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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성질 하는 君

    경남 양산경찰서는 지난달 31일 구토를 한다고 속여 택시요금을 내지 않고 달아나다 발각되자 아예 택시를 빼앗아 달아난 김모(26)씨를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1시쯤 부산 시내에서 홍모(58)씨의 택시를 탔다. 얼마 후 양산시 웅상읍 천불사 사거리 부근까지 온 김씨는 택시기사에게 “술을 많이 마셔 구토가 난다. 차 좀 세워달라.”고 요구했고 택시가 서자 줄행랑을 쳤다. 그때까지 나온 요금는 2만 5000원. 화가 난 택시기사와 승객간 심야의 골목길 추격전이 시작됐다. 결국 홍씨는 김씨를 인근 공터에서 잡았지만 김씨는 홍씨를 폭행하고 택시를 빼앗아 달아났다. 김씨는 “처음엔 진짜 택시비가 없어서 달아났는데 이후 폭행한 것이 겁이나 도망쳤다.”고 선처를 호소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의왕시 ‘문화의 거리’ 만든다

    경기도 의왕시는 7일 내년말 준공예정인 내손동 갈미∼백운호수 도로변에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기로 했다. 시가 54억원을 들여 조성할 문화의 거리는 우선 갈미∼백운호수 도로변과 도로 시작지점인 계원조형예술대학 앞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하부공간에 조성된다. 이에 따라 갈미∼백운호수 도로 양옆 산사면과 공터 등에는 41억원이 투입돼 관람과 휴식을 겸할 수 있도록 조각공원, 야외공연장, 청소년광장, 테마 꽃길, 연못, 산책로 등이 들어선다. 또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하부공간에는 모두 13억원이 투입돼 나무데크(나무로 깐 바닥)와 조경, 분수광장, 경관조명 등이 설치되고 문화의 거리 초입인 흥안로4거리∼국민체육센터 입구 사거리 540m 구간에도 나무데크가 꾸며진다. 시는 이를 위해 기본 및 실시설계, 그린벨트 행위허가 등을 마쳤고, 내년 3월 공사에 착수해 내년말 준공할 예정이다. 계원조형예술대학 앞을 출발, 모락산(해발 385m) 자락을 지나 학의동 백운호수를 연결하는 갈미∼백운호수 도로는 길이 2.05㎞, 너비 12m, 왕복 2차선으로 지난해 11월 착공했으며 모두 340억원이 투입된다.의왕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학교에 인라인 트랙

    학교에 인라인 트랙

    ‘학교 운동장이 인라인 트랙?’ 인라인 스케이트는 이제 자전거처럼 대중화가 됐다. 공원이나 산책로에서 인라인을 즐기는 시민들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각종 묘기와 볼거리를 선사하는 어그레시브 인라인을 소재로 한 영화까지 올해 개봉했을 정도로 익숙하다. 최근 양천구(구청장 추재엽)에서 인라인과 관련된 작지만 의미있는 ‘사건’이 벌어졌다. 전국 최초로 신월동 신남초등학교 운동장에 인라인 트랙이 조성된 것이다. 학교뿐아니라 지역주민의 운동장이 된 셈이다. ●학교 운동장서 인라인 ‘쌩쌩’ 이번 사업의 큰 의미는 아파트촌 주민들이 언제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비교적 저렴한 예산으로 마련됐다는 것이다. 양천구는 목동을 끼고 있는 대표적인 아파트촌이다. 그만큼 새로운 공간도 좁고,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기존의 공간을 새롭게 활용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면서도 현실적이다. 양천구가 방과후에는 공터로 남아있는 운동장 개선사업에 매달리고 있는 이유다. 신남초교 인라인 트랙은 길이 300m, 폭 2.5m 규모다. 아스콘 포장으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조깅 트랙도 함께 설치했다. 길이 300m에 폭 2m로 친환경적이며 탄력성이 좋은 고무칩 포장을 해 주민들이 보다 쾌적한 조건에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예산만 1억 8000여만원이 들었다. 다양한 체육시설도 들어섰다. 철봉, 구름사다리, 미끄럼틀, 축구대, 배구대 등이 만들어지면서 학교 운동장이 청소년과 주민들의 ‘웰빙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100여개 학교 공원으로 꾸며 양천구의 학교 공원화 사업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2002년 이후 모두 100억여원을 투자했다. 관내 58개 초·중·고교와 45개 유치원이 대상이 됐다. 이 돈은 학교내 보도정비, 체육시설 신설, 조명공사 등 학교 운동장을 공원으로 만드는 ‘쌈짓돈’이 됐다. 올해 들어서도 신강초교 등 13개 학교에 급수대·소규모 체육시설을, 정목초교 등 6개 학교에는 보도·배수로 정비사업을 이미 완료했다. 서정초교 등 6개 학교에는 테마가 있는 주제별 학교 공원화 공사를 다음달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학교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부터 살수차 4대를 구입, 목동과 신월동 등의 학교에 투입해 지열과 비산먼지 없는 쾌적한 환경을 만들었다. 고3 수험생과 학부모를 위한 대학입시 설명회, 초등학교 원어민 보조교사 지원, 유아 및 초등학교 학부모를 위한 베스트 특강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학부모와 이웃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 양천구 관계자는 “앞으로도 유익한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학교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학생들과 주민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統獨 15주년, 빛과 그림자] (하) 베를린-냉전 상징서 유럽 심장부로

    [統獨 15주년, 빛과 그림자] (하) 베를린-냉전 상징서 유럽 심장부로

    45년 동안 동서로 갈라졌던 냉전의 상징 베를린은 분명 상처받은 도시였다. 그러나 1961년 8월13일 이후 베를린 시를 동서로 갈랐던 43.1㎞의 콘크리트 장벽이 무너지고 통일된 지 15년이 지난 지금 그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통독 이후 독일의 수도로 다시 태어난 베를린은 1조유로(약 1254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본을 투입, 미래 도시에 걸맞은 인프라를 구축하며 주요 행정기관과 다국적 기업을 유치했다. 분단 도시의 흔적을 지우고 유럽의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베를린 장벽의 잔재는 박물관이나 기념물 외에는 거의 찾아 보기 힘들다. 대신 곳곳에 들어선 다양한 디자인의 초현대식 고층건물들이 위용을 자랑하는 미래 지향적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베를린 함혜리특파원| 많은 사람들은 베를린을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끝없이 건설 중인 도시’라고 표현한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100번 시내버스를 타고 출발역부터 종착역까지 한두번만 가보면 이 표현의 적절함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버스는 초(동물원)역에서 출발해 티어가르텐, 전승기념탑, 벨뷔 궁전, 세계문화관, 연방의회 의사당과 브란덴부르크 문, 운터 덴 린덴, 박물관 섬, 알렉산더광장 등 시내의 주요 명소를 지나가기 때문에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다. 1871년 독일이 제국으로 통일된 것을 기념해 지어진 의사당은 통독 이후 연방의회 의사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곳 옥상에 통독 이후 투명돔이 지어지면서 통독의 상징이 됐다. 미국의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설계한 투명돔은 내부에 거울기둥들이 다양한 각도로 설치돼 있고, 여기서 반사된 햇빛이 본회의장 구석구석을 비추고 있다.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박물관 섬(Museuminsel)’에서는 과거를 볼 수 있다. 슈프레강 한복판에 있는 이 지역은 이름 그대로 1830년부터 100년 동안 차례로 지어진 4개의 박물관과 1개의 국립미술관이 있으며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부터 후기 비잔틴을 거쳐 1900년대에 이르는 건축과 미술의 역사를 담고 있다. 베를린시는 밀레니엄을 맞아 냉전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우고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자리잡기 위해 10년 안에 8억2900만유로(약 1조원)를 들여 미술관과 박물관을 재정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공사가 끝나면 박물관 섬에 있는 5개의 건물은 지하 통로로 연결되고 행정동과 기술센터도서관, 교육시설들이 갖춰지게 된다. 브란덴부르크 문을 중심으로 쌓여졌던 두텁고 높은 콘크리트 장벽이 허물어진 자리에는 현대식 디자인의 초고층 건물들이 들어섰다. 이 지역의 핵심은 포츠다머 광장이다. 1920∼30년대 유럽 최대의 번화가였으나 전쟁과 베를린 장벽으로 인해 폐허로 남아 있었다. 베를린시가 도시의 상징적인 광장을 만들기 위해 1991년 주최한 국제도시계획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건축가 힐머와 자틀러가 제안한 복원계획이 당선됐고, 파리의 퐁피두센터를 설계한 렌조 피아노가 설계와 건설을 맡았다. 베를린의 미래를 보여주는 포츠다머 광장에는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40억마르크(약 2조 4000억원), 일본 소니가 13억마르크(약 7800억원)를 각각 투자했다. 광장에는 복합 빌딩을 비롯해 고급 쇼핑몰, 영화관, 카지노, 아파트와 사무실 등 17개의 현대식 대형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간판건물로 꼽히는 소니센터는 뉘른베르크 태생의 건축가 헬무트 얀이 설계한 미래형 복합 빌딩으로 유리와 강철로 만든 돔형의 지붕과 7개의 빌딩으로 이뤄져 있다. ●문화 중심지로의 화려한 복귀 분단의 상징에서 통일의 상징이 된 브란덴부르크 문을 지나 동쪽으로 뻗어있는 운터 덴 린덴(‘보리수 나무 아래’라는 뜻)은 베를린 최초의 계획된 산책로로 2차 대전 이전까지 베를린의 문화적 중심 역할을 했던 곳이다. 냉전시절 동베를린에 속하면서 낭만을 잃었다가 지금은 고급 부티크와 카페, 박물관과 미술관 등이 즐비한 베를린의 대표적인 번화가로 바뀌었다. 1920년대 유럽 문화의 중심지에서 전쟁과 분단을 거치면서 삭막해졌던 베를린 시내는 이제 젊은이들과 예술가들, 무궁무진한 문화적 인프라를 향유하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베를린에는 3개의 오페라하우스,100개가 넘는 연극 공연장,170개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들어서 있다.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이 넘치면서 근사한 레스토랑과 바, 카페 등이 하루가 다르게 생겨난다. 통독 15주년 국경일인 지난 3일 국립미술관 앞은 고야 특별전을 보려고 몰려든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4∼5시간을 서서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지만 사람들은 책을 보거나 차를 마시며 지루한 줄 모르고 기다리고 있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하터시에서 왔다는 프랑크 엡슈타인은 “베를린에는 친구들도 많고 오페라와 연극 등 볼거리도 많아 자주 방문한다.”며 “베를린이 하나로 합쳐진 뒤 문화적 풍요로움이 더해져 즐겁다.”고 말했다. ●유럽 중심도시로 발돋움 독일 통일로 베를린은 유럽에서 손꼽히는 거대 도시가 됐다. 그러나 유럽의 중심도시로 발돋움하려는 베를린의 변신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베를린시는 전체 170㏊에 달하는 지역에 총 1000여개의 새 건축물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도시 계획은 전반적인 도시의 밑그림(STEP)을 기준으로 지역계획(FNP), 구역계획(BEP) 등 단계별 프로그램에 따라 진행된다. 내년 완공예정인 베를린 중앙역사를 비롯해 건축아카데미 복원계획, 스프리 강변의 미트지역에 세워질 업무 및 주거 복합빌딩 지르쿠스, 현대적 시설을 갖춘 오스트반호프 실내 체육관, 티어가르텐 서쪽의 특급 호텔 및 위락시설 지역 KPM쿼터, 스프리강변의 미디어센터 등이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건축의 경연장이나 다름없다. 주독 한국대사관의 신동민 전문연구원은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베를린은 미래의 유럽 중심지로 부상하기 위해 정보·첨단 IT·교육 등 지식산업시대를 겨냥한 도시계획을 진행하고 있다.”며 “경제적 문제 때문에 독일 통일의 부정적 측면이 부각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같은 도시의 발전은 수치로 따질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철거” “보존” 논란 |베를린 함혜리특파원| 베를린 서쪽에서 브란덴부르크 문을 지나 동쪽으로 뻗은 운터 덴 린덴 거리를 따라 10분정도 걸어가면 왼쪽으로 작지만 아름다운 공원을 마주한 베를린 대성당이 나오고 그 뒤로 박물관 섬이 보인다. 고색창연한 모습과 대조적으로 맞은 편에 주차장으로 쓰이는 공터를 끼고 있는 5층짜리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철거를 앞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옛 동독 공산당사(Republik)다. 군데군데 깨어진 황동색 유리와 강철로 외관이 장식돼 있고 규모는 매우 큰 편이지만 어딘지 황량했다. 심지어 흉물스러워 보인다. 통일 이후 15년간 방치된 탓이다. 이곳에서는 지난 달 17일부터 ‘프락탈 Ⅳ’라는 현대미술그룹전이 열리고 있다. 젊은 예술가 25명이 ‘죽음’을 주제로 설치, 비디오 아트, 회화, 조각 등을 전시하고 있다. 동베를린 지역에 거의 유일하게 남아있는 분단시대의 흔적이라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해 전시장을 찾았다. 겉에서 보기에는 그런 대로 건물의 모양새를 갖춘듯 했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철골 구조만 남아 을씨년스러웠다. 전시장이 아닌 곳은 바리케이드를 쳐놓고 출입을 금지했다. 이런 분위기는 죽음을 주제로 한 작품들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전시장 안내를 맡고 있는 힐미라는 청년은 “오는 22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를 끝으로 공산당사는 문을 닫고 내년부터 철거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전시 주제가 ‘죽음’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는 프로이센 왕궁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 실현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유지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아 철거하기로 결정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산당사는 과거 프로이센의 왕궁이었던 건물을 헐고 옛 동독 공산당이 새로 지은 건물이다. 독일 정부는 통일 후 과거의 어두운 흔적을 지우기 위해 이 건물을 헐고 왕궁을 복원하려 시도했다. 그러나 옛 동독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일단 보류했다. 공간의 독특한 분위기 덕분에 종종 현대 미술 전시회장으로 사용되면서 이 건물의 철거에 반대하는 서독 지역 사람들마저 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이 전시회를 보기 위해 일부러 왔다는 질케 블룸은 “프로이센 왕국은 이미 지나간 과거인데 많은 돈을 들여 복원하려는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한다. 건축이 전공이라는 클라우디아 힐가트는 “공산당사가 분단의 아픈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것도 역사의 일부”라며 “이대로 보존하면 오히려 역사의 교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구로구 신구로유수지 생태공원으로

    구로구 신구로유수지 생태공원으로

    80년대 말 이후 거의 빈 땅으로 방치됐던 서울 구로구 구로1동 신구로유수지가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다. 구로구(구청장 양대웅)는 올해 말까지 신구로유수지를 1만 2000평 규모의 습지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5일 밝혔다. 유수지를 주민들의 생활 여건 향상을 위해 바꾼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사실 구로구의 ‘녹색 지수’는 서울시에서 뒤처지는 편이다. 구로구의 지난해 1인당 공원 면적은 6.09㎡로 서울시 평균 15.51㎡에 못 미친다. 녹지율도 13.2%로 서울시내에서 18번째이다. 그만큼 신구로유수지의 중요성을 반증하는 수치다. 신구로유수지가 생긴 것은 지난 60년대 말. 장맛비와 인근 아파트단지에서 나오는 생활 하수를 안양천으로 흘려보내는 시설이다. 집중 호우로 인한 갑작스러운 하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여름을 제외한 1년의 대부분이 공터로 방치돼 왔다. 더구나 80년대 초 안양천이 정비되면서 사실상 거의 쓸모 없는 곳이었다. 구로구는 지난해 신구로유수지 1만 2000평을 습지 생태공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기본 계획을 세웠다. 또한 올해 실시 설계에 이어 오는 12월 완공을 목표로 최근 공사를 시작했다. 이번 사업에는 모두 8억여원이 투입된다. 대부분 시비다. 산책로, 습지식물 관찰테크, 체력단련시설, 조명시설,135m 길이의 유수지 내부 관찰테크 등이 조성된다. 습지에는 다양한 수생식물들도 자리잡는다. 부들, 노랑꽃창포, 띠, 부처꽃, 속새 등이 심어질 예정이다. 더구나 신구로유수지는 그동안 검은댕기해오라기와 왜가리, 쇠백로, 흰뺨검둥오리 등 다양한 조류가 기거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어느 곳 못지 않은 습지 생태공원으로서의 환경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구로구 관계자는 “어른들은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끼고, 학생들은 자연학습장으로 활용되도록 할 예정”이라며 “도심 속에서 자연의 정취를 흠뻑 느끼게 하는 안락한 휴식공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조용섭의 산으路] 강원도 홍천군 가리산

    [조용섭의 산으路] 강원도 홍천군 가리산

    강원도 홍천의 가리산(1051m)은 강원도의 산으로서는 드물게 사방으로 시계(視界)가 열리는 곳이다. 정상에서 까치발 딛고 손차양 해서 끝없이 둘러쳐진 산줄기를 바라보노라니 바라봄은 어느새 그리움이 되고, 그 그리움은 또 다시 끝없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게다가 짙푸른 소양호까지 바라볼 수 있으니 가리산 산행이 주는 기쁨은 그야말로 각별하다. ­강원도 홍천군 가리산 山길은 홍천군 두촌면 천현리 가리산휴양림 산막에서 출발하여 삼거리-가삽고개-북봉-정상에 이른 뒤, 무쇠말재-삼거리-휴양림으로 내려서는 원점회귀 코스로 잡았다. 산길 들머리에서 진행 방향 정면에 올려다 보이는 우뚝 솟은 가리산, 참 기이하다. 평평한 능선에 우뚝 솟아 있는 정상과 북봉, 두 암봉은 마치 노적가리를 쌓아둔 듯한 모습인데,‘가리’라는 이 산의 이름을 낳게 만든 풍경이다. 계곡을 왼쪽에 두고 집수정, 다리를 지나며 편안한 길을 10여분 오르면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오른쪽 가삽고개로 방향을 잡는다. 왼쪽은 하산길이다. 다소 가파른 오름길을 40여분 진행하면 방향이 왼쪽으로 꺾이는 지점에 휴식하기 좋은 공터가 나온다. 낙엽송이 빽빽이 들어서 있는 멋진 숲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왼쪽 완만한 오름길로 오르다 보면 계단으로 된 산사면이 한동안 이어지고, 가삽고개에 이르기 직전에 산길은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능선과 만난다. 숲은 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투구꽃을 비롯한 가을꽃이 한창이다. 북봉 아래까지 이어지는 편안한 능선길을 걷다 보면 오른쪽으로 춘천시 북암면 물노리 선착장으로 내려서는 길이 나온다. 배편을 이용하여 소양댐-춘천으로 가려면 정상에 들렀다가 되돌아와 이 길로 내려서야 한다(하산 3시간 소요. 배편 하루 2회 오전 9시50분, 오후 3시40분.033-241-4833). 북봉 아래 갈림길에서는 이정표상 3봉 방향인 바위사면으로 오르는 길을 택한다. 쇠난간과 디딤판 등 안전시설을 이용해서 오르면 이내 북봉에 닿는다. 소나무와 어우러진 북봉의 모습도 아름답다. 왼쪽으로 내려서서 다시 급사면을 오르면 사방이 훤히 트이는 가리산 정상이다. 북쪽 먼 곳, 칼날처럼 솟구친 특이한 모습의 내설악 안산을 찾아보도록 하자. 그 뒤로 파란 하늘과 맞닿으며 오른쪽으로 길게 드리워진 산줄기가 오대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다. 정상 아래 바위지대 사이로도 역시 안전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다. 바위지대를 내려서면 잠시 능선이 이어지다가 정면으로 ‘등산로 아님’과 왼쪽-휴양림, 오른쪽-샘터를 가리키는 이정표를 만난다. 거대한 바위 표면에서 흐르는 물줄기가 특이한 샘터를 들렀다가 되돌아 나와, 휴양림 방향으로 내려서면 너른 터의 갈림길을 만난다. 오른쪽으로 평평한 길을 잠시 진행하면 무쇠말재이다. 왼쪽으로 낙엽송이 들어선 가파른 길을 내려서면 계곡을 만난다. 계곡을 건너 잠시 나아가면 3거리에 닿고 이내 휴양림이다. ●이렇게 가세요 자가용: 서울-6번.44번 국도-홍천-철정검문소-역내리(좌회전)-휴양림 / 대중교통 : 상봉(동서울)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홍천행 버스. 홍천시외버스정류장((033-432-7788)→가리산자연휴양림(44번 국도 역내리 아침 6시10분부터 저녁 7시까지 1시간 간격 운행.033-432-7893).
  • 전북도민 ‘새만금 사랑’

    새만금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북도민들이 적극 나선다. 22일 전북도와 강한전북일등도민운동본부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긴 33㎞의 새만금방조제를 완공하기 위해 ‘돌과 성금모으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기로 했다. 이 운동은 도내 14개 시·군과 사회단체가 참여해 새만금 방조제 끝물막이가 마무리되는 내년 3월까지 추진된다. 도민들이 기증한 돌은 도청 신청사 대강당 앞 공터에 쌓아놓을 예정이다. 이 돌은 방조제 끝물막이 공사에 투입된다. 또 도민들이 모은 성금은 방조제 기초석 구입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도는 오는 11월1일 군산 야미도에서 열리는 새만금의 날 기념식에서 오는 10월 한달 동안 모은 돌과 기원탑 모형을 농업기반공사 사장에게 전달할 계획이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25년 전통 美 슈거로프 공예 페스티벌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25년 전통 美 슈거로프 공예 페스티벌

    |마나사스(미 버지니아주) 이도운특파원|“솜씨 좋은 ‘장인’들은 다 모여라. ”매년 9월이 되면 미국 전역의 공예인들은 버지니아 주의 마나사스로 모여든다.25년째 이곳에서 열리는 ‘슈거로프 공예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워싱턴에서 차를 타고 서쪽으로 2시간쯤 달리면 나오는 마나사스의 페어 그라운드. 평소에는 버려지다시피 한 1만평 정도의 목초지, 유휴지이지만 9월이 되면 대규모 공예 페스티발이 열리는 장소로 변한다. 지난 10일 페어 그라운드의 행사장에 도착하자 우선 엄청난 규모의 주차장이 눈에 들어왔다. 대중교통 수단이 없기 때문에 승용차를 이용하는 관람객들을 위해 무려 5000평 가까운 공터를 주차장으로 배정했다.‘지평선에 닿을 정도로’ 나란히 줄지어 주차된 자동차들의 모습도 구경거리였다. 주차장 너머 3000평 정도의 공간에 30여개 동의 크고 작은 임시 건물이 세워져 공예품 전시장 및 판매장, 간이 레스토랑 및 사무실 등으로 활용됐다. 또 전시장 한쪽에는 2000평 정도의 부지에 숙식이 가능한 이동식주택 겸용 차량의 주차장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행사에 참가한 공예인들은 대부분 이 차량에 작품을 싣고 와 행사 기간 내내 차량 안에서 머무른다. 행사장이 도시에서 떨어진 지역이기 때문에 주변에 그럴듯한 호텔이나 모텔이 없기 때문이다. 행사장에 들어가기 위해 지불하는 입장료는 7달러. 그러나 입장료를 사기 전에 공예인들이 1달러짜리 할인 티켓을 나눠주기 때문에 실제로 지불하는 돈은 6달러. 들어갈 때부터 관람객을 기분좋게 만들어 주는 작은 ‘기술’이다. 일단 전시 공간으로 들어가면 수백개의 서로 다른 공예 전시 및 판매대에 둘러싸여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 올해는 300명 정도의 공예인이 참석했다. 관람객들로부터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공예인들이 직접 작품을 만드는 시범을 보이는 곳. 영화 ‘사랑과 영혼’의 영향이 워낙 큰 탓인지 진흙으로 도자기 형태를 만들기 위해 물레를 돌리는 클리프 로지의 주변에는 하루 종일 관객들이 장사진을 쳤다. 로지는 도자기 모양을 길게 올리거나 두껍게 다지는 방법 등을 자세하고 쉽게 설명해 줬다. 메릴랜드 출신으로 예전에 큰 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다는 로지는 “나 스스로가 물레를 돌리는 모습이 신기해서 도자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관객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안다.”고 말했다.30년 시작된 로지의 호기심은 취미로 변했고, 이후 부업이 됐으며 지금은 아예 본업이 됐다. 로지는 줄곧 혼자서 도자기를 연구했으며, 그가 만드는 도자기는 “모양보다 실용성을 중시한다.”고 했다. 실물 크기의 사람 조각을 코믹한 모습으로 만드는 패트릭 와이즈의 작업 공간도 관람객의 왕래가 끊이지 않았다. 살바도르 달리처럼 콧수염을 멋지게 기른 와이즈는 “나의 작품은 조각에 만화를 결합한 조각만화(Sculptoon)”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전신상을 제작할 경우 실물 모습보다 특징을 과장한 만화형 캐릭터로 만든다는 것이다. 와이즈가 만화적 조각을 시작한 계기도 만화스럽다.81년 대학에 다닐 때 친구들과 진흙밭에서 뒹굴며 놀다가 온몸이 흙으로 뒤범벅된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이거 얘기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와이즈의 작품에는 쇠줄과 실리콘, 플라스틱, 진흙 등이 사용된다. 조각 겉에 바르는 물감은 미술가들이 캔버스에 칠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와이즈는 작업 초기에 베토벤·아이젠하워 등과 같은 유명인사의 전신상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보통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와이즈의 작품을 본 일반인들이 “나의 전신상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많이 해와 벌써 몇년치 작품 제작 일정이 꽉 차 있다고 와이즈는 말했다. 고객 가운데는 전문 미술품 수집가도 있다고 한다. 작품 한 점을 만드는 데 걸리는 기간은 대체로 1개월에서 3개월 정도.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작품은 1년이 걸렸다고 한다. 완성된 스컬프툰 한 점의 가격은 보통 2800∼5800달러(약 280만∼580만원). 와이즈는 “미국내에 실물 크기의 사람 조각을 만들어주는 공예가는 서너명 있지만, 만화 형태로 만드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라고 독창성을 강조했다. ‘유기적 디자인(Organic Design)’이란 구호를 내건 도예가 메간 로리엘 듀프리도 와이즈와 마찬가지로 ‘독창성’을 무기로 하고 있다. 그녀는 진흙에 직물을 입힌 독특한 모양의 ‘도자기 퀼트’로 관람객의 시선을 잡았다.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도자기 한쪽 면에 천을 씌워 바늘로 꿰맨 모양이다. 듀프리는 “내가 만든 도자기는 물건이 아니라 생각을 담는 그릇”이라고 말했다. 천에 새긴 갖가지 자연물의 모양은 듀프리가 직접 염색한 것이다. 그녀는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했으나 2년 전부터 천 씌운 도자기 제작에 전념하고 있다. dawn@seoul.co.kr ■ 조각전공 대학원생 에밀리 스캇 |마나사스(미 버지니아 주) 이도운특파원|“공예품을 찾는 고객의 취향은 놀랄 만큼 다양합니다.” 슈거로프 공예 페스티벌에 처음 참가한 대학원생 에밀리 스캇은 “공예 시장에 직접 나와 보니 고객의 작품 선택이나 구입 행태가 스튜디오 안에서 생각했던 것과는 정말 다르다.”고 말했다. 조각을 전공중인 스캇은 향후 작품 제작은 물론 전시회 참여 등 공예가로서의 대외 활동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선배 캐슬린 매스터의 전시장을 맡아서 관리했다. 매스터는 금속 및 직물로 벽 장식 제품을 만드는 공예가다. 스캇은 이같은 대규모 페스티벌에 참가한 관람객은 개별 갤러리로 찾아오는 고객들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갤러리 고객의 경우 아마추어라도 전문가가 많고 취향도 매우 비슷하다고 한다. 그렇지만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대부분의 관람객은 단순히 눈으로 구경을 하거나 주변의 먹거리를 찾는 데 열중하며, 취향도 놀랄 만큼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페스티벌에서도 실제로 공예품을 구입하기 위해 온 고객들은 매우 정교하게 작품을 선택한다고 스캇은 말했다. 이미 구입해야 할 작품의 크기와 스타일 등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일부 고객은 구입한 작품을 설치할 공간 주변의 벽지를 직접 들고 와 색깔을 맞춰보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스캇의 선배 매스터는 같은 구성의 작품이라도 여러 형태의 공간과 주위 색감에 어울리도록 다양한 색상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예 전시회 자체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9월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열렸지만, 작품을 전시하는 공예가들은 몇달 전부터 행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대부분 스스로 작품을 실어나르고 전시하고, 고객들에게 설명하고 판매까지 하기 때문에 매우 고단한 강행군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예인들이 매년 이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이곳에서 만나는 관람객들과 직접 대면하면서 반응도 보고, 새로운 아이디어나 영감도 얻기 위한 것이라고 스캇은 설명했다. 스캇 본인은 최근 사람과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형상화하는 작품에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때문인지 그녀는 연인, 친구,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에게 더욱 관심을 갖는 것 같았다. 페스티벌에 참가한 관람객들은 대부분 다양한 작품을 한 곳에서 구경하는 데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dawn@seoul.co.kr
  • [녹색공간] 아브라함의 잘못/이현주 목사

    아브라함은 유대인들이 조상으로 모시는 인물이다. 누가 만일 아브라함을 비판한다면 유대인들은 자기네가 비판당한 것처럼 저항할 것이다. 그런 아브라함의 실수라 할까, 과오라 할까 아무튼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행실이 유대인들의 성경에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 의도한 바는 아닐는지 모르나 사실이다. 물론,“이렇게 해서 우리 조상 아브라함이 실수를 저질렀다.”는 언급은 아무데도 없지만. 아브라함은 조카 롯과 함께 고향을 떠나 낯선 곳을 이리저리 떠돌아다닌 끝에 ‘가축과 은과 금을 많이 가진 부자’가 되어 가나안 땅 어디쯤에 정착한다. 그런데 그곳은 두 사람에게 살 만한 곳이 못되었다. 땅이 척박하거나 환경이 나빠서가 아니라 “그들이 지닌 재산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함께 살 수가 없었다.”고 성서는 기록한다. 무슨 말일까. 땅에서 나는 물의 양은 한정되어 있는데 그것을 마시고 살아야 하는 가축들의 수가 너무 많았던 것이다. 그러니 자연 두 집안 목자들 사이에 다툼이 벌어질 수밖에. 아브라함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그래서 롯에게 말한다.“너와 나는 한 골육이 아니냐? 네 목자들과 내 목자들이 서로 다투어서야 되겠느냐. 네 앞에 얼마든지 땅이 있으니 따로 나가서 살림을 차려라. 네가 왼쪽을 차지하면 나는 오른쪽을 가지겠고 네가 오른쪽을 원하면 나는 왼쪽을 택하겠다.”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겠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겠다! 참 근사하게 들리는 말이다. 조카에게 우선권을 주어 그가 차지하고서 남은 땅을 자기가 가지겠다는 얘기 아닌가? 결국 롯은 좀더 기름져 보이는 요르단 분지를 차지하기로 하여 그리로 옮겨갔고 아브라함은 가나안에 남는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문제가 모두 해결되고 두 집안이 행복하게 잘 살았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만, 결과가 그렇지 못했다. 롯은 기름진 땅의 여러 도시를 두루 거쳐 마침내 소돔에 정착했고 소돔이 고모라와 함께 멸망할 때 가까스로 몸만 빠져나와 아내는 죽고 살아남은 두 딸과 어느 이름 모를 동굴에서 구차스레 목숨을 이어가는 처량한 신세가 되고 만다. 무엇이 그를 그런 지경으로 몰아갔던가. 혹시, 기름져 보이는 땅을 숙부에게 양보하고 자기가 나머지 땅을 가졌더라면 결과가 어찌 되었을는지 모를 일이나, 그러면 롯 대신 아브라함이 소돔에서 패가망신할 가능성을 피할 길이 없다. 더구나,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겠다는 말이 언뜻 보면 양보의 미덕을 두루 갖춘 꽤 그럴 듯한 말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윗사람으로서 아랫사람에게 할 말이 아니다. 네가 어느 쪽을 택하든지 그로써 야기되는 결과에 대한 책임은 모두 너에게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브라함은 어떻게 했어야 했던가. 성서는 직답을 피하고, 그 대신 이런 방식의 해결책은 바람직하지 못했다고 말없이 말한다. 이제 우리는 그 말없는 말에 귀 기울일 때가 되었다. 왜냐하면 그나마 아브라함이 살던 때에는 말 그대로 눈앞에 “얼마든지 땅이 있어서” 그 땅을 나눠가지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보였겠지만, 오늘 우리에게는 더 이상 나눠가질 공터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옛날 아브라함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라는 성서의 절박한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브라함은 한정된 수량(水量)으로도 사이좋게 살 수 있도록 가축 수를 줄일 생각을 못했다. 지금보다 조금만 더 가난하게 살면 조카를 사지(死地)로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지극히 단순한 진실을 몰랐던 것이다. 비만과 전쟁하는 시절이 되었다고들 한다. 반가운 일이다. 체중을 조금만 줄여도 얼마나 행복하게, 건강하게 살 수 있는지를, 비만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바야흐로 인류는 풍요가 축복이 아니라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재앙임을 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그런 뜻에서, 이제까지 말해온 공생공영(共生共榮)은 처음부터 무리였고, 길은 오직 공생공빈(共生共貧)에 있을 따름이라는 쓰지다 다카시 교수의 말에는 인류에게 무거운 짐을 보태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 짐을 함께 덜어보자는 진정어린 권면이 담겨있다 하겠다. 이현주 목사
  • [마니아] 게이트볼과 바람난 ‘황혼’

    [마니아] 게이트볼과 바람난 ‘황혼’

    서울 도봉구 도봉동의 할아버지, 할머니들 사이에 ‘게이트볼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12월 도봉 2동에 게이트볼 전용구장이 처음 생기면서 60∼70대 노년층이 매일 이곳에서 게이트볼을 즐기고 있다. 도봉동 게이트볼팀 회원은 현재 모두 21명. 회원이 아닌 사람들도 가끔 이곳을 찾아 게이트볼장은 늘 북적인다. 이들은 겨울과 봄에는 매일 오전 10∼12시까지, 오후 2∼4시까지 이곳에서 게이트볼 게임을 즐겼다. 날씨가 더운 요즘은 뜨거운 햇볕을 피해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게임을 열고 있다. 도봉동 게이트볼팀은 박성덕(75) 도봉구 게이트볼 연합회장이 지난해 도봉동에 게이트볼 구장을 조성해 줄 것을 제안, 만들어졌다. 박 회장은 “노인들이 노인정에서 힘없이 앉아있는 것보다 활동적으로 운동을 즐기는 게 좋을 것 같아 제안했다.“면서 “게이트볼은 노인들이 하기에 부담이 없고 건강에도 좋아 70대 이상의 참여자도 많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제안에 따라 지난해 말 구는 도봉2동의 공터에 정자를 세우고 선을 그려 게이트볼 전용 공간 1개면을 만들었다. 게이트볼은 지루하던 도봉동 노인들의 일상을 활동적으로 바꿔놓았다. 박 회장은 “한 할머니의 경우 우울증을 앓아 1년간 병원에 다녀도 낫지 않았지만 게이트볼을 즐기면서 매우 명랑해져 남편이 너무나 좋아한다더라.”면서 “무릎이 아파 오래 걷기 불편했던 최남(76) 할머니는 게이트볼을 한 이후 무릎 아픈 줄 모르겠다고 한다.”며 뿌듯해했다. 외부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매달 5명씩 선수를 뽑아 서울시 게이트볼 연합회에서 매달 한번씩 여는 동호인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비록 입상한 적은 없지만 참여에 의미를 두고 꼬박꼬박 출전하고 있다. 사무장 이광훈(65)씨는 “단합을 위해 식사도 가끔 같이 하고 연습을 하다 보면 절로 친목이 다져진다.”면서 “이러다 보면 언젠가 상을 받을 날도 있지 않겠느냐.”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도봉동 게이트볼팀에게는 대회 수상보다 더 절실한 희망이 하나 있다. 올 가을 새로 개관하는 창동 종합운동장의 게이트볼 전용공간인 8개면을 노인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박 회장은 “현재 게이트볼 회원에게 식사 비용등을 위해 한달에 5000원 정도의 회비를 걷고 있는데 이조차도 부담스러워 나오지 못하는 노인들이 있다.”면서 “시설이 좋은 창동 구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면 무척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봉구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창동 운동장 게이트볼 전용 공간이 구내 노인들의 제안에 따라 만들어진 만큼 무료 사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서울 자투리땅 69곳 녹지화

    서울시는 13일 지하철역 출입구와 주택가, 도로주변 공터 등 자투리땅 96곳을 10월부터 녹지화한다고 밝혔다. 시는 올 상반기 25개 자치구의 자체조사와 시민공모를 통해 221곳의 녹화 대상지를 발굴했다. 이 가운데 국·공유지 등 쉽게 녹화할 수 있는 96곳을 우선 녹화할 계획이다. 시는 자투리땅에 철쭉·목련·잣나무·감나무·청단풍 등 다양한 꽃과 나무를 심을 방침이다.이 사업이 완료되면 중구 12곳(226㎡), 은평구 10곳(194㎡), 종로구 8곳(276㎡) 등 25개 자치구에 모두 7509㎡ 규모의 자투리땅이 녹지로 바뀐다. 시는 또 새달 30일까지 각 자치구로부터 2차 자투리땅 대상지 조사 결과를 접수해 내년에 녹지사업을 벌일 방침이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29번국도-기암괴석과 해변

    29번국도-기암괴석과 해변

    올 여름은 29번 국도를 따라 달려보자. 충남 서산에서 전북 군산·부안을 거쳐 전남 담양·보성으로 이어지는 총연장 308.772㎞. 시원하게 뚫린 이 길은 우리를 위풍당당한 옛 성으로, 인자한 ‘백제의 미소’를 지어주는 마애불의 세계로, 고즈넉한 천년고찰의 품으로 안내한다. 기암괴석과 하얀모래가 절경을 이루는 해변과 끝없이 펼쳐진 대나무숲도 길손을 반긴다. 간월도의 어리굴젓, 부안의 백합죽, 담양의 대통밥 등 지역의 별미도 맛볼 수 있다. 길따라 맛따라 떠날 요량이라면 서해안을 끼고 있는 29번 국도를 택하는 게 제격이다. 이 나라 산하 어느 한 곳 버릴 게 있으랴만 이 곳은 특히 세상의 때가 덜 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더욱 정겹다. 오랜만의 여유와 낭만을 되찾아 보자.29번 국도가 바로 그에 이르는 길이다. 글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역사길을 따라 서산을 넘다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읍성 29번 국도를 타고 충남 아산을 지나 서산 방향으로 해미고개를 넘으면 해미시내다. 여기서 조금만 직진하면 사거리에서 개심사 방향으로 해미읍성(사적 116호)이 나온다.1417년 태종대에서 1421년 세종대에 걸쳐 축조된 이 석성(石城)은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형태의 읍성으로, 남쪽에는 정문격인 진남문이 있고 동서로 각각 동문과 서문이 자리잡고 있다. 해미(海美)라는 이름은 15세기 초 조선 태종때 정해현과 여미현을 합치면서 가운데 글자를 한 자씩 따서 지은 것. 성으로 쳐들어오는 적군을 막기 위해 성벽 둘레에 탱자나무를 많이 심어 예전에는 ‘지성(枳城·탱자성)’이라 불렸다. 해미읍성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충무공 이순신이 충청병사 군관으로 10개월간 근무했던 곳이기도 하다. ●역사의 한 서린 천주교 성지 해미읍성은 더없이 평화롭게 보이지만 역사의 한이 서린 곳이다. 대원군 시절부터 천주교 박해로 1000여 명의 천주교도들이 이곳에서 집단 순교했다. 진남문을 들어서면 수령이 300년이 넘는 회화나무(일명 호야나무)가 슬픈 역사를 증언하듯 버티고 서 있다. 천주교도들을 매달아 고문하고 교수형에 처하거나 활을 쏘아 처형했던 비운의 나무다. 지금도 이 나무에는 머리채를 매달았던 철사줄 흔적이 남아 있어 당시의 참상을 말해준다. 서문 앞 쪽 순교지에는 팔다리를 잡아들고 머리를 메쳐 살해한 ‘자리갯 돌’이라는 사형대와 생매장 순교지인 진둠벙이 그대로 남아 있다.‘진’은 죄인이 줄어 변한 말,‘둠벙’은 웅덩이의 충청도 사투리다. 진둠병 맞은 편에는 거대한 해미순교탑과 ‘무명 생매장 순교자들의 묘’가 있어 해마다 수많은 교인들이 찾아와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고귀한 넋을 기린다. 해미읍성 문화유산해설사인 조성옥(44)씨는 “해미읍성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와서인지 학생들의 단체 관람이 줄을 잇는다.”며 “주말에는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역사의 산 교육장”이라고 설명한다.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은은하게 퍼지는 ‘백제의 미소’ 서해안고속도로 서산나들목으로 진입해 운산을 지나 해미읍으로 가면 삼거리에 서산마애삼존불 이정표가 보인다. 이곳에서 좌회전해 용현 저수지를 지나 계곡으로 들어가면 마애삼존불 입구가 나온다. 국보 84호인 서산마애삼존불은 가야산의 끝자락인 수정봉 북쪽 산중턱 거대한 절벽을 파내 만든 부조형식의 불상. 중국으로 가던 백제 사람들이 먼 길의 안녕을 빌었던 부처님이다. 백제 후기 작품으로 자연암벽에 새겨진 불상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얼굴 가득 자애로운 미소를 머금고 있는 부처상은 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웃는 모습이 각기 달리 보이도록 조각돼 있다. 보호각 안에 들어 있어 자연광 속의 미소는 만날 수 없지만 내부에 조명기구가 갖춰져 각도에 따라 비춰보면 변화무쌍한 미소를 엿볼 수 있다. 서산마애삼존불 입구 위쪽에 있는 수림가든(041-663-3557)은 민물새우탕(1인분 7000원)을 시원하게 잘 끓인다. ●서산마애불 vs 태안마애불 서산마애삼존불만큼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태안읍 백화산 중턱에 자리잡은 태안마애삼존불(국보 307호)도 찾아가볼 만하다. 태안읍 로터리에서 원북·이원 방면으로 700m쯤 올라간 뒤 우회전해 1㎞남짓 가면 나타난다. 태안마애삼존불은 백제 초기 작품으로 우리나라 마애석불의 선구로 꼽힌다. 천진난만한 미소의 서산마애석불과는 또 다른 분위기. 뭔가 엄숙하고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태안마애석불 보호각 앞에는 일소계(一笑溪)라는 물줄기가 있어 산중의 운치를 더해준다. ●간월도 간월도는 원래 창리 포구에서 똑딱선을 타고 가야하던 섬이었다.1980년대말 천수만을 가로지른 서해안 방조제가 건설됨에 따라 육지와 이어졌다. 하지만 간월도 전체가 육지로 변한 것은 아니다. 남쪽 봉우리는 아직도 섬으로 남아 있다. 그 손바닥만한 섬에 간월암이라는 작은 암자가 자리잡고 있다. 고려말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도를 닦다 어느날 달을 보고 홀연히 도를 깨치고 난 후 암자 이름을 간월암(看月庵)으로, 섬 이름을 간월도라 했다고 한다. 이곳은 옛 삼국시대에는 피안도 피안사로, 원효대사가 수행했던 곳이기도 하다. 하루 두번씩 밀물 때는 물이 차서 섬이 됐다가 썰물 때는 물이 빠져 작은 자갈길로 육지와 연결된다. 물이 가득 차면 마치 한 송이의 연꽃, 혹은 한 척의 배가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썰물 때를 기다려 간월암으로 건너가는 스릴이 있다. 해안을 끼고 있는 간월도 오뚜기횟집(041-662-2708)에서는 강낭콩·밤·은행·버섯 등을 넣은 영양굴밥(8000원)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 강의 끝·바다의 시작 부안전라북도 서남쪽에 위치한 부안땅은 국립공원인 변산반도를 끼고 있는 서해안 최고의 관광휴양지다.1988년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변산반도는 크게 해안가의 외변산과 내륙쪽의 내변산으로 나뉜다. 변산반도 국립공원은 국내 국립공원 가운데 유일하게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멋스러움을 더한다. 특히 격포 일대에는 채석강과 적벽강, 격포해수욕장 등이 모여 있어 관광명소로 이름이 높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성인 16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 ●변산반도 최고의 절경 채석강 변산반도의 절경은 역시 외변산의 채석강. 격포항 북쪽 닭이봉 아래 위치한 채석강은 강이 아니다. 해식단애로 말미암아 생긴 지층을 말한다. 중국 당나라의 시인 이태백이 술에 취해 뱃놀이를 하던 중 강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중국의 채석강에서 이름을 따왔다. 썰물 때 드러나는 해안단층은 마치 수만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 신기한 형상이다. 격포해수욕장에서 격포항 등대가 있는 곳까지 펼쳐져 있는 채석강은 물 빠진 바위에 붙은 바다생물과 해식동굴 등 이국적인 풍광이 눈길을 끈다. 하루 두 차례 물이 빠지는 간조 때 채석강을 거닐어보는 것도 색다른 추억이 될 듯. 해질 무렵 격포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일몰이 장관이다. ●숫사자의 모습 닮은 적벽강 채석강에서 약 1㎞에 이르는 백사장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적벽강에 이른다. 적벽강은 중국 북송 때의 시인 소동파가 노닐며 적벽부를 지었다는 적벽강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 채석강 북쪽의 적벽강 역시 강이 아니다. 후박나무로 유명한 격포리로부터 용두산을 감싸는 약 2㎞의 해안선을 일컫는다. 천연기념물 123호인 후박나무 군락과 수성당을 거느리고 있다. 적벽강 여울골절벽 위에 서 있는 수성당은 칠산바다를 수호하는 ‘계양할미’라는 여신을 모신 해신당. 절벽위의 수성당에서 굽어보는 위도와 칠산바다는 한 폭의 그림이다. 만물의 형상을 한 붉은 색의 기묘한 바위와 깎아지른 듯한 절벽, 동굴이 조물주의 조화를 실감케 한다. 바다에서 바라본 적벽강의 모습은 숫사자를 닮았다. 그래서 ‘사자바위’라 불린다. 석양을 받으면 바위가 진홍빛으로 물든다. 채석강에 비해 찾는 이가 드물어 호젓한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석강과 적벽강 사이에 격포해수욕장이 있다. 변산반도 서쪽 끝으로, 채석강과 적벽강의 절경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격포해수욕장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물이 맑고 모래가 부드러워 인기다. 백사장 길이는 약 500m. 간만의 차가 심하지 않고 경사가 완만해 해수욕장으로선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전나무 숲길로 유명한 백제고찰 격포해수욕장을 지나 석포리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능가산 자락에 전나무 숲길로 유명한 내소사가 나타난다. 백제 무왕 34년 633년에 승려 혜구두타에 의해 창건된 고찰이다.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이 절에 들러 시주를 한 이후 내소사로 불려졌다는 설도 전한다. 일주문에서 천왕문 사이 600m 가량 이어지는 전나무 숲길은 월정사의 전나무 숲처럼 울창하진 않지만 산책코스로는 그만이다. 내소사에서는 관음봉을 올라 바위 능선을 타고 월명암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특히 유명하다. 월명암 뒤쪽에 자리한 낙조대에서 보는 서해 일몰 또한 장관이다. ●뭘 먹을까 부안의 맛은 이곳 특산물인 백합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백합은 조선시대부터 임금의 진상품으로 귀하게 여겨져온 명물. 부안군 변산면 새만금전시관 근처의 갈매기집(063-583-6060)은 백합죽의 일번지다. 백합죽은 보통 백합속살과 불린쌀, 김 등을 재료로 만든다. 하지만 이 집에는 특유의 비법이 있다. 이곳에서는 백합죽(8000원)외에 백합회·백합무침 등 백합과 관련된 모든 요리를 맛볼 수 있다. ■ 竹 펼쳐지는 담양 ●마을 있는 곳에 대숲 있다 “마을이 있는 곳엔 대숲이 있고, 대숲이 있는 곳엔 마을이 있다.” 이같은 말이 있을 정도로 전라남도 담양은 예로부터 죽향(竹鄕)으로 유명하다. 그런 대숲의 정취를 맛보기 위해 찾지않을 수 없는 곳이 바로 금성면 봉서리 대나무골 테마공원이다. 영화 ‘청풍명월’‘흑수선’, 드라마 ‘여름향기’ 등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청정호수 담양호를 중심으로 추월산과 금성산성 맥을 따라 고지산 골짜기로 쭉쭉 뻗어 올라간 대나무숲이 장관이다. ●죽림욕과 송림욕을 동시에 고지산 남서방향으로 부채살처럼 펼쳐진 3만여 평의 야산에는 맹종죽과 왕죽, 분죽, 조릿대(산죽) 등 각양각색의 대나무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청량한 대숲 바람 속에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대밭 샛길과 맨발로 황토 마사길을 걷는 소나무 산책로가 포인트. 대밭으로 둘러싸인 공터에는 그동안 이곳에서 촬영한 드라마와 영화 장면들을 사진으로 볼 수 있다.5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야영시설도 갖추고 있다. 입장료 어른 2000원, 학생 1500원, 어린이 1000원.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061-383-9291. ●담양의 먹을거리 담양읍 백동리 담양공고 옆 죽향(061-382-0684)은 대나무통 영양밥을 잘 한다. 이곳의 대나무통 영양밥은 대통에 쌀과 대추, 은행, 밤을 넣고 불에 구워내 만드는 게 특징. 압력솥에서 쪄내는 것보다 한결 향기가 은은하고 씹히는 맛이 쫄깃쫄깃하다.1인분에 1만원으로 반드시 2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대나무골 테마공원에서 자동차로 5분거리, 담양온천 입구 삼거리에 있는 맛선한정식(061-383-9393)에서는 갈치정식(1만원), 병어조림(1만 3000원)등 신선한 생선요리를 내놓는다.
  • [의회] 도봉구-세수 확충에 ‘골몰’

    [의회] 도봉구-세수 확충에 ‘골몰’

    “세수 감소로 부족해진 재정의 확충 방안 마련이 시급합니다.” ●재산세 등 줄어 재정 타격 지난달 29일 상반기 도봉구 예산 결산을 마친 도봉구의회 이성우의장은 “앞으로 재산세 감소 등으로 우리 구의 살림이 더욱 빠듯해질 것 같다.”면서 “세수 확충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자신의 복안으로 도봉산 입장료 중 일부를 도봉구로 돌리는 방안과 도봉산역 인근 공터에 ‘중국어 체험 마을’을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의장은 “주말이면 도봉산을 찾는 등산객들로 인해 도봉구 주민들이 교통체증 등 여러가지 불편을 겪고 있어 도봉산 입장료 중 일부는 그들을 위해 쓰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주말 등산객 몰려 교통체증 등 구민 불편 도봉산 입장료는 1988년부터 도봉산 관리를 맡고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받고 있으며, 지난해 수입은 24억원 정도였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관리는 공단에서 하지만 도봉구민들이 수시로 ‘도봉산 돌보기’캠페인을 벌이는 등 기여하는 바가 큰 점을 감안하면 입장료의 10∼30% 정도는 도봉구에 분배하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정 확충과 구민의 생활 환경 향상을 동시에 꾀하려면 외국어체험마을과 같은 유용한 시설을 유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도봉구는 지난해 도봉산역 인근 공터에 영어체험마을을 조성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려 했으나, 인근 강북구에 영어체험마을이 들어서는 것으로 확정되는 바람에 무산됐다. 이 의장은 “인근에 영어체험마을이 생긴다고 해서 외국어 체험마을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은 부당하다.”며 “외국어 체험마을은 구 수입에 보탬이 될 뿐만 아니라 구민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시설이므로 하루빨리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창핑구와 오래 교류해와 조성 유리 그는 특히 도봉구에는 중국어 체험 마을이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도봉구는 중국 베이징시 창핑(昌平)구와 수년간 교류를 해 왔기 때문에 중국어 체험 마을을 만들기에 매우 유리하다는 것. 이 의장은 “중국 창핑구와 수년간 교류하면서 공무원과 청소년 교류 등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내고 있다.”면서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도봉구에 중국어 체험 마을을 만든다면 그 쪽으로부터 많은 협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기내 ‘경전철 연장´ 성사 노력 이어 이 의장은 일년 남짓 남은 임기 동안에 주민들의 숙원인 ‘경전철 연장’이 성사되도록 최대한 돕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도봉구의회는 지난 1월 서울시가 우이∼신설동간 경전철 도입을 발표하자 2월부터 ‘경전철 방학역구간 노선연장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후 주민 서명운동과 관계자 간담회를 갖고, 시에 노선 연장의 필요성을 피력해 왔으나 시로부터 확답은 받지 못한 상태다. 이 의장은 “7월부터 사업자 선정 등 경전철 건설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므로 서둘러 연장안을 확정지어야 한다.”며 “4700여명의 주민들이 서명한 사안인 만큼 임기 말까지 주민들을 대표해 노선 연장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글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盧“타협없는 투쟁안돼” 勞“삭발현실 개탄”

    노무현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근로자의 날 훈포장 포창자와 신노사문화대상 수상자를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면서 격려했다. 하지만 한국노총 소속 간부 20여명은 ‘충주사건’을 들어 불참하고 청와대 밖에서 삭발식을 가졌다. ●노대통령, 노사문화 상생강조 노 대통령은 이날 “투쟁력은 중요하지만 반드시 타협을 이뤄내기 위한 수단으로서만 존재해야 한다.”면서 “타협없는 투쟁은 반드시 실패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전혀 투쟁하지 않는 노조는 노조로서 기능할 수도 없고,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해낼 수도 없다.”며 “그러나 그 투쟁의 목표는 끝장내자는 것이 아니라 타협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제가 옛날에는 노동자들을 좀 도와줬다고 말하고 다닌다.”면서 “옛날에는 노동자들이 제 도움을 필요로 했고, 제가 도와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노동자들이 많이 컸다.”면서 대통령 타도, 정권 타도를 공공연하게 말할 수 있는 수준으로 커버렸다.”고 노조에 섭섭한 일면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타협없는 투쟁도 없지만 투쟁력없는 타협도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함께 사는 방법을 먼저 찾는다는 전제 위에서 적당하게 싸우고 타협해야 성공하는 것”이라고 노사문화에서 상생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멱살잡이하고 밀고 당기기를 하는 시간만큼 사용자도 노동자도 손해볼 것이라고 지적하고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대환 노동장관 해임등 촉구 앞서 한국노총은 오전 11시 청와대 앞 범해사 공터에서 이용득 위원장과 산별대표자 등 지도부 10여명은 김태환 한국노총 충주지부장의 사망사건을 들어 삭발을 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보호입법과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보장 ▲‘김태환 열사 살인만행’ 책임자 처벌 ▲김대환 노동부 장관 해임과 청와대 노동비서실 전면 개편 등을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삭발 후 “일부 노동자와 사용자가 청와대 안에서 오찬을 할때 노조지도자들이 맨 땅에서 삭발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노동계 한 인사는 “이날 두 행사는 갈등의 골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노·사·정 관계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진풍경”이라고 촌평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오찬에 117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용득 위원장 등이 참석하지 않아 97명만 참석했다.”고 말했다. 박정현 최용규기자 jhpark@seoul.co.kr
  • 삼덕제지 공장터에 공원 조성

    경기도 안양시는 기업가로부터 무상으로 기증받은 공장 부지(서울신문 2003년 7월12일 보도)에 오는 2008년까지 지하 주차장과 공원을 각각 조성하기로 했다. 21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3년 삼덕제지 전재준(82)회장으로부터 무상 기증받은 300억원대의 만안구 안양4동 공장부지 4840평을 주차장과 공원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다음달부터 건물철거작업을 하기로 했다. 시는 공장 건물을 모두 철거한 뒤 당분간 빈 공터를 주차장으로 활용하면서 민자를 유치, 내년부터 오는 2007년까지 지하에 600∼700대 규모의 주차장(2층)을 건립할 방침이다.안양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휴전선 철책 또 뚫렸다

    휴전선 철책 또 뚫렸다

    북한군 병사 1명이 중부전선 최전방의 3중 철책선을 뚫고 월남, 철책선 인근을 나흘 동안이나 배회했으나, 군 당국은 이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주민신고를 받고 검거했다. 특히 이번에 북한군이 월남한 지역은 지난해 10월 철책선 절단사건이 발생한 지역과 불과 수㎞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8개월 만에 철책선에 또다시 구멍이 생긴 것이다. 17일 오전 5시50분쯤 강원도 철원군 대마리 남모(65)씨가 집 앞 공터에 세워둔 자신의 화물차 안에 숨어 있는 북한군 병사 이용수(20)를 발견, 군 당국에 신고했다. 군과 경찰 기무사 국정원 요원 등으로 구성된 중앙합동신문조의 신문 결과 초급 병사인 이용수는 강원도 평강군에 있는 방포사 예하 122㎜ 포병부대 소속으로 밝혀졌으며 “군 복무가 힘들고 배가 고파서 부대를 탈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용수는 지난 12일 오전 8시 나무를 한다는 핑계로 부대를 이탈한 뒤 다음날인 13일 오전 7시쯤 남측 철책선까지 무사히 접근해 남측 경계병에게 발각되지 않고 철책을 통과했다. 철책선은 뛰어넘거나 땅을 파는 수법으로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 150㎝에 몸무게 45㎏의 왜소한 체형인 그는 발견 당시 북한 주민들이 입는 인민복에 ‘김일성 배지’를 달고 있었으며, 약간의 과자류를 소지하고 있었다. 이번에 이용수가 숨어 있던 곳은 철책선에서부터 3∼4㎞ 남쪽지역으로, 지난해 10월 철책선 절단사건이 발견된 지점과는 약 5∼6㎞ 떨어진 곳이다. 부근에 개천이 많은 데다 잦은 안개 때문에 경계 취약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군 당국은 이번 사건이 지난해 철책선 절단사건이 발생한 부대와 동일한 부대가 경계를 맡고 있는 지역에서 발생한 점을 중시, 합참 전비태세검열실 요원들을 현장에 투입로 경계태세 점검에 나섰다. 한편 이날 오전 8시24분쯤 옹진군 소속 227어로지도선(선장 김종원·55)이 백령도 북방 2.5마일 해상에서 길이 5m, 폭 3m의 북한선박 ‘남포호’(전마선)를 발견, 해군 및 경찰에 신고했다. 이 배에는 최모(43)씨 부부로 알려진 남녀 1쌍이 타고 있었으며 이들을 발견한 어로지도선측에 “북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며 귀순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승진·인천 김학준기자 redtrain@seoul.co.kr
  • 정현욱 대표 “꿈나무 전용극장 20년 꿈 이뤘어요”

    정현욱 대표 “꿈나무 전용극장 20년 꿈 이뤘어요”

    당초 계획은 ‘소박’했다.20년 역사를 눈앞에 둔 어린이극 전문극단으로서 전용극장 하나쯤은 있어야겠다는 생각. 그것만 해도 7억∼8억원이 드는 큰 사업이었다. 그런데 일단 극장에 한번 맘이 쏠리니 자꾸 욕심이 났다. 극장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개면 좋겠고, 공연 기다릴 동안 아이들이 책을 읽을 장소도 필요할 것 같고, 또 이왕이면 맘껏 뛰어놀 놀이터까지 전부 한 공간에 두면 얼마나 좋을까. ●국내 첫 어린이 복합문화 공간 마련 오는 17일 개관하는 서울 대학로의 사다리아트센터는 그렇게 해서 지어진 국내 첫 어린이 복합문화공간이다. 예정보다 공사기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지난 4월 아쉬운 대로 먼저 완공된 1개 극장을 오픈해 반쪽짜리 공연장으로 운영해오다 이번에 전관 개관하게 됐다.4층 규모의 사다리아트센터에는 동그라미극장(200석)세모극장(220석)네모극장(270석)등 소극장 3개, 교육공간인 사다리연극놀이연구소, 어린이도서관 등이 구비돼 있다. 이전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건물앞 공터는 조만간 폐타이어를 깔고, 나무를 심어 놀이터로 꾸밀 계획이다. 극단 사다리 대표이자 사다리아트센터 총책임자인 정현욱(38)대표는 “계획보다 규모가 커지면서 예산이 60억원으로 불어나 자금 조달에 애를 먹었지만 오래 품어온 소망이 이뤄져 기쁘다.”고 말했다. 순수 민간극장으로 운영하고 싶은 마음에 정부 지원이나 기업 후원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아무래도 외부 자금이 들어오면 상업적인 작품 위주로 운영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자금의 절반은 개인사업가로부터 투자받았고, 나머지는 은행대출 등으로 어렵게 마련했다. ●정부 지원·기업 후원없이 60억원 투입 예산이 불어난 데는 극장 시설에 대한 그의 남다른 고집도 한몫했다. 국산보다 4∼5배 비싼 외제 조명기와 음향기기 등을 설치하고, 아이들 안전을 고려해 극장 로비에 카펫을 깔았다.“어린이극이라고 해서 대충 만들어도 된다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반 공연보다 훨씬 더 세심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어릴 때부터 좋은 공연을 체험해야 그 경험으로 어른이 돼서도 공연장을 찾게 될 테니까요.” 1988년 최영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연출가 유홍영·임도완씨 등 10여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극단 사다리는 그간 완성도 높은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며 명실상부한 어린이극 전문극단으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왔다. 관객 서비스도 남다르다. 공연장안에 도우미들을 여러명 배치해 각종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자체 회원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수시로 피드백을 받는다. 이같은 관객 서비스에 힘입어 현재 3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개관기념작 ‘알’등 새달 올려 1994년 극단에 합류해 2000년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는 그는 “공연 내용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아이들의 솔직함이 좋다.”고 말했다. 좋은 어린이극이란 어떤 것일까.“공연을 보고 난 뒤 부모와 자녀간에 대화의 통로를 열어줘야 합니다. 이를 테면 선악의 개념을 직접 말해주는 연극이 아니라 상황을 던져주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게 도와주는 작품이지요.” 개관기념작으로 ‘하륵이야기’(7월14일까지, 동그라미극장),‘완희와 털복숭이 괴물’(7월14일까지, 세모극장)‘알’(7월1∼13일, 네모극장)등이 공연되고, 내달 중순에는 ‘2005서울아동청소년공연예술축제’가 열릴 예정이다.(02)382-5477.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박은영의 DVD레서피] 추억은 꼬불꼬불 라면속으로

    바야흐로 라면 전성시대다.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인스턴트 라면의 종류는 100여 종이 넘고 해외에서도 최고의 맛을 인정받고 있다.1960년대부터 국내에서 생산된 라면은 오랫동안 서민들의 한 끼 식사로, 저렴하면서도 든든한 간식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라면은 참 특별한 요리다.40년 동안 삶아진 라면의 개수만큼의 수많은 레서피가 있고 그와 관련해 떠올릴 수 있는 추억도 누구나 하나 쯤 있을 법하다. 어린 시절 밖에서 한참 뛰어 놀다 들어와 후후 불며 먹었던 것만큼 맛있는 라면이 또 있을까. 공터나 골목에서 바람결에 맡았던 라면 익는 냄새처럼 ‘라비린스’와 ‘네버랜드를 찾아서’는 팬터지 영화의 추억 여행을 가능하게 한다. 사라진 어린 동생을 찾기 위해 환상세계로 떠나는 ‘라비린스’는 도로시처럼 마왕의 성을 찾는 열다섯 살 소녀의 모험을 그렸다. 특히 에셔의 유명한 그림 ‘상대성’을 기초로 만들어진 고블린성은 데이비드 보위의 독특한 노래와 더불어 특별한 판타지를 선사한다. ‘네버랜드를 찾아서’는 또 다른 형태의 아날로그 환상 세계를 보여준다.‘피터 팬’의 작가와 주변인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동화와 현실을 넘나드는데,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조니 뎁이 그 두 공간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아우른다. 어린이보다 어른들이 더 시큰하고 따뜻하게 느낄 판타지다. ●라비린스 제니퍼 코넬리도 문근영처럼 미국의 ‘국민 동생’이었던 시절이 있었다.‘원스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발레 소녀와 더불어 가장 아름다운 제니퍼 코넬리의 모습을 담고 있는 DVD는 20년 세월의 더께를 무색하게 한다. 최근작과 비교해 빼어난 수준은 아니지만 그 시절 느꼈던 감동을 오버랩 시키기에는 충분한 화질과 음향이다. 이 DVD의 놀라운 점은 최근의 환타지 영화들보다도 오히려 많은 영화의 비밀을 공개하고 있다는 데 있다. 열정적인 감독 짐 헨슨과 제작진들의 생생한 현장과 시행착오들을 볼 수 있으며, 제작자 조지 루카스의 젊은 시절 모습도 볼 수 있다. ●네버랜드를 찾아서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와 같은 기대감으로 본다면 숭늉처럼 밍밍할 지도 모르겠다. 감독은 부가영상을 통해 “있을 법한 환상”을 만드는데 주력했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만들었을 법한 2차원의 무대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자연이 되고 3차원의 환상으로 연결되는 식이다. 이 DVD 감상의 포인트 중 하나는 색감이다. 실내와 실외, 환상과 현실을 넘나들면서 감독은 안정적이면서도 세련된 색채감각을 보여 준다. 특히 조니 뎁을 잡은 화면에서는 명확한 얼굴 윤곽과 검고 또렷한 눈매, 군더더기 없는 날렵한 화질이 인상적이다. DVD칼럼니스트 mlue@naver.com
  • [길섶에서] 횟가루포대 시절/심재억 문화부 차장

    ‘횟가루 포대 갖고 똥 누러 가는 놈’이라는 말이 있지요. 뻣뻣한 횟가루 포대를 찢어들고 뒷간을 찾을 만큼 사리분별 못하는 사람을 빗댄 말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누른 횟가루 포대 종이는 두껍고 질겨 딱지를 만들거나 책표지 입히기는 그만이었습니다. 예전에야 이런 종이까지 미제를 수입해 썼다는데, 다른 건 몰라도 미제가 참 실하긴 했습니다. 미국이 지원한 구호용 밀가루를 배급할 때면 마을 공터에 아이들이 왁자하게 모여들었습니다. 빈 종이포대를 얻어가기 위해서지요. 그걸 가져다 실밥 풀어 손질하면 방바닥 장판지로 그만이었거든요. 요즘 최신식 아파트도 방바닥만은 노리끼리한 패턴 일색인데, 다 이 횟가루포대가 내력이 아닐는지요. 이걸 방바닥에 바르고 니스나 들기름을 먹여 놓으면 반질거리는 게 여간 좋아보이지 않았거든요. 새로 기름 먹인 장판지 위에 누워 잠이 듭니다. 콧구멍만한 봉창이지만 새 장판지 때문에 기분 좋게 밝고 쾌적합니다. 방바닥에 얼굴을 대고 잠 들라치면 코로 스미는 들기름 내가 참 새롭고 안온했습니다. 햇빛 밝고 조용한 날, 제비 재잘대는 소릴 들으며 조는 그 풍치라니.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독자의 소리] 정차땐 시동 끄는 습관 기르자/차형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보면 버스나 트럭 등 대형 차량들은 대부분 시동을 켜놓은 채로 정차하는 경우가 많다. 주거지에 인접한 종점에 세워져 있는 버스들도 마찬가지다. 또한 골목길이나 공터 등에서 장사하는 소규모 채소. 과일 행상차량들도 시동을 켜 놓은 채 영업하기 일쑤이다. 하지만 차가 달릴 때보다 정차해 있을 때 더 많은 배기가스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서 이젠 정차 중에는 반드시 시동을 끄는 습관을 생활화하자. 선진국에서는 신호대기 시간이 길어질 경우 운전자 스스로 시동을 끈다고 한다. 차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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