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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하며 훼손된 대모산 복원

    등산하며 훼손된 대모산 복원

    ‘등산도 하고, 환경도 지키고, 토사도 재활용하고.’ 서울 강남구가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관내인 일원동 대모산 근처 개포 재건축 현장에서 나온 토사를 재활용해 훼손된 등산로를 복원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등산객 증가로 파헤쳐진 등산로를 대모산을 즐겨 찾는 주민들이 직접 흙을 날라 복원하는 것으로, 양질의 토사까지 재활용할 수 있어 1석3조이다. 등산을 가는 주민들은 대모산 입구 불국사 사이 공터에 미리 옮겨둔 흙 주머니를 하나씩 들고, 대모산 정상까지 이정표를 따라 올라가면서 뿌리가 드러난 나무나 토사가 쓸려 내려간 곳에 흙을 덮어 주면 된다. 흙 주머니 1개 무게는 1kg 정도로 산 경사가 완만한 편이고 정상까지 멀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가족 단위로 참여하는 것도 의미 있는 추억이 될 것으로 구는 기대하고 있다. 대모산을 자주 찾는 주민 최영은(45)씨는 “예전부터 자주 오르며 아끼던 대모산이 훼손이 점점 심해져 안타까웠다”면서 “내 손으로 직접 원상회복할 기회가 생기니 뿌듯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 등산객 폭증과 집중호우 탓에 토사가 유실되거나 수목 뿌리가 노출된 곳이 많지만 질 좋은 흙을 뿌려 주는 등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복원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게 강남구 설명이다. 구 관계자는 “항상 아낌없이 주는 동네 뒷산을 위해 주민 여러분의 작은 도움이 필요하다”며 “행사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매년 열어 산림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기회로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서울 강남구, 재건축현장서 나온 토사 옮겨 대모산을 지킨다

    서울 강남구, 재건축현장서 나온 토사 옮겨 대모산을 지킨다

    ‘등산도 하고, 환경도 지키고, 토사도 재활용하고’ 서울 강남구가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관내인 일원동 대모산 근처 개포 재건축현장에서 나온 토사를 재활용해 훼손된 등산로를 복원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등산객 증가로 파헤친 등산로를 대모산을 즐겨 찾는 주민들이 직접 흙을 날라 복원하는 것으로, 양질의 토사까지 재활용할 수 있어 1석 3조이다. 등산을 가는 주민들은 대모산 입구 불국사 사이 공터에 미리 옮겨둔 흙 주머니를 하나씩 들고, 대모산 정상까지 이정표를 따라 올라가면서 뿌리가 드러난 나무나 토사가 쓸려 내려간 곳에 흙을 덮어주면 된다. 흙 주머니 1개 무게는 1kg 정도로 산 경사가 완만한 편이고 정상까지 멀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가족단위로 참여하는 것도 의미 있는 추억이 될 것으로 구는 기대하고 있다. 대모산을 자주 찾는 주민 최영은(45)씨는 “예전부터 자주 오르며 아끼던 대모산이 훼손이 점점 심해져 안타까웠다”면서 “내 손으로 직접 원상회복할 기회가 생기니 뿌듯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 등산객 폭증과 집중호우 탓에 토사가 유실되거나 수목 뿌리가 노출된 곳이 많지만 질 좋은 흙을 뿌려주는 등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복원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게 강남구 설명이다. 구 관계자는 “항상 아낌없이 주는 동네 뒷산을 위해 주민 여러분의 작은 도움이 필요하다”며 “행사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매년 열어 산림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합천서 46년 공직 한우물…덕목·규범 실천하는 ‘십계명 군수’

    [자치단체장 25시] 합천서 46년 공직 한우물…덕목·규범 실천하는 ‘십계명 군수’

    하창환(67) 경남 합천군수 집무실에 들어서면 책상 옆에 ‘합천군수 십계명’이라고 적혀 있는 액자가 눈에 띈다. 모두 10가지 내용이 한 줄에 한 개씩 적힌 액자다. 1. 청렴하면 탈이 없다. 2. 좋은 인재를 구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3. 군수가 공부하는 만큼 지역이 발전한다. 4. 잘 설계된 군정의 밑거름 10년을 좌우한다. 5. 선택과 집중이 지도력의 핵심이다. 6. 창조적 대안 없이 지역의 미래 없다. 7. 겸손과 공평한 군수 싫어하는 사람 없다. 8. 주민참여가 지역발전의 원동력이다. 9. 지방의회와 시민단체는 군정의 동반자이다. 10. 재선 생각을 버리면 재선 너머가 보인다. 이 십계명은 하 군수가 군수로서 지키고 실천해야 할 덕목과 규범 가운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그는 “다른 도에서 3선 군수를 지내고 퇴임한 한 선배가 들려준 군수 경험과 가르침이 나의 평소 생각과 비슷한 내용이 많아 이를 정리한 것”이라고 십계명을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하 군수는 십계명 액자를 초선 때는 집에 두고 보다 2014년 재선해 취임한 뒤 군수실로 옮겨놓고 매일 거울 보듯이 본다. 그는 “머릿속에 훤히 담아놓은 내용인데도 액자에 적힌 글을 볼 때마다 마음과 책임감이 새로워진다”고 말했다. 하 군수는 면서기부터 시작해 군수까지 올라온 인물이다. 군수 재임 6년을 합쳐 46년간 합천에서 공직 생활을 해 군정을 손금 보듯 꿰뚫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67년, 그는 공무원인 형님이 “가정 형편도 좋지 않은데 너도 공무원을 하면 좋겠다”고 권유해 9급 공무원시험을 치러 합격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양면에서 근무를 시작해 합천군 기획예산·행정계장 등을 거쳐 문화공보실장과 새마을과장, 의회사무과장, 합천읍장 등 중요 자리를 두루 거쳤다. 2002년 지방서기관으로 승진해 기획감사실장으로 6년간 근무하다 군수선거 출마를 위해 2008년 11월 명예퇴직했다. 원래 2006년 지방선거 때 출마하려고 했다. 그러나 당시 현직 군수가 ‘재선만 하고 그만할 것이니 다음번에 하라’고 만류해 출마를 접었다. 정치인들의 약속은 공약(空約)이었던지, 재선에 성공한 군수는 4년 뒤 3선을 노리고 또 출마를 했다. 그는 8년간 모셨던 현직 군수와 맞붙었다. 무소속으로 나와 초반 크게 불리했던 판세를 뒤집고 새누리당 소속 현직 군수를 꺾었다. 하 군수는 이제 새누리당 소속 군수다. 공무원과 주민들은 소탈하고 성실·청렴한 하 군수의 성품이 입소문을 타고 번져 탄탄한 지지기반이 다져진 것으로 분석한다. 하 군수는 언제 어디서든지 누구와도 격의 없이 어울린다. 술은 한 모금도 못 한다. 하지만 주민들과 편하게 어울려 덩실덩실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지난달 15일 오후 1시 경남 합천군 용주면 노리마을 경로당에서도 하 군수의 평소 소탈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날 경로당에서는 이 마을 할머니 12명이 매주 화·금요일 이틀씩 열리는 ‘찾아가는 성인문해교실’ 수업을 하고 있었다. 경로당을 방문한 하 군수는 “자 어머이들, 오늘 더운데 공부 열심히 했으니 노래 한 곡 하고 좀 쉬었다가 하입시더”라고 말하며 공부를 하는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할머니들과 어울려 손뼉을 치고 몸을 흔들며 ‘내 나이가 어때서’ 노래 한 곡을 흥겹게 부르고서 수박을 나눠 먹으며 할머니들의 배움에 대한 열의를 격려했다. 합천군은 경로당과 노인회관을 이용해 올해 30곳에서 문해교실을 운영한다. 570여명의 노인 학생이 문해교실에서 글을 배우고 있다. 앞서 하 군수는 이날 오전 10시 용주면에 있는 정원테마파크 및 분재공원 조성사업 현장을 방문해 시설물과 공사 상황 등을 점검했다. 정원테마파크와 분재공원은 인근에 있는 합천영상테마파크와 함께 손꼽히는 관광명소다. 특히 정원테마파크 안에 자리해 있는 청와대 세트장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청와대 세트장이다. 실제 청와대 본관과 세종실, 충무실 등의 건물을 60%로 축소해 똑같이 지었다. 건물 모습뿐 아니라 내부 디자인과 시설물도 실제 청와대와 동일하게 꾸미고 배치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해 역대 대통령 11명의 사인과 휘호를 새긴 도자기 11개가 실내 곳곳에 전시돼 있다. 하 군수는 “용주면의 청와대 세트장은 대통령 집무실 분위기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데다 앞쪽에는 의룡산을 마주 보며 황강이 흐르고 뒤쪽에는 소룡산을 비롯해 산세와 경치가 빼어난 산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 방문객들이 좋은 기운을 듬뿍 받을 수 있는 명당 중의 명당”이라고 자랑했다. 오전 11시쯤, 그는 황강변 정양레포츠공원에서 열린 119 시민수상구조대 발대식 장소로 이동해 시민구조대원들을 격려했다. 하 군수는 “황강이 전국 최고의 한여름 안전한 물놀이 피서지로 인정받게 된 것은 여러분의 노력 덕분”이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 합천지역은 여름철 무덥기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곳이다. 군은 이런 환경 여건을 역발상으로 활용해 여름 피서객을 유치하려고 합천이 여름 도시임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합천군은 황강레포츠공원 일대에서 다양한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천연 워터파크인 ‘엘로우 리버비치’를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운영한다. 지난달 29~31일 황강변 일대에서 2016 황강레포츠축제도 열렸다. 가요콘서트를 비롯해 맨손 은어잡기 대회, 씨름대회, 카누대회, 물싸움, 물을 따라 달리는 행사인 컬러레이스 등 강 안팎에서 다채로운 물놀이 행사가 펼쳐져 피서객들이 즐거움을 만끽했다. 하 군수는 도로가 교차하는 곳곳에 조성된 회전교차로(로터리)에 대해서도 현장 이동 틈틈이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차량통행이 잦지 않은 농촌지역 도로에는 신호등만 있는 교차로는 신호대기에 따른 불필요한 공회전을 비롯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돼 지난해와 올해 교차로 15곳을 회전식 교차로로 바꿨다”고 소개했다. 그는 “회전교차로를 만들고서 신호등만 있던 때보다 교통사고가 많이 줄고 통과 시간도 짧아지는 등 차량통행 여건이 훨씬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하 군수는 “회전교차로 조성 사업 초기에 ‘로터리 군수’라고 부르며 의아해하던 주민들도 지금은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합천군은 손꼽히는 관광지로 1년 내내 외지인이 많이 방문하기 때문에 깨끗한 도시 환경과 미관을 가꾸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합천호 건설로 황강에 홍수가 없어지면서 강 하류 곳곳에 생긴 넓은 공터에 경비행 면허시험장과 승마장을 비롯해 레저·스포츠공원 조성 계획도 밝혔다. 오후 2시, 하 군수는 작은 영화관 개관식에 참석해 첫 상영 영화를 관람했다. 군은 군민 문화여가 생활을 위해 작은 영화관 ‘합천시네마’를 국·도·군비 16억 4000만원을 들여 건립해 이날 문을 열었다. 합천시네마는 2개 관에 관람석 99석을 갖추고 전국 동시에 개봉작을 상영한다. 관람료는 5000원으로 도시보다 저렴하다. 영화관이 들어선 자리는 군수 관사가 있었던 곳이다. 군은 2010년 낡은 관사를 철거하고 공용 주차장으로 이용해 왔다. 하 군수는 1층으로 된 개인 주택에 산다. 태어나 지금까지 사는 곳이다. 집에서 군청까지 걸어서 10여분쯤 걸린다. 6남매 가운데 넷째인 하 군수는 어머니와 치매를 앓던 아버지를 돌아가실 때까지 모신 효자이기도 하다. 합천군은 면적이 983.584㎢로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가장 넓다. 서울의 1.6배 크기다. 인구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4만 7972명이다. 가장 많을 때는 19만 5943명까지 기록했으나 갈수록 줄고 있다. 합천군 산업·경제의 중심은 농업과 관광이다. 팔만대장경이 있는 해인사를 비롯해 가야산, 황매산, 시대물 영화·드라마 촬영 세트장으로 유명한 합천영상테마파크, 황강 등은 전국적으로 이름난 관광지다. 황매산은 한 해 80만명, 영상테마파크는 3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 하 군수는 “경쟁력 있는 관광 자원과 창조적인 콘텐츠를 엮어 한 해 관광객 500만명이 방문하는 관광 명소 합천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2017년 대장경세계문화축제 개최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통 오지였던 합천군은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춘 교통 중심지로 바뀌고 있다. 2020년 준공 예정인 함양~합천~울산을 잇는 고속도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김천~합천~거제를 연결하는 남부내륙고속철도도 건설된다. 하 군수는 획기적인 교통망 확충에 맞춰 삼가면·쌍백면 일대에 336만 9073㎡(약 102만평) 규모의 ‘경남서부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달 말까지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하고 1년여에 걸쳐 실시설계를 해 내년 10월쯤 산업단지 계획 승인 및 고시를 할 예정이다. 이어 보상 등의 절차를 거쳐 공사를 시작해 1차로 1113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99만 2000㎡를 2020년 말까지 개발·준공할 계획이다. 군은 경남서부일반산업단지가 조성되면 1조 1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000억원의 부과가치 발생 효과가 생기고 고용창출 효과도 8890여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오후 5시가 넘어 군청으로 돌아온 하 군수는 1시간여 동안 결재 업무를 처리한 뒤 한양여대 벽화봉사단과의 만찬행사에 참석했다. 하 군수는 고등학교 때부터 해 온 테니스 실력이 수준급이다. 지금도 공무원 대표선수로 뛸 정도다. 매주 토요일에는 테니스 동호인 회원 등과 테니스 경기를 하며 체력을 다진다. 글 사진 합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내 여친 왜 쳐다봐?”…17세 소년, 3명 잔혹 살해

    “내 여친 왜 쳐다봐?”…17세 소년, 3명 잔혹 살해

    자신의 여자친구를 음탕하게 쳐다봤다는 이유로 살인을 저지른 소년이 경찰에 체포됐다. 2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경찰은 최근 발생한 멕시코시티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17살 소년을 검거했다. 끔찍한 사건은 지난달 28일 멕시코시티 남부에서 발생했다. 공터에서 신체 일부가 절단된 시신 3구가 발견됐다. 시신은 손과 귀가 처참하게 잘려 있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인근에서 살해된 세 명이 10대 커플과 시비가 붙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추적 끝에 찾아낸 용의자의 여자친구(16)는 경찰조사에서 "(살해된 남자 중 한 명이) 곁눈질로 나를 쳐다봤다는 이유로 남자친구가 매우 화를 냈었다"고 진술했다. 나머지 두 명은 여자친구 주변에 사는 이웃이었다. 평소 이 여자에게 관심이 있던 한 명은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몰래 지켜보기도 하고 불쑥 집으로 찾아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여자친구의 미모가 상당한 수준"이라면서 "이런 이유 때문에 남자친구가 평소 여자친구에게 접근하는 남자를 극도로 경계했었다"고 말했다. 한편 소년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소년은 범행동기, 장소, 방법 등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경찰은 공범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17살 소년이 3명을 한꺼번에 상대했을 리는 없다"면서 "분명히 공범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선 최근 끔찍한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부 미초아칸주 알바로 오브레곤시 쿠이트세오 마을에선 10명이 불에 타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시신 10구는 불에 탄 채 버려진 소형트럭 안에서 발견됐다. 사진=데바테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청량하다, 고도에 부는 한옥 바람

    청량하다, 고도에 부는 한옥 바람

    지난 20일 충남 공주 송산마을. 한옥과 슬레이트 지붕의 낡은 옛집이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 골목으로 들어서니 곳곳에서 한옥 신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박연수 공주시 고도육성팀장은 “예전 이 마을은 아무도 살려고 하지 않는 죽은 곳이었는데, 한옥 지원 사업으로 생기를 되찾고 있다”고 했다. ●생기 되찾은 공주 송산마을… 에어컨 없어도 시원 송산마을은 무령왕릉을 비롯해 백제 웅진 도읍기의 왕실 무덤 7기가 모여 있는 ‘송산리 고분군’에 인접해 있어 40년 넘게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었다. 집이 주변 도로보다 낮아 비만 오면 침수되기 일쑤였다. 겨울이면 춥고 여름이면 펄펄 끓었다. 집이 허물어져도 고칠 수 없었고, 증개축을 하지 못해 겨울 추위와 여름 무더위도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다. 그랬던 마을이 최근 들어 확 바뀌기 시작했다. 완공돼 주민이 살고 있는 한 한옥으로 들어가 봤다. 푹푹 찌는 바깥과 달리 시원했다. 에어컨, 선풍기 같은 냉방 장치가 하나도 없는데도 청량한 기운이 감돌았다. 박대수(56)씨는 “정부에서 한옥과 담장 신축에 1억 2000만원을 지원해 준다고 해서 부모님 편하게 사시라고 대출을 조금 받아 지었다”며 “옛날엔 문화재 인근 마을이라 집을 고치지도 새로 짓지도 못했는데, 이젠 정부에서 집 지으라고 지원금까지 주니 주민들이 좋아한다”고 했다. ●1억원 지원받은 공터, 고풍스런 체험형 숙소 변신 송산마을에서 도보로 30분 정도 떨어진 공산성 인근 지역도 한옥 건축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곳은 식당과 숙박시설 밀집 지역이라 송산마을보다 규모가 큰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비용 관계로 신축을 하지 못한 식당이나 숙박업소는 정부로부터 3000만원을 지원받아 외관을 기와로 고풍스럽게 꾸몄다.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공터에 한옥 체험 게스트하우스를 지은 신영기(48)씨도 정부로부터 1억원을 지원받았다. 1층은 살림집, 2층은 숙박시설이다. 신씨는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살다 한옥 지원 사업 얘길 듣고 이곳으로 옮겨 왔다. 아이들이 전통을 체감하며 지낼 수 있어 좋다. 주말엔 관광객들로 2층 방이 꽉 찬다”고 했다. 송산마을과 공산성 인근에 한옥 7채를 짓고 있는 한옥전문업체 한옥애 공병곤(56) 대표는 “2018년까지 한옥 신축 신청이 꽉 차 있다. 다른 업체 3~4곳도 우리와 사정이 비슷하다. 지금은 한옥이 오밀조밀 모여 있지 않은데 2년 뒤쯤엔 자연스럽게 한옥마을이 조성될 것”이라고 했다. 경주·공주·부여·익산 등 신라와 백제의 고도(古都)가 옛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고도 이미지 찾기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시작된 한옥 지원 사업이 올 들어 본궤도에 오르면서 죽은 마을들이 생명력을 되찾고 있다. ‘고도 보존’에서 ‘고도 보존 및 육성’으로 정책을 바꾼 점과 1억원 지원책이 주효했다. ●2018년까지 경주·공주·부여·익산 각 100채 신축 지난해 시작된 고도 한옥 지원은 2018년까지 4년간 479억원을 투입해 주거와 가로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으로, 고도별 한옥 100채씩을 짓는 게 목표다. 한옥 신축 1억원, 가로변 건축물 외관 개선 사업 3000만원, 담장 및 대문 2000만원, 간판 200만원 등을 보조한다. 지원 대상 지역은 경주 인왕동과 황남동(35만 7559㎡), 부여 쌍북1리(8만 1310㎡), 공주 송산리 고분군과 정지산 주변(26만 6863㎡), 익산 금마 고도지구 내 일원(37만 92㎡)으로, 문화재 보호 구역으로 지정돼 수십 년간 개발을 하지 못한 지역들이다. 김삼기 문화재청 고도보존육성과장은 “고도 주변 주민들 여론조사를 했는데 주거 환경 개선 의견이 제일 많았다”며 “2004년 3월 ‘고도 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 제정으로 고도 주변 지역민들의 주거 환경 개선이 가능해진 데 이어 지난해 예산이 마련되며 한옥 신축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민들 한옥 인식 긍정적으로 변화… 올 사업 늘어 4개 고도 한옥 신축은 지난해 30채에서 올 상반기에만 50채로 급증했다(표 참고). 공주의 한옥 신축이 가장 두드러진다. 지난해 16채로 4개 고도 중 가장 많은 데 이어 올 상반기에만 19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자체 공무원들의 노력 덕택이다. 담당 공무원들은 지난해 1월부터 고도 지역 내 전 가구를 방문하며 한옥 지원 사업을 홍보했다. 처음엔 주민들이 집을 짓는 데 정부에서 1억원을 지원해 준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한옥은 살기 불편하다는 왜곡된 정보도 떠돌았다. 이정열 공주시 고도육성팀 주무관은 “수십 년간 규제만 해온 관에 대한 불신이 컸고, 그런 정부에서 큰 금액을 지원해 줄 리 없다는 생각이 팽배했다”며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주민들의 불신과 오해를 풀었다”고 했다. 이수정 문화재청 고도보존육성과 학예연구사는 “‘고도 이미지 찾기 사업’은 기존 규제 중심 보존·관리에서 벗어나 문화재로 인한 직간접적인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획기적인 정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공주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현장 행정] 지역정책, 경의선 숲길만 같아라

    [현장 행정] 지역정책, 경의선 숲길만 같아라

    ‘세금이 아깝지 않은 정책’이라는 주민의 격려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더없는 상찬이다. 박홍섭 서울 마포구청장은 최근 지역 현장에서 이런 말을 부쩍 많이 듣는다. 지난 5월 완공된 ‘경의선 숲길’ 덕분이다. 경의선 폐철로 6.3㎞(10만 2008㎡) 구간을 기다란 녹지 공원으로 꾸민 경의선 숲길은 2011년 첫 삽을 뜬 지 5년 만에 전 구간(마포구 염리동·대흥동·신수동·와우교·연남동, 용산구 원효동·새창고개)의 공사를 마쳤다. 지난 26일 대흥동 구간 숲길에서 만난 박 구청장은 “철로가 있을 때는 열차가 싣고 가던 석탄가루가 주변에 날리고 소음이 커 주민들이 고통받았다”면서 “철길이 서울에서 가장 긴 선형 공원으로 변신한 이후 지역 주민들의 쉼터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마포구가 경의선 숲길 완공을 계기로 공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구에는 이미 월드컵공원(347만 1090㎡) 등 대형 공원이 있다. 하지만 주민 눈높이를 만족시키기에는 여전히 도심 녹지가 부족하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채워 주는 게 정치’라는 박 구청장의 철학에 맞춰 주민 생활권 내 공원을 계속 늘려 가고 있다. 박 구청장은 “구민을 대상으로 원하는 정책이 뭔지 조사해 보면 복지와 교육 정책 다음으로 공원 확충 등 녹지 정책에 신경써 달라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마포구의 주민 1인당 공원 면적은 11.13㎡로 서울시 평균(16.17㎡)보다 낮지만 구에는 산 대신 평지 공원이 많아 접근성이 훨씬 좋다. 경의선 숲길을 조성하는 데 든 457억여원은 모두 서울시가 지원했다. 그러나 수종 선택 등 공원을 꾸밀 때 마포구의 의견이 폭넓게 반영됐다. 예컨대 대흥동 구간에 벚꽃을 심은 건 박 구청장의 아이디어였다. 구간별로 이색적인 매력을 갖추도록 벚꽃을 심었는데 봄이면 흰색 꽃 무리가 장관을 이뤄 인근 주민들에게 인기가 좋다. 또 ‘연트럴파크’(연남동과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합쳐 만든 말)로 불리며 청년층이 많이 찾는 연남동 구간에는 과거 있었던 ‘세교천’을 형상화한 실개천을 만들었다. 신수동 구간에도 일제강점기 있었던 인공하천 ‘선통물천’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려고 지하수를 활용해 시냇가를 조성했다. 박 구청장은 “경의선 숲길이 관광명소로 주목받으면서 쓰레기 투기, 고성방가 등 부작용도 생겼다”면서 “하지만 주민들이 지난해 자율관리봉사단을 꾸려 직접 정화작업에 나선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구의 공원 조성 사업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내년 2월까지 중동과 상암동의 2.2㎞ 구간에 철도시설의 공터를 활용해 ‘경의선 선형의 숲’을 조성하고 매봉산 석유비축기지에도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공원을 만들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교통안전 행복운전] “늦게 가면 빈차로 돌아와”… 졸린 새벽, 화물차는 멈추지 못했다

    [교통안전 행복운전] “늦게 가면 빈차로 돌아와”… 졸린 새벽, 화물차는 멈추지 못했다

    지난해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 수 4621명.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각종 캠페인과 교육을 실시하고, 교통시설 개선에 막대한 투자를 한 덕에 2014년부터 연간 사망자 수가 5000명 이하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통 사고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꼴찌 수준이다. 2013년 기준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 2.2명으로 OECD 34개 회원국 중 32위다.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여름 휴가가 이어진다. 고속도로 정체가 심할수록 크고 작은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서울신문과 한국도로공사, 교통안전공단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줄이기 위해 실태를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기획 시리즈를 10회에 걸쳐 다룬다. 지난 22일 밤 11시 경부고속도로 죽전간이휴게소. 이곳에서 32t 화물차 운전자 김기만씨를 만났다. 그는 인천에서 철근을 가득 싣고 전남 여수로 가는 길이었다. 도로 현장의 졸음 운전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김씨의 차에 동승을 했다. 그 결과,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의 졸음 운전에는 피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씨가 인천에서 철근을 실은 시간은 이날 오후 3시. 김씨는 여수로 곧장 향하지 않고 서울 양평동 집 근처 공터에 차를 세웠다. 잠시 눈을 붙이려고 집에 들렀지만 방학을 맞아 집에 있는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학원에서 돌아오면서 쉬지 못했다. 두어 시간 눈을 붙이고 알람 소리에 눈을 부비며 일어나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한 뒤 밤 10시에 다시 출발했다. 동승자를 만난 김씨는 대뜸 “고맙다”며 반가워했다. 대화 상대가 생겨서 졸지 않고 운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피로가 배가 되는 야간 운행을 하는 이유를 물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야간 통행료 할인에 더해 밀리지 않는 시간을 골라 출발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김씨는 한 달에 열흘 정도 일한다. 일을 더하고 싶지만 일감이 없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 천안 망향휴게소에 도착했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시속 80~90㎞로 달렸다. 기자는 운전대를 잡지 않았는데도 화물차의 심한 진동 때문에 편안하지 않아서인지 피곤함이 몰려왔다. 커피 한 잔을 마시고 기지개를 켠 뒤 10분간의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출발했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의 대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운전을 하는 김씨보다 옆에 탄 기자에게 먼저 졸음이 쏟아졌다. 참아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깜짝 놀라 눈을 떴을 때는 전북 전주를 지나고 있었다. 운전자를 살펴봤다. 매우 힘들어하는 눈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운전자도 졸기 시작했다. 껌을 건네면서 말을 걸었다. 운전자는 졸음 운전이 대수롭지 않은 듯했다. “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졸음 운전으로 사고를 낸 적이 있느냐고 묻자 “지난 겨울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고속도로에서 깜빡 졸다가 차선을 이탈, 옆차로를 달리던 화물차와 살짝 부딪쳤다. 다행히 운전대를 놓치지 않아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적재 화물 일부가 고속도로 노면에 떨어지고 말았다. 휴게소에 들러 잠시 쉬자고 말하자 그가 시계를 들여다봤다. 휴게소에 머물 시간이 없다며 계속 운전을 했다. 어스름한 새벽녘 여수에 도착해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급히 화물을 내리고 화물운송 중개사무실에 들러 표(標)를 받는다. 서울까지 빈 차로 올라오지 않기 위해 여천공단에서 나오는 화물 순번을 받기 위해서다. 늦으면 빈 차로 올라오거나 이틀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화물차 운전자들의 졸음 운전은 구조적인 문제다. 일감이 부족해도 장시간 운전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충분히 휴식을 취하기 어렵다. 야간 운전이 잦아 생체리듬이 깨지기 쉽다. 기자는 여수에서 따로 상경했다. 그날 밤 김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나마 운이 좋아 짐을 가득 채우지는 못했지만 평택까지 올라갈 일감을 얻어 다음날 새벽에 떠난다고 했다. 운전자들이라면 누구나 졸음 운전으로 아찔한 순간을 경험한다. 하지만 너무 가볍게 생각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고속도로 졸음 관련 사고는 1023건, 사망자는 137명이나 된다. 특히 화물차 졸음사고 사망자가 전체 사고 사망자의 48.5%를 차지한다. 화물차의 무리한 심야·장거리 운행이 주된 요인이다. 졸음 운전사고의 절반이 넘는 54%는 ‘자정~오전 6시’와 ‘정오~오후 3시’에 발생한다. 생체리듬상 졸음 취약 시간대인 새벽 시간과 식곤증이 밀려오는 점심식사 이후다. 박응원 교통안전공단 미래교통전략처장은 “졸음 운전은 수면 부족 등 피곤한 상태에서 주로 발생한다”며 “주의력, 판단력이 떨어져 사고 위험성이 높아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졸음 운전을 막는 방법으로 하루 6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과 휴식, 졸음쉼터 이용 등을 권했다. 하지만 졸음 운전을 자주 경험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단순 피로에서 오는 경우가 많지만 병적인 졸음 운전도 많다. 수면 부족은 운전자가 휴식으로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지만, 수면 장애는 치료가 필요하다. 이종우 숨 수면클리닉 원장은 “졸음 운전 사고 이후 병원을 찾는 운전자 가운데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운전자들이 수면 건강을 저렴하게 진단받아 졸음 운전을 막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마포구는 무단방치 자동차 정리맨

    마포구는 무단방치 자동차 정리맨

    서울 마포구가 거리에 버려진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을 모두 치우기로 했다. 도로에 오랫동안 세워진 자동차가 사고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 데다 주차 분쟁 등을 일으켜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탓이다. 구는 다음달 한 달 동안 지역 내 도로에 무단 방치된 자동차를 조사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단속반원들이 주요 도로와 주택가 이면도로, 공터, 주차장 등을 돌며 장기간 버려진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있는지 살피고 발견되면 자동차 소유자가 스스로 치울 수 있도록 자진처리 안내문을 보낸다. 20일 동안 소유자가 자진 이동하지 않으면 강제 견인하게 된다. 무단 방치된 자동차가 견인되면 20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되며 강제 폐차까지 해야 할 경우 최대 150만원 범칙금을 물 수 있다. 마포구에 방치된 차량을 발견하면 구 교통행정과 또는 동 주민센터로 신고하면 된다. 구 교통행정과(02-3153-9637)로 연락하면 관련 사항을 자세하게 안내받을 수 있다. 구는 지난 상반기에도 무단방치 자동차를 지속적으로 단속해 버려진 차량 41대를 견인 조치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자동차를 무단방치하면 본인뿐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피해를 끼치게 된다”면서 “이번 일제정리를 통해 쾌적한 도로 환경을 만들고 지역 주민들에게 준법 의식을 심어줄 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서울, 2016년 여름…광장시장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서울, 2016년 여름…광장시장

    “왓더헬~~!!??”, “오 마이 갓!!”, “쩐더??”“ 7월 중순, 오후 4시경이다. 서울 광장시장 먹거리타운 입구에서 한국인 가이드에게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던 외국인 관광객들의 외마디 놀란 소리들이다. 놀란 눈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갸우뚱, 가이드를 뚫어본다. 이윽고 가이드가 한 뜸 들여 미소 지으면서 광장시장의 명물인 ‘마약김밥’, ‘마약떡볶이’ 명칭의 유래를 설명한다. 곧이어 나오는 박장대소와 더불어 입술 모은 채 고개 끄덕이며 시장 안으로 가이드 깃발 표지 삼아 발을 옮긴다. 산낙지 수족관 앞에서 단체 인증샷을 찍으며 치즈를 외친다. 서울 2016년 여름, 늘상 만나는 광장시장의 일상이다. ●팀 버튼 감독과 광장시장 빈대떡의 만남 분명 뜻밖이고, 특이하고, 예상을 넘어선다. 광장 시장은 더 이상 시장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가장 번성한 시장이다. 광장시장 안 ‘한류 먹거리 특화거리(K-food street)’에는 마약김밥, 빈대떡, 냉면, 육회, 만두, 수수부꾸미, 순대, 암뽕, 생선회까지 300여개 점포에서 내미는 차림표에는 우리나라 모든 음식이 들어있다. 진정한 먹거리 천국이다. 시장이라 말하면 누구에게나 당연히 드는 이미지가 있다. 그것은 부산스러움과 생활의 건강함, 그리고 소박한 서민들의 삶의 내음새이다. 그러나 광장시장은 어느 순간부터 이런 시장 이미지에서 한참이나 멀어져 있다. 이제 광장시장 먹거리타운은 서울의 대표 '핫 플레이스' 이자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서울 관광코스가 되어 버렸다. 광장시장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계기가 있었다. 2012년 겨울이다. <가위손>,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영화 감독인 팀 버튼의 방문이었다. 스텝들과 어울려 부침개를 막걸리와 나누어 먹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삽시간에 광장시장은 기괴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독특한 영화감독이 찾는 유니크한 공간으로 알려지게 된다. 이후 미국, 일본, 중국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되었다. 어느덧 광장시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서울의 뒷골목이고, 야시장이고, 호기심이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고단한 직장인들에게는 고향집이고, 스스럼없으며, 포근한 사랑방으로도 그 역할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 자본주의의 출발점, 광장시장 광장시장 역사는 생각보다 단단하다. 1904년 고종 즉위 41년 을사보호조약 체결 후 상설시장인 남대문 시장의 경영권이 일본으로 넘어간다. 당시 종로4가와 지금은 시계 골목으로 이름난 예지동 일대에 ‘배오개 시장 ’ 즉 ‘이현(梨峴)’시장이 서울 3대 시장으로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바로 이 배오개시장을 모태로 하여 광장주식회사에서 운영하는 시장, 정식명칭으로 ‘동대문시장’이 1905년 7월 5일 한국인 운영 최초 상설시장으로 문을 연다. 한국 자본주의 출발의 맹아(萌雅)인 셈이다. 이후 동대문시장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거쳐, 1950년대에는 청과와 의류를 전문으로 거래하는 시장으로 변신, 하루 거래액이 남대문 시장의 3배에 이를 정도로 성장한다. 이때 동대문상인연합회가 결성이 되었고, 정치깡패 ‘이정재’가 회장으로 등장하여 숱한 사연을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현재의 광장시장이라는 이름이 등장하게 된 시기는 1964년부터였다. 그 전까지는 종로 4가에서 동대문까지를 그냥 동대문시장으로 통칭하였다. 그러다 이 시기를 전후하여 광장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예지동 일대를 광장 시장, 신당동 일대를 신평화시장, 종로 5가를 동대문 시장, 종로 6가를 동대문 종합시장으로 나누게 된다. 이후 계속하여 70년대 산업화와 맞물려 주변이 급속도로 팽창한다. 다시금 청계천 남쪽으로 평화시장, 동화시장, 통일상가, 신평화시장 등의 의류전문시장들이 차츰 들어서 지금의 거대한 상업권역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광장시장은 현재 점포 수가 5000여 곳, 면적 4만 2150㎡에 이르며, 1만 5000여 명 이상이 모여 일하는 서울 도심의 대표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시장안에는 먹거리 타운 외에도 한복, 원단부자재, 양복, 침구, 커튼, 잡화, 주방용품, 의류 등 100년 전통 시장의 면모를 제대로 갖추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광장(廣藏) 시장의 어원에 대하여 알아볼 필요가 있다. 서울 토박이일지라도 대개의 경우 이 근처에 무언가 큰 광장(廣場)이 있던 자리여서 광장시장으로 이름을 붙이는 것이라고 십중팔구 그리 생각한다. 그러나 광장(廣長) 명칭은 바로 청계천 3가와 4가에 있던 다리, 즉 광교(廣橋, 너른다리)와 장교(長橋, 긴다리)의 앞머리를 따온 말이었다. 그러다 지금의 광장(廣藏) 시장에 쓰이는 ‘장(藏)’ 자는 곳간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 기존의 긴 장(長) 자에서 바꾼 것이다. ●번외편 : 응답하라 1970년 광장시장- 노신사의 기억을 더듬다 1970년 광장시장. 평화시장 미싱 소리가 세상의 전부였다. 16살 어린 시다의 배고픈 저녁은 길었고, 도시락에는 늘상 먼지 한 웅큼이 반찬이었다. 재단사가 광장 시장에서 얻어 온 오뎅국물과 풀빵 몇 개는 지상 최대의 만찬이었다. 가난은 그리도 지독하였다. 새벽 도매물건 떼러 온 지방 가게 주인들은 한 보따리, 두 보따리 가득 짊어진 채 출출한 배를 달래줄 샛밥을 찾아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변변한 차림표가 없어도 이심전심 통하는 마음으로 육수 한 가득 부어주는 칼국수 국물에 옹심이 건더기로 속 든든히 달래었다. 비록 문지방 닳게 손님들 넘실대는 서울 장안 내로라하는 맛집은 아닐지언정, 새벽 문전성시 동대문 시장, 평화시장 주인공들의 입맛에는 최고의 맛은 바로 광장시장에 있었다. 세월은 90년대와 2000년대를 지나, 광장시장은 풋풋한 호기심 가득한 젊은이들의 셀카봉 세례를 받는 여행지가 되었다. 물건 다 떼고 고향 가는 시외버스 기다리며 노루잠 청하던 길목어귀 공터는 이제 중국인 관광객들 짐으로 그득하다. 밤새 미싱을 돌린 채, 지우지 못한 기름내 가득한 손으로 후후 불어 가며 먹던 뜨거운 수제비 국물의 아련한 향수는 이제는 더 이상 광장시장에는 없다. 고향 이모가 돼지 비계 둘러 온 힘 실어 누른, 접시 넘치게 담아주는 두툼한 빈대떡 한 판이 세상제일 음식이었다. 고향이었다. 달그락거리며 남겨진 국수 면발 건지다보면, 어느새 맘씨 넉넉한 주인 아주머니가 퉁명스레 쏟아주던 육수와 건더기들이 그리도 고마웠다. 생각 없이 들어간 부침개 집에서 익숙한 고향 말씨라도 들을 요량이면, 음식 맛은 뒷전이었다. 그리도 반갑고 푸근했다. 고단했던 서울 1970년 겨울, 푸근했던 아지트도 어느덧 이제는 50년이 다 되어간다. 그래도 배고픈 그때, 광장시장 한 가운데 멸치국수 내음 찾아 가로질렀던 젊음이 꿈만 같다. 서울 2016년 여름. 너무 낯설다. 노인에게는. <광장시장에 대한 여행 10문답> -아래 질문은 실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바탕으로 만든 10문답입니다.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인가요? -한국사람이라면 여행지가 아닌 시장으로 접근하는 공간이다. 동대문시장이나 평화시장, 광장시장에 볼 일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방문 추천한다. 만약 외국인 친구가 있다면, 그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 처음 온 친구라면 의미있는 공간이 될 듯. 2. 이 공간을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은? -DDP를 방문한다든지, 종로 4가 근처에 볼 일이 있어 오시는 분들. 3. 숙소 등의 시설환경은 괜찮은가요 ? -서울이다. 4.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그냥 익숙한 시장이다. 다만, 먹거리 장터가 특성화 되어 있고,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다는 정도이다. 특별한 것은 없다. 5.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은? -없다. 6. 홈페이지 주소 및 찾아가는 길? -http://jkm.or.kr (종로광장전통시장) -지하철 1호선 종로 5가역 8번 출구 / 지하철 2호선, 5호선 을지로 4가역 4번 출구 -버스(초록 : 0212, 2112 / 파랑 : 100, 101 , 103, 106, 140, 143, 150, 160, 260, 262, 270, 271, 273, 370, 720, 721 / 빨강 : 9301) 7. 먹거리 정보와 가격 정보는? -수수부꾸미 1개 2000원/ 육회비빔밥 6000원/ 국수류 6000원 /보리밥 등 식사류 6000원대/ 빈대떡 4000원/ 마약김밥 3000원 8. 주변에 가 볼만한 다른 공간도 있나요? -현재 시청역에서 이 곳까지 지하 상가로 연결되어 있다. 지하 상가 내의 수많은 점포들이 세월의 내공을 안고 있어 더운 여름날 천천히 시원스레 지하상가로 나들이 가는 것을 추천. 9. 이 곳에서 꼭 추천하고픈 공간이나 체험은? -광장시장의 먹거리 타운 이외에도 원단 부자재 상가나 생활 집기류를 파는 다른 상점들도 볼 만한 것들이 많다. 10. 총평 및 당부사항, 기타정보 -광장시장은 홀로 있는 곳이 아니라 동대문에 상권의 일정 부분을 일컫는 말이다. 생각보다 시장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둘러보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특히 주차문제는 심각해서 대중교통을 적극 권장.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단독] 초등생이 만든 ‘안전지도’ 꼼꼼함에 경찰도 놀랐다

    [단독] 초등생이 만든 ‘안전지도’ 꼼꼼함에 경찰도 놀랐다

    인천 지역 초등학생들이 발로 뛰며 학교 주변 위험요소나 등굣길 교통안전 사각지대 등을 꼼꼼히 기록한 ‘우리 학교 안전지도’를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전국 최초로 아이들의 시각에서 학교 주변 위해요소를 발굴해 치안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우리 학교 안전지도 콘테스트’를 열어 4개 작품을 최우수작으로 선정했다. 경원초등학교 6학년 조수현양 등 5명이 만든 안전지도는 학교 반경 500m 내에 폐쇄회로(CC)TV나 보안등이 없는 으슥한 골목길이나 유흥가 등을 범죄 취약지역으로, 인도가 없는 이면도로를 교통사고 위험지역으로 분류했다. 또 주안더월드2단지 놀이터가 파손된 것을 적시해 보수공사를 요청했으며, 학교 인근 공원 주차장 입구 계단이 좁고 어두워 학교폭력에 취약한 점을 부각시켰다. 위험한 곳을 순위별로 선정한 안전지도도 있다. 청량초 6학년 이아선양 등 5명이 제작했다. 첫째 유흥가 골목, 둘째 주차장 출입구나 불법 주차된 차량이 많은 갓길, 셋째 공사 중임에도 임시도로나 안내판이 없는 곳 등을 표시했다. 안전한 곳과 위험한 지역을 색깔별로 구분해 알기 쉽게 표시하는 센스도 보였다. 작동초 3학년 김민채군 등 4명이 만든 안전지도는 놀기 위험한 공터나 놀이터, 비상벨 위치, 신호등 미설치 지역, 공공시설, 치안시설(경찰서·지구대) 등을 아이콘으로 만들어 지도에 사진과 함께 표시함으로써 학생들이 쉽게 위험에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 주변의 위험시설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기도 했다. 신현북초 3학년 김건우군 등 5명이 만든 안전지도다. 학교 주변 CCTV 위치를 구체화하고 공사장과 쓰레기장을 주의시설로 분류했다. 또 아동안전지킴이집을 겸하는 학교 주변 마트·문구점·음식점 등의 위치를 상호와 함께 표기했다. 김군은 “안전지도를 만들면서 학교 주변에 위험시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어떻게 하면 이를 친구들에게 쉽게 알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경찰청은 “아이들이 만든 안전지도를 살펴보면서 어른들의 시각이 달라 치안기관이 도외시했던 범죄 사각지대를 아이들이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완성도 측면에서도 뛰어난 지도들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인천경찰청은 이번에 최우수상을 받은 학생들의 안전지도 내용은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씨줄날줄] ‘서울마당’/구본영 논설고문

    [씨줄날줄] ‘서울마당’/구본영 논설고문

    서구의 도시들은 다중이 모이는 넓은 공간, 즉 광장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그리스 아테네의 아고라가 그 원형이다. 동양권의 도읍에도 마당과 같은 공터는 있었지만 대개 소규모였다. 남사당패가 공연하던 우리네 시골 장터를 떠올려 보라. 르네상스 시대 이래 도시계획가들은 광장을 도시의 중심적 위치에 놓고 설계했다. 이탈리아 로마의 콜론나·시에나의 캄포, 런던의 트래펄가 광장 등이 그렇게 해서 탄생했다. 광장 중심의 도시 공간 구조라는, 구대륙의 전통은 신대륙에서도 계승됐다. ‘빌리지 스톰퍼스’의 경음악으로 더 유명해진 뉴욕의 ‘워싱턴 스퀘어’가 대표적이다. 뮤지컬 영화 ‘에비타’에서 본 아르헨티나의 ‘5월의 광장’도 그랬다. 에비타로 분한 마돈나가 “나를 위해 울지 말아요,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란 애절한 노래를 부른 무대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심장부인 대통령궁 발코니였으니…. 소설가 최인훈은 ‘광장’에서 남북 분단의 현실을 뛰어넘는 유토피아로서 광장을 그렸다. 하지만 유토피아의 어원 자체가 ‘아름답지만 세상에는 없는 곳’이란 뜻이다. 최인훈이 꿈꾸던 이상향과 달리 현실에서의 광장은 역사적으로 늘 불온한 공기가 감도는 곳이었다. 고대 아테네 시민들은 아고라에 모여 도자기 파편에 이름을 적는 방식으로 독재자가 될 소지가 있는 인물들을 추방했다. 소위 ‘도편 추방제’였다. 1989년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시민들이 탱크를 동원한 중국 군부에 의해 진압된 6·4사건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일어났다. 몇 년 전 파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에펠탑에서 샹젤리제 거리를 거쳐 콩코르드 광장까지 걸었던 기억이 난다. 오벨리스크가 서 있는 콩코르드 광장은 평온했다. 아니, 그렇게 느껴졌다.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등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무시무시한 역사를 갖고 있는 광장이 편안하게 다가온 까닭이 뭐겠나. 양쪽이 차도로 차단돼 보행인의 접근이 어려운 광화문 광장과 달리 쉽게 다가가 쉴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일 듯싶다. 정도(定都) 600년을 넘긴 서울에 작지만 아름다운 시민 광장이 생겨났다. 어제 창간 112주년을 맞은 서울신문사가 세종대로 사옥 앞에 잔디와 거장 이우환의 조형물 등으로 조성한 2600㎡의 공간이다. 시민들이 가까이서 체취를 나누며 생각을 교환하는 작고 정겨운 광장을 만드는 것이 21세기 도시계획의 대세다. 엄청난 군중을 동원하려는 큰 광장은 이미 구시대의 유물일지도 모르겠다. 본사는 시민 공모를 통해 ‘서울마당’이란 이름을 골랐다.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조곤조곤 정담을 나눌 이 쉼터에 우리네 수도 서울의 새로운 스토리가 입혀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렇다면 굳이 먼 나라의 넓은 광장을 부러워해야 할 이유도 없다. 누군가 ‘작은 것은 아름답다’고 했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황금셔츠’ 만든 인도 부자, 아들 앞에서 살해당해

    ‘황금셔츠’ 만든 인도 부자, 아들 앞에서 살해당해

    여성에게 자신의 재력을 보여줄 목적으로 황금 셔츠를 만들어 화제를 모았던 인도의 한 부자가 자신의 아들 앞에서 살해됐다고 인도 PTI 통신 등이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주(州)의 대도시 핌프리-친촤드에 사는 대부업자 다타 푸지(48)는 지난 2013년 1270만 루피(당시 환율로 약 2억 4580만원) 상당의 황금셔츠를 주문 제작해 일약 유명인사가 됐다. 당시 그의 나이는 처음에 32세로 알려졌지만, 이후 45세였던 것이 밝혀졌다. 그는 15명의 금세공인을 고용해 황금 셔츠를 만들게 했는데 고용된 장인들은 무려 16일간 22K(순도 92%)의 황금 조각 1만4000여 개를 이어붙여 황금 셔츠를 만들었다. 그 무게만 자그마치 3.32kg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황금 셔츠를 즐겨 입은 것으로 알려진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도 “‘핌프리의 골드맨’이라는 내 명성에 보탬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지 경찰은 “지난 14일 밤 푸지가 자신의 22세 아들과 함께 지인의 생일 파티에 갔다가 지인을 포함한 12명에게 돌과 날카로운 무기로 공격당해 살해됐다”고 밝히면서 “그의 아들이 혼란을 틈타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재 살해된 푸지가 어떤 경위로 사건 현장이 된 공터로 가게 됐는지 수사하고 있다. 또한 경찰은 이번 살해 사건이 금전 문제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지금까지 용의자 4명을 구속했다. 푸지는 과거 인터뷰에서 “우리 지역에 사는 모든 사람이 나를 ‘골드맨’으로 안다”면서 “다른 부자들은 1000만 루피를 내고 아우디나 벤츠 등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산다”고 말했었다. 또한 “내가 어떤 죄를 저질렀느냐?”라면서 “난 단지 황금을 사랑할 뿐”이라고 말하며 자신이 황금을 좋아하는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인도는 종교적 축제나 결혼식에서 금을 필수적으로 치장하는 데 사용하고 있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금 소비를 많이 하는 국가로 알려졌다. 사진=방송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여성만 노렸는데… ‘강남역 살인’ 여혐은 아니다?

    검찰이 지난 5월 발생한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의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범인에게 평소 여성에 대한 ‘피해망상’이 있었음에도 검찰이 경찰과 유사하게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다”라고 섣불리 선을 그은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후균)는 이 사건 범인 김모(34)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은 재범 방지를 위해 치료감호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함께 청구했다. 김씨는 5월 17일 오전 1시쯤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 A(23)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불안 증세를 보인 김씨는 2003년 신학원에 입학한 뒤로는 ‘여자들이 내 얘기를 하고 흉보는 것 같다’는 등 신경과민 증세를 보였다. 2009년 8월 조현병 진단을 받은 이후에는 6차례 이상 입원치료를 받았다. 올 1월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김씨는 약물 복용을 중단했고, 3월에는 집을 나와 서울 강남 일대의 화장실에서 숙식했다. 김씨는 조사에서 “여성들이 길에서 앞을 가로막아 지각을 했다”는 말을 하고, 사건 이틀 전에는 그가 근무하던 음식점 근처 공터에서 한 여성이 던진 담배꽁초가 신발에 떨어져 분개하는 상황이 일어났다. 검찰은 이 일이 김씨의 범행을 유발한 직접적 계기였다고 보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김씨를 국립법무병원에 유치해 정신 상태 감정을 의뢰한 검찰은 김씨에게 조현병이 있고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결과를 받았다. 여러 가지 정황을 토대로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여성혐오 범죄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씨가 여성에 대한 무차별적 편견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김씨가 우발적이 아니라 계획적으로, 남성이 아닌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현병 환자의 범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건을 ‘묻지마 범행’으로 규정한 경찰과 더불어 검찰 역시 법률 기준이 미비한 증오 범죄를 자의적으로 규정해 여성혐오의 심각성을 축소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혐오라는 개념이 너무 애매모호해 언론이나 사회에서 쓰는 개념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검찰청은 음주 상태에서 특별한 동기 없이 고령자, 아동,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폭행해 상처(전치 4주 이상)를 입힌 경우 초범이거나 피해자와 합의가 됐더라도 구속 수사하는 등 여성·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 처벌 강화 방안을 내놨다.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가 살인 등 강력범죄를 다시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는 적극적으로 치료감호 기간 연장을 청구해 최장 21년까지 수용할 방침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언덕 밑 정동길엔 역사가 숨어 있었네

    언덕 밑 정동길엔 역사가 숨어 있었네

    경운궁 선원전 터 등 근현대 자취 찾아 시민 30여명·해설자 등 3시간 열기 본지·市 주관… 12월까지 20회 진행 “경운궁(덕수궁) 선원전 터는 고종 사후 강제로 민간에 매각돼 그동안 절 포교원, 어학원, 학교로 흔적을 잃고 전전했습니다. 지금은 미국 대사관저 부지로 남아 문화재청이 복원 공사를 추진 중인데, 지표조사로도 옛 흔적을 찾기 어려운 지경이니 안타깝기 짝이 없지요” 장마 속 햇볕이 잠시 모습을 드러낸 지난 2일 서울 정동 덕수초등학교 맞은편, 30여명의 시민이 이필용 문화재 해설사의 설명에 잠시 숙연해졌다. 자물쇠 채워진 철문 너머, 잡초만 무성한 서울 한복판 공터를 보고 있자니 열강 앞에 가냘펐던 근대 개화기 조선의 신세가 140여년의 세월을 뚫고 새삼 다가왔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함께 설명을 듣던 이현정(43)씨는 “서울 토박이로 자랐고, 매일 버스를 타고 스쳐 지나다녔지만, 이런 곳에 숨어 있는 역사가 있는 줄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길상사, 문익환 가옥, 삼청각, 서울광장 등 역사와 이야기를 담은 근현대 서울미래유산이 372곳이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서울신문과 서울시가 마련한 ‘서울 미래유산 역사탐방’ 첫날 행사는 궂은 날씨에도 근현대 서울의 자취를 더듬으려는 시민들로 열기가 후끈했다. 이날 코스는 근대 외교의 중심가였던 정동.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시작해 성공회성당, 영국대사관, 경운궁 골목, 미 대사관저, 경운궁 중명전으로 이어진 답사는 러시아공사관, 정동극장, 한성교회를 돌아 배재학당, 서울시립미술관까지 이어졌다. 서울 중구 정동은 일제와 서구 열강의 다툼 속에 주권을 잃고 식민지로 전락한 조선 외교사의 비운이 담긴 뒤안길이었다. 정부 차원의 사적지 복원이 뒤늦게 시도되고 있지만, 미국·영국·러시아 대사관저에 가로막힌 신세는 현재진행형이다. 이 해설사는 “옛 모습만 똑같이 재현하는 건 ‘미니어처 복원’에 지나지 않는다”며 “당시 유물과 시대상·정신이 오롯이 반영돼야 현재를 사는 시민들의 삶과 연결되는 진정한 복원”이라고 강조했다. 3시간 탐방을 마친 뒤 직장인 전수정(여·35)씨는 “그동안 서울의 건축행정은 부수고 새로 짓는 게 전부처럼 느꼈다”면서 “덕수궁 돌담, 창의여중 안 도성 흔적처럼 우리 곁의 역사를 우리가 나서서 보존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동 일대에서 학교에 다녔다는 50대 부부는 “학창 시절을 떠올리는 시간여행도 되고, 잊혔던 역사도 되새겨보고 한마디로 골목의 발견”이라며 흡족해했다. 미래유산 탐방은 오는 12월 3일 ‘염리동 소금길’까지 20회 진행된다. 신청은 서울미래유산탐방 홈페이지(http://seouldaily.webmaker21.kr)로 하면 된다. 글 사진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제주도에 용산구립 리조트 생긴다

    제주도에 용산구립 리조트 생긴다

    자치구 첫 휴양소… 구민엔 할인 서울 용산구가 ‘과감한’ 투자에 나선다. 대한민국의 ‘핫플레이스’인 제주도에 휴양시설을 사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자투리 구유지를 판 자금 등을 저금리 시대에 은행에 넣어 두는 것보다 지역 주민에게 돌려줄 수 있는 휴양소를 사기로 했다. 또 중국인 등에게 인기가 높은 제주도의 미래 투자가치는 ‘덤’이다. 용산구는 자매도시인 제주 서귀포시의 ‘W 리조트’를 80억원에 사들여 ‘용산제주휴양소’로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 구는 지난달 공유재산심의회를 열어 휴양소 매입을 의결했고 지난 21일 구의회 정례회 심의도 통과했다. 구가 사들일 리조트는 부지 1만 1853㎡(약 3586평)에 건물 2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2008년 지은 이 리조트는 서귀포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구조로 객실 48개와 세미나실, 수영장, 식당, 노래방 등을 갖췄다. 구 관계자는 “인근에 동양 최대 목조불상으로 유명한 약천사와 제주올레길 등이 있어 관광지로 입지가 좋다”고 말했다. 용산구의 이번 투자에는 ‘구민 복지’와 ‘효율적 재정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목적이 엿보인다. 구는 2014년 주택 재개발 지역으로 묶인 효창제4구역 내 있던 도로, 공터 등을 팔아 38억 7000만원을 버는 등 지난 5년간 구유지를 매각해 102억원의 기금을 쌓았다. 이 가운데 80억원을 들여 리조트를 샀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싼값에 이용할 수 있는 휴양소도 필요했던 데다 최근 금리가 워낙 낮아 통장에 돈을 쌓아두는 게 무의미하다고 보고 과감히 결정했다”고 말했다. 구는 다음달부터 리모델링을 하고 추가 인력을 채용,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제주휴양소를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지역 주민과 기업·단체 등에는 30~50%가량 할인된 가격에 리조트에 머물 수 있도록 하고 교육청, 학교 등과 연계해 학생들의 수학여행지로도 활용할 방침이다. 성장현 구청장은 “자치구 최초로 제주도에 구립 휴양소를 운영하는 만큼 주민들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교육 talk] 언젠간 ‘부모 둥지’ 떠나는 자녀들 밖으로 놀러 다녀도 격려해 주세요

    저녁 식사 때가 되면 큰애를 찾아 나서는 게 요즘 제 일과 중 하나입니다. 큰애를 찾으러 아파트 단지 내 여기저기를 한참 돌아다닙니다. 대부분 놀이터 근처에서 찾지만, 어떤 때에는 아파트 분수대나 공터 등 집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찾습니다. 일곱 살짜리 큰애는 요즘 동네 형, 친구들과 밖에서 노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형들에게서 여러 놀이를 배우며 함께 어울립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거나, 장난감 팽이를 가지고 팽이싸움을 벌입니다. 괴물을 그려 넣은 카드를 갖고 카드놀이도 합니다. 가끔은 형들과 무리를 지어 자전거로 아파트 단지를 폭주족처럼 다니기도 합니다. 보조바퀴를 떼고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게 불과 두어 달쯤 전입니다. 큰애는 지금 ‘폭풍성장’하는 중입니다. 아빠보다 형들이나 친구들과 노는 게 더 재밌나 봅니다. 저와 똑같이 일곱 살짜리 애를 키우는 다른 기자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어떻게 애를 혼자 내보내느냐?”고 깜짝 놀랍니다. 당당하게 “우리 애는 다 컸다”고 말하면서도 큰애가 혼자 아파트를 나설 때 온갖 걱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차에 부딪히면 어쩌나, 누군가 우리 애를 데려가 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가끔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잔소리를 합니다.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지 말라고, 낯선 사람이 함께 어딜 가자고 하면 절대 따라가지 말라고 끊임없이 이야기합니다. 이런 잔소리쟁이 남편을 보고 아내는 “그냥 내버려두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가끔 슬그머니 뒷짐을 지고 나가 큰애가 잘 놀고 있는지 점검합니다.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수리부엉이 가족의 이야기를 봤습니다. 충남 천안시의 한 아파트 15층 옥상에 둥지를 틀었던 수리부엉이 가족이 90일 동안 어떻게 숲으로 돌아가는지를 다뤘습니다. 숲이 아닌 아파트 옥상에 알을 낳게 된 수리부엉이 부부는 하나뿐인 새끼 수리부엉이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쥐를 잡아다 먹이며 정성을 다해 키웠습니다. 새끼 수리부엉이는 두 달 만에 큰 몸집의 수리부엉이로 자랐는데, 어미 수리부엉이는 더는 잡아온 쥐를 주지 않았습니다. 수리부엉이는 1개월 정도 자라면 본능적으로 둥지를 옮기는 이른바 ‘이소’를 합니다. 대개 부모 수리부엉이가 날아가면서 길을 알려주고, 새끼 수리부엉이는 날지 않고 걸어서 둥지를 옮깁니다. 하지만 아파트 옥상에서 태어난 새끼 수리부엉이는 걸어서 이소를 할 수 없었고, 그래서 어미 수리부엉이는 새끼에게 주는 먹이를 줄여 몸을 가볍게 만들려 했던 것이지요. 어미 수리부엉이는 새끼 수리부엉이가 혹독한 날기 연습을 하고 난 뒤에야 먹이를 줬습니다. 그렇게 90일 이후, 새끼 수리부엉이는 서툰 날갯짓으로 결국 아파트 옥상에서 무사히 지상으로 내려간 뒤 부모를 따라 아파트를 건너 숲으로 돌아갔습니다. 수리부엉이 가족 이야기를 보면서 ‘부모는 ‘둥지’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는 언젠가 부모라는 둥지를 박차고 ‘사회’라는 숲으로 가야 합니다. 부모는 숲에 위험한 것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꾸 아이를 감싸고 도는 것일지 모릅니다. 어미 수리부엉이처럼 자식이 적당한 시점에 둥지를 떠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일은 부모의 큰 역할입니다. 둥지를 떠나려는 큰애를 위해 잔소리 대신 격려를 해 주자. 초보 아빠는 오늘도 다짐을 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gjkim@seoul.co.kr
  • 성북, 버려진 공간에 ‘어린이 북카페’

    서울 성북구가 청사 계단 아래 버려진 공간을 활용해 만든 ‘어린이 북카페’가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6일 성북구에 따르면 어린이 북카페는 청사 현관과 2층 민원실을 연결하는 계단 아래 빈 공터에 자리하고 있다. 평소 버려진 종이컵과 페트병이 쌓여 문제가 됐던 곳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아동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성북구는 최근 이곳에 책과 의자를 가져다 놓았다. 분위기는 반전됐다. 책이 있으니 어린이들이 달려왔고 오며 가며 잠시 쉬어 가기 위해 노인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어린이들이 책을 보며 즐겁게 노는 동안 등본을 떼러 온 엄마들은 자연스럽게 육아 정보를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장소로 바뀐 것이다. 덕분에 요즘 이곳 계단에선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홍동석 구 행정과장은 “앞으로도 ‘직장어린이집’ ‘장난감도서관’ ‘어린이 놀이터’ ‘어린이 북카페’ 등을 연계하는 등 공공기관이 아동의 빈번한 이용과 다양한 활동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위탁 4곳도 ‘메피아’… “연봉 6000만원 받고 배추심기만”

    위탁 4곳도 ‘메피아’… “연봉 6000만원 받고 배추심기만”

    “쉬운 검수 업무만… 다른직원에 일 몰려” 勞勞 갈등 고조… 시민 안전 위협 당해 19살 정비공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서울메트로의 위탁업무 관행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사고업체 ‘은성PSD’ 말고도 다수의 위탁업체를 ‘메피아’(메트로+마피아·메트로 출신 임직원들)들이 장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메트로 출신자들은 다른 직원들보다 훨씬 높은 급여를 받지만 업무량 등은 많지 않아 노노()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내부 부조리 탓에 시민 안전이 위협받는 꼴이다. 서울신문이 3일 입수한 서울메트로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메트로로부터 업무를 위탁받은 5개 민간업체에는 메트로 출신 직원을 뜻하는 ‘전적 직원’이 137명이다. 5개 업체 직원 583명 중 평균 23.5%가 메트로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온 셈이다. 차량기지 내 운전업무를 맡은 업체 ‘성보세이프티’에는 직원 78명 중 24명(30.8%)이 메트로 퇴직자 출신이다. 전동차 경정비 업무를 위탁받은 ‘프로종합관리’도 직원 140명 중 37명(26.4%)이 메트로에서 왔다. ●퇴직 뒤 촉탁 재고용 ‘메피아’ 포함 땐 더 많아 위탁업체 내부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이 수치마저 축소 집계됐을 가능성이 높다. 유성권 프로종합관리 노조위원장은 “전적 직원으로 구분된 37명 외에 40명 정도는 메트로에서 넘어와 우리 회사에서 일하다가 정년퇴직 뒤 ‘촉탁직’으로 재고용해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 직원 14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77명(55%)이 메트로 출신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정년 뒤 재고용해준 사례가 흔하다 보니 메트로 출신 직원들은 대부분 50대 후반 또는 60대 고령자들이다. ●하청업체 선정조건이 ‘메트로 출신 30%’ 또 메트로 출신 위탁업체 직원들은 은성PSD 사례처럼 많게는 3배가량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2014년 실시한 ‘서울메트로 경정비 비정규직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메트로 출신으로 프로종합관리에서 일하는 직원 A씨는 월 449만원을 받은 반면 비메트로 출신 직원은 월 172만원을 받았다. 보고서는 메트로가 위탁 용역업체 선정 때 ‘전체 인원의 최소 30% 이상을 메트로 직원으로 채워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어 생긴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입찰 희망업체 사이에서 ‘메트로 출신 모시기’ 경쟁이 붙었고 불필요한 수당까지 얹어주며 근로계약을 맺었다. 이런 불공정 임금계약 탓에 정작 현장에서 고된 작업을 하는 현장 근로자들은 저임금에 시달린다. 위탁업체 내부에서는 “메트로 출신 임직원들이 업무에 소홀하고 편한 일만 하려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유 위원장은 “주요 업무 중에는 월상업무(6~18개월에 한 번씩 전동차 주요 부품을 교체하는 일)와 검수업무(매일 눈으로 전동차를 둘러보며 점검하는 일)가 있는데 메트로 출신자들은 상대적으로 쉬운 검수업무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탁업체 직원들은 “평균 연봉 5000만~6000만원 쯤 받는 메트로 출신 직원들 중 일부는 차량기지 안 공터에 배추와 무, 더덕 등을 심고 기르는 등 한가하게 보내지만 그런 만큼 다른 직원들에게 일이 몰린다”고 비판했다. 그는 “메트로 출신인 한 현장소장은 연봉 8000만원을 받는데 작업복 입은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수영 서울메트로 사장직무대행은 이날 서울시의회 특별업무보고에서 “앞으로 (메피아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단독]‘메피아’ 5개 업체 있다…“연봉 6000만원 받으며배추심기 등 소일거리만”

    [단독]‘메피아’ 5개 업체 있다…“연봉 6000만원 받으며배추심기 등 소일거리만”

    19살 정비공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서울메트로의 위탁업무 관행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사고업체인 ‘은성PSD’ 말고도 다수의 위탁업체를 ‘메피아’(메트로+마피아·메트로 출신 임직원들)들이 장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메트로 출신자들은 다른 직원들보다 훨씬 높은 급여를 받으면서 업무량 등은 많지 않아 사업자 내 노노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내부 부조리가 심각해지면서 국민 안전이 위협받는 꼴이다. 서울신문이 3일 입수한 서울메트로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메트로로부터 업무를 위탁받은 5개 민간업체에는 ‘전적직원’(메트로 출신 직원) 137명이 채용돼 있다. 전체 직원이 583명이니 23.5%가 메트로에서 건너온 셈이다. 차량기지 내 운전업무를 맡은 업체인 ‘성보세이프티’에는 직원 78명 중 24명(30.8%)이 메트로 퇴직자 출신이며 전동차 경정비 업무를 위탁받은 ‘프로종합관리’는 직원 140명 중 37명(26.4%)이 메트로에서 왔다. 하지만 위탁업체 내부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이 수치는 축소 집계됐을 가능성이 높다. 유성권 프로종합관리 노조위원장은 “전적직원으로 구분된 37명 외에 40명 정도는 메트로에서 넘어와 우리 회사에서 일하다가 정년퇴직 뒤 ‘촉탁직’으로 재고용해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다시 뽑아준 사례가 흔하다 보니 메트로 출신 직원들은 대부분 50대 후반 또는 60대 고령자로 알려졌다. 또 메트로 출신 위탁업체 직원들은 은성PSD의 사례처럼 다른 직원보다 많게는 3배가량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2014년 실시한 ‘서울메트로 경정비 비정규직 실태조사 보고서’를 매트로 출신 직원 A씨는 월 449만원을 받은 반면 비 메트로출신 직원은 172만원만 받았다. 보고서는 메트로가 위탁용역업체 선정 때 ‘전체 인원의 최소 30% 이상을 메트로 직원으로 채워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어 생긴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입찰 희망업체 간에는 ‘메트로 출신 모시기’ 경쟁이 불붙었고 불필요한 수당까지 얹어주는 근로계약을 맺었다. 불공정 임금계약 탓에 정작 현장에서 고된 안전 작업을 하는 근로자들은 저임금에 시달린다. 위탁업체 내부에서는 “메트로 출신 임직원들이 업무에 소홀하고 편한 일만 하려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유 위원장은 “업무 중 난이도가 높은 월상업무(6~18개월에 한번씩 전동차 주요 부품을 교체하는 일)와 검수업무(매일 눈으로 전동차를 둘러보며 점검하는 일)가 있는데 메트로 출신자들은 상대적으로 쉬운 검수업무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탁업체 직원들은 “메트로에서 온 직원들이 지하철 차량기지 안 공터에 배추와 무, 더덕 등을 심어 키우는 등 소일거리만 해 다른 직원들에게 일이 몰린다”거나 “메트로 출신 현장소장이 연봉 8000만원을 받는데 작업복 입은 모습을 본 적이 없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혐오에 빠진 대한민국(하)] 아이들 “예방접종 흉터 있는 너랑 안 놀아”

    “어깨에 있는 예방접종 자국으로도 어린이집에서 편 가르기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비싸고 흉터가 안 남는 주사를 맞은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을 놀린다는 거예요.” ●‘비싼 주사’ 흉터 없는 아이, ‘흉터’ 아이들 놀려 30일 서울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만난 김모(30)씨는 “2살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어린이집 이야기가 남 일 같지 않다”며 “초등학교 들어가서는 임대주택에 산다고 왕따라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곳에는 모두 4개의 아파트 단지가 있다. 2개 단지는 민간분양아파트이고 나머지는 공공분양아파트다. 4개 단지의 한가운데에 초등학교가 있다. 학교 정문을 바라봤을 때 오른쪽이 민간분양, 왼쪽이 공공분양 단지다. 겉으로 보기엔 별다를 게 없던 학교 앞 풍경은 초등학생들의 하교 시간인 오후 1시에 확연히 갈렸다. 학교 앞 오른쪽 민간분양아파트 단지에서 쏟아져 나온 대형 수입차와 국산 중대형 자동차가 줄지어 초등학교 앞 도로에 도착하더니 아이들을 태우고 곧바로 오던 길로 돌아갔다. 학교 정문에서 이들의 아파트 단지까지는 걸어서 불과 5분 정도 거리다. 학교에선 자전거를 타거나 걷는 아이들도 쏟아져 나왔고 대부분 왼편 공공분양 단지로 향했다. 공공분양 단지 앞 공터에서 남자아이 2명이 ‘포켓몬 딱지’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A(11)군은 민간분양아파트에 사는 아이들과는 잘 놀지 않는다고 했다. “학교에서도 여기에 사는 친구끼리 놀아요. 그냥 그렇게 돼요.” ●일부 “형편 안 좋은 아이들과 놀지 말라” 씁쓸 민간분양 단지는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아이 몇 명이 놀이터에서 배드민턴을 치고 있었는데 B(10)군은 “전부 이곳에 사는 친구들”이라고 말했다. 한 주민은 “민간분양 단지 중에서도 가장 잘사는 사람만 모인 단지가 있는데 그곳 아이들은 여기에 잘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교사 박모(29)씨는 “아파트에 사는 학부모들이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아이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하거나 맞벌이하는 집 아이와 놀지 말라고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며 “너무 이른 나이부터 자신의 조건에 맞춰 친구를 고르는 방식을 가르치는 것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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