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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불면 집유, 버티면 징역”… 없는 죄도 만들어 불었습니다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불면 집유, 버티면 징역”… 없는 죄도 만들어 불었습니다

    #1. 2007년 5월 경기 수원에서 십대 소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듬해 범인으로 지목된 가출 청소년 5명이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4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항소심·상고심 법원은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5명이 ‘자백하면 선처하겠다’는 경찰의 회유에 따라 허위자백을 한 것으로 보이고, 자백을 입증할 물증이 전혀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준영 변호사가 국선변호인으로 변론했던 ‘수원 노숙소녀 상해치사 사건’이다.#2. 충남 보령에서 2007년 5월 여중생 A양이 집 근처에서 30대 남성에게 납치당해 20여일 동안 감금됐다가 돌아왔다. 그런데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동안 A양의 형제자매들은 ‘큰언니가 A를 숨지게 했고, 부모가 시신을 숨겼다’는 자술서를 냈다. 큰언니마저 ‘동생들과 다르게 말하면 동생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자신이 A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가족들 간 깊은 상처를 남긴 ‘보령 여중생 피랍 사건’이다. 민주화 이후 최소한 수사기관에서의 고문은 사라졌다는 게 대부분의 인식이다. 그런데도 수사·재판 과정에서 ‘허위자백’으로 인한 왜곡·오류 사례는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물증보다는 자백으로 범행의 사실관계를 규정하는 데 익숙한 수사 관행, 검찰 수사 단계에서의 자백을 비판 의식 없이 주요 증거로 채택하는 형사재판 관행 때문이다. 1990년 이후 주요 허위자백 사례 46건을 선별해 분석한 이기수 전남대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1990년대엔 고문과 폭행 등 물리력 행사가 허위자백 원인의 절반을 차지했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협박, 기망, 회유, 장시간 조사 등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선별한 46건 중 14건을 심층분석해 2012년 ‘형사절차상 허위자백의 원인과 대책에 관한 연구’란 박사논문을 냈다. 이 논문은 ‘허위자백의 이론과 실제’란 책으로 발간됐다. 논문에서 분석한 허위자백 사례 백태를 보면 미성년자뿐 아니라 그냥 우연히 범행 현장을 지나던 평범한 시민, 나아가 수사 전문가인 경찰 간부마저 허위자백의 덫에 빠지는 모습이 드러났다. ‘수원 노숙소녀 상해치사 사건’과 ‘보령 여중생 피랍 사건’에서 허위자백을 한 이들은 미성년자였다. 허위자백 당시 이들은 변호사는커녕 보호자와도 함께 조사를 받지 못했다. 수사기관에서의 자백이 형사재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법적 지식이 없고, 수사받는 상황 자체에서 벗어나는 데 급급한 미성년자이기에 허위자백을 했을 것이란 짐작이 가능한 지점이다. 하지만 일단 수사기관에서 수사관이 원하는 답을 내준 뒤 법원에서 항변하면 될 것이란 사고체계를 수사 전문가가 작동시킬 때도 있다. ‘옥천경찰서장 뇌물 사건’과 ‘김 순경 살인누명 사건’에서 허위자백을 한 이들은 모두 경찰이었다. #3. 2001년 B 옥천경찰서장은 관내 오락실 업주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부하직원 C씨를 통해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혐의를 부인하던 B서장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자, 2심 공판 중 혐의를 시인하고 집행유예로 풀려난다. 이후 증거를 보강 제출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C씨가 밤샘조사 등 수사기관의 가혹행위 끝에 B서장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허위자백했고, 재판 중엔 검찰이 C씨 측에 “추징금을 줄여 주겠다”는 식의 회유를 한 녹취를 제출한 결과였다. 그럼에도 B서장 역시 항소심 재판 중 집행유예로 풀려나기 위해 허위자백을 한 셈인데, 이는 “일단 실형을 피해 보자”는 변호인의 권유에 따라 이뤄졌다. #4. 서울 지역 파출소에 근무하던 김모 순경은 1992년 함께 여관에 투숙했던 여고생이 사망하자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김 순경은 새벽 근무 때문에 여관을 비웠다 돌아와 보니 여고생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김 순경이 여관에 있던 시점을 사망 시간으로 추정했다. 김 순경은 5차례 피의자 신문에서 모두 자백했고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는데, 2심이 진행되던 중 진범이 검거되면서 무죄로 풀려났다. 이후 엿새 동안 잠을 안 재운 수사기관의 가혹행위 정황이 폭로된 데다 수사와 1심 재판 과정에서 사망 시간 감정 외 김 순경과 혈액형이 다른 머리카락, 김 순경과 다른 제3의 족적 등의 또 다른 과학적 증거가 무시됐음이 드러났다. 경찰과 같은 수사 전문가들은 최소한 수사기관에서의 자백이 이후 처벌에 미치는 효력이나 자신이 허위자백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법에 대한 지식이 적은 일반 시민들의 사례에선 일단 허위자백을 해두면 형사재판 과정에서 이를 번복해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 점, 자신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피의자 신문조서가 자백 형식으로 쓰여지고 있는 점 등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5. 경남 합천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D씨는 2006년 묘지 앞 석상을 기중기로 들어 E씨의 차량에 실어준 특수절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D씨는 범행을 돕지 않았을 뿐 아니라 둘은 아예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E씨의 범행 무렵 둘의 차량이 나란히 교차로를 지난 것을 확인한 경찰이 D씨를 공범으로 의심, 교차로를 지난 뒤 묘지가 아닌 주변 다방으로 갔다는 D씨의 항변을 무시한 채 7시간 반복질문한 끝에 허위자백을 받은 것이다. D씨는 피의자 신문조서에 자필로 범행을 부인하는 취지의 글을 썼지만, 이미 전체적인 조서 내용은 자백(혐의 인정)한 것으로 작성돼 있었다. #6. 2009년 5월 경기 안성의 한 원룸 주차장에서 전신을 구타당한 뒤 숨진 남성이 사망 전에 모르는 20~30대 남성 3명에게 폭행당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담배꽁초 4개를 입수, 근처 우범자들의 유전자와 대조해 고등학생 3명의 자백을 받았다. 이들은 검찰 조사 단계에서 허위자백이었다고 호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실제 3명 중 한 명은 범행 추정 시간에 인터넷에 글을 올렸고, 조사 중 서로 ‘억울하다’는 문자를 교환하기도 했다. 3명 중 1명이 ‘범행을 부인하면 감옥에서 평생 썩을 것’이란 경찰관 말에 허위자백을 했고, 다른 2명도 자신만 혐의를 부인했다가 불이익을 당할까 봐 연쇄적으로 허위자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다음 회에는 최근 있었던 자백 의존적 수사 사례를 탐색하고, 해외에선 허위자백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세웠는지 알아봅니다.
  • 이명박 “1심 판결에 실망···항소 의미 있겠나”···11일쯤 항소 여부 결정

    이명박 “1심 판결에 실망···항소 의미 있겠나”···11일쯤 항소 여부 결정

    ‘다스’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거액을 챙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항소 여부를 오는 11일 결정할 예정이다. 항소 기한은 12일까지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8일 취재진에 “오늘 접견에서 항소 여부를 확정하지 못했다”면서 법조인들의 의견을 더 들은 후 11일쯤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판결 직후 “무죄 부분에 대해 판결문을 검토한 후 항소할 계획”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 전 대통령 측이 항소하지 않아도 2심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강훈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이) 1심 판결에 실망을 많이 하셔서 항소해봤자 의미가 있겠느냐는 생각도 하고, 전직 대통령으로서 우리나라 사법시스템의 공정성을 믿고 항소해 1심 판결을 다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맞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공판에서 16가지 공소사실 중 7가지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82억여원을 선고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MB를 무너뜨린 건 ‘왕년의 MB맨’

    MB를 무너뜨린 건 ‘왕년의 MB맨’

    ‘다스는 누구 것인가.’11년 동안 계속된 이 질문에 법원이 답변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6개월이었다. 지난 4월 9일 재판에 넘겨진 지 182일, 5월 3일 첫 공판이 열린 지 158일. 1심 재판부는 지난 5일 “다스의 실소유주가 피고인(이명박)이라는 점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 전 대통령에게는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82억 7070만원이 선고됐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사법부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07년 처음 의혹이 불거졌을 때부터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항변했던 그였기에 그다지 놀라운 반응은 아니다.이 전 대통령은 재판 초반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검찰의 무리한 기소”, “정치보복”이라며 모든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한 그는 재판 절차가 시작된 직후 “검찰 측 증거에 모두 동의한다. 측근들을 법정에 증인으로 세우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증인이 같이 일을 해 왔던 사람들이고 검찰에서 그런 진술을 하게 된 이유가 있을 텐데 그들을 법정에 불러와 거짓말을 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는 게 금도(襟度)가 아닌 것 같다”는 게 변호인단이 전한 이 전 대통령의 뜻이었다. 변호인단도 객관적인 증거와 법리로 혐의를 다투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결국 이 전 대통령의 발목을 잡은 건 바로 그 “같이 일을 해 왔던 사람들”이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것도, 삼성으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를 받았다는 것도,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것도 모두 측근들의 입에서 나왔다. 2007년 특검에서 조사를 받을 때와 전혀 다른 진술을 쏟아낸 측근들에게 이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단 한 차례도 “대체 왜 입장을 바꾸었느냐”고 직접 따져 묻지 못했다. 범죄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결정적인 진술이 나올수록 이 전 대통령은 옹색해졌다. 주요 쟁점마다 나서서 직접 항변했던 초반과 달리 점점 말수가 줄었다. 수감 생활로 기력이 약해진 탓인지 마른기침 소리가 법정을 채울 때가 많았다. 불쾌함이 묻어나는 기침 소리와 함께 이 전 대통령이 내세울 수 있는 최선의 주장은 “그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건희가 왔다면 모르겠지만 이학수를 대통령 방에 데려왔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어디 삼성 부회장이 약속도 없이 들어오나.”(5월 23일 1회 공판) “경리과장, 운전기사들이 이상은 회장은 (다스에) 관심도 없는 것 같으니 원래 주인이 아닌 것 같다는 뉘앙스로 말하는데, 그 사람들이 그 위치에서 자세한 걸 알 수 없다. 이상은 회장을 잘못 파악한 것이다. 무서운 사람이다, 이상은 회장은.”(6월 7일 3회 공판) “차라리 이팔성씨를 불러다 거짓말 탐지기로 확인했으면 좋겠다.”(8월 17일 20회 공판) 변호인단이 지난달 20일 재판부에 제출한 A4용지 138장 분량의 ‘사실관계 쟁점 요약’의 핵심도 측근들의 진술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변호인단은 “다스 재직 시 김성우 전 사장의 연봉은 1억원 정도였으나 언론에서 대통령 소유로 의혹을 부풀리던 제주도 땅을 비롯해 현재 1000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오며, 권승호 전 전무 역시 월급으로는 취득 불가능한 많은 재산을 보유했다”며 이들의 개인 횡령 의혹으로 반격을 가했다. 특히 “김 전 사장은 40억원 상당의 건물을 자신의 내연녀 명의로 등기하기도 했다”면서 “검찰은 김성우·권승호가 다스 재직 기간에 엄청난 자금을 횡령해 부를 축적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을 피의자로 전환했지만 기소조차 하지 않았으며, 이들은 검찰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술해 대통령 구속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을 다스의 소유주로 모는 대신 이들의 횡령 범죄를 덮어 주는 식의 ‘거래’를 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삼성이 미국에서 벌어진 다스 소송을 위해 매달 12만 5000달러씩, 총 67억여원을 대납했다는 이학수 전 부회장의 진술과 각종 공직 임명 청탁용으로 뇌물을 줬다는 이팔성 전 회장의 진술도 검찰의 무리한 ‘짜맞추기’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 측에 22억여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비망록’을 남긴 이팔성 전 회장이 2월 21일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수사관들이 보는 앞에서 메모지 한 장을 삼키려고 했던 것도 메모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검찰과 짜고 ‘쇼’를 했다고 변론했다. 해당 메모에는 이 전 회장이 돈을 줬다는 날짜와 금액이 적혀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의 ‘집사’이자 최측근으로 각종 뇌물 혐의에 대해 결정적 진술을 제공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 대해선 치매설을 재판 종반부에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변호인단은 “법원을 통해 김백준의 진료기록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구속되기 이전인 지난해 11월 대학병원에서 치매 바로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김 전 기획관을 검찰이 27일 동안 25차례 불러 장시간에 걸쳐 조사해 김 전 기획관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치매 증상이 더욱 악화됐다고도 했다. 변호인단은 김 전 기획관을 법정에 불러내 증인신문을 하면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했지만, 이 전 대통령이 “그래도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사람인데 그렇게 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는 일화도 소개하며 동정론에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변호인단의 주장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측근들의 진술이 검찰의 공소사실과 전체적으로 들어맞는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이 되기 이전의 혐의들에 대해서만 뇌물의 대가 관계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했을 뿐이다. 등 돌린 측근들에 의해 16개 공소사실 중 7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이 전 대통령이 직접 20분 가까이 “어디 땅 살 데가 없어서 압구정동도 아닌 현대체육관 옆 담벼락에 땅을 샀겠냐”며 열변을 토한 도곡동 땅마저 이 전 대통령의 소유가 맞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다스는 MB 것”이라고 진술한 측근들만큼이나 법정에서 이 전 대통령을 응원한 측근들도 많았다. 민정수석 경력 때문에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되지 못한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재오 전 특임장관은 거의 매번 법정에 나와 맨 앞자리에서 법정에 들어서는 이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맹형규·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효재·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은 지난 5일 이 전 대통령이 끝내 불출석한 선고공판에도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의 딸 주연·승연·수연씨도 이 전 대통령의 든든한 법정 ‘우군’이었다. 특히 8월 7일 17회 공판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한 뒤 처음 열린 재판으로, 측근들이 유독 많았다. 이재오 전 장관과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 이춘식·임동규·안경률 전 한나라당 의원이 방청석 앞줄을 채운 날이었는데, 공교롭게도 2008년 18대 총선 공천 과정이 언급됐다. “이재오·이방호가 공천을 주도하고 있다”는 당시 언론기사가 제시되자 이 전 장관은 화면만 멀뚱멀뚱 바라봤다. 집권 여당의 비례대표 7번(김소남 전 의원)의 대가가 “검은 비닐봉지에 담긴 4억원”이었다는 검찰 주장이 나오자 전직 의원들은 쓴 입맛만 다셨다. 이날 오후 재판에서는 검찰이 이팔성 전 회장의 메모와 비망록에 적힌 내용을 날짜별로 ‘깨알같이’ 편집해 공개했다. 이 전 회장은 번번이 주요 공직인선에서 밀리자 “나는 그에게 약 30억원을 지원했다. 옷값만 얼마냐. 그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다”(2008년 3월 28일)라며 원망을 드러냈다. 특히 이 전 회장은 2007년 12월 대통령 선거 직전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변호사에게 돈을 실어 날랐던 사실을 상기하며 “이상주 정말 어처구니없는 친구다. 소송을 해서라도 내가 준 8억원 청구 소송을 할 것임. 사모(김윤옥 여사)도 할까”(2008년 3월 3일)라고 적었다. 당시 방청석에는 이 전 대통령의 딸들이 앉아 있었다. 법정을 가득 채운 가족과 측근 중 어느 누구도 숨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징역 15년’ 선고에 MB 반응…“삼성 건 처음 듣는데 억울하고 서운”

    ‘징역 15년’ 선고에 MB 반응…“삼성 건 처음 듣는데 억울하고 서운”

    항소 기한 12일까지…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포기 가능성도다스 자금 횡령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가장 나쁜 경우의 판결”이라며 실망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항소 여부를 고심하고 있으나 항소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은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나오지 않았다. 공판 과정을 생중계하기로 결정한 재판부에 항의하는 차원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선고 결과를 강훈 변호사에게 전해들었다. 강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이) 원래 다스나 삼성을 제일 억울하다고 생각하셨다”며 “특히 삼성 건은 처음 듣는 얘기라고 하셨는데 다 유죄가 나와서 상당히 서운해하신다”고 전했다. 강 변호사는 항소 여부에 대해 “변호인인 나도 생각이 정리가 안 돼서 생각해보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며 “대통령도 (항소 여부를) 생각해보시라고 했다”고 전했다.강 변호사는 8일 다시 서울 동부구치소를 찾아 이 전 대통령과 항소 여부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항소 기한은 12일까지다. 강 변호사는 “‘항소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느냐’, ‘그래도 억울한 건 사법부에 호소해야 하지 않느냐’ 등 주장들이 다를 수 있어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해보고 월요일에 가서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최종적으로는 (이 전) 대통령이 결정하실 문제”라고 덧붙였다. 항소 여부에 대해 법조계의 의견은 둘로 갈린다. 이 전 대통령은 줄곧 무죄를 주장해왔다. 다스는 형 이상은 회자으이 것이고 삼성의 소송비 대납 사실은 몰랐다는 입장을 되풀이해서 밝혔다. 항소심에서도 추가 반박 자료를 제출하거나 1심 때와는 달리 증인을 신청해 유리한 증언을 끌어내려 시도할 수 있다. 반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항소를 아예 포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1심 재판 중 법원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법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이라며 재판을 거부하고 항소도 포기했다.이 전 대통령도 자신을 ‘정치 재판’의 희생자로 본다.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그는 “‘정치 재판’이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법 절차를 성실히 따른 건 사법부를 신뢰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사법부 판단에 불복하는 뜻에서 오히려 항소를 포기해 ‘정치 재판’의 희생자라는 프레임을 만들 수 있다. 항소 포기와 함께 재판 출석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이 전 대통령은 1심에서도 건강 문제를 호소하며 ‘선별 출석’ 의사를 밝혔다가 재판부의 경고를 들었다. 선고 공판에는 생중계에 반발하며 불출석했다. 다만 이 경우 1심 선고대로 다스의 주인은 자신이고, 삼성에서 뇌물을 받은 것도 인정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 전 대통령이나 주변인들로선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기춘 결국 동부구치소 수감…두달 만에 또 구속되자 “병원 가까이”

    김기춘 결국 동부구치소 수감…두달 만에 또 구속되자 “병원 가까이”

    김기춘(79)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박근혜 정부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압박해 특정 보수단체에 자금을 지원하도록 강요한 혐의로 5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선고 직후 “치료를 위해 동부구치소로 보내달라”며 재판부와 검찰에 호소한 김 전 실장의 요청이 받아들여져 두 달 만에 다시 서울 동부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최병철)는 이날 오후 ‘화이트리스트’ 사건 1심 선고공판을 갖고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인사들의 강요 혐의를 유죄로 선고했다. 김 전 실장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조 전 수석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김 전 실장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1심부터 계속 실형을 선고받았고 상고심을 앞두고 있던 중 구속기간이 만료돼 지난 8월 6일 석방됐다. 61일 만에 다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김 전 실장과 변호인은 다급하게 재판부에 “서울구치소가 아닌 동부구치소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김 전 실장은 “원래 서울구치소로 구속됐다가 제가 심장병이 위중해서 비상 시에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법무부에서 구치소를 옮겨줬다”면서 “중간에 구치소를 옮기는 과정이 매우 까다로웠으니 아예 처음부터 (동부구치소로) 정해지면 좋겠다”며 검찰에게도 호소했다.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2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 기소됐다. 당초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가 6개월쯤 지난 지난해 8월 건강상의 문제로 동부구치소로 이감신청을 했고, 법무부에서 받아들여져 동부구치소로 옮겨졌다. 경기도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보다는 서울 송파구에 있는 동부구치소가 서울아산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과 가까이 있어 긴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게 김 전 실장 측의 이감 신청 이유였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김 전 실장을 동부구치소로 보내기로 결정하고 수감 절차를 진행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1심 실형→2심 석방‘ 이재용 이어 신동빈도 통한 ’재벌 3·5법칙’

    ‘1심 실형→2심 석방‘ 이재용 이어 신동빈도 통한 ’재벌 3·5법칙’

    롯데그룹의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대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게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풀려났다. 지난 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재벌 총수가 또 항소심에서 석방돼 법원의 ‘재벌 봐주기’가 반복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강승준)는 5일 신 회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신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뇌물 혐의가 유죄로 판단되면서 1심에서 선고됐던 70억원의 추징도 선고할 수 없다며 제외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비리 사건으로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가 지난 2월 최순실씨가 지배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뇌물로 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신 회장은 당초 국정농단 관련 뇌물 혐의를 1심에 이어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함께 재판을 받도록 배당됐지만, 경영비리 사건과 병합해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신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가족들과 함께 재판을 받았다. 경영비리 사건 가운데 신 회장은 1심과 같이 신영자·서미경씨에게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 영업이익을 몰아주는 등의 업무상 횡령 혐의가 이번에도 유죄로 인정됐다. 1심에서 유죄 판단이 됐던 서미경·신유미씨에 대한 공짜 급여 지급 혐의(횡령)는 무죄로 뒤집혔다. 그러나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았던 국정농단 뇌물 사건에 대해서는 항소심 재판부도 뇌물 액수나 혐의 성립 등에 대해 같은 판단을 내렸다. 다만 뇌물을 공여한 ’성격’을 다르게 해석해 신 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현실적으로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지원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롯데그룹이 향후 기업활동에 있어서 불이익을 입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대통령의 요구를 쉽게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통령의 지원 요구 당시 피고인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다소 제한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며 신 회장이 수동적으로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 측이 1심에서는 뇌물을 건넨 혐의 자체를 부인했다가 항소심 들어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뇌물을 강요당한 피해자라는 취지의 변론을 이어갔다. 앞서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박 전 대통령 측에 공여한 뇌물이 ‘수동적’으로 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1심과 사건의 성격 자체가 뒤바뀐 판결이 나왔다. 1심에서 “전형적인 정경유착의 폐해”로 지적돼던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는 항소심에선 ‘강요형 뇌물의 피해자’로 인정됐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뇌물 인정 금액까지 절반(89억에서 36억여원)으로 줄어들면서 징역 2년 6개월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재벌 3·5법칙’은 재벌 총수들에게 1심에서 징역 5년(실형)을 선고했다가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해 풀어준다는 뜻으로 사법부를 비판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특히 뇌물 액수조차 1심과 같이 그대로 인정되면서 단순히 뇌물공여의 성격이 달라진 사정만으로 집행유예가 선고되면서 항소심에서 재벌 총수들을 집행유예로 풀어주는 법원의 관행이 또 다시 증명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다스=MB 것’ 넉넉히 인정” 결정적 근거는? ‘옛 측근들 진술’

    “‘다스=MB 것’ 넉넉히 인정” 결정적 근거는? ‘옛 측근들 진술’

    법원이 1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다스 실소유자’로 지목하면서 판단의 결정적 근거로 옛 측근들의 진술과 물증을 들었다. 이 전 대통령 측이 재판 과정에서 다스 관계자나 옛 측근들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뇌물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공판을 갖고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을 선고했다. 특히 지난 2007년 대선 때부터 의혹이 제기돼온 다스 실소유주 여부를 재판부가 인정하면서 형량이 비교적 무거운 횡령과 뇌물 혐의가 잇따라 유죄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다스 실소유 여부는 다스 비자금 횡령 혐의뿐만 아니라 다른 공소사실과도 관련성이 있다”면서 “여러 사정들로 피고인이 다스 실소유자이고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증인들의 일치된 진술을 들면서 특히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의 진술을 핵심 근거로 설명했다. 김 전 사장의 “다스 생산품목과 기술이전 업체 등을 결정할 때 피고인에게 매년 초 정기적으로 보고했고 그 외에도 수시로 보고했다”, “피고인의 지시로 비자금을 조성해 정기적으로 비자금 액수를 보고했다”, “(사망 당시까지 다스 최대주주였던) 김재정은 처음부터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고 피고인이 주요 문제를 결정했다”고 진술한 부분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김 전 사장의 진술은 피고인의 대부분의 공소사실과 들어맞는다”고 밝혔다. 강경호·권승호·김도훈·정학용·최순용 등 다스 전·현직 임직원, 현대건설 출신으로 다스 설립에 참여했다가 퇴사한 안창석, 채동영 전 다스 경리팀장, 김해권 전 다스 총무차장 등이 모두 이 전 대통령을 다스 실소유주로 지목했다는 점도 중요한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이들이 피고인에게 일부러 불리한 진술을 할 이유가 없고, 막연한 추측이 아니라 자신이 관여했던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억해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다스 증자대금 출처인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을 이 전 대통령이 썼다는 점도 명시됐다. 재판부는 “이상은 명의의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을 이상은 다스 회장이 쓰지 않고, 피고인이 사저 건설비용 60억원을 쓰거나 (이 전 대통령의 아들인) 이시형이 자기 돈처럼 썼다”면서 “(이상은 회장의 아들인) 이동형도 땅 대금이 피고인 돈이라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의 뜻대로 다스 지분을 처분하고 김재정과 이상은의 다스 지분을 처분하는 방법을 검토한 문서도 증거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상은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상은 명의 지분을 청계재단 내지 이시형에게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면서 “피고인이 다스 지분의 처분 권한을 가진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선거캠프 직원 허위 급여, 승용차 구입비용, 다스 법인카드 사용 등 객관적 자료로 쉽게 확인이 가능한 항목으로만 18억원이 쓰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다스가 이 전 대통령의 소유로 지적되면서 ▲비자금 조성을 통한 업무상 횡령 ▲다스 법인카드 개인용도 사용을 통한 업무상 횡령 ▲대통령 취임 후 삼성그룹의 다스 소송비 대납(뇌물) 등 다스 관련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서울구치소서 석방된 신동빈 “국민 여러분께 죄송…더 열심히 일하겠다”

    서울구치소서 석방된 신동빈 “국민 여러분께 죄송…더 열심히 일하겠다”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게 70억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5일 오후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됐다. 지난 2월 구속된 뒤 234일 만이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5시 20분쯤 서울구치소를 나와 재판 결과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 여러분꼐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라고 짧게 말한 뒤 차를 타고 떠났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열린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강승준)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비리 사건 관련 업무상 횡령 혐의와 국정농단 사건 관련 박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공여한 혐의가 유죄로 판단됐다. 1심에서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를, 뇌물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각각 선고받았던 신 회장은 이날 두 사건을 합쳐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신동빈 ‘70억 뇌물’ 유죄인데…집행유예·추징제외 이유는

    신동빈 ‘70억 뇌물’ 유죄인데…집행유예·추징제외 이유는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심에서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석방됐다. 뇌물 혐의는 1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됐지만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의한 ‘수동적 피해자’로 인정되면서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강승준)는 5일 신 회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신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지난 2월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던 신 회장은 234일 만에 석방됐다. 1심에서 선고된 추징금 70억원도 항소심에서는 제외됐다. 재판부는 신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1심과 같이 롯데그룹의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위해 최순실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뇌물로 준 게 맞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명시적으로 청탁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롯데그룹의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관련 현안이 존재했고, 박 전 대통령과 2016년 3월 14일 청와대에서 단독 면담을 할 때도 면세점 특허 문제가 그룹 차원의 중요한 현안이었던 점, 단독 면담 중 박 전 대통령이 K스포츠재단 지원을 요구해 이에 응한 점 등 ‘묵시적 청탁’은 존재했다고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롯데그룹은 대통령이 K스포츠재단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과 관련된 대통령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의 교부 요구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70억원을 지원했다”면서 “스포츠 인재육성 등 공익적인 것이었다고 해도 직무집행과 대가관계가 있다면 뇌물이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다만 재판부는 “현실적으로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지원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롯데그룹이 향후 기업활동에 있어서 불이익을 입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대통령의 요구를 쉽게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통령의 지원 요구 당시 피고인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다소 제한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며 신 회장이 수동적으로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 회장이 ‘강요죄의 피해자’로 대통령의 지원 요구를 거절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의사결정의 자유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1심에서 선고됐던 추징금 70억원에 대해서도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롯데 계열사에 반환된 70억원이 당초 받은 돈과 동일한 것이라는 입증이 부족하고 신 회장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됐다고 볼 수도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신 회장은 이와 함께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비리 사건으로도 재판을 받아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경영비리 사건과 관련해선 항소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서미경·신영자 측에 롯데시네마 매점을 임대해 영업이익을 몰아준 혐의(배임)가 유죄로 인정됐다. 다만 총수 일가에 공짜 급여를 지급했다는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달리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라 급여가 지급되는 것을 용인했을지언정 공모했다고는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이 뒤집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MB 변호인 “선고 결과 대단히 실망…MB와 항소 여부 상의”

    MB 변호인 “선고 결과 대단히 실망…MB와 항소 여부 상의”

    1심 법원이 다스의 실소유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다스 횡령·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은 선고 결과가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5일 이 전 대통령의 선고공판을 열어 그에게 징역 15년 및 벌금 130억원을 선고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법인자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다스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는 등 총 349억원에 이르는 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는 5일 이 전 대통령 선고공판이 끝나고 법정에서 나와 취재진에게 법원의 판단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설립 자본금을 송금한 게 아니라는 증거를 제시했는데도 재판부가 김성우 전 다스 사장 등의 말을 타당하다고 받아들였다”고 반발했다. 김성우 전 사장은 앞선 검찰 조사에서 다스 설립을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공소제기한 여러 사실들을 종합했을 때 김 전 사장의 진술이 “다스 비자금이 피고인에 의한 지시라는 강력한 증거”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스 비자금 조성이 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이고, 다스의 주식도 이 전 대통령의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스 실소유자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강 변호사는 또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점에 대해서도 “다스와 삼성 (뇌물) 부분에 대해 상당한 반박 물증을 제시했다고 생각했는데, 재판부가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특별사면을 조건으로 다스의 미국 소송 비용을 삼성에 뇌물로 요구한 것도 이 대통령의 혐의 중 하나였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자금을 수수하는 과정에서 대가성이 인정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강 변호사는 선고 직후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이 전 대통령을 접견하러 갔다. 그는 항소 여부에 대해 “대통령을 접견하고 상의한 뒤에 다음 주 월요일쯤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롯데 총수일가 비리’ 신격호, 항소심서 징역 4년→3년 감형…법정구속은 안 해

    ‘롯데 총수일가 비리’ 신격호, 항소심서 징역 4년→3년 감형…법정구속은 안 해

    롯데그룹 총수일가의 경영비리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신격호(96) 롯데 총괄회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3년으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강승준)는 5일 롯데 총수일가의 경영비리에 따른 횡령·배임 혐의 사건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신 총괄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30억원을 선고했다. 다만 고령인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법정 구속을 하지는 않았다. 신 총괄회장의 혐의에 대해서도 1심과 같이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서미경·신유미씨에게 공짜 급여를 지급하고 롯데시네마 매점에 영업이익을 몰아줬다는 등의 일부 횡령·배임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고 형량만 줄였다.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등과 함께 재판을 받았으나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먼저 신 총괄회장만 먼저 선고한 뒤 퇴정할 수 있게 했다. 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휠체어에 앉아 법정에 들어선 신 총괄회장은 자신의 이름과 나이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속보]“다스 실소유자는 이명박…다스 비자금 횡령 유죄”

    [속보]“다스 실소유자는 이명박…다스 비자금 횡령 유죄”

    1심 법원이 다스 실소유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고 판단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5일 오후 2시쯤에 시작됐다. 선고공판은 현재 TV로 생중계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끝내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1991년부터 2007년까지 다스 법인자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다스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는 등 총 349억원에 이르는 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스 법인세 약 31억원을 포탈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날 재판부는 다스 비자금 조성이 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이고, 다스의 주식도 이 전 대통령의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스 실소유자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다스 비자금 횡령 혐의도 유죄라고 판단했다. 단 다스 법인세 포탈 혐의는 인정하기 어렵다며 공소를 기각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특별사면을 조건으로 다스의 미국 소송 비용을 삼성에 뇌물로 요구한 것도 이 대통령의 혐의 중 하나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자금을 수수하는 과정에서 대가성이 인정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이외에도 대통령 재임 기간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 약 7억원을 받고,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공직 임명 대가로 22억원,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비례대표 공천 대가로 4억원을 받는 등 뇌물 수수 혐의도 적용됐다. 이 전 대통령은 3400건이 넘는 대통령기록물을 자신이 소유한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에 유출하고 은닉한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전례가 없는 권력형 비리 사건”이라면서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 및 벌금 150억원, 추징금 111억원 납부 명령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이 전 대통령은 결심공판 최후진술을 통해 검찰이 공소제기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주식을 한 주도 가져본 적이 없다”면서 “형님도 자기 회사라고 하고 있다. 많은 분쟁을 봐 왔으나 한 사람은 자기 것이라 하고 다른 사람은 아니라 하는 일은 들어 본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뇌물을 대가로 이건희 회장을 사면했다는 터무니없는 의혹으로 기소한 것에는 분노를 넘어서 비애를 느낀다”면서 “재임 중 이건희 회장을 포함해 재벌 총수 한사람도 독대하거나 금품을 거래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포토] 끝내 불출석…비어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리

    [포토] 끝내 불출석…비어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리

    ‘다스’의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이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렸다. 이 전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해 재판에는 강훈 변호사 등 대리인들 6명만 자리를 지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중계) 이명박 전 대통령 1심 선고공판

    (생중계) 이명박 전 대통령 1심 선고공판

    영상=YTN NEWS 유튜브 채널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다스는 MB 것” 첫 사법판단…징역 15년·벌금 130억원 선고

    “다스는 MB 것” 첫 사법판단…징역 15년·벌금 130억원 선고

    다스 실소유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고 판단한 1심 법원이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 및 벌금 130억원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5일 이 전 대통령의 선고공판을 열어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 및 벌금 130억원을 선고했다. 이날 선고공판은 TV로 생중계됐다. 이 전 대통령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전문경영인으로서 보여준 역량을 대통령으로서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막강한 권한을 받은 대통령으로서 이를 국민 전체를 위해 행사해야 했지만,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250억원 이상을 비자금으로 조성한 점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 “객관적 증거와 증언도 있지만 이를 모두 부인하고, 측근들에게 자신을 모함하고 있다고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 등을 종합했을 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은 1991년부터 2007년까지 다스 법인자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다스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는 등 총 349억원에 이르는 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스 법인세 약 31억원을 포탈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날 재판부는 다스 비자금 조성이 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이고, 다스의 주식도 이 전 대통령의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스 실소유자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다스 비자금 횡령 혐의도 유죄라고 판단했다. 단 다스 법인세 포탈 혐의는 인정하기 어렵다며 공소를 기각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특별사면을 조건으로 다스의 미국 소송 비용을 삼성에 뇌물로 요구한 것도 이 대통령의 혐의 중 하나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자금을 수수하는 과정에서 대가성이 인정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이외에도 대통령 재임 기간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 약 7억원을 받고,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공직 임명 대가로 약 22억원,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비례대표 공천 대가로 4억원을 받는 등 뇌물 수수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의 경우 국고손실죄는 인정되지만 뇌물 혐의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세훈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10만 달러를 수수한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이 이팔성 전 회장으로부터 뇌물로 받았다고 검찰이 공소제기한 22억원 중 약 19억원만 뇌물로 인정했다. 김소남 전 의원에게 받은 4억원은 모두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이 전 대통령은 3400건이 넘는 대통령기록물을 자신이 소유한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에 유출하고 은닉한 혐의도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소장 일본주의(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에 공소장 하나만 법원에 제출하고, 기타 서류나 증거물은 일체 첨부하거나 제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위배된다면서 공소를 기각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전례가 없는 권력형 비리 사건”이라면서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 및 벌금 150억원, 추징금 111억원 납부 명령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결심공판 최후진술을 통해 검찰이 공소제기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주식을 한 주도 가져본 적이 없다”면서 “형님도 자기 회사라고 하고 있다. 많은 분쟁을 봐 왔으나 한 사람은 자기 것이라 하고 다른 사람은 아니라 하는 일은 들어 본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뇌물을 대가로 이건희 회장을 사면했다는 터무니없는 의혹으로 기소한 것에는 분노를 넘어서 비애를 느낀다”면서 “재임 중 이건희 회장을 포함해 재벌 총수 한사람도 독대하거나 금품을 거래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MB 선고날 박근혜 항소심…불출석으로 1분 만에 끝

    MB 선고날 박근혜 항소심…불출석으로 1분 만에 끝

    이명박 전 대통령이 1심 선고공판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해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같은 날 박근혜 전 대통령도 공천개입 항소심 첫 공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김인겸)는 5일 박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위반 혐의에 대해 항소심 1차 공판을 진행하려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아 재판을 2주 뒤로 연기했다. 박 전 대통령이 나오지 않아 재판은 단 1분만에 끝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이 어렵다는 취지의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항소심에서 징역 25년 등 지금까지 합계 징역 33년을 선고받고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법원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하며 ‘재판 보이콧’을 선언한 뒤 국정농단 항소심 결심 최후진술도 포기하는 등 한 번도 재판에 나오지 않고 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다스는 MB 것” 판단되면 중형 불가피…뇌물 유죄 시 최소 징역 10년 이상

    “다스는 MB 것” 판단되면 중형 불가피…뇌물 유죄 시 최소 징역 10년 이상

    “형님과 처남이 33년 전 설립해서 아무 탈 없이 경영해온 회사를 검찰이 나서서 저의 소유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상이 아닙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주장을 법원은 과연 어떻게 판단할까. 5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에서 가장 주목되는 쟁점은 “다스는 누구의 것인가“ 꼽힌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6일 최후 진술을 통해 “다스 소유권과 관련한 검찰이 제기한 혐의 내용은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16가지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을 밝힌다. 재판부가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진짜 주인이 이 전 대통령이었다고 판단하면 이 전 대통령은 중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991년부터 2007년까지 다스 법인자금으로 339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사적으로 사용하는 등 총 349억여원에 이르는 횡령 혐의도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주였음이 밝혀지면 유죄로 판단될 수 있다. 횡령죄의 양형기준은 횡령액이 300억원 이상이면 기본 5~8년형, 가중 시 7~11년으로 권고되지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는 50억원 이상 횡령한 경우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으로 중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다스 경리직원의 횡령금 회수이익을 고의로 빠뜨리는 등의 방법으로 2008년 다스 법인세 31억 4554만원을 포탈한 혐의(특가법상 조세)도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는 범죄다. 검찰은 다스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실소유주한 게 맞고, 특히 다스 미국소송은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과 김재수 전 LA총영사 등 청와대 관계자들이 관여했다며 이 전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지배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이 전 대통령 측은 “다스 관계자들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며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재임 기간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 7억원 상당을 받고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공직임명 대가로 22억원,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비례대표 공천 대가로 4억원을 받는 등의 뇌물 혐의도 더해져 있다.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의 뇌물 액수만 총 110억원대에 이른다. 검찰은 지난달 6일 결심공판에서 “전례가 없는 권력형 비리 사건”이라며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50억원, 추징금 111억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은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재산은 지금 살고있는 논현동 집 한 채가 전부이고 검찰이 주장하는 그런 돈을 알지 못한다”며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TV 생중계 국격 해쳐” MB, 오늘 1심 불출석

    “TV 생중계 국격 해쳐” MB, 오늘 1심 불출석

    350억원대 횡령 혐의와 110억원대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얼굴) 전 대통령이 5일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판부의 생중계 허용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재판부 “공공 이익 고려 중계 … 얼굴은 제외”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4일 “오늘 오전 대통령을 접견해 의논하고 변호인들과의 협의를 거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기로 했다”면서 “전직 대통령의 입·퇴정 모습을 국민들이나 해외에 보여주는 것이 국격 유지, 국민 단합을 해치는 것이 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지난달 28일에도 같은 이유로 선고공판 생중계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재판부는 “공공의 이익 등을 고려했다”며 중계를 허용했다. 강 변호사는 “선고가 2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 이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로는 법정에 내내 앉아 있기가 어렵고 법원 판단에 불만을 갖는 사람들의 과격 행동이 있을 수 있는데 경호 문제뿐 아니라 그런 모습이 중계로 비춰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당초 법원은 이 전 대통령 선고 공판을 중계방송하는 대신 이 전 대통령이 법정에 들어서고 나서는 장면만 촬영하도록 했고, 재판장이 판결을 낭독하는 동안에는 이 전 대통령의 얼굴을 비추지 않는 것으로 제한했다. ●선고 기일 한 차례 미룰 가능성도 배제 못해 재판부는 앞서 이 전 대통령이 제출한 불출석 사유는 질병 등 형사소송법상 허용되는 내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 예정된 선고공판에 출석하라고 이 전 대통령에게 통보했다. 선고 당일에도 이 전 대통령이 불출석을 고수하면 불출석(궐석) 상태에서 선고를 하거나 강제구인할 수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출석을 종용하기 위해 선고 기일을 한 차례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정농단 사건과 국정원 특수활동비·공천개입 사건 재판을 모두 보이콧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이 선고 공판 당일에도 출석하지 않자 궐석 상태에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이명박 “1심 선고 안 나간다”…공판 생중계에 반발

    이명박 “1심 선고 안 나간다”…공판 생중계에 반발

    뇌물수수와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5일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선고 공판을 생중계하기로 한 결정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4일 기자들에게 “오전에 대통령을 접견해 의논하고 돌아와 선고 공판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우선 대통령의 현재 건강 상태가 2시간 이상 계속될 선고 공판 내내 법정에 있기 어려운 상태인데, 중계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중지를 요청하기 어렵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 이 전 대통령의 입정·퇴정 등 모습까지 촬영돼 국민들은 물론 해외에까지 보여주는 것이 국격의 유지나 국민의 단합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드러냈다. 아울러 전직 대통령의 경호상 문제도 염려된다고 강 변호사는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전 대통령의 불출석 사유서와 무관하게 선고공판 기일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5일 오후 2시 417호 대법정에서 열리는 이 전 대통령의 선고 공판을 TV로 실시간 중계하기로 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중계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재판부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생중계를 결정할 수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선고 공판 중계는 지난해 대법원이 주요 사건의 1·2심 선고를 생중계할 수 있도록 내부 규칙을 만든 이래 사건으로는 3번째 사례다. 지난 4월 열린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1심 선고가 첫 번째 사례였으며, 이어 지난 7월 박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사건의 1심 선고 역시 TV로 중계됐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친부살해 무죄’ 호소했지만…무기수 김신혜 18년 만에 다시 재판

    ‘친부살해 무죄’ 호소했지만…무기수 김신혜 18년 만에 다시 재판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후 무죄를 호소했지만 결국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올해로 18년째 복역 중인 김신혜(41)씨가 다시 재판을 받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는 2001년 존속살해 혐의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현재까지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김씨에 대해 지난달 28일 재심을 최종 확정했다. 복역 중인 무기수에 대한 재심 확정은 사상 처음이다. 김씨는 2000년 3월 아버지에게 수면제가 든 술을 마시게 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경찰은 ‘김신혜가 아버지를 죽였다’는 김씨의 고모부 말을 듣고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김씨는 무죄를 호소했다. 사건 발생 당시 “김씨 남동생이 아버지를 죽인 것 같다”는 고모부 말에 동생 대신 자신이 감옥에 갈 생각으로 거짓 자백을 했다는 것이다. 1심 법원은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고등법원과 대법원을 거쳐 2001년 3월 23일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김씨는 2015년 1월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 법률구조단의 도움을 받고 재심을 청구했다.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이 2인1조 압수수색 규정을 어기고 영장 없이 김씨 집을 압수수색 했는데도 둘이 한 것처럼 허위로 수사기록을 작성했고, 김씨가 현장검증을 거부했는데도 영장 없이 범행을 재연하게 한 점 등을 재심 사유로 들었다.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2015년 11월 경찰 수사의 위법성과 강압성이 인정된다면서 김씨의 청구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검찰은 즉각 항소했지만 지난해 2월 광주고법이 이를 기각했다. 검찰은 이후에도 대법원에 재항고했지만 대법원이 재심을 최종 확정했다. 대법원의 재심 확정으로 김씨의 재심 공판은 1심 재판을 맡았던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열린다. 재심 또한 검찰과 피고 한쪽이라도 불복할 경우 항고가 가능하고, 대법원 판결까지 받을 수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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