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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朴, 재보선공천 싸고 ‘파열음’

    李·朴, 재보선공천 싸고 ‘파열음’

    한나라당이 4·25 재보선 후보 공천문제를 놓고 폭발 직전의 파열음을 내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이 자파 후보 공천을 위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공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양측은 자파 후보가 공천에서 탈락하는 한이 있더라도 상대편이 미는 후보는 절대로 안 된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경기 화성, 서울 양천구, 경기 동두천시 등 일부지역에선 수백억원대의 자산가가 공천자로 유력 검토되거나 이미 공천을 받았다. 이로 인해 당 일각에선 “연말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돈 썩는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며 “이번엔 ‘차떼기 공천’이라는 비난을 자초하려는 것이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될 경기 화성의 경우,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진영의 극한 대립으로 자칫 당 분열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 화성에선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남경필 경기도당위원장 등이 미는 인물이 각기 달라 파열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초 이 전 시장측은 강성구 전 국회의원을, 박 전 대표측에선 박보환 국회 재경위 수석전문위원을, 남 위원장은 고희선 농우바이오 회장을 각각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전 시장측은 1차 여론조사 후 강 전 의원이 낙마하자 남 위원장이 적극 추천한 고 회장을 간접 지원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전 시장이 지난해 말 경기 여주의 농우바이오 육종연구소를 방문한 적도 있다. 그러나 박 수석전문위원은 화성지역과 아무런 연고도 없는 영남 출신이라는 점이 치명적 약점으로 꼽힌다. 또 고 회장은 이번 재보선에서 동두천시장 후보로 확정된 이경원 대진대 교수와 서울 양천구청장 후보로 검토 중인 김승제 대학학원 이사장 등과 함께 수백억원대의 자산가라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는 이날 재보선 공천심사위가 전날 양천구청장과 경북 봉화군수 후보로 추천한 오경훈(42) 양천을 당원협의회위원장과 김동태(46) 봉화축구협회장에 대한 공천을 보류하고 공심위에서 재심하도록 하는 등 극심한 혼란상을 연출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대선과 역술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대선과 역술

    “올해부터 8년간 대운(大運)이 드는데 대세가 워낙 좋다.”(이명박 전 서울시장) “무궁화꽃이 나라를 뒤덮는다.”(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천운(天運)과 인운(人運)이 모두 다 있다.”(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해년인 올해는 ‘해중갑목(亥中甲木)’의 해로, 현재 물속에 숨어 있는 큰 나무(甲木)가 하반기에 떠오르며 여권에서 나올 것이다.” 대선 때만 되면 역술 얘기가 참 많이 나온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누가 대운을 타고났느냐, 누가 청와대의 주인이 되느냐를 놓고 점괘가 난무한다. 어지러울 정도다.1997년이나 2002년에 비해 강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역술인들도 이때만큼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 앞일의 불투명성과 피 말리는 경쟁에 따른 불안심리 때문이다. 후보들보다는 그쪽에 줄을 선 정치인들이 더 그렇다. 잘 알다시피 우리의 대선은 철저하게 승자의 독식 구조다. 패자 쪽에 줄을 선 현역 의원은 다음 총선 공천도 보장받기 힘들다. 요즘 여의도 정가에선 누가 되든 18대 총선의 대폭적인 물갈이를 예상한다. 한나라당에서는 영남권이 주 타깃이 될 것이란 소문이 그럴듯한 분석과 함께 나돈다. 전직 의원이나 당료 출신, 대학 교수 등 나머지 인사들도 자기가 도운 후보의 당락에 따라 팔자가 달라진다. 그렇다 보니 각 캠프 인사들은 알게 모르게 ‘용하다’는 역술인들을 찾는다고 한다. 사실 우리 정치사를 보면 정치 또는 선거와 역술은 밀접한 관계에 있다. 역대 정치인 중에 한 번 이상 점괘를 보지 않은 정치인은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지금은 고인이 된 황락주 전 국회의장을 첫손가락에 꼽아야 할 듯싶다. 황 전 의장은 평상시에도 와이셔츠나 넥타이 색깔까지 역술가에게 자문하고 그대로 실행한 것으로 유명하다. 선거 때는 유세지역 순서나 교통편 등과 관련해 하루에도 몇 차례 점을 봤다고 한다. 점괘를 철저하게 신봉한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정치인이었다.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 탈당을 결심하게 된 데는 김지하 시인과 소설가 황석영씨의 역할이 컸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 한데 황석영씨는 향후 진로를 놓고 고심하던 손 전 지사를 만나 프랑스 역술가가 점친 손 전 지사의 올해 점괘를 전하며 당을 뛰쳐나올 것을 강력히 권유했다고 한다.6월이면 대운이 펼쳐지니까 더 이상 한나라당의 울타리에 연연하지 말라는 게 골자. 이 얘기는 손 전 지사 지인들에게 꽤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점술은 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잘 나오면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면 되는 것이고, 좋지 않으면 조금 더 조심하면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심심풀이 정도에 그쳐야 한다. 1997년이나 2002년 대선 때도 그랬지만 점괘가 제대로 맞는 경우는 거의 없다. 부동의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 전 시장의 승리를 점치는 역술인들이 별로 없는 것도 이를 방증하는 게 아닐까. 역술인들도 불확실성이 좀 더 많은 쪽에 베팅한다고 할까. 무엇보다 이런 현상은 후보별 줄서기나 눈치보기의 파생물이라고 본다. 후보는 물론 후보를 위해서 일한다면, 소신껏 정책을 개발하고 좀 더 국민들의 폐부를 들여다보는 노력을 기울이는 게 우선이다. 올 대선은 국민들의 신뢰 속에 제대로 나라를 이끌 힘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승자가 결정돼야 한다. jthan@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Mr. 쓴소리 조순형 민주당 상임고문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Mr. 쓴소리 조순형 민주당 상임고문

    재선거를 통해 국회에 재입성한 조순형(72·서울성북을) 민주당 상임고문의 ‘쓴소리’가 식을 줄 모른다. 작년에 ‘전효숙 파동’을 주도한 데 이어 올들어서는 전남 무안-신안 재·보선 후보자리를 꿰찬 DJ아들의 처신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인터뷰를 하자하니 국회도서관에서 보자고 했다. 지난해 국회도서관을 가장 많이 찾아 국회의장상을 탄 의원답다 싶었다. 부인과 두 자녀가 모두 연극계에서 일해서일까. 첨단 패션인 굵은 줄무늬 양복을 자연스럽게 소화해 칠순나이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원칙주의자답게 정계개편 등 예민한 질문에 답변도 거침없었다. ▶김홍업씨 공천을 뒤집는다는 건 비현실적인 얘기 아닐까요.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도리고, 그게 안되면 4·3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새 지도부가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DJ영향력 등 현실적 상황이 있다지만, 공당이라면 원칙을 지켜야죠. 당원, 민주당 지지계층, 언론 등 여론도 부정적이에요.” 동교동 측은 말려봤지만 잘 안됐다며 선거에서 심판을 받아 지역과 국가를 위해 좋은 봉사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었다. 조의원은 “국가와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길이 국회의원밖에 없느냐.”며 “사면복권이라는 국민의 은혜를 입었다면 일정기간 속죄하고 사회공감대를 형성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여권 대통합 논의가 어지럽습니다. 정계개편은 어떻게 추진돼야 한다고 보는지요. “민주당은 2년 전 전당대회에서 열린우리당과 당대당 통합은 안 된다, 민주당의 정통성을 승계해야 한다, 통합은 민주당이 주도해야 한다는 것을 당론으로 정했습니다.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구체적 논의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세 원칙은 옳다고 봅니다. 추가한다면, 민주당 분당과 우리당 창당 주역은 국민 앞에 정식으로 사과하고, 통합신당 추진 목표는 정권 승계가 아니라 정권교체라는 데에 합의가 있어야 할 겁니다. 또한 통합신당이나 교섭단체를 구성할 땐 주요이념과 노선, 주요 국가정책에 대한 합의서가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논의를 보면 통합 대상과 대선후보를 영입하는 문제에만 치중하고 있지 이런 문제의식은 전혀 없는 것 같아요.” ▶민주당 주도라면 민주당 정강으로 돌아가면 되는 것 아닌가요. “나는 여섯가지 이념, 노선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과 역사적 정체성 확인, 둘째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 확인, 셋째 반시장적, 반기업적 경제정책 기조 포기, 넷째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 유보 및 한미연합사 유지를 통한 한·미동맹 복원, 위헌적 4대입법 재검토, 법치 실천을 통한 국가기강 확립이 그것입니다.” 그는 2002년에 입수한 자료라며 독일 사민당과 녹색당의 연정합의문을 보여 주었다. 노선부터 시작해 국가정책 전반, 연립내각 구성, 권력 분배 등에 대해 120쪽에 걸쳐 세세히 기록하고 있었다. 연정이 이 정도니까 통합신당이라면 더 구체적인 것을 규정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그런 내용이라면, 한나라당과 뭐가 다릅니까. “사실 이 정도 원칙이라면 대한민국의 합법적 정당이라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들이죠. 이것은 DJ시절 민주당도 벗어난 적이 없어요.” ▶전시작전권 문제는 이전 정부 때부터 논의되기 시작했고, 국보법 개정은 DJ도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평시 전작권에 대한 논의는 있었지만 전시에 대해서는 구체적 논의가 없었어요.2012년 등 시한을 정해서 논의한 적도 없죠. 국보법도 대체입법 공약은 갖고 있었지만 실제 추진은 안했었어요.” ▶탈당한 손학규 전 지사와 여권이 제휴할 수 있을까요. “좀 어렵다고 봅니다. 명분이 워낙 없고 여론도 부정적이잖아요.14년 동안 한나라당에서 3선의원, 장관 등 중요한 역할을 해 왔고, 며칠 전까지 탈당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했다가 갑자기 뒤집은 입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어요. 정계개편 움직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의 여권후보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지. “지금 상황에선 대선 후보로서 어느정도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본인이 입장을 확고히 한 다음 어떤 활동을 하느냐에 달려 있겠죠. 지금으로선 지명도도 낮고 서울대 총장, 학자로서의 업적이야 국민이 알 수도 없으니까.” ▶그런데도 정 전총장에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뭐라고 봅니까. “아무리 둘러봐도 여권후보 지지도가 5%도 안되잖습니까. 그러니까 정치 신인한테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겠죠. 그동안은 고건 전총리였는데 중도낙마하니까 정 전총장이 그 대상이 된 거죠. 시민사회 제3의 인물들이야 국민들한텐 더 생소하죠.” ▶민주당은 다시 정권 창출할 뜻이 없는 겁니까. “국회의원 11명인 소수정당이지만 대선을 그냥 포기할 순 없죠. 대선에서 별 역할을 못한 정당은 총선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게 우리 정치사의 교훈입니다. 통합신당 추진 움직임이 있지만, 우리의 세 가지 원칙이 지켜질지는 미지수예요. 그게 실패한다면 독자적인 후보를 내서, 승리는 못하더라도 연합 노선을 구축해보자는 분위기도 강한 편입니다.” ▶직접 대선에 출마해 볼 의향은 없는지요. “어쩌다 그런 얘기 듣기도 하는데, 저는 전혀 그런 생각해본 적 없어요. 우선 역량이 있는지 모르겠고요. 대선주자들이 예비단계에서 겪는 일 지켜보면서 저걸 어떻게 겪나, 소신껏 말하고 실천하며 살아왔는데 대선후보로 나서면 그게 가능할까, 안될 것 같거든요. 입법부에서 좋은 국회의원으로 최선을 다하고 제 인생을 마감하고 싶습니다.” ▶전효숙 전 헌재소장 내정자를 중도하차시키고 개인적으로 혹시 미안하다는 생각은 안해봤는지. “훌륭한 재판관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분인데, 그렇게 돼서 미안하게 생각해요. 그러나 이건 가장 중요한 헌법적 절차의 문제였기때문에 감내해야 했지요.” ▶국회의원들도 해마다 예산처리 법정기한을 넘기잖아요. 그게 낙마시킬 정도로 큰 문제였나요. “적격성 문제도 컸습니다. 코드인사였지요. 노 대통령과 사시 동기가 사무처장까지 합해 헌재 안에 4명이 될 판이었어요. 동급인 대법원장에 비해 사시기수가 18기나 뒤져 연륜에서 맞지 않는 것도 문제였지요. 처음부터 무리가 많은 인사였습니다.“ ▶탄핵 후 민주당 참패에 책임을 느끼셨는지요. “물론 그래서 당대표도 즉시 물러났지요.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그때 판단이 옳았다는 확신이 커집니다.” ‘쓴소리‘때문에 불이익도 많지만 그게 국회의원의 우선적인 역할이라고 믿는다는 ‘미스터 쓴소리’. 정계개편 국면에서 어떤 쓴소리들이 또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yshin@seoul.co.kr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 그는 누구 1935년 유석 조병옥 선생(전 민주당 대표 최고위원)의 3남으로 충남 천안에서 출생(만2세). 서울고,서울대 법대 졸업.1981년 전두환 군부정권에서 정치활동이 금지된 형(고 조윤형 전 국회부의장)을 대신하여 서울 성북에서 11대 총선에 출마, 무소속으로 당선.이후 6선을 거듭하며 독자적 노선과 거침없는 언행으로 ‘미스터 쓴소리’란 별명을 얻었다.1985년 다른 무소속 의원 2명과 함께 현역의원으론 처음으로 민추협에 가입했고 1987년에는 후보단일화가 안되자 한겨레민주당을 창당, 낙선하기도 했다.1990년엔 3당합당에 반대,‘꼬마민주당’에 참여.2003년 민주당 대표로 선출돼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다 역풍을 맞기도 했다. 그러나 2006년 7·26재보선에서 재기.그해 말 전효숙 헌재소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헌재소장은 헌법재판관 중에서 임명한다’는 헌법 조항에 어긋난다고 지적, 결국 지명 철회를 끌어내기도 했다.
  • 김근태, 黨과 결별 수순인가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의 탈당설이 다시 제기됐다. 김 전 의장과 가까운 재야파 의원 10여명은 최근 탈당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져 ‘김근태계 집단탈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9일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세균 의장은 최근 일부 의원들에게 “김 전 의장이 아무래도 당과 결별 순서를 밟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전 의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정부 협상을 지켜보자.’는 입장인 당 지도부를 정면 비판하며 단식농성이란 방식으로 이별신호를 보낸다는 의미였다. 김 전 의장과 가까운 의원 10여명은 지난주 초 비밀회동을 갖고 열린우리당 탈당을 결의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참석자들은 ‘정치권의 진보개혁 성향 의원들을 모으고, 나아가 대통합신당을 위한 열린우리당 해체가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연대를 구축해 탈당을 불사한다.’고 결의했다.”고 말했다. 탈당 시기를 못박진 않았지만 김 전 의장이 결단하면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재야파 일부 의원들은 29일에도 비공개 오찬모임을 가졌다. 김 전 의장측의 행보는 31일 한·미 FTA 협상 종료 시점에 구체화될 전망이지만, 결정적인 계기는 4·25 재·보궐선거 후보등록 마감일인 다음달 11일을 앞두고 당 공천이 확정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장의 한 측근은 “4월 선거가 대통합 계기가 돼야 하는데 당 지도부는 연합공천이란 미명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홍업씨가 출마한 무안·신안에 후보를 안 낸다고 하는 등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를 보고만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측이 이미 탈당한 천정배 의원측과 힘을 합쳐 제3지대 세력화를 모색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범여권 관계자는 “양측이 최근 힘을 합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김근태+천정배+정치권 외부세력’이란 밑그림을 그려 보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탈당설에 대해 정작 김 전 의장측은 펄쩍 뛴다. 한 측근은 “이번 단식은 한·미 FTA에 대한 입장 그 자체로 봐 달라.”고 주문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김종면 기자의 시사 고사성어] 破廉恥(파렴치)

    “나라에는 네 가지 강령이 있다(國有四維). 그 가운데 하나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두 가지가 끊어지면 위태로워지고, 세 가지가 끊어지면 뒤집어지고, 네 가지가 끊어지면 망한다. 기우는 것은 바로잡을 수 있고, 위태로운 것은 안정시킬 수 있으며, 뒤집어지는 것은 일으켜 세울 수 있지만, 망한 것은 다시 일으킬 수 없다. 무엇을 일러 네 가지 강령이라 하는가? 첫째는 예(禮), 둘째는 의(義), 셋째는 염(廉), 넷째는 치(恥)다. 예란 절도를 넘지 않음이요, 의란 스스로 나아가기를 구하지 않음이며, 염이란 잘못을 은폐하지 않음, 그리고 치란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음이다. 그러므로 절도를 지키면 윗사람의 자리가 평안하고, 스스로 나아가기를 구하지 않으면 백성들 사이에 교활함과 속임이 없고, 잘못을 은폐하지 않으면 행실이 저절로 온전해지고,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으면 사악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경세(經世)의 바이블’로 불리는 중국 고전 ‘관자(管子)’ 목민편(牧民篇)에 나오는 이야기다. 사유(四維) 가운데 세 번째와 네 번째 덕목이 염치. 파렴치(破廉恥)란 염치를 깨뜨리는 것이니, 곧 부끄러움을 부끄러움으로 알지 못하는 뻔뻔스러운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씨가 민주당 전략공천을 받았다.4월25일 치러지는 전남 무안·신안 보궐선거에 출마한다고 한다. 비리를 저질러 징역까지 산 그가 사면 복권된 지 얼마나 됐다고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선단 말인가. 한마디로 파렴치다. 신청도 하지 않은 사람에게 공천장을 주는 정당의 꼴이라니…. 국민은 더이상 ‘특혜 대물림’ 정치를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관자’는 스스로 나아가기를 구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그것이 바로 의(義)다. 부질없는 욕망을 접고 지금이라도 조용히 물러나는 것이 사람 사는 도리다. jmkim@seoul.co.kr
  • ‘일해공원’ 명칭 법으로 막는다

    예우를 박탈당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우상화를 금지하는 법 제정이 추진된다. 경남 합천군이 추진하는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법률적으로 저지하기 위한 조치다. 일해공원반대 경남대책위는 28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천군이 새천년 생명의 숲 명칭을 일해공원으로 변경한 데 대한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촉구한 뒤 이같이 밝혔다.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은 최근 ‘전직대통령 예우를 박탈당한 자에 대한 성역화 금지법(안)’을 마련, 발의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은 이미 히틀러를 우상화하는 사업을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 시행하고 있어 법 제정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국회진상조사단 구성과 관련, 민노당이 이달 초 각 정당에 제안하자 열린우리당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동영 전 의장도 새천년 생명의 숲에서 열린 3·1절 행사에 참석, 국회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경남대책위는 이날 “합천군수를 공천한 한나라당은 대권쟁취에만 몰두할 뿐 사태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선거 저널리즘의 모델을 기대한다/민영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지난 한 주는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으로 불거진 논란으로 신문 지면이 가득 메워졌다. 탈당 배경을 둘러싼 갖가지 진단과 향후 행보에 대한 추측, 탈당에 대한 각 정치 세력의 반응 등 1면과 정치면 등에 넘쳐난 기사들은 올해가 대통령 선거의 해라는 것을 다시금 절감하게 해 주었다. 손 전 지사의 탈당이 가져올 정치적 파장이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관련 기사 대부분이 그의 탈당이 소위 대선 판도, 즉 누가 여·야의 후보가 될 것이고 그 중 또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가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3월20일자 ‘손학규 탈당, 대선 정국 요동’ 기사는 개혁적인 한나라당 지지세력의 이탈 가능성과 후보 중심의 정계개편 전망에 대해 깔끔한 분석을 제시했지만,21일자 ‘손풍, 태풍? 미풍’ 기사는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탈당이 각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에 미칠 파장을 보여주는 데에 그쳤다. 인물 관련 보도가 통상 그렇듯이 갈등 역시 자연스럽게 전면에 부각되었다.21일자 5면에 나란히 실린 손 전 지사와 한나라당 간의 공방기사,‘공천 갖고 의원 협박’과 ‘먹던 우물에 침뱉어’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 비판과 손 전 지사의 반격도 몇 꼭지의 기사로 지면을 장식했다. 손 전 지사 탈당에 탄력을 받은 듯,22일자 3면의 ‘노심은 누구’와 24일자 4면의 ‘정운찬 출마선언 앞당기나’ 등 다른 후보자군에 대한 추측성 기사도 눈에 띄었다. 미디어선거라는 말은 이미 널리 쓰이는 용어지만, 정치적 민주주의에서 미디어선거가 가지는 의미는 제대로 공유하거나 실천하고 있지 않는 듯싶다. 고비용 저효율의 정치구조를 개선하고자 관련 법·제도 정비를 통해 짧게는 지난 10년간 집약적으로 추진되어 온 새로운 선거캠페인 모델로서, 미디어선거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해 저비용 고효율 정치를 실현하고, 투명하고 참여적인 선거를 만드는 데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미디어 선거의 중추라 할 수 있는 선거저널리즘이 유권자의 정치적 학습과 참여를 독려하는 데에 과연 얼마나 유의미한 역할을 하고 있는가? 지난주 서울신문의 선거 관련 보도에 국한해 살펴보더라도, 상당한 양이 주요 대선 후보들에게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높은 지지율을 획득하고 있는 후보들이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으나, 역으로 특정 후보에 대한 보도가 그 후보에 대한 인지도를 지속·강화하는 효과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23일자 5면 기사 ‘손학규 탈당 유권자 시선끌어, 지지율 상승효과’에서 지적했듯이 탈당 이후 지지율이 상승했다면, 그 원인은 각 언론사의 과잉보도가 인지도를 급속히 상승시켰기 때문일 수도 있다. 대선 후보들에 대한 많은 기사가 후보들의 캠페인 활동을 뒤쫓아 스케치하는 데에 치중되어 있는 점도 지적되어야 한다. 후보자의 활동을 보도하는 것이 중요한 환경 감시 역할임은 분명하나, 언론보도를 치밀하게 계산하고 기획되는 정치이벤트에 대한 보도는 자제되어야 한다. 후보자들의 이미지 제고용 발언이 여과없이 기사화되는 것도 지양되어야 한다. 현재 많은 유권자들이 어떤 정치적 비전이나 희망을 갖지 못한 채, 그들만의 잔치를 구경하고 있다. 지난 1∼2월 깊이있는 탐사보도를 선보였던 서울신문이 후보 동정이나 각 후보캠프에서 양산하는 뉴스아이템들에 매몰되지 말고, 우리 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과 장기적 안목을 제시하는 선거저널리즘의 모델을 창출하길 바란다. 정치적 무기력증과 무관심에 빠진 많은 유권자들을 정치의 광장으로 이끌어낼 다양한 기획들이 쏟아져 나오길 기대한다.민영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필자의 소속이 올 3월부터 경희대 언론정보학부에서 고려대 언론학부로 바뀌었음을 알려드립니다.
  • ‘연합공천’ 눈치싸움에 후보 불투명

    연말 대선의 전초전이 될 4·25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당은 ‘필승 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범여권은 연합공천을 통해 그간의 재·보선에서 압승을 거듭해온 한나라당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재·보선 불패 신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경기 화성과 대전 서구을, 전남 무안·신안 등 3곳에서 실시될 이번 보궐선거의 최대 격전지로는 대전 서구을이 꼽힌다. 여야 모두 충청 표심을 잡지 않고는 연말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전 서구을의 경우, 한나라당은 이재선 전 의원을 공천했고, 국민중심당은 심대평 공동대표를 내세웠다. 한나라당은 현재 이 전 의원이 여론조사에 앞서있는 만큼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등 대선주자들을 앞세워 판세를 결정짓겠다는 각오다. 반면 국민중심당은 최근 심 대표가 상승세여서 조만간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자신한다. 게다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 ‘2파전’으로 가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 심 대표가 연합공천을 거부하긴 했지만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선뜻 후보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다자 구도’로 갈 경우, 한나라당만 유리하게 만들어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친노계의 박범계 변호사가 예비 후보 등록을 하고 선거 운동 중이나 당의 공천여부는 불투명하다. 박 변호사는 최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에게 자신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정 전 총장은 아직 선거판에 개입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전남 무안·신안의 경우 민주당이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전 아태재단 부이사장을 전략공천함으로써 ‘싱거운 승부’로 끝날 공산이 높다. 열린우리당은 후보를 내지 않음으로써 ‘무언’의 연합공천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호남의 ‘정치적 맹주’인 DJ를 의식했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은 강성만 전 농림장관 정책보좌관을 공천했지만 현지 정서를 감안하면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홍업씨의 전략공천이 민주당에서 논란이 되고 있어 민주당 공천을 신청했던 이재현 전 무안군수의 무소속 출마 여부가 변수가 될 것 같다. 경기 화성에선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모두 눈치만 볼 뿐 후보를 정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의 ‘거물급 영입설’을 의식해 공천신청자 10명 중 압축한 3명과 함께 기업가 출신의 외부인사 1명을 후보군에 올려놓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변호사 출신 인사 2∼3명에게 출마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고 열린우리당 후보를 지원할 것 같다.3곳의 보선지역 중 유일하게 화성에만 장명구 화성시 지역위원장을 내보낸 민노당은 이곳이 도농복합지역인 데다 기아자동차 공장이 있다는 점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조순형 “김홍업 보선출마 포기해야”

    조순형 “김홍업 보선출마 포기해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가 23일 민주당의 공천장을 받고 4·25 무안·신안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조순형 의원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쓴소리를 하는 등 당내의 반발은 이어졌다. 김씨는 이날 국회에서 공천장을 받은 뒤 “대통령 아들로서가 아니라 국민 여러분께 봉사하는 심부름꾼으로 거듭나겠다. 무안·신안의 발전과 민주평화세력 통합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뒤늦게 민주당 공천을 받은 데 대해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던 것은 민주당 공천을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개인적 사정 때문이었다.”면서 “마침 당이 배려해 전략공천을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이 김대중 사당화됐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저는 지역 유권자로부터 심판을 받아야 할 입장인데 단정적으로 사당화라고 하는 것은 수용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공천장 수여식에 참석한 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김씨를 적극 옹호했다. 특히 신중식 의원은 “세습 운운하는데 미국을 봐라.5선,10선의 정치인들이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 식구들이 다 정치를 한다. 선택은 국민들이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반발은 거세졌다. 조순형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씨가 비리에 연루돼 복역하고 사면복권된 지 얼마 안됐는데 당분간 근신하고 자제했어야 한다.”며 출마 포기나 공천 철회를 주장했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영환·김경재 후보도 장상 대표 등 현 지도부를 비판하며 공천 철회를 요구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손학규의 무(모)한 도전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손학규의 무(모)한 도전

    2000년 5월 손학규는 한나라당 총재 경선에 나섰다.16대 국회의원 당선자 신분이었다. 당시는 이회창 총재가 막강한 권한을 가진 ‘제왕적 총재’로 군림할 때였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윤환 전 의원과 이기택·신상우 등 쟁쟁한 중진그룹을 공천에서 탈락시킨 ‘2·18 피의 숙청’을 단행한 이 총재다. 누구도 이 총재의 재선출을 의심하지 않는 그런 상황에서 손학규는 겁없이 총재 경선에 나선 것이다. 주변에서 그를 극구 말린 것은 당연한 일. 그럼에도 그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손학규에게는 그런 무모함이 있다. 결과는 고작 3.6%의 득표율로 꼴찌. 일각에선 탈당을 권유하기도 했으나 손학규는 “내가 한나라당의 주인”이라며 당을 나가지 않았다. 손학규는 그 때도 이 총재의 대세론에 온 몸으로 저항했다. 대세론이 안고 있는 위험성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다녔다. 그러나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7년 후 손학규는 주역이 이회창에서 이명박으로 바뀐 대세론의 맹점과 허구를 또 다시 주장했다. 줄세우기 폐해를 강조하면서 이 전 시장측의 의원 실명까지 거론했다. 하지만 이 역시 먹혀들지 않았다. 어찌보면 그에겐 대세론은 뼈에 사무치는 일이다. 손학규는 1997년 신한국당 대권후보 경선 때 이수성 후보측에 가담하면서 비주류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국회의원 2년과 경기도지사를 지내면서 비주류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으나 입지 구축에는 실패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의 선택은 무모한 도전인가, 아니면 무한 도전인가. 전자는 실패로 귀결되지만, 후자는 온갖 고통 속에서도 결국에는 성공을 거둘 가능성을 내포한다. 손학규는 지금 황량한 벌판에 서 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다. 더욱이 경선 캠프의 핵심 인사들도 하나둘 떠나고 있다.23일에는 박종희 비서실장이 한나라당 잔류를 선언했다. 동행을 거부할 인사가 더 나올 분위기다. 그들에게는 금배지를 다는 것이 더 큰 가치이고 급선무다. 그게 현실이다. 범여권에서도 점차 그를 견제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탈당과 관련한 말바꾸기와, 낮은 지지율 때문에 탈당한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그에겐 커다란 부담이다. 대권병이 아니고 무엇이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자칫 손학규의 트레이드마크였던 도덕성 훼손마저 우려된다. 그가 언급한 ‘드림팀’ 역시 단순히 기능적 결합에 그친 느낌을 준다. 그래서는 국민들에게 감흥을 줄 수 없다. 현실적으로도 대상자들이 한결같이 손사래를 치는 마당에 더 이상의 진전은 어려운 상황이다. 손학규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는 것도 절박한 문제다. 이명박·박근혜와 너무 비교된다. 그는 싫든 좋든 정치결사체 정도는 이끌어야 할 것이다. 핵심은 조직과 자금인데,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한데 자금에 관한 한 ‘무능력자’에 가까운 게 손학규다. 손학규가 주몽이 될지, 아니면 부여의 영포왕자에 그칠지는 그에게 달렸다. 당장 다음주부터는 그에 대한 주목의 강도가 떨어질지 모른다. 그의 동선이나 진행 과정이 ‘그렇고 그렇네’라는 평가를 받는 순간 존재감은 희미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를 에워싼 환경은 좋은 편이 아니다. 마의 10% 지지율 돌파도 쉽지 않다. 그가 보여줄 정치력에 따라 산적해 있는 먹구름이 걷히느냐, 더 시커멓게 되느냐가 결정된다. 그는 지금 평균대 위에 서 있다. jthan@seoul.co.kr
  • 한나라 ‘천막정신’ 되새기다 신경전

    한나라 ‘천막정신’ 되새기다 신경전

    한나라당은 22일 ‘천막당사 3주년’기념식을 갖고 단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예비 대선주자들은 날선 공방을 벌이며 신경전을 펼쳤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기념식에 앞서 예비 대선주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검증할 테니 후보 개인간의 검증은 자제해달라.”면서 “후보들이 지나친 줄세우기를 해선 안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강 대표는 “무책임한 낙관론과 줄세우기 등 바이러스를 척결해 나가겠다.”고 말해 당내 심상치않은 파열음을 방증했다. 대선주자들 모두 ‘천막정신’을 강조하며 대선 승리를 장담하면서도 상대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잊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표는 축사를 통해 “우리 자신에게 더욱 엄격해야 하고 스스로를 단련시켜야 한다.”며 “한 점의 부패도 구태도 없는 깨끗한 정당으로 더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분히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개혁 대 구태공방으로 이 전 시장을 몰아 세우려는 눈치였다. 반면 이 전 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한나라당이 변하지 않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는 변하고 있다.”며 당이 화합을 강조한 뒤,“천막정신을 주도했던 박 전 대표에게 박수 한 번 치자.”고 제안하는 등 공방에서 비켜서려는 모습을 보였다. 원희룡 의원은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며 대권과 당권 분리를 주장, 유력 대선주자들의 공천을 미끼로 한 줄세우기 중단을 촉구했다. 원 의원은 “(특정 대선주자 측에서)의원의 배지를 만지작거리며 ‘국회의원 오래 해야지’하는 말까지 들린다.”며 “공천은 당이 민주적 절차에 의해 이루어지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 의원은 “당권과 대권 분리를 위해 가시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진화 의원도 “천막정신이 위태롭다.“며 “작은 기득권이라도 연연하지 말고 버려야 한다.”고 가세했다. 천막당사는 2004년 3월24일 박 전 대표 체제 출범 당시 ‘차떼기 대선자금’ 등 부패 정당의 이미지를 떨치기 위해 여의도공원 인근 부지에 임시로 세운 당사였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씨줄날줄] 결격사유/진경호 논설위원

    청와대가 참여정부 4년의 인사검증에 대한 뒷얘기를 내놓았다. 고위공직 후보자 1만 6849명을 검증한 결과 부동산과 음주운전으로 탈락한 사람이 각각 101명,77명으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금치산자 등 법적 결격사유는 논외로 하고, 윤리적 측면의 공직 결격사유 1호가 부동산 투기인 셈이다. 공직자든, 민간인이든 집값에 온 나라가 몸살을 앓는 세태를 고스란히 내보이는 결과다. 흥미로운 대목은 음주운전이 결격사유 2위인 점이다. 사실 이 윤리적 측면의 공직 결격사유는 나라마다 제각각이다. 다만 선진국으로 갈수록 으뜸 결격사유가 비리에서 규칙위반 쪽으로 옮겨가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중국과 일본의 사례가 이를 말해준다. 부정부패와의 전쟁에 나선 중국에선 비리가 결격사유 1호다. 중국 정부는 지금 고위공직자와 그의 배우자, 친인척의 재산까지 샅샅이 훑고 있다. 심지어 이들의 혼인관계와 축첩 여부까지 캔다. 부패의 온상인 족벌주의와 관시(關係)문화를 척결하겠다는 뜻이다. 반면 일본에선 지난해 후쿠오카시 공무원이 음주운전으로 어린이 3명을 치어 사망케 한 뒤로 음주운전이 공직자 결격사유 1호로 떠올랐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공무원은 즉각 면직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고 한다. 청와대 자료만 보면 우리는 이들 나라의 중간쯤인 듯하다. 최근 골프와 논문 표절이 부쩍 논란이 되는 것을 감안하면 머지않아 이들 문제가 결격사유 상위에 랭크되는 ‘선진국형’ 공직윤리를 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한데 정말 그럴까. 민주당이 어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씨를 4·25 재·보선 후보로 공천했다. 김씨는 국민의 정부 때 권력형 비리로 거액을 받아 1년 반을 복역했던 인물이다. 그를 공천한 민주당의 대표는 최초의 여성총리 문턱까지 갔다가 위장전입 논란으로 낙마, 결국 지금의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시스템의 계기를 마련한 장상씨다. 위장전입 논란으로 총리는 될 수 없지만, 권력형 비리에도 국회의원 후보는 될 수 있는 것이 우리 공직윤리다. 프랑스에선 친구 돈 1억 5000만원을 무이자로 빌려 쓴 일로 물의를 빚은 베레고부아 총리가 자살한 것이 15년 전 일이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4·25 재보선 이상기류 2題] 한나라, 범여권 연합 움직임에 ‘골머리’

    한나라당이 4·25 재보선에 나설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범여권의 ‘연합공천’ 움직임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국회의원 재보선 3곳 가운데 전남 무안·신안이야 어차피 민주당 몫이라고 치더라도 대전 서구을과 경기 화성에서는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다. 자체 여론조사 결과, 대전 서구와 경기 화성의 한나라당 정당지지율은 50%에 육박할 만큼 좋은 상황인데 두 곳 가운데 한 곳만 지더라도 당 지도부로서는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공천작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대전 서구을의 경우, 이재선 대전시당 위원장을 사실상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확정한 것은 아니다. 여권의 움직임을 좀더 지켜본 뒤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경기 화성의 경우도 공천 신청자가 전직 국회의원 3명을 포함해 모두 9명이나 될 만큼 분위기가 좋지만 이곳 역시 공천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9명의 신청자 중 현장실사 등을 통해 4∼5명 정도로 압축한 상태지만 당 지도부는 여전히 ‘전략공천’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범여권이 사실상 ‘삼성 도시’나 다름없는 화성에 삼성전자 출신인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단일후보로 내세울 경우,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4·25 재보선 이상기류 2題] 민주 ‘무소속 선언’ 김홍업씨 공천 논란

    민주당이 4·25 전남 무안·신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를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했다. 당내 후보를 배제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홍업씨를 끌어들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21일 “당 공직후보자자격심사특별위원회에서 많은 토론을 한 결과 김홍업 전 아태재단 부이사장을 무안·신안 보선후보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천 배경에 대해 “당선 가능성이 제일 높고 김 전 대통령과 민주당은 혈연관계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공특위에서 일부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전략공천으로 최종 결정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당초 당내 후보를 내기로 했다가 김 전 대통령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공동 대변인이자 전남도당위원장인 이상열 의원은 “공당으로서 국민과 당원의 기대를 저버린 결정”이라며 전략공천 철회를 요구하며 공특위원직을 사퇴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최경환 비서관을 통해 “국민에게 심려와 걱정을 끼쳐 미안한 생각을 갖고 있다. 홍업씨가 앞으로 (보선에서)심판을 받아 지역과 국가를 위해 좋은 봉사를 하기를 바라는 심정”이라고 밝혔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사설] 4·25 재·보선 담합하자는 정치판

    4·25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이 취하는 행태는 우리 정치판의 추한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대통령선거 득표에 도움이 된다면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부도덕, 지역패권주의에 기대려는 후진성, 여론조사에서 세가 불리하면 아예 공천을 포기하겠다는 비민주성 등. 이는 단순히 재·보선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대선의 해를 맞아 한국 정치의 앞날이 아직 암담함을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은 어제 전남 무안·신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홍업씨를 전략공천키로 했다. 앞서 홍업씨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는데 억지로 공천을 주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이 호남에서 가진 영향력에 업혀보겠다는 고육책이었다. 홍업씨가 뒤늦게 민주당 공천을 수용키로 했다지만 모양이 볼썽사납다. 우리는 뇌물 수수로 복역해 부친을 욕보인 홍업씨가 보궐선거에 나서는 일은 옳지 않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이상열 의원 등 당내 인사들이 홍업씨 공천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공개리에 밝혔음에도 민주당이 이렇듯 홍업씨에게 매달린 정황이 구차해 보인다. 원내 2당인 열린우리당 역시 무안·신안 후보 공천을 주저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을 의식한 일종의 담합으로서, 한심한 일이다. 열린우리당은 여론조사 지지도가 신통치 않자 경기 화성, 대전 서을 등 나머지 재·보선도 독자후보를 내지 않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원내 1당인 한나라당은 대전 서을에서 공천자를 내정했으면서 국민중심당과 연대를 노려 확정을 멈칫거리고 있다. 충청표에 도움이 된다면 연합공천이나 전략공천을 할 분위기다. 정당의 목표는 공직선거에서 올바른 후보를 내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것이다. 스스로 존립이유를 부정하는 정당들이 정치 전면에 포진하고 있는 현실이 슬프다. 지금이라도 반성하면 좋고, 아니면 연말 대선에서 표로 심판하는 수밖에 없다.
  • [손학규 탈당이후] 손학규 “공천갖고 의원 협박”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0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 순국선열들에게 참배하면서 ‘새로운 각오’의 첫걸음을 뗐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오전 대리인을 한나라당 염창동 당사로 보내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에 앞서 그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나라당에 거듭 포문을 열었다.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에서 자신을 ‘변절자’로 비난하고 있는 데 대해 “(탈당 이유는) 나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여기(한나라당)에서 새로운 정치와 내가 그간 추구해 온 가치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을까 하는 절망감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한나라당을 수구냉전, 개발독재 세력으로 비난한 것과 관련해서는 “한나라당이 수구꼴통, 냉전세력이 돼선 안 된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면서 “어제 새로 한 얘기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내 소장·중도개혁 성향 의원들에 대해서는 “아쉬운 것은 있지만 그들을 그렇게 몰고간 한나라당의 분위기, 당 지도층의 자세가 더 문제”라면서 사실상 ‘피해자’로 규정했다. 그는 “줄세우기를 하지 않으면, 공천을 갖고 소장 의원 개인에게 은근히 또는 직접적으로 협박하고,(캠프에) 안 들어오면 다른 사람에게 지구당을 준다고 했다.”면서 “심지어 의원들이 직접 나한테 호소한 사람도 있다.”면서 “있는 사실을 말로 가린다고 가려지는 게 아니다.”라고 한나라당과 각을 세웠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손학규의 선택과 운명

    손학규 전 지사가 ‘새로운 정치질서 창조’를 내세우며 한나라당을 전격 탈당했다.‘이인제 학습 효과’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탈당 배경을 심층적으로 파고 들어가면 몇가지 추론이 존재한다. 첫째,‘지각변동론’이다. 고건 전 총리의 대선 불출마선언 이후 한나라당으로 힘이 쏠리는 비정상적인 대선지형 속에서 ‘여당 대 야당’의 원래 구도로 돌아가려는 반발력이 생겨나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이다. 특히, 여권 후보 적합도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손 전 지사가 결국 지각변동의 진앙이 된 것이다. 둘째,‘2002년 대선 학습효과론’이다.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게임에서 보듯이 소수의 정치세력을 갖고 있으면 언제든지 대선 과정을 주도할 수 있다는 잘못된 학습효과가 작동한 것이다. 일단 한나라당을 탈당해서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할 경우, 선거 막판에 범여권 또는 심지어 한나라당으로부터 후보 단일화 게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작동한 결과로 보인다. 셋째,‘신서부 벨트 필승론’이다. 호남과 충청 외에 수도권을 결합하는 중도통합 개혁세력은 궁극적으로 영남 수구보수 세력에 의존하는 한나라당에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의 부산물이다.“DJ의 대북 햇볕정책을 계승·발전시켜야 한다.”는 손 전 지사의 도발적인 발언은 결국 호남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이었고,“정운찬, 진대제와의 드림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은 충청과 수도권을 묶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손전 지사는 일단 ‘비우리당-반한나라당’을 기치로 제3세력을 규합해 신당 창당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선거구도는 자연스럽게 한나라당 일극체제에서 다극체제로 변화될 전망이다. 손 전 지사의 탈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결코 곱지 않다. 돌이킬 수 없는 국민기만과 자기부정이 깊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손 전 지사는 평소 탈당 이야기만 나오면 “내 입을 보지 말고 내가 살아온 길을 보라.”고 했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한나라당 워크숍에서 “정도를 걷고 당이 화합하고 하나로 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참으로 ‘손학규의 헛소리’에 국민은 농락과 기만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의 말이 조석으로 변해서야 어떻게 ‘새로운 문명의 시대에 새로운 가치로 운영되는 새로운 나라’를 만들 수 있겠는가. 손 전 지사에게 정중하게 묻는다.9월-40만명의 경선룰이 받아 들여졌으면 한나라당은 ‘미래, 평화, 통합의 새 시대를 여는 정당’이고,8월-20만명의 룰을 받아들인 한나라당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미래를 거꾸로 돌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군정의 잔당들’인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를 역임했던 손 전 지사는 솔직히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전형적인 기회주의 행태이자 자신의 역사에 침을 뱉는 자기부정의 극치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꽃망울을 터뜨리려는 손 전 지사의 정치실험이 자신의 호언대로 ‘21세기의 주몽’으로 승화될지, 아니면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제2의 이인제’로 끝이 날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빈약하고 편의주의적인 논리로는 결코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다. 손 전 지사의 정치실험 속에 긍정의 역사의식과 국가발전 비전을 갖춘 철학과 민심과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는 과학이 살아 숨 쉬면 천당으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다. 반대로, 철학도 없고 과학도 없이 오로지 허황된 권력만을 좇으면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이제 국민들은 좋든 싫든 손 전 지사가 시도한 어설픈 정치실험의 운명을 바라보는 기구한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다.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서울광장] 손학규는 길을 찾았을까/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손학규는 길을 찾았을까/진경호 논설위원

    그의 심경이었을까. 손학규를 찾아 넘던 한계령은 먹구름에 푹 잠겨 있었다.10m 앞이 보이질 않았고, 눈이 몰아쳤다. 지난 여름 수마가 할퀸 산자락은 여기저기 벌건 속살을 드러냈고, 계곡엔 무너져 내린 바윗돌들이 제멋대로 널브러져 있었다. 여의도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뜨린 지난 주말 손학규가 숨어 들어간 양양 낙산사와 설악산 봉정암엔 이렇게 눈비가 오고 바람이 불었다. 겨울이었다. 손학규는 아귀 힘이 센 정치인이다. 악수할 때 손을 꽉 쥐고 흔든다. 당당함과 자신감을 눌러 담아 상대 손에 건넨다. 민주화 운동도 여권 사람들 못지않게 했고,‘100일 민심 대장정’으로 땀도 흘려봤다.3선 의원에 경기지사도 했다. 언론은 ‘저평가 우량주’라 부르고, 여권은 ‘제3지대’에서 보자며 손짓한다. 그런데 정작 한나라당은 자신을 모른 체한다.127명의 소속의원 가운데 그를 지지하는 사람은 고작 세 명이다. 이념 때문일까. 그가 비교적 진보라서? 아니다. 한나라당 누구도 그가 빨갱이라 안 된다는 사람은 없다. 그럼 뭘까. 그저 지지율 3위,‘넘버3’였기 때문이다. 대통령, 아니 대통령 후보도 안 될 텐데 줄 설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한 지구당위원장 말에 이런 세태가 담겨 있다.“A가 후보가 되면 당연히 좋고,B가 돼도 A를 배려하지 않을 수 없을 테니 공천은 걱정 없다.” 유력후보 A쪽에 서서 꼼짝 않는 이유다. 내가 있어야 당이 있고, 나라는 그 다음이라는 식이다. 이러니 누가 넘버3를 거들떠보겠는가. 손학규는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경기지사 시절, 의원들을 한명씩 한명씩 공관에서 만나며 꾸준히 ‘대사’를 도모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그들이 온데간데없더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젊다는 ‘새정치 수요모임’ 소장파 의원들의 외면에 낙심했다고 한다. 냉정히 따져보면 그도 할 말은 없다.10년 넘게 몸 담고도 이런 당 사정을 몰랐다면 판단 부족이고, 알고도 지금껏 별무소득이라면 능력(?) 부족이다. 지사 시절 의원들을 따로 불러 줄세우기 흉내라도 낸 걸 보면 후자에 가까울 듯하다. 손학규 탈당 파동에서, 높은 지지율에 가려졌던 그와 한나라당 사람들을 새삼 보게 된다. 길이 아니면 가지 않고, 줄이 아니면 서지 않는다. 참 변하지 않았다. 서청원 전 대표가 지난 두 차례 대선 때 후보만 있고 당은 없었다고 통탄했던, 그 모습 그대로다. 손 전 지사가 눈 내리는 봉정암에서 길을 찾던 시간 한나라당에선 개나리 꽃망울 운운하는 논평이 하나 나왔다. 예를 갖췄으나 손학규는 다른 마음 먹지 말고 어서 돌아와 한나라당의 꽃망울을 피우는 데 동참하라는 것이다. 여의도 봄볕에 벌써 나른해진 그들에게 낙산사의 칼바람은 그저 한가한 먼 나라 얘기였을 뿐이다. 손학규는 “깊은 산중에서 밤을 지새워 보니 어둠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어디서 새 우는 소리가 들렸고, 동쪽 하늘이 환하게 열렸다. 버리지 않으면 새 길을 만들 수 없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불가의 가르침에 견주면, 모든 것이 막혀 생각마저 끊기는 은산철벽(銀山鐵壁)에 선 끝에 비로소 화두를 잡았다는 말이다. 그럴까. 정말 그는 새 길을 찾은 걸까. 만약 자기 주장대로 한나라당이 선거인단을 50만명으로 했어도 그 길로 나섰을까. 여든 야든, 남는 자든 떠나는 자든 모두가 새 정치를 외치는데, 몽매한 국민 눈엔 왜 그 길이 그 길인가.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박근혜, 금품살포설 제기 연일 공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연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의 취약점을 파고들며 공세를 취하고 있다. 공천을 미끼로 한 이 전 시장측의 줄세우기와 금품살포설을 거듭 제기하며 이 전 시장을 몰아세웠다. 박 전 대표는 16일 한나라당 울산시당을 방문해 “대선과 당내 경선을 앞두고 당 안팎에 그런 말들이 들려서는 안 된다.”며 “천막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경남대 특강에서도 박 전 대표는 “일부에서 공천을 미끼로 사람들을 회유하고, 조직을 만들고 사람을 동원하기 위해 금품을 살포하고 있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연설문의 표현이 너무 강해 캠프에서 ‘금품 살포’ 표현은 빼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박 전 대표는 예정대로 원고를 읽어 나갔다. 그만큼 이 전 시장에게 강한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친박 성향의 김무성 의원은 “그런 얘기들이 노출되면 당의 이미지 손실을 우려해 참아왔는데 이젠 위험 수위를 넘어선 것 같다.”며 “구체적인 사례가 제법 있다.”고 밝혔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에 대해 ‘개혁 대 구태’의 공방으로 몰고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마산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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