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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우! 과학] 올챙이 모양 아니네?…나선형 정자 지닌 동물도 있다

    [와우! 과학] 올챙이 모양 아니네?…나선형 정자 지닌 동물도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정자(sperm)의 형태는 꼬리가 긴 올챙이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자연계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독특한 형태의 정자를 지닌 동물도 흔하다. 모자 같은 구조물이 있는 정자를 지닌 쥐나 자신의 몸길이보다 더 긴 정자를 지닌 초파리가 그런 경우다. 과학자들은 20세기 초반에 명금류(songbird, 참새목에 속하는 조류)의 정자를 관찰하고 이들이 독특한 나선 형태의 정자를 지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만 모든 명금류의 나선 정자가 다 같은 형태는 아니고 종에 따라 꼬인 정도가 각기 다 달랐다. 오슬로 대학의 한나 니보르그 쇠스타드 박사는 36종의 조류 정자를 연구해 나선 형태의 정자를 만드는 이유와 꼬인 정도를 결정하는 요소를 연구했다. 쇠스타드 박사에 의하면 정자를 나선형으로 만들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바로 속도다. 점성이 높은 환경에서 나선형의 정자는 직선 형태의 정자에 비해 훨씬 빨리 이동할 수 있다. 물론 점성이 낮은 환경이라면 물속을 이동하는 것과 비슷해서 올챙이 같은 형태가 유리하지만, 끈적거리고 잡아당기는 힘이 큰 환경이라면 드릴처럼 파고드는 형태가 더 유리한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서 공짜는 없게 마련이라서 나선형의 정자 역시 만만치 않은 대가를 지불한다. 연구팀은 꼬인 정도가 심한 나선형 정자일수록 손상을 쉽게 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기에는 단순히 물리적 손상만이 아니라 산화 손상(oxidative damage) 등 다른 기전이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선형에 따른 손상 위험성 증가는 다른 동물에서 나선형 정자를 쉽게 볼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정자의 진화는 과학자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주제다. 수정을 위해서 단 하나의 정자만 있으면 되는데 왜 그렇게 많은 정자가 생성되는지, 그리고 온갖 독특한 형태의 정자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다. 다만 이 모두가 더 많은 후손을 남기기 위한 치열한 경쟁의 결과라는 점은 분명하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돼지저금통과 바나나 들고 세계여행 여덟살 꼬마에 어른들 반응은

    돼지저금통과 바나나 들고 세계여행 여덟살 꼬마에 어른들 반응은

    러시아 남부 카스피해 연안의 아스트라칸에 사는 여덟 살 소년이 혼자서 세계여행을 떠난다는 메모를 남기고 집을 나가 경찰이 수색에 나서는 소동이 빚어졌다. 몇 시간 뒤 소년은 집에서 멀지 않은 길거리에서 발견됐는데 어이없게도 백과사전 몇 권, 돼지저금통, 장난감 비행기, 바나나 한 조각이 그의 짐 전부였다. 어린 탐험가는 구조대원에게 발견됐을 때 버스를 세 번 갈아 탄 뒤 계속 걸었더니 이미 지쳤다며 쉬고 싶다고 푸념을 했다고 러시아 내무부의 트위터가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소년의 용기가 가상하다고 격려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아스트라칸의 여덟 살 소년이 걸어서 세계여행을 떠났단다. 난 우리 동네 횡단하는 것도 힘들다고 불평하는데”라고 적은 반면, “아스트라칸이란 지옥을 벗어나겠다는 그의 의지를 존경한다”고 농을 적은 이도 있었다. 사립 외국어 학교를 다닌다고 밝힌 다른 소년은 “아스트라칸의 어린 탐험가에게 일년 동안 공짜로 영어를 가르쳐주겠다”고 제안했다. 소년의 얘기는 그 나이 때 누구나 꿈꿨던 세계여행의 꿈을 되살려냈다. “나도 꼬마였을 때 비슷한 메모를 남긴 적이 있다. 그런데 여행을 떠나기 전 힘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해 잠자기로 했다. 결국 떠나도 좋다는 허락을 받지 못했다”고 적은 트위터리언도 있었다. 다른 이는 세계여행에 필요한 음식을 모으다 할머니에게 들켜 부모에게 붙잡힌 전력(?)을 털어놓았다.이 소년에겐 ‘코뉴코프’란 별명이 붙여졌는데 최근 4개월 동안 남쪽 큰바다를 혼자 노를 저어 건넌 페도르 코뉴코프란 탐험가 이름에서 따온 것이었다. 한 트위터리언은 코뉴코프의 상징 가운데 하나인 수염을 한 소년의 얼굴 사진에 그려넣고 “넌 자라면 코뉴코프가 될 거야. 표드르 코뉴코프가 시작됐다”라고 격려했다. 하지만 김 빠지는 얘기를 적은 트위터 이용자들도 있었다. 예를 들어 러시아 사람은 너무 가난해 여행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진지하게 얘기하면 이 점이 날 정말 슬프게 만드는데, 오늘날 대부분의 러시아 사람은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 세계여행은커녕, 다른 나라에 여행 갈 여력도 안된다.” “이 소년도 나중에 크면 이 정도의 세계여행이 그의 일상 출근 모습이란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을 것이다.” 물론 이 소년보다 더 멀리 세상으로 나아간 아이도 있었다. 지난해 호주의 12세 소년은 인도네시아 발리섬까지 혼자 여행을 가 부모님 신용카드로 나흘 밤을 리조트에서 지내다 현지 경찰에 붙들려 집으로 송환된 적이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청와대의 “뭐가 문제냐”는 인식이 더 문제다

    최정호 국토교통부·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 사태에 대한 청와대의 무책임한 태도가 또 다른 파장을 낳고 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그제 브리핑에서 인사·민정수석실 책임 문제와 관련해 “(인사 추천·검증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파악된 게 없고, 문제가 없으니 특별한 조치도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능력과 국민정서 중 어떤 걸 우선할 것인지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한다”면서 마치 후보자들은 잘못이 없는데 단지 국민정서에 걸려 낙마했다는 인식을 보여 줬다. “언론이 자극적으로 보도한 면도 있다”며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청와대의 이런 태도는 김의겸 전 대변인이 부동산투기 의혹으로 청와대를 떠나면서 내놓은 훈계조 사퇴의 변과 오버랩된다. 낙심한 민심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이런 반응을 보이진 않을 것이다. 거주할 1주택을 뺀 집은 모두 팔라며 다주택자를 고강도로 압박해 온 정부가 부동산 주무부처 장관 자리를 3주택자에다 꼼수증여 혐의를 받는 사람에게 맡기려는 게 정상인가. 학회 참석을 빌미로 공금으로 아들이 유학 중인 도시에 집중적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니고 ‘부실학회’에 간 학자에게 어떻게 과학기술정책을 이끌 장관을 맡길 수 있나. 두 명의 후보자가 낙마했으면 청와대는 사과부터 하고, 이런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하는 게 도리다. 노무현 정부 시절 이기준 교육부총리가 각종 의혹으로 낙마하자 노 전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정찬용 인사수석과 박정규 민정수석의 사표까지 받았다. 그때라고 사정이 없었겠나. 문재인 대통령은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박양우·문성혁 후보자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청문보고서 송부 재요청을 한 뒤 8일쯤 이들을 일괄 임명할 것이라고 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자유한국당이 결사반대해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한 건설업체가 3억원어치의 서울 연희동 자택 인테리어를 공짜로 해 주고, 박 후보자 배우자가 해당 업체의 건설 수주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후보자는 이밖에도 서울대 특혜진료 등 의혹에 대해 한국당으로부터 고발까지 당한 상황이다. 박 후보자는 인사 청문회에서 해당 의혹에 대해 소명하겠다고 한 만큼 임명 전에 명료하게 해명해야 한다. 문 대통령도 취임 후 처음으로 후보자 지명철회까지 한 마당에 더이상 밀릴 수 없다며 강공을 펴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민심을 최대한 헤아려 적임자를 발탁한다는 정공법으로 난국을 돌파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 차트엔 없는 노래들…15년째 아싸들의 ‘공감’

    차트엔 없는 노래들…15년째 아싸들의 ‘공감’

    신인 뮤지션 필수 코스 15주년 맞아 국카스텐·장기하 등 루키 153팀 발굴 “노래 6~7곡 부르며 관객들과 소통 지상파 유일 뮤지션 위한 프로그램”아도이,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허클베리 핀, 프롬, 정수민, 경기남부재즈, 기린&수민, 베이빌론, 하비누아주, 구원찬, 소란, 설, 정혜선, 권나무…. 올 들어 ‘스페이스 공감홀’ 무대를 빛낸 뮤지션들이다. 온라인 음원 차트 ‘핫100’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국내 음악 생태계를 한층 풍요롭게 만드는 이들은 ‘EBS 스페이스 공감’을 통해 안방 시청자들과 조금 더 가까워졌다. 1일 ‘EBS 스페이스 공감’이 15주년을 맞았다. 최근 EBS 일산 사옥에서 3년째 ‘공감’을 이끌고 있는 김동열(48) PD를 만나 ‘공감’이 뚜벅뚜벅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포부를 들었다.●2년 전부터 주1회로 공연 횟수 줄어 지금의 ‘공감’은 ‘시즌2’라고 볼 수 있다. 2017년 6월 EBS 본사가 서울 도곡동에서 경기 고양 장항동으로 옮겨오면서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도곡동 시절 주4회 열리던 공연은 주1회로 대폭 축소됐다. PD 3명이 담당하던 프로그램은 현재 김 PD와 프리랜서 PD 한 명이 맡는 등 제작 여건이 열악해졌다. 다만 과거에 관객 150명만 맞을 수 있었다면 새로 지은 일산 사옥 1층의 다목적홀을 개조하면서 지금은 230명가량의 관객이 공연을 볼 수 있게 됐다. 김 PD는 ‘공감’의 정체성에 대해 “관객을 위한 프로그램이기도 하지만 뮤지션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에서 6~7곡을 부르며 온전히 자신들의 무대를 꾸미고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는 ‘스페이스 공감’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김 PD는 “신인 뮤지션들이 한 번쯤 반드시 서야 하는 무대로 인식하고 있어서 ‘공감’이 자리를 잘 잡아 온 것 같다”며 “관객 입장에서는 질 높은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BS가 일산으로 옮겨오며 결국 공연 횟수가 크게 줄긴 했지만 과거 ‘공감’ 축소 논란 당시 많은 뮤지션들이 연대해 축소를 막기도 했다. 2013년 12월 EBS가 ‘공감’ 공연 횟수를 주5회에서 2회로 줄이고 제작 PD를 감축하기로 하자 작곡가 김형석 등 여러 음악 관계자들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듬해 약 한 달 동안 진행된 ‘공감 축소 반대 릴레이 콘서트’에는 많은 재즈 뮤지션과 밴드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김 PD는 “음악만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방송국 입장에서는 오래 존속시키기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시청률과 광고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 많아지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공감 같은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뮤지션이 마음 놓고 공연할 수 있는 무대는 필요하다”며 “제발 없어지지 않고 끝까지 갔으면 좋겠다는 (뮤지션들의)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전했다.●많을 땐 2000~3000명 관람 신청 ‘공감’은 신인 발굴에도 앞장서 왔다. EBS는 2007년 ‘헬로루키’ 공모를 시작해 이듬해 첫 수상자를 냈다. 사옥 이전으로 건너뛴 2017년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10회를 진행했다.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데이브레이크, 잠비나이 등 153팀이 ‘헬로루키’를 통해 발굴됐다. 김 PD는 “상·하반기 6팀씩 선정하는데 상반기에만 350팀이 지원할 만큼 많은 팀들이 기다리고 있는 무대”라고 말했다. “누가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공감’을 맡았다는 김 PD는 “매주 새로운 뮤지션의 노래를 듣고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과 현장 관객의 피드백을 바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다”며 웃었다. 즐겁게 하는 일이지만 어려움도 있다. 그는 “많을 때는 2000~3000명이 관람 신청을 하지만 공짜라서 그런지 안 오시는 분들이 많다. 공연 시작 전까지 관객이 얼마나 올까에 대한 부담감이 있고, 객석이 많이 안 차면 뮤지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는 일산 사옥에서의 첫 공연을 꼽았다. 공연이 주 1회로 줄면서 2팀의 뮤지션이 하루에 공연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집들이 기념으로 신나는 밴드들을 초청했다. 그런데 한 팀이 공연 며칠을 앞두고 갑자기 몸이 아파 불참을 알려왔다. 김 PD는 “크라잉넛에게 상황을 설명했더니 혼자 공연할 수 있다고 해줬다. 2시간 동안 혼자 공연하는데 막바지에는 목이 쉬어서 미안하고 고마웠다”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15주년 기념 LP·제주도 공연 준비 ‘공감’은 15주년을 맞아 관객과 소통하는 자리를 늘릴 계획이다. 김 PD는 “일산으로 오면서 접근성이 떨어진 것 같아 ‘찾아가는 공감’을 마련하고 플랫폼 창동, 홍천 백락사 등에서 공연을 했었다”며 “올해엔 제주도를 찾아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거장과 신진의 컬래버레이션 무대, 15주년을 기념한 LP와 송북 제작도 계획 중이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지금의 주1회 공연이 조금 더 늘어나서 많은 관객들을 만나게 되면 좋겠다”는 희망을 다시금 강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박상현의 디지털 미디어] 밀레니얼 세대와 구독 경제

    [박상현의 디지털 미디어] 밀레니얼 세대와 구독 경제

    신문에 칼럼을 쓰는 사람으로서 몹시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나는 돈을 내고 종이신문을 구독해 본 적이 없다. 미국에 살면서 뉴욕타임스를 돈 내고 구독한 적은 있지만, 그건 그 신문이 돈을 내지 않으면 기사를 읽지 못하게 막기 때문이었고, 한국의 경우 대부분 신문이 기사를 웹사이트나 포털에 무료로 올려놓기 때문에 거기에서 읽으면 그만이다. 나는 어릴 때 부모님이 구독하시는 신문을 옆에서 읽으면서 신문 읽는 맛을 들였다. 지금은 70대이신 내 부모님은 지금도 종이신문을 돈 내고 구독하시고, 매일 아침 거의 종교적인 열정으로 읽으신다. 내 주위에 물어봐도 대개 비슷한 모습이다. 소위 X세대에 속하는 내 또래는 대학생 때부터 신문을 인터넷에서 공짜로 읽는 습관이 생겼지만, 부모 세대는 돈을 내고 신문을 구독하는 것에 익숙하다. 그럼 구독 모델은 이제 끝났을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세계적으로 부활하고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우리 세대를 건너뛰어 밀레니얼 세대에서 부활하고 있다. 2000년 언저리에 성인에 들어선 이 세대는 우리 세대와 달리 진정한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할 수 있는데도 그들은 돈을 내고 구독하는 것에 우리 세대보다 익숙하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물론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가 종이신문을 구독하는 건 아니다. 그들은 넷플릭스나 퍼블리 같은 온라인 콘텐츠를 돈 내고 구독하고, 아침 식사를 ‘구독’하고, 꽃을 구독하고, 심지어 맥주를 구독한다. 물론 여기에서 구독(subscription)이라는 말은 엄밀하게 ‘정기결제’라고 번역하는 것이 맞지만, 이미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라는 말이 익숙해졌을 만큼 이런 현상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최근 볼보 자동차는 새로운 전기자동차 모델을 소개하면서 사람들이 자동차를 돈을 내고 사는 대신 구독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했다. 일시불, 혹은 할부 구매처럼 돈을 다 지불하면 자신의 소유가 되는 것과 달리 이 자동차를 구독할 경우 차를 사용하는 기간에 매달 돈을 내는 일종의 리스인 셈이다. 볼보가 이런 모델을 도입한 이유는 ‘밀레니얼 세대는 자동차를 사는 데 관심이 없다’는,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가 당면한 문제 때문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소유보다는 우버 같은 공유서비스를 더 선호하는 추세에서 자동차 업계는 이제 구독 모델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밀레니얼 세대는 왜 구매보다 구독을 더 선호할까?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인 취업난과 노동시장의 큰 변화를 겪는 세대라는 점을 지적한다. 안정된 미래를 예상할 수 없는 세대가 자동차나 집처럼 큰 비용이 묶이는 투자를 꺼리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또 다른 이유는 기업들이 매출을 꾸준하게 유지하기 위해 구독 모델을 많이 내놓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어도비는 2011년 그동안 제품으로 판매하던 소프트웨어를 정기적으로 돈을 내고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했고, 그 성공을 지켜본 많은 기업이 뒤를 따랐다. 처음에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저항이 적지 않았다. 한 번에 돈을 내고 ‘내 것’으로 만들거나, 불법 다운로드해 공짜로 이용하는 데 익숙한 많은 사람은 새로운 방식을 싫어했다. 반발하지 않은 사람들은 당시 막 사회에 들어선 밀레니얼 세대였다. 어차피 큰돈 내고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살 수도 없고, 당장 하는 프리랜서 일이 날아가면 비싼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을 필요도 없는 그들에게 정기 결제로 고가의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건 꽤 매력적인 방법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빠뜨리면 안 되는 중요한 사실이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그 어느 세대보다도 노동과 서비스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십세들’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는 구독자가 4만~5만명을 넘어서 처음으로 중간광고가 등장하자 팬들이 축하한다면서 “광고 더 많이 들어오라”고 오히려 좋아하는 일이 있었고, 뉴스를 이메일 뉴스레터로 전달하는 ‘뉴닉’에서는 제작비를 위해 모금을 하자 후원금과 함께 “이건 투자입니다”, “얼른 유료화해 주세요“와 같은 메시지가 도착했다고 한다. 저임금 부정규직과 무한취준을 오가는 그들이기 때문에 타인의 노동을 소중히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무임금 노동력이 생겨선 안 됩니다”라는 어느 뉴닉 독자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
  • 포괄임금제 개선 미적대는 고용부

    포괄임금제 개선 미적대는 고용부

    현장에선 날짜 못 박지 않아 “못믿겠다” “탄력근로는 서두르고 포괄임금 늦추나” 일부 기업은 자체적으로 개편 나서기도 전문가 “국회 입법으로 명확한 해결을”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인 ‘포괄임금제 개선 가이드라인’ 발표가 당초 약속보다 1년 가까이 늦어지면서 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고용노동부가 탄력근로제 도입에는 적극적이면서 포괄임금제 개선에는 미적대고 있어 ‘이중 잣대를 들이댄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를 보다 못한 일부 기업들이 정부 발표에 앞서 자체적으로 포괄임금제 개편에 나서고 있다. 25일 노동계에 따르면 고용부는 지난해 6월 포괄임금제 오·남용 지도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같은 해 8월로 한 차례 연기한 뒤 지금껏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포괄임금제 개선 가이드라인 연구용역 결과에 대해 최종 보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 뿐이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이 “상반기까지 노사 의견을 수렴해 발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장에선 ‘못 믿겠다’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포괄임금은 초과근로시간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운 업종에서 연장·야간근로 수당을 노사 합의 등을 통해 일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원칙적으로 근로시간 측정이 불가능한 업종에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제도다. 하지만 근로시간 측정이 크게 어렵지 않은 사무직에서도 무분별하게 도입됐다. 특히 업무상 야근이 잦은 정보통신(IT) 업계에선 포괄임금제 도입을 관행으로 여겼다. 이 때문에 노동자가 연장근로를 아무리 오래 해도 기업은 정해진 수당만 지급하면 돼 ‘공짜 야근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곤 했다. 최근 고용부가 포괄임금제를 도입한 사업장 30곳을 선정해 집단심층면접(FGI)을 실시한 결과 실제 일한 연장근로시간보다 임금을 덜 준 기업이 5곳(16.7%)이었다. 상당수 업체에서 포괄임금제가 노동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질적 조사이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현장에서 (필요 이상으로) 겁을 내고 오해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면서 “포괄임금제 가이드라인 발표를 하지 않을 이유는 아닌 만큼 조만간 반드시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형석 민주노총 대변인은 “해당 조사가 사실이라고 해도 공짜 노동을 강제하는 사업장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사안이 심각하다”며 “정부가 탄력근로제는 그렇게 밀어붙이면서 포괄임금제 규제 시행을 늦추려고 하는 데엔 뭔가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정부가 포괄임금제 발표를 미룬 것은 사용자단체에서 “포괄임금제 폐지에 참고할 모델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해서다. 하지만 정부가 이리저리 눈치만 보고 발표 시한을 기한 없이 늦추자 일부 기업들은 정부안 없이 노사 합의로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소셜커머스업체 위메프를 시작으로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포괄임금제를 없앴다. 최근 스마일게이트, 넥슨, 넷마블 등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포괄임금제 폐지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포괄임금제 폐지로 일부 사업장에서 노동자 임금이 감소해 노사 간 이견이 불거졌다. 위메프 등은 기존 포괄임금을 기본급에 포함시켜 급여 감소를 막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다른 사업장에선 “기본급을 올리면 퇴직금을 비롯해 각종 수당이 모두 오르게 돼 경영에 부담이 크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광선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결국 개별사업장 사례들은 법원으로 가게 될텐데 재판에서 정부 지침은 기존 판례를 앞설 수 없다”면서 “이런 갈등을 완전하게 해결하려면 입법 절차를 통해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홍상수 김민희, ‘강변호텔’ 시사회 전날 출국 “둘만의 세계”

    홍상수 김민희, ‘강변호텔’ 시사회 전날 출국 “둘만의 세계”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영화 시사회를 앞두고 일본으로 떠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지난 21일 홍상수 감독의 23번째 장편이자 김민희와 함께한 6번째 영화 ‘강변호텔’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하지만 앞서 밝힌대로 홍상수 감독을 비롯해 그의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은 기자간담회를 진행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22일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두 사람은 20일 낮 일본 구마모토로 동반 출국을 했다고. 귀국 일정과 출국 이유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지난 2017년 열린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랑하는 사이”라고 밝힌 이후 국내에서는 은둔하고 있다. 이후 발표한 영화 ‘그 후’, ‘클레어의 카메라’, ‘풀잎들’의 언론·배급 시사회, 매체 인터뷰 등을 모두 불참했다. 반면 해외에서 열리는 영화제 행사에는 꾸준히 동반 참석해 국내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국내의 공식석상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데이트는 종종 포착됐다. 2018년 11월 경기도 하남의 한 마트에서 함께 장을 보는 모습이 포착되는가 하면, 지난 1월에는 식당 앞에 줄을 서있는 모습 등이 목격되며 두 사람의 관계가 여전함을 보여줬다. 홍상수 감독은 2016년부터 아내와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조정과 재판을 거치면서 현재는 일반가사조사명령에 따라서 면접조사를 진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가사조사 절차에 돌입하면 2~4달 간은 계속 조사가 이어진다. 한편 오는 27일 개봉을 앞둔 ‘강변호텔’은 강변의 호텔에 공짜로 묵고 있는 시인이 오랫동안 안 본 두 아들을 호텔로 부르면서 호텔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영화다. 제71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와 제56회 히혼 국제영화제에서 기주봉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특히 히혼 국제영화제에서는 최우수작품상, 최우수 각본상도 품에 안았다. 기주봉, 김민희, 송선미, 권해효, 유준상, 신석호 등이 출연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끝나지 않은 카드사·가맹점 수수료 전쟁… 윈윈 해법은 없나

    끝나지 않은 카드사·가맹점 수수료 전쟁… 윈윈 해법은 없나

    신용카드 결제금액의 얼마를 카드사가 가져가느냐를 두고 시끄럽다. 지난주에 끝난 현대·기아차와의 협상에서 카드사는 ‘계약해지’라는 강수에 밀려 원하던 매출액의 1.9%대가 아닌 1.8%대에서 수수료율 협상을 끝냈다. 카드업계는 이번주부터 유통·이동통신·항공 등의 대형가맹점과 수수료율 협상을 한다. 0.2~0.3% 포인트 인상안을 통보받은 3개 업종은 이미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상태다. 카드 수수료 논란은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을 어떻게 줄이느냐의 문제다. 고객을 잡기 위한 경쟁이 이어진다면 핀테크(금융+정보기술)가 확산돼도 수수료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정치권에 휘말려 정부 또한 끊임없이 카드 수수료율에 개입할 전망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율 협상 과정에서 특정 카드로는 물건을 살 수 없게 되는 ‘특정 카드’의 위험이 도사리는 고차원 방정식이 됐다.현재 휴대전화 요금 5만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통신사는 약 2%인 1000원을 신용카드사에 준다. 가맹점 관리부터 카드 발급까지 맡는 카드사들은 통신사에 서로 낮은 수수료율을 제시한다. 통신 가입자를 고객으로 확보하면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으로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 결제 시 통신료 1만원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이 가능했던 배경이다. ●카드사 마케팅비 협상력 약한 중소점에 넘겨 카드사들의 회원 확보를 위한 경쟁은 치열하지만 가맹점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지 않다. 카드사는 과거 지급 결제 플랫폼을 비핵심 사업으로 여기고 승인과 중개 업무를 밴(VAN)사에 외주를 맡기고 발급과 정산, 결제 업무에 집중했다. 단말기 관리부터 가맹점 계약과 교육까지 맡은 밴사가 대형 가맹점에 리베이트를 주면서 경쟁을 벌여 수수료 부담을 키운다는 비판도 있다. 카드사들은 이 과정에서 늘어난 마케팅 비용을 협상력이 약한 중소형 가맹점에 높은 수수료로 넘기고 마케팅 혜택을 받는 대형 가맹점에는 ‘규모의 경제’를 이유로 더 낮은 수수료를 부과했다. 중소형 가맹점의 불만이 커지자 2012년 국회가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해 3년마다 적격 비용(원가)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정하게 했다. 대형 가맹점은 막대한 매출을 무기로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를 책정하지 못하게 개정했다. 하지만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모든 가맹점이 수용할 수 있는 수수료율을 금융위가 산출하라는 법은 집행이 어렵다”면서 “공공요금이 아닌 민간기업의 가격을 정부가 결정·강제하는 법률은 선례를 찾기 어렵다”고 반대했다. 그럼에도 개정안은 그해 4월 총선을 앞두고 통과됐다. 3년마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별 가맹점 수수료율을 재산정하게 되면서 잡음도 커졌다. 이번에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가맹점이 타격을 받았는데 카드사와 가맹점이 수수료를 조정해 희생을 떠안는다는 불만도 높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 범위를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늘리면서 273만개 가맹점 중 96.2%에 해당하는 262만 6000개가 우대 대상이 됐다.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우대 수수료율이 아닌 사실상 일반 수수료율”이라고 꼬집은 근거다. 정작 소상공인인 5억원 이하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그대로다. 여전히 수수료율 협상 과정에서 대형 가맹점의 목소리가 높다. BC카드를 제외한 모든 신용카드사가 가맹점을 관리하는 매입사와 가입자(소비자)를 관리하는 발급사를 겸하는 구도여서 9개 카드사는 협상력이 낮다. 반면 미국 등 해외 주요 국가는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이 브랜드와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실제 발급은 개별 은행이 한다.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사실상 모든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대형 가맹점과 대등한 수수료 협상이 가능하다. 외국에서도 정부는 카드 시장에 개입하지만 매출별 수수료율까지 정하진 않는다. 부가서비스를 지나치게 확대하거나 비자나 마스터카드가 독과점을 바탕으로 지나치게 높은 정산 수수료를 받지 못하도록 규제를 정비 중이다. 카드를 쓸 때 더 높은 가격을 받는 가격 차별도 금지하다가 2000년대 들어 호주, 미국, 영국 등에서 영세 가맹점을 중심으로 가격 차별을 허용하고 있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감독원은 소비자가 피해를 본다고 마케팅 감축을 자제시키고 있지만 애시당초 정책 목표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것이었다”면서 “현금을 내면 할인을 못 받는데 소비자들은 카드를 내면 할인이나 포인트 혜택을 받는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별 소비자 입장에선 카드 결제로 다양한 혜택을 받으면 기분이 좋겠지만, 현금 결제 할인이나 각종 옵션이 제한된다”며 “‘공짜 점심’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당장의 수수료 갈등 외에도 간편결제 사업자들과 경쟁도 걱정이다. 지금은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신용카드사망을 통해 결제하는 경우가 많지만 독자적인 결제 사업을 개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산업에서 새 먹거리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실제 BC·신한카드 등은 가맹점에 있는 QR코드를 찍어 결제하면 밴사를 거치지 않는 결제망을 구축했다. 현재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신용카드 결제금액의 3% 정도다. 간편결제 시장이 커지면 수수료가 줄어들까. 간편결제는 신용카드 결제와 계좌이체, 선불 결제, 여러 기능을 합친 지갑 등 방법이 다양하다. 수수료 절감은 밴사나 신용카드 결제망을 우회한 송금 방식의 간편결제 시장이 얼마큼 커지느냐에 달렸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간편결제라지만 아직은 신용카드 네트워크를 경유하는 방법이 대부분이라 밴이나 전자지급결제대행(PG) 수수료가 나온다”면서 “소비자의 선택이 늘어나 외국처럼 직접 이체 방식의 결제가 늘어나면 수수료가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중소점 수수료 0%대… 절감효과 적을 수도 수수료 절감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미 중소형 가맹점은 0%대 수수료를 내고 있고 지난해 밴 수수료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꿨다. 또 가맹점은 수수료가 낮은 결제 방식을 선호하지만 세제 혜택이 큰 차이가 없다면 할인이나 부가서비스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을 수 있다. 밴사가 가맹점 영업망을 구축해 온 만큼 이들을 배제하고 새로운 결제망을 확산시키는 일도 어렵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밴사 없는 결제망도 구축됐고 대행업체 같은 옥상옥은 구조조정을 해야 하지만 밴사가 영업을 해온 만큼 완전히 역할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제로페이가 나왔지만 당장은 기존 결제 시스템을 대체하지 않았고 이용이 많아지면 서울시나 정부 등 누가 비용을 부담할 수 있을지도 문제”라고 짚었다. ●당국 “가맹점 수수료 역진성 바로잡겠다” 금융당국은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사업자의 요청을 받아 50만원 한도로 신용공여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용이 없으면 결제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당국의 섣부른 결정이라는 지적도 있다. 계좌에 직접 이체하는 방식의 서비스에 신용 공여 기능을 추가하면 수수료가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불 한도 안에서 돈을 쓰게 하려고 한다면 신용 기능을 줄 이유가 없다”면서 “정부가 신용카드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무엇을 결제할 때 신용카드나 계좌이체, 페이 등 무엇이 좋을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수료 협상 잡음이 계속되면서 금융당국은 일정을 앞당겨 협상 결과를 다음달이나 오는 5월에 점검할 방침이다. 특히 가맹점 수수료의 역진성 문제를 이번에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연 매출액이 30억∼500억원인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수수료율 체계 개편 전 기준으로 2.18%로 500억원 초과 가맹점 평균인 1.94%보다 높다. 금융당국은 각종 부가서비스가 대형 가맹점에 집중되는 만큼 수익자부담 원칙에서 이런 역진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베풀수록 커지는 ‘착한 금리’… 낮은 곳 챙기는 ‘따뜻한 금융’

    베풀수록 커지는 ‘착한 금리’… 낮은 곳 챙기는 ‘따뜻한 금융’

    서울 도봉구 지역아동센터에서는 매달 100여명에게 짜장면을 무료 급식하고 다양한 문화행사를 하는 ‘짜장데이’가 열린다. 구청이나 봉사단체의 기부 활동이 아니다. 2015년 북서울신협이 지역주민들과 함께 시작한 봉사활동을 크라우드펀딩(후원·투자 등을 위해 다수로부터 받는 것)으로 확대해 지금까지 이어지는 행사다. 그해 진행된 크라우드펀딩 후원자는 후원액 1만원이면 연 2.7%, 2만원이면 3.0%, 3만원이면 3.3% 정기적금에 들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짜장면과 추억을 선물하면서 시중은행 적금보다 이자를 더 받는 지역참여형 금융상품이다. 300만원이 목표였는데 105명이 참여해 337만 5000원을 모았다. 크라우드펀딩은 마감했지만 지역에 행사가 알려지면서 그 뒤로 신협을 통해 무료 급식봉사에 직접 참여하거나 짜장면값을 내는 주민들이 많아졌다. 민간 금융협동조합 신협이 서민금융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농협이 농어촌의 금융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다면 신협은 도시를 중심으로 조합원과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협은 지난해 말 기준 전국 888개 조합에서 총 165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262개(29.5%), 지방에 626개(70.5%)로 지방이 더 많다. 이 중 137개(15.4%) 조합은 ‘사회적금융 거점 신협’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서민금융 사업을 발굴해 진행 중이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은 14일 “신협은 경제적 약자들이 어려움을 스스로 해결하고자 자발적으로 조직한 비영리 금융협동조합이자 함께하는 금융공동체”라면서 “앞으로도 조합원은 물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있는 북서울신협은 2013년부터 ‘가치지향 금융’을 목표로 신협의 서민금융서비스를 이끌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를 돕는 다수의 크라우드펀딩을 개발해 후원자에게 고금리 적금에 가입할 기회를 준다. 짜장데이와 함께 ‘세그루 적금’이 대표적이다. 2016년 생리대값이 올라 일부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신발 깔창 등을 생리대로 쓰는 ‘깔창 생리대’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출시했다. 후원금으로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 1인당 면생리대 2개와 넣고 다닐 작은 가방을 줬다. 후원자들은 연 3.9% 적금에 가입했다. 면생리대는 지역 협동조합에서 기부했다. 한경아(57) 목화송이협동조합 이사장은 “후원자들이 적금을 들면 우리가 면생리대를 공급했다”면서 “신협은 우리가 만든 생리대와 앞치마 등을 창구에 진열해주는 등 판로를 열어주고 재무상담도 해준다. 이체 수수료도 없고 신용카드 단말기도 지원해줬다”고 말했다. 북서울신협의 사회적 적금 대부분은 도봉구 쌍문동에 있는 세그루패션디자인고교 학생들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북서울신협은 서민금융의 필요성을 알리고 지역사회와 관계망을 넓히기 위해 지역 중·고교와 업무협약을 맺어 청소년들에게 금융교육을 한다. 세그루패션디자인고교에는 금융동아리를 만들어 수업을 진행해왔다. 단순한 신협 창구 체험이 아니라 신협 신입직원 연수 프로그램을 그대로 가져와 교육한다. 학생들이 직접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북서울신협과 회의를 거쳐 상품으로 내놓는다. 신협과 지역주민들의 지식 공유다.학생들과 협업한 금융상품은 지역은 물론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고 취약계층을 돕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최근 아파트 경비원들에게 방석과 머그컵 등을 선물하는 ‘맨도롱’(‘따뜻하다’는 제주 방언) 적금도 나왔다. 주민들이 경비원을 폭행하거나, 공동전기료를 아끼겠다며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반대하는 등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학생들이 주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고생하는 경비원들을 응원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소소(소녀가 소녀에게)한 적금’은 크라우드펀딩 후원액을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캠페인에 쓴다. 일제 강점기에 상처를 받은 소녀들의 아픔을 현재 소녀들이 공감하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는 취지이다. 밖에서 자유롭게 뛰놀지 못하는 발달장애 아이들에게 단짝 친구인 애착 인형을 선물하거나, 독거노인에게 생활용품이나 보청기를 선물하는 적금도 있다.어려운 이웃을 돕는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신협과 지역사회의 관계는 더 끈끈해졌다. 2017년 6월 북서울신협에 입사해 청소년교육 등 사회활동을 담당하는 류화영 서기보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저를 보고 편의점에 들어가 초콜릿을 사 와서 고맙다며 주고 가는 학생들도 있다”고 말했다. 류 서기보는 기업의 사회공헌 부서 취직을 준비하다가 북서울신협에서 금융과 사회활동을 같이할 직원을 채용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했다. 북서울신협은 올해부터 사회적 적금을 대출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재홍 북서울신협 전무는 “수술비나 치료비가 필요한 암환자에게 주민들이 1만원씩 소액을 펀딩해 대출해주는 방식”이라면서 “암환자가 나중에 대출금을 갚으면 이 돈으로 또 다른 취약계층에게 대출해 줄 수 있다. 1회성 후원이 아닌 순환지원 금융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북서울신협은 은행권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에도 대출해준다. 서울시에서 운용하는 서울시사회투자기금의 지원 기관으로 참여해 서울시와 10억원씩 20억원을 모아 사회적 기업 등에 연 2% 저금리로 빌려줬다. 북서울신협의 사회적경제 대출 실적은 지난달 말 기준 66억원, 연체율은 0.01%다. 총 144건 대출 중 개인회생을 신청한 1명만 연체했다. 소언섭 북서울신협 이사장은 “북서울신협은 1973년 10만원이었던 자산이 지난달 말 920억원으로, 같은 기간 조합원 수는 35명에서 1만 1321명으로 늘어났다”면서 “20여개 다양한 사회적 경제 활동을 통해 더디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계속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신협도 서민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동작신협은 ‘청년 부채 제로(0) 캠페인’을 한다. 학자금 대출 등으로 빚이 많은 청년들에게 채무 조정과 함께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대환대출을 해준다. 에너지 복지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취약계층에게 가정용 태양광발전기를 무이자 할부로 설치해주는 ‘우리집 솔라론’ 사업도 한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에 위치한 주민신협은 ‘성남시 협동사회경제기금’을 조성해 사회적 기업을 지원한다. 매년 조합원 총배당금의 1.0%를 적립해 운용한다. 대구 달서구 두류동의 삼익신협은 대구시와 공동으로 ‘청년 등 사회적 기업가 육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8개 창업팀으로 구성된 협동조합에 2013년 6월부터 본점의 일부 공간을 공짜로 내주고 매년 24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아침에 하늘이 붉고 흐리면 날이 궂겠다’ 하지 않는가/이지운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아침에 하늘이 붉고 흐리면 날이 궂겠다’ 하지 않는가/이지운 체육부장

    2007년 어느 때부턴가 체감 단계에 이른 것 같은데, 나중에는 믿음 같은 것으로 굳어진 일이 있다. 오후 어느 무렵 도시 북쪽 어디선가 펑, 펑 대포 소리가 들리고 두어 시간쯤 뒤면 비가 내리곤 했다. 2008년 봄 무렵이면 대포 소리도, 비 내리는 시간도 일정해지면서 일상처럼 됐다. 베이징은 올림픽을 앞두고 대기오염 문제로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던 때였고, 인공강우는 그 결정판이었다. 당시 또 다른 믿음이 있었는데, 그것은 베이징에 황사가 오고 하루이틀 뒤면 서울에서는 난리가 나더라는 것이다. 이르면 이튿날 저녁, 늦어도 사흘째 아침이면 한국의 방송들은 불난 호떡집 같았다. 베이징에서 보는 한국 뉴스는 가끔은 ‘호들갑’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십여년 아무 이상 없던 이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우선 하늘에 뭘 쏴댄다고 다 비가 내리는 건 아니더라는 것이다. 한국은 얼마 전 ‘미사일 캡슐’을 쐈다고 하는데, 비는 전혀 내리지 않았다. 또 하나는 베이징(또는 중국)의 하늘과 서울의 하늘 간 상관관계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는 것처럼 의심해 본 적이 없던 것인데, “그것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전문가’들이 한국에 적지 않다는 사실에 많이 놀라는 중이다. 북서풍 몰아치는 한겨울 백령도·연평도의 미세먼지는 무엇으로 설명하려는지. ‘아침에 하늘이 붉고 흐리면 오늘은 날이 궂겠다’ 한다. 천기(天氣)를 분별하는 일도, 시대마다 달라지는가. 3한4미(三寒四微)로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사흘 춥고, 나흘 미세먼지’를 체감한 지난겨울이었다. 출근길, 뿌연 하늘이면 춥지 않고 맑은 하늘이면 두툼한 옷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 천기의 영역에 있는 일인가. 봄이면 어쩌나 했더니, 십수년 전 베이징의 하늘과 그 냄새를 서울에서 체감하고 있다. 산보를 해야 하는 노인들이 걱정이다. 군인들도 그렇다. 어린이들, 청소년들은 어쩌고, 생활체육과 프로스포츠는 또 어찌 되려나. 이래서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누군들 걱정하지 않으랴만,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까에 이르면 마스크 쓰기보다 더 답답해진다. 한때 휴대폰에 안전 안내 문자가 수북이 쌓였다. 3월 들어서는 6일간 날마다 날아들었다. 나라가 보내오는 그 비상 경고음이 여기저기 한꺼번에 울려 댈 때면 우울해지기까지 했다. ‘총중량 2.5톤 이상 5등급 차량’의 서울 운행을 단속할 테니 마스크를 착용하고 건강에 유의하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정부는 공기 정화시설 설치를 거론하고, KBO는 관중들에게 마스크 75만개를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방법도 아니지만, 순서가 틀렸다. 목표점이 먼저다. 목표가 없으니, 희망이 없고 그러니 희생을 얘기하지도 못하는 것 아닌가. 전국의 모든 디젤차를 없앤다 치자. 모든 화력발전소를 다 닫는다 치자. 전국적으로 1년 365일 차량 2부제를 실시한다 치자. 이 엄청난 희생들을 한꺼번에 감수한다 치자. 그러고 나면 우리는 기대만큼 청정한 하늘을 갖게 될까. 마스크는 벗고 돌아다닐 수 있게 될까. 얼마만큼 좋아질 수 있는지 그것을 알고 싶은데, 그것을 제시하지 않는다. 어떻게 노력하면, 언제쯤, 얼마나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얘기가 지금껏 없다. 왜일까? 발표할 숫자가 없어서인가? 그 수치는 정녕 과학적인 난제라도 되는 것인가. 미세먼지로 공짜 버스, 공짜 지하철 탄 것만도 1년이 더 지났다. 대포 소리 들려주고, 천기를 분별하게 했던 십수년 전의 베이징만 못한 오늘의 서울을 살고 있다. jj@seoul.co.kr
  • 연장근로수당 떼이며 장시간 노동…영화제 스태프 현실과 대안은

    연장근로수당 떼이며 장시간 노동…영화제 스태프 현실과 대안은

    이용득 의원실 국회 토론회 개최영화제 종사 노동자들 열악한 실태장시간 노동은 물론 수당 미지급“영화제 업무 맞는 표준계약서 개발”“연장근로수당을 주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업무도 과다한데 영화제 중엔 새벽까지 술자리에 강제로 동원한다.”(영화제 스태프 M씨) “노동시간을 지키지 않는 것은 물론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당연히 생각하는 영화제측이 가장 문제다.”(영화제 스태프 U씨) 11일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레드카펫 아래 노동: 영화제 스태프 노동환경 진단 및 개선과제 토론회’에선 영화제에 종사하는 스태프들의 열악한 노동 실태가 공개됐다. 이 의원실과 청년단체인 ‘청년유니온’이 지난해 9~11월 영화제 스태프 제보자 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영화제 개최 1개월 전 이들의 주 평균 노동시간은 67.1시간으로 주 소정근로시간인 40시간을 훌쩍 넘었다. 주 90시간 이상 일했다는 제보도 5건이나 됐다. 연장근로수당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국내 가장 큰 규모의 국제영화제 6곳(부산국제영화제·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DMZ다큐멘터리영화제·서울국제여성영화제·제천국제음악영화제·전주국제영화제)을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수당 지급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던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제외하고 5곳 모두 연장, 야간, 휴일근로에 따른 시간 외 수당을 노동자에게 주지 않았다. 지급되지 않은 수당은 총 6억여원 규모(스태프 380여명)다. 김경민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과 사무관은 “그동안 영화제 종사 노동자들은 노동 환경 사각지대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지난해 실시한 특별근로감독이 1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자체와 협업해서 영화제에 대한 기본적인 인사노무 관리를 진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력 자유이용권’이라는 오명으로도 잘 알려진 포괄임금제도 계약 사례도 있었다.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업종에서 연장·야간 근로수당을 급여에 일괄적으로 포함해 지급하는 제도다. 아무리 연장근로를 많이 해도 정해진 수당만 지급해 기업이 공짜로 노동자를 착취하는 수단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해 임시직 스태프들과 맺은 근로계약에서 ‘제수당 12만원’이라는 모호한 정액수당을 명시했다. 장시간 노동으로 발생하는 여러 수당을 12만원으로 일괄 지급해버린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 국제영화제(TIFF)는 2017년 말 토론토에서 우수한 고용주로 선정도리 만큼 모범적 사용자다. 스태프들에게 고용 안정을 보장하면서 고용계약이나 단체협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초과근무는 하지 않는다. 초과근무가 발생해도 정확하게 수당을 지급하면서 각종 직무교육 기회도 제공해 영화제의 품질을 높이고 있다. 나현우 청년유니온 기획팀장은 “매년 비슷한 패턴으로 영화제를 운영했기 때문에 다음해에 발생이 예상되는 노동시간과 그에 따른 임금 규모를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영화제는 정상적인 인건비를 지급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을 반드시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수 ‘노무법인 화평’ 노무사는 “영화제의 재정상황은 물론 소요 인력, 고용형태 등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영화제 업무 특성을 반영한 표준근로계약서를 개발해 현장에 적극적으로 보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한국당·바른미래, 7개 부처 개각에 “총선용 개각” 혹평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8일 문재인 대통령이 7개 부처의 개각을 단행한 것에 대해 “총선용 개각”이라며 혹평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부겸·김영춘·김현미·도종환·유영민·홍종학 등 내년 총선을 위해 경력 한 줄 부풀린 사람들은 불러들이고 박영선 등 한 줄 달아 줄 사람들로 교체·투입한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대변인은 “안보파탄, 경제파탄, 민생파탄에 대한 고려가 전무하고 오로지 좌파독재를 위한 레일 깔기에 골몰한 흔적만 보인다”고 평했다.  전 대변인은 “오로지 진영의 안위와 내 사람의 출세 가도를 위해 대통령의 임명권을 행사하고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특히 통일부 장관 후보에 오른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을 두고 “한국당은 그간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 재설정과 대북·외교·안보라인의 교체를 주장해왔는데 (문재인 정부는) 점입가경으로 남북경협과 북한 퍼주기에 매몰된 인사를 통일부 장관으로 앉혔다”고 비판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국정 쇄신의 기회를 또 다시 날려버렸다”며 “총선 출마를 희망하는 현직장관과 장관 스펙 희망자의 바톤터치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내년 총선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행정안정부 장관에 진영 의원을 기용하는게 말이 되냐”라며 “박영선 의원은 공짜 입장, 공짜 패딩, 공짜 장관으로 탁월한 불로소득 전문가다”라고 비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집 문제의 시작

    집 문제의 시작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살고 있나요?/피터모나 숄레 지음/박명숙 옮김/부키/496쪽/1만 9000원 당신에게 집은 어떤 곳인가. 간단한 질문이지만 선뜻 답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질문을 달리 해 보자. 당신은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가. 이제야 머릿속에 여러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궁전처럼 크고 내부가 넓은 집이라든가, 잡지에서 본 화려한 인테리어, 멋진 나무로 가득한 정원, 혹은 눈 내리는 겨울의 벽난로와 같은 감성적인 아이템이 있는 집.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이자 에세이 작가 모나 숄레는 이런 질문에 좀더 명확한 답을 찾고자 스스로 일곱 가지 질문을 던졌다. “집에서 시간 보내는 일은 좋은가”, “혼자 살아도 될까”, “집이 너무 비싼 게 아닐까”, “힘들게 일 안 해도 집에서 살 수 있을까”, “힘든 집안일은 누가 해야 할까”, “가족과 꼭 함께 살아야 행복할까”, “이상적인 집은 어떤 집일까”. ●‘집콕족’ 나무라는 사회… 가족이라고 같이 살아야 할까? 자신을 집에 콕 박혀 있길 좋아하는 이른바 ‘집콕족’이라 소개한 그는 신간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살고 있나요?’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밝힌다. 우선 집에만 틀어박히는 일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항변한다. 저자는 되려 현대 사회가 개인에게 너무 가혹하게 굴 것을 요구하고, 효율성만 너무 따진다고 반박한다. 혼자 사는 일에 관해서도 집에서 즐기는 여러 재밌는 일을 소개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관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인터넷에 중독되다시피 했지만, 결국 적절한 수준에서는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집에서는 당연히 가족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관해서도 의문을 던진다. 독신도 그다지 나쁘지 않고, 부부라도 각방을 쓰는 일을 고려해 보라고. 이 정도면 너무 신변잡기 에세이가 아닌가 싶은데, 집과 관련한 사회적인 이슈를 점차 녹여 낸다. 예컨대 2011년 미국 뉴욕 월가에서 성난 시민들이 주장한 ‘우리가 99%다’에 관해서는 집이 부자들의 소유물로 전락하고, 양극화가 심해지는 사회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다. 급락하는 혼인율과 출산율, 이에 반해 상승하는 이혼율을 집과 연결하기도 한다. 노동 시간이 과도해 집에서 제대로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지금 현실을 살피라는 의미다. ●집주인 갑질·대출에 월급 올인… 거의 모든 사회문제와 관련 집주인의 ‘갑질’은 또 어떤가. 집에 공짜로 사는 대신 여성에게 섹스를 요구한 남성을 비롯해 전세금을 부당하게 올리는 사례 등은 한국이 당면한 문제와도 무관치 않다. 집안일에 관해서는 페미니즘과도 연결한다. 19세기 이전까지 하녀가 하던 집안일은 고스란히 여성의 몫으로 남았다. 특히 지금처럼 일하는 여성이 집안일까지 해야 하는지도 의문을 던진다. 대출을 갚느라 허덕이는 이들을 위해서는 정부가 일정 소득을 지원하는 ‘기본소득’을 도입해 보는 게 어떻냐고 제안한다. 이른바 ‘스타 건축가’들이 제안한 집에 관해서도 날 선 비판을 가한다. 부자들을 위한 근사한 집을 짓는 것보다 난민이나 극빈층의 가난한 이들을 위한 집을 마련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 문제가 모두 ‘집’에서 시작했거나 크게 관련이 있다는 저자의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상적인 집이란 무엇일까… 완벽한 집찾기 ‘가이드 북’ 저자는 질문에 관한 답을 내놓으면서 탁월한 지식을 자랑하기도 한다. ‘오디세이아’,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공간의 시학’, ‘자기만의 방’과 같은 책을 비롯해 영화 ‘아멜리에’,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위기의 주부들’ 등을 종횡무진한다. 문학, 예술, 철학, 사회학, 영화, 잡지, 드라마, 다큐멘터리, 신문 기사, 통계 등 온갖 자료로 답을 엮어 낸다. 한마디로 ‘집 인문학’쯤 되겠다. 인문학적 사고로 단단히 무장한 글을 읽어내면 이상적인 집에 관한 저자의 답을 알 수 있다. 그에게 집은 잠자고, 게으름 피우고, 공상에 잠기고, 읽고, 곰곰이 생각하고, 무언가를 만들고, 놀고, 혼자 고독을 즐기거나 지인들과 어울리고,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곳이다.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원하는 진짜 집의 모습을 머릿속에 지어가는 데에는 도움이 될 책이다. 자신의 집을 찾는 여정의 참고서적이라 할까. 책 제목대로 ‘우리는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사는지’ 돌아보고,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고민해 봄 직하다. 그 고민이 나와 내 가족만을 위한 게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한 일이면 더 가치 있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길섶에서] 지공거사/박록삼 논설위원

    ‘지공거사’. 지하철 공짜로 타는 노인을 점잖게 일컫는 말이다. 65세가 넘어 지하철을 무료 탑승하니 좋지만, 여전히 건강하고 경제적으로도 그리 부실하지 않은데 세상이 자신을 강제로 노인 취급한다는 자조적 느낌도 실려 있다. 한국 사회 노인은 두 가지를 연상시키고 생각이 서로 뒤엉키게 한다.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은 젊은 여성을 흘겨보거나 꾸짖는 노인들이 가끔 있다. 미세먼지가 자욱하건 말건 태극기, 성조기 하나씩 손에 들고 시청 주변 휩쓸며 생각 다른 이들과 대거리도 서슴지 않는 노인들 또한 있다. 그 혈기방장한 에너지만 보면 연령으로 노인 여부를 따지면 안 되지 싶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등 국내외의 전쟁을 직간접적으로 겪고, 가난의 멍에를 벗어던지려 몸부림쳤던 치열하고 고단했던 청춘이 떠오른다. 경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지혜로움과 너그러움이야말로 늙음의 특권이다. 많은 이들은 그 특권을 충분히 누리며 다음 세대들에게 삶의 지혜를 전수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하철 무료 승차 대상을 65세에서 70세로 늘리려 한다. 적자 탓이다. 자칫하면 노년의 삶을 집 안에만 묶어두게 될 수도 있다. 중앙과 지방정부가 적자 해소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youngtan@seoul.co.kr
  • “포괄임금제 가이드라인 상반기까지 손질”

    “포괄임금제 가이드라인 상반기까지 손질”

    ‘야간수당 급여 포함’ 현장서 악용 많아 “김용균법 시행 전 올해부터 행정지도”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상반기까지 포괄임금제 가이드라인을 손질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6월까지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준비 부족 등으로 1년가량 늦춰지게 됐다. 이 장관은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포괄임금제 가이드라인 관련한 연구용역을 진행했고, 대법원 판례 등을 반영해 최종 보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업종에서 연장·야간 근로수당을 급여에 일괄적으로 포함해 지급하는 제도다. 아무리 연장근로를 많이 해도 정해진 수당만 지급해 기업이 공짜로 노동자를 착취하는 수단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업종에 제한적으로 도입해야 하지만 현장에선 무분별하게 활용되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7년 10인 이상 사업장 중 포괄임금제를 도입한 기업은 52.8%(6만 1000곳)나 됐다. 고용부는 이를 개선하고자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맞춰 개선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로 했지만 그동안 감감무소식이었다. 이 장관은 “(포괄임금제 가이드라인에 대해) 노사 의견 수렴을 거치는 절차가 필요한 것 같다”면서 “정부가 상반기 중 의견을 수렴하겠다. 정확하게 언제 발표할 것인지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사망사고를 계기로 전면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 내년부터 적용되는 것과 관련해 “올해부터라도 사업장 준비가 필요하다. 원청이 사업장 전체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까지 안전조치를 확립하는 체제를 갖출 수 있도록 행정 지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파키스탄에서 돌아온 조종사 수염에 반한 인도 남자들 따라하기

    파키스탄에서 돌아온 조종사 수염에 반한 인도 남자들 따라하기

    인도 남성들이 지난 1일(현지시간) 파키스탄에서 풀려나 고국으로 돌아온 전투기 조종사의 수염 패션을 따라 하기 위해 이발소로 달려가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고 미국 CNN이 4일 전했다. 인도 공군의 아비난단 바르타만 중령은 지난달 버스 테러로 인도 경찰관 40명이 희생된 뒤에 보복하기 위해 나선 공중전 끝에 파키스탄 영토에 추락해 그 나라 사람들에게 붙잡혀 두들겨 맞는 등 봉변을 당했다. 지난 1971년 카슈미르 3차 전쟁 이후 48년 만에 공중전을 벌인 터였다. 파키스탄 정보국이 배포한 구금 직후 동영상을 보면 그는 눈가리개를 한 채 피로 얼굴이 범벅이 된 채 나타났다. 이 동영상은 나중에 삭제됐고, 그 뒤 다시 배포한 동영상을 보면 그는 동요하지 않고 차분하게 차를 홀짝이며 관등성명을 대고 “아래 남쪽”이라고만 자신의 신원을 밝혔다. 또 심문하는 파키스탄 사람을 향해 “왜 내가 당신 질문에 답해야 하는 거나요” 묻는 장면도 나온다. 의연한 그의 모습은 인도와 파키스탄 사람 모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그런데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바르타만 중령을 1일 와간 국경을 통해 송환하자 용기와 애국심을 상징하는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날 국경에는 수많은 이들이 몰려나와 파키스탄에 맞선 용기를 찬양했다. 수도 델리를 비롯해 여러 도시들에서 그의 귀국을 환영하는 불꽃놀이가 진행됐다. 그러면서 그의 수염 패션이 따라 하기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진에서 보듯 그의 수염은 특이하다. 옛날 서부 영화에 등장할 법한 총잡이의 수염에다 양갈비 모양을 뒤섞은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인도에서도 수염에 대한 편견이 있어왔다. 발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악당이나 타락한 군경, 밀수꾼들이나 하는 것으로 여기는 시선이 있었는데 바르타만 중령 덕에 용기와 애국심의 상징으로 바뀌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인도 유제품 재벌 아물은 발빠르게 조종사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수염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여학생이 입가에 남긴 우유 자국을 ‘우유 수염(milk-tache)’으로 묘사하며 끝나는 광고를 제작했다. 이 광고 동영상이 2일 올라오자 폭발적으로 공유되고 있다. 남부 방갈로르의 한 이발소는 4일 바르타만 중령처럼 수염을 깎고 싶은 남성에게 공짜 이발과 면도를 해주겠다고 광고했다. 주인 나네시 타쿠르는 “아비난단은 우리 나라를 위해 아주 많은 일을 했다. 나도 따라 해야겠다고 느껴 모든 이들의 얼굴을 그와 닮은꼴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짜 손님 중 한 명인 테하스 촌다리는 “그는 우리 나라를 위해 많은 일을 해냈는데 내가 이쯤 못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기고] 무상급식은 저출산 극복 밑거름이다/양승조 충청남도 지사

    [기고] 무상급식은 저출산 극복 밑거름이다/양승조 충청남도 지사

    올 새 학기부터 충남도는 교육청, 도내 15개 시·군과 힘을 합쳐 고교 무상교육 및 무상급식, 중학교 무상교복 등 ‘3대 무상교육’을 시작했다. 고교 무상급식으로 118개교 6만 6218명이 혜택을 받는다. 학생 1인당 밥 한 끼에 5880원씩, 도비와 시·군비 427억원을 포함해 740억원이 든다. 이로써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밥 걱정 없이 다닐 수 있게 됐다. 현재 유치원은 505곳 2만 8188명, 초·중·고·특수학교는 735곳 24만 6656명이다. 아이들 밥 한 끼 주는 것을 놓고 요란을 떠느냐, 그 돈으로 다른 정책을 벌이는 게 낫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공짜 밥이 아니고, 대한민국의 가장 큰 위기인 ‘저출산’ 극복 의지를 담은 정책으로 봐야 마땅하다. 저출산의 심각성은 통계에서 잘 드러난다. 1971년 우리나라 출생아는 102만 4773명으로 단군 이래 최고점을 찍었다. 여성이 가임기간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수를 말하는 합계출산율은 4.54명을 기록했다. 이후 2002년 49만 2111명이 태어나 출생아수는 31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합계출산율 역시 1.17명으로 떨어졌다. 급기야 지난해 32만 6900명 출생에 그쳐 합계출산율 0.98명으로 ‘합계출산율 0명대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는 지경에 이르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1 미만이다. 더 암울한 것은 지난해 가임기 여성이 10년 전보다 15% 감소하고 혼인 건수도 줄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신생아수가 20만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결혼 및 출산 기피의 가장 큰 원인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다. 턱없이 부족한 일자리, 저임금, 높은 집값과 사교육비, 열악한 양육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어린이 관련산업이 위축되는 등 곳곳에서 후폭풍을 낳아 국가 존망까지 위협한다. 민선 7기 충남도는 ‘저출산 극복’을 제1 도정 과제로 삼아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해 7월 도지사 취임 첫 결재로 임산부 전용창구를 개설했다.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 육아 시간을 늘렸고, 12개월 이하 영아에게 매월 10만원을 지급하는 아기수당도 도입했다. 3대 무상교육 역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충남’을 만드는 것으로, 당장 출산율을 끌어올리진 않겠지만 환경을 하나씩 개선하면 내리막길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밥을 주느냐, 마느냐’ 문제를 떠나 저출산 극복의 훌륭한 밑거름이란 얘기다.
  • 잔디 처음 밟는 구조견 반응 (영상)

    잔디 처음 밟는 구조견 반응 (영상)

    한 영국인 부부가 휴가지에서 학대받던 강아지를 영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모금 운동 중인 가운데, 강아지가 ‘견생’ 최초로 잔디를 밟는 영상을 공개해 화제다. 지난달 27일 메트로,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구조견을 영국으로 입양하기 위해 모금 운동을 벌이는 클로이 헨리(23)-알렉스 쥬크(27) 부부의 사연을 보도했다. 잉글랜드 그레이트 야머스에 거주 중인 클로이와 알렉스 부부는 지난 1월 필리핀 엘니도로 휴가를 떠났다. 이들 부부는 휴가지에서 강아지 ‘페소’를 만났다. 페소는 당시 쓰레기 더미 사이에 묶인 채 울부짖고 있었다. 알렉스는 “우리가 페소를 처음 봤을 때, 페소는 기둥에 묶여 유리와 파편, 오래된 깡통 같은 쓰레기 더미에 둘러싸여 있었다”면서 “우리는 페소에게 음식과 물을 줬지만 그의 상태는 처참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페소는 주인이 있었던 상황. 주인의 돌봄을 받지 못하고 방치된 페소를 내버려 둘 수 없었던 부부는 페소에게 다가갔다. 오랜 시간 학대를 당해왔던 페소는 겁을 먹고 도망치려 했지만, 이내 품에 쏘옥 안겼다고 부부는 설명했다. 알렉스는 “주인에게 페소를 데려가도 되겠냐고 했더니 웃으며 공짜로 가져가라고 했다”고 전했다.알렉스와 클로이는 페소를 수의사에게 데려갔다. 페소는 정상 몸무게의 절반도 되지 않았고 심각한 영양실조와 탈수 증세, 그리고 혈액검사에서도 적혈구 수치가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페소에게 먹이를 사주고, 치료를 하며 정성껏 돌봤다. 현재 필리핀에 머물고 있는 이 부부는 영국으로 페소를 데려올 계획이다. 개를 영국으로 데려오기 위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알렉스와 클로이는 기부금을 받고 있으며, 사람들을 독려하기 위해 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영상에는 건강해진 페소가 처음으로 잔디밭을 걷는 모습이 담겼다. 페소는 10보 정도 걸은 뒤 푹신한 잔디 위에 드러눕는다. 이어 온몸을 뒹굴며 푹신한 느낌을 마음껏 즐긴다. 클로이는 “페소가 우리 삶의 일부가 되는 순간을 기대하고 있다”며 페소를 데려오기 위해 마음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사진·영상=케이터스 클립스/유튜브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못생겨 천대받던 아귀? 머리부터 꼬리끝까지 귀한 몸!

    못생겨 천대받던 아귀? 머리부터 꼬리끝까지 귀한 몸!

    인천에서는 아구(표준어 아귀)를 ‘물텀벙’이라고 부른다. 예전에 인천의 어부들이 조업하다 그물에 모양이 워낙 흉측하고 살이 적은 아귀가 그물에 걸리면 재수 없다며 곧바로 물에 ‘텀벙’ 소리 나게 던져 버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지금은 버리기커녕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귀하고 비싼 음식으로 변해 식도락가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천과 서울, 마산 등지에는 아귀 음식거리가 형성돼 있을 정도다. 겉모습만 보고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말은 아귀에도 해당되는 것 같다. 아귀는 못생긴 모습과는 달리 다양한 맛을 내는 살을 가졌고 아가미, 지느러미, 알집, 간, 꼬리, 껍질까지 먹을 수 있는 생선이다.●저열량·저지방·고단백 식품… 인천 ‘물텀벙’ 유명 아귀는 다소 깊은 바다에서 사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와 서해에서 주로 잡힌다. 아귀는 몸에 비해 머리가 크고 입 주변에 살이 많다. 배의 절반가량은 내장인데 특이한 맛이 있어 버릴 게 많지 않다. 아귀는 보통 탕과 찜으로 만들어 먹는데 인천에서는 생물 아귀로 만드는 탕이 유명하고, 마산에서는 주로 말려 찜을 한다. 아귀는 저열량,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100g당 칼로리는 60㎉, 지방 함량은 0.6g, 단백질 함량은 14,4g에 달한다. 아귀는 주독을 해소하는 데 좋고 당뇨병·동맥경화증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드러우면서도 탱글한 살에는 타우린이 풍부하고 비타민D도 다량 들어 있다. 쫄깃쫄깃한 껍질에는 비타민B2와 콜라젠이 풍부해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인천의 물텀벙이 유명해진 데는 사연이 있다. 우씨(82) 할머니가 1972년 인천항에서 가까운 남구 용현동에 조그만 음식점을 차려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물텀벙에 미나리와 콩나물 등을 넣고 푹 끓여 팔았는데 얼큰하면서도 담백해 부두 노동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값이 당시 다른 생선에 비해 싼 데다 국물은 진하고 시원해 소주 안주로는 그만이었다. 이 때문에 값싼 술국에 불과했던 물텀벙은 이때부터 인천의 별미로 떠올랐다. 우씨 할머니가 운영하는 ‘성진물텀벙’이 유명세를 타자 인근에 물텀벙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음식점이 10여곳 늘어나면서 1980년대에 인천 남구에 의해 ‘물텀벙 특화음식거리’로 지정됐다. 성진물텀벙이 1997년 이름을 ‘성진아구탕’으로 바꾸고 가게를 크게 키워 연수구 옥련동으로 이전한 뒤 다른 음식점들도 줄어들기 시작해 지금은 4곳만 남았다. 대신 물텀벙 거리 음식점들과 비슷한 맛을 내는 식당들이 인천지역 곳곳에 생겨났다. 인천의 아귀 음식점들은 까다롭게 요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생물만 고집할 뿐 아니라 가장 맛있다는 4∼5㎏짜리 아귀를 주로 쓴다. 또 냉동된 아귀를 취급하는 곳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내장 부분의 밥주머니와 간, 이리(정액 덩어리) 등을 골고루 섞어 준다. 다른 지역 아귀 음식점들이 찜을 주종으로 하는 것과는 달리 인천에서는 탕이 주류를 이룬다. 아귀에 미나리·콩나물·미더덕·쑥갓·깻잎·냉이·호박 등 10여 가지 재료를 듬뿍 넣고 끓이면 쫀듯하고 개운한 맛이 우러난다. 고기보다 먼저 익는 미나리와 콩나물을 간장에 겨자를 섞은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훌륭한 애피타이저가 된다. 탕에 들어가는 육수는 아귀뼈를 우려낸 물에다 멸치·새우 등을 고아 만들기 때문에 맛과 영양이 풍부하다. 고기를 다 먹은 뒤 남은 국물에 쫄면사리를 넣어 끓여 먹거나 밥을 볶아 먹는 것도 별미다. 아귀탕은 주로 남성들이 술안주로 즐기는 데 비해 아귀찜은 대체로 여성들이 선호한다. 깨끗하게 다듬은 콩나물·미더덕·새우 등을 고추와 마늘양념에 비벼 아귀살과 함께 쪄 내는데 매콤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먹다 보면 콧등에 땀이 맺힐 정도로 맛있게 매운맛에 빠지게 된다. 아귀찜에는 콩나물이 유달리 많이 들어가는데 아귀와 아삭한 콩나물의 조화가 관건이다. 찜 자체가 반찬이다 보니 다른 반찬에는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아귀는 특이하게 생겼듯이 부위도 잘 골라 먹어야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우선 순살보다는 뼈에 붙은 살이 맛있다. 물렁뼈에 붙어 있는 부드럽고 쫄깃한 속살을 입에 넣으면 씹히는 맛이 특이하다. 아귀뼈는 굵어 마치 소갈비를 연상시킨다. 유별나게 큰 아귀 입 주변 볼살과 꼬리, 껍질도 맛이 좋다. 이리는 고소한 맛에 술꾼들이 즐겨 찾는데 특수부위인 만큼 아주 적은 양만 제공된다.●아귀찜 원조 경남 마산… 마산어시장 인근 아귀찜거리도 경남 마산은 아귀찜 원조라고 할 수 있다. 1960년대 마산 바닷가 한 갯장어 식당에서 최초로 찜으로 만들어 먹기 시작한 게 시초라고 전해진다. 당시 마산항을 드나들던 어부들은 주변 식당에 아귀를 공짜로 갖다 줄 테니 요리해 보라고 권했지만 식당마다 가치 없는 생선이라고 거들떠보질 않았다. 그러던 중 갯장어 식당 주인이 바닷가 담장 위에 마른 상태로 버려져 있던 아귀에 된장과 고추장, 콩나물, 미나리, 파 등을 넣고 찜으로 만들어 어부들 술상에 안주로 올렸더니 반응이 좋자 아귀를 다루는 음식점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현재 마산어시장 근처 오동동 일대에 있는 아귀찜거리에는 전문 식당 20여곳이 길 양쪽에 쭉 늘어서 있다. 창원시는 이곳을 ‘마산 아구찜거리’라고 이름 붙이고 입구에 간판 조형물을 세워 놨다. 아귀찜거리 음식점들은 찜을 비롯해 탕, 수육, 불고기, 포 등 아귀를 재료로 다양한 요리를 한다. 전국적으로도 상호에 ‘마산’을 넣은 아귀찜 식당들이 많이 생겨났다. 마산 아귀찜은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갓 잡은 아귀를 바람이 잘 통하는 바닷가에서 말려서 쓴다. 아귀를 20∼30일간 수시로 뒤집어 가며 골고루 말려야 일년 내내 신선한 상태로 보관할 수 있고 고유의 맛도 유지된다.마산 아귀찜거리에서 ‘오동동 아구할매집’은 원조 식당으로 꼽힌다. 시할머니(안소락) 때 시작해 시어머니(김삼연)를 거쳐 현재 며느리(한유선)에 이르기까지 3대째 이어 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창원을 방문했을 때 수행원들과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김삼연(73)씨는 “대통령께서 ‘아귀 요리를 개발하고 지역의 대표 음식으로 전국에 알리는 데 노고가 많았다’며 격려해 줬다”고 말했다. 인천의 아귀 요리 원조인 ‘성진아구탕’에는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다녀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창원시는 2009년 마산 향토음식인 아귀찜을 세계적인 음식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 5월 9일을 ‘아구데이’로 선포하고 해마다 이날을 전후로 아동동 일대에서 ‘아구데이축제’를 개최한다. 글 사진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글 사진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포토] 김정은-트럼프 헤어하면 ‘공짜’

    [포토] 김정은-트럼프 헤어하면 ‘공짜’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한 이발소에서 19일(현지시간) 9세 어린이와 66세 남성이 각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헤어스타일을 흉내 낸 모습으로 앉아 있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 마케팅’이 불붙고 있다. 현지 언론과 외신 등에 따르면 이 이발소는 오는 28일까지 두 정상의 헤어스타일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무료로 이발을 해주겠다고 나섰다. 북미 정상회담을 적극 지지한다는 이발소 주인 레 뚜언 즈엉은 지난 18일 이 행사를 시작했고, 이틀만에 약 200명이 참여했다. 젊은 고객들은 대부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헤어스타일을 골랐다고 전했다. 2019.2.20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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