 놀래킬 수도 있어 이 사진을 게재할지 여부를 많이 망설였다. 무엇보다 본인이 공개했고 글에서 보듯 부상의 공포를 털어내고 긍정적으로 이겨내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어 게재한다.> 그의 현재 왼눈 상태는 대단히 좋지 않다. 중앙에는 녹색 가림막이 쳐진 듯 뿌옇고, 주변부만 보이는 상태다. 워드는 “망막 손상이 있었으며 결코 온전한 상태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 얼마나 회복할지 지금 상태에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약을 삼키는 일도 힘들지만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다. 난 뭐든 잘 움직이는 남자이며 필요한 모든 것을 갖고 있다. 의료진 등등 주위의 모든 응원도 등에 업고 있다. 인생에는 이보다 나쁜 일들도 많다. 그런 시선을 유지하는 한 난 괜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키 선수들은 페널티 코너를 수비할 때만 마스크를 쓰고 있다. 하지만 워드가 다친 상황은 공격할 때였다. 동료가 슈팅을 날릴 때 수비수 앞에서 방해 동작을 하다 넘어졌는데 골로 향하던 공에 눈과 얼굴 부위를 맞았다. “공이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본 것이 기억난다. 모든 일이 그저 슬로비디오처럼 보였다”고 얘기한 그는 “내 식대로 난 조금 재미난 위치에 있었다. 그게 득점하는 데 도움이 됐는데 이렇게 제대로 얻어맞은 건 처음이었다”고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다만 얼굴에 보호장치를 쓰는 일에 대해선 “경기장의 조금 더 많은 곳에서 보호장치를 써야 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제때 제대로 무게를 실어 논의해야 할 일 중 하나다. 실제로는 아주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오염물질 측정값 조작 사업장 처분 강화

    앞으로 대기배출사업장이 측정값을 조작하는 등 불법 행위가 적발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환경부는 25일 불법 대기배출사업장의 처분을 강화하는 내용의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을 26일 공포한다고 밝혔다. 개정 법률은 공포 후 6개월 후 시행된다. 개정안은 측정값 조작 등 부당행위 금지와 측정값 조작 시 처분을 과태료에서 벌칙으로 상향, 초과배출부과금 가중 산정 등을 담고 있다. 우선 배출사업자는 측정대행업자에게 측정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토록 했다. 금지한 행위로는 측정결과 누락과 거짓 측정결과 작성, 정상적인 측정 방해 등이다. 위반시 행정처분과 함께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올해 4월 여수산업단지에서 적발된 측정값 조작사건에서 배출사업장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대행업체에게 부당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장이 측정결과를 거짓으로 기록·보존해도 동일한 처벌을 받는다. 현행법은 측정 결과를 거짓으로 기록하는 등 불법행위가 적발되도 최대 500만원 이하 과태료만 부과되면서 제재 수단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허용기준을 반복적으로 초과한 사업자에 대해 최대 10배 이내에서 초과부담금을 가중해 부과한다. 환경부는 대기배출부과금이 수질 등과 비교해 위반 횟수별 부과계수가 낮아 배출 허용기준 준수 유도에 한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금한승 대기환경정책관은 “사업자가 불법행위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방지시설 개선 등이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정재웅 서울시의원 발의 ‘서울시 사전협상 조례안’ 상임위 통과

    정재웅 서울시의원 발의 ‘서울시 사전협상 조례안’ 상임위 통과

    서울시의회 정재웅 의원(더불어민주당·영등포3)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안」이 22일 도시계획관리위원회를 통과했다. 사전협상제도는 2009년 서울시에 최초로 도입된 제도로서 시가지 내 저이용 부지의 활용도를 높이고 용도지역 상향 등으로 발생하는 이득을 사회적으로 배분하여 도시 개발사업의 공공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해주는 대신 토지가치 상승분(약 1조 7000억 원)을 주변지역 인프라 개선에 사용하기로 합의한 삼성동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사업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번 조례는 사전협상에 필요한 절차 등을 규정하여 정책의 지속가능성과 시행의 안정성을 높이고, 공공기여에 대한 기준과 이행 및 담보 근거를 마련하여 대규모 민간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재웅 의원은 “사전협상은 그간 서울시 내부지침을 근거로 운영돼 오던 제도로서, 금년 3월 도시계획조례 개정에 따라 대상 부지 기준이 1만㎡ 이상에서 5000㎡ 이상으로 완화되어 향후 활용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도적 안정성 확보를 위해 제정조례안을 발의하게 됐다”며, “금번 조례 제정으로 사전협상제도가 활기를 띄어 도시계획 변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계획이득이 사회적으로 공유될 수 있는 여건이 더욱 확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고로,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서울특별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안」(의안번호: 1071)은 12월 16일 개최되는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의결을 앞두고 있으며, 서울시로 이송 후 조례규칙심의회를 거쳐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S 붕괴 8개월 후 영국인 고아들 런던에 첫 도착, 네덜란드 “애들도 안돼”

    IS 붕괴 8개월 후 영국인 고아들 런던에 첫 도착, 네덜란드 “애들도 안돼”

    한때 이슬람 국가(IS)가 점령했던 시리아 지역에서 송환된 영국 출신 고아 어린이들이 22일(이하 현지시간) 런던에 입국했다고 BBC가 23일 전했다. 최고법원의 한 법관은 한 가정 출신인 고아들이 이날 아침 건강한 상태로 런던에 도착해 가족, 친척들과 함께 아침 식사를 들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모두 미성년이라 신원을 밝히지 않는 것은 당연한데 방송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몇 명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앞서 최고법원은 영국 외무부가 이들의 송환을 최대한 도우라고 요청했다. 가족들은 이들을 잘 감독하고 보살피겠다고 최고법원에 서약했다. 저스티스 키한 판사는 아이들이 이미 정착한 것으로 보이는 가족들의 집에 갈 수 있으며 어려운 여건에서 가능한 가장 행복한 결말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영국 정부에는 IS 세력이 제거된 지역에 남아 있던 모든 영국인 어린이들을 본국으로 데려와야 한다는 압력을 받아왔다. 도미니크 라브 외무 장관은 전날 “무고한” 어린이들은 “전쟁의 공포 속에 버려져 있어선 안된다”면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그들의 본국 귀환을 도울 것이다. 이제 프라이버시 존중과 그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지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지난 3월 IS가 사실상 붕괴한 것으로 선언된 이후 영국 정부 역시 IS가 발호하던 이라크와 시리아에 체류하던 자국민을 본국에 데려오는 데 주저한 것이 사실이다. 프랑스와 덴마크, 노르웨이, 카자흐스탄 같은 나라들은 비슷한 처지의 어린이들의 본국 귀환을 받아들였다. 유엔은 국제협약에 따라 시리아에서 박해 받은 자국민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것은 각국 정부의 의무 사항이라고 규정했다. ‘세이브 더 칠드런’은 이번 송환이 “잔인함에 맞서는 공감의 승리”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인도적 캠페인의 책임자인 앨리슨 그리핀은 “시리아의 끔찍한 여건에 오도가도 못하는 영국 어린이는 아직도 60여명이나 되는데 혹독한 겨울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며 “그들도 오늘 구출된 아이들처럼 아무런 잘못이 없다. 우리의 진짜 두려움은 그들이 살아남아 내년 봄을 보지 못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너무 늦기 전에 그들 모두가 집에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네덜란드 항소법원은 이날 국적이 박탈된 자국 출신 IS 여성들의 어린 자녀들을 본국으로 데려와야 한다는 지난 11일 하급심 판결을 뒤집었다. 원심은 IS 여성을 데려올 필요는 없지만, 네덜란드 국적이고 12세 미만 자녀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판결했다. IS에 합류한 네덜란드 출신 여성 23명은 자국 정부가 자신들과 자녀 등 56명을 IS 조직원과 가족을 구금하고 있는 시리아 알홀 수용소에서 데려오도록 명령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번 판결은 터키가 구금하고 있는 유럽국가 출신 IS 포로들을 송환하기 시작하고 네덜란드는 입국을 거부한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터키는 지난 20일 네덜란드 출신 IS 여성 포로 2명을 송환했으나, 네덜란드 정부는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국적이 박탈된 한 명의 입국을 거부하고 구금 센터로 이송했다. 네덜란드는 지난 2017년 IS에 가담한 이들의 네덜란드 시민권을 취소할 수 있도록 법률을 만들어 11명의 국적을 취소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처음부터 탈 많았던 지소미아 역사…다시 ‘정상화’ 가능할까

    처음부터 탈 많았던 지소미아 역사…다시 ‘정상화’ 가능할까

    22일 가까스로 연장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은 2016년 체결부터 이날 ‘조건부 연장’까지 각종 논란으로 점철된 역사를 가진다. 지소미아는 탄생부터 ‘밀실 협약’ 등의 논란이 일면서 우여곡절 끝에 협약이 체결됐다. 지소미아는 2010년 일본이 체결을 제안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2011년 1월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협정 체결 실무 차원의 논의가 이뤄졌다. 2012년 6월 26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협정안이 즉석 안건으로 상정해 비공개 처리했다. 때문에 ‘밀실 협정’이란 논란이 불거졌고, 여론의 비판이 상당히 고조됐다. 김태효 당시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지소미아 ‘밀실 협정’ 논란 속에 사의 표명할 정도로 여론이 악화됐다. 비판 여론이 지속되자 양측 정부도 한 발 물러섰다. 이튿날인 29일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는 도쿄에서 서명식을 50분 남기고 체결을 연기하기로 통보했다. 잠잠하던 지소미아 논의는 2016년 4월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서 미국이 한일 지소미아의 연내 체결을 요청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같은해 9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지소미아 체결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고 정부는 10월 지소미아 체결 논의를 재개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이어 11월 1일과 9일 도쿄와 서울을 번갈아가며 지소미아 체결을 위한 실무회의를 개최했고 14일 한일 정부는 지소미아에 가서명을 하게 된다. 이어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국무회의 의결 및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재가가 이뤄졌고 23일 한민구 전 국방장관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가 서명해 체결이 완료됐다.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에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을 명령했다. 이에 일본은 지난 7월 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에 대한 한국의 수출규제를 발표했다. 8월 7일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시행령을 공포했다. 한국도 12일 백색국가 명단에서 일본을 제외한 뒤 22일 예상을 뒤엎고 지소미아 종료를 전격 결정했다. 이날 청와대가 지소미아를 조건부 연장하면서 언제든 종료가 가능하다는 기존과 다른 형태로 남아있게 돼 다시 한 번 뒷말을 낳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과 일본이 지소미아 체결 이후 지소미아를 통해 주고받은 군사정보는 현재까지 총 32건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관한 정보다. 특히 한일 간의 관계가 악화됐던 시점인 지난 6월 이후에도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일본과 정보를 공유해 왔다. 논란 끝에 탄생했지만 그동안 군사정보 공유 과정을 보면 효용성은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보 교환의 수가 적을 뿐더러 단순한 확인 차원도 정보 교환으로 포함하기 때문이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분석관은 “지소미아가 가동된 현황을 보면 한일 간 정기적인 정보 교류는 없었다는 뜻”이라며 “긴박한 상황이 터졌을 때나 교환이 이뤄졌다는 건데 실질적으로 군사적 효용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군 당국도 지소미아를 두고 군사적 효용성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아 왔다. 다만 한미일 안보협력이라는 전략적 측면에서의 중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소미아는 국회 비준이 필요없는 협정이기 때문에 양국의 정치적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 다시 조건부를 뗀 정상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의 대립으로 보면 빠른 시일에 정상화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한일 간에 서로 접점이 없는 주장을 하고 있어 타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스릴러 킹 스티븐 킹, 미스터리 뺀 상냥한 소설

    스릴러 킹 스티븐 킹, 미스터리 뺀 상냥한 소설

    고도에서/스티븐 킹 지음/진서희 옮김/황금가지/204쪽/1만 2000원아내와 이혼하고, 고양이 ‘빌’과 함께 사는 스콧 캐리는 어느 날 자신의 몸이 비정상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외형은 전혀 변한 게 없지만, 기이하게도 몸에 무엇을 걸치든 몸무게의 합은 일관되게 줄어드는 것. 은퇴한 의사이자 절친한 친구인 ‘닥터 밥’에게 이 사실을 의논하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미국에서 지난해 출간된 경장편 ‘고도에서’는 ‘스릴러 킹’ 스티븐 킹의 전에 없이 상냥한 작품이다. 평범한 일상을 극한의 공포로 만드는 데 천재적인 재능을 보여온 스티븐 킹이다. 그러나 1999년 여름, 목숨을 잃을 뻔한 대형 교통 사고 후 그의 작품 경향은 조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러 소설을 쓰면서도 보다 인간애가 두드러지는, 휴머니즘적 결말을 취하는 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킹의 소설 중에서 ‘고도에서’가 갖는 위치는 독자적이다. 호러 미스터리, 스릴러의 요소는 한 톨도 없다. ‘나는 전설이다’로 잘 알려진 SF 작가 리처드 매드슨의 ‘줄어드는 남자’(1956)를 오마주해, 점차 몸무게가 줄어드는 남자와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언젠가는 몸무게가 ‘0’에 수렴하리라는 예측 속, 스콧의 인생에 난입한 것은 뜻밖에 이웃의 레즈비언 부부, 디어드리 매콤과 미시 도널드슨이다. 스콧은 자신의 집 마당에 용변을 보는 그들의 개를 포착한 사진을 건네고, 앞으로는 치워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하지만 뜻밖의 날 선 반응을 만나 놀라게 된다. 뒤이어 스콧은 왜 그들 부부가 그렇게 곤두설 수 밖에 없었는지, 그들을 향한 마을 전체의 공격적인 시선과 하나하나 마주하게 된다. 부모들은 할로윈에도 아이들에게 그들 부부네 집은 가지 말라고 하며, 사람들은 동네 식당에서 공공연히 부부를 비아냥거린다. ‘이 동네 전체가 레즈비언을 부결했다. 선거 투표에서 부결한 것만 뜻하는 게 아니다. 이 마을의 표어가 ‘남들 모르게 못 하겠으면 나가라.’ 인가 싶다.’(104쪽) 그들 부부의 공격성은 사람들 시선에 대한 반작용인 것이다. 여기서 돋보이는 것이 하루하루 몸무게가 바닥나 사라질 날을 앞두고 있는 스콧의 처신이다. 그 와중에도 스콧은 인생을 만끽하기로 했고, 그게 자기 자신에 대한 도리라고 여겼다. 그를 지탱해주는 것은 전 부인인 노라가 알코올 중독자 모임에서 배워 온 어느 격언 ‘과거는 역사이고 미래는 불가사의다’이다. 그가 불가사의한 미래를 역사적인 과거로 만드는 방법은 가슴 뭉클하다. 디어드리가 출전하는 지역 마라톤 대회에 같이 나간 스콧은 자신의 줄어든 몸무게를 적극 활용해 디어드리를 우승자로 만든다. 그 덕에 회생 불가이던 이들 부부의 레스토랑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스콧은 자신의 소망대로 부부를 집에 초대해 식사 대접을 한다. 책 그대로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겠다 싶을 만큼 눈에 그려지는 스토리가 인상적이다. 킹의 전작들 ‘샤이닝’,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이 그랬듯. 더군다나 ‘고도에서’는 공포, 스릴러가 빠진 킹의 소설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사족이지만 두고두고 기억하고 싶은 스콧의 살뜰함 한 가지, 채식을 하는 디어드리 부부에게 식사 초대 전 하는 말이다. “둘 다 글루텐 프리인가요? 유당불내증은요? 당신이나 미시, 도널드슨씨가 못 먹는 걸 요리하면 곤란하니까 알려줘야죠.”(145쪽) 세상에서 사라지기 직전의 처지에 이 정도로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세상을 살아 봄 직한 곳으로 만드는 ‘고도에서’의 마법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요즘뭐하니] 90년대 스타 최제우(최창민), 혜리와 연기 하고파..(인터뷰⓶)

    [요즘뭐하니] 90년대 스타 최제우(최창민), 혜리와 연기 하고파..(인터뷰⓶)

    #최제우 #배우 새롭게 도약하는 최제우는 영화 ‘한주’(감독 유성호ㆍ제작 영화사 딴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한주’는 소도시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 공포물이다. 특히 90년대 하이틴스타 김승현과 호흡해 캐스팅부터 눈길을 끌었다. 최제우는 김승현과 함께한 씬(scene)이 많냐는 질문에 “다른 분들에 비해 조금 많은 것 같다. 승현 씨도 형사 역할이고 저도 형사 역할인데 진보성향과 보수성향의 형사 역할이다. 승현 씨와 첫 호흡이라 재밌게 잘 찍었던 것 같다. 처음엔 어색할 줄 알았는데 막상 같이하다 보니까 서로 ‘이렇게 장면을 만들어가자’ 얘기를 많이 하니 장면도 좀 더 잘 나왔던 거 같다”고 답했다. 형사 역할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을까. “특별히 액션신이 있어서 힘들거나 그러진 않았다. 사건에 대해서 의심하고 세밀하게 들어가서 고민하는 역할이다” 어렸을 때와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는 최제우. “사이코패스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다. 정신적인 갈등을 겪을 수 있는 그런 역할을 좀 많이 하면서 이미지를 많이 바꿔보고 싶다. 그런 연기도 좋아하는 편이다. 또 츤데레 같은 사랑 연기를 하고 싶다. 내가 내성적이고 무뚝뚝한 스타일이라 오글거리거나 사랑표현들은 연습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같이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여배우로 혜리를 꼽았다.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들도 흥이 나게 하는 분들의 에너지를 좀 좋아한다. 혜리 씨의 에너지가 좋은 것 같다. 예전 작품들을 봤다. 같이 하면 왠지 작품도 잘 될 수 있는 그런 에너지를 받으면서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한 번 같이 연기 해보고 싶다”“이곳에서 20여 년 만에 인터뷰 한 것 같아요” 11월 14일 오후 서울신문사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최제우가 한 말이다. 최제우가 38세에 다시 용기 내 대중 앞에 섰다. 하이틴스타 최창민이 아닌 오래가는 배우 최제우로 기억되길 바라며. 2039년에 중년 배우가 된 최제우를 다시 인터뷰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본인이 원하는 키워드 3가지 1. “최제우 최창민” 이렇게 붙어 있는 것도 한번 보고 싶다. 2. “최제우 짱” 제가 불렀던 ‘영웅’이나 ‘짱’이라는 노래로 이름은 최제우. 이렇게 반전있게 올라왔으면 좋겠다. 3. “최제우 연애” 글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채현 김민지 gophk@seoul.co.kr [요즘 뭐하니]에서는 근황이 궁금한 스타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현재 그 스타가 궁금하다면 제보 seoulen@seoul.co.kr로 부탁드립니다.
  • [인터뷰⓶] 최제우로 돌아온 최창민 “다른 모습 보여주고파”

    [인터뷰⓶] 최제우로 돌아온 최창민 “다른 모습 보여주고파”

    #최제우 #배우 새롭게 도약하는 최제우는 영화 ‘한주’(감독 유성호ㆍ제작 영화사 딴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한주’는 소도시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 공포물이다. 특히 90년대 하이틴스타 김승현과 호흡해 캐스팅부터 눈길을 끌었다. 최제우는 김승현과 함께한 씬(scene)이 많냐는 질문에 “다른 분들에 비해 조금 많은 것 같다. 승현 씨도 형사 역할이고 저도 형사 역할인데 진보성향과 보수성향의 형사 역할이다. 승현 씨와 첫 호흡이라 재밌게 잘 찍었던 것 같다. 처음엔 어색할 줄 알았는데 막상 같이하다 보니까 서로 ‘이렇게 장면을 만들어가자’ 얘기를 많이 하니 장면도 좀 더 잘 나왔던 거 같다”고 답했다. 형사 역할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을까. “특별히 액션신이 있어서 힘들거나 그러진 않았다. 사건에 대해서 의심하고 세밀하게 들어가서 고민하는 역할이다” 어렸을 때와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는 최제우. “사이코패스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다. 정신적인 갈등을 겪을 수 있는 그런 역할을 좀 많이 하면서 이미지를 많이 바꿔보고 싶다. 그런 연기도 좋아하는 편이다. 또 츤데레 같은 사랑 연기를 하고 싶다. 내가 내성적이고 무뚝뚝한 스타일이라 오글거리거나 사랑표현들은 연습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같이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여배우로 혜리를 꼽았다.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들도 흥이 나게 하는 분들의 에너지를 좀 좋아한다. 혜리 씨의 에너지가 좋은 것 같다. 예전 작품들을 봤다. 같이 하면 왠지 작품도 잘 될 수 있는 그런 에너지를 받으면서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한 번 같이 연기 해보고 싶다”“이곳에서 20여 년 만에 인터뷰 한 것 같아요” 11월 14일 오후 서울신문사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최제우가 한 말이다. 최제우가 38세에 다시 용기 내 대중 앞에 섰다. 하이틴스타 최창민이 아닌 오래가는 배우 최제우로 기억되길 바라며. 2039년에 중년 배우가 된 최제우를 다시 인터뷰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본인이 원하는 키워드 3가지 1. “최제우 최창민” 이렇게 붙어 있는 것도 한번 보고 싶다. 2. “최제우 짱” 제가 불렀던 ‘영웅’이나 ‘짱’이라는 노래로 이름은 최제우. 이렇게 반전있게 올라왔으면 좋겠다. 3. “최제우 연애” 글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채현 김민지 gophk@seoul.co.kr [요즘 뭐하니]에서는 근황이 궁금한 스타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현재 그 스타가 궁금하다면 제보 seoulen@seoul.co.kr로 부탁드립니다.
  • [씨줄날줄] 도쿄, 광주, 베이징, 홍콩/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도쿄, 광주, 베이징, 홍콩/박록삼 논설위원

    시내에서 제법 떨어진 곳에서도 ‘드르륵’ 총소리가 들렸다. 헬기에서는 전단을 살포했다. ‘폭도들이 무장한 채 폭동을 벌이고 있다. 계엄군은 자위권을 갖고 있다’ 등속의 내용을 담았다. 그 시간 광주 도청 앞 상무관 바닥에는 형체도, 신원도 알아보기 힘들 만큼 피칠갑 된 시신들이 즐비했다. 또 11공수여단은 송암동에서 민간인을 무차별 사살한 뒤 인근 산에 암매장했다. 죽음의 공포가 지배하던 1980년 5월의 광주는 바깥으로 나갈 수도, 들어올 수도 없었다. 시민들은 민주주의의 나라 미국이 신군부의 학살극을 멈춰 주길 바랐지만, 미국은 침묵하고 방관했을 뿐이었다. 40년 전 광주는 한국 안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철저히 고립됐다. 꼬박 50년 전 일본 도쿄도 그랬다. 1968년 ‘전국학생공동투쟁회의’ 줄여서 ‘전공투’라고 부르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수만명이 매일같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출발은 니혼대학의 재단 비리였다. 학생시위는 과격해졌고, 일왕의 참수를 공공연히 얘기하고, 반제국주의·반정부를 주장하는 사회주의 혁명의 움직임으로 확산됐다. 쇠파이프, 화염병에 사제폭탄까지 나왔다. 도쿄대를 점거한 학생들은 1969년 1월 8500명의 기동대가 진압작전을 개시해 72시간에 걸친 공방 끝에 모두 진압됐다. 전공투는 과격성과 폭력성으로 인해 스스로 고립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1989년 6월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앞은 어땠는가. 중국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 시위에 중국 정부는 계엄령을 내렸고, 군과 탱크를 동원했다. 공식 발표로는 민간인 사망자 875명, 부상자 1만 4550명이었고 군인은 56명이 사망, 7525명이 부상당했다. 비공식 집계로는 1만명이 넘게 사망했다는 주장들도 있다. 그 유명한 사진을 떠올리며 탱크 앞에 홀로 섰던 그 시위자는 그 후로 어떻게 됐을까를 상상한다. 2019년 11월 홍콩 이공대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나흘째 전기와 물도 끊긴 채 경찰에 봉쇄된 이공대 안에는 지난 17~18일 이틀 동안 600명을 체포했지만, 아직도 200명 가까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진압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있었던 희생보다 더 끔찍한 살상이 벌어질 수 있음을 뜻한다. 하수구를 통해 탈출을 시도하려던 이들도 있었다. 화염병, 화살 등으로 저항하고 있다지만, 미성년인 10대 청소년도 다수 포함된 시위대가 느낄 고립무원의 공포와 시시각각 조여 오는 불안감은 짐작만 할 뿐이다. 홍콩은 제2의 광주도, 제2의 도쿄도, 제2의 베이징도 돼선 안 된다. 피의 역사로 배울 교훈은 이미 충분하다. 철저히 인도주의적인 국제사회의 연대가 절실하다. youngtan@seoul.co.kr
  • ‘깜깜이’ 시위 진압에 떨고 있는 이란 시민

    앰네스티 “3일간 최소 106명 사망 총기·물대포 사용… 탄피 널려있어” 인터넷 연결도 4% 수준 ‘전면 차단’ 경제 문제로 분노한 시민이 일으킨 시위가 레바논, 이라크에 이어 이란까지 이어진 가운데, 중동의 패권국가 이란이 시위에 대응하는 방식이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 CNN과 AP통신에 따르면 국제앰네스티는 19일(현지시간) 이란 정부의 시위 탄압으로 지난 3일간 최소 10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국 제재로 경제가 황폐해진 가운데 정부가 유가 보조금을 삭감하면서 도시 100여 곳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대부분 주요 도시에서 사망자가 나왔다. 앰네스티는 실제론 200명 정도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시위 양상이나 당국에 체포된 시위대 수, 부상자나 사망자 수 등 어떤 정보도 명확하게 집계되거나 전해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집계를 하지도 않고 설명을 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앰네스티는 현지 언론인과 인권운동가들을 인터뷰한 뒤 “당국이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총기와 물대포, 최루탄을 사용하고, 곤봉으로 참가자들을 때리는 장면이 영상에 찍혔다”면서 “탄피가 바닥에 널려 있는 모습도 확인됐다. 실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이란 정부는 시위 시작과 함께 인터넷을 전면 차단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이란의 인터넷 연결 수준은 평소의 4%에 불과했다. 이란은 앞선 시위 때도 인터넷을 차단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속도를 많이 떨어뜨리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엔 복잡한 기술을 동원해 사실상 인터넷을 완전히 끊었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인터넷 차단은 시위대끼리 소통을 막아 시위 조직과 확장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 또 시위와 진압 상황이 국외로 나가는 것을 제한한다. 이란은 현재 국영언론과 국가 관계자들을 통해서만 정보가 나오고 있다. 국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사망자는 단 6명이다. 정부 관리들은 시위 주도자들이 해외에서 왔다고도 주장한다. 시위나 소요 상황에서 정부가 인터넷을 차단하는 조치는 최근 미얀마, 중국, 인도, 짐바브웨, 베네수엘라 등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인도는 자국령 카슈미르 자치권을 회수하고 군대를 진입시키면서 인터넷을 완전 차단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아동 성추행범 잡으려 피해자인 딸 미끼로 던진 美 검사

    아동 성추행범 잡으려 피해자인 딸 미끼로 던진 美 검사

    미국의 한 검사가 어린 딸을 미끼로 아동 성추행범을 유인한 사실이 드러났다. 머큐리뉴스는 1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산타클라라 카운티 지방검찰청 소속 검사가 자신의 딸을 성추행한 남성을 유인하기 위해 딸을 또다시 범죄 현장으로 내몰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검사는 현재 14세 미만 아동의 안전을 위협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피해 소녀의 신변 보호 차원에서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산호세 경찰은 11일 딸이 성추행당하는 장면을 촬영했다는 검사의 연락을 받고 알리 모하마드 라즈미리라는 이름의 76세 남성을 체포했다. 검사가 촬영한 영상에는 용의자가 소녀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산책하는 모습은 물론 함께 벤치에 앉아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용의자는 소녀가 자리를 뜨려는 순간 다시 벤치로 끌어당기고 얼굴을 들이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용의자는 자신은 머리에 입맞춤했을 뿐이며, 소녀가 자리를 떠나도록 내버려 두었다고 부인했다. 또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어 기억이 온전치 못하며, 모든 신체적 접촉은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애정을 표한 것뿐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피해 소녀는 “성추행범이 입을 맞추려고 몸을 숙이는 장면”이라면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또 남자가 자신의 뒤를 쫓아왔다고 설명했다. 딸이 성추행범과 함께 있으면서 극도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을 때, 이 장면을 촬영하던 아버지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딸과 성추행범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으나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시야 밖이라 몰랐다는 입장이다. 검사 아버지의 수사는 이달 초 처음 시작됐다. 딸이 지난달 주치의에게 “8월부터 9월 사이 같은 남자에게 총 3차례에 걸쳐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으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지만, 그는 별도로 증거 수집 작전에 들어갔다. 검사는 13살짜리 딸에게 성추행이 일어난 산책로를 왔다 갔다 하면서 성추행범을 유인하라고 시켰다. 또 성추행범을 만나면 몸을 만지도록 내버려 두되, 만약 가슴이나 다리 사이로 손이 들어가면 빠져나오라고 지시했다. 비록 범인은 잡았지만, 이미 성추행 피해를 본 딸이 또 한 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도록 방치했다는 비판이 일자 검찰은 그에게 휴직 처분을 내리고 조사에 돌입했다. 검사가 자신의 딸 사건에 개입한 민감한 사안이라 검찰과 경찰 모두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다만 산호세 경찰서장 에디 가르시아는 “아버지로서 자신의 딸이 성범죄 피해자가 되었을 때 얼마나 감정적일지 이해는 하지만, 아이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통일 기사 경진대회] 우수상 김진영 ‘단장’

    사단법인 통일교육협의회가 주최하고 서울신문과 통일부 통일교육원이 후원한 ‘제1회 전국 대학생기자단 평화현장 취재 및 통일기사 경진대회’ 수상작 11편을 게재한다. 11개 대학 19명의 대학생 기자들이 지난달 11일과 12일 경기 파주 캠프 그리브스 유스호스텔에서 묵으며 파주 임진각, 오두산 통일전망대, 국립 6·25전쟁 납북자기념관 등을 돌아보고 작성한 기사를 서울신문 평화연구소가 심사해 대상(통일부 장관상)에 이다현(단국대) 씨 등 11명을 선정해 시상했다. ▲수상자 명단 △대상(통일부장관상) 이다현(단국대) △최우수상(통일부장관상) 이에스더(숙명여대) 이선우(고려대) △우수상(서울신문 사장상) 김진영(동국대) 백진우(한국성서대) 이준태(서울시립대) △장려상(통교협 상임의장상) 권세은(동국대) 안수환(강원대) 김찬수(서울대) 서동영(중앙대) 오은빈(선문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우수상 동국대 김진영 ‘단장’ 국립 6·25전쟁 납북자기념관에서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미스트롯에서 송가인의 결승곡, “단장의 미아리 고개”였다. 집에서 수백 번 들었던 곡이었기에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한없이 여리고 소녀같은 어머니는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눈물을 흘리고 계셨는데, 전국 대학생기자단 소속으로 평화현장을 취재하며 전시 납북피해자의 가슴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니 이제서야 이해가 되었다. 지금까지는 ‘단장’이란 단어의 의미가 ‘창자가 끊어질 정도의 아픔’이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부모 자식간의 관계는 세상 그 무엇으로도 끊어낼 수 없는 천륜으로 맺어진 인연이라 했다. 지금 내 나이 스물넷, 정말 꽃다운 청춘에 강제로 가족과 헤어져 같은 땅 안에서 두 발 딛고 살아있는데도 만날 수 없다면, 그 슬픔은 어떠한 말로도 위로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깊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본 가슴 찢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그런 힘든 시간을 이 글을 읽는 독자는 여러 차례 겪어보지 않았으면 하지만, 가깝게는 나의 사랑하는 연인이 아무런 소식 없이 연락두절 되었을 때. 그 무엇도 손에 잡히지가 않고 선명하게 자리 잡고 있는 메신저 속 1이라는 숫자만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지는 않았는가. 정말이지 그렇게 목이 타고 답답할 수가 없다. 그에 비할 수 없게, 납북자 가족은 생존조차 확인할 길이 없는 수억, 수천 배의 답답한 고통을 평생 안고 살아간다. 그러니 이산가족의 아픔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날씨는 또 왜 이리 좋은지 기념관 바깥으로 나오는 순간에는 저절로 하늘에 눈길이 가버렸다. 솔직히 화가 치밀어 올랐다. 당시 납북피해자들이 겪었을 이별의 공포.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기 때문이라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겼지만, 감정이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에게 느낀 감정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일원으로서 한반도에 존재하는 천만 이산가족의 아픔을 과연 얼마만큼 헤아리고 있었으며 또 나의 천륜이 아니라고 얼마나 외면하며 이기적으로 살아왔던 것인가. 현재 북한은 배고파 우는 아기에게 소가 소화시키지 못한 소똥에서 옥수수와 콩알을 골라 입에 넣어줘야 하는 처참한 상황이다. 평화통일을 위한 합의문에 직접 서명은 하지 못하더라도 한민족으로 갓 태어난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가 한반도라는 땅 안에서 배고파 죽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서면 그저 땅일 뿐이나, 걸으면 길이 된다”고 배웠다. 우리 대한민국의 대학생은 마땅히 그 길을 만들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북녘에 있는 해맑은 아이들의 고귀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정주영 회장님처럼 기부라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 41년 만에 말 바꾼 美 “이스라엘 정착촌, 국제법 위반 아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8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 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이 국제법에 어긋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며 기존 정책을 41년 만에 뒤집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서안 지구 합병을 추진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준 ‘정치적 선물’이라고 뉴욕타임스는 평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적 논쟁의 모든 측면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서안 지구에서의 이스라엘 민간 정착촌 건설은 국제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결론은 서안에 민간인 정착촌이 설립돼 나타난 사실과 역사, 상황에 근거한 “현지의 현실을 인정한 것”이라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1981년 취임 직후 기자들에게 “(정착촌은) 본질적으로 불법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덧붙였다. 정착촌에 관한 미국의 정책은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인 1978년 미 국무부가 “정착촌은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법률적 의견에 기반을 두고 있다. 41년 만의 미국 입장 변화에 이스라엘 강경파는 영토로 합병하자고 주장했다. 극우파인 아옐렛 샤케드 전 법무장관은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영토주권을 이 지역에 적용할 때”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에게 트위터를 통해 감사를 표했다. 이스라엘 정착촌 옹호단체인 예샤 카운슬도 이스라엘 정부가 즉각 정착촌에 대한 주권을 선포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유럽연합(EU)은 우려를 표하고, 팔레스타인은 분노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고위 관리인 하난 아슈라위는 “우리는 충격과 공포를 표할 수 없다”면서도 “미국은 국제법을 다시 쓸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의 대표 협상가인 사입 우라이까트도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법을 정글의 법칙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모든 (이스라엘) 정착 활동은 국제법상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AFP는 “미국의 입장 변화는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 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분투하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힘을 실어 준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9월 총선 이후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는 20일까지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집권 리쿠드당의 네타냐후 총리에 이어 간츠 대표도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1년 사이 세 번째 총선이 치러질 수도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쇳가루 공포’ 인천 사월마을, 주거환경 부적합

    ‘쇳가루 공포’ 인천 사월마을, 주거환경 부적합

    미세먼지·소음에 우울증·불안증 높아 환경부 “지자체와 함께 개선책 마련”인천 사월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마을에 난립한 공장과 오염물질 배출로 건강 이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2가구 122명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에서 제조업체 122곳, 폐기물처리업체 16곳 등 165곳의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환경부는 사월마을이 주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환경 개선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같은 사실은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19일 오후 7시 인천 서구 오류왕길동 사월마을 왕길교회에서 열린 주민건강영향조사 설명회에서 확인됐다. 전북 익산 장점마을에 이어 인천 사월마을도 주변 환경이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조사는 주민 청원에 따라 2017년 12월부터 올 8월까지 진행됐다. 사월마을에 있는 165곳 공장 가운데 82곳은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인 망간·철 등을 취급한다. 마을 앞쪽 수도권 매립지 수송도로에는 버스와 대형 트럭이 하루 1만 3000대 오가고, 마을 내부 도로에는 승용차와 소형 트럭 700여대가 통행한다. 환경오염 조사 결과 대기 중 미세먼지·중금속이 인천의 다른 주거지보다 높았고, 마을 내 토양과 주택 침적먼지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 지난해 겨울·봄·여름 각 3일간 3개 지점에서 측정한 대기 중 미세먼지(PM10) 평균농도는 55.5㎍/㎥로 인근 지역(37.1㎍)보다 1.5배 높았다. 대기 중 중금속 성분인 납·망간·니켈·철 농도는 각각 2~5배 높았지만 국내외 권고치를 초과하지 않았다. 또 2005~2018년 주민 122명 중 15명에게 폐암·유방암 등이 발생해 8명이 사망했지만 전국 대비 암 발생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연구진은 미세먼지 농도와 주야간 소음도, 우울증과 불안증 호소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주거환경으로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건강검진 참여자의 우울증 호소율은 24.4%, 불안증 호소율은 16.3%로 전국 평균(우울증 5.6%, 불안증 5.7%)보다 높았다. 이관 동국대 의대 교수는 “24시간 공장이 가동되면서 소음과 정신질환 간 관련성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난 국민형님” 최민수, 징역 1년 구형에 억울함 호소

    “난 국민형님” 최민수, 징역 1년 구형에 억울함 호소

    보복운전 혐의로 기소된 배우 최민수(57)가 검찰의 징역 1년 구형에 “벌금형으로 감형해달라”고 요청했다. 19일 오후 2시 서울남부지방법원 제2형사부에서는 최민수의 특수협박, 재물손괴, 모욕(보복운전) 혐의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 최민수 측 법률대리인과 검찰 양측은 “사실오인으로 인한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추가로 신청할 증인이 없다”는 입장은 동일했다. 다만 검찰 측은 1심 구형 당시와 마찬가지로 ‘징역 1년’의 입장을 유지했다. 반면 최민수 측은 ‘오해’와 ‘증거 없음’, ‘고의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히며 감형을 요청했다. 앞서 1심 재판부가 내린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의 판결에 대해 “전반적인 행위상 과도하다. 벌금형 정도로 감형해달라”고 주장한 것. 재판 당일 아내 강주은과 함께 법원을 찾은 최민수는 항소심 1차 공판에 임하는 소감에 대해 “내 신조가 ‘어느 상황에서든 쪽팔리지 말자’다. 여러분 앞에 선 내 모습이 아직은 안 쪽팔린 것 같다”고 말했다. 최민수 변호인은 “고소인이 접촉사고로 의심되는 행위를 하고도 미조치한 것에 대해 따지고자 따라갔던 것이 특수협박, 손괴로 오해받았다”고 주장했다. 최민수는 최후 변론에서 이날 아침 겪은 비슷한 사고 상황을 꺼내기도 했다. 그는 “오늘 아침에 집사람과 함께 커피를 사러 가던 길에 교통사고가 날 뻔했다. 결과만 얘기하면 집사람이 깜짝 놀랐고, 내가 클랙슨을 울리자 상대가 욕을 했다”면서 “그런데 창문을 내리니까 그쪽에서 ‘어우 형님’하더라. 난 국민 형님이다. 그렇게 서로 사과하고, 악수하고 헤어졌다. 이게 내가 가진 상식의 선”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민수는 “난 대중을 상대하는 직업을 30년 넘게 해왔다. 상대를 배려하고, 웃으면서 먼저 다가가는 게 내장된 삶”이라면서 “상대방은 공포심을 느꼈다 하는데,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차를 세우고 날 알아본 순간 ‘산에서 왜 내려왔냐’, ‘용서하지 않겠다’, ‘연예인 생활 못 하게 하겠다’고 했다.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 내게 그렇게 분노할 일이냐”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언제부턴가 서로 믿을 수 없는 나라가 됐다. 여성성과 법 뒤에 숨어 사는 세상”이라고 개탄하면서 “형량에 대해서는 판사님들의 판단을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최민수는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 서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개인적으로 벌금형 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직접 밝혔다. 최민수의 보복운전 혐의 항소심 선고는 오는 12월 20일 오전 10시30분에 내려진다. 한편 최민수는 2018년 9월 17일 오후 1시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거리에서 보복운전 및 상대 운전자를 모욕했다는 혐의로 올해 1월 기소됐다. 지난 9월 1심 재판부는 최민수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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