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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車산업 역주행… G2 관세전쟁에 딜레마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올해 상반기(1~6월)에 내수·수출·생산이 모두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여기에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폭탄’ 우려까지 겹쳐 자동차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하반기 실적 회복을 위해 고삐를 죄기 시작했으나 미국발 통상 전쟁이 중국과 유럽 등으로 확대되면서 ‘시계 제로’ 상황이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자동차산업은 한국 제너럴모터스(GM) 구조조정 등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생산(-7.3%), 내수(-0.3%), 수출(-7.5%) 모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완성차 생산은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7.3% 감소한 200만 4744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출은 122만 2528대로 2009년(93만 9726대) 이후 9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산업부는 멕시코 등 해외 현지 공장 생산이 본격화되고, 미국 등 주요 시장 수출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내수는 전년 같은 기간 수준인 90만대다. 수입차 판매는 17.9% 늘어난 반면 국산차 판매는 3.3% 줄었다. 더 큰 위협은 미국의 관세폭탄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 상무부에 미국의 자동차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결론이 나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 최대 25%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관세 부과 조치는 8~9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업체들이 관세폭탄을 맞으면 연간 85만대(약 15조 5500억원어치)에 달하는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길이 막힌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민관 합동으로 통상 압박에 총력 대응 중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 민관 사절단은 미국에서 정·재계 주요 인사를 만나 대외 접촉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의 공청회가 마무리된 상태지만 업계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세계적 자동차 업계는 물론 미국 업계까지 반대 목소리를 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애초 이틀로 예정된 공청회가 하루로 줄어들면서 업계에서는 “이미 (관세 조치로) 결론이 내려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전쟁에 대해 시나리오별로 영향을 분석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가 현실화되면 미국 수출길은 사실상 막히게 돼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사실상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을 제외한 수입 자동차의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춘 것도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 현지에 합작법인을 세워 현지 생산을 해왔던 현대차는 관세 인하 혜택을 입은 독일과 일본 등의 고급 차종과 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지난 3월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중국 진출을 준비해 왔던 현대차는 갑작스런 관세 인하에 현지 생산과 국내 생산 후 수출 등을 놓고 다시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자동차 업계는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2018년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고 미국 시장에서는 현대 싼타페와 투싼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기아 K3 및 K5 등 주력 차종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한국GM은 인천 부평공장에 총 5000만 달러(약 566억원)를 투자해 소형 SUV 차체 공장을 신설해 소형 SUV인 트랙스 생산을 늘리고, 미국GM 본사로부터 중형 SUV 차세대 모델의 디자인 및 개발 거점으로 지정됐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232조 조치 이후에도 자동차와 관련된 부수적인 통상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면서 “현대차 등의 강성 노조 파업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하고 있는데, 자동차 업계의 노사 관계 개선 노력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었던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일 잠정 합의안에 극적으로 타결했다. 기본급 4만 5000원 인상에 성과금 250%와 격려금 28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이 골자다. 여름휴가 전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다. 노사 모두 통상 전쟁에 대한 위기감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車산업 역주행… G2 관세전쟁에 딜레마

    車산업 역주행… G2 관세전쟁에 딜레마

    상반기 생산·수출·내수 모두 뒷걸음질 수입차 판매 17.9%↑… ‘국산’ 3.3%↓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올해 상반기(1~6월)에 내수·수출·생산이 모두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여기에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폭탄’ 우려까지 겹쳐 자동차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하반기 실적 회복을 위해 고삐를 죄기 시작했으나 미국발 통상 전쟁이 중국과 유럽 등으로 확대되면서 ‘시계 제로’ 상황이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자동차산업은 한국 제너럴모터스(GM) 구조조정 등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생산(-7.3%), 내수(-0.3%), 수출(-7.5%) 모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완성차 생산은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7.3% 감소한 200만 4744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출은 122만 2528대로 2009년(93만 9726대) 이후 9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산업부는 멕시코 등 해외 현지 공장 생산이 본격화되고, 미국 등 주요 시장 수출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내수는 전년 같은 기간 수준인 90만대다. 수입차 판매는 17.9% 늘어난 반면 국산차 판매는 3.3% 줄었다. 더 큰 위협은 미국의 관세폭탄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 상무부에 미국의 자동차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결론이 나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 최대 25%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관세 부과 조치는 8~9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업체들이 관세폭탄을 맞으면 연간 85만대(약 15조 5500억원어치)에 달하는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길이 막힌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민관 합동으로 통상 압박에 총력 대응 중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 민관 사절단은 미국에서 정·재계 주요 인사를 만나 대외 접촉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의 공청회가 마무리된 상태지만 업계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세계적 자동차 업계는 물론 미국 업계까지 반대 목소리를 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애초 이틀로 예정된 공청회가 하루로 줄어들면서 업계에서는 “이미 (관세 조치로) 결론이 내려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전쟁에 대해 시나리오별로 영향을 분석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가 현실화되면 미국 수출길은 사실상 막히게 돼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사실상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을 제외한 수입 자동차의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춘 것도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 현지에 합작법인을 세워 현지 생산을 해왔던 현대차는 관세 인하 혜택을 입은 독일과 일본 등의 고급 차종과 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지난 3월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중국 진출을 준비해 왔던 현대차는 갑작스런 관세 인하에 현지 생산과 국내 생산 후 수출 등을 놓고 다시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자동차 업계는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2018년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고 미국 시장에서는 현대 싼타페와 투싼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기아 K3 및 K5 등 주력 차종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한국GM은 인천 부평공장에 총 5000만 달러(약 566억원)를 투자해 소형 SUV 차체 공장을 신설해 소형 SUV인 트랙스 생산을 늘리고, 미국GM 본사로부터 중형 SUV 차세대 모델의 디자인 및 개발 거점으로 지정됐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232조 조치 이후에도 자동차와 관련된 부수적인 통상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면서 “현대차 등의 강성 노조 파업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하고 있는데, 자동차 업계의 노사 관계 개선 노력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었던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일 잠정 합의안에 극적으로 타결했다. 기본급 4만 5000원 인상에 성과금 250%와 격려금 28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이 골자다. 여름휴가 전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다. 노사 모두 통상 전쟁에 대한 위기감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청주 이어 충주도 고교평준화 도입 추진

    충북 지역에서 청주에 이어 충주에도 고교평준화가 도입될 전망이다. 충북도교육청은 2021학년도 고입 전형 적용을 목표로 충주시 고교 평준화를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김병우 교육감의 공약사업이다. 이를 위해 도교육청은 올 하반기에 평준화를 위한 학교군 설정, 학생 배정 방법, 학교 간 교육격차 해소 계획, 학생 통학 가능 여부 등의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다. 타당성 조사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학과 학술연구기관에 용역을 의뢰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 설명회, 공청회 등도 한다. 타당성 조사에서 긍정적 결론이 도출되면 내년 상반기에 전문 연구기관에서 여론조사를 할 계획이다. 충주 지역 학생, 교사,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여론조사에서 3분의2 이상이 찬성하면 내년 중순쯤 도의회 승인을 얻어 충주시 평준화를 위한 ‘충북도교육감의 고등학교 입학전형 실시 지역 지정·해제에 관한 조례’를 개정한다는 구상이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지금의 중학교 1학년생들이 고교에 진학할 때 평준화를 적용받는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충주시 평준화 정책으로 교육 기회의 균등, 사회 통합, 학교 서열화의 부작용 완화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반계고가 8곳인 충주 지역은 현재 학교별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수학생의 특정학교 쏠림현상이 발생하면서 학교 순위가 매겨지고 학생들의 입시 스트레스가 가중되자 충주 지역 시민단체 22곳은 충주고교평준화시민연대를 구성해 평준화를 요구해 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정부·업계, 미 자동차 232조 공청회 참석, “미국 국가안보 위협 안돼”

    정부가 미국 자동차 232조 공청회에 참석해 한국은 미국의 핵심 안보동맹국이자 신뢰할 수 있는 교역상대이므로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강성천 산업부 통상차관보를 비롯해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현대차·LG전자 현지근로자 등 4명이 공청회에 참석해 한국 입장을 전달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한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국가와 자동차 관련 협·단체, 주요 업계 등 44개 기관이 참석했다. 강 차관보는 이날 공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양국 자동차(승용차) 관세가 이미 철폐됐고, 개정협상에서 원칙적 합의를 통해 자동차 안전기준 인정 범위 확대, 픽업트럭 관세철폐 기간연장 등 미측의 자동차 관련 관심사항이 반영됐다”며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의 자동차 기업들은 100억 달러 이상 미국에 투자해 11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는 등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대미 수출 주력차종은 중소형차 위주로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위주인 미국 자동차와 경쟁관계에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강 차관보는 자동차 산업과 국가안보 간 연관성이 없으며, 자동차 산업에 국가안보 예외를 적용할 경우 각국의 안보 예외조치의 남용을 유발할 수 있어 미국 국가안보 이익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또한 232조 조치는 한·미 FTA의 혜택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런 점을 고려해 조치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한국산 자동차는 미국시장 내 점유율이 미미하고 소형차 위주로 미국차와 직접적인 경합관계에 있지 않다”면서 “무역제한조치가 부과될 경우 상당 기간 대체생산이 어려워 미국 시장이 위축되고, 소비자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한국산 자동차부품은 미국 자동차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있고, 한·미 FTA를 통해 양국 자동차 산업이 상호 호혜적 관계로 진전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현지 기업 근로자들도 미국의 무역제한조치의 부당성을 적극 제기했다.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 직원인 존 홀(John Hall)은 “현대차가 미국지역 경제에 기여한 것을 직접 경험했다”면서 “특히 경기침체 시기에도 현대차는 인력조정 없이 미국 근로자와 함께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만약 25% 관세를 부과하면 가격 상승과 생산·판매 감소로 앨라배마주의 일자리가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 미국 배터리팩 생산법인의 판매 직원인 조셉 보일(Joseph Boyle) 역시 “LG전자가 미국 기업에 공급되는 전기자동차용 부품(배터리팩 등) 생산공장을 미국 내 건설중이며 이를 통해 300여개의 신규 일자리를 제공할 예정”이라면서 “미국 전기자동차의 경쟁력에 있어 글로벌 소싱이 중요하며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산 전기 자동차의 성장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아직은 232조 조사가 실제 조치의 권고로 이어질 지에 대해 말하기는 이르다”면서 “자동차산업은 자율주행차, 연료전지 등 신기술이 중요한 분야로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다수의 미국 내 자동차 협·단체도 동맹국으로부터의 자동차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관세 부과시 자동차 부문 일자리 감소, 투자 저해, 생산·판매 감소, 수출 억제 등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반면 전미자동차노조(UAW)는“저임금 국가들로부터의 수입으로 인해 미 노동자들의 임금 저하, 일자리 손실이 야기되고 있다”며 232조 조치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도 미국 상무부 보고서 발표 전까지 한국 입장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달되도록 범정부적인 민관 합동 대응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4캔 1만원의 행복…‘위하여’는 계속된다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4캔 1만원의 행복…‘위하여’는 계속된다

    원가·수입 신고가→ 맥주량 기준 과세 ℓ당 세금 800원 초반대 형성 전망 수제·수입산은 운송비 부담 줄어 호재 하이네켄 등 라거 세금 늘어 비싸질 듯 해외 위탁생산 저가형 맥주 철수 위기최근 국내 맥주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10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맥주 과세체계 개선방안 공청회’를 열고 이르면 연말부터 맥주 관련 세금 제도를 기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꾸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맥주의 주세는 72%인데, 여기에 교육세 30%와 부가가치세 10% 등을 합쳐 모두 112% 세금이 붙습니다. 종가세는 국내맥주에는 제조원가, 수입맥주에는 수입 신고가가 과세 표준이 되는 제도입니다. 종량세는 원가와 상관없이 맥주의 양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죠. 종량세를 실시한다면 ℓ당 800원 초반대 세금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종량세 전환 소식을 두고 업계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정부가 맥주에 한해 세금 체계를 바꾸려 하는 이유는 그동안 ‘종가세’ 제도가 상대적으로 수입맥주에 세금 혜택을 줘 국산맥주를 역차별해 국내맥주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기 때문입니다. 우선 작은 규모의 크래프트맥주(수제맥주) 제조업체는 종량세로의 개편을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종량세를 도입하면 그동안 제조원가에 포함됐던 원료비나 인건비에 대한 주세의 부담 완화로 양질의 맥주를 생산하고, 수제맥주업체들의 고용 창출도 가속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일부 수입업체는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합니다. 이들은 종량세로 바뀌면 세금이 낮아지는 맥주는 일부 수입맥주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의 맥주는 세율이 높아져 맥주 가격도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종량세 실시 이후 맥주 소비 환경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우리는 과연 맛있는 맥주를 합리적인 가격에 마실 수 있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종량세는 크래프트맥주 마니아들에게는 희소식입니다. 특히 미국, 유럽 등에서 수입되는 크래프트맥주들의 소비자가가 낮아지거나, 같은 가격에 더욱 신선하게 맛볼 수 있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수입 원가가 비싸지는 주요 이유가 ‘운송비’인데 ℓ당 세금을 매긴다면 비싼 운송비에 대한 세금 부담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주로 미국 크래프트맥주를 수입하는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운송비 탓에 육로 이동을 해야 하는 중부 양조장들은 외면하고 배로 이동할 수 있는 서부와 동부 맥주 위주로 수입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종량세를 실시하면 운송비 걱정을 덜게 돼 다양하고 수준 높은 양조장의 맥주를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맥주의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한 냉장 컨테이너나 항공기 운송 등도 큰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멀리서 비싸게 들여왔던 수입맥주들의 가격도 대폭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최순실 맥주’로 잘 알려진 미국의 ‘올드라스푸틴’ 맥주는 마트 소비자가격이 한 병에 약 8000원인데 종량세 이후엔 약 5000원에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대량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해외 유명 라거맥주는 비싸질 확률이 큽니다. 타격을 입을 대표적인 브랜드가 하이네켄과 칭따오입니다. 하이네켄 수입사는 종량세 전환으로 연간 약 150억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내에 들어오는 중국 맥주 가운데 절대적인 규모를 차지하는 칭따오 수입사도 세금 부담이 상당량 증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큰 이는 소비자가격에 영향을 주겠죠. 종량세로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맥주들도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이 해외 주문자생산(OEM) 방식으로 생산, 수입하는 ‘저가형 맥주’인데요. 대표적인 상품이 롯데주류가 독일의 공장에 위탁 생산한 ‘L맥주’입니다. 수입 원가를 최대한 낮춰 저렴한 가격에 판매됐던 이 맥주들은 이제 매대에서 자주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종량세로 편의점에서 500ml 수입맥주 네 캔을 만원에 구매할 수 있었던 ‘만원의 행복’도 사라질까요? 업계 관계자들은 종량세 이후에도 소비자들은 만원의 행복을 누릴 수는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미 4캔의 만원 시장이 형성된 상황에서 종량세하에 이 가격을 맞출 수 있는 상품들이 충분히 들어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만원에 4캔’을 이루는 맥주의 구성이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EU, 철강 세이프가드 발동… 韓 비상

    수입 평균 100% 초과 물량에 25% 관세 美 수출 쿼터와 달리 보호무역 강화 우려 산업부·철강협회 긴급 대응 계획 논의 유럽연합(EU)이 19일부터 23개 철강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잠정 조치를 발동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제품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업계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때 수입을 규제하는 조치다. 우리 기업들은 특히 EU의 세이프가드가 같은 무역규제라도 미국의 수출 쿼터(할당)와는 성격이 다른 데다 전 세계적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어 긴장한 표정이다. 19일 EU 집행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EU는 최근 3년간(2015∼2017년) EU로 수입된 평균 물량의 100%까지는 지금처럼 무관세로 수입하고 이를 넘는 물량에 25% 관세를 부과한다. 무관세로 수출하는 국가별 물량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전체 물량만 정하고 물량이 소진되면 그때부터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한국, 중국, 인도, 러시아, 터키, 우크라이나 등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이 EU에 수출하는 철강은 330만 2000t으로 29억 달러(약 3조 3000억원)에 이른다. 한 중소형 철강회사 관계자는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 여파가 EU, 중국 등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수출 환경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EU의 세이프가드 발동은 철강산업의 수출 침체뿐 아니라 전 세계적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이어져 연관된 수요 산업의 장기적 침체도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조치의 경우 국가별로 보장된 물량이 없다 보니 특정 국가의 수출이 급격히 증가하면 다른 국가는 무관세 물량이 최근 3년 평균에 못 미칠 수 있다. 수출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는 이날 한국철강협회에서 문승욱 산업혁신성장실장 주재로 EU의 철강 세이프가드 잠정 조치에 대한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 계획을 논의했다. 정부는 9월 12∼14일 열리는 공청회를 비롯해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무역위원회, 주요 20개국(G20) 통상장관회의 등 양·다자 채널을 통해 우리 입장을 적극 개진하기로 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을 만나 미국의 자동차 232조 조사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 통상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우리나라를 포함해 주요국 경제 단체인 세계경제단체연합(GBC)은 G20 정상에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했다. GBC는 성명서에서 시장개방 및 자유무역 기조를 유지하고 G20 회원국의 무역·투자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차원의 지속적인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공개…경영참여 제외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공개…경영참여 제외

    정부가 경영권 침해와 국민연금의 과도한 영향력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에 자산운용사에 국민연금 의결권을 넘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경영참여에 해당하지 않는 주주권부터 우선 도입하고, 경영참여 주주권은 제반여건을 마련한 뒤에 도입여부를 재검토한다. 보건복지부는 1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스튜어드십 코드’ 초안을 공개했다.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이날 금융투자협회에서 관련 공청회를 갖는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을 의미한다. 스튜어드는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충직한 ‘집사’라는 뜻으로, 고객의 돈을 최선을 다해 관리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현재 미국, 영국, 일본 등 전 세계 20개국이 운용하고 있다. 초안에는 재계의 경영권 침해 반발을 고려해 주주 제안을 통한 사외이사(감사) 후보 추천이나 국민연금의 의사 관철을 위한 의결권 위임장 대결, 경영참여형 펀드 위탁운용 등 직접적 경영 참여 활동은 주주권 행사 범위에서 빠졌다. 대신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내년부터 위탁자산을 맡아 굴리는 자산운용사에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자산운용사도 의결권행사 등 충실한 수탁자 책임활동을 하도록 이행 과정에 가점을 부여한다. 다만 개별운용사의 코드 내용, 의결권행사 기준 등에 대해서는 국민연금 기준과 상관없이 자율성을 보장할 계획이다. 이런 방식은 국민연금의 주식 보유 목적이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뀔 때 생기는 문제를 감안한 조치다. 국민연금이 경영 참여를 하면 ‘5%’룰과 ‘10%’룰에 해당된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갖고 있는 기관투자자가 경영 참여를 하면 지분 1% 이상 사고팔 때 영업일 5일 이내에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또 10% 이상 지분을 가진 경영 참여 기관투자자는 단 1주의 지분을 변동해도 5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 투자 전략이 노출될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대책이 추진된다. 합리적 배당정책 수립을 요구하는 배당 관련 주주활동 대상기업을 확대하고 의결권행사 결정 내역을 주주총회 전에 공시한다. 주주대표소송 등 소송근거를 마련해 시행하는 방안도 담겼다. 대한항공 사례처럼 예상치 못한 기업가치 훼손 이슈발생시 기업과 대화 등 주주활동을 이행하고 필요시 공개활동, 의결권행사와 연계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에는 횡령, 배임 등 기금수익과 밀접한 분야를 중점관리사안으로 정하고, 해당 기업과 비공개 대화한다. 자산운용사 의결권행사 위임도 내년에 추진한다. 2020년에는 비공개 대화에도 개선되지 않은 기업에 대해 기업명 공개, 공개서한 발송 등 공개활동으로 전환하고 관련된 의결권 안건에 대해 반대할 수 있도록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우버 한다고 20만 택시기사 일자리 없어지진 않는다”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우버 한다고 20만 택시기사 일자리 없어지진 않는다”

    제조업을 비롯한 모든 산업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시대다.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있다. 국내는 위기다. 올 상반기 월평균 취업자 증가 수는 14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 폭(36만명)에 비해 절반 이하다. 소상공들은 최저임금 부담으로 최저임금 불복종 투쟁을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기업과의 소통 행보에 나서며 이 같은 위기상황 돌파를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지난해 10월 4차 산업혁명위원회(4차위)도 출범시켰다. 4차 산업혁명 정책 전반을 심의 조정하는 대통령 직속의 민관 합동 기구다. 장병규(45) 위원장을 만나 그간의 성과와 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의 경쟁력 제고방안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5일 서울 광화문 4차위 사무실에서 했다.→‘IT업계 살아있는 전설’이라던데 ‘복지부동’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하는 공무원들과 일해보니 어떤가? -벤처 20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이 자리는 비상근이다. 9개월 전엔 술자리에서 가끔 공무원을 욕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두둔한다. 다만 공무원을 이렇게 만든 시스템을 내가 욕한다. 관료와 공무원이 그렇게 움직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건 공무원 시스템 때문이다. →그러한 시스템, 체제는 공무원들이 만든 건 아닌가? -공무원 인사혁신 문제, 감사원의 감사 정책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엮여 있다. 국회와 청와대의 개선의지가 분명히 있어야 하고 국민 공감대도 형성돼야 한다. →성과 중 하나만 꼽으라면? -서슴없이 ‘규제·제도 혁신해커톤’이라고 말하고 싶다. 해커톤은 해킹과 마라톤 합성어다. 숙의민주주의와 공청회의 중간쯤 된다. 원전폐기 문제를 논의했던 공론화위원회 같은 숙의민주주의는 3~4개월 하는 반면 공청회는 길어봤자 2시간 정도 토론해 답답함을 안고 헤어져야 한다. 그런데 해커톤은 4~5주 숙의 기간을 포함해서 1박 2일 이해관계자가 모여 10시간 이상 논의한다. 해커톤에 참여했던 분이 ‘사람은 자기 이야기 다하기 전까지는 남의 얘기 안 듣는다’고 하더라. 여기 오면 다 얘기하니 듣기도 한다. 참여했던 분들이 다들 만족해한다. 그 결과로 예를 들자면 지난해 11월에 논의했던 위치정보보호문제는 방통위에서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위치정보보호법은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 만든 법이다. 그러니 이후 나온 드론, 자율주행차, 스마트폰에서 위치정보를 활용하려면 고쳐야 하지 않느냐. 해커톤에 참여했던 산업계, 시민단체, 변호사, 교수 등 20명은 자기들끼리 주기적으로 만나서 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 및 활용에도 합의해 관련 주체들이 스스로 움직인다. 특히 부처 과장급 얘기를 들어보면 지난 정부에서도 개인정보 보호 활용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는데 ‘개망신법’ 때문에 아무것도 안됐다고 하더라. 개망신법은 개인정보보호법, 망통신법, 신용정보보호법을 말한다. 그런데 4차위는 이런 얘기할 토대를 만들어준다. 이렇게 해서 개인정보보호법 등 장기존속 규제들을 개선하고 있다. →해커톤 할 때, 어려움은 없었나? -지원단 설득이 힘들었다. 지원단은 위원장 지원조직인데 그분들이 일단 안 믿더라. 그다음 설득하기 힘든 분들이 관료더라. 이해관계자로 불안하니 서로 싸우더라. 하지만 3차례 해커톤 이후 바뀌었다. 장차관 입에서 가끔 해커톤 애기가 나온다. 일을 해보면 규제를 풀어야 하는데 잘 안된다. 잘될 것 같으면 지난 정부에서도 했을 것이다. 지금처럼 하면 안 되겠다 싶어 고민하다 보니 해커톤이 보이는 거다. 해커톤이 잘 자리잡으면 저는 하루아침에 규제를 다 바꾸긴 어렵지만, 꾸준히 바꿀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본다. →많은 이해당사자가 합의하려면 시간이 걸리지 않나? -주무부처 장관이 총대 메야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긴데 사회주체가 다 다르다. 해커톤은 사회합의 포맷이다. 조금씩 설득하면서 가는 것인데 풀리면 확실히 풀린다. 결과적으로 이게 더 빠른 것이다.→햄버거 가게에서 주문받던 사람이 사라지고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전자주문이 대세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노동의 소외가 우려되지 않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우선 4차 산업혁명 내지 기술발전으로 인한 기존 일자리 감소는 대세다. 대안 중 하나는 기존 일자리를 점진적으로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다. 제조업도 스마트 팩토리가 되면 기존 형태가 아니라 협동로봇과 함께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기존 일자리를 강화 내지 발전시킬 수 있다. 독일의 ‘노동 4.0’은 사람과 로봇이 함께해 생산성을 높여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또 하나는 새 일자리 창출이다. 지난해 11월에 대응방안으로 1.0 발표했고 이게 미흡해서 연말엔 2.0 대응방안을 보완 발표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어떤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더 높아지나? -적당히 공부한 사람들이 대체될 확률이 더 높다. 로봇 대체로 가성비가 많은 사무직, 중산층 등이다. 예를 들면 대학을 건성건성 다니는 분들이 진짜 위험할 수 있다. 이분들은 눈높이가 높아 임금이 높은 곳을 본다. 그런데 기업은 기술과 로봇으로 바꾸길 원한다. 그러면 악순환이 된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으로 위험한 나라가 됐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정부가 투자한 대졸자들이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우리가 더 취약한 나라니 더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래서 제 마음이 매우 무겁다. 속도가 느려서 고민이다. 단순노동자는 이미 제조현장에서 자동화로 많이 대체됐다. →속도문제는 말하자면 기득권과의 갈등 조정이 필요한 것 아닌가? -‘밥통 문제’가 제일 크다. 누군가 얘기하더라. “밥통 갖고 싸우는 것은 성전”이라고. 그만큼 중요한 문제라는 거다. 이를 단순 기득권, 가진 자의 횡포로 보면 안 된다. 기득권으로 표현하지 말고 밥통문제, 일자리를 잘 풀자고 접근해야 한다. 이것이 갈등조정의 첫 번째 자세다. 그리고 이런 문제일수록 더 빨리 논의해야 한다. 무 자르듯 한꺼번에 해선 안 된다. 밥통 가진 분들이 점진적으로 변화할 시간을 줘야 한다. 속도감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방향성도 가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독일은 부럽다. ‘인더스터리 4.0’, ‘노동 4.0’은 제조업 현장은 스마트팩토리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것을 수년 전부터 준비해 독일은 변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못하고 있다. 그러면 갈수록 힘들 것이다. 지금 실업률이 높다. 언제까지 추경이나 세금으로 대처할 수 있겠나. 한국 체력이 좋고 국가부채가 양호할 때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본다. →그 단초는 대통령이 제시한 것 같다. 네거티브 규제로 규제 정책의 변화를 주문했더라.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가자는 것인데 쉽지 않다. 시간이 걸린다. 관료의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안 바뀐다. 대통령이 말한 효과는 2~3년 뒤에 나올 것이다. 방향은 옳지만, 2~3년까지 기다리지 말고 주무 부처가 움직여야 한다. →우버와 같은 승차공유 사업 활성화를 위해 해커톤을 시도했는데 국내 운송업자와의 갈등 끝에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다시 한번 논의할 필요는 없나? -카풀은 많이 아쉽다. 절차적인 것에 대해선 고민이 많다. 아까도 말했듯 밥통 문제는 성스러운 거다. 그런데 우버한다고 해서 운전기사가 없어지느냐? 일자리 없어지지 않는다. 친노동과 친노조는 다르다. 이런 얘기하면 (택시노조에서) 삐쳐서 논의를 거부할 것 같아 말하기 조심스러우나 20여만명의 택시기사 일자리 없어지지 않는다. 우버든, 택시든 모는 것 아니냐. 난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나라가 잘됐으면 좋을 뿐이다. eagleduo@seoul.co.kr
  • “對中 중간재 수출 감소 우려”… 민관 합심 대응

    “對中 중간재 수출 감소 우려”… 민관 합심 대응

    추가 관세 땐 가전·컴퓨터 등 피해 산업부 “수출구조 체질 개선 노력” 美 공청회 車업계서도 발언 추진정부가 지난 6일 미국의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이후 일주일 만에 미·중 무역전쟁 관련 민관 합동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미국이 지난 10일 발표한 2000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우리 기업의 대중 중간재 수출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강성천 통상차관보 주재로 ‘미·중 무역분쟁 실물경제 대응반’ 회의와 ‘미 자동차 232조 관련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잇따라 열고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산업부, 외교부, 국방부 등 관계 부처와 코트라(KOTRA), 무역보험공사, 무역협회 등 관련 기관과 업종별 단체들이 총출동했다. 강 차관보는 회의에서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확산 가능성이 있으므로 민관이 합심해 주도면밀하게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와 중국의 제조업 굴기 견제 등 301조 무역분쟁 이면에 제기되고 있는 양국의 입장을 바탕으로 정부는 향후 미·중 무역분쟁 전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대응 방안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종별 단체들은 추가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우리 산업 등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으며 중국에 진출한 우리 투자 기업들의 경우 생산제품 대부분이 중국 내수용이라 관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국산 가전, 컴퓨터, 통신기기 등이 추가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해당 품목 생산에 필요한 우리 중간재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부는 무역분쟁에 따른 대외 무역환경 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고, 수출시장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수출 제품 육성, 서비스 수출 확대 등 수출구조의 체질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어 열린 민관 합동 TF에서 미국 상무부 자동차 232조 조사와 관련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오는 19~20일 미국 상무부에서 개최 예정인 공청회에는 정부 대표로 강성천 차관보가, 업계에선 현대자동차 및 LG전자 미국 현지 근로자 등이 발언을 추진 중이다. 또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을 대표로 하는 범정부적·민관합동 사절단이 ‘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 조사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 조성을 위해 다음주 미국을 방문한다. 사절단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미국의 자동차 관련 요구가 이미 반영됐으며 우리 기업이 대미 투자를 통해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어 한국에 대한 추가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강조할 계획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태국 동굴 코치·선수 3명은 무국적 난민

    태국 동굴 코치·선수 3명은 무국적 난민

    泰정부 “국적 취득절차 추진중” ‘탐루엉 동굴’ 재난 박물관 개발 구조작업 7개국 1만여명 참여태국 치앙라이주(州) 탐루엉 동굴에 갇혔다 기적적으로 구조된 유소년 축구팀 ‘무빠’(야생 멧돼지) 소속 코치, 선수 3명이 무국적 난민인 것으로 12일 밝혀졌다. 앞서 초대받은 ‘2018 러시아월드컵’ 결승전이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구장 경기 관람은 더 어렵게 됐다. 정식 여권이 없으면 해외여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원 구조가 완료된 지난 10일에도 이들이 입원한 치앙라이 시내 쁘라차눅로 의료진은 “최소 1주일은 입원해 건강 상태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해 외신들은 아쉽게도 이들의 경기 관람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더선 등에 따르면 에까뽄 찬따웡(25) 코치를 비롯해 지난 2일 생존이 확인된 당시 유일하게 영어가 가능해 영국 구조대원의 말을 통역한 아둘 삼 온(14) 등 소년 3명이 무국적 난민이다. 에까뽄 코치는 고아가 된 10살 때부터 미얀마 사원에 들어가 승려 생활을 하다 아픈 할머니를 모시기 위해 태국으로 넘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태생의 아둘을 포함한 소년들 역시 마약, 인신매매 등 범죄와 소수민족 분쟁이 끊이지 않는 모국의 국경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태국 내 난민 수는 48만명에 이른다. 특히 미얀마, 캄보디아와 국경을 맞댄 치앙라이 등 태국 북부 지역에는 소수민족 탄압과 내전을 피해 탈출한 난민들이 적지 않다.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가까스로 생환한 소년들과 코치를 위해 오는 15일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결승전 초대장을 보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로 초대했다. ‘무빠’를 설립한 놉빠랏 칸따봉은 “국적을 갖는 것이 소년들의 가장 큰 희망”이라면서 “국적이 없는 그들은 프로축구 선수도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태국 정부는 이들의 국적 취득을 추진하는 한편 탐루엉 동굴을 재난박물관으로 개발하는 계획을 수립해 오는 25일 공청회를 연다. 구조 현장을 지휘했던 나롱싹 오솟따나꼰 치앙라이 주지사는 전날 “탐루엉 동굴을 박물관이자 관광지로 개발할 것”이라면서 “박물관 조성을 위해 이미 구조 장비를 모아 놓았고, 구조 작업에 값진 기여를 한 잠수사들의 명단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탐루엉 동굴 구조에서 얻은 교훈은 전 세계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BBC방송은 “우기(雨期)가 아직 끝나지 않아 당국의 계획이 올해 안에 실현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구조 작업에는 전 세계에서 1만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일간 더네이션은 미국, 영국, 호주 등 7개국이 구조에 참여했고 한국, 독일을 포함한 수십 개 나라가 통신 장비, 배수용 펌프, 구조 전문가 파견 등을 지원했다고 전했다. 해외 전문가들의 구조 참여 비용은 태국 왕실이 부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정부는 또 구조 작업에 참여한 모든 국가와 민간 기관에 감사 서신을 보내고, 구조대원들을 환대하는 행사도 열 예정이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전날 3분 45초짜리 TV 담화에서 “구조 작업은 끝났지만 각계각층 인사들이 인종이나 종교를 떠나 도움의 손길을 내민 모습은 우리와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블랙리스트 만드는 국민연금, 의결권 위탁해 경영 침해 줄인다

    블랙리스트 만드는 국민연금, 의결권 위탁해 경영 침해 줄인다

    정부가 경영권 침해라는 재계의 우려를 덜기 위해 자산운용사에 국민연금 의결권을 넘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오는 17일 이런 내용의 ‘스튜어드십 코드’ 실행안을 담은 초안을 바탕으로 공청회를 갖는다. 오는 26일엔 국민연금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관련 내용을 확정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을 의미한다. 스튜어드는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충직한 ‘집사’라는 뜻으로, 고객의 돈을 최선을 다해 관리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현재 미국, 영국, 일본 등 전 세계 20개국이 운용하고 있다. 초안에서 재계의 경영권 침해 반발을 고려해 주주 제안을 통한 사외이사(감사) 후보 추천이나 국민연금의 의사 관철을 위한 의결권 위임장 대결, 경영참여형 펀드 위탁운용 등 직접적 경영 참여 활동은 주주권 행사 범위에서 빠졌다. 대신 정부는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위탁자산을 맡아 굴리는 자산운용사에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이는 국민연금의 주식 보유 목적이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뀔 때 생기는 문제를 감안한 조치다. 국민연금이 경영 참여를 하면 ‘5%’룰과 ‘10%’룰에 해당된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갖고 있는 기관투자자가 경영 참여를 하면 지분 1% 이상 사고팔 때 영업일 5일 이내에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또 10% 이상 지분을 가진 경영 참여 기관투자자는 단 1주의 지분을 변동해도 5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 투자 전략이 노출될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그렇지만 과거처럼 ‘주총 거수기’에 머무르진 않을 전망이다. 우선 배당 확대에 국한된 주주 활동 기준을 배당 정책 이외에 부당 지원 행위, 경영진 일가의 사익 편취 행위, 횡령, 배임, 과도한 임원 보수 한도, 지속적인 반대 의결권 행사에도 개선이 없는 경우 등 주주 가치와 기업 가치를 훼손하는 사안으로 확대한다. 이런 사안은 ‘중점관리사안’으로 정해 이사회, 경영진 면담을 통해 개선 대책을 적극 요구하고 비공개 서한을 발송한다. 최근 대한항공 경영진과 사외이사에 대해 비공개 면담을 요구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만약 이런 조치에도 문제가 이어지면 주총에서 횡령, 배임, 부당 지원 행위, 경영진 사익 편취 행위를 주도한 이사 임원이나 사외이사, 감사의 선임을 반대하는 방식으로 주주 활동을 벌인다. 위험기업은 ‘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해 블랙리스트로 올리고 공개서한을 발송한 다음 이런 사실을 모두 외부에 공표하는 방식이다. 만약 이사가 횡령, 배임 등으로 기업에 손해를 끼치면 아예 주주 대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분식회계 등 기업의 불법적 행위로 국민연금이 직접 손해를 보면 손해배상 소송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방안도 담겼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앞두고 기금운용본부 전열도 정비했다. 공단은 이날 이수철 기금운용전략실장을 공석인 기금운용본부장 직무대리에 임명하고 운용직 20명을 충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맥주세 개편되면 수입, 수제맥주 더 싸게 마신다

    맥주세 개편되면 수입, 수제맥주 더 싸게 마신다

    현재 추진중인 맥주 주세 개편안이 수입맥주의 가격을 더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맥주 과세체계 개선방안'을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하고 맥주에 붙는 세금을 현행 출고가 기준으로 산정하는 '종가세'에서 알코올 도수나 전체 양으로 매기는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개편안에 따르면 수입맥주와 수제맥주의 세금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 맥주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그동안 비싼 가격 때문에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크래프트 맥주들은 종량세 개편에 따른 가격인하 효과로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맥주업계에 따르면 관세청 품목별 국가별 수출입실적을 근거로 현재 국내 수입맥주의 주세를 살펴본 결과 그리스 맥주의 리터(ℓ)당 주세액은 6600원대·영국 1800원대·아일랜드 1300원대·일본과 프랑스 1000원대 등이다.이들 맥주는 주세 체계가 종량세로 개편되면 리터당 평균 주세가 840원~850원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최대 90%까지 세금이 낮아지는 셈이다. 실제로 기네스는 현행 종가세 체재 하에서의 주세가 리터당 1400원대 후반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일본 맥주 브랜드 '아사히'와 '기린'·'삿포로' 등은 1010원대, 프랑스의 프리미엄맥주 '크로넨버그1664'는 900원대 후반대, 덴마크의 '칼스버그'는 900원대 중반이다.그러나 종량제 체제로 가면 800원대로 낮아진다. 기네스의 경우 지금보다 40%가량 세금이 싸지는 셈이다. 특히 그동안 비싼 가격 때문에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크래프트 맥주들은 종량세 개편에 따른 가격인하 효과로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맥주 선진국에서 수입되는 유명 프리미엄 맥주들이 현재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묶음 형태로 할인 판매되고 있다"며 "종량세 개편 이후에는 더욱 높아진 가격 경쟁력을 발판으로 수입맥주의 할인판매가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른 관계자도 "종량제 개편이 수입맥주에 불리하다는 시각이 많지만, 실제로는 세금이 더 낮아질 것"이라며 "'6캔에 만원' 등 파격 할인행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진주시민, 가림막 설치하고 유료화한 진주유등축제 무료화 찬성

    축제장을 가림막으로 가리고 입장료를 받는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올해부터 무료로 환원될 전망이다. 축제 공동주최 기관인 진주시와 진주문화예술재단은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9일간 실시한 유등축제 무료화에 대한 시민 여론조사 결과 대다수 시민이 전면 무료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체 조사대상자 1538명 가운데 1249명(81.2%)은 ‘진주시민 및 외지 관광객 모두 무료화’에 찬성했다. 289명(18.8%)은 ‘진주시민만 무료화, 외지 관광객은 유료화’를 찬성했다. 이번 조사는 경상대 경영경제연구소가 시민을 대상으로 입장료 무료화 관련 내용과 발전방안 등 4개 항목에 대해 진주시 10개동 지역과 16개 읍·면 지역에서 조사했다. 축제 발전을 위해 개선하거나 바라는 점으로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확대와 교통개선, 주차난 해소 등은 꼽았다. 시와 진주문화예술재단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축제 무료화 방안 등에 대해 시의회 전체의원 간담회와 공청회 개최 등을 거쳐 이달 말 2018년 진주남강유등축제 운영방향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오는 10월 1일부터 14일까지 진주성과 남강 일원에서 열린다. 진주시는 2015년부터 축제에 대한 국·도비 지원이 줄어 들면서 축제 자립화를 위해 유료화가 불가피하다며 축제장을 외부에서 볼 수 없도록 ‘가림막’을 설치하고 입장료를 받는 무료화를 실시해 논란을 빚었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2020년까지 기업 온실가스 17억 7713만t 배출 허용

    2020년까지 기업 온실가스 17억 7713만t 배출 허용

    이달 말 국무회의 심의·확정2020년까지 국내 기업들이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권이 17억 7713만t으로 설정됐다. 국가 전체 온실배출량의 70%를 차지한다. 또 발전사를 포함한 26개 업종은 전과 다르게 할당량의 3%를 유상으로 채워야 한다. 환경부는 12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이런 내용의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2차 계획기간(2018~2020년) 할당계획안’에 대한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할당계획안은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까지 묶어 할당위원회와 녹색성장위원회를 거쳐 이달 말 국무회의 심의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는 발전사와 철강업체 등 대규모 온실가스 배출업체들의 배출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2014년부터 시행해 왔다. 2차 계획기간 배출 허용 총량은 배출권 할당 기준 시점(2014∼2016년·17억 4071만t) 대비 2.1% 늘었다. 수정 보완된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반영과 산업 부문 성장세 등에 따른 배출량 증가 전망을 감안한 것이다. 배출권을 전부 무상할당했던 1차 때와 달리 이번엔 발전사를 포함한 26개 업종에는 할당량의 97%를 무상으로, 3%를 유상으로 배정했다. 다만 국제무역과 생산비용에 미치는 영향이 큰 자동차, 조선, 철강, 반도체 등 37개 업종은 모두 무상으로 할당했다. 이번 유상 할당으로 발생하는 연간 1700억원가량의 수입은 중소기업과 유상할당 업체의 감축 설비 지원 등에 재투자된다. 또 배출 효율이 높은 설비에 더 많은 배출권을 부여하는 ‘과거 활동 자료량 기반’(BM)의 할당방식 적용 대상도 확대했다. 기존 정유·시멘트·항공 업계에 발전·집단에너지·산업단지·폐기물 업계가 추가됐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美, 223조원 中제품에 추가 10% ‘관세 폭탄’

    중국의 미국 수출금액 절반 달해 2개월 의견 수렴 뒤 공식 발효 中 “무역 패권주의 반드시 보복” 미국이 10일(현지시간) 중국을 향해 2000억 달러(약 223조원) 규모의 관세 폭탄을 예고했다. 지난 6일 미국의 ‘관세 폭탄’ 선제공격에 중국의 맞대응, 또 미국의 보복 예고가 이어지면서 국제사회가 자국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 6031개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미국의 대중 수입액 5055억 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다. 추가 관세 부과는 최종 목록 확정을 위한 2개월의 검토 기간을 거쳐 오는 9월부터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정부 고위관계자는 “다음달 20~23일로 예정된 공청회와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달 31일 이후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특히 자국의 첨단 제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중국산 희토류’에도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초강수를 뒀다. 트럼프 정부가 자국 기업들이 피해를 보더라도 관세전쟁은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 정부의 추가 관세 부과 발표에 대해 중국은 11일 맞대응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갑작스런 추가 관세에 당혹감을 보이며 즉각 보복관세 조치를 발표하지는 않았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행위는 전형적인 무역 패권주의이며 중국은 반드시 필요한 반격을 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합법적인 권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방주의와 다자주의, 보호주의와 자유무역주의, 강권과 규칙의 전쟁에서 중국은 국제사회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스튜어드십 코드’ 이달 시행

    국민연금이 이르면 이달부터 의결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시행한다. 이해가 얽혀 있는 주요 기업들은 본격적인 ‘주판알 튕기기’에 돌입했다. 10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오는 17일 세부 지침을 공개하는 공청회를 개최한 뒤 26일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도입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 오너 지배 체제가 강한 한국 시장에서 경영 투명성과 주주권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기업들은 국민연금의 지배구조상 정부 입김은 강해지는 반면 경영권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의 견해도 엇갈린다.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국민연금 등 공공성을 갖춘 대규모 투자자들이 국민경제적 입장에서 주요 기업의 경영에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신장섭 싱가포르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연금이 주요 기업의 지분을 10% 안팎으로 갖는 곳은 국민연금뿐”이라며 “개별 기업의 지분율을 5% 이내로 낮추거나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일본처럼 위탁운용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국민연금이 지속적으로 독립성, 투명성,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느냐’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 세계적으로 기관투자자가 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도 “공사 형태의 기금운용본부 독립 등 장기적으로 이해 상충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연금이 재계 반발이나 비판 여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이미 준비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청회 개최부터 기금운영위 의결까지 물리적 시간이 9일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초안에 담긴 주주권 행사 범위에 경영 참여를 제외하거나 단계적 도입으로 선회해 강도를 낮췄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경영 참여는 주주 제안이나 의결권 위임장 대결, 경영참여형 펀드 위탁운용 등의 활동으로 재벌을 견제할 수 있다. 송 선임연구위원은 “만약 경영 참여 문구가 빠졌다면 주주 제안과 같은 공식적이고 법적인 경영 참여만 제외되는 형식일 것”이라며 “법적인 경영 참여를 하면 투자 정보를 일일이 공시해야 하는 등 장기적 투자자로서 투자 전략이 드러나는 불편함이 있기에 제도가 정비되기 전까지 서신과 대화 등 비공식적인 경영 참여가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교육개혁 리포트-대한민국 중3] 4년 3개월마다 춤췄던 대입… 20년짜리 교육 비전 세워라

    [교육개혁 리포트-대한민국 중3] 4년 3개월마다 춤췄던 대입… 20년짜리 교육 비전 세워라

    ‘4년 3개월’. 한국의 대학입시 제도가 모습을 바꿔 온 주기다. 학부모나 학생들은 “체감적으로만 보면 마치 매년 대입제도가 바뀌는 것 같다”고 말한다. 초·중·고교 교과서에서 다룰 내용이나 수업 방식 등을 담은 국가교육과정도 최근 10년간 15번이나 크고 작게 뜯어고쳐졌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서어서문학)는 “교육 정책은 자주 바뀌지만 정작 시간이 지나고 보면 현실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10~20년 뒤 사회·산업 등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 토대 위에서 멈춤 없는 교육 개혁을 하지 못한 채 겉모습만 조금씩 고쳐 생색을 냈다는 얘기다. 정부는 현재 중학교 3학년(2003년생)을 대상으로 고입·대입 방식 등 새로운 교육 정책을 적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중3을 실험용 쥐로 보는가”라는 반발이 터져 나온다. 잦은 개편이 정작 아이들의 재능을 계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했음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교육 개혁을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전문가들이 진단한 국내 현실과 일본,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선진국의 사례를 토대로 답을 찾아봤다.“대통령이 아니라 장관이 바뀔 때마다 교육 정책이 흔들렸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기관인 교육과정평가원 초대 원장을 지낸 박도순 고려대 명예교수(교육학)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역대 정부들은 나름대로 중요한 교육 계획을 만들었지만 새 정권이 들어서면 앞선 정부 계획을 부정하는 게 첫 업무였으며, 교육부 장관만 바뀌어도 늘 개편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이후 교육부 장관(교육과학기술부 포함)은 평균 1년 6개월마다 바뀌었다. 그는 “교육과정을 포함해 어떤 정책이든 최소 10년은 지속돼야 예측 가능하고 힘이 실린다”고 말했다. 우리 교육사를 관찰해 온 전문가의 증언을 들어보면 박 교수의 회고와 다르지 않다. 김 교수는 “돈이나 힘이 가장 덜 들면서 국민에게 생색내기 좋은 교육 정책이 대학입시”라면서 “매 정부가 자신만의 수능 체계를 만들었던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수능은 1994학년도에 처음 실행된 뒤 모두 19번 개편됐다. 조상식 동국대 교수(교육학)는 “우리 사회는 혁신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어 개별 교과의 수업 방법론 등에 대한 최신 이론이 등장하면 정부와 친한 전문가들이 매번 이를 교과서에 담으려 한다”고 말했다. ●‘퍼즐’ 조각만 잡고 있는 국가교육회의 정권의 입맛에 따라 5년 단위로 교육 정책이 바뀌는 현실을 탈피하고자 지난해 12월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가 출범했다. 하지만 7개월 새 교육계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교육 등 다방면의 전문가가 모여 중·장기 교육 개편 방안 등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원래 계획은 사라지고 대입 정시·수시 비율 같은 작은 ‘퍼즐’만 붙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시·수시 비율 등을 공론조사에 부친 데 대해 “국민들에게 직접 묻기에는 너무 사소한 질문”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인적 구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 우선 신인령 국가교육회의 의장, 김진경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위원 다수가 진보 성향으로 구분됐다. 국민 전체를 대표한다기엔 균형에 문제가 있다. 또 교육 정책은 전체 산업지형 등의 변화상을 분석, 전망해 짜야 하는데 이 분야 전문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이런 점에서는 싱가포르 사례를 살펴볼 만하다. 신디 크후 싱가포르 교육부 계획과장은 “경제부처나 국방부 등과 협력해 디지털 경제, 의료, 도시문제 해결, 물류 등 유망 영역의 인력 수요를 예측해 교육 정책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정호진 싱가포르난양공과대학 국립교대 교수는 “예컨대 싱가포르 금융감독원에서는 개별 은행 인사부서에 연락해 기업에서 어떤 분야가 취약하고 어떤 인력이 필요한지 파악한 뒤 이를 반영해 대학 학과 등을 개설하는 식”이라고 했다.●“바꿀 수 없는 계획만 세워도 성공” 국가교육회의가 10~20년 뒤를 내다본 정책·비전을 제시할 수 있으려면 지금이라도 업무 방식이나 조직 구조를 크게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국민들이 아이 교육에 있어 어떤 가치관을 가졌는지 파악하는 게 시급하다. 교육계 한 원로는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할 주제는 정시·수시 비율 등이 아니라 우리 교육에서 다양성과 평등성 중 어느 쪽에 힘을 실어 줄 것인지, 학문 교육과 직업 교육을 두고 어떻게 판을 짤 것인지 같은 것”이라면서 “이런 가치를 우선 합의한 뒤 이를 토대로 입시 규칙 등을 짜면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중·장기 교육 방향을 세울 때 여론 수렴을 2~3개월 만에 속도전 하듯 끝내지 말고 긴 호흡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일본이 힌트를 준다. 김 교수는 “일본은 학력 위주 교육과 유토리 교육(수업 시간을 줄이는 등 아이에게 여유를 줘 창의성을 길러 주려는 방식)을 두고 1990년대 중반부터 사회적 논쟁을 계속해 왔다”면서 “이 과정에서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 수업을 통해 ‘살아가는 힘을 키워 주는 교육’을 하자고 합의해 최근 교육 개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국가교육회의와 비슷한 역할인 일본 중앙교육심의회는 교육 개혁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전 국민에게 향후 10년간 어떤 개편 작업을 할지 상세한 일정을 공개한다. 궁극적으로 어떤 교육 목표 속에서 해마다 무슨 제도가 시작되는지 알려주니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줄고 개혁에도 탄력이 붙었다. 유호선 도쿄 한국교육원장은 “일본은 네마와시(물밑작업) 문화가 있어 정책 결정 이전 각계 의견을 치밀하게 듣고 여론 조성 작업을 마친 뒤 정책을 세워 발표한다”고 말했다. 크후 과장은 “싱가포르에서도 정책 수립 전 학생과 학부모, 교육 전문가, 산업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수년간 의견을 듣지만 일단 정책이 수립되면 요식행위식 공청회는 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적 구성도 손볼 필요가 있다. 조 교수는 “미래를 대비한 교육 개혁의 핵심은 대학교육과 노동시장을 어떻게 연동시킬 것인가가 핵심인데 노동경제학자 등이 참여하지 않는 현재 국가교육회의 구성으로는 논의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 문제를 풀 실마리는 경제·복지·여성 등 교육이 아닌 다른 분야 전문가들에게서 얻을 수 있는 만큼 참여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현 정부에서 어떤 식으로든 교육 정책의 성과를 보려고 무리하기보다는 (국가교육회의 등에서) 장기 발전 방향을 세워 정권 말기에 ‘우리 이제 이런 걸 시작합니다’라고 밝히기만 해도 괜찮다”면서 “최고 전문가들이 의견 수렴 과정 등을 거쳐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버릴 수 없는 교육 비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쿄·싱가포르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美상무 “유럽차 관세폭탄·WTO탈퇴 언급은 시기상조”

    美상무 “유럽차 관세폭탄·WTO탈퇴 언급은 시기상조”

    트럼프 “WTO에 큰 불이익 받아”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에 돌입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수입자동차에 대한 관세폭탄 가능성에 대해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 부과가 실제 이뤄질지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로스 장관은 미 경제전문매체 CNBC의 ‘스쿼크 박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관세 부과는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끝내기 위한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 조치를 재차 옹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만나 미 관료들이 “조만간” 유럽연합(EU) 측과 만나 무역 분야에서 해결책을 찾겠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월 수입자동차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며 미 상무부는 외국산 자동차가 국가 안보를 저해하는지 조사 중이다. 미 상무부는 6일까지 여론을 수렴한 뒤 오는 19~20일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로스 장관은 미국의 세계무역기구(WTO) 탈퇴 가능성에 대해 “단순히 탈퇴에 관해 얘기하는 것은 약간 시기상조”라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WTO에 있어 큰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현재로선 아무것도 계획하고 있지 않으나 만약 우리를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다면 뭔가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미국과 중국이 6일부터 서로 상대 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중국이 먼저 미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실행할 전망이다. 미·중은 모두 이날 0시를 기해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지만 중국의 6일 0시가 미국보다 12시간 앞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시차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지만 미국이 제재를 시작하기도 전에 선제 ‘보복’하는 결과가 돼 나중에 논란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재정부는 “보복 조치는 베이징 시간 6일 오전 0시에 시작한다. 선수를 치는 게 아니라 전에 발표한 대로 6일부터 실시하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시작되지 않은 미국의 제재에 선제 공격하는 상황이 됐다고 아사히신문이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양승태 사법부, ‘변협 제압’ 시도한 정황 포착

    양승태 사법부, ‘변협 제압’ 시도한 정황 포착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 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변호사 단체를 압박하기 위해 검토한 정황이 드러났다. 2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당시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에는 ‘변론 연기 요청 원칙적 불허’, ‘기일 지정 시 (기일 연기 요청 등) 대리인 배려 배제’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던 걸로 알려졌다. 이는 법정에 선 변호사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사실상 ‘변호인 조력권’을 침해한 셈이다. 대법원 자체 조사단은 ‘사법행정권 남용과 거리가 멀다’며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2014~2015년 법원행정처는 “상고법원은 위헌적 발상”이라며 반대하는 대한변호사협회를 압박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사법정책실에서는 ‘변협 제압’을 위해 ‘변론 연기 요청을 원칙적으로 불허’, ‘실기한 공격·방어 방법(법정에서 뒤늦게 증거를 제출하는 변론 방법) 금지’, ‘공판 기일 지정 시 변호인의 연기 요청을 거부’ 등의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변협 주관 행사에 법관 출강 중단’, ‘(대법원장의) 변호사 대회 불참’, ‘변협 공청회·간담회 참석 및 토론·발제자 추천 요청 거절’, ‘변협 제출 법안 적극 반대’, ‘변호사 평가제 도입’, ‘대한변협 법률구조사업 예산 지원 삭감’ 등의 방안을 검토한 사실도 밝혀졌다. 특히 ‘상고법원 절대 불가’ 방침을 밝힌 하창우 전 회장이 취임한 2015년 2월 이후에는 하 전 회장 개인에 초점을 맞춘 압박 방안까지 검토됐다. 당시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에는 ‘하 회장 공약 사항 반대’뿐 아니라 ‘(하 회장) 정계 진출 포기 및 변호사 개업 포기 선언 압박’,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재직 시 재정이 안 좋아졌다는 점에 대한 해명 요구’ 등 언론 활용 방안까지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사법지원실은 하 전 회장이 대한변협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부실 변론’ 정황을 포착하기 위해 대법원 전산정보관리국을 통해 수임 내역을 확인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대법원은 자체 조사 과정에서 이런 문건을 확인하고도 당시 사법지원실장, 사법정책실장이었던 윤성원 현 광주지법원장, 한승 전주지법원장을 조사하지 않았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를 거부해 ‘사법농단’ 폭로의 실마리를 제공한 이탄희 판사 및 뒷조사를 당한 판사들을 불러 조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블랙리스트 이후의 문화정책/정원옥 중앙대 문화연구학과 강사

    [In&Out] 블랙리스트 이후의 문화정책/정원옥 중앙대 문화연구학과 강사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단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 배제 명단을 만들고 이를 실행시키는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것만이 아니라, 문화정책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근본적으로 묻고 성찰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블랙리스트가 10년 가까이 큰 동요 없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권력자의 ‘정책’을 충실히 따르는 동시에 조직의 이해를 충족시켜 온 문화 관료들과 산하 공공기관들의 자발적 복종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블랙리스트 위원회)에 이어 ‘새문화정책준비단’을 운영한 것은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가 문화정책의 개혁과 따로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과제임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지난해 7월 31일 출범한 블랙리스트 위원회는 지난 5월 8일 진상조사 결과 및 제도 개선 권고안을 발표했고, 6월 27일에는 블랙리스트 실행에 관여한 130명을 수사 의뢰 또는 징계하라는 ‘블랙리스트 방지를 위한 책임규명 권고안’을 의결했다. 위원회의 활동은 이제 종료되지만, ‘블랙리스트 이행위원회’가 발족돼 권고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압박하고 감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지난 1월 15일 활동을 시작한 ‘새문화정책준비단’은 5월 16일 ‘문화비전 2030’을 발표했다. ‘문화비전 2030’은 ‘사람이 있는 문화’를 비전으로 △개인별 자율성 보장 △공동체의 다양성 실현 △사회적 창의성 확산이라는 3대 방향을 제시했으며 문화정책에서 추진돼야 할 9대 의제를 제안했다. 이런 결과들이 한 번에 도출된 것은 당연히 아니다.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밝혀지기 훨씬 이전부터 검열을 반대하는 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가 있었고, 촛불시민혁명의 열기가 뜨거웠던 2016년 겨울부터 지난해 봄까지 블랙리스트를 규탄하고 문화정책의 혁신을 요구한 문화예술계의 무수한 토론회와 공청회가 진행됐다. 블랙리스트 위원회와 새문화정책준비단이 주최한 토론회와 공청회, 간담회 또한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머지않아 블랙리스트 백서와 ‘문화비전 2030 보고서’가 발간되고 나면 문화행정의 부끄러운 이면을 낱낱이 드러냈던 블랙리스트 이슈도 마무리될 것이다. 문제는 블랙리스트 사건의 대응을 위해 더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정도로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는데도 문화정책이 얼마나 달라졌는가에 대한 민관의 체감이 다르다는 데 있다. 문화 관료들의 권위적 태도가 달라졌다는 데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블랙리스트라는 범죄의 심각성을 받아들이는 감수성의 차이, 문화정책의 혁신 정도에서 문화 관료들과 문화예술인들이 체감하는 온도 차이는 커 보인다. 문화 관료들은 블랙리스트에 대해 사과했고, 민관 협치 창구를 마련하는 등 많은 개선을 이루어 냈다고 평가할지 모르지만 문화예술인들은 문화정책 혁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달 20일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의 기자회견은 장관의 철학 부재, 관 주도의 문화행정이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음을 날카롭게 비판한 것이었다. 블랙리스트 이후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정책의 개혁이 멀게만 보이는 것은 독일의 역사철학자인 에른스트 블로흐가 명명한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한다. 정의를 요구하는 세력과 기존 질서를 지키려 하는 세력들 사이의 갈등과 충돌 현상은 이행기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문화정책의 혁신은 이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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