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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미노처럼 무너져가는 서울 상권…단, 청담동만 불 밝혔다

    도미노처럼 무너져가는 서울 상권…단, 청담동만 불 밝혔다

    주요상권 5곳 업종별 매출 분석·심층인터뷰‘경제’보다는 ‘방역 우선’ 지침에 생업 포기“버틸 수 있다” 희망은 머지않아 절망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1년간 자영업자들이 차례대로 무너졌다. 지난해 2월 중국 후베이성을 거친 외국인 입국 제한을 시작으로 서울 명동 같은 외국인 관광·쇼핑 명소가 타격을 받더니, 5월에는 이태원 클럽 발 확산으로 서울 주요 상권이 붕괴했고, 지난 8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된 노래방과 헬스장, PC방 등이 타격이 컸다. 그 사이 자영업자에게 재난지원금 등 지원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경제’보단 ‘방역’ 우선이라는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자영업자들은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해야 했다. 서울신문은 코로나19 확산 1년을 맞는 20일 서울 주요 상권 5곳(명동, 신촌동, 이태원1동, 종로1·2·3·4가동, 청담동)의 업종별 매출 증감률을 분석하고 상권마다 자영업자 10명씩 총 50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매출액 분석은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데이터를 이용했다. 상권 특징마다 업종별 매출액 감소 차이는 있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보다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물론 이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매출 상승세를 보인 상권과 업종도 있었다. 손꼽히는 부촌인 강남 청담동의 가방업종 매출은 코로나19 전보다 수십 배 뛰었고,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된 헬스장 역시 매출액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외국인 관광객 감소, 첫 직격탄 맞은 명동 명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기석(61)씨는 지난해 4월 직원을 한 명 줄였다. 2~3월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어떻게든 버텨 봤지만, 4월엔 버틸 수가 없었다. 한 때 이씨 가게는 과거 일본 공영방송 NHK의 다큐멘터리에 소개돼 일본인에게 유명새를 타면서 많을 땐 하루에 손님 300명 정도를 받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그러나 지금은 월세 120만원과 전기·가스비 등 100만원을 내고 나면 빠듯하다. 이씨는 지난 18일 “가게가 작아 그나마 고정비가 많지 않아 버티고 있다”며 “오늘도 2000만원 대출을 신청했다. 4차 재난지원금이 나올 만큼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사람들이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광·쇼핑 명소인 명동은 지난해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이후 빠르게 상권이 식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을 찾는 일본·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니 장사가 잘될 리가 없었다. 실제로 명동의 한식업 점포당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1월 3278만원이었지만 2월 2374만원, 3월 1909만원으로 떨어졌다. 3개월 사이 42.8% 떨어진 것이다. 소매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해 3분기(7~9월) 명동의 가방매장의 평균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전년 동기 대비 71.2%나 감소했다. 화장품(55.1%↓), 의류(44.8%↓), 신발(35.8%↓) 모두 하락세였다. 현장 체감 온도는 더 나빴다. 지난 18일 기준 명동거리는 주한중국대사관이나 명동성당 인근 등을 제외하면 10개 점포 중 문을 연 점포 1개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월세가 그나마 낮고 서울시가 월세를 반값으로 낮춘 지하상가도 10개 중 2~3개꼴로 ‘잠정 휴업’ 상태다. 30년째 명동 지하상가에서 가방을 판 이경구(가명·62)씨는 “빈집은 3040대 남자 사장들이 냉동창고에서 일하거나 택배, 라이더를 하러 간 것”이라면서 “남은 사람들도 적자이지만 나이가 많다. 올해면 ‘코로나가 끝나겠지’ 하는 희망으로 버틴다”고 했다.●이태원 클럽발 확산, 무서운 낙인효과 “사람들이 이태원을 ‘다녀오면 코로나19 걸리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코로나19가 끝나도 이러한 낙인효과가 쉽게 사라질까 모르겠어요. 이태원에 희망이 있기는 한 걸까요.”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12년째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구자훈(52)씨는 19일 텅 빈 가게를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태원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이태원의 성장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렇기에 최근 이태원의 위기가 누구보다 마음 아플 수밖에 없다. 구씨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초까지는 금방 종식될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이태원 클럽 발 사태 이후 간신히 버티던 매출이 90%나 빠지면서 희망이 무너졌다. 최근 하루에 가게를 찾는 손님은 고작 3팀 정도다. 밀린 임대료를 갚기 위해 부업으로 배달 플랫폼업을 하고 있지만 변변찮다. 구씨는 “어려움은 둘째 치고 과거와 같은 날이 다시 올지 확신이 없다는 게 가장 두렵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태원1동 상권의 매출액은 곤두박질 쳤다. 특히 일반 음식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중식이 80.8% 떨어졌고, 일식과 한식은 각각 68.5%, 56.5% 감소했다. 서울 전체 같은 기간 업종 매출액 평균 증감률(중식 16.2%↓ 한식 15.2%↓ 일식 1.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문제는 이태원의 낙인효과다 서울시 상권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이태원을 찾는 고객의 80%는 외지인이다. 20~30대 젊은 층이 주요 고객인데 지난해 5월부터 집단감염에 대한 공포감이 극대화하면서 발길이 순식간에 멈췄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이태원 상권 매출액은 지난해 5월 기준 전월보다 호프업종은 49.7%, 치킨전문점은 46.4%, 한식은 46.5% 급락했다. 야간 영업 의존도가 높은 것도 문제다. 외식업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매출이 70~80% 집중됐다.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지훈(가명·46)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업주들에게 1~2시간만 장사하고 문을 닫으라고 하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하다”며 “영업 제한 시간을 상권에 맞게 조정해야 이태원 상권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관광객·대학생 사라진 신촌동, 남은 건··· “이화여대 앞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이 위주예요.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발길이 뚝 끊기니까 상권이 죽어버린 거죠. 이대는 원래 미용실, 신발·옷가게가 싼 걸로 유명해요. 외국인 상대로 박리다매 식으로 장사를 해온 거죠. 이제 그런 게 없으니 5000원~1만원짜리 옷 한두 벌을 손님 5명에게 판다고 무슨 장사가 되겠어요.” 5년간 이대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한 이정희(가명·33)씨는 지난해 5월부터 코로나19 충격이 컸다고 했다. 3~4월은 사정이 나쁘지 않았지만, 정확히 5월부터 손가락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며 손님 수가 쭉 떨어졌다고 했다. 반등도 없었다. 물건을 대량으로 사갔던 외국인 관광객도 코로나19 여파로 자취를 감쳤고, 하루 매출 300만원까지 찍었던 가게 매출은 하루에 1만원짜리 옷 한 장 팔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이씨는 “주변에 오피스텔을 짓고 있는데 옆에서 보면 인적은 없고 공사판인 곳에 누가 이곳에 오려고 하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8일 찾은 신촌 내 이대 정문 앞 상권과 신촌역 부근에는 적막감만 흘렀다. 옷과 가방 등을 박리다매로 사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자 신촌동의 주요 소매점의 매출 타격이 컸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가방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5% 줄었다. 화장품업도 74.7% 줄었고, 의류업은 61.2% 줄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성지민(40)씨는 “어떨 때는 (손님이 가게에) 하루에 한 명도 안 들어올 때도 있다”며 “보증금이 1억 원 정도라고 하면 6000만 원 정도가 월세로 빠졌다”고 말했다. 신촌역 부근 대학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학생이 등교할 필요가 없다 보니, 유동인구는 자연스레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한식업 매출액은 전년대비 36.6% 줄었고, 대학생들이 부담없이 찾는 패스트푸드점과 치킨전문점, 분식점 매출액은 같은 기간 46.0%, 57.1%, 44.3% 줄었다. 신촌역 부근에서 찜닭집을 운영하는 김장훈(44)씨는 “이 가게는 대학생이 이용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평소엔 학생들이 3~4인 단위로 자주 왔는데, 지금은 초토화됐다”며 “세금낼 돈도 없어 대출금 1억원 중 일부로 세금을 냈다. 그렇다고 폐업할 엄두도 못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2차 문화 사라진 오피스·학원가 종로 종로는 학원에 다니는 성인 학생들과 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다. 일과 수업이 끝난 후 갖는 저녁 모임이 활발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제한된 음식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회식 단골 메뉴인 삼겹살 등이 포함된 한식 업종과 중식 업종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6%, 29.0% 감소했다. 서울시 전체 매출 가소분(각각 15.2%, 16.2%)을 고려하면 종로1·2·3·4가동은 이보다 2배 가까이 줄었다. 회식 2·3차 업종들은 타격이 더 컸다. 회식 자체가 크게 줄었거니와 1차만 모인 후 모임을 해산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회식 2·3차 업종인 노래방, 당구장 등은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돼 지난해 절반을 문을 닫은 채 보내기도 했다. 종로1·2·3·4가동의 노래방 매출은 같은 기간 3분기 매출액은 67.2%가 급감했다. 당구장 매출액도 서울시 전체로 보면 거의 줄지 않았지만, 종로의 경우 39.7%가 감소했다. ‘종각 젊음의 거리’ 상권만 따로 보면 당구장 매출은 62.3% 줄었다. 종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중훈(가명)씨는 “2주간 겨우 14만 3000원을 번 적도 있었다”면서 “평소에도 오후 9~10시쯤 첫 손님을 받곤 하는데 운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각 젊음의 거리 일대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성훈(가명)씨는 “보통 2차나 3차로 많이 오는데 문을 열어도 낮에 장사가 돼야 영업을 하지 않겠느냐”면서 “이 일대는 임대료가 비싸다. 1층은 한 달에 1500만원 정도 하고, 나도 2층 전체를 쓰면 한 달에 2000만원 정도를 낸다. 규모가 크게 장사하는 사람부터 타격을 크게 입었다”고 말했다.●해외여행 대신 명품···청담동 샵 매출 폭등 지난 18일 월요일 오전 10시. 청담동 인근 갤러리아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는 고객 16팀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 앞에서 만난 손님들은 “지갑이나 가방을 사기 위해서” 왔고, 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여성들이었다.매장을 방문한 여성은 “해외여행을 못 가는 대신 생일을 맞아 저 자신에게 명품백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비웃기나 한 듯 청담동에 있는 명품매장의 소비는 급격하게 늘었다. 청담동 명품거리에 있는 루이뷔통이나 에르메스 매장은 ‘가방업’종으로 분류되는데, 지난해 3분기 청담동 내 가방업종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79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거리를 품고 있는 압구정 로데오거리(서울시 상권분석시스템의 임의적 분류)에 한정하면 매출 상승액은 같은 기간 1380.1%에 이른다. 코로나19에 갈 곳 잃은 돈들이 명품 구입에 쏠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 전역 기준 가방 판매점의 같은 기간 매출액 상승률(23.5%↑)과 비교해도 50배 이상이다. 다른 명품으로 분류할만한 소매업도 증가세를 보였다. 시계·귀금속 업종의 매출은 같은 기간 148.2% 상승했고, 화장품 업종도 148.6% 뛰었다. 청담동 인근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인기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는 주말에는 오픈시간에 맞춰가도 벌써 200팀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들이 명품을 구입하는 등 일종의 보복 소비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특이한 점은 일식과 중식의 매출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청담동 내 일식과 중식의 매출액은 12.6%, 16.3% 올랐다. 일식과 중식의 경우 고급 음식점이 많고 개별 방으로 구분된 식당이 많다보니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집합금지업종이었던 피트니스센터도 같은 기간 18.5% 매출액이 늘었다. 골프연습장은 79.4%나 늘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여수시, 설 맞이 ‘수산물 꾸러미’ 30% 할인 판매 나서

    여수시, 설 맞이 ‘수산물 꾸러미’ 30% 할인 판매 나서

    여수시가 설을 앞두고 국내산 참돔 가격 하락으로 시름에 빠진 관내 어류양식어가 돕기에 나섰다. 시는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15일간 설맞이 수산물 꾸러미 판매행사를 한다. 품목은 생물 기준 600g 이상 참돔 3미와 400g 이상 우럭 2미로 구성된 반건조 진공포장 상태의 참돔·우럭 세트를 4만원에 판매한다. 시중가격의 3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무료배송이다. 시는 유관기관과 단체는 물론 여수산단기업, 향우회 등을 대상으로 공문을 보내 수산물 꾸러미 판매 행사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시 관계자는 “어류 양식어가의 경영난 해소는 물론 어가 경영에 새로운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며 “여수산단 기업 및 유관기관과 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어류양식어가를 위해 ‘여수 수산물 사주기’ 운동을 전개해 왔다. 여수시청, 해양수산부, 향우회, 여수산단 등 13개 유관기관·단체 및 우체국 쇼핑몰 입점 판매와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 10억여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어류양식어가에 힘을 보탰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EPL ‘공포’의 손

    EPL ‘공포’의 손

    손흥민(29·토트넘)이 또 ‘골대 불운’을 겪으며 2경기째 득점포 가동에 실패했지만 도움을 추가하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통산 100번째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손흥민은 18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셰필드 브라몰 레인에서 끝난 2020~21시즌 EPL 19라운드 ‘꼴찌’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5분 코너킥으로 세르주 오리에의 헤더 선제골을 거들었다. 정규리그 18번째(12골 6도움)이자 시즌 25번째(16골 9도움) 공격포인트다. 이로써 손흥민은 2015년 EPL 입성 뒤 정규리그에서만 65골 35도움으로 통산 100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축구통계 전문사이트 옵타에 따르면 아시아 선수 최초이자 토트넘 선수로는 7번째 기록이다. 손흥민은 선제골 도움 3분 뒤 해리 케인의 침투 패스를 받으며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 모서리를 파고들어 골키퍼를 넘기는 칩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맞히는 바람에 머리를 쥐어뜯었다. 지난 14일 풀럼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골대 불운이다. 그러나 토트넘은 전반 40분 손흥민의 적극적인 수비로 추가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압박에 다소 부정확했던 상대 패스를 끊어낸 에밀-피에르 호이비에르가 손흥민과 짧게 공을 주고받다가 케인에게 공을 건넸고, 케인은 페널티아크에서 상대 수비를 뚫는 오른발 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케인은 손흥민과 함께 득점 공동 2위(12골)가 됐다. 도움에선 케인이 1위(11개), 손흥민이 5위다. 토트넘은 후반 14분 데이비드 맥골드릭에게 헤더골을 내줬으나 3분 뒤 탕귀 은돔벨레의 원더골로 셰필드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렸다. 상대 수비의 견제를 받으며 골문을 등지고 있던 은돔벨레가 오른발등으로 공을 차 자신의 머리 뒤로 넘기는 로빙슛을 시도했는데 절묘하게 골대 구석에 꽂혔다. 3-1로 이긴 토트넘은 5위(승점 33)가 됐다. EPL 셰필드 원정에서 그간 3무4패로 부진하던 토트넘은 8경기 만에, 기간으로는 1975년 12월 이후 45년 만에 승리를 따냈다. 황의조(29·보르도)는 3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프랑스 리그앙 20라운드 니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출장해 84분을 뛰며 후반 5분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지난 10일 로리앙 전 도움에 이어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이자 시즌 3호골(2도움)이다. 지난해 8월 말 앙제 전 시즌 첫 도움 이후 잠잠하던 황의조는 지난달 17일 생테티엔 전 마수걸이 골을 시작으로 최근 6경기 3골1도움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3-0으로 이긴 보르도는 시즌 첫 연승을 달렸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괴물이 된 소외감… 그로부터의 탈출법

    괴물이 된 소외감… 그로부터의 탈출법

    현실로 튀어나온 디지털 기기 속 괴물사랑으로 이겨 내는 자폐증 아이와 엄마20일 개봉하는 영화 ‘커넥트’(2020)는 디지털 기기를 통해 보이는 ‘괴물’의 사냥감이 된 아이와 엄마가 그로부터 도망치는 이야기를 담은 공포물이다. 디지털 시대의 소외감으로 시작했으나 이를 초월하는 가족 간의 강한 사랑으로 귀결돼 ‘슬프고도 아름다운 공포 드라마’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자폐증과 언어장애를 겪고 있는 소년 올리버(아지 로버트슨 분)의 친구는 또래 아이가 아닌 스마트폰이다. 어느 날 밤 화면에 처음 보는 전자책이 저절로 켜지고 기괴한 그림이 친구가 돼 주겠다고 나타났다. 엄마 사라(질리언 제이컵스 분)는 겁에 질린 올리버가 악몽을 꾼 것으로 여기고, 아빠 마티(존 갤러거 주니어)는 아들의 교육과 치료에 소극적이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를 통해서만 눈에 보이는 ‘괴물’은 현실 세계로 튀어나와 물리력을 행사하고, 올리버를 디지털 기기 너머의 ‘뒤집힌 세계’로 끌고 가려 한다. 타깃이 된 올리버와 엄마는 필사적으로 도망치지만 괴물은 디지털 기기가 있는 곳 어디서나 튀어나온다. 제이컵 체이스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지난해 11월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왕따’를 당한 아이가 디지털 기기에 과몰입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정서적 소외감에 대한 공포를 괴물로 창조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말을 하지 못하는 소년과 아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엄마, 육아에 무관심한 아빠는 바쁜 일상에 무감각해진 현대 가정의 단면이다. 스마트폰으로 연결된 편리한 세상이지만 인간관계 형성의 기본은 ‘대화’라는 점을 일깨우는 듯하다. 부모의 불화에 마음의 문까지 닫아 버린 올리버를 보며 어른 관객이라면 부모의 죄책감을 공유할 만하다. 영화의 메시지는 단순해 보인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사람들의 외로움과 소외감을 유발하고, 사랑은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 가족 간의 갈등을 풀어 나가는 충분한 설명이나 개연성도 썩 촘촘하지는 않다. 그렇다 보니 후반부에 ‘모성애의 힘’만 강조한 게 식상한 결말로 이어져 버린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다만 아이를 보호하려는 절박함이 전달되는 모성애를 통해 시도한 반전이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줬다. 영화는 긴장이 풀려 있는 관객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점프 스케어’ 기법을 남용하지 않고 보는 것만으로도 섬뜩한 ‘크리처물’로 불안감과 긴장감을 키운다. 심장이 떨어질 것 같은 충격적 장면이 많지는 않아 공포영화 마니아에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상영 시간 96분. 15세 이상 관람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바나나 年 6개 수준” “주민 피폭”… ‘월성 삼중수소’ 엇갈린 시선

    “바나나 年 6개 수준” “주민 피폭”… ‘월성 삼중수소’ 엇갈린 시선

    경북 경주 월성원전 부지에서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과 관련해 환경단체와 원자력학계의 주장이 엇갈리며 충돌하고 있다. 한국원자력학회와 대한방사선방어학회가 18일 ‘월성원전 삼중수소, 정말 위험한가’를 주제로 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경주월성·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가 두 차례 월성원전 주변 주민의 체내 삼중수소 농도를 분석했을 때 1차 조사에선 ℓ당 평균 5.5㏃(베크렐), 피폭량은 약 0.6μSv(마이크로시버트)였고, 2차 조사에선 ℓ당 3.1㏃, 피폭량은 0.34μSv였다. 연간 바나나 6개를 먹을 때 0.6μSv, 3.4개를 먹을 때 0.34μSv 피폭량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중수소 섭취를 중단하면 10일 뒤에 피폭량이 절반 줄고, 이후 10일쯤 뒤에 또 절반이 준다”며 “(검출된 삼중수소가) 주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준으로, 이를 잘 설명해 불필요한 공포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강건욱 서울대 의대 핵의학실 교수는 “바나나뿐 아니라 쌀, 버섯, 육류, 생선 등 우리가 섭취하는 모든 음식에 삼중수소가 들어 있다”며 “삼중수소는 물 형태로 존재하고 체내에 들어오면 주로 소변으로 배설된다”고 밝혔다. 반면 환경단체는 원전 주변 주민의 삼중수소 피폭을 우려한다.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최근 환경운동연합 주최 간담회에서 월성원전 주변 주민의 피폭량을 ‘바나나 6개’를 먹었을 때의 삼중수소 섭취량과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안전성을 따져 봐야 한다고 했다. 백 교수는 “바나나에 함유된 칼륨과 달리 삼중수소는 우리 몸에서 결합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중수소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민간 전문가들로 ‘월성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조사단’을 꾸려 월성원전 부지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번 논란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해 6월 작성한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 현황 및 조치 계획’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보고서에는 2019년 4월 월성원전 3호기 터빈 건물 하부에 있는 지하수 배수관로 맨홀의 고인 물(2t)에서 ℓ당 71만 3000Bq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고 적혀 있다. 정치권 등에선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의 물이 새면서 지하수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얼어붙은 몸과 마음 녹일게요” 정규 10집 들고 온 에픽하이

    “얼어붙은 몸과 마음 녹일게요” 정규 10집 들고 온 에픽하이

    “공감은 저희 음악의 키워드입니다. 전에 없는 좌절과 공포를 겪은 분들을 위한 위로를 담았어요.” 데뷔 18년차 힙합 그룹 에픽하이는 18일 정규 10집 발매를 기념해 온라인으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이렇게 설명했다. 3년 3개월만에 낸 정규앨범 정규 10집 중 ‘파트1 에픽하이 이즈 히어 상’(Part.1 ‘Epik High Is Here 上)에도 이런 핵심이 들어있다. 앨범을 소개하며 ‘따스함’이라는 단어를 반복한 에픽하이는 이번 앨범에도 자신들의 상황과 경험을 반영했다. 지난해 낸 미니앨범 ‘슬리프리스 인’(sleepless in)에서 타블로가 불면증의 경험을 녹였다면, 이번 앨범을 앞두고는 멤버 미쓰라가 공황장애를 겪었다. 미쓰라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 인간관계의 어려움, 음악적에 대한 압박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녹음실을 뛰쳐 나가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타블로는 “겪지 않으면 좋겠지만, 이미 겪은 일들이 있다면 이것을 위로로 바꿔서 전달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가사에도 신경을 썼다”고 덧붙였다. 2018년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 종료 후 세 사람이 회사를 차려 독립한 이들은 지난해까지 미국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을 비롯해 해외 공연을 부지런히 다녔다.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아쉬움까지 담듯 앨범은 2CD로 냈다. “공연형 그룹인 우리가 지금 앨범을 내는 것이 맞는지 고민도 컸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더블 타이틀곡인 ‘로사리오’는 씨엘과 지코가 피처링한 곡으로 타인의 불행과 실패를 바라는 자들에게 날리는 시원한 일침을 담은 힙합곡이다. 또 다른 타이틀 ‘내 얘기 같아’(Feat. 헤이즈)는 슬픈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자신의 이야기 같다고 느끼는 이들을 위한 곡이다. 이밖에 김사월이 참여한 ‘라이카‘(LEICA) 등이 실렸다.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된 가수 비아이가 수록곡 ‘수상소감’에 참여한 데 대해서는 “완성도를 가장 먼저 고려했다”고 밝혔다. 타블로는 “협업 상대를 선택하는데 있어서는 무엇보다 그 노래의 완성도를 높게 만들 가수를 고민한다”고 했고, 투컷 역시 “작업한 뒤 막바지에 다 들어보니 꼭 있어야 할 곡이라고 생각해 앨범에 실었다”고 답했다. 조만간 10집의 두번째 파트도 공개하는 이들은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 음악을 계속 해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계속 음악을 하고 있는게 감사하다“(투컷), “세상에 필요한 위로나 공감에 맞춰 변화하며 70대가 되어도 팬들을 위해 무대에 오르고 싶다”(타블로)는 것이 ‘장수 힙합 그룹’의 소망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디지털 시대 소외감 일깨운 공포…영화 ‘커넥트’

    디지털 시대 소외감 일깨운 공포…영화 ‘커넥트’

    20일 개봉하는 영화 ‘커넥트’(2020)는 디지털 기기를 통해 보이는 ‘괴물’의 사냥감이 된 아이와 엄마가 그로부터 도망치는 이야기를 담은 공포물이다. 디지털 시대의 소외감으로 시작했으나 이를 초월하는 가족 간의 강한 사랑으로 귀결돼 ‘슬프고도 아름다운 공포 드라마’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자폐증과 언어장애를 겪고 있는 소년 올리버(아지 로버트슨 분)의 친구는 또래 아이가 아닌 스마트폰이다. 어느 날 밤 화면에 처음 보는 전자책이 저절로 켜지고 기괴한 그림이 친구가 돼 주겠다고 나타났다. 엄마 사라(질리언 제이컵스 분)는 겁에 질린 올리버가 악몽을 꾼 것으로 여기고, 아빠 마티(존 갤러거 주니어)는 아들의 교육과 치료에 소극적이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를 통해서만 눈에 보이는 ‘괴물’은 현실 세계로 튀어나와 물리력을 행사하고, 올리버를 디지털 기기 너머의 ‘뒤집힌 세계’로 끌고 가려 한다. 타깃이 된 올리버와 엄마는 필사적으로 도망치지만 괴물은 디지털 기기가 있는 곳 어디서나 튀어나온다.제이컵 체이스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지난해 11월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왕따’를 당한 아이가 디지털 기기에 과몰입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정서적 소외감에 대한 공포를 괴물로 창조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말을 하지 못하는 소년과 아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엄마, 육아에 무관심한 아빠는 바쁜 일상에 무감각해진 현대 가정의 단면이다. 스마트폰으로 연결된 편리한 세상이지만 인간관계 형성의 기본은 ‘대화’라는 점을 일깨우는 듯하다. 부모의 불화에 마음의 문까지 닫아 버린 올리버를 보며 어른 관객이라면 부모의 죄책감을 공유할 만하다. 영화의 메시지는 단순해 보인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사람들의 외로움과 소외감을 유발하고, 사랑은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 가족 간의 갈등을 풀어 나가는 충분한 설명이나 개연성도 썩 촘촘하지는 않다. 그렇다 보니 후반부에 ‘모성애의 힘’만 강조한 게 식상한 결말로 이어져 버린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다만 아이를 보호하려는 절박함이 전달되는 모성애를 통해 시도한 반전이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줬다. 영화는 긴장이 풀려 있는 관객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점프 스케어’ 기법을 남용하지 않고 보는 것만으로도 섬뜩한 ‘크리처물’로 불안감과 긴장감을 키운다. 심장이 떨어질 것 같은 충격적 장면이 많지는 않아 공포영화 마니아에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상영 시간 96분. 15세 이상 관람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안철수 “文 입양아 취소 교환? 정신 나간 소리…입양이 홈쇼핑이냐”(종합)

    안철수 “文 입양아 취소 교환? 정신 나간 소리…입양이 홈쇼핑이냐”(종합)

    安 “파양·교체는 아이 위한 배려 아닌 입양 부모 부정적 행동 정당화 도구될 것”“반려 동물한테도 그렇게 안 해, 천벌 받아”“현행법상 파양은 법원 결정으로만 가능”文 신년회견서 “일정 기간 내 입양 취소하거나입양 아동 바꾸는 방법으로 입양 활성화해야”논란에 靑 “5~6개월 사전위탁 아이 위한 것”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입양 제도 발언에 대해 “교환? 무슨 정신 나간 소리인가. 입양이 무슨 홈쇼핑인가”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입양한 지 10개월 만에 학대로 사망한 생후 16개월 정인양 사건에 대한 대안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안 대표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충격을 받은 아이가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관계를 맺을 때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면서 “파양이나 교체는 아이를 위한 배려가 아니라 입양 부모의 부정적 행동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될 게 뻔하다. 그 자체로 아이에 대한 정서적 방치이자 학대”라고 비판했다. “파양·교환 자체로 아이 정서 방치·학대” 안 대표는 이날 자신의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린다. 아이들한테 그런 짓 하면 안 된다”며 이렇게 밝혔다. 안 대표는 “오늘 대한민국 국민 모두 자신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반려 동물에게조차 그렇게 하면 천벌을 받는다”면서 “아이를 입양한다는 것은, 그 아이와 부모가 천륜의 연을 맺는 것이다. 현행 법률에서도 파양은 법원 결정에 의해서만 가능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아동학대 사망 사건의 재발방지 대책과 관련해 “입양 부모의 경우에도 마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을 다시 취소한다든지, 아이하고 맞지 않을 경우에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 등 여러 방식으로 입양을 활성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대통령 발언으로 다수 입양 가정 아이도 파양 공포 떨게 돼…文 인권 변호사 맞나” 안 대표는 “오늘 대통령 발언으로 다수의 입양 가정 아이들은 자신도 언제든지 파양될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를 떨칠 수 없게 됐다. 제대로 양육하고 있는 입양 부모들도 사회의 부정적 시선을 벗어날 수 없게 됐다”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사회적 학대와 부정적 인식의 확산을 주도하다니 문 대통령, 인권변호사였던 것이 맞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입양 아들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입양 부모들에게 사회적 낙인을 찍고, 대한민국의 인권을 봉건시대 수준으로 추락시킨 데 대해 지금 당장 사과하기 바란다”면서 “정인이 사건 같은 아동학대를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하고, 그중에서도 가장 힘 없고 나약한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한다”면서 “국가가 인권의 최후 보루가 되지는 못할지언정 학대의 주체가 되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文 ‘입양 취소’ 대책에 한부모단체들 “아이는 물건 아냐” 한부모·아동단체들은 이날 문 대통령이 입양 취소나 입양 아동 교체 등을 입양 아동 보호 대책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 현실과 괴리된 구상이라고 비판했다. 미혼모단체 ‘인트리’의 최형숙 대표는 청와대 분수대 앞 기자회견에서 “아이는 물건이 아니다. 반려견도 이렇게 입양하지 않는다”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면 나올 수 없었을 대책”이라고 말했다. 전영순 한국한부모연합 대표는 “마음에 안 들면 아이를 바꾸거나 입양을 철회한다는 것은 입양 과정에서 아이들을 거래 대상으로 보는 입양기관과 다르지 않은 이야기”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입양기관이 아이를 맡는 즉시 친생 부모와 완전히 분리하는 현실 속에서는 ‘원가정 보호’라는 법령 취지가 지켜질 수 없다며 입양기관 대신 공적 체계가 아동 보호를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입양기관이 친생부모와의 입양 전 상담과 아동 보호를 맡아서는 안 된다”면서 “입양기관이 아닌 공적 아동보호 체계가 상담·보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제아동인권센터·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정치하는엄마들·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등 한부모·아동·입양단체들이 참여했다.靑 “사전위탁보호제 유럽서도 시행 중”“대통령 발언 입양제 보완하자는 취지” 논란이 확산하자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대통령 발언의 취지는 입양 활성화를 위해 입양제도를 보완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 대변인은 “현재 입양 확정 전 양부모 동의 아래 관례적으로 활용하는 ‘사전위탁보호’ 제도 등을 보완하자는 취지”라면서 “프랑스, 영국, 스웨덴에서는 법으로 사전위탁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사전위탁보호제에 대해 “바로 입양을 허가하는 것이 아니라 입양 전 5∼6개월간 사전 위탁을 통해 아이와 예비 부모 간 관계 형성을 준비하고 지원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아이를 위한 제도”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양부모 동의 아래 관례적으로만 허용하는데 특례법으로 법제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입양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불행한 사고를 막으려면 입양의 사전사후 관리를 강화하고 입양 가정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日 가장 잔인하고 악명높은 야쿠자 조직 두목 ‘사형’ 구형

    日 가장 잔인하고 악명높은 야쿠자 조직 두목 ‘사형’ 구형

    통상 ‘야쿠자’로 불리는 일본의 ‘지정폭력단’(조직폭력배)은 이름만으로도 공포의 대상이지만, 일반시민들을 상대로는 범죄행위를 거의 하지 않는다. ‘일반인에게는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그들의 불문율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폭력과 살인 등 범죄는 보통 적대조직을 대상으로만 이뤄진다. 그러나 예외인 조직이 하나 있었다. 후쿠오카현 기타큐슈를 근거지로 하는 ‘구도회’는 잔인한 범죄로 악명이 자자했다. 자기들 활동을 방해하거나 말을 듣지 않는 개인, 기업에 무차별 테러를 서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본 경찰은 구도회에 대해서만큼은 유일하게 ‘특정위험’이라는 표현을 추가, ‘특정위험지정폭력단’으로 별도 관리했다. 말하자면 일본 최대 야쿠자 조직인 ‘아마구치구미’보다도 더 위험한 집단으로 분류한 것이다. 그동안 이 조직을 이끌어 온 노무라 사토루(74) 구도회 총재가 지난 14일 후쿠오카지방재판소에서 열린 재판에서 사형을 구형받으면서 최종 선고 형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살인 및 조직범죄처벌법 위반(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노무라에 대해 검찰은 “극형으로 다스리지 않으면 사회정의를 실현할 수 없다”며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넘버2’ 다노우에 후미오(64) 구도회 회장에 대해서는 무기징역 및 벌금 2000만엔을 구형했다. 마이니치는 “지정폭력단 총수에 사형을 구형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검찰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들은 기타큐슈시의 항만 공사 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던 수협 조합장 사살(1998년), 구도회 수사를 담당했던 퇴직 경찰관 총격 테러(2012년), 노무라의 탈모 시술 등을 담당한 간호사 흉기 테러(2013년), 수협 조합장의 손자인 치과의사 흉기 테러(2014년) 등 4개의 강력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4개 사건들이 모두 구도회가 노리는 이권이나 노무라 피고인 등의 개인적 불만과 연관돼 있었다”며 “4건의 사망자는 1명뿐이지만, 피해자가 일반시민인 데다 노무라 피고인이 구도회를 오랫동안 이끌며 위험한 범행을 계획적·조직적으로 반복하고 있어 인명 경시의 자세가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사회적 성격이 강하고 개전의 정을 일체 찾아볼 수 없으며 갱생의 가능성도 없다”며 노무라에 대한 사형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노무라와 다노우에는 그동안 공판에서 무죄를 주장해 왔다. 노무라는 “나는 은둔하고 있던 몸으로, 조직원들에게 지시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박원순 사건 피해자 “남인순, 잘못 책임지고 의원직 내려놓길”

    박원순 사건 피해자 “남인순, 잘못 책임지고 의원직 내려놓길”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지원단체 및 공동변호인단은 18일 피해자와 피해자의 동생, 아버지, 어머니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이들은 2차 가해 중단과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책임있는 사과를 하고 의원직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공개한 입장문에서 피해자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그날의 잘못’에 책임지는 행동을 촉구한다”면서 “남인순 (의원),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 세 사람에 의해 7월의 참담함이 발생했고 오늘까지 괴로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지는 행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북부지검의 수사 결과에 따르면 피해자의 고소 의사가 김 대표→남 의원→임 특보를 거쳐 박 전 시장에게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는 “세 분의 잘못된 행동의 피해자는 저 뿐만이 아니다”라면서 “여성운동과 인권운동에 헌신한 사람들에게 충격이었고, 의지할 곳 없이 여성단체의 도움을 받았던 저와 같이 연약한 피해자들에게 두려움과 공포가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남 의원에게 “피소 예정 사실의 누설이 더 끔찍하고 잔인하다. 피해호소인이라는 말도 안되는 신조어로 제 명예를 훼손하고 2차 가해가 벌어지는 환경을 조성했다”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여성과 인권의 대표성을 지닌 자리인 의원직을 내려놓으라”고 촉구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도 입장문을 내고 “김 대표와 남 의원, 임 특보가 고소장이 접수되기 전 사실을 알고 전 시장에게 전달했음에도 입을 다물어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과 절망 속에 시간을 죽인다”면서 “그들은 가해자의 죄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피해 호소인인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내고 장례를 서울시장으로 대대적으로 치르며 오히려 피해자를 향해 사자 명예훼손으로 고발한다고까지 했다”고 정면 비판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서울시 고위직은 여전히 사실을 은폐하고 서울시 소유의 가해자 핸드폰을 가족에게 이관했다는 사실을 듣고 비통함을 느꼈다”면서 “임 특보의 면직 기사는 가슴을 찌르는 비수”라고 했다. 피해자 아버지도 “김 대표에 의해 피소사실이 남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것은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면서 “지금이라도 세 사람은 합동 기자회견으로 피해자와 가족,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여성운동을 해서 3선 국회의원을 한 남 의원은 국민에 대한 기망을 멈추고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피해자 동생도 입장문에서 “민경국 전 인사기획비서관은 누나의 편지를 공개했고 오성규 전 비서실장은 경찰 수사 발표가 있던 날 기다렸다는 듯 거짓고소임이 밝혀졌다며 누나에게 경고했다”면서 “정치에 뜻이 있거나 영향력 있는 분들이 누나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부정하는 말을 할 때마다 누나와 가족들이 흘린 피눈물은 바다를 이룰 지경”이라고 밝혔다. 그는 “검찰 수사로 박 전 시장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문자를 했다’는 것이 밝혀졌고, 4월 성폭력 사건 재판에서도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누나가 심리적 고통을 받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간접적 판단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누나가 바라는 것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과 2차 가해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이라며 “검찰과 법원, 인권위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존 레넌 ‘이매진’ 제작자-여배우 살해범 필 스펙터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존 레넌 ‘이매진’ 제작자-여배우 살해범 필 스펙터

    존 레넌의 ‘이매진’을 프로듀싱했던 미국의 유명 음악제작자이자 2003년 할리우드 여배우 겸 모델 라나 클락슨을 살해한 혐의로 2009년부터 복역해 온 필 스펙터(82)가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가 17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캘리포니아 교정재활국은 “캘리포니아 헬스케어 시설 수용자인 필 스펙터가 16일 오후 6시 35분 외부 병원에서 자연사한 것으로 선언됐다. 산호아킨 보안관실의 부검의가 공식 사인을 밝힐 것”이라고 발표했다. 비틀스를 비롯해 라이처스 브러더스, 이케(Ike), 티나 터너 등과 함께 일했던 고인은 1961년부터 1965년까지 톱 40에 든 노래 20곡을 제작했다. 그는 이른바 ‘사운드 오브 월’ 기법이란 것을 선보였는데 현악기와 관악기 연주를 따로 녹음해 소리의 층을 쌓아 오케스트라 소리처럼 만드는 방법으로 비치 보이스, 브루스 스프링스틴 등 많은 가수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마약과 알코올 중독에 빠져 1980년대와 90년대 음악 활동을 그만 둬야 했다. 그러다 2003년 2월 캘리포니아주 알함브라 자택에서 클락슨이 머리에 총알을 맞은 주검으로 발견되면서 다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칼과 가위가 난무하는 공포영화에 곧잘 출연했고 영화 ‘바버리안 퀸’에 주인공으로 나왔던 그녀는 몇 시간 전 나이트클럽에서 스펙터를 만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클락슨이 총에 입을 맞췄는데 그 순간 발사된 사고였다고 재판에서 주장했다. 하지만 네 여성이 스펙터는 술이나 약 기운에 취하면 자신들에게 총을 겨누곤 했다고 증언했다. 1심은 무효가 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2급살인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고 19년형을 언도받았다. 1939년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러시아계 유대인 부모 아래 태어났다. 소년이었을 때 아버지가 살해되자 어머니는 로스앤젤레스로 이사했다. 10대 시절 연주자로 밴드 ‘테디베어스’를 세 고교 친구들과 결성했다. 1958년 아버지의 묘비명 ‘투 노 힘 이즈 투 러브 힘(To know him is to love him)’ 앨범이 빌보드 핫 100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밴드는 이듬해 해체됐다. 1961년 그는 자신의 레코드 레이블 ‘필리스(Philles)’를 만들어 걸그룹 ‘크리스털스’와 ‘로네츠’ 등의 음반을 제작해 1963년 ‘비 마이 베이비(Be My Baby)’와 ‘베이비 아이 러브 유(Baby I Love You)’ 등이 히트했다. 라이처스 브러더스의 ‘유브 로스트 댓 러빙 필링(You’ve Lost That Lovin‘ Feelin’)’과 ‘언체인드 멜로디’도 그의 손을 거쳤다. 비틀스의 마지막 앨범 ‘렛 잇 비’와 레넌의 솔로 앨범 ‘이매진’이 그의 프로듀싱 작품이었다. 1970년 비틀스 마지막 앨범을 제작하면서 초창기 로큰롤 사운드로 돌아고 싶던 폴 매카트니와 충돌을 빚었다. ‘롱 앤드 와인딩 로드’에 오케스트라 반주와 합창을 삽입한 것에 격분한 매카트니는 앨범 발매를 막으려고 하기도 했다. 세월이 흐를수록 이상하고 괴이쩍은 그의 행동들이 알려졌다. 레너드 코헨이 앨범 ‘데스 오브 어 레이디스 맨’ 세션 작업을 할 때 그가 머리에 총을 겨누곤 했다는 일화가 대표적이었다. 로네츠의 리드싱어 베로니카 로니 베넷과 두 번째로 결혼했으나 1974년 이혼했다. 그녀가 1990년 쓴 자서전을 보면 그는 몇년이나 약물 남용을 부추겼고 살해하겠다고 겁을 주는가 하면 지하실에 유리로 덮인 관을 놔두고 그녀에게 들어가라고 했다. “70년대 초 (그를) 떠났을 때 그러지 않았다면 난 거기서 죽을 것이란 점을 알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몇주 뒤 정말로 클락슨이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스펙터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뷰를 통해 “난 어느 정도 제정신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다. 악마가 내면에서 나와 싸운다”고 털어놓았다. 록밴드 블론디의 기타리스트 크리스 스타인이 이 인터뷰 기사에 댓글을 달았는데 “1970년대 그의 집을 갔더니 문을 연 그의 한 손에는 마니슈비츠 와인 병이 들려 있었고, 다른 손에는 장전돼 있는 것 같은 45구경 자동소총이 들려 있었다. 오래 된 얘기다. 내 생각에 그는 미친놈이었다”고 적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람의 마음은 주식을 못하게 설계돼 있어요.”

    “사람의 마음은 주식을 못하게 설계돼 있어요.”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 홍진채 대표 인터뷰“주식시장, 경험으로 예측하기엔 너무 복잡성공한 투자자의 심리적 공통점은 평정심자신의 원칙 필요…스스로 상황부터 물어야‘주린이’는 액티브보다 패시브 투자가 적합”‘주변에서 너도나도 주식으로 돈을 벌면 FOMO(Fear Of Missing Out·고립공포) 현상이 나타난다. 나만 뒤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현상이다. 인간에게는 일종의 ‘군집 스위치’가 있어 다수와 함께 움직이며 동질감을 느낄 때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낀다.’(책 ‘주식하는 마음’ 중) 눈에 익은 광경같지 않은가. 맞다. 지금 주식시장이 딱 그렇다.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넘는 등 연초부터 불을 뿜고 있다. 주인공은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다. 초저금리 기조 속에 은행 예·적금 통장의 돈이 주식 계좌로 이동하고 있다. 15일 코스피가 2.03% 빠지며 단기 조정 국면을 거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도 2조원 넘게 사들였다. 개인들이 주식을 하는데 이유는 여럿이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건 하나, 수익을 내기 위해서다. 성패의 기준도 결국 수익률이다.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인 홍진채(39) 라쿤자산운용대표는 “주식의 성패는 결국 마음에 달렸다”고 말한다. 그는 서울대 주식동아리인 ‘스믹’ 출신으로 2007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공채 1기로 입사했다. 시장에서 최상위급 수익률을 내던 공모펀드를 책임 운용하는 등 성과를 남기고 2016년 회사를 떠나 자산운용사를 세웠다. 지난해 10월에는 주식 투자의 성공과 실패를 심리적 관점에서 설명한 ‘주식하는 마음’이라는 책을 썼다.홍 대표는 “우리의 마음은 투자에 실패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진화 과정에서 돈을 다뤄본 시기는 아주 짧은데다 인간의 뇌는 과거의 일을 패턴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주식시장은 변수가 너무 많고, 각 행동 주체가 다른 주체의 행동에 따라 의사결정을 수정하는 ‘복잡적응계’라 움직임을 추론하는 게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홍대표는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수많은 투자자를 만났다. 주식시장에서 성공하는 이들이 가진 공통적 마음가짐을 묻자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돈을 잃어도 그만, 벌어도 그만’이라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성공 확률이 높더라”고 했다. 상승장에서든, 하락장에서든 필요 이상으로 흥분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요동치는 주식시장에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오래 버티려면 투자 전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홍 대표는 이를 위해 자신의 상황을 스스로에게 묻고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예컨대 ▲나의 여유자산은 얼마인지 ▲감당할 수 있는 손실폭은 얼마까지인지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는지 ▲노동을 통해 벌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 ▲은퇴 이후 몇 년이나 살 수 있을 것인지 등이다. 자신을 파악했다면 이제는 자산배분을 생각해봐야 한다. 홍 대표는 “주식의 매수·매도 시점을 묻는 것보다 전체 자산 중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할 때인지 혹은 줄여야 할 때인지를 묻는 게 훨씬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실제 연구들을 보면 자산 배분이 투자 성과의 90% 이상을 좌우한다는 결과가 있다. 그는 “전체 주식시장은 과거 30~40년 동안 연평균 8~10% 정도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면서 “이 정도 수익률이 나는 자산에 내 돈을 얼마나 배분하는 게 좋을지 따져봐야 하고, 시장 평균 수익률에 만족할지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을 막 시작한 이들에게 홍 대표가 추천하는 방법은 패시브 투자(지수의 등락에 따라 기계적으로 편입된 종목을 사고파는 투자) 비중을 높이고, 액티브 투자(종목을 능동적으로 골라 하는 투자)를 조금 하며 자신의 실력을 측정해보는 것이다. 그는 “처음에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투자 비율을 높였다가 3~7년 정도 경험을 쌓으며 스스로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판단되면 전략을 바꾸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만 패시브 투자에만 길들여지면 투자자로서 발전이 없고, 급등주를 보며 조급해질 수 있기에 ‘날려도 될 정도의 돈’으로 액티브 투자를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감정이나 시장의 단기적 소음에 휩쓸린 투자를 하지 않으려고 투자 의사결정은 장이 열리기 전날하며, 결정 과정과 내용은 반드시 기록해놓는다”고 했다. “기록하지 않으면 과거의 의사결정을 왜곡한 채로 기억해 실수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與 “최재형 원장, 탈원전 감사 개인 생각 아냐? 월권적 발상”…野 “엉터리”(종합)

    與 “최재형 원장, 탈원전 감사 개인 생각 아냐? 월권적 발상”…野 “엉터리”(종합)

    與 “이런 식이면 국민이 감사원 신뢰하겠나”임종석, 최재형 감사원장에 ‘막말’ 비난“집 지키랬더니 안방 차지하고 주인 행세”“최재형, 권한남용·명백히 정치하고 있다”野 “여권 인사들 감사원 흔들기 도 넘었다”국힘 “월성원전 삼중수소 괴담 국조하자”더불어민주당이 15일 탈원전 정책 수립 과정에 대한 감사원의 산업통상자원부 감사가 최재형 감사원장의 개인 생각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월권적이고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감사원 측은 국회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른 정상적인 감사 활동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악화로 지난해 9월 결정된 사안을 진행하지 못하다 이제야 감사를 진행된 것이라면서 탈원전 정책을 겨냥한 감사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민주 “감사원장 사적 견해로 감사좌지우지된다면 매우 위험” 경고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월권적 발상”이라면서 “감사원장 개인의 에너지 정책관의 발로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감사가 감사원장의 사적 견해로 인해 좌지우지된다면 매우 위험하다”고 꼬집었다. 이번 감사는 2019년 6월 정갑윤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른 것으로, 정 전 의원은 최상위 정책인 에너지기본계획을 수정하기 전에 하위 정책인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먼저 수정해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해왔다.박주민 “감사원 자기 권한 벗어나정부 정책 개입하면 단호히 대응”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산업부가 절차 시행 전에 법률 자문도 구했고 모두 문제 없다는 판단이었다. 관련 심의 및 의결 절차를 모두 거쳤다. 어느 모로 보나 문제가 없다”면서 “감사원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을 텐데 감사에 착수한 점은 매우 의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은 이름 그대로 행정사무에 대한 감사를 하는 곳으로 정책의 타당성을 따지는 것은 감사원 영역 밖”이라면서 “만에 하나 감사원이 자신의 권한을 벗어나 우리 정부 정책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면 여기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당 관계자는 “에너지기본계획은 강제성을 가진 것이 아니어서 문제제기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면서 “감사원의 정치화에 다를 바 아니다. 이런 식이면 국민이 감사원의 감사를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비난했다.임종석, 탈원전 감사한 최재형에“윤석열·전광훈 냄새 난다” 비난 “최재형, 임기 보장해주니 임기 방패로 정치를 하네” 전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산업부 감사를 벌이는 최 원장을 겨냥해 “윤석열 검찰총장에 이어 최재형 감사원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지금 최 원장이 명백히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전광훈(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윤석열, 이제는 최재형에게서 같은 냄새가 난다”면서 “소중하고 신성한 권한을 부여받은 자가 그 권한을 권력으로 휘두른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여권이 문재인 정권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두 사람에 최 원장을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은 “(최 원장은) 정보 편취와 에너지 정책에 대한 무지, 감사원 권한 남용을 무기 삼아 용감하게 정치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면서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소신껏 일하라고 임기를 보장해주니 임기를 방패로 정치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집을 잘 지키라고 했더니 아예 안방을 차지하려 들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라 했더니 주인행세를 한다”고 막말을 퍼부었다.野 “여권 인사들, 감사원 흔들기 도 넘어”“원전 경제성 조작, 靑 겨누자 괴담 유포” 주호영 “대통령 심복들 약장수 엉터리 변설”김근식 “감사원장을 집 지키는 개 취급”“임종석, 독립기관 감사원에 오지랍 도 넘어” 민주당의 잇단 감사원 공격에 대해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감사원이 탈원전 정책 수립과정의 위법성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려 하자 여권 인사들의 감사원 흔들기가 도를 넘고 있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경제성 평가 조작의 전말이 드러나고 검찰 수사가 몸통인 청와대까지 겨누자 이제는 원전 삼중수소 괴담까지 유포하는 데 망설임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감사원이 탈원전정책 수립 과정에 관한 감사를 벌이는 것을 여권 인사들이 비판하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이 문재인의 나라인가”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의 심복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임종석씨가 약장수처럼 엉터리 변설을 늘어놓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앞서 윤 의원은 “월성원전 1호기 폐쇄는 19대 대선 공약이었다”면서 “그 공약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고 하는 등 검찰의 탈원전 수사와 감사원의 감사를 강력 비판했다.주 “文 임기 1년 남아… 권력 내리막길”‘선출된 권력이 주인’ 오만 떨지 마라” “민주화운동 훈장 달고 수준 이하, 삼권분립·법치주의, 민주주의 기본 몰각” 주 원내대표는 “민주화운동 경력을 훈장으로 달고 살아온 사람들이 내놓는 이야기로서는 수준 이하”라며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을 몰각한 발언들”이라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1년 남았다. 권력의 내리막길”이라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을 파면하고, 대법원이 대통령의 불법에 형을 선고하는 나라에서 ‘선출된 권력이 주인’이라고 오만을 떨지 말라”고 적었다. 이어 “문 대통령 심복들의 논리대로라면 전 정권이 벌였던 자원외교와 4대강 사업에는 왜 그렇게 혹독한 법의 잣대를 들이댔느냐”면서 “월성1호기의 경제성을 불법으로 조작하고, 산업부의 공문서를 400건 이상 파기한 자들을 처벌하지 않아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전날 임 전 실장의 발언에 대해 “진보정권의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사람이 헌법상 독립기관인 감사원장을 집 지키는 충견쯤으로 간주하는 비민주적 사고방식이 은연 중 드러냈다. 참 한심하다”면서 “최 원장이 집 지키랬더니 안방 차지한 게 아니라 임 전 실장이 비서실 책임지랬더니 오지랍 넓게 오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살아있는 권력도 굴하지 않고 수사하는 게 검찰의 독립성이고,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의 정부도 법적 절차에 하자가 있으면 밝혀내는 게 감사원의 역할”이라며 임 전 실장이 오히려 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꼬집었다.감사원, 野 공익감사 청구 따라작년 9월 산업부 감사 결정“코로나 사태로 11일에야 착수” 감사원 “탈원전 감사 아니다”산업부 “법적 문제 없다” 감사원은 지난 11일부터 12일간 일정으로 산업부를 대상으로 에너지 정책 수립 과정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6월과 2017년 12월에 각각 발표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절차의 적정성 여부가 감사 대상이다. 특히 이들 계획이 원전 감축 방안을 담은 만큼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감사는 정갑윤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19년 6월 공익감사를 청구한 데 따른 것이다. 정 전 의원 등은 에너지 관련 최상위 정책인 에너지기본계획을 수정하기 전에 하위 정책인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먼저 수정해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감사원은 정 전 의원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라 지난해 9월 이에 대한 감사를 결정했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이제야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사원은 “이번 감사는 탈원전 정책에 대한 감사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탈원전은 에너지기본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있는 여러 정책 중 일부에 불과하고, 이번 감사의 초점은 정책의 적정성이 아닌 수립 과정의 적정성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감사원은 서면감사 후 자료 검토 등을 거쳐 필요하면 현장 감사도 벌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비구속적 행정계획인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 수정 없이 제8차 전력수급계획을 수립한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감사원 감사 시작한 당일 與 맹공이낙연 “월성 뭘 감사했는지 의아”“원전 마피아 결탁 명백히 밝혀야” “불량 원전 재연장, 참 무책임한 정쟁”민주 “삼중수소 은폐 논란, 감사원 밝혀야” 한편 감사원 감사가 시작된 지난 11일 탈원전 정책을 밀고 있는 민주당은 월성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 검출을 언급한 뒤 “충격적”이라며 감사원은 그동안 무엇을 감사했느냐며 이낙연 대표가 직접 나서서 강력 비판했다. 이 대표는 “1년 넘게 월성원전을 감사해놓고 사상 초유의 방사성 물질 유출을 확인하지 못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이번 조사로 시설 노후화에 따른 월성원전 폐쇄가 불가피했음이 다시 확인됐다”며 앞서 원전의 조기폐쇄와 관련 경제성이 낮게 평가됐다고 감사 결과를 내놓았던 감사원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하수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이라면서 “(감사원이) 무엇을 감사했는지 매우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7년 전부터 제기된 삼중수소 유출 의혹이 왜 규명되지 못했는지, 누군가의 은폐가 있었는지, 세간의 의심대로 원전 마피아와 결탁이 있었는지 등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날인 12일 김태년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차원의 조사 필요성도 면밀히 검토하겠다”면서 “정부는 방사능 오염 규모와 원인, 관리부실 여부를 전면 조사할 것을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월성원전 전면 대응 선언 이후 민주당은 전날인 13일 월성원전 지하수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데 대해 18일 현장조사를 비롯한 전면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회 과방위·산자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당내 환경특위·탄소중립특위 소속 의원 33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8일 월성원자력본부를 방문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원전 인접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경고했다.국힘 “월성서 삼중수소? 국조하자” “삼중수소 우려 탈과학…수사 막으려 필사적”“민주, 불분명한 증거·기준으로 공포 조장”“민관합동위 등 모든 진상규명 방안 수용” 국민의힘은 이날 월성원전 지하수에서 검출됐다는 삼중수소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제안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불분명한 증거와 잘못된 기준으로 원전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면서 “검찰 수사를 막으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이라고 주장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어 “우리 당은 진상규명을 위한 모든 방안을 수용할 것”이라며 민관합동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국정조사를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날 월성원전을 다녀온 이철규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월성원전에서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누출됐다는 것은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주장과 달리 삼중수소는 자연적으로 생성될뿐더러 원전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삼중수소가 배출되지도 않았다는 논리다. 이 의원은 “오죽하면 ‘탈원전’ 다음에는 ‘탈과학’이냐는 말까지 나온다”면서 “국민 안전과 관련된 문제기 때문에 국회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국정조사에 착수하자”고 말했다.감사원 “월성 원전 경제성 낮게 평가”檢, 원전 자료 대량 삭제 공무원들 기소 앞서 검찰은 월성 1호기 원전과 관련한 내부 자료를 대량 삭제하거나 이에 관여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재판에 넘겼다.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검사)는 지난달 23일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감사원법 위반·방실침입 혐의로 국장급 A(53)씨 등 산업부 공무원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다른 국장급 공무원 B(50)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와 B씨는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 직전인 지난해 11월쯤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삭제를 지시하거나 이를 묵인·방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씨 등의 부하직원 C씨(구속기소)는 실제 같은 해 12월 2일(월요일) 오전에 감사원 감사관과의 면담이 잡히자 전날(일요일) 오후 11시쯤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사무실에 들어가 약 2시간 동안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530건을 지운 것으로 조사됐다. 삭제됐던 문건 중에는 이번 고발 사건 핵심인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및 즉시 가동중단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것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조기 폐쇄 결정이 된 월성 원전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으며 이 과정에서 산업부 공무원 등이 감사 직전 원전 관련 자료를 대거 삭제, 은폐했다고 발표했었다.최재형 감사원장 “정치 갈등에흔들림 없이 법과 원칙 지켜나가야” 이런 가운데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4일 신년사에서 “사회적·정치적 갈등 가운데에서도 공직사회가 흔들림 없이 제대로 일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각종 감사를 통해 공직 수행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감사원이 흔들림 없이 법과 원칙을 지켜나갈 때 공직사회가 흔들리지 않고 제대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우리에게 맡겨진 책무를 의연하게 수행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지난해 월성원전 1호기 감사 과정에서도 드러난 정치권 공방 등 외부 요인에 휘둘리지 말고 감사 업무 본연에 충실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금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개미, 꿀벌 같은 사회적 동물들 집단지능 비밀 풀렸다

    개미, 꿀벌 같은 사회적 동물들 집단지능 비밀 풀렸다

    개미나 꿀벌은 대표적인 사회적 동물이다. 이들 뿐만 아니라 새나 물고기 같은 동물들도 집단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하나보다는 여럿이 낫다’는 것인데 뇌신경과학 분야에서는 이 같은 동물들의 집단지능의 원리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국내 연구진이 동물들의 집단지능 원리를 밝혀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능형센서연구실 공동연구팀은 눈을 관찰함으로써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들의 뇌을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실렸다. 연구팀은 뇌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빛의 반짝임으로 표시되는 프로세서와 LED가 결합된 실시간 뇌파측정분석시스템인 ‘CBRAIN’(씨브레인)을 개발했다. 씨브레인은 뇌 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LED 불빛으로 표시되도록 해 뇌의 어떤 부위가 활성화돼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는지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연구팀은 씨브레인을 이용해 생쥐들이 자신의 몸집보다 큰 거미 모양 로봇을 만났을 때 집단 행동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공포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기저측편도체의 자극에 따라 LED 빛이 깜박이도록 한 뒤 생쥐 한 마리가 거미로봇을 만났을 때와 다른 동료들과 함께 거미로봇을 만났을 때 변화를 관찰하고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로 분석했다. 그 결과 거미 로봇이 우리 안에 들어가면 쥐들에게 부착된 씨브레인 시스템의 LED가 동시다발적으로 켜졌는데 8마리 쥐들이 무리지어 있을 때는 1마리만 있을 때보다 경계신호 발생빈도가 줄어든 것이 확인됐다. 또 무리 지어 있을 경우 최외곽에 있는 생쥐들에게는 강한 경계신호가 나타났고 안쪽에 있는 생쥐들은 경계신호가 다소 약한 것이 확인됐다. 동료들과 함께 있으면 경계신호가 줄면서 긴장이 완화되는 사회적 완충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연구팀은 집단 전체의 효율적 방어를 위한 역할 분담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최지현 KIST 책임연구원은 “씨브레인은 뇌 신호를 빛의 반짝임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뇌연구를 하는 뇌과학자 뿐만 아니라 생태학, 통계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인간의 사회적 뇌 연구에도 적용해 사회성과 관련된 적응장애나 뇌질환 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김소영 서울시의원 “서울시향의 규정 무시·결정미루기 더 이상 관망할 수 없어”

    김소영 서울시의원 “서울시향의 규정 무시·결정미루기 더 이상 관망할 수 없어”

    서울시립교향악단 강은경 대표이사에 대한 징계건의안이 검토된다. 서울시향은 소위 ‘서울시향 사태’로 불리우는 2015년 정명훈 전 예술감독과 박현정 전 대표이사의 갈등 이후 사건을 주도했던 직원들이 여전히 서울시향 내부에서 승진은 물론 주요 보직까지 맡으며 승승장구 해왔고, 이러한 현상은 강은경 대표이사가 부임하면서 더욱 도드라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2019년 7월, 서울시향 사태 주동자 5명이 검찰에 기소되면서 서울시향 내부 규정에 따라 근무 중이었던 3명에 대해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 개최가 즉각 이루어졌어야 하나 이를 외면했고, 2020년 11월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연말까지 이를 해결하라는 경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당시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020년 3월, 직원 폭행에 대해 대법원 무죄판결을 받은 박현정 전 대표를 참고인으로 채택해 증언을 들었으며, 서울시향의 징계 대상자들에 대한 인사위원회 미개최가 규정 위반이라는 외부 법률자문도 제시해 서울시향의 운영 행태에 대한 날선 비판을 가했다. 하지만 서울시향은 2021년 첫 인사위원회를 개최(1월 12일)하면서도 해당 안건은 검토조차 하지 않아 여전히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 서울특별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소영 의원(민생당·비례)은 “부임부터 현재까지 강은경 대표 임기동안 이해할 수 없는 결정 미루기 태도 때문에 ‘서울시향 사태’에 대한 수습은 물론 서울시향의 정말 중차대한 결정들은 시작은 물론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면서 징계건의안을 검토하는 취지를 밝혔다. 서울시향은 2019년 6월, 다년간 적체되어 온 직원·단원의 정년, 평가제도, 근로계약 등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모두 완료하였으나 현재까지 단 한 건도 결론 내지 못했으며,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의 질타가 이어지자 2020년 9월 부랴부랴 ‘서울시향 발전협의회’를 구성해 전문가 논의를 시작했다. 서울시향의 발전협의회에 열성적으로 참여했던 김소영 의원은 “서울시향 발전협의회도 결국 강은경 대표의 시간 끌기용 작전이었을 뿐”이라면서, “연구가 이미 완료되었다면 대표이사의 계획이나 결정이 있었어야 하는데,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어 서울시향의 진일보를 위한 의견을 제시해도 ‘검토해보겠다’만 반복해 내뱉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2020년 11월 서울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가 종료한 이후, 서울시향 발전협의회는 더 이상 개최되지 않았고 논의를 위한 움직임도 전혀 없다.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의 임기는 2021년 2월까지이다. 김소영 의원은 “이러한 결정미루기가 습관이 되어 시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할 뻔한 적도 있었다”며, 지난 광복절 콘서트가 취소되기까지 코로나19 시대에 대한 강은경 대표의 안일한 안전의식도 꼬집었다. 2020년 8월 15일 서대문형무소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서울시향 광복절콘서트는 당일 13시경 단원 중 한 명이 코로나19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자 단원들이 나서 공연 취소를 요청했다. 현장에 없던 강은경 대표는 바로 상황 보고를 전화로 받았으나 단원들이 모두 모여 공연 취소를 요구하기 전까지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고, 현장에는 늦은 저녁 나타나 공연 취소를 확인하고 곧바로 귀가했다. 그러나 실제로 공연장까지 왔었는지는 두루뭉술하게 대답해 현재까지 소명된 바 없다. 강은경 대표는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광복절콘서트 취소 결정 지연에 대해 따갑게 질타하자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의 ‘밀접접촉자의 밀접접촉자’에 대한 개념과 지침이 없었다”고 항변했으나, 정작 본인은 다음날 밀접접촉자의 밀접접촉자라는 이유로 오전 일찍 자가격리에 들어가 충격을 안겼다. 당일 서울시향 본부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팀장들이 사무실로 나와 오후 늦게까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대해 후속처리를 진행했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당시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최고책임자의 미흡한 대응으로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특히 호흡으로 악기를 연주해야 하는 관악기군의 단원들에게는 코로나19 자체가 연주생명을 끊어버릴 수도 있는 엄청난 공포였을 것”이라며 강대표의 반성을 촉구했다. 이러한 계속되는 문제 발생과 미흡한 후속처리에 대해 김소영 의원은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와 서울시향 발전협의회를 통해 연말까지 변화를 바랬던 서울시향의 내·외부 관계자들, 서울시민들에게 그 어떤 희망의 조짐조차 주지 못하고 임기만료만을 기다리는 강은경 대표의 태도를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임기가 1개월여 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징계건의안을 검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서글프다. 지금이라도 책임있는 기관장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관리·감독 기관인 서울시 문화본부가 인사위원회 개최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변화도 없었다”며, “규정에 따라 신속한 인사위원회 개최와 더불어 작금의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는 책임을 똑같이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 유튜버 공포체험 모방해 5·18 사적지 무단침입한 20대 3명 조사

    경찰, 유튜버 공포체험 모방해 5·18 사적지 무단침입한 20대 3명 조사

    5·18민주화운동 사적지 제23호인 광주 서구 화정동 옛 국군 광주통합병원 건물에 무단으로 들어간 20대 남성들이 형사처벌 대상이 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건조물침입 혐의로 20대 초·중반의 남성 3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4일 오전 1시 40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옛 국군 광주통합병원에서 잠겨있는 울타리를 넘어 침입한 혐의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옛 국군 광주통합병원에서 공포체험을 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고 따라 해 본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앞서 지난 4일 외부인 출입이 금지된 옛 국군 통합병원 건물 내에서 종이를 태운 흔적과 담배꽁초 등이 버려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폐쇄회로(CC)TV를 통해 신원미상의 남성들이 침입한 사실을 확인한 광주시는 지난 7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문화마당] 찬란하지 않은 때는 없다/송정림 드라마 작가

    [문화마당] 찬란하지 않은 때는 없다/송정림 드라마 작가

    새해가 덜컥 당도했다. 나이를 묻는 질문이 더 언짢다. 세월 빠르다는 소리가 말의 틈 사이마다 후렴처럼 새어나온다. 빠른 솜씨를 뽐내며 달리는 세월에 발이라도 탁 걸어 버리고 싶다. 세월이 안타까운 데는 두려움이 있다. 그 공포는 따져 보면 외모 지상주의와 함께 서양에서 물 건너온 정서다. 우리 선조는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젊은 사람은 힘든 세월을 거쳐 온 어른을 무조건 존경했고, 그들에게 모든 특권과 영광을 돌렸다. 그런데 어느 사이엔가 나이 든 걸 죄짓는 일처럼 부끄럽게 여기게 됐다. 이런 현상은 선진국일수록 더 강했는데, 우울증과 싸우며 노년을 외롭게 보내는 사람이 많았다. 생일을 따져 축하하기를 좋아하는 독일 사람들도 나이 예순이 넘으면 생일잔치도 안 했다고 한다. 나이 먹은 것을 부끄럽고 슬프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환갑이나 칠순 잔치를 크게 차리고 동네방네 소문 내며 함께 모여 축하했다. 삶을 관조하면서 순환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느긋한 동양적 사고방식이다. 그런데 나이 먹는 것이 언제부터 죄가 됐을까. 왜 나이 먹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돼야 할까. 앙드레 모루아는 그의 저서 ‘나이 드는 기술’에서 늙음의 문제는 육체가 아니라 마음에서 온다고 단언했다. 이미 때는 늦었다고, 승부는 끝나 버렸다고, 무대는 완전히 다음 세대로 옮겨 갔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 ‘노화’라는 것이다. 그는 나이 드는 ‘기술’에 프랑스어인 ‘아르’(art)를 썼다. 소양, 기술, 기교, 그리고 예술을 포괄하는 단어가 ‘아르’다. 잘 나이 들어가는 것은 예술만큼 가치가 있고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잘 늙어 갈 수 있는 것일까. 우선 자신의 육체에 대해 체념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감정적인 면도 결코 단념하지 말라고 한다.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기대 역시 놓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지적인 활동을 멈출 게 아니라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배우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며 몽테뉴의 이런 말도 적어 놓았다. “마치 기생목이 말라 죽은 떡갈나무에 뿌리를 내리고 살듯이 인간의 지성은 노년에야말로 꽃을 피우지 않으면 안 된다.” 대문호 톨스토이는 67세 때 처음으로 자전거 타기를 배웠다. 그 나이에 자전거를 배웠으면서도 그는 “사흘 배웠는데 코 한번 안 깼다”고 좋아하며 자랑했다. 이제 와서 뭘 배워, 단념하는 마음을 꾸짖는 일화다. 셰익스피어는 인생은 7막으로 구성돼 있는데 마지막 7막에 이르면 ‘제2의 천진함’을 갖게 된다고 했다. 7막에 그런 희망이 놓여 있다는데, 우리는 5막이나 6막쯤이 되면 벌써 막을 여는 것 자체를 포기해 버리는 것은 아닐까. 세월이 우리에게 알려 주는 것은 참 많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인생철학까지, 그리고 인생의 매력까지 알려 준다. 더 넓어진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더 깊어진 생각으로 인생을 바라보고, 더 부드러운 마음으로 사랑하고, 더 맑아진 시선으로 세상을 대하게 되는 일, 그게 나이를 먹는 일이라면 늙음은 더이상 슬픈 일이 아니다. 아동문학가 윤석중 선생은 기자가 연세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나는 나이를 세 가지로 나눠 먹습니다. 생각은 열 살이고, 마음은 서른 살이고, 몸은 또 여든이 훨씬 넘었어요.” 갓 태어난 아이처럼 순진무구하고, 소년소녀처럼 설레고, 청년처럼 뜨거운 나이, 그 나이는 결국 세월에서 오는 게 아니라 마음에서 얻는 것이다. 인생에서 찬란하지 않은 순간은 없다. 세월을 이기는 유일한 기술은 ‘희망을 유지하는 것’이다. 가슴이 두근두근 설렌다면, 아직도 배우고 있다면, 뭔가를 시도한다면 나이를 떠나 반짝반짝 아름답게 빛난다. 모든 날, 모든 순간이.
  • “‘삐뽀삐뽀’ 아저씨가 내버려 뒀어요”…정인이 빙의됐다는 유튜버[이슈픽]

    “‘삐뽀삐뽀’ 아저씨가 내버려 뒀어요”…정인이 빙의됐다는 유튜버[이슈픽]

    “엄마는 틈만 나면 때렸어요”“난 아팠어요”…도 넘은 유튜버들 한 무속인이 ‘정인아 미안해’라는 제목으로 올린 유튜브 영상에서 사망한 정인이가 빙의됐다며 학대 상황을 묘사한다. 정인이의 영혼과 대화를 나눴다는 다른 무속인도 나왔다. 입양된 후 학대받다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양과 영적 대화를 나눴다는 일부 무속인 유튜버들에게 13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한 무속인 유튜버는 ‘정인아 미안해’라는 제목으로 정인양에게 빙의된 듯 말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난 아팠고 ‘삐뽀삐뽀’ 아저씨들이 나를 내버려 뒀어요. 아빠는 보기만 했어. 내가 맞는 것 보고도 그냥 가만히 있었고, 엄마는 틈만 나면 때렸어요”라고 말한다. 여러 차례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도 양부모를 입건하지 않은 경찰과 지속적인 학대 정황이 드러난 양모, 이를 알고도 묵인한 혐의로 넘겨진 양부에 관한 내용을 종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무속인 유튜버는 “정인이의 영혼과 대화했다”며 양부모의 친딸을 가해자로 만들기도 했다. 그는 “정인이와 영적 대화에서 너무 큰 충격을 받아 영상을 공개하게 됐다”며 “난 언니 장난감이었어. 언니가 날 뾰족한 거로 찔렀어”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일부 무속인 유튜버들은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 중 한 유튜버는 “그 사람 영혼을 제 몸에 싣는 무당이다 보니 빙의한 것”이라며 “저도 사람인데 설마 죽은 아이를 두고 장난을 친 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해도 너무하네”, “조회 수 올리려는 돈벌이로밖에 안 보인다”, “충격이다”, “그렇게 돈이 좋나요?”,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정인이 양모 “고의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아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이날 오전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모 장모씨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부 안모씨의 재판을 함께 진행했다. 검찰은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장씨에게 살인 혐의를 추가 적용한다는 내용으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즉시 허가했고 이로써 주요 쟁점으로 꼽혔던 장씨의 살인 혐의 적용이 이뤄지게 됐다. 이날 검찰은 공소사실 진술을 통해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던 양부모의 학대 정황들을 추가로 밝혔다. 검찰 측은 “양다리를 벌려 지탱하도록 강요하자 정인이가 울먹이며 그대로 따랐다”며 “그러다 아이가 넘어졌는데도 (장씨는) 같은 행위를 반복하도록 지시했고 정인이에게 고통과 공포감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장씨는 5회에 걸쳐 정서적인 학대를 가했다. 자기 몸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인이에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보호 조치를 취했어야 했지만 (장씨는) 외출한 채 정인이를 3시간 넘게 혼자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인이를 발로 밟아 췌장이 절단되게 했다”며 “600㎖ 복강 내 출혈이 발생해 사망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양모의 변호인은 일부 학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고의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아니다”라며 살인과 학대치사 혐의는 부인했다. 정인이의 좌측 쇄골 골절과 우측 늑골 골절 등과 관련한 일부 학대 혐의는 인정했으나 후두부와 우측 좌골 손상과 관련된 학대 혐의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일관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양다리 벌려 몸지탱 강요”…정인이 사건, 새로운 학대 정황들(종합)

    “양다리 벌려 몸지탱 강요”…정인이 사건, 새로운 학대 정황들(종합)

    정인이 사건, 새로운 학대 정황들 공개“양부도 살인죄” 청원 20만 돌파 검찰이 ‘정인이 학대 사망 사건’ 양부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학대 정황들도 공개되고 있다. 첫 재판이 열린 13일, 정인이 양부에게 살인죄 적용을 촉구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이날 오전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모 장모씨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부 안모씨의 재판을 함께 진행했다. 검찰은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장씨에게 살인 혐의를 추가 적용한다는 내용으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즉시 허가했고 이로써 주요 쟁점으로 꼽혔던 장씨의 살인 혐의 적용이 이뤄지게 됐다. 이날 검찰은 공소사실 진술을 통해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던 양부모의 학대 정황들을 추가로 밝혔다. 검찰 측은 “양다리를 벌려 지탱하도록 강요하자 정인이가 울먹이며 그대로 따랐다”며 “그러다 아이가 넘어졌는데도 (장씨는) 같은 행위를 반복하도록 지시했고 정인이에게 고통과 공포감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장씨는 5회에 걸쳐 정서적인 학대를 가했다. 자기 몸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인이에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보호 조치를 취했어야 했지만 (장씨는) 외출한 채 정인이를 3시간 넘게 혼자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인이를 발로 밟아 췌장이 절단되게 했다”며 “600㎖ 복강 내 출혈이 발생해 사망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러나 장씨 측은 “고의로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아니다”며 살인과 학대 치사 혐의를 부인했다. 장씨 변호사는 “피해자가 밥을 먹지 않는다는 점에 화가 나 누워 있는 피해자의 배와 등을 손으로 밀듯이 때리고 아이의 양팔을 잡아 흔들다가 가슴 수술 후유증으로 떨어뜨린 사실이 있다”면서도 “장기가 훼손될 정도로 강한 둔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인이의 좌측 쇄골 골절과 우측 늑골 골절 등과 관련한 일부 학대 혐의는 인정했으나 후두부와 우측 좌골 손상과 관련된 학대 혐의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일관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는 데다 사망 경위를 알 수 있는 직접 증거가 없는 만큼 치열한 법정 다툼이 예상된다”며 “검찰이 제출한 자료가 미필적 고의를 얼마나 입증할 수 있는지에 따라 유무죄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이 재판 날 “양부도 살인죄” 청원 20만 돌파 이날 정인이 양부에게 살인죄 적용을 촉구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의 동의를 얻어 눈길을 끌었다. 해당 청원은 오후 8시30분 현재 21만9828명의 동의를 얻었다. 20만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한다.청원인은 지난 4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시청자들조차 아이가 학대받고 있고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겠는데 아버지 된다는 사람이 그걸 몰랐냐”며 청원 글을 시작했다. 청원인은 “직장 일이 바빠 새벽에나 출근하고 퇴근해 누워있는 아이만 본 건가? 그럼 그건 분명 아동학대치사죄에 해당한다”며 “아버지가 아이가 죽어가는지조차 모르고 271일을 살았다면 그건 분명 방임이 아니라 아동학대치사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원인은 “(정인양 양부) 본인 스스로 잘 알 거다. 자신이 아동학대치사도 살인 방조도 아니라는 것을. 부인은 분명히 문자를 보냈죠? ‘병원에 데려가? 형식적으로?’ 이렇게 아주 시원하게 속내를 부인이 당신에게 털어놓더라”며 방송에 나온 내용을 언급했다. 청원인은 끝으로 경찰과 검찰, 법원을 비판하며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월성원전 방사성 누출 전면 대응” 與 올인…野 “가짜뉴스 멈춰”(종합)

    “월성원전 방사성 누출 전면 대응” 與 올인…野 “가짜뉴스 멈춰”(종합)

    與 “18일 현장조사·민관합동조사위 구성”민주 “물타기라니, 국민 완전 무시한 발언”野 “침소봉대해 국민 호도…광우병 시즌2냐” “이낙연, 가짜뉴스·원전 국정농단 사과하라”한수원 “배출 안해, 월성 검찰 수사 물타기”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13일 월성원전 지하수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데 대해 오는 18일 현장조사를 비롯해 민관합동조사위원회를 만드는 등 전면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침소봉대해서 국민을 호도하지 말라”며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원전 국정농단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수력원자력 노조도 “월성원전 주변 삼중수소 농도는 법이 정한 수준보다 훨씬 낮은 상태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일부 정치인과 언론은 방사능 괴담을 통한 국민 공포 조장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고 항의했다. 민주 “가짜뉴스? 정쟁 먼저 野에 유감”“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도 괜찮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당내 환경특위·탄소중립특위 소속 의원 33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8일 월성원자력본부를 방문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원전 인접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철저한 조사와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구한다”면서 “주민들이 요구하는 민관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들이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도록 당 차원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우원식 의원은 국민의힘이 방사성 물질 누출을 ‘가짜뉴스’로 규정한 데 대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정쟁이 먼저인 야당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삼중수소는 2015년에도 나왔고 계속 문제가 제기됐던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여러 군데를 뚫어서 검사해봤는데 삼중수소가 계속 나왔다고 하는데 조사를 안하고 방치했다”면서 “삼중수소 유출이 별 게 아니라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도 별 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국회 과방위원장인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은 조사를 요구하는 것조차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면서 “유해성을 우려하며 조사를 요구하는 것이 왜 가짜뉴스인가”라고 반문했다.민주 “전면적인 국회 차원 대책 세우는데 공감대 이뤘다” 이 의원은 “원전을 둘러싼 진영논리가 국민생명보다 중요한가”라면서 “필요하면 과방위에 특위를 구성해 철저히 조사하겠다. 안전을 논의하고 싶다면 같이 하자”고 국민의힘에 제안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조사가 됐든 전문가 토론회가 됐든 전면적인 국회 차원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이 검출된 삼중수소의 양을 ‘멸치 1그램을 섭취하는 수준’으로 표현하며 방사성 물질 검출을 가짜뉴스, 물타기 등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국민 안전을 완전히 무시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면서 “월성원전에 대한 국민의힘의 정치적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시적 섭취와 지속적인 음용이 다르다는 것은 일반적 상식”이라고 꼬집었다.野 “시설 내부 고인물과 정제된 배출수애초 비교대상 아냐…가짜뉴스 멈춰라” 이낙연 “감사원 결과 납득 어려워,원전 마피아 결탁 있는지 밝혀야” 국민의힘은 전날 경북 경주 월성원전 지하수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됐다는 이유로 감사원을 강력 비판한 여권을 향해 “과학적 사실이 아닌 일부의 주장을 침소봉대해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회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성명서에서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여러 여당 정치인이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삼중수소 검출을 언급한 뒤 “지하수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이라며 앞서 원전의 조기폐쇄와 관련 경제성이 낮게 평가됐다고 감사 결과를 내놓았던 감사원을 강력 비판했다. 이 대표는 “1년 넘게 월성원전을 감사해놓고 사상 초유의 방사성 물질 유출을 확인하지 못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이번 조사로 시설 노후화에 따른 월성원전 폐쇄가 불가피했음이 다시 확인됐다”고 밝혔었다. 그는 “이미 7년 전부터 제기된 삼중수소 유출 의혹이 왜 규명되지 못했는지, 누군가의 은폐가 있었는지, 세간의 의심대로 원전 마피아와 결탁이 있었는지 등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에 이어 김태년 원내대표도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는 방사능 오염 규모와 원인, 관리부실 여부를 전면 조사할 것을 주문한다”면서 “삼중수소 배출 경로와 무관한 지하수 등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삼중수소 검출량이 기준치를 18배 초과라는 것도 가짜뉴스라며 “시설 내부의 고인 물과 정제된 배출수는 애초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감마 핵종이 검출된 적도 없어 삼중수소 누설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광우병 시즌 2가 시작됐다”면서 “여당은 원전 국정농단 행위를 사과하라”고 촉구했다.한수원 “정치인, 방사능 괴담 중단하라” 노조 “월성 1호기 검찰수사에 탈원전 정책·관료 보호 위한 정치적 물타기 아닌가” 이 대표가 ‘원전 마피아 결탁’을 언급하면서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은 지난 11일 성명서를 통해 “일부 정치인과 언론은 방사능 괴담을 통한 국민 공포 조장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법으로 정한 기준치 이내로 관리되는 방사능 물질(삼중수소)이 마치 외부로 유출돼 심각한 문제가 있는 듯이 말하고 있다”면서 “월성원전 주변 삼중수소 농도는 법이 정한 수준보다 훨씬 낮은 상태로 운영하고 있고 발전소관리구역 내 방사능 농도도 법이 정한 기준치 이내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갑자기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월성 3호기 관리구역 내 방사능 관리가 문제라도 있는 듯한 발언으로 국민과 주민 불안을 유발하고 있다”면서 “법과 절차에 따른 정상적 발전소 운영을 문제 삼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월성1호기 차수막 파손과 관련해 오염물질이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안전 규제 기관과 주민에게 상황과 보수 계획을 설명하고 보수 작업까지 추진하는데 마치 은폐한 것처럼 침소봉대한다”면서 “일부 여당 정치인의 이와 같은 문제 제기는 결국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와 관련해 검찰 수사에 대해 현 정부 정책과 관료를 보호하기 위한 정치적 물타기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한수원 “배수관로 고인물서 삼중수소 검출됐으나 모두 회수해 배출 안 해”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는 자체 조사에서 경북 경주 월성원전 지하수 배수로 맨홀에 고인물에서 관리기준을 넘는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된 적이 있었지만 고인물을 모두 회수해 배출관리기준을 초과해 배출한 적 없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에 따르면 한수원 자체 조사에서 2019년 4월 월성원전 3호기 터빈건물 하부 지하수 배수로 맨홀에 고인물에서 리터당 71만 3000㏃(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이 수치는 배출관리기준인 4만㏃/L를 훌쩍 뛰어넘는다. 월성원전 측은 배수관로에 고인 물을 액체방사성폐기물 처리계통으로 모두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후 유입된 물의 삼중수소 농도는 기준치 이내인 약 1만㏃/L 정도라고 설명했다. 삼중수소는 원전과 관계없이 자연계에 존재하기 때문에 관련 전문가는 기준치 이내 삼중수소 검출은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본다.“작년 10월 월성원전 주변 지하서는삼중수소 검출 안되거나 기준 이하 미미” 지난해 10월 월성원전 주변지역 중 울산, 경주 감시지점 지하수에서는 삼중수소가 검출되지 않았다. 월성원전 인접 지역인 봉길지점 지하수 중 삼중수소 농도는 4.80㏃/L로 세계보건기구(WHO) 음용수 기준인 1만㏃/L와 비교해 미미한 수준이다. 월성원자력본부는 기준치를 넘는 삼중수소가 나온 배수로가 방사성 물질 배출 경로가 아니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배수로 고인물에서 왜 고농도 삼중수소가 검출됐는지를 놓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한수원 측은 “고인물의 삼중수소 농도가 높았던 원인에 대한 자체실험을 수행했고 그 결과를 외부 전문자문기관을 통해 검증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환경운동연합은 성명서를 통해 “월성원전 부지 지하수가 삼중수소에 오염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민관합동 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한수원은 월성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검출은 기준치 이하여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감사원 “월성 원전 경제적 낮게 평가”檢, 원전 자료 대량 삭제 공무원들 기소 앞서 검찰은 월성 1호기 원전과 관련한 내부 자료를 대량 삭제하거나 이에 관여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재판에 넘겼다.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검사)는 지난달 23일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감사원법 위반·방실침입 혐의로 국장급 A(53)씨 등 산업부 공무원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다른 국장급 공무원 B(50)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와 B씨는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 직전인 지난해 11월쯤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삭제를 지시하거나 이를 묵인·방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씨 등의 부하직원 C씨(구속기소)는 실제 같은 해 12월 2일(월요일) 오전에 감사원 감사관과의 면담이 잡히자 전날(일요일) 오후 11시쯤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사무실에 들어가 약 2시간 동안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530건을 지운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에서 밝힌 삭제 자료 숫자 444건보다 86건이 늘어났다. 삭제됐던 문건 중에는 이번 고발 사건 핵심인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및 즉시 가동중단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것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다수는 디지털 포렌식을 거쳐 복원했으나, 일부는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조기 폐쇄 결정이 된 월성 원전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으며 이 과정에서 산업부 공무원 등이 감사 직전 원전 관련 자료를 대거 삭제, 은폐했다고 발표했었다. 이후 검찰이 국민의힘 등이 고발에 따라 원전 수사에 착수했으며 여권은 수사에 협조한 감사원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최재형 감사원장 “정치 갈등에흔들림 없이 일하도록 지원해야” 한편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4일 “사회적·정치적 갈등 가운데에서도 공직사회가 흔들림 없이 제대로 일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이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각종 감사를 통해 공직 수행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지난해 월성원전 1호기 감사 과정에서도 드러난 정치권 공방 등 외부 요인에 휘둘리지 말고 감사 업무 본연에 충실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금 주문한 것이다. 최 원장은 “감사원이 흔들림 없이 법과 원칙을 지켜나갈 때 공직사회가 흔들리지 않고 제대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우리에게 맡겨진 책무를 의연하게 수행해 나가자”고 당부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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