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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말 손님에 반말했다고”…편의점 직원 17차례 폭행한 남성

    “반말 손님에 반말했다고”…편의점 직원 17차례 폭행한 남성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직원에게 반말을 한 손님이 자신에게 반말로 응대했다는 이유로 20대 직원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30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서울 강동구의 한 편의점에서 주황색 사우나 복에 외투만 걸친 중년 남성 A씨가 행패를 부렸다. A씨는 음료수를 들고 와 값을 치르는가 싶더니 갑자기 직원 B씨를 향해 종이컵을 내던졌다. 위협을 느낀 B씨가 계산대 안으로 피했지만 A씨는 음료수병을 추가로 가져와 계산한 뒤 전부 바닥에 던져 깨뜨렸다. 이는 A씨의 반말로부터 시작됐다. A씨가 먼저 B씨에게 반말을 해 B씨가 똑같이 반말로 대응하자 B씨에게 화풀이를 한 것이다. B씨에 따르면 A씨는 “어린놈의 ××가”, “머리에 피도 안 말랐다”라는 등의 폭언을 했다. 급기야 A씨는 B씨의 얼굴을 때리며 계산대 안까지 들어갔다. A씨는 주먹으로 B씨의 머리와 얼굴을 가격했다. B씨가 손으로 머리를 감싸자 머리채를 잡고 폭행을 이어갔다. 폭행 횟수는 CCTV에 포착된 것만 17차례다. 편의점에 있던 다른 손님이 보다 못해 A씨를 말렸지만, 폭행은 계속됐다. 결국 B씨가 계산대의 112 비상벨을 눌러 신고하자 A씨는 폭행을 멈추고 떠났다. 이후 출동한 경찰은 CCTV 확인 후 주변을 둘러보고 떠났다. A씨는 경찰이 떠나고 2시간 뒤 편의점을 다시 찾아 또 행패를 부렸다. B씨는 “(A씨가)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공포감을 호소했다. A씨의 폭행으로 B씨는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A씨가 남긴 영수증을 토대로 카드사를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 폭탄세일에 소비심리 녹았다… 美 온라인쇼핑 하루 15조원 최고

    폭탄세일에 소비심리 녹았다… 美 온라인쇼핑 하루 15조원 최고

    ‘159달러 에어팟, 50% 할인.’ 꽁꽁 얼어붙은 미국 소비심리도 연말 초대박 할인 행사 앞에서는 봄날 눈 녹듯 녹아내렸다. 가파르게 치솟은 물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자물쇠를 채운 미국인의 지갑이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인 ‘사이버먼데이’에 무장해제됐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름신’이 강림한 미국 소비자들이 올해 사이버먼데이에 쓴 금액은 총 113억 달러(약 15조원)로 집계됐다.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사이버먼데이인 지난 28일 하루 동안 쇼핑에 쓴 돈이 113억 달러로, 지난해 대비 5.8% 늘어나 역사상 하루 최대 매출 기록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상위 100대 온라인 소매업체 가운데 85%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다. 사이버먼데이는 11월 넷째주 목요일인 미국 ‘추수감사절’과 연이은 금요일 ‘블랙프라이데이’에 다음주 월요일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사이버 5’로 불리는 쇼핑 대목 마지막 날이다. 올해는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온라인 할인 행사가 펼쳐졌다. 미국소매협회는 이 기간 1억 9670만명이 쇼핑을 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9% 증가한 인원이다. 포켓몬 카드, 레고와 같은 장난감과 드론, 애플 에어팟, 디지털 카메라, 스마트TV, 스포츠 용품 등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사이버먼데이가 늘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전 세계 공급망 차질이 나타난 바람에 온라인 판매 실적이 전년에 비해 뒷걸음질했다. 올 들어 인플레이션에 주눅 든 소비심리를 부활시킨 건 ‘할인의 힘’이었다. 경기둔화에 재고 공포가 커진 판매업체들이 반값부터 70% 이상 대대적인 할인 공세를 펼친 게 ‘대박’을 불렀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면서 뜨거워진 오프라인 쇼핑도 대박 분위기에 가세했다. 그러나 미 경제 전문가들은 소비심리와 경제 전반의 건전성이 다시 살아났다고 단정하기 이르다고 봤다. 미국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도 이달 56.8로, 전월보다 5.2% 하락하는 등 악화 상태다. 어도비 디지털인사이츠의 수석 애널리스트 비베크 판트야는 “공급과잉과 소비지출 약화라는 환경에서 판매업체들이 대규모 할인을 통해 수요를 끌어들이는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짚었다.
  • 인플레 이긴 ‘할인의 심리’…美 사이버먼데이 사상 최대 매출

    인플레 이긴 ‘할인의 심리’…美 사이버먼데이 사상 최대 매출

    ‘159달러 에어팟, 50% 할인’ 꽁꽁 얼어붙은 미국 소비심리도 연말 초대박 할인 행사 앞에서는 봄날 눈 녹듯 녹아내렸다. 가파르게 치솟은 물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자물쇠를 채운 미국민의 지갑이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인 ‘사이버먼데이’에서 무장해제됐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름신’이 강림한 미국 소비자들이 올해 사이버먼데이에 쓴 금액은 총 113억 달러(약 15조원)로 집계됐다.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사이버먼데이인 지난 28일 하루 동안 쇼핑에 쓴 돈이 113억 달러로, 지난해 대비 5.8% 늘어난 역사상 하루 최대 매출 기록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상위 100대 온라인 소매업체 가운데 85% 매출을 분석한 결과다. 사이버먼데이는 11월 넷째주 목요일인 미국 ‘추수감사절’과 연이은 금요일 ‘블랙프라이데이’의 다음주 월요일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사이버 5’로 불리는 쇼핑 대목 마지막 날이다. 올해는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온라인 할인 행사가 펼쳐졌다. 미국소매협회는 이 기간 1억 9670만명이 쇼핑을 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9% 증가한 인원이다. 포켓몬 카드, 레고와 같은 장난감과 드론, 애플 에어팟, 디지털 카메라, 스마트TV, 스포츠 용품 등이 날개 돋힌 듯 팔렸다. 사이버먼데이가 늘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전 세계 공급망 차질이 나타난 바람에 온라인 판매 실적이 전년에 비해 뒷걸음질쳤다. 올 들어 인플레이션에 주눅 든 소비심리를 부활시킨 건 ‘할인의 힘’이었다. 경기둔화에 재고 공포가 커진 판매업체들이 반값부터 70% 이상 대대적인 할인 공세를 펼친 게 대박을 불렀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면서 뜨거워진 오프라인 쇼핑도 대박 분위기에 가세했다. 그러나 미 경제 전문가들은 소비 심리와 경제 전반의 건전성이 다시 살아났다고 단정하기 이르다고 봤다. 미국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도 이달 56.8로, 전월보다 5.2% 하락하는 등 악화 상태다. 어도비 디지털인사이츠의 수석 애널리스트 비베크 판트야는 “공급과잉과 소비지출 약화라는 환경에서 판매업체들이 대규모 할인을 통해 수요를 끌어들이는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 90대 성폭행하려다 여중생 범행도 들통난 50대 대폭 감형

    90대 성폭행하려다 여중생 범행도 들통난 50대 대폭 감형

    90대 노인 성폭행 미수범으로 붙잡혔다가 13년 전 여중생 성폭행 사건까지 저지른 것으로 들통났던 50대가 항소심에서 형량이 절반으로 줄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황승태)는 3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주거침입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1)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 5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10년간 취업 제한,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초 강원 원주시의 한 주택에 침입해 90대 노인을 때리고 성폭행하려다 달아난 혐의로 지난 2월 수사기관에 검거됐다. 당시 수사기관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유전자 정보(DNA)와 A씨의 DNA를 확인하다가 뜻밖의 사실을 찾아냈다.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던 2009년 6월 용인 여중생 성폭행 사건 용의자의 DNA가 A씨의 DNA와 일치한다고 나온 것이다. A씨가 용인에서 생활했던 이력을 확인한 수사기관은 주거 침입 후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성폭행하거나 시도한 범행 수법이 유사한 점에 주목했다. 게다가 13년이 지났음에도 당시 피해 여중생이 범인의 인상착의를 또렷하게 진술한 점을 토대로 용인 사건의 범행도 A씨의 짓이라고 보고 이 혐의까지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피해 여중생은 범인이 누구인지 파악되지 않아 장기간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고령의 피해자 역시 범행 당시 공포 등이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합의금 마련을 위해 이혼까지 하고 빚을 내 피해자와 합의를 위해 노력한 점 등을 참작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반면 검찰은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양측의 양형부당 주장을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합의했고, 주거침입강간 범행은 미수에 그친 점 등을 고려했다”면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형량을 원심의 절반으로 줄였다.
  • “이태원 참사 해외 진단 챙겼어야…‘尹정부 6개월 점검’ 특화 돋보여” [독자권익위]

    “이태원 참사 해외 진단 챙겼어야…‘尹정부 6개월 점검’ 특화 돋보여” [독자권익위]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9층 회의실에서 제156차 회의를 열고 11월 서울신문 보도를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정일권(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허진재(한국갤럽 이사), 최승필(한국외대 법학대학원 교수), 이세희(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대학원 석사과정)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이달 최대 현안이었던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서울신문이 심도 있는 재발 방지책을 내놓았지만, 비슷한 사고를 경험한 해외 전문가들의 진단은 부족해 다소 아쉬웠다는 의견을 냈다. ‘윤석열 정부 6개월 국정점검’과 난민을 주제로 한 ‘우리 삶을 바꾼 변론’ 등은 서울신문만의 콘텐츠로 돋보였다는 평가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참사 바라보는 데스크 의견 있었으면”  허진재 지난 8일자에 10·29 참사 재발 방지 관련 4명의 국내 전문가 제언이 있었는데 내용이 좋았다. 다음날 1면에는 ‘일상 속 밀집공포 3대 해법으로 넘자’라는 기획기사로 개선 방향까지 제시해 의미 있었다. 아쉬운 부분은 타 신문은 특파원이 사고를 경험한 나라들의 전문가 인터뷰를 많이 실었다는 것이다. 또 참사를 바라보는 데스크 시각이 한 건 정도에 그쳤다. 이 사회를 경험해 온 논설위원급의 의견들이 있었을 텐데 그런 의견 제시가 적었던 것 같다.  김영석 이태원 참사 같은 경우 너무 후진적인 사고였다. 우리나라가 BTS 등 문화적 강국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아주 후진적인 사고가 일어나 더욱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서울신문 포함해 우리 언론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 반성할 점이 많다. 즉각적인 세계적 반응을 시의적절하게 다루지 못한 점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정일권 남성이 많이 죽었는지, 여성이 많이 죽었는지 집단을 나누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러워야 한다. 집단갈등 만들고, 특정 문제를 저쪽 탓이라고 돌릴 가능성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김재희 8일자에 이태원 참사 후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극복 요령에 대해 다뤘다. 이런 유의 기사보다는 정신과 의사나 해당 분야 전문가에게 칼럼을 요청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한다.  ●여성·소수자 다룬 기획기사 돋보여  허진재 대통령 취임 6개월이 되는 시기였다. 7일자 ‘尹은 정치력, 참모는 소신 드러내라’를 보고 깜짝 놀랐다. 1면 톱에 ‘이런 기사를 낼 수 있구나’ 했다. 저는 의미 있게 봤다. 지난 6개월 동안 이 정부 경험한 이가 대통령에게 조언하거나 국정원 관계자가 조언한다고 했을 때 그보다 더 잘했다고 본다. 이런 기사는 내부적으로 많은 검토와 의논이 있은 후 새로운 시각을 1면에서 전달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다른 신문의 정치면에서는 굉장히 보기 어려웠던 기사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세희 이달에는 심층 기획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 그럼에도 여성이나 소수자 보도도 꾸준했다. 21일자 21면에 ‘92년 만에 여성 포청천 첫 등장’ 기사를 카타르월드컵 이색 관전 포인트로 담았다. 25일자 16면에 ‘여성, 가족·연인에 시간당 5명꼴 살해당해‘ 기사를 다뤘는데, 이날은 세계 여성폭력의 날이었다. 주요 일간지 중 유일하게 지면에 보도했다. 일간지 중 유일하게 1면에 5대 그룹 첫 공채 출신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보도했다. 여성 관련 보도에 신경 쓰는 게 서울신문만의 특색이다. 소수자 보도로는 7일자에서 ‘우리 삶 바꾼 변론’ 기획에서 명예살인 위험에 처한 파키스탄 부부에 대한 난민 인정 과정 관련 기사를 다뤘다. 어떤 사람이 난민으로 받아들여지는지 자세하게 보도해 난민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김재희 18일자 먼저 온 주말 ‘자수 없는 사회, 잃어버린 광명’ 기획은 자수가 낮아지는 원인, 범죄 유형에 대해 흥미를 끌 만큼 전문가 취재 통해 짜임새 있게 구성했다. 전반적으로 법조 기사 다룰 때 아쉬운 부분은 관련 멘트를 처리할 때 자꾸 익명을 넣는다는 것이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개업 변호사인데, 이름 특정하지 않으면 이런 멘트는 안 쓰는 게 낫다고 본다. 판결문으로 대체 가능한 것을 법조인 멘트로 처리할 때는 객관성이 떨어진다. 멘트로 갈음할 때는 이름을 넣어야 한다.  12일자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 관련 기사는 지양해야 할 기사라고 본다. ‘주변 원룸 “방 빼달라” 엑소더스 조짐’이라고 제목을 달았다. 이런 사건이 출소범의 기본권과 주민들의 거주권 충돌 문제처럼 보인다.  ●어려운 전문용어 설명 친절해야  최승필 제목이 내용을 잘 설명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8일자 ‘바이든 임신 중단권 제동 걸리나’ 기사인데, 기사에는 임신중단권에 대한 설명이 없다. 미 연방대법원이 낙태 권리의 헌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하면서 바이든이 임신중단권을 지지한다고 하면서 나온 얘기인데, 전후 설명 없이 제목만 나오니 무슨 소린가 싶다. 제목에 R공포라고 달았는데, 이에 대한 용어 설명도 없었다. 일반 독자들은 알아듣기 힘들다.  좋았던 제목은 ‘기후 피해기금 역사적 합의 했지만 재원 운용 구체적 방안 부재’로 제목만 봐도 기후변화에 합의했지만 결정 못 했다고 한눈에 이해할 수 있다.  김영석 기사 안에 전문용어가 들어갔을 때 일반 독자들은 못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박스로 따로 설명해 주면 기사와 어우러지며 편할 것 같다. 저도 이해 못하면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용어들이 있다. 코인 관련 이슈도 특히 대한민국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것은 심층적으로 다뤄 볼 만한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다른 언론에서 하기 전에 서울신문에서 깊게 다룬다면 큰 호응을 얻지 않을까.  이세희 젊은층은 경제 기사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려고 본다. 젊은층은 쉬운 것을 좋아하고, 시간을 많이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경제 기사의 경우 지면 제한이 있으니, 하이퍼링크나 영상 등을 온라인에서 접할 수 있게 하는 게 어떨까 싶다. 심층 기사는 사회 분야 기사가 많다. 젊은층 관련 경제 기사 시리즈를 하면 어떨까. 경기가 나빠지면 MZ세대가 허리띠 조인다는 기사가 있었다. 재밌는 주제라고 보지만, 통계에만 초점을 맞췄다. 현장을 자세하게 다루는 기사가 나왔으면 좋겠다.  ●직접 인용 제목 지양해야  정일권 헤드라인에서 따옴표 쓰는 게 다른 면은 많지 않은데 정치면은 많다. 10일자에 ‘“정권·검찰 야합” 압수수색에 격앙된 민주당… “몸통 탄핵부터”’가 보인다. 이재명 대표 겨눈 국민의힘 기사처럼 양쪽의 주장을 하나씩 가져와서 산술적 균형을 맞추는 식이다. 아니면 조금 자극적 용어를 쓰고 싶을 때 따옴표를 쓴다. 시선 끌기, 클릭 수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주장 그대로 가져올 때 편향성 시비를 벗어나고자 할 때인 것 같다. 전체적으로 보면 기자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혹은 제목을 위해서 쓴다. 다른 면은 내용을 관통하는 제목을 뽑고자 고민하는데, 정치면은 그거와 관계없이 인터뷰한 내용 중에서 귀에 박히는 것을 가져오는 것이다. 서울신문이 나서서 제목에는 직접 따옴표 안 쓰기로 선언하는 게 어떤가 제안하고 싶다.  최승필 23일자 ‘금감원 “獨 헤리티지 펀드 투자금 100% 돌려줘라”’라는 제목만 보면 금감원이 처분을 내린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이는 권고 사항에 불과하다. 제목과 내용이 다소 달라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 22일자 ‘공기업 파산 우려에…한전채 발행한도 늘린다’도 확정적인 법 통과가 아님에도 제목에 단정적인 표현을 썼다. 정부 발의 법안으로서 일단 법안심사소위까지 간 정도다. 따라서 발행한도 늘린다고 단정 짓는 것은 부적절하다. 14일자에는 반도체특별법이 발의됐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반도체특별법이 있는지 찾아보니 없었다. 법안명을 같이 달아 주면 좋겠다.
  • ESPN “이강인 풀타임 뛰었다면 결과 바꿨을 수도”…이강인 속마음은?

    ESPN “이강인 풀타임 뛰었다면 결과 바꿨을 수도”…이강인 속마음은?

    두 골을 내준 뒤 끌려가던 후반전. 경기의 흐름을 바뀐건 후반 12분 교체 출전한 ‘골든보이’ 이강인(21·마요르카)이었다. 이강인은 그라운드에 들어간지 1분 만인 후반 13분 조규성(전북 현대)에게 그림 같은 센터링을 선사하며 추격골을 어시스트했다. 골이 터지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자신감을 얻고 공격을 몰아치던 한국은 후반 16분 추가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이후 가나의 세 번째 골이 나오며 아쉽게 승리를 내주긴 했지만, 참패만은 면할 수 있었다. 이강인의 눈부신 활약에 축구 팬들은 그가 선발 출전하지 않은 것을 아쉬워했고, 한 외신은 “이강인이 90분간 뛰었다면 경기 결과를 바꿨을 수 있다”고 평했다. ●“이강인에게 90분이 주어질 지가 가장 큰 문제”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이강인이 90분간 뛰었다면 경기 결과를 바꿨을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ESPN은 “이강인은 투입된 지 1분 만에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한국이 필사적으로 세 번째 골을 노릴 때도 이를 책임진 선수가 21살 선수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면서 “이강인의 패스는 가나 수비진에게 공포스러웠을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이강인은 확실히 자기 기술을 보여줬고, 월드컵에서도 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한국 팬들은 앞으로 이강인의 활약을 기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국 대표팀이 꼭 이겨야 하는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이강인은 또 증명할 수 있다”면서도 “가장 큰 문제는 이강인에게 90분이 주어질 것인가에 대한 여부”라고 덧붙였다. ● 이강인 “감독님 결정 100% 신뢰” 축구팬들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강인은 벤투 감독의 결정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경기믹스존 인터뷰에서 이강인은 ‘선발로 나오고 싶은 마음이 없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감독님이 결정하시는 것”이라며 “저는 감독님 결정을 100% 신뢰하고, 기회가 되면 팀에 최대한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어 “투입될 때 파울루 벤투 감독님께서 항상 공격적인 플레이, 골에 가까운 플레이를 요구하신다”며 “제가 들어가서 반전이 있었지만 결과가 매우 아쉽고, 다음 경기 좋은 결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이강인은 “선수는 결과로 얘기하는 거라 매우 아쉽다. 다음 경기 좋은 결과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개인적인 것보다 팀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시 기회가 온다면 팀에 도움이 돼서 승리하도록 많이 노력하겠다. 저뿐 아니라 다른 선수, 코칭스태프 모두 다 똑같이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종료휘슬 불고 레드카드 꺼낸 테일러…英반응은 이랬다

    종료휘슬 불고 레드카드 꺼낸 테일러…英반응은 이랬다

    “모두가 영국 심판을 싫어하는 이유를 테일러가 보여줬다.” 앤서니 테일러(잉글랜드)가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도 악명 높은 심판을 이어갔다. 16강 진출을 위해 가나전 승리가 절실했던 한국은 28일 3-2으로 패배했다. 한국은 1무 1패 승점 1점으로 3위, 가나는 1승 1패 승점 3점으로 2위다. 졌지만 잘 싸웠다. 초반 흐름을 주도하다 가나에게 두 골을 실점하며 2-0으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지만, 후반 초반 이강인을 교체 투입하며 역전을 노렸다. 조규성이 내리 두 골을 넣으며 해결사로 나섰지만 이내 가나가 한 번 더 골문을 흔들고 말았다. 후반 추가 시간 10분. 가나 선수 중 몇몇은 부상 때문에 잠시 쓰러져있었다. 경기가 지연됐다. 그리고 후반 추가 시간 10분이 됐을 때 권경원이 중거리 슛을 때렸다. 가나 수비를 맞고 골라인으로 나갔다. 한국의 코너킥이 선언됐다.하지만 테일러 주심은 한국에 코너킥 기회를 주지 않고 종료 휘슬을 불었다. 벤투 감독은 항의했고, 테일러는 호주머니에서 레드카드를 꺼냈다. 벤투는 순식간에 퇴장 감독이 됐다. 이 때문에 공식 기자회견에도 참석하지 못했고, 포르투갈과 3차전에서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됐다. 대신 기자회견에 참석한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는 “마지막 기회를 잃었다. 공평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동점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비판했다. 벤투 감독의 퇴장에 대해선 “주심에게 충분히 정당하게 할 수 있는 항의였는데 주심이 반응한 것이다. 전혀 부적절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옹호했다. 테일러 심판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즐겨 보는 국내 팬들에게 유명한 심판이다. 2010년 EPL 무대에 데뷔했고,2013년부터 FIFA 국제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과거 EPL에서 손흥민에게 레드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한국 축구팬들은 “누운 시간 해서 한 2~3분은 더 줬어야 한다” “테일러가 테일러했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테일러의 SNS에 가서 댓글을 달며 분노를 표출했다.영국 현지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영국 축구 팬은 “테일러의 공포가 세계로 가는 것을 보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고, 또 다른 팬은 “앤서니 테일러가 다시 한 번 경기보다 자기 자신을 돋보이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팬은 “모두가 영국 심판을 싫어하는 이유를 세상에 보여주는 앤서니 테일러”라며 조롱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 결과에는 불만이지만 내용에는 만족한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라며 “우리는 오늘 좋은 경기를 했다. (내용상으로) 이기기에 충분히 좋은 경기였다”고 자평했다. 그는 “비기기만 했어도 비교적 공정한 결과였을 것”이라며 “물론 우리가 어리석은 수비 실수가 나오면서 실점했는데 결과를 바꿀 기회도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동점까지 만들고, 수비 실수로 세 번째 골을 내줬어도 내 의견으로는 공정한 결과로 보기 어렵다”며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지만, 내용은 괜찮았고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포르투갈과 3차전 대비책을 묻는 말에는 “가장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준비하겠다”며 “어려운 그룹에서 쉽지 않은 상황이 됐지만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16강 진출 포르투갈 ‘이겨야만’ 가능 1무1패(승점 1)가 된 한국은 포르투갈(2승·승점 6),가나(1승1패·승점 3)에 이어 H조 3위가 됐다. 조 4위는 1무1패(승점1)의 우루과이다. 한국은 다음달 2일 오전 12시에 펼쳐지는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16강 진출 가능성이 있다. 비기거나 패할 경우 탈락이 확정된다. 포르투갈은 H조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강호로 이번 대회에서도 가나(3-2 승), 우루과이(2-0 승)를 연파하고 조기에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한국이 포르투갈을 이겨도 복잡한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 한국과 우루과이가 모두 1골 차로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이기면 한국이 16강 진출 티켓을 가져가지만, 우루과이가 가나를 상대로 대량 득점과 함께 2골 차 이상으로 승리할 경우 다득점을 따져야 한다. 또 한국이 포르투갈을 이기고 가나가 우루과이와 비기면 두 팀은 승점이 4점으로 같아진다. 하지만 다득점에서 가나(5골)가 한국(2골)보다 3골이 많아 이 경우 한국은 포르투갈을 2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하는 부담이 있다. 게다가 가나가 우루과이를 꺾을 경우 한국-포르투갈전 결과에 상관없이 한국을 제치고 16강에 나가게 된다.
  • ‘권총 발사’ ‘돈 분배’ 엇갈려…불꽃 튀는 21년 전 진실 게임

    ‘권총 발사’ ‘돈 분배’ 엇갈려…불꽃 튀는 21년 전 진실 게임

    “나는 9000만원밖에 받지 못했는데, 이마저 누가 훔쳐가 이승만에게 따지니까 ‘생사람 잡지마라’고 했다” “경찰관의 권총을 가져오자 (군 경험 없는 나에게) 이승만이 공포탄과 실탄의 차이를 설명해줬다” 대전 국민은행 살인강도범 이승만(52)과 이정학(51)의 재판이 진행되면서 21년 전 사건의 베일이 서서히 벗겨지면서 둘 간의 주범회피 공방도 치열해지고 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의 심리로 28일 열린 두번째 공판에서 이정학은 “체포 당시 경찰이 다른 친구를 범인으로 특정해 이승만이라고 정정했다”라며 “경찰·검찰 조사, 영장실질심사에서 이승만이 권총을 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범행 전 훔친 승용차로 대전 대덕구 송촌동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혼자 걷는 경찰관을 발견하고 이승만이 ‘권총을 빼앗자’고 유도했다”며 “운전하던 이승만이 경찰관을 들이받은 뒤 총을 가져오라고 지시해 내가 혁대를 풀어 총을 탈취했다”고 덧붙였다.이정학은 “경찰관의 권총을 탈취한 것은 계획적이 아닌 즉흥적이었다”면서 “빼앗은 38구경 권총을 이승만에게 넘겨주자 이승만이 차 안에서 탄창을 열어 공포탄과 실탄의 차이를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당시 이정학은 전과로 인해 군대에 못 가서 실탄 사격 경험이 없었고 총을 잘 알지 못했지만, 이승만은 민정 경찰로 군복무 경험이 있어 이정학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했다. 검찰은 “국민은행 출납과장 김모(45)씨는 5~8m 거리에서 이들이 쏜 총알에 옆몸이 관통돼 숨졌다”고 밝혔다. 이정학은 “이승만이 범행 차량 조수석 글러브 박스에 있던 권총을 꺼내 내렸고 ‘꼼짝마라’고 소리치며 천장에 1발을 쐈다”면서 “이와 동시에 나는 차량 시동을 걸어 도주하기 쉽게 후진으로 빼 현금수송차량을 막은 뒤 내려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탈취해 운전석 뒷좌석에 넣었다”고 했다. 이정학의 설명에 따르면 이 때 은행직원이 수송차량을 후진시켜 이들의 검은색 그랜저GX를 충돌해 운전석 뒷좌석 유리창이 깨졌다. 이정학은 “남은 가방 1개를 더 가져오려는데 이승만이 ‘가방을 버리고 빨리 타라’고 해서 그대로 도주했다”며 “범행 전에는 이승만이 사람한테 권총을 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반면 이승만은 지난 4일 첫 공판에서 “내가 권총을 쏘지 않았다”고 했다. 검거 직후 경찰에서 “내가 권총을 쐈다”고 한 진술을 번복한 것이다. 이승만 측 변호인은 첫 공판에서 “권총 격발로 은행 직원이 사망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승만이 권총을 들었거나 제압했다는 것은 인정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두번째 공판에서 이승만 측은 이정학의 전과 사실을 파고 들었다. 변호사는 “이정학은 당시 절도 등으로 교도소에 수감됐었지만 이승만은 범죄 전력이 전혀 없는데 이 사건을 혼자 계획해서 주도하는 게 가능했다고 보느냐”고 반박했다. 탈취한 돈에 대해서도 둘의 진술이 엇갈렸다. 이정학은 “범행 후 이승만이 훔친 돈 중 9000만원을 주며 ‘내가 총도 쐈고, 경비도 다 댔으니 돈을 더 쓰겠다’고 해서 받아들였다”면서 “그런데 집 화장실 천장에 보관하던 8000만원이 갑자기 사라져 이승만에게 따지니까 ‘생사람 잡지마라’고 역정을 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이승만 측은 “수송차량에서 탈취한 현금 가방을 숨겼다가 다시 찾아보니 2000만원이 비어 있었다”면서 “남은 2억 8000만원을 둘이 똑같이 1억 4000만원씩 나눠 가졌다”고 반박했다. 이정학은 “고교시절부터 이승만은 리더십 있어 많은 친구들이 따르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저 이승만을 믿었다”며 “우리 들은 죽을 때까지 범행을 말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이승만은 내가 (검거 후 자백해) 약속을 깼고, 내가 아니었다면 걸리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나를 원망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정학은 “늘 가슴에 담고 있던 사건으로 공소시효가 사라져 언젠가 검거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다 내려놓고 벌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해 범행을 자백했다.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둘은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충청지역본부 지하주차장 1층에서 청원경찰 등 2명과 함께 현금수송차량을 몰고온 용전동지점 출납과장 김씨에게 권총 실탄 3발을 쏴 숨지게 하고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관 권총을 빼앗아 범행을 저지르고 꼬리가 잡히지 않던 중 당시 범행 차량인 그랜저XG에서 발견된 마스크와 손수건의 유전자(DNA)가 21년 후 충북 불법 게임장에 남긴 이정학의 담배꽁초 DNA와 일치하면서 범행 발생 7553일 만인 지난 8월 검거됐다. 두 공범의 세번째 공판은 내년 1월 1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 악(惡)으로 가득 찬 세상을 뒤엎어라! 안지숙 신간 ‘스위핑홀’

    악(惡)으로 가득 찬 세상을 뒤엎어라! 안지숙 신간 ‘스위핑홀’

    “누구나 자신만의 우주를 가지고 있다고 하잖아. 아름답고 장엄한 우주가 있다면 그 반대의 우주도 있는 거겠지.” 2005년 신라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안지숙 소설가의 장편 스위핑홀이 걷는사람 소설 여덟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작가 스스로 “세상에 대한 애도의 방식”으로 써 내려갔다고 고백한 이 장편소설은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있음에도 여전히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어른들과 지금 여기의 부조리들을 도무지 견딜 수 없는 청년들, 모두를 위한 어반 판타지다.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불법 장기 매매 조직과 연루되는 도입부를 시작으로 점차 시공을 초월하며 초자연적인 사건들로 확장되는 서사는 읽는 이에게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부여하며 진행된다. 정의란 무엇인가? 소설의 주인공 유진은 아픈 엄마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신장을 팔기로 결심하고 브로커 ‘비비’를 만난다. 그런데 수술대를 보니 도살업자의 작업대 같다. 수술을 취소하겠다고 하자 비비는 폭력을 쓴다. 이때 눈앞에 자잘한 얼룩들이 떠다니는가 싶더니 비비가 사라진다. 마당에서는 오토바이 탄 사내가 나타나 유진더러 타라고 한다. 유진을 구해 준 사내의 이름은 알렉스. 그가 유진을 데려간 곳은 베티가 사장으로 있는 나무달 카페다. 이 카페가 ‘디 오더’의 본거지다. 알렉스와 베티는 ‘디 오더’라는 단체의 회원으로 악행을 저지른 사람들을 삭제한 다음 스위핑홀이라는 가상의 공간으로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비문증처럼 떠오른 얼룩 가운데 하나가 스위핑홀의 문이 되는 것이다. 소설은 두 가지 이야기를 다룬다. 하나는 유진이 엄마를 위해 심장을 구하기까지의 여정이고, 또 하나는 천둥새를 숭배하는 부족의 신화를 품고 있는 ‘디 오더’라는 비밀단체의 이야기다. 소설은 갑질 민폐와 약탈의 행태 가운데 레드마켓, 곧 장기 불법 매매 사건을 중심에 놓고 디 오더와 약탈자 간의 승부를 다룬다. 그런 와중에 유진은 디 오더와 얽히면서 체 게바라를 만나 심장을 구해 오고, 디 오더 요원들은 남의 삶을 약탈하는 약탈족을 찾아내 제거한다. 약탈족은 대체로 중장년층과 노인 세대이다. 급속한 경제 발전과 자본주의가 만든 사회 구조 탓이다. 소설의 화자인 유진은 디 오더 요원인 알렉스와 베티를 만나고, 혁명의 아이콘 체 게바라를 만나 심장을 구하는 여정에서 이 소설이 던지는 질문, 정의란 무엇인가, 윤리적 삶은 뭔가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작가의 말 축제는 끝났다. 국가는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책임을 묻지 말고, 분노하지 말고,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모두 슬픔에 잠긴 채 가만히 있으라고, 아무 잘못도 책임도 없는 국가를 향해 작은 돌멩이조차 던지지 말라고, 근조 없는 검은 눈을 부라린다. 그리하여 축제는 끝났다. 방향을 찾지 못한 분노와 깊은 슬픔, 트라우마가 된 기억이 용암처럼 끓고 있다. 경악과 고통이 시그니처가 된 날. 작가의 말을 쓰기 위해 앉은 나는 작가의 말을 포기한다. 나는 애도한다. ‘지금은 애도(만)을 해야 하는 시간’이라는 공포에 따른 애도가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이없고 허망한 죽음을 맞이한 이들에 대한 애도이며, 그들 앞에 별처럼 펼쳐졌던 날들에 대한 애도이다. 애도는 죽은 자에게 보내는 산 자의 배웅의 의례이며 그들의 죽음에 애통해하는 살아남은 자들을 위한 위로이다. 이 참사가 일어난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을 염원하는 마음의 간절한 기도다. 이번에 내는 장편소설 스위핑홀의 부제가 ‘더 나은 세상’이다. 처음에 부제를 그렇게 붙였다가 아예 한 장(章)으로 써서 에필로그로 삼았다. 공정, 평등, 정의를 외치는 우렁찬 목소리가 스치고 지나간 자리에서 교묘하게 뻔뻔하게 행해지는 온당치 못한 행위를 까발리고 싶었다. 일테면, 생생하게 들려오는 비명으로 짐작건대 사람이 죽어 나가는 현장일 수도 있는데 신고 전화를 조용히 삼가는 인간을 이 사회에서 삭제해 버리고 싶다는 충동에서 이 소설이 시작되었음을 고백한다. 타인의 고통에 무감한 인간들이 156명이 죽은 현장에서 설정샷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하며 웃는 세상이다. 적어도 이보다는 나은 세상을 바란다. 이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망각되지 않도록, 용납할 수 없는 일은 용납하지 않도록, 각자의 삶에 주어진 소명에 대해 생각하고 따로 또 같이 행동하기를 소망한다.
  • 쓰레기만 치우면 뭐하나…日, 욱일기로 축구 응원[포착]

    쓰레기만 치우면 뭐하나…日, 욱일기로 축구 응원[포착]

    경기장 청소로 박수 받던 일본은 경기장에 욱일기를 펼쳤다. 욱일기는 일본이 19세기 말부터 태평양전쟁을 비롯한 아시아 침략 전쟁에 사용해 온 군대의 깃발로, 일본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한다. 유럽인들에게 나치의 하켄크로이츠가 제2차 세계대전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것처럼, 욱일기는 과거 일본의 침략을 당한 한국과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국가들에 역사적 상처와 고통을 상기시킨다. 그럼에도 일부 일본 팬은 세계 축구 팬들이 지켜보는 경기장에 욱일기를 내걸었다. 경기장 난간에 붙여놓고 응원하려다 안전요원으로부터 철거 명령을 받았다. 개념없는 행동 탓일까. 일본은 27일(한국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경기에서 코스타리카에게 0-1로 패했다. 코스타리카는 이날 경기 전까지 역대 A매치 대결에서 일본에 1무3패로 열세에 있었지만 이번 승리로 희망을 가지게 됐다. 일본 축구팬들은 독일전에 이어 이번에도 봉지를 들고 관중석을 뒷정리했다. 경기장 청소만 안중에 있고 중요한 과거는 부정하는 이중적인 태도가 눈길을 끌었다.일본인들은 스포츠 이벤트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욱일기를 들고 응원을 펼쳐 논란을 빚었다. FIFA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당시 FIFA 공식 인스타그램에 일본 욱일기 응원사진을 올렸다가 한국 등의 항의를 받고 내렸다. 욱일기 퇴치 운동을 펼치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카타르월드컵 현장 또는 TV 중계화면에서 욱일기 응원을 포착하면 즉시 제보해달라. FIFA에 곧바로 고발하고, 외신기자단을 통해 전 세계에 문제점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일본은 지금까지 욱일기를 버젓이 사용해 아시아인들에게 전쟁의 공포를 상기시키는 몰상식한 행위를 늘 벌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일본은 역사 왜곡을 역사 전쟁으로 오히려 한국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시민단체가 손발을 맞추고, 정보전도 펼치는 등 여러 가지 작선을 만들어서 한국 정부를 공격해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이 말하는 관계 개선이나,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라는 것은 ‘네 과거를 묻지 않고’, 또는 ‘과거를 잊어버리고’, 아니면 ‘일본의 주장대로 한국이 과거사를 받아들이고’ 이런 개념”이라며 “일본은 세계 상식에서 벗어나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 [사설] ‘너도 당해 보라’며 장관집 찾아가 행패 부린 더탐사

    [사설] ‘너도 당해 보라’며 장관집 찾아가 행패 부린 더탐사

    사실무근으로 드러난 ‘청담동 술자리’를 처음 보도한 유튜브 채널 ‘더탐사’ 관계자 5명이 어제 낮 카메라를 들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자택 아파트로 찾아가 한 장관을 찾는 장면을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소동을 벌였다고 한다. 더탐사는 한 장관을 스토킹한 혐의로 취재진 5명이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아파트 정문 앞에서 촬영한 영상을 통해 “경찰 수사관들이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한 기자들의 마음이 어떤 건지 한 장관도 공감해 보라는 차원에서 취재해 볼까 한다”고 기습 방문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정상적인 취재 목적의 방문이고 사전에 예고한 방문”이라는 강변을 늘어놨다. 백주대낮에 유사 언론매체가 경찰 수사를 받는 처지에 압수수색당하는 기분을 느껴보라며 자신들을 고발한 법무부 장관 집을 찾아가 도어록 해제를 시도하고 자택 앞 택배물을 뒤지고 살폈다니 그 행패에 말문이 막힌다. 당시 집 안에는 한 장관 부인과 자녀만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느꼈을 공포감이 어떠했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더탐사는 앞서 한 장관이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30여명의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과 심야 술판을 벌였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이후 이 의혹은 핵심 제보자인 첼리스트의 거짓말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상황이다. 사실무근의 가짜뉴스를 보도하고도 모자라 취재를 빙자해 한 장관 자택을 무단으로 찾아가 소란을 피운 것이다. 이들의 행태는 그들 자신조차 정상적인 취재 행위로 보지 않을 것이다. 법원의 영장에 따라 이뤄진 압수수색과 법무부 장관 자택을 무단 방문한 행위를 한 저울에 올려놓는 사고방식부터가 정상이 아니다. 언론을 빙자한 유사매체들의 정치적 패악이 도를 넘었다. 엄정한 사법처리 말고는 답이 없다.
  • [데스크 시각] 세일즈맨과 철밥통/박상숙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세일즈맨과 철밥통/박상숙 산업부장

    ‘회장들도 일 따내려고 저러고 있는데 국회는 뭐하는 건지….’ 한국에 온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앞에 재벌 총수들이 일렬로 앉아 있는 사진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사우디 국영 언론이 찍은 사진 속 삼성, SK, 현대차그룹 등 내로라하는 한국 기업 회장들이 마치 영업 뛰러 나온 부장님들처럼 보여 화제가 됐다. 참석자들 머리 위로 개인 재산이 표시돼 노골적인 ‘페킹 오더’(pecking order·우열순서)를 보여 주는 패러디 사진도 돌며 세계 최고 갑부의 위세가 대단하다는 말들도 무성했다. 재벌 회장들을 이렇게 집합(!)시켰던 권력자가 있었던가, 굴욕을 느낄 만도 한데 의외로 여론은 긍정적이다. 내년 경제가 더 암울하다는 상황에서 ‘40조 투자 보따리’를 들고 온 ‘미스터 에브리싱’에게 체면도 내려놓고 한달음에 달려간 모습에 “난다 긴다 하는 총수들이 한국민 살림 챙기느라 수고가 많다”, “진정한 애국자들”이라는 칭찬이 이어졌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복합위기로 내년 경제를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판국에 어떻게든 사업 기회를 잡으려 회동의 모양새 따위 상관 않는 사주들의 모습에서 안도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런데도 정작 민생을 챙겨야 하는 정치권은 극한 대치로 허송세월이다. 내년도 예산안과 세제 개편안 등 주요 쟁점 법안 논의는 뒷전이고 ‘이재명 사법 리스크’, ‘이태원 참사’ 등을 둘러싼 정쟁에만 여념이 없다. 국가의 진로와 방향을 설정하는 예산안 심의를 위해 모인 여야 의원들은 내내 말꼬리 잡기와 막말 경연만 벌이다 회의를 접었다. 민생은 정치인들에게 과오를 덮는 ‘방패막이’일 뿐이다. 자신을 향한 수사 압박을 탄압으로 규정한 야당 대표는 “흔들림 없이 민생과 경제를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국익 앞에 여야 없다”며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던 대통령과 여당은 불리한 보도를 일삼은 언론사와 체급이 맞지 않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야당은 예산안을 쥐고 흔들며 정부ㆍ여당에 공세를 퍼붓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여당 또한 금융투자세 유예와 관련해 여론 악화를 빌미로 또 공세의 피치를 올리고 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을 기념해 한자리에 모인 경제 원로들이 한탄을 쏟아낸 이유다. “행정의 정치화에다 정치의 사법화마저 심화돼 어떤 해법이 나와도 어떻게 실행할지가 지난한 과제가 된 현실”이라는 개탄에서 민생은 양두구육에 불과한 여의도 국회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국회가 하릴없이 탁상공론으로 날을 새우는 이유는 단도직입적으로 의원님들의 생계 걱정이 일반 서민만큼 크지 않아서일 것이다. 기업에서는 업무 성과에 따라 연봉이 정해지는데 의정활동의 양과 질에 상관없이 고액 세비를 꼬박꼬박 받으니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는 불안과 공포는 ‘강 건너 불’이다. 온갖 특혜와 특권을 누리는 ‘비정규 귀족’의 삶은 민생체감지수를 떨어뜨릴 수밖에.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의정활동에 대해 ‘사후 실비정산’을 한다고 한다. 일한 만큼 받는 것이다. 공직은 국가와 국민에 대한 봉사이자 기부라고 선거 홍보물에서만 입이 닳도록 말하지 말고 언행일치에 나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정무직 차관 이상과 선출직인 의원과 단체장의 봉급을 물가나 최저임금에 연동해 주는 방향으로 정치개혁이 간절하다. 물가가 올라가면 거꾸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의 보수는 줄어들게 한다. 이래야 시세가 어떤지를 그나마 조금이라도 체감하지 않을까.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으르렁대다가도 세비 인상과 보좌관 증원 등 ‘밥그릇’과 관련해서는 단 한 번도 싸운 일이 없는 국회에 가망 없는 기대인 것 같기는 하다.
  • 전직 목사 죽이려한 50대 여성…“하나님에 가까워지려고”

    전직 목사 죽이려한 50대 여성…“하나님에 가까워지려고”

    망상에 빠져 자신을 보살펴준 전직 목사를 살해하려 한 50대 여성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춘천지법 형사2부(재판장 이영진)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54·여)씨에게 “의학 전문가 의견과 범행 당시 경위 등을 보면 심신미약을 뛰어넘는 심신상실은 아니었다. 다만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살펴 양형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9일 밤 강원 홍천군에 있는 전직 목사 B(75)씨의 집에서 잠이 들어 있는 B씨를 흉기로 살해하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흉기에 찔린 B씨가 잠에서 깨 흉기를 빼앗자 용서를 빌고 피를 닦으며 경계심을 낮춘 뒤 또다른 흉기를 가져와 수차례 휘둘렀다. A씨의 범행은 B씨의 비명을 들은 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미수로 끝났다. 2007년부터 중증 정신질환을 앓은 A씨는 B씨 집에서 잠시 머물며 심적으로 의지했다. A씨는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B씨가 기독교 서적을 건네거나 찬송가를 부르는 행동이 ‘나를 죽이면 하나님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암시’라는 망상에 빠져있었다. 범행 당시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주장했다.재판부는 “B씨는 가장 안전한 공간으로 여겼을 집에서 잠을 자던 도중 무방비 상태로 끔찍한 범행을 겪어 극심한 공포심과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갓 쓰고 미국 갔던 외교관들의 고군분투… 한미수교 140주년 특별전

    갓 쓰고 미국 갔던 외교관들의 고군분투… 한미수교 140주년 특별전

    “한 번이라도 연회를 열려고 하면 우리나라 돈으로 2, 3만 냥 정도의 돈이 드니 연회를 할 마음을 내기가 어찌 쉽겠습니까. 우리나라의 재정 상황으로 볼 때에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독립운동가 월남(月南) 이상재(1850∼1927)는 1888년 4월 23일(양력 6월 2일) 가족들에게 이런 내용이 담긴 편지를 남긴다. 1887년 미국 주재 외교 사절로 파견됐던 초대 주미전권공사 박정양(1841~1905)을 수행했던 그가 당시 주미조선공사관에서의 업무와 생활에 대해 기록했던 자료는 갓 쓰고 미국에 갔던 이의 고군분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미 수교 140주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오는 12월 13일까지 진행하는 ‘갓 쓰고 미국에 공사 갓든 이약이’ 특별전은 머나먼 낯선 땅에서 조국의 자주 외교를 위해 노력한 옛 외교관들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지난 5월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미국공사왕복수록’과 ‘미국서간’을 중심으로 35건의 유물로 전시가 구성됐다.조선은 1882년 5월 22일 서양 국가 중 처음으로 미국과 외교 협정을 맺었다. 서울 정동에 미국공사관이, 워싱턴에 주미조선공사관이 세워졌다. 1887년 11월 조선을 떠나 배를 탄 외교관들은 일본과 홍콩, 하와이를 거쳐 1888년 1월 드디어 미국 땅을 밟았다. 대륙 횡단 철도를 타고 한참을 달려 수도 워싱턴 D.C에 도착하기까지 59일 동안 약 1만 5400㎞를 이동했다. 그러나 가난한 약소국의 외교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청나라의 간섭이 심했고 다른 나라보다 궁핍했다. 이상재는 “청국 공사는 틈만 나면 허다하게 트집을 잡아댄다”, “각국 공사는 대략 30여국인데 그들 나라는 모두 부강하지만 우리나라만 가난하고 국력이 약하다”고 털어놓는다. 어려운 와중에도 주미공사관원 일행은 조선공사관에 국기를 내걸어 조선이 독립국임을 대외적으로 알렸고, 미국 정부과 끊임없이 교류를 시도했다.전시관은 당시 공사관의 실내 분위기를 연출해 옛 외교관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게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공포에 질린 이야기나, 낯선 모습에 미국인들이 같이 사진 찍고 싶어했다는 이야기는 웃음을 자아낸다. 기술과 결합한 ‘초대 주미공사관원 일행’ 사진은 인물들이 표정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 주며 눈길을 사로잡았고, 버튼을 누르면 사진에 불이 들어와 당시 전등이 들어온 서울의 모습도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다. 전시를 관람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140년 전 조미수호통상조약으로 공식 수교한 이후 양국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확대된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한미동맹은 어떤 도전 과제에도 대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것”이라고 양국의 관계를 강조했다. 김충배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장은 “다양한 서적과 신문 기사로 전시를 구성했다”면서 “기초자료를 보여주기만 해서는 전시 구성 어려워 영상과 애니매이션 등 세련된 전시 기법으로 이해도를 높이고자 했다”고 전했다.
  • [씨줄날줄] ‘양치기’ 일회용품 규제/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양치기’ 일회용품 규제/이순녀 논설위원

    직장 동료와 점심을 먹고 들른 작은 카페. 음료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주위를 둘러봤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테이블마다 전부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가 놓여 있었다. 잠시 뒤 나온 우리 음료도 마찬가지였다. 일회용품 규제가 확대된 첫날인 24일 적어도 동네 카페에선 평소와 다른 점을 찾을 수 없었다. 가게를 나오면서 주인에게 물어보니 “손님이 몰리는 점심 때는 일손이 달려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멋쩍게 웃었다.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방문한 편의점에선 좀 달랐다. 물건을 담아 갈 비닐봉지를 달라고 하자 직원은 “일회용 비닐봉지는 이제 판매하지 못한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곧이어 “생분해되는 친환경 비닐봉지는 구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100원을 내고 생분해 비닐봉지를 사면서 “대체 이게 무슨 차이일까” 의구심이 들었다. 일회용품 금지 품목과 규제 대상을 확대한 자원재활용법 개정 시행규칙이 지난해 12월 공포된 지 1년 만에 이날부터 효력이 발휘됐다. 편의점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판매가 금지되고, 식당·카페에서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해선 안 된다. 그러나 환경부가 뒤늦게 계도 기간을 설정하고, 일회용품 허용 예외 조항을 두면서 혼란이 일고 있다. 즉 앞으로 1년 동안은 금지된 일회용품을 써도 과태료(300만원 이하)는 내지 않아도 되고, 매장 사정이나 손님 요구에 따라 일회용품을 쓸 수 있다. 생분해 비닐봉지도 당초 사용을 금지할 계획이었지만 친환경 인증을 전제로 2024년까지 허용했다. 기존 규제들도 현장에서 잘 작동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해 단속과 처벌에 앞서 매장과 소비자의 인식 전환을 유도하려는 환경부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처럼 ‘차 떼고 포 떼는’ 방식의 허술한 일회용품 규제가 제대로 효과를 낼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일상 곳곳에 깊숙이 들어온 일회용품을 줄이는 건 필연적으로 불편함을 초래한다. 일회용 컵을 안 쓰려면 개인은 컵을 휴대하는 수고를 감내해야 하고, 매장은 다회용기 세척에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친환경 소비습관 정착을 위해선 시민의 자발적인 동참이 가장 중요하나 규칙 준수를 강제하는 정부의 단호한 의지도 필요하다.
  • 美연준 “내년 경기침체 진입” 첫 언급

    美연준 “내년 경기침체 진입” 첫 언급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올해 고강도 통화긴축 영향으로 미 경제가 내년 침체에 진입할 확률을 50%로 봤다.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지역 증가, 한겨울을 앞둔 유럽의 에너지 위기 등 글로벌 경기침체 적신호도 커지고 있다. 연준이 23일(현지시간)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연준 소속 이코노미스트들은 경제가 내년 중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을 기준선과 거의 동일하게 봤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 경기침체 확률을 50%로 전망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연준이 의사록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강조한 건 올 들어 처음이다. 연준은 또 “실질 가계지출의 성장 부진, 글로벌 전망 악화, 긴축적인 금융 여건이 가장 두드러진 하방 위험”이라며 “물가상승률의 지속적 완화를 위해 추정했던 것보다 더 큰 금융 긴축이 필요한 점도 추가 하방 리스크”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번 의사록에는 “과반을 상당히 넘는 수의 참석자들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의 둔화가 곧 적절해질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른바 ‘금리 속도조절론’이 거론됐다. 그간 4번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기준금리를 3.75~4.00%까지 끌어올린 연준이 다음달에는 ‘빅스텝’(0.50% 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은 속도조절론에 대해 그간의 강한 통화긴축이 경제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와치에 따르면 내년 1월에 기준금리가 5% 이상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57.5%를 차지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6으로 2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수치가 50에 못 미치면 제조업 위축을 의미한다. 서비스업 PMI도 46.1로 3개월째 하락세였다. 세쿼이아캐피털을 이끄는 더글러스 레오네 글로벌 매니징 파트너는 “현재 경제 상황은 금융 위기였던 2008년이나 기술 위기였던 2000년보다 더 어렵고 도전적”이라며 “전 세계에서 금리가 상승하는데 소비자들은 돈이 바닥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따른 유럽의 에너지 수급 차질,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등 경기침체를 부추기는 악재들도 재부상하고 있다.
  • 美 긴축·中 코로나·EU 에너지 위기 재부상…‘R의 공포’

    美 긴축·中 코로나·EU 에너지 위기 재부상…‘R의 공포’

    연준 의사록, 3월 이후 경기침체 첫 언급내년 미 경기침체 가능성 50%로 평가중국 코로나 확진 증가로 봉쇄 확대러 겨울 무기화로 유럽 에너지도 위기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고강도 통화긴축의 영향으로 미 경제가 내년 경기침체에 진입할 확률을 50%로 봤다.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지역 증가, 한겨울을 앞둔 유럽의 에너지 위기 등 글로벌 경기침체의 적신호도 커지고 있다. 연준이 23일(현지시간)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연준 소속 이코노미스트들은 경제가 내년 중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을 기준선과 거의 동일하게 봤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 경기침체 확률을 50%로 전망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연준이 의사록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강조한 건 올들어 처음이다. ●연준 기준금리 속도조절론 언급, 12월 빅스텝 전망 연준은 또 “실질 가계지출의 성장 부진, 글로벌 전망 악화, 긴축적인 금융 여건이 가장 두드러진 하방 위험”이라며 “물가상승률의 지속적 완화를 위해 추정했던 것보다 더 큰 금융 긴축이 필요한 점도 추가 하방 리스크”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번 의사록에는 “과반을 상당히 넘는 수의 참석자들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의 둔화가 곧 적절해질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른바 ‘금리 속도조절론’이 거론됐다. 그간 4번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기준금리를 3.75~4.00%까지 끌어올린 연준이 다음달에는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은 속도조절론에 대해 그간의 강한 통화긴축이 경제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와치에 따르면 내년 1월에 기준금리가 5% 이상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57.5%를 차지했다. ●“현 경제 상황 2008년보다 어렵고 도전적”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6으로 2년 6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수치가 50에 못미치면 제조업 위축을 의미한다. 서비스업 PMI도 46.1로 3개월째 하락세였다. 세쿼이아캐피털을 이끄는 더글라스 레오네 글로벌 매니징 파트너는 “현재 경제 상황은 금융 위기였던 2008년이나 기술 위기였던 2000년보다 더 어렵고 도전적”이라며 “전세계에서 금리가 상승하는데 소비자들은 돈이 바닥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따른 유럽의 에너지 수급 차질,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등 경기침체를 부추기는 악재들도 재부상하는 분위기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에서 에너지 배급제를 직면할 최악의 가능성은 줄었고, 중국도 (겨울이 지나면서) 제로코로나 정책 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침체 기간이 예상보다 짧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中 ‘최후의 보루’ 뚫렸다..베이징, 봉쇄 공포에 사재기 봇물

    中 ‘최후의 보루’ 뚫렸다..베이징, 봉쇄 공포에 사재기 봇물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1622명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확인된 23일. 확진자들이 속출한 차오양(朝陽)구 내 중산층 거주지 왕징(望京)의 슈퍼마켓은 밤 9시에도 육류와 야채, 신선식품을 쓸어 담으려는 주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중국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돼지고기를 비롯해 당근, 감자, 파 등이 순식간에 바닥났다. 다른 제품도 매장 직원이 매대에 채워놓기 무섭게 누군가의 장바구니로 실려 나갔다. 갑자기 사람이 몰려 카트가 동나자 일부 주민은 집에서 대형 유모차를 가져와 음식을 담았다. 슈퍼마켓에서 만난 이모(46)씨는 “저녁 7시부터 인근 샤오취(小區·아파트 단지)들이 대거 봉쇄됐다. 내가 사는 동네도 곧 그렇게 될 것 같아서 대비하는 것”이라며 “카타르 월드컵을 보니 세계인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축구를 즐겨 놀랐다. 중국만 언제까지 이러고 살자는 것이냐”고 역정을 냈다. 중국 지도부가 ‘최후의 방역 보루’로 여기는 베이징이 뚫렸다. 외국인이 모여 사는 차오양구를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퍼지자 당국은 23일 오후부터 감염 확산 지역 주민들을 거주 단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틀어 막았다. 자신의 샤오취가 1~2시간 뒤 봉쇄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 가운데 일부는 차에 짐을 싣고 가족들과 서둘러 탈출했다. 갈 곳이 있든 없든 ‘기약없이 집 안에 갇혀 사는 것보다는 낫다’는 판단에서다. 왕징에서 만난 장모(43·여)씨는 “요즘 웨이신(중국판 카카오톡)에서 자주 공유되는 내용”이라며 라오바이싱(老百姓·민중)의 여론을 보여줬다. “(중국 당국은) 효율적인 치료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고 (지방 정부들이)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를 서로 인정해주지 않는 상태에서 중증 치료를 위한 의료 체계도 갖추지 못한 채 대부분의 인력을 핵산 검사에 쏟아 붓는다”는 내용이었다.올해 4월 인구 2500만명의 상하이시는 바이러스 확산으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자 도시 전체를 두 달 가까이 봉쇄했다. 지금 차오양구 상황은 봉쇄 직전 상하이와 비슷하다. 앞으로 베이징에서 1000명 넘게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면 머지 않아 전면 봉쇄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철통 같은 ‘제로 코로나’ 기조도 바이러스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현재 중국은 2020년 1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24일 중국 방역 당국 발표에 따르면 전날 본토 신규 감염자는 2만 9754명으로 상하이 봉쇄 때인 올해 4월 13일 최고치(2만 8973명)을 돌파했다. 둥베이 지역 최대 도시인 랴오닝성 선양은 이날부터 닷새 동안 도심 9개 구(區)에서 유전자증폭(PCR) 전수 검사, 실내 밀집시설 폐쇄 등 ‘봉쇄형 방역’에 들어갔다.
  • “딸 장기 팔겠다” 전화에 ‘철렁’…은행으로 달려간 아빠

    “딸 장기 팔겠다” 전화에 ‘철렁’…은행으로 달려간 아빠

    “아빠, 큰 일 났어. 친구 보증 서줬다가 사채업자에게 끌려왔어.” 흐느끼는 딸의 목소리를 들은 아버지 A씨는 곧장 은행으로 달려갔다. 아내의 권유로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딸이 걱정된 나머지 3400만원을 송금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보이스피싱범은 자식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이용해 “사채업자인데 당신 딸을 납치해 지하창고에 가둬놨고, 당장 돈을 부치지 않으면 장기를 꺼내 팔아버리겠다”라고 협박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직감, A씨 부부를 찾아내 현금으로 인출하지 말라고 설득했다. 경찰은 PDA(휴대용 단말기)로 딸에게 전화를 걸어 신변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시켜줬고, A씨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불과 20분 사이에 벌어진 사건이었다. 지난 1월에도 “출소자인데 당신의 아들을 납치해서 찔렀고, 살리고 싶으면 문화상품권을 구매해 상품권 핀 번호를 보내라”는 전화를 받은 남성이 500만원의 피해를 당하는 일이 있었다. 강원경찰청 보이스피싱범죄 수사대는 “가족, 지인의 전화번호로 납치 관련 전화가 오면, 당황하지 말고 실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보는 침착함이 필요하다”며 “악성 URL은 클릭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인·가족 납치형’ 보이스피싱은 극도의 공포감을 조장해 돈을 가로채는 수법으로 50대 이상 중고령층이 타깃이다. 예전부터 있었지만, 개인 정보(연락처)를 빼가고 번호를 조작해 전화를 거는 범죄 수법이 날로 고도화 되고 있다. 해외에 본거지를 둔 범죄 일당이 국내에서 걸린 전화인 것처럼 가장하는 기술도 진화하고 있다.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전화번호를 ‘010’ 휴대전화 번호로 바꿔주는 이른바 ‘변작 중계기’를 이용하는 수법이다.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문 열린 채 한강 위로 달렸다…공포의 7호선 출근길

    문 열린 채 한강 위로 달렸다…공포의 7호선 출근길

    서울 지하철 7호선 열차가 출입문이 열린 채 한강 위로 달리는 위험천만한 일이 발생했다. 24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44분 중곡역에 정차 중이던 7호선 온수행 열차 출입문 한 곳이 고장으로 닫히지 않았다. 출입문을 수리하지 못하자 공사는 역무원 1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을 열차에 태워 출입문에 현수막 재질의 안전막을 설치했다. 열차는 7분 40여초 동안 역에 머물다가 이후 별다른 조치 없이 출발했고 뚝섬유원지역까지 운행했다. 출입문이 열린 채 중곡역에서 뚝섬유원지역까지 4개 역, 약 8분간 운행을 이어갔다. 뚝섬유원지역에서 공사 직원이 열차에 탑승해 수리에 나섰고, 다음 역인 청담역에 도착하기 직전 가까스로 출입문을 닫았다. 특히 뚝섬유원지역에서 청담역을 가려면 청담대교를 건너야 했다. 문이 활짝 열린 채 열차가 운행하는 동안 역무원과 사회복무요원이 출입문 앞에 서서 승객들이 다가오는 것을 막았지만, 직원들은 딱히 의지할 데가 없는 위험천만한 상태였다.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시민들은 너무 위험한 조치였다고 비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열차 출입문이 열린 채 한강 근처를 지나는 모습이 담긴 현장 영상이 공유됐다. 네티즌들은 “역무원과 사회복무요원은 사람 아닌가” “운행을 안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등의 걱정 어린 반응을 보였다. 출입문을 연 채 열차를 운행하는 것은 엄연한 규정 위반이다. 공사 운전취급규정에는 열차 출입문이 고장 났을 경우 수동으로 문을 닫은 뒤 안전막을 설치하고 운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공사 측은 출근길 이용자가 많은 상황에서 운행을 더이상 미루면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규정에 따라 운행하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승객 안전에 더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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