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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물과 동물’ 넘나들던 20대 국회 오늘 물러난다

    ‘식물과 동물’ 넘나들던 20대 국회 오늘 물러난다

    식물국회와 동물국회를 넘나들었던 20대 국회가 29일 막을 내린다.21대 국회는 탄핵과 정권교체라는 사건을 겪으며 온탕과 열탕을 오갔다. 2018년 말 시작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은 ‘국회선진화법’ 도입 7년 만의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기도 했다. 육탄전과 감금·너도 나도 광장으로… 정치 실종·입법 외면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소수정당, 이를 저지하려는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뒤엉켜 육탄전을 벌였고 당시 바른미래당(현 민생당) 소속이었던 채이배 의원이 의원실에 감금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여야 정치권을 향해선 ‘동물국회’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지난해 9∼10월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극한 대치가 겹치면서 의회 정치는 실종됐다. 여야는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서 광장 정치를 벌였다. 극한 대립 속에 어떤 법안도 처리되지 못했고 이번에는 ‘식물국회’라는 비난이 잇따랐다. 동물과 식물 사이를 오가는 국회가 실적이 좋았을리도 없다. 당연히 20대 국회는 법안 처리율도 낙제점을 받았다. 20대 국회에 접수된 법률안은 2만4141건이고, 처리된 법률안은 8924건(철회 제외), 미처리 법률안은 1만5002건이다. 법안처리율은 3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구하라법·제주4·3 특별법 좌절…과거사법·n번방 방지법 막차 부양의무를 제대로 못 한 부모나 자식 등에 재산 상속을 막는 일명 ‘구하라법’도 빛을 보지 못하고 폐기된다. 해당 법안은 국회 입법 청원에서 10만명이 넘는 국민의 동의를 얻었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계속 심사’ 결론이 나 본회의에 오르지 못했다. 12·16 부동산 대책의 후속 법안인 종부세법 개정안과 공직자 직무 과정에서 이해관계 개입을 방지하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도 폐기된다. 제주4·3사건 특별법 개정안도 행정안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해당 법안은 4·3사건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배상 근거 내용을 담았다. 이에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 을)은 21대 국회에서 개정안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헌법불합치 판결이 내려진 세무사법 개정안도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사상 초유의 동물 국회를 반성하기 위한 ‘일하는 국회법’도 21대 국회로 넘겨진다. 다만, 마지막 본회의(20일)에서는 형제복지원 등 조사가 완료되지 못하거나 미진했던 과거사에 대한 조사를 재개하도록 하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된 지 7년 만에 배·보상 문제를 제외하고 최종 처리됐다. n번방 방지법 후속 법안과 예술인 고용보험 가입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법, 공인인증서 폐지법, 헌법불합치 관련법 등도 20대 국회 막차를 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직무상 비밀 이용 사익 취한 공직자 7년 이하 징역형

    직무상 비밀 이용 사익 취한 공직자 7년 이하 징역형

    앞으로 공직자 자신이나 배우자 등이 직무관련자와 사적으로 금전, 유가증권, 부동산을 거래하면 소속기관장에게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만약 신고하지 않거나, 금지된 직무 관련 외부활동을 하면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직무수행 중 공익과 사익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공직자가 지켜야 할 행위기준을 담은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안’ 제정안이 7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해충돌방지법안은 2015년 청탁금지법 제정 당시 정부안에 포함돼 있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제외됐다. 권익위는 “당시 제외된 이해충돌방지규정을 별도로 입법화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신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유가증권 등 거래행위까지 신고하도록 한 것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펀드 논란에 비쳐 볼 때 의미 있는 대목이다. 제정안은 직무관련자와 금전거래뿐만 아니라 사적으로 조언·자문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외부활동도 금지했다. 공직자가 직무수행 중 알게 된 비밀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도 엄격히 차단한다. 직무상 비밀을 이용해 취한 재산상 이익은 전액 몰수하거나 추징하고,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도록 했다. 이익이 실제로 실현되지 않아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해 처벌을 강화했다. 공직자가 공공기관의 물품·차량·토지·시설 등을 사적으로 이용해도 마찬가지다.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는 물론이고 위반행위로 얻은 재산상 이익도 전액 몰수한다. 특히 인허가, 승인, 조사·검사, 예산·기금, 수사·재판, 채용·승진, 감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공직자가 직무수행 과정에서 자신과 직무 관련자 사이에 사적 이해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안 날로부터 닷새 안으로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조국 국면서 많은 국민 질책… 겸허히 받들 것”

    “조국 국면서 많은 국민 질책… 겸허히 받들 것”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31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난 두 달 동안 ‘조국 국면’에서 평생 처음으로 많은 국민의 질책을 받았다”며 “국민의 애정 어린 비판과 격려를 겸허히 받들겠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이른바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은 정의당의 결정에 대한 비판에 대해 “특권정치 교체를 위해 불가피하게 제도 개혁을 선택한 것임을 왜 몰라 주느냐고 항변하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제 짧은 생각이었다”며 “국민의 비판은 아무리 절실한 제도 개혁이라도 정의당이 일관되게 지켜 온 원칙과 가치에 앞설 수 없음을 일깨우는 죽비 소리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걸어온 길을 다시 돌아보고 나아갈 길을 철저히 점검하겠다”며 “불평등 타파, 특권 정치 교체로부터 시작하겠다”고 했다. 특히 심 대표는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의원 세비 최저임금 5배 이내 제한 ▲보좌진 수 현행 9명→5명 감축 ▲셀프 세비 인상, 외유성 출장, 제 식구 감싸기 금지 등 ‘셀프 금지 3법’ 통과 ▲이해충돌방지법 도입 등 공직자윤리법 강화 ▲의원 국민소환제도 도입 등 5대 국회 개혁 과제를 제시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장세훈의 시시콜콜]청탁금지법

    부정 청탁과 접대 관행 등을 뿌리 뽑기 위해 도입한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이 우리 사회에 연착륙하고 있다. 다만 청탁금지법의 허점으로 지목되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이라는 또 다른 숙제도 풀어야 한다. 26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시행 3년을 맞아 공무원과 교사, 언론인, 일반 국민 등 3029명을 대상으로 청탁금지법 시행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1.2%가 “생활과 업무에 지장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긍정적 인식은 1년 전 같은 조사 때보다 직종별로 1~3%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청탁금지법은 2015년 3월 국회를 통과한 뒤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6년 9월 28일부터 시행됐다. 청탁금지법 제정 과정에서 갖은 논란을 빚기도 했으나 우리 사회에 차츰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부정 청탁과 접대 관행이 사라졌다고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각 기관에 접수된 위반신고는 총 2만 2645건에 이른다. 유형별로는 부정 청탁 21.8%(4946건), 금품 수수 10.4%(2352건), 외부 강의 등 67.8%(1만 5347건) 등이다. 이를 근거로 형사 처벌 53건, 과태료·징계부가금 부과 253건 등 306건의 제재 조치가 내려졌다. 여기에는 지난해 공공기관 채용비리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드러난 부정 청탁 사례도 다수 포함됐다. 권익위가 제도 개선을 위한 후속 조치에 나서는 이유다. 청탁금지법을 개정해 공무원이 민간에 인사·채용·협찬 등 각종 청탁을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계획이다. 공익신고자의 신분 노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변호사를 통한 비실명 대리신고 제도도 청탁금지법에 도입할 예정이다. 청탁금지법과 별개로 이해충돌방지법에 대한 입법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청탁금지법 제정 당시 공직자가 사적인 이해관계를 갖는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이해충돌방지’ 조항이 빠진 탓이다. 당초 권익위가 제출한 청탁금지법 초안에는 포함돼 있었으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 규정을 슬그머니 삭제한 것이다. 이 문제는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전남 목포시 역사지구 투기 의혹과 맞물려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 청탁금지법으론 이런 행위를 처벌할 마땅한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배우자가 기소됐는데, 장관직 수행과 관련해 이해충돌 여부를 놓고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해충돌방지는 공적 업무 수행에 있어 사적 이해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다. 권익위는 이해충돌방지법에 대한 입법예고를 마쳤으며, 조만간 국회에 제출한 예정인 만큼 여야는 조속한 논의를 거쳐 이번 정기국회에서 입법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논설위원 shjang@seoul.co.kr
  • ‘중이 제 머리 깎을까’…이해충돌방지법 국회 통과 미지수

    ‘중이 제 머리 깎을까’…이해충돌방지법 국회 통과 미지수

    국민권익위원회가 19일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입법예고한 것을 두고 여야 정치권은 일단 환영의 뜻을 표했다. 공직자가 직무수행 중 알게 된 비밀을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거나 제3자가 이용하도록 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는 내용을 담아 ‘부패 없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이 법안이 처리되면 국회의원 활동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과연 의원 스스로 고통을 감내하며 법안을 통과시킬 지는 미지수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권익위의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은 공직자의 사익 추구와 권한 남용을 방지하고, 우리 사회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에도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번 입법은 문재인 정부에서 중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반부패 정책개혁’에도 힘을 실을 것”이라며 “국회는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반부패 정책 입법을 위한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그간 청탁금지법에는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방지라는 알맹이가 빠져있었다. 이를 포함한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추진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국회의원 역시 부동산 등 매입 과정에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면 규제와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공공기관 임원의 채용비리·입찰비리 등을 사전 예방하는 안전장치로 기능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김영란법의 한계를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직사회를 더욱더 맑게 할 것이며, 사회 정의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정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경계했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는 명백히 ‘이해충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지만, 현행 청탁금지법에는 이해충돌방지 조항이 빠져있어 한계를 보였다”며 “이런 입법적 미비점을 개선하기 위해 국민권익위원회가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을 입법 예고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을 보면 이해충돌방지법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이해충돌방지법이 문재인 정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해충돌 여부를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적용하는 법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해충돌방지법안의 당사자인 국회의원들이 입법 논의에 나설 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있다. 실제로 김영란법 제정 당시 국회는 정부안이 제출된 지 9개월 만에 논의를 시작해 결국 이해충돌방지 조항을 빼고 통과시켰다. 공직자가 자신과 4촌 이내 친족과 관련된 업무를 할 수 없도록 직무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이 너무 포괄적이라 위헌적이라는 이유였다. 이해충돌방지법을 처리할 국회 정무위원회가 ‘개점휴업’ 상태인 것도 처리 전망을 어둡게 한다. 정무위는 지난 3월 피우진 보훈처장의 회의 불참 및 자료 제출 거부 논란으로 파행이 시작돼 전체회의와 법안심사소위원회를 단 한 차례도 열지 못했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 부친의 서훈 관련 자료 공개를 두고 여야가 부딪히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손혜원 사건’ 재발 막는다…정부, ‘이해충돌방지법’ 재추진

    ‘손혜원 사건’ 재발 막는다…정부, ‘이해충돌방지법’ 재추진

    신고 대상에 국회의원·자치단체장 포함 권익위, 올해안 국회에 법안 제출 계획 ‘고양이 목 방울달기’ 여야 합의 미지수 정부가 공무수행에 사적 이해관계가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안을 19일 입법예고했다. 공직자는 소속 기관장에게 사적 이해관계를 사전 신고해야 한다.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도 법 적용 대상에 포함돼 있다. 지난 1월 사회적 이슈가 된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 투기 논란이 이 같은 내용을 법제화하는 데 불을 붙였다는 분석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제정 때 정부안에 포함돼 있다가 국회 논의 과정에서 빠진 ‘이해충돌 방지 규정’을 새로 입법화한 것이다. 이 법안은 고위공직자와 부패취약업무 담당자에게 한층 강화된 이해충돌 방지 규정을 적용하게 했다. 고위공직자에는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 교육감, 기초단체장이 포함된다. 공직자는 직무 수행 과정에서 직무 관련자와 이해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소속 기관장에게 그 사실을 신고하고 해당 업무에서 빠지겠다고 신청해야 한다. 또 공직자 자신이나 배우자가 직무 관련자나 과거 직무 관련자였던 이와 거래할 때도 소속 기관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공정한 직무 수행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외부 활동도 금지된다. 공직자가 공공기관 물품이나 차량, 토지, 시설 등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금지된다. 직무 수행 중 알게 된 비밀을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이용하도록 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차관급 이상 공무원과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공직 유관단체와 공공기관 장 등 고위공직자는 임용이나 임기 개시 전 3년간 민간 부문에서 활동한 내용을 소속 기관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소속 기관장은 다른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서 이를 공개할 수 있게 했다. 공직자가 지위를 이용해 가족에게 혜택을 주는 것도 차단한다. 공공기관은 공개경쟁 또는 경력경쟁 채용시험을 제외하고는 소속 고위공직자나 채용업무 담당자 가족을 채용할 수 없다. 공공기관이 소속 고위공직자나 계약업무 담당자 본인 혹은 그 가족과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것 역시 금지된다. 법을 위반하면 위반행위로 인해 얻은 재산상 이익이 전액 환수된다. 2000만∼7000만원의 벌금·과태료도 부과된다. 2012년 권익위가 마련한 김영란법 원안에는 이해충돌방지법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국회 논의과정에서 의원들의 반대로 빠졌다. 이 때문에 “김영란법이 반쪽짜리가 됐다’는 비판이 거셌다. 올 들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의 손 의원이 지인과 측근에게 목포 도시재생 관련 지역 투자를 권유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해충돌방지법이 있었다면 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고 법 제정 공감대가 커졌다. 다만 국회 통과는 녹록지 않아 보인다. 여야 모두 의정활동에 부담이 될 것으로 여겨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각각 관련법을 발의했지만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에서 논의된 적은 한 차례도 없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언론·사학 포함” vs “민간인 적용 무리”… 법제화까지는 먼 길

    “언론·사학 포함” vs “민간인 적용 무리”… 법제화까지는 먼 길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계기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앞다퉈 관련 법안을 내놓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도 “연내에 정부 입법으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학과 언론을 법 적용 대상에 포함할지 등을 두고 의견이 엇갈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과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제정 당시 불거졌던 논란이 재현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권익위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제도 입법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여론 수렴에 나섰지만 법제화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공정한 사회로 가려면 반드시 법 제정돼야”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이른바 김영란법 제정을 추진할 때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원안은 공직자 당사자나 그의 4촌 이내 친족이 직무와 관련이 있을 땐 해당 직무에서 배제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법 규정이 너무 포괄적이고 모호하다”고 반대해 이 부분을 뺐다.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사실상 ‘부정청탁 금지법’으로 반쪽짜리 법이 됐다. 지난 1월 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이러려고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뺐느냐”는 비판이 컸다. 공직자윤리법 제2조 제2항에 이해충돌 방지 의무 규정이 있긴 하지만 이는 처벌 조항이 없는 선언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실효성 있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의회는 1962년 제정한 이해충돌방지법을 ‘20세기 가장 위대한 법’으로 평가할 만큼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규정을 법제화해 공직사회의 투명성을 높였다. 캐나다와 프랑스, 호주 등도 이해충돌방지법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정치권은 “김영란법이나 공직자윤리법 등에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포함시키자”는 의견과 “이해충돌방지법을 아예 새로 만들자”는 의견으로 나눠져 있다. 권익위는 별도의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김영란법 제정 당시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불명확해 빠진 만큼 적용 대상과 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라도 법을 새로 만드는 게 낫다는 것이다. 최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이해충돌 문제가 청문회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 후보자가 사외이사로 있던 기업에 아들이 인턴으로 선발된 사실이 알려져서다. 고위공직자 이해충돌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이유봉 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렴하고 공정한 사회로 가기 위해 이해충돌방지법안이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며 “현직 공직자뿐 아니라 전관예우를 받는 퇴직 공직자에 대한 이해충돌 방지 조치도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고위직·중하위직 직무 구체화 논란 김영란법에 포함된 언론과 사학을 이해충돌방지법에도 포함할지에 대한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김영란법 제정 당시 언론과 사학 임직원이 추가돼 논란이 일었다. 지난 12일 토론회에서는 “민간인인 사학과 언론을 공직자의 이해충돌과 같은 선상에 놓고 규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대해 신옥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언론과 교육 영역에서 부패가 만연한 현실을 고려할 때 사학과 언론에 적용해도 기본권 침해가 발생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적용 대상 직무를 공직자의 일반 직무로 광범위하게 규정할지, 아니면 특정 직무로 세분화할지도 쟁점이다. 정부부처 장차관이나 지방자치단체장, 공공기관장 등 고위공무원이거나 그에 준하는 고위직은 관장하는 업무 범위와 재량이 넓고 정무적 판단을 필요로 한다. 중하위직 공직자와는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 연구위원은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대상인 직무 관련성을 어떻게 규정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필요하다. 적용 대상 직무가 무엇인지 공무원들이 정확히 알아야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선출직·일반 공무원 다르게 적용 주장도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 등 선거를 통해 취임하는 선출직 공무원은 국가나 지자체의 정책결정 업무를 한다는 점에서 일반 공무원과 차이가 있다.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은 상임위원회를 포함해 위원회 활동이 많고 의사결정 과정이 토론과 표결로 이뤄져 수직적 계층 구조에 의해 이뤄지는 일반 공무원과 차별된다. 이에 따라 선출직 공무원의 이해충돌 방지 규정은 일반 공무원과 달라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공직자의 사적 이해 관계자 범위를 어느 정도 포함할지도 관심사다. 국회에 제출된 관련 법안을 보면 대개 4촌 이내 친족 또는 가족으로 돼 있다. 배우자와 혈족, 인척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남편의 사촌 형수, 아내의 조카 사위 같은 ‘배우자의 혈족 배우자’까지 포함된다. 이는 공직자뿐 아니라 해당 친척의 입장에서도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 갈수록 핵가족화되는 시대에 왕래가 거의 없고 이름도 잘 모르는 인척까지 배제하자는 것은 지나치다는 얘기도 있다. 공직자 가족과 친척 채용을 일방적으로 금지할 땐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채용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개 경쟁 채용 외의 특별 채용의 경우 일정한 범위 내에서 공직자 가족과 친척 채용을 제한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공직자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채용 자체를 제한하면 헌법에 규정된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혈연뿐 아니라 지연과 학연, 직장 등도 사적 이해관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외부 출신 고위직 이해충돌 범위 고려를 최근 개방형 직위·경력 채용 등을 통해 법조인과 교수, 경영인 등 외부 전문가의 채용이 늘면서 이들이 공직 입문 전 알고 지낸 이해관계자와 연관된 이해충돌 방지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선출직 공무원이나 고도의 정책결정 업무를 담당하는 정무직 공무원은 업무 범위와 권한이 광범위해 민간 활동 이력과 공직 간 이해충돌을 예방·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2015년 3월 김영란법이 제정된 뒤 손 의원 사건이 불거진 최근까지 다수의 이해충돌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 이해충돌 방지 관련 법안은 2016년 안철수 전 의원이 발의했고 지난해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이를 보완해 개정안을 냈지만 아직까지 소관 상임위 심사도 받지 못했다.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목줄’을 죄는 법 제정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 의문이다. 여론을 의식해 법안 심사를 한다고 해도 실제 법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킬지 불투명하다. 정부는 정치권과 별도로 정부 입법을 통해 법 제정에 나설 계획이다. 임윤주 권익위 부패방지국장은 “쟁점이 되는 부분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올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조카 입사시험에 삼촌이 면접위원…무자격자·무시험 전형으로 채용도

    조카 입사시험에 삼촌이 면접위원…무자격자·무시험 전형으로 채용도

    국공립병원, 다른 기관보다 비리 심각 서류전형 배점 조정해 직원 자녀 합격 임직원 친인척 채용인원 공개 의무화 채용비리자 징계 감경 금지·인사 제한20일 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공공기관 채용비리 사례를 보면 조카나 친구 자녀를 면접하거나 합격 추천 순위를 조작하고, 무자격자를 채용하고, 계약직으로 들어온 고위직 자녀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그 유형이 천태만상이었다. 그만큼 공공기관에서의 채용비리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번 전수조사 결과 후 수사 의뢰된 36건 중 국공립병원에서 발생한 채용비리가 11건이나 될 정도로 보건의료 기관에서 상대적으로 채용 비리가 많았다. 의료기관의 기강 해이가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근로복지공단 산하 병원에서는 2012년 4월 특정 업무직 채용 때 조카를 상대로 삼촌이 면접위원으로 참여했고, 다른 병원에서는 같은 해 3월 응시자 부모의 친구인 직원이 면접위원을 맡았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2월 간부 지시에 따라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 아닌 비상시업무 종사자 3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경북대병원은 2014년 2월 응시 자격으로 의료 관련 자격증을 요구했지만 자격증이 없는 직원의 자매, 조카, 자녀에게 응시 자격을 부여해 최종 합격시켰다. 경기도의료원은 지난해 5월 채용에서 내부 직원만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를 통해 직원 자녀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면서 해당 직원과 그 자녀와도 친분이 있는 직원을 면접위원으로 참여시켜 다른 응시자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수를 줬다. 전쟁기념사업회는 2016년 3월 서류심사 결과 면접 대상자로 최종 1명을 추천했지만 기관장 결재 과정에서 나이가 어려 이직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면접도 하지 않고 탈락시켰다. 한국기계연구원은 2016년 정규직 채용시험 때 합격자 추천 순위를 조작했다. 공영홈쇼핑은 2015년 고위직 자녀 등 6명을 시험 없이 단기 계약직으로 채용한 뒤 나중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국토정보공사는 2016년 3월 자격 미달의 직원 자녀를 불합격 처리하고도 두 달 후 서류 면접심사를 거쳐 최종 합격시켰다. 경기신용보증재단은 2015년 서류전형 배점을 조정하는 수법으로 직원 자녀를 최종 합격 처리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는 2017년 5월 용역업체 관리를 총괄하는 소장이 본인이 관리하는 용역업체에 본인 동생과 지인을 채용하도록 청탁했다. 정부는 이런 뿌리 깊은 채용비리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종합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했다. 채용비리자에 대한 징계 감경을 금지하고, 일정 기간 승진과 인사·감사 업무 보직을 제한할 방침이다. 특히 친인척 등에 대한 특혜 채용을 막기 위한 대책도 추진된다. 공공기관 임직원의 친인척 채용 인원은 매년 기관 홈페이지 등에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부당한 채용 청탁과 압력을 방지하기 위해 채용 절차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개정할 계획이다. 공직자에 의한 가족채용 특혜 제한을 핵심으로 하는 이해충돌방지법도 제정할 방침이다. 또 공공계약 체결 때 민간업체가 공공기관 임직원 등에게 부정한 취업 특혜를 제공하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국가·지방계약법 시행령도 개정하기로 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국회 자체 예산 첫 삭감… 개혁 호기 놓쳐선 안 돼”

    “국회 자체 예산 첫 삭감… 개혁 호기 놓쳐선 안 돼”

    법인보조금 삭감 등 혁신위 의견 반영 개혁안 나와도 운영위 승인해야 시행국회혁신자문위원회 총괄간사를 맡은 조규범 국회 정무혁신비서관은 10일 “문희상 국회의장이 취임한 지 7개월이 지나도록 국회 개혁 입법이 진행되지 않고 국회 운영위원회 자체가 열리지 않고 있다”며 “국회 개혁을 위한 호기를 놓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인사·조직 전반에 대한 혁신 방안을 마련하고자 구성된 혁신자문위는 지난해 11월 말 문희상 국회의장의 국회 개혁 공약을 구체화한 제1차 활동결과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문 의장은 혁신자문위의 자문 의견을 바탕으로 국회 상설 소위 의무화 및 정례화, 청원제도 개선, 의원 징계제도 개선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국회법 개선안을 의장 의견으로 운영위에 제출했다. 국회에서 만난 조 비서관은 “기본적으로 6개월 이내에는 개혁의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각오로 혁신자문위가 구성됐다”며 “문 의장의 국회 개혁 공약 사항에 대한 타당성 검토와 예산 삭감을 비롯한 추가 요청 사항에 대한 구체적 실현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 비서관은 “역대 국회에서 자체 예산을 스스로 깎아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혁신자문위의 의견을 바탕으로 국회의 법인 보조금 삭감을 비롯한 자체 예산 삭감안이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 비서관은 “혁신자문위의 혁신안이 나와도 운영위가 열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국회 예산정책처장과 입법조사처장도 지난해 12월 초 내정된 상태지만 두 달 넘게 운영위가 열리지 않아 임명 동의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문 의장 의견으로 운영위에 제출된 국회 개혁안을 바탕으로 여야가 협의해서 운영위 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문 의장은 협치를 강조했기 때문에 그 결과 이뤄지는 국회 개혁에 문 의장의 이름은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달 말로 2기 활동을 종료하는 혁신자문위는 상시국회 운영체제 마련을 위한 매월 임시회 개최 방안과 쪽지예산 근절을 위한 국회법 개정,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개정 등을 권고할 예정이다. 이후 구성될 3기 혁신자문위는 연말까지 국회 개혁 방안의 구체적 이행과정을 점검하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우후죽순 쏟아지는 ‘국회의원 이해충돌방지법’…‘제2의 손혜원’ 막을까

    우후죽순 쏟아지는 ‘국회의원 이해충돌방지법’…‘제2의 손혜원’ 막을까

    설 명절을 앞둔 정치권이 ‘국회의원 이해충돌방지법’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자유한국당 장제원·송언석·이장우 의원 등 소속 상임위원회와 관련된 국회의원의 사적 행위가 사회적 논란으로 불거지며 빚어진 풍경이다. 마치 지난 2016년 국회가 국회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과 출판기념회 금품 모금 논란 등으로 ‘국회의원특권내려놓기추진위원회’를 만들었던 열풍이 연상된다. 당시 친인척 보좌진 채용 논란으로 당 윤리심판원 중징계를 앞뒀던 서 의원은 탈당 후 복당했고, 출판기념회 시집 강매 논란으로 총선 불출마를 발표했던 노영민 전 의원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금의환향했다. 이번 국회의원 이해충돌방지 논란이 민심을 얻기 위한 임시 방편이 아닌 진정한 정치 개혁으로 이어지도록 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지난 1일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손 의원을 겨냥해 공직자 이해충돌방지 법안인 ‘손혜원 방지 2법’(국회법·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당론 발의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강화하고 제2, 제3의 손혜원 사태를 막기 위해 ‘손혜원 방지 2법’을 당론으로 발의했다”며 “국회의원이 해당 상임위원회 직무와 관련된 영리행위와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 개인이나 기관, 단체에 부정한 특혜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소관 상임위 직무와 관련된 부동산 및 유가증권 등의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또 개정안은 상임위원이 해당 상임위 직무와 관련돼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위반하거나 위반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상임위원의 직계존·비속이 상임위 직무와 관련된 법인·기관 또는 단체의 임직원이나 사외이사인 경우 등 사적 이해와 관련돼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 해당 상임위원이 될 수 없고, 국정감사나 국정조사에 참여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 표창원 의원도 설 연휴 이후 국회윤리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며 지난달 31일부터 국회윤리법 초안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고 국민들의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표 의원은 “영국은 의회윤리청, 미국은 의회윤리실이라는 국회의원을 감사하는 기구를 이미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며 “대한민국도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지금이야말로 오히려 국회가 스스로를 혁신할 기회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국회윤리법은 국회의원이 준수해야 할 윤리규범을 법제화하고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감사할 별도의 독립적인 기구인 국회감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도 지난 1일 국회의원의 이해충돌행위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공직자윤리법과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이 경제적 이익 등 이해관계와 관련된 예산안 및 법안을 심사하면서 관련 기관을 압박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익 추구를 한다고 하더라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공직자였던 사람은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후 3년간 근무했던 기관과 관련된 상임위의 위원으로 임명되지 못하게 함으로써 이해충돌행위의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개정안은 국회의원과 이해관계가 있는 예산이나 법안 심사 시 제척사유를 명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오는 7일 여야 3당 간사 회동을 갖고 의원 징계안이 제출된 손 의원과 서 의원 등에 대한 처리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여야가 설 명절 이후 민심에 따라 이해충돌 논란을 일으킨 자당 의원에 대한 엄중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국회는 헌법정신 반영한 이해충돌방지법 만들어라

    목포 부동산을 다수 매입해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의무 위반 논란을 빚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에 이어 자유한국당 장제원·송언석 의원도 같은 의혹이 나왔다. 장 의원은 지난 연말 국회 예결위 예산심사 과정에서 형이 총장인 동서대가 포함된 역량강화대학에 대한 지원 확대를 주장했다. 역량강화대학은 정원을 감축하면 정부 재정지원을 받는데 지원 규모가 당초보다 평균 약 4억원 늘었다. 송 의원은 ‘제2의 대전역’으로 키우겠다고 한 김천역 인근에 부친 등 가족 명의의 건물이 있어 이해충돌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한국당의 나경원 원내대표는 “사실 조사를 하겠다”면서도 “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권력남용 범죄행위를 묻어 버리려는 것”이라고 반박했으나, 국민이 보기에는 피장파장이다. 공직자윤리법은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규정하지만 처벌 규정은 없다. 또 국민권익위원회가 2012년에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포함한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을 마련했으나 국회는 너무 포괄적이고 모호하다는 이유로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제외했다. 당초 원안은 직무 관련자가 공직자 자신, 4촌 이내 친족 등인 경우 해당 직무에서 제척하고 이를 어기면 재산상 이익을 환수하고 최고 7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는 것이었다. 헌법 46조 3항은 ‘국회의원은 지위를 남용해 재산상 권리·이익을 취하거나 타인에게 취득을 알선할 수 없다’고 적고 있다. 국회는 이를 토대로 김영란법을 고치든, 이해충돌방지법을 만들든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의무 위반을 규제해야 한다. 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주장했듯 이 기회에 모든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에서의 이익충돌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부터 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
  • 박은정 권익위원장 “피감기관 지원 출장은 청탁금지법 위반”

    박은정 권익위원장 “피감기관 지원 출장은 청탁금지법 위반”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19일 “국회의원이 피감기관 지원으로 출장 가는 것은 청탁금지법에 위배된다”고 말했다.박은정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힌 데 이어 “자문단에 문의해보니 청탁금지법 위반이라는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전했다. 박은정 위원장은 “국정감사 기간이든 아니든 국회의원과 피감기관은 지도·감독 관계이기 때문에 직무 관련성이 있다‘면서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피감기관 지원 출장이 청탁금지법 제8조 3항6호에 규정된 ‘공직자 등의 직무와 관련된 공식적인 행사에서 주최자가 참석자에게 통상적인 범위에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교통·숙박·음식물’에 해당하면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는 소수의견도 있었다고 박은정 위원장은 전했다. 다만 박은정 위원장은 자문단 소수의견에 대해 “(청탁금지법상 예외로 하려면) ‘통상적으로·일률적 제공’이라는 기준과 공식적 행사인지 등 구체적 판단이 필요하다”면서도 “(국회의원의 피감기관 지원 출장의 경우에는) 이 조문에도 해당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박은정 위원장은 피감기관 지원에 의한 ‘외유성 출장’ 논란 끝에 사퇴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문제와 관련해서는 “청탁금지법 제정 전에 발생한 사안이라서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지 않았고, 청와대가 묻거나 청와대에 보고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피감기관 지원을 통한 국회의원 해외출장 사례를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2016년 11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피감기관 지원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의원들에 대한 신고가 접수되면 권익위는 이를 수사기관에 넘기게 된다. 박은정 위원장은 “공직자에 대한 국민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을 추진하고자 한다”면서 “여러 선진국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해충돌 방지 규정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해충돌 방지’는 공직자 등이 직무수행 시 자신의 사적 이해 관계 때문에 공정한 직무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면 관련 직무에서 배제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청탁금지법 제정 당시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담긴 안을 제출했지만, 국회 논의 단계에서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이유로 빠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과 관련한 이야기도 오갔다. 박은정 위원장은 “정확하게 말하려면 사실 관계를 알아야 한다”면서도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문제가 불공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직자, 민간인에 부당한 출연ㆍ협찬 요구 못한다

    공직자, 민간인에 부당한 출연ㆍ협찬 요구 못한다

    앞으로 공직자가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자 민간인에게 출연·협찬을 요구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불거진 부당한 재단 출연 요구 등의 문제점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공무원 행동강령’을 대폭 강화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런 내용이 담긴 공무원 행동강령 개정안을 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공직사회 내 교육과 홍보를 위해 유예기간을 두고 오는 4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공직자가 이를 어기면 징계를 받는데, 수위는 징계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결정된다.우선, 공직자는 민간인에게 알선·청탁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의 규정을 신설했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공직자에 대한 부정청탁은 금지됐지만 공직자의 민간 부문에 대한 부정청탁은 관리 사각지대로 지적됐다. 권익위는 민간 청탁의 유형을 8가지로 규정하고 기관별로 구체적 유형을 정하도록 했다. 8가지 규정은 ▲출연·협찬 요구 ▲채용·승진·전보 등에 개입 ▲업무상 비밀 누설 요구 ▲계약 당사자 선정에 개입 ▲정상적 거래 관행을 벗어나 특정 개인·단체·법인에 재화·용역을 매각·사용토록 하는 행위 ▲입학·성적·평가에 개입 ▲수상·포상 등에 개입 ▲감사·조사 등에 개입 등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자신과 타인의 부당한 이득을 위한 출연·협찬 요구만 제한된다”며 “정당한 절차에서 이뤄지는 출연·협찬 요구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관병 갑질’ 등을 차단하고자 공직자가 부하 직원에게 개인적 업무를 시키는 행위도 금지된다. 또 공직자가 사적으로 자문 등을 직무 관련업체에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등의 영리행위도 금지했다. 가족 채용 역시 제한되는데, 현재 근무하고 있는 기관이나 산하기관에 고위공직자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의 가족을 채용하도록 하는 행위를 못하게 했다. 권익위는 이를 통해 ‘공공기관 채용 비리’ 근절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차관급 이상 공무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고위공무원은 임용되기 전 3년 이내 민간 부문에서의 업무활동 명세서를 제출해야 한다. 업무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안준호 권익위 부패방지국장은 “개정된 공무원 행동강령의 시행으로 공직 사회에 이해충돌 방지 제도의 기반이 마련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이해충돌 방지 제도를 법률로 상향 입법한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가칭)의 제정을 올해 안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신뢰사회로 가는 길] 정정당당… 2018 ‘신뢰선언’

    ■ 국세청 조세 정의 구현과 납세자 권익 보호 등을 통해 국민 신뢰를 높이겠다. 특히 부유층의 변칙 상속·증여와 역외탈세, 악의적 체납에 강력 대응하는 한편 성실납세를 지원하기 위해 모바일 서비스를 확대하고 현장소통팀을 가동하겠다. 세무조사는 최소화하고 기간과 범위 등 절차를 엄격히 통제하겠다. 세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지속적인 세정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 국세행정개혁위원회, 빅데이터 자문단, 국세행정포럼 등 외부 전문가가 세정에 직접 참여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자리도 넓힐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장차관, 고위공직자, 각 부서 과장의 청렴·반부패 리더십 강화를 통해 청렴 의식 확산에 집중하겠다. 산하 공공기관 종합감사 결과, 부패방지시책 평가 결과, 장차관 및 실·국장 업무추진비 사용내역과 수의계약 등 계약체결 현황을 공개해 업무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예산의 부적정 사용을 예방할 계획이다. 산하기관에 부패방지협의체를 구성하고 공공기관 실무협의회를 확대해 협력체계도 강화한다. 소속기관 포함 전 직원 청렴교육, 자발적 청렴아이디어 제안 등도 이어 나갈 계획이다. ■ 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이 중심 되는 방송통신’이 비전이다. 국민의 목소리와 눈높이에 맞춰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강화하고,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고, 이용자 미디어 참여를 확대하겠다. 방송통신 분야의 불공정한 갑을 관계를 개선하고 사업자 간 규제 역차별을 해소하는 등 공정사회를 실현하겠다. ?현장 방문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의 정책 참여를 확대하는 등 국민과의 소통을 실질화하겠다. 또 주요 법령 개정 상황을 비롯한 정보 제공 강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한 소통 채널 확대 등을 통해 투명성을 높이겠다. ■ 농림축산식품부 ‘살충제 달걀’ 등의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전에 준비·대응하고, 현장의 모든 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제공해 국민들이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100원 택시, 학교 과일 간식 등 정책 고객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 ‘달라진 농정’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현장 중심 농정’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 좋은 정책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서 출발하는 만큼 모든 직원이 농업인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정책 개선 사항을 발굴·해결하고 피드백하는 노력을 통해 신뢰를 높이겠다. ■ 경찰청 외부 인사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신뢰도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등 논란을 겪었던 만큼 경찰 조직 전체를 인권 친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다. 경찰은 경찰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집회 시위의 차벽과 물대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등 인권 친화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경찰은 “국민들이 도움이 필요할 경우 가장 먼저 만나는 공권력인 만큼 국민들의 신뢰가 중요하다”면서 “국민들에게 편안한 조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외교부 국민·국익·능력 중심의 외교부로 거듭나기 위한 혁신을 지속 추진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압박 강화 속에서도 대한민국 중심의 외교를 위해 신(新)남방·신북방정책 등 외교 역량 다변화에도 나선다.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에 나선 데 이어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를 국민적 눈높이에서 풀어나가야 한다는 숙제를 갖고 있다. 이 과정에서 외교에서의 민주적 요소를 강조하고 부처 사이의 유기적 협력과 소통을 통한 균형 잡힌 외교 전략 마련에도 나설 방침이다. ■ 국민권익위원회 청탁금지법 정착과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민간부문 부패 개선노력 확대, 부패·공익신고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반부패·청렴정책 총괄기구로 깨끗한 사회를 만드는 기관으로서 신뢰를 얻고자 한다. ‘불량행정’으로 침해된 국민 권익을 보호하고 불공정한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국가 옴부즈맨 총괄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통해 정부 전체에 대한 국민 신뢰를 향상시키겠다. 어려운 계층의 고충을 찾아내는 ‘이동신문고’를 확대 운영하고, 경찰·군 관련 고충민원을 적극 처리하고, 검찰 옴부즈맨 도입을 추진하겠다. ■ 교육부 박근혜 정부 때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다 국민적 신뢰를 잃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 9월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어 국정화 추진 과정의 위법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교육부에 집중됐던 권한을 내려놓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새 정부 출범 뒤 초중등교육 권한을 시·도 교육청으로 넘기는 문제 등을 다루려고 교육자치협의회를 출범했는데 내년부터 교육 권한의 지방 이양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국가교육회의를 만들어 중장기 교육 의제 해법도 찾아갈 방침이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올해 일곱 번째 지방선거와 민주선거 실시 70주년을 맞아 ‘국민의 선관위’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올해 지방선거의 슬로건을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우리동네’로 정하고 주민이 주인이 되는 ‘동네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투개표의 투명성·공정성을 강화하고 투표 편의를 높이는 데 힘쓸 계획이다. ‘한국선거방송’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민과 소통 기회를 넓히고, 민주시민교육, 온라인투표 지원 등 국민 일상생활 속 민주주의 실천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 감사원 국가의 든든한 중심축 역할을 하길 바라는 기대와 요구에 부응해 더욱 신뢰받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감사 결과가 대상 기관의 실질적 업무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해 공공부문 비효율과 낭비를 막겠다. 감사 계획 수립부터 결과 발표까지 전 과정을 공개하고 대상 기관에 소명 기회를 늘려 절차적 정당성을 높이겠다. 직원 개개인이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을 갖출 수 있게 노력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품격 있는 감사’가 되도록 하겠다. 분야별 감사전문교육 등을 통해 높은 전문성을 갖추겠다. ■ 대법원 대법원은 사법신뢰를 높이고,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양형위원회의 양형체험, 법원 전시관 견학, 국민사법참여위원회 운영, 찾아가는 법교육, 찾아가는 재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양형위는 시민들이 온라인을 통해 직접 판사가 돼 재판을 하고 선고를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대법원은 또 대법원 및 각급 법원별로 연고관계 재배당 실시하고, 법관윤리 강화, 전관예우 타파 등을 준비하고 있다. 대법원은 “공정하고, 독립적이며, 편리한 ‘좋은 재판’을 만들기 위한 사법개혁 논의가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대학교 많은 국민들이 서울대를 ‘폐쇄적이고 권위적’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생들이 사회적 지탄을 받는 여러 사건에 연루된 점도 영향을 주었을 수 있으나 오랫동안 쌓여온 우리 졸업생들의 이미지로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앞으로 연구 영역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가적 먹거리를 창출하는 대학으로 재도약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다. 교육의 영역에선 인성교육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남을 배려하고 협력하며 살아갈 수 있는 진정한 리더를 길러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할 것이다. ■ 법무부 국민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새해 법무·검찰 개혁의 속도를 더욱 높인다. 고위공직자수사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의 합리적 조정 등 견제와 균형 속에서 검찰이 본래 기능을 다하게 할 계획이다. 또 검찰 과거사위원회를 설치해 잘못된 과거를 정리하고, 법무부 탈검찰화 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또 주택과 상가 임차권을 보호하고, 아동·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기 위한 민법 개선도 준비하고 있다. 법무부는 “새해에는 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법집행 과정에서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놓고 업무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 국방부 우선 군 관련 의혹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적폐청산위원회, 5·18 특별조사위원회, 국방 사이버댓글조사 TF를 운영해 각종 병폐 및 의혹들의 진상을 규명하는 중이다.2018년부터는 군 체질 개선을 위한 ‘국방개혁 2.0’을 강력 추진한다. 군 구조, 국방운영, 방위사업, 병영문화 등을 개혁해 국민이 신뢰하는 군대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과의 소통 채널도 확대할 방침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양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와 직접 소통 채널을 다양화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방부로 거듭 나겠다는 각오다. ■ 검찰청 개혁 강도가 높다. 역대 검찰총장들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제외하고 국회의 부름에 응하지 않았지만 문무일 총장은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공정성’ 확보를 전제로 국회 출석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의 기본인 형사부를 강화하는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다. 검찰은 “국민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형사부 강화는 권력이 아닌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개혁추진위원회가 수사심의위원회 운영 등 투명성 강화와 과거 사건에 대한 재조사 등을 통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신선하다는 평가다. ■ 문화체육관광부 최순실 국정농단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얽혀 있어 신뢰 회복이 지상 최대 과제다. 이를 위해 ‘진보 10년, 보수 10년의 대립과 반목을 넘어서는 미래적인 문화정책’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 정부 당시 눈 밖에 나 폐지되거나 축소됐던 사업들이 우선 원상복구된다. 우수문예지 발간지원 사업, 아르코문학창작기금, 국제영화제 지원사업 등에 1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된다. 국정농단ㆍ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말부터 민관합동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다. ■ 국가정보원 정치 개입 근절과 역량 강화를 위해 조직쇄신안을 추진한다. ‘전문 정보기관으로의 개편’을 위해 직무범위를 명확히 하고, 수사권 이관과 명칭 변경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국정원법 개정 권고안도 마련했다. 국정원은 정치 관여, 직권 남용, 인권 침해 소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복무·조직 관리 관련 규정 및 지침 등을 통한 세부통제를 강화하고 조직문화 개선에도 나선다. 국내 정보 수집·분석을 담당했던 부서를 해외·북한·방첩·대테러 및 과학 분야로 재배치한만큼 그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 청탁금지법 1년… 기업인 74% “경영하기 좋아졌다”

    청탁금지법 1년… 기업인 74% “경영하기 좋아졌다”

    기업인 10명 가운데 7명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기업 하기 좋아졌다고 인식하는 등 사회·경제 전반에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대다수가 ‘더치페이’를 일상화하고 개인 여가와 일상 소비가 증가하는 등 사회적 관행이 합리적으로 바뀌고 있었다. 다만, 한우·화훼와 같은 영향 업종의 생산액 감소로 경제 전체 총생산이 9020억원, 총고용은 4200여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국민권익위원회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박은정 권익위원장은 “공직자가 원활한 직무수행과 사교·의례·부조 등의 목적으로 예외적으로 받을 수 있는 음식물, 선물, 경조사비의 가액 범위를 현재 3·5·10에서 3·5·5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또 “음식물은 3만원, 선물은 5만원으로 상한액을 유지하되 농축수산물 선물은 한도를 10만원으로 조정하고 공직자 등이 받는 경조사비는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내려 정부의 청렴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한다는 뜻을 담았다”고 말했다. 다만 직무와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으면 지금처럼 일절 금품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입법예고 기간은 원칙적으로 40일이지만 신축적으로 운영해 내년 1월 말까지는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권익위는 그간 진행한 연구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청탁금지법의 효과를 소개했다. 우선 공직사회의 청렴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맥을 통한 부탁·요청에 대해 일반 국민 57.8%, 공무원 70.1%, 공직유관단체 70.6%, 교원 66.0%, 언론사 62.5%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기업의 경영환경도 개선됐다. 법 시행 이후 기업의 접대비와 유흥업소 법인카드 사용 금액이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법인의 유흥업소 사용 금액 감소액은 총 838억원이다. 또 기업인 74.4%가 공무원 공정성 향상과 접대비용 절감 등으로 법 시행 이후 기업을 경영하기 좋아졌다고 응답했다. 각자내기가 확산되는 등 사회·문화적 영향도 있었다. 행정연구원이 지난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 72.8%가 직무 관련자와의 식사에서 각자내기가 일상화됐다고 응답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 부패인식지수가 현재 53점에서 10점 향상되면 지난해 말 국내총생산(GDP)이 약 8조 5785억원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며 “1인당 GDP 4만 달러, 5만 달러 달성 시기가 각각 3년, 5년으로 단축되고, 매년 2만 7000개, 중장기적으론 매년 5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적으로 부정적 영향도 있었다. 한우·화훼·음식점 등 영향 업종의 생산이 4367억원 감소하는 등 총생산은 9020억원(총생산의 0.019%), 총고용은 4267명(총고용의 0.015%) 감소했다. 박 위원장은 “내년 중으로 공직자 등의 민간에 대한 부정청탁금지 규정을 법률에 신설하는 것을 추진하고 이해충돌 방지 규정을 재검토해 공무원이 공직수행에서 자신의 사적 이해관계와 충돌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차단하는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권익위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추진”

    권익위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추진”

    국민권익위원회가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제정 당시 제외됐던 이해충돌 방지법을 제정하고, 옴부즈맨제도를 도입해 검찰의 수사 절차에서 발생하는 위법·부당행위를 견제한다.박은정 권익위원장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법이 시행된 지 1년도 안 됐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 적어도 1년 이상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다가오는 추석에 친지와 이웃 간에 선물을 주고받는 데 지장을 초래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청탁금지법 시행령이 허용하는 기준인 음식물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을 바꾸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박 위원장은 “김영란법이 농·축·수산업이나 화훼업 등을 비롯해 그 영역을 넘어서는 거시적인 경제에 미치는 지표들을 검토해서 보완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합리적 절차를 거쳐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권익위는 입법 과정에서 반쪽이 된 청탁금지법을 보완한다. 법 제정 시 사적 이해관계자와 연관된 직무 배제, 직무 관련 외부활동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이해충돌 방지’ 조항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이유로 빠졌다. 권익위는 당시 빠졌던 내용을 담은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을 추진한다. 또 올 하반기에 공무원 행동강령을 개정해 이런 내용을 포함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권익위는 그동안 시행령에 근거 규정이 없어 처리하지 않았던 검찰의 수사 절차와 행태에 대한 민원을 처리하는 옴부즈맨제도를 시행한다. 이에 따라 검찰의 고의 수사 지연이나 사전통지의무 위반, 수사 과정에서의 폭언·욕설 등과 관련한 민원은 권익위에서 처리하게 된다. 다만 수사 내용와 관련된 사항은 검찰로 이송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이해충돌 방지 조항 살리기 아직 늦지 않다

    지난주 헌법재판소의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합헌 결정 이후 정치권에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그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담은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것도 그런 징후다. 이 개정안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등 원내 1, 2당 지도부가 최근 헌재의 합헌 결정에 따라 현행 김영란법을 고수하겠다고 밝힌 이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영란법의 원래 이름인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을 되찾겠다는 데 어느 국민이 반대하겠는가. 우리는 여야가 의지만 있다면 법 시행 전에 공직 부패를 뿌리 뽑으려는 김영란법의 본뜻을 온전히 되살릴 방도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각계에서 김영란법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여전히 교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 사회의 청렴도를 혁명적으로 제고할 것이라는 희망적 관측의 이면에 소비를 얼어붙게 해 경제를 위축시킬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드리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김영란법의) 기본 정신은 단단하게 지켜 나가면서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게 정부에 주어진 중요한 책무”라고 강조한 데서도 읽히는 기류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투명 사회를 실현해야 한다는 원칙론과 내수 경기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현실론 사이에서 고민의 일단을 표시했다는 점에서다. 정치권에서 불거지고 있는 김영란법 개정 내지 보완 움직임은 그런 맥락에서 십분 이해가 간다. 이를테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시행령을 개정해 법 적용 대상에서 농축수산물을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지 않았나.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농축수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해 식사비와 선물 상한액을 3만·5만원에서 5만·10만원으로 높이자는 의견을 제시한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런 논의들이 이뤄져야 할 필요성을 인정한다. 다만 시행령을 고쳐 경제에 미칠 부정적 파장을 최소화하는 노력과 더불어 현행 김영란법의 허술한 구멍을 메우는 보완 입법을 병행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반쪽 김영란법’을 정상화하는 차원에서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포함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해충돌이 공직자가 사적 이해관계 때문에 공정한 직무를 하기 어려운 상황을 가리킨다면 이를 방지하지 못한 채 공직사회의 투명성 확보가 가능하겠는가. 다만 9월 28일 시행이 예정된 마당에 김영란법을 개정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에도 일리가 전혀 없지는 않을 게다. 하지만 여야가 김영란법의 본래 취지를 최대한 살리는 데 의기투합한다면 방법을 왜 못 찾겠나. 국민권익위가 마련 중인 이해충돌방지법을 별도로 처리하는 것도 대안이다. 국회는 친족을 보좌관이나 인턴으로 채용해 물의를 빚은 서영교 의원 파동에서 뼈아픈 교훈을 얻기 바란다.
  • [사설] ‘김영란법’ 보완해야 헌재 결정 취지 살아난다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김영란법)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부패의 먹이사슬에서 본다면 누구보다 감시받아야 할 국회의원은 정작 법 적용 대상에서 빠지고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 등 민간인들이 엉뚱하게 포함되는 등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법의 모호함과 자의적 해석 여지로 법의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까지 제기된다. 깨끗하고 청렴한 사회를 위한 법 제정 취지에 공감하지만 ‘졸속입법’, ‘과잉입법’이라는 비난까지 받는 이 법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 부패척결도 좋지만 위헌성 논란이 있는 얼치기 법이 법치를 훼손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국가 위상에 비해 청렴도가 낮은 게 사실이다. 후진적인 접대, 회식, 청탁 문화를 근절하지 않고는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의 뿌리를 뽑을 수 없다. 그렇기에 김영란법 제정은 어찌 보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법의 엄중함과 무게를 생각한다면 조항 하나하나 정교하게 만들어야 뒤탈이 없다. 법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저항감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 법은 반부패법의 핵심인 ‘이해충돌방지’ 부분을 아예 빼버리는 우를 범했다. 애초 정부가 이 법의 이름을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으로 한 것도 공직자의 부정부패 방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이 조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조항은 공직자가 자신과 4촌 이내 친족과 관련된 업무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김영란법이 ‘반쪽 법안’, ‘절름발이 법안’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더구나 부정청탁 금지 조항의 예외 조항에서 국회의원을 넣은 것은 입법 취지에 반하는 몰염치한 일이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은 ‘갑 중의 갑’이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로 취업 청탁을 하는 문자를 주고받다가 걸린 의원이 한두 명이 아니다. 그런데도 의원들의 청탁을 ‘공익 민원’으로 둔갑시켜 ‘셀프 면죄부’를 준 것은 의원들에게 앞으로 맘껏 청탁하라고 멍석을 깔아 준 것이나 다름없다. 공공성이 있는 직업군의 청렴성 문제는 자정 노력으로 가능한데도 공직자와 같은 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과잉입법이자 위헌 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 등 민간인을 법의 대상에 넣은 게 합헌이라면 시민단체 관계자나 변호사도 포함해야 마땅하다. 배우자의 금품 수수를 신고하지 않으면 처벌하는 조항 역시 우리 형사법 체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이례적인 일이다. 법 시행 이후 나타날 부작용이 뻔히 보이는데도 9월 28일 법 시행을 지켜보자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정치권은 이 법을 놓고 “위헌 소지를 포함해 문제가 많으니 추후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실책을 인정한 바 있다. 정치권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하루빨리 법 보완 작업에 나서야 한다.
  • 심상정·노회찬 “국회의원 ‘부정청탁 예외’ 손봐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린 가운데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와 정당 등이 ‘공익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는 것’을 부정청탁 예외 범위로 둔 데 대한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9일 YTN 라디오에서 “이해충돌 방지법이 김영란법에서 부정청탁이나 뇌물보다 어떻게 보면 더 앞섰어야 하는 것”이라며 “이해충돌 부분은 전부 빠지니까 반쪽짜리고, 오히려 민간 부분의 폭을 더 확대하니까 김영란법에 대한 국민 신뢰가, 문제점이 제기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MBC 라디오에서 “부패방지 차원에서 이해충돌방지법을 살려야 하고, 국회의원이 부정청탁 예외 대상에 포함된 것도 손봐야 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전날 개인성명에서 “정당한 입법활동 이외 부분에 대해서는 국회의원 등도 이 법의 적용 대상이 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앞서 새누리당 강효상 의원은 국회의원 등이 제3자에게 민원 전달을 하는 행위도 부정청탁으로 처벌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19대 국회에서 입법을 주도했던 더불어민주당 김기식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안철수·심상정·노회찬 의원 발언은) 무책임하거나 정치적 발언”이라며 “부정청탁과 관련해 국회의원을 예외로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행정부처에 접수되는 고충민원과 같은 내용만 허용되는 것이고, 인사 청탁·인허가 등은 부정청탁으로 간주돼 처벌받는다”고 반박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국회의원 특권 이젠 내려놓으세요] 美, 공직자 수뢰 최대 15년刑 ‘중징계’…의전 차량도 없이 자전거 타는 덴마크

    국내 정치권에 ‘특권 내려놓기’와 부정부패 척결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외국에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과 유사한 입법 사례가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대체로 국민 소득이 높은 국가일수록 부패와 비리에 대한 징계 수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과 독일 등은 ‘철퇴’에 가까운 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었으며, 청렴도가 높은 유럽 국가에선 부패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사회적 통념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美, 입법 로비 때 일시·사유 공개 의무화 미국은 지금으로부터 54년 전인 1962년 케네디 대통령 시절 ‘뇌물·부당이득 및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정했다. 산발적으로 규정돼 있던 이해충돌 방지 관련 규정을 하나로 모은 법이다. 이 법 209조는 공직자가 공직 수행 중에 정부 이외로부터 금품 등을 수수하는 경우 형사처벌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뇌물죄에 대한 처벌이 무겁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대 15년 징역형, 벌금 25만 달러로 ‘징벌적’ 성격을 띤다. 단, 고의가 있는 뇌물과 없는 뇌물을 구분해 양형을 달리한다. 미국 의회는 이 법을 20세기 가장 위대한 법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입법 로비 등 청탁에 있어 미국은 ‘허용 및 공개’의 원칙을 갖고 있다. 로비를 허용하되 투명하게 하라는 취지다. 때문에 공직자들은 청탁을 하려는 사람을 만날 때 일시와 사유 등을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 ●獨, 김영란법과 흡사… 공직자로 국한 독일에는 1997년 ‘부패단속법’이 제정됐다. 부정 청탁과 금품 수수에 대해선 이유를 불문하고 처벌한다는 내용으로 입법 취지가 김영란법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대상은 연방정부와 주정부, 공공기관을 비롯해 재단, 주식회사 등 민간단체까지 포함된다. 다만 ‘공직 기능’에 초점을 두고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까지 적용 대상에 포함시킨 김영란법과는 달리, 독일의 반부패법은 ‘공무’를 하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독일 형법은 공무원의 뇌물 수수와 관련한 규정이 아주 자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고 대가성 뇌물을 받았을 경우 최대 5년형이 내려진다. 같은 범죄를 저질러도 공무원보다 법조인에게 더 무거운 형벌이 가해진다. 또 뇌물죄가 ‘쌍벌죄’이지만, 주는 쪽보다 받는 쪽에 대한 처벌 강도가 더 세다고 한다. ●뉴질랜드 ‘중대비리조사청’ 설치해 부패 전담 국제투명성기구가 선정하는 국가청렴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던 국가들은 다양한 반부패 제도를 마련해 놓고 있다. 뉴질랜드는 1988년 불법 정치자금이나 부패 또는 사기 사건 등을 전담하는 ‘중대비리조사청’을 설치했다. 정부, 국회로부터 독립된 기구로 위법 행위자에 대한 문서제출, 정보제공, 답변 요구권 등을 쥐고 있다. 또 중대비리조사청 직원은 법원의 영장 없이도 피의자나 민간 기관 조사에 대한 협력을 요청할 수 있다. 덴마크는 ‘특권 내려놓기’의 표본이 되는 국가로 정평이 나 있다. 국회의원들도 국내와는 달리 청렴하고 탈권위적이라는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의원들의 의전 차량은 아예 없으며, 의원들 대부분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을 한다. 때문에 국회의사당에는 별도의 주차장이 없다고 한다. 핀란드는 투명한 정보공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국민 누구나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다른 사람의 소득과 재산, 납세 내역을 알 수 있다. 부정과 비리의 여지가 있는 정보에 대한 비공개를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청렴 국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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