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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참모의 자격/임일영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참모의 자격/임일영 정치부 차장

    참모로 산다는 것은 고된 일이다. 대통령의 비서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에서 참여정부 민정수석으로 보낸 첫 1년 동안 치아를 10개쯤 뽑았다고 했다. 압박과 고통은 짐작조차 어렵다. 비서관부터 수석(비서관), 실장까지 직위가 올라갈수록 책임도 가중된다. 단 어떤 경우에도 참모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나’를 앞세워선 안 된다. ‘비서’임을 잊고,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면 궤도를 이탈하게 된다. 소명의식을 잃은 채 안팎의 정치에 매달리게 된다. 6·17 부동산 대책으로 민심이 들끓던 지난 2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솔선수범을 강조하며 법적으로 처분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이달 중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할 것을 강력 권고했다. 권고 형식이지만, 따르지 않는다면 인사 조치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내비쳤다. 당시 김조원 민정수석은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노 실장이 비슷한 취지의 권고를 했을 때도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관급 이상 참모 중 다주택자는 11명(이미 몇몇은 처분)이지만, 세간의 시선은 오롯이 김 수석에게 쏠려 있다. 참여정부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과 공직기강비서관으로 호흡을 맞췄던 오랜 인연, 공직기강과 인사검증 등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상징성을 지닌 그가 서울 강남에 ‘똘똘한 두 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10일쯤 남았다. 김 수석이 집을 팔지 않고 청와대에 남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분양권이어서, 세종으로 복귀할 거라서, 가족이 살고 있어서, 상속을 받아서’ 등 불가피함을 호소하던 이들도 서두르고 있다. 최악은 김 수석을 비롯한 일부 참모가 ‘직’을 버리고 ‘집’을 택하는 경우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 개원 연설에서 “투기 억제와 집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정작 참모들이 ‘강남불패’의 끈을 놓지 못했다고 국민은 받아들일 터. 비서실장의 지시에도 무게가 실리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민심에 기름을 끼얹는 것은 물론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는 기대하기 어렵다. 청와대 참모가 강남에 집이 있다고 해서 잘못은 아니다. 애초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처분은 부동산 대책의 본질이 아니었다. 공급 측면에서 미칠 영향도 미미하다. 대통령도 청와대발 다주택 처분 권고가 공직사회 전반을 압박하는 모양새로 비치는 것을 마땅찮아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정청이 들끓는 민심을 수습하고자 이 문제를 끌어들인 순간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됐다. 대통령의 참모라면 ‘처신’이 달라야 한다. 솔선수범에 대한 기대치가 옅어진 지 오래지만, 국민에겐 허탈함과 냉소만 남을지도 모른다. 총선 직후 70%에 육박하다가 40%대 중반까지 곤두박질친 국정지지율의 앞자리 숫자가 ‘3’으로 바뀌는 촉매제가 될 것이란 우려마저 적지 않다. 국면 전환용 인사를 하지 않는 게 지금껏 문 대통령이 지켜 온 소신이다. 하지만 일부 참모들이 경제적 욕망에 충실한 선택을 한다면 개편이 불가피하고, 이와 연동된 개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면 인사의 기대 효과는 떨어진다. 참모가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한하고, 국정의 발목을 잡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전부 비서일 뿐인데 그걸 망각한 것 같다. 청와대 경력을 디딤돌로 정치적 욕망을 실현하거나 장삼이사처럼 경제 논리대로 움직이려 했다면 애초 들어가지 말았어야 한다”며 “참모 자격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 소명의식이 남아 있길 기대할 뿐”이라고 했다. argus@seoul.co.kr
  • “그린벨트 다음세대에 물려주는 게 도리… 부서별 이견 조정 필요”

    “그린벨트 다음세대에 물려주는 게 도리… 부서별 이견 조정 필요”

    정세균 국무총리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서울신문 창간 116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그린벨트 해제 문제와 관련해 “정부 여당이 이제 막 논의를 시작한 단계”라면서 “부서별, 개인별 입장이 다른 것을 엇박자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그린벨트 해제 문제에 대해 여권 내에서 다른 얘기가 나오는데. “정부에서 정책을 결정하려면 정부 내 소통, 당정 간 소통이 이뤄지고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당정청 회의에서 결정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부 내에서도 지난 15일쯤부터 논의를 시작했다. 때문에 각자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정상이다. 당연히 의견이 다를 수 있는데 엇박자라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당정 협의나 당정청 논의를 통해 이견을 조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총리의 생각은. “그린벨트를 해제하면 복원이 불가능하다. 저는 그린벨트 해제 반대다. 그런데 공급은 늘려야 하기에 오히려 저는 용적률을 상향하고 층고 제한을 풀고 역세권이나 이런 곳을 고밀도로 개발하는 것, 그리고 재건축과 재개발 활성화를 통해 신혼부부나 청년 주택을 늘리고 싶다. 집은 좀 높이 지었다가도 50년, 100년 지나면 다시 지어야 하고 그때 너무 높았다 하면 낮추면 된다. 하지만 그린벨트는 한번 훼손하고 나면 복원이 안 된다. 우리 다음세대에 그린벨트를 물려주는 게 앞세대의 도리라는 게 제 개인적인 소신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정치권 이견으로 출범 시한을 넘겼는데. “공수처는 전쟁을 치르다시피 하면서 일단 입법을 했는데 지난해만의 일이 아니고 벌써 15년이 넘은 숙제다. 장시간 논란 끝에 큰 진통을 겪고 입법이 됐으니 일단은 시행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다. 15년 된 과제인데 더 미룬다고 명쾌하게 공감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산고 끝에 나오게 됐으니 일단 시행을 하고 우려하는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보는 게 지혜롭다. 가능한 한 빨리 공수처를 출범하고 제 역할을 하는지 못하는지 심판을 받아 봐야 한다. 국민이 심판할 거다. 실행을 해보니 이게 문제다 하면 법 개정 등을 통해 고쳐 나갈 수 있는 것이니 그때 논의할 일이지, 시행도 하기 전에 다른 방안 얘기가 나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본다.” -지난 총선 당시 여당에서 공공기관 2차 이전 문제를 거론했는데 구체적 계획이 있는지. “국토균형발전은 중요한 가치이지만 공공기관 추가 이전 문제는 국민 공론화 과정 등 사회적 합의를 거쳐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정부는 1차 공공기관 이전 효과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향후 추진 방향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행복도시특별법 당시 여당 원내대표였다. 세종청사 옆에 국회 이전에 대비한 공터도 마련했는데. “행정 비효율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국회 세종의사당의 설치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회 차원에서 이전 규모와 입지를 결정하면 정부에서는 차질 없이 후속 절차를 진행하겠다. 이를 계기로 세종시를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뉴딜은 미래 대한민국 청사진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면. “미래의 대한민국은 ‘이랬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청사진이다. 경제위기 극복, 경기 진작과 동시에 사회구조의 일대 변혁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한국판 뉴딜을 보면 탈탄소가 강조되고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는 비전도 포함돼 있다. 노사관계나 고용안전망, 상병수당, 전국민 고용보험 등 지금까지 추진했던 것보다 진일보한 내용이다. 더 긴 시간을 갖고 국민과 소통하고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게 최선인데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다. 앞으로 계속 보완하며 국민과 소통하면서 완결성도 높이려고 한다.” -신산업에 대한 규제혁신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지난 1월 취임 때도 말씀드렸지만 신산업에 대한 규제혁신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키는 데 정부의 사활을 걸고 있다. 규제개선을 가로막는 주된 요인으로는 다양한 이해관계와 갈등 조율의 어려움, 신산업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과 제도, 공무원의 소극적인 태도를 들 수 있다. 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기업 혁신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수요자 중심의 규제혁신을 위해 공무원의 인식과 태도를 바꾸는 적극행정이 공직사회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1.5% 인상 결정에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지금은 경제활동의 과실을 어떻게 나눌지 얘기할 상황이 안 된다. 어떻게 고통을 분담해야 할까를 논의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대통령 공약도 잘 지켜지기 어렵게 돼 가고 노동자들에게도 미안하지만 도리가 없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얼마나 힘들게 결정했겠나. 경제주체들은 수용하면서 빨리 더 큰 파이, 성과를 만들어 과실을 나누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노사정 합의, 민노총 대의원대회 추인 기대 -최근 노사정 합의가 무산돼 유감을 표명했다. “어려운 논의 과정을 거쳐 잠정 합의를 도출하고 노사정의 최종 서명을 앞둔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불참해 안타깝다. 하지만 대의원대회에서 추인을 하려고 하는데 그 부분에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정부는 합의한 내용을 최대한 이행하고자 노력하겠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은 어떻게 보나. “처음 미투 사태가 나왔을 때 우리 사회가 큰 변화를 만들었어야 하는데 아직도 부족한 측면이 많지 않은가 반성하게 된다. 참으로 안타깝고 불행한 상황이지만 이번 사건을 미래를 위한 좋은 계기로 삼아야겠다. 상황 수습에 급급하기보다 미래의 대한민국이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성찰과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계기로 꼭 활용됐으면 좋겠다.” -기업과 정부를 두루 경험했는데 기업과 비교해 공무원 조직의 장단점과 공공부문 혁신의 방향은. “코로나19 대응에서 공직자들이 보여 준 헌신과 희생은 어려운 순간을 극복하는 원동력 중 하나였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규정과 통제에 익숙한 공직사회는 기업에 비해 유연성이 부족하고 법령에 직접 근거가 없으면 쉽게 움직이지 않는 소극적 경향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경직된 문화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 공직부문 혁신은 유연성을 강화하고 변화 속도를 따라잡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적극행정이 핵심이다. 적극행정 문화가 확산돼야 공공부문 혁신이 가능해질 것이다.” -다주택 문제로 승진 심사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공직자들이 있는데. “우리 사회의 부동산 문제가 오랫동안 병적인 과제로 지속돼 왔다. 고위공직자나 사회 지도층 인사,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들이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해야 한다. 세종시로 이사할 가능성이 없으면 어차피 세종시 집은 살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면 답이 나온다.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부동산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그런 문제가 제기될 것이고 고위공직자들의 다주택 소유가 부동산 대책 마련에 걸림돌이 된다면 그런 걸림돌을 제거하고 동참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 아닌가 생각한다.” ●코로나 총리면 어떠냐, 제 역할 하는 것이 중요 -지난 14일로 총리 취임 6개월을 맞았다. 요즘 별명이 ‘코로나 총리’다. “취임과 거의 동시에 터진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면서 힘들어하는 국민들 모습에 가슴 아팠던 순간들이 많았고 당초 목표했던 일들을 마음껏 해보지 못한 점은 안타까움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에서 비롯된 패러다임 변화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방역이 곧 경제다. 하지만 방역을 당국이나 의료진이 다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결국은 국민 모두가 방역사령관이다. 개개인이 방역수칙을 잘 지킨다면 우리는 방역 모범국으로, 또 경제 모범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 총리로서 위기 극복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코로나 총리’면 어떠냐.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공직 비리·문제점 발굴·개선해 사회 기여 매력… 전문자격증 도움”

    “공직 비리·문제점 발굴·개선해 사회 기여 매력… 전문자격증 도움”

    사정부(신라), 어사대(고려), 사헌부(조선) 등 시대를 막론하고 나라 살림이 잘 꾸려지고 있는지, 관리들의 부정부패는 없는지, 억울한 일을 당한 백성은 없는지 살피고 바로잡는 감사 기관은 존재했다. 감사는 국가가 존속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다. 이번 주 ‘SOS초시생’에서는 국가공무원시험을 주관하는 인사혁신처의 협조로 현대판 ‘암행어사’로 불리는 감사관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감사원 재정경제감사국 1과 손대호 감사관, 감사청구조사국 청구조사 2과 권인선 감사관에게 현장 이야기와 감사직 공부팁을 들었다.-감사직을 선택한 이유는. 권인선(이하 권) 공직사회의 문제점을 발굴하고 개선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감사원에 오기 전 민간기업에서 잠시 일했는데, 내가 하는 작은 업무가 회사 전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체감하기 어려웠다. 감사관이 되고 나서 내가 맡은 업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적으로 하고 긍정적 결과를 낼 때마다 보람을 느꼈다. 손대호(이하 손) 좀 거창하지만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신념이 있었다. 평생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다. 감사원에서 일한다면 이를 모두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재 감사원에서 어떤 업무를 하고 있나. 권 감사청구조사국 청구조사 제2과에서 일하고 있다. 특정 정부 기관을 감사하는 일반 감사 부서와 달리 감사청구조사국은 공익감사 청구, 국민감사 청구, 국회감사 요구를 담당한다. 심사를 거쳐 감사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면 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청구인에게 통보한다. 공익감사와 국민감사는 국민이 청구하는 것이고, 국회감사는 국회가 본회의 의결로 특정 사안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면 감사를 하고서 국회에 보고하는 제도다. 최근 폐기물, 임대주택 등 다양한 분야의 공익감사, 국민감사 청구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민이 위법 부당한 행위에 대해 ‘개선해 주세요’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 손 재정경제감사국 1과에 있다. 기획재정부, 조달청, 통계청과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등 경제 분야 연구 기관 감사를 담당하고 있다. 감사원에선 감사원법에 따라 국가 세입·세출 결산 감사를 한다. 정부가 예산을 제대로 쓰는지 살피고 행정 운영 개선과 향상 목적으로 행정기관과 소속 공무원에 대한 직무 감찰을 한다. -자신만의 공부 방법을 소개해 달라. 권 7급 공채 시험을 처음 준비할 때 과목별 공부 범위와 암기해야 할 게 많아 어떤 방법이 효율적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우선 기본 강의를 끝내고서 기출문제를 여러 번 풀었다. 자주 출제되는 문제를 뼈대로 잡고 문제지를 풀면서 살을 채워 가는 식으로 공부했다. 빈출 문제가 점수의 기초 베이스다. 기초 풀이를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손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기본서와 기초를 숙지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공부할 때는 아주 단순하게 생활했다. 매일 오전 8시에 독서실로 가서 오후 10시까지 꾸준히 공부했다. 점심에는 산책을 하고 오전에 공부한 것을 정리했다. 기출문제나 모의고사에서 자주 틀린 부분은 반복해서 풀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런 공부 방식이 큰 도움이 됐다.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했나. 권 10개월간 시험공부를 하며 슬럼프가 여러 번 왔다. 그럴 땐 억지로 앉아 공부하기보다 반나절 정도 쉬었다. 일주일 중 엿새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남은 하루의 반나절은 나에게 주는 선물처럼 산책하거나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을 했다. -면접 준비는 어떻게 했나. 권 면접 스터디를 활용했다. 나를 보여 줄 수 있는 창의적인 답변을 하는 것도 좋지만, 떨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차분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실제 면접에선 감사 직렬에 특화한 질문보다 주제를 던지고 응시자의 의견을 묻는 질문의 비중이 컸다. 예를 들어 데이트 폭력 문제의 해결방안을 작성해 발표하는 식으로 면접이 진행됐다. 손 필기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놓쳤던 사회 현안을 공부하고, 함께 면접을 준비한 분들과 소통하며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 나갔다. 실제 면접에서는 청탁금지법 관련 질문이 나왔다. -미리 따놓으면 좋은 자격증이 있을까. 권 회계나 경영, 특히 기초적인 법률 지식이 있다면 도움이 많이 된다. 행정법을 필수 과목으로 공부했는데, 그때 익힌 지식이 지금 일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감사 업무는 다양한 분야를 보기 때문에 여러 방면의 지식을 두루 갖춰야 한다. 손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는 업무 특성을 고려했을 때 사회에서 취득한 어떤 전문 자격증이든 업무에 도움이 된다. 법률·회계 등의 지식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 함께 임용된 동기 중에는 회계사, 감정평가사 등의 자격증을 가진 이들도 있다. -입직 주요 통로가 7급이라고 들었다. 5급 고시 출신들이 고위직을 점하는 분위기와는 차이가 있겠다. 권 감사원은 5급과 7급이 동일한 감사 업무를 하고 있다. 직급 차이를 넘어 업무를 놓고 좀더 자유롭게 소통하는 분위기다. 손 감사원은 7급 공채 비중이 크고, 7급과 5급 공채 외에도 박사 특채, 회계사·변호사 특채 등 입직 경로가 다양하다. -출장이 많아 근무 강도가 센 편이라고 들었는데. 권 부서마다 감사 대상 기관이 달라 편차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지역 출장이 많은 편이다. 체력적으로도 힘들지만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고 문제점을 발굴하고서 개선 방안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손 근무 강도는 세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 감사 대상 기관이 전국에 흩어져 있어 감사관에게 출장은 숙명이다. -몇 명의 감사관이 투입돼 감사를 하나. 공무원 비위도 감사하나. 손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과 단위 감사의 경우 규모가 10명 내외다. 감사원법에 따라 공무원의 직무상 비위행위도 직접 감사할 수 있다. -감사원은 ‘권력기관’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막상 들어와 일해 보니 어떠한가. 권 감사 대상 기관의 문제점을 지적하다 보니 그렇게 비칠 수 있다. 하지만 감사원은 일방적으로 문제점만 지적하지 않는다. 대상 기관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개선 방안을 고민한다. 그러다 보니 감사 후 대상 기관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결과가 나올 때가 많다. 감사 대상 기관의 수용도도 높다. 손 바깥에서 본 것과는 달랐다.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적극행정 면책제도’를 시행하면서 사전 컨설팅도 활성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수평적이고 소통하는 감사를 지향한다. -어떤 성격이 감사직에 잘 맞을까. 권 매번 다양한 분야의 감사를 수행하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를 접하는 데 두려움이 없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적응하기 쉽다. 맡은 분야를 끝까지 파고드는 끈기가 있다면 더 좋다. 손 소통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고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볼 수 있는 호기심을 겸비해야 한다. 감사 환경이 빠르게 변화해 매번 감사가 새로운 주제로 진행된다. 감사 대상 기관 공무원들과 소통하려면 해당 분야를 완벽하게 숙지해야 한다.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자리다. -감사직 관련 정보가 없어 고민하는 초시생이 많다. 권 감사직이 소수 직렬이라 관련 정보가 많지 않다. 그래서 나는 감사원에서 운영하는 공식 블로그를 활용했다. 감사직 합격 수기, 감사원의 주요 감사 결과가 이해하기 쉽게 정리돼 있다. 이 블로그를 활용해 공부 방향을 정하고, 최근의 감사 결과를 정리해 면접 시험 준비에 활용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반바지 출근 좋지만 나는 안 해” 엘리트주의가 만든 ‘긴바지옥’

    “반바지 출근 좋지만 나는 안 해” 엘리트주의가 만든 ‘긴바지옥’

    10명 중 7명 “직장서 반바지 착용 긍정적”경직된 조직문화 탓 실행은 24%에 그쳐 50대 남성 “어색하고 초라… 신뢰도 우려”40대 여성 “교복부터 바꿔야 인식 변화”대기업도 공직사회도 남성 반바지 착용 카드를 꺼낸 지 오래지만 “당장 나부터 입으라면 글쎄…” 말끝을 흐리는 남성들.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 이 땅의 직장 남성들은 어떻게 ‘긴바지옥’(긴바지와 지옥의 합성어)을 견디고 있을까. 무엇이 긴바지 강박증을 떨치지 못하게 하는 걸까. 서울신문 아무이슈팀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직장인 278명(남 182명·여 96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남성 직원의 반바지 착용에 대해 10명 중 7명(67.7%)이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부정적 인식은 11.8%에 불과했다. 하지만 반바지 착용이 허용된 직장에 다닌다는 응답자는 35.2%. 실제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한 적 있다고 답한 남성은 24.2%로 더 적었다. 대부분(66.6%)은 남성 반바지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경직된 조직문화’를 꼽았다. 50대 서울시청 공무원 A씨는 “젊은 친구들은 반바지도 단정하게 잘 입던데 우리 같은 아저씨들은 초라한 기분이 들어서 꺼려진다”고 털어놨다. 40대 여성 직장인 B씨는 “인식을 바꾸려면 남학생 교복 바지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대부분의 교복이 긴바지이니 사회에 나와서도 격식을 갖춘 차림은 긴바지라는 인식이 굳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50대 남성 직장인 C씨는 “패션에도 TPO(시간·장소·상황)가 있는데 반바지에 다리털을 드러내고 있으면 업무 신뢰도가 떨어질 것 같다”고 했다. “다리털이 보기 흉하다고 하면서도 매끈하게 제모한 남성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이중적 시각도 버겁다”는 하소연도 있었다.국내 남성 직장인의 ‘반바지 역사’는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 2014년 주말과 공휴일에만 시범 도입했던 삼성전자는 2016년 6월부터 평일까지 확대했다. SK C&C와 SK하이닉스도 2013년과 2014년부터 복장 자율화를 선언했다.그러나 대부분의 대기업에서 명목상의 규정으로만 통한다. 공직사회에서는 2012년 서울시를 시작으로 2018년 수원시, 지난해 경기도와 경남 창원시, 부산시 등이 한여름 반바지 출근을 허용했다. 카카오, 배달의민족, 나이키코리아 등 정보기술(IT) 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반바지 착용 문화가 상대적으로 활성화하는 분위기다. 긴바지의 사회적 함의와 상징성은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라는 견해가 두드러진다. 민희식 크리에이티브 워크 대표는 저서 ‘그놈의 옷장’에서 “(반바지는) 길이가 짧은 만큼 옷이 주는 사회적 영향력도 딱 절반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남성에게 긴바지는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다는 일종의 증거”라는 솔직한 시각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엘리트주의 욕망이 건재하는 한 남성들의 바지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짧아지지 못할 것 같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직장남들의 ‘긴바지옥’… 애꿎은 다리털만 탓할 일인가 [아무이슈]

    직장남들의 ‘긴바지옥’… 애꿎은 다리털만 탓할 일인가 [아무이슈]

    “여직원 미니스커트는 괜찮아도 남직원 다리털은 못봐주겠다고요?” 경직된 조직문화를 유연하게 바꾸겠다며 대기업도 공직사회도 앞다퉈 반바지 착용을 도입했지만 “당장 나부터 입으라면 글쎄….”라며 말끝을 흐리는 남성들. 넥타이는 미련없이 풀어 헤쳐놓고 도대체 남성에게 반바지는 어떤 의미기에, 해마다 여름이면 같은 ‘논란’이 반복되는 걸까. 올해도 ‘긴바지옥’(긴 바지와 지옥의 합성어. 무더운 날씨에도 긴 바지를 입어야하는 지옥같은 상황을 의미)을 견뎌야하는 이 땅의 직장 남성들을 위해 반바지의 ‘심오한’ 함의를 파헤쳐봤다.● 10명 중 7명이 긍정적… 실제 반바지 출근은 ‘머뭇’ 서울신문 아무이슈팀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직장인 278명(남182명·여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 직원의 반바지 착용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42.5%가 ‘매우 적절하다’, 25.2%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10명 중 7명(67.7%)은 남성의 직장 내 반바지 착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보통이다’(21.6%)에 이어 ‘적절하지 않다’(9.4%), ‘매우 적절하지 않다’(1.4%) 등 부정적인 인식은 11.8%였다. 긍정적인 인식이 우세했지만 남성 응답자 중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는 직장에 다니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35.2%에 불과했다. 허용하고 있지 않다(50.6%), 모르겠다(14.3%)가 뒤를 이었다. 실제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남성은 응답자의 24.2%로 더 적었다. 반바지를 입지 못하는 이유에 관해서는 규정 상의 이유를 제외하고는 ‘눈치가 보여서’, ‘상사가 신경쓰여서’라는 대답이 압도적이었다. 반바지를 입고 근무하는 남성 직원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느냐는 주관식 질문에는 전체의 약 37%인 103명이 ‘시원해보인다’고 답했다. ‘별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대답이 16.5%로 뒤를 이었다. 약 61.2%가 ‘편해보인다’, ‘좋은 회사에 다니는 것 같다’, ‘창의적이다’ 등 긍정적인 답변을 했으며, 18.3%는 ‘단정하지 않다’, ‘무례해보인다’, ‘전문성이 없어 보인다’ 등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직급, 직종 혹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유보적’ 입장도 일부 있었다. ‘시원해보이지만 나는 입지 않을 거다’라고 단언한 남성 응답자들도 몇몇 눈에 띄었다. 응답자들의 66.6%는 남성 직원의 반바지 착용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경직된 조직문화를 꼽았다. 미관상 보기 좋지 않아서(16.2%), 고객 응대 등 업무 수행에 방해가 돼서(11.2%) 등이 뒤를 이었다. “후줄근해 보인다고 지적하지만 정작 격식에 맞는 남성 반바지를 판매하는 곳을 찾기 어렵다”는 하소연이나 “반바지가 일상복으로 등장한 역사가 짧아 아직 익숙하지 않을 뿐 미래에는 다를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왔다. ● 중년들은 어색…“남학생 교복부터 바꿔라” 서울시에서 근무하는 50대 남성 공무원 A씨는 “2012년 서울시에서 처음 반바지 착용을 허용할 때만 해도 정장 반바지를 구하기조차 어려웠다. 어렵사리 구해도 외부 미팅이나 회의 때는 긴바지로 갈아입고 나가게 되면서 확산이 안 됐다”고 회상했다. A씨는 “요즘 젊은 친구들은 반바지도 단정하게 잘 구해서 입던데 우리 같은 아저씨들은 어색하고 초라한 기분이 들어서 꺼려진다”면서 “외국계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는 문화가 정착된 곳도 있지만 공직사회까지 퍼지려면 우리 다음 세대에나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털어놨다. 40대 여성 직장인 B씨는 “인식을 바꾸려면 첫단추로 남학생 교복 바지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중학생 아들을 보면 대부분의 학교가 하복 체육복은 반바지지만 교복은 긴바지”라면서 “학생에게는 교복이 곧 단정한 복장인데, 교복이 긴바지다보니 성인이 돼서도 격식을 차리는 의상은 긴바지라는 인식이 굳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30대 여성 C씨는 “한국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에게 금기시하는 노출 범위가 조금 다른거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반적으로 여성 노출에 더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여성은 상체, 남성은 하체의 노출에 민감한 분위기”라면서 “수영복만 봐도 남자들은 웃통은 벗으면서 트렁크는 엉덩이의 실루엣이나 허벅지가 드러나지 않게 입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50대 남성 직장인 D씨는 “패션에도 TPO(시간·장소·상황)가 있는데 아무리 편견을 없애려 해도 반바지에 다리털을 내놓고 회의하러 오면 발표 내용에 신뢰를 느끼기 어려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40대 남성 직장인 E씨는 “다리털이 징그럽다고 하면서 매끈하게 제모하는 남자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것도 문제”라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미느냐, 밀리느냐, 문제는 다리털? 불똥은 다리털로 튀었다. ‘반바지를 입은 남성 직원에 대한 생각’에 대한 주관식 질문에서 다리털이 부담스럽다거나 지저분해보인다는 등 ‘다리털 혐오’를 호소한 답변이 2.9%로 집계됐다. “같은 남자지만 나도 우리 부장님 다리털 보고싶진 않다”, “수북한 다리털 보기도 싫지만 너무 다리가 매끄러우면 역시 어색할 것 같다”는 의견도 반복적으로 나왔다. “여직원한테 제모 안했으니 치마 입지 말라고 하면 성희롱이면서 남직원에게는 다리털 보기 싫으니까 반바지 입지 말라는 것은 역차별 아니냐”는 하소연도 있었다. 이베이코리아의 쇼핑사이트 G9(지구)가 지난 5월 3일부터 지난달 2일까지 한달 동안의 제모기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 고객의 구매량이 전체의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그루밍족’의 증가로 남성 제모도 더이상 낯설지 않은 문화로 자리잡았건만, 현대사회에서 남성의 다리털은 보여주기도 어색하고, 그렇다고 깔끔히 밀어버리기도 어려운 계륵 같은 존재가 돼있었다. 과연 남성의 제모 문화만 정착되면 직장 남성의 반바지 착용도 대수롭지 않은 문제가 될까. ● 기업·공직도 잇달아 권장은 하는데… 국내 남성 직장인의 ‘반바지 착용 역사’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 수원 사업장 직원에 한해 주말과 공휴일에 반바지를 입을 수 있게 시범운영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 6월부터는 평일로 확대 시행에 나섰다. 같은해 7월 정유·에너지 업계에서는 최초로 SK이노베이션이 반바지와 라운드 티셔츠를 업무용 복장으로 공식 인정했다. SK계열사 중에서는 SK C&C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013년과 2014년부터 복장 자율화를 도입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3월에 자율복장제를 도입해 상황에 따라 반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했으며, 롯데지주도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롯데멤버스 등에 이어 지난 1일부터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복장을 자율화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대기업에서는 명목상의 규정으로 존재할뿐 실제 자유롭게 반바지를 착용하는 직원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반면 IT기업이나 외국계 패션기업 등을 위주로 반바지 착용 문화가 자리잡은 곳도 많다. 카카오, 배달의민족, 나이키코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공무원의 반바지 착용 시도도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다. 2012년 서울시를 시작으로 2018년 수원시, 지난해 경기도와 경남 창원시, 부산시 등이 잇따라 혹서기 반바지 출근을 허용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2년 6월 5일에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이벤트홀에서 열린 ‘쿨비즈 패션쇼’에서 반바지 복장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 7월 26일 신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휴가룩, 시원차림 패션쇼’에 또 한번 직접 반바지를 착용하고 무대에 올라 춤을 추는 투혼을 발휘하며 ‘반바지 전도사’로 나섰다. 그러나 공직에서는 긴바지 차림새로 되돌아가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쳤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반바지 착용을 처음 허가한 경기도의 경우 도청 홈페이지에 ‘이재명 도지사부터 반바지를 입고 나와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자, 이 지사가 자신의 트위터에 “원하는 직원이 입을 수 있는 것일 뿐 내가 입겠다는 건 아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 유연한 조직문화가 긴바지옥 탈출 열쇠? 설문 결과 전체 응답자의 62.8%가 직장남성의 반바지 착용 문화 정착을 위해서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이 가장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불필요한 것은 버린다는 판단이 가능한 보복 없는 투명한 커뮤니케이션’, ‘꼰대 문화 타파’, ‘유교적 뇌 구조 변화’, ‘복장이 권위의 상징이라는 선입견을 내려놓는 것’ 등의 기타 주관식 답변에서도 모두 복장 자율화에 제동을 거는 경직된 조직문화에 대한 답답함이 엿보였다. “남직원의 반바지 착용 문화를 정착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답한 어느 응답자는 “앞으로도 반바지는 입을 생각이 없지만, 이런 화두가 제기되지 않을 정도로 자유로운 환경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직장남성들의 반바지 착용 논란은 ‘조직이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 억제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문제제기의 은유’라고 갈무리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구분짓기’를 위한 긴 바지의 상징이 아직까지 유효하다는 시선도 있다. 약 20년 동안 남성 패션지 ‘에스콰이어’ 편집장을 지낸 민희식 크리에이티브 워크 대표는 저서 ‘그놈의 옷장’에서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남자는 몸을 가리는 게 기본적인 예의였다”면서 “(반바지는) 길이가 짧은 만큼 옷이 주는 사회적 영향력도 딱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남성 패션은 외부로부터 물리적 자극을 피하고 엄폐 기능을 중시한 전투복에서 기원을 찾기 때문에 소속감이 분명하고 은폐가 용이하며, 계급과 신분이 드러나도록 발달해 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30대 직장인 F씨는 “남성에게 긴바지는 격식을 차리는 일종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다는 동류의식을 확인시켜주는 증거”라면서 “반바지가 권위를 살려준다거나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등의 2차적인 이득이 없다면 단순히 시원하다는 장점만으로 출근 복장으로 정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허무한 결론이지만, 올 여름에도 많은 직장에서 자유롭게 반바지를 입고 활보하는 남직원들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곳곳에서 물음표가 제기되고 크고 작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만큼, 아마도 몇번의 여름이 지나면 모두가 ‘속시원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분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사설] 부동산 정책 실패 인정하고 과감히 새판 짜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를 이달 중으로 팔겠다고 밝혔다. 노 실장은 어제 페이스북에서 “서울의 아파트를 남겨 둔 채 청주의 아파트를 처분하는 것이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공직사회 전반으로 다주택 처분이 확산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정세균 총리가 어제 “각 부처는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고위공직자 주택 보유 실태를 파악하고 다주택자는 하루빨리 매각할 수 있게 조치를 취해 달라”고 내린 지시는 적절했다. 국회의원들도 이제 솔선수범에 나서야 한다. 두 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국회의원이 여당 42명, 야당 41명이나 된다. 이는 유권자들의 부동산 민심에 부합하지 않는다. 더구나 국회의원은 정부 고위관료 이상으로 부동산 정책과 업무에 관련성이 높은 만큼 당장 불필요한 부동산의 처분에 나서야 한다. 미래통합당 소속의 원희룡 제주지사는 그제 라디오에서 “국회의원들이 집을 팔아야 되는 건 당연하다”면서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을 당론으로 채택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여야 국회의원이나 청와대 고위공직자들이 사는 집을 제외하고 시장에 집을 내놓다고 부동산 시장의 왜곡이 당장 고쳐지지는 않더라도 지도층의 솔선수범으로 성난 민심을 달랠 수는 있을 것이다. 정부·여당이 조만간 22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다는데 왜곡된 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 싶다. 대출억제 등 규제 일변도의 땜질씩 처방이고 징벌적 세제 강화였던 탓이다. 게다가 취득세, 양도세를 강화하는 최근 방안은 증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양도세를 높이면 경제적인 여력이 충분한 다주택자들은 매각보다 버티기에 돌입할 공산이 크다. 최근 매각 대신 증여가 크게 늘었는데, 매물 부족 현상을 심화시킬 우려가 높고, 부동산을 통한 부의 대물림 현상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증여가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게 그 사례다. 기존 임대사업자들의 세제 혜택 폐지를 소급 적용하는 방안도 정부에 대한 불신을 확산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다. 종부세의 실효세율을 높이더라도 은퇴자의 피해자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를 믿고 무주택을 고수했다가 피해를 입은 서민들도 적지 않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정부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실패를 인정하고 새로 판을 짜야 할 수도 있다. 서울 강남 등에 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보유세를 늘린다면 취득세와 양도세를 함께 손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부동산 정책 라인의 문책성 인사도 주저할 필요가 없다.
  • 와장창… 조달청 ‘유리천장’

    와장창… 조달청 ‘유리천장’

    “한 번의 인사 발탁이 아닌 여성 공무원이 주요 보직 후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1949년 조달청 개청 후 첫 여성 운영지원과장에 임명된 문경례(55) 과장은 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렇게 말했다. 인사 총괄 부서장에 여성이 임명되는 등 조달청에 거센 ‘여풍’이 불고 있다. 문 과장은 1985년 9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2011년 사무관, 2016년 8월 서기관으로 각각 승진했다. 2015~2016년 본청 인사계장을 거쳤고 2019년 자재장비과장을 맡아 올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적마스크 계약과 공급을 전담하면서 추진력을 인정받았다. 문 과장은 “고시·비고시, 남성·여성 구별 없이 균형과 형평성 있는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구성원들과 적극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여성 중간 간부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청 총괄(서무계장)에 김종화(51) 사무관, 예산 총괄(예산계장)에 김수경(49) 사무관, 조직 총괄(조직계장)에 윤경자(49) 사무관이 각각 임명됐다. 이들 모두 9급 공채 출신으로 다양한 경력과 꼼꼼한 업무 처리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대외 활동이나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한 고위 간부는 “공직사회에 여성 진출이 늘면서 업무 파트너가 여성인 기관도 많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책임감을 가지고 섬세하게 업무를 챙겨 오히려 수월하다”고 전했다. 주요 보직뿐 아니라 본청 6개 국 중 4개 국의 주무 사무관에도 여성이 배치됐다. 주무 사무관은 각 국의 핵심 직위로 국별 업무계획 수립과 집행, 제도 개선 및 국회 대응 등 대내외 업무를 전담하면서 사실상 ‘승진’이 보장되는 자리로 평가된다. 그동안 비고시 남성 고참 사무관의 전유물로 간주됐다. 통상 공모를 통해 선발하는데 의도하지 않았지만 4개 국에서 모두 여성 사무관이 낙점됐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관가 블로그] 충청 출신 이인영, 통일장관 넘어 대선까지 날까

    [관가 블로그] 충청 출신 이인영, 통일장관 넘어 대선까지 날까

    지난 3일 부분 개각 대상자 중 관가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인물은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도,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아닌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입니다. 이유는 그를 일개 장관 후보자로 보지 않고 잠재적 대선 후보자로 보기 때문이지요. 그의 통일부 장관 기용은 경색된 남북 관계의 해결사 역할뿐만 아니라 향후 여권의 ‘잠룡’으로 키우려는 ‘양수겸장’(兩手兼將)의 포석이라는 것이지요. 사실 공직사회도 여러 정권에서 권력의 부침을 겪다 보니 여의도 못지않게 정치적으로 ‘촉’이 발달돼 있습니다. 이 후보자는 1980년대 운동권의 상징입니다. 검은 두루마기를 입고 사자후를 토하던 그를 1999년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영입하면서 정계에 첫발을 내딛게 됐지요. 정치 입문 전부터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그는 3년째 민간인출입통제선을 걷는 ‘통일걷기’를 하고 있는데, 행사 첫해인 2017년 부인이 심장쇼크가 왔는데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행사를 강행했던 일화는 유명합니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 후보자 낙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임명과 닮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무렵 정 전 장관 등의 기용에 대해 “충분히 기회를 줬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장관으로 국민들로부터 검증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것이지요. 정 전 장관은 이후 대통합민주신당(현 민주당) 후보로 19대 대선에 출마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21대 총선 전 집권여당 원내대표로 개정선거법과 검찰개혁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려 통과시키면서 점수를 많이 땄습니다. 이를 계기로 여권에서는 그를 다시 보는 분위기입니다. 반면 야권으로부터는 “입법부 장악과 사법부 통제를 위한 폭거”라는 거센 비난과 반발을 샀지요.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권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로 대망론을 펼치고 있는 이낙연 의원의 호남 한계론을 극복할 수 있는 인물로 이 후보자를 지목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는 충청 출신입니다. 영남 출신인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경우 재판 결과가 변수이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내상’이 생각보다 크다면 더욱 그렇지요.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거론한 ‘당 밖에서 꿈틀거리는 대권주자’로 지목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윤석열 검찰총장 역시 충청 출신이라는 점도 이 후보자의 몸값을 올려줄 것 같습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6일 “대선 후보는 스스로 쟁취해야 하는데 이 후보자가 장관직을 잘 수행하느냐가 그다음 행보를 결정 지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진중권 “공수처 1호는 윤석열, 2호는 없을것”

    진중권 “공수처 1호는 윤석열, 2호는 없을것”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오는 15일 출범 예정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1호 사정 대상이 윤석열 검찰총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진 전 교수는 6일 “공수처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엔 의미가 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대통령 노후보장보험’ 외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이어 수사권, 기소권, 영장청구권을 다 가진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다고 하지만 그 모든 권력을 공수처도 다 가졌다며 그런 공수처가 기존의 검찰보다 더 중립적이고 독립적일 거라는 확신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어차피 공수처장은 친문세력인 ‘대통령의 충성동이, 효자동이’로 임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수처는 대통령 등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척결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출범 예정일은 오는 15일이다. 공수처장은 검사직을 겸하며 임기는 3년이다. 진 전 교수는 공수처에서 첫번째로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는 더불어민주당 측의 주장대로 윤 총장이 될 지도 모른다며, 윤 총장이 자진해서 물러나지 않으면 공수처 수사로 불명예퇴진시키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공수처 2호 공직자는 어쩌면 안 나올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어차피 비리는 권력에서 나오고, 권력은 친문 세력이 잡고 있는데 친문은 절대 처벌 받지 않는다는 게 ‘그들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따라서 공수처는 윤 총장을 내치는 과업만 끝나면 곧바로 할 일 없는 조직, 아니 일해서는 안 되는 조직이 되어 그냥 손 놓고 노는 공수처(空手處)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공수처장이야 어차피 ‘친문 애완견’일 테고, 설사 우연이나 실수로 강직한 사람이 그 자리에 와도 검찰이라는 커다란 조직의 장도 저렇게 흔들리는 판에 당·정·청과 어용언론, 극렬 지지자들의 파상공세를 절대 못 견뎌낸다”며 “그러니 그냥 슬슬 놀다가 필요할 경우 검찰수사나 방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사례를 들며 앞으로 권력형 비리는 눈앞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유 전 국장의 감찰을 중단시켰다는 이유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유 전 국장은 행정고시 출신 직업공무원이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 3년간 청와대 파견근무를 하며 노 전 대통령의 수행비서를 맡았다. 진 전 교수는 “검찰이 권력의 비리를 적발하더라도 공수처에서 곧바로 넘겨받아 유재수 건처럼 처리할 것”이라며 “아예 적발을 안 하니 앞으로 비리를 볼 수 없게 되어 공직사회는 깨끗해지고 ‘개혁’은 완수된다”고 비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설] 고위공직자 강남 3구 주택 비율 더 높아졌다니

    “고위공직자는 집을 한 채만 남기고 다 팔라”는 주문에도 집을 판 고위공직자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오히려 아파트 분양권을 추가로 얻어 각각 2주택자와 3주택자가 된 이도 있었다. “집을 팔라”고 했던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집을 처분하지 않아 다주택자로 남아 있다. 서울신문이 행정부 차관급 이상,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검찰 검사장급 이상 등 모두 194명의 부동산 소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가진 전체 주택 213채 중 32.9%인 70채는 강남에 집중됐다. 지난해 12월 조사와 비교하면 고위공직자의 강남 3구 부동산 비율은 오히려 1.0% 포인트 늘었다. 문재인 정부가 고위공직자에게 ‘다주택 매각’을 주문한 것은 ‘주택은 투자용이 아닌 거주용’이라는 메시지를 공직사회 전체와 국민들에게 던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추동력으로 삼아 투기로까지 번진 강남 쏠림 현상을 해소하고 부동산 정책을 이끌어 가려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시도는 고위공직자 사회에서부터 먹히지 않았다. 고위공직자 가운데 최초로 “집을 한 채만 남기고 팔겠다”고 공개 선언했던 장관급 인사도 여전히 주택 2채를 보유 중이었다. 고위공직자도 강남에 살 수 있고, 다주택자일 수 있다. 문제는 이것을 정책의 유인책으로 삼으려 한 것이 실패했는데, 그것이 정책 추진 책임자들로부터 비롯됐다는 것이다. 문 정부 임기가 끝나는 시점의 집값이 현재보다 비쌀 것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이 40.9%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별로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29.4%였고, 현재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답변은 17.1%였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말을 믿는 국민은 대단히 적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교수가 “문재인 정부가 교육은 포기했어도 부동산만큼은 중간이라도 가면 좋겠다”고 했다. 정책은 필요하면 수정할 수 있다. 고집만 부릴 일이 아니다.
  • 하반기 정부 개방형 직위 34명 뽑는다...13명은 민간인만

    올 하반기 정부 각 부처에서 34명을 개방형 직위로 공개 모집한다. 30일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하반기 개방형 직위 공개모집 계획’에 따르면 16개 정부 부처에서 고위공무원단 13명, 과장급 21명 등 34명을 개방형 직위로 공개 모집한다. 이 가운데 13명은 민간 출신만 지원할 수 있다. 34명 중 1~16일 공개 모집하는 ‘7월 중 개방형 직위’는 9명이다. 고위공무원은 국토교통부 항공교통본부장, 법무부 법무심의관, 외교부 주카자흐스탄대사관 공사참사관,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장, 통계청 경인지방통계청장,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명자원부장 등 6명이다. 과장급은 국토부 도시활력지원과장, 중소벤처기업부 홍보담당관, 식품의약품안전처 서울지방청 유해물질분석과장 등 3명이다. 이 중 농진청과 외교부, 식약처 세 자리는 민간인만 뽑는 경력개방형 직위다. 개방형 직위는 전문성이 특히 요구되거나 효율적인 정책 수립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직위에 공직 내외부 공개 모집을 통해 적합한 인재를 선발, 충원할 수 있도록 지정한 직위를 말한다. 개방형 직위에 임용되는 임기제 공무원은 3년간 첫 임기가 보장된다. 이인호 인사처 인사혁신국장은 “앞으로도 민간 우수 인재가 공직에 안착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제도적·운영적 지원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공직사회 적극행정과 정부 혁신 문화를 확산시킬 유능한 민간 인재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민간 출신 공무원 적응 돕기 위한 지침서 나왔다

    개방형 직위로 공직에 임용된 민간 출신 공무원이 공직사회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종합 지침서가 처음으로 나왔다. 인사혁신처는 공직에 생소한 개방형 직위 민간 인재의 공직 조기 적응과 성과 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개방형 직위 민간 인재 온보딩(OnBoarding) 가이드’를 발간한다고 29일 밝혔다. 온보딩이란 배에 탄다는 뜻으로, 능숙한 선원이 되도록 돕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지침서는 부처 인사담당자와 동료가 민간임용자 선발부터 퇴직까지 임용 단계별로 지원해야 할 표준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우수 운영 예시와 함께 인사담당자, 동료가 일정별로 지원할 사항을 담은 체크리스트를 제공해 각 부처가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인사처는 부처 인사담당자와 주변 동료에게 이 지침서를 배포해 민간인재가 소속감을 갖고 우수한 역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황서종 인사처장은 “아무리 우수한 인재를 뽑았다 하더라도 그 역량을 발휘할 수 없으면 성공적인 채용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민간 인재가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는 데 이번 가이드가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공직사회 새로운 일상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공직사회 새로운 일상

    코로나19 이후 바뀐 새로운 일상은 공직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머리를 맞대고 이어지던 회의는 화상회의로 바뀌고 재택근무도 활발해지면서 딱딱한 격식보다 실질적 결과물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퇴근시간에 국장이나 부장 눈치를 보던 것도 옛날 얘기가 되는 분위기다. 부서 전체가 몰려다니던 회식도 눈에 띄게 줄었다. 반면 술동무를 구하지 못해 애태우는 ‘애주가’들은 ‘사람 사는 정이 느껴졌던 좋았던 옛 시절’이 그립다고 한다.공직사회는 요즘 ‘비대면’이 대세다. 회의는 물론 공청회도 온라인으로 하는 경우가 늘었다. 행정안전부 A씨는 25일 “내부 회의는 모두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외부 회의 역시 사진을 찍어야 하는 업무협약(MOU)처럼 불가피한 회의만 소규모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 참석자들 간 시간 조율하는 것만 해도 엄청나게 큰 일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요즘은 훨씬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화상회의는 용건만 간단히 해 시간 절약” 비대면 문화가 얼마나 효율적인지, 코로나19 이후에도 계속될지는 회의적인 의견도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B씨는 “사무실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마당에 화상회의가 속편하다는 분위기”라며 “용건만 간단히 하다 보니 회의 시간이 줄었다. 국장 뒤에 과장이 배석하는 게 사라진 것도 좋아진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영상회의는 현장감이 없다. 형식적으로 흐르는 경향도 있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C씨는 “코로나19가 끝나면 ‘얼굴 보고 하는 게 또 장점이 있으니 예전처럼 하자’는 분위기로 돌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점점 간소해지던 회식 문화는 말 그대로 ‘퇴출’된 듯한 분위기다. 축하할 일이 있으면 도시락이나 피자·치킨 등 배달음식으로 간단히 자리를 함께하는 것으로 대신하는 분위기다. 환경부 D씨는 “친한 사람들 위주로 4~5명 모여 소규모로 모이긴 해도 예전처럼 실국장이 소집하는 대규모 회식은 거의 없다. 술 좋아하는 실국장들은 ‘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도 소규모로 저녁 한 번 먹자’고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부분 가벼운 회식 정도는 하자는 분위기” 고용노동부 E씨는 “회식이 사라지니 이제는 은근히 회식을 바라는 것 같기도 하다”면서 “회식 없다고 좋아하는 직원도 있지만 대부분 가벼운 회식 정도는 해야 회사 다니는 느낌도 나지 않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예산실은 다른 의미로 회식이 없어졌다. F국장은 “예산실 특성상 다같이 모여 논의하거나 담당자를 만나 설명을 듣는 일이 많기 때문에 순환재택근무 때도 실효성이 떨어졌다”면서 “3차 추경과 내년도 예산안까지 겹쳐 자연스레 회식은 꿈도 못 꾼다”고 말했다. G사무관은 “새벽까지 야근이 빈번한데 다른 부처에서 일찍 퇴근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속이 터지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재택근무가 더 불편하다는 사람 많아” 워라밸이 확산되는 것도 전에 보기 힘든 모습이다. 해양수산부 H과장은 “회식도 없고 퇴근 후 운동을 하거나 새로운 취미 생활을 발굴할 기회가 많아졌다”면서 “직원들과의 네트워크, 소통이 예전보다 못해진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재택근무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인사혁신처 I씨는 “재택근무가 더 불편하다는 게 중론이다. 일하는 데 집중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집안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J씨는 “출퇴근 시간이 줄어드는 등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공직문화 변화 속 세대차도 드러난다. 국토교통부 J국장은 “전화나 SNS로 업무 지시를 할 때 익숙하지 않은 ‘꼰대’로선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반면 국토부 K서기관은 “화상회의도 불편하지 않고 SNS를 통한 업무 처리도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회식이 사라져 저녁에 일찍 귀가할 수 있고, 예전보다 술도 덜 마시고 개인을 위한 시간이 많아진 것은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부처 종합
  • ‘작심 비판’ 추미애 “검찰의 선택적 정의 많이 목격”

    ‘작심 비판’ 추미애 “검찰의 선택적 정의 많이 목격”

    “검찰 스스로 정치하는 듯 왜곡된 수사 목격”전날 윤석열 비판 이어 이틀 연속 작심 발언“공수처, 사법구조의 획기적인 대전환” 평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스스로가 정치를 하는 듯 왜곡된 수사를 목격하면서 과연 파사현정 정신에 부합하는 올바른 공정한 검찰권 행사가 있었는지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선진 수사기구로 출범하기 위한 공수처 설립방향’ 공청회에서 축사를 통해 이렇게 검찰을 비판했다. 추 장관은 전날 “자기 편의적으로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해 법 기술을 부린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작심 발언을 했다. 그는 “이른바 검찰의 선택적 수사, 선택적 정의라고 할 만큼 칼이 무뎌지거나, 칼집에서 빼내지 않거나 하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다”면서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의 불교용어 ‘파사현정’을 언급했다.추 장관은 올해 초 취임 직후 추진한 수사·기소 주체 분리 방안을 두고 “정의로운 검찰의 역할을 무력화하기 위해, 또는 정권을 봐주기 위해 엄호하는 법무부 장관이라는 식으로 프레임을 씌우려는 시도도 있었다”며 검찰 안팎의 비판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르면 다음달 출범을 앞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 “권한에 걸맞게 운영 과정에서도 국민의 민주적 통제 시스템이 구현돼야 하고 인권친화적 수사 방식이 고민돼야 할 것”이라면서 “형사사법절차에 있어서 절차적 정의를 준수하는 전범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법 제정은 도입 논의 20여년 만에 그 결실을 맺은 것으로 권력기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한 공수처가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비리에 대해 성역 없이 수사하면 공직사회의 투명성과 청렴성이 제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공수처 출범을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부터 이어져 온 사법구조의 획기적인 대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주무관들 방역용품 빼돌려” 사회복무요원 고발… 주민센터 “사실무근”

    “주무관들 방역용품 빼돌려” 사회복무요원 고발… 주민센터 “사실무근”

    “부정부패 소굴, 감사해 달라” 국민청원 글센터장 “요원의 음해…법적대응” 진실공방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주민센터에 근무했던 사회복무요원이 공직사회의 부정 및 일탈행위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자 공무원들이 이에대한 법적 조치를 할 방침이어서 ‘진실 공방’으로 번질 전망이다.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간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 주민센터에서 일한 사회복무요원 A씨는 인터넷 한 커뮤니티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공무원들의 부정 및 일탈행위를 고발했다. 이 사회복무요원은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부정부패의 소굴 주민센터를 감사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청원 글을 통해 주민센터 공무원들이 코로나19 방역용품과 기부 물품을 빼돌리고 관용차를 무단 사용하는가 하면, 근무지 이탈 및 낮잠 등 일탈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 “주무관들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반납해야 할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빼돌려서 나눠 가졌갔다”고 밝혔다. 또 “오후 3시 10분은 근무 시간인데 주무관들은 바비큐 파티를 준비하고 오후 5시부터 고기와 술을 먹었다. (이웃돕기 차원에서) 기부받은 연어 통조림과 컵밥은 주무관들이 나눠 먹고 식초 음료는 유통기한이 지날 때까지 갖고 있다가 버렸습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장은 낮에 막걸리를 마시고 늦게 들어왔고, 주민에게 나눠줘야 할 지자체 소식지와 코로나19 포스터는 무겁다고 쓰레기장에 내버렸다”고 올렸다. 남자 주무관들은 주민센터 모유 수유실에서 이불을 깔고 낮잠을 자는가 하면 한 주무관은 매일 관용차를 타고 커피숍에 간다고 고발했다. 몇몇 직원은 근무 시간에 인터넷 서핑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 보내기, 모바일 게임 등을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 사회복무요원은 “구청에 감사 요청을 구두로 여러 차례 말했으나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꼭 감사원 감사를 통해 (해당 공무원들을) 징계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대해 해당 주민센터는 “사실무근”이라며 펄쩍 뛰었다. 한중희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장은 25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들이 마스크를 빼돌렸다거나 근무 중에 바비큐 파티를 했다는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 동장은 “낮에 통장들과 술을 먹었다는 주장도 근무가 끝난 오후 6시 이후였고 공무원들은 7시에나 저녁을 먹었다”며 “(공익요원은) 발령받을 때도 공무원들과 여러 트러블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보 또한 통장에게 제대로 배부했고 시일이 지난 과거 관보를 폐기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현재 감사원 지시로 전주시 감사관실과 전북도 인권담당관실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동장은 해당 공익요원의 불성실한 근무태도 등을 지적하며 “그동안 참아왔는데 이제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허위사실공표 등으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공익요원은 주민센터 기자회견 내용이 허위라며 정면으로 맞받았다. 그는 “모든 비리를 직접 눈으로 봤고 사진과 녹취를 통해 기록했다”며 “이를 하나도 인정하지 않고 모두 ‘아니다’라고 부인만 하니 기가 찰 따름”이라고 했다. 또 “주민센터 내에 폐쇄회로(CC)TV가 있기 때문에 그걸 확인하면 모든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공무원들이 CCTV를 삭제하기 전에 감사원에서 이를 확보해 분석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 공익요원은 최근 자신에게 폭언과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한 주민센터 공무원을 검찰에 고소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주민센터 직원이 밖에서 치킨을 먹고 저녁 8시에 퇴근했다고 기록하는 방식으로 초과근무 수당을 타낸 정황도 있다”며 “이 또한 해당 공무원의 카드 결제 기록과 퇴근 시각 등을 분석하면 명백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다산목민대상 대상 받은 이성 구로청장

    다산목민대상 대상 받은 이성 구로청장

    서울 구로구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제12회 다산목민대상에서 ‘대통령상’(대상)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다산목민대상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율기(律己), 봉공(奉公), 애민(愛民) 정신을 본받아 모범적인 지방행정을 구현하는 기초자치단체에 주는 상이다. 총 2차로 진행된 심사에서 구로구는 율기, 봉공, 애민 등 3개 분야, 10개 지표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수상으로 구로구는 특별교부세 2억원, 상금 2000만원을 받는다. 강병규 다산목민대상 심사위원장은 “구로구는 구로디지털단지 배후도시답게 각종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주민들의 생활패턴을 바꾼 정책으로 주목받았다”고 평가했다. 구로구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구청장까지 감사가 가능한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하고 청렴콜·청렴나눔방·청렴인증제도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청렴한 공직사회 분위기를 조성해 왔다. 고척·개봉·오류동 고도제한 완화, 교정시설 이전 등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한 정책도 꾸준하게 펼쳐 왔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 살기 좋은 구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장관의 책상] 미증유의 위기와 적극행정/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장관의 책상] 미증유의 위기와 적극행정/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흐르는 물에 30초간 손 씻기.’ 코로나19 등 질병 예방의 상식과 같은 구호다. 그런데 이것이 상식이 아니던 시절이 있었다. 1840년대 헝가리 출신 산부인과 의사 이그나즈 필리프 제멜바이스는 분만시술 시 손 씻기를 통해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가 정신병원에 감금됐다. 손 씻기가 상식이 된 것은 그가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뒤의 일이라고 한다. 이 일화는 관습을 깨고 혁신을 이뤄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그런데 2020년 우리는 제멜바이스보다 더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 경제, 사회 등 모든 영역이 혁신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요즘 공직사회에서 강조되는 것이 적극행정이다. 적극행정이란 공무원이 공익을 위해 규정과 관행의 한계를 넘어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즉 과감한 혁신이 적극행정의 핵심이다. 지난해 말 국내 한 벤처기업은 캡슐을 넣고 버튼만 누르면 신선한 맥주가 완성되는 스마트 기기로 세계적인 전자쇼에서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기업은 이 제품을 호프집에 판매하려 했으나 난관에 부딪혔다. 호프집에서 해당 제품으로 맥주를 추출하려면 주세법상 주류제조면허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호프집이 면허 발급에 필요한 각종 시설을 갖추고 있을 리 만무했다. 해당 기업이 생산하는 맥주원료 캡슐은 주세법상 술이 아니었기에 직접 면허를 받을 수도 없었다.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튼 것은 적극행정이었다. 관계부처 공무원들이 합심해 기업의 주류제조면허를 임시로 발급해 주고 맥주원료 캡슐도 술로 인정되도록 주세법을 개정했다. 규제에 얽매이는 대신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던 것이다. 올해 초 해당 기업이 중국 유통업체와 수백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미국과 인도 진출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민간의 혁신과 행정의 혁신이 합을 맞춘 결과였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유례없는 상황이므로 대책도 전례가 없어야 한다”며 적극행정을 강조했다. 공직사회에 불고 있는 이러한 적극행정의 바람을 타고 많은 우수사례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혁신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제멜바이스의 용기가 없었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희생됐으리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다가오는 커다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에도 용기 있는 도전이 필요하다. 혁신성장의 한 소임을 맡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서 이러한 대담한 시도들이 모여 우리 사회 혁신의 물줄기를 퍼 올리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행안부 공직 내 혁신선도그룹 출범한다

    행안부 공직 내 혁신선도그룹 출범한다

    행정안전부는 부처 내에 ‘혁신선도그룹’을 구성해 오는 16일 발대식을 연다고 15일 밝혔다. 혁신선도그룹은 정부혁신 문화를 공직사회에 확산하기 위한 연구모임으로 과장급 공무원 24명과 1∼2년차 새내기 공무원 24명 등 모두 48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민간 혁신기업 방문 및 현장 토론회, 스타트업 기업체와의 스터디 모임, 전문가 초청 토론회 등 활동을 한다. 이를 통해 ‘디지털조직 혁신분과’, ‘지역활력 혁신분과’, ‘예방안전 혁신분과’ 등 3개 분과로 나누어 실현가능한 정책을 발굴하고 우수 사례는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화 과정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이인재 행안부 기획조정실장은 “혁신선도그룹을 지속적으로 양성해 혁신이 조직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고 매년 50여명씩 5년간 운영 시 250여명의 혁신 주체가 배출되고 나아가 행안부 전 구성원이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남성 중심 문화·낮은 성인지 감수성 ‘제왕적 지자체장’은 또 나올 수 있다

    남성 중심 문화·낮은 성인지 감수성 ‘제왕적 지자체장’은 또 나올 수 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4월 부산시청에 근무하는 여성 공무원을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퇴했다. 오 전 시장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눈물까지 흘렸지만, 누구도 그의 눈물에 공감하지 않았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치단체장이었기 때문이다. 권력형 성범죄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2018년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수행비서를 성폭행해 지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각계각층에서 ‘미투’(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거세게 일었다. 또 여성폭력방지기본법도 제정됐다. 서울과 광주, 경기 등 지자체는 전담 기구를 설치해 예방·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성폭력·성희롱 예방과 대응을 책임지는 자치단체장의 권력형 성범죄는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여성을 동료로 존중하는 양성평등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고 남성 중심적인 공직사회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 등 조직의 특성 때문으로 분석한다.●개인 일탈 아닌 공직사회 전체 문제 오 전 시장도 2018년 7월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권력 관계에 의한 성폭력, 성희롱 근절은 새로운 시대적 과제가 된 만큼 공직사회가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완전히 뿌리를 뽑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은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 오히려 2018년 회식 자리에서 여성 노동자를 좌우에 앉힌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등 낮은 성인지 감수성을 드러냈다. 결국 성폭력 사건은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오 전 시장은 올해 4월 초 업무시간에 시장 집무실에서 시청에 근무하는 여성 공무원을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 등)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또 경찰은 지난해 10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제기된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부산 여성단체총연대 관계자는 “이번 사태 본질은 권력형 성범죄로 개인 일탈이 아닌 공직사회 전체의 문제”라며 “여성을 동료가 아닌 성적 대상으로 보는 한 이런 성폭력 위험은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시가 성평등 종합대책 마련에 실패한 결과”라며 “시는 사건의 본질을 가리는 2차 가해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고 성인지 감수성 점검과 성차별적 조직 문화를 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오 전 시장이 당선 이후 보여 준 모습은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변화를 말하기에 무색할 정도였다. 오 전 시장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성희롱·성폭력 전담팀의 경우 당선된 이후 태도를 바꿔 끝내 만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법원마저 권력형 성폭력 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행태를 보여 여성계의 반발은 더 거세졌다. 지난 2일 부산지법은 오 전 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부산지법은 “증거가 모두 확보되고 피의자가 범행 내용을 인정해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제반 사항을 종합하면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오 전 시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여기에다 오 전 시장 측이 영장실질심사에서 “(범행은) 고의적이지도 계획적이지도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영장 기각 직후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판사가 이 사안에 대해 국민에게 던진 대답은 ‘힘 있고 돈 있는 사람은 비록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구속에 대한 걱정 없이 재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권력에 의한 성폭력 범죄를 예방하고, 공직의 무거움을 알리는 이정표를 세울 기회를 법원은 놓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김규리 부산여성단체협의회장은 “권력형 성추행은 지독한 범죄인데 사안의 중대성이 제대로 다뤄졌는지 의문”이라며 “여성계에서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정중한 사과도 받은 적도 없고 너무 흐지부지 넘어가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동안 집회를 통해 여러 차례 밝혔듯이 봐주기식 수사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민청원이라든지 수사책임자 처벌 촉구, 대규모 규탄 집회 등 역량을 총동원한 투쟁을 예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부산경남미래연구원 관계자도 “공인이고 집권당 출신 정치인이라는 점 때문에 도주 우려가 없다고 생각하는 게 영장 기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나 생각하는데 일반인과 비교해 상당한 특혜를 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뿌리 깊은 자치단체장 성범죄 이 같은 사회 분위기 탓에 권력형 성범죄는 끊이지 않는다. 2018년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수행비서 성폭행이 대표적이다. 안 전 지사는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이 사건은 미투 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안병호 전 전남 함평군수는 2010년 9월~2015년 9월 모텔과 차량에서 군청 직원 등 여성 5명을 11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현재 2심 재판 중이다. 서장원 전 경기 포천시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시장직을 잃었다. 우근민 전 제주도지사는 여성 직능단체장을 면담하면서 성추행을 한 혐의로 여성가족부 남녀차별개선위원회로부터 성희롱 판정과 함께 1000만원의 손해배상, 재발방지 대책 수립 권고를 받았다. 권력형 성범죄의 경우 권력자가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권력형 성범죄자의 유형을 ▲자신의 권력 영역을 곧 자신의 왕국으로 생각하는 ‘무소불위형’ ▲권력에 동조하고 추종하는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지능형’ ▲권력자의 모습을 보고 학습한 후 상대적 약자에게 범행하는 ‘모방·학습형’ 등으로 분류한다. 따라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성범죄가 관료 조직 내에서 발붙이지 못하게 하려면 불관용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지훈 울산시민연대 시민감시팀장은 “당연히 용납되는 것처럼 여겨 온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끊어 내지 않고는 진전은 없다”며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실질적인 양성평등과 성범죄 교육이 필요하고, 특히 선출직 단체장의 경우 더 철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문제를 제기하는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지지를 통해 조직 내부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성평등정책담당관 신설… 성평등 체계 강화를 전문가들은 이처럼 권력형 성범죄가 끊이지 않는 이유로 “이들이 절대적 인사권을 가지면서 제왕적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무원들이 충성 경쟁을 하느라 인사권자에게 쓴소리를 할 수 없는 구조도 성인지 감수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공직사회의 성인지 감수성 교육으로 조직 문화를 성평등하게 개선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작은 권력만 있어도 충성화 과정에서 문제 제기가 차단된 문화이다 보니 민주적 조직으로 전환하기가 어렵다”며 “내부의 민주화와 투명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석영미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오 전 시장 사건은 남성 정치인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라며 “정치권 내 공관 권위주의의 문화, 남성 중심 문화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을 신설해 성평등 추진 체계를 강화하고, 권력형 성폭력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즉각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 대표는 “공직사회 내에서 남성 중심적 문화가 공고하고 부산시 자체에도 성평등하지 못한 문화가 전반적으로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조직 문화를 성평등하게 개선하고,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최우선적으로 실시해 오랫동안 질서와 체계로 굳어진 권력관계 자체를 전면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사고] 서울신문 사내벤처 1호 ‘공생공사닷컴’ 오늘 출범합니다

    [사고] 서울신문 사내벤처 1호 ‘공생공사닷컴’ 오늘 출범합니다

    서울신문 사내 벤처 1호 ‘공생공사닷컴’(www.public25.com)이 1년 3개월여의 인큐베이팅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15일 정식 출범합니다.공생공사닷컴은 100만 공무원과 공기업 등 공공의 영역에서 땀 흘리는 분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온라인 전문 매체입니다. 장·차관이나 지방자치단체장 위주의 기존 언론과 다르게 직업공무원의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망합니다. 공적 영역 종사자들의 애환은 물론 건강과 여가, 재테크 등 그들의 삶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공생공사닷컴 김성곤 대표이사는 본사 정책뉴스부장, 산업부장, 광고국장, 논설위원을 지낸 전문기자입니다. 서울신문은 공생공사닷컴의 안착을 돕고, 모기업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자 30%의 지분을 출자합니다. 서울신문을 통해 새롭게 탄생하는 공생공사닷컴이 공직사회는 물론 우리 사회의 소통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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