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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감 안거쳐도 교장 된다

    현행 교장 승진 임용제와 별도로 일정 비율의 교장을 공모·추천받아 임용하는 ‘공모추천제’가 적극 추진된다.또 교원평가의 주체에는 교장·교감 이외에 교사 뿐만 아니라 학부모·학생도 포함될 전망이다.다만 학부모·학생의 평가는 참고자료로만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교육개발원은 현 정부의 교육개혁안 가운데 하나인 교장임용제 다양화 및 교원평가제 개선과 관련,교육인적자원부의 연구 의뢰를 받아 이같은 시안을 마련했다고 16일 밝혔다.교육개발원은 오는 23일 공청회를 열어 최종안을 확정,교육부에 보고할 예정이다. 시안에 따르면 교육경력·연수실적·근무평정 등으로 평가,승진시키는 현행 교장임용제와는 달리 공모추천제는 학교운영위원회나 일선 교육청 등에서 마련한 ‘추천위원회’에서 일정 자격을 갖춘 교원을 공모,심사한 뒤 시·도 교육청에 2배수로 추천해 임용케 하는 방식이다.지원 자격은 시·도 교육청의 자율에 맡기지만 교육경력 15년 이상,학생부장 등 보직 경력이 있는 교원 등에게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교감을 거치지 않아도 교장이 가능한 셈이다.교장으로 선발되면 6개월∼1년 동안 자격연수를 받은 뒤 배치된다. 공모·추천의 경우 ▲일선 교육청과 학운위가 순위없이 2배수를 시·도 교육청에 추천 ▲일단 학운위가 심사,일선 교육청에 추천하면 일선 교육청이 검증한 뒤 시·도 교육청에 재추천 ▲일선 교육청이 공모와 추천을 전담하는 방식 등이 논의되고 있다. 교원평가제 개선에서는 현행 교장·교감으로 한정된 평가 주체를 확대,동료교사와 학부모·학생을 포함시키는 ‘다면 평가’가 시행될 것 같다.하지만 학부모·학생의 평가의견은 점수에 반영하지 않고 참고자료로만 쓰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평가 방식과 관련해 초등학교에서는 학년별 교사끼리,중·고교는 교과목별 교사끼리 실시하는 등의 다양한 안들이 검토되고 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국민연금 기금운용 기획단 단장 이필상 교수

    “국민연금은 국민 모두의 재산입니다.따라서 기금운용은 국가경제도 살찌우고 국민재산도 증식시키는 철저한 윈-윈 전략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필상(57·고려대 경영학)교수가 최근 정부에서 처음으로 설립한 ‘국민연금 중장기 기금운용 마스터플랜 기획단’ 단장에 위촉돼 관심을 모은다. 기획단은 현재의 국민연금 운용방식을 어떻게 하면 국민들에게 많은 혜택을 부여할 수 있을까 하는 취지에서 설립됐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또 국민연금 기금이 지난 2월 말 현재 117조원에 이르러 연금 운용체계에 대해 ‘제로 베이스’에서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국민연금은 어디까지나 국민 각자의 노후를 감당해야 하는 소중한 재산”이라면서 “때문에 국민재산의 증식을 위해 적절한 기금운용의 플랜이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사실상 주먹구구식으로 운용되다시피해왔다.”고 진단했다. 기획단에는 이 교수를 비롯한 각계 14명의 전문 연구자 그룹과 20명의 자문위원이 참여할 예정이다.아울러 기획단은 자산배분연구팀과 투자정책팀 등 크게 2개분야로 나누어 ▲주식과 채권투자 방식 ▲해외투자 ▲위험관리 ▲주주권 행사 등 14개의 연구과제를 집중 연구하게 된다. 오는 11월까지 연구를 마치고 공청회 등을 거쳐 올 연말 플랜을 최종 마무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적용시기는 빠르면 내년부터 가능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 교수는 현행 기금운용의 문제점에 대해 “지난 1980년대 후반 도입된 국민연금은 국민재산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치논리에 의해 통제를 받았고 또 정부내에서도 이해관계에 의해 좌지우지 운용돼 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운용실태만 보더라도 총 112조원 가운데 공적자금예탁 15조 2000억원,복지부분 대여사업 4000억원,금융투자 96조원 등에 쓰이고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화성 출신인 이 교수는 68년 제물포고와 서울대공대를 나와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선물학회장,한국재무학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함께 하는 시민행동’상임대표,감사원 부정방지대책위원회 위원,NGO학회 공동대표 등을 맡고 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하원만 백화점협 회장

    “백화점은 위수탁업이 아닌 판매업이므로 회계기준은 총액기준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신임 백화점협회장으로 임명된 하원만 현대백화점 사장은 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백화점 회계기준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하 회장은 지난해부터 백화점의 회계기준이 총액이 아닌 수수료 기준으로 바뀜에 따라 백화점업의 위상이 추락,주가 관리 및 국가경제에 도움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융감독원과 90일 이내 자유롭게 반품이 가능하면 총액기준으로 회계기준을 삼을 수 있다는 데 합의했으나,이는 각 백화점의 자율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또 90일 이내 반품 조건없이 총액을 회계기준으로 삼을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셔틀버스 제도도 공청회 한번 없이 재래시장과 운수업체의 수익보전이란 명분 때문에 2001년 폐지됐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말없는 소비자의 입장보다는 이익단체의 주장만 대변된 정책이라며 소비자의 안전과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적절한 시기에 셔틀버스의 부활을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총선 D-13] (2)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1일 ‘웃음 가득한 가정’‘일할 맛 나는 경제’ 등의 슬로건과 이를 뒷받침할 50개 핵심공약을 발표했다.‘소요예산 및 재원조달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이는 공약 수행 의지를 내보이겠다는 뜻으로 여겨지며,일부 분야에서는 구체적인 계산법으로 재원조달 계획과 사용처까지 내놨다. ●‘국가책임 의무교육제’ 제시 1차 공약은 ‘분배보다 성장’을 중시하는 보수정당으로서는 복지에 적지 않게 신경을 쓴 인상을 남겼다.‘삶의 질 향상’ 부문에서 주부·노인·장애인·저소득층까지 골고루 혜택을 누리는 1인 1연금제도 도입을 내걸었다. 지하철역사에 보육시설 설치,조부모·친척·이웃의 보육에 대한 보육비 지급 또는 세제감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부모공동육아제도’를 활성화해 일정장소에서 공동육아를 하면 정부가 일정액을 보조하고 세제혜택을 주는 안을 제시했다.직장보육시설 설치근거를 ‘여성근로자 300인 이상’에서 ‘근로자 300인 이상’으로 바꾸겠다는 방안은 상당한 개선책이긴 하지만,일선 기업현장에서 관철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교육 분야에서는 실업계고교 전면 무상교육,초등학교 원어민영어교육 강화,저소득층을 대상으로한 교육비지원 쿠폰제도 도입,우수한 인재를 위한 ‘국가책임 의무교육제’ 등을 내놓았다. ●‘약자 배려형’ 경제정책 한나라당은 ‘황소경제군단’을 창설,각 분야의 내로라는 전문가들을 배치했지만,일단 이날은 거시적 경제정책보다는 중소기업 지원책 위주의 공약을 내놓았다.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매출채권보험의 인수규모를 20% 증액하고,벤처기업에 지원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CBO)의 만기연장을 추진하겠다고 했다.주요 원자재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을 확대해 수입을 안정시키고,원자재난 특례보증을 위한 자금지원 규모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일정범위내에서 중소기업의 교육훈련비를 고용보험에서 지원하는 방안도 내놨다. ‘청년실업 5개년 계획’으로 향후 5년 동안 매년 정부투자기관과 출연기관 정원의 3%를 청년으로 신규채용하는 안도 마련했다.중·장년층 실업 해소를 위해서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제안했다.이공계 지원을 위해 기초연구를 위한 투자비율을 2002년의 19%에서 30%로 상향 조정하고,해당 분야의 대학원생에 대한 연구비와 장학금 수혜를 확대하기로 했다.과학기술 인력에 대해서는 5년내 급여 50% 인상안을 내놓았다.매년 2000억원 이상 5년간 투입하는 재래시장 현대화 5개년 계획도 제시했다. ●이색 공약 동·식물 전염병 방지를 위해 ‘동·식물 보건청’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효도법’을 제정해 노부모 부양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은 물론,부모부양이 가능한 데도 이를 회피하면 부양명령 등 강제조치를 하겠다는 내용까지 담았다. ●실행방안 미흡 그러나 기본적으로 정책이 ‘우선 순위’에 따른 선택의 문제임을 감안할 때,적어도 공약들은 큰 틀에서 조율된 흔적을 보이지 못했다.예를 들면 ‘국방 예산 40% 이상 증액’은 8조원의 추가 소요예산이 필요한 공약으로,다른 특정 정책을 후순위로 미루는 ‘희생’이 뻔한 데도,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또한 이는 “국방예산을 GDP 대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여당안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를 제시한 것으로,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자주 국방’을 주창했을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었다.1조 630억원이 필요한 ‘사병봉급 20만원으로 대폭 인상’은 당장 그 필요성에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다. ‘2006년까지 지금 기름 가격 그대로’는 에너지 세율 인상 시행시기 유보를 전제로 한 것이다.총선 후에 에너지세법과 특별소비세법,지방세법 등을 개정하겠다고 했지만,공약이 가져올 영향력에 비해 구체적 시행방안이 미흡해 보인다. 대학입시 완전 자율화,사립학교 자율권 확대,특수목적고 확대 육성 등 교육 관련 공약은 여전히 사회적 논란이 진행중인 것이어서 시행과정에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10조원 규모의 새 산업은행 설립’은 향후 세미나와 공청회 등을 개최하겠다는 식이어서 일단 아이디어 차원의 공약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지운 박지연기자 jj@seoul.co.kr˝
  • 김재규씨의 시해는 ‘민주화 운동’ ?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지난 2001년 민주화 보상심의 대상에 올랐으나 사안이 중대하다는 이유로 심의가 총선 이후로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는 1일 “2001년 10월26일 신청된 김재규씨에 대한 보상심의건을 분과위에서 논의,심의를 총선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고 밝혔다. 위원회는 “지난달 15일 처음으로 분과위원회를 열었으나 이 안건 심의가 총선 및 탄핵정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돼,총선 이후에 심의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했으며,구체적인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보상심의위원회의 심의절차는 시·도 기초조사 → 심의위 1차조사 → 심의위 2차조사(전문위원 조사) → 분과위원회 → 본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치게 돼 있다. 관계자는 “현재 기초조사와 심의위 조사를 모두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 사건을 놓고 분과위에서 독자적인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관련 인사들의 폭넓은 의견을 청취하자는 주장에 따라 한때 공청회도 검토했으나 공개적으로 공청회를 하면 위원회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자체 워크숍 형태의 비공개 모임으로 바꾸기로 했다. 분과위는 10명의 위원,본위원회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9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으며,심의의결은 ‘과반수 이상 출석,출석 위원 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이뤄진다.한편 김씨에 대한 민주화 보상심의가 본격화할 경우 ‘김재규 의사(義士)’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김씨에 대한 민주화보상심의 요청은 김씨의 5촌 조카인 김진백씨가 냈으며 김씨는 김 전 부장이 박 전 대통령을 시해한 것은 민주화운동으로 명예회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덕현기자 hyoun@˝
  • 법무부“비리연루자 조기 사면 차단”

    부정부패 비리에 연루된 수감자는 조기 사면이 철저히 금지되고 반인도적 중범죄자는 사면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강금실 법무부장관은 31일 대통령 권한대행인 고건 국무총리에게 이같은 사면제도 개선 내용을 포함한 업무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법무부는 사면 대상자에 대한 객관적 심사절차를 마련하고,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가칭 ‘사면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이를 위해 지난 3월 외부기관에 사면제도 개선을 위한 용역을 의뢰했으며 이달 안에 결과가 나오는 대로 개선안을 확정,오는 6∼7월쯤 공청회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비리 연루자는 형 확정후 일정기간이 지난후 사면이 가능하도록 하고,존속살인 등 반(反)인륜범죄자는 아예 사면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법무부는 또 17대 총선에 대비,금전 선거사범 배후를 철저히 밝히고 유권자의 소액 금품수수 행위도 처벌토록 하는 한편 선거사범은 공정하고 신속한 처리로 불법 선거운동 적발 자체가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도록 할 방침이다.공무원의 선거관여 행위도 철저히 감시하고 탄핵 찬반집회 명목의 불법선거운동에도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적제도 개선의 일환으로 ‘중국동포 국적업무처리지침’을 폐지,모든 외국국적 동포에 대해 같은 국적취득 절차를 적용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그동안 상대적으로 국적취득 때 불이익을 받았던 중국동포의 국적취득이 쉬워질 전망이다.강 장관은 2008년까지 법률구조 대상자를 전 국민의 50%로 확대하고,구속수사 관행을 지양하는 등의 8대 중점추진과제,검찰조직 개편 방안도 보고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지자체 공공시설 ‘거대 컴플렉스’] 전문가 시각

    문화예술회관이나 체육시설,박물관 신축엔 국·도비가 지원된다.문예회관의 경우 문화관광부가 국비 20억원씩을 일괄 지원한다.광역단체가 기초 시에 사업비의 30% 범위내에서 60억원,군에 45억원을 한도로 지원한다.덜 받겠다는 자치단체는 사실상 없으므로 65억원에서 80억원을 종잣돈으로 해 신축에 나선다. 지자체가 실시된 이후 자치단체장의 치적과시용 등으로 매머드시설이 잇따라 건립됐고,중앙부처는 ‘지역균형개발과 지역문화육성’을 명분으로 재정부담 능력이나 유사시설 중복여부 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사실상 무차별적으로 국비를 내려보냈다. 전국 광역과 기초단체 250곳중 문예회관을 갖춘 곳은 122곳으로 절반이 안 된다.올해도 26곳에 국비가 지원되고 내년엔 30곳이 신축을 준비중이다. 문화부 도서관박물관과 지방문화회관 담당 김진엽씨는 “앞으로는 지원전에 재정부담 능력 등 사업추진 가능여부를 현지실사하고,인근의 유사시설과의 중복 여부를 세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자치단체가 주민 공청회나 의회,문화·공연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소규모라도 지역실정에 맞는 시설을 건립해야 한다는 인식이 앞서야 하고 문화·예술 전문 운영인력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고양을 생각하는 예술인모임’ 대변인 겸 고양문화재단 이사 안태경(46)씨는 “문화센터는 규모를 자랑할 게 아니라 작은 문화,작은 공연을 통해 지역문화를 활성화시키는 구심점이 되도록 하드웨어가 설계되고 소프트웨어가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작은 문화공간이 더 아름답고 역동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씨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연극단체나 주부·청소년 노래패,화가,문화활동 동호인 등이 자신들의 창작 공간과 공연·전시공간 등으로 손쉽게 접근해 활용하고 가족·친지나 주변으로 문화수요층을 점차 확대해 가는 소규모의 다양한 공간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거대한 문화센터를 지어놓고 쩔쩔맬 게 아니라 차라리 그 돈으로 지역의 문화적 특성에 맞는 소규모 문화공간을 다수 확보,문화·예술인과 주민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특히 대도시외 지역의 문화센터들은 “기성품식의 서양 유명 공연 유치보다는 지역 주민의 문화·체험과 참여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개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안씨는 전반적으로 운영난을 겪고 있는 문화센터의 활성화를 위해 “비용이 많이 드는 공연은 광역자치단체 단위로 공동으로 기획,유치해 공연 원가를 절감할 수 있도록 문화센터간 공동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 [조정래의 세상보기] 분별없는 이기심, 경쟁지옥 만든다

    갈수록 경쟁은 치열해지고,그럴수록 학원에 대한 의존도는 커지고,그러기를 20년 넘게 하다보니 학교 교육은 망가질대로 망가지게 되었다. 텔레비전에서 과외방송을 하면 연간 9조원 이상의 사교육비 절감 효과가 나타나리라고 한다.그게 희소식인가 했더니,뒤따라 나온 것은 학원들의 저항이었다.자기네 사업 망치게 생겼으니 그 방송을 하지 말 것이며,만약 강행하면 좌시하지 않고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엄포였다.그것은,월평균 천만원 이상 소득자인 의사들이 국민 건강을 담보로 더 배부르게 살겠다고 길바닥에 나앉아 데모하는 것을 볼 때와 다름없이 입맛이 썼다. 사교육비 전체가 아닌 일부분의 절감효과가 9조원을 넘는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고,학원들이 그 수입을 놓치지 않겠다고 정부를 향해 으름장을 놓는 것도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학원이란 원래 학습능력이 부진한 학생들이 도움을 받는 뒤편의 배움터였다.그런데 서로 경쟁이 치열하다 못해 광란상태에 빠지면서 학원은 일류대학을 가기 위한 필수코스처럼 둔갑하고 말았다.그것은 공교육이 무너진 현장이기도 했다. 공교육을 초토화시킨 괴물답게 학원비는 학교 수업료를 비웃으며 하늘 드높이 솟아 있다.주객이 전도되어버린 이런 현실은 어디서 기인한 것인가.학교 선생님들이 무책임하게 놀고 먹어서 그런가? 실력이 없는 무능 교사들이어서 그런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그 절대적인 원인은 학부모들에게 있다.‘무슨 수를 써서든 내 자식만은 잘 되어야 한다.’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부모들의 이기심,그 걷잡을 수 없는 탐욕들은 경쟁에서 이기는 수단으로 과외공부를 찾아 미친듯이 치달아갔다.갈수록 경쟁은 치열해지고,그럴수록 학원에 대한 의존도는 커지고,그러기를 20년 넘게 하다보니 학교 교육은 망가질대로 망가지게 되었다.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간에 세계 그 어떤 나라에도 이런 현상은 없다.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우리의 이기심이 우리 사회를 망치는 독으로 퍼지고,서로서로의 가슴을 찌르는 비수가 되었다. 대입 수험생들의 과외비만 아니라 미성년자들의 영어교육비가 연간 7조원에서 8조원이라고 한다.그 어마어마한 돈을 탕진하는 것도 ‘내 자식은 남보다‘하는 바보스러운 이기심 탓이다.오늘날과 같은 영어공부의 광풍이 몰아닥친 것은 저 김영삼 정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아름다운 지하자원이란 기상천외한 표현을 구사하고,6·25 이후의 최대 국란으로 일컬어진 IMF사태를 불러온 대통령 김영삼은 제대로 된 공청회 한번 실시하지 않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영어 조기교육을 시키라고 결정내렸다. 그러자 세상은 어찌 되었는가.내 자식을 앞세우고자 하는 부모들의 극성스러운 이기심은 초등학교 3학년 이하를 영어 학원으로 내몰기 시작했다.그 광란의 바람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우리도 질 수 있느냐 하는 이기심이 발동되어 두번째 광란의 바람이 일어났다.그건 유치원생 부모들이 일으킨 바람이다.그리고 세번째 광란의 바람이 뒤를 이었으니,유치원도 못 다니는 유아들의 부모까지 가세한 것이다.몰지각한 이기심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영어를 남들보다 잘하게 하려고 혀를 수술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수술의자에 묶인 어린아이는 발버둥을 치고,젊은 엄마는 의사 옆에서 흡족하게 웃고 있고,혀밑이 꿰매진 아이의 크게 벌린 입이 텔레비전 화면에 클로즈업되고 있다.혀 짜른 반벙어리가 될지도 모르는데 그런 수술을 시키는 용감무쌍한 모성이 위대하고,돈벌이를 위해 무슨 수술이든 거침없이 감행하는 의사 또한 거룩하다. 1조원이 얼마만한 돈인지 선뜻 계산하기는 쉽지 않다.1조란 억이 1만 개 합해져 이루어진 수다.그럼 억이란 무엇인가? 사람인( )변에,뜻 의(意)자가 합해진 것이 억(億)이다.다시 말하면 억이란 실재하는 수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나 있는 숫자라는 뜻이다.경제 규모가 크지 않았던 그 옛날 원시경제시대에는 정말 그랬을 것이다. 우리의 분별없는 이기심은 우리가 사는 사회를 지옥으로 만들고 있다.영원히 살 수 있는 인간은 단 하나도 없다.그리고,인생살이란 1등을 뽑는 경기가 아니다.자기 능력껏 살며 만족할 줄 아는 것이 가장 아름답고 복된 삶이다.
  • [조정래의 세상보기] 분별없는 이기심, 경쟁지옥 만든다

    갈수록 경쟁은 치열해지고,그럴수록 학원에 대한 의존도는 커지고,그러기를 20년 넘게 하다보니 학교 교육은 망가질대로 망가지게 되었다. 텔레비전에서 과외방송을 하면 연간 9조원 이상의 사교육비 절감 효과가 나타나리라고 한다.그게 희소식인가 했더니,뒤따라 나온 것은 학원들의 저항이었다.자기네 사업 망치게 생겼으니 그 방송을 하지 말 것이며,만약 강행하면 좌시하지 않고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엄포였다.그것은,월평균 천만원 이상 소득자인 의사들이 국민 건강을 담보로 더 배부르게 살겠다고 길바닥에 나앉아 데모하는 것을 볼 때와 다름없이 입맛이 썼다. 사교육비 전체가 아닌 일부분의 절감효과가 9조원을 넘는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고,학원들이 그 수입을 놓치지 않겠다고 정부를 향해 으름장을 놓는 것도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학원이란 원래 학습능력이 부진한 학생들이 도움을 받는 뒤편의 배움터였다.그런데 서로 경쟁이 치열하다 못해 광란상태에 빠지면서 학원은 일류대학을 가기 위한 필수코스처럼 둔갑하고 말았다.그것은 공교육이 무너진 현장이기도 했다. 공교육을 초토화시킨 괴물답게 학원비는 학교 수업료를 비웃으며 하늘 드높이 솟아 있다.주객이 전도되어버린 이런 현실은 어디서 기인한 것인가.학교 선생님들이 무책임하게 놀고 먹어서 그런가? 실력이 없는 무능 교사들이어서 그런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그 절대적인 원인은 학부모들에게 있다.‘무슨 수를 써서든 내 자식만은 잘 되어야 한다.’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부모들의 이기심,그 걷잡을 수 없는 탐욕들은 경쟁에서 이기는 수단으로 과외공부를 찾아 미친듯이 치달아갔다.갈수록 경쟁은 치열해지고,그럴수록 학원에 대한 의존도는 커지고,그러기를 20년 넘게 하다보니 학교 교육은 망가질대로 망가지게 되었다.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간에 세계 그 어떤 나라에도 이런 현상은 없다.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우리의 이기심이 우리 사회를 망치는 독으로 퍼지고,서로서로의 가슴을 찌르는 비수가 되었다. 대입 수험생들의 과외비만 아니라 미성년자들의 영어교육비가 연간 7조원에서 8조원이라고 한다.그 어마어마한 돈을 탕진하는 것도 ‘내 자식은 남보다‘하는 바보스러운 이기심 탓이다.오늘날과 같은 영어공부의 광풍이 몰아닥친 것은 저 김영삼 정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아름다운 지하자원이란 기상천외한 표현을 구사하고,6·25 이후의 최대 국란으로 일컬어진 IMF사태를 불러온 대통령 김영삼은 제대로 된 공청회 한번 실시하지 않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영어 조기교육을 시키라고 결정내렸다. 그러자 세상은 어찌 되었는가.내 자식을 앞세우고자 하는 부모들의 극성스러운 이기심은 초등학교 3학년 이하를 영어 학원으로 내몰기 시작했다.그 광란의 바람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우리도 질 수 있느냐 하는 이기심이 발동되어 두번째 광란의 바람이 일어났다.그건 유치원생 부모들이 일으킨 바람이다.그리고 세번째 광란의 바람이 뒤를 이었으니,유치원도 못 다니는 유아들의 부모까지 가세한 것이다.몰지각한 이기심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영어를 남들보다 잘하게 하려고 혀를 수술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수술의자에 묶인 어린아이는 발버둥을 치고,젊은 엄마는 의사 옆에서 흡족하게 웃고 있고,혀밑이 꿰매진 아이의 크게 벌린 입이 텔레비전 화면에 클로즈업되고 있다.혀 짜른 반벙어리가 될지도 모르는데 그런 수술을 시키는 용감무쌍한 모성이 위대하고,돈벌이를 위해 무슨 수술이든 거침없이 감행하는 의사 또한 거룩하다. 1조원이 얼마만한 돈인지 선뜻 계산하기는 쉽지 않다.1조란 억이 1만 개 합해져 이루어진 수다.그럼 억이란 무엇인가? 사람인( )변에,뜻 의(意)자가 합해진 것이 억(億)이다.다시 말하면 억이란 실재하는 수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나 있는 숫자라는 뜻이다.경제 규모가 크지 않았던 그 옛날 원시경제시대에는 정말 그랬을 것이다. 우리의 분별없는 이기심은 우리가 사는 사회를 지옥으로 만들고 있다.영원히 살 수 있는 인간은 단 하나도 없다.그리고,인생살이란 1등을 뽑는 경기가 아니다.자기 능력껏 살며 만족할 줄 아는 것이 가장 아름답고 복된 삶이다.˝
  • 日 재판원제 ‘산파역’ 시노미야 사토루 “한국, 배심제 日보다 먼저 도입될것”

    “한국인의 높은 관심과 대법원의 적극적인 태도로,국민이 재판에 참여할 날이 곧 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대법원이 개최한 ‘국민의 사법참여’공청회에 참석,일본의 재판원제도를 소개한 시노미야 사토루(53) 변호사는 24일 “한국이 일본보다 앞서 배심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말했다. 일본변호사연합회 사법개혁조사실장인 그는 일본의 재판원제도 도입에 ‘산파’ 노릇을 해왔다.일본은 2009년부터 일반 국민으로 구성된 재판원이 유·무죄는 물론 양형까지 결정하는 재판원제도를 도입한다. 직업법관 3명에 일반인 6명으로 구성된 재판부가 사형 또는 무기징역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은 사건을 심리하는 것이다.시노미야 변호사 등 일변련 회원들이 20여년간 쏟아온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본 것이다. 시노미야 변호사는 “한국 대법원이 배심·참심제 도입에 적극적이란 사실에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일본 최고재판소는 ‘사법의 기능이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후까지 재판원제도의 도입을 반대했기 때문.그는 “공청회에 참석한 일선 판사 3명 가운데 2명이 배심제에 찬성하고,토론자 대다수가 배심·참심제 도입의 필요성을 완전히 공감하는 것에 크게 감동받았다.”고 밝혔다. 시노미야 변호사는 미국의 배심제나 유럽의 참심제를 그대로 도입하기보단 국내 특성에 맞는 국민참여 사법제도를 만들어 내라고 조언했다.또 모의재판·국제회의·토론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부작용을 최소화하라고 덧붙였다.판사·검사·변호사들도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쉬운 언어로 재판하는 방법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고 충고했다. 배심원이 학연·지연·혈연에 얽매여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에 대해서 시노미야 변호사는 “일본도 혈연 등을 중요하게 여기지만,대부분의 국민이 배심원이란 공적인 자리에 앉으면 이런 사적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시노미야 변호사는 일변련 소속 변호사 5명,연구원 2명과 함께 방한해 국내 사법개혁 논의과정 등을 살펴봤다. 정은주기자 ejung@˝
  • ‘소비자단체 소송제’ 추진

    특정 물품이나 용역을 제공받은 후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소비자단체를 통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방안이 추진된다.이는 소비자들이 특정피해에 대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사업자의 위법·부당한 행위 재발을 막자는 데 의미가 있다.‘소비자 집단소송’의 전단계로 보면 된다. 정부는 16일 은행회관에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소비자단체 소송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소비자보호 종합시책’을 확정했다. 정부는 일정 요건을 갖춘 소비자단체가 사업자의 위법·부당한 행위에 대해 중지를 청구할 필요가 있을 경우 소비자단체 소송을 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법 제정에 따른 물리적 시간과 기업의 준비기간 등을 감안하면 도입시기는 2005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 퀵보드 등 어린이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산품에 대해서는 검사 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육류는 권장가격을 조사,공개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높이기로 했다.은행,보험,증권,펀드 등의 금융정보 공시제도도 개선하고 광고내용에 대해 사업자가 실증자료를 보유해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 정확한 정보가 유통되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물가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가격담합을 차단하고 가격결정에 소비자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주요 공공요금을 결정할 때에는 공청회 개최를 의무화하고 ‘요금심의위원회’에 대한 민간참여를 확대하기로 했다.KBS,EBS 등 공영방송의 일정 시간대를 확보해 소비자 교육,소비자 안전정보 등 긴급 정보의 전달시스템을 구축하고 독자적인 소비자 방송채널의 확보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배심제·참심제 논란] ‘국민의 사법참여’ 22일 공청회

    일반 시민들이 평결을 내리는 영미식 배심제나 시민들이 재판에 참여하는 참심제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대법원은 오는 22일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키로 하는 등 배심·참심제 도입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우리 국민들은 배심·참심제 도입이 재판의 공정성을 높여줄 것이라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우리 현실에는 어떤 형태가 적합한지와 외국의 운영 실태는 어떤지에 대해 살펴 보았다. ‘국민의 사법참여’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 궤도에 올랐다.배심제든 참신제든 법관만이 관여하는 현행 재판방식을 개편,국민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까닭이다.물론 국내 현실 및 헌법의 규정에 비춰 배심제·참신제·혼합형제의 도입에 적잖은 논란은 불가피하다.재야 변호사쪽이나 재조 쪽도 무게 중심을 달리하는 상황이다. ●배심제,헌법상 적합하다 배심제·참심제 시행의 최대 걸림돌은 헌법이다.헌법 제27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재판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재판과정과 판결에서 직업법관이 주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논리이다.미국·일본 등에는 이같은 규정이 없다. 배심원이 사실문제만 평결하고 법률판단에는 참여하지 않는 배심제는 합헌이라는 게 통설이다.반면 참심제는 법률판단까지 관여하는 탓에 위헌이라고 지적한다.그러나 헌법재판소의 명확한 해석이 없는 상태인 만큼 이견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한양대 법학과 양건 교수는 “법관은 재판에서 사실확정 및 법률의 해석·적용을 모두 담당하기 때문에 배심제 역시 참심제와 마찬가지로 위헌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법률 개정으로 위헌 소지를 없앨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차병직 변호사는 “헌법 101조 3항이 ‘법관의 자격을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법률로 직업법관 이외에 재판을 할 수 있는 법관(참심원·배심원)의 자격을 규정하면 일반 국민도 사실인정과 법률판단,양형에까지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심제인가,참심제인가 재야 법조계는 배심제에,재조 쪽은 참심제의 도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민의 사법참여란 관점에선 배심제가 최선이지만,혈연·학연·지연 등에 많은 영향을 받는 한국적 현실을 고려할 때 시기상조라는 게 일선 판사들의 시각이다.서울중앙지법 한 판사는 “무작위로 배심원들 뽑는다해도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가능성이 높고 피고인들이 ‘줄’을 대려 기를 쓸 것”이라면서 “참심제를 통해 법문화를 향상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반면 재야 법조계에서는 참심제의 경우,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배심제에 비중을 두고 있다.한 변호사는 “실제 재판과정에서 보면 법관의 사실관계 판단이 국민의 의식과 상당히 동떨어진다.”면서 “직업 법관으로 평생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다양한 직업·성향의 일반 국민들이 참여했을 때보다 정확한 판결을 내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무죄 주장하는 중범죄로 제한 배심제든,참심제든 국민의 사법참여는 모든 민·형사사건에서 이뤄지긴 어렵다.미국에서도 전체사건의 4%에서만 배심재판이 진행되는 실정이다.따라서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 가능한 형사사건이나 선거법사건,공무원 뇌물사건 등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다만 무죄를 주장하는 등 사실관계에 대한 팽팽한 다툼이 있어야 한다.또 헌법상 국민은 법관으로부터 재판받을 권리가 있기에,피고인 본인이 원할 경우에만 배심재판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되고 있다.또 위헌 소지를 없애기 위해 배심재판에서도 직업법관의 재량권을 한층 강화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법관이 배심원의 사실인정에 관여할 수 있거나,배심원의 사실인정을 거부할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참심제에서도 참심원의 수를 법관보다 적게 하거나 참심원 의견을 참고자료로 삼는 정도로 제한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배심제 등이 제한적으로 도입되더라도 재판뿐만 아니라 검찰수사에 상당한 변화가 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서울대 법학대 한인섭 교수는 “검사와 변호사가 대등한 위치를 서서 일반 국민을 설득해야 하기에 피의자의 자백을 강요하는 수사관행은 사라지고 목격자와 물증 확보가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수능 선택과목 불공정 없앤다

    대학수학능력시험 탐구영역의 선택과목에서 원점수 만점을 받으면 난이도의 높낮이와 관계없이 표준점수로도 별다른 차이가 없도록 수정될 전망이다. 오는 11월17일 치러지는 2005학년도 수능시험부터 탐구영역이 완전 선택과목제로 바뀌고 과목별 표준점수와 백분위만 제공되기 때문에 같은 원점수 만점자라도 응시생의 수와 난이도에 따라 표준점수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따라서 수험생들에게 선택과목간 유·불리는 사실상 없어진다. 수능 출제·관리 개선 기획단(단장 서범석 교육부 차관)은 12일 이같은 내용의 개선안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논의,최종안을 이달 말 확정키로 했다.개선안에 따르면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도입에 따라 원점수 만점의 표준점수에 크게 차이가 나는 불공정을 없애기 위해 탐구영역의 선택과목간 최고점과 최하점 등을 맞추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즉,원점수 분포에서 최고·최저의 양 끝점을 포함한 일정 범위,예컨대 선택과목 중 가장 분포가 나은 과목의 원점수를 4%·50%·96%로 나눠 다른 과목도 이 과목에 근거,분포를 조정한 뒤 다시 표준점수로 산정하는 방식이다.선택과목간 만점과 ‘0점’ 수험생의 표준점수가 거의 같아지게 하기 위해서다. 특히 탐구영역에서 편법으로 다수 과목을 선택한 뒤 늘어난 시험시간에 실제 필요한 과목 풀이에 집중함에 따라 발생하는 공정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험지를 과목별로 별도 인쇄,30분마다 한 과목만 풀도록 한 뒤 시험지를 회수할 예정이다. 또 출제위원은 특정대 출신을 30∼40% 미만으로 제한하고 고교 교사 출제위원을 지난해 27%에서 올해 30%,2007학년도 50%로 확대할 계획이다. 고3 수험생 자녀를 두거나 입시학원 및 영리목적의 인터넷·방송 등에서 강의한 경험이 있거나 3년 연속 출제위원으로 위촉됐으면 출제위원에서 가급적 배제하기로 했다. 박홍기기자˝
  • [정책진단] 응급 의료체계 손질한다

    긴급을 요하지 않는 경증환자들이 대학병원 응급실에 불필요하게 몰려드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관련 제도를 손질하기로 했다.응급의료 수가(酬價·의료행위의 가격)를 조정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응급의료기관의 수익성이 낮은 점을 감안해 수가는 현실화하되,질병의 경중에 관계없이 응급실도 종합병원만 찾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비응급환자, 응급의료관리료 전액 부담 국내 응급의료시설은 크게 권역 응급의료센터(14곳),지역 응급의료센터(106곳),지역 응급의료기관(289곳) 등으로 나뉜다.권역센터는 가장 난이도 높은 중증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곳이다.지역별로 1∼2곳씩 선정돼 있으며,서울은 서울대병원이 해당된다. 지역 응급의료센터도 대학병원급이 대부분이지만,권역센터보다는 덜한 중증환자의 치료를 맡고 있다.지역 응급의료기관은 대부분 200∼500병상의 병원들이 중심이다.현재 이들 응급의료기관을 이용하면 권역·지역 응급의료센터는 3만원을,지역 응급의료기관은 1만 5000원을 각각 응급의료관리료로 내야 한다. 환자가 28가지의 응급증상에 해당하면 응급관리료의 절반만 부담하고,비응급환자면 본인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물론 나머지 검사료·처치료 등은 별도여서 환자의 부담이 크다. ●응급실도 대학병원만 선호 이런 와중에도 응급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사람의 55% 정도는 감기·복통 등을 앓는 비응급환자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더구나 응급실도 대학병원만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대학병원급 응급실은 병상을 못 구해 복도까지 환자 침대가 길게 늘어서 있는 반면,소규모 병원급 응급실은 환자 보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실제로 대학병원급의 권역·지역 응급의료센터를 이용하는 환자는 연간 2만 7000여명선에 달하지만,병원급인 지역 응급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는 1만 7000여명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응급의료체계의 왜곡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 의대 김용익 교수팀에 ‘응급의료수가체계 개선방안’을 의뢰했다.5월 말쯤 결과가 나오면 공청회를 거쳐 하반기부터 곧바로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우선 대학병원급 응급실의 이용료를 높여 불필요한 이용을 막고,병원급 응급실의 이용료는 크게 낮춰 진료비를 차등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행 응급의료관리료 대신 응급진찰료를 신설,응급의학전문의를 둔 대학병원 응급실에서는 진료비를 더 받도록 할 계획이다.반면 지역응급기관은 응급실을 이용할 때 보험적용 범위를 넓혀주고,응급의료관리료를 아예 없애는 것을 포함해 대폭 낮추는 방법으로 환자의 부담을 줄여줄 방침이다. 김성수기자 sskim@˝
  • 전통불교문화센터 세운다

    내외국인이 한국 전통불교 문화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복합공간이 마련된다. 조계종은 9일 122억원의 정부 지원금과 자체예산 등 250여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연건평 5000여평 규모의 전통불교문화센터 건립을 추진중이며 이르면 올해안에 기공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종은 이에 따라 이달 중 최종 부지선정을 마무리지은 뒤 추진단을 구성해 구체적인 건립일정을 진행할 계획이며 현재 건립 장소로 서울 은평구 구파발을 비롯해 2∼3곳을 물색중이다. 부지와 추진단이 결정되면 오는 5월까지 각종 공청회와 설문조사,국내외 관련센터 및 기구 현지조사를 실시한 뒤 8월까지 설계 및 교통환경 영향평가를 거쳐 시공업체를 공모,선정한다. 조계종은 이 불교문화체험센터를 교육·전시·공연시설을 갖춘 불교종합문화센터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무엇보다 한국전통불교의 핵심인 간화선 수련시설을 마련해 전 세계에 한국 선불교 사상을 전파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센터가 완공되면 연등제작 탱화 사경 탁본 조각 등 불교전통미술과 범패 승무 같은 불교전통음악,사찰음식 등 불교생활문화를 한 곳에서 체험하고 배울 수 있게 된다.조계종은 템플스테이와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해 내외국인이 전국의 사찰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조계종 총무원은 “전통불교문화센터는 한국의 전통불교와 관련된 문화를 전파하는 구심체가 될 것”이라며 “전통불교 문화를 배우고 체험하는 기회를 통하여 국민의 문화정체성 확립에 기여하고 세계에 한국불교의 수행법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日帝 땅이름 뿌리 뽑는다

    일제의 횡포로 왜곡된 지명을 우리 식으로 되돌려받기 위한 사업이 서울에서 본격화된다. 보신각 등 우리나라 정기(精氣)를 대변하는 문화재와 시설이 많은 ‘독립만세의 고장’ 종로구(구청장 김충용)는 3·1절을 앞두고 민족정기와 문화를 되찾고 극일(克日)운동을 편다는 취지에서 원서·원남동 등 일제시대 생긴 동명을 회복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일제는 한반도 침략 초기인 1904년 당시 우리나라 임금이 사는 궁궐을 폄하하기 위해 창경궁과 창덕궁을 정원 수준의 창경원·비원으로 각각 낮춰 명명하면서 창경궁 서쪽에 있던 지역을 원서동으로,남쪽을 원남동으로 일컬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원서동은 나라의 어른인 왕이 자리해 좋은 기운이 깃들게 된다는 의미의 ‘양덕동’,원남동은 옛날 순라꾼이 돌던 곳이란 뜻의 ‘순라동’ 등으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종로구는 이런 일제 잔재를 씻어내기 위해 전문가들의 주장과 주민 설문조사,공청회 등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안이 나오는 대로 행정자치부에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지명 되찾기 사업을 발표하면서 밝힌 1차 지역명 변경대상은 72곳이나 된다.이 가운데 일제가 자의로 고친 게 20곳,근거를 왜곡하거나 격하시킨 경우가 2곳,광복 뒤 일본식 이름을 개정하면서 왜곡된 경우가 7곳 등이다.종로구 최용순 자치행정과장은 “동명을 바꾸려면 지방자치법 관련 규정과 절차가 워낙 까다롭고,호적부·주민등록부 등 각종 공부(公簿) 58종과 65종의 법령을 뜯어고쳐야 하기 때문에 행정력과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현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대중교통 전용지구 추진

    백화점 등이 밀집한 도심의 교통 혼잡지역에 대중교통수단 외의 모든 차량의 진입이 금지되는 ‘대중교통 전용지구’ 지정이 추진된다.또 앞으로는 도시개발지역·산업단지·관광단지 등을 조성하거나 도로·철도·공항 등을 건설할 때 대중교통시설 계획을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건설교통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중교통육성법을 마련,오는 20일 입법예고한다고 19일 밝혔다. 법안에 따르면 특별시장,광역시장,시장 또는 군수는 교통환경 개선 및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지역과 그 주변도로 등을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할 수 있다. 대중교통 전용지구 지정은 해당 자치단체장이 계획을 수립하고 공청회를 개최,지역주민 및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뒤 해당 도시 교통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하고 이를 고시하면 된다. 이와 함께 국가와 지자체는 간선급행버스(BRT) 구축이나 저상버스·굴절버스 등 새롭고 고급화한 차량을 도입하거나 환승시설을 설치하는 등 대중교통서비스 향상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게 된다.대중교통 운영자에 대한 경영 및 서비스를 평가,우수업체에는 재정지원을 먼저 할 수 있도록 했다. 시·도지사가 대중교통업계의 구조조정계획을 제출하지 않거나 이미 제출한 계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재정지원을 중단하거나 지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도 마련했다. 또 5년 단위의 대중교통기본계획 수립이 추진되고 대중교통 시범도시를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대중교통 전용지구란 백화점·전문상가·쇼핑센터 등이 밀집한 도심지역의 주요 교통축을 정비해 버스·노면전차·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만 운행하도록 하는 교통공간이다.자가용 승용차 등 대중교통수단 외의 모든 교통수단은 통행을 금지해 쾌적한 교통공간을 마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 지구 내에서는 버스전용차로,버스정류소,환승시설 등 대중교통시설이 확충되거나 개선된다.또 일방통행제 실시 및 신호체계 개선이 추진되고 보행자 전용거리도 만들어진다.그러나 물품반입 불편,전용지구 주변지역 교통혼잡,접근성 악화 등의 문제점도 예상된다.외국의 경우 영국 런던,프랑스 리옹,독일 프랑크푸르트,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지에 활성화돼 있다. 김용수기자 dragon@˝
  • UN산하 국제해양재판소 박춘호 재판관

    ‘삼산육수일평지(三山六水一平地).’산은 지구의 3할이고 바다는 6할이며,평지가 1할이라는 뜻이다.20세기가 ‘육지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바다의 시대’다.바다는 광활하고 신비스러운 곳이며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마지막 보고(寶庫)이기도 하다.그래서 세계 각국은 호시탐탐 ‘해양패권’에 혈안이 되고 있다.이에 따른 분쟁도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국제해양법재판소의 박춘호(74) 재판관.그는 유엔(UN)산하인 이 재판소의 첫 한국인 출신 재판관이다.그는 1980년 세계 해양법학자 300명이 참가한 독일 ‘키일 총회’의 의장을 역임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이어 96년 8월 유엔본부에서 국제해양법재판소 초대재판관을 뽑을 때 그는 100개국 중 69개국의 지지를 얻어 9년 임기의 선두그룹으로 당선돼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문패’에 걸맞게 ‘분쟁의 파도’를 잠재우기 위해 지구를 80바퀴나 돌면서 세계와 상대하고 있다. ●해양법·학문 겸비한 국제적 에세이스트 ‘바다를 보거든 산을 보고,산을 보거든 바다를 생각하라.’그의 좌우명이다.‘해양법 35년 외길’을 걸어온 그는 비단 해양법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의 금쪽 같은 학문과 지식을 두루 섭렵한 문명비평가로도 명성이 높다. 그는 얼핏 딱딱한 인상일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해박한 지식에다 풍부한 유머가 철철 넘친다.‘순도 100%의 촌놈’ 출신의 사투리까지 섞어 좌중의 배꼽을 죄다 흥분시켜야만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영어·중국어·프랑스어·일본어·독일어·베트남어 등 6개국어를 구사한다.박식과 기지가 넘치는 국제적인 ‘에세이스트’다. 에피소드1.얼마전 독일 함부르크에서 국제해양법 재판관들의 회의가 열렸다.격무에 시달린 재판관 1명이 과로사로 순직한 직후였다.각국 재판관 21명이 참석한 회의실.최근 1년 사이에 벌써 3명이나 과로사를 당해 다들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박씨는 침울하게 앉아 있는 재판관들의 얼굴을 좌우로 쭉 훑었다.한 재판관이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박씨 왈,“다음은 누군지 보려고 하는건 아닙니다.” 딱딱한 회의실이 금방 웃음바다로 변했다. 에피소드2.지난 12일 독도개발법과 관련,국회 농림해양수산위 공청회에서 모의원이 박씨에게 독도 영유권을 놓고 국제재판을 열면 결과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불쑥 물었다. 그러자 박씨는 이렇게 답변했다.“세상에는 열어보기 전까지 알 수 없는 것이 다섯가지가 있소.첫째 도박,둘째 전쟁,셋째 선거,넷째 재판이오.” “나머지 하나는 뭐요?”하고 모의원이 다시 물었다. 입가에 살며시 미소를 머금던 박씨가 “부부싸움이지.한창 싸움하다가 한 사람이 ‘여보 사실은 그게 아니고….’하면서 꼬랑지내리면 누가 이겼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말했다. ●무궁무진한 촌철살인 에피소드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에피소드는 무궁무진하다.베이징대에서 강의할 때 우리나라의 전라도 사투리 같은 산둥어를 자주 구사해 학생들을 웃기는가 하면,그의 생일(1930년 4월15일)이 김일성 주석과 같아 그를 만난 사람들이 불편해하기도 했다(한·중 수교전부터 베이징에 자주 다녀 북측 요원들과도 가끔 맞닥뜨릴 수 있었다). 또 지난 83년 5월 중국 민항기가 피랍돼 춘천의 미군 비행장에 불시착했을 때였다.중국 정부가 처음으로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이라는 정식국호를 사용하며 이례적일 만큼 신속하게 나선 진짜 배경에 대해서도 박씨만이 알고 있는 일화다.즉 승객 중에 중국 최고의 국방비밀을 쥔 유도탄 전문가가 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13일 때마침 한국에 머물고 있는 박씨를 잠시 만나 영화보다,소설보다 더 진한 그의 인생역정을 들을 수 있었다. “선생님,우문 한가지만 감히 여쭙겠습니다.” “그래,해봐.” “독도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어떻게 해야 해결됩니까?” “독도문제? 이 사람아,해결되지 않는 게 해결되는 것이어.그냥 놔둬부러,왜 다들 난리방구야.” 성철 스님의 ‘돈오돈수’(頓悟頓修) 경지에서 나오는 즉답이라고나 할까.거침없으면서도 명쾌했으며 목소리는 거의 고성에 가까웠다.득도한 사람한테 감히 질문을 어떻게 하랴. ●“인생은 촌놈서 태어나 촌놈으로 가는 것” 어쨌든,추억의 시계바늘을 그의 과거로 돌렸다.지리산 첩첩 산골짜기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3세 때 부친을 잃고 농림학교를 거쳐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했다.6·25때 경찰에 투신해 지리산 전투에 참가했고 군산 미공군부대 클럽 바텐더 생활을 했다.10년 만에 대학 졸업 후 문교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으며,중국집 종업원,나이 39살에 해양법을 배우기 위한 영국 유학길 등 아시아해양법 개척자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인생의 시작과 끝이 뭐냐고 조심스럽게 묻자 박씨는 “촌놈에서 태어나 촌스럽게 가는 것이어.”라고 하면서 “이거봐,기자 양반.인류는 본디 굴속에서 살던 혈거부족(穴居部族)이어.촌놈들의 집단에서 싹튼 게 아닌가.”라고 일침을 놓았다. 박씨는 전북 남원군 대강면 평촌리에서 맏아들로 태어났다.어린 시절 여수에 사는 고모댁에 갔다가 넓은 바다를 보고 감동해 ‘바다를 생각’하게 됐다고 그는 술회했다.‘장보고,이순신,그래 다음은 박춘호야.’라고…. 그는 어쩌면 독도문제에 대해서도 가장 확실한 ‘해법’을 가지고 있다.“독도개발법? 무슨 똥같은 얘기여.재판이 열리면 아무 소용이 없어.고증,그래 우리가 좀 유리하지.그러니까 좀 가만 있어봐.” ●새벽4시에 일어나 세계 각국과 이메일 박씨는 ‘서울대가 뭐가 잘났느냐.’는 오기로 원서를 냈다가 합격했다.그러나 6·25전쟁으로 10년 만에 대학을 졸업한 그는 문교부 차관 비서관으로 발탁된다. 이때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중국집에서 이른 아침에 호떡장사 아르바이트를 했다.중국어를 배우겠다는 일념 때문이다.외국어 욕심이 남달리 강한 그는 아침에는 중국어,밤에는 독일어를 터득했다.남대문 시장에서 단파 수신기를 하나 사서 밤에 베이징방송을 들으며 독일어 뉴스를 청취했다. 문교부 차관 비서관 때 친구와 우연히 광화문에서 좌판깔고 있는 점쟁이를 만나 인생히 확 변했다.“수륙만리를 뛰어야 하는데 한 인간(문교부장관)이 가로막고 있구나.”라는 점쟁이의 말이 영국 유학(해양법)을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유학 다녀온 후 그는 해양법의 독보적인 존재가 된다.박정희 정권 때 석유개발에 대해 ‘코미디’라고 해서 당국의 신경을 건드린 적도 있었다.그는 중국과 수교전에 50여 차례 베이징을 다녀오면서 보이지 않는 역할을 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세계 각국과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김문기자 km@˝
  • 한국계 첫 美하원의원 지낸 김창준씨

    재미 한국인의 ‘성공 신화’ 김창준(65) 전 미 연방 하원의원을 만났다.‘증인도 알맹이도 없는 청문회,국익을 팔아 표를 사려는 의원들의 행태에 국민들의 지탄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한국 정치의 살 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나.’해서였다.지난해 하반기부터 고려대의 동북아경제경영연구소 연구교수로,한국과 미국을 오가고 있는 김씨.지난 1999년 결혼한 부인 안진영(45)씨와 함께 인터뷰에 응했다.“한국 정치에 대해 해줄 말도 많고,하고도 싶지만,총선을 두 달 앞두고 좌충우돌하는 저 사람들(국회의원들) 귀에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을 겁니다.” ●한국 정치가 사는 길은 먼저 지난 12일 끝난 국회의 ‘대통령 친인척 비리 및 대선자금’청문회 얘기부터 시작했다.청문회가 열리는 것 자체가 한국 사회의 큰 발전이지만,내용은 “아직 멀었다.”고 했다. “증인이 납득할 만한 이유없이 국회 출석을 거부하고,또 국회의원이 증인의 말을 가로채고,공무원을 데려다 죄인 다루듯 신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국민의 대의 기관인 국회에서 일어나는 이런 일은 모두 국민을 모독하는 일이란 게 김씨의 말이다. 그는 ‘한국 정치가 사는 법’을 제시했다.먼저 국회의원을 8년 이상 할 수 없도록 하는 임기제한제.김씨가 활동한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성공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법이다.“8년만 할 수 있다고 한다면,정치권 언저리에서 평생을 뱅뱅 도는 인사들은 사라질 겁니다.기업들도 수억원씩 퍼주지 않을 것이고,초선과 다선 사이의 파워 차이도 없이 동등하게 일할 수 있을 것 아닙니까.” 국회의원은 ‘먹고 사는’ 직업이 돼선 안 되며,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지역민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잠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장을 5년,8년 임기로 제한해 놓고 자기네들은 왜 마냥 하도록 해놓았느냐고 국민들이 물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번째로 그가 제시한 안은 대통령과 부통령을 따로 선출하는 것.우리 사회처럼 서로가 나눠져 대립각을 세우는 사회에선 국정을 함께 책임지고 공동 운영해야 서로가 발목잡는 일이 없다는 논리다.미국 대통령·부통령이 한묶음으로 나오는 러닝메이트와는 다르다. 그는 최근 검찰의 정치권 수사와 관련,“제3자적인 시각에서 볼 때 한 번은 거쳐야 할 일을 검찰이 잘 하고 있다.”면서 “미국 검찰보다 훨씬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침묵하는 다수는 외면하는가” “반대하는 의견을 내는 사람도 국민이지만,침묵하는 찬성자도 국민입니다.” 최근 국회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처리를 세 차례 무산시킨 것과 관련,“말도 하기 싫을 정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의 78.8%를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의 국회가 몇몇 의원들의 결사적 저지에 휘둘려,나머지 침묵하는 다수 국민들의 의견을 무시해도 되느냐고 했다. 서청원 의원의 석방요구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서도 “잘했다 못했다 판단을 떠나서 국민들이 어떻게 보느냐를 염두에 둔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농민이나 일부 시민단체의 시위 행태,또 이에 대한 정부의 대처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는 평화적일 때만 기능한다는 것이다.시위가 아니라 ‘폭동’이라는 게 김씨 의견이다. “민주주의에서 집회의 자유와 국민들이 안락한 삶을 추구할 권리는 항상 마찰되지만,한국에선 시위하지 않는 사람들의 권리는 무시되고 있습니다.” 김씨는 미 캘리포니아주 다이아몬드바시에서 시장을 지냈다.평화적이어야 한다는 대전제가 깨진 시위의 자유는 보장해줄 의무가 정부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도 평화적 시위라고 다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거리 행진 등으로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침해할 경우 돈을 내야 합니다.이마저도 공청회를 통해 시민생활에 심각한 침해가 없을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그는 시민단체들이 폭력시위를 하고,정부가 이를 정책에 바로 수용하는 고리가 계속될수록 시위는 점점 더 과격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발전 위해 도울일 찾겠다” 정계 일각에선 그가 한국 정치에 입문할 것이란 소문도 간간이 나온다. “그럴 생각 없습니다.” 단호한 어조로 부인했다.“미국에서 43년을 살았습니다.오래될수록 조국에 대한 애정이 더 커지는 게 대부분 재미동포들의 심정일 겁니다.한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한국정치의 선진화를 위해 조언자의 역할만 하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통’이라고 하지만 자신만큼 미국 정치를 아는 사람이 없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그는 지난 1961년 도미해 시의원과 시장,연방하원의원을 지냈다. 한국의 반미 기류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민주주의는 1인1표지만,국제사회는 1국가 1표가 아닙니다.힘이 없는 나라 100개국이 한 나라를 못당하는 냉혹한 곳입니다.한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들어갈 때까진 한국은 강대국과 동맹을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그러면 어느 나라와 해야겠습니까.” 그는 최근 젊은이들의 주장이 한국의 외교가 미국에 질질 끌려다니는 것이 싫다는 애국적 차원이지 정말 반미는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착하고 정직하고 낙천적인 아내” 1999년 말 하원의원 4선 도전 실패를 끝으로 정계를 은퇴한 그는 현재 서울 안암동 개운사 뒤 고려대 외국인교수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미국에서 홍보회사를 운영하는 부인 안씨는 사업차 미국과 한국을 오가고 있다. “생명의 은인입니다.불법선거 자금 스캔들에 휘말려,인생을 포기할 상황에서 따뜻한 손을 내민 아내는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우리 대학생들을 워싱턴 소재 미 관공서와 기업 인턴으로 연결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중인 안씨는 가수 조용필씨의 처제.지난해 심장병으로 사망한 안진현씨의 동생이다.자매의 얼굴,표정이 너무나 닮았다.“미국에 머물 땐 1주일에 두번 언니 산소에 갑니다.서로 의지를 많이 했는데,아직까지 허전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형부는 인도네시아에 가 있어 아직 만나지 못했어요.”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처럼 돼 있는 한국인 출신 최초의 미 하원의원 김창준씨는 “착하고 정직하고 낙천적인 아내와 조용하게 후학을 양성하는 일로,조국에 봉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오픈 코리아-소통하는 사회를 만들자]제2부(중)이기주의 극복사례-3 부안원전 실패에서 배운다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유치를 둘러싸고 빚어진 ‘부안사태’는 지역이기주의의 실태와 문제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째 계속된 부안사태는 한 가지 사안을 놓고 정부와 자치단체,찬반 주민들이 벌인 가장 길고 격렬한 시위였다. 부안사태는 앞으로 정부와 자치단체,주민,시민단체들이 지역이기주의를 해결하거나 미리 방지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모두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수개월간의 격렬시위,군수 폭행,고속도로 점거,공공건물 방화 파괴,촛불시위,주민투표 등 지역이기주의를 둘러싸고 예견될 수 있는 사안들이 모두 발생한 유례없는 사태였기 때문이다. ●절차상 문제, 주민설득도 소홀 부안사태가 이 지경으로 흐른 것은 정부와 자치단체 등이 정확한 상황판단을 하지 못했고 안이하게 대처한 데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우선 부안군은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우려되는 원전센터 유치사업을 주민공청회 한번 하지 않은 채 군수 단독으로 신청하는 모험을 감행했다.정부의 원전센터 모집공고 절차나 조건에 위배되지는 않았지만 군수의 독단적 결정으로 ‘절차를 무시한 행정행위’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김종규 군수 자신도 이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군수와 군의회 의장의 원전센터 유치신청 다음날 열린 군의회에서도 유치안건이 부결돼 정치적 조정력면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주민들에 대한 홍보나 설득도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초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정부와 자치단체는 주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려 하기보다는 밀어붙이기식으로 나아가려다 때를 놓쳐 오히려 화만 키운 꼴이 됐다. 원전센터 유치 신청 이후 정부와 부안군,한국수력원자력㈜ 등이 나서 대대적인 홍보와 설득에 나서기만 했어도 민심이 그처럼 격화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지적된다.사후에라도 원전센터의 안전성,지역개발 청사진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했으면 주민들이 터무니없는 헛소문에 현혹돼 폭도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반핵단체들이 ‘핵은 곧 죽음’이라며 반핵 교육을 수개월간 전개했지만 정부는 소극적으로 대처해 주민들이 등을 돌리는 주요인이 됐다. 부안사태가 악화된 것은 소신없이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태도가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원전센터 유치에 나선 위도 주민들에게 현금보상이 가능하다고 했다가 다음날 백지화를 선언하는 등 스스로 신뢰도를 떨어뜨렸다.주민들의 반핵시위가 거세질수록 정부는 사업추진 의지를 확고히 하기보다는 한발짝씩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정부 각부처에서도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 유치전에 뛰어들었던 위도 주민들로부터 ‘섬사람만도 못한 정부’라는 비난을 샀다. ●오락가락한 정부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전체적인 로드맵이 없다는 사실도 극명하게 드러났다.정부는 자치단체장이 유치신청을 할 경우 원전센터사업은 그것으로 모든 상황이 끝난 것으로 착각했다.그 때문에 유치신청 이후 주민 설득과 사업추진 과정에서 나오는 문제점 해결 방안이 전혀 준비되지 않아 우왕좌왕하다가 기회를 놓쳐버리기 일쑤였다. 지역이기주의에서 출발한 주민들의 반핵시위 본질을 꿰뚫어 보는 분석력과 이에 대한 신속하고 적절한 대처능력도 실망스러웠다. 지역이기주의는 민의가 높아질수록,자치제도가 활성화될수록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안사태를 모델케이스로 삼아 정부와 자치단체는 물론 주민들이 모두 ‘상생(相生)’의 길을 찾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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