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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준 정치비평] 한국 정당들의 ‘슬픈 자화상’

    [김형준 정치비평] 한국 정당들의 ‘슬픈 자화상’

    한국 정당이 국민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이 국민의 절반 이상(52.8%)을 넘어섰다는 한 여론조사 기관의 발표가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조차 무당층이 57.7%로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왔다.경기 침체와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 하락으로 정부 여당이 집권 초기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도 민주당의 지지도가 10%대의 부진 현상을 겪는 이유를 알 것 같다.그렇다면 왜 한국 정당들이 국민의 불신을 넘어 공멸의 위기에 처하게 됐을까. 근본 이유는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시대가 요구하는 과제가 무엇인지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없기 때문이다.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은 정권교체와 18대 총선 승리로 외형적인 측면에서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내재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특히 정권교체라는 목표를 달성한 후 추동력과 방향 감각을 잃는 성공의 위기와 계파간에 ‘파국적 균형’이 노출되는 분열의 위기에 처해 있다.  한마디로 미래지향적 가치 정당으로서 탈바꿈을 하는 데 실패했다.자신들의 과거 업적에 대한 자긍심도 없고,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없으며,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미래에 실현될 수 있다는 자기 확신도 없다.또한 과거의 부정적 유산을 극복하기 위한 자기 혁신의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당헌 당규 전문에는 버젓이 “새로운 한나라당은 구각을 깨고,공동체 자유주의와 나라 선진화의 비전을 실현하는 정책정당으로 거듭 태어난다.”고 했지만 백년하청일 뿐이다.  한편,민주당의 위기는 대선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정체성의 위기와 동시에 리더십의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대선에서는 ‘묻지마 투표’ 때문에 패배했다는 자위라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혹자는 “민주당의 거품이 덜 빠졌다.”는 비판을 가하기도 한다.민주당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구성원들이 과거와 같은 치열함과 열정이 없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정권교체,민주화,국가 발전’이라는 목표를 위해 목숨을 걸고 이를 관철시키려는 치열함이 있었지만 현재는 그 그림자도 찾아보기 어렵다.국민을 설득하고 감동을 주는 아이디어는 열정에서 나오는 법인데 결과적으로 이를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왜 정권을 다시 찾아와야 하는지 명쾌한 논리로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고,최소한의 도덕성마저도 흔들리고 있다.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영장이 발부된 최고위원을 야당 탄압이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논리로 영장 집행을 저지하는 촌극까지 연출하기에 이르렀다.  한국 정당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미래 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최소한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자신들의 가치가 왜 중요한지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방의 상품이 나쁘니까 내 상품을 사라.”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보수 정당은 무슨 가치를 지키려고 하는지,진보 정당은 무엇을 변화시키려고 하는지 분명하게 전달해야 한다.더불어,자기 성찰을 토대로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세워 정당간에 치열한 가치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런 다음 국민에게 약속한 것은 반드시 실천해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이제 한국 정당들에 더 이상 많은 시간을 부여할 수 없다.만약,이들이 구태와 국민 불신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국민들은 응징의 칼을 뽑아야 한다.일차적으로 국민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정당들에 매년 수십억원을 부여하는 현행 국고보조금 제도를 폐지시키기 위한 투쟁을 펼칠 필요가 있다.그때만이 “국민 혈세에는 공짜가 없다.”는 단호함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한국 정당들에 더 이상 많은 시간을 부여할 수 없다.만약,이들이 구태와 국민 불신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국민들은 응징의 칼을 뽑아야 한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문화마당] 늦가을 아침,라디오 앞에서/구효서 소설가

    [문화마당] 늦가을 아침,라디오 앞에서/구효서 소설가

    올가을은 춥지 않았다. 단풍을 오래도록 보았다. 아침에 창을 열면 수북이 쌓인 은행잎을 밟으며 등교하는 아이들이 보였다. 차를 끓이며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다. 라디오를 켜면 더 좋았을 것이다. 멘델스존과 브람스를 라디오로 들었다. 극장도, 전축도, 텔레비전도 없던 그 옛날 시골에선 음악과 극화(劇話)를 라디오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다. 라디오 이전에는 스피커라는 게 있었다. 유선라디오인 셈이었다. 전선 달린 사각통 스피커가 집집의 안방에 걸려 있었다. 변변한 전봇대가 없던 시절, 전선은 참나무, 미루나무, 층층나무를 타고 올 수밖에 없었다. 나무가 심하게 흔들리면 전선은 툭툭 끊어졌다. 전원장치 하나뿐인, 고정된 주파수의 외통수 소리통이었다. 멘델스존과 브람스가 나왔고, 한명숙·이미자·조미미가 나왔고, 섬마을 선생님·삼현육각·삽다리 총각 같은 연속극이 나왔다. 보고는 몰라요 들어서도 몰라요 맛을 보고 맛을 안다는 간장 광고와, 야야야 야야야 차차차 향기가 코끝에 풍기면 혀끝이 짜르르하다는 소주 광고는 잔칫상 노래판에서 일반 가요와 구분 없이 불려졌다. 그러다 빨랫비누만 한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보급됐다. 스피커가 ‘스삐꾸´로 불렸듯이 라디오는 ‘나지오´였다. 완벽한 구개음화의 정다운 발음. 전선줄은 어디에도 붙어 있지 않았다. 아주 매력적이었던 것 하나는 라디오를 듣는 데 전혀 돈을 내지 않았다는 것. 일 년에 한 두 차례 라디오 등 뒤에다 ‘나지오약’이라는 알칼리망간 건전지를 교체하면 그만이었다. 종일 보내오는 그 많은 오락물들은 다 공짜였다. 재치문답·백만인의 퀴즈 등등. 위험했던 한 가지는 북한방송까지 생생하게 들린다는 거였다. 내 고향은 군사분계선과 가까웠다. 북한방송도 공짜였다. 몇몇 주파수에서 잡히긴 했지만 내용은 끔찍할 만큼 똑같았다. 사은품이 많은 서울이라는 세상에 올라와 살게 되면서 공짜라는 게 무섭다는 걸 비로소 알았다. 라디오도 돈을 내지 않고 공짜로 듣는 거였다. 맘에 들지 않아도 딱히 항의할 수 없었다. 안 듣는 수밖엔 없었으나 아주 안 들을 수도 없었다. 공짜로 들려주는 것이니 잔말 말고 들어야 했다. 시도 때도 없이 아파트 거실을 파고드는 관리실 방송을 어찌할 수 없는 것처럼. 마이크를 쥐어주거나 쥐는 사람이 임자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쇼핑센터의 사은품이나 전자회사의 시제품이나 타블로이드판 무가지 같은 걸 보면 움찔 긴장하게 된다. 아주 공짜는 아니지만 발행부수를 알 수 없는 일간지와, 시청료가 얼마나 걷히는지 알 수 없는 공영방송과, 사용료가 천차만별인 케이블텔레비전도 불매로 항의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결국 광고주들에게까지 항의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그리고 내 고향에 어째서 그토록 라디오가 늦게 보급되고, 오래도록 한 개의 주파수에 고정된 유선 스피커를 들어야 했는지도. 아주 시끄럽다. 자전거도 공짜로 주고 6개월 치를 공짜로 넣어준다는 얘기도 얘기지만, 여기저기 무가지가 막 생기고 케이블 시청료도 경쟁적으로 낮아진다. 신문사가 방송사를 겸업한단다. 전·현직 대통령 모두 방송 출연을 너무 즐기신단다. 어느 방송사는 백일을 넘기며 사장 출근저지 투쟁을 한단다. 오늘도 아침부터 관리실의 개화기(開化期)식 말투가 거실로 무작정 파고든다.“당 아파트에서 실시한 금번 행정동 명칭 변경 신청 건에 대하여 명일 9시부터 투표를 실시하려는 바, 외출 시 관리실에 필히 왕림하시어….” 어느새 추위가 왔다. 찻물이 식었다. 라디오는 결국, 켜지 않았다. 이미자 노래와 간장 광고를 구별 없이 불렀던 옛 가을의 추억을 되새기며 누군가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날이 언젠가는 올까. 이 아침, 조용한 라디오를 듣고 싶다. 구효서 소설가
  • 인터넷은 공짜 IPTV는 돈내고 봐라?

     KT가 17일부터 KBS,MBS,SBS 등 지상파 실시간 방송이 포함된 인터넷TV(IPTV)를 시작했다.하지만 KBS의 경우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는 무료로 볼 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도 IPTV에서는 돈을 내고 봐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IPTV에서는 실시간 방송은 무료다.하지만 이미 지난 지상파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서는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한다.주문형비디오(VOD) 형태로 제공되는 드라마,오락프로그램들은 편당 500~1000원을 내야 한다.무료로 보기 위해서는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  실시간 지상파 방송이 나오기 전에는 가입자가 500원을 내고 방송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IPTV 업체들이 포인트 등으로 돌려줘 사실상 무료로 볼 수 있었다.하지만 실시간 지상파 재전송이 되면서 이같은 지원도 중단됐다.  문제는 공영방송인 KBS의 경우 TV수신기 한 대당 2500원의 수신료를 내고 있다는 점.수신료도 내고 있는 데다 IPTV 이용료,여기에 저장된 드라마 등을 바로 다시 보기 위해서는 이중,삼중으로 돈을 내는 셈이다.IPTV 업체 관계자는 “방송사들이 방송 프로그램별로 돈을 받는 것을 요구했고 IPTV 상용화를 앞두고 촉박한 시간 안에 지상파 재전송 협상을 하는 입장에서는 방송사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휴대전화 ‘두갈래의 유혹’

    “60만원을 넘느냐 안 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휴대전화 업계에서 고가의 프리미엄폰과 중저가의 휴대전화를 구분하는 가격기준은 60만원이다.이전까지는 60만원 이상의 고가폰이라고 해도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으로 고객들이 실제 부담하는 가격은 그 밑이었다.하지만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소비자의 가격부담은 늘었다.그래도 프리미엄폰은 많이 팔리고 있다.반면 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빼거나 특정 소비자층을 공략한 중저가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18일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폰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60만원대에서 100만원대 이르는 제품들이다. ● 다양한 성능 프리미엄폰 인기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햅틱온’의 출고가를 84만 9200원으로 정했다.이달 중순쯤 나올 스마트폰인 ‘T옴니아’ 가격은 100만원대로 알려져 있다.풀 터치스크린 방식의 햅틱 후속작인 햅틱2도 출고가가 80만원에 달한다.LG전자는 ‘프랭클린 다이어리폰’을 60만원대에 선보인다.기존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에 비해 해상도 등이 더 좋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를 사용했다. 팬택도 슬라이드와 풀터치스크린 방식을 합친 ‘프레스토’를 70만원대의 가격에 선보일 예정이다.팬택에서 나온 최고가의 휴대전화다.  휴대전화 업체에서는 프리미엄폰들은 다양한 성능이 들어가 있어 단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폰들은 터치스크린 패널에 500만화소 카메라,내장 메모리도 4기가바이트(GB)나 16GB,무선인터넷모듈 등 사양이 높아 단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면서 “이제는 휴대전화가 단순 전화기보다는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가 되면서 가격도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휴대전화 카메라 화소의 경우 지난해 선보인 프리미엄폰들은 300만화소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 선보인 제품은 500만화소가 기본에 카메라 기능을 강조한 제품은 800만화소의 카메라들을 선보이고 있다.  프리미엄폰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지난 9월 출시된 햅틱2는 두 달도 안돼 17만대가 팔렸다.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폴더형 프리미엄폰인 ‘스타일보고서’도 벌써 10만대 가까이 팔렸다.아직 T옴니아의 경우 일부 인터넷 쇼핑몰과 대리점에서는 가격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약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소비자들의 반응은 올해 나온 제품은 풀터치스크린 등 지난해까지 선보였던 프리미엄폰과 전혀 다른 제품으로 차별화된 점을 들 수 있다.비슷하면서 비싼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능의 제품이다. 또 이동통신사들이 보조금 경쟁을 줄이면서 공짜폰이 없어지고 6~24개월의 약정기간 동안 보조금을 나눠 지급하는 약정할인과도 연관이 있다.공짜폰이 없어지면서 저가폰의 경우도 10만~2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이럴 바에는 약정할인으로 한 달에 2만~3만원을 내더라도 성능 면에서는 저가폰보다 더 좋은 프리미엄폰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 단순 기능의 중저가 폰도 출시  휴대전화 제조업체로서는 수익률이 높은 프리미엄폰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휴대전화 내수시장이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다.지난달 휴대전화 국내 시장은 올 들어 가장 낮은 154만 8000대 규모로 집계됐다.9월의 167만대에 비해 7% 이상 줄었다.마케팅 경쟁이 치열했던 4월의 276만대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한편 특정 소비층을 겨냥한 중저가의 제품도 잇따르고 있다.LG전자는 ‘LG-SH460’과 ‘와인S’(LG-KH4500)를 최근 선보였다.스키,스노보드 시즌에 맞춘 고글 디자인의 LG-SH460은 20,30대 직장인과 학생을 겨냥한 제품이다.와인S는 큰 화면과 키패드 등으로 16개월 만에 100만대나 팔리는 등 중년층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와인폰’의 후속제품이다.두 제품의 가격은 모두 40만원 초반대다.인기 그룹 빅뱅을 광고에 내세운 10.9㎜ 초슬림 슬라이드폰인 ‘엣지’(LG-SH470)의 가격도 48만원이다.  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빼고 가격을 줄인 제품도 있다.모토로라의 ‘칵테일’폰은 영상통화 기능이 없다.모토로라측은 3세대(3G) 휴대전화 구매자의 상당수가 영상통화 기능 을 사용하지 않아 영상통화 기능을 빼고 원가를 낯췄다고 밝혔다.또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기능도 없다.하지만 30만원대 중반의 가격과 화려한 색깔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효섭기자newworld@seoul.co.kr
  • [CEO칼럼] 앰비슈머시대 마케팅전략/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

    [CEO칼럼] 앰비슈머시대 마케팅전략/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

    금융위기로 인해 경기불황의 우려가 심해지고 있다. 시민들은 벌써부터 지갑을 닫아버리고, 기업들은 싸늘해진 소비심리를 깨우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사람들이 물건 사는 일을 줄이면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은 시중의 상권이다. 거리에 파격할인, 세일 등의 팻말을 내걸고 영업을 하는 곳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사람들은 길을 걷다가 좋은 물건을 헐값에 사는 횡재를 기대하며 상점을 찾는다. 많은 이들이 실제 그곳에서 좋은 물건을 싼 가격에 산 후 만족하며 상점을 나선다. 문제는 그 다음. 집에 와서, 혹은 카드명세서를 받은 뒤 밀려오는 물음이다.‘이 물건이 정말 내게 필요한 것인가.’호황기 때 필요 여부와 관계없이 카드를 긁어대는 과잉소비가 불황기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내게 꼭 필요한 것’은 시대와 국가에 따라 변한다.50년 전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밥이었다. 지금은 밥 한 끼 굶어서라도 카메라를 사는 이가 있는가 하면 집은 없어도 차는 좋은 걸 고집하는 이도 있다.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꼭 필요한 것’에 대해 “삶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것만이 아니라, 최하층을 포함해 모든 점잖은 사람들에게서 국가의 관습으로 보아 포기하라고 요구할 수 없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 시대에서는 국가가 포기하라고 요구할 수 없는 것들이 의식주뿐만 아니라 카메라, 자동차, 교육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불황기에는 사람마다 ‘꼭 필요한 것’의 차이가 커진다. 가치관의 우선순위에 있는 것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대신, 후순위에 있는 것에는 소비를 최대한 아낀다는 것이다. 이를 양면적인 소비자(ambivalent consumer), 즉 앰비슈머(ambi-sumer)라고 하는데 소비자 한 사람 안에서 고가품과 저가품 등 상반된 소비행태가 공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불황기에 기업과 상점들은 할인·공짜를 내세워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지만, 현명한 소비자들은 더는 싼 값에 현혹되지 않는다. 그것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인지가 전제돼야 한다. 소비자가 꼭 필요한 것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할 곳이 바로 신용카드 포인트 시장이다.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사용되지 않은 신용카드 포인트는 1조 5092억원이고, 올 상반기에만 사용되지 않고 사라진 포인트는 83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신용카드 포인트 사용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소비자의 무관심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포인트를 내가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가 없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기업들은 신용카드 포인트를 사용자 본인에게 현금으로 직접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포인트 사용이 가능한 곳을 아무리 많이 만들어 놓아도 그곳들이 고객의 소비개성을 온전히 충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회사는 한 은행과 함께 신용카드 포인트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제휴카드를 만들었는데 반응이 뜨겁다. 현금의 위력이다. 아울러 신용카드 포인트는 경제를 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올 상반기에 사라진 830억원의 포인트가 현금화돼서 시중에 풀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우리 살림살이가 조금은 나아지지 않았을까. 불황의 조짐이 보이는 이때, 기업들이 나서서 고객이 꼭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할 시점이다.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한겨울의 고기 굽기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한겨울의 고기 굽기

    그림(1)은 성협의 ‘고기 굽기’다. 다섯 명의 사내가 숯불을 괄하게 피운 불판에 둘러앉아서 고기를 구워 먹고 있다. 맨 오른쪽의 사내는 술병을 앞에 두고 한 잔 쭉 들이켜는 참이고, 바로 그 오른쪽의 사내는 왼손에는 구울 고기를 담은 접시를 들고 있고, 오른손으로는 구운 고기를 젓가락으로 집어 입으로 가져가고 있다. 입술을 약간 내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익은 고기가 뜨거워 불고 있는 것이다. 다시 그 왼쪽의 젓가락을 들고 고기를 집으려는 사내는 털이 달린 남바위를 쓰고 있다. 또 술 마시는 사내 아래쪽에 있는 사내는 두터운 복건을 쓰고 있다. 아마도 쌀쌀한 날인 듯하다. ●좀 사는 집이라야 쇠고기 구워 먹어 재미있는 것은 흰 건을 쓴 사내다. 상주처럼 보이지만, 그림만으로는 확신이 가지 않는다. 왼손잡이인 듯 왼손에 젓가락을 들고, 오른손에 역시 구울 고기를 담은 접시를 들고 있다. 친구들과 모여서 고기를 굽고, 한 잔 쭉 들이켜는 재미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그림(2)는 작자 미상의 ‘고기 굽기’다. 그림 위쪽에 성가퀴가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서울 성곽 안팎의 어디쯤이다. 여자 둘이 끼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림(1)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 역시 둥글게 둘러앉아서 고기를 구워 먹고 있는 것이다. 다만 고급스러운 자리를 깔고 거기에 털가죽 방석까지 깔았으니, 제법 호사스러운 자리인 것이다. 지금은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을 두고 드문 일로 치지 않는다. 하지만 30~40년 전만 해도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은 일상이 아니었다. 고기, 특히 쇠고기는 국을 끓여 먹었지 구워 먹는 것은 좀 사는 집이라야 가능한 일이었다. 필자의 선배 한 분은 쇠고기국조차 군대 가기 며칠 전에 처음 먹었다고 한다. 그렇다 해서 쇠고기 구이 요리가 발달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쇠고기 요리, 특히 굽는 요리는 대개 서울의 요리였지, 지방이나 시골의 요리법은 아니었다. 말이 난 김에 쇠고기의 역사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쇠고기를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 것은 소를 부려 농사를 짓고부터일 것이다. 한데 이게 또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1123년 고려에 사신으로 왔던 송나라 사람 서긍은 한 달을 머무르면서 고려에 대해 보고 들은 것을 정리해서 ‘고려도경’이란 책을 쓴다. 이 책을 보면, 고려 사람들은 불교를 믿기 때문에 고기를 먹지 않고, 또 소나 돼지의 도살에도 아주 서툴러 고려 사람들이 요리한 고기를 먹을 수가 없을 지경이라고 푸념을 한다.1392년 조선이 건국된 이후에는 불교의 자리에 유교가 들어섰으니, 종교적 이유로 쇠고기를 먹지 못할 것은 없었다. 한데, 소는 또 농우(農牛)다. 쇠고기를 많이 먹으면 결과적으로 농사지을 소가 모자라게 된다. 그래서 소를 도살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고, 어기는 사람은 처벌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고기를 먹고자 하는 욕망이 식을 리가 없다. 돈 있고 권세 있는 양반들은 쇠고기를 즐겨 먹었다. 성균관의 유생들은 원래 등록금도 내지 않고 기숙사비도 없고 식사도 공짜다. 그런 유생들의 반찬으로 쇠고기가 빠지지 않고 밥상에 올랐다. 쇠고기를 먹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지만, 그런 법이야 지키지 않아도 그만이었던 것이다. ●유생들의 식사에 쇠고기 빠지지 않아 보통 소를 잡는 사람을 백정이라 하지만, 그것은 서울을 제외한 곳에서 그렇다. 서울은 성균관의 노비들이 소를 잡아 쇠고기를 판매한다. 성균관의 주위 동네를 반촌이라 하고, 그 동네에 사는 사람을 반인이라 한다. 이들은 고려 때 안향이 성균관에 기증한 노비의 후손이라고 한다. 반인들은 성균관에 딸린 노비로서 다른 곳에 가서 살지 못하고 반촌에서 살며 성균관의 건물을 지키고 관리하는 일과, 성균관에 필요한 모든 육체노동을 담당한다. 이 노동에는 유생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도 포함된다. 유생들의 식사에 쇠고기가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반인들은 소를 잡아야만 하였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뒷날 반인들은 소를 잡아 판매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반인들은 성균관에 소속된 노비이기 때문에 성균관에 노역을 제공하면, 당연히 성균관 재정에서 반인들의 먹고 살 물자나 방도를 마련해 주어야만 하였다. 임병양란 이후 성균관 재정이 어려워져 반인들이 먹고 살 길이 없게 되자, 조정에서는 반인들에게 소의 도살과 판매를 독점적으로 허락해 주었다. 반인은 일정한 세금을 바치고 쇠고기 가게를 열게 되었던 바, 그것을 현방(懸房)이라 한다. 현방은 고기를 달아매 놓고 파는 가게란 뜻이다. 현방은 시대에 따라 가게 수가 다른데, 많을 때는 48개, 적을 때는 22개였다. 서울 시내에 쇠고기를 파는 20곳이 넘었다는 것은, 쇠고기의 수요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또 음식 중에서 쇠고기 요리를 으뜸으로 쳤던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서민들이 즐겨 읽었던 ‘흥부전’을 보자. 흥부는 워낙 가난한 탓에 자식들에게 옷을 다 해 입힐 수 없다. 큰 자루를 만들어 자식들을 쓸어 담고 사람 머리만한 구멍을 뚫는다. 자식들이 머리를 내 놓을 구멍이다. 이러니 한 사람이 뒤가 마려우면 나머지도 모두 뒷간에 따라가야 한다. 한 놈이 일을 보는 동안 다른 놈들이 먹고 싶은 것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먹을 것이 없을수록, 먹지 못할 형편일수록 먹고 싶은 것은 더 많아지는 법이다. 한 놈이 “애고 어머니, 우리 열구자탕에 국수 말아 먹었으면….” 하자, 또 한 놈이 “애고 어머니, 우리 벙거짓골 먹었으면….” 하고, 거기에 또 한 놈이 “애고 어머니, 우리 개장국에 흰밥 조금 먹었으면….” 하고, 또 한 놈이 “애고 어머니, 대초찰떡 먹었으면….” 한다. 먹고 싶은 음식 랭킹 1,2,3위가 고기로 만든 것이다. 대추를 박아 넣은 대추찰떡은 4위에 불과하다. 영광의 1위 열구자탕과 2위 벙거짓골은 무엇인가?열구자탕은 입을 즐겁게 하는 탕이라는 뜻이다. 맛있는 줄은 알겠지만, 이것으로는 어떤 음식인지 알 수가 없다. 알고 보면 별것도 아니다. 열구자탕은 신선로에 채소와 고기를 넣고 끓인 탕이다. 곧 요즘의 신선로다. 벙거짓골은 전립투(氈笠套)라고도 한다. 벙거지가 곧 전립인 것인데, 곧 짐승의 털을 틀에 넣고 꽉 눌러서 만든 모자다. 벙거짓골은 음식을 익히는 그릇이 벙거지를 뒤집어 놓은 것처럼 생겨 붙은 이름이다. 요즘 전골을 먹으러 가면, 가운데가 움푹 파인 넓은 쟁반에다 여러 재료를 얹어 익혀 먹는데, 그것처럼 생겼다고 보면 된다. 유득공의 ‘경도잡지’란 책을 보면,“냄비 중에 전립투라는 것이 있다. 벙거지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채소는 가운데다 데치고, 가에서는 고기를 굽는다. 안주나 밥반찬에 모두 좋다.”고 하고 있으니, 바로 그림(1)과 (2)에서 보는 고기 굽는 그릇 바로 그것이다. ●먹고 싶은 음식 랭킹 1·2·3위가 고기 그림(1)과 (2)는 모두 벙거짓골로 고기를 구워 먹고 있는 장면이다. 박지원의 ‘만휴당기(晩休堂記)’란 글을 보면 벙거짓골로 고기를 구워 먹는 장면이 나온다. 예전에 눈 내리는 어느 날, 나는 작고한 대부 김술부(金述夫) 씨와 함께 화로를 놓고 고기를 구워 먹는 난로회(煖爐會)를 행한 적이 있다. 세속에서는 이것을 철립(鐵笠, 쇠벙거지)이라고 부른다. 온 방안이 연기로 그을고 비린내와 누린내가 사람에게 배어들자 김공은 먼저 일어나서 나를 데리고 북쪽 마루 아래로 나아갔다. 그는 부채를 부치며 말하기를, “이렇게 맑고 시원한 곳도 있네그려. 가히 신선도 부럽지 않으이.” 잠시 뒤에 밖을 내다 보니 여러 하인들이 심부름을 하느라고 처마 밑에 섰는데 너무 추워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고, 그 집의 자제들은 떠들다가 끓는 물을 엎질러서 손을 데었다고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 친구들과 어울려 벙거짓골로 고기를 구워 먹었던 추억을 떠올린 것이다. 그림(1)과 (2)는 모두 겨울철인 듯한데, 박지원 역시 겨울에 벙거짓골을 먹고 있으니, 벙거짓골은 원래 겨울의 시식(時食)이었나 보다. 하지만 어디 겨울에만 먹으랴? 친구들이 좋으면 무슨 음식이건 어떤 계절이건 좋지 않겠는가.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서울의 풍경] OO시장과 움직이는 OO가게

    [서울의 풍경] OO시장과 움직이는 OO가게

    꽤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늦가을인데도 가게를 지키는 주인장의 얼굴에는 따뜻한 미소가 흐른다.14일 오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북광장 앞. 아담한 가게 9곳이 노천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가구 디자이너, 뮤지션, 문화기획자 등으로 활동 중인 주인 9명이 상품뿐만 아니라 노하우와 꿈을 팔고 있는 시장이다. “여러분도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실제로 해보세요.” 직업이 따로 있으면서도 평소 꿈꾸던 가게의 문을 연 주인들이 물건을 건네며 삶의 노하우를 전한다. ●누구나 마음속으로 꿈꾸는 또 다른 직업이… ‘바베트의 카페 테라피’를 운영하는 가구 디자이너 전지향(30·여)씨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있다고 해도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제2의 직업이 하나쯤은 있잖아요. 언젠가 나도 이런 가게를 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가게요. 잠시나마 이렇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꿈도 드릴 수 있지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향내 짙은 허브차 한 잔에 2000원을 받는다. 가게를 연 9명 중 6명은 ‘노네임 노숍’이라는 디자인 단체의 회원들이다. 전씨처럼 디자이너 일을 하다 지난 9월부터 이달 말까지 주말 등을 이용해 짬을 내서 가게 일을 한다. 이 단체의 회원 말고도 책을 좋아해 책방을 연 문화기획자가 있고, 소규모 방송국을 차린 뮤지션도 있다. 특히 공원을 찾은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머무는 곳은 김종범(32)씨가 운영하는 자전거수리점. 고장난 자전거를 정성껏 수리해줄 뿐만 아니라 그만의 관리요령도 공짜로 알려주기 때문에 그의 가게는 ‘인기 질주’ 중이다. 대부분이 홍익대 미술대 출신의 선·후배 관계로 이루어진 ‘노네임 노숍’은 2년 전 홍대 앞에서 ‘○○시장’이라는 노점들을 열었다. 가구를 고치는 공방, 자전거를 고치는 정비소 등이다. 대학생 손님들은 ‘공공시장’또는 ‘땡땡시장’이라고 부른다. 꼭 특정한 물건을 팔기 위한 시장과 가게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장터의 이름도 ‘○○시장과 움직이는 ○○가게’라고 붙였다. 요일에 따라 장소를 옮기니 움직이는 가게인 셈이다. ●꿈을 이루는 기술을 알려주고, 희망을 팔고 ‘노네임 노숍’은 올해 서울시 도시갤러리 프로젝트의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가게를 열었다. 도시갤러리 프로젝트는 흔한 거리에 공공미술의 개념을 접목시켜 도시를 창작과 문화가 넘치는 곳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기획자 안연정(31·여)씨는 “다녀간 것만으로도 새로운 삶과 새 직업, 그리고 새로운 꿈을 갖도록 돕는 게 시장을 연 의도”라면서 “우리도 장사가 잘 되면 본래 직업을 바꿀지도 모르겠다.”라며 활짝 웃었다. 젊은 가게 주인들은 말한다. 자신이 팔고 있는 것은 차나 초콜릿 같은 상품이 전부가 아니라고. 상품을 사간 사람들이 전해준 기술로 또다른 꿈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이다. 서울시 도시갤러리 추진단과 공공미술위원회가 주최하는 이번 이벤트는 이달 29일까지 열린다. 평일 수·목요일에는 상암월드컵경기장 북광장에서, 토·일요일에는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다. 서울시는 내년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참가 희망자를 2~3월에 인터넷(www.citygalleryproject.org) 공모를 통해 선정할 예정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주말탐방] 소비자원 시험검사국 식품미생물 검사팀

    [주말탐방] 소비자원 시험검사국 식품미생물 검사팀

    “광학현미경으로 보니 황색포도상구균의 개체가 상당한데요.”“모니터로 확대해 볼까요. 이 정도면 마트 카트 손잡이보다 많은 수준인데….” 12일 서울 염곡동 한국소비자원 시험검사국 식품미생물팀. 소독약 냄새가 코 끝에 맴도는 실험실 안에서 연구원들이 온갖 실험장비 사이를 분주하게 오간다. 책상 위에는 한창 안전성 검사 중인 시료들이 담긴 실험 용기와 기자재들이 가득하다. 연구실 한쪽 구석의 무균 작업대(Clean bench)에서 조심스레 시료를 무균 처리하고 있는 한 연구원. 최근 검사를 마친 와인병과 건강음료 페트병도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최근 멜라민 파동으로 관심이 높아진 식품안전에 대해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책임지는 곳이다. 한국소비자원이 다루는 소비자 피해의 영역은 실로 다양하다. 식품과 자동차, 생활용품, 주택설비뿐 아니라 금융과 보험, 법률, 의료 등 전문 서비스 분야에 이르기까지 소비생활 전반에 대한 불만이나 피해에 대해 전문상담원이 직접 상담, 처리해 준다. 소비자원을 방문하거나 전화, 팩스, 인터넷 등으로 상담할 수 있다. 상담으로 피해사항이 처리되지 않는 경우에는 사실조사와 전문가 자문, 시험·검사 등을 통해 양 당사자에게 합의를 권고하는 피해구제 절차를 진행한다.30일 안에 이 절차가 완료된다. 합의가 되지 않을 때는 준사법적 성격을 가진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판결을 거치게 된다. 소비자 피해는 금액이 적고 피해의 책임을 가리기 쉽지 않은 만큼, 비용과 시간 부담이 큰 민사 소송으로 시비를 가리기 어렵다. 분쟁조정위가 이때 법원의 역할을 맡는 것이다. 분쟁조정위는 15일 이내에 조정 결정을 내린다. 이때 조정은 민사소송법 상 확정판결과 동일한 ‘재판상 화해’의 효력을 지닌다. 당사자가 결정에 따르지 않으면 강제 집행도 가능하다. 50명 이상의 소비자가 비슷한 피해를 집단적으로 당하는 경우에는 집단분쟁조정제도를 거칠 수 있다. 이때 조정은 일반적인 분쟁조정과 마찬가지로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있다. 지난해 소비자원에 접수된 소비자 상담 불만 사례는 모두 26만 3814건. 이중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관련이 전체의 절반 이상인 1만 5013건으로 가장 많았다.‘가입하기는 쉬워도 해지하기는 어렵다.’는 통설이 입증된 셈이다. 상담으로만 해결이 되지 않고 피해구제로 접수·처리된 사례는 모두 2만 2184건. 이중 인터넷서비스 가입 당시 약정한 사은품을 지급하지 않거나 계약해지 요구를 지연·누락하는 경우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콘도회원권 보증금 환급 지연이나 식품 변질·부패, 상조회 해약환급금 지급 거절 등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식품안전 사각지대´ 우리가 지킨다 소비자원은 말 그대로 소비자의 권익을 높이기 위해 지난 1987년 출범한 국가 조직이다. 그 중 시험검사국은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쓰는 각종 상품의 품질과 성능, 안전성 등에 대한 검사를 통해 소비자에게 올바른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업계에는 상품의 품질 향상을 유도한다. 식품미생물팀은 식품과 미생물 분야에 집중하는 조직이다. 그러나 이곳의 식품안전에 대한 관점은 다른 국가기관과는 다르다. 소비자원 정윤희 식품미생물팀장은 “식품안전과 관련된 다른 기관에서는 일반적인 안전의 기준을 정하고 현행법이 정한 기준에 맞는지를 따진다.”면서 “그러나 소비자원은 직접 쓰는 사람의 눈높이에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법의 테두리에서 손을 쓰지 못하는 식품안전의 사각지대가 이들의 활동 영역인 셈이다. 올해 초 식품미생물팀에서 집중했던 과제는 녹차와 옥수수차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차 음료. 조사 결과 거의 모든 제품에 산뜻하고 깨끗한 맛이나 구수한 맛 등을 내기 위해 착향료나 감미료 등 첨가물이 들어 있었다. 원료나 제품명에서 ‘웰빙’ 음료임을 암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와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대여용 유아용품에 마우스의 손 닿는 부분이나 버스 손잡이보다 더 많은 일반 세균이 서식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정보 제공뿐 아니라 대안 제시도 소비자원의 중요한 역할이다. 유전자변형식품(GMO) 표시제 도입은 대표적인 성과. 지난해에는 묵제품의 원산지 표시와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하는 한우의 허위·과장광고 시정, 유통점 냉장판매대 온도관리 강화 등 10건이 반영됐다. 최근에는 다시마환에 과도한 쇳가루가 들어 있는 사실을 밝혀내고 쇳가루 제거를 위해 자석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 현행법에 반영시키기도 했다. 식품미생물팀 연구원 6명이 담당하는 식품안전 조사 프로젝트는 한 해에 15건. 한 건당 2~3개월이 소요된다. 조사 주제는 소비자 단체와 함께 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 역시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식품안전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다. ●식품안전 정보제공·대안제시도 소비자원 관계자들이 전하는 식품안전 인식의 ‘혁명’을 가져왔던 사건은 1989년의 우지파동. 일부 라면회사들이 면을 공업용 우지로 튀기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업체 간부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연루 기업들은 도산하거나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이후 대법원에서 이들 업체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고 과학적으로도 논란이 많지만 처음으로 먹거리 안전이 여론의 관심에 떠오른 계기였다. 그러나 최근 멜라민 파동에서도 나타났듯이 식품 안전의 수준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소비자들은 식품 안전에 대한 눈높이는 높으면서도 저렴한 제품만 찾고, 생산자 역시 이에 부응하여 저가의 원료를 들여와 저질 식품을 양산했기 때문이다. 소비자원 이광락 시험검사국장은 “모든 식품에 대한 전수검사가 불가능한 상태라 기준이 관리되지 않는 성분이 들어가면 이를 규명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면서 “식품 안전의 수준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무조건 싼 제품만 찾지 않고, 먹거리로 쓸 수 없는 원료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전반적인 의식 수준의 향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전지·여행용 가방 등 공산품도 검사 소비자원 시험검사국의 영역은 식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 안의 29명의 연구원들이 식품을 비롯해 화학섬유팀, 전기전자팀, 기계용품팀 등으로 나뉘어 거의 모든 제품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검사를 실시한다. 최근에는 건전지와 전기온수매트, 여행용 가방, 핸드 드라이어, 음식물쓰레기 건조기 등에 대해 비교 조사를 하기도 했다. 일상 생활에서 자주 쓰지만 어떤 제품이 가격 대비 성능이 더 낫고, 안전상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와 월간 ‘소비자시대’ 등의 간행물을 통해 알리고 있다. 소비자가 피해를 본 사례뿐 아니라 피해의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분쟁 대상이 되는 상품에 대해서도 검사를 실시한다. 소비자원 홍보팀 오승건 차장은 “어떤 제품의 안전성에 대해 개인적으로 의구심을 갖고 있는 일반인들도 일정 수수료만 부담하면 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건강기능식품, 식약청 인증표시 꼭 확인하세요” 웰빙 시대에 맞춰 홍삼, 알로에, 글루코사민 등 건강기능식품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조사에 따르면 2004년 건강기능식품의 신고제도가 시행된 이래 현재까지 1만 256개 품목이 신고됐다.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총생산액은 7234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정작 믿고 살 수 있는 제품은 많지 않다. 최근에는 국적 불명의 영양제까지 시중에서 대거 유통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건강기능식품을 제대로 알고 선택하는 게 식품 안전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3일 식약청과 한국소비자원 등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효능이 있는 의약품과 전적으로 다르다.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식품이지 치료와 예방을 위한 약이 아니다. 건강을 위해서는 건강기능식품보다 균형있는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이 더 중요하다. 건강기능식품을 올바르게 선택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식약청에서 발급한 건강기능식품 표시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또한 제품의 정확한 기능과 유통 기한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약은 자칫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섭취량과 섭취 방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구입할 때는 불필요한 상품을 충동 구매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공짜를 빙자해 상품을 판매한 뒤 대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판매자에게 인적 사항이나 카드 번호를 알려주면 안 된다. 길거리나 전화, 행사장 등에서 구입한 상품은 14일 안에 해약이 가능하다. 그러나 물품이 훼손되면 해약과 반품이 어렵다. 확실한 구입 의사가 없으면 판매원이 포장을 개봉하도록 유도하더라도 절대로 뜯거나 먹지 말아야 한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외국의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한글 표시가 없는 외국 제품은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식품인 만큼, 사지 않는 게 낫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특히 ‘성기능 개선’,‘강장 효과’,‘Power’,‘Slim’ 등 자극적인 표현의 제품명을 사용하거나 광고하는 제품은 한번 더 고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여행·레저 단신]

    # 수험표 다오, 자유이용권 줄게 놀이공원들이 수능 시험생을 위한 특별할인 혜택을 마련했다. 반드시 수험표를 지참해야 한다는 것에 유의하자. ▲에버랜드는 3일간의 무료 행사를 준비했다. 개장 이래 초유의 사건이다. 입장부터 놀이시설 이용까지 모두 공짜다.14~16일 홈페이지(everland.com)에서 쿠폰을 다운받아 수험표와 함께 제시하면 된다.30일까지는 ‘에버랜드 이용권+T익스프레스 Q패스 패키지’를 2만원에 판매한다.(031)320-5000. ▲롯데월드는 13일 하루 자유이용권을 1만원에 제공한다.14일부터 12월19일까지는 수험생과 동반 3인에게 자유이용권을 30% 정도 할인해 준다. ▲서울랜드는 14일~12월31일 자유이용권을 1만원 할인해 준다.KTF 멤버십 회원이면서 동시에 수험생인 경우, 카드와 수험표를 함께 제시하면 12월 한 달 동안 자유이용권 50%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02)509-6000. # 열공한 그대, 떠나라 여행·온천업체들도 수험생을 위한 할인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대명리조트는 12월31일까지 전 사업장(양양 쏠비치 제외) 객실을 주중에 이용할 경우 회원가로 제공한다. 오션월드·아쿠아월드, 비발디파크 스키월드, 제주리조트 사우나 등은 50% 할인한다.1588-4888. ▲경기도 퇴촌 스파그린랜드는 13~30일 수험생과 동행한 어머니에게 입장료를 50% 할인해 준다.(031)760-5700. ▲충남 덕산 스파캐슬 천천향과 안면도 오션캐슬은 12월21일까지 수험생은 무료, 동반 가족은 40% 할인 행사를 벌인다. 수험생 2인이 함께 찾을 경우 모두 50%,3인 이상이면 한 사람은 공짜, 나머지는 50% 할인해 준다.(041)330-8000.
  • [불경기 때문에… 달라진 풍속도] “일단 팔고보자”

    아예 공짜로 주거나 깎아주거나 혹은 끼워주는 ‘염가 마케팅’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할인을 이용해 꺼진 소비 심리를 되살리고 ‘박리다매’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3일 이탈리아 레스토랑 카페 에스프레소에서 한달여간 점심과 저녁 모두 파스타와 피자를 한 꺼번에 즐길 수 있는 ‘파스타&피자 패키지’를 3만원(세금 별도)에 내놓았다. 파스타와 피자 모두 보통 개당 2만 5000~3만원이지만 행사 기간에는 두 개를 1개 가격에 내놓는 것. 피자전문업체인 도미노피자는 이달 한 달 동안 2만 8900원짜리 라따뚜이 피자 큰 것을 주문할 때 1000원만 더 내면 파스타(6500원)와 콜라 1.25ℓ(1100원)를 더 준다. 공짜 마케팅도 활발하다. 현대약품은 이달 30일까지 서울 마포구 신촌 일대 150여개 삼겹살 집에서 두산 소주인 처음처럼을 주문하는 고객들에게 식이섬유 음료인 미에로화이바를 그냥 주는 마케팅을 벌인다. 고기에 식이섬유음료가 좋다는 점을 알리면서 소주 1위 제품에 자사 제품을 연상시키는 마케팅을 통해 궁극적으로 매출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옥션은 이날부터 다음달 13일까지 ‘무한 공짜의 혜택’이란 이름의 행사를 진행한다. 간단한 게임을 하면 추첨을 통해 치킨, 호빵, 컵라면, 화장품, 영화예매권 등 총 12개 경품을 3차례에 걸쳐 준다. 오는 17일까지 진행되는 1차 이벤트에서는 교촌치킨 1만마리, 호빵 2만개, 카페라테마일드 2만1000개, 이자녹스폼클렌징 3500개, 메가박스 영화예매권 100장(1인 2매)이 선물로 나온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녹색성장을 말한다] 세계 지도자 포럼 석학 좌담

    [녹색성장을 말한다] 세계 지도자 포럼 석학 좌담

    “녹색성장의 근본은 기초과학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우승자가 많은 게임이다.” “녹색성장과 신재생에너지가 만화만큼 쉽고 친근하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서울신문은 30일 열린 세계 지도자 포럼에서 녹색성장 분야의 주제발표와 토론을 담당한 학계·정부·기업의 전문가들을 초청, 별도의 좌담회를 가졌다. 참석자는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앨런 히거 UC샌타바버라 교수와 최근까지 미국 에너지부 에너지 효율 및 신재생에너지 담당 차관보를 지낸 앤디 카스너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이사, 러시아 최대 투자은행인 투로익 다이얼로그의 루벤 바르다니안 회장이다. 좌담은 이도운 기자의 사회로 신라호텔 6층 비즈니스룸에서 열렸다. ▶녹색성장의 요체는 무엇인가. 환경인가, 에너지인가, 경제인가, 안보인가, 아니면 비즈니스인가. 앤디 카스너 모두 다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보다 안전하고, 경제적 경쟁력을 유지하며, 환경적으로 건강할 수 있는가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동안 관련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이를 속도감 있고, 규모 있게 국민생활에 적용하는 데는 실패했다. 따라서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기술 등을 좀 더 빨리 상업화할 수 있는 분야 등에 투자해야 한다. 앨런 히거 화석연료에 기초한 경제에서 신재생에너지에 기초한 경제로 옮겨가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녹색성장은 경제적으로 중대한 기회이다. 테크놀러지는 이미 나와 있다. 어떻게 효율성을 높여 활용하느냐의 문제다. 루벤 바르다니안 두 분의 의견에 동의한다. 다만 최근의 경제위기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과 마찬가지로, 녹색성장 분야도 어떻게 정부와 기업들간의 상충되는 이해관계들을 조율하고 추진 시기를 조정하느냐가 중요하다. ▶최근 발간된 도이치뱅크그룹의 보고서는 경제난을 조기 해소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녹색성장과 관련된 투자를 대폭 늘리라고 제안했다. 동의하나. 바르다니안 물론이다. 경제위기가 아니더라도 녹색성장과 관련된 투자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다. 기후변화를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계속해서 시장에 나오고 있다. 1. 가장 전망 좋은 분야는 ▶태양광, 풍력, 지열, 조류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가장 전망이 좋은 분야는 어디인가. 히거 이 게임(신재생에너지)의 승자는 한 명이 아니다. 많은 우승자가 나올 것으로 본다. 덴마크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풍력을 이용해 많은 에너지를 생산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태양광과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한다. 또 뉴욕시는 허드슨 강물 속에 바람개비를 넣어 전기를 생산한다. 이처럼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유가가 5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신재생에너지는 경제적으로 효율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바르다니안 신재생에너지의 발전이 현실적으로 석유나 석탄 가격 등과 연계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는 하다. 히거 바로 그것이 나의 가장 큰 두려움이다. 유가가 하락하면 사람들은 더 이상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맞지 않다. 기후변화 문제는 분명 존재하고, 자원이나 석유 매장량의 감소도 현실이다.1973년 오일위기가 닥친 이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지만, 다시 유가가 하락하자 관심은 사라졌다. 그런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 우리가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더라도 (석유의) 수요·공급 문제는 다시 한번 불거질 것이다. 바르다니안 정부의 정책이나 기업의 투자가 너무 단기적인 것이 문제다. 카스너 펀더멘털이 변화한 것을 모르고 하는 얘기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비용은 일단 화석연료 발전소보다 많이 들지 모르지만, 에너지원인 태양빛을 공짜로 사용한다. 따라서 운용비용이 제로라는 얘기가 된다. 그리고 기술 발전에 따라 초기 투자 비용도 매우 가파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언제쯤 신재생에너지가 정부 보조금 없이 화석연료와 가격 경쟁을 할 수 있을까. 히거 풍력 에너지를 만드는 비용은 이미 화석연료 가격과 비슷하다. 태양광은 계산에 따라 다르지만 5배 정도 비싸다. 그러나 기술개발과 함께 가격이 ‘드라마틱‘하게 하락하고 있다. 또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들과 기술이 계속 나오고 있다. 재생에너지 기업들이 곧 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2. 화석연료와 가격 경쟁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이나 녹색성장과 관련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히거 우선 인프라스트럭처를 만드는 일이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사우스다코타 주에 풍력발전소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그곳에서 생산한 전기를 캘리포니아로 보내려면 송전선이 있어야 한다. 그런 대규모 송전선 건설은 정부만이 할 수 있다. 두번째는 정부 보조금이다. 현재 세계 최대의 태양광 시장은 독일이다. 미국에 비해 일조량이 적은 독일이 1위에 오른 것은 정부의 보조금 때문이다. 카스너 햇빛이 비치는 곳에 태양광을, 바람이 부는 곳에 풍력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말하자면 적재적소의 투자를 유도하는 것도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바르다니안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그런 정책이 이른바 부자 정부에서만 가능한 일이라는 점이다. 아마 G-20 정도의 정부에서만 가능할 거다. 경제 규모가 작은 나라들, 예를 들어 동유럽 국가들은 경제를 발전시키고 규모를 키우는 것이 우선 과제가 될 수 있다. ▶대학이나 기업에서 연구한 결과를 실제로 상품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히거 기초과학의 육성이 우선 중요하다. 기초과학에서 새로운 발견이 나오고, 이를 기초로 상품이 개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15년 전에 초고속전자이동을 연구할 당시 태양광 발전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 그저 기초과학의 연구결과물로 발표했다. 그러나 결국 이것이 태양전지의 원리로 응용되고 상품화된 것이다. 3. 연구결과 상품화하려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미국이 유럽에 뒤처진 것 아닌가. 카스너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태양광·풍력·지열 분야에서 총생산량만 놓고 보면 미국은 이미 독일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됐다. 현재 미국 정부가 국제적으로 인기가 없고 메시지 전달에 약하기 때문에 뒤처진다는 인식을 주고 있지만, 미국은 신재생에너지 강국이다. 관련 분야의 기초 및 응용과학도 앞서 있고, 현재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부의 예산도 유럽보다 훨씬 많다. ▶러시아처럼 원유 매장량이 많은 나라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관심이 없는 것 아닌가. 바르다니안 러시아는 면적이 넓지만, 햇빛이나 바람을 많이 이용해온 나라는 아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우리도 장기적으로는 석유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정부에서 관련된 펀드를 조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의 차기 정부는 조지 부시 행정부와는 다른 기후변화 정책을 채택할까. 카스너 누가 새 대통령이 되든 새 정부에서는 이 분야에서 더욱 많은 혁신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부시 정부 시절부터 이미 중요한 변화가 시작됐다. 사상 처음으로 자동차 연비 기준을 높이는 법률이 의회를 통과하기도 했다. 신재생에너지는 지난 몇년간 300~400%씩이나 성장했다.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발전이 기대만큼 빠른가. 히거 기대만큼 빠른 발전이 어디 있겠는가. 새벽 3시에 일어나 집안을 어슬렁거리다 위스키 한 잔을 마시며 생각한다. 어떻게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을까 하고. 나는 좀더 빠른 진전을 원한다. 정리 이도운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한국 녹색성장 현주소] 태양광 20년 후 6조원 시장… 대기업 앞다퉈 투자

    [한국 녹색성장 현주소] 태양광 20년 후 6조원 시장… 대기업 앞다퉈 투자

    ‘녹색 바람’은 한국을 어디로 데려갈 것인가. 지난 8월15일 이명박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를 천명한 이후 녹색성장이 국가·사회적 어젠다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술력 등을 감안할 때 한국의 녹색성장은 아직 가능성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에너지 약소국인 한국이 지향해야 할 목표로 녹색성장이 꼽히고 있지만, 녹색성장을 어떤 형태로 일구고, 앞서 있는 선진국을 따라 잡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현주소를 살펴 봤다. ●9대 에너지로 에너지 강국 이룬다 녹색성장 주무부서인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9대 그린에너지 기술개발에 5년 동안 3조원을 투자한다는 ‘그린에너지산업 발전전략’을 내놓았다. 기술개발을 통해 국내 에너지원 대체와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이끌어 내는 것은 물론 세계 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9대 그린에너지에는 태양광, 풍력, 발광다이오드(LED), 전력 정보기술(IT) 등 조기 성장동력 4개 분야와 수소연료전지, 가스·석탄액화,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에너지저장 등 차세대 성장동력 5개 분야가 선정됐다. 구체적인 로드맵은 내년 3월까지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기술개발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현재 1㎾h당 700원 수준에서 2020년에는 화석연료 수준인 150원까지 낮출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1㎾급 가정용 수소연료전지 생산단가는 7000만원에서 2015년까지 500만원 정도로 떨어뜨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적으로는 발전사들이 전체 발전량의 일정 비율(2012년 3%,2020년 10% 이상)을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기업들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신재생에너지를 꼽고 있다. 특히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발전단지 설립 부지를 제공받은 뒤 시설투자를 하는 방식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태양광은 코오롱,LG, 한화 등 대기업들이 확실한 수익원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뛰어 드는 분야다. 기업들이 태양광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아직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발전 단가가 높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원료가 되는 태양광을 공짜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태양이 비치는 곳이면 어디든지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은 태양광의 선결조건인 일조량이 세계 평균치를 웃돌고 있어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될 경우 관련 산업이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경부는 전 세계 태양광 시장 규모를 2012년 100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 4000억원, 2030년 6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태양광 시장을 둘러싼 국내 기업간 경쟁도 치열하다. 선두주자는 일찌감치 그룹 차원에서 투자에 나선 코오롱. 이 회사는 자체 개발 기술과 해외 선진기술을 활용해 플라스틱 태양전지 상용화 및 대량 생산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세계 두 번째로 다결정 태양전지 상용화에 성공한 미리넷솔라는 세계 최대 태양광 발전국가인 독일과 6억달러 규모의 공급 계약을 했거나 협상 중이다.KPF는 미국 플렌트로닉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풍력·조력도 급성장 신재생에너지 중 전 세계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가장 큰 풍력발전도 국내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연간 70~80건에 불과하던 풍력발전 기술 특허는 2004년 100건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237건이 출원됐다. 효성, 유니슨, 두산중공업 등이 풍력발전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풍력 발전대지를 시범 운영 중인 효성은 향후 5년 동안 동아시아, 호주, 미국 등으로 진출해 연매출 2000억원 이상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제주도에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립 중이다. 남해와 서해의 조력(潮力)을 이용하는 조력발전은 한국적 녹색성장 사업으로 분류된다.‘파티는 없다’의 저자인 리처드 하인버그는 “한국의 남해안과 서해안은 빠른 물살과 복잡한 해안으로 인해 조력발전과 파력(波力) 발전에 유리하다.”면서 “이 분야에서 적극적인 기술개발에 나설 경우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화호 조력발전이 내년 12월 준공되면 24만 4000㎾의 전기를 얻을 수 있고, 전남 해남군 문내면 울돌목 시험 조력발전(1000㎾) 구조물이 연말에 준공되면 해양에너지 상용화 기반을 갖추게 된다. 울돌목 조력발전소 사업을 진행 중인 현대건설측은 연간 36만 배럴의 원유를 대체하는 발전소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국책 녹색성장 관련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이준희 한국과학재단 에너지환경단장은 “현재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 수준은 선진국의 60% 수준으로 평가된다.”면서 “녹색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술 국산화와 세계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만한 신기술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2008 美 대선 D-5] “피부색보다 자질·변화” 민심 요동

    [2008 美 대선 D-5] “피부색보다 자질·변화” 민심 요동

    |더럼(미 노스캐롤라이나주) 김상연기자|28일(현지시간) 아침 9시20분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시의 마운틴 머라이어 거리. 한 중년의 백인 남성이 제법 쌀쌀한 바람을 헤집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차량 사이를 누빈다. 그는 “공짜(free)!”라면서 ‘OBAMA(오바마)’가 새겨진 홍보용 스티커를 차에 붙이라고 권유하고 있었다. 유리창을 잘 열어주지 않는 운전자들 때문에 난감해하던 그가 돌연 활짝 웃으면서 뒤쪽으로 달려갔다. 한 흑인 버스 운전기사가 손을 내민 것이다. 흑인 대통령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백인 자원봉사자와 그의 ‘고객’인 흑인 유권자. 불과 150년 전만 해도 백인이 흑인을 노예로 부렸던 미국 남부의 한복판에서 오늘 벌어지고 있는 광경이다. 노스캐롤라이나는 1976년 이후 단 한 차례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의 손을 들어준 적이 없을 만큼 보수색채가 짙은 곳이다. 하지만 공화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던 이곳이 이번 대선에서는 격전지로 떠올랐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와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가 전에 없는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다음달 4일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이곳 백인 유권자의 상당수가 흑인 대통령을 마다하지 않는 쪽으로 돌아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악명높은 인종차별(racism)은 갑자기 어디로 간 것인가. 백인들에게 들었다. “그는 똑똑하고 많이 배웠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다. 노스캐롤라이나에도 물론 인종차별주의자들도 있긴 있다. 하지만 다수는 피부색보다 후보의 능력이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이다.” 더럼시의 포리스트 뷰 초등학교 구내 투표소 앞에서 만난 에밀리 펠드만(51)은 거침없이 오바마 지지 의견을 밝혔다. 오바마의 뛰어난 자질이 백인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캐럴 오브라이언이라는 40대 여성은 이런 이유를 댔다.“지금은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경제, 의료보장, 외교 등 모든 정책에서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부시 행정부의 실정에 따른 반사작용에 힘입은 현상이란 뜻으로 해석됐다. 뉴욕에서 태어나 15년 전 이곳에 왔다는 캐럴은 “인종차별은 사는 곳과 나이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같은 백인이라고 획일적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더럼만 하더라도 도회지여서 진보성향의 주민들이 많지만, 시골로 갈수록 골수 보수주의자들이 많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더럼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북서쪽의 오렌지 카운티로 가봤다. 과연 외곽으로 나가니 매케인의 이름이 새겨진 푯말을 마당에 박아놓은 집이 곳곳에서 띄었다. 하지만 노던휴먼 서비스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의 표정은 더럼 시내와 별 차이가 없었다. 찬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유권자들에게 오바마 지지를 호소하던 캔디 홀츠만(63)은 “오바마는 워런 버핏 같은 훌륭한 조언그룹을 갖고 있기 때문에 든든하다.”고 했다.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서 30대에 이곳으로 이주했다는 그는 “지금은 대통령 한 사람이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후보 진영의 면면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혹시 월스트리트발(發) 금융위기라는 특수상황 때문에 백인들이 오바마의 피부색을 잠깐 눈감아 주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는 “금융위기 이전에도 오바마는 잘했다. 당내 경선에서도 쟁쟁한 백인후보들을 물리치지 않았느냐.”고 일축했다. 이곳에서 투표를 끝내고 나오던 리사 조이스라는 50대 여성은 “인종차별은 분명 있다. 전체 백인인구의 10∼15%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본다.”면서 “하지만 그런 갈등은 어느 나라나 있는 것 아니냐. 그것이 다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에서 온 기자라고 하자 그는 “한국에는 지역간, 사람간 갈등이 없느냐. 다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30대로 보이는 제시카 베일리는 “콜린 파월, 콘돌리자 라이스 같은 흑인들이 고위직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전례가 흑인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의 완충작용을 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결국 오바마를 지지하는 백인들은 그의 피부색보다는 자질, 그리고 경제위기와 같은 부시 행정부의 실정에 더 영향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아가 오바마를 다른 흑인들과는 다른, 백인에 가까운 부류로 인식하고 싶어하는 잠재의식 같은 것도 얼핏 감지됐다. 오바마의 피부색에 대한 질문에 공통적으로 돌아오는 대답은 “오바마는 똑똑하고 많이 배웠다.”는 것인데, 이것은 백인들이 흑인에게 품고 있는 전형적인 편견을 오바마에 대해서는 갖고 있지 않다는 얘기로도 들렸다. 심지어 한 중년 여성은 오바마의 어머니가 백인인 점을 들어 “반쪽은 백인 아니냐.”고 했고,“백인 영어를 구사하지 않느냐.”고도 했다. 단 한 방울만 흑인 피가 섞여도 흑인으로 친다는 미국인의 기존 편견과는 거리가 있는 인식이었다. 때문에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하더라도 이것을 즉각 인종차별의 획기적 해소로 연결짓는 것은 무리인 듯싶었다. 실제로 일반 유권자는 물론 오바마의 열렬 지지자에 이르기까지 미국내 인종차별 문화가 단번에 개선될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영어 강사인 미셸 케이스(55)는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는 것하고, 인종차별 문화 해소는 다른 문제”라고 했다. 듀크대 정치학과 제리 휴 교수는 “오바마는 사실 백인 고소득층의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처럼 오히려 매케인이 대통령으로서 더 진보적인 정책을 펼칠지 모른다.”고 했다.1930년대 경제 대공황 이전만 해도 보수정당이었던 민주당의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 루스벨트가 집권 후 뉴딜정책 등을 실시, 진보성향으로 급선회한 사례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갈 길이 아직은 멀다 하더라도 분명 인종차별 개선 쪽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희망’은 알렉스 콜먼(24·듀크대 통계학)과 같은 젊은 세대의 말로 확인할 수 있다.“인종차별주의자는 노년층에 많고 젊은층으로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나만 하더라도 사랑하는 흑인 여학생이 생기면 언제든 결혼할 생각이 있다.” carlos@seoul.co.kr
  • [여성 & 남성]불황 속 알뜰커플의 데이트 지혜

    [여성 & 남성]불황 속 알뜰커플의 데이트 지혜

    환율과 물가는 오르고, 미래를 위해 준비한 주식과 펀드는 반토막 났는데, 그나마 임금이 깎이지 않은 것을 ‘감사’해야 하는 요즘. 추운 날씨에 찬바람 부는 청계천을 묵묵히 걷는 커플이 부쩍 늘었다. 기름값 아끼려고 자가용 놔두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판국에 주말마다 10만원 가까이 들어가는 데이트 비용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일까. 경제 불황 속 데이트 비용을 줄이면서도 사랑은 지키려는 커플들의 지혜를 들어 보자. ●주말 교외 드라이브 대신 ‘대학캠퍼스 투어´ 회사원 이모(27·여)씨 커플은 요즘 ‘버스투어’를 즐긴다. 만난 지 석 달째인 동갑내기 새내기 커플은 어디서 데이트를 하든지 행복할 때이긴 하다. 둘 다 신입사원이라 일주일에 두 번 정도밖에 만나지 못한다. 가끔 만나는 이들이 서로에게 특별한 이벤트를 해 주고 싶어도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지갑 열기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그래서 적은 돈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데이트를 찾던 중 이씨가 생각해 낸 것이 ‘버스투어’다. 얼마 전 서울 혜화동 로터리에서 301번 버스를 타고 장지동 종점까지 데이트를 즐겼다. 이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MP3. 버스 맨 뒷좌석에서 음악을 들으며 그동안 서로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쏟아낸다. 이씨는 “처음에는 버스 종점까지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버스 안에서 창밖의 세상을 보는 게 재밌더군요.”라며 ‘버스 데이트’의 매력을 소개했다.“특이한 이름의 가게를 보거나 지나가다 재밌는 행사를 발견하면 곧장 내려서 게릴라 데이트를 즐기기도 해요. 단돈 900원(교통카드)에 어디 가서 이런 데이트를 즐기겠어요?” 여행사에서 일하고 있는 남모(27)씨는 최근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에 맞춰 ‘캠퍼스 데이트’를 주로 즐긴다.1년 전 친구의 소개로 여자친구를 만난 남씨는 평일에는 영화나 연극 등을 함께 감상하고, 주말이면 교외로 드라이브를 나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만남에 변화가 생겼다. 서로의 애정이 식은 게 아니라 경제사정이 식어 버렸기 때문이다. 남씨가 주말마다 나가는 교외 드라이브를 부담스러워하던 지난 9월. 때마침 여자친구가 “다음부터 차는 집에 두고 나와. 오빠는 돈 아낄 줄 몰라.”라며 남씨를 구박했다. 이후로 남씨는 ‘알뜰 데이트’의 진수를 보여 주겠다며 대학교 캠퍼스 투어를 하고 있다. 남씨는 “다른 곳은 몰라도 서울시내 대학은 다 버스가 다니더군요.”라면서 “운전하는 피곤함도 없고, 흔들리는 버스에서는 자연스레 서로 달라붙게 되더군요.”라고 귀띔했다.“고풍스런 건물과 자연이 어우러진 탁 트인 교정을 거닐다 보면 가끔은 동아리의 무료 공연도 볼 수 있어 좋지요. 대학가 근처 식당들은 값도 싸고 맛은 물론 양도 푸짐해 ‘1석3조’입니다.” 직장인 최모(28·여)씨는 ‘짠순이 데이트’가 생활화됐다. 지방 출신으로 서울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집세 등 생활비가 만만찮다. 특히 만난 지 9개월 된 남자친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일주일에 4번이나 될 정도로 많기 때문에 데이트 비용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늘어나는 휴대전화 사용량에 맞춰 월 2만원의 커플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은 기본. 영화는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예매권을 구해 비용을 줄인다. 음료수와 과자는 미리 슈퍼에서 준비해 영화관에 들어간다. 최씨는 지난여름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남자친구와 함께 버스 여행을 다녀왔다. 그는 “차 없이도 저렴한 가격에 다녀올 수 있죠.”라면서 “8월에 버스로 경남 거제의 외도에 다녀 왔는데 편하고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다행인 것은 남자친구가 이러한 최씨의 절약 방침에 잘 따라 준다는 것. ●마트에서 와인·맥주 산 후 집에서 마셔 직장인 유모(27)씨는 여자친구와 토요일 저녁에 만나 데이트를 즐기곤 했다. 밤늦게까지 여자친구와 사랑을 나누고 일요일 늦게 일어나는 것이 유씨의 휴일 모습이었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조조할인 영화를 보기 위해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여자친구와 만난다. 최근 본 영화는 ‘맘마미아’였다. 예전처럼 토요일 저녁에 영화를 보려고 했다면 북적거리는 영화관에서 줄을 서서 표를 구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유씨 커플은 일요일 오전 10시 관객이 그다지 많지 않은 영화관에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휴일 아침에 영화를 보는 ‘실용’ 커플이 늘어난 것 같아요. 오전에 영화를 보고 근처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를 느긋하게 보낼 수 있어 색달라요.” 둘 다 말이 없어 자타가 공인하는 ‘조용한 커플’인 김모(33)씨와 유모(26·여)씨. 중소기업에 같은 해 입사해 내년 가을 결혼을 약속한 사이인 두 사람은 공통 취미가 있다. 바로 영화 보기. 둘은 데이트 때마다 영화관을 가지 않은 적이 없다. 그런 두 사람에게도 경기침체의 여파가 불어닥쳤다. 결혼에 대비해 전셋집 장만을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한 상황에서 각자 굴리고 있던 펀드와 주식이 반토막 난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 보는 영화비용조차 아끼기로 합의한 두 사람은 ‘자취방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둘은 요즘 영화관에 가는 대신 김씨의 자취방에서 영화를 다운로드받아 보고 있다. 성격이 깐깐한 유씨는 공유 사이트에서 불법으로 영화를 받아 보는 것을 내켜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두 번 공짜로 영화를 보다 보니 편리함에 맛이 들었다. 두 사람은 토요일이면 근처 대형마트에서 와인, 맥주 등을 산 뒤 김씨 집으로 들어가 간단하게 요리를 해먹고 김씨가 전날 밤 다운받은 영화를 함께 보며 시간을 보낸다. ●쿠폰 모으는 그녀 너무 예뻐 늦깎이 대학원생 김모(32)씨는 요새 ‘쿠폰족’인 여자친구 덕에 불황 속에서도 나름대로 풍족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김씨는 회사에 다닐 때만 해도 데이트 비용을 자신이 부담했다. 하지만 3년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원에 입학하고 난 뒤 예전처럼 여자친구에게 많은 것을 해 줄 수 없었다. 이런 김씨에게 여자친구는 “내가 먹여 살리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여자친구는 데이트에 사용할 쿠폰을 모으기 시작했다. 김씨는 ‘쿠폰 몇 개 쓴다고 얼마나 절약될까.’라며 콧방귀를 뀌었다. 하지만 10만원에 이르던 데이트 비용이 쿠폰 사용 후 무려 3만 5000원이나 절약됐다. 평소처럼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넉넉하게 즐긴 뒤 연극을 봤는데도 비용이 줄어든 것이다.“인터넷이며 책자며 온갖 쿠폰을 다 모으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조금이라도 아끼겠다고 하는 마음이 너무 예쁘죠.” 회사원 이모(31·여)씨는 아침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 인터넷으로 할인쿠폰 서비스를 확인한다. 화장품 회사나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할인 서비스는 오전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오르기 마련이다. 특히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이런 할인 서비스가 집중되는 날이다.“매월 마지막 수요일만큼은 다른 약속을 안 잡고 꼭 남자친구를 만나죠. 데이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날이거든요.” 사실 이씨에게 할인쿠폰이나 휴대전화 제휴 서비스, 포인트 등은 관심 밖이었다. 복잡하게 이것저것 따져 가며 할인받는 모습이 구차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지며 자연스럽게 그의 생각도 달라졌다.“친구가 할인받으면 옆에서 덕을 본 적은 있었죠.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따져 보니 데이트비용을 꽤 아낄 수 있더라고요.” ●‘연인과 함께 어디서 뭘하든’ 리서치 회사에 다니는 백모(28)씨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여자친구와의 ‘3주년 기념일’을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선물을 마련할 자금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화려한 장신구를 좋아하는 여섯 살 아래 대학생 여자친구는 명품 가방이나 18K 화이트골드 커플링을 받고 싶어 하는 눈치다. 하지만 백씨의 자금줄인 중남미 펀드는 일 년 새 반토막 났다. 그는 귀금속 가게를 찾아 여자친구의 취향에 딱 맞는 화이트골드 반지를 만지작거리다 40만원이라는 가격에 화들짝 놀랐다. 대신 15만원짜리 실반지를 구입했다. 여자친구를 위해선 모든 것을 할 수 있노라던 백씨지만 경제난 앞에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식사도 기념일마다 찾던 고급호텔 레스토랑 대신 자신의 집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서툰 실력이지만 요리책을 보고 직접 음식을 만들면 여자친구도 감동하지 않을까 싶어서다.“좋은 선물, 근사한 식사를 제공하고 싶지만 어쩌겠어요. 허세 부리다간 생활비도 남아나지 않을 판인 걸요.” 은행원 김모(27·여)씨는 ‘해외여행 마니아’다.7년째 연애중인 남자친구도 여행을 좋아해 휴가철이면 어김없이 해외로 다녀왔다. 둘은 대학시절 유럽여행을 시작으로 동남아, 북중미, 남미, 아프리카 오지까지 세계 곳곳을 누볐다. 하지만 김씨는 올가을에는 조금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외여행 대신 남자친구와 강원도를 둘러보고 올 생각이다. 끝 모르고 치솟는 환율 탓에 비행기를 타고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친구는 조금 아쉬워하는 눈치지만 김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내년 봄 결혼을 약속한 김씨 커플은 신혼여행도 해외여행 대신 자전거 국토종단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힘은 들겠지만 비용을 줄이면서 잊을 수 없는 추억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다.“매년 해외에 나갔다 오는 게 삶의 낙이었는데 아쉽죠. 그렇지만 국내에도 즐길 만한 여행지가 많으니 만족해요.” 황비웅 김정은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여성&남성 더 보러가기] 고유가시대 짠돌이·짠순이로 사는법 노처녀·노총각은 왜 결혼을 못할까 난 이렇게 차였다… 이별의 사연들 혼전동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어찌 사나…” 돈 걱정 가득

    “어찌 사나…” 돈 걱정 가득

    경기침체로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지면서 포장마차를 찾는 서민들이 부쩍 늘고 있다. 가을비가 내린 지난 22일 밤 서울 남대문시장과 종로구 광장시장에서는 즐비한 포장마차에 서민들이 여기저기 앉아 소주 잔을 기울였다. 그들과 함께 소주를 마시며 세상얘기를 나눠봤다. ●손님은 늘어도 수입은 줄어들어 저녁 8시 광장시장에 들어선 60여개의 포장마차에는 직장인들과 부부, 연인들로 가득해 빈 자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손님이 늘어 좋아할 줄 알았지만 포장마차 주인들은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공짜로 주는 오뎅국을 안주삼아 마시는 알뜰형 손님들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소주 1병과 4000원짜리 빈대떡 한 장을 놓고 1시간 이상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많았다. 빈대떡집을 운영하는 강모(58·여)씨는 “술값을 나눠서 내는 사람도 많고, 한 사람이 평균 3500원을 낸다.”면서 “손님은 15명씩 꽉 들어차는데 매출은 하루 5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포장마차 주인 윤모(53·여)씨는 “연초까지만 해도 하루에 소주를 60병을 팔았는데 지금은 20병 정도 나간다. 주머니 사정 아는 단골에게 안주라도 넉넉히 퍼주다 보면 수지를 못 맞추는 날도 있다.”고 전했다. ●“이혼하고 싶어도 위자료가 없다” 밤 10시를 넘기자 몇몇 애주가들만 남았다. 친구와 단 둘이서 막걸리를 3병째 마시던 문모(51·도봉구 방학동)씨는 용산 전자상가에서 일본산 카메라를 팔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요즘 그는 부인과 별거 중이다. 갑자기 급등한 환율로 수입이 지난해 35%에서 10%대로 떨어지면서 집에 돈을 가져다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수입이 줄었는데도 아내는 각각 월 70만원이 넘는 보험료와 아이들 사교육비를 줄이지 않았다.”면서 “이혼하고 싶어도 위자료가 없다.”며 술잔을 들이켰다. 광고제작팀에서 10년간 근무해온 김모(29·중랑구 묵동)씨는 “이틀밤을 꼬박 새워도 야근 수당 한 번 받지 못하고 버텼다.”면서 “나 같은 일용직은 비정규직도 부럽다.”고 말했다. 남대문 시장 포장마차에서 만난 최모(57)씨는 1998년 명예퇴직을 하고 개인택시를 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는 하루에 15시간씩 운전해 겨우 6만~7만원 버는데 미국에서 공부하는 딸은 돈이 부족하다고 언제나 불평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넥타이부대´ 단란주점에서 포장마차로 ‘넥타이 부대’들은 단란주점이나 노래방이 아닌 포장마차에서 빈대떡을 안주로, 젓가락 박자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회식을 하고 있었다. 한 출판사 직원들은 일본에서 들여온 책의 판권료가 지난해 48억원에서 올해 78억원으로 오르면서 회사가 빚더미에 올랐다고 걱정했다. 손모(54·서초구 우면동)씨는 “1년 전에 넣었던 주당 2만 5000원짜리 펀드가 지금은 5700원까지 떨어졌다.”면서 “경제대통령 찍었더니 대기업프렌들리만 있고 중소기업프렌들리가 없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정모(44·성동구 왕십리)씨는 소주 잔을 내려놓으면서 “책상머리에 앉아 부자들을 위한 대책만 내놓으니 서민들만 점점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경주 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 ‘두산 댄스녀’ 김해연씨, 야구가 바꿔놓은 운명

    ‘두산 댄스녀’ 김해연씨, 야구가 바꿔놓은 운명

    지난 7월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SK전에서 막대풍선을 들고 섹시하게 몸을 흔드는 모습이 인터넷 동영상을 탄 뒤 ‘두산 댄스녀’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두산팬 김해연(24)씨. 포스트시즌을 맞아 두산과 삼성의 경기를 빠짐없이 응원하며 더욱 신바람을 내고 있는 김해연씨를 인터뷰해 그의 특별한 야구사랑. 두산사랑을 들여다봤다. ◇야구가 바꿔놓은 운명 퇴근 후 부랴부랴 가방을 챙겨 야구장으로 향하는 김씨. 야구장에 도착해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메이크업도 고치면 ‘두산 댄스녀’가 된다. 포스트시즌을 맞아 응원하는 재미가 더욱 커졌다. 이긴다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선수의 이름을 외치고. 응원송을 부르고. 막대풍선을 흔든다. 평소 춤을 좋아하는 김씨는 춤을 추는 응원도 마다하지 않는다. ‘두산 댄스녀’라는 동영상으로 ‘연예인 지망생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지만 그녀는 한일건설에 근무하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김씨는 우연한 계기로 야구에 빠져들었다. 지난 4월 두산그룹 계열사에 근무하는 친구를 따라 야구장에 갔다가 응원하는 게 재미있어서 야구의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다. 처음에는 응원하는 재미에 야구장을 찾았고 룰을 알게 되면서는 야구 자체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응원하면서 스트레스가 확 풀려서 야구가 좋아졌는데 점점 야구의 룰과 선수들의 경기 자체에 중독되고 있어요.” 두산 홈경기는 거의 빠짐없이 봤고.주말이면 친구들과 고속버스 타고 원정경기도 보러 다녔다. 현재는 포스트시즌에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야구도 인생도 9회말 2아웃의 스릴 퇴근 후 경기장을 갈 때는 저녁 먹을 시간이 없어 햄버거를 사가지고 야구장에서 친구들이랑 나눠 먹는다. 남들은 ‘두산 댄스녀’로 떴으니 야구장도 공짜로 입장하고 온갖 특혜를 받는다고 오해하지만 그런 일은 전혀 없다. 그저 야구가 좋아서 쫓아다닐 뿐이다. “유명세를 탄 뒤 악플에 시달렸어요. 남들과 똑같이 표 사서 들어가는데도 색안경을 쓰고 보는 분들이 있었어요. 악플에 상처받고 울기도 했지만 그래도 야구가 좋아서 응원 다녀요.” 야구를 더 재미있게 즐기는 노하우도 있다. 친구들과 유니폼을 맞춰입고 함께 응원하면 재미있다. 응원단장이 시키는대로 응원하면 훨씬 재미있다. 아직 남자친구는 없다. 그래서 야구장에 함께 다니는 친구들은 모두 여자친구들이다. “언젠가 남자친구가 생긴다면 야구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한다”는 김해연씨다. “남자친구랑 유니폼 맞춰 입고 응원다니고 싶고. 결혼하면 아이는 어린이회원 시켜서 가족과 응원을 하고 싶다”는 그는 “호호 할머니가 돼서도 야구장을 다닐 생각”이라며 야구와 두산구단에 대한 응원 열정을 드러냈다. ‘야구가 내 인생을 바꿨다’고 말할 만큼 야구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김해연씨. 야구장을 다니면서 많은 사람을 알게 된 점도 큰 수확으로 꼽는다. 원정 경기 응원을 다니면서 다른 구단 팬들과도 친해졌다. 그러나 그가 최고로 치는 야구 관전의 재미는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승패의 향방. 그는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고 하잖아요. 9회말 2아웃에서도 경기가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스릴감이 진짜 야구의 재미죠”라며 야구 애찬론을 폈다. 기사제휴/ 스포츠서울 김영숙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깔깔깔]

    ●저 또 왔슈 공짜를 좋아하는 구두쇠 맹구. 돈이 아까워 그냥 버티다 도저히 참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져서 어쩔 수 없이 병원을 찾아갔다. 그런데 안내판을 보니, 초진은 5000원, 재진은 3000원이라 적혀 있다.3000원짜리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요걸 어떻게 할꼬?’ 하고 뒷짐을 지고 왔다갔다 하기를 수십번 하다가 갑자기 진료실 문을 벌컥 열더니 “선생님, 저 또 왔슈!”●어떤 노총각 여자가 없어서 장가를 못 간 시골 노총각이 어느날 여자를 구하러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에 올라온 노총각은 네온사인이 화려한 밤거리를 배회하다가 골목 쓰레기통 옆에서 술에 취해 쓰러져 자고 있는 예쁜 아가씨를 발견하고는 곧바로 그녀를 자기 숙소로 데려왔다.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바로 시골에 있는 친구 노총각들에게 급히 전보를 날렸다. “빨리 서울로 오기 바람. 서울에는 쓰레기통에도 여자가 많이 있음.”
  • “글로벌 금융위기 인터넷시대 재앙”

    글로벌 신용위기는 인터넷 만능시대가 빚은 재앙이라고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가 발간한 27일자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모든 것이 공개적인 광장에서 이루어진 1990년대를 지나 공짜로 정보를 주고받는 인터넷 시대에는 새로운 주술(呪術)이 지배하게 됐으며, 지금이 절정기를 맞았다는 것이다. 뉴스위크는 인터넷이 세계 금융체제에 아주 중요하고 유용한 기능을 하고 있음은 물론이지만, 부작용 또한 상당했다는 점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순기능이란 온라인으로 커미션을 거의 지불하지 않은 채 이익을 내고, 투자자들이 장소와 시간에 구애됨 없이 거래를 할 수 있게 된 환경변화를 가리킨다. 그러나 이젠 이처럼 좋은 점들이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 인터넷 시대에 대한 비관론의 근거이다.●검증안된 정보가 파생상품 양산 인터넷의 부작용에 따른 금융체제의 혼란은 사실상 오래된 일이다. 하지만 이젠 돌발적인 사건에도 부작용이 순기능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최근과 같은 총체적 금융위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그 이유는 인터넷의 속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인터넷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지만 반대로 친숙하지 않은 시장을 창출하는 기능도 가졌다. 예컨대 인터넷으로 거래할 수 있는 파생상품 시장만 해도 668조달러 규모에 이른다는 것이다. 더불어 인터넷을 통한 정보접근은 사람들을 데이터에만 매달리게 만듦으로써 금융시장에 불어닥치는 소용돌이엔 캄캄한 사람들을 양산한다는 논리이다. 거의 즉석에서 얻은 정보와 이에 바탕을 둔 수조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자금이 복합적인 파생시장에서 결정적으로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작은 위기에도 대응하지 못하며, 이는 또 다른 큰 위기를 부른다는 것이다.●사회전체 통제해 위기극복 어려워 뉴스위크는 지구촌 경제의 발목을 잡은 것을 똑똑한 월스트리트 사람들이 비디오게임에 푹 빠진 결과에 빗댔다.2000~2001년에도 인터넷으로 주식을 사고 팔 수는 있었다. 하지만 당시는 인터넷이 성장기여서 지금과 같은 위기로 번지기 전에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인터넷은 금융체제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통제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인터넷이 만든 위기를 극복하기 아주 어렵게 됐다 . 결국 인터넷은 한 사람이 국내든 외국이든 투자할 시점에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지를 모르는 상황으로 내몰기 쉬운 데다, 정부가 시장을 통제하는 데도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뉴스위크가 제안한 대안은 온라인을 이용한 가장 객관적인 투자 안내망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모두가 인식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현실화하기가 쉽지 않고, 현실화된 시점에 효용가치가 있을 것인지 자신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어려움은 여전하다고 결론지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지방시대] 균형발전 정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발전 정책연구소장

    [지방시대] 균형발전 정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발전 정책연구소장

    지난 7월 전북 부안군 인구가 36명 증가했다.42년만에 증가한 것이다. 한 세미나에서 이 소식을 전하면서 군수는 목소리를 떨었고,“부안군을 살려달라.”고 했다.1966년 17만 5000명을 기록한 뒤 42년간 무려 11만 5000명이 줄어 지금 인구는 6만 1000명이다. 그래도 500개월 동안 한 달도 빠짐없이 매달 300여명씩 빠져나갔던 인구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전북의 인구 감소 추세도 확연히 낮아져 지난해 감소율은 전년 대비 0.18%에 머물렀다. 진안, 장수, 무주, 임실, 완주, 군산의 인구는 늘었다. 농촌에 귀농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지방에도 사람이 살 만한 최소한의 조건과 환경들이 만들어져 가고 있다. 이른바 좌파정권이라고 규탄받고 있지만 지난 10여년간 서울과 수도권을 최대한 묶고, 지방의 발전을 위해 많은 정책들이 개발되고 투자된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지방의 대도시들에서는 산업정책이 살아나고 있고, 농촌마을에는 특화산업과 마을만들기 사업들이 서서히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참여정부가 깃발을 올린 지역균형발전정책은 참여정부 고유의 브랜드가 아니다. 이미 선진 유럽과 일본 등에서 차례로 뼈아프게 문제를 겪고 해결 방안으로 이론화한 국가 차원의 발전 전략이다. 어떤 정부가 들어섰더라도 균형발전이라는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지방거점도시의 산업육성과 농촌활성화와 낙후지역에 대한 배려라는 3대 기조로 갔을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문제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 수도권의 그린벨트는 무려 4000만평(13만 2000㎡)이 풀렸고 규제는 알게 모르게 무너지고 있다. 광역경제권 사업은 아직도 제대로 임자를 못 찾은 것 같고, 종부세가 폐지되면서 지방으로 내려오는 교부세는 칼질을 당할 운명에 처했다. 균형발전정책을 포기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서울은 더 강해지고, 수도권의 경쟁력은 살아날 것인가. 서울은 쾌적한 도시가 되어 국제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까. 수도권 일대에 세워질 대기업 공장들이 노리는 것은 진정으로 국가경쟁력인가, 아니면 땅값 상승을 노리는 부동산 가외수익인가. 균형발전정책이 추구하는 정신은 결코 지방이 서울보다 잘살아야겠다는 것이 아니다. 서울에 과도하게 집중된 기능을 분산시키고, 지방의 거점도시들을 살려서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쟁력을 높여 보자는 것이 균형발전의 정신이었다. 균형발전정책은 그렇게 쉽게 성과가 나타나는 정책이 아니다. 근대화를 막 시작했을 때처럼 국가가 기업들에 어디에 어떻게 공장을 세우라고 강제하는 시절이 아니다. 기업이 지방에 내려가도 이익이 된다는 믿음과 수익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 하고, 이제 수도권에서 부동산으로 돈 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사실을 확인 또 확인한 후에야 기업이 움직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지방에서는 있는 힘을 다해서 기업을 지원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실험장을 공짜로 제공하고 좋은 인력들을 부지런히 뽑아서 훈련시켜 놓아야 하는 것이다. 참여정부는 균형발전의 씨앗을 뿌렸고, 지금은 그 씨앗들이 겨우 싹을 틔우는 시점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과 정부의 각 부처가 처음으로 지방의 발전을 고민했고 그 결과가 지방의 인구감소를 멈추게 하고, 비록 36명이지만 부안군의 인구가 늘어나는 바탕이 된 것이다. 균형발전정책은 시간이 많이 걸릴뿐더러 정책마다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균형발전이야말로 정권의 문제를 떠나서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길게 고민하고 의연하게 밀고 또 밀어야 하는 전략이다. 험한 산길과 논두렁을 마다않고 우리 동네 한번 잘살게 해보자는 군수의 검게 탄 얼굴에도 희망은 있어야 한다. 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발전 정책연구소장
  • [옴부즈맨 칼럼] 글로벌 금융위기와 언론, 시민의 삶/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 글로벌 금융위기와 언론, 시민의 삶/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지구촌에 쓰나미처럼 몰아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를 연일 신문들이 대서특필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과연 시대적 이슈이자 사건일 터이다. 달러를 비롯한 지구촌 화폐 유통의 경색·파행·왜곡 현상은 얼마전까지 당연시됐던 세계화 흐름, 자유시장에 대한 신뢰, 정부 역할 축소 추세, 그리고 무엇보다 자본주의 그 자체에 대한 회의와 반성, 성찰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당장에 금융자본에 얹혀 있는 지구촌 경제가 사상누각처럼 갑자기 주저앉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위기감이 자못 심각하다. 대형 투자은행들이 무너져 내릴지 모르고, 그 여파로 세계 각국의 실물경제가 파탄이 나고, 그러면 시민들은 실업과 재산상실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이긴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상당수의 시민들의 주식이나 펀드 자산이 형편없이 평가절하되고 있고, 기업들, 특히 다수의 중소기업들이나 중소상인들은 시민들의 소비 위축에 이러다 도산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 이런 기업과 시민들의 작은 위기의식들은 지구촌 경제 파탄이라는 큰 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금융위기를 보도하는 신문과 방송, 인터넷 매체들은 광고수입이 급감하여 “죽을 맛”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언론매체들이 스스로 위기를 실감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위기 보도는 더욱 ‘위기스럽게’ 보도될 개연성이 크다. 현재 진행형의 지구촌 금융위기는 다른 나라들의 금융위기의 불을 꺼왔던 미국에서 발생함으로써, 어느 금융학자의 표현대로 ‘소방서에 불난 꼴’이어서 해결이 쉽지 않다. 위기의 원인을 잘 모르거나, 안다고 하더라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 지구촌 금융 네트워크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처방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진정한 위기 국면에 빠져 있다. 더욱 고약한 것은, 위기를 위기로 규정하고 덤벼들면 더욱 위기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언론은 마땅히 사회 위기라 할 수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충실히 보도함으로써 위기의 구조적 원인 파악과 문제 해결에 일조해야 할 것이다. 이때 위기를 과장하는 선정 보도와 위기만을 부각시키는 강박 보도를 경계해야 한다. 언론의 선정주의와 강박이 금융위기의 확대 재생산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촌 사회, 그리고 한국 사회는 금융위기의 장애에 걸려 있긴 하지만 나름의 정치 사회적 기제를 작동시키고 있다. 지구촌 시민들 또한 금융위기로 금전적·심리적 상처를 받고 있지만 나름의 다양한 삶을 영위해 나가고 있다. 언론은 금융위기가 시민의 삶을 압도하는 것처럼 보도하거나, 실제로 압도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실이나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며칠전 영국 가디언 신문의 인터넷판을 보니, 반쪽면은 금융위기, 나머지 반쪽은 영국의 디자인과 예술 특집으로 편집하고 있었다. 위기는 격렬하지만 짧고, 시민의 삶은 다소 권태롭지만 길다. 결국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시민의 일상생활에서 나오는 것일 게다. 서울신문 10월11일자 1면은 ‘금융 쓰나미 세계증시 덮치다’라는 톱기사 옆에 ‘서울 디자인 개막’에 관한 사진기사를 편집했다.10월10일 1면도 ‘한우라고 해도 안 믿어, 중국산은 싸도 안 사요,GMO식품 공짜도 NO’ 제목의 깊어가는 먹거리 불신 기사를 실었다.10월6일 1면에도 ‘日 위기의 국민연금 대안 공동체 마을펀드서 찾다’라는 특별취재팀 기사를 금융위기 못지않은 비중으로 편집했다. 신문의 진정한 차별화 경쟁력은 위기상황에서 드러나는 법이다. 남들이 금융위기라고 말할 때 신문에서 지구촌 시민들의 삶과 문화를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돈의 문제도 결국 삶의 문제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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