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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재해공화국 오명 벗으려면

    가을을 재촉이나 하듯이 주말을 끼고 한 이틀 비가 내렸다.얼마 전 온 나라가 진저리를 쳤던 비 피해가 떠올라 빗방울이 조금만 굵어져도 불안했다. 추수를 앞둔 시기라 더욱 걱정스러웠지만 다행히도 별 문제는 없었다.내린 비의 양이 얼마 되지 않아 안도는 하였지만 여전히 재해로부터의 안전망이 없음을 절감하게 된다. 그동안 한국사회는 압축적 근대화의 과정 속에서 성장의 과실을 다급하게 얻으려는 조바심이 앞서,기본에 충실하기를 소홀히 한 것이 사실이다. 재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대충적당주의는 정부정책과 일상생활에 깊숙이 뿌리내려 좀처럼 치유하기 어려운 도덕적 해이의 주범이 되고 있다. 지난번 기록적인 수재 피해를 당하고도 그 대책은 여전히 국면 회피적이고 국민정서에 호소하는 것이 전부였다.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특별재해지역을 선포하고,피해가구당 몇백만원의 보조금을 주고,망가진 도로와 다리를 복구하는 일이 전부였다.당장 급한 불을 끄는 대책들이라 이것을 나무랄 까닭은 없다.그러나 재해가 날 때마다 재발방지를 위한 약속이 남발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비슷한 재해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그 어디에도 재발 방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에 관한 정책적 움직임은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엄청난 인명과 천문학적인 재산 재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된 정책 공청회나 세미나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월드컵 이후 한국사회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아무런 준비도 없이 여기저기서 너나 할 것 없이 호들갑을 떨며 개최하던 세미나를 생각해 보면 매우 대조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재해가 날 때마다 혹독한 대가를 치르지만 안전사회를 향한 청사진은 찾아보기 매우 어렵다. 그동안 우리는 재해가 터지면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며 문제해결적인 접근보다 국면회피를 위해 애국심을 볼모로 국민 정서에 호소해 왔다.국민의 동참정도를 재해 대책의 성패 기준으로 삼으면서 말이다.언제까지 이런 방식이 통용될지 의문스럽다. 물론 수재의연금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문제는 국민의 성금이 문제해결의 관건인 양 위기의 본질을 흐리게 한다는 데 있다.프로골프 선수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누구는 얼마 냈고,누구는 얼마 냈고 하는 기사화는 수재의연금의 액수가 마치 애국심의 표시인 양 몰아가는 천박스러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정서에만 의존하는 대책으로는 재해공화국의 오명을 벗기는 어려우며 반복되는 재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는 더더욱 어렵다.정부의 임시 방편적인 재해정책이나 수재의연금에 의한 국민정서적 접근 모두 일회성,이벤트성,전시행정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며,언제 닥쳐올지 모를 재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언제까지 자연을 원망하며,몇십년에 한번 온 폭우니 태풍이니 하며 운수타령식의 얘기만 계속할 것인가 말이다.몇십년만의 한번이라는 무책임한 확률이 피해 당사자에게는 모든 것을 빼앗는 일이다. 재해로부터의 안전이 삶의 질의 중요 항목임을 명심하여야 한다.이제부터라도 졸속적인 근대화의 멘털리티와 관행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아시안 게임이 한창이다.경기장마다 대한민국의 함성이 우렁차다.‘새로운 비전,새로운 아시아’가 월드컵의 자부심과 어우러져 한국이 세계의 중심이 아닌가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세계적인 축제를 주최하면서 안전사회를 향한 우리의 준비는 어느 정도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선진사회와 후진사회의 차이가 무엇인가.언제 올지 모를 어려운 때를 위해 무언가 조금씩 준비하고 모아두는 사회와 그러하지 않는 사회와의 차이가 아니겠는가. 추수가 한창인 풍요의 계절이다.혹독했던 지난 계절을 기억하며 안전사회를 위한 시스템 차원에서의 디자인이 절실히 요구된다. 박길성 고려대 교수 사회학
  • 의료분쟁 ‘소송전 조정’ 확정

    의료분쟁이 발생하면 소송 전에 반드시 조정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조정전치주의와 의사의 경미한 과실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형사처벌 특례조항이 각각 도입된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의료제도발전특별위원회는 6일 이같은 내용의 의료분쟁조정법안을 확정,오는 10일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법안이 의결되면 복지부와의 협의를 거쳐 올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조정전치주의의 경우 피해자의 권리를 신속하게 구제하고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해 분쟁에 따르는 시간적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키로 했다.또 의사의 형사처벌 특례조항은 의료행위의 공익적 측면을 고려,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적은 경미한 과실에 한해 형법의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법안을 심의하는 특위위원들이 대부분 의료인들이어서 토론회나 공청회 과정에서 시민단체나 법조계의 반대여론이 무시됐다.”면서 “의료사고를 당한 환자가 두 번 재판을 받는 격인 조정전치주의의 의무화나 경미한 의료사고에 대해형사소송을 낼 수 없게 한 형사처벌 특례조항이 핵심인 이번 의료분쟁조정법안은 결국 의사를 위한 법”이라면 반발하고 있다. 노주석기자 joo@
  • [사설] ‘낡은 세력’ 교체하려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이자 정치개혁추진위원장인 조순형 의원이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낡고 부패한 정치세력의 완전 교체’를 주장했다.그러면서 “낡은 과거와 과감하게 결별하는 용기가 없다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이 주장이 성공할지,아니면 정치적 수사로 끝날지 예단할 수 없으나 내홍에 휩싸인 민주당을 노무현 후보 중심 체제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읽혀진다.깨끗한 정치와 쾌적한 정치환경을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의욕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그러나 정치세력의 교체가 인위적 물갈이를 지향하거나 지지도 추락에 따른 반노·비노 진영의 정몽준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압력을 피해가려는 발상이어서는 곤란하다.또 ‘낡은 세력’의 교체가 통합의 정치가 아닌 ‘유신잔당’ ‘빨치산 잔당’이라고 상대를 헐뜯거나,‘미운 사람 털어내기’를 노린 갈등 증폭의 정치로 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후보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나아가 정치개혁 의지를 확인시켜줌으로써 국민들에게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가능성과 희망을 심어주는 방식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당면한 선거문화를 바꾸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중앙선관위가 공청회까지 거쳐 완전공영제안을 지난달 초 국회에 제출했으나 정치권의 돌아가는 형편으로 보아 이번 대선부터 과연 적용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 등에 각 후보진영이 미온적이기 때문이다.대규모 정당별 집회를 폐지하고 대신 미디어를 활용한 완전 공영제선거는 물건너 가고 결국 현행 선거법으로 치르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따라서 후보들이 TV 합동토론회 등을 이용해 돈 안드는 선거 실천을 위해 대선 선거비용 한도 준수를 국민 앞에 다짐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또 인터넷이 보편화된 만큼 이를 통해 당비를 모금하고 선거비용을 공개하는 방안도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본다.부패정치 청산을 바라는 국민정서를 감안해 각 후보진영의 비상한 관심과 노력이 배가되어야 하겠다.
  • [사설] 재건축 요건 20년, 더 늘리자

    서울시가 아파트 재건축에 필요한 최소연한을 지은 지 20년에서 40년으로 늘리자고 제안했다가 다시 후퇴하는 중이라고 한다.아파트 재건축시한은 주택건설촉진법 시행령에 노후주택의 기준을 20년으로 설정한 것이 준거가 되고 있다.1978년에 설정된 이 기준은 그동안 건축기술 발달이나 자재의 고급화,재건축으로 인한 투기 바람 등을 감안할 때 적절한 수준으로 상향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서울시가 당초 제기했던 대로 현행 20년을 갑작스레 40년으로 두배나 늘리는 것은 옳지 않다.하나는 재건축 요건 20년을 기준으로 주택투자를 해 온 시민들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기 때문이고,두번째는 시행규칙의 강화가 기존의 아파트까지 대상으로 할 경우 소급입법이 돼 법적 안정성을 지나치게 해친다는 점이다.마지막으로는 일부 아파트의 경우 실제 재개발 여건이 되었는데도 기한이 연장될 경우 적기에 재건축이 이뤄지지 않아 슬럼화될 가능성이 크고 재개발승인의 신축성을 크게 떨어뜨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부동산투기를 막기 위한 조치일지라도 상식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현재도 자치단체장들은 20년이 지난 아파트일지라도 재건축의 남발을 억제할 수 있는 안전 진단 등의 여러 정책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그러나 이에 의존할 경우 재건축을 바라는 시민들의 민원 소지가 많기 때문에 연한 기준 자체를 다소 상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때문에 40년을 주장했다가 여론이 좋지 않다고 철회할 것이 아니라 조정연한을 정하지 말고 공청회 등 여론수렴작업부터 하는 것이 옳다.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재건축연한을 높여야 한다는 데는 어느 정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고 법적 안정성도 훼손하지 않는 수준의 점진적 방법을 찾아보길 권한다.
  • 대형건물 첫 환경영향평가

    건물에도 환경영향평가제가 적용된다.각종 개발사업이 자연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미리 평가해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환경영향평가제는 도로개설,주택재개발,지하철·댐 건설 등과 같은 대규모 개발사업을 대상으로 실시돼 왔으나 대형 건축물에 실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30일 “9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환경·교통·재해 영향평가조례’에 따라 대형 건축물 2건이 환경영향평가 대상으로 접수된 상태”라면서 “현재 평가서 작성계획에 대한 주민의견을 수렴 중이며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회에서 적정 여부를 최종 결정,사업자에게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를 위해 시민·환경단체·학자 등 30명의 심의위원회를 지난해 구성했다. 이번에 접수된 건물은 중구 남대문로4가 서울상공회의소(지하 6층,지상 20층,연면적 12만 1380㎡) 건물과 구로구 구로동 애경게이트웨이프라자(지하 7층,지상 27층,연면적 12만 2358㎡)다. 서울시의 새 조례 시행에 따라 연면적 10만㎡ 이상의 건축물 건축 사업 등27개 개발사업의 경우 에너지 소비 최소화,수자원의 합리적 이용,기후에 미치는 영향,효율적 폐기물 관리,충분한 녹지 확충 등과 관련해 미리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사업자는 사업계획 승인 및 인·허가 전에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작성,시장에게 협의를 요청하고,주민과 환경단체 등의 의견 수렴을 위한 설명회 또는 공청회도 개최해야 한다. 영향평가서 협의 등의 절차가 끝나기 전에 공사를 실시하는 사업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되며 심의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미비점을 보완해 다시 심의위원회에 올려야 한다. 서울시 환경관리실 관계자는 “기존 정부의 환경영향평가제는 보완명령을 내려도 사업자가 따르지 않을 경우 제재방법이 없어 유명무실한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사업 승인권한이 있는 자치단체가 맡음으로써 사업 초기단계부터 세부 내용까지 요구할 수 있으며 어겼을 땐 준공검사를 내주지 않는등 직접적이고도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전기통신사업법 내년 전면개정

    통신사업자들을 규제해왔던 각종 고시가 법제화되는 등 전기통신사업법이 내년 상반기 전면 개편된다. 특히 기간통신사업자의 지정기준을 현행 매출액,시장점유율에서 요금,시장독점력 등을 추가,이를 종합 평가하는 ‘경쟁상황 평가제’가 도입된다. 정보통신부는 29일 이같은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공청회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 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통신사업자에 대한 규제로 작용했던 고시들이 법제화돼 가칭 ‘통신법’에 반영되고 기존 전기통신사업법과 전기통신기본법상 통신관련 부문이 이 법에 흡수된다. 해마다 통신시장의 각종 경쟁상황을 종합평가하는 ‘경쟁상황 평가제’를 도입,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법적규제를 강화해 신규사업자의 진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또 현행 음성통신(시내·외전화,휴대전화서비스 등)으로만 국한했던 기간통신사업에 데이터분야를 추가해 초고속인터넷,근거리통신망(무선LAN),디지털오디오방송(위성DAB)을 포함시켰다. 정기홍기자 hong@
  • [시론] 생명공학 연구길 넓혀야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안이 입법예고됐다.2년여의 논란과 검토과정을 거쳐 나온 시안이다.법안은 생명공학기술의 윤리적 측면과 사회적 영향을 우선 고려해 결론을 내린 성격이 짙다.내용도 인간개체의 복제금지에서부터 난자나 정자의 취급에 이르기까지 매우 포괄적이다. 법안의 핵심쟁점은 치료복제(소위 배아복제)와 이종간 핵이식 복제 연구의 금지여부이다.당초 보건복지부의 시안은 이 두가지 연구를 모두 금지하는 내용이었다.그러나 과학계와 산업계의 의견을 일부 참조하여 기존에 수행중이던 연구는 복지부 장관의 검토를 받아 허용하겠다는 등 단서 조항이 추가되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과학계는 왜그리 치료복제와 이종간 핵이식연구를 허용해야 된다고 주장할까? 치매나 백혈병 등 난치병 중에는 원래의 기능을 맡고있던 신체 부위의 세포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질병이 많다.이럴 경우 정상기능을 지닌 세포를 만들어 환부에 주입하면 세포기능이 되살아나게 되어 질병을 완치할 수있다는 것이 동물실험을 거쳐 일부 환자에게서 확인된 사실이다. 이와 같은 치료용 세포의 생산방안이 바로 줄기세포 연구이다.줄기세포는 시험관 아기 시술 과정에서 남게된 배아나 복제배아 또는 성체세포에서 추출할 수 있다.이중 복제배아에서 유래된 줄기세포를 통해 만든 세포는 환자 자신의 세포이기 때문에 조직거부 현상을 극복할 수 있다. 이밖에도 실용적 측면에서 두가지 다른 방안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에 학계에서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동시에 이와 같은 복제배아 생산과정에서 사람의 난자 대신 동물의 난자를 배양기로서 이용하게 된다면 난자매매나 불법유통과 같은 윤리적 문제를 피할수 있어 이종간 핵이식 복제 연구가 선호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몇 군데 연구진들이 이미 줄기세포배양에 성공했다.배아복제 기술이나 이종간 핵이식 분야에도 상당한 연구경력이 있어 세계수준에 뒤지지 않고 있다.국제적인 입법상황을 살펴보아도 우리가 너무 앞서 나가고 있다.독일·프랑스 등에서는 이 분야 연구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으나 미국·일본 등에서는 아직 법제정을 미룬채 연구가 진행중이다.영국·이스라엘·스웨덴·중국 등에서는 국가에서 지원,육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시급한 인간개체 복제는 법으로 금하되 그 외의 쟁점사항은 국제적인 입법흐름과 기술개발 추세를 지켜본 뒤 2∼3년 후에 제한여부를 결정해도 된다는 것이다. 이 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과학계에서 무엇보다도 염려하는 점은 바로 연구비 지원 중단과 사회분위기 악화이다.줄기세포 연구는 그 특성상 큰 금액의 연구비가 투입되어야 한다.그리고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하다.국가의 법률로서 금하고 있는 과학기술을 누가 지원하겠는가. 연구비 지원없이 이뤄지는 연구의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그 분야 과학기술을 고사시키자는 의도이다.그리고 우리나라의 정부부처간 역할분담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생명공학기술의 개발영역은 과학기술부가 주관하고 있으며,생명산업은 산업자원부의 업무인 것으로 듣고 있다.입법과정에서 이들 관련 부처간의 원활한 협의가 있었는지도 묻고 싶다.이 법이 최종 제정,공포되기까지는 부처간 협의,공청회,국회심의 등 과정이 남아 있으므로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하겠다.한 나라의 법률이 기능하기까지는 그 국가의 기술경쟁력과 국민의 보건주권,학문연구의 자유 등 고려해야 될 사항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복지부의 어려운 입장을 이해할 수는 있다.시민단체나 종교계에서도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생각하여 조금만 양보해주기 바란다.대신 과학계는 윤리무장을 공고히해 더욱 투명한 자세로 연구에 임해야겠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 수의학
  • 체세포복제 원칙적 금지, 진행중인 연구 제한적 허용

    내년부터 대통령소속 국가생명윤리자문위원회에서 허용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체세포 핵이식(체세포 복제) 행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현재 연구가 진행중인 경우에는 보건복지부장관의 별도 승인을 얻어 일정한 기간에만 연구를 계속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23일 생명과학기술 발전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윤리 및 안전에 관한 문제를 적정하게 관리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의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복지부는 과학기술부 등 관계부처 협의와 공청회를 거쳐 올 정기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하지만 향후 입법 과정에서 관련 부처와 학계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 안에 따르면 인간개체 복제를 목적으로 복제 배아를 만들거나 자궁에 착상,임신 진행,출산시키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다른 나라에서 복제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킨 뒤 입국해 출산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처벌규정을 두는 등 인간개체복제행위를 완전히 금지시켰다. 체세포 복제의 경우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국가생명윤리자문위원회가 과학기술 발전이나 세계적 연구 동향의 변화를 고려해 체세포 복제 배아연구를 허용할 수 있도록 하고 연구와 시술의 허용범위도 결정하도록 했다. 생명윤리자문위원회는 생명과학 또는 의과학분야를 대표하는 9명 이내의 위원과 비과학계를 대표하는 철학·종교·윤리·법조·여성·시민단체 등 9명이내의 위원으로 동수 구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임신을 목적으로 생산된 배아(胚芽) 중 동의권자의 서면동의가 있고 보존기간 5년이 경과한 냉동잔여배아의 경우 불임과 질병 치료를 위한 배아줄기세포 연구 등의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돈을 받고 정자나 난자를 제공하거나 정자와 난자를 선별해 수정시킬 수 없도록 했으며 사망한 사람과 미성년자의 정자·난자를 이용한 배아 생산도 금지했다. 노주석기자 joo@
  • 부가세 영세율·면세범위 축소

    재정경제부는 내년에 부가가치세 영세율과 면세범위를 축소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재경부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위 김정부(金政夫·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연말까지 이런 내용을 담은 부가가치세법 개정안 초안을 마련,내년 상반기 공청회를 거쳐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경부는 과세형평을 강화하고 세제를 단순화하기 위해 영세율과 면세범위를 축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ERP(전사적자원관리) 설치기업 등에 대해서는 현행 ‘사업장별 신고납부’를 ‘법인본점별 신고납부’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제기준에 맞도록 전자상거래에 대한 공급시기,공급장소,거래징수 등의 관련규정도 보완하고 가산세제도를 합리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 행사/ 여성정책기본계획안 공청회 外

    ◆여성정책기본계획안 공청회 여성부는 17일 오후 1시30분 서울 명동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2003∼2007 제2차 여성정책기본계획안 공청회’를 갖는다.(02)2106-5182. ◆한국광복군 창설 62돌 기념식 한국광복군 창설 62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가 17일 오전 10시 장철(張鐵)광복회장을 포함한 한국광복군 회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장에서 열린다. ◆귀성객에 수해 낙과 나눠주기 새마을문고서울지부(회장 김주현)는 18일 오전 10시 서울역 광장에서 ‘추석 귀성객 도서 및 수해지역 낙과 무료 나눠주기’ 행사를 벌인다.(02)2216-1881.
  • [2002 길섶에서] 실력저지

    지난 12일 오후 서울 홍릉의 한국개발연구원(KDI) 대회의실.‘정부산하기관 관리기본법 제정안’에 관한 공청회 개최가 예정보다 지연되고 있었다.흥분한 산하기관 노조원들이 방청석에 대거 진을 치고 고함을 질러댔다.법안을 작성한 기획예산처를 ‘노동자의 적’으로 규정하는 피켓들도 즐비했다. 험악한 분위기 속에 공청회가 가까스로 열렸다.개회 직후 한 방청객이 의사진행발언을 얻어 느닷없이 ‘수화자’(手話者)가 있는지를 물었다.장애인이 있는데 수화해줄 사람이 없다면 공청회는 무효라고 우겼다.다른 방청객은 토론자석에 다가와 다짜고짜 법안에 대해 반대하느냐고 묻기도 했다.토론자들을 싸잡아 정부의 들러리라고 매도하는 소리도 들렸다.노조원들은 잘 짜여진 프로그램에 따라 한 시간 가량 시위를 벌인 뒤 “공청회는 무효”라고 외치며 일사불란하게 퇴장했다. 토론자석에 멍하니 앉아있다가 토론자료를 주워 담았다.돌아가는 발걸음이 한없이 무거웠다.실력저지는 국회에만 있는 건 줄 알았는데. 염주영 논설위원
  • 해외전시회 지원 대폭 확대 업체당 3000만원까지 상향

    산업자원부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해외무역전시사업 개선방안’ 공청회를 열고 해외전시회에 참여하는 업체에 대한 지원규모를 현재 400만원 수준에서 최대 3000만원까지 상향 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지원규모가 기본임차료의 70% 수준이던 것에서 임차료와 장치비,운송비 등을 포함한 직접경비의 50% 수준으로 확대한 것이다. 김성수기자 sskim@
  • 행사/ 뇌성마비인·가족 ‘오뚜기 축제’ 外

    ◆뇌성마비인·가족 ‘오뚜기 축제' 한국뇌성마비복지회(회장 申廷淳)는 13일 오전 11시 서울 노원구 상계마들근린공원에서 뇌성마비인과 가족 등 1300명이 참여하는 제20회 오뚜기 축제를 연다.(02)932-4292. ◆초등학교 3학년 학력진단 세미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 직무대행 李寅濟)은 1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평가원 대강당에서 ‘초등학교 3학년 국가수준 기초학력 진단 평가의 방향 설정을 위한 세미나’를 연다.(02)3704-3552. ◆오늘 ‘직지의 세계화' 심포지엄 한국문화정책개발원(원장 李種奭)은 13일 오후 2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직지의 세계화·청주의 세계화’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갖는다.(02)6699-833. ◆청소년 성 보호 법률개정 공청회 청소년보호위원회(위원장 李承姬)는 13일 오후 3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벤션홀에서 ‘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 공청회’를 갖는다.(02)3703-2081.
  • 100여개 정부 산하기관 경영실적 평가 매년 실시

    마사회 등 100여개에 이르는 정부산하기관에 대해서도 정부투자기관과 마찬가지로 매년 경영실적 평가가 이뤄진다.또 일정기준 이상으로 정부의 직·간접적인 보조를 받는 기관은 공인회계사의 회계감사를 받아야 한다. 기획예산처는 11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안을 조만간 입법예고하고 법제처 심의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다음달 정기국회에 제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방침은 한국전력 등 정부투자기관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경우 매년 경영평가가 실시되고 있으나 산하기관은 종합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경영이 방만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일정금액 이상의 출연금을 받는 출연기관 ▲정부가 최대주주인 출자기관 ▲정부보조금이나 위탁수입이 총수입의 50% 이상인 보조·위탁기관을 대상으로 이 법을 적용할 방침이다.해당 산하기관은 경영실적을 다음해 3월 말까지 주무부처에 제출해야 하고 주무부처는 7월 말까지 경영평가를 실시해 결과에 따라 인사·예산상 조치를 내리게 된다. 또 경영목표와 재무제표등을 인터넷에 게시하는 경영공시제도가 도입되고 시행령에서 정하는 일정기준 이상의 기관은 외부감사가 의무화된다.아울러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은 고객헌장을 제정하고 연 1회 이상 고객만족도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정부혁신추진위원회(위원장 金東建)는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대회의실에서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 제정안에 관한 공청회를 열어 관련부처 등의 의견을 수렴한다. 함혜리기자 lotus@
  • 행사/ ‘항공우주력의 미래’ 국제학술회의 外

    -항공우주개발정책연구회(회장 金潤珠)는 12일 오전9시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고대 국제학부와 함께‘21세기 국제안보환경과 항공우주력의 미래’주제국제학술회의를 연다.(02)541-4311.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원장 金善旭)은 12일 오전 10시 교내 국제교육관에서 ‘지구화 시대의 젠더,민족국가,그리고 재현의 정치학’을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연다.(02)3277-3225. -한국금융연구원(원장 丁海旺)은 12일 오전 7시30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기호 대통령 경제·복지·노동 특별보좌관을 초청,‘한국경제의 현황과향후 과제’를 주제로 금융경영인 조찬회를 열고,오후 2시엔 ‘전자금융거래법 제정(안) 공청회’를 갖는다.(02)3705-6279.
  • [사설] 사법 수장 국감증인 적절치 않다

    국회 법사위가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을 정기국회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출석시켜 답변을 듣기로 합의한 데 대해 대법원과 헌재가 ‘위헌적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입법부와 사법부의 그같은 분쟁은 자신들의 권위와 체통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국회는 ‘그동안 국감에 응하지 않았던 것은 국회의 권위를 무시했던 유신독재의 잔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권력을 입법·사법·행정으로 나눠 분담토록 한 것은 권력의 집중을 막아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임을 상기해야 한다.따라서 사법기관의 장이 국감의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는지 여부는 어느 쪽이 국민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것인지를 따져 결정해야 할 것이다.국회 법사위는 국회법상 두 기관의 장을 출석토록 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하지만 견제와 균형의 원리는 민주 국가를 관통하는 헌법 이념이요 정신이다.보통 사람들도 권력 분립의 취지는 대체적으로 알고 있다.그런 상황에서 법사위가 국회법만으로 증인으로 출석시키겠다는 발상은 성급한 것이다.일각에서는 “선거법 위반 등 국회의원 관련 사건의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국민은 그런 부분에 대해 당연히 알 권리가 있다.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단체와 관련 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공청회 등을 열어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마땅하다.권력 분립의 원리를 먼저 채택한 영국,미국,프랑스 등 선진 외국의 관행을 파악하는 것도 시사점을 던져줄 것이다.시간이 촉박해 그런 절차를 거칠 수 없다면 이번 국감에서는 증인 출석을 유보해야 한다.두 기관 장의 출석은 다음 국감 전이라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
  • [사설] 새 ‘복비’ 판결과 허술한 대법원

    ‘부동산 중개업자가 법률이 정한 한도를 넘어 수수료를 받았다면 초과분을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은 두가지 점에서 주목된다.첫째는 바가지를 씌워온 관행에 쐐기를 박은 판결이라는 점이다.업자 편이 아니라 국민 편에 선 것이다.지금까지는 집을 사고 파는 사람들이 법정 수수료 이상을 요구하는 것을 잘 알고 갑갑증을 느끼면서도 아무말도 못했다.대법원은 부동산중개업법 15조를 강행법규로 해석해 “법정 한도를 초과해 소개비를 주겠다고 약정했더라도 그 계약은 무효”라고 했다.지난해 3월 “법정 수수료 이상을 받았을 경우 형사처벌과 행정제재는 할 수 있지만 약정 자체를 무효로 볼 수는 없다.”며 단속규정으로 해석한 것을 뒤집었다.부동산중개업자들은 법정수수료율이 너무 낮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별개의 문제로 공청회 등을 거쳐 현실화하면 된다.부동산은 소유는 물론이고 거래도 투명해야 우리 사회가 맑아진다. 두번째는 대법원이 해석이 상반되는 두 개의 판례를 생산함으로써 부동산거래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대법원은 지난해 3월 이번 판례와는 정반대로 부동산중개업법 15조를 단속 규정으로 해석해 판결했다.대법원은 같은 사안의 기존 판결을 뒤집기 위해서는 법원조직법에 따라 전원합의체의 심판에 부쳐야 한다.하지만 판례 분석 등 직무를 소홀히 해 이번 경우가 부동산 중개수수료에 관한 첫 판결인 줄 알고 2부에서 판결하도록 했다는 것이다.대법원은 업무 과중 등을 이유로 들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같은 실수가 용납될 수는 없다.대법원은 부동산업자들의 얘기를 듣고 이를 뒤늦게 확인했다고 한다.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법관은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결하는 것이지만 일단 판결이 내려지면 비판과 검증을 받는다는 것을 늘 명심해야 한다.국민 없이는 사법부의 존재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 청계고가 내년 하반기 철거

    청계고가가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 철거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4일 “청계천 복원 준비작업이 1년 내지 1년6개월이면 완료될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청계고가 철거도 내년 하반기나 늦어도 2004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예정된 일정대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청계고가 철거 뒤 청계천 복원까지 2년 정도면 충분해 복원사업은 이명박 시장의 임기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시는 청계고가 철거는 시민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이 때까지 교통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민들의 불안 요인을 말끔히 제거한다는 복안이다.따라서 앞으로 1년 안에 강동구 천호대로에서 시행되고 있는 중앙선 시내버스 전용차로제를 시내 주요 간선도로에 확대 실시하고 지하철 환승요금 인하,버스준공영제 도입 등 대중교통체계 전반에 대한 대수술을 단행할 계획이다. 시는 이같은 추진 일정에 따라 6일 ‘청계천 복원 시민위원회’ 설치조례가 시의회를 통과하는 대로 오는 중순쯤 시민위원회를 발족해 역사·문화,자연환경,건설·안전,도시계획,교통,시민의견 수렴 등 모두 6개 분과의 활동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청계고가 철거 이전에 공청회는 물론 전문가와 시민,주변 상인 등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청계천 복원사업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
  • 활동종료 앞둔 한상범 의문사규명위원장 - “진실규명 막는 惡의 세력 있다”

    “여전히 진실을 감추고 왜곡하려는 세력이 있습니다.”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한상범(韓相範·68)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사무실에서 기자를 만나 “과거 부당한 권력을 행사했거나 권력에 기생해 부와 권세를 누렸던 ‘악의 세력’이 진실 규명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64년 한일협정반대 교수단 서명을 주도한 이래 40년 가까이 법학자와 불교인권운동가로서 사회 참여에 앞장 섰다.지난 4월 양승규(梁承圭)위원장의 뒤를 이어 2대 위원장을 맡은 그는 “각계 인사를 만나 규명위 기한연장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한연장이 왜 필요한가. 기한 내에 모든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의문사처럼 중대한 사안을 미결로 방치하는 것은 의문사 특별법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조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보통 살인사건 하나가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3년이 걸린다.1년 9개월 동안 85건의 사건을 처리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규명위에 접수된 사건들은발생한 지 상당한 기간이 경과했거나 발생당시 국가기관들이 은폐한 사건들이다.여건을 감안하면 그동안 30건을 해결한 것도 실망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가장 어려운 점은. 국가기관의 비협조도 문제지만,더 심각한 것은 국민의 의식이다.진실규명이 우선이고 화해와 용서는 그 다음이다.하지만 우리 국민은 권력자가 저지른 과거의 잘못을 너무 쉽게 잊는다.‘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그 시절엔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상황논리를 아무런 비판없이 받아들인다.규명위조사를 거부하는 세력은 이같은 맹점을 잘 알고 있다.규명위의 조사시한까지만 버티면 영원히 진실을 묻어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허원근 일병 사건 관련 규명위의 발표내용을 부인하는 진술이 일부 언론에 실리고 있는데.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출현과 유지에 협력했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사회 각 부문의 요직에 남아 과거청산을 방해하고 있다.이들은 과거 자신들이 비호했던 권력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는 규명위가 고사(枯死)하기를 바란다.하지만 규명위가 200여명의 참고인들을 대상으로 1년 넘게 조사한 사건을 불과 며칠 동안의 취재로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의문사특별법이 개정된다면 방향은. 3가지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첫째,규명위를 해체한 뒤 인권위법을 개정,인권위 안에 의문사 문제를 다루는 기구를 신설,조사를 맡도록 하는 것이다.둘째,의문사뿐 아니라 이에 준하는 모든 미결사건을 조사하는 새로운 기구를 만드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셋째,규명위를 존속시키되 압수수색이나 강제소환을 가능케 하는 등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이 있다. ◆의문사 규명의 역사적 의의는. 권위주의 정권의 치부를 청산하고 역사의 왜곡된 물길을 바로잡는 것이다.여기에 반발이 없을 리 없다.‘악의 세력’까지도 만족시키는 객관적 잣대란 없기 때문이다.악의 세력과의 비타협적 싸움은 계속돼야 한다. 이세영기자 sylee@ ■의문사규명위 활동 성과 - 故최종길교수 간첩누명 벗어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지난해 1월 공식 출범한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지금까지 85건의 의문사 사건을 접수,이 가운데 30건을 마무리지었다. 규명위는 그동안 최종길·김준배 사건 등 베일에 싸였던 사건의 진상을 밝혀냈지만 유족단체와의 마찰,내부의 불협화음 등으로 위원장과 임원들이 교체되는 진통도 겪었다. 규명위는 전국 민족민주 유가족협의회와 추모단체 연대회의 등이 지난 98년 11월부터 420여일 동안 의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국회 앞 천막 농성을 벌이는 등 오랜 산고를 거친 끝에 출범했다. 하지만 규명위 조사는 처음부터 벽에 부딪혔다.검·경을 비롯한 국가기관들이 “보존연한이 지나 자료가 폐기됐다.”,“국가기밀과 관련된 사항이다.”며 관련자료 제출과 참고인 조사에 불응했기 때문이다.강제구인과 압수수색등 강제 수사권이 없는 규명위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조사기간이 짧은 점도 계속 문제로 지적됐다.당초 의문사특별법이 규정한 조사기간은 불과 9개월.수사기관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은폐됐고,오래전에 발생한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기엔 터무니 없이 짧은 시간이었다. 조사가 난관에 봉착하자 일부 유가족은 국가를 상대로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불만을 드러냈다.규명위의 위상 등을 둘러싸고 정부 파견 조사관들과 갈등을 빚던 민간 출신 조사관들이 잇따라 사표를 내는 등 불협화음도 표면화됐다.이로 인해 초대 양승규(梁承圭)위원장 등 일부 위원과 조사관이 교체됐고,조사기간도 두 차례 법개정을 통해 올해 9월까지 연장됐다. 한편 지금까지 종결 처리된 30건 가운데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공권력의 위법한 행사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인정된 것은 박영두·최종길·김준배 사건 등 6건이다.지난 73년 유럽거점 간첩단 사건으로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받다 숨진 최종길 전 서울대 교수 사건과 97년 한총련 투쟁국장으로 경찰에 쫓기다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진 김준배씨 사건은 규명위가 당초 조사결과를 뒤집고 사건의 전모를 밝혀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중간발표에서 군 당국의 자살결론을 뒤집은 허원근(許元根) 일병 사건도 군 의문사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새롭게 한 계기로 인정받고 있다.현재 조사가 진행중인 55건 가운데조사결과 보고가 끝난 것은 최석기·박융서사건 등 23건,보강조사중인 것은 허원근 사건 등 12건이다.그러나 장준하·이내창·박창수 사건 등 18건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의 비협조 등으로 아직 1차보고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세영기자 ■민변등 의문사법 개정 촉구 - “권한 강화·활동기한 늘려야” 오는 16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시한을 앞두고 조사기간 연장과 위원회의 권한 강화를 요구하는 각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규명위에 접수된 85건의 의문사 가운데 55건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이른바 ‘의문사 빅 5’가운데 장준하·이내창·이철규·박창수 사건은 국정원과 검·경의 협조거부로 진상규명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지난달 관련 자료가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규명위 위원과 조사관들이 잇따라 국정원과 기무사를 상대로 실지조사를 시도했지만 이들 기관의 완강한 거부로 조사가 무산됐다. 규명위 관계자는 “현행 의문사특별법이 규명위에 압수수색권,계좌추적권,강제구인권 등을 부여하지 않아 조사에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할 수는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상범(韓相範)위원장은 최근 국회 공청회에서 “현재 진행 상황으로는 기한 내에 사건을 마무리지을 수 없다.”며 기한연장과 권한강화를 위한 3차 법개정을 촉구했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덕우(李德雨)변호사도 위원회의 활동기한 삭제와 특별검사 조항 신설,재심청구 허용과 과태료 인상 등을 담은 의문사법 개정안 시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유가족 및 시민·사회단체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민주화운동 정신계승 국민연대와 의문사 유가족 대책위,민주노총 등은 지난달 20일 성명을 통해 의문사법 3차 개정을 요구했다. 박형규(朴炯圭)목사와 김삼웅(金三雄) 전 대한매일 주필 등 규명위 자문위원들도 최근 전체회의를 열어 기간연장과 권한강화,반(反)인권적 국가범죄의 공소시효 배제 등을 담은 건의문을 대통령과 정당 지도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정작 정치권에서는 김원웅(金元雄)·이창복(李昌馥) 국회의원 등이 긍정적인의사를 밝혔을 뿐,뚜렷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세영기자
  • [수교10년 韓·中] (下)차이나타운을 건설하자

    ■“지방에 차이나타운 세워 지역경제 새로운 활력을” 21세기 들어 중국의 역할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중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고리로서 화교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유동자산 2조달러(약 2400조원)가 넘는 거대한 화교자본을 유치하는 창구로서 차이나타운을 본격 건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국내외 관광객 유치에도 큰 보탬이 된다.일본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의 경우 매년 도쿄 디즈니랜드보다 많은 18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이 차이나타운 건설을 구상한지는 꽤 됐다.우리나라가 2000년부터 중국인 해외여행 자유화국가에 포함되고 제주도 무사증 입국이 시행돼 중국인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이를 ‘중국특수’로 연결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다.최근 중국을 뒤덮은 ‘한류(韓流)’열풍을 국내에 접목시켜 잠재력이 무한한 중국시장을 공략하려는 의도도 있다. 경기도 고양시는 일산구 대화동 고양국제종합전시장 부지 2만평에 호텔과 상가,중국식 공원·거리 등이들어서는 차이나타운을 세우기로 중국계 자본의 서울차이나타운개발㈜과 지난 4월 합의,토지개발협약(MOA)을 체결했다.내년 4월쯤 조성공사를 시작, 2004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서울차이나타운개발㈜은 당초 서울 상암동 서울디자인미디어센터 부지에 차이나타운을 건설하려했으나 일산이 인천국제공항과 서울 도심 사이에 위치,입지가 상암동에 비해 뛰어나다고 보고 방향을 바꿨다. 부산시는 기존 화교 상권이 형성된 동구 초량동 청관골목을 ‘상해거리’로 지정하고 숙박·쇼핑시설 등을 건립,이곳을 차이나타운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시는 이미 68억원을 들여 이곳에 ‘상해의 문’을 설치하고 도로 등 기반시설을 정비했고,앞으로 화교 등 민간자본을 포함해 534억원을 투입,화교학교 인근에 중국인 전용상가와 중국풍 건물을 건립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중구 북성·선린동 일대에 형성돼 있는 차이나타운을 본격 개발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이곳은 1883년 제물포항 개항과 더불어 형성된 국내 최초의 차이나타운.이 일대에는 한때 3000여명의 화교가밀집돼 있었으나 6·25전쟁을 거쳐 60년대 들어 화교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심화되면서 화교들이 동남아 등으로 떠나 현재는 600여명만이 남아 중국음식점·한의원·중국문화사 등을 운영하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시는 이곳 주변에 대 중국 관문인 인천항과 대만·홍콩·싱가포르 등 중화경제권의 교통요충지인 인천공항이 자리잡아 화교촌이 ‘관광인천’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 중구는 지난해 6월 차이나타운을 ‘관광특구’로 지정한데 이어 중국거리를 상징하는 대문 형태의 전통 조형물 파이러우(牌樓)와 중국식 가로등 23개를 설치하고 진입로 등 기반시설을 정비했다.구는 차이나타운 개발사업에 화교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화교 투자가들과 중국풍 상가 등을 짓는 방안을 논의중이나 각종 규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인천 중구 관계자는 “차이나타운이 4층 이상 건물을 못짓는 고도제한지역인데다 건폐율 제한(60%)까지 적용받아 화교자본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차이나타운 건설이 면밀한 준비 없이 발표돼 지자체의 전시성 ‘기획’에 그치는 바람에 민자 유치가 안되고 지지부진한 경우도 많다. 북제주군은 애월읍 옛 수산유원지 일대를 차이나타운으로 개발하기 위해 10억원을 투자,중국식 음식점·쇼핑시설을 갖춰 지난 4월 개관하기로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 주황부동산정보유한회사와 합의했으나 중국측이 카지노가 들어올 수 없으면 투자가치가 없다며 난색을 표해 제자리다.홍콩 삼자기업협조총회는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일대에 해상 카지노호텔 등을 갖춘 차이나타운을 조성하겠다며 12억달러의 투자의향서를 98년 제출했으나 현행법상의 ‘카지노 불가’로 없던 일로 됐다. 서귀포시는 불로초를 구하기 위한 진시황의 사신인 ‘서불’이 다녀갔다는 정방폭포 인근 서귀동 100의 2 일대를 2004년까지 중국전통음식점과 민박촌등이 들어서는 차이나타운으로 조성하기로 했다.차이나타운에 우선 ‘서불전시관’을 만들어 월드컵 이전에 개관할 예정이었으나 제주도문화재보호조례가 문화재보호구역의 300m 이내에서 건축할 경우 도의허가를 받도록 규정,난관을 겪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는 지난 3월 심재덕 전 시장이 월드컵 홍보를 위해 자매도시인 중국 지난(濟南)시를 방문했을 당시 수원차이나타운 및 공자 사당 건립을 제안했고,지난시측도 협조를 약속했으나 시장이 바뀐 뒤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려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인천화교협회 장의량(張義亮·62) 사무장은 “생색내기식 차이나타운 개발은 화교뿐 아니라 자치단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당장의 필요에 급급해 무작정 개발에 착수하기보다는 각종 규제부터 풀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인위적 개발보다 화교들이 이미 몰려 있는 곳부터 자연스럽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전국종합·정리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양필승 서울차이나타운개발 추진위원장/ “차이나타운 한·중 번영에 필수” 양필승(梁必承·45·건국대 사학과) 교수는 차이나타운 건설에 목숨을 걸다시피 한 학자다.1999년 11월 설립된 서울차이나타운개발㈜의 건설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다. 양 교수는 30일 “오랜 이웃나라인 한국과 중국의 진정한 공동번영을 위해 차이나타운 건설은 반드시 이뤄야 할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한·중 수교 5주년을 맞았던 97년 한 일간지에 차이나타운 건설을 제의한 인연으로 지금까지 손을 놓지 못했다.국내 차이나타운 논의의 ‘원조’인 셈이다.당시 화교들의 자본을 끌어들이자는 의견도 많았다.그러나 국내 화교들의 법적 지위가 보장되지 않은 상태로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한 선배 학자가 재일교포들의 권익을 위해 일하다가 화교들로부터 “당신의 조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소수민족 권리 운운하느냐.”란 말을 들은 뒤여서 더더욱 그랬다. 그는 우선 화교들의 권익 신장에 앞장섰다.99년 토지 소유 제한이 철폐된데 이어 마지막 걸림돌인 영주권 확보 문제도 국회 공청회 등 노력을 기울여 지난 6월 입법화되기에 이르렀다.서울의 차이나타운 개발은 입지여건 등 어려움 때문에 유보됐지만 투자비가 5억달러에 이르는 고양시 일산 차이나타운 조성의 바탕을 일궜다. 그는 2000년 초 휴직까지 하며 엠차이나타운㈜을 설립했다.차이나타운을 우선 사이버상에 만들어 한·중 교류의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자는 취지에서다.‘m’은 밀레니엄,멀티미디어,모바일의 영문 이니셜을 따온 것이다.이 회사사이트(www.mchinatown.co.kr)는 중국에 한국 대중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국내기업에는 중국을 겨냥한 수익모델을 선보이겠다는 당찬 목표를 갖고 출범했다.국내 연예계 동향을 소개해 한류(韓流) 열풍을 이끈 것은 물론,이를 토대로 양국 기업체들을 위한 컨설팅에도 한 몫해 성공적이란 자평이다. 그는 “개혁과 개방은 한 나라의 발전을 이끄는 두 바퀴”라고 전제한 뒤“이제 국내에서 화교들에 대한 실정법상의 차별이 사라져 개혁 토대는 마련된 셈”이라면서 인·허가 문제 등 실생활에서 부딪히는 행정 불편 해소와 국민들의 인식 변화를 당부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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