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로워야 新청사? 속이 꽉차야 信청사!
경기 성남시청이 최근 호화청사 건립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전국 최고의 부자도시인 울산광역시 신청사가 리모델링 등으로 적은 비용을 투입해 효율성을 높이면서 ‘공공건축 새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울산시(시장 박맹우)에 따르면 신청사는 사업비 636억원을 들여 2005년 12월 기존 청사 옆 빈터 2만 9314㎡(연면적 3만 8748㎡) 부지에 지상 13층 사무동과 지상 8층 주차동을 착공, 2008년 12월 완공했다.
이어 2008년 11월 사업비 96억원을 투입해 옛 청사(8층·연면적 9053㎡)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 지난 9월 준공했다.
울산시는 신관 건립과 구관 리모델링에 총 732억원을 들여 2000년 이후 완공했거나 신축 예정인 서울·경기·전남·전북·광주 등 5개 광역 자치단체의 평균치인 1998억원의 36.6%에 불과했다. 또 경기 성남·용인, 서울 용산, 경북 포항 등 전국 11곳 기초단체 신청사 건립비용(평균 1287억원)보다도 적게 들어 관심을 끌었다.
성남시 청사(연면적 7만 3956㎡, 지상 9층)는 322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웬만한 광역단체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고, 용인시도 1974억원을 들여 지상 16층, 연면적 7만 9000여㎡의 호화 청사를 짓다 행정안전부로부터 청사 건립 지원금을 거부당했다. 여기에다 서울 강남 도곡1동주민센터는 총 855억원(부지매입비 포함)을 투입해 지하 5층, 지상 6층, 연면적 1만 4443㎡ 규모로 건립될 예정으로 있어 비교가 된다.
특히 울산시 신청사는 공청회·시민설명회를 할 수 있는 500석 규모의 대강당과 4개국어 동시통역이 가능한 국제회의장, 전시·공연 공간인 시민홀, 시 홍보관, 옥상전망대, 햇빛광장 등을 갖추고 있다. 청사 내 햇빛광장은 ‘담장 없는 공원’으로 시민들에게 개방돼 일과시간 이후 자건거를 타거나 배드민턴 등 운동을 즐기는 시민들로 넘쳐나고 있다.
또 지하 2층·지상 8층의 주차동(709대 동시 주차)은 민원인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관공서 주차난을 없앴고, 400석 규모의 구내식당·이발관·은행 등 편의시설에도 시민들이 대거 찾고 있다.
이와 함께 구관은 재건축비용154억원보다 57억원이나 적은 금액으로 리모델링했다. 현재 신관·의회동·구관·주차동은 층간 복도로 연결해 단일 건물처럼 효율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신청사는 행정안전부의 지방청사 설계 표준면적 산정기준을 충실히 적용했을 뿐 아니라 ‘절약과 효율’로 공공청사 건립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면서 “청사 내 각종 시설은 시민들에게 개방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