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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대통령실 복무감찰 부른 공직사회 복지부동

    [사설] 대통령실 복무감찰 부른 공직사회 복지부동

    대통령실이 전 부처를 대상으로 고강도 복무감찰에 나선 것은 공직사회 분위기의 근본적 재정립이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하겠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모두 국민의 생명이 달린 업무에서조차 무사안일이 일상화돼 있을 만큼 공직기강이 해이해졌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새만금 잼버리의 파행은 지자체 행정의 난맥상을 넘어 특정 부처가 사실상 ‘기능정지’ 상태에 놓인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자아냈다. 어느 한 구석 책임 있는 공직자의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출범하면서 국리민복에 바탕한 6대 국정 목표와 120대 국정 과제를 내걸었다. 하지만 개혁 과제 가운데 법적 뒷받침이 필요한 사안은 거대 야당의 수적 횡포에 막혀 진척이 더디고, 경제는 경제대로 코로나19에 이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대외 여건 악화로 아직은 우리 편이 아니다. 그럴수록 국정 개혁 추진의 손발이 돼야 하는 각 부처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직사회 전반에 ‘다음 정권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정책 추진에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고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장차관이라면 자리에 머물 이유가 없다. 복무감찰에는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들이 직접 나섰다. 각 부처 구성원들이 국정 과제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장차관이 국정 과제의 당위성 전파에 어떤 노력을 기울여 개혁의 동력으로 삼고 있는지도 눈여겨봐야 한다. 공직사회로 하여금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 더불어 공직자들이 정책 수행에 매진할 수 있도록 대통령실 차원에서 할 일은 없는지 고민하는 기회로도 삼기 바란다.
  • 최재해 감사원장 “잼버리 파행으로 드러난 무사안일 엄단할 것”

    최재해 감사원장 “잼버리 파행으로 드러난 무사안일 엄단할 것”

    최재해 감사원장은 28일 “잼버리 파행 사태에서 드러난 뿌리 깊은 무사안일과 국세, 산업재해 예방 등 대민접점 현장의 소극행정을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이날 오전 감사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개원 75주년 감사의 날 기념식에서 “공직사회의 기본질서가 바로 서길 염원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원장은 또 “채용 비리, 사교육을 둘러싼 각종 유착관계 등 국가와 사회 저변에 잠복해 있는 불공정 관행은 물론 관료적 권위주의, 규제 남발 등 국가에 해를 끼치고 국민에게 불편을 주는 요인에 대해서도 고강도 감찰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잼버리 추진 과정 전반을 비롯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특혜 채용 의혹과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등의 복무실태를 하반기에 집중 감사할 계획이다. 최 원장은 이와 함께 “중장기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주요 기금과 국가채무가 적정하게 관리되는지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며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 지출이 급증한 각종 지원사업과 정책자금 집행 과정에서 불필요한 재정 누수는 없었는지 확인해 국가 재정의 효율적 운용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효율적 인력 운용과 공간 활용을 가로막는 부서 간 칸막이를 과감히 제거해 감사 성과를 극대화하고 조직문화를 쇄신하겠다”며 미래를 위한 디지털 감사 기능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감사원이 개원한 이후 직무감찰과 회계감사를 온전하게 통합 수행한 지 60년이 흘렀다”며 ‘논어’에서 60세를 ‘이순(耳順)’이라 표현하는 것을 인용해 “기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면서 우리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이해하고 흔들림 없이 국가와 국민을 바라보며 독립성과 중립성의 잣대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적극적인 업무 처리로 예산 절감 및 국민 편익 증진 등에 기여한 12개 기관 부서와 직원 15명에게 표창 등이 수여됐다. 보건복지부 정기감사에서 출생 미신고 아동 중 아동학대 사례 확인에 적극 협조한 황원철 수원시 지방사회복지주사보, 박희복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 경위, 프로젝트팀 ‘사회적 부모’는 원장표창 대상을 받았다.
  • 서울시의회, 제320회 임시회 개최

    서울특별시의회(의장 김현기)는 8월 28일부터 9월 15일까지 19일간의 일정으로 제320회 임시회를 개회하고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들어갔다. 이번 임시회에서는 총 285건의 시민안전·제도개선 관련 의안을 심의·의결할 계획이다. 김현기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의회에 제출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제정안 등 학습권과 교권을 지킬 조례안들을 이번 임시회 회기 중에 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지난 6주간 토요일마다 수만 명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제대로 가르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절규하고 있지만 공공의 대응 속도는 더디고 한가롭다고 지적하며 신속한 대응을 약속했다. 아울러 김 의장은 서울 치안이 미증유의 위기라고 밝히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치안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동안 24시간 어느 골목 어느 공원을 혼자 다니고 산책해도 불안하지 않은 도시라는 평판이 서울의 크나큰 자부심이었지만, 지금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자치경찰위원회의 역할 개편과 지능형 CCTV 등 범죄예방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하는 등 이상동기 범죄에 대한 근본적인 치안대책을 주문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시민 불안 해소를 위해 철저한 검사와 결과 공개 등 대책 마련도 요청했다. 특히 해당 분야 업종 보호를 위해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한 완벽한 대응 조치도 함께 강구 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김 의장은 올 여름 폭염 대비 취약계층 지원과 수해 방지에 최선을 다한 공직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특히 세계잼버리대회 성공적인 지원을 위해 서울시는 물론 교육청 공직자들이 휴가를 반납하고 혼연일체가 되어 위기를 기회로 전환했다며, “역시 서울”이라는 최고의 평가를 정부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가 유공 직원을 추천해주면 의회가 즉각 표창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가 전격적으로 추진한 민간 건설현장 영상 기록 추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의장은 최근 무량판 공법 등 아파트 시공 현장의 건설 안전에 대한 시민 위기의식이 최고조에 달해있는 상황에 불안감을 불식시키려는 선제적 행정은 시민 신뢰도를 한층 높였다고 강조했다. 이 또한 적극적으로 참여한 기업에 의회 차원의 표창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청과 서울교육청 내년도 예산 편성에 대한 기본 원칙도 제시했다. 김 의장은 이른바 3불예산 원칙으로 일컫는 ▲용도가 불요불급하고 ▲목표가 불분명하며 ▲효과가 불투명한 예산과 정책은 과감히 청산 정리할 것을 주문했다. 서울교육청이 천만 시민의 대표기관인 의회가 적법한 의결 절차를 거쳐 이송한 조례(‘서울시교육청 재활용 분리배출교육 조례 폐지안’)에 대해 공포도 재의요구도 하지 않고 방치한 것에 대해 의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강력 질타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장은 “이제 휴가와 더위로 느슨해진 공직사회 분위기를 다잡고 새롭게 시민을 위한 결실의 시간을 준비해야 한다”라며 범죄예방, 재난방지, 학교 안전 등 민생을 챙김에 있어서 항상 현장을 확인하고 기본을 제대로 챙길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의회 슬로건인 ‘현장 속으로, 시민 곁으로’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서울시의회가 되도록 의원 모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례회는 8월 28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29일부터 3일간 서울시정 및 교육행정에 관한 질문을 하고, 9월 1일~7일, 9월 11일~14일까지 총 9일간 각 상임위원회 별로 소관 실·국·본부의 각종 안건을 심의한다. 특히 보다 심도 있는 심의를 위해 9월 8일, 15일 각각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회에서 논의돼 부의된 안건에 대해 면밀한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 “교권·학생인권 모두 존중·보호받아야”

    “교권·학생인권 모두 존중·보호받아야”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은 최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2023년 전국 시도교육감 공약실천 계획서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A’를 받았다. 충남도교육청은 올해 교육부 ‘지방 교육 재정 분석 최우수 교육청’으로도 선정됐다. 충남교육을 이끄는 김 교육감과 교육청 공직사회가 함께 노력한 결과다. 김 교육감은 최근 교권 추락 등의 이유로 충남도의회에 폐지가 청구된 ‘학생 인권조례’와 관련해 “교사 교육활동 침해의 주요 원인이 학생인권조례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교권과 학생 인권은 대립 개념이 아니고 모두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할 중요한 가치라는 것이다. 다음은 김 교육감이 지난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 일문일답이다. -3선 교육감으로 취임 1년 성과를 꼽는다면. “기초학력 강화를 위해 맞춤형 지원을 총괄하는 ‘학력 향상 지원센터’ 운영을 비롯해 ‘온채움 기초학력 종합지원시스템’을 초등학교에서 중학교까지 확대했다. 행복 교육을 위해 충남형 미래학교(IB학교, 혁신미래학교)도 새롭게 출발했다. 전국 최초로 인공지능(AI) 챗봇(ChatGPT) 활용 도움 자료도 개발해 학교에 보급했다. 이 밖에 ‘다문화 세계시민교육센터’ 개소와 ‘유아교육 남부 체험교육원’ 개원 등을 통해 평등한 충남교육의 여건을 마련했다.” -주요 공약 추진 상황과 공약 추진에 어려운 점은. “‘아동학대 온라인 통합 지원시스템 운영’ 등 65개 공약 평균 추진율은 41.3%로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당진의 꿀벌도서관과 청양의 학생건강증진 통합교육체험관 등 지역 균형을 위한 다양한 사업에도 매진하고 있다. 다만 미래 교육 추진을 위한 중요한 조건이 ‘과대학교, 과밀학급 해소’이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교원 정원을 감축하고 있어 필요한 교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교원 정원을 감축하기보다 적정한 교원 수급을 고민해야 한다.” -‘충남미래교육 2030’의 주요 내용은. “학생들이 현재의 삶에서 행복을 찾고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세계시민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기후 위기와 학생수 감소, 지식 격차 등 ‘교육 대전환’ 시대에 맞게 교육과정과 학교 공간, 생태환경, 디지털, 교육협력 등 5대 전환과제를 설정하고 진행 계획 등을 수립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충남교육과정평가정보원’을 설립하고, 무학년제 교육과정 자율학교와 미래형 작은학교 본보기학교, 충남형 IB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입장은. “학교 안팎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인권 문제 대처를 위해 충남 교육공동체 모두의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것이다. 2019년 헌법재판소는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교육감이 학생 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지도·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합헌 결정을 했다. 교권과 학생 인권은 모두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할 중요한 가치다. 학교 구성원 모두의 인권이 존중되는 인권 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학생의 주도성을 깨우는 수업 혁신과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9월에 교육과정평가정보원을 연다. 이를 통해 미래 교육 평가체제를 도입하고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안전망 구축과 교육과정 다양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에너지 전환 교육활동도 교육과정 전 영역으로 연계할 계획이다. 저소득층과 다자녀 초중고 학생들에게 지원하는 ‘수학 여행비’와 다자녀 초등학교 신입생에게 지원하는 ‘입학지원금’도 확대해 모든 학생에게 지원할 계획이다.”
  • 담양군, 청렴·부패 방지 종합 추진계획 공유회 개최

    담양군, 청렴·부패 방지 종합 추진계획 공유회 개최

    담양군이 24일 읍면지역 청렴명예감사관들과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렴 문화 확산을 위한 ‘청렴·부패 방지 종합계획 공유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유회는 지난해 청렴도 수준과 올해 청렴 시책 추진전략 및 과제를 공유하고,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군정 감시자인 청렴명예감사관들의 의견 수렴과 소통을 위해 마련됐다. 특히 종합감사에서 접수된 청렴명예감사관의 건의와 개선사항 등을 공유하고 공직사회 조직문화 개선과 청렴 문화 확산과 부패 방지 방안 등을 진솔하게 논의했다. 이어 청렴명예감사관과 공무원 등 참석자들은 다 함께 청렴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손에 들고 청렴 가치를 향한 의지 표명과 부패 방지를 다짐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병노 담양군수는 “군민 모두가 바라는 정의롭고 공정한 세상은 청렴에서 시작되며, 청렴은 건강한 사회로 가는 동력”이라며 “부조리와 불공정이 없는 청렴한 담양 만들기에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추석부터 공직자 농수산물 선물 30만원까지 주고받을 수 있다

    올해 추석 명절부터 공직자가 주고받을 수 있는 농수산물·농수산가공품 선물 상한액이 최대 30만원으로 인상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전원위원회 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명절 외 기간 공직자가 받을 수 있는 선물 가격 상한은 기존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된다. 설날과 추석 등 명절에는 기존 20만원에서 30만원까지 상향 조정된다. 명절 선물 기간은 명절 전 24일부터 명절 후 5일까지로 이전과 같다. 이번 추석 선물 기간은 다음달 5일부터 10월 4일까지다. 또 청탁금지법 시행령에 ‘유가증권을 제외한 5만원 이하 품목’으로 규정한 선물 허용 범위에 온라인·모바일상품권도 포함시켰다. 현행법상 상품권 등 유가증권은 선물 범위에서 제외되는데, 최근 비대면 선물 문화를 반영해 이를 확대 적용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바로 현금화할 수 있어 사실상 금전과 유사한 성격을 지닌 백화점상품권 등 금액상품권은 포함되지 않는다. 권익위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농축수산업계, 문화예술계 등의 피해 상황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공직사회의 부정부패에 대한 권익위의 무관용 원칙에 입각한 엄정 대응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전원위에서 의결된 시행령 개정안은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시행된다.
  • 이번 추석부터 농축산물 선물 30만원까지…권익위 의결

    이번 추석부터 농축산물 선물 30만원까지…권익위 의결

    올해 추석 명절부터 공직자가 주고받을 수 있는 농수산물·농수산가공품 선물 상한액이 최대 30만원으로 인상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전원위원회 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직자가 명절 외 기간에 받을 수 있는 선물 가격 상한은 기존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된다. 설날과 추석 등 명절에는 기존 20만원에서 30만원까지 상향 조정된다. 명절 선물기간은 명절 전 24일부터 명절 후 5일까지로 이전과 같다. 이번 추석 선물기간은 다음달 5일부터 10월 4일까지다. 또 청탁금지법 시행령에 ‘유가증권을 제외한 5만원 이하 품목’으로 규정한 선물 허용 범위에 온라인·모바일 상품권도 포함시켰다. 현행법상 상품권 등 유가증권은 선물 범위에서 제외되는데, 최근 비대면 선물 문화를 반영해 이를 확대 적용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바로 현금화할 수 있어 사실상 금전과 유사한 성격을 지닌 백화점상품권 등 금액상품권은 포함되지 않는다. 권익위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농축수산업계, 문화예술계 등의 피해 상황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공직사회의 부정부패에 대한 권익위의 무관용 원칙에 입각한 엄정 대응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전원위에서 의결된 시행령 개정안은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시행된다.
  • 공공기관 잼버리 동원, 특별법에 규정… “흩어진 대원, 각지 공공기관 인솔이 효과적”

    공공기관 잼버리 동원, 특별법에 규정… “흩어진 대원, 각지 공공기관 인솔이 효과적”

    정부가 새만금에서 철수한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각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에 영어 능통자를 중심으로 ‘인력 동원령’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공직사회에 ‘강제 동원’ 논란이 한바탕 거세게 일었다. “정부가 공공기관에 갑질을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하지만 정부의 협조 요청과 공공기관의 이행 의무는 ‘잼버리 특별법’에 규정된 사항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법에 따라 공공기관 인력을 동원해 잼버리 대원들을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조직위원회는 11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폐영식 및 K팝 콘서트’ 지원에 공공기관 직원 1000명을 차출한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에 협조 요청을 해 달라”는 조직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한국전력공사,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마사회, 한국공항공사 등 40여개 공공기관에 K팝 콘서트 지원을 주문했다. 조직위원회는 전국 각지에 흩어진 잼버리 대원들을 마찬가지로 전국 각지에 있는 공공기관이 인솔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별로 적게는 10명, 많게는 40명가량 투입된다. 정부 관계자는 “잼버리 대원 4만명을 태우는 버스만 해도 1000대에 달한다”면서 “콘서트 당일 서울 시내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들을 인솔할 인력이 필요하고, 전국 각지 공공기관의 지원을 받는 게 효율적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 특별법’ 제6조는 “조직위는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 행정적·재정적 협조지원과 편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고, 해당 기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의 공공기관 잼버리 동원령이 특별법에 근거한 요청이란 의미다. 그럼에도 일부 공공기관 직원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잘못한 일을 왜 우리가 뒤처리해야 하느냐”며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일부 노조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IBK기업은행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사측은 노조와의 사전 합의 등의 절차를 무시하고 인력 파견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단체협약 위반이 확인되면 사측에 엄중히 대처하겠다. 공공기관 직원들을 홀대하는 기재부에 대해서도 법적 근거를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 조직에 ‘쓴소리’ 강동형 레드팀 ‘비틀-랩 1기’ 마무리

    조직에 ‘쓴소리’ 강동형 레드팀 ‘비틀-랩 1기’ 마무리

    서울 강동구는 직급, 직렬, 세대 등이 각기 다른 10명의 직원들을 모아 지난 5월 출범한 강동형 레드팀 ‘비틀-랩’ 1기가 최근 활동을 마무리했다고 9일 밝혔다. ‘비틀-랩’은 조직의 문제점을 찾아 지적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구성됐다. 구는 연초 공직사회의 역량 강화 및 활력있는 근무환경 조성으로 더 나은 구민 만족 행정을 구현하고자 조직문화 혁신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2023년 조직문화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87.4%의 높은 참여율을 기록하며 참신하고 다양한 의견들이 모였다. ‘비틀-랩’ 1기는 불합리한 관행, 불필요한 업무 조정, 직원 간 업무 불균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온 비판과 의견을 바탕으로 문제점을 도출하고 함께 자율토의(브레인스토밍)를 하며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이 제시한 개선 과제 중 ▲업무 일몰제 실시 ▲회의자료 형식 통일화 ▲민원 대응 매뉴얼 정비 및 교육 의무화 ▲법무팀의 소송업무 및 법률자문 역할 강화 등이 조직의 효율성을 증대하고 조직문화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안으로 최종 수용됐다. 구는 이달부터 해당 과제를 순차적으로 실행할 예정이다. 구는 이와 함께 ‘2023년 조직문화 인식조사’ 결과에서 파악된 조직 내 다양한 취약 요소들을 개선하기 위해 10개의 조직혁신 실천 과제들을 마련했다. 이중 ▲업무 SOS 게시판 ▲인계인수 체계화 ▲후배가 선배의 멘토가 되는 ‘리버스멘토링’ 등을 실행하고 있다. 하반기 출범할 ‘비틀-랩’ 2기는 1기 운영 과정에서 발견된 보완 사항을 반영해 보다 내실 있게 운영된다. 직원 만족도 향상 및 구민을 위한 적극 행정을 이끌어낼 것으로 구는 기대하고 있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구정이 내실 있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조직 문화의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강동형 레드팀 등을 잘 활용해 구민이 신뢰할 수 있는 일 잘하는 강동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 강남, 반부패·청렴 공직문화 확산 앞장

    강남, 반부패·청렴 공직문화 확산 앞장

    서울 강남구는 구청장을 비롯해 간부 공무원들이 모여 ‘반부패·청렴 실천 선포 및 결의대회’를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조성명 강남구청장과 간부 공무원, 강남구 산하 공공단체 간부 82명은 전날 구청에 모여 청렴 인식을 제고하고, 나아가 청렴한 조직문화를 선도하자고 다짐했다. 이들은 반부패청렴 서약서에 서명하고, 반부패청렴 실천을 선포했다. 반부패청렴 서약서에는 ▲공직사회 부패 예방 및 청렴한 공직풍토 조성 ▲직위를 이용한 권한남용, 이권개입, 알선청탁 금지 ▲금품·향응 및 청렴성에 의심을 받을 만한 일체 행동 근절 ▲직무와 관련된 외부의 부당한 간섭 배제 등이 담겼다. 구는 ▲청렴추진기획단 운영 ▲청렴수준 및 부패 취약분야 자체진단 등 청렴한 공직문화 조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조 구청장은 “간부 공무원이 솔선수범으로 나서 청렴 의지를 선포함으로써 공직사회 전체에 청렴 문화가 퍼져나가길 바란다”며 “전 직원이 ‘나로부터 청렴이 시작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 구민에게 신뢰받는 강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 스텝 꼬인 잼버리… 컨트롤타워 부재가 뼈아픈 실책

    스텝 꼬인 잼버리… 컨트롤타워 부재가 뼈아픈 실책

    “이제 압수수색당할 준비를 해야 하는 건가요?” 전북도청 A과장은 스카우트 대원들이 전북 부안군 새만금 영지를 떠나 수도권 등지로 뿔뿔이 흩어진 8일 한숨을 내쉬며 곧 다가올 감사원 감사와 검경 수사를 걱정했다. A과장의 걱정대로 국제적인 망신을 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실패의 후유증이 공직사회를 강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일어난 각종 참사 처리 사례를 볼 때 하위직 공무원들에게 처벌이 집중될 것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88서울올림픽 이후 국제행사 연속 성공의 역사를 써 오던 대한민국이 2023년 여름 ‘잼버리 흑역사’를 쓰게 된 것은 특정 기관, 특정 공무원의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조직위원회 등 모두가 책임을 피할 길이 없다. 첫 단추는 전북도가 잘못 끼웠다. 애초 나무 한 그루 자랄 수 없는 갯벌 매립지에서 4만 3000여명이 텐트를 치고 야영하는 잼버리대회를 치르겠다는 발상 자체가 무리였다. 송하진 전 지사 시절인 2017년 8월 유치에 성공했을 때부터 8월 새만금은 홍수, 폭염, 태풍, 침수에 너무나 취약하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아무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욱이 전북도와 전북 정치권이 보기에 잼버리는 국제공항과 고속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하기에 더없이 좋은 구실이었다. 경제성이 전혀 없다고 평가되던 새만금국제공항 계획은 잼버리를 핑계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판정을 받아 추진하게 됐다. 하지만 잼버리 전 개항은 고사하고 2028년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만금 내부를 열십자(+)로 가로지르는 동서·남북도로는 최근 완공됐다. 온통 SOC에 관심이 쏠리니 현장 공무원들의 나사도 풀렸다. 2019년 10월 부안군 공무원 4명이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로 10일간 떠난 출장의 목적은 ‘영국의 잼버리대회 개최지 연구 및 파리의 우수 축제 연구’였다. 그러나 출장 일정은 영국 버킹엄궁전, 웨스트민스터사원, 프랑스 몽마르트르 포도 축제, 몽생미셸 수도원 방문 등 관광 코스가 주를 이뤘다. 특히 일정 3일 차에는 런던 근교 브라이턴으로 이동해 아멕스 스타디움을 찾았다. 이날 이곳에선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의 원정경기가 열렸다. 전북도 공무원 5명도 2018년 5월 ‘세계잼버리 성공 개최 키맨 면담 및 사례조사’를 하겠다는 목적으로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6박 8일간 방문했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스위스의 유명 관광지와 이탈리아 주요 도시에서 보냈다. 두 나라는 잼버리를 개최한 적이 없다. 잼버리 유치 확정 이후 행사 준비에 대한 주도권이 전북도에서 여성가족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로 넘어가면서 스텝이 더 꼬였다. 특히 주무 부처가 국제행사를 많이 치러 본 문화체육관광부가 아닌 여가부로 결정되면서 초장부터 동력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여가부가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은 부처로 전락해 더욱 힘이 빠졌다. 정부 내 컨트롤타워가 없었던 점도 뼈아픈 실책이다. 행정안전부 장관, 문체부 장관, 여가부 장관이 공동조직위원장이지만 세 부처 중 어느 곳도 차관이나 실·국장을 현장에 상주시키지 않는 등 남의 일처럼 여겼다. 성공하면 내 탓, 실패하면 남의 탓으로 돌릴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이었다. 실제로 개영을 코앞에 둔 지난달 중순 폭우로 잼버리 행사장이 물에 잠겼을 당시 조직위와 각 부처, 전북도는 “곧 물이 빠지니 걱정 없다”고 했고, 개영식과 동시에 온열환자가 속출하는데도 “모두 다 경증일 뿐”이라고 했다. 태풍이 경로를 꺾어 한반도로 북상해 조기 퇴소가 결정된 지난 7일 오전까지도 조직위는 “자연재난 위기대응 행동 매뉴얼이 마련돼 있다”는 말만 되뇌었다. 전북도, 중앙 각 부처도 책임을 느껴야 하지만 누구보다 조직위의 책임이 무겁다. 새만금 잼버리의 모든 행사 계획 수립, 예산 집행을 조직위가 도맡아 했기 때문이다. 조직위에는 사무총장 등 여가부 출신 간부들이 포진했다. 1000억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쓰고도 4만 3000명이 참가한 대회에 화장실을 겨우 354개(121.5명당 1개) 설치한 것만 봐도 조직위가 얼마나 형편없이 대회를 준비했는지 알 수 있다.
  • 尹대통령 지시가 먹히지 않는 이유[최광숙 칼럼]

    尹대통령 지시가 먹히지 않는 이유[최광숙 칼럼]

    “정권이 바뀐 것을 아직도 실감하지 못하겠다.” 최근 수도권 한 지자체의 A부시장이 한 말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곳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1기 신도시 재건축 문제와 지방하천 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싶지만 국토교통부와 환경부가 도무지 속도를 내지 않아 답답하다고 했다. 최근 헌법재판소의 탄핵청구 기각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호우 대책 점검 회의에서 첫 일성으로 “대통령 지시 사항이 현장에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자체에서는 현장의 목소리가 중앙정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 장관은 대통령의 목소리가 현장으로 내려가지 않는다고 질타한 것이다.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것 같지만 이 장관과 A부시장의 메시지는 본질적으로 같다. “공직사회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직사회에서 나도는 ‘웃픈’(웃기지만 슬픈) 얘기가 있다. 국장이 과장에게 업무 지시를 내리면 과장은 지시받은 내용을 요약해 국장에게 이메일 등을 보내 “1~4번 항목이 지시 내용인데, 맞습니까”라고 확인한다고 한다. 상사 지시로 그 업무를 수행한다는 ‘증거’를 남겨 놓는 것이다. 공무원의 복지부동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9년 당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당정청 회의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도 모르고 “정부 관료가 말 덜 듣는 것, 이런 건 제가 다 해야…”라고 하자 김수현 정책실장이 “진짜 저도 (집권) 2주년이 아니고 마치 4주년 같아요. 정부가”라며 맞장구를 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집권 2년차 윤석열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의 복지부동에 대해 고민한 것이 놀랍도록 닮았다. 우리나라 관료들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국가 발전을 이룬 우수한 집단이다. 국가 발전이라는 뚜렷한 목표와 공복으로서의 소명의식과 헌신이 있었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 관료 장악·통제권이 약해지면서 이들은 복지부동, 무사안일의 기득권 세력으로 변했다. 왜 이렇게 관료사회가 바뀌었나.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있지만 ‘정책의 정치화’에서 답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보수냐 진보냐 정권에 따라 정책에 어느 정도 색깔이 입혀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과도한 이념적 편향의 무리한 국정 운영이 공직사회를 극도로 위축시켰다. 부처별로 ‘적폐청산 TF’를 만들어 국정 교과서 문제, 블랙리스트, 4대강 사업 등 박근혜 정부를 넘어 이명박 정부 정책까지 속속들이 파헤치며 공직사회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에 윤석열 정부가 왜곡된 정책의 ‘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데도, 현장 공무원들에게는 전임 정부 때와 비슷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산업부 탈원전 담당자들의 유죄 판결 이후 공무원들의 긴장도가 높아졌다. 한 인사는 “과거 공무원들이 독직 행위나 뇌물 수수 등 딱 떨어지는 사안으로 감옥에 갔다면 이제는 위의 지시를 받은 업무 추진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기소되다 보니 방어적으로 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 정부에서 장차관으로 승부를 봐야 할 1급 이상이라면 앞만 보고 달리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은 주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국토부, 산업부, 고용부, 교육부, 환경부 등 정권의 색깔을 내는 프런트 라인에 서 있는 부처 공무원들은 향후 정권이 바뀌어 논쟁 소지가 다분히 있을 수 있는 업무에 손을 잘 대지 않으려는 풍토라는 것이다. ‘강력한 대통령, 강력한 정부’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가 이제는 ‘강력한 대통령, 무기력한 정부’가 됐다.(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집권 세력의 공무원 때려잡기나 줄세우기 인사로 공직사회를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드러났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문재인 정권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 [지방시대] 청주 오송 참사 그리고 각자도생/남인우 전국부 기자

    [지방시대] 청주 오송 참사 그리고 각자도생/남인우 전국부 기자

    아직도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14명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검은 현수막이 눈에 들어오면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고통이 가슴속을 파고든다. 생존자들은 거센 흙탕물이 자신을 덮치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고, 공직사회는 다급한 상황을 ‘강 건너 물구경’한 조직으로 추락해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반복되는 지하시설 사고로 국민들 사이에서는 지하공간 공포증까지 생겼다. 지난달 15일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이처럼 국민적 비극이 됐다. 이번 사고는 인재다. 스무여 차례에 걸친 위기 징후와 신고 등 수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여러 기관의 안일한 대응이 불러온 후진국형 참사다. 국무조정실이 감찰을 벌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충북도청, 충북경찰청, 청주시청, 충북도소방본부 등 5개 기관 34명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고 63명 징계를 요구했으니 하늘 탓보다 사람 탓을 하는 게 당연지사다. 이처럼 많은 기관과 공무원들이 연루된 사고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 어느 한 곳이라도 철저한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임했다면 막을 수 있었기에 여전히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안전불감증이 원망스럽다. 공직사회가 적극행정을 외친 지 한참이 지났음에도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기상특보 앞에서 매뉴얼 타령만 하는 소극행정 문화가 남아 있다는 점도 안타깝다. 세계가 인정하는 정보통신 강국에서 순찰차 태블릿 PC 오류로 경찰청 상황실의 사고 현장 출동 지령이 전달되지 않은 것은 지금도 이해하기 힘들다. 참사 이후 벌어진 풍경도 씁쓸하기는 마찬가지다. 미흡한 대처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와중에도 재난당국들은 책임 공방만 벌이며 유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안겼다. 참사 당일 사고 발생 4시간이 지나 지하차도 현장에 도착했던 김영환 충북지사는 “내가 빨리 갔어도 바뀔 것은 없었다”는 황당한 발언으로 국민들의 귀를 의심케 했다. 관련 기사에는 이런 댓글이 달렸다. 김 지사의 이 말은 자신의 능력 부족을 도민들에게 고백한 것이라고.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은 오송 참사가 터지자 너도나도 지하차도 안전시설 설치에 나서는 등 뒷북행정에 정신이 없다. 튀어 오르는 두더지만 때려잡는 두더지게임식 처방을 반복할 경우 다른 곳에서 참사를 당한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을까. 대책 마련은 뒤로한 채 재난과 비극을 정치적 기회로 삼으려는 행태 역시 이번에도 꿈틀거리고 있다. 충북지사와 청주시장을 빼고 아랫사람들만 수사 의뢰한 정부 감찰 결과도 논란이다. 오송 참사 전후의 상당 부분이 언젠가 본 듯한 장면들의 연속이다. 오송 참사가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등을 겪고도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는 뼈아픈 현실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국민들은 재난당국과 정치권에 묻고 싶다. 기후위기 등으로 예측이 불가능한 도깨비 같은 세상에서 언제까지 각자도생 정신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 철근 누락·교권 확립·강력 범죄… 현안 챙긴 尹 “대책 마련하라”

    철근 누락·교권 확립·강력 범죄… 현안 챙긴 尹 “대책 마련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1일 10여분간 진행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와 교권 침해 문제, 폭염·수해 복구 대책, 강력범죄 대응 등을 일일이 밝히며 각 부처 장관에게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2일부터 여름휴가에 들어가기에 앞서 주요 현안들을 직접 챙기고 공직사회에도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의 ‘철근 누락’ 시공 문제와 관련해 부실 공사의 배경에 건설업계의 이권 카르텔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무량판 공법 지하주차장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 오류, 부실시공, 부실 감리가 이뤄졌다”고 언급한 대목은 전 정권 책임론을 부각하며 윤 대통령이 그동안 여러 분야에서 강조해 왔던 ‘카르텔 격파 의지’를 재차 부각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또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고치인 6.09% 인상한 것과 관련해서도 “지난 정부에서 생계급여는 5년간 합쳐서 20만원이 인상된 반면 이번 조치로 내년 한 해만 올해 대비 13.16%, 21만 3000원이 인상된 것”이라며 복지정책에서 전임 정부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전임 정부의 포퓰리즘을 겨냥한 듯 “우리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 아래 이권 카르텔 사업, 선거 매표용 선심성 포퓰리즘 사업들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하는 것 역시 어려운 분들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번 수해로 드러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환경부 장관은 추가적인 집중호우와 태풍에 대비해 하천을 철저히 점검하라”며 각 부처 장관에게 현안 대응을 직접 지시했다. 해당 부처 장관들이 국민 안전에 대해 더욱 책임감을 가져 달라는 당부로, 그는 “민간, 정부, 당의 긴밀한 협조하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가재난관리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개편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으로 불거진 교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 “국회에 계류 중인 아동학대 처벌법, 교원지위법 등 교권 관련 법안도 신속하게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며 “교육부는 지난 주말 폭염에도 불구하고 광화문에 모여 교권 확립을 외친 수만명 교사들의 목소리를 깊이 새겨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신림역 무차별 칼부림 사건’에 대해 “강력범죄로 국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철저한 수사와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 LH, 교권, 폭염...현안 두루 챙긴 휴가 하루전 국무회의

    LH, 교권, 폭염...현안 두루 챙긴 휴가 하루전 국무회의

    ‘철근 누락’ 사태에 전 정권 책임 부각이권 카르텔 격파 의지 재차 밝혀행안, 환경장관 등에 현안 직접 지시 윤석열 대통령은 1일 10여분간 진행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와 교권 침해 문제, 폭염·수해 복구 대책, 강력범죄 대응 등을 일일이 밝히며 각 부처 장관들에게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2일부터 여름휴가에 들어가기에 앞서 주요 현안들을 직접 챙기고 공직사회에도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의 ‘철근 누락’ 시공 문제와 관련해 부실 공사의 배경에 건설업계의 이권 카르텔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무량판 공법 지하 주차장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 오류, 부실 시공, 부실 감리가 이뤄졌다”고 언급한 대목은 전 정권 책임론을 부각하며 윤 대통령이 그동안 여러 분야에서 강조해왔던 ‘카르텔 격파 의지’를 재차 부각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또 역대 최고인 6.09%의 중위소득 인상과 관련해서도 “지난 정부에서 생계급여는 5년간 합쳐서 20만원이 인상된 반면, 이번 조치로 내년 한 해만 올해 대비 13.16%, 21만 3000원이 인상된 것”이라며 복지정책에서 전임 정부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전임 정부의 포퓰리즘을 겨냥한 듯 “우리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 아래 이권카르텔 사업, 선거 매표용 선심성 포퓰리즘 사업들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하는 것 역시 어려운 분들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번 수해로 드러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환경부 장관은 추가적인 집중호우와 태풍에 대비해 하천을 철저히 점검하라”며 각 부처 장관들에게 현안 대응을 직접 지시했다. 해당 부처 장관들이 국민 안전에 대해 더욱 책임감을 가져달라는 당부로, 그는 “민간, 정부, 당의 긴밀한 협조하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가재난관리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개편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으로 불거진 교권 침해 논란과 관련 “국회에 계류 중인 아동학대 처벌법, 교원지위법 등 교권 관련 법안도 신속하게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며 “교육부는 지난 주말 폭염에도 불구하고 광화문에 모여 교권 확립을 외친 수만명 교사들의 목소리를 깊이 새겨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신림역 무차별 칼부림 사건’에 대해 “강력범죄로 국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철저한 수사와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 [사설] 오송 참사 막을 기회 23차례나 있었다니

    [사설] 오송 참사 막을 기회 23차례나 있었다니

    충북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는 관련 기관의 총체적인 기강해이가 빚은 인재(人災)였음이 확인됐다. 공무원들의 안이한 대처, 잘못된 판단, 비상 상황 시의 지휘력 부재가 빚은 관재(官災)라 해도 무방하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28일 충북도, 청주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충북경찰청, 충북소방본부에 대한 감찰 결과를 발표했다. 36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이와는 별도로 63명에게는 책임을 묻기로 했다. 국조실은 미호강의 임시 제방을 부실하게 관리하고 사고 전날과 당일 위험 신고를 무시한 탓에 24명의 사상자를 냈다고 결론 냈다. 조사 결과 참사 당일 지하차도 부근 미호강 수위는 이틀 전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높아져 오전 6시 40분 지하차도 통제 요건에 도달했다. 그렇지만 임시 제방이 무너지고 지하차도에 강물이 유입돼 완전히 침수된 2시간 사이 관련 기관들은 하나같이 손을 놓고 있었다. 경찰은 2회, 소방은 1회, 지하차도 관리 주체인 충청북도는 행복청에서 3회, 청주시는 미호강 임시 제방 공사 감리단장과 행복청 및 경찰청 등에서 10회, 행복청은 감리단장으로부터 7회 신고를 접수했다. 23차례나 참사를 막을 기회를 놓쳤던 것이다. 미호천 제방이 무너진 근본 원인을 제공한 것은 행복청이었다. 공사업체가 2021년 11월 기존 제방을 멋대로 철거하고 규격에 미달하는 임시 제방을 설치했는데도 관리감독은 물론 제방 붕괴 이후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처럼 내부 시스템에 허위 입력했다. 충북소방은 유일하게 범람 현장에 출동했으나 현장요원의 상황 보고에도 119종합상황실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신고된 접수도 유관기관에 알리지 않았다. 공직사회가 ‘내 일’을 ‘네 일’처럼 떠넘기고 참사가 예견되는데도 마지못해 움직였다. 이래서는 제2의 오송 참사를 막을 수 없다. 공직사회는 대한민국의 근간을 이루는 혈관 조직이다. 혈관 장애로 큰 병이 생기듯 공직사회가 병들어서는 대한민국 발전을 말할 수 없다. 선관위의 자녀 특혜 채용이나 한국에너지공과대학(한전공대)의 도덕불감증은 빙산의 일각이다.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지방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은 여전하다. 공무원들의 대민 업무 부서를 총점검해야 한다. 보직 순환을 통해 업무 편중을 덜어 주고 재해 대응의 반복 훈련을 통해 부조리한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기강을 죄어야 할 것이다.
  • 홍준표 “날 내치고도 총선 괜찮을까…쫄보정치”

    홍준표 “날 내치고도 총선 괜찮을까…쫄보정치”

    ‘당원권 10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나까지 내치고도 총선이 괜찮을까”라며 ‘쫄보정치’라고 당을 비판했다. 홍 시장은 30일 페이스북에 “내 일찍이 정치판은 하이에나 떼들이 우글거리는 정글과 같다고 했다”면서 “그곳에서 살아남으려면 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사자는 하이에나 떼들에게 물어 뜯겨도 절대 죽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어 “하이에나 떼들에게 한두번 당한 것도 아니지만 이 또한 한때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할 것”이라면서도 “나를 잡범 취급한 건 유감”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충청·영남 지역에 폭우가 쏟아졌던 지난 15일 대구의 한 골프장에 골프를 치러 간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돼 지난 26일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홍 시장은 골프를 친 것이 논란이 되자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라는 글을 올렸고,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도 “부적절하지 않았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당 윤리위는 “홍 시장은 당 대표와 대선 후보를 지내는 등 국민의힘의 중요 정치 지도자로서 더욱 엄격한 윤리 기준을 지켜야 한다. 차기 대선에서도 당내 유력한 후보로서 국민들은 그의 언행과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개인뿐 아니라 소속 정당까지 함께 평가하기 마련”이라며 “국민과 함께하고 공감해야 할 집권당의 지도급 선출직 공직자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과 행위를 하고 급기야 민심에 맞서는 태도를 보이는 건 당 이미지 훼손하고 민심 떠나게 하는 해당 행위”라고 지적했다. 즉 폭우가 있던 주말에 골프를 친 행위는 물론 비판 여론을 일축한 홍 시장의 대응 역시 문제라는 게 당 윤리위의 판단이다. 홍 시장은 윤리위 징계 개시 결정 이후 페이스북에 ‘과하지욕’(跨下之辱·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이라는 고사성어를 올리며 불만을 표출해 또다시 논란을 불렀다. 이후 ‘과하지욕’ 글을 스스로 삭제한 홍 시장은 지난 24일부터는 수해 봉사 활동을 하며 ‘반성 행보’를 보였다. 징계 결과가 나온 뒤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더 이상 이 문제로 갑론을박하지 않았으면 한다. 더 이상 갈등이 증폭되고 재생산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적었다. 그러나 이날 또다시 징계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는 글을 올린 것이다.홍 시장은 “모두 힘을 합쳐도 어려운 판에 나까지 내치고도 총선이 괜찮을까”라며 “황교안이 망한 것도 ‘쫄보 정치’를 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나는 총선까지 쳐냈지만 이준석도 안고 유승민도 안고 가라. 가뜩이나 허약한 지지층이다. 그런 게 정치”라고 덧붙였다.
  • [지방시대] ‘책임 면피’ ‘명분 쌓기’ 용역 이제는 뜯어고쳐야/김정호 전국부 기자

    [지방시대] ‘책임 면피’ ‘명분 쌓기’ 용역 이제는 뜯어고쳐야/김정호 전국부 기자

    강원도가 부서들이 외부에 맡기는 용역 전반을 손보기로 했다. 무분별하게 용역을 발주하는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취임한 직후부터 긴축재정을 강조하고 있는 김진태 강원지사가 ‘일회성 행사 폐지’에 이어 내놓은 또 다른 ‘짠물 정책’이다. 김 지사는 직원들이 용역에 지나치게 기대는 모습이 영 못마땅했는지 최근 공개 석상에서 “너무 용역이 많다는 느낌을 받아 왔다. 지난 1년간 행사도 용역 줘, 조금 깊숙이 들어가는 것은 연구기관에 용역 줘, 그럼 ‘(공무원이) 도대체 하는 일이 뭐냐’는 문제에 맞닥뜨릴 수 있다”며 작심하고 쓴소리했다. 용역을 남발하는 지방자치단체는 강원도만이 아니다. 전국 지자체가 대동소이하다. 어제오늘 일도 아니다. 예산 낭비가 만연한 것이다. 지자체들은 새로운 사업이나 정책을 추진할 때 으레 용역을 발주한다. 입버릇처럼 재정난을 말하면서 공무원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업무도 용역을 준다. 전문성을 이유로 용역을 의뢰하는데 지역 사정이나 현안에 밝은 사람은 대학교수나 공공·민간 연구원 박사가 아니라 담당 공무원이 아닐까. 게다가 요즘 공직사회에서 실무 라인을 구성하고 있는 20~40대 공무원들은 많게는 100대1, 적어도 1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임용된 인재들이다. 지자체에서 마구잡이로 용역을 발주하다 보니 내용이 유사하고 중복돼 지적을 받기도 한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곳에 용역을 맡기다 보니 논문이나 인터넷에 떠다니는 문서를 ‘복붙’(복사해서 붙여 넣기)한 듯한 결과보고서도 있다고 한다. 지자체가 툭하면 용역을 맡기는 게 단지 일을 덜기 위해서나 편해서만은 아니다. 용역을 이용하면 추후 사업, 정책 결과에 대한 책임을 남에게 전가할 수 있다. 용역이 ‘책임 면피용’으로 쓰이는 거다. 용역은 지자체장이 밀어붙이는 특정 사업이나 정책의 정당성을 형식적으로 뒷받침하는 ‘명분 쌓기용’으로도 쓰인다. 특히 지자체장이 임기 초 ‘큰 그림’을 그린다며 발주하는 중장기 전략 용역이나 제목에 ‘진흥’, ‘활성화’, ‘향상’ 등 추상적 용어가 들어간 용역은 명분 쌓기용이 아닌지 의심해 볼 만하다. 용역을 발주하며 건네는 과업 지시서에 이미 결론을 내놓거나 원하는 결론이 나올 때까지 내용을 수정하기도 한다.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해)식이다. 명분 쌓기용으로 만든 용역 결과물은 몇 년간 모범답안처럼 쓰이다가 지자체장이 바뀌면 용도 폐기돼 캐비닛에 처박힌다. 몇몇 지자체가 강원도보다 먼저 ‘용역 만능주의’에 철퇴를 가했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은 듯하다. 어느 지자체에서도 용역 건수가 획기적으로 줄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강원도도 도정 수반인 지사까지 나섰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 용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이유가 복합적이어서다. 그렇다고 시늉만 내다 용두사미로 끝나서는 곤란하다. 용역을 줄이기 위한 용역을 발주하는 누를 범해서도 안 된다.
  • ‘공무원 평생직장 옛말’…지난해 전남 지방직 새내기 공무원 270명 사표

    ‘공무원 평생직장 옛말’…지난해 전남 지방직 새내기 공무원 270명 사표

    전남도청과 전남 22개 시군에 근무하는 5년차 이내 새내기 공무원들이 매년 200여명 이상 공직을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전남도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전남도청과 도내 22개 시·군청의 근무연수 5년 미만 퇴직자는 총 234명에 달한다. 여수시가 25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순천시 21명, 광양시 19명, 장흥군 18명, 목포시 15명, 완도군 13명이었다. 해남군 11명, 고흥군과 함평군 각 10명 등 ‘저년차 공무원’ 퇴직자가 10명 이상인 지자체가 9곳이나 됐다. 전남도청 본청 새내기 공무원 퇴직자는 7명이다. 지난해에는 전남도청과 22개 시군 새내기 공무원들의 퇴직자 수는 270명으로 조사됐다. 전년도보다 15%가량 늘어난 수치다. 해남군이 24명으로 가장 많았다. 순천시 23명, 목포시 20명, 나주시 18명, 여수시 17명, 광양시 16명 순이다. 이어 함평군 14명, 전남도청 12명 등이다. 이같은 ‘새내기 공무원들’의 공직사회 탈출이유는 대기업과 공기업 등과 비교해 월급이 박봉인 점과 위계질서가 강조되는 공직사회를 거부하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큰 도시에서 생활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 시험을 다시 치러 서울과 광주 등 대도시로 옮기려 하는 젊은 공무원들이 있다”며 “나이 어린 수의직 공무원들이 일반 동물병원으로 옮기는 현상도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젊은 공무원들의 퇴직자 속출로 일선 지자체에는 결원·충원·퇴직·충원 등 ‘악순환’이 반복돼 행정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도 관계자는 “공직사회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서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세대들의 특징이 반영돼 ‘평생직장은 옛말’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며 “공무원 처우 개선과 강압적인 공직사회 문화 개선 등 새내기 공무원들이 공직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 행정의 사법화… 공직사회 ‘안전 업무·책임 쪼개기’ 키웠다[되풀이되는 참사 이대로는 안된다]

    예전에는 ‘국민안전처장은 여름이 편치 않고, 교육부 장관은 겨울이 무섭다’는 말이 있었다. 대규모 수해나 태풍 피해가 발생하면 안전처로 비난의 화살이 향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진행 과정에 문제라도 생기면 당장 교육부 장관 책임론이 불거져 나와서다. 최근에는 마녀사냥식으로 기관의 장에게 ‘도의적 책임’을 묻는 것이 합당한가를 둘러싼 논란도 분분하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경기 연천 총기 난사 사고 당시 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사표를 냈지만 반려된 이후 무작정 기관의 장이 물러날 경우 사태 원인 규명 및 수습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현실적 이유도 고려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수습한 뒤 사임하는 ‘절충안’을 내세운 것이 대표적인 예다. 참사가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그 분노를 고위직 공무원에게 투사하는 방식이 옳은지에 대해 여러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관을 향한 분노가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비롯해 최근의 사고 국면에서는 오히려 ‘책임자의 사과’가 ‘책임 규명을 위한 수사본부 구성’으로, ‘도의적 사의’가 ‘기관 압수수색’으로 대체되는 모습이다. 행정의 잘못을 형사법적으로 파헤쳐 형사적 책임을 지게 하는 ‘행정의 사법화’가 재난 국면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닮은꼴인 2020년 부산 초량 지하차도 사고 때도 관할 책임을 진 부산 동구 부구청장 등 공무원 11명에게 1심 유죄 선고가 내려졌다. 사법부가 사고를 일으킨 행정부의 과실을 솎아내 책임을 지운 것인데, 이번 오송 지하차도 참사 수사 결과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담당 공무원들이 매뉴얼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다는 등의 ‘부작위’를 이유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재난 담당 실무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재난안전을 담당하는 방재안전 업무에 대한 기피 분위기를 조성하고,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책임을 최대한 분산시키는 관행이 생길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안전 담당 업무 경험이 있는 한 공무원은 “안전조치를 바꾸는 사소한 결정도 회의를 거쳐 하는 등 재량을 최대한 줄이고 책임을 여러 명에게 분산시키는 식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감찰·수사당국의 처벌 관행 자체가 방재안전 업무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방식이란 볼멘소리도 나온다. 앞서 이태원 참사 당시 일부 소방직 공무원은 “재난 현장의 전문가인 소방의 활동을 일거수일투족 수사하며 문제 삼는 특수본이 과연 재난 상황에 대해 얼마나 전문성을 담보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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