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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원·안전·보건업무 공무원 8040명 이달에 충원

    치안 유지나 재난대응 업무 등을 담당하는 공무원 3970명을 포함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현장공무원 8040명이 이달 충원된다. 1894년 부패한 봉건 정치를 타파하고 외세에 맞서기 위해 일어난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이 오는 5월 11일로 지정된다. 정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해 법률안 6건 대통령령안 43건, 일반안건 4건 등을 심의·의결했다. 경찰·해경 2950명, 국공립 교원 3319명, 일반 부처 1771명 등 국가공무원 8040명을 늘리는 내용이 담긴 32개 부처 직제 개정령안이 통과됐다. 분야별로 치안유지·재난대응·먹거리안전 등 국민 안전과 건강 분야를 책임질 공무원 3970명, 교원을 비롯해 교육·문화·복지 분야 3366명, 근로감독·취업 지원 등 분야 564명, 규제혁신·신산업추진 등 경제 분야 140명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 감염 가능성이 큰 국립결핵병원 2곳 등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간호 인력 36명을 늘린다. 정부는 동학농민혁명 125주년을 맞아 운동의 역사적 가치 등을 재조명하는 차원에서 동학농민군이 1894년 정부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황토현 전투’가 벌어졌던 5월 11일을 동학농민혁명 기념일로 지정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기념일 선정을 위해 지난해 2월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북 고창군·부안군·정읍시·전주시 등 4개 지방자치단체가 추천한 기념일을 대상으로 공청회 등을 거쳤다. 전주시는 전주화약일(6월 11일), 고창군은 무장기포일(4월 25일), 부안군은 백산대회일(5월 1일)을 추천했으나 정읍시가 제안한 황토현 전승일로 최종 결정됐다. 이로써 정부 기념일은 납세자의 날(3월 3일), 식목일(4월 5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기념일(4월 13일), 4·19혁명기념일(4월 19일), 어린이날(5월 5일) 등을 포함해 총 41개로 늘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황교안 “朴 탄핵 동의 못해”… 한국당 계파갈등 재점화되나

    전대 TV토론서 “朴, 돈 수수 입증 안돼” 오세훈 “판결 통해 밝혀져…사리 안 맞아” 일각선 “막말·내부총질…역컨벤션 효과” 자유한국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황교안 후보가 처음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가장 유력한 당권 주자로 꼽히는 황 후보가 박 전 대통령 문제를 언급하며 향후 당의 계파 갈등이 재점화할지도 주목된다. 황 후보는 19일 당대표 TV토론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어쩔 수 없었나’라는 질문을 받고 ‘X표’ 팻말을 들며 “객관적인 진실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치적인 책임을 묻는다고 해서 쉽사리 탄핵 결정을 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 전 대통령이 돈 한 푼 받은 것도 입증되지 않았다”며 “과연 탄핵이 타당한 것인가 하는 이 부분에 관해서 저는 동의할 수가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황 후보는 그동안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 즉답을 피해오다 이날 처음으로 개인 입장을 나타냈다. 당권 경쟁자인 오세훈 후보는 황 후보의 발언을 비판했다. 오 후보는 “대한민국 보수층 전체가 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부인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라며 “이미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통해 탄핵에 대한 이유가 밝혀진 바 있는데 굳이 그것을 ‘그렇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했다. 황 후보의 이날 발언으로 당 안팎에서는 한국당이 ‘도로 친박(친박근혜)당’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당 관계자는 “황 후보가 판도라의 상자라고 할 수 있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언급한 만큼 그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탄핵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한국당의 2·27 전대가 막말과 내부 총질로 얼룩지며 ‘역컨벤션 효과’가 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선 과정에서 나타나는 한국당의 ‘급진 우경화’가 가장 큰 이유다. 태극기 부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김진태 후보는 지난 8일 5·18 관련 공청회를 주최했다 ‘망언 논란’을 일으켰다. 청년최고위원 후보인 김준교 후보는 지난 18일 합동연설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저딴 게 무슨 대통령인가”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했고, 이근열 후보는 5·18 망언과 관련해 “초·재선 의원이 간단한 말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황교안 “박근혜 탄핵, 동의 못 해” 오세훈 “탄핵 총리” 비판

    황교안 “박근혜 탄핵, 동의 못 해” 오세훈 “탄핵 총리” 비판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에 출마한 황교안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황 후보와 오세훈, 김진태 후보는 19일 2차 TV 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5·18 폄훼’ 논란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TV조선 주최로 70분간 진행된 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어쩔 수 없었다’는 질문에 오(O)와 엑스(X)로 답변하는 과정에서 황·김 후보는 ‘아니다’(X), 오 후보는 ‘그렇다’(O)라고 답해 입장차가 컸다. 황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돈 한 푼 받은 게 있는지 입증되지 않았다”며 “탄핵이 타당했던 것인지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형사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었기 때문에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객관적 진실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치적 책임을 물어 탄핵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자 오 후보는 “그렇다면 우리 당은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 당이 된다”며 “결국 내년 총선은 한국당이 탄핵을 인정하지 않은 것을 평가하고 심판하자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국민 밉상’ 최순실이라는 공직에 가까이 가선 안 될 사람이 정기적으로 청와대를 드나들며 (국정에) 이런저런 영향을 미쳤다”며 “한국당이 탄핵에 대한 국민의 입장을 견지해야 중도층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맞섰다. 오 후보는 황 후보를 겨냥해 ‘탄핵 총리’라고 규정하고 “원하든 원치 않든 박근혜정권과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많은 국민의 생각”이라며 “황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우리 당이 과거 행적으로 퇴행적 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황 후보는 “탄핵에 대한 저의 의견은 기본적으로 헌재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면서도 “과연 이 당에 탄핵을 놓고 ‘나는 아무 문제가 없고, 나와 관계없는 일이다’라고 말할 사람이 얼마나 되나”라고 되물으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편 ‘5·18 폄훼’ 공청회를 연 장본인이라는 지적을 받은 김 후보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극우논객 지만원씨와 거리를 두려고 애썼다. 그는 “5·18 공청회에 제가 참석한 것도 아니고, 지만원씨는 해당 사안에 대해 오래 연구하신 분”이라며 “지만원씨의 주장은 여러 의견 중 하나로, 저는 지만원 박사님과 같은 입장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5·18 모독 근절하려면… 혁명의 원천 ‘사회적 힘’을 재평가하라

    5·18 모독 근절하려면… 혁명의 원천 ‘사회적 힘’을 재평가하라

    나는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5·18 광주항쟁을 정면으로 왜곡한 지만원씨의 행동이나, 이런 식의 공청회를 개최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정치적 자질이나, 이것이 논란이 된 상황에서 ‘역사 해석의 다양성’이라는 말로 책임을 회피한 한국당 지도부의 속내에 대해서 따로 언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대신에 국회와 정부가 법률과 국가정책으로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사안인 데다 내년이면 40주년이 되는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퇴행적 행동이 대낮에 버젓이 일어나게 되는 우리 사회의 특수한 상황과 그것을 넘어서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할 필요성을 느낀다.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착하고 순수한 사람들로만 구성된 지상낙원은 없었다. 빛이 있는 만큼 그림자도 있게 마련이다. 우리가 더러 목표로 삼는 유럽에도 나치주의자들이 있고 미국에도 인종주의자들이 존재한다. 문제는 착하지도 않고 순수하지도 않은 사회적 부류의 과잉 확산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지상낙원의 정반대 편에 서게 됐다는 안타까운 사실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유독 우리 사회에서 빈발하는 역사적 퇴행성에 대해서는 별도의 해석이 필요한데 그 성격과 원인을 다음 다섯 가지 관점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는 사회구조적 해석이다. 과거의 쓰라린 교훈에도 불구하고 역사를 되돌리고 싶어 하는 퇴행적 경향은 현실에서 극단적 반공주의, 배타적 지역주의, 재벌추종주의, 배금적 황금만능주의, 이기적 부동산투기, 종교적 근본주의, 지역토호, 개발주의, 냉전주의, 부패주의, 사이비 언론집단, 성적제일주의, 정치적 모리배 등 매우 다양한 양태로 폭넓게 존재한다. 일부 영역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정치, 경제, 종교, 교육, 언론, 공직을 막론하고 사회 전반에 만연된 구조적인 현상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가 민주화되었다고 도취돼 양극화된 사회적 상황과 존재들을 간과한다면 미래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둘째는 역사적 해석이다. 우리의 근현대 200년은 고단한 역사적 과정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시대를 살아내는 것 자체가 유일한 목표가 됐다. 생존이 유일한 목표가 되면서 생존을 위한 모든 수단과 방법이 정당화됐고 물불을 가리지 않는 생존투쟁이 절대적인 진리로 자리잡게 됐다. 당연히 생존 및 생존을 위한 수단을 제외한 모든 사회적 가치들은 무의미한 것으로 간주되어 포기됐다. 결국 살아남아 생존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역사적 상황이 조성됐고 독재와 쿠데타와 정경유착과 부패를 거듭하면서 ‘천민 자본주의 공화국’으로 고착됐다. 그러므로 오늘의 대한민국은 식민지배의 정서와 분단의 토대 위에서 형성된 천민 자본주의가 민주주의와 결합한 기형적 결과물이다. 셋째는 엘리트주의적 해석이다. 고단한 역사에 대한 사회적 대응은 저항과 굴종의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통상 소수는 저항하고 다수는 굴종한다. 이때 저항하는 소수가 굴종하는 다수를 포용하는 정도에 따라 역사의 진로가 결정된다. 소수가 다수를 포용하기 위해서는 모범의 창출이 필요하다. 민족사 전개 과정에서 모범이 얼마나 위대한 힘을 발휘하는지는 미국의 워싱턴, 남미의 볼리바르, 터키의 케말 파샤, 유고의 티토, 베트남의 호찌민, 중국의 마오쩌둥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애굽에서 모세나 켈트족에서 아서왕의 역할도 마찬가지였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구슬로 존재하는 사람들을 보배로 단결시키는 모범의 창출이 필요한데 근현대 200년의 과정에서 저항의 지도자들은 유효한 국민적 모범을 창출하지 못했다. 넷째는 성찰적 해석이다. 우리 역사에서도 개선의 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유감스럽게도 기회를 놓쳤다. 해방이 분단과 전쟁으로 역행하는 상황에서 해방정국의 지도자들이 분단을 막고 친일파를 처단해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는 일에 민족적 역량을 결집하기보다는 권력투쟁에 매몰돼 친일파와 결탁해 외려 분단을 조장했다. 다시 1960년 4월 혁명에서는 정권을 장악한 민주당의 분열로 혁명에서 표출된 국민적 여망은 좌절됐고, 이런 경험은 10·26과 6월 항쟁에서도 거듭 되풀이됐다. 민주화의 중대한 과도기에 군부와 야합해 몰락 직전의 군부독재세력에 면죄부를 발급하고 민주화의 방향을 틀어버린 ‘3당 합당’은 실패의 극단이다. 그 결과 우리는 친일파 청산에 실패한 후 다시 군부독재 청산에 실패함으로써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역사청산을 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했다. 다섯째, 분단 기원론이다. 적어도 해방 이후에는 이 모든 상황의 중심에 분단이 존재한다. 분단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아니지만 기왕에 존재하던 문제들을 포함한 모든 상황을 악화시켜 사회적 극단주의를 창출한 원천적 주범이다. 분단은 또한 전쟁과 남북대결로 확장되면서 극단주의를 유지 재생산하는 자양분이 됐다. 분단의 입장에서 분단을 위해서라면 참혹한 전쟁도 마다할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분단이 부과한 해악과 고통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모든 통일은 좋은가? 그렇다. 통일 이상의 지상명령은 없다”고 말한 장준하의 발언이 가진 현재적 의미를 다시금 헤아려 보아야 할 것이다. 이 다섯 가지 해석에는 크고 작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해석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고 모든 역사적 해석은 당대의 실천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증명되는 것이므로 결국 누가 책임질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물론 당연하게도 대통령과 정권이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려가 없이는 불완전하다. 민주화가 국가의 민주화와 사회의 민주화를 병행하는 이중 민주화의 과정으로 진행돼야 하는 것처럼 분단을 극복하고, 사회적 극단주의를 해결하면서,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사회적 역할이 병행돼야 한다. 일찍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화”로 표현했던 불발된 명제를 다시금 화두로 제기하는 이유는 우리 역사에서 사회가 차지하는 위상 때문이다. 해방 전의 의병운동이나 독립운동은 말할 것도 없고 해방 후의 변화 역시 예외 없이 사회적 힘에 의해 시작됐다. 4월 혁명과 6월 항쟁은 물론 최근의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힘은 변화의 유일한 원천이자 동력이었다. 사회적 힘이 혁명을 가능하게 했고 그 혁명은 태풍처럼 홍수처럼 일어났다. 그러나 태풍을 구성하는 모든 바람이 한 방향으로 질서정연하게 부는 것이 아닌 것처럼 홍수를 만들어낸 모든 물줄기가 오와 열을 갖추어 흘러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우리 혁명 또한 크게 일어나 여러 갈래로 움직이면서 빠르게 소멸됐다. 결국 사회적 힘은 혁명의 원천이되 스스로 권력으로 승화되지 못했다. 혁명은 사회가 시작했지만, 권력은 정당의 몫이었다. 혁명은 태풍처럼 기존 권력을 붕괴시켰지만 힘의 분산으로 소진됐고, 권력의 공백은 정당이 장악했지만 이미 태풍은 아니었다. 태풍의 소진으로 정당에 대한 강제력은 상실됐고 혁명의 보조세력일 수밖에 없는 정당은 집권과 동시에 혁명의 대의에서 이탈했다. 이 과정을 반복한 것이 한국 민주화의 특징이자 본질적인 한계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혁명의 원천인 사회적 힘이 재평가돼야 한다.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미래에도 반드시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단언컨대 대한민국에서 미래를 전망하는 작업은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실천됐던 사회적 힘에 대한 창조적 재해석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될 것이다. 사회가 해야 할 일이지만 정권도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이다. 상지대 총장
  • 평화당 최경환 의원, 서울중앙지법에 ‘지만원 구속’ 탄원서 제출

    평화당 최경환 의원, 서울중앙지법에 ‘지만원 구속’ 탄원서 제출

    민주평화당 5·18 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5·18 특위)가 최근 5·18 관련 발언으로 논란이 된 극우 인사 지만원(77)씨를 구속해야 한다며 지씨 사건을 맡고 있는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최경환 민주평화당 의원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방문해 지씨의 기존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형사11단독 재판부에 이 같은 내용의 탄원서를 냈다. 지씨는 2016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는 등 총 4차례 기소돼 현재까지 서울중앙지법에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촬영된 사진에 등장하는 광주시민들을 ‘광수(5·18 때 광주에서 활동한 북한 특수군)’라고 지칭해 비방한 혐의 등이다. 최 의원은 “그간 여러 차례 사법부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지씨가 서울 시내를 활개하면서 망언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 특수군을 광주로 내려보냈다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2013년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유죄가 확정되기도 했다. 5·18 특위는 이날 제출한 탄원서를 통해 “지씨는 사법부의 유죄판결이 내려진 것과 동일한 행위를 반복하면서 재범을 일삼고 있다”면서 “법원에 계속된 4건의 재판에서 쟁점의 진위 여부를 불분명하게 함으로써 증거를 인멸하고자 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5·18 특위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가치와 확립된 역사를 훼손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드시 (지씨의) 인신의 자유를 박탈하는 엄중한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지씨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 참석해 “5·18은 북한 특수군 600명이 주도한 게릴라전이었다”, “이른바 ‘광주의 영웅’들은 북한군에 부화뇌동 부역한 부나비, 무개념 아이들과 무고한 피해자들”이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는 공청회를 개최한 김순례·김진태·이종명 의원들 중 이 의원에 대해서만 제명안을 의결했고, 여야 4당은 지난 12일 해당 의원 3명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주말 금남로 모인 3000여명 “더이상 5·18 왜곡·폄훼 말아야”

    발포 거부 故안병하 치안감 아들 등 참석 지만원 구속·김진태 등 3인방 퇴출 요구 ‘5·18 공청회 망언’을 규탄하는 광주 범시민궐기대회가 지난 16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 거리에서 열렸다. ‘자유한국당 3인 망언의원 퇴출과 5·18 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을 위한 광주범시민운동본부’가 주최한 이날 궐기대회에는 이용섭 광주시장과 광주·전남을 지역구로 둔 여야 국회의원을 비롯해 5월 단체, 시민사회단체, 광주시민 등 3000여명(주최 측 추산 1만명)이 모였다. 5월 항쟁 당시 발포 명령을 거부한 고 안병하 치안감의 아들 호제씨와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존 인물 김사복씨의 아들 승필씨도 궐기대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날 집회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시작해 5·18 왜곡에 앞장서 온 지만원씨 구속과 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 퇴출 등을 요구하는 발언과 문화행사로 진행됐다. 이 시장은 대회사에서 “80년 총칼의 학살이 망언의 학살로 이어지고 있다”며 “광주시민 모두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가지고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이어 “더이상 5·18을 왜곡·폄훼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책임을 묻고 역사왜곡처벌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정치권이 행동으로 보여 달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 민주평화당 장병완 의원 등도 단상에 나와 규탄 발언을 이어 갔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5월 단체 관계자들은 시민들에게 주먹밥을 나눠 주며 5월 항쟁 당시의 모습을 재연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한국당 망언 국회의원 3명과 지씨의 사진이 담긴 대형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 행사를 연 데 이어 5·18 민주광장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광주 세무서까지 왕복 2㎞ 구간을 행진했다. 앞서 극우단체 회원 50여명은 범시민궐기대회가 열리기 3시간 전인 오후 1시쯤 금남로 4가에서 5·18 유공자 명단공개를 요구하는 집회와 행진을 열었다.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시위대를 에워쌌지만 5월 단체와 시민들은 무대응으로 일관해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민운동본부는 오는 23일 서울 광화문 광장 또는 국회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한국당 5·18 망언이 불러낸 ‘김영삼(YS) 계승의 자격’ 논란

    자유한국당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의 5·18 민주화 운동 모독 망언이 2015년 서거한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16일 정치권으로 다시 불러냈다. 지난 8일 문제의 공청회 이후 연일 날 선 비판을 이어간 정치권은 한국당 회의실 벽에 걸린 김 전 대통령의 사진을 문제 삼았다. 더불어민주당 등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한국당이 세 의원에게 꼼수 징계를 내린 것을 강하게 비판하며 김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 사진 논란에 불을 댕긴 것은 YS의 차남이자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를 맡은 김현철씨다. 김씨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당 전당대회가 수구적인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확인되면 아버님 사진은 그곳에서 내려주기 바란다”고 했다. 지난 8일 문제의 공청회를 주최한 후 한국당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씨는 “그런 수구반동적인 집단 속에 개혁 보수의 상징인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는 자체가 어울릴 수 없는 빙탄지간(氷炭之間·얼음과 숯처럼 서로 어울릴 수 없는 사이)”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지난 13일에도 “아버님은 문민정부 당시 5·18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부가 문민정부라고 규정하고 특별법을 만들어 전두환을 위시한 신군부세력을 단죄했다”며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83년 5·18일을 기념하기 위해 23일간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기도 했다”고 적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도 15일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5·18 민주화 운동을 왜곡 날조하고, 그 유공자들을 모욕하고 있는 당 일각의 망동 주의자들에게 판(전당대회)을 깔아주고 있는 한국당은 차라리 김 전 대통령의 사진을 당사에서 떼라”며 “그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비판했다.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에서는 5·18의 부정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과 마찬가지라는 게 공통 인식이다. 1980년 5월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3년간 불법 가택연금을 당한 김 전 대통령이 당시 자신의 사저를 둘러싼 전경들을 향해 “나를 감금할 수는 있어, 힘으로 이런 식으로 할 수는 있어. 그러나 내가 가려고 하는 민주주의의 길은 말이야, 내 양심을, 마음을 전두환이가 뺏지는 못해!”라고 외친 장면은 한국 민주화 투쟁 역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 후 1993년 5·18 특별담화를 통한 광주민주화운동 명예회복을 선언했다. 1995년 5·18 특별법 제정을 지시했고, 1997년 대법원 판결로 전두환씨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김 전 대통령은 2010년 8월 15일 이명박 전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을 방문했을 때 전씨가 함께 초대되자 “전두환이는 왜 불렀노, 대통령도 아니데이. 죽어도 국립묘지도 못 간다”라고 면박을 준 적도 있다. 한국당이 세 의원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표하지 못할 때 YS와 정치를 함께한 김무성 한국당 의원, 무소속 서청원 의원 등 상도동계가 가장 먼저 나선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지난 11일 두 의원은 각각 입장문을 내고 5·18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0일 “한국당 회의실 벽에는 ‘건국’ 이승만, ‘근대화’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며 “한국당은 다양한 의견이 제기될 수 있는 정당이지만, 기본적으로는 5·18에 관한 문민정부의 역사적 결단을 존중하고 계승할 책무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14일 한국당 윤리위가 이종명 의원만 제명하고, 전당대회에 출마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의 징계는 전당대회 뒤로 미루면서 한국당이 김 전 대통령과 문민정부를 계승한 정당이 맞느냐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소병훈, 소속 비서의 국회 분신 ‘통구이’ 비하 공식 사과

    의원실 소속 비서가 국회 본청 앞 잔디광장에서 분신을 시도한 60대 남성을 두고 ‘통구이’라고 비하해 논란이 된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공식으로 사과했다. 소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제 의원실 소속 비서가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친구들과 대화 중 부적절한 용어사용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며 “분명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소 의원은 “해당비서는 자신의 잘못을 깊게 뉘우치고 내용이 알려진 즉시 사의를 표해 오늘 아침 국회사무처에서 사직처리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 의원실 한 사람의 비서가 사고당사자와 국민들의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드린 데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올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저와 저의 보좌진 모두가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소 의원실의 7급 비서 A씨는 지난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국회 본청 앞에 화상을 입고 쓰러진 60대 남성의 사진을 ‘쥐불놀이’라는 해쉬태그(#) 등과 함께 올렸다. 또 지인들이 댓글을 달자 “통구이됐어ㅋㅋ”, “통구이됐음” 이라는 댓글을 달았다가 게시물을 지운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장능인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지난 5·18 공청회 관련해서 공청회 장소를 제공한 한국당 소속 의원도 제명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런 논리면 문제가 된 게시글을 올린 비서에게 공직을 부여한 민주당 소병훈 의원도 사실 관계 확인 후 제명돼야 마땅하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서울 택시 기본요금 인상에 경기도도 ‘3800원’ 검토

    서울 택시 기본요금 인상에 경기도도 ‘3800원’ 검토

    서울시 택시 기본요금이 16일부터 3800원으로 올라감에 따라 조만간 경기도 택시요금도 인상될 전망이다. 경기도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늦어도 4월 초에는 새로운 택시 기본요금이 적용될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도는 지난달 수원 교통연수원에서 ‘택시요금 조정 용역’ 결과를 토대로 기본요금 인상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의견청취를 했다. 택시 기본요금은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인상 폭을 결정한다. 앞서 택시요금 조정 용역에서는 기본요금을 3500원, 3800원, 4000원 등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택시 평균 운행 거리 4.6㎞를 기준으로 했을 때 14.29%의 인상 요인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서울시에서 3800원을 선택한 만큼 경기도도 3가지 방안 중 3800원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수도권은 소비자 혼란을 막기 위해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등 3개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현재까지 같은 기본요금 체계를 유지해 왔다. 서울시는 이미 3800원 인상을 확정하고 오는 16일 오전 4시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오전 0∼4시에 적용하는 심야 기본요금은 기존 3600원에서 4600원으로 1000원 인상했다. 인천시는 3300원, 3500원, 3700원, 4000원 등 4가지 택시 기본요금 인상안 중 37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10월부터 적용된 현재 경기도의 택시 기본요금은 3000원으로 2㎞를 달리 뒤 144m 또는 35초마다 100원씩 요금이 추가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진태 데리고 나가 달라” 일침 날린 한국당 최고위원 후보

    “김진태 데리고 나가 달라” 일침 날린 한국당 최고위원 후보

    오는 2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 자유한국당 첫 합동연설회에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조대원 후보가 김진태 당 대표 후보를 응원하는 지지자들과 일부 당원들을 향해 “김진태를 데리고 당을 나가 달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진태 의원의 지지자들은 일찌감치 체육관을 찾아 무대 앞 쪽에 자리를 잡고, 김 의원을 향해 쉴새 없이 ‘김진태’를 연호했다. 당 대표 후보로 나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 의원의 정견발표가 끝나고 최고위원 후보들의 정견발표가 이어졌다. 조 후보는 작심한 듯 “참으로 답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운을 뗐다. 조 후보는 “뉴스를 보니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당 지지율은 2%p 올라가고 우리 당 지지율은 3.2%p 빠졌다. 누구 때문에 그런 것인가”라면서 “여러분들이 김진태, 김진태 외칠 때 저는 속으로 뭐라고 생각했는 줄 아느냐. ‘그래. 김진태 데리고 좀 우리 당을 나가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김진태, 김진태’ 외치는데 우리가 무슨 대한애국당인가. 여러분들은 우리 당을 살리는 게 아니라 우리 당을 망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김 의원 지지자들과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하지만 다른 당 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은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 환호와 야유가 뒤섞인 모습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같은 당의 이종명 의원과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라는 이름의 공청회를 공동 개최했다. 하지만 이 공청회에서 이종명 의원이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매도하고, 같은 당의 김순례 의원이 5·18 유공자들을 괴물집단으로 폄훼해 논란이 됐다. 논란이 커지자 자유한국당은 지난 14일 이종명 의원을 제명했다. 반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진태 의원과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는 유예했다. 앞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1~13일 전국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같은 날 공개됐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5%p다. 이번 조사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3.2%p 떨어진 25.7%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특히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울산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크게 떨어졌다. 또 60대 이상과 20대, 학생과 노동직 유권자들 사이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현철 “한국당, 아버지 사진 내려주길”…‘5·18 망언’ 비판

    김현철 “한국당, 아버지 사진 내려주길”…‘5·18 망언’ 비판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5·18 민주화운동은 ‘폭동’이었다고, 5·18 유공자들은 ‘괴물 집단’이라고 망언하자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씨가 “그런 수구·반동적인 집단 속에 아버지 사진이 걸려있다는 자체가 도저히 어울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재 자유한국당 당사에는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진 액자가 걸려 있다. 김씨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작금의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보면 박근혜 정권의 탄핵을 통해 처절한 반성과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도 시원찮을 판에 다시 과거 군사독재의 향수를 잊지 못해 회귀하려는 불순한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감지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수구·반동적인 집단 속에 개혁보수의 상징인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이 그곳에 걸려있다는 자체가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빙탄지간”이라고 비판했다. ‘빙탄지간’은 얼음과 숯의 사이라는 뜻으로, 서로 맞지 않아 화합하지 못하는 관계를 이르는 말이다. 김씨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과거 수구적인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확인되면 반드시 아버님의 사진은 그곳에서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앞서 지난 8일 자유한국당의 김진태·이종명 의원 공동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이종명 의원은 “5·18 사태가 발생하고 나서 5·18 폭동이라고 했는데, 시간이 흘러 민주화 운동으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이 공청회에 참석한 같은 당의 김순례 의원은 “저희가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내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을 비판하는 여론이 커지자 자유한국당은 전날 이종명 의원을 제명했다. 반면 오는 27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때 실시되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진태 의원과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는 유예했다. 지난 13일에도 김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망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씨는 “아버지는 문민정부 당시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부가 문민정부라고 규정하고 특별법을 만들어 전두환을 위시한 신군부세력을 단죄했다”면서 “1983년 아버지가 상도동에 전두환의 신군부에 의해 3년째 연금당할 때 5월 18일을 기해 23일 간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통해 5.18을 기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영삼 정부로부터 보수의 정통성을 찾겠다는 자유한국당이 5·18을 부정하고 매도하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인 셈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10주기 추모도 낮게…약자의 손잡던 바보가 그립습니다

    10주기 추모도 낮게…약자의 손잡던 바보가 그립습니다

    노동 인권·민주화 등 현대사 질곡 관통 ‘세상 속 교회’ 기치로 민주적 가치 실현 분열된 사회, 자비·사랑으로 포용 실천 선종 후 ‘바보 정신’ 재단 통해 유지 이어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둘러싼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발언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여야 4당이 문제 발언을 한 의원 제명을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역사전쟁으로까지 치닫는 분위기다. 그 와중에 5·18 민주화운동 유족들과 광주 시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정치적 입장을 앞세운 발언이라지만 민주화운동 폄훼와 왜곡은 많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 5·18 민주화운동을 놓고 김수환 추기경은 이런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에는 무슨 보복이나 원수를 갚는다는 차원이 아니라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섭니다. 책임자는 분명히 나타나야 하고 법에 의해 공정한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어디 5·18 민주화운동뿐인가. 김 추기경은 생전 약자 편에 선 채 불의에 강하게 맞선 쓴소리와 행동을 주저하지 않았다. “위정자도, 국민도, 여당도, 야당도, 부모도, 교사도, 종교인도 모두 이 한 젊은이의 참혹한 죽음 앞에서 무릎을 꿇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1987년 1월 26일 박종철군 추모 및 고문 추방을 위한 미사 강론 중 일부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일들이 생길 때마다 많은 이들은 김 추기경을 떠올린다. ‘김 추기경이 계셨다면 무슨 말씀을 하실까.’ 16일은 김 추기경이 선종한 지 10주기가 되는 날. 그날을 중심으로 추기경의 사랑과 배려 정신을 되새겨 실천으로 옮기자는 행사들이 이어질 전망이다. 추모 미사(16일 오후 2시 명동성당), 추모 사진전(23일까지 명동성당 지하 1898광장), 유품 전시회(16일~6월 20일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기념 음악회(18일 오후 8시 명동성당), ‘내 기억 속의 김수환 추기경’ 토크콘서트(17일 오후 5시 명동대성당 꼬스트홀)…. 그런데 이어지는 그 추모의 몸짓들이 요란하지 않다. 천주교의 최대 지도자, 시대의 사표, 민족의 양심…. 그 막중한 수식어들만 보더라도 성대한 행사가 있을 법한데 영 딴판이다. 그 조용하고 잔잔한 추모 열기를 놓고 천주교 서울대교구 신부들은 귀띔한다. “일회성 행사가 아닙니다. 그분의 가르침을 본받아 우리 삶 안에서 하루하루 살아 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그분의 가르침’은 무엇일까. 김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을 맡은 30여년간 서울대교구는 48개 본당 신자 14만여명에서 197개 본당 신자 121만여명으로 무려 8배 넘게 교세가 불어났다. 그 종교적 위업에서 비롯된 존경과 추모만일까. 김 추기경의 어록을 다시 뒤져 보았다. “교회가 모든 것을 바쳐서 사회에 봉사하는 ‘세상 속 교회’가 되어야 한다”(1968년 서울대교구장 취임 미사), “항상 가난한 사람들 속에 들어가 살고 싶은 열망을 갖고 살았지만 그러지 못해 답답했다. 추기경이란 직책 때문이 아니라 용기가 없어서 그러지 못했다.”(1998년 서울대교구장 퇴임 소견)김 추기경은 그랬다. 인류 구원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는 가난하고 고통받는 약자들 편에 기꺼이 서야 한다고 믿었다. 단순히 종교지도자에 머물지 않고 현대 시민사회의 민주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섰으며 각 개인의 양심을 일깨워 주고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그 인권과 노동, 생명 사랑의 족적은 너무 혁혁하다. 경제성장이 지상의 과제였던 1960, 1970년대 추기경은 산업화 과정에서 희생된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쏟았다. 1967년 5월 강화도 심도직물의 노조원 해고 사태 당시 김 추기경의 건의에 따라 주교회의는 사회 정의와 노동자 권익 옹호를 위한 교단 공동 성명서을 발표했다. 이 사건은 김 추기경이 처음으로 대사회 메시지를 던진 사건이다. 이것 말고도 유사한 노동 탄압 사건이 있을 때마다 추기경은 노동자 인권을 지키는 데 앞장섰다. ‘교회가 가난한 사람에게 더 적극적인 사목을 펼쳐야 한다.’ 서울 상계동 철거 사태 등 정부 주도의 반강제적 철거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빈민으로 전락하던 무렵 추기경은 스스로 빈민들의 삶의 현장을 수시로 방문했다. 직접 도시 빈민 문제 해결을 위한 공청회에 참가해 당시 정부의 정책이 빈민을 양산하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1987년 4월 28일 도시빈민사목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지금의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는 바로 그 추기경의 의지를 담아 탄생한 단체다. 그렇게 현대 한국 천주교회를 이끈 주역이었지만 그는 교회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유신독재,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외면하지 않고 한가운데서 뚫고 나갔다. 1987년 6월 13일 밤 경찰력 투입을 통보하러 명당성당에 들어온 경찰 고위 관계자에게 던진 말은 아직도 쩌렁쩌렁하다. “경찰이 성당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나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다음 시한부 농성 중인 신부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당신들이 연행하려는 학생들은 수녀들 뒤에 있습니다. 학생들을 체포하려거든 나를 밟고 그다음 신부와 수녀들을 밟고 지나가십시오.”그런가 하면 1971년 12월 24일 전국에 TV로 생중계된 성탄 자정 미사에선 이렇게 소리쳤다. “비상 대권을 대통령에게 주는 것이 나라를 위해서 유익한 일입니까.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한테 막강한 권력이 가 있는데, 이런 법을 또 만들면 오히려 국민과의 일치를 깨고 그렇게 되면 국가안보에 위협을 주고 평화에 해를 줄 것입니다.” 또 1972년 10월 유신 개헌 소식을 로마에서 접하곤 큰소리로 외쳤다. “10월 유신 같은 초헌법적 철권통치는 우리나라를 큰 불행에 빠뜨릴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그랬던 추기경은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의 장례식장에서 이런 기도를 남겼다. “이제 대통령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주님 앞에서 박정희를 불쌍히 여기소서.”스스로를 ‘바보’라 부르면서 ‘밥이 되고 싶다’고 외쳤던 김 추기경의 아호는 옹기다. “옹기는 먹는 것도 담지만 더러운 것도 담는다. 우리 자신도 여러 가지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웃었던 추기경의 유지와 정신을 이은 사랑과 봉사의 물결은 추기경 선종 이후 도도히 흐르고 있다. 박신언 몬시뇰이 설립을 건의해 김 추기경이 사재를 털어 2002년 설립된 옹기장학회와 김 추기경의 바보 정신을 이어받아 2010년 설립된 (재)바보의나눔은 대표적인 단체들이다. 갈라지고 분열된 세상을 사랑과 자비로 포용하려는 김 추기경의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옹기장학회는 통일 이후 북녘 동포들에게 복음을 전할 사제 양성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현재 북한과 중국은 물론 아시아 선교에 뜻을 둔 신학생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해 놓고 있다. (재)바보의나눔은 종교와 지역, 계층을 초월해 국내외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지원한다. 형편이 어려운 아동과 청소년 돌봄이 필요한 노인, 편견에 휘청이는 장애인과 다문화가정 등을 돕고 있다. ‘웃음과 유머를 잃지 않는 한편 신자와 국민을 위해 눈물 흘리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지도자.’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김 추기경이다. 물신주의 팽배와 경쟁 심화, 고통을 호소하는 가난한 사람들…. 그 어두운 모습 탓에 김 추기경이 더 그리워지는 게 아닐까.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김 추기경의 마지막 유언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5·18 망언’ 고소·고발 확산… 법정서 결판 난다

    ‘5·18 망언’ 고소·고발 확산… 법정서 결판 난다

    여야 4당 청년위, 3인 사퇴 요구 규탄대회 “화려한 심판”… 한국당 비판 첫 한목소리 국회 윤리특위 간사단 18일 징계 첫 논의5·18 광주민주화운동 망언 논란이 결국 고소·고발전으로 확산되면서 논란의 결말이 법정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여론전 수위를 끌어올리며 망언 당사자인 한국당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에 대한 의원직 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간사단은 18일 만나 망언 3인 징계안 등 처리 일정을 처음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5·18 국가유공자이기도 한 더불어민주당 설훈,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은 14일 서울중앙지검에 망언 3인과 논란의 발단이 된 지난 8일 공청회의 주요 인물인 지만원씨 등 4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설 의원은 “5·18 국가유공자의 한 사람으로서 반드시 응징해 다시는 5·18 정신을 훼손하는 이런 짓을 못하게 하는 사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도 “사법 당국이 신속히 재판을 해서 사법 정의와 역사 정의를 세워 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의당과 5·18 시민군인 곽희성씨 등이 지난 11일 망언 3인과 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됐다. 또 시민단체 ‘오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망언 3인과 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는 등 각계각층의 망언에 대한 고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별도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 청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망언 3인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규탄 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5·18 민주화운동 진압 작전명 ‘화려한 휴가’를 빗대 “전국 청년을 결집해 한국당의 망언에 대해 ‘화려한 심판’을 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4당 청년위가 한데 모여 한국당 규탄 목소리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망언 3인에 대한 의원직 제명을 실제 가능하게 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2가 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한국당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비판 여론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그 때문에 민주당 등은 연일 공식 회의장에서 의원직 제명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공당이라면 마땅히 5·18의 역사를 왜곡·날조하고 국민을 분노하게 한 망언 3인방을 퇴출시키고 국회 차원의 제명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평화당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추진 때의 경험을 빗대며 “양심적인 한국당 의원을 설득, 포섭해 국회 대청소를 해 버리면 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망언 3인 의원직 제명을 위해 필요한 의결 정족수에서) 15명이 부족한데 안전하게 20표는 확보하고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한국당 ‘5·18 망언’ 이종명 ‘제명’ 징계…김진태·김순례는 징계 유예

    한국당 ‘5·18 망언’ 이종명 ‘제명’ 징계…김진태·김순례는 징계 유예

    자유한국당이 ‘5·18 망언’으로 논란을 불러온 의원 3명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한국당은 14일 오전 당 중앙윤리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의결했다. 한국당은 이종명 의원에 대해 제명 조치를 하고,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서는 징계를 유예하기로 했다.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2·27 전당대회에서 김진태 의원은 당 대표로, 김순례 의원은 최고위원으로 각각 출마한 상황이다. 징계가 유예됨에 따라 김진태, 김순례 의원은 후보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의 경우 징계를 유예하도록 한 당헌·당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종명 의원에 내려진 ‘제명’ 징계는 한국당으로부터 제명, 즉 사실상 ‘출당’ 조치다. 여야 4당이 추진 중인 ‘의원직 제명’과는 다른 것으로, 당 차원의 ‘제명’에도 국회법에 따라 의원직 유지 여부는 국회 사무처의 해석에 따르게 된다. 지난 8일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공동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육군 대령 출신의 비례대표 의원인 이종명 의원은 “처음엔 폭동이라고 했는데 시간이 흘러 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면서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변질된 게 아니라 정치적·이념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폭동이 민주화운동이 됐다”고 말했다. 이종명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자유한국당 몫 조사위원으로 지만원씨를 추천한 당사자다. 공청회에 참석한 김순례 의원은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은 공청회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영상 메시지를 보내 “5·18 문제만큼은 우파가 결코 물러서면 안 된다. 힘을 모아 투쟁해나가자”고 촉구했다. 또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고 북한군 개입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5·18 망언’ 후폭풍…자유한국당 지지율 TK·PK에서도 하락

    ‘5·18 망언’ 후폭풍…자유한국당 지지율 TK·PK에서도 하락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매도하고 5·18 유공자들을 깎아내린 자유한국당 국회 공청회가 열린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전주보다 하락한 것으로 14일 나타났다. 같은 날 자유한국당 윤리심사위원회는 5·18을 모독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의 징계는 유예하고 이종명 의원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1~13일 전국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공개됐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5%p다. 이번 조사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3.2%p 떨어진 25.7%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특히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울산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크게 떨어졌다. 또 60대 이상과 20대, 학생과 노동직 유권자들 사이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전주보다 각각 2.0%p, 0.3%p 상승해 차례로 40.9%, 6.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바른미래당은 지지율이 1.2%p 내려 5.6%로 집계됐고, 민주평화당은 0.4%p 떨어진 2.5%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 8일 자유한국당의 김진태·이종명 의원 공동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이종명 의원은 “5·18 사태가 발생하고 나서 5·18 폭동이라고 했는데, 시간이 흘러 민주화 운동으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이 공청회에 참석한 같은 당의 김순례 의원은 “저희가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내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공청회가 국회에서 열리고 일부 의원들이 문제의 발언을 쏟아내자 자유한국당 안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장제원 의원은 “전당대회 국면과 당 지지율 상승이 맞물려 당내 일각에서 급진 우경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5.18 민주화 운동과 6.10 항쟁, 6.29 항복선언으로 이어진 민주화 대장정은 우리 국민들의 눈물과 희생으로 이룩한 민주화의 과정이자 역사다. 이를 부정한다면 우리는 대중정당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무성 의원도 “이번 발언은 자유한국당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전혀 부합하지 않으며 역사의 진실을 외면한 억지주장”이라면서 “국민을 분열시키고 역사의 가슴 아픈 비극에 더 큰 상처를 내는 언행은 정치인이라면 절대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지난 12일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세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 결론을 전날 내리지 못하고 이날 다시 논의했다. 그 결과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는 유예하고 이종명 의원은 제명하기로 했다. 이번 일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5·18 왜곡 처벌법’과 관련해 국민 절반 이상은 찬성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를 받아 전국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결과를 전날 공개했는데, 5·18 왜곡 처벌법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5.0%였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34.7%, 모름·무응답은 10.3%였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대략 난감한 이 국면…/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대략 난감한 이 국면…/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난감하다. 무력감을 절감한다. 체육계 언저리에서 10여년을 지냈는데 선수촌에서 10대 소녀가 코치에게 성폭력을 당했는데도 까마득히 몰랐다. 늘 몇 대 때리고 맞고, 입에 못 담을 말로 아이들을 상처 내고, 지도자란 사람이 학부모 지갑을 자기 것인 양 털어낸다는 얘기도 적지 않게 들었다. 기자 역시 그나물에 그밥이었던 모양이다. 일전에 좌담에 참석한 S는 기자를 곁눈질하며 “대한체육회 출입기자 가운데 누구 하나 제대로 된 얘기 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 메달 따면 그쯤 허물들은 벗겨지고 씻겨질 줄 알았던 모양이다. 그렇게 전쟁 후 66년을 버텨 온 대한민국 체육이 대한체육회 100주년을 앞두고 발가벗겨졌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대승적 차원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겠다는 이가 없다. 책임지는 게 싫다면 체육계 새 디자인을 짜기 위해 자리를 빼달라고 표현을 조금 바꾸면 될까 싶기도 한데 ‘그런 말 해봤자’란 체념이 갈수록 공고해진다. 취재 현장에서 희로애락을 나눈 동료 K와의 전날 술자리에서도 그런 무력감이 공유됐다. 마땅히 책임져야 할 사람이 혁신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물러나라는 주장에 “애들 장난하냐”고 힐난하는데도 아무 일 없다는 듯 넘어가는 이 상황이 뜨악하면서도 낯익어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체육회 노동조합의 성명대로 사태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책임의 일단을 나눠 갖는 청와대나 정부도 갈피를 제대로 잡는 노력을 체념한 것처럼 보인다. 지난달 만난 문화체육관광부 간부는 “선출직 회장님 내쫓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누누이 강조했던 터다. 처음엔 함구하는 듯하던 이가 요즘은 할 말을 다 한다. 힘 있는 곳을 다녀온 뒤 그런다는 소문도 있다. 그러니 누구 하나 잘못됐다고 꾸짖는 이가 없다. 체육기자 J는 정부가 공연히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 카드를 일찍 내밀어 일을 그르쳤다고 지적했다. 체육회 수장이나 노조나 두 모자를 쓰고 다니다 불리하면 다른 모자를 꺼내 쓰는 데 너무 익숙해졌다. 50년이 넘었다. 물론 두 조직으로 나뉘었을 때 폐단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합쳐졌다. 하지만 수장이 원점에서의 혁신을 얘기하는 마당에 논의조차 못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최근 출범한 스포츠혁신위원회 앞에 여러 과제가 주어지고 있지만 이 이슈에 대해 진지한 토론이 있었으면 한다. 체육회나 체육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열어서라도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음은 물론이다. 체육계는 내부적으로 혁신의 과제를 이루면서 외부적으로는 내년 도쿄올림픽 준비, 2032년 남북 공동 올림픽 개최 추진으로 혁신 논의의 구심력이 흩트러질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가뜩이나 정부 책임자들도 기자마냥 무력증에 빠져 있는 것 같은데 말이다. 당장 체육회 수장은 2032년 유치에 나서면서 KOC를 분리하라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공박했다. 그에겐 핑계 대기 좋은 모자가 또 하나 생긴 셈이다. 생전의 어르신은 어디 가서 핑계나 변명 거리 찾지 말라고 가르치셨다. 나이가 들수록 올바른 가르침이었다는 생각이 짙어진다. bsnim@seoul.co.kr
  • “데이터 경제로 전환, 청년·소상공인에게 기회”

    “데이터 경제로 전환, 청년·소상공인에게 기회”

    “세계와 경쟁 골든타임”… 법 개정 촉구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3일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에 따라 금융산업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생산적·포용적 금융’으로 바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금융위원회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개최한 ‘데이터 기반 금융혁신을 위한 신용정보법 공청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청년층과 주부 등도 통신료 납부, 온라인 쇼핑, 디지털 행동 패턴 등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면 더 낮은 금리로 금융을 이용할 수 있다”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도 대형 제조·유통회사들이나 가능했던 정밀한 상권 분석, 고객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데이터 경제 3법’(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의 개정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이 데이터 경제를 둘러싼 전 세계적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지난해 11월 대표 발의한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마이데이터 산업을 통해 고객이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받도록 하는 내용과 비금융정보 전문 신용평가사를 설립해 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한 계층의 신용평점 상승을 유도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신용평가사에 빅데이터 관련 업무를 허용해 소상공인 상권분석 등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의 출현도 유도하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데이터 경제 활성화에 따른 정보보호·보안 방안 등도 논의했다. 핀테크 애플리케이션(앱)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의 김태훈 대표는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을 위해 일정 수 이상의 고객이 확보되면 보안성 강화 규제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환 KB금융지주 전무는 “마이데이터 산업 세부 추진 방안을 마련할 때 정부, 금융사, 핀테크 업체 등이 모두 참여하는 별도 협의체 운영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5·18 단체들 한국당 항의 방문… “광주 영령 능욕, 석고대죄하라”

    5·18 단체들 한국당 항의 방문… “광주 영령 능욕, 석고대죄하라”

    김병준 비대위원장에 “공식 입장 밝혀라” 진상규명위 한국당 추천 몫 포기 요구도 金 “광주 비대위나 5·18 묘역 참배 검토” 국회에 3인 제명 절차·특별법 처리 촉구 민주당, 특별법 개정 관련 긴급 토론회 광주 시민단체, 3인 명예훼손 혐의 고소자유한국당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의 5·18 민주화 운동 모욕에 분노한 5·18 단체와 광주지역 시민단체 회원 200명이 13일 5대의 전세버스 등을 나눠 타고 국회를 찾았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국회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이들 중 대표 격인 20여명이 국회에 들어가 세 의원의 국회 제명 절차와 특별법 처리를 촉구했다. 논란의 진앙인 한국당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마주 앉아 북한군 개입설에 대한 한국당의 공식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라는 요구도 했다. 하지만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의 일부 대표는 방미 중이어서 만나지 못했다. 오전 9시 민주평화당은 장병완 원내대표 등 지도부 발언에 앞서 대표들에게 발언권을 내줬다. 김후식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은 “민의의 전당 국회 내에서 범법자와 피의자를 데려다가 공당인 한국당이 공청회를 주최했다”고 성토했다. 한국당에서는 김 비대위원장과 김용태 사무총장이 무거운 표정으로 이들을 맞았다. 다른 정당 방문과 달리 격노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 이들은 북한군 개입설에 대한 당의 공식 입장, 당 징계와 국회 징계에 대한 입장, 반(反)5·18 처벌법 동참 여부, 진상규명위 한국당 추천 몫 포기 등을 요구했다. 특히 유봉식 진보연대 대표는 “광주 영령을 모욕하고 능욕한 데 대해 당 지도부가 광주에 직접 와서 무릎 꿇고 석고대죄 수준으로 대국민 사죄를 하라”고 촉구했다. 대표자들의 주요 발언을 받아 적은 김 비대위원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광주 시민들과 5·18 희생자, 유가족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또 “광주에 가서 비대위를 열고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진상조사위 추천, 특별법 개정 동참 등과 관련해선 “나경원 원내대표가 출타 중이라 협의를 하지 못해 바로 말씀을 못 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이들은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등도 만났다. 민주당이 여야 4당이 공동으로 발의하기로 한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학계 의견을 듣기 위해 개최한 긴급 토론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김재윤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북한군 개입설 지만원씨에 대해 2012년 대법원 무죄 선고는 명예훼손죄로 처벌하려 했기 때문”이라며 “독일 형법처럼 별도의 처벌 규정을 마련, 형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반면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5·18에 대한 부정을 처벌한다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부정을 처벌하자는 주장이 당장 대두될 것”이라고 신중론을 밝혔다. 한편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오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오사모)은 13일 서울중앙지검에 지만원씨와 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오사모는 “이번 공청회에선 독일인 기자 힌츠페터가 북한 고정간첩이었다고 주장하며 사자의 명예마저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오사모는 고소장 제출 이후에도 북한군 투입 주장이 왜곡된 사실임을 입증하기 위한 자료와 증언을 수집·분석해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5월 단체 등 광주지역 10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16일 오후 4시 광주 금남로에서 한국당 망언 의원 3명 퇴출과 역사왜곡처벌법 제정 등을 촉구하는 범시민 궐기대회를 갖기로 했다. 서울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자유한국당 ‘5·18 망언’ 징계 결론 못 내…‘태극기 부대’ 몰려와 진통

    자유한국당 ‘5·18 망언’ 징계 결론 못 내…‘태극기 부대’ 몰려와 진통

    자유한국당이 13일 윤리위원회를 열고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을 일으킨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내일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3명에 대한 징계 수위에 이견이 있어 윤리위가 결정을 못 내렸다”면서 “내일 아침 7시 30분쯤 강남 모처에서 회의를 다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윤리위는 14일에는 반드시 문제 의원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은 “내일 9시 비상대책위원회의 전에 윤리위 결정이 통보되면 비대위에서 의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면서 “다만 통보가 지연되면 비대위원들에게 대기를 부탁드려 윤리위 결정 후 비대위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리위 결정이 계속 지연되면 당일 안에 비대위 차원에서 최종 의결을 도출하기로 했다. 만약 윤리위 또는 비대위가 ‘당원권 정지’ 등의 중징계를 결정하면 2·27 전당대회에서 각각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김진태, 김순례 의원은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고 후보 자격을 잃는다. 다만 김진태 의원은 ‘5·18 망언’ 논란이 촉발된 지난 8일의 공청회에서 이종명 의원과 함께 공동 주최했을 뿐 정작 공청회에 참석해 발언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김진태 의원만큼은 다른 의원들에 비해 낮은 수위의 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한편 한국당은 이날 윤리위를 여는 것마저 쉽지 않았다. 김진태 의원을 지지하는, 이른바 ‘태극기 부대’ 등이 몰려와 거세게 항의하는 바람에 회의 장소를 바꾸는 등 진통을 겪었다. 한국당은 당초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기계회관에서 당 윤리위 회의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태극기 부대 200여명이 회의 시작 1시간 전부터 영등포 당사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면서 “김진태 당 대표”를 외쳤다. 김진태 의원은 한국당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상황이다.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며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지만원씨도 이들과 함께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김영종 당 윤리위원장은 당초 정해진 회의 장소가 아닌 곳에서 비공개로 회의를 열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5·18 모독 의원들 제명 어려운 이유…당 차원 징계 ‘물타기’ 지적도

    5·18 모독 의원들 제명 어려운 이유…당 차원 징계 ‘물타기’ 지적도

    5·18 민주화운동 모독 논란을 일으킨 일부 의원들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뒤늦게 당 차원의 징계를 검토하고 나섰지만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한국당이 뒤늦게 사과하고 망원 의원들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물타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한국당은 제명이나 출당 등 구체적인 징계 수위에 대해 언급이 없고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식의 미봉책으로 시간을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의 지난 8일 공청회 개최 및 망언에 대해 당 윤리위에서 엄중히 다룰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문제가 불거져 논란을 일으킨 지 나흘이 지나서야 나온 조치다. 당 지도부는 뒤늦게 심각성을 깨닫고 당 윤리위 회부 등에 나섰지만 처음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지난 9일 “당내 다양한 모습의 하나”라고 말했다. 11일에도 “우리 당의 문제니까 다른 당은 너무 신경쓰지 않았으면 한다”고 일축하고 “보수정당 안에 여러 가지 스펙트럼, 즉 견해 차가 있을 수 있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는데 그것이 보수정당의 생명력”이라고 평가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10일 “일부 의원의 발언이 5·18 희생자에게 아픔을 줬다면 그 부분에 유감을 표시한다”면서 사과라고 하기 애매한 ‘조건부 유감 표시’로 망언 논란을 대했다. 한국당의 뒤늦은 대처에 여론은 이미 심각하게 악화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1일 오마이뉴스 의뢰로 전국 성인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한 결과, ‘5·18 망언’ 의원 제명에 대한 찬성이 64.3%로 반대( 28.1%) 의견을 압도했다. 그러나 여론처럼 문제 의원들에 대한 제명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다. 더불어민주당과 야3당의 공조를 통해 망언 의원들에 대한 제명안이 제출됐지만 국회 윤리특위가 징계안을 의결하는 데는 아무런 시한이 없다. 그래서 상당수 징계안이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되곤 한다. 윤리특위가 징계안을 의결해 본회의에 회부해도 의결 요건이 엄격하다. 국회의원을 제적하려면 헌법에 따라 재적 의원 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20대 국회 298석 중 199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자유한국당을 뺀 나머지 의석 수를 다 합쳐도 185석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의정사에서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이 이뤄진 것은 1979년 신민당 총재였던 김영삼 의원이 유일하다. 이는 박정희 정권의 야당 탄압의 결과였다. 이후 18대 국회에서 여성 아나운서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한 강용석 의원 제명안을 본회의에서 부결됐고, 19대 국회에서 성폭행 혐의가 제기된 심학봉 의원은 본회의 표결 전 자진 사퇴했다. 망언 논란을 일으킨 의원들이 자진 사퇴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12일 이종명 의원은 “5·18 북한 개입 검증과 유공자 명단 공개가 이뤄지면 의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 11일 김진태 의원도 유공자 명단 공개를 주장했고, 김순례 의원은 “사과한다”면서도 역시 “허위 유공자를 바로잡자는 취지였다”고 말하며 기존 주장을 고수했다. 당 차원의 징계도 이들 의원들의 의정 활동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당 차원 징계 중 가장 무거운 것은 당에서 내보내는 ‘출당’이다. 그러나 출당이 되더라도 의원직 유지에는 아무런 문제 없다. 또 ‘이부망천’ 발언으로 출당됐던 정태옥 의원도 지난달 21일 복당됐던 사례로 보아, 망언 의원들도 출당이 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슬그머니 복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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