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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동 행복주택 구유지 사용신청 거부하겠다”

    “목동 행복주택 구유지 사용신청 거부하겠다”

    “제 ‘직’을 걸고 행복주택 건립을 막겠습니다.” 전귀권 양천구청장 권한대행은 13일 비장한 어투로 말문을 열었다. “국토교통부 등은 행복주택 건립 반대를 ‘님비’ 현상으로 평가절하할 게 아니라 주민과 소통 없는 정책에 대한 거부의사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구유지 사용승인 신청 거부 등 모든 권한을 동원해 행복주택 건립을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목1동 주민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행복주택 공청회도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전 권한대행은 “주민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공청회에 국토부 담당 사무관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부장만 나왔다”면서 “국토부 장관이 직접 보완대책 등으로 주민 설득에 나서도 민심을 돌리기 쉽지 않은 마당에 너무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그는 행복주택 건립이 계층 간 갈등을 키우고, 이로 인해 지역공동체가 파괴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목동 유수지 위에 홀로 떠있는 섬처럼 행복주택이 건립된다면 2800가구의 입주민과 인근 지역 주민들이 모두 불행해진다는 이야기다. 전 권한대행은 “22년 전 신정지하철 역사 위에 들어선 양천아파트(3000가구) 주민들도 최근까지 주변 지역과 어울리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행복주택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2800가구 입주로 부족한 학교와 기반시설 확충의 대안이 없다는 걱정도 빼놓지 않았다. 가뜩이나 목동 인근 학교들의 학급당 학생 수는 서울시 평균보다 3~5명 많은 상황에서 대책 없이 행복주택까지 들어선다면 주변 교육시설 과포화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교통문제도 골칫거리다. 행복주택 사업지를 둘러싼 목동동로와 안양천길은 평소에도 교통량 과다로 상습정체 구간이다. 출퇴근 시간뿐 아니라 현대백화점 세일 때이나 목동야구장 경기가 끝나는 시간이면 극심한 교통정체로 숱한 민원을 낳고 있다. 또 1300면의 주차장과 재활용선별장, 음식물쓰레기집하장 등 각종 생활기반시설 이전도 난제다. 전 권한대행은 “박근혜 대통령이 목동 유수지의 행복주택 건립 문제점을 정확하게 보고받았다면 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는 주변이 문제”라고도 했다. 또 “국토부가 행복주택 건립에 따른 문제점 해결엔 관심을 두지 않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인다면 구청장 권한대행으로서 50만 양천 주민의 입장에서 반대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행복주택 주민 반발로 진통

    행복주택 시범사업이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진통을 겪고 있다. 12일 경기 안양 국토연구원에서 열린 행복주택 공청회는 해당 지역 주민 50여명이 몰려와 진행을 막는 바람에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시범지구 비상대책위원회 주민들은 “행복주택 결사반대”를 외치며 일방적인 선정 과정과 향후 예상되는 문제점을 성토했다. 주민들은 “시범지구를 선정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며 “지역 특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권지웅 민달팽이 유니언 대표는 “공공임대주택을 혐오시설 취급하는 게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며 “우리 지역은 안 되고 교외로 나가라는 것은 약자를 거부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남상오 주거복지연대 사무처장도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은 국가적인 과제”라며 정부 정책을 옹호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 장강석 유니스 테크놀로지 이사는 “현대기술로 철길 위에 집을 지어도 소음진동 문제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개발계획단계에서 소음진동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설계시공단계에서 지속적인 검증 및 계측을 통해 소음저감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이사는 소음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장대레일을 깔거나 흡진노반재료 설치, 방진침목패드 설치 등을 주장했다. 그는 서울 양천의 도시개발공사 아파트나 철길 위에 건설한 일본의 주택들이 이런 공법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유수지 악취 저감 및 방재 강화 방안을 발표한 김두형 동해종합기술공사 이사는 국토부가 제시한 유수지를 활용한 행복주택 건설은 “기술적으로 악취 제거가 가능하며, 유수지의 방재 성능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유수지 내 악취는 정기적인 세척, 자연배기, 기계식 악취저감시설 설치 등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다음 달까지 수요조사·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범지구를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특성화 전문대학 100곳 키운다

    정부가 전문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을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80% 이상으로 올리기로 했다. 특성화 전문대학 100개교를 육성해 매년 15만명의 핵심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주요 방안이다. 현재 국내 전문대학은 모두 139개로, 취업률은 60.9%(2012년 기준) 수준이다. 정부는 또 2~3년으로 묶여 있는 전문대학 수업 연한 규제도 완화해 1~4년으로 다양화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동양미래대학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문대학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교육계 인사들은 수업 연한 규제 완화가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4년제 대학의 동일한 전공이나 평생교육원 과정과 차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특성화 전문대학은 내년에 우선 70여개가 선정된다. 이어 성과 평가에 따라 2017년까지 100개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대학들에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교육과정이 필수적으로 적용된다. 산업체와 전문대학 간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현장 중심의 교육 체제로 개편하는 것이다. 특성화 전문대학은 ▲대학 단위 특성화 ▲복합 분야 특성화 ▲프로그램 특성화 ▲평생직업교육대학 특성화 등 4가지 모델로 육성한다. 수업 연한 규제도 풀린다. 전문대학들은 산업 수요에 따라 수업 연한을 1~4년까지 다양화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선 4년제 학사학위 수여도 가능하다. 나승일 교육부 차관은 “전문대학 수업 연한 규제를 고도화된 산업 구조에 맞게 완화하기로 했다”면서 “수업 연한이 3년 이상인 경우에는 교육 여건과 NCS 기반 교육과정 운영 등에 대한 엄격한 심사 후 교육부 장관의 사전 인가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기능올림픽 입상자나 전문 분야 숙련 기술 보유자를 대상으로 하는 산업기술 명장대학원도 신설된다. 전문대학 해당 학과에 학사학위과정이 설치된 경우에 한해 설치를 인가할 방침이다. 명장대학원은 전국을 4개 권역(강원 수도권·충청권·영남권·호남 제주권)으로 나눠 1개 대학씩 모두 4개교 이내에서 시범 설치된다. 이후 성과 평가를 통해 확대할지를 검토하게 된다. 학사학위 소지자나 국제기능올림픽 입상자, 기능장, 일정 기간 산업체 경력을 갖춘 자로 입학 자격을 제한한다. 한편 이날 오후 진행된 ‘전문대학 육성 방안 공청회’에서는 수업 연한 규제 완화로 생길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전현중 동서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수업 연한 규제 완화의 필요성은 인정된다”면서도 “4년제 대학 동일 전공과의 경쟁이 불가피해 보이고, 노동시장 수요를 고려해 전문대학이 효율적으로 수업 연한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길순 신구대 아동복지과 교수도 “전문대에 새로 도입되는 1년의 비학위과정이 4년제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운영하는 교양·취미 위주의 단기 교육과정과 선명하게 차별화돼야 한다”면서 “실업자, 재취업자 등의 직업교육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철저히 직업교육 중심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구청을 도서관으로” 교육소외 청소년 없앤다

    “구청을 도서관으로” 교육소외 청소년 없앤다

    “나는 마포에서 태어나 마포에서 눈감을 사람입니다.” ‘마포 토박이’라는 것을 자랑하는 박홍섭 마포구청장이 6일 ‘교육’을 화두로 들고나왔다. 조부부터 손자까지 5대째 마포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그는 “마포를 들여다볼수록 교육의 전기(轉機)를 마련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고 다소 강경한 발언도 내놨다. 바로 도서관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기준에 따르면 인구 5만명당 공공도서관 1개가 있어야 한다. 40만명인 마포에는 적어도 8개의 공공도서관이 필요하지만 현재 창전동 서강도서관이 유일하다. 문화·복지·공원·교통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선진 도시의 면모를 갖춰 가는 곳인데도 교육 분야에선 뒤처졌다. 마포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다 입시를 위해 이사하는 부모도 많다. 그래서 오명을 벗기 위해 박 구청장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게 옛 성산동 청사에 종합교육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지하 2층, 지상 6층(시설면적 7000㎡) 규모에 마포중앙도서관을 포함해 공연장, 영어체험센터, 교육·상담·직업체험을 하는 청소년교육센터 등을 세울 계획이다. 다만 사업비가 420억원으로 예상되는 데다 옛 청사 부지가 구의 핵심 자산인지라 지역민의 의견 수렴을 충분히 거치는 등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두 차례 공청회를 가진 데 이어 3~5일 서강동·합정동 주민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이어 간다. 박 구청장은 새로 짓는 종합교육시설이 청소년들에게 단순히 학업성적 향상뿐 아니라 진로를 탐색하고 전인적인 주체로 거듭나게 도와주는 마당으로 자리 잡게 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창조적 소수자가 몇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를 맞았다. 그런 잠재력이 있는데도 부모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뜻을 펴지 못하는 청소년이 우리 마포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민선 3기(2002~2006년) 때부터 이 사업을 구상했다. 또 박 구청장은 자치구 중 유일하게 청사 꼭대기인 12층에 북카페 겸 구립도서관을 만들어 개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VIP인 구민을 청사의 ‘펜트하우스’로 모시겠다는 뜻이다. 426.7㎡ 규모에 장서 3만권이 비치되고 한강 조망권을 즐길 수 있는 북카페(50석), 일반 열람실(50석), 독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담소방, 야외옥상공원 등으로 꾸민다. 박 구청장은 “낮 시간에 도서관 이용이 어려운 직장인들을 위해 도서관을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개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열린세상] 경제민주화의 이름으로…/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경제민주화의 이름으로…/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이런 구절이 생각난다. ‘종교가 과연 세상을 구원하는 데 기여했는가.’ 신의 이름으로 구원한 인간보다 종교의 이름으로 살생한 인간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십자군 전쟁을 비롯한 수많은 전쟁이 신의 이름을 걸고 진행되었고 최근 테러에 이르기까지 종교적 요인을 배제할 수 없다. 요새 갑과 을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갑이란 본래 가만히 있어도 힘이 있고 대우받는 것인데, 기어이 표나게 과잉으로 갑 노릇 하려다 봉변당한 사람들이 많다. 이런 갑 위에 군림하는 슈퍼 갑들이 경제민주화의 이름으로 양산하는 법안들을 보고 있으면 우려스러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뜻도 애매모호해서 각자 자기방식으로 해석하는 경제민주화라는 구호 아래 온갖 입법 과잉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여야는 더 독하고 파격적인 법안을 상정하는 경쟁구도를 보이고 있다. 법안의 타당성과 실효성을 제대로 논의하거나 분석하지 않은 채 경제민주화 법안이라는 도장만 받게 되면 반대의견을 여론 재판으로 묵살하고 소통과 의견수렴의 과정 없이 신속하게, 때로는 졸속으로 법안을 쏟아낸다. 근로환경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초래할 정년연장법을 공청회도 없이 통과시켰다. 근로자의 정년을 3~4년 뒤부터 60세로 의무화하는 정년연장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변변한 경과 과정 없이 2016년부터 도입해야 한다. 고용과 임금체계에 커다란 영향을 초래하고 세대 간의 갈등과 경제구조의 변화에 대한 충분한 고려는 어디에도 없었다.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난 기업에 연간 매출액의 5%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법도 일사천리로 통과되어 버렸다. 임시국회가 열리면 대기업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와 밀어내기에서 최대 10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확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한도를 9%에서 4%로 다시 낮추어 금산분리를 강화하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총수 지분이 30%가 넘는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는 무조건 총수가 관여한 것으로 추정하는 법안 등을 비롯한 소위 경제민주화법안들이 줄줄이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여러 의견을 수렴한 심도 있는 논의와 부작용의 피해를 감안하지 않은 채 반시장적인 규제들을 경제민주화의 이름으로 양산하는 것이 과연 장기적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드는 우리 경제에 실질적인 이득을 가져다줄 것인가. 만연한 규제 일변도 논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보면 역차별의 논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만만한 국내기업만 규제하고 진정한 글로벌 갑은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의 과잉공급으로 말미암은 폐해와 소비자의 후생 감소는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전통시장을 살리려고 대형마켓을 강제로 휴점시키는 규제는 대형마켓이 담당하던 고용을 감소시키면서 전통시장의 매출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동네 편의점의 매출이 증가하였다. 대형마켓이 휴점한 날은 장을 보러 가지 않거나 필수불가결한 아이템은 약간 비싸더라도 접근성이 용이한 편의점을 이용하는 소비자 패턴은 고려하지 않은 전시성 정책 탓이다. 승자는 없고 패자만 있는 정책을 고집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물론 이런 규제가 나오게끔 일방적 갑 노릇을 해온 대기업과 시장의 책임이 매우 크고 무겁다. 갑이 갖는 권력과 이익을 과도하게 사용해온 결과 자업자득이라는 견해도 일리가 있다. 을이 없으면 갑도 없다는 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면, 동반성장은 규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추구해야 할 명제이다. 규제 하나에 부패가 열이라는 말이 있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는 그만큼 편법을 부추길 수 있다는 뜻이다. 실패한 정책의 답습보다는 인센티브를 통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틀을 정비하고 설득하는 것이 우선이다. 모든 현상을 법으로 규제하겠다는 발상은 실효성이 없을 뿐 아니라 반민주적이다. 을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미명 아래 갑에게 마구잡이 슈퍼갑질을 하는 것은 아무래도 아귀가 안 맞는다.
  • 행복주택 첫 삽도 못뜨고 ‘발목’

    행복주택 첫 삽도 못뜨고 ‘발목’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인 ‘행복주택 프로젝트’가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대로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3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6곳, 경기도 1곳 등 수도권 7곳을 행복주택 1차 시범지구로 선정, 1만 5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규모가 가장 큰 목동지구(2800가구)가 지정된 서울 양천구와, 가장 작은 규모의 공릉지구(200가구)의 서울 노원구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고잔지구(1500가구)가 낙점된 경기도와 안산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체의 45%에 달하는 4500가구에 대한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행복주택을 반대하는 지자체들은 교통량 증가나 과밀화 등 지역 여건이 고려되지 않은 채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지구가 지정됐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 저소득층 유입으로 사회복지 지출이 늘어나는 등 재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반대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상당수 주민은 집값 하락과 대규모 임대시설로 인한 지역이미지 손실과 이에 따른 집값 하락 등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행복주택은 도심 속 철도 부지나 유수지 등 공공용지를 개발해 임대주택을 짓는 사업으로 박근혜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20만 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오는 10월쯤 2차 사업 지구를 추가로 발표한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광역시를 중심으로 한 지역까지 확대되며 정부는 내년부터 해마다 4만 6000~4만 8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지만 시작부터 반발이 거세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법적 절차에 문제는 없지만 사전 협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주민 설명회나 공청회, 설문 조사 등을 통해 지역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며 균형을 잡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새누리 ‘창조경제·일자리’ vs 민주 ‘을 지키기’ 입법 대결

    새누리 ‘창조경제·일자리’ vs 민주 ‘을 지키기’ 입법 대결

    여야는 3일부터 한 달여 동안 열리는 6월 임시국회를 맞아 일자리창출, 경제민주화, 노동 관련 법안 등의 처리를 놓고 ‘입법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여야는 이번 임시국회 의사 일정을 비교적 순조롭게 합의한 듯 보이지만, 나름대로 곳곳에서 서로 다른 스타일의 두뇌 싸움을 치열하게 펼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내내 진주의료원에 대한 국정조사를 하자는 민주당의 요구에 반대의 뜻을 내비쳐 오다 지난달 31일 양당 원내대표 간 막판 조율 과정에서 국정조사를 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새누리당은 이 즈음 최대 이슈였던 진주의료원에 야당으로 하여금 초점을 맞추게 하면서 박근혜 정부가 주력 중인 ‘창조경제’ 등에 대한 공격을 막아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가계부채·가습기 및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청문회와 국정원 정치개입·남양유업에 대한 국정조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6월 임시국회 개원에 합의하지 않겠다”고 해 오다 ‘가계부채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한 것 하나만으로도 협상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한다.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가맹점 관련 법안이 이미 다수 발의돼 있고, 사실 가습기 문제는 제정법이다 보니 공청회를 열어 해결해 나가는 것이 낫겠다고 이미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정치 개입 국정조사와 윤 전 대변인 청문회에 대해서는 “수사 결과를 보고….”라며 한 발 물러섰다. 이런 민주당의 협상 스타일은 “협상 목표를 숨기고 일단 과도한 것을 요구한 뒤 차례로 양보하면서 상대방이 자신의 본래 목표를 양보할 확률이 높아지게 한다”는 이른바 ‘미끼 전술’과 유사하다. 한편 새누리당은 창조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두고 111개 중점 법안을 선정했고, 민주당은 ‘을(乙)의 눈물 닦아주기’에 초점을 맞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통과에 주력하기로 했다. 2일 새누리당이 선정한 111개 중점 법안에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특별법 등 ‘창조경제 활성화’ 법안이 대거 포함됐다. 이달 초에 김기현 의원이 대표 발의할 예정인 ICT 특별법은 정보통신 진흥 추진 체계 구축, 소프트웨어 산업·디지털콘텐츠 진흥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법을 통해 정부·공공기관이 연구·개발(R&D) 예산의 일정 비율 이상을 중소기업에 의무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자리 창출 법안도 중점 법안으로 선정됐다. 전하진 의원이 지난달 대표발의한 중소기업 창업 지원법은 자금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소셜네트워크 기반으로 불특정 다수로부터 온라인을 통해 자금을 모으는 방식인 ‘크라우드 펀딩’ 제도 도입 등을 담고 있다. 또한 당은 벤처기업의 간이합병 요건을 완화하고 스톡옵션 부여 대상을 확대하는 벤처기업육성법도 의원입법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적 제도 정비도 간과하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휴일근로를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하고 근로시간 특례제도 정비를 다루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중점 처리법안에 포함됐다. 또한 스펙을 초월한 채용시스템 정착을 위한 고용정책기본법과 고용·국가자격 부여 시 이유 없는 학력차별을 금지하고 학력을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리구제를 위한 학력차별금지법도 우선순위에 놓기로 했다. ‘을(乙)을 위한 정당’을 전면에 내세운 민주당은 이날 정책간담회를 연달아 개최하며 임시국회 막바지 점검에 들어갔다. ‘을(乙)지키기 경제민주화 추진위원회’는 이날 남양유업방지법 등을 포함한 16대 핵심 입법과제를 발표했다. 당은 임시국회 3대 목표를 ▲을의 눈물 닦아주기 ▲기득권 내려놓기 ▲검찰개혁과 사법정의 실현으로 삼고 분야별 우선 처리 법률안을 선정했다. 우선 을의 눈물을 닦아 주는 법안으로 선정된 34개 법안에는 경제민주화 관련법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 중에서도 가맹점 본사의 불공정 거래를 규제하는 가맹거래사업 공정화법(프랜차이즈법),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법안,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담은 공정거래법 등은 핵심 법안으로 꼽힌다. 민주당은 이 법안들이 재계 반발 및 여야 이견 차로 지난 4월 임시국회 때 처리되지 못하고 6월로 이월됐다면서 이번 회기 내에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 밖에 지방의료원을 폐업할 때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협의를 거치도록 한 ‘진주의료원법’ 처리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정치쇄신 법안들로는 국회의원 겸직 금지와 연금폐지, 국회 폭력의 처벌 강화, 인사청문제도 개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4개 법안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검찰개혁 법안으로는 상설특검 도입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강제 납부를 위한 법안 등을 선정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변리사시험 이공계로 자격 제한 논란

    2018년부터 변리사 시험은 이공계 대학 졸업자나 이공계 과목 중 일정 학점 이상을 딴 사람만 볼 수 있게 된다. 전문성 강화를 위해서라는 설명이지만, 인문계열 출신자들에게는 또 다른 ‘진입장벽’이 생기는 것으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특허청은 29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을 마련,공개했다. 지난 1961년 법 제정 이후 52년 만의 전면 개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변리사 시험을 보려면 이공계 대학을 졸업하거나 일정 이상의 이공계 과목 학점을 따야 한다. 변리사제도개선위원회가 제안한 이수 학점 기준은 50학점이다. 특허청은 개정안을 내년 시행할 예정으로, 외부 공청회 등을 거쳐 정부안을 마련한 뒤 내년 상반기 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다만 수험생들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공계 과목 이수 기준은 3년간(2015~2017년)의 유예기간을 둔 뒤 2018년부터 적용키로 했다. 현재 변리사시험 응시자는 연평균 4000여명으로 이 중 200~250명이 인문사회계열 전공자다. 시험합격자(240명 안팎) 중 인문사회계열은 2010년 4명, 2011년 1명, 2012년 1명에 불과하다. 응시자격 제한은 ‘자격증 낭인’ 양산을 막고 대학 때부터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특허청의 설명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더욱 심각한 취업난에 시달리는 인문대생들은 응시 기회조차 박탈당하면서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허청은 이에 대해 “현재 사법시험도 법률과목(35학점 이상)을, 공인회계사 시험은 경제 관련 과목(24학점 이상)을 각각 이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지금까지는 변호사에게 자동으로 부여하던 변리사 자격이 폐지된다. 새로 변호사가 된 사람이 변리업을 하려면 야간대학원이나 방송통신대에서 이공계 과목을 이수한 후 선정위원회가 치르는 별도의 특별전형(구술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기존 변호사 중 변리업을 하고 있는 경우, 기득권을 인정해 줄지, 일정 기간 유예기간을 두게 될지 여부 등은 시행령에서 별도로 다루기로 했다. 또 지금은 특허청 심사·심판관으로 5년 이상 경력자에 한해 변리사 1차 시험(객관식, 4과목) 면제, 2차 시험(주관식, 4과목) 50%(2과목)가 면제되지만 개정안은 심사·심판 10년 이상 종사자로 구술시험(특별전형)에 합격한 후 연수를 마치면 변리사 자격을 부여키로 했다. 이준석 특허청 차장은 “글로벌 특허전쟁과 법률시장 개방 등 급변하는 시대 환경을 고려해 개정안을 마련했다”면서 “전문성 강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논란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통상임금 해법’ 정치권 갑론을박

    ‘통상임금 해법’ 정치권 갑론을박

    통상임금 문제에 정치권이 나설 채비를 시작했다. 27일에도 여야는 각각 간담회와 긴급토론회를 열고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그러나 ‘입법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욕부터 ‘법으로 하면 안 된다’ ‘기술적으로 입법이 가능하겠나’ ‘정치권이 나설 일이냐’ 등에 이르기까지 어떤 현안보다 인식과 시각이 천차만별이다. 시작부터 이슈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당·정·청 “법제화보다 노사정 합의 우선” 정부와 새누리당은 27일 통상임금 산정 기준 변경 논란과 관련, 국회 법제화 논의에 앞서 노사정 합의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당·정·청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비공개 실무회동을 하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으며 법제화를 통한 산정 기준 변경이 간단치 않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새누리당 원내 지도부는 개별 사업장의 임금체계에 대한 실증적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며 해결 방식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우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실증적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실증적 검증이 안 되면 어느 한쪽 방향으로 입장을 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6월 임시국회에서 당장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관련 데이터나 근거가 부족해 해법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다만 최경환 원내대표는 “입법 보완의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 “6월 임시국회를 논의의 장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노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섣부른 법제화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 법제화가 옳은지 검토를 먼저 하자는 의견이 다수다. 김상민 의원은 “계속 법을 만든다고 능사가 아니다. 수많은 토론과 합의가 필요한 부분인데 정치권이 법제화하자고 하면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며 법제화에 반대했다. 서용교 의원도 “역사적인 과정을 거쳐 임금체계가 만들어졌고 기업별로 임금체계가 다른데 법으로 일반화시킬 수 있겠나”라면서 “법원의 판례도 제각각인 상황에서 기술적으로 입법화할 수 있는지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은 “통상임금 산정 기준을 변경한답시고 무턱대고 달려들면 개별 기업의 특성이 반영되지 못할 소지가 높고, 비정규직이 오히려 손해를 볼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했다. 반면 노사정 협의와 사회적 합의를 거친 뒤에는 반드시 법제화해야 된다는 입장도 있다. 기존 판례는 판례대로 인정하되 미래를 위한 법제화는 지금부터라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훈 의원은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넣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의 가치를 어떻게 규정할지 근본적인 개념 정리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노사정과 전문가들이 같이 논의해야 하며 미래를 위한 법제화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완영 의원도 선(先) 사회적 합의 후(後) 법제화 입장을 강조했다. 다만 개별 사업장마다 다른 임금체계를 일률적으로 규정하는 문제, 소급 적용 여부 등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의견이 개진되지 않고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민주, 내주 환노위 공청회서 의견 수렴 통상임금 문제 개선은 노동계의 숙원인 만큼 야권으로서는 호재이지만, 해결이 녹록지 않은 탓인지 아직 응집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노동과 임금’문제의 공론화를 위한 태스크포스팀도 꾸리고 6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입법까지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는 정했지만, 내부적으로도 쉽지는 않겠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새로운 법안을 통해 문제를 개선하자는 데는 의견이 대체적으로 일치하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차이도 적지 않다. 민주당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가급적 6월 국회에서 입법화할 예정이며 다음 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공청회 등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 입법 방향을 보다 구체화할 방침”이라며 당 지도부의 뜻을 분명히 했지만 은수미 의원은 “내부적으로는 법제화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지만 (법제화는) 긍정, 부정 모두 있을 수 있다. ‘입법화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을 더 검토하겠다”는 말로 당내 다양한 시각의 일단을 드러냈다. 아예 통상임금에 대한 별도의 입법은 불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장하나 의원은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해야 하는 것은 물론 현행법에서도 통상임금에 대한 규정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현행법을 고치지 않더라도 충분히 가능하다. 현행법에도 지급기간에 상관없이 일시적이지 않고 정기적·반복적으로 주는 것은 통상임금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장 의원은 ‘소급’ 문제를 크게 고민하지 않지만, 홍영표 의원은 “법 적용 시점은 현행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라며 3년 소급 적용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장병완 의장은 “소급적용 시점 등에 대해서는 사회적 협의를 거쳐 보다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은수미 의원은 “내부 동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노사정 위원회가 이뤄지면, 거수기로 전락할 위험이 있어 적절치 않다”면서 노사정 형태의 ‘사회적 협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정부의 입장 정리가 우선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정애 의원은 “통상임금 논란은 행정해석을 두고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6월 국회가 열리면 고용노동부와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면서도 “기본적으로는 정기적으로 지급된 것은 통상임금으로 판단한 법원의 판례에 따른 법안을 만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용어 클릭] ■통상임금 각종 법정수당의 산정근거가 되는 임금이다. 연장·야간·휴일 근무수당, 연차휴가 수당 등을 산정하는 기준이 될 뿐 아니라 퇴직금 누적의 기준이 된다. 고용노동부는 1988년부터 통상임금 산정지침을 통해 상여금 등은 통상임금에서 제외했다. 이후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임금 상승 과정에서 기본급을 올리기보다는 각종 수당을 신설하는 등의 방식을 채택, 오늘날과 같은 복잡한 임금체계를 갖게됐다. 업종은 같아도 회사별로, 직무별로 수당의 이름도 성격도 천차만별이다. 대법원이 지난해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등 인정범위를 넓히는 판결을 내리기 시작한 뒤 관련 소송만 100여건에 달하는 등 통상임금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
  • [사설] 부실 공교육 틈새서 기생하는 미인가 대안학교

    공교육의 대안으로 그동안 관심을 끌어온 대안학교가 미인가 학교의 증가로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미인가 국제·종교 대안학교는 설립 취지와 달리 높은 금액의 학비를 받거나 또 다른 스펙을 찾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안학교는 공적인 교육 시스템에서 탈피해 보다 자율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인가 대안학교를 관리의 사각지대에 남겨두지 말고 교육당국의 점검이 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어제 처음으로 초중등 대안학교 실태를 조사한 결과, 미인가 학교가 185개이며 모두 8526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설립 목적별로는 대안 교육이 74곳, 학교 부적응 학생 교육 58곳, 종교·선교 교육 30곳, 다문화·탈북학생 교육 8곳, 국제 교육이 6곳이었다. 한 해의 학비는 평균 600만원으로 적은 편이지만 1000만원이 넘는 곳도 31곳이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경우 한 해 학비가 무려 2320만원에 이르는 곳도 있다고 한다. 문제는 미인가 대안학교가 법적으로 학교로 인정받지 못하며, 유명 상급 학교나 유학을 가기 위한 편법 과정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자유 토론과 역사탐방 등 인성 교육을 중시하는 경남 지리산의 간디청소년학교와 서울 마포 성미산대안학교에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또한 일반 학교나 인가 대안학교와 달리 교육의 질과 시설 안전점검 등에서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인가 대안학교의 경우 국어·사회과목 등을 일반 학교의 50%를 가르쳐야 하는 등 몇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주기적인 학생 안전 지도도 이뤄진다. 교육당국은 이번 점검을 계기로 미인가 대안교육시설에 등록제를 도입하는 등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고 한다. 교육 당국자가 밝힌 것처럼 일반 학원보다 관리하기가 어렵다면 문제는 분명 있다. 하지만 ‘사이비 대안학교’는 발 붙이지 못하게 하되 입시 일변도 교육에서 탈피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접하게 하려는 취지는 살리는 쪽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봉사 일념으로 교육 현장에 나선 일부 교사의 월급 하한선을 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학부모와 현업 종사자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도 열어 발전적인 대안도 모색해야 한다. 지금이 그 적기라고 본다. 공교육의 부실을 틈타 미인가 대안학교가 활개를 친다면 교육의 본질은 사라지게 된다.
  • 고양 시민 가슴에 불지르는 방화대교

    고양 시민 가슴에 불지르는 방화대교

    경기 고양시민들이 ㈜서울문산고속도로가 서울~문산 간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수입을 높이려고 방화대교 부근 도로 이용방식을 바꾸려고 하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22일 고양시에 따르면 고양·파주시민들은 현재 강매~원흥 간 권율대로를 이용해 방화대교를 공짜로 건넌다. 그러나 서울~문산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강매~원흥 간 권율대로에서 방화대교 진입이 막히고 대신 4㎞를 우회해 서울~문산고속도로 행신IC를 경유해야 만 방화대교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행신IC를 경유하려면 통행료(600원 예상)를 내야 한다. 반면 서울시민은 파주 방향 자유로를 타고 계속해서 방화대교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서울문산고속도로는 “강매~원흥 간 권율대로에서 방화대교 진입을 차단하지 않을 경우 권율대로와 서울~문산고속도로 접속 지점에서 심각한 교통체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민경선 경기도의원은 “서울~문산고속도로 통행료 수입을 극대화하려는 얄팎한 술수”라고 반박한다. 민 의원은 “2011년 8월 29일 체결한 서울~문산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실시협약서 63쪽 추정교통량(2017년)을 보면 행신IC~남고양IC(방화대교 북단)는 1일 평균 1만 3815대로 전체구간 10만 2791대 대비 13.43%를 차지한다”면서 “이는 고속도로 민간사업자의 수익 보장을 위한 음모로 볼 수 있는 단서”라고 주장했다. 예상 통행료 수입은 연간 32억 5743만원이며, 민자사업자 운영 기간인 30년 동안 전체 수입은 977억 2316만원으로 추정된다. 김수오 고양시 현안대책팀장 역시 “권율대로 무료도로를 유료도로, 그것도 행신IC로 역우회해 진입하도록 계획한 것은 교통량 분산이 아닌 사업비 회수를 위한 술책”이라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2008년 8월 준공된 권율대로 방화대교~행신2지구 구간에는 13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나 방화대교 진입이 막힐 경우 주간선도로 기능이 상실돼 헛돈을 쓴 것과도 같게 된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최성 고양시장은 이날 ▲방화대교 연결 권율대로의 정상 통행 보장과 행신IC 지선영업소의 폐지 ▲녹지축 훼손방지 및 도시 단절 최소화 ▲대안 마련 뒤 추가 공청회 실시 ▲고양시-사업시행자-유관기관 간 임시 전담팀 구성 등 7가지 근본적인 요구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는 등 강력한 범시민운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생각나눔] 국회 ‘예결위 상설화’ 공청회 찬반 팽팽

    국회의 예산안 심사 제도에 대한 고민이 ‘또다시’ 시작됐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졸속·밀실 예산안 심사 논란, ‘쪽지 예산’ 논란 등을 개선해보자는 취지다. 정부 예산안은 보통 정기국회 회기 중인 10월 초에 국회로 넘어오고, 국회는 12월 2일까지 단 두 달 내에 처리하도록 돼 있다. 졸속·부실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2013년도 예산안이 헌법에 규정된 시한(12월 2일)을 넘긴 것은 물론, 헌정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처리되면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회는 국가 예산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지난 4월 말부터 국회 예산·재정개혁특위를 신설해 논의 중이다. 특위에서는 예산심사 제도 개혁을 위한 처방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상설화’를 주요 의제로 다루고 있다. 현재 예결위는 위원장과 위원의 임기가 1년에 불과하고 예산·결산 심의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1일 특위가 개최한 예산·재정제도 개혁방안 공청회에서는 ‘예결위의 상설화’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팽했다. 우선 예결위를 상임위화할 때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상임위와의 관계 설정이다. 예산심사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도 선결돼야 한다.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결위를 상임위화하면 다른 상임위와의 법령 소관 문제와 소관 행정부처의 중복 문제 등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옥동석 인천대 동북아경제통상학 교수는 “상임위화된 예결위가 예산총량 등 사전 예산을 행정부와 협의 결정해 각 상임위별 한도를 배분하는 등 총괄할 필요가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예결위원의 전문성 확보 문제에 대해서도 찬반이 엇갈렸다. 현행 체제를 반대하는 편에서는 예결위원의 임기가 1년으로 다른 상임위원의 임기 2년보다 짧다 보니 전문성 확보가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주장했다. 상임위화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예결위가 ‘옥상옥’이 될 것을 우려했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전문성 확보를 위해 예결위 내 5~6개의 상설소위 또는 분과위원회 체계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황 교수는 “예결위가 다른 상임위의 예산조정권을 가졌기 때문에 (상설화되면) 상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기획재정부가 예산안 편성단계부터 국회와 논의하는 방안 ▲예결위가 총액 심사와 상임위별 예산총액을 할당하고 개별 상임위에서 세부항목을 심사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정당공천제 폐지’ 입법부 논의 본격화

    다음 달 출범하는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를 논의<서울신문 4월 10일자 1·11면>할 예정인 가운데, 국회 정치쇄신특별위원회도 22일 공청회를 갖고 입법부 차원의 논의를 본격화한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 후보가 모두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안이지만, 실제 정당공천 폐지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정당이 ‘내천’(內薦)을 통해 지방정치에 관여할 가능성이 높고, 풀뿌리 정치의 대표성이 훼손될 우려도 크기 때문이다. 논란이 되는 세 가지 쟁점을 짚어본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지방의회의 비례대표 홀수 순번에 여성 후보를 의무적으로 배정하도록 했다. 이런 장치 덕분에 기초의회의 여성 비율은 21.6%에 이른다. 하지만 이 규정은 정당공천제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개정이나 폐지가 불가피하다. 여성의 정치 참여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예컨대 정당공천제가 없는 일본은 2011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의회 성격인 정촌의회의 여성 당선인 비율이 9.3%에 불과했다. 여성의 정치참여율이 높은 미국과 유럽은 애초에 우리와 같은 제도적 장치가 없어 참고할 만한 외국의 정책 사례도 없다. 일각에서는 광역의원에서 여성 비율을 높이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하지만 기초와 광역의원의 역할은 다르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안행부 관계자는 “단지 여성의 정치참여 보장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정당공천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는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당 공천제도가 없으면 정치 신인의 진입이 어려운 반면 지역민들에게 익숙한 현역 의원이 재선하기는 더욱 쉬워진다. 이른바 ‘현역 프리미엄’이다. 유정복 안행부 장관도 정당공천제 폐지와 관련, “기존 의원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도가 될 수 있다”고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장의 경우 3선까지 연임이 가능하지만, 지방의원은 이런 제한이 없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기초의원도 연임 금지 규정이 필요하다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실제 정당공천제가 폐지되면 투표용지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도 고민거리다. 현재는 다수당이 기호 1번을 배정받는 등 순서가 정해져 있다. 기초의원의 기호도 여기에 따른다. 하지만 정당 공천이 없으면 현재처럼 기호를 배정할 수 없다. 이런 문제 때문에 일본의 지방선거는 유권자가 투표용지에 직접 후보의 이름을 쓰도록 하고 있다. 미국의 일부 주는 후보자의 게재순서를 투표용지마다 기계적으로 바꿔 기호 순번이 빠를수록 당선이 유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진보성향의 마포구의회 기초의원은 “정당 공천이 없다면 후보자가 난립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선거는 돈과 조직을 더 많이 동원할 수 있는 후보에게 더욱 유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종교 플러스]

    ‘전통사찰 방재’ 참여 업체 공모 조계종 총무원은 전통사찰 방재시스템 구축사업에 참여할 업체를 추가 공모한다. 27일부터 31일까지 신청을 접수한다. 접수 업체를 대상으로 6월 10일∼7월 12일 심사를 진행, 7월 31일 선정업체를 발표한다. 응모자격은 다음과 같다. ▲자본금 10억원 이상 기업 ▲회사설립 후 10년 이상 계속 기업 ▲단일 사업 5억원 이상 매출 기업 ▲3년 평균 30억원 이상 매출 기업 ▲상시 종업원 수 20인 이상 기업 ▲자체 방재 시스템(솔루션)기술 보유기업 ▲기업신용평가서 제출 기업. (02)2011-1778. 새달 ‘목회자 납세’ 공청회 개신교 예장 합동총회 ‘목회자 세금납부 대책연구위원회’(대책위·위원장 손상률 목사)는 최근 모임을 열어 다음 달 20일 오전 10시 총회회관에서 목회자 납세 관련 공청회를 갖기로 했다. 대책위는 공청회에 심상법(총신대)·고재길(장신대) 교수와 신용주(세법전문가) 장로를 발제자로 초청해 목회자 납세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키로 했다. 공청회에는 합동 총회 임원들과 각 노회장 및 총대들이 초청된다. 대책위는 공청회 내용을 정리한 최종보고서를 오는 9월 제98회 정기총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 [사설] 통상임금 해법, 노·사·정 대타협으로 풀어라

    통상임금 분쟁이 국가적인 핫 이슈로 떠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순방 중 댄 애커슨 GM회장에게 “통상임금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이지만 (소송 중인) GM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 전체의 문제여서 꼭 풀어가야 한다”며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노동계와 산업계의 관심사항이었던 통상임금은 이제 국민적 관심거리다. 통상임금 문제는 하루아침에 쉽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 때문에 우리 사회 전체가 지혜를 모아 해법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통상임금이 사회적 쟁점이 된 것은 대구의 한 기업 노조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지난해 3월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부터다. 통상임금은 휴업수당,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할 때 결정기준이 되는 임금이어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면 근로자가 받는 수당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GM 등 62개 기업 노조가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해 달라는 소송을 잇따라 제기해 놓은 상태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면 산업계가 안아야 할 추가 부담은 38조원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노사 간 첨예한 쟁점이 아닐 수 없다. 법원 판결 앞에 정부도 속수무책인 실정이다. 통상임금 논란은 애매한 법률적 규정과 유연한 법 해석 추세 등이 맞물리면서 빚어진 측면이 크다고 보여진다. 근로기준법은 위임규정 없이 시행령 제6조 1항에서 시간급, 일급, 주급, 월급 또는 도급금액을 통상임금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정부는 1개월을 초과해 지급하는 금액은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해석한다. 그렇지만 대법원은 1994년 육아수당, 1996년 휴가비·교통비에 이어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통상임금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런 탓에 산업계와 노동계는 혼선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혼란을 잠재우려면 노·사·정위원회가 나서야 한다. 정부 중재 아래 노사가 6월부터 머리를 맞대 애매한 근로기준법 규정을 명쾌하게 정리하기 바란다. 법 개정 과정에 아예 입법부가 참여하는 공청회를 거칠 수도 있을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새로운 판례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새겨들을 만하다. 그런 점에서 통상임금 문제의 해법을 찾으려면 입법·사법·행정부가 모두 나서 국민적 여론을 결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연예기획사 횡포 방지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법’ 윤곽

    연예기획사 횡포 방지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법’ 윤곽

    “‘그녀’가 죽었습니다.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상식이 깨진 연예계, 더 나아가 부조리한 사회에 모두가 분노했지만, 세상은 바뀌지 않았습니다.”(영화 ‘노리개’ 중) 연예기획사의 횡포를 막자는 이른바 ‘장자연 법’ 제정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연예계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법을 제정하자는 쪽은 2009년 3월 여배우 장자연의 죽음으로 자정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음성화된 성상납 문제 등을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고,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풍토를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이에 정부와 정치권이 앞장서 일정 요건 이상을 갖춘 연예기획사의 활동만을 허용하는 ‘등록제’를 추진 중이다. 현행 신고제에서 요건을 강화한 것이다. 반면 법 제정을 우려하는 쪽은 진입장벽을 높이게 되면 기존 연예기획사들의 기득권만 키울 것이라고 우려한다. ‘장자연 법’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새누리당 박창식 의원이 지난 2일 공동으로 연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 지원법’ 공청회에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박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의 핵심은 대중문화 제작업과 기획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연예기획사 등록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필터링을 거쳐 등록된 연예기획사는 행정기관의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하지만 장자연이 소속됐던 연예기획사나 그간 문제를 일으킨 연예매니지먼트 회사 대부분이 일정 규모 이상을 갖췄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을 높이는 등록제가 어느 정도 유효하겠느냐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정부의 행정지도가 실효성을 띨 수 있느냐는 점도 한계로 거론된다.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국내 연예기획사는 1000여개에 이른다. 현행법상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별도의 설립요건이 없다. 제정 법안은 일정 자본이나 전문성을 가진 사업자만 시장진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법안은 또 열등한 위치에 놓인 여성 대중문화예술인(연예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형법상 강간죄나 강제추행죄와 별도로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조항도 마련했다. 제17조 ‘금지행위’는 대중문화예술사업자나 제작진이 연‘예인에게 ‘이익의 제공’이나 ‘약속’ 또는 ‘불이익의 위협’을 통해 성매매 알선 등의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황승흠 국민대 법학부 교수는 “기존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선 연예인이 (캐스팅 등) 특정 이익과 관련된 성행위를 할 경우 성을 파는 행위로 치부됐고, 연예인이 먼저 은밀한 성행위 알선을 입증해야 알선자 처벌이 가능했다”면서 “새 법에선 처벌 특례조항을 둬 피해 연예인이 면책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안은 만 15세 미만 청소년이 대중문화예술에 종사하면 일주일에 35시간 넘게 일하지 못하게 해 학습권, 휴식권, 수면권 등을 보장했다. 표준계약서 보급, 정기적 산업 실태 조사 등에 관한 내용도 담겼다.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2년 공정거래위가 일정 기준을 제시했으나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졌다”면서 “등록제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여성 연예인을 상대로 한 성범죄와 경제적 착취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예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아이돌그룹 SS501 출신의 가수 겸 배우 김형준은 “가수로서 꿈을 키울 무렵 기획사를 발로 찾아다니며 오디션도 보고 길거리 캐스팅도 됐다. 당시에 사람들이 했던 약속은 잘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등록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공진 연예매니지먼트협회 부회장도 “‘장자연 사건’ 이후 관련 협회 간 논의가 이뤄졌으나 이견이 많았다”면서 “현실과 법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 등록제가 필요하고, 연예 매니저와 사업자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다수 연기자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기자 노조의 한 관계자는 “사회의 온갖 모순이 함축된 연예계의 풍토를 바로잡기 위해선 연예기획사를 비롯한 방송사 등 사회 구성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이뤄진다는 연예인의 성상납과 관련해선 사회 고위층 등 수요자를 직접 처벌하는 특례조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원로 연기자도 “문제의 본질은 대중문화 종사자들이 법의 구제를 받기 전에 사회적 강자들로부터 보복당한다는 데 있다. 제보자의 신원을 지켜주는 등 보다 현실적인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漁? 낚시 금지라고…

    漁? 낚시 금지라고…

    제주도는 1일 사고 위험이 많은 무인도를 낚시 제한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도는 최근 제주대 산학협력단에 ‘낚시 관리 및 통제구역 수립 용역’을 발주, 9월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받을 예정이다. 도는 이번 용역 과정에서 조사를 벌여 낚시 관광객 사고가 발생한 무인도와 갯바위 등은 낚시 통제구역으로 설정, 낚시꾼이나 낚싯배가 다니지 못하도록 규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낚시객이 실종 또는 사망하거나 낚싯배가 암초에 부딪혀 침몰했던 추자도 절명여, 횡간도, 관탈섬 등 상당수 무인도가 낚시 통제구역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도는 이들 지역은 지형이 험하고 좁아 어선의 접근이 어려운데도 낚시꾼들이 무리하게 출조해 사고가 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낚시 동호인들은 절명여와 관탈섬 일대에 있는 무인도는 고급 어종인 돌돔, 감성돔, 참돔, 부시리 등 제주에서 가장 유명한 갯바위 낚시 핵심 포인트인데 이들 지역을 낚시 금지구역으로 정하면 낚시꾼들이 갈 곳이 없다며 통제구역 설정을 반대하고 있다. 박정훈 도해양스포츠낚시연합회 사무국장은 “이들 무인도를 낚시 통제구역으로 정하면 제주를 찾는 국내외 낚시 관광객이 일본 대마도 등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며 “사고가 난다고 규제만 할 게 아니라 안전대책을 세워 낚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도는 공청회 등을 거쳐 충분히 의견을 수렴, 공감대가 이뤄지는 선에서 통제구역을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경제민주화 법안 자제” 촉구

    “경제민주화 법안 자제” 촉구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경제5단체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긴급 회동을 갖고 최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법안 추진에 대해 한목소리로 반대를 표시했다. 경제5단체 부회장들은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회동을 한 뒤 성명을 통해 “최근 사회 전반에 확산되는 반기업 정서와 시장 경제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는 각종 경제·노동 관련 규제 입법은 기업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빠진 엄중한 상황임을 고려해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 기조인 경제민주화와 창조 경제에 보조를 맞춰 오던 경제5단체 부회장들이 예정에 없던 모임을 가진 데는 정치권의 대기업 옥죄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재계에서는 엔저·북핵리스크로 경제상황이 불투명한 가운데 정치권의 과도한 경제민주화 움직임에 지금이라도 ‘브레이크’를 걸지 않으면 미래가 암담하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한 재계 인사는 “여야 할 것 없이 대통령 공약 사항이라고 내세우며 무리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며 “변화된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나 공청회, 여론조사 등 관계자 의견 수렴 과정도 없이 법안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경제단체가 ‘총대’를 메고 나선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위기감으로 인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회동이 자연스럽게 성사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5단체가 전면에 나서 경제민주화 관련 정치권의 입법 시도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자칫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경련 등 경제단체들이 밥값을 해보겠다며 나섰지만 이렇게 시끄럽게 벌일 일은 아닌 것 같다”면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부회장은 “경제민주화의 취지에 공감하고 협조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정치권의 입법이 균형감을 잃고 반기업 정서를 확산하는 쪽으로 감에 따라 경제계의 우려를 강하게 표명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현재 심의 중인 법안들은 대개 균형이 깨졌다”며 “대기업·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아 기업은 물론 국민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민주 ‘우클릭’ 논쟁 본격화

    민주 ‘우클릭’ 논쟁 본격화

    민주통합당이 5·4 전당대회에서 채택할 당 강령·정책 개정안에 중도노선을 강화하는 내용과 문구가 대거 포함되면서 ‘우클릭’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등의 내용이 기존 강령·정책보다 완화되거나 표현이 후퇴한 것을 놓고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22일 국회에서 ‘강령·정책 개정안 공청회’를 열어 당 내 의견을 수렴했다. 이상민 강령·정책 분과위원장은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쓸데없는 이념적·소모적인 논쟁만 유발할 것을 고려해 중도라는 개념을 문구에 전혀 넣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청회에 앞서 배포된 강령·정책 개정안을 보면 중도노선을 강화하기 위한 문구가 대폭 추가되거나 표현이 손질됐다. 통상 분야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전면 재검토’라는 표현이 ‘FTA를 포함한 모든 통상정책에 있어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며, 피해 최소화 및 지원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적극 마련한다’로 바뀌었다. 안보 분야에서는 ‘북한의 핵실험 등 안보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확고한 안보태세를 갖춘다’는 표현이 추가돼 우클릭을 뒷받침했다. 경제민주화와 관련, ‘기업의 건전하고 창의적인 경영활동을 존중한다’는 친기업적 내용이 포함되고, ‘재벌과 대기업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라는 표현은 빠졌다. 복지 분야에서는 기존의 ‘보편적 복지’라는 표현이 ‘복지와 함께 선순환하는 성장지향’으로 대체됐다.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당내외 인사들은 예외없이 개정안에 대해 반발했다. 특히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김윤태 고려대학교 교수는 “경제민주화의 실체라고 볼 수 있는 분배 가치에 대한 설명이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교수는 “보편적 복지라는 표현을 삭제한 것은 진보가치의 후퇴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동철 의원은 “경제민주화나 보편적 복지라는 진보 가치는 강화하되 안보나 사회기강과 같은 보수 가치와 충돌할 때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중도노선 강화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도 나왔다. 지난 대선에서 공보단장이었던 우상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당의 진보 정책을 베껴서 선거에서 이겼는데, 우리는 진보 정책을 내놓아서 졌다는 게 말이 되나”라면서 “선거 시기에는 중도층을 견인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지지층이 필요한 정강정책은 순화시키고 부동층을 위한 정강정책을 만드는 정당이 왜 존재하나”라고 반문했다. 진성준 의원은 “당의 강령과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한데, 다소 과하게 수정된 측면이 있다”고 반발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면대상 제한·심사절차 공개’ 충돌 예고

    ‘유권(有權)무죄 무권(無權)유죄’ 논란을 낳았던 사면법의 개정을 위해 22일 사상 첫 입법 청문회가 열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6일 입법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의결했다. 법안 처리를 위한 국민 의견 수렴 방식은 공청회와 청문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청회와 달리 여야 합의를 토대로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들만 불러 의견을 듣는 형식이 청문회 방식이다. 청문회는 공청회에 비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입법 청문회가 열리는 것은 2000년 국회법에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그동안 발의된 사면법 개정안 10건에 대해 의원과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누고 개정 방향을 정하게 된다. 10건의 개정안에는 ▲대통령 친인척과 대통령이 임명한 정무직 공무원들에 대한 사면권 제한 ▲대통령 특별사면도 국회 동의를 얻을 것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사 전 대통령과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 등은 명단, 죄명, 형기를 7일 이상 공고할 것 등이 포함돼 있다. 사면 절차와 관련해서는 ▲심사위원을 국회, 대법원에서 2~3인씩 위촉 ▲심사위원 명단과 경력 사항, 심의서의 홈페이지 게재 ▲회의록은 즉시 또는 최소 3년 후 공개 등의 방안이 올라와 있다. 학계에서는 대체로 사면권 행사의 절차적 투명성 확보는 필요하나 대상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상을 제한하는 것보다는 사면 요건을 개방하고 심사위원 명단 공개 등을 통해 심사 과정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공식적으로 법사위에 제출한 업무보고서에서 ‘중대 범죄자에 대해 엄격하게 사면을 상신하겠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법무부 관계자는 “지금 상정된 내용들 모두 쉬운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의 사면권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사면심사위원 명단과 회의록 등의 공개에 대해서는 “그 경우 위원들이 위축돼 오히려 적극적인 심사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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