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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여성엔 화풀이, 다문화엔 욕설… 공포·편견에 쫓겨 신고도 못한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단독]여성엔 화풀이, 다문화엔 욕설… 공포·편견에 쫓겨 신고도 못한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혐오는 전염력 강한 바이러스와 같다. 마음속에 잠복해 있다가 경제 위기나 전염병 유행, 사회 불만 등과 맞물려 불안감이 커지면 밖으로 터져 나온다. 원망할 대상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혐오 감정은 그렇게 모욕이나 명예훼손, 폭행, 협박 등의 범죄로 이어진다. 김다은 상지대 경찰법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혐오가 마음을 뚫고 나와 형사 처벌을 받는 수준의 언어나 물리적 폭력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혐오의 방역망을 제때 구축하지 않으면 관련 범죄가 더 늘어나고 과격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4회에서는 최근 2년간 발생한 국내 혐오(증오)범죄를 유형별로 나누고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살펴봤다. 2020년 여름부터 이듬해 봄까지 경남 창원시의 성산·의창구 일대 여성들은 공포에 떨었다. 정체불명의 남성이 여성만 상대로 성추행과 폭행, 음란행위 등을 벌였기 때문이다. 가해자는 A(33)씨였다. 그는 2020년 8월 전혀 모르는 여성 4명의 가슴을 만지는 등 강제추행했고, 이듬해 2월에는 길을 걷던 여성들에게 커피가 든 플라스틱 컵을 던지거나 침을 뱉었다. 3월에는 거리를 지나는 여성 앞에서 자위 행위를 했다. 피해 여성은 모두 23명이나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모두 젊은 여성이고, (피고인은) 이 사건 외에도 젊은 여성을 상대로 폭행·상해 범행을 저질러 벌금형을 받았다”면서 “여성에 대한 주관적 혐오나 적대감을 핑계로 불특정 다수의 여성에게 반복적 범행을 한 만큼 죄질이 무겁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사건처럼 혐오 가해자는 사회적 입지가 취약하거나 물리적 힘이 약한 이들을 범행 표적으로 삼는다. 종종 전문가들조차 묻지마 범죄와 혐오범죄를 같은 현상처럼 생각하지만 결이 다르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혐오범죄는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과 적대감이 범행 동기지만, 묻지마 범죄는 사회를 향한 분노가 바탕이 된다”고 말했다. ●가해자들은 ‘보복형’ ‘사명감형’ 10일 서울신문 스콘랩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8월 현재까지 법원 판결문과 언론 보도 등에서 찾아낸 혐오범죄 24건의 피해자들이 어떤 심리를 가진 가해자들로부터 피해를 당했는지 분석했다. 우선 여성 피해자의 경우 남성 가해자의 보복 심리가 범행 원인이었던 사례가 많았다. 피해자는 가해자와 일면식조차 없었으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범행 대상이 됐다. 2021년 6월 발생한 서울 성북구 여성 폭행 사건이 대표적이다. 가해자인 B씨는 그해 5월 여자친구와 다투고 헤어진 뒤 여성에 대한 증오가 쌓였다. ‘아무 여성에게나 화풀이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2주 뒤 전혀 모르는 20대 여성을 쫓아가 목을 조르며 지하주차장으로 끌고 간 뒤 욕설을 퍼부었다. 피해자 얼굴도 수차례 때렸다. 2020년 10월 18일 새벽, 경남 김해에서는 남성 C씨가 여성이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20대 여성 2명을 승용차로 들이받았다. 이후 넘어진 피해자에게 “괜찮으시냐. 병원에 데려다주겠다”며 다가가 수차례 때렸다. C씨는 같은 날 오피스텔 엘리베이터에서 또 다른 20대 여성의 목을 감싼 뒤 흉기로 위협하기도 했다. 성소수자는 잘못된 사명감을 가진 이들에게 범죄 피해를 주로 당했다. 이 가해자들은 ‘확신범’으로 외국에서는 가장 위험한 유형으로 본다. 2021년 4월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태양 미래당 후보의 벽보가 찢어지는 사건이 있었다. 현수막에는 성소수자를 향한 차별을 바로잡겠다는 취지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가해자 D씨는 수사 과정에서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공약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며 범행을 정당화했다. 종교적 신념에 기대어 다른 종교에 대한 혐오를 표출한 범죄도 있었다. 2020년 8월 경기 남양주의 사찰 수진사 종각에 불을 지른 기독교 전도사 E씨는 범행 도중 “할렐루야”라고 외쳤다. 그는 법정에서 복음(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하기 위해 범행했다며 “하나님이 불을 지르라고 하면 또 지를 것”이라고 했다. E씨는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외국인 노동자 등 이주민은 주로 가해자의 이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범죄 표적이 된다. 홍 교수는 “혐오가 가장 불붙기 쉬운 상황은 가해자가 피해 대상 탓에 자신의 안전 또는 경제적 이익을 침해받는다고 느낄 때”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이주민을 ‘바이러스 전파자’로 몰아붙인 일이 있었다. 안전을 위협받는다고 느껴 혐오한 사례다. 2020년 10월 김모씨가 겪은 사건도 이와 비슷하다. 김씨는 한밤에 남편과 편의점 앞을 지나던 중 “야, 코로나!”라는 모욕적 발언을 들었다. 그는 방글라데시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주민 2세였다. 남편이 가해자인 50대 남성 2명에게 항의하자 가해자들은 “이런 싸가지들, 얘들 불법체류자 아냐?”라며 재차 멸시했다. 가해 남성들은 모욕죄로 각각 벌금 10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국내 혐오범죄는 암수범죄 많아 혐오범죄는 특성상 암수범죄(신고하지 않아 수사당국이 인지하지 못한 사건)가 많다. 실제 사건 수는 판결문이나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확인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얘기다. 피해자 중에는 자신의 형편 때문에 신고를 꺼리는 이들도 있다. 예컨대 이주민은 말이 통하지 않아 피해 입증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신고를 포기하기도 한다. 성소수자도 자신의 성정체성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범죄 피해를 당했음에도 경찰서를 찾지 않는 사례가 있다. 이현서 법무법인 화우 공익재단 변호사는 “이주민이 모멸적 발언을 정확히 알아듣지는 못해도 상대의 표정 등으로 자신이 혐오받고 있음을 느끼고 지나가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한데도 국내 수사·사법 기관은 매년 혐오범죄가 몇 건이나 발생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다. 통계가 없기 때문이다. 수사 때 혐오가 범죄 동기로 작용했는지 조사할 의무도 없다. 2016년 이종걸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증오범죄 통계법안을 발의했지만 한 달도 안 돼 철회했다. 동성애를 비난하는 종교 단체가 “통계 수집 행위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징검다리로 악용될 수 있다”며 반대해서다. 반면 혐오범죄의 위험성을 인지한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범행 동기를 파악해 통계화한다. 미국은 연방수사국(FBI)과 통계청 등 두 기관이 혐오범죄 통계를 수집한다. 또 비영리단체인 ‘STOP AAPI HATE’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광범위하게 퍼진 아시아인 혐오범죄의 실태를 파악했는데, 2년간(2020년 3월~2022년 3월) 1만 1467건에 달했다. 이런 통계를 바탕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법 집행 기관이 혐오범죄에 적극 대응하도록 하는 코로나19 혐오범죄 방지법에 서명했다. 우리 경찰청도 올해 여성 대상 폭력을 위주로 범죄 통계 고도화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범죄 동기에 혐오를 포함시키는 안은 빠졌다. 전문가들은 피해자 구제 등을 위해 혐오범죄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특히 혐오범죄는 다른 범죄와 비교해 심각한 부상을 가져올 확률이 약 3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김중곤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특정 집단에 편견을 가지고 있으면 동질감이나 공감을 느끼지 못하기에 가해자의 폭력성이 더 크게 터져 나온다”면서 “외국에서는 2명 이상의 가해자가 함께 혐오범죄를 저지르는 일도 많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도 외국처럼 집단 간 갈등이 매우 커지고 있기에 혐오범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바이든 ‘中견제’ 반도체법 공포… ‘칩4’에 쏠리는 눈

    바이든 ‘中견제’ 반도체법 공포… ‘칩4’에 쏠리는 눈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지으면 25% 세액공제단, 中등 비우호국에 반도체 투자 10년 제한퀄컴은 미 생산업체서 10조원 규모 구매키로대만·일본 ‘칩4’ 통해 자국 이익 확보 나설듯 조 바이든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반도체 산업육성법’을 공포해 자국 내 반도체 공장 설립 시 보조금을 지급키로 확정했다. 미 퀄컴은 자국 반도체 생산업체인 글로벌 파운드리에 10조원 규모의 반도체 구입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이 현실화되면서 ‘칩4’(미국·한국·일본·대만) 반도체 동맹의 역할이 예상보다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백악관은 이날 반도체법의 효과에 대해 “비용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급망을 강화하며 중국에 대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법안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산업 발전에 총 2800억 달러(약 367조원)가 투입되며 미국 내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은 25%의 세액 공제를 받는다. 다만, 해당 지원을 받은 기업에 대해 중국 등 비우호국에 반도체 관련 투자를 향후 10년간 제한하는 소위 ‘가드레일’ 조항이 담겼다. 삼성전자 등은 중국 내 공장의 이익과 미국의 보조금 지원액 중 어느 것이 이익인지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이날 특히 미국 기업들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 움직임을 강조했다. 퀄컴은 최근 글로벌파운드리 미국 뉴욕 공장에서 42억 달러 규모 반도체를 추가 구매키로 했다. 기존 구매 물량을 합치면 총 74억 달러(약 9조 6800억원)에 달한다. 퀄컴이나 애플이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하는 우리나라나 대만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이에 워싱턴DC 현지에서는 미국이 자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빠르게 구축하는 상황에서 일본과 대만이 칩4를 자국의 이익을 확보하는 소통 채널로 이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칩4의 의제는 크게 연구·개발(R&D) 협력, 인력 양성 공조, 공급망 다변화 등 3가지다. 결국 미국이 자국을 포함한 4개국의 반도체 기술과 인력을 관리하면서 미국 중심의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반도체 중복 개발 등을 피해 중장기적으로 특정 반도체 품목의 과잉 생산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내년에는 반도체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 6월 반도체 집적회로(IC) 판매량은 1976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전월대비 감소했다. 전날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19% 급감할 것으로 예고했고 마이크론도 이날 메모리 반도체 수요 약화로 2분기 매출이 기존 전망치에 못미칠 것으로 봤다. 이런 가운데 중국, 미국, 일본이 반도체 보조금을 단행했고 우리나라, 유럽연합(EU), 대만 등도 각종 지원책을 내놓는 등 과열 경쟁에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칩4에서 ‘보조금 가이드라인’이 논의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도체 보조금이 결국은 세금이라는 점에서 각국이 과도한 출혈 경쟁은 막아야 한다는 관점이다.
  • [단독]여친과 이별 후 여성에 증오심…모르는 여성의 뒤를 쫓았다

    [단독]여친과 이별 후 여성에 증오심…모르는 여성의 뒤를 쫓았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4회 스콘랩, 최근 2년간 혐오범죄 분석통계에 안 잡힌 혐오범죄 최소 24건“코로나19 기점으로 혐오범죄 증가”여성은 ‘보복형’ 혐오범죄 피해 많아성소수자는 ‘사명감형’ 가해자에 피해이주민은 ‘한국사람 안전 침해한다’ 혐오통계 없는 혐오범죄…대책 마련도 깜깜혐오는 전염력 강한 바이러스와 같다. 마음 속에 잠복해있다가 경제 위기나 전염병 유행, 사회 불만 등과 맞물려 불안감이 커지면 밖으로 터져 나온다. 원망할 대상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혐오감정은 그렇게 모욕이나 명예훼손, 폭행, 협박 등 범죄로 이어진다. 김다은 상지대 경찰법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혐오가 마음을 뚫고 나와 형사처벌 받는 수준의 언어나 물리적 폭력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혐오의 방역망을 제때 치지 않으면 관련 범죄가 더 늘어나고 과격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4회에서는 최근 2년간 발생한 국내 혐오(증오)범죄를 유형별로 나누고,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살펴봤다. 2020년 여름부터 이듬해 봄까지 경남 창원시의 성산·의창구 일대 여성들은 공포에 떨었다. 정체불명의 남성이 여성만 상대로 성추행과 폭행, 음란행위 등을 벌였기 때문이다. 가해자는 A(33)씨였다. 그는 2020년 8월 전혀 모르는 여성 4명의 가슴을 만지는 등 강제추행했고, 이듬해 2월에는 길을 걷던 여성들에게 커피가 든 플라스틱 컵을 던지거나 침을 뱉었다. 3월에는 거리를 지나는 여성 앞에서 자위행위를 했다. 피해여성은 모두 23명이나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모두 젊은 여성이고 (피고인은) 이 사건 외에도 젊은 여성을 상대로 폭행·상해 범행을 저질러 벌금형을 받았었다”면서 “여성에 대한 주관적 혐오나 적대감을 핑계로 불특정 다수의 여성에게 반복적인 범행을 한 만큼 죄질이 무겁다”며 징역 2년 6월형을 선고했다. 이 사건처럼 혐오 가해자는 사회적 입지가 취약하거나 물리적 힘이 약한 이들을 범행 표적으로 삼았다. 간혹 전문가들조차 묻지마 범죄와 혐오 범죄를 같은 현상처럼 생각하지만 결이 다르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혐오범죄는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과 적대감이 범행 동기지만, 묻지마 범죄는 사회 등에 대한 분노가 바탕이 된다”고 말했다.●여성 2명 차로 받은 뒤 “괜찮냐”며 폭행…성소수자에는 ‘확신범’에 피해 10일 서울신문 스콘랩은 법원 판결문(1심 기준)과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빅카인즈’에서 다양한 키워드로 분석해 2020년 1월~2022년 8월 현재까지 국내에서 최소 24건의 혐오 범죄가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혐오가 범행을 저지른 일부 원인인 사건은 훨씬 많았다. 하지만, 엄밀성을 기하기 위해 피해자의 소속 집단이나 정체성을 향한 뚜렷한 혐오감이 범행 동기였을 때만 혐오범죄로 봤다. 실제로는 훨씬 많았을 것이라는 의미다. 반면, 우리 수사·사법기관은 혐오 범죄를 따로 분류해 통계로 잡지 않는다. 따라서 통계만 보면 국내 혐오범죄는 0건인 셈이다. 혐오범죄 여부를 수사단계 때부터 철저히 확인해 관리하는 미국, 영국 등과는 다르다. 판결문 등을 바탕으로 혐오범죄 24건의 피해자들이 어떤 심리를 가진 가해자에게 범행당했는지 분석했다. 우선 여성은 남성 가해자의 보복심리 탓에 피해당한 사례가 많았다. 피해자는 가해자와 일면식조차 없었으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범행 대상이 됐다. 2021년 6월 발생한 서울 성북구 여성 폭행 사건이 대표적이다. 가해자인 B씨는 그해 5월 여자친구와 다투고 헤어진 뒤 여성에 대한 증오가 쌓였다. ‘아무 여성에게나 화풀이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2주 뒤 전혀 모르는 20대 여성을 200m가량 쫓아가 목을 조르며 지하주차장으로 끌고 가 욕설을 퍼부었다. 피해자 얼굴도 수차례 때렸다. 2020년 10월 18일 새벽, 경남 김해에서는 남성 C씨가 여성이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20대 여성 2명을 승용차로 들이받았다. 이후 넘어진 피해자에게 “괜찮으시냐. 병원에 데려다 주겠다”며 다가가 수차례 때렸다. C씨는 같은 날 오피스텔 엘리베이터에서 20대 여성의 목을 감싼 뒤 흉기로 위협하기도 했다. 성소수자는 잘못된 사명감을 가진 이들에게 범죄 피해를 주로 당했다. 이 가해자들은 ‘확신범’으로 외국에서는 가장 위험한 유형으로 본다. 지난해 4월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태양 미래당 후보의 벽보가 찢어지는 사건이 있었다. 현수막에는 성소수자를 향한 차별을 바로잡겠다는 취지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붙잡힌 가해자 D씨는 수사 과정에서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공약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며 범행을 정당화했다.종교적 신념에 기대어 다른 종교에 대한 혐오를 표출한 범죄도 있었다. 2020년 8월 남양주의 사찰인 수진사 종각에 불을 지른 기독교 전도사 E씨는 범행 도중 “할렐루야”라고 외쳤다. 그는 법정에서 복음(기독교에서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하기 위해 범행했다며 “하나님이 불을 지르라고 하면 또 지를 것”이라고 했다. E씨는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외국인 노동자 등 이주민은 주로 가해자의 이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혐오범죄의 표적이 된다. 홍 교수는 “혐오가 가장 불붙기 쉬운 상황은 가해자가 피해 대상 탓에 자신의 안전 또는 경제적 이익을 침해받는다고 느낄 때”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이주민을 ‘바이러스 전파자’로 몰아붙인 일이 있었는데 안전을 위협받는다고 느껴 혐오한 사례다. 2020년 10월 27일 김모씨가 겪은 사건도 이와 비슷하다. 김씨는 한밤에 남편과 편의점 앞을 지나던 중 “야, 코로나!”라는 모욕적 발언을 들었다. 그는 방글라데시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주민 2세였다. 남편이 가해자인 50대 남성 2명에게 항의하자 가해자들은 “이런 싸가지들, 국내인들 상대로 태클 거는 족(속). 얘들 불법체류자 아냐?”라며 재차 멸시했다. 가해 남성들은 모욕죄로 각각 벌금 10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암수범죄 많은 혐오범죄…통계 없어 수사·사법당국도 실정 몰라 혐오범죄는 특성상 암수범죄(신고하지 않아 수사당국이 인지 못한 사건)가 많다. 실제 사건 수는 판결문이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확인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얘기다. 피해자 중에는 자신의 형편 때문에 신고를 꺼리는 이들도 있다. 예컨대 이주민은 말이 통하지 않아 피해 입증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신고를 포기하기도 한다. 성소수자도 자신의 성 정체성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 범죄 피해를 당했음에도 경찰서를 찾지 않는 사례가 있다. 이현서 법무법인 화우 공익재단 변호사는 “이주민이 모멸적 발언을 정확히 알아 듣지는 못해도 상대 표정 등으로 자신이 혐오받고 있음을 느끼고 지나가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또, 소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혐오 탓에 벌어진 ‘사회적 타살’이 적지 않다. 반복된 혐오는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다. 2018년 9월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 이후 일부 참가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등 심각한 영향을 받은 사실이 보고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축제에서는 동성애 반대 단체가 퀴어 행진을 막으며 깃발을 잡아당겨 빼앗는 등 방해했다. 이승현 연세대 법학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당시 반대 집회 측이 만든 좁은 길 사이로 통과해야 하는 상황에서 축제 참가자들은 심한 모욕감과 공포감을 느꼈다”면서 “외국처럼 살인 등 극단적 혐오범죄는 비교적 적어보이는데 지속적 괴롭힘으로 성소수자를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은 한국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한데도 국내 수사·사법 기관은 매년 혐오범죄가 몇 건이나 발생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다. 통계가 없기 때문이다. 수사 때 혐오가 범죄 동기가 됐는지 조사할 의무도 없다. 2016년 이종걸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증오범죄 통계법안을 발의했지만 한 달도 안 돼 철회했다. 동성애를 비난하는 종교 단체가 “통계 수집 행위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징검다리로 악용될 수 있다”며 반대해서다. ●“통계 관리부터 시작해야 적절한 피해자 대책 마련할 수 있어” 반면, 혐오범죄의 위험성을 인지한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은 수사 단계부터 범행 동기를 파악해 통계화한다. 미국은 연방수사국(FBI)과 통계청 등 두 기관이 혐오 범죄 통계를 수집한다. 또, 비영리단체인 ‘STOP AAPI HATE‘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이후 광범위하게 퍼진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 실태를 파악했는데 2년 간(2020년 3월~2022년 3월) 1만 1467건에 달했다. 이런 통계 등을 바탕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법 집행기관이 혐오범죄에 적극 대응하도록 하는 코로나 혐오범죄 방지법에 서명했다. 우리 경찰청도 올해 여성 대상 폭력을 위주로 범죄통계 고도화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범죄 동기에서 혐오를 포함시키는 안은 빠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미국은 FBI 등이 혐오 통계를 집계해야 한다고 법에 명시돼 있고 혐오 개념도 잘 정립돼 있다”면서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 걸 혐오범죄로 볼지 조차 합의되지 않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 구제 등을 위해 혐오범죄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특히 혐오범죄는 타 범죄와 비교해 심각한 부상을 가져올 확률이 약 3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 번 겪으면 피해 정도가 심하다는 뜻이다. 김중곤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으면 동질감이나 공감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가해자의 폭력성이 더 크게 터져나온다”면서 “외국에서는 2명 이상의 가해자가 함께 혐오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많아 피해 규모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통계 관리부터 시작해야 혐오 범죄로 인한 트라우마 치료 상담 등 적합한 피해자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스콘랩
  • 커피 안 줬다고… 친모 폭행·살해한 30대 징역 15년

    커피 안 줬다고… 친모 폭행·살해한 30대 징역 15년

    커피를 달라고 했는데 주지 않고 잠만 잔다는 이유로 친모를 폭행해 살해한 3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10일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이규훈)는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8)씨에게 치료감호와 함께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23일 오후 9시쯤 인천시 서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어머니 B(사망 당시 62세)씨를 주먹과 효자손 등으로 30분 동안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다음 날 오후 “엄마가 많이 다쳐 병원에 가야 한다”며 112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손과 발에 혈흔이 묻어 있던 A씨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커피를 달라고 했는데 주지 않고 잠만 잔다며 B씨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정신질환을 앓던 자신을 오랜 기간 돌봐주던 어머니를 지속적으로 폭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4월 어머니의 종아리를 송곳으로 2차례 찔러 특수존속상해 혐의로, 같은 해 10월에는 존속폭행과 존속상해 혐의로 각각 입건됐다. 폭행 이유는 TV를 끄라고 했다거나 권투 연습 상대가 돼주지 않는다 등 이유였다. A씨는 2004년쯤 조현병 진단을 받았고, 평소 영화 ‘악마를 보았다’를 즐겨보면서 공격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2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2년과 함께 치료감호를 구형했다. A씨는 재판에서 살해에 고의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그가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지만 반복적 공격행위로 어머니가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을 헌신적으로 돌봐 온 피해자를 매우 잔혹하게 폭행해 숨지게 했다. 피해자는 극도의 공포와 고통 속에서 귀중한 생명을 빼앗기고 말았다”며 “범행 동기와 수법 등을 고려하면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서울광장] 바보야, 문제는 절차적 민주주의야/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바보야, 문제는 절차적 민주주의야/임창용 논설위원

    윤석열 대통령이 걸핏하면 문재인 정권을 탓하거나 비교해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외고 폐지’ 문제에 관한 한 억울할 법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정은 문재인 정부가 했는데 욕은 윤석열 정부가 먹고 있어서다. 그제 사퇴한 박순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얼마 전 윤 대통령에게 ‘외고를 폐지하거나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한다’고 보고했다. 사실 이 문제에 작은 관심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뜬금없다’는 생각부터 들었을 것이다. 외고 폐지는 이미 문재인 정부에서 확정돼 시행만 남겨 놓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자사고·외고·국제고를 2025년 3월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초등중교육법 시행령·규칙 개정안을 2020년 2월 공포했다. 문 전 대통령이 2019년 9월 대국민 담화에서 “고교 서열화 해소 등 교육 분야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였다. 자사고·외고 폐지는 고교학점제 도입을 통한 일반고 강화와 함께 문재인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한 고교 서열화 해소 정책의 핵심이었다. 당시 외고 교사와 학부모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헌법소원도 냈다. 35년간 운영돼 온 외고를 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없애는 것은 ‘교육제도 법정주의’를 규정한 헌법 31조 6항에 위반된다는 게 이유였다. 엊그제 전국외고교장협의회와 외고학부모단체연합회가 “시대착오적이고 반교육적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반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법령이 공포돼 외고 폐지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한데 굳이 박 전 장관이 업무보고에 특수고 존폐 문제를 포함시킨 데는 2025년 외고와 함께 폐지될 자사고를 살리려는 뜻이 담긴 듯하다. 자사고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오래전 폐지를 공언했고, 지정 취소 심사를 동원해 조기 폐지를 추진했다. 하지만 학교측이 낸 소송에 모두 패해 제동이 걸린 상태다. 윤석열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자사고는 유지하고 외고는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보수 정권의 첫 교육부 장관이 진보 정권의 교육개혁 숙원인 ‘외고 폐지’ 카드를 꺼냈다가 뭇매를 맞은 셈이다. 이런 사정만 따진다면 외고 폐지와 관련해 박 전 장관이 야당으로부터 박수를 받아야 할 사안이다. 자신들의 정책을 충실히 계승하겠다고 선언했으니 말이다. 전교조 등 진보 성향 교육시민단체들도 쌍수를 들어 환영해야 할 텐데 어디에서도 그런 소식은 없다. 이들은 지난 4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외고의 일반고 전환을 일정대로 추진하라고 촉구했었다. 상당히 역설적인 상황이다. 결국 윤 대통령과 박 전 장관이 뭇매를 맞게 한 주범은 외고 폐지의 타당성 여부가 아닌 마땅히 거쳐야 할 절차를 무시한 졸속 추진이다. 2020년 입법예고 당시에도 이해당사자를 비롯한 여론 수렴이 잘 되지 않았고 국회를 통한 공론화와 입법화 과정이 생략됐다고 비판받은 바 있다. 만약 박 전 장관이 업무보고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중요한 절차를 빼먹은 만큼 충분한 여론 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거쳐 자사고와 외고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면 상황이 지금보다는 훨씬 낫지 않았을까. 취학 연령을 만 5세로 당기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문제는 이미 노무현 정부 때부터 거론돼 왔다. 초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구조 급변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본다. 하지만 전제가 있다. 윤 대통령이 언급했듯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사안이다. 지금은 물론 과거에도 ‘만 5세 입학’은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컸다. 최소한의 여론조사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다면 덜컥 발표부터 해 여론을 악화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의견 수렴과 공론화 절차는 민주사회의 핵심 요소다. 윤 대통령도 절차적 민주주의를 앞세워 집권했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민심도 돌아온다.
  • ‘사람과 일하는 로봇’ 경쟁력 우수… 한국이 세계 시장 선도한다[문소영의 스타트업 탐방]

    ‘사람과 일하는 로봇’ 경쟁력 우수… 한국이 세계 시장 선도한다[문소영의 스타트업 탐방]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에는 반도체·자율자동차와 함께 로봇과 인공지능(AI) 산업이 포함돼 있다. 저출생과 인력난으로 산업 현장은 물론 중소자영업자들의 업장에서도 로봇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도입을 더 재촉한다. 협동로봇을 생산하는 ‘뉴로메카’의 박종훈(53) 대표는 한국이 협동로봇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용 로봇의 강국은 일본이고 로봇의 가성비는 중국제가 가장 좋다고들 하지만 이제 한국의 로봇 산업을 빼놓고는 세계 로봇 생태계를 거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돼 올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뉴로메카의 박 대표에게 한국 로봇 산업의 미래를 들어 봤다. -뉴로메카는 협동로봇의 강자라는데, 산업용 로봇과의 차이는 뭔가. “산업용 로봇은 공장 자동화가 목표로, 사람과 함께 일하면 생산성도 떨어지고 위험하다. 반면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작업 공간에서 일하며 시너지를 낸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 제조업체는 산업용 로봇을 설치하기가 어렵다. 그런 사업장에 협동로봇이 들어간다. 사람과 함께 안전하게 일하도록 프로그래밍된 로봇이다. 3차 산업혁명에 산업용 로봇이, 4차 산업혁명에 협동로봇이 들어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더 쉽게 비유하면 산업용 로봇이 데스크톱이라면 협동 로봇은 스마트폰이다.” -협동로봇이 중소 제조업에서 하는 역할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 중소기업도 로봇을 활용하면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 뉴로메카는 저비용으로 안전하게 자동화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대기업의 공장 자동화 같은 경우에는 한 기업에 수십대의 로봇을 배치하니까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수십개의 중소기업 공장에 협동로봇을 한두 대씩 설치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회사를 홍보하는 유튜브 채널을 보니 로봇이 치킨을 튀기더라. “협동로봇이 선호되는 곳으로 치킨집이 있다. 뜨거운 기름이 튀고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닭 튀기는 일은 힘들고 위험하다. 교촌치킨 등 국내 메이저 치킨 업체들과 연구를 하고 있다. 협동로봇을 설치하면 시간당 24마리를 튀길 수 있다. 하루 60마리를 팔면 대박 난 치킨집이라고 하는데, 협동로봇 한 대면 충분히 따라잡는다. 맛이 일정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협동로봇이 튀긴 치킨이 1등을 한다. 레시피를 따르니 언제나 똑같은 맛을 낼 수 있다.” -로봇을 설치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지 않나. “협동로봇 시스템을 갖추는 데 6000만~7000만원 정도 든다. 이른바 협동로봇 아르바이트 시스템을 확보하는 거다. 로봇은 시간당 최대 24마리를 튀기니까 생산성을 따져 볼 수 있다.” -알바들 일자리가 사라지겠는데. “치킨을 만들려면 여섯 단계의 공정을 거쳐야 한다. 닭을 다듬고, 튀김옷 반죽하고, 튀김 가루 붙이고, 튀기고 등등. 그중 가장 어렵고 위험한 일이 튀기는 작업이라 협동로봇을 투입하는 것이고, 그 과정 앞뒤로 사람과의 협동이 필요하다. 완전 자동화는 설치 비용이 비싸니 자영업자들에게는 바람직하지 않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협동한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우려나 공포는 최근 연구나 데이터를 보면 로봇을 투입할 경우 생산성이 올라 일자리가 더 만들어진다는 쪽으로 정리되는 것 같다. 로봇의 원격 제어나 모니터링 등에도 사람이 필요하다.” -식음료쪽 자영업자들로부터 협동로봇 요청이 있는가. “뉴로메카의 협동로봇은 현재 중소 제조기업 공장 자동화에 60~70%가 투입되고, 약 15% 정도가 F&B(Food and Beverage)쪽에 들어간다. 치킨집에서 닭을 튀기고,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며, 쌀국수 가게에서 서빙을 하는 거다. 코로나19 시대 프랜차이즈 본부에서 소상공인들이 인력을 구하기 힘드니 솔루션을 찾다가 그렇게 되는 것 같다.” -협동로봇이 가까운 미래에 어떻게 발전할 것으로 예측하나. “지금은 로봇이 공장에서 대도시로 나오는 시대다. 대기업 공장 자동화 로봇에서 현재는 중소기업 공장 자동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도우미 로봇으로 전환했다. 2030년 정도면 로봇이 일반 가정에도 쓰일 것으로 본다. 집집마다 청소 로봇이 있듯이 설거지 로봇처럼 집안일을 돕는 로봇이 요구될 것이다. 그 역할을 협동로봇이 하게 된다. 지금도 어르신의 말벗이 돼 주는 로봇이나 AI에 대해 관심이 많지만 가사를 전담하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과 중국에 견줘 한국 로봇 산업의 경쟁력은 어떤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협동로봇 쪽은 한국이 선도하고 있다. 로봇 산업에서 한국은 후발 주자이지만 기술에서도, 성장 속도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중국 로봇이 가성비가 높다는 것은 피상적인 이야기다. 중국의 협동로봇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가격 경쟁력도 떨어진다. 로봇은 소프트웨어가 중요한데 그쪽은 한국이 훨씬 우세하다. 일본은 산업용 자동화 로봇 기술이 압도적이다 보니 거기에 안주해 협동로봇을 도외시했다. 정부가 로봇 산업을 키우려는 의지도 강해서 협동로봇 분야에서는 한국이 세계를 리드해 나갈 수 있다.” -정부가 업계를 지원할 부분이 있나. “한국의 로봇 산업 생태계는 미흡하다. 시장은 존재하지만 제조에 필요한 소재나 부품, 장비(소부장)와 관련된 후방 산업이 더 발전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으로 한국의 협동로봇 등을 수출하려면 미국은 UL인증, 유럽은 CE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런 인증으로 자 국의 로봇 산업을 보호한다. 이 인증 문제를 정부가 해결해 주면 수출에 큰 도움을 받는다. 한국의 로봇 기술력이 충분한 만큼 한국 시장에서 인증을 받으면 수출국의 인증 체계를 따르지 않도록 산업통상자원부와 국책연구기관이 더 힘써 주길 기대한다.” -로봇 자동화 솔루션 생태계가 약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시스템 통합(SI·System Integration)이라고 하는데 이 분야를 더 성장시켜야 한다. SI는 현재 편중됐다. 현대차나 삼성전자가 쓰는 SI는 확실한데, 중소 제조업에 들어갈 만한 SI는 키워야 한다.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삼성전자가 있으니 서로 협업해야 한다.” -인력 수급에는 문제 없나. “직원 100여명 중 연구개발(R&D) 인력이 40여명이다. 최근 두산, 한화, 현대 등의 대기업들이 로봇 산업에 뛰어들어 인력을 대거 흡수하고 있다. 한국 첨단 산업의 인력 부족 문제는 늘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외국 인력을 많이 활용한다. 뉴로메카를 창업하고 들어온 1호, 2호 직원이 베트남 친구들이었다. 외국 전문 인력이 기술적으로 기여하려면 회사나 사회 분위기가 포용적이어야 하는데, 최근 많이 좋아졌다. 인력 수급뿐 아니라 베트남과 중국, 미국 등에 지사와 연구소를 열어 시장을 키우고 있다.” -로봇의 주요 부품을 수입한다고 들었다. “모터, 감속기를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서 수입한다. 기술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국내 시장이 작아서 그렇다. 로봇 산업이 성장하려면 로봇 부품업체가 같이 성장해야 한다. 현대차로 자동차 부품산업이 크게 발전했듯이 말이다. 이제 뉴로메카나 레인보우로보틱스 같은 로봇 제조업체들이 부품 산업도 같이 성장시켜야 한다. ” -경기가 나쁜데 올해 상장하면 손해 아닌가. “불황기에는 생산력을 더 따지기 때문에 로봇 기업에는 오히려 기회다. 2026년 매출 3000억원을 목표로 한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로봇 산업의 미래가 밝다.”  ●박종훈 뉴로메카 대표 벤처기업 기술이사 하다 2013년 ‘공장 겸 연구소’ 창업 박종훈 대표는 포항공대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창업은 2013년 경기도 남양주에서 했는데, 7평짜리 공장 겸 연구소에서 시작했다. 현재 뉴로메카는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있다. 창업 전 벤처기업에서 기술담당이사(CTO)로 5년 동안 일한 덕에 관련 기술을 갖고 있었다. 로봇 산업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지원했는데, 실적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인간과 함께 일하는 ‘협동로봇’이라는 개념이 시장에 생성되지도 않았을 때였지만 박 대표는 이 아이템으로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네 차례의 투자를 받고 지난해에는 ‘예비 유니콘’에 지정돼 고지를 눈앞에 뒀다. 그는 후배 엔지니어들을 만나면 “무조건 창업하라”고 조언한다. 로봇 산업, 특히 협동로봇 쪽은 기회가 충분하다. 중국과의 경쟁이나 대기업과의 경쟁을 걱정하지만 기술력에서 벤처기업이 뒤지지 않는단다. 글로벌 시장이 열려 있는 것도 장점이다. 협동로봇은 후발 산업이라서 기술이나 성장 속도, 소프트웨어 쪽에서 한국이 경쟁력이 있다. 협동로봇의 부품 국산화가 당면한 과제이기는 하다.
  • 1시간에 치킨 24마리 튀겨내는 한국 로봇...“일본 제쳤고 중국은 상대 안돼”

    1시간에 치킨 24마리 튀겨내는 한국 로봇...“일본 제쳤고 중국은 상대 안돼”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에 반도체와 자율자동차와 함께 로봇과 인공지능 산업이 포함돼 있다. 저출생과 인력난으로 산업현장은 물론, 중소자영업자들의 업장에서도 로봇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코로나 대유행이 도입을 더 재촉한다. 협동로봇을 생산하는 ‘뉴로메카’의 박종훈(53) 대표는 협동로봇은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용 로봇의 강국은 일본이고 로봇의 가성비는 중국제가 가장 좋다고들 하지만, 이제 한국의 로봇산업을 빼놓고는 세계 로봇 생태계를 거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돼 올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는 뉴로메카의 박 대표에게 한국 로봇 산업의 미래를 들어봤다. -뉴로메카는 ‘협동로봇’의 강자라는데, 산업용 로봇과 차이는 뭔가. “산업용 로봇은 공장 자동화가 목표로 사람과 함께 일하면 생산성도 떨어지고 위험하다. 반면 협동로봇은 사람과 로봇이 같은 작업공간에서 일하면서 시너지를 낸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제조업체는 산업용 로봇 설치가 어렵다. 그런 사업장에 협동로봇이 들어간다. 사람과 함께 안전하게 일하도록 프로그래밍된 로봇이다. 3차 산업혁명에 산업용 로봇이, 4차 산업혁명에 협동로봇이 들어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더 쉽게 비유하면 산업용 로봇이 데스크톱이라면 협동 로봇은 스마트폰이다.” -협동로봇이 중소 제조업에서 하는 역할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 중소기업도 로봇을 활용하면 생산성을 더 올릴 수 있다. 뉴로메카는 저비용으로 안전하게 자동화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대기업의 공장자동화에는 하나의 기업에 수십 대의 로봇을 배치하니까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수십 개의 중소기업 공장마다 협동로봇 한두 대씩 설치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회사를 홍보하는 유튜브를 보니 로봇이 닭튀김을 하더라. “협동로봇이 선호되는 곳으로 치킨집이 있다. 뜨거운 기름이 튀고 화상을 입으니 닭 튀기는 일은 힘들고 위험한 일이다. 교촌치킨 등 국내 메이저 치킨 업체들과 연구하고 있다. 협동로봇을 설치하면 시간당 24마리를 튀긴다. 하루 60개를 파는 치킨집들을 대박 난 치킨집이라는데 협동로봇 한 대면 충분히 커버한다. 균질한 맛을 낸다는 점도 장점이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협동로봇이 튀긴 치킨이 1등을 한다. 레시피를 따르니 언제나 똑같은 맛을 낼 수 있다.”-로봇을 설치하려면 비싸지 않나. “협동로봇 시스템을 갖추는 데 6000만~7000만원 정도 든다. 이른바 협동로봇 알바 시스템을 확보하는 거다. 로봇은 시간당 최대 24마리를 튀기니까 생산성을 따져볼 수 있다.” -알바들 일자리가 사라지겠는데. “치킨은 6개의 공정이 있다. 닭을 다듬고, 튀김옷 반죽하고, 튀김가루 붙이고, 튀기고 등등. 그 중 가장 어렵고 위험한 작업이 튀기는 작업이라 협동로봇을 투입하는 것이고, 그 과정 앞뒤로 사람과의 협동이 필요하다. 완전자동화는 설치 비용이 비싸니 자영업자들에게는 바람직하지 않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협동하는 거다.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우려나 공포는 최근 연구나 데이터를 보면, 로봇을 투여하면 생산성을 올려서 일자리를 더 만드는 쪽으로 정리되는 것 같다. 로봇의 원격제어나 모니터링 등에 사람이 필요하다.” -식음료쪽 자영업자들로부터 협동로봇 요청이 있는가. “뉴로메카의 협동로봇은 현재 중소 제조기업 공장 자동화에 60~70%가 투입되고, 약 15% 정도가 F&B(Food and Beverage)쪽에 들어간다. 치킨집에서 닭 튀기고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며, 쌀국수가게에서 서빙하는 거다. 코로나 시절, 프랜차이즈 본부에서 소상공인들이 인력 구하기 힘드니 솔루션을 찾다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다.” -협동로봇이 가까운 미래에 어떻게 발전할 것으로 예측하나. “지금은 로봇이 공장에서 대도시로 나오는 시대다. 대기업 공장자동화 로봇에서, 현재는 중소기업 공장자동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도우미 로봇으로 전환했다. 2030년 정도면 로봇이 일반 가정에도 들어갈 것으로 본다. 가정마다 청소로봇이 있듯이 설거지로봇이라든지 가정일을 돕는 로봇이 요구될 것이다. 그 역할을 협동로봇들이 하게 된다. 지금도 어르신 말벗이 되는 로봇이나 인공지능(AI)에 대해 관심이 많지만, 가사일을 전담하는 로봇 개발이 더 필요하다.” -일본, 중국과 비교해 한국의 로봇산업의 경쟁력은 어떤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협동로봇 쪽은 한국이 선도하고 있다. 로봇산업에서 한국이 후발주자이지만, 기술적으로도, 성장속도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중국 로봇이 가성비가 높다는 것은 피상적인 이야기다. 중국의 협동로봇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가격경쟁력도 떨어진다. 로봇은 소프트웨어가 중요한데 그쪽은 한국이 훨씬 우세하다. 일본은 산업용 자동화 로봇 기술이 압도적이다 보니 거기에 안주해 협동로봇을 도외시했다. 정부가 로봇산업을 키울 의지도 강해서 협동로봇에서는 한국이 세계를 리드해 나갈 수 있다.”-정부가 업계를 지원할 부분이 있나. “한국의 로봇산업 생태계가 미흡하다. 시장은 존재하는데 제조에 필요한 소재나 부품, 장비(소부장)의 후방산업이 더 발전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으로 한국의 협동로봇 등을 수출하려면 미국은 UL인증, 유럽은 CE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런 인증으로 자국의 로봇산업을 보호한다. 이 인증문제를 정부가 해결해주면 수출에 큰 도움을 받는다. 한국의 로봇 기술력이 충분한 만큼 한국 시장에서 인증받으면, 수출국의 인증체계를 따르지 않도록 산업자원부와 국책연구기관이 더 힘써주길 기대한다.” -로봇 자동화 솔루션 생태계가 약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시스템 통합(SI·system integration)이라고 하는데 이 분야를 더 성장시켜야 한다. SI는 현재 편중됐다. 현대차나 삼성전자가 쓰는 SI는 확실한데, 중소제조업에 들어갈 만한 SI는 키워야 한다.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삼성전자가 있으니 서로 협업해야 한다.” -인력 수급은 문제 없나? “직원 100여명 중 연구개발(R&D) 인력이 40여명이다. 최근 두산, 한화, 현대 등 대기업들이 로봇산업에 뛰어들어 인력을 대거 흡수하고 있다. 한국 첨단산업의 인력부족 문제는 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외국 인력들을 많이 활용한다. 뉴로메카 창업하고 1호, 2호 직원이 베트남 친구들이었다. 외국 전문인력이 기술적으로 기여하려면 회사나 사회 분위기가 포용적이어야 하는데, 최근 많이 좋아졌다. 인력수급 뿐 아니라 베트남과 중국, 미국 등에 지사와 연구소를 열어 시장을 키우고 있다.” -로봇의 주요 부품을 수입한다고 들었다. “모터, 감속기를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서 수입한다. 기술력이 없다기보다 국내 시장이 작아서 그렇다. 로봇 산업이 성장하려면 로봇 부품업체가 같이 성장해야 한다. 현대차로 자동차 부품산업이 엄청 발전했듯이 말이다. 이제 뉴로메카나 레인보우로보틱스와 같은 로봇 제조업체들이 부품 산업들도 같이 성장시켜야 한다. ” -경기가 나쁜데 올해 상장하면 손해 아닌가. “불황기에는 생산력을 더 따지기 때문에, 로봇기업에는 오히려 기회다. 2026년 3000억 매출을 목표로 한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로봇산업의 미래가 밝다.”
  • [TV 하이라이트]

    [TV 하이라이트]

    ●벌거벗은 세계사(tvN 오후 8시 40분) 최근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와 원숭이 두창의 공통점은 바로 동물에서 인간으로, 종간의 장벽을 뛰어넘어 발생하는 ‘인수 공통감염병’이라는 것이다. 사실 인수 공통감염병은 100년 전에도 존재했다. 치사율이 최대 90%에 달했던 죽음의 바이러스 에볼라와 사상 최악의 사망자 수를 기록하며 20세기 최초 팬데믹이었던 스페인 독감이 이에 해당한다. 에볼라의 감염원은 박쥐로 알려져 있는가 하면 알래스카에서는 87년 만에 스페인 독감의 진짜 정체를 밝혔다고 한다. 이를 통해 인류가 겪어 왔던 인수 공통감염병에 대해 알아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인수 공통감염병의 공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한다. 앞으로 인류에게 닥쳐올 감염병 시나리오는 어떤 것일지 송대섭 서울대 수의학과 부교수와 함께 알아본다.
  • 유럽 최대 우크라 자포리자 원전 피격… 커지는 ‘방사능 공포’

    유럽 최대 우크라 자포리자 원전 피격… 커지는 ‘방사능 공포’

    유럽 최대 규모인 우크라이나 남부의 자포리자 원전이 피격되면서 전쟁 중 방사능 유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자살행위”라고 경고했다. 7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원자로 6기가 집합된 자포리자 원전이 지난 5일 로켓에 피격돼 화재가 발생한 데 이어 6일 폭격으로 방사능 감시센서가 손상되고 작업자가 부상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운영사 에네르고아톰은 “방사능 감시센서 3개가 파괴돼 방사능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방사성물질과 수소 유출에다 화재 위험이 커졌다”고 전했다. 현재 원자로 1기의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포리자 당국은 로켓 탄두의 낙하 지점이 원전에서 400m가 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침공 초기인 지난 3월 4일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한 후 발전 단지 주변에 참호를 파고, 다연장로켓포와 탱크 등을 배치한 군사 요새를 구축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원전에서 4.8㎞ 떨어진 드니프로강 반대편에 주둔하고 있지만 반격하지 못하고 있다. 원전의 공격 주체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상대 소행이라며 비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원전 공격을 “러시아의 핵 테러”로 규정하며 “강력한 대러 핵 제재”를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가동 중인 원자로 공격의 결과는 원자폭탄을 사용한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반면 미하일 미진체프 러시아 국가국방관리센터 소장은 러시아 타스통신에 “우크라이나군이 의도적으로 자포리자 원전 포격을 지속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남부 격전이 시작되면 자포리자 원전 안전이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 등 남부 탈환 작전에 나서고 러시아도 돈바스 병력을 남부에 집결하면서 격전이 임박한 상황이다. 영국 국방정보국은 “전투가 자포리자 인근부터 헤르손까지 남서쪽으로 약 350㎞ 전선으로 이동하며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자포리자 원전이 군사적 타격을 받으면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 참사가 재연될 수 있다고 보는 근거다. 자포리자 원전에서 480㎞ 떨어진 체르노빌 지역을 점령했던 러시아군 일부의 피폭 사망설도 제기되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원전 피해가 심상치 않다”며 “핵 재앙의 실재적 위험이 부각됐다”고 밝혔다.
  • 美 ‘대만=동맹국’ 법안 추진… 미중 갈등 새로운 불씨 되나

    美 ‘대만=동맹국’ 법안 추진… 미중 갈등 새로운 불씨 되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 의회가 추진하는 전폭적인 대만 지원 법안이 양국 충돌의 새 뇌관으로 떠올랐다. 대만을 사실상 동맹국으로 격상시키겠다는 것이어서 베이징을 더욱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7일(현지시간)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백악관은 미 상원 주도 ‘2022 대만정책법안’이 지나치게 친(親)대만적이라고 판단, 이를 수정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과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 법은 대만을 ‘비(非)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으로 지정하고 향후 4년간 45억 달러(약 5조 8700억원) 규모의 안보 지원을 하는 것이 골자다. 비나토 동맹국은 한국과 일본처럼 나토 회원국이 아님에도 미국과 동맹을 유지하는 나라를 뜻한다. 메넨데스 위원장은 “1979년 대만관계법 제정 이후 가장 포괄적으로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재정립하는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 법안은 대만이 각종 국제기구와 다자무역협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외교적 기회를 제공하는 조항도 담고 있다. 미 의회에서 원안대로 처리되면 대만은 사실상 미국의 동맹국이 된다. 중국이 거세게 반발할 수밖에 없다. 미국과 대만이 더 밀착하기 전에 군사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본토의 여론도 비등해질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 법안까지 시행되면 양국 관계가 파국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법안 일부 내용에 대한 수정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의회 강경파들이 “중국이 그렇게 무섭냐”며 반발하고 있어 결과를 낙관할 수 없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한편 “이달 4~7일 대만 주변에서 전방위적 군사훈련을 벌이겠다”고 발표한 중국군은 예고 없이 일정을 늘려 8일에도 훈련을 이어 갔다. 중국군이 종료 시점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당분간 타이베이에 대한 전방위적 군사 압박을 유지해 대만인들의 공포를 극대화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 “中서 신종 인수공통 바이러스 발견, 35명 감염”

    “中서 신종 인수공통 바이러스 발견, 35명 감염”

    “2018~21년 35명 감염”헤니파바이러스 계열 랑야 바이러스“치명적이지 않으나 경계해야” 중국 산둥성과 허난성에서 인간에게 전파될 수 있는 신종 동물 유래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최근 수년 사이에 나왔다. 중국 매체 펑파이 8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신종 헤니파바이러스가 발견됐다. 2018년 12월 산둥과 허난성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지난해 8월까지 모두 35명의 감염자가 나왔다고 매체는 전했다. 중국군사과학원 미생물유행병연구소 류웨이·팡리췬 교수, 싱가포르국립대 의학원 왕린파 교수 등이 공동 연구해 의학전문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실은 논문을 인용해 이 같이 밝혔다. ‘랑야 헤니파바이러스’로 불리는 이 신종 헤니파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열, 무기력, 기침, 거식증, 근육통, 메스꺼움 등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연구자 중 한 명인 왕린파 교수는 “현재까지 감염 사례는 치명적이거나 매우 심각한 것은 아니다”며 “따라서 공포가 아니라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헤니파바이러스 중 인간이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종전까지 확인된 것은 헨드라 바이러스와 니파 바이러스다. 두 바이러스의 천연 숙주는 모두 앙골라 과일박쥐이며 치사율이 40∼75%에 달한다.
  • 탈레반, 살인자에 호화 집·차량 제공…호주인 3명 살해한 군인 ‘영웅’ 대접

    탈레반, 살인자에 호화 집·차량 제공…호주인 3명 살해한 군인 ‘영웅’ 대접

    비무장한 호주 민간인 3명을 살해한 아프가니스탄 군인이 탈레반으로부터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7일 보도했다. 헤크마툴라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아프간 군인은 10년 전인 2012년 8월 당시 비무장한 호주인 3명을 살해한 뒤 도주했다. 이후 2013년 2월 헤크마툴라는 파키스탄 무법 국경지대에 숨어있다 발견돼 체포됐다. 3건의 살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그는 사형선고를 받았고, 2020년 카타르로 이송되기 전까지 카불 인근의 바그람 수용소에서 7년간 복역했다. 바그람 교도소는 탈레반 반군과 테러 용의자들을 주로 수용해 온 악명높은 수용소다. 지난해 탈레반은 아프간을 함락한 뒤, 미국과 평화협상의 일환으로 카타르 등 해외에 수감돼 있는 포로 5000명을 석방해달라고 요구했고, 이 가운데 헤크마툴라가 포함됐다. 탈레반이 헤크마툴라의 석방을 고려하자, 호주를 포함한 국제사회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헤크마툴라가 살인을 저질러 감옥에 갇힌 후에도 “나는 호주인을 (또) 죽일 것이고, 외국인의 꼭두각시도 죽일 것”이라면서 “나는 내 형제들 가운데 있고, 우리는 자유로울 것이며 아프가니스탄은 자유로울 것”이라고 반복해서 주장했기 때문이다. 전 아프가니스탄 정부 관계자도 “헤크마툴라는 위험한 테러리스트”라며 “그는 회개하지 않고 후회하지 않는다. 그는 위협이며 세계에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석방되지 말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이 요구한 석방 포로 5000명 중 헤크마툴라를 포함한 200명의 석방은 반대했다. 그러나 추가 협상 후 미국이 반대하는 포로의 명단은 15명으로 대폭 줄었고, 한 차례 더 협상이 진행되면서 석방 불가한 포로의 수는 6명으로 축소됐다. 헤크마툴라는 2020년 다시 세상에 나왔다. 가디언에 따르면 석방된 헤크마툴라는 탈레반으로부터 ‘영웅’ 칭호를 받으며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아프간 전 정부 고위 관리자는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헤크마툴라는 아프간에 돌아온 뒤 영웅으로서 환영받았다”면서 “집과 차, 경비원 등이 제공됐고, 범죄가 사면됐으며, 생활비 등의 지원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외교부는 헤크마툴라의 석방 및 현재 상황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탈레반이 헤크나툴라와 같은 범죄자에게 영웅 칭호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탈레반은 자폭 테러범의 유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그의 희생에 찬사를 보내며 ‘이슬람과 국가의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탈레반은 테러범 등 범죄자를 영웅으로 치켜세우는 동시에 전 정부 인사들에 대한 보복 위협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장해 국민을 순종을 강요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 광주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 ‘난항’

    광주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 ‘난항’

    광주시가 무등산 정상 방공포대를 광주 군공항 이전과 별개로 먼저 이전해 줄 것을 국방부에 정식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전지가 결정되지 않은 데다 이전에 따른 경제성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등 기존의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광주시는 지난달 25일 국방부를 찾아 ‘무등산 정상 방공포대를 광주 군공항 이전과는 별개로 먼저 다른 곳으로 이전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7일 밝혔다. 시는 이와 함께 ‘방공포대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데 대한 국방부의 의견과 기본 방향을 제시해 줄 것’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시의 이 같은 움직임은 ‘무등산 정상을 시민들께 되돌려 드리겠다’는 강기정 시장의 공약을 구체화한다는 의미와 함께 지지부진한 광주 군공항 이전 논의를 다시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방공포대 이전’이라는 이슈를 지렛대로 삼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국방부는 시의 요구에 대해 “방공포대와 군부대를 이전하려면 군사작전 수행 가능 여부를 먼저 판단해야 하며, 일단 방공포대를 이전한 뒤 군공항이 이전하면 또다시 방공포대를 옮기는 데 대한 경제성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특히 “무엇보다도 방공포대 이전 예정 지자체의 동의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의 이 같은 입장은 2018년 5월 ‘광주 군공항 이전이 확정된 이후에나 그 주변의 부지를 찾아 (방공포대) 이전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데서 한 발짝도 진전되지 않은 것이다. 시는 국방부를 방문한 데 이어 최근엔 방공포대가 위치한 무등산 정상 시유지에 대한 공유재산사용허가에 대해서도 재검토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매 5년마다 이뤄지는 방공포대 부지에 대한 사용허가 시한이 내년 12월 마감된다는 점을 감안해 사용허가를 내주지 않음으로써 방공포대 이전을 압박한다는 복안인 셈이다.
  • 더위야 물러가라… 한여름 공포축제 ‘오싹’

    더위야 물러가라… 한여름 공포축제 ‘오싹’

    ‘처녀귀신’, ‘저승사자’, ‘도깨비’…. 한여름 무더위를 쫓아줄 공포축제가 울산에서 잇따라 열린다. 한국연극협회 울산시지회는 오는 12일부터 나흘간 태화강 국가정원 야외공연장과 대숲 산책로 일원에서 ‘제15회 울산시 태화강대숲납량축제’를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축제는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된다. 대숲납량축제의 인기 프로그램은 태화강 국가정원 대나무숲 사이로 개설된 250m의 오솔길을 걷는 ‘호러 트레킹’이다. 호러 트레킹은 7개 코스에 구간별로 각각의 테마에 맞는 구조물과 특수효과가 설치된다. 코스 곳곳에는 처녀귀신과 저승사자 등이 튀어나와 참가자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한다. 연극협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300명의 이용객을 30분 단위로 출입시킬 예정이다. 하루에 7회씩 나흘 동안 8400명이 관람할 수 있다. 티켓은 울산연극협회 홈페이지에서 1회당 200매, 현장에서 1회당 100매씩 판매한다. 첫날인 12일 오후 7시에는 현악 4중주와 밸리댄스, 루팡매직 마술쇼 등 공연이 열리고, 공포영화 ‘곤지암’도 상영된다. ‘나에게 온 달 그리고 도깨비’와 ‘변사또 납시오!’, ‘유품’ 등 연극도 무대에 오른다. 또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서도 특별한 공포체험을 할 수 있다.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고래문화마을 일원에서 ‘2022 장생포 한여름밤 호러 페스티벌’이 열린다. 공포체험은 포경기지로 번성했던 1970년대 장생포를 그대로 재연한 마을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축제에서는 ‘장생포 호러 나이트클럽 콘서트’ 콘셉트의 무대공연을 진행한다. 무대공연은 13~14일 이틀간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열린다.
  • “4차 위기 떠안아” “中위협 막아야”… 안보·경제 시험대 오른 대만

    “4차 위기 떠안아” “中위협 막아야”… 안보·경제 시험대 오른 대만

    대만 내부 ‘방문 부적절’ 비판도CNN “中군사훈련, 대만 쥐어짜”차이 총통 지방선거 승부수 분석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인한 중국의 분노가 대만에 쏠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실적으로 중국이 미국을 응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CNN방송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중국 전문가 윤선의 분석을 통해 “중국의 군사훈련은 대만을 쥐어짜겠다”는 뜻이라며 “대만을 노리는 중국군의 압박이 예측 가능한 시일에 새롭게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오춘산 대만 담강대 대륙연구소 명예교수도 4일 홍콩 명보에 “중국이 대만을 매우 고통스럽게 만들 것”이라며 “이번 대만 방문의 최대 승자는 펠로시 의장이다. 그가 떠나면서 많은 문제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대만은 경제적 대가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중국 해관총서는 대만산 과일과 어류 등의 수입을 잠정 중단했다. 중국 상무부도 대만에 천연 모래 공급을 끊겠다고 발표했다. 모래는 반도체의 핵심 성분인 실리콘의 재료다. 대만을 먹여 살리는 반도체 산업에 상징적이나마 타격을 가하려는 속내다. 타이베이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보수 성향 연합보는 “펠로시는 전 세계에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떠났다. 하지만 2300만 대만인은 ‘4차 대만해협 위기’를 떠안았다”고 지적했다. TVBS방송도 “중국의 군사훈련·무역 보복 등으로 대만이 ‘스트레스 테스트’ 상황에 놓였다. 중국과 대만이 체결한 경제협력기본협정(ECFA)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자유시보는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손잡고 중국의 괴롭힘을 막아 내야 한다”고 일갈했고, 관영 중앙통신도 “펠로시 방문을 계기로 국제사회가 중국의 위협과 공포를 좀더 자세히 지켜보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의 방문이 부적절했다’는 비판론도 나왔다. 지난 2일 연합보가 주민 1만 8300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반대한다’고 답했다.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이유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외교력과 위기 관리 능력 역시 시험대에 올랐다. 몇 달 뒤 퇴임하는 펠로시 의장에게 ‘민주주의 수호’ 약속을 받아 내긴 했지만 끝을 알 수 없는 중국의 군사·경제 압박을 견뎌야 하는 혹독한 현실을 직면해야 해서다. 일각에서는 차이 총통이 올해 11월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고 펠로시 대만 방문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차이 총통은 코로나19 대응 미숙 등으로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졌다. 지방선거에 앞서 정국의 판을 흔들고 지지층을 결집시키고자 ‘펠로시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설명이다.
  • “발코니가 댕댕이 화장실입니다”…‘발코니 배변’ 아십니까

    “발코니가 댕댕이 화장실입니다”…‘발코니 배변’ 아십니까

    “여름이라 냄새 때문에 미치겠다” , “배수구에서 악취가 납니다” 최근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반려동물이 배설 과정을 발코니에서 해결하는 이른바 ‘발코니 배변’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발코니 쪽에 둔 배변패드를 주인이 제 때 정리하지 않으면 배설물의 냄새가 이웃으로 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름에 배설물 악취는 이웃들 입장에서 더욱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현행법(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 제4호)에 따르면, 입주자는 가축(장애인 보조견은 제외)을 사육함으로써 공동주거생활에 피해를 미치는 행위를 하려는 경우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공동주거생활에 피해를 미치는 행위’는 반려동물로 인한 소음이 다른 세대의 주거 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 아파트 계단·승강기·주차장 등과 같은 공용 부분에 반려동물의 배설물 방치, 반려동물이 이웃을 빈번히 공격하려고 하는 경우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발코니 배변으로 이웃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는 경우, 입주민 등의 의견을 토대로 반려동물을 관리할 수 있다. 2008년 8월 대법원은 한 아파트 단지에서 대형견을 기르는 입주민을 상대로 한 건설사의 소송에서 건설사 측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임대아파트의 임차인이 관리주체의 동의 없이 애완견을 사육하고 입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면 임대차계약 해지는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아파트를 명도해야 한다고 한 원심을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관련 법령의 규정 취지나 공동주거 생활을 영위하는 아파트 입주민들 사이의 다양한 이해관계의 조정 필요성 등을 감안하면, 공동주거 생활에서의 피해라는 것이 반드시 사람이 다치거나 물건이 훼손되는 등의 구체적·객관적 피해에 한정된다고 볼 수 없고, 공동시설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지장을 받고 혹은 혐오감이나 공포감을 갖는 등의 주관적·심정적 피해도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 칠레에 생긴 초대형 싱크홀, 기존 발표보다 더 큰 직경 32m

    칠레에 생긴 초대형 싱크홀, 기존 발표보다 더 큰 직경 32m

    칠레 북부 지역에서 최근 초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가운데 그 크기가 당초 발표보다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현지시간) 칠레 국립지질광산국은 싱크홀의 직경이 당초 발표된 25m보다 더 큰 32m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처음 존재가 확인된 이 싱크홀은 수도 산티아고에서 북쪽으로 665㎞ 떨어진 아타카마 지방의 구리 광산에서 발견됐다. 특히 이 싱크홀은 직경 32m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는 물론 깊이도 200m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깊은 싱크홀 중에 하나로 꼽힌다. 여기에 싱크홀의 모양이 원형에, 옆면도 절벽처럼 깎여있어 마치 인위적으로 만든 듯한 느낌마저 준다.싱크홀이 생긴 이 구리 광산은 캐나다 룬딘 광업이 운영하는 곳으로 현재 개발이 중단된 상태다. 다만 이번 싱크홀로 인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데이비드 몬테네그로 칠레 국립지질광산국장은 "현재 전문가들이 참여해 싱크홀이 생긴 원인을 조사 중에 있다"면서 "아직 싱크홀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밝혀내지 못했지만 많은 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싱크홀이 생긴 원인을 현재 과학적으로 조사 중이나 현지에서는 인근 광산 개발을 그 원인으로 추측하고 있다. 크리스발 수니가 시장은 “주변이 광산에 둘러싸고 있으며 싱크홀이 광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면 또 다른 싱크홀이 발생할 수 있어 걱정이 많다”면서 "주민들의 불안과 공포를 씻어내기 위해선 반드시 원인이 규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현지 주민은 “광산이 주변에 많아 평소에도 다이너마이트 폭발음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며 “싱크홀은 자연이 만든 게 아니라 인간이 만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 “일본경제는 계속 악화될 것...잔혹한 미래 올 수도”...美노벨상 석학의 경고

    “일본경제는 계속 악화될 것...잔혹한 미래 올 수도”...美노벨상 석학의 경고

    “지금의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위기는 올 연말쯤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내년이면 코로나19 확산세 둔화, 글로벌 공급망 정상화, 에너지 수요 완화 등으로 다시 경제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예외다. 일본 경제는 계속해서 악화일로를 걸을 것이다.” 노벨 경제학상(2008년)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올 연말쯤 완화되겠지만, 디플레이션의 굴레에 갇힌 일본의 침체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중 한 명으로 통하는 그는 일본 시사주간지 ‘슈칸겐다이’(週刊現代)와 가진 8월 6일자 인터뷰에서 이렇게 진단했다. 인터뷰는 ‘인플레이션 이후 세계에서 일본만 망가진다...경제학자 크루그먼의 최후 통첩’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앞서 지난달 26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3.2%로 둔화될 전망이라고 전망하며 코로나19 재확산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인플레이션율 확대 등으로 경기침체의 우려가 있다고 발표했다. 크루그먼 교수도 인터뷰에서 세계경제를 전방위에서 옥죄고 있는 강력한 인플레이션의 위험성을 지적했다.미국의 경우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동월 9.1%나 상승하며 제2차 오일쇼크 직후인 1981년 12월 이후 40여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크루그먼 교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포스러운 기세의 인플레이션은 글로벌 공급망(제품 원재료·부품 조달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흐름) 두절로 인해 야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현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의 인플레이션 위기는 올 연말쯤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등) 양적 긴축이 효과를 낼 것이다. 또 내년에는 코로나19 확산세 진정, 글로벌 공급망 정상화, 에너지 수요 완화 등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이 3% 이내로 축소되며 다시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일본 이외 국가들’의 이야기”라며 “일본의 경기는 현 추세대로라면 디플레이션의 굴레에 갇혀 악화일로를 거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아베 신조 정권 때 이뤄진 소비세 증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등 그동안 일본 정부가 취한 디플레이션 대책에 쓴소리를 계속해 왔다. 올들어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2%로 상승했다. 이는 약 30년 만의 최고치다. 일견 ‘아베노믹스’(아베 정권의 경제정책)가 목표로 내걸었던 2%대 물가 상승률을 달성한 것처럼도 보이지만, 크루그먼 교수는 이에 대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는 정책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 아니다. 실제로는 러시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식량·에너지 위기를 배경으로 한 ‘엔저’(일본 엔화 가치 하락)에 따른 상승이라는 외적 요인에 의한 것일뿐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2%라는 수치도 미국의 인플레이션율 9%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것이어서 일본은 아직 근본적인 디플레이션 탈피가 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했다.그는 현 상황을 타개할 해법으로 ‘임금 인상’과 ‘에너지원 확보’의 2가지를 들고, 이에 전념할 것을 기시다 후미오 총리 정권에 주문했다. 기업들의 과도한 내부유보율을 낮추고 이익을 임금 인상에 돌리도록 만드는 과감한 제도적 정비를 강조했다. 또 원자력발전소의 재가동 등을 통해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일본이 그야말로 ‘존망의 기로’에 서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임금 상승과 에너지원의 확보. 당장 내일이라도 이것들을 실행하지 않으면 도쿄의 도로가 황폐화되고 잡초만 무성하게 되는 잔혹한 미래가 찾아올 수 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일본인들은 더욱 분발해야 할 것이다.”
  • 800년 세월… 8만 1258번의 가르침, 기적을 직관하다

    800년 세월… 8만 1258번의 가르침, 기적을 직관하다

    아마도 인연이었을 것이다. 해인사를 찾게 된 것은. 어쩌면 불자들의 표현처럼 부처의 가피를 입은 것일 수도 있겠다. 경남 합천군청 행사가 해인사에서 열린다는 걸 우연히 귀동냥으로 주워들었고, 그 덕에 팔만대장경과 경내 암자까지 돌아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해인(海印)이란 이름에 담긴 뜻을 깨닫는 데만 평생이 걸릴 수 있다는데, 겨우 반나절 돌아본 것이 뭐 그리 대단할까만, 법보(法寶)라는 팔만대장경을 범부들이 ‘직관’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그 반나절의 값어치는 금새를 뛰어넘는다. 해인사는 지난해부터 ‘팔만대장경 순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스님의 안내로 해인사도 둘러보고 팔만대장경도 친견할 수 있다. 채 1시간이 못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해인사에 대한 안목을 넓히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된다. 이날 합천군 행사에선 팔만대장경 연구원에서 보존국장을 맡고 있는 일한 스님이 안내자로 나섰다.장경판전으로 곧장 간다. 팔만대장경이 있는 당우다. 네 동의 건물이 직사각형 형태를 이루고 있다. 들머리 구실을 하는 남쪽 건물은 수다라장(修多羅藏), 마당을 두고 마주한 북쪽 건물은 법보전(法寶殿)이다. 동쪽과 서쪽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사간판전이 있다. 길게 뻗은 남북 건물은 국간판전, 동서 건물은 사간판전이다. 국가기관인 대장도감에서 새긴 목판을 보관한 곳은 국간판전, 사찰이나 지방 관청에서 새긴 목판을 보관한 곳은 사간판전이라 부른다. 장경판전 구역에만 국보가 셋이다. 흔히 팔만대장경으로 알려진 ‘대장경판’과 남북의 ‘장경판전’ 건물, 그리고 동·서사간판전에 봉안된 ‘고려목판’ 등이다. 장경판전은 1995년, 대장경 등 목판들은 2007년에 각각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현재 일반인이 볼 수 있는 건 법보전 내부와 팔만대장경이다. 석가고행도, 고승들의 문집 등을 새겼다는 고려목판과 소승불교 경판이 보관된 수다라장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그렇듯 언젠가 이들과도 ‘인연’이 닿길 희망한다. 예약하지 않는 관람객은 법보전 앞마당까지만 갈 수 있고, 법보전 창살 사이로 팔만대장경을 봐야 한다.춘분과 추분에 연꽃 모양의 그림자를 남긴다는 수다라장 연화문을 지나면 곧 법보전이다. 낡은 기둥에 매달린 두 개의 주렴이 여행자를 맞는다. 각각 원각도량하처(圓覺道場何處)와 현금생사즉시(現今生死卽是)란 문구가 새겨졌다. 일한 스님은 이를 “깨달음의 도량은 어디인가, 지금 나고 죽는 이 세상이 바로 그곳”이라고 해석했다. 삶의 모든 순간은 첫 순간이면서 마지막 순간이고 유일한 순간이다. ‘지금’과 ‘여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한 시인의 표현처럼 어제의 비로 오늘의 옷을 적실 까닭이 없고, 내일의 비를 위해 오늘의 우산을 펼 이유도 없는 것이다. 법보전 건물은 안팎이 수수하다. 장식성 짙은 공포와 화려한 단청으로 법보를 감싸고 있을 법한데, 뜻밖에 여염의 건물보다도 소박하다. 법보전의 진정한 가치는 놀라울 만큼 과학적인 구조에 있다. 아마 우리 국민 누구나 학창 시절 수없이 듣고 외웠을 터다. 건물 정면과 후면 창살의 모양, 위치, 크기 등이 다른 건 원활한 공기 흐름을 위해서라는 것, 바닥에 황토와 숯, 횟가루, 소금 등을 섞어 다져 습도를 조절했다는 것 등 말이다. 일한 스님은 “그 덕에 20여년 동안 청소를 하지 않아도 거미줄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마침내 팔만대장경. 무려 780여년 전에 제작된 목판들이 마치 어제 가져다 놓은 양 단정하게 5층 판가(板袈·경판꽂이)를 채우고 있다. 경판의 숫자가 8만 1258장, 8만 4000개의 법문을 실었다고 해 팔만대장경이다. 불가에선 종종 ‘팔만 사천’을 ‘많음’의 의미로 쓴다. 그러니 팔만대장경엔 경판과법문의 개수 외에도 ‘부처의 깨달음과 법문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의미가 담겼다고도 볼 수 있다. 경판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과 지혜 역시 헤아릴 수 없이 깊다. 대장경판은 가로 약 70㎝, 세로 약 24㎝ 크기다. 두께는 어른 손가락 두 마디 정도. 양옆의 손잡이는 경판보다 5㎜ 정도 더 두껍다. 그 덕에 모든 경판 사이사이로 바람이 지날 수 있고, 경판을 넣고 꺼낼 때 글자들끼리 부딪히지 않는다. 글자수는 5272만 자다. 글자 하나를 새길 때마다 각수(刻手)들이 삼배를 올렸다고 한다. 그러니 글자를 모두 새기기까지 얼추 1억 6000번 가까이 절을 올렸을 것이다. 대장경은 고려 시대에 두 차례 제작됐다. 11세기에 만든 초조대장경은 몽골군의 침입으로 소실됐고, 해인사에 보관된 경판은 두 번째로 만든 재조대장경이다. 고려 고종 19년인 1237년에 조성이 시작돼 1248년에 완성됐다. 준비 기간까지 합하면 총 16년이 걸린 것으로 전해진다. 나무로 만든 대장경판이 오늘에까지 이를 수 있었던 건 기적이다. 해인사에 일곱 번 화마가 덮쳐도, 6·25전쟁 등 수많은 전란을 겪고도, 8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습기, 추위와 싸우면서도 온전히 살아 부처의 진리를 전할 수 있었던 건 기적이라는 단어로밖에 달리 설명할 방도가 없다. 우리 선조들이 경판을 새기고, 장경판전을 세울 지혜와 정성을 갖게 된 것 역시 기적적인 일이지 싶다. 대장경의 여운은 강렬했다. 저물녘 범종 소리까지 들은 뒤라야 산사에서 발걸음을 뗄 수 있을 듯했다. 그사이 암자 순례에 나섰다. 해인사의 산내 암자는 모두 16개다. 하루에 돌아볼 수는 없어, 해인사 동쪽 코스의 암자 3곳을 묶어 돌아봤다. 백련암은 ‘가야산 호랑이’ 성철 스님이 주석하던 암자다. 경내에 비석처럼 서 있는 불면석이 독특하다. 희랑대는 꽃계단(花階)이 아름답고, 금강산 보덕굴에 비견되는 지족암은 뒤 산자락에 불족도를 토대로 조각한 불족바위가 인상적이다.어둑어둑해질 무렵 사람들이 해인사 범종각 앞에 모였다.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내외국인, 여행객 등이 뒤섞였다. 두 스님은 법고와 범종, 목어, 운판의 순서로 쳤다. 법고는 지상의 생명들, 범종은 지하의 생명들, 목어는 물속 짐승들, 운판은 날짐승들에게 전하는 구원의 소리란다. 여행자에게 범종이란 일종의 축객령과 같은 것. 이제 해인사를 내려갈 때다. 기분 탓일까. 땀과 홍진에 절어 까매진 목깃이 그제야 말끔하게 씻겨진 듯하다. ■ 여행수첩 매주 월요일 예약 사이트 ‘광클’ 전쟁 -‘해인사 팔만대장경 순례’ 프로그램은 매주 토·일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진행된다. 회당 최대 20명까지 신청을 받는다. 매주 월요일에 누리집예약 사이트를 오픈하는데, ‘광클’ 전쟁이 벌어진다고 한다. -물병 등 액체류, 라이터 등 화기류, 삼각대 등 카메라 장비, 가방 등은 일절 법보전 안으로 가져갈 수 없다. 슬리퍼, 하이힐, 반바지, 민소매, 레깅스 등의 차림으로도 입장할 수 없다. -대장경에 가려 못 보기 십상인데, 법보전 안의 비로자나불상도 보물이다. 국내 최고(最古) 목조 불상이다. 화재나 도난이 감지되면 고급 외제차의 엠블럼처럼 순식간에 특수장치가 부착된 단 아래로 사라진다고 한다. -범종 타종 시간은 하안거, 동안거 등 시기에 따라 다르다. 미리 종무소에 확인해야 한다. 요즘엔 오후 7시 30분쯤 범종을 친다.
  • 中,가오슝 16㎞ 근접해 실탄훈련…대만“영공·해상 막혔다”규탄

    中,가오슝 16㎞ 근접해 실탄훈련…대만“영공·해상 막혔다”규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불장난하면 타 죽는다”는 베이징의 위협을 무릅쓰고 대만을 방문했지만 전 세계가 우려한 미중 군사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군이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예고하고 대만과 인접한 해변에 장갑차를 줄지어 배치하는 등 반격을 장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펠로시발 후폭풍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기자들에게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았다. 그의 행보가 위기나 무력 충돌을 일으키는 소재가 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미 의회 전현직 의원들이 수시로 대만을 드나든 만큼 하원의장이 못 갈 이유는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중국은 백악관의 주장을 일축하며 전방위적 보복을 예고했다. 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날 오전 푸젠성 샤먼의 한 해수욕장에서 장갑차와 탱크 등이 인파를 가로질러 지나가는 영상이 올라왔다. 피서객들은 갑작스러운 군사 행렬에 크게 놀란 모습이었다. 푸젠성은 대만과 마주 보고 있어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곳이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2일 밤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를 긴급 초치해 강하게 항의했다. 셰펑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펠로시 의장이 천하의 나쁜 짓을 저질렀다. 고의로 불장난을 했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2일 밤부터 대만 주위의 해·공역에서 연합 군사행동을 개시했고, 4~7일에 대만을 포위해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 사격을 실시한다. 특히 대만 제2의 도시 가오슝과 근접한 남서쪽 훈련 구역은 대만 본토와 거리가 10마일(약 16㎞)도 떨어지지 않았을 정도로 가까워 공포감 조성을 극대화하려는 노림수로 보인다. 이에 대만 국방부는 “중국의 훈련은 대만의 영공과 해상을 봉쇄하는 것과 같다”고 규탄했다.WP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기고에서 “펠로시의 영향은 그가 집으로 돌아간 뒤부터 수년에 걸쳐 나타날 것”이라며 “미중 경쟁의 속도와 강도가 더욱 높아지고 그 중심에 대만이 놓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머지않아 대만해협 중간선을 무력화하는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장기 집권을 성사시켜야 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선 ‘왜 미국과 대만의 도발에 맞서지 않느냐’는 지지 세력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렵다. 미군은 양안 충돌을 차단하고자 1955년 대만해협에 중간선을 그었고, 중국은 ‘현상 유지’ 차원에서 이 선을 묵인했으나 대만의 독립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2020년 “중간선은 없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베이징은 서구 세계의 ‘항행의 자유’ 작전 등을 문제 삼으며 대만을 상대로 본격적인 군사행동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 주석이 중국 경제를 추락시킬 수 있는 위기로까지 갈등을 키우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다. ‘세계 최강’ 미국과의 전면전에 나서면 손실이 너무 크다. 중국 지난대 국제관계학 천딩딩 교수는 “분명히 매우 강한 반응이 있겠지만 통제 불능 상황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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