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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행 좌석까지 바꿔가며 두 아이의 엄마 도운 남성

    비행 좌석까지 바꿔가며 두 아이의 엄마 도운 남성

    홀로 두 아이를 데리고 비행기를 처음 탑승하는 일은 어느 부모에게나 힘들고 어려운 경험이다. 미국 아칸소 주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 제시카 루딘 역시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비행기를 탑승했을 때 패닉에 빠졌다. 하지만 한 탑승객의 예기치 않은 호의가 그녀뿐 아니라 모든 승객들의 긴 여정을 쾌적하게 만들었다. 루딘은 이달 초 노스캐롤라이나주 샤를로트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러나 자리를 찾아 가기도 전에 어려움에 봉착했다. 4개월된 아들 알렉산더가 배고픔에 소리를 질렀고,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던 딸 캐롤라인(3)도 갑자기 비행 공포증을 나타냈기 때문이었다. 루딘이 아이들을 달래가며 의자에 앉히려 씨름하고 있을 때, 마침 근처에 앉은 한 남성 승객이 다가왔다. 토드라는 이름의 남성은 손을 뻗어 루딘의 아들을 대신 안아주었고, 그 사이 루딘은 딸에게 안전벨트를 매주고 약을 먹일 수 있었다. 그녀는 “캐롤라인이 진정되고 다소 침착해지자 그는 딸 아이 시선까지 딴데로 돌렸다. 덕분에 아들에게 젖을 물릴 수 있었다”며 “마침내 우리는 활주로에서 벗어났고 그 이후로도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며 고마워했다. 비행 동안 토드는 자신의 딸을 돌보듯 캐롤라인과 색칠놀이를 하고 영화를 봤다. 창밖을 함께 내다보며 바깥 풍경들을 하나씩 설명해주었다. 비행이 끝날 무렵 그는 캐롤라인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됐다. 윌밍턴으로가는 연결편을 타야했던 루딘 가족은 “토드와 마지막일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도 같은 방향이었다”며 “토드는 우리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것을 도왔고, 딸아이 손을 잡고 다음 탑승구로 안내했다. 이것도 모자르다 싶었는지 우리 가족을 돕기위해 같은 줄 좌석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생에 한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친절과 연민을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받았다. 그는 내 인생에서 만나본 가장 멋진 남자 중 한명”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토드는 “나의 아내도 처음 아이들과 비행기를 탔을 때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았었기에 너무나도 돕고 싶었다”며 겸손함을 표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어벤져스 인피니티워’ 폼 클레멘티에프 “한국어 ‘봄’에서 따온 이름”

    ‘어벤져스 인피니티워’ 폼 클레멘티에프 “한국어 ‘봄’에서 따온 이름”

    한국계 프랑스 배우 폼 클레멘티에프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로 어머니의 모국을 찾았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 주연배우 내한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포시즌스호텔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닥터 스트레인지 역의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최초로 내한했으며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가 두 번째로 로키 역의 톰 히들스턴이 세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에서 맨티스 역으로 등장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폼 클레멘티에프까지 자리했다. 이날 폼 클레멘티에프는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제 이름 ‘폼’은 한국어 ‘봄’과 ‘범’에서 따온 것이라고 어머니께서 설명해주셨다”고 밝혔다. 폼 클레멘티에프는 “어렸을 때 일본에 살았다. 한국으로 몇 번 휴가를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너무 어려서 기억에는 없다”면서 “이번에 한국에 오게 돼서 너무 행복하다”고 내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에서 마음을 읽는 맨티스 역으로 등장해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존재감을 남긴 바 있다. 그는 ‘어벤져스’에 합류한 소감에 대해 “믿을 수 없을 만큼 좋다. 마블 영화를 수년 전부터 쭉 봐왔고 너무 좋아했다. 극장에서 보던 영화를 대단한 분들과 함께 한다는 게 꿈이 현실이 된 것 같다. 운이 좋았다”고 밝혔다. 폼 클레멘티에프는 외계인 특수 분장에 대한 고충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17세기 영화처럼 몸 조이는 코르셋을 입고 안구 전체를 덮는 렌즈를 껴야 한다. 시야가 가려져서 터널에 있는 느낌이다. 폐쇄공포증 같은 게 느껴질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는 “폼이 눈이 잘 안 보여서 현장에서 장난을 칠 때도 있다. 가끔 넘어진다”고 덧붙이기도 했다.‘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을 필두로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헐크(마크 러팔로),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팔콘(안소니 마키), 워 머신(돈 치들), 스파이더맨(톰 홀랜드), 비전(폴 베타니) 등 기존 어벤져스 멤버들과 블랙 팬서(채드윅 보스만), 스타로드(크리스 프랫),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윈터 솔져(세바스찬 스탠), 오코예(다나이 구리라), 슈리(레티티아 라이트),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가모라(조 샐다나) 등으로 구성된 어벤져스가 우주 최강의 적 타노스(조슈 브롤린)에 맞서는 과정을 그린다. 마블 스튜디오 10주년을 맞아 역대급 규모로 제작된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오는 25일 개봉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태극전사 스토리] 놀이기구도 못 탄 겁 많았던 ‘울보’ 설원 위 펄펄 날다

    [태극전사 스토리] 놀이기구도 못 탄 겁 많았던 ‘울보’ 설원 위 펄펄 날다

    태어날 때부터 오른팔이 없는 선천성 지체장애를 지닌 데다 부모나 친척도 없는 무연고 영아였다. 초등학교 땐 ‘겁 많은 울보’였다. 높은 곳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빠른 것을 탈 엄두도 내지 못해 놀이동산에서 놀이기구를 즐기는 친구들을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같이 타자는 소리엔 손사래를 치며 뒤로 물러섰다.10여년 후 어느덧 평창패럴림픽 스노보드 국가대표로 성장한 박수혁(18)이 12일 강원 정선 알파인스키경기장에서 가파른 슬로프를 쏜살처럼 내려오자 복지시설 교사 이수경(47)씨는 끝내 눈물을 쏟았다. 박수혁은 서울 은평구 소년의 집에 잠시 머무르다 생후 18개월 때인 2002년 장애복지시설인 경기 광주 SRC 보듬터로 옮겼다. 이씨는 이날 처음 박수혁을 만나 지금까지 곁을 지키며 성장과 자립을 돕고 있다.이씨는 박수혁을 이렇게 떠올렸다. 어려서부터 승부욕은 최고였다. 학교나 보듬터 체육대회 때 달리기에 나가 지기라도 하면 매우 속상해하며 이씨에게 떼를 쓰고 울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 일반 학교의 장애인·비장애인 통합 학급을 다닌 박수혁은 축구, 농구, 피구 경기에 열성이었다. 장애를 부끄러워하지 않아 반팔을 입을 때 오른팔 부분이 보이도록 소매를 걷어붙이고 다녔다. 친화력도 좋아 학교 친구들을 보듬터에 초대하기도 했다. 이씨는 “학교에서 한두 번 놀림을 받은 듯한데 긍정적인 성격이라 힘든 내색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티 없이 맑았지만 명확한 꿈을 갖지 못하던 박수혁에게 스노보드라는 꿈을 심은 사람도 이씨였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15년, 여느 또래와 마찬가지로 방에서 게임만 하던 박수혁에게 육상을 시켰고, 그해 제주에서 열린 전국학생장애인체육대회에 내보냈다. 빼어난 운동신경에 두 다리가 튼튼해 육상을 시켰지만 곧 걸림돌에 부딪혔다. 왼팔만으론 몸의 균형을 맞추기 어려워 기록이 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기회가 찾아들었다. 평창패럴림픽에 출전할 상지장애 스노보드 선수를 찾던 노성균 당시 감독이 학생장애인대회에서 박수혁을 알아봤다. 박수혁은 “겁나지만 재밌을 것 같다”며 스노보드를 시작했다. 처음 몸의 균형을 맞추는 데만 두 달이 걸렸고, 고소공포증을 이겨내려고 무서움을 꾹꾹 참으며 남들보다 보드를 더 탔다. 이젠 내려올 때 속도를 즐기게 됐다. 박수혁이 무사히 경기를 마치고 관중석 앞을 지나자 이씨는 한걸음에 달려 나갔고 두 사람은 크게 손을 흔들며 서로 고마움을 나눴다. 이날 박수혁은 스노보드 크로스 남자 상지장애(SB-UL) 경기에서 전체 22명 중 21위에 그쳤지만 이씨는 대견하다며 감격했다. 이씨는 “훈련 뒤 보듬터에 와 게임을 하는 수혁이에게 ‘열심히 뛸 다른 선수들을 생각해라’며 잔소리도 많이 했다”면서 “힘든 훈련에도 포기하지 않아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눈가는 또 촉촉해져 있었다. 정선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패럴림픽 뜨는 별] 슈퍼 루키·스피드광·낚시왕·선생님 모인 ‘외인구단’ 가즈아~

    [패럴림픽 뜨는 별] 슈퍼 루키·스피드광·낚시왕·선생님 모인 ‘외인구단’ 가즈아~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노보드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는 4명뿐이지만 다양한 연령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선수단 막내 박수혁(18)은 세계 무대에 데뷔한 지 겨우 1년이지만 세계에서 주목하는 신예로 성장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로부터 패럴림픽 10대 라이징 스타이자 종목별 주목할 선수로 뽑혔다. 태어나면서부터 오른팔이 없는 선천성 지체장애로 고소공포증에도 시달렸지만 점프 훈련과 더불어 균형 잡기, 근력 운동을 되풀이하며 장애와 공포를 물리쳤다. 2017년엔 첫 국제무대였던 세계장애인스노보드 서던헤미스피어컵과 월드컵 뱅크드 슬라롬 부문에서 모두 11위에 오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대표팀 맏형인 최석민(49)은 15년간 베스 낚시 프로로 활동하며 각종 대회를 휩쓸었던 경력을 갖고 있다. 19세 때 교통사고로 오른쪽 발목을 잃은 그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한적한 낚시터에서 낚시에 매진했다. 낚시왕으로 승승장구하던 최석민은 30대 중반 우연히 접한 스노보드에 마음을 뺏겼고, 물가에서 벗어나 눈밭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는 낚시용품 유통업체를 운영하다 겨울이면 개인 코치 2명과 함께 스키장에서 훈련에 매진했고, 지난해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는 성과를 올렸다. 오토바이 마니아로 스피드에 미쳐 살았던 김윤호(35)는 18세 때 2001년 오토바이 사고로 왼쪽 무릎 아래를 절단했다. 몇 년간 방황 끝에 재활과 운동에 나서며 몸과 마음을 추슬렀고 아이스하키 동호회에서 활동하던 중 스피드에 대한 로망을 포기하지 않고 스노보드에 도전하게 된다. 김윤호는 2016년 IPC 코퍼 스노보드 뱅크드 슬라롬에서 11위를 차지하며 세계 무대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고, 이후 2년간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20위권에 들며 기량을 뽐냈다. 4세 때 교통사고로 오른팔과 오른 다리를 잃은 박항승(31)은 2012년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의 권유로 스노보드를 처음 타면서 곧바로 사랑에 빠지게 됐다. 2년 뒤엔 특수학교 교사를 그만두고 스노보드에 전념했다. 스노보드 선수들은 대개 무릎 위 장애나 무릎 아래 장애 하나만 가졌지만 둘 다 가지고 있어 남들보다 2배 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했다. 그는 “내가 무릎을 굽히는 이유는 다음 뱅크에서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라면서 “팔 하나, 다리 하나, 메달 하나 가즈아”라며 재치 넘치는 각오를 보였다. 평창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철민, ‘너훈아’ 故 김갑순 언급 “평생 가짜로 살았다..형 위한 무대”

    김철민, ‘너훈아’ 故 김갑순 언급 “평생 가짜로 살았다..형 위한 무대”

    ‘아침마당’에 출연한 김철민이 ‘너훈아’로 활동하다 생을 마감한 형 故김갑순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28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는 개그맨 겸 가수 김철민이 출연해 ‘너훈아’로 활동한 형의 사연을 공개했다. 김철민은 “우리 형은 나훈아 이미테이션 가수 너훈아다. 이미테이션계에서는 최고의 실력자로 인정받으며 30년을 너훈아로 살다 2013년 간암으로 돌아가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난 카메라 공포증이 있었다. 개그맨이 된 후 첫 녹화 때 짧은 대사에도 수십번의 NG를 냈다. 이후 대학로에서 친구와 20년 넘게 거리 공연을 하고 있다. 2년 전 ‘아침마당’ 전국 이야기 내 말 좀 들어봐에 출연해 내 이야기를 쏟아냈다. 카메라 공포증을 극복했다”고 밝혔다. 김철민은 “형이 돌아가시기 전 암투병을 할 때 했던 말이 생각났다. ‘난 꿈을 이루지 못했다. 평생 가짜로 살았다. 너는 네 이름 가수 김철민으로 살아라’ 잊혀지지 않는다. 형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먹먹해진다. 형이 너훈아로 살면서 행사도 하고 드라마도 출연하며 잘 살 줄 알았는데 진짜로 못 살아봤다. 난 오늘 형을 위해 가수 김철민으로 노래 하겠다. 가수 김갑순을 위한 무대다. 우리 형 이름은 가수 김갑순이다”고 말했다. 무대를 끝난 후 패널들은 김철민 무대에 대해 극찬했다. 개그맨 황기순은 “김철민이 굉장히 밝은 친구인데, 진지하게 무대를 하니 전혀 다른 모습이다”라고 했다. 방송인 김혜영은 “형 김갑순 씨의 사연을 들으니까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지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기고] 케모포비아와 안전선진국/함익병 피부과 전문의

    [기고] 케모포비아와 안전선진국/함익병 피부과 전문의

    요즘 진료 현장에서 일명 노케미족(화학물질 기피 소비자)을 종종 만난다. 피부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세제·섬유유연제에 있는 화학 성분을 증상의 원인으로 의심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한 유아동 매트가 디메틸아세트아미드(DMAc)라는 화학물질이 검출됐다며 아동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으로 몰리기도 했다. 아무래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국민적인 충격을 주었으니 이전보다 화학물질 공포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 이후 여러 업계에서 화학물질 검출 관련 논란이 발생했다. 그러나 우리는 주위에 흔히 접하던 먹거리와 생활용품들이 하나씩 돌아가면서 이슈가 되는 것을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처럼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실제보다 과장된 정보들로 과도한 두려움에 떠는 것은 아닐까. 실제 살충제 계란,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은 케모포비아로 인한 과장된 이슈였던 부분이 많았다. 앞서 언급한 놀이방 매트와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도 아토피는 근본적으로 유전적 요인과 다른 환경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레스 같은 정신적인 요인도 증상을 악화시킨다. 물론 외부 화학물질로 아토피 피부염이 악화될 수도 있지만 일시적으로 접촉하는 물질이 아토피의 전체적인 원인인 듯이 몰아가는 분위기는 옳지 않다. 안전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유럽에서도 과거에는 어이없는 사건들이 있었다. 1910년대에는 방사성물질 라듐으로 만든 화장품, 생수, 치약 등 별의별 제품들이 시중에 유통돼 피해가 엄청났다. 하지만 인류는 화학물질을 배제하는 선택을 하지 않고 생소한 물질이나 성분을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과학이 발전하면 안전 검증 체계도 함께 강화했다. 20세기 이후 개발된 합성화학물질이 10만여종이고 매년 수천 종이 더해진다. 이런 물질들이 우리의 현대 문명 생활을 건강하고 윤택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신뢰할 수 있는 검증 시스템이 함께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식품의약국(FDA), 유럽의 안전 인증인 오코텍스 같은 기관들은 이런 역할을 위해 존재하며 세계적으로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FDA는 철저한 임상을 거쳐 식품과 의약품의 안전성과 부작용을 까다롭게 검토한다. 오코텍스는 모든 가공 단계의 재료, 중간 공정, 최종 완제품과 부속품에 독립적이고 통일된 테스트와 친환경 인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도 무절제한 케모포비아를 막고, 안전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가 책임기관들의 역할과 기능 강화가 시급하다. 제품 검사나 인증 단계부터 사용 중 모니터링, 부작용 대처까지 국가의 책임기관들이 명확하고 일관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아직 수많은 합성화학물질 및 제품들의 검증을 완료하기에 시간과 여력이 부족하다면 안전 선진국의 사례·기준들을 면밀히 검토하기만 해도 훨씬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을 갖고 위험 상황을 사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케모포비아 현상이 단순히 화학물질 공포증에 그치지 않고 국민 의식과 안전한 생활환경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 안전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을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
  • 안내견 대신 안내마(馬) 입양하는 시각장애인, 이유는?

    안내견 대신 안내마(馬) 입양하는 시각장애인, 이유는?

    영국의 한 시각장애인 남성은 개에 대한 공포증이 심해 안내견 대신 안내마(馬)의 도움을 받게 될 예정이다. 일간 데일리메일은 6일(이하 현지시간) 블랙번에 사는 시각장애인 모하메드 살림 파텔(23)이 영국 최초로 안내마의 도움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망막색소변성증을 앓고 있는 파텔은 “현재 시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라고 밝히면서도 “안내견을 소유한 많은 사람과 만났지만 난 개에 대한 공포증이 심해 말들이 훈련받는다는 소식에 기뻐했다”고 털어놨다. 파텔이 인도받을 안내마는 아메리칸 미니어처 품종의 미니말이다. 디그비(Digby)라는 이름의 이 미니말은 현재 생후 8개월로 키는 약 60㎝다. 훈련사 케이티 스미스와 함께 노스요크셔 노스래튼에 살며 목줄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비롯해 집과 건물 안에 머무는 법을 배우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블랙번을 처음 방문해 앞으로 살게 될 곳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파텔은 “디그비가 훈련을 받은 뒤 나와 살게 되려면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다. 디그비는 블랙번 지리에도 익숙해져야 할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디그비를 보면 만져보고 싶어하므로 내가 볼일을 보러 돌아다니려면 1시간은 더 일찍 나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 L 포니 테라피’를 운영하며 현재 디그비를 포함한 8마리의 미니말을 훈련시키고 있는 케이티 스미스는 디그비가 파텔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디그비는 파텔과 만나기 전까지 대소변을 완벽하게 가리는 훈련도 받을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실험적인 프로그램으로 안내마가 도입됐다. 안내마는 평균 수명이 30~40년이라는 점에서 10년 안팎의 안내견보다 훨씬 더 오래 주인과 함께 살 수 있다. 또한 말은 본성적으로 길을 안내하는 능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야생에서 무리 속 어떤 말이 눈이 멀면 나머지 말들이 도우며 생활한다. 스미스는 “아메리칸 미니어처들의 기질은 안내마에 적합하다. 말들의 키도 약 68㎝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이들은 물건도 재빨리 집으며 저마다 성격도 다르다”고 말했다. 또한 “말들은 주인의 건강이 정말 좋지 않은 때를 감지할 수 있다. 누군가가 삶의 끝에 가까워지면 알아차리는 듯하다”면서 “이런 공감 능력은 개나 고양이에게서나 들어봤겠지만, 말들도 이런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방화용품·화재보험 잇단 화재에 수요↑

    최근 잇따른 화재로 시민들 사이에 ‘화재 공포증’이 확산하고 있다. ‘혹시 우리 집에도 불이 나는 것 아닐까’ 하는 마음에 소방용품과 화재보험에 관심을 갖는 시민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화재보험 가입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다중 이용시설이나 상가, 아파트에서 세입자의 실수로 화재가 났을 때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더라도 세부적인 배상책임을 담은 보험에 들어 있지 않으면 보상을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강서구의 한 6층 상가 건물주인 황모(41)씨는 최근 세입자들이 모두 화재보험에 가입하도록 했다. 입주한 가게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건물주가 가입한 화재 보험만으론 보상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황씨는 또 최근 소방점검업체로부터 화재 점검까지 받았다. 화재경보기부터 스프링클러까지 꼼꼼하게 확인한 결과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그런데도 황씨는 “여전히 불안함이 가시지 않는다”며 “기존 소화기 14대를 새것으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보험회사 관계자도 “황씨처럼 거주자 전원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소화기, 화재경보기, 방독면 등 방화용품을 놓고선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쇼핑업체 티몬에서는 가정용 소화기가 이번 달에 전년도 대비 148%가 증가한 4300여개가 팔렸다. 위메프에서도 휴대용 소화기와 화재 감지기 등 화재관련용품 판매율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9% 증가했다. 임석훈 티몬 리빙 본부장은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일반 가정에서도 소화기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서대문구의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윤모(30)씨 부부는 소화기 1대, 차량용 휴대용 소화기 1대, 방독면 2개를 모두 20만원에 샀다. 윤씨는 “화재가 남의 일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샀다”고 했다. 소방서에도 화재 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양천소방서 검사지도팀 표성용 주임은 “소화기구 비치·사용법, 소방법 등에 대한 문의와 함께 소화기 물량 부족으로 구매처를 묻는 민원 전화도 폭주하고 있다”면서 “밀양 화재 참사와 지난 28일까지 10년이 지난 소화기를 교체해야 하는 개정안 시행이 맞물려 소방용품 품귀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무한도전’ 유재석 닮은 스태프에 멤버들 혼란 “이 정도면 쌍둥이”

    ‘무한도전’ 유재석 닮은 스태프에 멤버들 혼란 “이 정도면 쌍둥이”

    ‘무한도전’에 유재석과 닮은 스태프가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27일 오후 방송된 MBC 리얼버라이어티쇼 ‘무한도전’(기획 김태호, 이하 ‘무도’)에서는 특집 ‘1시간 전’의 두 번째 이야기가 공개됐다. 이날 유재석은 강원도 원주시 소금산에 있는 출렁다리를 청소해야하는 미션을 받았다. 하지만 평소 고소 공포증이 있는 유재석은 100m 높이의 출렁다리 위에서 ‘멘붕’에 빠졌다. 청소를 하던 중에도 겁에 질려 다리 끝으로 달려왔다. 그러던 중 드론을 조종하던 스태프의 모습이 유재석과 함께 잡혔다. 그 모습을 본 하하는 스태프를 유재석으로 착각했고, 양세형은 “저 정도면 쌍둥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협곡 사이 120m 상공에 그물치고 결혼식 올린 커플

    협곡 사이 120m 상공에 그물치고 결혼식 올린 커플

    미국 유타주에 있는 ‘모압 캐니언’. 이 아름다운 협곡에서 한 신랑·신부가 최근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 그런데 두 사람이 선 장소는 협곡 위나 아래의 땅이 아니라 약 120m 상공에 친 그물 위였다. 신랑·신부 라이언 젱크스와 킴벌리 웽클린은 몇 년 전 처음 알게 됐지만, 2016년부터 모압 협곡에서 열린 한 익스트림 스포츠 행사에 참석하면서 극도로 가까워졌다. 이 행사는 협곡에서 패러글라이딩이나 외줄 타기를 하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모압 캐니언을 좋아하게 됐고 심지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날 협곡 사이에 쳐진 그물망 위에서 신랑·신부가 주례사를 들으며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하객들은 지루하게 앉아 있지 않고 협곡 끝에서 요가나 패러글라이딩 등을 자유롭게 했다. 그리고 결혼식이 끝나자 패러글라이딩을 타던 도우미들이 하늘에 약 5000개의 꽃잎을 흩날렸다. 그 모습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은 애비와 캘런 헌스는 “두 사람 덕분에 전통적인 방식에서 완전히 탈바꿈한 색다른 결혼식을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만일 당신이 인생에서 가장 큰 추억이 될 결혼식을 원한다면 이처럼 색다른 방식을 계획하라”면서도 “독특한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면 모압 캐니언이야 말로 최고의 장소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물론 고소 공포증이 있다면 절대로 이런 결혼식은 상상할 수 없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런 결혼식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듯싶다. 사진=더헌스닷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평범한 집에 숨겨진 섬뜩한 비밀…­‘하우스 오브 데스’ 예고편

    평범한 집에 숨겨진 섬뜩한 비밀…­‘하우스 오브 데스’ 예고편

    미스터리 스릴러 ‘하우스 오브 데스’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영화 ‘하우스 오브 데스’는 갑작스러운 오빠의 죽음으로 인해 칩거 중이던 ‘애나’에게 불청객들이 찾아오면서 드러나는 집의 비밀을 그린 작품이다. 공개된 예고편은 평범한 애나의 일상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어느 날, 광장공포증을 앓는 애나에게 불청객들이 찾아오면서 분위기는 반전된다. 애나를 찾으려는 불청객들과 그들을 피해 도망치는 그녀의 모습이 긴장감을 자아낸다. ‘그곳에 들어가면 다시는 나올 수 없다!’는 카피는 평범해 보이는 애나의 집에 숨겨져 있는 비밀을 궁금케 한다. 특히 불청객들을 향해 애나가 통쾌한 반격을 시작하는 모습이 반전 결말을 예상케 한다. 극중 베일에 싸인 여인 ‘애나’를 연기한 배우 ‘베스 리스그래프’가 상반된 캐릭터를 오가며 격정적인 감정변화를 세밀하게 표현해 눈길을 끈다. 영화 ‘하우스 오브 데스’는 오는 1월 25일 개봉 예정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90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아는 형님’ 엄정화 “최근 강호동 한마디에 예능 공포증 극복”

    ‘아는 형님’ 엄정화 “최근 강호동 한마디에 예능 공포증 극복”

    엄정화가 강호동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6일 방송되는 JTBC ‘아는 형님’에는 무술년 첫 전학생으로 가수 엄정화가 출연한다. 이날 엄정화는 사랑스럽고 애교 넘치는 모습과 댄싱퀸으로서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또 모든 형님들이 깜짝 놀랄 만한 에피소드를 폭로해 ‘형님 저격수’로도 활약했다. 엄정화는 형님들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강호동에게 감동받은 일화를 공개했다. 최근 엄정화는 강호동과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겁이 난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강호동은 ‘스웨그’ 넘치는 응원의 말을 건넸고, 엄정화는 그 말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또 덕분에 용기를 얻어 신곡 발표 후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했다. 엄정화에게 감동을 안긴 강호동의 이야기는 6일 토요일 저녁 8시 50분에 방송되는 JTBC ‘아는 형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환공포증, 두려움 아니다. 혐오감일 뿐”(연구)

    “환공포증, 두려움 아니다. 혐오감일 뿐”(연구)

    일반적으로 ‘구멍에 대한 두려움’(fear of holes)으로 묘사되는 환공포증(Trypophobia)이 두려움이 아닌 혐오감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복되는 특정 문양에서 혐오감을 나타낸다는 이 증상은 전 세계 16%의 인구가 지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정신질환으로 진단되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은 벌집이나 연꽃 씨방 등 반복된 무늬를 봤을 때 혐오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미국 에모리대학의 스텔라 로렌코 심리학과 부교수팀은 사람들이 환공포증을 느끼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로렌코 교수는 “어떤 사람들은 이런 대상을 보는 걸 너무 신경을 써 자기 주변에 있는 걸 견딜 수 없어 한다”면서 “진화적 근거가 있다고 알려진 이 현상은 더 흔히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환공포증과 같은 반응이 인간이 진화 과정에서 뱀이나 거미와 같이 생명에 위협이 되는 사물에 먼저 공포를 느끼고 피하게 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 연구에 주저자로 참여한 블라디슬라브 아이젠버그 연구원은 “우리 인간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시각적인 존재”이라면서 “우리는 풀밭에 있는 뱀의 일부나 전체를 보더라도 즉각적으로 추론해 잠재적인 위험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우리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동물의 이미지를 보면 공감 신경계와 관련한 공포 반응이 유발된다고 알려졌다. 심장박동수와 호흡율이 빨라지고 동공이 확대되는 것이다. 잠재적인 위험에 관한 이런 과다 각성을 ‘투쟁 혹은 도피 반응’이라고도 말한다. 연구진은 이런 생리적 반응이 겉보기에 무해한 구멍을 볼 때와 관련이 있는지 조사하려고 했다. 이들은 안구 추적 기술을 사용해 참가자들이 구멍이나 위협적인 동물, 그리고 중립적인 이미지를 봤을 때 동공 크기 변화를 측정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구멍 이미지를 봤을 때는 뱀이나 거미와 같이 위협적인 동물의 이미지와 달리 동공 수축이 크게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교감 신경계와 관련한 반응이자 혐오감으로 두려움은 아니다. 아이젠버그 연구원은 “표면상으로 위협적인 동물과 구멍의 이미지 모두 혐오 반응을 일으킨다”면서도 “두려움에 따른 투쟁 혹은 도피 반응과 달리 부교감 반응은 심장박동 수와 호흡율을 느리게 하고 동공을 수축한다”고 말했다. 한편 환공포증은 둥근 형상을 뜻하는 환(環)과 공포증을 결합한 인터넷 조어다. 영문 이름인 트라이포포비아(Trypophobia)는 그리스어를 조합한 말이다. 구멍을 의미하는 트리파(τρύπα)와 공포란 뜻을 가진 포보스(φόβος)를 결합했다. 2005년 공포증 목록을 수집하는 인터넷 포럼 포비아리스트닷컴이 이 표현을 처음 사용하면서 보편화됐다. 사진=ⓒ kasipat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너의 꿈을 함께’ 스케줄·건강은 기본…공연前 기분도 체크, 대본 연습 소품 준비까지

    ‘너의 꿈을 함께’ 스케줄·건강은 기본…공연前 기분도 체크, 대본 연습 소품 준비까지

    7년 만에 다시 돌아온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내년 5월 7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의 무대를 책임지는 아역 배우는 무려 27명이다. 동명의 영화로 유명한 이 작품은 1980년대 영국 탄광촌을 배경으로 가난과 편견을 딛고 발레에 대한 꿈을 키워 가는 소년 빌리에 대한 이야기다. 빌리 외에 친구 마이클, 데비, 톨보이, 스몰보이, 발레걸스 등 3시간 공연의 절반 이상을 채우는 건 아역 배우들이다. 현재 빌리만 5명에다 배역마다 2~3명씩 멀티캐스팅이라 무대 뒤편에선 늘 6~14세 아이들이 즐비하다.전문 배우의 꿈을 품은 아이들이지만 한창 뛰놀 나이에 늦은 저녁 장시간 공연을 매일 소화하는 건 쉽지 않은 일. 게다가 아이들은 거의 모든 장면에서 쉴 새 없이 노래하고 탭댄스, 발레, 애크러배틱, 스트리트댄스 등 꽤 어려운 춤을 선보여야 한다. 전개를 놓치지 않으려면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고 고난도 안무를 소화하려면 체력도 유지해야 한다. 유치원 학예회 하나에도 부모가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산만해지지 않도록 아이를 챙겨야 하는 게 현실인데 어떻게 ‘빌리 엘리어트’의 아역들은 성인 못잖은 무대를 선사하는 걸까.그 공은 이들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는 이른바 ‘샤프롱’에게 있다. 샤프롱은 프랑스어로 젊은 여자가 사교장에 나갈 때 따라가서 보살펴 주는 사람을 말한다. 해외 공연계에서는 아역 배우를 전담 관리하는 스태프로 일찌감치 자리잡았다. 낯선 개념이지만 최근 국내에도 아역 배우 출연 무대가 늘어나면서 샤프롱의 역할과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 아이들을 부모로부터 인계받아 공연 후 귀갓길까지 책임지는 샤프롱은 상황에 따라 엄마, 선생님, 매니저, 연기교사 등으로 다양하게 변신한다. 아역 배우의 스케줄과 식사 챙기기는 기본. 무대에 오르기 전 아이들의 감정까지 세심하게 살펴 기운을 북돋는 일도 잊지 않는다. 무엇보다 연출가나 안무가의 지시 사항을 꼼꼼히 적어 아이들이 최상의 무대를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게 제일 큰일. 연습 때 대사를 맞춰 주거나 무대 동선과 퇴장 순서까지 인지시키고, 장면에 맞게 의상과 소품을 빈틈없이 챙겨 놓는다.제작사 신시컴퍼니는 이번 공연을 위해 연습을 시작한 지난 8월부터 샤프롱 6명을 배치했다. 예민한 아이들을 다뤄야 하니 유아교육 관련 전공자나 보육시설 근무 경험자가 알맞을 듯하지만 무대라는 특수한 공간을 이해하는 공연계 경력자가 더 우선시된다. 샤프롱팀을 꾸린 정소애 신시컴퍼니 기획실장은 “때론 아이들의 무대 공포증을 풀어주고, 때론 무대 에티켓을 주지시키는 등 공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면서 “공연계에서 경력자 가운데 인성과 평판이 좋은 사람들로 구성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샤프롱팀을 이끌고 있는 배인숙 팀장은 소품팀에서 10년간 일했다. 배 팀장은 특이하게 중등 2급 정교사 자격증과 보육교사 2급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데 샤프롱 때문에 일부러 취득한 것은 아니다. 배 팀장은 “아무래도 어리다 보니 서로 장난치다가 가끔 다툴 때가 있는데 아이들을 중재하고 훈육할 때 (자격증 관련 교육이)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유치원생 배우의 경우 화장실에 데려가는 것도 샤프롱의 일 중 하나다. 사소한 것까지 챙겨 주다 보면 자칫 아이들이 버릇없어지지 않을까. 예전 한 공연에서 아역 배우가 ‘우리 엄마한테 말하면 잘릴 수도 있다’는 식으로 말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정 기획실장은 “(샤프롱에게) 늘 선생님 호칭을 사용하고 깍듯하게 예의를 차리도록 아역 배우들을 교육하고 스스로 할 일을 가르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샤프롱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할 것을 늘 당부받는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암환우에게 특별 마스크 선물한 진단방사선사

    암환우에게 특별 마스크 선물한 진단방사선사

    암 치료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무섭고 두려운 과정이다. 이를 잘 아는 영국 암센터 직원들이 최근 암 치료에 대한 아이들의 불안감을 덜어줄 해결책을 내놓았다. 1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메트로, 더선 등 외신은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자리잡은 비트손 서부 스코틀랜드 암센터(BWOSCC)가 어린 환자들 개개인에게 슈퍼 히어로가 그려진 방사선 치료용 마스크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해당 마스크는 본래 뇌, 머리 또는 목에 방사선 치료를 하는 동안 상체를 고정하는 데 필요한 장치다. 환자는 치료 테이블에 고정된 채로 머리와 목 위로 마스크를 쓴다. 방사선 치료는 고통스럽진 않지만 꼼짝없이 옭아매는 듯한 마스크 때문에 아이들은 종종 밀실 공포증을 느끼곤 한다. 이에 진단방사선사 피오나 맥컬리치와 힐러리 스터록은 암재단의 기금을 지원받아 마스크에 어린 환자들을 위한 그림을 그려넣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아이들이 원하는 디자인과 색감으로 배트맨, 헐크, 피카추가 그려진 마스크를 만들어냈다. 마스크는 아이들을 위로할 뿐 아니라 얌전히 치료를 받게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두 사람은 “어린 환자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하고 그들을 위해 일할 수 있어 기쁘다. 긍정적이고 가치 있는 경험에 재능을 기부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감사함을 느낀다”며 “환자들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진정시키기 위해 가끔 마취를 하는데 새로운 마스크를 통해 마취 사용이 줄어들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들로부터 공주 마스크를 받은 로라(5)는 “난 내 마스크를 사랑한다. 내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마스크에 내 이름이 적혀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 마치 엄마가 나를 껴안는 것처럼 나를 꽉 지탱해준다”고 말했다. 사진=메트로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10살 아들 분유만 먹여 굶어죽게 한 부부 징역형

    10살 아들 분유만 먹여 굶어죽게 한 부부 징역형

    10살짜리 아들에게 분유만 먹여 결국 영양결핍으로 숨지게 한 부부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성호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홍모(49·여)씨에게 징역 3년 6개월, 권모(52)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각각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사실혼 관계인 홍씨와 권씨는 2007년 10월에 태어난 아들을 제대로 양육하지 않고 방치한 끝에 올해 7월 13일 오전 4시쯤 서울 성북구 집에서 영양실조, 탈수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만성 우울증과 사회공포증, 회피성 인격장애 등이 있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했던 홍씨는 출산 후 거의 외출하지 않고 아들과 집에서만 지내왔다. 3∼4년 전부터 홍씨는 집 안에 사람이 누울 공간 외에는 쓰레기나 오물로 가득 차 있도록 내버려 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인 권씨는 비위생적인 환경을 알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아들이 분유 외에 다른 것을 잘 먹지 못한다는 이유로 분유만 하루 3∼5차례 먹이고, 예방접종을 할 때 외에는 외출시키거나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아들은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9세를 넘기고도 대소변을 가리지 못했고, 옹알이 수준의 의사소통 능력밖에 없었다. 조사 결과 사망 당시 아들은 키 119㎝에 몸무게 12.3㎏으로 매우 마른 상태였다. 머리카락 길이가 26㎝에 달하고 발톱이 길게 자라 있는 등 위생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한 모습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홍씨와 권씨는 지난해 3월 의사로부터 아들이 인지·언어·사회성 발달이 심하게 더뎌 지속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들은 의사의 진단 때문에 초등학교 취학이 유예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분유만 먹이고 쓰레기와 오물이 가득한 집에서 생활하게 하는 등 부모로서 최소한의 조치조차 하지 않은 채 유기해 결국 숨지게 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질타했다. 다만 “두 사람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자녀를 사망에 이르게 할 고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앞으로 죄책감을 안고 살아야 하는 점, 홍씨의 경우 (우울증 등으로) 심신 미약 상태였던 점을 고려했다”고 형량을 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살 아이에게 ‘성소수자’ 가르치는 英 유치원 수업 논란

    3살 아이에게 ‘성소수자’ 가르치는 英 유치원 수업 논란

    여장 남자를 가리키는 ‘드래그 퀸’(Drag queen)이 어린 아이들의 성(性) 다양성 수업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드래그 퀸은 여장을 의미하는 ‘드래그’(drag)와 남성 동성애자가 스스로를 칭할 때 쓰는 표현인 ‘퀸’(queen)이 합쳐진 말이다. 영국 데일리메일, 더썬, 미러 등 외신은 12일(현지시간) 여장을 한 남성들이 2살 어린이들에게 ‘젠더 유동성’(gender fluidity) 관련 쟁점들을 가르치는 수업인 ‘드래그 퀸 스토리 타임’(Drag Queen Story Time)을 개설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드래그 퀸은 아이들이 성소수자 용인에 대해 배우고 각자의 개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특별히 개조한 동요를 부르거나 성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동화책을 읽는다. 아직 어떠한 차별적 사고에 대한 생각이 발달하지 않은 어린 아이들에게 다양한 성별이 존재할 수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지난 5월 해당 수업을 기획한 토마스 캔햄(25)은 “이 프로그램은 여성 혐오증, 동성애 공포증, 인종차별, 성 소수자와 젠더유동성 같은 문제들에 대해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재미있고 포괄적인 독서를 제공한다. 아이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가 어떠한 증오의 형태로도 태어나지 않음을 알게 되며, 아이들이 자라서 혐오관련 범죄 예방과 축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캔햄은 이번 겨울 동안 영국 최대 규모의 육아 자선단체(LEYF)가 운영하는 유아원 7곳에서 드래그 퀸 스토리 타임을 실시할 예정이다. 성공을 거둘 경우, 37곳으로 넓힐 계획이다. 그의 수업을 지지하는 육아 자선단체(LEYF)의 최고 책임자 제인 오 설리반은 “수업은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도 남장여자가 단지 자신들과 똑같은 사람이란 사실을 깨닫게 한다. 또한 엄격한 성별 제한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며, 성에 대한 표현의 자유가 보장받아야 하는 세상임을 아이들이 일깨울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반면 비평가들은 2~3세 아이들이 가장 기본적인 ‘인간 실존’의 의미를 알지 못하게 만들며 남녀간 본질적인 차이에 대한 현실 인식을 왜곡한다고 주장했다. 어린이 심리 치료사 딜리스 도스는 “장기적으로 어린 아이들에게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줄 수 있다. 트렌스젠더가 된다는 건 평범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온 나라를 휩쓸고 있다. 아이들이 트렌스젠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도록 부추긴다”며 염려했다. 이에 캔햄은 “대부분의 어린아이들이 반대되는 성별이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현상은 정상이다. 그들은 부모님이나 형제, 자매들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라며 “소아 성애자라거나 게이 선동가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이는 1000명 중 1명에 불과했고, 나는 이런 부정성이 우리가 바꾸고자 노력하는 부분이자 나를 자극하는 힘”이라는 소신을 전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성일종 “‘어금니아빠’ 등 흉악범에 준 기부금 환수방안 추진”

    성일종 “‘어금니아빠’ 등 흉악범에 준 기부금 환수방안 추진”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의 사례처럼 흉악범죄를 저지른 이에게 지급된 기부금을 환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이 25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동모금회는 2015년부터 최근까지 부정수급 및 부당집행된 기부금 8250만원을 환수 조치했다. 그러나 공동모금회가 2005년부터 올해 9월까지 이영학에게 총 4차례에 걸쳐 준 지정기부금 60만원은 환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성 의원은 “공동모금회 규정에 개인 수급자에 대한 환수 절차가 명시돼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영학이 딸의 치료비 명목으로 받은 기부금으로 호화생활을 한 사실이 드러나 많은 기부자가 충격에 빠졌다”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흉악범이 받아간 기부금을 전액 환수해 기부자에게 되돌려 주는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기부 포비아(공포증)’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동모금회가 이영학에 지급한 액수는 얼마 안 되지만, 기부자들의 소중한 마음이 인면수심의 범죄자에게 흘러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가 공동모금회와 협의해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네 프랑크가 AS로마 유니폼, 사진 합성한 라치오 서포터 수사

    안네 프랑크가 AS로마 유니폼, 사진 합성한 라치오 서포터 수사

    이탈리아 경찰이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에 희생된 안네 프랑크가 상대 팀 유니폼을 입은 합성 사진과 나란히 반유대 구호가 적힌 스티커를 내붙인 프로축구 라치오 서포터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사달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칼리아리 사수올로와의 세리에A 정규리그 9라운드가 열린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의 서포터석을 점령한 라치오 서포터 ‘울트라스’가 내붙인 스티커 사진들이 뒤늦게 트위터에서 눈길을 끌며 불거졌다고 영국 BBC가 24일 전했다.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까지 나서 “놀라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안네 프랑크는 2차 세계대전 때 네덜란드를 점령한 나치의 검거를 피해 다락방에서 숨어 지내며 쓴 일기로 유명해진 홀로코스트의 대표적인 피해자다. 그런데 평소 인종차별적인 구호와 노래, 폭력까지 서슴치 않기로 악명 높은 라치오 팬들이 라이벌인 ‘로마 팬들은 유대인들’이란 문구와 함께 로마 유니폼을 걸친 프랑크의 합성 사진을 스티커로 만들어 붙인 것이다.로마의 유대인 커뮤니티 대표인 루스 두레겔로는 트위터에 스티커 사진을 올리고 ‘이건 축구가 아니다. 이건 스포츠가 아니다. 반유대주의는 경기장을 떠나라’고 적었다. 비르지니아 라기 로마 시장은 이를 리트윗했고 이탈리아축구협회도 이 사건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루카 로티 체육부 장관은 “책임있는 이를 처벌할 것”이라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 무조건 비난받아야 할 일뿐”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디오 로티토 라치오 구단 회장은 서둘러 로마의 시나고그(유대인 회당)를 예방해 헌화하고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비에 헌화하는 등 파문 진화에 안간힘을 썼다. 그는 “유대 공포증, 인종주의, 반대유대주의 등 모든 것과 우리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분명히 하려고 이곳에 왔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이 매년 200명의 팬을 초청해 100만명 이상의 유대인이 희생된 폴란드 아우슈비츠 죽음의 수용소 박물관을 찾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프로축구연맹은 성명을 내고 주중 경기에 앞서 1분 동안 묵념을 하고 프랑크의 일기 중 한 대목을 낭독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물까봐 무서워” “목줄해도 시비”… 도그포비아 갈등

    “물까봐 무서워” “목줄해도 시비”… 도그포비아 갈등

    “소형견도 무서워… 공포심 당연” 반려견주 “애견인을 범죄자 취급” 공원서 싸움… 입마개 신경전도 “이젠 소형견들도 물까 봐 무서워서 가까이 가질 못하겠어요.”24일 경기 하남 신세계 스타필드에서 한 여성이 쇼핑몰을 지나다니는 반려견을 보더니 흠칫 놀라며 먼 곳으로 피해 돌아갔다. 여성을 따라가 이유를 물었더니 “사람이 개에 물려 죽었다는데 공포심이 드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지난해 9월 개장한 스타필드는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한 쇼핑몰로 ‘반려동물의 천국’으로 불린다. 사람이 몰리는 주말이면 수십 마리에 이르는 반려동물이 쇼핑몰 안팎을 활보한다. 한식당 한일관 대표 김모(53)씨가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의 최시원 가족이 기르던 프렌치불도그에 물려 패혈증으로 사망한 뒤 ‘도그포비아’(개 공포증)가 확산되고 있다. 스타필드를 비롯해 공원과 아파트 놀이터 등에 반려견과 주인의 발길이 이전보다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이날 오후 3시쯤 스타필드에 반려견과 함께 온 쇼핑객은 10여명 정도 눈에 띄었다. 한 견주는 “오늘따라 반려견과 보호자들 수가 평소보다 확 줄어든 것 같다”면서 “개 물림 사망 사건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4세 딸과 함께 나온 이모(37)씨는 “아이가 있으니 더 신경이 쓰인다”면서 “얼마 전 이곳에서 반려견 관리에 소홀했던 한 견주와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의 ‘개 공포증’에 맞서 애견인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견주 유모(47·서울 영등포구)씨는 “이번 사건 하나로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이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당하는 것 같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사망한 김씨의 혈액에서 병원성 세균인 녹농균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씨가 개에게 물린 것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도 번지고 있다. 견주 윤모(29)씨는 “김씨가 개에게 물려 죽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지 않느냐”며 “물론 반려견들이 목줄을 착용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지만, 행인들이 다가와 반려견을 먼저 만지는 것도 문제”라고 항변했다. 이번 개 물림 사망 사고를 계기로 사람들 간 다툼도 잦아지는 추세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최모(40)씨는 “지난 22일 공원에서 한 남성이 다가오더니 ‘개에게 물려 사람이 죽었다는 기사도 안 봤냐’고 소리치면서 개들을 발로 차는 시늉을 하며 소란을 피웠다”고 말했다. 이런 주민 간 다툼이 잦아지자 경찰은 이 지역 근린공원에서 순찰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유모(44·서울 강동구)씨는 “아파트 단지 내 주민들이 맹견이 아니라도 입마개를 필수로 착용시키자는 안건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며 “주민들이 가입돼 있는 인터넷 카페에 강아지가 아이의 신발을 물어뜯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반려동물을 무조건 혐오 대상으로 바라보지 말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그동안 소홀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등 시민의식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위험성이 큰 개에 대해선 해외처럼 입마개를 채우고 나가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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